1) 19세기 초기에 엘긴 백작이 사서 영국으로 운반해 온 고대 그리스의 대리석
다이달로스 199
이처럼 육체적인 힘이나 민첩성을 다투는 경기 이외에 음악 시 웅
변 대회도 열렸다. 이러한
품을 대중 앞에 보일 가장
은 세상에 널리 퍼졌다.
다이달로스
경기는 시인 -음악가,작가들에게 그들의 작
좋은 기회였으며, 그 결과 승리자들의 명성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의 실을 가지고 탈출한 미궁은 다이달로스라는
아주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든 것이었다, 그것은 수없이 꾸불꾸불한 복도
와 굴곡을 가진 건물로서 그것들은 서로 통해서 시작되는 곳이나 끝나
는 곳도 없는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마이안드로스 강이 바다로 가는
도중에 굴곡하여, 때로는 앞으로 흐르다가 때로는 뒤로 역류하는 것과
같았다.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을 위해 이 미궁을 만들었는데, 후에 왕의 총
애를 잃어 탑 속에 갇히게 되었다. 그는 감옥으로부터 도망칠 궁리를
했으나, 해로로는 탈출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왕은 모든 배에 명하
여 엄중한 감시를 통해 세밀한 검열을 거치지 않고서는 하나도 출범하
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미노스는 육지와 바다를 지배할 수가 있으나 공중을 지배할 수는 없
을 것이다. 나는 이 길을 택해 보겠다"고 다이달로스는 다짐했다. 그래
서 그는 자신과 어린 아들 이카로스를 위하여 날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조그마한 깃털을 합치고, 점점 큰 것을 덧붙여서 날개의 표면이
차츰
괴져 갔다. 큰 털은 실로 잡아매고 작은 털은 밀초로 붙였다. 그
리고 전체를 새의 날개처럼 가볍게 구부렸다. 아들 이카로스는 곁에 서
서 바라보면서, 때로는 바람에 흩어진 털을 주워 모으기 위해 쫓아다니
기도 하고, 때로는 밀초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그의 아버지의 일
을 방해하기도 했다. 마침내 작품이 완성되어 날개를 흔드니까 몸이 공
200
중으로 떠오르고, 공기를 쳐서 균형을 잡으니까 몸이 공중에 머물렀다.
그는 아들에게도 날개를 달아 주고 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마치 새가 자기 어린 새끼를 높은 보금자리로부터 공중으로 날도록 유
인하는 광경과 같았다. 모든 준비가 되었을 때 그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카로스야, 나는 네가 적당한 높이를 유지하기를 부탁한다. 왜냐하
면 너무 낮게 날면 습기로 날개가 무거워질 것이고, 너무 높이 날면 태
양의 열이 날개를 녹여 버릴 테니까. 내 곁으로만 따라오면 안전할 것
ol다. "
이런 다짐을 하면서 아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을 동안에 아
버지의 얼굴은 눈물에 젖고 손은 떨렸다. 그는 이것이 마지막인 것 같
은 생각이 들어서 아들에게 괴스를 했다. 그러고는 날개를 치며 공중으
로 날아올라 갔다. 그는 아들에게 뒤를 따르도록 격려하고 뒤를 돌아보
며 아들이 날개를 조종하는 모습을 살폈다.
농부들은 일을 멈추고 그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양치기는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 광경을 보고 놀랐고, 이
와 같이 공중을 날 수 있는 것은 신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왼편으로는 사모스와 델로스의 섬을, 오른편으로는 레빈토스
섬을 통과했다. 그때 소년은 기쁨에 겨워 아버지의 곁을 떠나서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이 올라갔다, 그러자 불타는 태양에 날개를 붙여 놓았던
밀초가 녹아 내려 날개가 떨어졌다. 이카로스는 팔을 흔들었으나 공중
에 몸을 뜨게 할 날개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아버지를 향하여 부르짖
었으나 그의 몸은 바다의 푸른 물 속에 가라앉고 말았다. 그 후부터 이
바다는 이카로스 해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이카로스야, 이카로스야! 어디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마침내 그는 아들의 날개가 물위에 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기술을 한탄하면서 아들의 시체를 묻었으며, 아들을 기념하여 그 땅을
이카리아라고 불렀다. 다이달로스는 무사히 시켈리아에 도착하여, 그곳
에다 아폴론을 위하여 신전을 건립하고 그의 날개를 신에게 바치는 헌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2런
납물로 그곳에 걸어 놓았다.
다이달로스는 자기의 업적에 의기양양하여 자기에게 필적할 자는 세
상에 하나도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의 누이는 아들 페르딕스를 그에
게 맡겨 기술을 배우게 했다. 페르딕스는 재주 있는 젊은이로서 놀랄
만한 재간을 나타냈다. 해안을 거닐면서 그는 물고기의 척추뼈를 주웠
다. 그것을 모방하여 철판을 손에 잡고 가장자리에 금을 내어 톱을 발
명했다. 그는 또 두 개의 철편의 한 끝을 못으로 연결시키고 다른 끝을
뽀족하게 하여 컴퍼스를 만들었다.
다이달로스는 조카의 업적을 시기하여 어느 날 둘이 높은 탐 위에 있
을 때 기회를 보아 조카를 떠밀어 추락시켰다. 그러나 재능을 사랑하는
아테나는 그가 추락하는 것을 보고 새로 변하게 하여 -이 새는 그의
이름을 따서 페르딕스(메추라기과의 새) 라 불렀다-죽응을 면하게 하
였다.
이 새는 보금자리를 수목 속에 짓지 않고, 높이 날지도 않으며, 울타
리 속에 깃들이며, 추락할까 염려하여 높은 곳을 피한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커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레다와 백조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
다. 그리고 그 백조는 실은 제우스가 둔갑한 것이었다. 레다는 알을 하
나 낳았는데 이 알로부터 쌍등이가 태어났다. 후에 트로이 전쟁의 원인
이 되어 유명해진 헬레네는 그들의 누이였다.
테세우스와 그의 친구 페리토스가 헬레네를 스파르타로부터 납치했을
때 젊은 영웅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누이를 구
원하기 위해 아티카로 달려갔다. 테세우스는 그때 마침 아티카에 있지
않았으므로. 두 혓제늘 --든싫 느nl a----'
202
레다와백조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203
투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두 형제는 대단히 사이가 좋아서 무엇을 하든
지 같이했다. 그들은 아르고의 원정에도 참가했다.
항해중에 폭풍우가 일어났다 오르페우스는 사모트라키아 섬의 신들
에게 기도를 을리고 하프를 탔다. 그러자 폭풍우가 가라앉으며 별들이
두 형제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후에 항해자들의
수호신으로 생각되었고, 배의 돛과 돛대의 주위에 번쩍이는 온화한 불
꽃을 보이는 대기의 상태를 그들의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되었다.
아르고들의 원정 후에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이다스와 리케우스
를 상대로 하여 다투었다. 카스토르는 퍼살되었다. 폴리데우케스는 이
를 슬퍼한 나머지 제우스에게 자기를 카스토르 대신 죽게 해달라고 탄
원했다. 제우스는 두 형제가 교대로 생명을 누리기를 허용하여 하루를
지하에서 보내고 다음날은 하늘의 처소에서 보내도륵 했다. 다른 설에
의하면 제우스는 두 형제의 우애에 보답하여, 그들을 쌍등이 별자리로
서 별 사이에 놓았다고 한다.
그들은 디오스쿠로이 (제우스의 아들들)라는 이름으로 신으로서 존경을
받았다. 그들은 후대에 때때로 격전지에 나타나 어느 편인가에 가담했
다고 전해지며, 그러한 때에는 훌릉한 백마를 타고 있었다고도 한다.
로마의 역사에 의하면 그들은 레길루스 호수의 전투에서 로마군을 도왔
다고 한다. 그리고 전승 후에.그들이 나타난 곳에 그들을 기념하기 위
해서신전이건립되었다. ,
204
디오니소스
19
디오니소스 , 그리고 아리아드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릴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혜라는
세멜레에 대한 원한을 풀기 위하여 그녀를 죽일 음모를 꾸몄다. 헤라는
세멜레의 늙은 유모 베로에의 모습으로 변신하고는, 그녀의 애인이 정말
제우스 신인지 어떤지 의심을 품도록 하기 위해 탄식을 하면서 말했다.
"나는 사실이 폭로되기를 바랍니다만, 그러나 두려움을 금할 수 없습
니다. 원래 사람들은 스스로 말하는 바와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답니다.
그가 정말 제우스라면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하십시오. 하늘에서 하는 바
와 같이 휘황찬란한 차림을 하고 오도록 요구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사
실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세멜레는 그렇게 해볼 생각이 들었다. 먼저 그녀는 무
엇인지 밝히지는 않은 채 하나의 청을 들어 주십사고 제우스에게 청했
다. 제우스는 들어 주마고 약속하고, 신들도 두려워하는 스틱스 강의
신을 증인으로 내세우고 어길 수 없는 서약을 했다. 그제야 세멜레는
그녀의 청을 밝혔다.
제우스는 그녀가 말할 때 제지하려고 했으나 그럴 사이가 없었다. 말
은 입 밖으로 나와 그는 약속도 그녀의 청도 취소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는 깊은 고뇌에 잠긴 채 그녀와 이별하고 하늘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디오니소스 205
그는 휘황찬란한 몸차림을 했다, 그러나 거인족들을 멸망시킬 때와 같
이 중무장을 하지 않고 오직 신들 사이에서 그의 경무장으로 알려져 있
는 차림을 했다. 이렇게 차리고서 그는 세멜레의 방에 들어섰다. 하지
만 인간인 그녀의 육체는 신의 광휘를 감내할 수 없었으므로 곧장 재로
소멸되어 버렸다,
제우스는 젖먹이 디오니소스를 데리고 와서 뉘사 산의 님프들에게 맡
겼다. 이 님프들은 그를 소년이 될 때까지 양육하고, 그 보수로 제우스
에 의해 히아데스 성좌로서 별 사이에 놓이게 되었다.
디오니소스는 성장하자, 포도 재배법과 그 귀중한 과즙을 짜내는 법
을 발견했다. 그러나 헤라가 그를 미치게 하여 추방하였으므로, 그는
지상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방랑객이 되었다. 프리기아에 이르렀을
때, 여신 레아가 그의 광기를 치료해 주고, 그녀의 종교상의 의식을 가
르쳐 주었다. 그는 아시아로 편력의 길을 떠나, 그 주민들에게 포도 재
배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의 편력 중 가장 유명한 일은 인도 원정이었
는데, 이 여행은 수년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의기양양하게 돌아오자,
그는 그리스에다 자기의 신앙을 펴려고 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군주들
에 의해서 저지되었다. 그들은 그 종교가 수반한 무질서한 광증 때문에
그 포교를 두려워했던 것이었다.
그가 고향인 테베 시 가까이 오자, 국왕 펜테우스는 이 새로운 신앙
을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으므로, 그 의식의 집행을 금지했다. 그러나
디오니소스가 온다는 것이 알려지자 남자나 여자나, 특히 여자들이 노
소의 구별 없이 그를 만나고 그의 개선행렬에 참가하고자 구름같이 모
여들었다.
는
펜테우스가 아무리 충고하고 명령하고 위협해도 허사였다. 그러자 그
그의 시종들에게 말했다.
"가서 소란을 피우는 군중을 지도하고 있는 방랑자를 찾아오너라. 그
가 하늘 태생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자백케
하고 그의 가짜 신앙을 버리도록 하겠노라. "
206
친구들과 현명한 고문관들이 신에게 반항하지 말도록 간언하고 탄원
했으나 펜테우스는 듣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간언은 왕의 노여움을
점점 부채질하는 결과가 되었다. 디오니소스를 잡아오라고 왕이 파견했
던 부하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디오니소스의 신자들에 의해서 쫓겨왔으
나 그 중 한 사람을 포로로 잡아 뒤로 결박시켜 왕 앞에 데리고 왔다.
펜테우스는 그를 분노에 찬 안색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놈아-다른 자에게 경계를 삼고자 너를 당장에 처형할 것이다. 지
체없이 너를 처형하고 싶으나, 이에 앞서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며, 너회들이 거행한다고 하는 새로운 의식이란 어
떤 것인지 말하라."
포로는 두려움 없이 대답했다.
"저의 이름은 아케테스고 고향은 마이오니아입니다. 저의 양친은 가
난하여 유산이라고는 땅 한 뙈기, 양 한 마리 남기지 않았고, 남긴 것
이라고는 낚싯대와 그물과 고기잡이라는 가업뿐이었습니다. 저는 이 가
업에 수년 동안 종사해 왔습니다. 언제나 한 장소에 머무르고 있는 것
에 싫증이 나서 수로(水路) 안내인의 기술을 익혀, 별을 보고 항로를 안
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델로스를 향하여 항해하고 있을 때, 디아 섬
에 기항하게 되어 상륙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음료수를 구하러 선원들
을 보낸 후에 저는 바람의 방향을 관찰하려고 자그마한 언덕에 을라갔
습니다. 그때 선원들이 아릉다운 모습의 소년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들
은 이를 뜻하지 않은 볼거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그 소년이 고귀
한 신분으로서 왕자일지도 모르며 몸값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
니다. 저는 쓰의 옷차림과 걸음걸이와 얼굴을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인
간 이상의 어떤 점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나는 선원들에게 말했다. 저
떤 신이 그 모습 속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아니, 정말 신이 숨어 있융
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관대하신 신이여! 저회들이 당신에게 가한 폭
행을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저회들이 하는 일이 성공하도록 하여 주십
시오.' 돛대에 오르기와 줄을 타고 내려오는 데 명수인 딕티스와 키잡
디오니소스 207
이 멜란토스와 선원들이 구호를 부를 때 지휘하는 에포페우스 등은 이
구동성으로 '제발 기도는 그만두시오' 라고 소리쳤습니다. 탐욕이 그들
의 눈을 어둡게 했던 것입니다. 그들이 소년을 배에 태우려고 할 때 저
는, '이 배를 이와 같이 불경스럽게 더럽혀서는 안 된다, 누구보다도
이 배에 대해서는 나에게 권리가 있다' 고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난폭자
인 리카바스는 저의 멱살을 잡고 배 밖으로 내던지려고 했습니다. 저는
줄에 매달려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만, 다른 자들은 이러한 그의 행위
를 저지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디오니소스(그 소년이 사실 디오
니소스였습니다)는 졸음을 뿌리치는 것처럼 부르짖었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어떻게 하려는 거요?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소? 누가 나를 이곳에
데리고 왔소? 장차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려고 하는 거요? 그들 중의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걱정할 것 없다. 네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하라.
우리들이 너를 그곳에 데려다 주마.' 디오니소스는 말했습니다. '우리
집은 낙소스요. 그곳으로 데려다 주오. 후하게 사례하겠소.' 그들은 그
렇게 하마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배를 낙소스로 안내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낙소스는 오른편에 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떤 자는 눈짓
으로, 다른 자는 귓속말로 저 애를 이집트로 데리고 가서 노예로 팔 작
정이니 배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라고 했습니다. 저는 당황하여 '나는
배 안내를 못 하겠으니, 다른 사람을 시키시오' 하면서 그들의 음모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욕설을 퍼붓고 그 중의 한 사람이
'우리의 생명이 모두 네게 달려 있는 줄 아느냐7'고 소리치고는 저 대
신 안내역을 맡아 배를 낙소스 쪽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그때서야 디오니소스는 그들의 배반을 알아차린 것처럼 바다즐 바라다
보며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이곳은 당신들이 나를 데려다 준다
고 약속한 해안이 아니오. 저 섬은 우리 집이 있는 곳이 아니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짓을 하는 거요? 가여운 아이를 속였다고 명
예로을 것이 무엇이오? 저는 이 말을 듣고 울었습니다. 그러나 선원들
은 우리들을 비웃고 배의 속도를 올렸습니다. 한데 갑자기 -이상한
208
일이지만 사실이었습니다-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좌초한 것처럼 움직
이지 않았습니다. 선원들은 놀라 노를 잡아당기기도 하고 돛을 더 펴기
도 하며 배를 움직이려고 애쌨으나 허사였습니다. 무거운 열매가 연 담
쟁이가 노에 감겨서 그 운동을 방해하고 돛 위에 달라붙었습니다. 열매
가 줄줄이 달린 포도덩굴이 돛대 위에 뻗어 오르고 뱃전에 엉켰습니다.
피리 土리가 들리고 향기로운 술냄새가 사방에 풍겼습니다. 디오니소스
자신은 포도잎사귀로 된 관을 쓰고 손에 담쟁이가 엉킨 창을 들고 있었
습니다. 별들이 그의 발 밑에 웅크리고 형형색색의 스라소니와 얼룩무
의가 있는 표범이 그의 주위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공포에 사
로잡히기도 하고 미치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물 속으로 뛰어들어
갔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 뒤를 따르려고 하다가 먼저 들어간 동료들
의 모습이 변하여 몸은 평평하게 되고 끝에는 구부러진 꼬리가 난 것을
보았습니다. 한 사람이 부르짖었습니다. '이 무슨 기적인가? 그가 말
하는 순간 그의 입은 넓어지고 롯구멍은 확대되고 온몸이 비늘로 덮였
습니다. 다른 사람도 노를 저으려고 하니 손이 오그라들고 얼마 가지
않아 손이 아니라 지느러미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괄을 들어
줄을 잡으려 하자, 팔이 없어졌음을 발견하고 불구의 몸을 구부려서 바
닷속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이제까지 그의 다리였던 것은 초승달 모양
을 한 꼬리의 두 끝이 되었습니다. 모든 선원들은 돌고래가 되어 배의
주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수면에 뜨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고 물보
라를 사방에 뿌리기도 하고, 넓은 롯구멍으로 물을 뿜기도 했습니다,
열두 명 중에서 저 혼자만 남았습니다. 공포에 떨고 있자니, 디오니소
스가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걱정 마시오. 배를 낙소스로 돌리시
오.' 저는 복종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하였을 때, 저는 제단에
불을 밝히고 디오니소스 제전을 거행하였습니다."
꿴테우스는 부르짖었다.
"어리석은 이야기를 듣노라고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저놈을 데리고
가서 속히 처형하라."
아리아드네 209
아케테스는 펜테우스의 부하들에 끌려서 옥 속에 갇혔다. 그러나 그
들이 처형에 쓰는 도구를 마련하고 있는 동안에 옥문이 저절로 열리며
그의 사지로부터 쇠사슬이 풀렸다. 후에 그들이 그를 찾아보았으나, 그
는 아무 데도 없었다. 펜테우스는 그래도 반성하는 빛이 없었고, 다른
사람을 보내지 않고 자신이 제전의 광경을 보러 가기로 결심했다. 키타
이론 산은 신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바카이들의 부르짖음이 사
방에 울려 퍼졌다. 그러한 소동은 펜테우스의 노기를 불러일으켰다. 그
건 마치 나팔 소리가 군마를 흥분시키는 것과도 같았다. 그는 숲 속으
로 들어가서 제전의 중심부가 있는 넓은 곳에 도달했다. 동시에 부인들
이 그를 보았다. 그 중 최초의 부인은 디오니소스에 의하여 눈이 멀게
된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우에였는데 그녀는 소리쳤다,
"저기 산돼지가 있소. 이 숲속을쉽쓸고다니는 게 저 커다란괴물
이오-여러분, 이리로 오십시오! 내가 제일 먼저 저 산돼지를 잡으렵니
다. "
군중은 그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겸손하게 빌
기도 하고 변명하기도 하고 그의 죄를 자백하기도 하고 용서를 빌기도
했으나 그들은 그에게 접근하여 부상을 입혔다. 그는 그의 아주머니들을
불러 어머니의 손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를 호소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그의 두 아주머니 아우토노에와 이노는 그의 양팔을 하나씩 잡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그의 몸뚱이는 토막토막 잘렸다. 그러자 그의 어
머니가 외쳤다.
"숭리다, 승리! 우리가 승리한 것이다. 그 영광은 우리의 것이다,"
이리하여 디오니소스의 신앙은 그리스에 확립되었다,
아리아드너
우리는 전에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할 때,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
210
가 테세우스를 도와 미궁으로부터 탈출케 한 후, 테세우스와 같이 낙소
스 섬에 왔으나 배은망덕한 테세우스는 그녀가 장든 사이에 그대로 그
녀를 남겨 두고 흔자만 귀국길에 오른 이야기를 했다. 아리아드네는 잠
을 깨어 버림받은 줄 알자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그녀를
불쌍히 여겨 그녀가 상실한 인간의 애인 대신에 신을 애인으로 내려 줄
것을 약속했다.
아리아드네가 버림받은 곳은 디오니上士가 좋아하는 섬으로, 티르레
니아 선원들이 배반하여 그를 포박하였을 때 데려다 달라고 애원했던
곳도 다름아닌 이 섬이었다. 아리아드네가 운명을 한탄하고 있을 때 디
오니소스는 그녀를 발견하고 위로하여 자기의 처로 삼았다. 그는 결혼
선물로 그녀에게 보석으로 장식된 금관을 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죽였
을 때, 그는 금관을 손에 쥐고 공중으로 던졌다. 금관이 위로 올라감에
따라 보석은 더욱 광휘를 발하여 별로 변했다. 그리고 아리아드네의 금
관은 그 원형을 유지하면서 무릇을 꿇은 헤라클레스와 뱀을 쥐고 있는
그 부하 사이에 있는 별자리가 되어 하늘에 박혔다.
211
전원외 신들
料料
전원의 산들, 물치 산들, 바람의 신들
판은 삼림과 들의 신이기도 하고 또 양 테나 양치기의 신으로서, 작
은 동굴 속에 살며 산이나 계곡을 배회하면서 수렵을 하거나 님프들의
무용을 지도하는 일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전에도 말
한 바와 같이 시링크스라는 양치기의 풀피리를 발명했으며, 그 자신도
그것을 잘 불었다.
숲 속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다. 왜냐하면
그런 장소의 어둠과 적막은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미신적인 공포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아무런 명백한 원인 없는 갑작스런 공
포는 그 원인이 판이라 하여 '판의 공포' 라고 부른다.
이 신의 이름인 판은 '모든' 이라는 뜻이 있으므로 판은 우주의 상징,
자연의 화신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더 후세에 가서는 모든 신과 이교
(異敎) 자체의 대표로 생각하였다,
실바누스와 파우누스는 로마의 신이었는데, 그들의 성격은 판의 그것
과 흡사했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동일 신의 서로 다른 이름이라고 보아
도 무관할 것이다.
숲에 사는 님프들은 판의 춤 상대자였는데, 이것은 님프들 중의 일부
에 불과했다, 그 밖에 시내와 샘을 지배하는 나이아스라는 님프들과,
212
산과 동굴의 님프인 오레이아스와, 바다의 님프인 네레이스가 있었다,
이 세 종류의 님프들은 영원히 죽지 않았으나, 드리아스니 혹은 하마드
리아스라고 부르는 숲의 님프들은 그녀들의 거주처가 되고 또 그녀들과
동시에 출생한 수목이 죽으면 따라서 죽는다고 믿었다, 따라서 수목을
함부로 베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행위에 속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엄벌을 받았다, 우리가 다음에 이야기하려고 하는 에리식톤의 경우가
바로 그 한 예다.
자연의 모든 사건을 신의 행위로 보는 것이 고대 이교의 재미있는 특
징이었다, 그리스인의 상상력은 육지와 바다의 모든 지역에 신들을 거
주케 하였으며, 오늘날의 철학이 자연법칙의 작용이라고 생각하는 로든
현상을 신들의 작용이라고 생각했다, 때로 시적 기분에 잠겨 있을 때에
우리는 이렇게 변화한 것을 유감으로 여기고, 이 변화에 의해 우리의
이성이 얻은 것만큼 마음을 상실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얼리식톤
에리식톤은 불경한 자로서 신들을 경멸하였다. 어느 뻔가 그는 대담
하게도 케레스에게 바쳐진 숲을 도끼로 마구 베어 버렸다. 이 숲 속에
는 참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는데, 어찌나 큰지 그 한 그루가 숲처럼
보일 정도였다. 오래 된 그 줄기는 높이 솟아 위에는 봉헌된 꽃다발이
종종 걸려 있었고, 또 그 나무의 님프에 대한 기원자들의 감사의 표시
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숲의 님프 하마드리아스들은 손에 손을 잡고 그 주위에서 종종 춤을
추었다. 그 나무의 둘레는 15큐빗이나 되었고 관목 위에 솟아 있는 다
른 나무보다 위에 솟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식톤은 꼭 그
나무만을 베어서는 안 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 하여, 하인들에게 베도록
명령했다. 그들이 주저하는 것을 보자, 그는 그들 중 한 사람의 손으로
에리식톤 213
부터 도끼를 빼앗으며 불경스럽게 소리쳤다. '떠신이 총애하던 나무든
아니든 상관없다. 설령 여신이라 할지라도 내 길을 막는다면 베어 버리
겠다. "
그는 도끼를 들었다. 참나무는 몸을 떨고 신음 소리를 내는 것 같았
다. 최초의 일격이 나무줄기에 가해지니 상처로부터 괴가 흘러내렸다.
보고 있던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위험
한 도끼질을 중지할 것을 간언했다.
에리식톤은 경멸하는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며, "너의 그 믿음의 대가
를 받아라"고 말하며, 나무를 찍으려던 도끼를 돌려 그의 몸에 많은 상
처를 내고, 그의 머리를 베어 버렸다.
그때 참나무 속에서 土리가 들려 왔다.
"이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케레스의 총애를 받고 있는 님프다. 지금
네 손에 걸려 죽지만 꼭 복수를 할 테니 그리 알아라."
그래도 그는 도끼질을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나무는 여러 번 도끼에
찍히고 줄로 당겨져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숲의 대부분이 그
밑에 깔려 같이 쓰러졌다.
하마드리아스들은 육친이 살해되고 숲의 긍지이기도 한 거목이 베어
진 것을 보고는 놀라, 다같이 상복을 입고 케레스에게 몰려가서 에리식
톤에게 벌을 내려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여신이 승낙의 표시로 머리를
끄덕거렸을 때, 들판에 익은 곡식들도 머리를 움직였다-케레스는 곡물의
여신). 여신은 그와 같은 죄인도 동정을 받을 수 있다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정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무서운 형벌을 에리식톤
에게 내리려고 계획했다. 즉 그 형벌이란 다름이 아니라, 기아의 여신
에게 그를 인도하는 것이었다. 케레스 자신은 기아의 여신에게 접근할
수 없었으므로-운명의 신이 그들의 접근을 금했기 때문에 -산의
님프 오레이아스를 불러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눈이 덮인 스키타이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방이 있는데, 그곳은 수
목 조차 없는 적막한 불모의 땅이다. 그곳에는 한기, 공포, 전율, 기아
214
가 살고 있다. 가서 '기아' 에게 에리식톤의 창자를 점령하라고 일러라.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말고 꿋꿋이 '기아' 의 지조를 지키라고 일러
라. 멀다고 놀라지 마라-리모스(기아)는 아주 먼 곳에 살고 있었다
-나의 이륜차를 타고 가거라. 그것을 끄는 용들은 빨리 달리고 고삐
가 움직이는 대로 잘 따르므로, 공중을 날아 잠시 후면 목적지에 도착
할 것이다."
케레스는 고삐를 오레이아스에게 주었다, 오레이아스는 이륜차를 몰
아서 바로 스키타이에 도착하였다. 카프카스 산에 도착하자, 용을 멈
추었다. 그리고 '기아' 가 이빨과 발톱으로 돌이 많은 들판에서 얼마
남지 않은 풀을 뜯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거칠
고, 눈은 들어가고, 얼굴과 입술은 창백하고 턱은 먼지에 덮여 있고,
몸은 수척하여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오레이아스는 멀리서 그녀를 바
라보면서 감히 가까이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케레스의 명령
을전했다, 아주잠시 동안이꼬또될 수있는대로멀리 떨어져 있었
는데도, 오레이아스는 기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용의 머리를 돌
려 테살리아로 돌아왔다.
리모스는 궤레스의 말에 따랐다. 그리고 공중을 달려서 에리식톤의
집에 도착하자, 그 죄인의 침실로 몰래 들어가서 그가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신을 그를 자기의 날개로 싸고 자신을 그의 몸 속에 불어
넣고 그의 혈관 속에 독을 넣었다. 임무를 마친 뒤에 그녀는 풍요의 나
라를 떠나서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에리식톤은 그때까지도 잠
을 자고 있었는데 꿈속에서도 먹을 것을 구하고 무엇을 먹고 있는 것처
럼 턱을 움직이고 있었다. 잠을 깨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팠
다. 맘대로 할 수 있다면 1분도 지체없이 지상에서 나는 것이든, 바다
에서 나는 것이든, 공중에서 나는 것이든 간에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
는 것은 식탁에 갖다 놓고 싶었다. 그리고 먹으면서도 배고픔을 한탄했
다. 한 도시나 국민이 다 먹어도 족할 만큼을 먹었는데도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었다. 그의 기아는 모든 냇물을
에리식톤 215
받아 삼켜도 차지 않는 바다와 같았다, 혹은 앞에 쌓여 있는 모든 연료
를 다 태워 버리고도 더 탐내는 불과도 같았다.
그의 재산은 끊임없는 식욕 때문에 급작스레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의
기아는 조금도 감소되지 않았다. 마침내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하고 딸 하
나만이 남았는데, 그녀의 딸은 에리식톤의 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
큼 훌릉했다. 그러나 그는 그 딸마저 팔아 버렸다. 그녀는 노예로 팔리
게 된 자기의 운명에 순종하지 않고 해변에 서서 손을 들고 포세이돈에
게 기도를 올렸다. 포세이돈은 그녀의 기도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새
주인이 가까이서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데도 그녀의 모습을 바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어부의 모습이 되게 하였다. 그녀의 주인은 그녀를 찾다
가 모양이 변한 그녀를 보고서 말을 걸었다.
"여보시오, 어부. 방금까지 이곳에 있었던 처녀는 어디로 갔소-머리
카락은 헝클어지고 허술한 옷을 입고, 당신이 서 있는 근처에 서 있었
는데-바른 대로 알려주시오. 그래야 운수가 좋고 고기도 잘 잡히리
다. "
처녀는 자기의 기원이 받아들여진 것을 알았고, 그리고 자기에게 자
기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을 듣고 내심 기뻐했다. 처녀는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나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
습니다. 그러나 이 얼마 동안은 나 외에는 여자고 남자고 간에 아무도
이곳에 없었음을 맹세합니다. 내 말이 거짓이라면 고기 한 마리 잡히지
않아도 좋습니다. "
주인은 이 말을 곧이 듣고 그의 노예가 도망간 줄 알고 떠나갔다. 그
리고 그녀는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오레이아스는 딸은 그대로 있
고, 딸을 판 돈을 얻은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또 딸을 팔았
다. 그리고 그녀는 괄릴 때마다 포세이돈의 호의에 의해서 변형되었다.
말이 되기도 했고, 새가 되기도 했으며 소가 되기도 했고, 사슴이 되기
도 하여 자신을 산 사람으로부터 달아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와 같은
비열한 방법으로 굶주린 아비는 먹을 것을 얻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216
허기를 면할 수 없어 마침내는 자기의 사지를 먹지 않을 수 없게 되었
으며, 자기의 몸을 먹음으로써 자기의 몸을 부양하려고 하였다. 케레스
의 복수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갈 때까지 그 고통은 계속되었다.
로이코스
하마드리아스들은 자기들에게 해를 끼친 자를 벌하는 동시에 은혜에
보답할 줄 알았다. 로이코스의 얘기가 이를 입증한다. 로이코스는 우연
히 참나무가 넘어지려고 하는 것을 보고서 하인들을 시켜 버팀목으로
버티게 했다. 나무가 럼어져 죽을 뻔하게 췄던 님프가 와서 목숨을 건
져 준 데 대해서 그에게 사의를 표하고, 무엇이든 소원이 있으면 말하
라고 했다. 로이코스가 대담하게 사랑을 요구하였더니 님프는 승낙했
다. 동시에 그녀는 그에게 변함없기를 부탁하며 벌이 사자(使者)가 되
-만나도 좋을 때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때 로이코스가 장
기를 두고 있을 때 벌이 왔는데, 그는 그것을 쫓아버렸다. 님프는 분격
하여 로이코스를 장님으로 만들었다
물의 신들
오케아노스와 테티스는 티탄족으로서 물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이 티탄족을 정복하고 그들의 권력을 탈취했을
때,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가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에 대신하여 물의 통
치권을 인계받았다.
물의 신들 217
는데, 그는 이것을 가지고 암석을 분쇄하기도 했고, 폭풍우를 불러내거
나 진압하기도 했고, 해안을 흔들어 움직이기도 했다. 그는 말을 창조
했고 경마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그 자신의 말들은 놋쇠 말굽과 금빛
갈기를 가졌다. 말들은 그의 눈앞에서 평탄하게 되고 괴물들은 그가 지
나가는 주위에서 날뛰며 놀았다.
암피트리테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아내였다. 그녀는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
이었고, 트리톤의 어머니였다. 포세이돈은 암피트리테에게 구혼하기 위
하여 돌고래를 타고 갔다. 그녀를 얻은 뒤에 그는 돌고래를 별자리들
사이에 있게 하여 은혜에 보답했다.
네레우스와 도리스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부모는 네레이드라고 일컫는 바다의 님프들이었
다. 네레이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암피트리테와 아킬레우스의 어
머니인 테티스와, 외눈박이 거인족의 한 사람인 폴리페모스에게 사랑을
받았던 갈라테아였다. 네레우스는 지식이 있고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장로라고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그에게는
예언의 힘도 부여되었다.
트리톤과 프로테우스
트리톤은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시인들은 그
를 그의 아버지의 나팔수로 묘사하였다. 프로테우스도 포세이돈의 아들
이었다. 또 네레우스와 같이 지혜가 있었으며 미래에 벌어질 일을 알았
기에 바다의 장로라고 불렸다. 또한 그는 자기 모습을 마음대로 변형시
킬 수 있는 특유의 능력을 갖고 있었다,
218
테티스
테티스는 테레우스와 도리스의 딸이었는데, 대단히 아름다워 제우스
가 구흔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제우스는 거인족의 한 사람인 프로메테
우스로부터 테티小가 아버지보다도 위대한 아들을 낳으리라는 말을 듣
고 千흔을 중지하고 테티스를 인간의 아내가 되도록 정했다. 그래서 테
살리아의 왕 펠레우스가 첸타우로스의 한 사람인 키론의 도움을 받아
테티스를 신부로 맞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아들이 유명한 아킬레우스
였다. 후에 트로이 전쟁을 얘기할 때 우리는 테티스가 충실한 어머니로
서 아들을 모든 곤란에서 돕고 시종일관 아들을 위해 진력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레우코테아와 팔라이몬
이노는 카드모스의 딸이고 아타마스의 아내였는데, 남편이 미치자 어
린 아들 멜리케르테스를 팔에 안고 도망쳐 절벽으로부터 바닷속으로 뛰
어들었다. 신들은 이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바다의 여신으로 만들어 레
우코테아(하얀 여신-라는 이름을 부여했으며, 아들은 괄라이몬이라는 신
이 되게 했다. 두 사람 모두 난파선을 구하는 힘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
어 선원들의 기원의 대상이 되었다.
팔라이몬은 보통 돌고래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스트미
아 경기는 그의 명예를 위해서 거행되었다. 로마 사람들은 그를 포르투
누스라고 불렀고, 항구와 해안을 지배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카메나이
로마 사람들은 뮤즈 여신들을 카메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들은
이 밖에 다른 신들, 주로 샘의 님프들을 카메나이에 포함시됐다, 에게
리아는 그 님프들 가운데 하나로서 그녀의 샘과 동굴은 아직도 남아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로마의 두번째 왕인 누마는 이 님프의 사랑
을 받고 종종 밀회를 하였는데, 그때 그녀늘 그에----
바람의 신들 219
쳐 주었으며, 그는 이것을 그의 신흥국가의 여러 제도에 구현했다고
한다. 누마가 죽은 후에 그 님프는 날로 파리해져서 샘으로 변해 버렸
다고 한다.
바람뇌 신들
대단치 않은 작용을 하는 것들도 이렇게 많이 인격화되었으므로, 바
람도 그러하였으리라는 것뜬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보레아스니 혹은 아
킬로니 하는 것은 북풍이요, 제피로스니 혹은 파보니우스니 하는 것은
서풍이다. 노트스니 혹은 아우스테르니 하는 것은 남풍이고, 에우로스
는 동풍이다.
시인들이 읖은 것은 주로 앞의 것 둘로서, 그 중 전자는 난폭의 전형
으로, 후자는 온화의 전형으로 읖어졌다. 보레아스는 님프 오리티이아
를 사랑하고 애인 노룻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조용히 숨을 쉰다는
것이 그에게는 곤란한 일이었고, 더구나 탄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없는 데 지친 그는 마침내 본성을 드러내어
처녀를 강탈하여 납치했다. 그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날개 돋친
무사로 알려진 제태스와 칼라이스였다. 이들은 아르고의 원정에 참가하
여 하르피이아이라고 불리는 여인의 얼굴을 한 새들과 싸워 큰 공을 세
웠다.
제퍼로스는 플로라(꽃의 여신)의 연인이었다.
220
ZI
-뗄로스와 헤라클레스 , 아드메토스와 알궤스티스 ,
안티고네 , 페넬로페
아캘로스와 허라클러스
강의 신 아켈로스는 테세우스와 그의 친구들에게 에리식톤의 이야기
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여행중에 아켈로스가 지배하고 있는 울이 범람
하여 지체하고 있을 동안에 그의 환대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이야기를
끝내면서 아꿸로스는 다음과 같이 부언했다.
"나 자신이 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변신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때로는 뱀이 되고. 때로는
머리에 두 개의 뿔이 돋친 황소가 됩니다. 아니, 과거에는 그랬다고 하
는 것이 을겠지요. 지금은 뿔을 하나는 잃고 하나만 가지고 있으니까
요. "
이렇게 말하고 그는 괴로워하면서 아무 말이 없었다. 테세우스는 왜
그렇게 슬퍼하며 어떻게 해서 뿔 하나를 잃게 되었으냐고 물었다. 이
물음에 강의 신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누가 자기의 패배 경험을 말하기를 좋아하겠습니까-그러나 나는 나
의 패배를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승리자가 위대했기 때문이라
는 생각으로 자위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는 헤라클레스였으니까요.
아마 당신도 미인으로 이름난 처녀 데이아네이라의 명성을 들었을 겁니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221
다. 그녀에게는 구혼자가 운집하여 서로 경쟁했는데, 헤라클레스와 나
자신도 그 가운데 끼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우리 두 사람에게
양보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자기가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점과 계모 헤
라가 부과한 어려운 일들을 완수한 고생담을 그녀에게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이에 대하여 처녀의 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신의
국토를 관통하며 흐르고 있는 강의 왕인 나를 보시오. 나는 이방인도
아니고 당신의 영토 안의 사람이오. 여왕 헤라가 나에겐 적의를 품지
않고 어려운 일을 시켜 벌하지 않는다 하여 그것이 내 단점이라고는 생
각하지 마시오. 이 사람은 자기가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것을 뽐내지만,
그것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혹은 만일 그것이 정말이라면 이 사내에게
있어서는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 어머니의 행실
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이니까요.'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헤라클레스는 나를 노려보고, 분노를 참느라고 애쓰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내 손이 입술보다 더 잘 대답할 거다. 말로는 너
한테 진다만, 힘에 호소하여 결판을 내자.'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내게
로 다가왔습니다. 그에게 욕설을 한 이상 물러서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녹색 옷을 벗고 싸을 채비를 차렸습니다. 그
는 나를 내던지려 했고 때로는 나의 머리에 공격을 가했으며 때로는 몸
뚱이에다 손을 댔습니다. 그러나 나는 몸집이 큰 덕으로 그가 아무리
공격을 가해 와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잠시 동안 쉬었다가는 다
시 또 싸웠습니다. 우리는 서로 버티며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나는 그의 몸 위에 덮쳐 그의 손을 꽉 잡고 나의 이마로 그
의 이마를 받으려고 하였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세 번이나 나를 밀쳐 내
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네번째에 성공하여 나를 땅 위에 넘어뜨리고 내
등 위에 올라탔습니다. 마치 산이 내리 덮친 것 같았습니다. 나는 헐떡
거리며 땀을 흘리면서 팔을 빼내려고 애썼습니다. 그는 나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고 목을 눌렀습니다. 나의 무릎은 땅 위에 닿고 입은 흙
속에 묻혔습니다, 나는 힘으로는 도저히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함을 깨닫
亂ItE--
222
고 뱀으로 변신하여 빠져 나왔습니다. 나는 몸을 뚤뚤 말고 갈라진 혀
로 그를 향하여 슈웃-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그는 이것을 보고 비웃으
며 말했습니다. '뱀 퇴치 따위는 어릴 적에 해치운 일이다.' 이렇게 말
하면서 그는 손으로 내 목을 꼭 잡았습니다. 나는 거의 질식할 것 같아
나의 목을 그의 손아귀에서 빼내려고 몸부림쳤습니다. 뱀의 형태로도
진 나는 이제 남아 있는 유일한 수단을 써서 황소로 변신했습니다. 그
는 나의 목을 팔로 감고 나의 머리를 땅바닥에 질질 끌다가 모래톱 위
에 내던졌습니다. 히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그의 무자비한 손은 나
의 뿔을 하나 뽑았습니다. 님프 나이아스들은 그것을 손에 쥐고 성화
(聖化)시켜 그 속을 향기로운 꽃으로 채웠습니다. '풍요' 의 여신이 나의
뿔을 받아 자기의 것으로 하고, '코르누 코피아이 (풍요의 뿔-라고 불렀
습니다. "
옛날 사람들은 그들의 신화 속에서 숨은 뜻을 발견하기를 즐겼다. 그
들은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의 이 싸움을, 아켈로스는 우기에 제방을
넘어 범람한 강이라고 말함으로써 설명한다. 아켈로스가 데이아네이라
를 사랑하고 구흔했다는 이야기는, 그 강이 데이아네이라의 왕국을 굴
곡을 이루면서 관통하여 흘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뱀의 형태가
된다는 것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흐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범람했을
때는 다른 수로를 만들었다. 머리에 뿔이 달렸다는 것은 이를 의미한
다. 헤라즐레스는 제방을 쌓고 운하를 파서 이 주기적인 범람을 막았
다. 그가 강의 신을 정복하고 그의 뿔을 하나 베어 버렸다는 이야기는
이를 뜻한다. 끝으로 전에는 홍수에 묻렸던 토지가 복구되어 대단히 비
옥하게 되었다. '풍요의 뿔' 이란 이를 의미한다,
'코르누 코피아이'의 기원에 대해선 이와는 다른 설명도 있다. 제우
스는 탄생하자 그의 어머니 레아에 의하여 크레타 왕 멜레세우스의 딸
들의 양육을 받도록 위탁되었다, 그녀들은 어린 신을 염소 아말테이아
의 젖으로 양육했다. 제우스는 그 염소의 뿔을 하나 져어서 그의 양육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223
자들에게 주고, 무엇이든 그 소유자가 소망하는 물건으로 충만되는 불
가사의한 힘을 그 뿔에 부여했다.
또한 어떤 작가들은 디오니소스의 어머니에게도 아말테이아라는 이름
을 붙이고 있다.
아드메토스와 알볼스티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의 아들이었는데, 아버지로부터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교묘한 의술을 부여받았다. 이를 보고 명부의 왕 하이데
스는 놀라서 제우스를 설복하여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벼락을 던지도륵
했다. 아폴론은 아들의 죽음에 분격하여 벼락을 만든 죄 없는 직공들에
게 복수를 했다.
이 직공들은 키클로프스들로서, 그들의 공장이 에트나 산 밑에 있었
으므로, 그 산으로부터는 끊임없이 용괌로의 연기와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폴론은 화살을 키클로프스들에게 쏘았다. 이에 제우스는 몹
시 노하여 아폴론에게 벌을 내려 2년 동안 인간의 하인이 되게 하였다.
그래서 아폴론은 테살리아의 왕인 아드메토스의 하인이 되어 암프리소
스 강가 초록의 제방 위에서 그의 양 떼를 돌보고 있었다.
아드메토스는 다른 구혼자에 섞여, 꿸리아스의 딸 알궤스티스를 아내
로 맞이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버지인 펠리아스는 사자와 산돼지가
끄는 이륜전차를 타고 딸을 데리러 오는 자에게 딸을 주마고 약속했다.
아드메토스는 자기의 양 메를 돌보고 있는 아폴론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이 난제를 해결하고 알케스티스를 손에 넣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
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드메토스가 병에 걸려 빈사상태가 되자, 아폴
론은 운명의 신을 설득하여 딴 사람이 대신 죽기를 승낙할 것이니 아드
메토스를 살려 달라고 간청했다. 아드메토스는 죽음의 유예를 받아서
기쁜 나머지 자기 대신 죽어 줄 사람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앉았
8
224
다. 그는 자기에게 아첨하는 자들이나 신하들이 항상 그를 위해서는 충
성을 다하겠다는 말을 한 것을 기억해 내고 자기를 대신하여 죽을 사람
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군주를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었던 용
감한 병사들도 병석에 누운 군주 대신 죽는 것은 싫어했다. 어려서부터
아드메토스와 그 일가의 은혜를 받은 늙은 신하들도,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보은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만은 내놓기를 꺼렸다.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왜 그의 부모 중 한 분이 대신 죽지 않을까7그들은 수명도 얼마 남
지 않았을 텐데, 또 그들이야말로 아들의 요절을 구할 의무를 느낄 것
이 아닌가?
그러나 부모도 아들을 쓸는 것은 슬퍼했으나, 그 의무를 수행하기는
꺼렸다. 마침내 알케스티스가 고매한 회생의 정신을 가지고 자기가 대
신 죽겠다고 자청했다. 아드메토스는 아무리 살고 싶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희생을 치러 가면서까지 자기의 생을 연장시키려고는 하지 않았
다. 그러나 다른 방도가 없었다. 운명의 신이 과한 조건은 응낙되었고,
이렇게 하여 결정된 것은 취소할 수가 없었다. 아드메토스가 회생됨에
따라 알케스티스는 병이 중하여져 급속도로 묘지를 향한 죽음의 길로
가고 있었다.
바로 이때 헤라클레스가 아드메토스의 궁전에 도착하여, 모든 궁중
사람들이 헌신적인 아내와 사랑하는 여왕을 미구에 잃을 큰 슬픔에 잠
겨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자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극복한 헤라클레
스는 여왕을 구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죽어 가는 여왕의 방문 옆에
가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죽음의 신이 그의 제물을 잡아 가려고
왔을 때, 헤라클레스는 그를 붙잡고 그의 제물을 단념하기를 강요했다.
그리하여 알케스티스는 회복되어 남편에게 보내졌다.
안티고네 225
안티고네
전설시대의 그리스의 흥미 있는 인물이나 고상한 행위의 주인공은 대
부분 여성이었다. 알케스티스가 부부애의 표본인 것과 같이 안티고네는
효성과 우애의 뛰어난 표본이었다. 그녀는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의
딸이었는데, 이 일가는 가혹한 운명의 회생물이 되어 멸망했다. 오이디
푸스는 발광하여 자기의 눈을 잡아 빼고, 천벌의 대상자로서 모든 사람
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 버림을 받아 그가 왕으로 있었던 테베로부터 추
방당했다. 그의 딸인 안티고네만이 그의 방랑의 수행자가 되어 그가 죽
을 때까지 그의 곁에 있다가 테베로 돌아왔다.
안티고네의 오빠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려 1년씩 교대해서 왕이 되자고 합의를 했다. 첫해는 에테오클레스
가 다스리게 되었는데, 그는 기한이 다 되어도 나라를 아우에게 넘겨주
기를 거부했다.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의 왕 아드라스토스에게로 도
망했다. 왕은 그를 자기의 딸과 결혼시키고, 군대를 주어 왕위를 뻬앗
도록 했다. 이것이 그리스의 서사시인과 비극시인에게 많은 소재를 제
공한 '테베 공략의 일곱 용사'의 유명한 원정의 발단이 된 것이다.
아드라스토스의 매제인 암피아라오스는 이 계획에 반대했다, 왜냐하
면 그는 예언자로서 그의 점술에 의하여 아드라스토스 이외의 다른 지
휘자들은 하나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암피아라오스는 일찍이 왕의 누이인 에리필레와 결흔할 때 두
사람이 만일 의견을 달리한 경우에는 에리필레의 결단에 따르기로 합의
했다. 폴리네이케스가 이것을 알고는 에리필레에게 '하르모니아의 목걸
이' 를 선사하여 그녀를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이 목걸이는 하르모니아
가 카드모스와 결혼할 때 헤파이스토스가 선사한 것으로써 폴리네이케
스가 테베로부터 망명할 때 같이 가지고 온 것이었다. 에리필레는 이와
같은 유혹적인 뇌물에 항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결단에 따라
226
전쟁을 하기로 결심하고 암피아라오스는 숙명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전투에 임해서 자기의 책무를 용감하게 완수하였으나 예정된 운명을 피
할 수는 없었다. 적에게 추격당하여 냇가로 도망치고 일을 때, 제우스
가 던진 벼락이 땅을 갈라 놓았기 때문에 그와 그의 이륜전차 그리고
말물이까지도 그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여기에서 그 전투에 있어서의 모든 영웅적인, 혹은 잔혹한 행등을 자
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에리필레의 약한 성
격에 대조되는 것으로서, 에우아드네의 정절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에우아드네의 남편인 카파네우스는 전투에 열중한 나머지, 테베 시는
다름아닌 제우스신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쳐들어가겠다
고 언명했다. 그는 성벽에 사닥다리를 걸고 올라갔다. 그러나 그의 경
건하지 못한 언사에 분노한 제우스는 그를 벼락으로 내리쳐 죽여 버렸
다, 그의 장례식이 거행될 때 에우아드네는 그의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
몸을 던져 함께 죽었다. 전쟁 초기에 에테오클레스는 예언자 테이레시
아스에게 결과가 어찌 될 것인지 문의했다. 테이레시아스는 젊었을 때
우연히 아테나가 목윽하고 있는 것을 본 일이 있었는데, 아테나는 이에
노하여 그의 시력을 박탈했었다. 그러나 후에는 가엾이 여겨 그에게 보
상으로 앞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에테오클레스의 문의를 받
자, 그는 만약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가 자진하여 회생물이 된다
면 테베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 영웅적인 청년은 이 예언을
듣자 최초의 접전에서 그의 생명을 내던졌다.
포위전은 장기간 계속되었으나 승패가 결정되지 않았다. 마침내 양군
은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두 사람 사이의 싸움으로 승패를 결정
하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싸워서 둘 다 상대방의 손에 의해서 쓰러졌
다. 군사들은 다시 전투를 시작했다. 마침내 침입자들이 패배하여 전사
자를 묻지도 않고 도망하였다. 전사한 두 왕자의 외삼촌이자 이제는 왕
인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를 정중히 매장케 하였으나,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그가 전사한 곳에 그대로 내버려 두게 하고 그 매장을 금하며.
페넬로페 227
위반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포고했다.
폴리네이케스의 누이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체를 개나 독수리의 밥이
되게 하고 죽은 자의 안식에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는 장례도 거행치 못
하게 한 몰인정한 포고를 듣고 분개하였다. 안티고네는 인정은 많지만
겁이 많은 동생의 만류도 듣지 않고, 거들어 주는 사람 한 명 구하지
못한 채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서 시체를 매장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그래서 크레온은 국가의 엄숙한 포고를
고의로 위반하였다 하여 안티고네를 생매장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녀
의 애인이요 크레은의 아들인 하이몬은 그녀의 운명을 막을 길도 없었
고, 그렇다고 자기 혼자 살아 남는 것도 원치 않아 자결했다.
폐넬로폐
페넬로페도 그 미가 용모의 미라기보다도 성격과 행위의 미인 전설상
의 여주인공의 하나다. 그녀는 스파르타의 왕 이카리오스의 딸이었다.
그런데 이타케의 왕 오디세우스가 그녀에게 구혼하여 모든 경쟁 상대를
물리치고 그녀를 획득했다. 신부가 친정을 떠날 때가 되었을 때, 아버
지 이카리오스는 딸과의 이별을 견디지 못하여, 자기와 같이 머물고 남
편을 따라 이타케에 가지 말도록 설득하기에 노력했다. 오디세우스는
친정에 있든지 자기와 같이 가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페넬로페에게 일렀
다. 페넬로페는 아무런 대답도 않고 베일로 얼굴을 가렸다. 이카리오스
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그녀가 떠났을 때, 그들이 이별한 지점에
'정절' 의 여신상을 세웠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가 결혼생활을 한 지 1년 남짓했을 때, 오디세
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케 되어 결흔생활은 중단되었다. 그가 집을
비운 지도 오래 되고, 또 아직도 살아 있는지조차 모르며 돌아을 가능
성이 아주 희박했으므로 많은 구흔자들이 페넬로페를 성가시게 굴었다.
228
그들의 성화를 면하려면 그들 중 한 사람을 남편으로 고르는 수밖에 도
리가 없었다. 그러나 페넬로페는 아직도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기대하면
서 모든 방법을 동뭔해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연기하는 수단 중의 하나
는 시아버지인 라에르테스의 수의를 짜는 일이었다. 이 수의를 다 짜면
구혼자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것을 약속했다. 그녀는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이 되면 낮에 짠 것을 다시 풀었다. 이것이 유명한 '페넬로페의
직물'이란 속담의 기원이 된 것인데, 이 말은 일 하나를 끊임얼이 끝마
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페넬로페 이야기의 나머지는 그 남편의
모험담을 土개할 때 말하고자 한다.
229
17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궤의 -탕 ,
신화 속외 시인과 음악가
오르퍼우스와 얼우리디케
오르페우스는 아폴론과 뮤즈인 칼리오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리라를 선물받고, 그것을 타는 법을 배웠는데, 어찌
나 잘 탔는지 그의 음악을 듣고 매료되지 않는 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야수도 그의 곡을 듣고 유순해져서, 사나운 성질을
버리고 그의 주위에 모여들어 그의 음악에 넋을 잃곤 했다. 뿐만 아니
라 수목이나 암석까지도 그 매력에 감응했다. 야수는 그의 주위에 모여
들고, 암석도 그의 곡조에 의해서 부드러워지며 그 견고함을 약간 늦추
었다,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와 결흔했을 때, 이를 축하해 주도록 히메나
이오스(혼인의 남자신)도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히메나이오스는 참석은
했으나 아무런 길조(吉兆)도 가져오지 않았다. 그의 횃불까지도 연기만
나서, 그들의 눈에 눈물만 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전조에 의해서인지
에우리디케는 결흔 후 얼마 되지 않아 그녀와 동무인 님프들과 거닐고
있을 때 아리스타이오스라는 양치기의 눈에 띄었다, 그는 그녀의 미애
감동되어 사랑을 얻고자 추근거렸다. 그녀는 도망쳤다. 도망치다가 풀
속에 있는 뱀에게 발을 물려 죽었다. 오르페우스는 그의 슬픔을 노래로
230
신과 인간을 가리지 않고, 아니 이 지상의 공기를 호흡하는 모든 것에
호소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자 이번에는 죽은
자의 나라로 가서 아내를 찾아오기로 결심했다. 그는 타이나로스 섬의
측면에 있는 동굴을 거쳐 지하세계인 명부에 도착했다. 그는 유령의 무
리들을 헤치고 하이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옥좌 앞에 나아갔다. 그리고
리라로 반주를 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노래를 불렀다,
"지하세계의 신들이여-당신들이 있는 이곳으로 우리들 생명 있는
자는 다 오게 마련입니다. 나의 말을 들어 주십시오. 그것은 진실입니
다. 제가 이곳에 온 것은 타르타로스의 비밀을 탐지하기 위한 것도 아
니고, 뱀과 같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머리가 세 개인 문지기 개
와 힘을 겨루려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꽃다운 청춘에 독사에 물려 뜻
하지 않은 죽음을 당한 제 아내를 찾으러 온 것입니다. 사랑이 저를
이곳으로 인도한 것입니다. 사랑은 지상에 거주하는 우리들을 지배하
는 전지전능한 신일 뿐 아니라, 옛말이 옳다면 이곳에서도 역시 그럴
것입니다. 저는 이 공포로 가득 찬 곳, 침묵과 유령의 나라에 맹세하
여 당신들에게 간청합니다, 에우리디케의 생명의 줄을 이어 주십시오.
우리들은 당신들이 있는 이곳으로 오게 마련이나 오직 일찍 오느냐,
늦게 오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저의 아내도 수명을 다한
후에는 당연히 당신들의 수중에 들어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원컨대 그녀를 저에게 돌려주십시오. 만약 거절하신다면 저는 흘로 돌
아갈 수 없습니다. 저도 죽겠습니다. 두 사람의 죽음을 눈앞에 놓고
승리의 노래를 부르십시오."
그가 이런 애달픈 노래를 부르자, 망령들까지도 눈물을 흘렸다. 탄탈
로스는 목이 마른데도 잠깐 동안 물을 마시려고 하지도 않았고, 익시온
의 차륜도 정지했다. 독수리는 거인의 간을 찢기를 중지하였고, 다나오
스의 딸들은 체로 물 푸는 일을 중지했다. 그리고 시시포스도 바위 위
에 앉아서 노래를 들었다. 복수의 여신들의 양 볼이 눈물에 젖은 것도
그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페르세포네도 거부할 수 없었고 하이데스 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231
신도 양보했다. 에우리디케가 호출되었다. 그녀는 새로 들어온 망령들
사이에서 부상당한 발을 절뚝거리며 나타났다,
오르페우스는 그녀를 데리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으나 조건이 하
나 붙어 있었다, 그것은 지상에 도착하기까지는 그가 그녀를 돌아보아
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약속을 지키고 오르페우스는 앞서고 에우
리리케는 뒤따르면서 어둡고 험한 길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걸어갔다.
마침내 즐거운 지상 세계로 나가는 출구에 거의 도착했을 때, 오르페우
스는 순간 약속을 잊고 에우리디케가 잘 따라오나 확인하기 위해서 뒤
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지하세계로 되끌려갔다. 그들은
서로 포옹하려고 팔을 내밀었으나, 허공을 감았을 뿐 두 번째로 죽어가
면서도 에우리디케는 남편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자기가 보고 싶어 못
견뎌서 저지른 일을 어떻게 탓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최후의 이별입니다, 안녕히1"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어찌
나 빨리 끌려갔던지, 그 말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았다,
오르페우스는 그녀의 뒤를 따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
녀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 지하세계로 내려가게 해줄 것을 탄원했다. 그
러나 사정을 모르는 사공은 그를 떠밀고 건네 주기를 거절했다. 그는 7
일 동안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강가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암
혹세계의 신들의 무자비함을 통렬히 비난하면서, 자기 생각을 노래에
담아 바위와 산에다 호소했다. 그러자 호랑이도 감동하고, 참나무도 감
동하여 그 큰 줄기를 흔들었다. 그는 그 후 여자를 멀리하고 그의 슬픈
불행의 추억을 끊임없이 되씹으며 살았다. 트라키아의 처녀들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그는 그들의 구흔을 물리
쳤다. 처녀들은 될 수 있는 한 참았다.
그러나 그가 어느 날 디오니소스의 제전에 참석하여 흥분되어 정신을
잃은 것을 한 처녀가 발견하고, '거기 우리를 모욕한 사내가 있다I"고
土리치며 그를 향해 창을 던졌다,
그러나 창은 그 리라 소리가 들릴 만한 거리에 도달하자, 힘을 잃고
232
그대로 그의 발 밑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들이 던진 돌도 마찬가지였
다. 그러나 그녀들은 소리를 질러 리라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한 후에 무
기를 던졌다. 그랬더니 결국 온몸에 피를 적시며 쓰러졌다, 광분한 처
녀들은 그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고 그의 머리와 리라를 헤브로스 강에
다 던져버렸다. 그러자 그것들은 슬픈 노래를 속삭이는 듯 노래를 불렀
다. 뮤즈의 여신들은 갈기갈기 찢어진 그의 몸을 모아 레이베트라에 묻
었다. 이 레이베트라에서는 지금도 밤죄꼬리가 그의 묘에서 그리스와
다른 지방 그 어디에서보다도 아름다운 소리로 운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의 리라는 제우스에 의해서 별자리 사이에 놓였다. 망령이 된 그는
또다시 타르타로스에 내려가 거기서 에우리디케를 찾아내고 열렬히 그
녀를 끌어안았다. 그들은 같이 행복에 취해 들판을 거닐었다, 때로는
그가 앞서기도 하고 때로는 그녀가 앞서기도 하면서 오르페우스는 이제
는 부주의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고 하여 벌을 받을 염려도 없이 마음
껏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리스타이오스
인간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하등동물의 본능을 이용하는 일이 있
다. 양봉도 그런 것의 하나다. 꿀은 처음에는 야생의 산물로 알려졌을
것이며, 벌은 그 집을 속이 텅 빈 나무나 바위틈, 혹은 이와 비슷한 움
푹 파인 곳을 우연히 발견하여 거기에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죽은 짐승의 시체 속에도 집을 지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
에 벌은 짐승의 섹은 살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미신도 생겨나게 되었을
것이다, 다음 이야기"도 이런 미신을 기초로 한 것이다,
제일 처음으로 양봉법을 가르친 아리스타이오스는 물의 님프 키레네
1)베르길리우-놀겆시-겟4떨 -첸
아리스타이오스 233
의 아들이었다, 어느 날 그는 그의 벌이 죽자, 구원을 청하러 어머니에
게로 갔다. 그는 강가에 서서 다음과 같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오-어머니. 저는 생활의 자랑거리를 박탈당했습니다. 저는 저의 귀
중한 벌을 잃었습니다. 저의 주의와 기술도 소용이 없었으며, 어머니도
재난의 타격으로부터 저를 막아 주시지 못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강 밑에 있는 궁전에서 시종 님프들에 둘러싸여 있었
다. 님프들은 실을 감거나 옷감을 짜는 등, 여자들이 하는 일에 종사하
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의 한 님프는 다른 님프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
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리스타이오스의 슬픈 소리가
들려 오자, 모두 일손을 놓고 그 중의 한 님프가 물위로 얼굴을 내밀었
다. 그리고 아리스타이오스의 모습을 보자 다시 돌아와 그의 어머니에
게 보고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그를 자기 앞에 데리고 오도록 명령했
다, 강물은 이 명령을 받아 몸을 벌리고 그를 통과시켰는데, 그때 강물
은 양쪽으로 산과 같이 몸을 웅크리고 서 있었다. 그는 큰 강물들의 원
천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는 거대한 저수지를 보았고, 지면을 향
하여 여러 방향에서 쏜살같이 흐르는 물을 쳐다보았을 때, 그 울소리로
귀가 먹을 지경이었다. 어머니가 거처하는 방에 도착하였을 때, 어머니
와 님프들은 산해진미의 성찬으로 그를 환대했다. 그들은 우선 포세이
돈에게 제주를 올린 후 향연을 즐겼다. 식사를 마친 다음 어머니는 아
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레테우스라는 바닷속에 살고 있는 늙은 예언자가 있는데, 그는 포
세이돈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사람으로서 그의 물개들을 지괴고 있
다. 우리들 님프는 그를 대단히 존경했다. 왜냐하면 그는 학자로서 과
거사나 현재사나 미해사를 다 알기 때문이다. 그는 너에게 벌이 죽는
원인과 그에 대한 치료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렇지만 네가 아무리
간청해도 자진해서 가르쳐 주지는 않을 것이니 완력으로 강요해야 한
다. 네가 그를 체포하여 쇠사슬로 잡아매면 그는 플려 나기 위해서 너
의 질문에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네가 쇠사슬을 꼭 쥐고 있으면 그
234
는 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니. 그가 정오에 낮잠을
자러 동굴로 돌아을 때 내가 너를 그곳에 데려다 주겠다. 그러면 그를
쉽게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체포된 것을 알면 그는 갖
가지 모양으로 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힘에 호소할
것이다. 그는 멧돼지도 될 것이고 사나운 범도 될 것이며, 비닐로 몸이
덮인 용도 될 것이고, 누런 갈기를 지닌 사자도 될 것이다. 혹은 불꽃
이 튀는 소리나 물이 돌진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내서, 네가 쇠사슬을 놓
도록 유혹하다가 그사이에 도망칠 것이다. 그러니 그를 꼭 결박만 하고
있거라. 마침내 모든 재주를 부려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으면, 그는 원
상태로 돌아가서 네 명령에 복종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아들의 몸에다 향기로운 신주를 끼얹었다.
그러자 바로 비상한 힘이 그의 전신에 충만하고, 그의 심장에 용기가
가득 차서 향기로운 냄새가 그 주위에서 풍겼다.
키레네는 아리스타이오스를 데리고 예언자의 동굴로 갔다, 그리고 그
를 바위틈에 숨기고, 자신은 구름 뒤에 숨었다. 이윽고 정오가 되어 인
간과 짐승이 모두 눈부신 태양을 피해 조용한 낮잠을 즐길 시간이 오
자, 프로테우스는 그의 물개들을 거느리고 물 속으로부터 나왔다. 물개
들은 해안에서 뒹굴었다. 그는 바위 위에 앉아서 물개들을 세다가 동굴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가 잠이 들자마자 아리스타이오스는 그의 다리를 쇠사슬로 묶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프로테우스는 잠이 깨어 자기가 사로잡힌 것을 알자,
곧 재주를 부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될로 변했다가 다음에는 강이
되고, 그 다음에는 무서운 야수가 되는 등 계속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재빠르게 변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효과가 없음을 알고는 결국 자기
의 본형태로 돌아가서, 성난 어조로 아리스타이오스에게 말했다.
"나의 거처에 침입한 젊은이여-그대는 누구며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가?
아리스타이오스는 대답했다.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235
"프로테우스여,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오. 아무도 당신을 속일
수 없으니까요. 당신도 내 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버리시오. 나는
나의 재난의 원인과 그 치료법을 당신에게 들으려고 신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오게 된 것이오."
이 말을 듣자, 예언자는 아리스타이오스를 회색 눈으로 뚫어지게 바
라보면서 말했다.
"그대는 에우리디케를 죽게 한 그대의 행위에 대한 당연한 벌을 받은
것이오. 왜냐하면 에우리디케는 그대를 피하려다 뱀을 밟고, 그 뱀에
물려 죽은 것이니까. 그녀가 죽은 원수를 갚기 위하여 그녀의 님프들이
그대의 벌을 없애 버린 것이오. 그대는 그녀의 분노를 풀어 주어야 하
오. 그러려면 이렇게 하시오. 몸뚱이가 이쁘고 잘 생긴 황소 네 마리와
암소 네 마리를 마련하고 님프들을 위한 제단을 네 개 세워, 먼저 마련
한 소를 희생물로 바치고 소의 시체를 나뭇잎이 우거진 숲 속에 내버려
두시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 대해서는 원한을 풀 정도로 정중히
제물을 올리시오. 9일 뒤에 돌아가서 살육된 소의 시체를 조사하면 무
엇인가 일어난 것을 발견할 것이오."
아리스타이오스는 이 지시에 충실히 따랐다. 소를 희생물로 바치고,
그 시체를 숲 속에 버리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망령에 제물을
바쳤다. 그런 뒤 9일째 되는 날에 돌아가서 소의 시체를 검사했더니,
이상하게도 벌 떼가 시체를 가득 채우고 벌통 안에서 하는 것과 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신화 속외 시인과 음악가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은 신화에 전해 내려오는 그 밖의 유명한 시인
과 음악가들인데, 그 중에는 오르페우스에 못지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236
암릭온
암피온은 제우스와 테베 여왕 안티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그의 쌍등이 형제인 제토스와 같이 태어나 바로 키타이론 산에 버
려졌다. 그곳에서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양치기들 사이에서 성장했
다. 헤르메스는 이 암피온에게 리라를 주고, 타는 법까지 가르쳐 주었
다. 아우는 수렵이나 양을 지키는 일에 종사했다. 그 동안에 그들의 어
머니인 안티오페는 테베 왕위를 노리고 있는 리코스와 그의 아내 디르
케에게 심한 학대를 받았으므로, 방책을 강구하여 아들들에게 그들의
권리를 알리고, 소환하여 자기를 돕도록 했다. 그들은 동료 양치기들과
더불어 리코스를 공격하여 그를 살해하고, 디르케의 머리카락을 황소에
다 잡아매어 황소로 하여금 그녀가 죽을 때까지 끌도록 했다.L)암피온
은 테베 왕이 된 후, 성벽을 쌓아 수비를 강화했다. 그가 리라를 타면
돌들이 저절로 성벽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리노스
리노스는 헤라클레스의 음악 선생이었는데, 어느 날 그의 제자를 너
무 심하게 꾸짖었으므로, 헤라클레스는 노하여 리라로 리노스를 때려
죽였다,
타미리스
타미리스는 옛날 악기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트라키아의 시인이었는
데, 외람되게도 뮤즈의 여신들에게 누가 잘하나 경쟁을 해보자고 도전
했다. 그러나 패배하여 여신들에 의해 장님이 되었다. 밀턴은 Q;실낙원-
의 제3권 35행에서 자신의 눈이 먼 것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데, 이
타미리스와 그 밖의 장님이 악기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시인에 대해서
1)디르케에 대한 이러한 징벌에 관한 이야기는 오늘날 나폴리 국립 미술관에 소
장되어 있는 유명한 조각군상의 주제를 이루고 있다.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237
도 언급하고 있다.
마르시아스
아테나는 피리를 발명하고, 피리를 불어 하늘에 있는 모든 청중을 즐
겁게 하였다. 그러나 장난꾸러기인 에로스는 여신이 피리를 부는 기묘
한 얼굴을 바라보고서 무례하게도 웃었으므로 아테나는 노하여 피리를
내던졌다. 그러자 피리는 땅으로 떨어졌고 마르시아스가 그것을 줍게
되었다. 그가 그 피리를 부니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듯한 참으로 아름
다운 土리가 났다. 하지만 그도 자만한 나머지 아볼론과 음악 경쟁을
했다, 물론 결과는 아폴론의 승리였다. 그리고 마르시아스는 아폴론에
게 도전한 벌로써 신으로부터 산 채로 껍질이 벗겨지는 벌을 받았다.
멜람푸스
멜람푸스는 예언력을 부여받은 최초의 인간이었다. 그의 집 앞에는
참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고, 그 속에는 뱀의 보금자리가 있었다. 늙은
뱀들은 하인들이 죽였으나, 새끼 뱀들은 멜람푸스가 불쌍히 여겨 아주
소중히 길러 주었다. 어느 날 그가 참나무 밑에서 자고 있을 때 뱀들이
그의 귀를 혀로 한았다. 잠이 깨자 그는 자신이 새나 기어다니는 동물
들의 말을 해득하게 되었음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 능력 때문에 그는
앞일을 예언할 수 있게 되었고 유명한 예언자가 되었다. 어느 날 그의
적들이 그를 사로잡아 엄중히 감금하였다. 멜람푸스는 고요한 밤중에
재목 속에 있는 벌레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재목이 거
의 다 파먹혀 지붕이 얼마 가지 않아 내려앉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
다. 그는 자기를 감금하고 있는 자들에게 그 사정을 말하고는 석방해
주기를 요구하면서 그들에게도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그의 주의
를 받아들여 죽음을 면하자 그에게 감사했다.
23~
무사이오스
무사이오스는 반(半)신화적인 인물로, 어떤
스의 아들이라고 한다. 또 종교적인 시집이나
지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오르페우
신화집을 썼다고도 전해
239
2牙
역사상의 시~1-아리온, 이비코스, 시모니데스, 사포
인 장엔서 그 헝적을 olo~기하려는 시인들은 실재했던 인물들인데,
그들의 저작 중에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 저작 자
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후대의 시인들에게 미친 그들의 영향이다. 이
제부터 익야기한련는 것은 익런한 신인들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 사건으
로서, 독자가 이제 읽고 있는 이 책 속의 다른 이야기와 같은 내력에
의한 것이다. 즉 그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한 시인들에 의한 것이
다. 여기에서 최초의 두 개는 독일어로 번역된 것이며, 아리온의 이야
기는 실레겔'떼게서, 그리고 이비코스의 이야기는 실러"에게서 취했다.
아리온
아리온은 유명한 음악가로서. 그를 대단히 총애하고 있던 코린토스의
왕 페리안드로스의 궁정에서 살고 있었다. 시켈리아에서 음악 경연이
거행되었을 때, 아리온은 상을 타려는 목적에서 참가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가 자신의 희망을 페리안드로스에게 말하자, 페리안드로스는
1)실레겔(1767~1~~)의 민요시 (아리온).
2)실러 (1759-lsos)의 민요시 (이비코스의 미학).
240
형제와 같은 사랑으로 그런 생각을 포기하도록 간청했다.
"제발 내 곁에 있어 주오. 나와 같이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딴 생긱
은 마시오. 승리를 얻으려고만 하는 자는 승리를 잃는 법이오."
이에 대하여 아리온은 대답했다.
"방랑 생활이야말로 시인의 자유로운 마음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입
니다. 나는 신에게서 부여받은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도 즐거움의 원천
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일 내가 상을 타게 된다면, 그 기쁨
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나의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될 테니까요."
그러고는 가서 상을 타고 많은 상품을 코린토스의 배에 싣고 귀로에
올랐다. 출범한 다음날 아침에는 바람이 온화하게 불었다. 그는 부르짖
었다.
"오-페리안드로스여, 이제 걱정할 것 없습니다. 머지않아 당신과 포
옹하는 순간 걱정은 껏은 듯이 잊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제물을
아낌없이 신들에게 바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축하연의 식탁은 얼마
나 즐겁겠습니까, "
바람과 바다는 여전히 평온했으며,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바
다는 과신하지 않았으나 인간은 너무나 과신했다. 그는 수부들이 무엇
인가 서로 수군거리고 있는 것을 엿들었고, 여럿이서 자기의 재물을 약
탈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곧 土리를 지르며
불손한 태도로 그를 둘러싸고 말했다.
"아리온, 너는 죽어야 한다. 육지에 묘를 가지고 싶으면 얌전히 이
자리에서 죽고, 그렇지 않다면 바다에 몸을 던져라."
"꼭 나의 생명을 뻬앗아야 하겠는가? 나의 재물이 탐이 난다면, 좋
다. 가져라. 나는 기꺼이 그 돈으로 내 목숨을 사겠다=
"아니, 안 된다. 우리는 너를 살려 둘 수 없다. 너의 생명은 우리에게
너무도 위험스럽다. 우리가 강도질을 한 것을 페리안드로스가 알기라도
하다럴 우킨구 --른 긷귀여 실-灰 tI린과 스-근」~1 rl
아리은 241
을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 土원을 들어다오. 이제 무어라 해도 내 생명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제발 나를 이제까지 살아온 것처럼 방랑시인답
게 죽게나 해다오. 내가 임종의 노래를 다 부르고, 내 리라 줄의 진동이
그쳤을 때, 나는 이 세상에 이별을 고하고 순순히 운명에 따르겠다."
이 청원도 다른 청원과 마찬가지로 들어 줄 것 같지 않았다-왜냐하
면 그들은 오직 약탈품만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명한
음악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 그들의 거친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제발 의복을 갈아입을 동안 잠시 기다려다오. 아폴론은 내가
방랑시인의 옷차림을 하고 있지 않으면 힘을 빌려 주시지 않으니까"라
고 그가 덧불여 말했다.
그는 균형이 잘 잡힌 몸에 눈이 부실 듯한 아름다운 금빛과 자줏빛
옷을 입었다. 그의 운옷은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주름을 이루면서 그
의 몸을 감싸고, 보석은 그의 팔을 장식하고, 금빛 화관은 그의 이마를
덮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머리카락이 목과 어깨로 흘러내렸다. 그
는 왼손에 리라를 잡고 오른손에는 리라 줄을 타는 상아 막대기를 가지
고 있었다. 그는 영감을 받은 사람과도 같이 아침 공기를 호흡하면서
아침 햇살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수부들은 감탄하여 그를 응시했다.
그는 뱃전으로 뛰어나가 깊고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리라를 켜며 노
래를 불렀다.
"나의 목소리, 나의 친구여! 나와 더불어 황천으로 오라. 케르베로스
가 으르렁거린다 하더라도 노래의 힘은 능히 그의 노기를 가라앉히리
라. 어두컴컴한 강을 건너 행복한 섬에 사는 영웅들이여, 행복한 영웅
들이여! 얼마 가지 않아 나는 그대들의 대열에 참가하리라. 그러나 그
대들은 나의 슬픔을 가라앉힐 수 있겠는가? 아, 나는 나의 친구-안
드로스를 말한다)를 이 세상에 남겨 놓고 가야 한단 말인가. 오르페우스
여, 그대는 에우리디케를 발견했으나, 발견하자마자 또 잃지 않았던가.
그녀가 꿈같이 사라졌을 때 즐거운 햇빛도 그대에게는 얼마나 얄미운
242
것이었던가. 나는 가야 한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신들이 하
늘에서 우리를 보살펴 주기 때문이다. 죄도 없는 나를 죽이는 자들이
여, 내가 죽고 없을 때 그대들이 몸을 떨 때가 올 것이다. 바다의 여신
네레이스들이여, 그대들의 처분에 몸을 맡기는 사람을 받아들이라."
이렇게 노래부르면서 그는 깊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물결은 그를
덮고 수부들은 항해를 계속하면서 이제 자기들의 범행이 발각될 우려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리온의 노래는 그의 주위에 바다의 주민들을 이끌어 경청케
했으며, 돌고래들은 마술에 걸린 것처럼 배의 뒤를 따랐다. 아리온이
물결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을 때, 돌고래 한 마리가 그를 등 위에 태우
고 무사히 해안으로 운반했다. 그 후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하여 바위
가 많은 해안, 그가 상륙한 지점에 놋쇠 기념비가 세워졌다.
아리온과 돌고래가 작별하고 각기 자기의 거처로 향할 때 아리온은
다음과 같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충성스럽고 친절한 고래여! 자, 그러면 잘 가거라. 나는 그대의 은
혜를 갚고 싶다. 그러나 그대는 나와 같이 갈 수 없고 나 또한 그대와
같이 갈 수 없다. 우리는 친구간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다의 여왕
갈라테이아가 그대에게 은충을 내려 주시기를! 그리고 그대는 여왕이
탄 이륜차를 의기양양하게 끌며 광활한 바다 위를 달리기를1"
아리온은 해안에서 걸음을 빨리하여 걸어갔다. 얼마 가지 않아 눈앞
에 코린토스의 여러 탑을 보았다.
그는 계속 여행을 했다. 손에는 리라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걸어갔
다. 사랑과 행복에 충만하여 재화를 잃은 것도 잊고 남아 있는 것, 즉
친구와 리라만을 생각했다. 그가 후대를 받던 저택으로 들어가자마자,
페리안드로스는 그를 포옹했다. 아리온은 말했다.
"친구여, 나는 그대에게로 다시 돌아왔소. 신이 나에게 부여한 재능
은 천만 사람에게 기쁨을 주었지만 악한들이 내가 번 재화를 약탈하였
소. 그러나 널리 명성을 얼었으니 그-의과느 -"
아리온 243
그는 페리안드로스에게 자기가 당한 놀라운 사건을 모두 이야기했다,
페리안드로스는 이를 듣고 놀라며 말했다.
"그와 같은 불법이 숭리하다니 될 말인가-나의 수중에 권력이 있는
한 그런 불법을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소. 범인을 발견할 때까지 그대
는 이곳에 숨어 있으시오. 그러면 그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접근할 것
이오. "
배가 항구에 도착하자 그는 수부들을 불러들였다.
"너회들은 아리온의 소식을 들은 일이 있느냐? 나는 그의 귀환을 걱
정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가 이렇게 묻자 그들은 대답했다.
"저희들은 타렌툼에서 그와 작별했는데 잘 있습니다."
그들이 이 말을 하자 아리온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균형잡힌
몸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금資과 자줏빛 옷을 입고 있었으며, 웃옷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주름을 이루어 몸을 감싸고, 팔은 보석으로 치장하
고, 이마에는 금빛 화관을 쓰고 목과 어깨 위로 향기로운 머리카락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왼손에는 리라를 들고 오른손에는 리라 줄을 타는
상아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벼락이나 맞은 것처럼 그의
발 밑에 엎드렸다.
"우리는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는 신이 되었다오. 대지여, 열리어
우-를 받아 달라. "
그러자 페리안드로스가 말했다.
"노래의 대가인 그는 살아 있다. 친절한 하늘이 시인의 생명을 보호
했다. 나는 복수의 신을 불러내지 않겠다. 아리온은 너회들의 피를 원
하지 않는다. 탐욕의 노예들아, 없어지거라. 야만인의 나라로 가거라.
그리고 아름다운 어떤 것도 너회들의 정신을 즐겁게 하지 말기를 빌어
주-라?
變輸릴--
244
이비코스
이제부터 얘기할 이비코스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기
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고대의 극장은 1만 내지 3만 명의 관객을 수
용할 수 있는 큰 건물이었다는 것, 그리고 극장은 제전 때만 사용되고,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개 만원이었다는 것, 그리고
지붕이 없는 노천극장으로서 주간에 흥행했고, 복수의 여신들의 무서운
이야기가 과장되면 상연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가 한때 료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하여금 복
수의 여신의 역할을 연출케 했는데: 판객들이 공포에 떤 나머지 기절
하고 경련을 일으킨 사람이 많아 당국에서 이와 같은 상연을 금지했다
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경건한 시인이었던 이비코스는 그리스인의 인기를 집중한 코린토스의
이스트모스에서 거행되는 이륜차 경주와 음악 경연대회에 참석하기 위
해 가는 도중이었다. 아폴론이 그에게 노래의 재능과 시인의 꿀과 같은
입술을 부여했기 때문에 그는 걸음걸이도 가볍게 아폴론을 생각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벌써 하늘 높이 솟은 코린토스의 탑들이 시야에 들어
왔다. 그는 두렵고 경건한 마음으로 포세이돈의 성스러운 숲 속에 들어
갔다. 생물은 하나도 눈에 띄지 않고 오직 한 테의 두루미가 남쪽으로
이주하기 위해서 그가 가는 방향과 같은 방향을 향하여 머리 위에서 날
고 있었다. 그는 부르짖었다.
"바다를 건널 때부터 나의 길동무였던 정다운 무리들아, 너회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너회들과 같이 오면서부터 우리는 친절한 접대를 기대
하고 왔다. 너회들이나 나나 외지에서 올 손님들을 보호해 주는 친절한
접대를 받게 되었으면1"
1, (오레스테스)3부작 가운데 (자비로운 여신들)을 말한다,
이비코스 245
그는 활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바로 숲 한가운데에 도달했다.
그러자 돌연 좁은 길에서 두 놈의 강도가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항복하든지 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리라에는 익숙했으나 무기
를 가지고 싸우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그의 손은 힘없이 처졌다. 그
는 인간과 신들에게 구원을 청했다. 그러나 그의 부르짖음을 들어 도와
주는 자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드디어 이곳에서 죽는구나. 이역에서 악한의 손에 죽는구나. 슬퍼해
주는 사람도 없고 원수를 갚아 주는 사람도 없이 ?
심한 부상을 입고 그가 땅 위에 쓰러지자, 공중에서 두루미들이 목쉰
소리로 부르짖고 있었다. 그는 말했다.
"두루미들아, 나의 원수를 갚아다오. 너회들 소리 외에는 나의 부르
짖음에 답하는 소리가 없구나. "
그는 이렇게 말하며 죽어 갔다.
그의 시체는 처참한 형태로 발견되었다. 비록 부상을 입어 형편없이
되었으나, 그를 손님으로서 기다리고 있던 코린토스의 친구는 그것이
이비코스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리하여 그는 부르짖었다.
"이런 모양으로 그대를 대할 줄이야! 나는 그대가 노래 경연대회의
숭리의 화관으로 그대의 이마를 장식하기를 바랐는데 ?
제전에 모여든 손님들은 이 소식을 듣고 놀랐다, 전 그리스가 피해를
입고 손실을 입었다고 한탄했다, 그들은 법정 주위에 모여 살인자에게
복수를 하고 그들의 피로써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성대한 제전
을 보러 모여든 많은 군중 속에서 무엇을 증거로 살인자를 식별할 수
있을까? 그는 강도의 손에 찔려 죽은 것일까, 아니면 사적 원한을 가진
적의 손에 會려 죽은 것일까?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내려다
보는 태양의 신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밖의 다른 누구도 그것을 본 사
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헛되이 복수를 바라고 있는 이 순간에도
살인자는 군중 속을 걸어다니고 있을 것이며, 범죄의 성공을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아마 신전 내에 있는 원형극장에 모여들고 있는 군
246
중 사이에 섞여서 신들을 멸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제 군중들은 열을 지어 좌석을 꽉 메워 건물이 터질 것 같았다. 원
형으로 된 층층대의 좌석은 하늘에 닿을 것같이 위로 치솟아 올라가고,
러로 올라갈수록 원은 넓어지고, 관객들의 떠드는 소리는 바다의 포효
처럼 들렸다.
이윽고 많은 군중들은 복수의 여신의 역할을 하는 합창대의 무서운
土리를 듣고 있었다. 합창대는 장엄한 의상을 걸치고 보조를 맞추며 무
대 주위를 돌고 있었다. 이처럼 무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 무리의
합창대는 과연 이 세상 여자들로 구성된 것이었을까? 그리고 이처럼 숙
연해진 대군중은 과연 살아 있는 인간들이었을까?
합창대원들은 검은 옷을 입고 여윈 손에는 시뻘겋게 타오르는 횃불을
들고 있었다, 그들의 볼에는 핏기가 없고, 이마 주위에는 머리카락 대
신에 성난 밸이 휘감고 있었다. 이런 무서운 사람들이 원을 그리면서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죄 있는 자들의 심장을 찢고, 그들의
모든 능력을 마비시켰다. '노랫소리는 위로 퍼져 올라가 악기 소리를
압도하고, 심장과 피가 멎는 듯한 감동으로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마음이 정결하고 죄 없는 자는 행복할지어다-우리들 복수자는 그들
에게 손을 대지 않으리니, 그러나 남몰래 살인을 한 자는 불행할지어
다. 우리들 '밤' 의 무서운 동족들은 그의 몸을 노리고 있다. 그런 자가
우리를 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를 추격하여 더 빨리 날리라. 우리
의 뱀들을 그의 발에 감기고 그를 땅 위에 넘어뜨리리라. 그리고 우리
는 끈기 있게 그를 추격하리라. 아무런 동정심도 우리가 가는 길을 막
지 못하리라. 죽을 때까지 추격 또 추격하여, 그에게 안정도 휴식도 주
지 않으리라. "
복수의 여신들은 이같이 노래를 부르며 장엄한 운율로 춤을 추었다.
그러자 인간 이상의 것을 대하고 있는 것처럼 죽음과 적막이 온 극장
안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그들은 장엄한 걸음걸이로 무대를 한 바퀴
돌고는 그대로 뒤쪽으로 사라졌다.
시모니데스 247
사람들의 심장은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동쳤으며, 모든 가슴은 혀
언할 수 없는 공포로 두근거렸고, 비밀스런 범죄를 감시하고 운명의 실
타래를 감고 있는 보이지 않는 무서운 힘 앞에서 몸을 떨었다. 그 순가
제일 위쪽에 있는 좌석으로부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보라-보라! 친구야, 저기 이비코스의 두루미들이 있다.-
그러자 갑자기 공중을 가로질러 검은 물체가 나타났는데, 그것은 언
뜻 보아도 극장의 바로 위를 날고 있는 두루미 떼임이 분명했다,
"무어라고? 이비코스라고?
이 사랑스러운 이름은 모든 이의 가슴속에 슬픔을 土생시켰다. 바다
위에 물결이 연달아 일어나듯이 입으로부터 -이비코스! 우리가 다 슬퍼
하고 있는 그 사람, 어떤 살인자의 손에 죽은 그 사람, 두루미와 그 사
람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말이 들려 왔다.
는
말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전광석화처럼 모든 사람들의 심중에 떠오르
생각이 있었다.
"복수의 신와 힘이다. 저
는 자신을 스스로 고발했다.
대자를 잡아라?
시모러대스
시모니데스는 그리스의 초기
경건한 시인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살인자
처음에 부르짖은 자와 그자가 말을 건 상
범인은 할 수만 있었다면 자기의 말을 취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
나 때는 이미 늦었다. 살인자들의 얼굴은 공포로 창백해져서 그들의 죄
를 폭로하였다.
사람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있을 뿐이다. 그가 쓴 것으로 찬가(讚歌),송가(頌歌),비가(悲歌)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그는 특히 비가에 있어서 우수했다. 그는 감동적인
시인들 중에서 가장 시를 많이 발표한
작품 중에서 몇 개의 단편만이 전해지고
248
시를 짓는 데 능했으며,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데 그보다 더 진실한 효
과를 거둔 사람은 없었다. (다나에의 비탄)은 현존하는 그의 단편시 중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그것은 다나에와 그의 젖먹이 아기가 부친
아크리시오의 명령에 의하여 상자 속에 갇혀 바다에 띄워졌다는 전설에
서 소재를 잡은 것이었다. 상자는 세리포스 섬에 표류하여 그곳에서 어
부 틱티스가 두 사람의 생명을 구하여 그 나라의 왕 폴리덱테스에게 데
리고 갔는데, 왕은 그들을 받아들여 보호해 주었다. 아들 페르세우스는
성장하자 유명한 영웅이 되었는데, 그의 모험담은 앞 장(제13장)에 기록
된 바와 같다,
시모니데스는 그의 생애의 대부분을 왕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궁
정에서 보냈다. 종종 송가와 축가를 부탁받아 지었는데, 그들의 공적을
그의 시로 을은 왕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로부터 후한 사례를 받았다.
이와 같이 부탁을 받아 시를 짓고 그 보수를 받는다는 것은 그리 불명
예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옛날 시인들, 예컨대 호메로스가 기록하고 있
는 데모도코스라든지, 또 전설에 의하면 호메로스 자신까지도 이와 비
슷한 일을 했던 것이다,
한번은 시모니데스가 테살리아의 왕 스코파스의 궁정에 머물고 있을
때, 왕은 그에게 주연 석상에서 낭독시키기 위하여 자기의 공적을 찬미
한 시를 지어 달라고 부탁했다. 경건한 시인으로 널리 할려져 있던 시
모니데스는 시의 제재를 다채롭게 하기 위하여 그의 시에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의 공훈을 인용했다. 이와 같은 수법은 다른 시인들이 같
은 시를 지을 경우에는 별로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보통사람
같으면 자기가 레다의 아들(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과 같이 찬사를 받
은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허영심은 한이 없는 것으
로 스코파스는 신하들과 아부하는 자들 가운데서 향연의 식탁에 앉아
있을 때 자기 자신을 찬미하지 않은 시를 다 불만스럽게 생각했다, 시
모니데스가 약속한 보수를 받으려고 앞으로 나왔을 때 스코파스는 다음
과 같이 말하면서 그 반 밖에는 주지 않았다.
사포249
"너의 노래에 대하여 내 몫만 지불하겠다. 나머지는 카스토르와 폴리
데우케스가 지불할 것이다."
당황한 시인은 왕의 조롱에 뒤이은 웃음이 울려 퍼지는 속에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잠시 후에 그는 말을 탄 두 젊은이가 밖에서 그를 만
나고자 기다리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다. 시모니데스는 문밖으로 나가보
았으나 자기를 찾는 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연회장을 떠나
자마자 지붕이 큰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려 스코파스와 모든 하객들이
그 밑에 매몰되었다. 그를 부르게 한 젊은이들은 대체 누구였을까라고
생각한 시모니데스는 바로 그것이 다름아닌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두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사로
사포는 그리스 문학의 가장 초기에 활약했던 여류 시인이다. 그녀의
저작 중에서 현존하는 것은 몇 개의 단편밖에 없는데, 그것만으로도 그
녀가 우수한 천재시인이었음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사포라고 하면 보
통 생각나는 이야기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그녀는 파온이라는 아름
다운 청년을 열렬히 사랑했으나,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하자 비관하여 레
우카디아(레우카스) 바위 위에서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것은 저 '사랑
의 투신'을 하는 자는 죽지만 않으면 그 사랑이 치유된다는 미신에 연
유한 것이었다, I)
1)오비디우스, (혜로이디스-제15절 참조.
250
앤디미온
24
신의 -ti져을 받은 인간들
엔디미온은 라트모스 산 위에서 양을 기르고 있던 아름다운 청년이
었다. 어느 조용하고 청명한 밤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하계를 내려
다보니 이 젊은이가 잠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처녀신의 차가운
심장은 그의 뛰어난 아름다움에 의해 따뜻해졌다. 여신은 그에게로 내
려와 그에게 키스하고 잠자는 동안 그를 지켜 주었다.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제우스가 그에게 영원한 청춘과 영원한 잠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은 극히 적다. 아르
테미스는 그의 재산이 그가 잠자고 있는 동안에 손상되지 않도록 돌보
아 주었다고 한다. 즉 그의 양 떼가 순조롭게 번식할 수 있도록 야수로
부터 지켜 주었다는 것이다. -아르테미스는 수렵의 여신이기도 했다)
오리온
오리온은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그는 아릉다운 거인이었고, 또 힘
센 사냥꾼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바닷속을 걸어가는 힘을 주었
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바다 위를 걸어가는 힘을 주었다고도 한다.
오리온 251
오리온은 키오스 섬의 왕 오이노피온(이 이름은 포도주를 마신다는 뜻)
의 딸 메로페를 사랑하여 그녀에게 구혼했다. 그는 섬에 있는 야수를
사냥하고 그 노획물을 선물로 애인에게 가져갔다. 그러나 오이노피온이
언제나 승낙을 연기하였으므로 오리온은 처녀를 완력으로 자기의 것으
로 만들려고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 행위에 분격하여 오리온을 술에
취하게 한 후 그의 두 눈을 뽑아 내어 그를 해변에 버렸다. 장님이 된
이 영웅은 외눈박이 거인족인 키클로프스의 망치 소리를 따라 길을 더
듬어 렘노스 섬에 도착하자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으로 갔다. 헤파이스
토스는 그를 불쌍히 여겨 케달리온이라는 직공으로 하여금 그를 아폴론
의 거처로 안내하도록 했다. 오리온은 케달리온의 어깨에 매달린 채 동
쪽을 향하여 나아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양의 신을 만나 그의 광선
으로 시력을 되찾았다. (아폴론은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
그 후에 그는 사냥꾼으로서 아르테미스와 함께 살았다. 그는 이 여신
을 아주 좋아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장차 그와 결혼하리라는 풍문
까지 나돌게 되었다. 여신의 오빠(아폴론)는 이를 대단히 좋지 않게 생
각하며 그녀를 종종 꾸짖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아폴론
은 오리온이 머리를 수면 위에 가까스로 내놓고 바다를 건너는 것을 보
고 누이에게 그것을 가리키며, 네 솜씨로는 저 바다 위에 보이는 검은
것을 맞힐 수 없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활의 명수인 여신은 운
명의 목적물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파도는 오리온의 시체를 해안으로
몰고 왔다. 아르테미스는 자기의 운명적인 실책을 눈물로써 통곡하고
오리온을 별 가운데에 올려다 놓았다.
그는 그곳에서 허리띠를 두르고, 칼을 차고, 사자의 모괴를 몸에 두
르고, 곤봉을 손에 쥔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사냥개인
세이리오스가 뒤를 따르고 플레이아데스가 그의 앞에서 날듯이 달아나
고 있다.
플레이아데스란 아틀라스의 딸들을 가리키며, 아르테미스의 시녀인
님프들이었다. 어느 날 오리온은 그녀들을 보고서 매혹되어 뒤쫄아간
252
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녀들은 변신시켜 주십사고 신들에게 기도했
다. 그러자 제우스는 불쌍히 여겨 그녀들을 비둘기로 변하게 하여 하늘
의 별자리가 되게 하였다. 그녀들의 수는 일곱이었으나 별로 보이는 것
은 여섯 개뿐이었다. 그것은 그녀들 가운데 하나인 엘렉트라가 트로이
함락을 보지 않으려고 그곳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트로
이는 그녀의 아들인 다르다노스가 세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자
매들은 함락된 광경을 보고 속이 상한 나머지 그 후로는 늘 안색이 창
백하였다.
얼오스와 티토노스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그 언니인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처럼 인간에
대한 연정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었다. 그녀가 가장 총애한 것은 트
로이의 왕 라오메돈의 아들 티토노스였다. 그녀는 티토노스를 납치해
와서는 제우스를 설복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도록 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영원한 젊음을 청하는 것을 잊었기 때문에 그가 얼마 후
에는 점점 늙어 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대단히 마음 아파했다. 그가 백
발이 되었을 때, 그녀는 그와의 교제를 끊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궁전 일대를 소유하고는 신의 음식을 먹으며 하늘의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수족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그녀는 그를 방안에
유폐했는데, 점점 힘이 없어져 가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마침내 그녀는
그를 메뚜기가 되게 했다.
멤논은 에오스와 티토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에티오
피아 왕으로서 동쪽 끝에 있는 오케아노스 해안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 때에는 그의 아버지의 친족을 도우려고 군대를 이끌고 왔
다. 프리아모스 왕은 그를 정중히 맞아들였고, 그가 오케아노스 해안의
경이스러운 일들을 이야기하자 프리아모스는 감탄하면서 경청했다.
에오스와 티토노스 253
트로이에 도착한 다음날 멤논은 쉬고 있기가 싫어 바로 그의 군대를
이끌고 싸움터로 나갔다. 네스토르의 용감한 아들 안틸로코스는 그의
손에 피살되었고 그리스인들은 패주했는데, 아킬레우스가 나타나 전세
를 만회시켰다. 이로부터 이 아킬레우스와 에오스의 아들 사이에 오랜
격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는 아킬레우스에게 돌아갔고 멤
논이 전사한 후 트로이군은 패주했다.
공중의 거처에서 아들의 위험을 걱정하면서 바라보고 있던 에오스는
그가 넘어지는 것을 보자, 그의 형제인 바람의 신들에게 명하여 그의
시체를 파플라고니아의 아이세포스 강가로 운반토록 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에오스는 시간의 여신들과 플레이아데스들을 데
리고 와서 죽은 아들을 보고 통곡했다. 밤의 여신도 그녀의 슬픔에 동
정하여 구름으로 하늘을 덮었다. 천지만물은 다 새벽의 여신의 아들을
애도했다. 에티오피아인들은 님프들의 숲 속을 흐르는 강가에 그의 묘
를 세웠다. 그리고 제우스는 그의 시체를 화장하는 나뭇더미의 불똥과
재를 새로 변하게 했는데, 화장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 놓은 나뭇더미
위에 서로 싸워 마침내 불꽃으로 떨어졌다. 매년 그가 죽은 날이 오면
새들은 다시 돌아와서 같은 방법으로 그의 장례를 거행한다. 에오스는
아들을 잃은 것을 언제까지나 체념할 수 없어서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우리는 매일 아침 풀 위에 내린 이슬의 형태로 그녀의 눈물을
볼 수 있다.
이 멤논의 이야기에는 고대 신화 속의 많은 이상한 이야기들과는 달
리, 그 기념할 만한 것이 오늘날에도 약간 남아 있다. 이집트의 나일
강변에는 두 개의 거대한 조각상이 서 있는데, 그 하나가 멤논의 상이
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그리고 고대 작가들의 기록에 의하면, 아침 해
의 최초의 빛이 이 상에 닿으면 상에서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는 마치
하프의 현을 타는 소리와 흡사하다고 쐬어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그
상이 이러한 고대의 작가들이 전하는 상과 과연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
254
서는 다소 의문이 있다(이것은 아메노피스 3세의 상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또 그 이상한 소리에 대해서는 더욱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소리를 지금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현대적인 증명이 없는 것이
아니다. 즉이 큰바위로된 상속에 들어 있는공기가그틈새라든가
구멍 사이를 뚫고 새나갈 때 나는 소리가 이러한 이야기의 근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그것이다.
아키스와 갈라더이아
스킬라는 옛날 시켈리아에 살고 있던 아름다운 처녀로서 님프들의 총
애를 받고 있었다. 구혼자가 많았으나, 그녀는 그들을 물리치고 바다의
님프 갈라테이아의 동굴로 가서 그들 때문에 성가셔 못 살겠다는 이야
기를 했다, 어느 날 여신은 스킬라가 자기의 머리를 빗겨 주고 있을
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대답했다.
"그러나 너를 성가시게 구는 자들은 인간이니까 대단찮아, 싫으면 물
리칠 수도 있지. 나는 네레우스의 딸이니까, 여러 자매들의 수호를 받
고 있으면서도 바닷속 깊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폴리페모스(외눈박이 거
인)의 연모를 피할 수 없단다."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물이 흘러 더 말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동정심이 많은 스킬라는 손가락으로 세심하게 눈물을 닦아 주며, 여신
을 위로하고는, "원컨대 당신의 슬픔의 원인을 말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갈라테이아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키스는 파우누스와 님프 나이아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몹시 사랑했으나 그들의 사랑도 나의 사
랑에 필적할 수는 없었다. 그때 그는 방년 23세로, 털이 양 볼에 가뭇
가뭇하게 나기 시작했지. 내가 그와의 교제를 원하는 만큼이나 키클로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255
프스도 나와의 교제를 원했다. 아키스를 사랑하는 마음과 키클로프스를
싫어하는 마음 가운데 어느 편이 더 강했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대답
할 수 없지. 같은 정도였으니까. 오, 아프로디테여, 당신의 힘의 위대
함이여! 이 무서운 거인, 숲의 공포, 어떤 나그네에게나 모두 피해를
입혔던 자, 그런 자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 대
한 사랑에 사로잡히자, 그의 양 떼와 곡식이 가득 찬 동굴도 잊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외모를 돌보기 시작했고, 남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
게 되었단다. 그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었고, 수염은 낫으로
베고 거친 용모를 물 속에 비춰 보면서 얼굴을 가다듬었다. 살육을 좋
아하는 사나운 성질도, 피를 갈망하는 성질도 가라앉았고, 그의 섬에
들르는 선박도 무사히 통과시켰다. 그는 큰 발자국을 남기며 해안을 이
리저리 걸어다녔고, 피곤하면 동굴 속에서 조용히 쉬곤 했단다, 그곳에
는 바다에 돌출한 절벽이 있었는데, 그 양쪽 해안에는 물결이 출렁거렸
다. 어느 날 키클로프스는 그곳에 올라앉아 있었지. 그의 양 떼는 주위
에서 놀고 있었고, 배의 돛대로도 쓸 수 있을 만큼 큰 지팡이를 옆에
놓고, 여러 개의 피리로 만든 악기를 손에 들고서는 산과 바다에 메아
리칠 정도로 노래를 불렀다. 나는 그때 사랑하는 아키스와 바위 밑에
숨어서 멀리서 들려 오는 거인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 그
노래는 나의 아름다움을 한없이 찬미하는 동시에 나의 무정함과 잔인함
을 맹렬히 비난하는 것이었단다.
노래를 끝내자 그는 일어섰다. 그리고 가만히 서 있을 수 없는 성난
황소처럼 숲 속으로 걸어왔다. 아키스와 나는 벌써 그의 생각을 잊었는
데, 돌연 그는 우리가 앉아 있는 앞으로 왔다, 그는 부르짖었다. '나는
너회들을 보았다. 이것이 너회들의 최후의 밀회가 되도록 하겠다.' 그
의 목소리는 성난 키클로프스만이 발할 수 있는 포효였다. 에트나 산은
그 소리에 떨고 나는 두려움에 못 이겨 바닷속으로 들어갔지. 아키스는
'날 살려줘요. 갈라테이아. 날 살려 주세요, 아버지, 어머니' 라고 부르
짖으며 몸을 돌려 도망쳤다. 키클로프스는 그를 추적했지. 그리고 산
256
쪽에서 바위를 떼어 내어 그를 향해 던졌다. 한 조각의 바위가 그를 스
쳤을 뿐이었는데도 그것으로 그가 박살날다.
나는 힘이 미치는 한까지 그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나는 강의 신
인 그의 조부의 여러 영예를 그에게도 부여했다. 자줏빛 피가 바위 밑
으로부터 흘러나왔으나, 점점 창백해지며 비에 흐린 시냇물같이 보이더
니, 나중에는 맑아졌다. 바위가 갈라져 열리더니, 그 사이로부터 물이
솟아 나오면서 즐겁게 속삭였지."
이리하여 아키스는 강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그 강을 아키스라고 부
르게 되었다.
257
트로이 전쟁
-
트로이의 목마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었는데, 어떤 때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경우
도 있었다. 한때 그녀는 헤라 및 아프로디테와 자신의 아릉다움을 경쟁
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해서 일어났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흔식 때 불화의 여신 에리스를 제외한 모든
신들이 초대를 받았다, 자기만을 제외한 데 분격한 에리스는 손님들이
앉아 있는 연회석 가운데에다가 황금 사과를 하나 던졌는데, 그 사과에
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쐬어져 있었다, 그래서 헤라와 아프
로터테와 아테나는 제각기 그 사과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우스
는 이러한 미묘한 문제에 판결을 내리기를 원치 않아서 여신들을 이데
산으로 보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양치기 파리스가 제우스의 양 례를 돌보고 있었는
데, 파리스에게 그 심판이 맡겨졌다. 여신들은 저마다 파리스 앞에 나
타났다. 각기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게 하기 위하여, 헤라는
파리스에게 권력과 부를, 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영광과 공명을, 아프로
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얻어 주마고 약속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편을 들어 그녀에게 황금 사과를 주었다. 이
리하여 다른 두 여신은 그의 적이 되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보호
아래 그리스로 항해하여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환대를 받았다. 그
런데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서 아프
로디테가 파리스의 아내로 예정한 여인이었다, 그녀에게는 구혼자가 많
았다. 그리고 그녀의 결단이 알려지기까지 그들은 모두가 구혼자 중의
한 사람인 오디세우스의 권유에 따르기로 하여, 그녀를 모든 박해로부
터 지켜 주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녀를 위하여 복수를 해주겠다고 서약
했다.
그녀가 메넬라오스를 선택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을 때, 파리스가 손
님으로 온 것이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설득하
여 트로이로 데리고 갔다. 이로부터 유명한 트로이 전쟁 -호메로스나
베르길리우스가 노래한 저 고대의 가장 위대한 시'리 주제가 된 전쟁
-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메넬라오스는 그리스의 족장들에게 공약을 이행하여 자기의 처를 탈
환하는 데 협력해 주도록 요구했다. 그들은 대부분 이에 응해서 출정했
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페넬로페와 결흔하여 처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므로, 이와 같이 귀찮은 일에 손을 댈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
는 주저했으므로 팔라메데스가 이타케에 도착하자, 오디세우스는 미친
것처럼 꾸미고 있었다. 그는 나귀와 황소를 쟁기에 매고 종자 대신 소
금을 뿌리기 시작했다.
괄라메데스는 그를 시험하기 위하여 그의 어린 아들 텔레마코스를 쟁
기 앞에다 놓으니, 그는 쟁기를 옆으로 비켰다. 이로써 그가 광인이 아
니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며, 따라서 일젝이 맹세했던 약속을 거절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자기 자신이 그 일에 참가하게 되었으므로, 오디
세우스는 참가하기 싫어하는 다른 족장들, 특히 아킬레우스를 참가시키
는 데 조력했다. 아킬레우스는 에리스가 분쟁의 황금 사과를 연회석에
던져 넣었던 바로 그 결흔식의 주인공이었던 테티스의 아들이었다. Ell
-일리아드-오디세이아-및 -아이네이스-.
트로이 전쟁 259
티스 자신은 바다의 님프로서 신의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자기 아들이
원정에 참가하면 트로이 전선에서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는 아들의
참전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를 리코메데스 왕의 궁정으로 보
내어, 여자로 변장하고 왕의 딸들 사이에 몸을 숨기도록 했다. 오디세
우스는 아킬레우스가 그곳에 있다는 말을 듣고, 상인으로 변장하여 궁
정으로 갔다. 그리고 여자의 장식품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그 속에는
약간의 무기도 섞여 있었다. 그러자 왕의 딸들은 다른 물건에 열중했는
데 아킬레우스는 무기를 만졌다. 그래서 예민한 오디세우스에게 정체가
발각되었다. 오디세우스는 그를 설득하여 그의 어머니의 신중한 권고를
무시하고 다른 동포와 같이 전쟁에 참가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프리아모스트는 트로이의 왕이었고, 양치기이면서 헬레네를 유혹했던
파리스의 아버지였다. 프리아모스트는 파리스를 남몰래 양육하였다. 왜
냐하면 그가 장차 국가의 화근이 되리라는 불길한 징조가 유년시절부터
그에게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징조는 마침내 실현될 것같이
보였다. 왜냐하면 그리스군이 전에 없었던 대규모의 군비를 갖추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미케네의 왕이요, 피해를 입은 메넬라오스의 형 아가
멩논이 총지휘자로 선출뤘다.
아킬레우스는 그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무장이었다. 그 다음은 아이
아스였는데, 그는 몸집이 크고 대단히 용감했으나, 머리가 둔했다. 또
한 디오데스는 영웅다운 자질에 있어서 아킬레우스 다음가는 무장이었
다. 오디세우스는 지혜로 유명했으며, 네스토르는 그리스군의 지휘자
가운데 최연장자로서 고문격으로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트로이도 만만
한 상대는 아니었다. 국왕 프리아모스는 이제는 늙었으나 젊었을 때에
는 현명한 군주로서 국내에서는 선정을 베풀고 국외로는 이웃 여러 나
라들과 동맹을 체결하여 국력을 증강하였다, 그리고 그가 왕위를 유지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주였던 아들 헥토르는 고대 이교도 중에서 가장
고귀한 인물 중의 하나였다. 그는 처음부터 조국의 멸망을 예감했지만,
영웅적인 저항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조국의 운명을 이와 같이 위뎁로
r I
260
게 한 부정행위를 정당시하지는 알았다. 그는 안드로마케와 결흔했다.
그리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그의 성격은 무장으로서의 성격에 못지
않을 정도로 훌릉했다. 헥토르 이외에 트로이군의 중요 지휘자로는 아
이네이아스, 데이포보스, 글라우코스, 사르페돈 등이 있었다.
2년간 전비를 갖춘 다음, 그리고 함대와 군대는 보이오티아의 아울리
스 항에 집결했다. 이곳에서 아가멤논은 수렵을 하다가 아르테미스에게
봉헌된 수사슴을 죽였다. 그러자 여신은 그 복수로 군대 안에 악질을
퍼뜨리고, 배를 항구로부터 떠나지 못하게끔 바람을 잠들게 했다. 이때
예언자 칼라스는 처녀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처녀를 그 제
단에 회생물로 제공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고, 그 처녀는 범죄자의
딸 이외에는 용납되지 않으리라고 선언했다. 아가멤논은 아무리 싫더라
도 승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딸 이피게네이아를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는 구실 아래 불러왔다. 그녀가 회생되려는 순간 여신은 노
여움을 풀고, 그녀가 있던 자리에 암사슴을 한 마리 남겨 놓고, 그녀를
납치하여 구름으로 몸을 가리고 타우리스로 데리고 가서는 자기 신전의
사제로 삼았다.
이윽고 순풍이 불어서 함대는 출범하여 무사히 군대를 트로이 해안에
옮겨 놓았다. 트로이군은 그리스군의 상륙을 저지하려고 진격하였다,
최초의 공격에서 프로테실라오스는 헥토르의 손에 걸려 전사했다. 프로
테실라오스는 그를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오다메이아를 집에 남겨 놓았
다. 남편이 전사했다는 통지에 접하자, 그녀는 오직 세 시간 동안만 남
편과 말하게 해주십사고 신들에게 탄원했다, 그리고 이 탄원은 허용되
었다.
헤르메스가 프로테실라오스를 이 세상으로 다시 데리고 왔다. 그가
두 번째로 죽을 때 라오다메이아도 그와 더불어 죽었다. 전설에 의하
면, 님프들이 그의 분묘 주위에 느릅나무를 여러 그루 심었는데, 이 나
무들은 트로이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이 자란 후에 말라 죽고는
다시 뿌리로부터 새로운 가지가 나왔다고 한다.
g일리아드~ 2sl
-일리아드-
전쟁은 결정적인 승패 없이 9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던 차에 그리
스군에게 치명적이라고도 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아킬레우스
와 아가멤논 사이의 불화였다. 호메로스의 위대한 서사시 -일리아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리스군은 트로이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였으
나, 그 이웃에 있는 동맹국들을 공략하였다. 그리고 전리품을 나눌 때,
크리세이스라는 여자 포로는 아가멤논의 차지가 되었다. 포로 크리세이
스는 아폴론의 사제 크리세스의 딸이었다. 그래서 크리세스는 사제의
표지를 몸에 지니고 와서 딸을 방면해 주기를 간청했다. 하지만 아가멤
논이 거절했으므로 크리세스는 자기 딸을 내놓을 때까지 그리스군을 괴
롭혀 달라고 아폴론에게 탄원했다.
아폴론은 자신의 사제의 소원을 들어 주어, 매우 악한 사자를 그리스
군 진영에 보냈다. 이리하여 신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역병을 피할 방
책을 강구하기 위한 회의가 소집되었다.
아킬레우스는 대담하게 그들의 재난이 크리세이스를 억류한 데 기인
한 것이라 하여, 그 책임을 아가멤논에게 전가시켰다. 아가멤논은 노하
여 그의 포로를 석방하는 데 동의했으나 그 대신 전리품을 나눌 때 아
킬레우스의 차지가 된 여자 포로를 자기에게 넘겨 달라고 아킬레우스에
게 요구하였다. 아킬레우스는 이에 복종하였으나, 이후 자기는 전쟁에
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의 군대를 본진 (布陣)에서 퇴각시키
고, 바로 그리스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남녀 신들도 이 유명한 전쟁에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졌
다. 신들은 그리스군이 지구전을 하면서 그들 스스로 전쟁을 포기하지
만 않는다면 결국엔 트로이가 패배할 운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양군에 각각 가담한 신들의 회망과 근심을 자극할 우연의 여지
는 아직 남아 있었다.
262
헤라와 아테나는 파리스에게 자기들의 미를 멸시당했으므로, 트로이
군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그와 상반된 이유로 트로이
군 편을 들었다. 아프로디테는 자기를 숭배하고 있는 아레스를 트로이
편에 가담케 했으나 포세이돈은 그리스 편을 들었다. 아폴론은 중립을
지켰으나, 때론 트로이 편을, 때론 그리스 편을 들었다. 제우스 자신은
유명한 군주 프리아모스를 사랑했으나 어느 정도 공평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자기의 아들에게 가해진 로욕에 몹시
분노했다. 그래서 곧바로 제우스의 궁전으로 달려가서 트로이군이 승리
하게 함으로써 그리스군으로 하여금 아킬레우스에게 가한 옳지 못한 행
동을 후회하도록 해주십사고 탄원했다. 그러자 제우스는 승낙했다. 그
다음 행해진 전투에서는 트로이군이 크게 승리했다. 그리스군은 싸움터
에서 좇겨 배 안으로까지 퇴각했다.
그래서 아가멤논은 회의를 열어 가장 현명하고 용감한 무장(武裝)들로
부터 의견을 들었다. 네스토르는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내 싸움터로
귀환하도록 설득할 것과 아가멤논이 그의 비행을 보상하기 위하여 분쟁
의 원인인 여인에게 선물을 많이 주어서 아킬레우스에게 돌려보내야 한
다고 충고했다. 아가멤논은 이 의견을 승낙하여, 오디세우스와 아이아
스와 포이닉스를 아킬레우스에게 사죄의 사절로 파견했다. 그들은 임무
를 수행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그들의 간청을 듣지 않았다. 그는
전장으로 되돌아갈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지체없이 그리스로 배를 돌릴
것을 주장했다.
그리스군은 배 주위에 방벽을 구축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는 트
로이를 공격하는 대신 그 방벽 안에서 오히려 자기들 자신을 공격하는
형세가 되었다.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파견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다음
날, 새로운 전투가 벌어졌다. 트로이군은 제우스의 구원으로 승리를 거
두었고, 그리스군의 방벽 일부를 뚫고서는 배에다 불을 지르려고 했다.
이때 그리스군의 위기를 바라보던 포세이돈이 구원하러 나섰다. 그는
-일리아드~ 2s3
예언자인 칼카스의 몽으로 변장하고 나타나서는 큰소리로 장병들을 격
려하고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호소하며 뛰어다녔다. 그 때문에 그
리스군의 사기도 크게 충천해 트로이군을 퇴각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
었다. 아이아스는 여러 가지 용감한 행위를 했으며, 마침내 헥토르와
맞붙게 되었다, 아이아스가 소리내어 도전하자 헥토르는 이에 응답하며
거대한 무장인 아이아스에게 창을 던졌다. 그것은 잘 겨냥되어 아이아
스의 가슴의, 칼을 맨 띠와 방패를 맨 띠가 십자형으로 교차되는 부위
를 적중시켰다. 그러나 칼과 방패가 창이 관통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아무런 부상도 입히지 못하고 창은 땅에 떨어졌다. 이제 아이아스가 큰
돌-이것은 배를 묶어 두는 돌이었다-을 집어 들고 헥토르를 향해
던졌다. 돌은 헥토르의 목을 맞혀 그를 땅에 넘어뜨렸다. 그의 부하들
은 곧 그가 부상당하여 기절한 것을 알고서 물러갔다.
이같이 포세이돈이 그리스군을 원조하여 트로이군을 물리치고 있을
동안에 제우스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왜냐
하면 헤라의 간계에 빠져 싸움에 대하여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헤라는 갖은 수단을 써서 매력적으로 몸을 꾸몄는데, 특히 케스토스라
는 허리띠를 아프로디테로부터 빌린 것은 특기할 만하다. 왜냐하면 이
허리띠는 그것을 띠고 있는 자의 매력을 더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이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라는 이렇게 몸을 꾸미고서 남편 곁
으로 갔다, 그가 바라본 그녀의 매력은 대단하였으므로, 지난날의 불타
는 사랑이 다시 되살아났다. 그리고 그는 전쟁이나 그 밖의 다른 국사
도 잊어버리고 그녀만을 생각하고, 전쟁은 되는 대로 방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는 오래 계속되지 않았다. 눈을 지상으로 돌려 헥
토르가 부상을 입고 고통을 당하고 거의 생명이 끊어질 지경임을 보고
서 제우스는 크게 노하여, 헤라를 물러가게 하고 이리스(무지개의 여신)
와 아폴론을 불러오라고 분부했다. 그러고는 불려온 이리스를 포세이돈
dl11l닐拏刃小品 小小心1 IrlO rl근
264
단히 빨리 이행되어 아직 전투가 한창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 헥토르는
싸움터로 되돌아갔고, 포세이돈은 자기의 영지로 물러갔다.
파리스가 쏜 화살이 아이클레피오스(의술의 신)의 아들 마카온을 부상
시켰다. 그는 아버지의 의술을 계승하였으므로, 용감한 무장으로서뿐만
아니라 군의 (軍營)로서 그리스군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네스
토르는 마카온을 그의 이륜전차에 태우고서 싸움터로부터 이송했다. 그
들이 아귈레우스의 함대 곁을 지날 때 아킬레우스는 늙은 네스토르를
알아보았지만, 부상당한 장군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는 자기의
막료요, 가장 친한 친구인 파트로클로스를 불러 네스토르의 진영으로
파견하여 물어 보았다.
파트로클로스는 네스토르의 진영에 도착하여 마카온이 부상당한 것을
보았다. 그러고는 자기가 방문한 이유를 말하고 곧장 돌아가려고 하였
는데, 네스토르가 그를 붙잡고 그리스군의 비참한 상황을 모두 이야기
했다. 네스토르의 얘기를 듣고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와 자기가 트
로이를 향하여 출발할 때 각자의 아버지로부터 서로 다른 충고를 받았
던 것 -아킬레우스는 최대의 공명을 올리도록, 파트로클로스는 연장
자로서 그의 친구를 감독하여 그 미숙함을 지도해 주도록 충고를 받았
다-을 상기했다. 네스토르는 계속 말했다.
"지금이야말로 그대들 아버지들의 충고를 이행할 시기요. 신들이 허
용한다면 그대는 아킬레우스를 다시 싸움터로 나오도록 할 수 있을 것
이오. 그렇잖으면 그의 병정이라도 싸움터로 보내도록 해주시오. 그리
고 그대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나오시오. 그러면
그 광경만 보아도 트로이군은 달아날 것이오."
파트로클로스는 네스토르의 말을 듣고 대단히 감동했다. 그리고 그가
본 것과 들은 것을 모두 되풀이하여 생각하면서 아질레우스가 있는 곳
으로 속히 돌아갔다. 그는 최근까지 자기들의 막료였던 무장들의 진영
에서 본 비참한 상황을 아킬레우스에게 말했다. 디오메데스, 오디세우
스, 아가멤논, 마카온 등과 같은 장군들이 다 부상을 입었으며. 방벽은
-일리아드~ 2ss
파괴되고 함선 속에 침입한 적들은 그것을 불살라서 그리스군이 고국으
로 돌아갈 모든 수단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함선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아킬
레우스는 이 광경에 마음이 풀려 파트로클로스에게 그의 소원대로 미르
미도네스(아킬레우스의 병사들은 이렇게 불렸다)를 싸움터로 인솔해 갈 것
을 허락하고 갑읏도 빌려 주었다. 그것은 파트로클로스가 이 갑옷을 입
음으로써 트로이군들의 마음속에 공포를 불러일으키려는 생각에서였다.
곧 병사들이 정렬되었고, 파트로클로스는 찬란한 갑옷을 입은 후 아킬
레우스의 이륜전차에 올라타고서는 병사들의 선두에 나섰다.
그러나 떠나기 전에 아킬레우스는 적을 물리칠 정도에 그치라고 엄격
히 당부했다. 그리고 "나 없이 트로이군을 추격하지는 마라. 그것은 오
히려 내 명예를 손상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고
병사들에게 훈시하고서 의기충천해 있는 그들을 싸움터로 내보냈다.
파트로클로스와 그의 군대는 곧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이 광경을 보고서 기쁨에 넘친 그리스군은 소리를 질렀고
환호성은 함선에 메아리쳤다. 트로이군은 유명한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보자, 공포에 떨며 달아날 곳을 찾기에 바빴다. 배를 점령하고 불을 지
른 자들이 제일 먼저 달아났으므로, 그리스군은 배를 탈환하여 불을 전
다. 그러자 나머지 트로이군도 당황하여 서둘러 도망쳤다. 아이아스와
메넬라오스, 네스토르의 두 아들은 가장 용감하게 싸웠다. 이 때문에
적장 헥토르는 부득이 말머리를 돌려 포위망을 뚫고서 퇴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의 부하들은 도망치려고 구렁 속에서 허덕거렸다. 파트로
클로스는 눈앞에 있는 적병을 쏜고 많은 자를 무젤렀는데 감히 그에게
저항하는 자가 없었다.
드디어 제우스의 아들인 사르페돈이 파트로클로스와 맞붙게 되었다.
제우스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닥쳐을 운명으로부터 그를
구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헤라는 만약 제우스가 그런 짓을 하면 하늘에
있는 다른 신들도 그의 선례를 따라서 자기들의 자손이 위태롭게 되면
266
간섭하게 되리라고 암시했다. 당연한 말이므로 제우스는 이 말에 따랐
다. 사르페돈이 창을 던졌으나 파트로클로스를 맞히지 못했다. 그러나
파트로클로스가 던진 창은 사르페돈의 가슴을 꿰뚫어 사르페돈은 쓰러
졌다. 그리고 자기의 시체를 적의 손에 넘기지 말라고 친구들에게 호소
하면서 절명했다, 그러자 그의 시체를 점유하려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
졌고 결국 그리스군이 승리하여 그의 캄옷을 벗겼다.
제우스는 아들의 시체가 수모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그의
명령을 받은 아폴론이 병사들 속에서 사르페돈의 시체를 탈취하여 쌍등
이 형제인 '죽음'과 '잠' 에서 보살피도록 맡겼다. 그들에 의하여 시체
는 사르페돈의 고향인 리키아로 이송되어 정중한 장례가 거행되었다.
이 정도까지는 파트로클로스도 생각대로 성공을 거두고 트로이군을 물
리치거나, 자기편의 힘을 되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곧 운명의 변화가
닥쳐왔다. 헥토르가 이륜차를 타고 그에게 대항해 왔던 것이다. 파트로
클로스는 헥토르를 향하여 커다란 돌을 던졌다. 하지만 돌은 빗나가 Dt
부인 케부리오네스를 맞혔고, 그는 이륜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헥토르는 이 전우를 도우려고 전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러자 파트로클로
스도 뛰어내려 자기의 승리를 완결지으려 했다. 이와 같이 하여 두 영
웅은 대치하였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시인 호메로스는, 헥토르에게
승리의 영예를 주기 싫어한 듯, 아폴론이 그의 편을 들어서 파트로클로
스를 무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폴론이 파트로클로스를 쳐서 머리에
서 투구를 벗기고 손에서 창을 떨어뜨리게 하였다는 것이다. 동시에 무
명의 한 트로이 병사가 그의 등에 상처를 입히자, 헥토르가 돌진하여
창으로 찔렀는데, 이때 파트로클로스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러자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랫으려고 무서운 격전이 일어났다. 결
국 그의 갑옷만 헥토르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헥토르는 조금 물러서서
자기의 갑옷을 벗어 아킬레우스의 갑옷으로 갈아입고서 전투를 다시 시
작하였다. 아이아스와 메넬라오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보호하였
고, 헥토르와 그의 가장 용감한 병사들은 그것을 잴취하컨;7 31~93rl
-일리아드~ 267
승부를 끝내지 못한 채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는 속에 제우스는 하늘의
전면을 검은 구름으로 뒤덮었다. 번갯불이 번쩍이고 뇌성 벽력이 일었
다. 아이아스는 주위를 돌아보면서 아킬레우스에게 친구의 죽음과 그
유해가 적의 수중에 들어갈 위험성이 절박하다는 것을 고하기 위해서
적당한 사자를 구하려 했으나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때 그가 외쳤던 탄식은 유명한 구절로 흔히 인용되고 있다.
하늘파 땅의 아버지여 !
제발 이 검은 구름 밑에서
아카이아의 대군(그리스군) 을 구출해 주십시오.
하늘을 맑게 해주십시오.
낮을 부여해 주십시오.
또 당신의 뜻이라면 우리들의 몸을 산산이 부서지게 하십시오.
그러나 오-낮만은 부여해 주십시오.
-쿠퍼 옮김
또 포프(1688h1744,영국의 시인)의 번역에 의하면
땅과 하늘의 주인이시여 !
오, 왕이여! 오, 아버지여!
저의 천박한 기도를 들어 주십시오!
이 구름을 몰아 버리고,
다시 하늘의 빛을 내려 주십시오.
무엇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이 아이아스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리스군이 멸망할 운명이라면
우리들도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제발 우리를
대낮의 햇빛 속에서 죽게 해주십시오!
變體b"---EA-b--
2t18
드디어 제우스는 구름을 거둬들였다. 그제야 아이아스는 안틸로코스
를 아킬레우스에게 파견하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과 그의 유해를 둘러
싸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게 했다. 그리스군
은 마침내 유해를 배 있는 곳으로 운반했는데, 뒤에서는 헥토르와 아이
네이아스와 그 밖의 트로이군이 육박하여 추격했다.
아킬레우스가 친구의 부음을 듣고 어찌나 슬퍼하였는지, 안틸로코스
는 그가 자살이나 하지 않을까 한때 걱정할 정도였다. 아킬레우스의 신
음 소리는 바닷속 깊이 살고 있는 어머니 테티스의 귀에까지 들려, 테
티스는 그 원인을 묻기 위해 그에게로 직행했다. 가보니 그는 자기가
너무나 원한을 풍었기 때문에 친구를 죽게 하였다는 자책에 안절부절못
하고 있었다.
그의 유일한 위안은 복수하는 길이었다. 그는 헥토르를 찾아서 바로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지금 갑옷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내일 아침까지만 기다린다면
전번 것보다 더 훌릉한 갑옷을 한 벌 헤파이스토스에게서 얻어다 주마
고 약속했다. 그가 어머니의 말에 따르자, 테티스는 바로 헤파이스토스
의 궁전으로 갔다. 가보니 그는 자기의 대장간에서 자신이 사용할 삼각
가를 만드는 데 분주했다. 이 대는 실로 교묘하게 만들어져서 필요할
때에는 자동적으로 나왔고 불필요할 때에는 역시 자동적으로 물러갔다.
헤파이스토스는 테티스의 土청을 듣고는 하던 일을 즉시 중단하고 그
녀의 土망에 응해 서둘러 제작에 들어갔다. 그는 아킬레우스를 위해서
훌릉한 무구를 한 벌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곰곰이 궁리를 하여
장식한 방패를 만들고, 다음에는 꼭대기에 금을 단 투구를, 또 그 다음
에는 칼이나 창이 들어갈 수 없는, 갑옷의 가슴받이와 정강이받이를 만
들었는데, 그것은 모두가 아킬레우스의 몸에 잘 맞고 정교하게 만들어
졌다. 이것들은 모두 하룻밤에 완성되었다. 테티스는 그것을 받아 가지
고 지상으로 내려가서 새벽녘에 아킬레우스의 발 밑에 갖다놓았다.
파트로클로스가 죽은 이래 아킬레우스가 느긴 최초의 기쁨은 이 흘릉
d:일리아드~269
아킬레우스의 방패를 만드는 헤파이스토스와 키클로프스들
한 갑옷을 대했을 때였다. 새로운 갑옷을 입은 그는 진영으로 나아가 모
든 무장들을 회의에 소집하였다. 그들은 빠짐없이 다 모였다. 그는 그들
에게 아가멤논으로부터 연유한 여러 불행한 일을 통탄하면서 속히 싸움
터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미 아가멤논에 대한 감정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아가멤논이 모든 책임을 불화의 여신 에리스에게 돌려 적
절한 대답을 했으므로, 두 영웅 사이에 완전한 화해가 이루어졌다.
아킬레우스는 분노와 복수심에 룰타서 출전하였으므로, 그에 대항할
자가 없을 정도였다. 가장 용감한 무장들도 그 앞에서는 도망치거나 그
의 창에 맞아 쓰러졌다. 헥토르는 아폴론의 경고를 받아들여 접근을 피
했다. 아폴론은 프리아모스의 아들 가운데 하나인 리카온의 모습으로
분장하여 아이네이아스를 고무하여 아킬레우스에게 대항케 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자기가 아킬레우스만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전투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는 혜과이스토스가 만든 방패를 향해 온
힘을 다하여 창을 던졌다. 그 방패는 다섯 개의 금속판으로 돼 있었다.
두 개는 놋쇠로, 다른 두 개는 주석으로, 나머지 한 개는 금으로 되어
270
있었다. 창은 두 개의 판을 관통하고 세번째 판에서 정지했다. 다음에
아킬레우스가 던진 창은 멋지게 명중했다. 그것은 아이네이아스의 방패
를 관통하였으나 그의 어깨 부근에서 빗나가서 상처를 내지는 못하였
다. 그러자 아이네이아스는 지금 사람 같으면 두 사람의 힘으로도 들
수 있을까 말까 한 큰 돌을 들고서 던지려고 하였고, 아킬레우스는 칼
을 빼들고서 아이네이아스에게 돌진하려고 했다. 그 순간에 포세이돈은
전투 상황을 보고 빨리 구하지 않으면 필시 아이네이아스가 피살되리라
생각하고, 그를 불쌍히 여겨 구름을 두 사람 사이에 퍼뜨렸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를 땅에서 들어올려 무장들과 군마의 머리 위를 넘어 후방
으로 운반했다.
아킬레우스는 구름이 걷힌 뒤에 그의 적수를 찾아보았으나 없어졌으
므로, 괴상한 일이라 생각하고 다른 적에게 무기를 돌렸다. 그러나 아
무도 그에게 대항하는 자가 없었다. 한편 프리아모스가 성벽 위에서 내
려다보니, 트로이의 전 군대가 성안을 향해서 전력을 다하여 도주하고
있었다. 그는 곧 도망치는 병사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문을 활짝 열도
록 명령했다. 그러나 아킬레우스가 곧바로 육박해 왔으므로 성문을 닫
을 겨를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아폴론은 프리아모스의 아들 아게노
르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잠시 동안 아킬레우스에게 대항하고서는 몸을
돌이켜 이 도시에서 탈출하였다.
아킬레우스가 적을 추격하여 성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이윽고 아폴론이 정체를 드러냈다. 아킬레우스는 속은 것을 깨닫고
추격을 단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성안으로 도퍼했지만 헥토르는 일전을 불사할 각
오로 성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늙은 아버지는 성벽에서 그를 부
르며 퇴각하여 적과의 충돌을 피하라고 애원했으며, 어머니 헤카베도
똑같은 말로 간청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헥토르는 흔자 중얼거렸다,
"나 자신이 명령하여 오늘의 회전을 하게 된 것이고, 많은 부하들이
전사했는데, 내 어찌 한 사람의 적을 두려워하여 피한단 말인가. 그러
-일리아드~271
나 내가 그에게 헬레네와 그녀의 모든 재물과 그 위에 우리들 자신의
풍부한 재물까지도 다 양도한다고 제안하면 어떨까? 그래서는 안 되지.
너무 늦어-그는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말하는 동안에 나를 죽일 거
야?
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 아킬레우스는 군신 아레스처럼
무서운 형상으로 접근하여 왔는데, 그의 갑옷은 그가 움직일 때마다 번
갯불같이 번쩍거렸다. 이 광경을 보자 헥토르는 원기를 잃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킬레우스는 재빨리 추격하였다. 그들은 성벽을 끼고 달렸
으며, 그 주위를 세 바퀴나 돌았다. 헥토르가 성에 접근하자, 아킬레우
스는 그를 가로막아 더 넓은 곳으로 나가 돌게 했다. 그러나 아폴론이
헥토르의 힘을 지지하여 피로로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했다.
그러자 여신 아테나는 헥토르의 가장 용감한 동기간인 데이포보스의
모습으로 분장하여 돌연 헥토르의 곁에 나타났다. 헥토르는 그를 보자,
기뻐하고 용기를 얻어 도망을 중지하고 아킬레우스에게 대항하고자 몸
을 돌렸다. 헥토르는 그에게 창을 던졌다.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맞고 튕겨 나갔다.
이에 헥토르가 데이포보스의 손에서 다시 던질 창을 받으려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데이포보스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헥토르는 자기의
운명을 깨닫고 말했다.
"아! 이제 나의 죽음이 다가왔나 보다! 나는 데이포보스가 곁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테나가 나를 속이다니! 데이포보스는 아직 트로이 성안
에 있다. 그러나 부끄러운 죽음은 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허리에서 칼을 빼어 들고 돌진해 갔다. 아킬레
우스는 방패로 몸을 방어하면서 헥토르가 접근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
다.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창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 아킬레우스
는 갑옷에 가려지지 않은, 따라서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목 부분을 겨냥
해 창을 던졌다, 헥토르는 치명상을 입고 그 자리에 곧바로 쓰러지면서
힘없이 말했다.
272
-産業理
르-
(일리아드~ 273
"나의 시체만은 돌려주시오! 나의 부모에게 몸값을 받고 돌려주시오.
그리고 트로이의 아들 딸들로부터 장례를 받도록 해주시오. "
이 말에 아킬레우스는 대답했다.
"나쁜 놈 같으니. 몸값이니 동정이니, 그따위 말은 듣기도 싫다. 네
가 얼마나 나에게 괴로움을 끼쳤는가를 생각해 보라. 안 된다. 어떻게
든 너의 시체가 개밥이 되는 것을 면하게는 않겠노라. 아무리 몸값을
많이 가져오고 너의 몸무게쓱 비등한 금을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다 거
절하겠다. "
이렇게 말하면서 아킬레우스는 시체에서 갑옷을 벗기고 노끈으로 발
을 결박한 후 이륜전차 뒤에 매달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륜전차에
올라 말에 채찍질을 하여 트로이 성 앞에서 시체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
다. 이와 같은 광경을 본 프리아모스 왕과 왕후 혜카베의 비통한 마음
은 무엇으로도 다 형용할 수 없었다. 신하들은 뛰어나가려는 왕을 겨우
제지했다. 그는 땅에 몸을 던지고 신하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빨리 놓아
주도록 애원했다, 혜카베의 슬픔도 왕에 못지않게 치밀어올랐다.
시민들은 울면서 그들의 주위에 서 있었다,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
가 일을 하고 있는 시녀들 사이에 앉아 있던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
의 귀에도 들려 왔다. 그녀는 불길함을 예감하면서 성벽 쪽으로 나갔
다, 그곳에 벌어진 광경을 보았을 때, 그녀는 하마터면 성 위에서 거꾸
로 떨어질 뻔했으나, 기절하여 다행히 시녀들의 팔 속에 쓰러졌다. 정
신이 돌아오자 그녀는 조국은 멸망하고 자신은 포로가 되고 아들은 이
방인들의 동정을 구하며 걸식하는 광경을 눈에 그리면서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다.
아킬레우스와 그리스군은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자에 대해 원수를 갚
은 후에,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나뭇더미가
세워지고 시체는 엄숙히 화장되었다. 다옴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가
거행되었다, 그것은 이륜전차 경주,레슬링 ,권투-궁술 등이었다. 그
리고 무장들은 장례의 향련에 삼석한 뒤 돌아가서 쉬었다, 그러나 아킬
274
理法現業情理理-理
레우스는 향연에도 참석하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았다. 친구를 잃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전투와 위험한 바다에서 그리고 얼
마나 어려운 곤경과 위험한 경지에서 고생을 같이하였던가!
날이 새기도 전에 그는 막사를 나와 이륜마차에 준마를 매고서, 헥토
르의 시체를 끌기 위해 뒤에 달았다. 그러고는 파트로클로스의 무덤 주
위를 두 바퀴 돈 뒤에 시체를 땅에 그대로 방치하였다. 그러나 아폴론
은 이러한 학대를 받으면서도 시체가 찢기거나 손상당하지 않게 하였
고, 모든 더러움과 모독으로부터 방어했다.
아킬레우스가 이와 같이 용감한 헥토르를 모독함으로써 분노를 풀고
있는 동안에 헥토르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가 테티스를 불렀다. 그러고
는 아들한테로 가서 헥토르의 시체를 트로이군에게 반환토록 설득하라
고 분부했다. 그리고 제우스는 무지개의 여신을 프리아모스 왕에게 파
견하여, 용기를 내어 아킬레우스한테 가서 아들의 시체를 반환해 줄 것
을 요청하라고 일렀다. 무지개의 여신이 말을 전하자, 프리아모스는 이
에 복종하여 준비를 갖추었다.
그는 먼저 보물 창고를 열고 풍부한 의복과 직물과 금 10탈란톤과 두
개의 훌릉한 삼각가와 정묘하게 만든 금잔을 꺼냈다. 그리고 아들을 불
러 자기의 가마를 내와 그 속에 아킬레우스에게 몸값으로 지불할 예정
인 여러 물건들을 싣게 하였다. 준비가 다 되자, 늙은 왕은 자기와 같
은 연배인 마부 이다이오스 한 사람만을 데리고 성문에서 나와 황후 헤
카베 및 모든 친지들과 작별했는데, 그들은 왕이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여 비탄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제우스는 이 늙은 왕의 모습을 보고 불쌍히 여겨, 헤르메스를
그의 안내자 겸 보호자로 파견했다. 헤르메스는 젊은 무장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두 늙은이 앞에 나타났다. 헤르메스를 본 그들이 도망을 칠
까, 항복을 할까 주저하고 있는데, 그는 다가가서 프리아모스의 손을
잡고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그들을 안내해 주마고 제안하였다. 프리아모
스가 이 제안을 쾌히 받아들이자, 혜르메스는 마차에 올랐고 고삐를 잡
-일리아드~275
고 얼마 안 가서 그들을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데리고 갔다. 헤르메스는
그의 지팡이의 마력으로 모든 수비병들을 잠들게 하여 아무런 제지도
당하지 않고, 두 무장들을 대동하고 막사에 앉아 있던 아킬레우스에게
로 프리아모스를 안내했다. 늙은 왕은 아킬레우스의 발 밑에 몸을 던지
고 그의 아들들을 많이 죽인 그 무서운 손에 입맞추며 말했다.
"오! 아킬레우스여. 당신의 아버지가 나와 같이 늙고 인생의 황혼기
에 처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이라도 이웃 나라의 어떤 장수가
아버지를 억압하고 있는데, 곁에는 아버지의 재난을 구해 줄 사람이 아
무도 없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때에도 아버지는 아들 아킬레우스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아들과 대면할 수 있으리라
는 희망을 가지고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최근까지 트로이의 꽃
이었던 아들들을 다 잃었기 때문에 아무 위안도 없습니다. 단지 마지막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어떤 아들보다도 노년의 나에게 힘이 되었던 아
들이었습니다만, 그도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당신의 손에 걸려 죽었
습니다. 나는 그의 몸값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보물을 가지고 왔습
니다. 아킬레우스여, 신들을 두려워하십시오! 당신의 아버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생각을 해서라도 나를 불쌍히 여기십시오1"
이런 말은 아킬레우스를 감동시켰다, 그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버지
와 죽은 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프리아모스의 백발을 보고 아
킬레우스는 연민의 정을 금할 수 없어 그를 일으켜 세우면서 말했다.
"프리아모스여, 나는 당신이 어떤 신에 인도되어 이곳에 온 줄 압니
다. 왜냐하면 신의 원조 없이 인간의 몸으로는 혈기왕성한 청년일지라
도 감히 이곳에 오려고 하지 못했으니까요. 당신의 청을 들어 주겠습니
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제우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임에 틀림없으니까
9.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일어서서 두 친구와 더불어 밖으로 나가 마차
에서 다른 짐은 모두 내려놓고 시체를 덮을 두 벌의 외투와 한 벌의 옷
만을 남겨 놓았다, 그리고 시체를 마차에 올려 놓고 외투와 옷으로 시
27~
체를 덮었다. 그것은 시체를 트로이로 운반하는 동안에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아킬레우스는 장례를 위하여 12일간의 휴전을
허용하기로 약속한 후에 노왕과 그의 시종을 물러가게 하였다.
마차가 성내에 가까워지자, 멀리 성에서 이를 바라보던 군중은 영웅
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보려고 물려나왔다. 헥토르의 어머니와 아내가
제일 먼저 달려와서 시체에 다가가자, 새로운 비탄의 눈물이 흘러 넘쳤
다. 군중들도 그들과 함께 울었고, 해가 질 때까지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이윽고 날이 새자, 장례 준비가 시작되었다. 9일 동안 사람들은 나무
를 가지고 와서 화장할 단을 쌓았다. 그리고 열흘 만에 그 위에 시체를
놓고 불을 댕겼다. 트로이 군중들은 몰려나와서 화장단을 둘러쌌다. 나
무가 다 타버리자 그들은 남은 불덩이에 물을 뿌려서 끄고는 유골을 모
아 황금 항아리 속에 넣은 후, 땅속에 묻고 그 위에 돌로 봉분을 쌓아
올렸다.
이러한 명예를 일리온은 그 영웅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위대한 헥토르의 영혼도
평화로이 잠들었다.
트로이외 함락
포프I)옮김
-일리아드-의 이야기는 헥토르의 죽음으로 끝났다. 그러므로 우리들
이 그 밖의 영웅들의 운명에 대해서 알려면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그
1)포프가 영어로 옮긴 (일리아드)는 제 -권 1015-1016행의 구절로 끝나 있다.
트로이의 함락 277
이후의 작품을 살펴보아야 한다, 헥토르가 죽은 뒤에도 트로이는 곧바
로 함락되지 않고 새로운 동맹자로부터 뭔조를 얻어 저항을 계속했다.
이들 동맹자 중의 한 사람은 에티오피아의 왕 멤논이었는데, 그에 관
한 이야기는 이미 한 바 있다. 또 한사람은아마존의 여왕펜테실레이
아였는데, 그녀는 여자만으로 구성된 군대를 이끌고 왔다, 그녀들의 용
기와 전투할 때의 무서운 함성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문헌들에 일치
하여 나타나고 있다, 펜테실레이아는 그리스군의 가장 용감한 무장들을
많이 무찔렀으나, 자신도 마침내 아킬레우스의 손에 피살되었다. 그러
나 아킬레우스는 자기가 쓰러뜨린 적장 위에 몸을 구부리고, 그 아름다
움과 젊음과 용기를 생각했을 때, 자기의 승리를 뼈저리게 후회하였다.
데스시테스라고 하는 싸움 잘하고 군중을 선동하는 무례한 자가 이를
조소하다가 아킬레우스에 의해 피살되었다.
아킬레우스는 우연한 기회에 프리아모스 왕의 딸 폴릭세네를 본 일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 트로이군에게 헥토르의 매장을 위해서 허용된 휴
전 때였을 것이다, 그는 그녀의 매력에 반하여 결혼하기를 원했다. 그
래서 그리스군을 설득하여 트로이군과의 전쟁을 종식시키기에 진력하겠
다고 약속했다. 그가 아폴론의 신전에서 결혼 협정을 하고 있을 때, 파
리스가 그를 향하여 독약을 바른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아폴론의 인도
를 받아 아킬레우스의 몸 가운데 상처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발뒤
꿈치에 맞았다. 그의 어머니 테티스는 그가 갓난아이였을 때, 그를 스
틱스 강물에 잠기게 하여 그녀가 손을 대고 있던 발뒤꿈치를 제외한 그
의 신체의 모든 부분을 상하게 할 수 없도록 하였다.I)
이렇게 배반당하여 피살된 아킬레우스의 시체는 아이아스와 오디세우
1)아킬레우스가 불사신이었다는 이야기는 호메로스의 작품 속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또 그가 전하는 바와는 모순된다. 왜냐하면 아킬레우스가 불사신이었
다면, 저 헤파이스토스의 갑옷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278
스에 의해서 구출되었다. 테티스는 아들의 갑옷을 모든 생존자 중에서
그것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 영웅에게 주라고 그리스군에게
명령을 내렸다.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 두 사람만이 후보자로 나섰다.
무장들 중에서 심사위원이 선정되었다. 심사 결과 갑옷은 오디세우스에
게 수여되었는데, 그것은 지혜를 용기보다 더 높이 평가하였기 때문이
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아이아스는 자살하였다. 그의 피가 땅속으로 스며
들어간 곳에서 히아신스 꽃이 한 송이 피어났는데, 그 잎에는 아이아스
이름의 처음 두 글자, 아이(Ail가 새겨져 있었다. 이 '아이' 라는 말은
'비애' 를 뜻하는 그리스 말이다.
헤라클레스의 화살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없음
이 알려졌다, 그 화살은 헤라클레스의 친구로서 최후까지 그와 같이 있
었고, 그의 시체를 화장할 때 불을 붙인 필로크테테스가 가지고 있었
다. 이 필로크테테스는 그리스군에 참가하여, 우연히 독을 바른 화살에
발을 상했는데 일설에 의하면 독사에 물렸다고도 한다. 그의 상처로부
터 대단한 악취가 났으므로 그의 동료들은 그를 렘노스 섬에 데려다 놓
았다.
디오메데스가 그에게 다시 군대에 참가하도록 권유하기 위해서 파견
되었고 권유에 성공했다, 그리고 마카온이 필로크테테스의 상처를 치료
하였다. 그 후 이 운명적인 화살에 최초로 회생된 사람은 다름아닌 파
리스였다. 파리스는 죽음을 앞둔 고통 속에서 자기가 영화를 누리고 있
는 동안에 잊고 있었던 한 사람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그가 젊었을 때
결혼했으나, 문제의 미인 헬레네 때문에 버린 오이노네"라는 님프였다.
파리스의 소행을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던 오이노네가 상처 치료를 거절
했기 때문에 파리스는 트로이로 돌아가서 죽었다. 한편 오이노네는 곧
후회하여 약을 가지고 급히 파리스의 뒤를 따라갔으나 때는 이미 늦었
1)그녀는 약초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트로이의 함락 279
다. 그녀는 너무나 슬픈 나머지 목을 매어 죽었다.I)
트로이에는 팔라디온이라 부르는 아테나의 유명한 조각상이 있었다.
그것은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전해지며, 이 조각상이 트로이 성안에 일
는 한, 트로이는 함락되지 않는다는 신념이 유포되어 있었다. 오디세우
스와 디오메데스가 변장하고 성안으로 들어가 팔라디온을 탈취하는 데
성공하여, 그것을 그리스군의 진영으로 가지고 갔다.
그러나 트로이는 여전히 버터 내었다. 그래서 그리스군은 무력으로는
트로이를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디세우스의 조언에 따라 계
략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리스군은 성에 대한 공격을 포기할 준비를 하
는 것처럼 꾸미고 함선의 일부를 퇴각시켜 인접한 성 뒤에 숨긴 다음,
거대한 목마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아테나의 비위를 맞추
기 위해 선물로 제공할 것이라는 거짓 선전을 퍼뜨렸다. 그러나 사실은
그 속을 무장한 군대로 채웠다. 그 밖의 그리스군은 함선으로 돌아가
정말 떠나는 것같이 출범했다.
트로이군은 그리스군 진영이 철수하고 함대가 떠나는 것을 보고서 적
이 공격을 포기한 것으로 여겼다. 성문을 활짝 열고, 성내의 모든 주민
들이 최근까지 그리스군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을 자유로이 다널 수 있게
되고, 오랫동안 억눌렸던 자유를 되찾은 것을 기뻐하며 몰려나왔다. 큰
목마가 호기심의 주된 대상이었다. 무엇에 쓰는 것일까 하고 모두 이상
히 여겼다. 어떤 자들은 그것을 전리품으로 성안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두려워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이 주저하고 있을 때, 라오콘이라는 포세이돈 신관이 외쳤다.
"시민들이여, 이 무슨 짓인가? 그리스군은 간계에 능하기 때문에 경
계해야 한다는 것은 그대들도 다 아는 바가 아닌가-나 같으면 그들이
1)테니슨은 (오이노네)라는 제목의 괄은 시를 썼지만, 이야기의 가장 시적인
부분인 상처 입은 파리스의 귀환 그리고 오이노네의 거절자 그에 따른 후회
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있다.
틸킬-
I~씰
-
280
선물을 제공하더라도 두려워하겠다. "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목마의 옆구리에 창을 던졌다. 속이 텅 빈 듯
한 소리가 신음 소리와 함께 들렸다. 그러자 트로이군들은 이 충고를
받아들여 문제의 목마와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을 파괴하려고 했다. 그
런데 바로 그 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리스인같이 보이는 포로를 한
명 끌고 나왔다. 그는 두려웅에 정신을 잃은 채, 무장들 앞에 끌려왔
다. 무장들은 묻는 말에 거짓 없이 대답만 하면 생명은 구해 주마고 약
속하면서 그가 힘을 추스리게 했다.
그는 대답하기를, 자기는 시논이라는 이름의 그리스 사람인데 오디세
우스가 자기에 대하여 악감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군들이 퇴각
할 때 자기만이 남겨졌다는 것이었다. 목마는 아테나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헌납품이요, 그렇게 거대하게 만든 것은 성안으로 운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예언자 칼카스가 그들에게 말한
바에 의하면, 목마가 트로이군 수중에 들어가면 트로이군이 틀림없이
승리한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자, 트로이군의 심겅은 일변하여 괴상한 말 그리고 그에
결부된 길조를 확보할 방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때 돌연 괴이한 일
이 일어나 더욱더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었다. 두 마리의 커다란 뱀이
바다 위에 나타났다. 그리고 뱀이 육지를 향해 기어왔기 때문에 군중들
은 사방으로 도망쳤다. 뱀은 라오콘이 두 아들을 데리고 서 있는 곳으
로 곧장 와서는 우선 아이들을 공격하여 그 몸을 칭칭 감고 얼굴에 독
기를 내뿜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구출하려고 노력했으나 도리어 그
자신이 뱀에 붙잡혀 감기고 말았다. 그는 뱀을 뿌리치려고 했으나 뱀의
힘이 더 강하여 그와 그의 아이들을 독기에 찬 몸으로 칭칭 휘감아 목
을 졸랐다. 이 사건은 라오콘이 목마에 대해 무례한 짓을 했기 때문에
신들이 노한 징조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는 주저 엄이 목마
를 성스러운 물건으로 여기고 적당한 의식을 갖추어 성안으로 끌어들일
준비를 했다. 의식은 노래와 승리의 환호 속에서 행해졌으며 온종일 잔
메넬라오스와 헬레네 281
치가 계속되었다. 밤이 되자 목마의 뱃속에 들어 있던 무장한 무장들이
시논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와서는 야음을 이용하여 대기하고 있던
우군에게 성문을 열어 주었다. 곧이어 성안에서는 불이 일어나고 잔치
에 지쳐서 잠이 든 백성들은 참살되었다. 이리하여 트로이는 완전히 정
복되었다.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군상 조각 중에, 큰 뱀에 말린 라오콘과 자식
들의 조각이 있다. 보스턴의 아테니엄(현재의 보스턴 미술관)에는 그 복
제품이 있는데, 원작은 로마의 바티칸 궁전에 있다.
프리아모스 왕은 그의 왕국이 멸망할 때까지 살았으나, 성이 그리스
군에게 점령당하던 날 밤에 피살되었다. 피살되기 전에 그는 무장을 하
고 용사들과 같이 싸우려고 했으나 늙은 왕후 헤카베의 설득에 따라 그
녀 및 딸들과 더불어 제우스의 제단으로 피난하여 탄원했다. 그 동안에
그의 막내아들 폴리테스가 아킬레우스의 아들 피로스에게 추격당하여
부상을 입은 채 그곳까지 쫀겨와 아버지의 발 밑에서 절명했다. 프리아
모스는 격분하여 피로스를 향하여 창을 던졌으나 창은 힘없이 날아갔고
오히려 자신이 피살되었다.
헤카베와 딸 카산드라는 포로가 되어 그리스로 끌려갔다. 일찍이 카
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그로부터 예언 능력을 부여받았다. 그
러나 아폴론은 그녀에 대하여 기분을 상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예언을 적중하지 않게 만들었다. 아킬레우스가 생전에 사랑한 적이 있
었던 다른 한 딸 폴릭세네는 그의 사후 망령의 요구에 따라 그리스군에
의하여 그의 묘 앞에 회생물로 바쳐졌다.
멀넬라오스와 쳔꼭터
독자 여러분은 이제 이처럼 많은 살육의 원인이 된, 아름다우나 죄
282
스는 그의 아내를 다시 소유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프로디테의 힘에 정
복되어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로 간 일이 있었으나 전과 다름없
이 남편을 사랑했다. 파리스가 죽은 뒤, 그녀는 때때로 비밀리에 그리
스군을 원조했는데, 특히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팔라디온을 탈취
하기 위하여 변장을 하고 성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러했다. 그녀는 오디
세우스를 보고 그 정체를 간파했으나 비밀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팔라디
온을 입수하는 일도 도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와 남편의 화해는 성립
되었고 두 사람은 선발대에 끼여 트로이 해안을 떠나 고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들은 신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일이 있어, 폭풍우를 만나
지중해 연안을 이리저리 표류하며 키프로스, 페니키아, 이집트 등지에
들렀다. 이집트에서는 환대를 받고 또 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그 중 헬
레네가 차지한 것은 금으로 만든 방추물레의 북과 바퀴가 달린 바구니
였다. 그 바구니는 양모와 실패를 넣기 위한 것이었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마침내 무사히 스파르타에 도착하여 다시 왕위
에 오르고 영화를 누렸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그의 아버지
를 찾으러 스파르타에 도착했을 때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딸 헤르미오
네와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의 결혼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아가맴논과 오러스터스와 얼력트라
그리스군의 총지휘자였던 아가멤논은 메넬라오스의 형이다, 그는 동
생을 위해 복수전에 참가했으나 그의 최후는 동생처럼 행복하지 못했
다, 그가 집을 비운 새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는 그가 귀환한 날짜가 가까워지자 정부 아이기토스와 공모하여 남편을
없애 버릴 음모를 꾸몄다. 그리하여 그의 귀환을 축하하는 연회석상에
서 그를 죽였다.
공모자들은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도 죽일 작정이었다. 아직은
아가멤논과 오레스테스와 엘렉트計 283
어려서 걱정할 것이 없었으나 그가 성장한 뒤의 후환이 두려웠기 때문
이었다. 그러나 오레스테스의 누이 엘렉트라는 그를 비밀리에 포키스의
왕인 숙부 스트로피오스에게로 보내어 그의 생명을 구했다,
오레스테스는 스트로피오스의 궁전에서 왕자 필라데스와 함께 성장했
는데, 그들 사이의 열렬한 우정은 오늘날에도 속담으로 남아 있다.L)엘
렉트라는 종종 사자를 보내 동생에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라고 몇 번
이고 상기시켰다. 오레스테스는 성장하여 델포이의 신탁에 문의했다.
그러자 신탁은 그의 복수의 결심을 공고히 하도록 했다.
그래서 그는 변장을 하고 아르고스로 가서 스트로피오스의 사자라 칭
하고, 오레스테스의 사망을 알리러 왔으며 고인의 유골을 함에 넣어가
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성묘하고 당시의 관습에 따라서
제물을 바친 뒤에 누이 엘렉트라에게 자기의 정체를 밝혔다. 그리고 곧
바로 아이기스토스와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참살했다.
자식이 그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이 패륜행위는 비록 그것이 피살된
자의 죄악과 신들의 명령에 연유한 것이었으므로 수긍할 점이 전혀 없
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옛 사람의 마음에도 오늘날의 우리들
이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
다. 복수의 여신 에우메니데스들은 오레스테스를 붙잡아 미치게 하여
각처를 유랑케 하였다. 필라데스가 그와 함께 유랑하며 뒤를 돌보아 주
었다. 마침내 재차 신탁에 문의한 결과, 스키타이의 타우리스에 가서
하늘로부터 추락하였다고 전해지는 아르테미스 상을 가지고 오라는 것
이었다. 신탁에 따라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는 타우리스로 갔는데, 그
곳에서는 야만스런 주민들이 그들 수중에 떨어진 모든 이방인을 아르테
미스에게 회생물로 제공하는 관습이 있었다. 두 친구는 붙잡혀 몸을 결
박당하고서 희생물로서 신전으로 운반되었다. 그런데 이 신전의 사제는
다름아닌 이피게네이아였다. 그녀는 오레스테스의 누이로서 독자도 기
1)이 우정은 '다몬과 피시아스' , 다욋과 요나단' 의 우정과 더불어 유명하다
284
억할 것이지만, 제물로 회생되려고 할 순간에 아르테미스에 의하여 납
치되었던 여인이다. 끌려온 제물들의 신분을 확인한 이피게네이아는 자
기의 신분도 그들에게 밝히고, 세 사람은 여신상을 가지고 미궤네로 돌
아왔다.
그러나 오레스테스는 아직도 복수의 신들 수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침내 그는 아테네에 있는 아테나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여신은 그를
보호해 주었고, 아레오파고스 법정에서 그의 운명을 재판하게 했다. 에
우메니테스들이 그를 기소하였다. 그러자 오레스테스는 델포이 신탁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마침내 다시 판결이 내려졌는데, 찬반
의 수가 같았으므로 오레스테스는 아테나의 명령에 의하여 방면되었다.
그리고 고전극 중에서 가장 비장한 장면의 하나는 소포클레스가 그린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가 만나는 장면이다. 그것은 오레스테스가 포키
스에서 막 돌아온 때를 그리고 있다. 그때 오레스테스는 엘렉트라를 하
녀로 잘못 알고 또 자기의 귀환을 복수의 기회가 올 때까지 비밀로 해
두기로 하고, 자기의 유물이 들어 있는 병을 내놓았다. 엘렉트라는 그
가 죽은 줄만 알고 그 병을 가슴에 끌어안으며 슬픔을 토로한다.
독자 여러분은 트로이 시의 그 영웅들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이야기
를 들은 뒤에 이 유명한 도시의 정확한 위치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놀랄 것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와 고대 지리학자
들이 기술한 내용에 가장 잘 들어맞는 평원에는 오늘날 분묘의 혼적은
남아 있으나, 큰 도시가 있었으리라고 징작되는 흔적은 없다.
285
오디계우스와 키클로프스
씰-
오디세우스의 모헌
이제부터는 -오디세이아-라는 서사시가 우리의 주의를 끌게 된다. 이
시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부터 이타카로 귀환하는 도중에 겪게 되는
모험을 읖은 것이다.
트로이를 출범한 일행은 처음에 이스마로스라는 키콘족이 살고 있는
항구도시에 상륙하였다. 그곳에서 주민들과 충돌이 일어나, 오디세우스
는 한 배에서 여섯 명씩의 부하를 잃었다. 그곳에서 출범한 후 그들은
폭풍우를 만나 9일 동안 해상을 표류한 끝에 로토파고스라는 나라에 도
착했다. 이곳에서 식수를 보급한 후 오디세우스는 세 명의 부하를 보내
어 어떤 인종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 조사하게 하였다. 세 사람이 로토
파고스에 도착하니, 그굿 사람들은 세 사람을 친절하게 맞아 주며, 자
기네들의 식량인 연으로 만든 음식을 내놓았다. 이 음식은 먹으면 고향
생각을 잊고 언제까지나 그곳에 있고 싶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세 사람을 강제로 끌고 와서 배의 벤치 밑에 묶어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일행은 그 다음에 키클로프스의 나라에 도착했다. 이 키클로프스족은
거인으로서 거인들만 사는 섬에 살고 있었다. 키클로프스킨늘 말의 뀨
286
눈을 하나밖에 갖지 않았고, 또 그것이 이마의 중앙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동굴 속에서 살았고, 섬에서 나는 야생식물과 양의
젖을 마시며 살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양치기였기 때문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주력부대를 정박한 배에다 남겨 놓고, 자신은 배를 타
고서 식량을 구하러 키클로프스 섬으로 갔다. 그는 그들에게 선물할 술
을 한 병 가지고 부하들을 거느리고 상륙했다.
그리하여 동굴 속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고, 무
엇이 들어 있나 살펴보았다.
한참 살펴보니 동굴 속에는 살이 포동포동 진 양 떼와 많은 치즈와
젖을 넣는 통과 주발과 우리 속에 갇혀 있는 새끼양과 새끼염소 등이
질서정연하게 가득 차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의 주인 폴리페모
스가 큰 나뭇짐을 지고 돌아와 그것을 동굴 입구에 내려놓았다. 그는
젖을 짜기 위해서 양과 염소를 동굴 안으로 몰아넣고, 그 안으로 들어
와서는 스무 마리의 황소의 힘으로도 끌 수 없는 큰 바위로 동굴 입구
를 막아 놓고는 앉아서 양젖을 짰다. 그리고 젖의 일부분은 치즈를 만
들기 위하여 저장하고 나머지는 식사 때 먹기 위하여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등근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다 낮선 사람들이 눈에 띄자 큰소
리로, 그들에게 정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오디세우스는 아주 공손한
태도로 자기들은 그리스인들인데, 최근 트로이를 정복하여 빛나는 공을
세우고 대원정으로부터 귀국하는 도중이라며 기쁘게 맞아 줄 것을 간청
했다. 폴리페모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한쪽 손을 내밀어서 오디세
우스의 부하 두 사람을 붙잡아 동굴의 벽을 향하여 내던져 머리를 박살
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들을 배불리 먹고 나서 동굴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
오디세우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가 잠자고 있는 동안에 칼로
찌를까도 생각했으나 그렇게 하면 그들 전부를 멸망시키는 결과가 되리
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거인이 동굴 입구를 막아 놓은 바위를 그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고, 따라서 그들이 영원히 동굴 속에
오디세우스와 키클로프스 287
갇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에도 거인은 두 사람의 그리스인을 붙잡고서 전날 그들
동료들에게 한 것처럼 죽여서는 한 점의 살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치
웠다. 그러고 나서 입구에 있는 바위를 열고서 전날과 같이 양 떼를 몰
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는 다시 바위를 움직여 입구를 막았다,
그가 나가자 오디세우스는 피살된 부하들의 원수를 갚고 남은 부하들
과 도망칠 방도를 강구하였다. 그는 부하들로 하여금 큰 나무막대기를
준비하게 하였다. 그들은 키클로프스가 지팡이를 만들기 위하여 베어
온 막대기를 동굴 속에서 발견하였다. 그들은 그 끝을 뽀족하게 깎아서
불에다 바짝 말린 다음 동굴 바닥에 있는 짚 밑에다 감추어 두었다. 그
리고 가장 용감한 사람 네 명을 선발하고 오디세우스는 다섯번째로 그
들에게 가담했다.
저녁 때가 되자 키클로프스가 돌아와서 전과 같이 바위를 굴려 동굴
입구를 열고, 양 떼를 안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전과 같이 젖을 짜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한 후에 다시 오디세우스의 부하 중 두 사람을 붙잡
고서 머리를 박살내어 그것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그가 식사를 마치자,
오디세우스는 그에게 접근하여 술을 한 사발 따라 주면서 말했다.
"키클로프스여, 이것은 술입니다. 사람 고기를 먹은 뒤에 마시면 맛
도 있고 하니 드시오."
그는 정중하게 대해 주었다.
그는 그것을 받아 마셨다. 그리고 대단히 좋아하며 더 청했다. 오디
세우스가 더 따라 주었더니 거인은 아주 기뻐하며 은총을 베풀어 그를
제일 나중에 잡아먹-다고 하며 그의 이름을 물었다.
"내 이름은 우티스(그리스 말로 '아무도 아니다' 라는 뜻)."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녁식사가 끝나자 거인은 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다. 오디세우스는
선발된 네 사람의 부하와 더불어 막대기 끝을 불 속에 집어넣어 벌겋게
달군 뒤에 그것으로 거인의 애꾸눈을 바로 겨누어 눈 속에 깊이 박고는
2⑦
브래料料I>-一 쁘트띤 빼트츠灰I>뜨 띠삐 보料티 -르츠小I)
오디세우스와 키를로프스 289
목수가 나사 송곳을 돌리듯이 빙빙 돌렸다. 거인은 동굴이 떠나갈 듯한
비명을 질렀다. 오디세우스는 그의 부하들과 함께 재빨리 몸을 피해 동
굴의 한쪽 구석에 숨었다.
거인은 울부짖으며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동굴에 살고 있는 괴클로프
스들을 소리 높여 불렀다. 그들은 그의 부르짖음을 듣고 그의 동굴 주
위에 모여 무슨 고통 때문에 이와 같이 떠들어 잠도 못 자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울부짖으며 대답했다.
"오, 친구들이여, 나는 지금 죽을 지경이네! 우티스가 나를 괴롭힌다
-"
그러자 그들은 대답했다.
"아무도 그대를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우스의 짓이므로 그대는
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신음하는 그를 남겨 놓고 물러갔다.
다음날 아침, 키클로프스는 양 테를 목장으로 내보내기 위하여 바위
를 굴리고는 양이 나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동굴의 입구에 서 있었
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양 떼에 섞여 도망칠 수가 없
었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로 하여금 동굴 바닥에 있었던 버들가지로
마구를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세 마리의 양을 한 조(꼴로 하여, 이에
그 마구를 채워 나란히 걸어가게 하였다. 세 마리 가운데 중간 것에 그
리스인들이 한 사람씩 매달리고 양편에 있는 양들은 이를 비호하였다.
양이 지나갈 때마다 거인은 그 등과 옆구리를 만져 보았으나, 배를
만져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리하여 부하들이 모두 무사히 통과했
고, 마지막으로 오디세우스가 통과했다. 동굴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거
리에 왔을 때,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양에서 몸을 풀고 많은 양
떼를 몰고 해안으로 내려와 배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급히 서
둘러서 양을 배에다 싣고 해안에서 떠나 버렸다. 안전한 거리에 왔을
때 오더세우스가 외쳤다. "키클로프스야, 신들이 네 잔악한 행위에 대
해서 보복할 것이다. 네가 수치스러운 맹인이 된 것은 오디세우h小 h
290
행인 줄 알아라."
이 말을 듣자 키클로프스는 산등성이에 돌출한 바위를 잡더니, 그것
을 뿌리째 뽑아 내어 공중으로 높이 들어을려서 온 힘을 다하여 소리나
는 곳을 향해 던졌다. 그 거대한 바위는 밑으로 떨어져 아슬아슬하게
고물을 스치고 지나갔다. 큰 바위가 바닷속으로 갑자기 떨어지는 바람
에, 배가 육지 쪽으로 쏠리면서 자칫하면 침몰할 뻔하였다. 그들이 배
를 가까스로 해안으로부터 끌어내어 출범하자, 오디세우스는 또다시 큰
소리로 거인을 부르려고 했으나 부하들이 이를 만류하였다.
그러나 그는 거인에게 던진 바위를 자신들이 무사히 피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못 견딜 지경이었다. 그는 전보다 더 안전한 거리에 도달
하자 이 사실을 알렸다. 거인은 저주로써 이에 대답했다.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힘껏 노를 저어 얼마 후 우군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오디세우스는 다음에는 아이올로스 섬에 도착하였다. 제우스는 이 섬
의 왕에게 모든 바람의 지배권을 위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왕은 바람을
내보내거나 멈추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왕은 오디세우스를 친
절히 접대하고 떠날 때는 해롭고 위험한 바람은 모두 가죽자루에다 담
아 은사슬로 매어 그들에게 주고 순풍에 명령하여 배를 그들의 고국으
로 인도해 주도록 하였다.
그로부터 9일 동안, 그들은 평온한 바다에서 순풍에 돛을 달고 질주
했다. 그리고 그 동안 오디세우스는 자지 않고 키 옆에 있었는데, 마침
내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가 자고 있을 때 선원들은 그 신비스런 자루
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그 자루 속에는 친절한 아이올로
스 왕이 자기들의 함장에게 선사한 보물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기들도 다소 나누어 가지려는 욕심에 끈을 풀었다. 그러자마
자 바로 바람이 튀어나왔다. 배는 항로를 멀리 벗어나 그들이 방금 출
범한 섬으로 다시 되돌아왔다. 아이올로스는 그들의 어리석은 짓에 노
하여 더 이상 도와 주지 않겠노라고 외면하였다. 그 때문에 그들은 같
은 항로를 다시 한 번 그것도 고생을 하면서 노를 저어 가지 않으면 안
라이스트리곤 291
되 었小,
라이스트리곤
그들의 다음 모험은 라이스트리곤이라는 야만족을 상대로 한 것이었
다. 배는 모두 그들의 항구로 들어갔다. 완전히 육지로 둘러싸인 만으
로 안전하게 보일 만했기 때문이었다. 오직 오디세우스만이 그의 배를
항구 밖에 정착시켰다, 라이스트리곤들은 그 선박들이 완전히 자기네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알자, 공격을 개시하여 큰 돌을 던져 배를 부수고
전복시켰다. 그리고 물 속에서 버등거리는 선원들을 창으로 찔러 죽였
다, 항구 밖에 남아 있던 오디세우스의 배를 제외한 모든 배들이 선원
들과 더불어 물 속으로 사라져 갔다.
사태가 험악해지자 오디세우스는 도망치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
다고 판단하고, 부하들을 격려하여 힘껏 노를 저어 도망쳤다. 그리하여
그들은 가까스로 달아날 수 있었다.
피살된 동료들에 대한 슬픔과 자신들이 무사히 도망친 것에 대한 기
쁨이 뒤섞인 가운데 그들은 항해를 계속하여 마침내 태양의 딸 키르케
가 살고 있는 아이아이에라는 섬에 도착하였다, 이곳에 상륙하자 오디
세우스는 한 작은 언덕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았다. 다른 곳에서는 사
람이 살고 있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으나, 오직 섬의 중심부 한 곳에
수목으로 둘러싸인 궁전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에우릴로코스(오디세우
스의 매부)의 인솔 아래 선원의 반을 파견하여, 어떠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지를 탐사케 했다. 그러나 궁전에 접근하였을 때, 그들은 사자 -
범 늑대 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 짐승은 사납지 않았고, 키르케의 마술에 길들여진 것이
얹다. 키르케는 유능한 마술사였다. 이 동물들은 전에는 모두 인간이었
으나, 키르케의 마술에 걸려 짐승으로 변한 것이었다. 부드러운 음악
292
소리와 여자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안에서 들려 왔다.
에우릴로코스가 큰소리로 부르니, 여신이 나와 그들을 맞아들였다.
그들은 모두 기꺼이 안으로 들어갔으나, 에우릴로코스만은 흑시 위험하
지 않을까 염려하여 들어가지 않았다. 여신은 손님들을 별실로 안내하
여 술과 여러 가지 진미를 대접했다. 그들이 실컷 먹고 마시고 있을
때. 키르케는 마법의 지팡이를 그들 하나하나에게 살짝 댔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바로 돼지로 변해 버렸다. 머리와 몸뚱이와 목소리와 털은
돼지로 변했으나, 정신은 전과 같았다. 키르케는 그들을 돼지 우리 속
에 가두고 도토리 및 기타 돼지가 좋아하는 다른 먹이를 주었다.
에우릴로코스는 급히 배 있는 곳으로 돌아가 사정을 이야기했다. 이
에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가서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동료들을 구출해 보
리라 결심했다. 그가 흔자 걸어가고 있을 때 한 젊은이가 그의 여러 가
지 모험을 아는 양 친절히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젊은이는 헤르메스라
는 사람으로, 오디세우스에게 키르케의 마술에 관하여 알려 주고, 그녀
에게 접근하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를 단념시킬 수는
없었으무로 헤르메스는 마술에 대항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약초
를 그에게 주고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오디세우스가 궁전에 도착
하자 키르케는 그를 친절히 맞아들이며, 그의 동료들에게 한 것과 같이
후대했다. 그가 식사를 끝내자, 그녀는 지팡이를 그의 몸에 대면서 말
했다.
"자, 돼지 우리를 찾아가서 네 동료들과 뒹굴고 있거라."
그러나 그는 복종하지 않고 얼굴에 노기를 띠면서 칼을 빼어 그녀에
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
기의 동료들을 풀어 주고 다시는 자기나 동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
다는 서약을 하라고 명령했다. 그녀는 서약을 되풀이하면서 그들을 친
절히 대접한 후에 무사히 방면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녀는 약속을 이행
하였다. 돼지로 변했던 사람들이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오고 해안에 남
아 있던 다른 선원들도 초대를 받아 여러 날 동안 굉장한 환대를 받았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293
다. 오디세우스는 고국도 잊고 안일찬 생활에 빠져 수치스러운 줄도 모
르고 그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그의 동료들이 그에게 본디 가졌던 고상함을 깨우쳐 주었고,
그는 그들의 충고를 감사히 받아들였다. 키르제는 그들의 출발을 돕고,
세이렌들이 있는 해변을 무사히 통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세이
렌들은 바다의 님프인데, 그들은 노래를 불러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힘
을 가지고 있었다. 이리하여 선원들은 불행하게도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가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망치는 것이었다. 키르케는 오디세
우스에게 선원들의 귀를 밀초로 막아 노랫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라고
일렀다. 그리고 오디세우스 자신은 선원들로 하여금 자기의 몸을 돛대
에 묶게 하여 세이렌의 섬을 통과하기까지는 그가 무슨 소리를 하거나
무슨 짓을 하든지 간에 그의 몸을 결코 풀어 주어서는 안 된다고 일렀
다. 오리세우스는 키르케의 말을 따랐다. 그는 부하들의 귀를 밀초로
막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줄로 단단히 돛대에 붙잡아 매도록 했다,
그들이 세이렌 섬에 접근하자 평온한 바다 위에서 매혹적인 노랫소리가
들려 왔다. 그러자 오디세우스는 결박을 풀려고 마구 몸부림을 치며 부
하들에게 말과 몸짓으로 몸을 풀어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를 더욱 단단히 결박하였다. 그들은 항해를 계속하였다. 그러자 노랫소
리가 점점 약해지더니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오디세
우스는 기뻐하며 선원들에게 귀에서 밀초를 빼라고 신호를 하였고. 그
들은 오디세우스의 결박을 풀었다.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오디세우스는 또 키르케에게서 스킬라와 카리브디스라는 두 괴물을
경계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우리는 이미 글라우코스의 이야기를 하였을
때, 스킬라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녀가 전에는 아름다운 처녀였는데,
294
키르케에 의하여 뱀 모양의 괴물로 변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녀는 높은 절벽 위에 있는 동굴 속에서 살며, 그곳으로부터 긴 목을
내밀고, 그 목이 닿는 거리를 통과하는 배가 있으면 그 배의 선원 중에
서 한 사람씩 잡아먹었다.
또 하나 무서운 괴물은 카리브디스라는 해변 가까이 살고 있는 소용
돌이였다 매일 세 번씩 무서운 바위틈으로 물이 들어오고, 또 세 번씩
역류하는 것이었다. 이 소용돌이 근처를 통과하는 조수가 들어을 때에
는 어쩔 수 없이 이에 상켜졌다. 포세이돈일지라도 그곳을 빠져 나갈
수는 없었다.
이 무서운 괴물들이 출몰하는 장소에 점근하자, 오디세우스는 그들을
발견하려고 엄중히 감시하고 있었다. 카리브디스에 조수가 들어을 때에
는 큰 물소리가 나므로 멀리서도 경계할 수 있으나 스킬라는 어디에 있
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이 불안스러운 눈으로 그 무
서운 소용돌이를 감시하고 있을 동안 스킬라의 공격에 대한 주의가 부
족하였으므로, 이 괴물은 뱀 모양을 한 여섯 개의 머리를 내밀어 여섯
사람을 붙잡아 째지는 듯한 소리로 울부짖는 그들을 동굴 안으로 납치
해 갔다. 그것은 오디세우스가 그때까지 본 광경 가운데 가장 슬픈 것
이었다. 동료들이 이같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 또 그들의 비명을 들으면
서도 그와 부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키르케는 또 다른 위험을 오디세우스에게 경고하였다, 스킬라와 카리
브디스를 통과한 후에 다음 상륙할 곳은 트리나키아라는 섬이었는데,
그곳에서는 태양신 히페리온의 가축이 그의 두 딸 람페티아와 파에투사
의 손에 의해 사육되고 있었다. 항해자들에게 아무리 필요하더라도 이
가축 떼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경고였다. 이를 위반하면 위반자
에게 파멸을 내린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이 태양신의 섬에 들르지 않고 통과하려 했으나, 배를
정박시키고 해안에서 하루 저녁만 자도 피로를 회복할 수 있다는 부하
들의 성화에 못 이겨 양보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에게 키르케가 배에
칼립소 295
실어 준 식량의 나머지만 가지고 만족해야 하며, 신성한 양이나 기타
가축에게는 하나도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서약을 받았다. 식
량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부하들도 서약을 지켰다. 그러나 역풍으로 말
미암아 한 달 동안이나 섬에 억류되어 남은 식량을 모두 소비한 후에
는, 새나 물고기를 잡아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기아가 그들을 괴롭혔
다. 마침내 오디세우스가 없는 어느 날, 그들은 가축을 몇 마리를 죽이
고 그 일부분을 신들에게 바쳐 자기네들의 범행을 배상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쓸데없는 짓이었다, 오디세우스는 해안에 돌아와 그들의
소행을 알고 공포에 떨었다. 뒤이어 일어난 불길한 징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짐승의 껍질이 땅 위로 기어다니고, 고깃점은 불에 구을 때
꼬챙이에서 우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순풍이 불기 시작하였으므로 그들은 싣으로부터 출범하였다.
얼마 가지 않아 기후가 변하더니 폭풍우가 몰아치고 우렛소리가 진동하
며 번갯불이 번쩍였다. 낙뢰가 돛대를 부수고 돛대가 넘어지는 바람에
키잡이가 깔려 죽었다. 마침내 배까지도 부서져 버렸다. 오디세우스는
나란히 떠내려가는 용골과 돛대로 뗏목을 만들어 몸을 의지하였다. 바
람이 잔잔해지자 울결은 그를 칼립소 섬으로 옮겨 놓았으나 다른 선원
들은 다 사망했다.
오늘날 스킬라와 카리브디스는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는 진퇴양난을
의미하는 속담으로 사용된다.
칼럽소
칼림소는 바다의 님프였다. 이 님프라는 이름은 신분이 낮기는 하지
만 신들의 속성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여신들을 의미하였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따뜻이 맞아들여 굉장히 환대하였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
게 되었고, 그를 영원히 죽지 않게 하여 언제까지나 자기 곁에서 떠나
296
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는 고국의 처자에게로 돌아가려는 결심
을 버리지 않았다. 칼립소는 마침내 그를 돌려보내 주라는 제우스의 명
령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혜르메스가 이 명령을 가지고 그녀에게 왔다.
칼립소는 몹시 싫어하면서도 제우스의 명령에 따랐다. 그녀는 오디세
우스에게 뗏목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식량도 충분히 실어 주었
으며, 순풍도 불게 해주었다. 그는 여러 날 동안 순조로이 항해하여 육
지가 보이는 데까지 왔으나, 갑자기 폭풍우가 일어나 돛대를 부러뜨리
고 뗏목도 망가질 것 같았다. 그가 이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어떤
동정심이 많은 바다의 님프가 발견하고, 가마우지 모양으로 변신하여
뗏목 위에 앉아 그에게 띠를 하나 주고, 그것을 가슴 밑에 매라고 일렀
다. 아무래도 물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는 그것이 그의
몸을 뜨게 하여 헤엄쳐서 육지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것이었다.
페늘롱~1651N1715,프랑스의 성직자 소설가)은 그의 -텔레마크의 모험)
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몇몇 모험을 그리고 있다. 부친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는 여러
장소 중에는 칼립소 섬도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여신은 온갗 수단을 다하여 텔레마코스를 잡아 두려고, 자기와 같이 불
사신의 몸으로 해주겠다고 유흑했다. 그러나 여신 아테나가 멘토르의
모습을 빌려 텔레마코스를 따라가 그의 행동 일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때도 칼림소의 유혹을 뿌리치도록 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
두 달리 도주할 길이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몸을 던져 바다로 뛰어들어 바다 기슭에 머물러 있던 배로 혜
엄쳐 갔다.
팍이아커스인
오더세우스는 다소라도 뗏목에 몸을 의지할 수 있을 동안에는 그것에
파이아케스인 297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마저 불가능하게 되자, 띠를 두르고 헤엄
쳤다. 아테나는 그의 앞에 있는 파도를 가라앉히고 바람을 보내 파도가
해안으로 흘러가게 했다. 밀려오는 파도는 바위에 높이 부딪혀서 쉽사
리 뭍으로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침 조용히 흐르는 하구에 파도
가 잔잔한 것을 발견하고는 뭍으로 올라갔다.
격심한 운동 때문에 지친 그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말도 못 한 채
마치 죽은 사람처럼 해안가에 드러누워 있다가, 얼마 지난 뒤에 소생하
자 기뻐 날뛰며 대지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나 장차 어멓게 해야 할지
아직도 난감했다. 먼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숲을 발견하고 그리로
갔다, 그곳에서 그는 나뭇가지가 우거져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은
신처를 발견하고 나뭇잎을 모아 침상을 만들고 그 위에 누워서 몸 위를
나뭇잎으로 덮은 뒤 잠을 실컷 잤다.
이때 오디세우스가 도착한 곳은 파이아케스인의 나라 스케리아였다.
이 파이아케스인들은 원래 키클로프스족이 살고 있는 근처에 살았으나,
이 야만족의 억눌림을 벗어나 나우시토스라는 왕의 지휘하의 스케리아
섬으로 이주하였던 것이다. 호메로스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신들과 혈
연관계가 있는 종족으로서 신들은 그들이 제물을 헌납하면 그들 사이에
나타나서 함께 향연을 즐기고, 외로운 나그네를 만나는 일이 있어도 몸
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I)그들은 풍부한 부를 가지고, 그 기쁨 속에서
전장의 소동에도 동요됨이 없이 지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득
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해안
에는 아무런 적도 가까이 오는 일이 없었고, 따라서 그들은 활을 사용
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의 주된 일은 항해였다. 그들의 배는 새가 날
때와 같은 속도를 늣고 있었고, 두뇌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배 스스
로가 모든 항구를 알고 있어 따로 수로 안내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나
우시토스의 아들 알키노스가 당시 그들의 왕이었는데, 그는 현명하고
298
공정한 군주로서 백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파이아케스인의 섬에 도착하여 나뭇잎 침상에서 자고
있던 그날 밤에, 왕의 딸 나우시괴는 아테나가 보낸 꿈을 꾸었다. 꿈에
이르기를 그녀의 결혼날이 머지않았으며 그 준비로 전 가족의 옷을 세
탁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샘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읏을 그리로 운반하지 않으
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잠이 깨자 공주는 자기 싱중에 있는 말을 하려
고 부모에게로 급히 갔다. 그녀는 결혼날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으
나, 적당한 이유를 붙여서 가족의 옷을 세탁하자고 말했다. 아버지는
쾌히 승낙하고 하인들로 하여금 마차를 준비하도륵 하였다. 세탁할 옷
들이 마차에 실리고, 어머니는 풍부한 식량과 술을 역시 마차에 실었
다. 공주는 자리에 앉아 채찍질을 하고 시녀들은 걸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시냇가에 도착하자 노새들을 풀어 풀을 뜯어먹게 하고. 마차
에서 짐을 내리고 옷을 물가로 운반하여 즐거운 듯이 재빨리 세탁하여
순식간에 일을 마쳤다. 그러고는 세탁한 옷을 말리기 위하여 냇가에 널
고, 자기들도 목욕을 한 후에 앉아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자.
I들은 한마음이 되어 냇가에서 공놀이를 하며 홍겹게 놀았다, 공주는
즐겁게 놀고 있는 그들을 위하여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러나 그들이
말린 옷을 거둬 가지고 시내로 돌아갈 채비를 하려 할 때, 아테나는 공
주가 던진 공이 물 속에 떨어지게 했다. 그 바람에 그녀들이 모두 소리
를 치자 오디세우스는 잠이 깼다.
이때의 오디세우스의 처지를 눈에 그려 보자. 이 난파당한 선원은 바
로 몇 시간 전에 거친 바다로부터 도피하여 모두 벌거숭이가 되어, 자
다가 깨어 보니 수풀 사이로 젊은 처녀들-그것도 태도로 보나 차림
새로 보나 미천한 농부의 딸이 아니라 고귀한 집안의 딸인 것같이 보이
는-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구원을 청할 마음은 간절했으나 감히 어
떻게 벌거숭이로 모습을 나타내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호소할 수 있겠
는가? 이때야말로 그의 수호신 아테나가 조종하고 나설 만한 장면이얼
파이아케스인 299
다. 이 여신은 이제까지 그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버린 적이 한 번
도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잎이 많이 달린 나뭇가지를 꺾어서 몸을 가리
고. 숲에서 걸어 나왔다.
처녀들은 그를 보자 사방으로 도망쳤으나 나우시카만은 예외였다. 왜
냐하면 아테나가 그녀를 도와 용기와 분별력을 부여했기 때문이었다.
오디세우스는 공손한 태도로 멀리 서서 자기의 비참한 사정을 설명하
고, 그 미인 (그녀가 여왕인지 여신인지 오디세우스에게는 구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간청했다. 공주는 바로 마련해 드리겠
다면서, 아버지도 사실을 안시먼 그를 환대할 것이라고 친절히 대답했
다. 그녀는 도주한 시녀를 불러 모아 놓고 침착성이 없다고 마구 꾸짖
고는 파이아케스인은 두려워할 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들에
게 다시 한 번 되새겨 주었다. 그녀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이분은 제우
스의 나라로부터 온 불행한 나그네니 정중히 대접해야 한다고 하고는
그들에게 먹을 것과 옷을 가지고 오라고 명령했다.
마차 속에 남자 형제들의 옷이 있었다. 명령이 이행되어 오디세우스
는 으슥한 곳으로 가 몸에서 바다 소금을 씻어 내고 옷을 입고, 식사를
하여 원기를 회복했다. 지혜의 여신은 그의 몸을 살찌게 하고. 넓은 가
슴과 남자다운 얼굴에 우아한 빛을 퍼뜨렸다.
공주는 그를 보자 감탄하고, 시녀들에게 자기는 신에게 이와 같은 남
편을 보내 달라고 원하였노라고 아무런 주저 없이 말했다. 그녀는 오디
세우스에게 시내로 갈 것을 권하고. 들길을 갈 동안은 자기들 일행을
따라오라고 했다. 그러나 시내에 접근할 때에는 자기들과 떨어져서 와
주기를 원했다. 그 까닭은 무식하고 천한 백성들이 그녀가 전에 보지
못하였던 멋쟁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이러니저러니 떠들 것
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이 없도록 그녀는 그에게 시내에 인
접한 숲 속에서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곳에는 아버지의 과수원
이 있었다, 공주와 그 일행이 시내로 들어갈 동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중에 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누군든지 만나는 사람에게 부
300
탁하면 왕궁까지 안내해 줄 것이라고 했다.
오디세우스는 이 지시에 따랐다. 그리고 잠시 기다린 뒤 시내를 향하
여 걷기 시작했다, 시내에 접근했을 때 물동이를 들고 물을 길러 오는
젊은 처녀를 만났다. 그것은 변장한 아테나였다. 오디세우스는 그녀에
게 인사를 하고, 알키노스 왕의 궁전으로 안내해 주기를 청했다. 처녀
는 안내해 주마고 공손히 대답했다. 궁전이 그녀 아버지의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이었다. 여신의 안내를 받으면서, 그녀의 힘에 의하여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구름으로 몸을 가리고 오디세우스는 분주히 군중 사이
를 걸어갔다. 그는 그들의 항구, 배, 공회당(영웅들의 집회土)과 성벽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침내 궁전에 이르렀을 때, 여신은 그에
게 그 나라와 장차 만날 왕과 백성들에 대한 예비지식을 전해 주고 그
의 곁을 떠났다.
오디세우스는 궁전 뜰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서서 주위를 살펴보았
다. 그는 그 화려함에 매우 놀랐다. 놋쇠로 된 벽이 입구로부터 집안까
지 연이어 있었고, 문은 모두 황긍으로 되었으며, 문기등과 상인방(上51
料) 돌은 은으로 되어 있었고, 군데군데 황금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문
양편에는 여러 마리의 맹견상(猛犬像)이 금과 은으로 조각되어 있었으
며, 마치 입구를 지키는 것같이 늘어서 있었다. 벽을 따라 쭉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그 위는 파이아케스 처녀들의 손으로 짠 훌릉한 직물로
덮여 있었다. 왕자들이 이 의자에 앉아 향연을 하고 있었고, 금으로 만
든 우아한 청년상들이 손에 횃불을 들고 장내를 밝히고 있었다. 50명이
나 되는 하녀들이 가사에 골몰하고 있었는데, 곡식을 빻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자줏빛 양모를 풀고 있는 사람도 있었으며, 베틀에서 직물을
짜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파이아케스의 여자들은 그 나라의 남자들이 배를 다루는 데 있어서
다른 나라 여인들보다 뛰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가사에 있어서는 다른
어느 나라 여인들보다 뛰어났다. 궁전 밖에는 4에이괴나 되는 넓은 과
수원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석류,배,사과,무화과,올리브나무 듯
파이아케스인 301
많은 나무들이 높이 솟아 있었다. 겨울의 추위나 여름의 한발도 나무
의 성장을 저지하지 못했다. 한 나무가 열매를 맺으면 다른 나무는 싹
이 터 계속하여 번갈아 번성했다. 포도원도 풍작이었다. 한편에는 꽃
이 피고 탕스런 포도송이가 달린 포도나무가 있는가 하면. 다른 곳에
서는 포도를 수확한 사람들이 포도즙을 짜는 기구를 발로 틀고 있었
다. 과수원 주변에는 각종 꽃이 잘 가꾸어져 1년 내내 피어 있었다.
과수원 한가온데에는 두 개의 샘에서 물이 솟아올랐는데, 그 중 한 샘
물은 인공 수로에 의해 과수원 주위를 흐르고 있었고, 다른 샘물은 궁
전의 안마당으로 흘러들어 주민들이 그곳에서 필요한 물을 길어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감탄하면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자신은 그들
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것은 아테나가 그의 주위에 편 구름이 아직 그
를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구경을 한 뒤에 그는 빠른 걸음
걸이로 궁전으로 들어갔다. 궁전에서는 족장과 원로들이 모여서 헤르메
스에게 제주를 따르고 있었다, 헤르메스에 대한 예배가 만찬 후에 행해
졌던 것이다. 바로 그때 아테나는 구름을 벗기어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족장들의 눈앞에 나타나게 했다. 그는 왕비가 앉아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녀의 발 밑에 무릎을 꿇고 고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은총과 원조를
간청했다. 그러고 나서 물러서서 탄원자의 예절에 따라 난롯가에 가서
앉았다.
잠시 동안 아무도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 한 연로한 원로
가 왕을 향해 입을 열었다.
"후대를 바라고 있는 손님을 아무도 환영하지 않고 탄원자의 자세로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그를 우리들 사이에 앉도록 하고
식사와 술을 대접하십시오. "
이 말을 듣자, 왕은 일어서서 오디세우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자기
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하고 그 자리에 그를 앉도록 안내했다. 이윽
고 식사와 술상이 나오자, 오디세우스는 그것을 먹고 원기를 회복했다.
302
왕은 족장과 원로들을 물러가게 하면서 내일 오디세우스를 위한 대책
을 강구할 회의를 소집하겠노라고 명령했다.
모두들 물러가고 오디세우스가 흘로 왕과 왕비와 같이 남아 있을 때,
왕비는 그에게 그가 누구며, 어디로부터 왔으며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자기
의 시녀들과 자신이 만든 것임을 알아채고) 그 옷을 누구에게서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가 칼립소 섬에 살고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떠나
왔다는 것, 도중에서 뗏목이 난파하여 헤엄쳐서 도망하였다는 것, 그리
고 공주의 원조를 받았다는 사실 등을 이야기했다. 왕과 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왕은 손님이 귀국할 배를 준비해 주겠다고 약속
했다,
그 이튿날 족장들은 회의를 열고, 왕의 약속을 확인했다. 배가 준비
되고, 노를 저을 건장한 선원들이 선발되어 궁전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잔치가 끝난 뒤 황의 명령으로 젊은 사람들은
손님에게 그들의 운동경기를 보여 주었다. 그들은 경주, 레슬링 및 여
러 가지 경기를 하기 위해 시합장으로 나갔다. 모두 최선을 다한 후에
오디세우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을 보여 달라는 청을 받자, 처음
에는 거절하였으나 한 젊은이가 조롱을 하자, 어떤 파이아케스인도 던
질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쇠고리를 잡고서 그들 어느 누구보다도 멀리
던졌다. 그러자 모두들 놀라서 그들의 손님을 전에 없이 깊이 존경하며
우러 러보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 그들은 궁전으로 돌아갔다. 그때 전령관이 장님인
음유시인 데모도코스를 데리고 들어왔다,
, ,, ,뮤즈의 사랑을 받았으나
뮤즈는 그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함께 주었노라.
이 사내로부터 시력을 박탈하였으나
천상의 노래를 부여하였노라, -
파이아케스인 303
데모도코스는 노래의 제목으로 그리스군이 트로이 성내에 쳐들어갈
때 수단으로 사용했던 목마를 취했다. 아폴론이 시인에게 영감을 주었
다. 거기서 그는 트로이 함락 당시의 저 비참한 일과 무장들의 눈부신
활약상을 실로 감동적으로 노래했다. 그러자 모두들 기뻐했으나, 오디
세우스만은 눈물을 흘렸다. 그것을 보고 알키노스 왕은 노래가 끝났을
때 그에게 왜 트로이 이야기를 듣고 슬퍼하느냐고 물었다. 그곳에서 아
버지를 잃었는가, 형제를 잃었는가 혹은 친구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이
에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자기의 본명을 밝히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에 응하여 트로이를 출발한 이래 겪은 여러 가지 모
험을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파이아케스인의 오디세우스에 대한
동정과 감탄은 최고도에 달했다. 왕은 모든 족장이 손님에게 선물을 줄
것을 제안하고, 자기가 먼저 모범을 보였다. 그들은 이 제안에 응하여
서로 앞을 다투어 값진 선물을 이 유명한 손님에게 선사하였다.
이튿날 오디세우스는 파이아케스의 배를 타고 출범하여 잠시 후에 자
기의 고국인 이타카 섬에 무사히 도착했다. 배가 해변에 도달했을 때,
그는 잠들어 있었다. 선원들은 그를 깨우지 않은 채 해변에 내려놓고
선물이 든 상자와 함께 그곳에 남기고 떠나 버렸다.
포세이돈은 파이아케스인이 자기의 수중에서 이와 같이 오디세우스를
구출한 짓에 대해 배가 항구로 귀환하려는 순간, 바로 항구 입구에서
바위로 변하게 만들고 말았다.
칼라일 경"은 -터키 그리스 항해 일기>>속에서 코킬라(코르프) 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섬을 옛날 파이아케스인의
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의 유적을 보면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도 긍정이 간다. 바다 신
의 신전이, 이보다 더 적절한 장소는 없으리라 생각되는 곳에, 항구와
1, (오디세이아-제8권 73-75행
2)조지 W.F하워드(180~1864,영국의 정치가)를 가리킨다.
304
수로와 대양을 내려다보는 바위산 끝에 있는 아주 보드라운 잔디밭 푸
른 대지에 서 있다. 만의 입구에는 아름다운 바위 하나가 작은 수도원
을 태우고 떠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그것은 오디세우스를 태우고 있던
배가 모습을 바꾼 것이다.
섬에는 아마도 하나뿐인 듯한 강이 있는데, 국왕의 도시나 궁전의 유
적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왜 떨어진 곳을 흐르고 있다. 그래서 저 나우
시카 공주는 시녀들을 데리고 가족의 옷을 빨래하러 갈 때, 마차를 타
고 점심을 가지고 갔던 것이다."
구흔자들외 최후
오디세우스는 料년간이나 이타카를 떠나 있었으므루 잠을 깼을 때 곧
장 자기의 고국을 알아보지 못했다. 아테나가 젊은 양치기의 모습으로
그에게 나타나, 그곳이 어디며 그가 엄는 동안 그의 궁전에서 일어난 일
들을 들려주었다. 이타카와 인근 여러 섬의 100項 이상이나 되는 귀족들
이 오디세우스가 죽은 줄 알고. 그의 아내인 페넬로패에게 오랫동안 구
흔하고 그의 궁전과 국민에 대하여 마치 자기들이 그 소유자나 되는 것
처럼 위세를 부리고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그들에 대하여 복수하려면.
그의 정체가 발각되지 않아야만 했다, 그래서 아테나는 그를 추한 거지
의 모습으로 변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한 거지로서 그의 집의 충복이
요, 돼지를 기르는 에우마이오스에게 친절한 접대를 받았다.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는 부친을 찾으러 집을 나가고 없었다. 그는 트
로이 원정으로부터 귀환한 여러 왕들의 궁전을 하나씩 방문했는데, 도
중 아테나로부터 귀가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귀가해서 구흔자들 앞에
나타나기 전에 그 동안의 궁전 사정을 알기 위해서 에우마이오스를 찾
아갔다. 그는 낯선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서는 비륵 거지차림을 했으
나, 친절히 대접하고 도와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탤레마코스는
구혼자들의 칙후 305
어머니 페넬로페에게 자신의 귀환을 세밀히 보고하기 위해서 에우마이
오스를 파견하였다. 그는 구혼자들을 조심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들
은, 텔레마코스도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 그를 암암리에 가로채어 아무
도 모르는 새에 없애 버리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우마이오스가 떠나자, 아테나가 나타나서 아들에게 정체를 알리라
고 오디세우스에게 지시했다, 동시에 그의 몸에 손을 대어 늙고 가난한
모습을 제거하고, 본래의 웅장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텔레마코스는 그
를 보고 깜짝 놀라 처음에는 그가 인간 이상의 존재임이 틀림없으리라
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자기가 아버지라고 밝힌 후 겉모양
이 달라진 것은 아테나의 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텔레마코스는 괄로
부친의 목을 껴안고 울었다.
울고 싶은 기분이 두 사람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다정한 말을 나누면서
실컷 울었다,,,,,, I)
두 부자는 구혼자들을 제압하여 그들의 폭행에 복수할 방법을 상의했
다. 그 결과 텔레마코스는 궁전으로 가서 전과 같이 구흔자들 사이에
섞여 있을 것, 오디세우스도 거지의 모습으로 갈 것을 약속하였다. 미
개한 고대에는 거지가 지금과는 다른 특권을 향유하고 있었다. 거지는
길손으로서,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고관들이 거주
하는 궁전에도 입실이 허가되어 손님으로서 대접받는 일이 종종 있었
다. 그러나 때로는 모욕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아들에게
당부하기를, 자기에게 보통 이상의 관심을 보임으로써 그 정체를 알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지 말도록 하고, 그리고 자기가 모욕을 당하거
1, (오디세이아-제16권 254-- 258행.
커-----닌 卜-티
料--------勳纖
306
나 얻어맞는 일이 생기더라도 모르는 사람을 낄하는 것 이상으로 간섭
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다.
궁전에 들어가 보니 전과 다름없는 음주와 음탕한 광경이 눈에 띄었
다. 구혼자들은 비록 내심으로는 텔레마코스를 없애 버리려는 그들의
음모가 실패한 것을 원통하게 생각했으나, 겉으로는 그가 돌아온 것을
반기는 척했다. 늙은 거지에게도 입실이 허용되고 음식을 제공했다. 오
디세우스가 궁전 뜰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감동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늙
어서 거의 빈사 상태로 드러누워 있던 개가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귀를 세우며 머리를 들었다. 그것은 전에 오디세우스가 사냥할
때 데리고 다니던 아르고스라고 부르는 개였다.
,,,,,,그 개는
오랫동안 보지 못하던 오디세우스기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귀를 위로 세우고
기쁜 듯 꼬리를 흔들었으나
일어서서 전과 같이
주인에게 접근할 기력은 없얼다.
오디세우스는 그를 보고
남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윽고 아르고스의 운명은
늙어 버린 자신의 생명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살아서 20년 만에 가까스로 주인과 만나자마자. I)
오디세우스가 흘 안의 그의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을 때, 구혼
자들은 그에 대해 오만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조용히 항의하
자,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의자를 들어 그를 때렸다. 텔레마코스는 자기
의 아버지가 자기 궁전의 흘에서 그런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보자 분노를
I, (오디세이아-제17권.
구흔자들의 최후 307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부친의 훈계를 생각해 내고서, 비록 젊었으나
집주인이요, 빈객들의 보호자로서 예의에 어긋나는 말을 하지 않았다.
페넬로페는 구흔자 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이제까지 연기해
왔으나 더 이상 연기할 구실이 없었다. 이제까지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더 이상 희망을 걸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 동안 아들이
자라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들의 의견을 받
아들여 구혼자들의 재능을 시험하여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시험은 활쏘
기였다. 열두 개의 고리가 일렬로 배열되고, 이 열두 개 전부를 화살로
관통한 사람이 왕비와 결혼하기로 갈정되었다. 전에 오디세우스가 친구
로부터 받은 활을 무기고에서 끌어내어, 화살이 가득 찬 화살통과 함께
흘 안에 놓았다. 텔레마코스는 다른 무기는 경기에 열중한 나머지 제정
신을 잃고 마구 이용할 위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구실로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했다.
시합 준비가 다 된 후, 최초의 일은 시위를 메기기 위하여 활을 구부
리는 일이었다. 텔레마코스가 시험해 보았으나 허사였다. 그래서 그는
자기 분수에 넘친 일을 시도했다고 겸손히 고백하면서 활을 다른 사람
들에게 넘겼다. 그러나 이 사람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동료
들의 웃음과 조롱 속에서 손을 떼었다. 다른 사람, 또 다른 사람이 해
보았다. 그들은 활에 기름도 발라 보았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활은
구부러지려고 하지 않았다. 마침내 오디세우스가 입을 열고 자기에게도
한 번 시켜 달라고 겸손히 말했다.
"저는 지금 거집니다만, 전에는 무사였습니다. 저의 사지에는 아직도
힘이 약간 남아 있습니다."
구혼자들은 조소하고 소리치며, 저런 오만무례한 자를 내쫓으라고 명
령했다, 그러나 텔레마코스는 큰소리로 그를 변호하며 오직 늙은이의
마음을 만족시켜 준다는 뜻에서 한 번 해보라고 명령했다. 오디세우스
는 활을 손에 잡고 대가의 솜씨로 조종했다. 그는 수월하게 줄을 오의
에다 맞춘 다음, 화살을 활시위에 메기고. 줄을 당겨 화살을 어김없이
308
고리 속으로 관통시켰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경탄의 소리를 낼 여유도 주지 않고, "이게 또 하
나의 표적이다"라고 외치며 구혼자 중에서 제일 무례한 자를 향해 정면
에서 겨누었다, 화살이 목구멍을 관통하자 그는 곧바로 쓰러졌다. 텔레
마코스와 에우마이오스, 그 밖의 충복들이 단단히 무장을 하고서 오디
세우스의 곁으로 뛰어왔다. 구흔자들은 놀라 주위를 돌아보면서 무기를
찾았으나 하나도 없었고, 에우마이오스가 문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자기의 정체를 밝혔다. 그는 자기가 오랫동안
부재중이던 주인이라는 것, 그들이 이제까지 침범한 것은 자기의 집이
요, 그들이 탕진한 재산 역시 자기의 재산이요, 10년 동안 그들이 괴롭
힌 것도 자기의 아내와 아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이에 대해 철저히 복
수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이리하여 모두 다 참살되고, 오디세우스는 다
시 궁전의 주인이 되어 그의 왕국와 아내를 되찾게 되었다.
309
아이내이아스외 모험
n
트로이 전쟁의 망웅
아이네이아스
우리는 이제까지 그리스 영웅 중의 한 사람인 오디세우스 뒤를 쫓아
트로이로부터 고향으로 돌아을 때까지의 갖가지 모험을 보아 왔다. 이
제는 정복당한 사람들 중 생존자들에 대하여 그 운명을 더듬어 보기로
하자, 생존한 트로이 사람들은 고국이 멸망한 후 대장 아이네이아스에
인도되어 신천지를 찾아 떠났다. 목마가 그 뱃속에 있던 무사들을 토
해 내어 트로이가 함락되고 불바다가 되던 운명의 밤에, 아이네이아스
는 붕괴된 곳에서 아버지와 아내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도망쳤다. 그
의 아버지 앙키세스는 늙어서 빨리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아이네이아
스는 그를 어깨에 떠메고 갔다. 그는 이런 무거운 짐을 지고 아들의
손을 잡고 아내를 이끌고 될 수 있는 한 빨리 그 불타는 도시에서 빠
져 나가려 했으나, 아내는 어느새 그 흔란 가운데 쵭쓸려 마침내 보이
지 않게 되었다.
예정된 장소에 가보니 그곳에는 이미 많은 남녀 피난민들이 모여 있
었는데, 그들은 모두 아이네이아스의 지휘에 몸을 맡겼다. 그들은 수개
월 동안 준비를 한 뒤 마침내 출범했다. 그들은 처음에 인접한 트라키
아 해안에 도착하여 그곳에 도시를 건설할 준비를 했는데. 아이네이따
310
Q,
스의 신상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 일이 중단되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제
물을 바치려고 가까운 숲에서 나뭇가지를 꺾었다. 그런데 놀람게도 꺾
은 자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계속 가지를 꺾자, 땅속에서 어떤 소리
가 들려 왔다,
"살려 주시오, 아이네이아스-나는 당신의 친척인 폴리도로스요, 나
는 여기서 많은 화살을 맞고 피살되었는데, 그때의 화살이 나의 피를
빨고 자라나 이렇게 숲이 되었다오."
이 말을 듣고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의 어린 왕자였던 폴리도로스를
상기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아들을 전쟁의 재난으로부터 멀리 떨어
진 곳에서 성장시키기 위해 이웃 나라인 트라키아에 많은 재보와 함께
보냈다, 그런데 트라키아 왕은 이 아이를 죽이고 그 재보를 빼앗았다.
아이네이아스와 동료들은 그곳이 이와 같은 범죄로 인해 저주받은 땅이
라는 것을 알고서는 급히 떠났다.
다음에 일행은 델로스 섬에 상륙했다. 이 섬은 원래 떠다니던 것이었
는데 제우스가 견고한 쇠사슬로 해저에 묶어 놓았다. 그리하여 아폴론
과 아르테미스가 이곳에서 태어나자, 그 때문이 이 섬은 아폴론에게 봉
헌퇴었다.
이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아폴론의 신탁에 문의했지만, 그의 신탁이
늘 그렇듯이 다음과 같이 애매한 답변만을 얻었다. '너희들의 옛날 어
머니를 찾으라. 그곳에 아이네이아스 종족이 사는데, 다른 모든 국민을
그들의 지배하에 놓을지어다."
트로이인들이 이 말을 듣고 기뻐했다.
그리고 바로 "신탁이 뜻하는 곳은 어딜까? 하고 서로 물었다.
앙키세스는 자기들의 조상이 크레타에서 왔다는 전설이 있는 것을 상
기하고는 그곳으로 떠났다. 그들은 크레타에 도착하여 곧 도시를 건설
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갑자기 그들 사이에 병이 발생하고, 애써 지어
놓은 밭에서는 한 알의 곡식도 거둘 수 없었다. 이러한 암담한 사태에
놓여 있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꿈을 꾸었다. 그 꿈에서 이르기를, 그곳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311
을 떠나서 헤스페리아라는 서쪽에 있는 나라로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곳은 트로이 민족의 조상인 다르다노스가 처음으로 이주해 온 곳이었
다. 그들은 오늘날 이탈리아라고 부르는 헤스페리아를 향해 떠나기로
했다,
그들은 그곳에 도달하는 동안 갖가지 모험을 겪었고, 오늘날 같으면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았음직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겨우 그곳에 도
착했다.
그들이 처음 상륙한 곳은 하르푸이아이들이 살고 있는 섬이었다. 하
르푸이아이는 처녀의 머리를 하고 긴 발톱을 가졌으며, 언제나 굻주림
으로 인해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형오스러운 새였다. 이 새들은 옛
날에 제우스가 그 잔인한 소행에 대한 벌로 시력을 박탈한 피네우스"라
는 자를 괴롭히기 위하여 신들이 파견한 것이었다. 피네우스 앞에 식사
가 놓여지면 언제나 공중으로부터 하르푸이아이가 날아와서 가로채 가
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새들이 아르고나우테스 원정대의 영웅들에 의
하여 피네우스 곁에서 추방되어. 이 섬으로 도피하였다가 이제 아이네
이아스에게 발견된 것이다.
배가 항구로 들어섰을 때, 트로이인들은 가축 떼가 들판을 배회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필요찬 만큼의 가축을 잡아 잔치를
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식탁에 앉자마자, 갑자기 무섭고
도 요란한 소리가 공중에서 들려 왔다. 그리고 추악한 하르푸이아이 떼
들이 그들을 향해서 돌진하여 내려와, 발톱으로 접시에 있는 고기를 낚
아채어 그대로 날아가려고 했다. 그래서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동료들은
칼을 빼들고 이 괴물들 속에 들어가 휘둘렀으나, 아무리 휘둘러도 효과
가 없었다. 상대는 너무나도 민첩하여 맞힐 수가 없었고, 맞히더라도
날개가 딱딱하여 칼로도 -를 수 없는 갑옷과 같았다 그 중의 한 마리
1)트라키아의 왕으로서, 후처의 사주에 놀아나 전처가 낳은 두 아들의 시력을
박탈하였기 때문에 자신도 신벌을 받아 시력을 박탈당했다.
312
가 가까운 곳에 있는 절벽 위에 앉아 부르짖었다.
"트로이 놈들아, 죄 없는 우리들에게 이런 짓을 하기냐? 처음에는 우
리들의 가축을 도살하더리 우리에게까지 싸움을 걸기냐?
그리고 그 새는 장래 그들의 앞길에 무서운 재난이 있을 것이라고 예
언한 후 마음껏 욕을 퍼붓고는 날아가 버렸다. 트로이인들은 급히 그곳
을 떠나서 다음에는 에페이로스 해안을 따라 항해했다. 그들이 이곳에
상륙했을 때, 놀랍게도 이전에 포로로서 이곳에 끌려왔던 몇 사람의 트
로이인들이 이 지방의 지배자가 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헥토르의
미망인 안드로마케는 숭리를 거둔 그리스군의 어느 대장의 아내가 되어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그 대장이 죽자 그녀는 아들의 후견인으로서 이
나라의 셥정이 되어 있었다, 같은 포로 출신인 트로이의 왕족 헬레노스
와 안드로마케는 아이네이아스 일행을 정중하게 환대하고 선물을 주어
보냈다.
이곳으로부터 아이네이아스 일행은 시켈리아 해안을 따라 항해하여,
키클로프스의 나라를 통과하였다. 그때 그들을 부르는 자가 있었는데,
그 모습은 초라했으나 복장으로 보아 그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알았
다. 그는. 자기는 오디세우스 일행이었는데, 오디세우스가 자기도 모르
는 사이에 급히 떠났기 때문에 흘로 남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폴리페모스를 상대로 한 모험담을 들려주었다, 그
리고 이곳에서는 나무열매나 풀뿌리밖에 먹을 것이 없고, 항상 키클로
프스들의 위협을 받고 있으니, 같이 데리고 가달라고 간청했다.
그가 말하고 있는 동안에 폴리페모스가 나타났다, 그는 '흥할 정도
로, 몸집이 크고 하나밖에 없는 눈마저 먼 무서운 괴물이었다. 그는 도
려 낸 눈구멍을 바닷물로 껏으려고 지팡이로 길을 더듬으며 조심스럽게
바닷가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물 속을 걸어왔다. 그는 키가
무척 컸기 때문에 깊은 바닷속에도 들어갈 수 있었다.
트로이인들은 무서워 그를 피하려고 노를 잡았다. 노젓는 소리를 듣
고 폴리페모스는 그들을 향해 부르짖었다. 그 소리는 해안을 쩌렁쩌렁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313
하게 울렸다, 그러자 그 소리를 들은 다른 키클로프스들이 동굴과 숲
속에서 뛰어나와 해안에 한 줄로 늘어섰는데, 이것은 마치 키 큰 소나
무들이 늘어선 것 같았다. 트로이인들은 열심히 노를 저어 그들의 시야
에서 벗어났다. I)
아이네이아스는 일찍이 헬레노스로부터 괴물 스킬라와 카리브디스가
지키고 있는 해협을 피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독자도 기억하겠지만, 그
곳에서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이 카리브디스를 피하는 데 은 정신을 집중
하고 있다가 스킬라에 붙잡혀 여섯 명의 부하를 잃었다. 그래서 아이네
이아스는 헬레노스의 충고에 따라 이 위험한 해협을 피하고 시칠리아
섬 해안을 따라 항해했다.
헤라는 트로이인들이 목적지를 향해 순조롭게 그 여로를 재촉하고 있
는 것을 보자, 옛날에 그들에 대해 가졌던 원한이 또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파리스가 자기의 아름다움을 무시하고 그 능금을
다른 여신에게 주어 자기에게 가한 멸시를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신
들의 마음속에도 이와 같은 원한이 깃들다니-그래서 그녀는 급히 바
랑의 지배자인 아이올로스에게로 갔다.
이 아이올로스는 전에 오디세우스에게 순풍을 보내 주고 역풍을 모두
묶어 자루 속에 넣어 주었던 신이다. 아이올로스는 여신의 명령에 따라
자기의 아들 보레아스(북풍)와 티폰(태풍-그 밖의 바람들을 보내어 풍
랑을 일으키게 했다. 드디어 무서운 폭풍우가 일어나고 트로이인의 배
들은 그들의 진로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해안으로 밀려 나갔다. 배들은
난파할 위험에 직면하자 서로 분산되어 아이네이아스는 자기 배 외꼭
다른 배들은 다 없어진 줄 알았다,
이런 위급한 때 포세이돈은 폭풍우가 노호하는 소리를 듣고, 이것이
I, (아이네이스-제3권 -행,
2)(아이네이스-제1권 11행.
314
자기가 명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는 파도 위로 머리를 내밀어
보았다. 그러자 폭풍우에 밀려서 떠내려가는 아이네이아스의 선단이 보
였다. 그는 동생 헤라가 트로이인에 대해 적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곧 납득이 갔지만 자기의 영역을 침범당한 데 대한 노여움
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바람들을 불러 엄격히 꾸짖고서 돌려보냈
다. 그러고는 파도를 가라앉히고, 태양을 가리고 있던 구름을 밀어젖혔
다. 그리고 암초에 올라 움직이지 않게 된 배들 가운데 몇 척을 포세이
돈 자신이 삼지창으로 비틀어서 끌어내리고, 그 동안에 트리톤과 바다
의 님프가 다른 배 밑에 어깨를 밀어 넣어 들어올려 물위에 다시 뜨게
했다. 트로이인들은 바다가 평온하게 되자 제일 가까운 해안을 찾아갔
는데, 그곳은 카르타고 해안이었다, 여기서 아이네이아스는 선단이 몹
시 파슨되긴 했으나, 차례차례 모두 무사히 그곳에 도착한 것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디도
트로이의 유랑민들이 상륙한 카르타고는 시칠리아 반대편인 아프리카
해안에 있는 도시였다. 이곳은 당시 티로스인의 이민이 그들의 여왕 디
도의 지도 아래 새로운 나라의 기초를 쌓으려던 곳으로 후에 로마의 적
이 되는 운명을 지닌 나라였다, 디도는 티로스의 왕 벨로스의 딸이요,
부왕의 왕위를 계숭한 피그말리온의 누이동생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거
대한 재산을 소유한 시카이오스라는 자였는데, 피그말리온은 그 재산에
눈이 어두워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러자 디도는 많은 친구들과
부하들을 모두 이끌고 몇 척의 배를 타고 시괴이오스의 재산을 모두 싣
고 티로스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자기들의 미래의 보금
자리로 선택한 장소에 이르자 원주민에게, 한 마리의 황소가죽으로 둘
러쌀 수 있을 정도의 토지로도 족하니 좀 나누어 달라고 부탁하고, 쾌
디도315
히 승낙을 받자 디도는 황소 가죽을 가늘고 길게 잘라 몇 개로 만들어
그것으로 토지를 둘러싸고, 그 경계 안에 성채를 쌓고, 비르사(짐승의
가죽)라고 불렀다. 얼마 후에 이 성채 주위에 카르타고 시가 일어나 크
게 번영했다.
마침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아이네이아스가 동료들과 함께 이
곳에 도착했다. 디도는 이 유명한 유랑민들을 친절히 환대했다.
"나 자신도 고생을 했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을 도을 줄 알게 되었
습니다" 하고 그녀는 말했다.
여왕은 그들을 환대하기 위하여 축제를 열고, 힘과 기능을 다투는 경
기를 개최했다. 아이네이아스 일행도 여왕의 신하들과 대등한 조건으로
종려나무잎 (승리를 의미)을 얻으려고 다투었다. "승리자가 트로이인이건
티로스인이건 나에겐 구별이 없다" I,고 여왕이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경
기가 끝난 후 잔치가 벌어지고 그 좌석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여왕의 요
구를 받아들여 트로이에 있었던 여러 사건과 트로이 함락 후의 자기의
모험담을 이야기했다.
디도는 그의 공적에 크게 감격했다, 그녀는 마침내 그를 사랑하게 되
었는데, 아이네이아스도 기꺼이 이 행운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
다. 그도 유랑생활을 행복으로 종결짓고 가정과 왕국과 아내를 동시에
차지할 수 있으므로, 서로가 교제를 즐기는 동안에 수개월이 경과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탈리아의 일도 또 그 해안에 건설할 예정인 왕국에
대해서도 서로 모두 잊은 듯했다. 그러나 이것을 본 제우스는 곧 헤르
메스를 아이네이아스에게 보내어 그에게 숭고한 사명감을 환기키고 항
해를 계속하도록 명 령하였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를 만류하려고 갖은 유혹을 하여 설복하려고 힘
썼으나, 이별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녀의 사랑과 자존심이 입
은 타격은 너무나도 컸다. 그녀는 마침내 그가 가버린 것을 알고는 전
-아이네이스-제1권 ③만 574행,
」
316
아0/곤이쏙스가 가버리자 낙담하여 사기 가슴을 찌르고 장작더미 위에 몸을 던진 디도
부터 쌓아 두었던 화장용 나뭇더미 위에 올라 자신의 몸을 찌르고 나뭇
더미와 함께 불타 버렸다. 도시 상공으로 타오르는 화염이 떠나는 트로
이인들의 눈에도 띄었다. 그 원인은 알 수 없었으나, 그것을 본 아이네
이아스는 불길한 사건의 전조와 같은 것을 느꼈다.
팔리누루스
F이네이아스 일행은 다음에 시칠리아 섬에 기항했는데, 당시 이곳을
팔리누루스 317
지배하고 있던 트로이 왕가의 퍼를 받은 아케스테스에게 환대를 받은
후, 그들은 다시 배를 타고 이탈리아를 향해 항해를 계속했다. 아프로
디테는 포세이돈에게 자기의 아들(아이네이아스)로 하여금 바라는 목적
지에 도달케 하고, 항해의 위험을 끝마치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포세이
돈은 조건을 들어 승낙했는데, 그것은 한 사람의 생명만 희생물로 제공
하면 다른 생명은 살려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회생자는 키잡이 팔리누
루스였다, 그가 손에 키를 잡고 별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을 때, 포세이
돈에 의해 파견된 잠의 신 히프노스가 포르바스(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
의 아들)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그에게 다가서며 이렇게 말했다,
"팔리누루스야, 바람은 순조롭고 해면은 평온하다, 그리하여 배는 순
조롭게 항해하고 있다. 피곤할 것이니 잠깐 누워서 쉬는 것이 좋지 않
겠나? 내가 자네 대신 키를 잡아줄 테니."
"해면이 평온하다느니, 순풍이라느니 그런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마시
오. 나는 그들이 배반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소. 이런 변덕스러
운 일기에 항해를 아이네이아스에게 맡길 수 있단 말입니까丁
그리고 팔리누루스는 계속하여 키를 잡고 별을 응시했다. 그러나 히
프노스가 '망각의 강' 인 레테 강가의 이슬에 젖은 나뭇가지를 그의 머
리 위에서 흔들자 그의 눈은 자꾸만 감겼다. 이때 히프노스가 그의 몸
을 밀자 팔리누루스는 넘어지며 바닷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손에 키를
잡은 채로 떨어졌으므로 키도 그와 함께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포세이돈은 약속한 것을 잊지 않고 키도 키잡이도 없는 배를
전진케 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얼마 후에야 팔리누루스가 없어진 것을
알고 이 충실한 키잡이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며 직접 키를 잡았다,
배는 마침내 이탈리아의 해안에 도착했다. 일행은 기뻐 날뛰며 육지
로 뛰어올라 갔다. 부하들이 야영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에 아이네이아
스는 시빌레 (아폴론의, 때로는 다른 신들의 신탁을 고하는 무녀)의 집을 찾
아갔다. 그곳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봉헌된 신전과 숲에 인접된
동굴 속이었다.
318
아이네이아스가 그곳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시빌레가 그에게 말을
걸어 왔다. 그녀는 그가 무엇하러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는 것같이 보
였다. 그리고 아폴론의 영감을 받아 갑자기 예언자가 된 듯한 어조로
아이네이아스가 최후의 성공을 거두기까지 려어야 할 허다한 노고와 위
험을 암시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로 끝을 맺었는데 그 말
은 그 후 속담이 되었다, "재난에 굴하지 마라. 더 용감히 전진하라." I)
아이네이아스는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이겨 낼 각오가 되어 있다고 답
변했다.
그에게는 오직 하나의 소원이 있었다. 그는 꿈에서, 죽은 자들이 있
는 곳을 찾아 그의 아버지 앙키세스"와 여러 가지를 협의하여 그로부터
자신의 장래 운명과 자신이 이끄는 민족의 운명에 대한 계시를 받으라
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그녀에게 이 임무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도움
을 청했다. 그러자 시빌레는 대답하였다. "아베르누스까지 내려가는 것
은 용이한 일이오. 플루톤(하이데스)의 문은 밤낮으로 열려 있소. 그러
나 발을 돌려 지상세계로 돌아오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오." 그리
고 그녀는 그에게 숲 속에 가서 황긍의 가지'까 하나 달려 있는 나무를
찾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이 가지를 꺾어 페르세포네에게 선물
로 갖다 주어야 하는데, 운이 좋으면 가지는 꺾는 자의 손에 복종하여
쉽사리 나무로부터 떨어지지만, 운이 나쁘면 어떠한 힘도 그것을 뜯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을 꺾을 수만 있다면, 다응은 만사
가 잘 되어갈 것이오"라고 말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시빌레의 지시대로 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 아프로
디테는 자기의 비둘기 두 마리를 그의 앞에서 날게 하여 그곳을 가르쳐
I, (아이네이스-제16권 59,1~,143행,
2)그는 항해 도중 시켈리아에게 죽었다. -아이네이스-제3권 710행.
3) T.G.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는 이 나뭇가지에 얽힌 전설을 설명하려고 한
것 이다.
지옥319
주었다, 이 비둘기의 도움으로 그는 그 나무를 발견하고, 가지를 꺾어
시빌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지옥
이 책의 앞에서 우리는 고대 사람들이 세계 창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
각하고 있었는가를 설명했다, 이제 우리의 이야기도 종말에 가까워졌으
므로, 우리는 죽은 자들이 사는 세계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자. 이 이야
기는 고대의 가장 훌릉한 시인 중의 한 사랄인 베르길리우스가 그들의
가장 권위 있는 철학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서술한 것이다.
베르길리우스가 죽은 자들이 거주하는 지옥의 입구라고 생각했던 곳
은, 지상에 있는 우리 인간들에게는 무섭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관념
을 환기시키는 데 가장 적당한 곳일 것이다. 그곳은 베수비오 산 부근
의 화산지대로, 그 지대에는 깊이 갈라져 터진 곳이 있어 그곳으로부터
유황 불꽃이 튀어 올라오고, 지면은 속에 갇혀 있는 증기 때문에 뒤흔
들리며, 또 땅속으로부터는 신비스러운 소리가 들려 온다, 아베르누스
호수는 사화산의 분화구에 물이 차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폭이 반
마일쯤 되는 원형의 이 호수는 대단히 깊고 높은 둑으로 둘러싸여 있었
는데, 이 둑은 베르길리우스 시대에는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었다.
유독한 증기가 그 수면에서 올라와 둑 위에는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었고, 새 한 마리 날지 않았다. 베르길리우스에 의하면 바로 이곳에
지옥으로 통하는 동굴이 있었고, 이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페르세포네,
헤카테, 푸리아이 등 지옥의 여신들에게 제물을 바쳤다. 그러자 포효하
는 소리가 들려 오고 언덕 의의 숲이 흔들리고, 개 짖는 소리가 여신들
이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알렸다.
"자, 이제 용기를 내십시오. 이제부터는 용기가 필요하니까요"라고
시빌레는 말하였다.
320
그리고 그녀는 동굴 속으로 내려갔다. 아이네이아스도 그 뒤를 따랐
다. 그들은 지옥의 문에 들어가기 전에 한 무리의 군상들 사이를 통과
했는데, 이는 '비탄'과 복수의 '걱정', 창백한 '병'과 우울한 '노년',
범죄의 동기가 되는 '공生, '기아', 止역', 긴궁', '죽음' 등으로서,
보기에도 무서운 형상들이었다. 푸리아이 (복수의 여신들)와 '불화' 의 여
신들이 그곳에 침상을 펴고 있었는데, 불화의 여신의 모발은 피 묻은
노끈으로 결박된 여러 마리의 독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 그곳에는 백
개의 팔을 가지고 있는 브리아레오스, 슈운 하는 소리를 내는 히드라,
불을 토하는 키마이라와 같은 괴물들이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아이네
이아스는 몸서리를 치며, 칼을 빼어 들어 내리치려고 하였다. 그러자
시빌레가 그를 제지했다.
그들은 다시 코키토스(비탄의 강)라는 혹하(資料)에 이르렀는데 그곳
에는 늙고 초췌하기는 하나 굳세고 정력이 왕성한 뱃사공 귀론이 있어,
다양한 선객을 배에 태우고 있었다. 그 중에는 고매한 영웅들과 소년
또는 미혼의 처녀도 있었는데, 그 수는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나
겨울이 가까이 온 것을 알고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 테와도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들은 다투어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려고 했다. 그러나 엄격한 뱃사
공은 자기가 선택한 자만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쫓아 버렸다. 아이네
이아스는 이 광경을 보고 이상히 여겨 시빌레에게 물었다.
"왜 이런 차별을 하는 거요?
그녀는 대답했다. "배를 탈 수 있는 것은 정당한 장례를 받은 자의
영혼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이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 그들은 백 년
동안 강가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방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기
간이 지나야만 그들도 건너갈 수 있습니다."
아이네이아스는 폭풍우를 만나 죽은 자기 동료들을 생각하고 슬퍼했
다. 그 순간 그는 배 밖으로 떨어져 물에 빠져 죽은 키잡이 팔리누루스
를 보았다. 아이네이아스는 그에게 말을 걸고, 왜 그런 재난을 당했느
지옥321
냐고 물었다. 팔리누루스는 키가 떠내려갔으므로 그것을 붙잡고 있다가
물결에 쉽쓸렸다고 대답했다. 그는 자기를 강 건너로 데려다 달라고 아
이네이아스에게 간청했다.
그러나 시빌레는 그런 행동은 플루톤의 법칙에 위반되는 일이라고 그
를 꾸짖었다. 그녀는 그의 시체가 표류하여 도착할 해안에 사는 사람들
에게 갖가지 이상한 일이 일어나게 되고, 이를 두려워하는 그들에 의해
시체는 정중히 매장될 것이며, 그 곶은 팔리누루스 곶이라 불려지리라
-지금도 그렇게 불리고 있다 -는 것을 그에게 알려 주며 위로하였
다, 이러한 말로 팔리누루스를 위로한 후에 그들은 그와 작별하고 배에
접근했다.
카론은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무사를 날카로운 눈초리로 응시하며,
무슨 권리로 살아서 무장한 몸으로 이 강가에 가까이 다가오느냐고 물
었다. 이에 대하여 시빌레는, 자기들은 결코 난폭한 짓을 하려는 것이
아니며, 아이네이아스의 유일한 목적은 그의 아버지를 만나 보는 것이
라고 답변하고, 끝으로 황금가지를 내보였다. 이를 보자, 카론은 곧 노
여움을 풀고, 급히 서둘러서 배를 강가로 돌려 그들을 태웠다. 이 배는
원래 육체를 떠난 가벼운 영흔만을 태우도록 만들어져 (짐승의 가죽을 이
어 만들었다고 한다) 있었으므로 아이네이아스가 타자 무거워서 신음 소
리를 냈다.
그들은 곧 맞은편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머리가 세 개이고, 목에는
뱀이 억센 털처럼 나 있는 케르베로스라는 개를 만났다. 케르베로스는
세 개의 목구멍을 다 열고 짖었다. 시빌레가 약이 섞인 과자를 던져 주
자, 그것을 탐욕스럽게 먹고는 약기운에 취해 곧 굴 속에 몸을 누이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이네이아스와 시빌레는 육지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곧 그들의 귀에
들려 온 소리는 인생의 시작 단계에서 죽은 갓난아이들의 통곡 소리였
고, 또 그들 옆에는 무고한 죄를 입고 죽은 사람들이 있었다. 미노스(크
레타 왕으로서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서 태어났다. 법률의 제정자로 유명하
322
다)가 재판관으로서 그들을 지배하고, 각자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무리는 인생을 증오하여 죽음을 피난처로 구
하기 위해 자살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오-다시 살아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이제는 빈궁이나 노고,
그 밖의 어떠한 고생도 얼마나 달게 받을 것인가! 다음에 나타난 것은
비탄의 들판이었다. 이곳은 몇 갈래의 호젓한 길로 나뉘어져 있고, 그
길은 도금양(料金孃) 숲 속으로 통해 있었다. 여기에는 짝사랑의 희생이
되어, 죽어서도 고통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이 배회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서 아이네이아스는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디도의 모
습을 언뜻 본 듯하였다. 어둠침침하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확실하지 않
았으나 가까이 가자 바로 디도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네이아스의 눈
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그녀에게 애정이 넘치는 어조로 말을 걸
었다.
"불쌍한 디도여 -그럼 그대가 죽었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는가? 그리고
아! 내가 그 원인이란 말인가? 신들을 증인으로 내세을 수도 있는 일이
지만, 내가 그대를 떠난 것은 내 본의가 아니었고, 제우스의 명령에 복
종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오. 또 나의 출발이 당신에게 그와 같이
엄청난 희생을 끼칠 줄은 생각지 못했土. 제발 발을 멈추어 주시오. 그
리고 나의 최후의 작별의 말을 거부하지 말아 주오."
디도는 잠시 동안 서 있었으나 얼굴을 돌리고 눈은 아래로 떨어뜨리
고 있었다. 목석과 같이 그의 변명이 들리지 않는 듯 말없이 걸어갔다.
아이네이아스는 얼마 동안 뒤를 따르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시빌레와 같
이 다시 길을 걸었다.
다음으로 그들은 전사한 영웅들이 배회하고 있는 들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그리스와 트로이 무사들의 망령이 많이 있었다. 트로이의 망
령들은 아이네이아스 주위에 모여들었는데, 그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만족치 않았다. 망령들은 아이네이아스가 이곳에 온 이유를 물었고, 그
밖에도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리스의 망령들은 어두운 곳에
지옥323
서 번쩍이는 갑옷을 보고 그것이 아이네이아스라는 것을 알자, 공포에
떨며 발꿈치를 돌려 도망쳤다. 그것은 트로이 전장에서 흔히 그들이 보
였던 모습과 홉사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 트로이 친구들과 좀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시빌레는 길을 떠나기를 재촉했다, 그리고 다음에 그들이 온 곳은, 길
이 두 갈래로 갈라진 지점이었다. 하나는 엘리시온(극락)으로 통하고,
다른 하나는 지옥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한편에 굉장한
도시의 성벽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주위에는 플리게톤(불의 강)이
화염 물결을 굴리고 있었다. 앞에는 그 어떠한 인간도, 심지어는 신까
지도 열 수 없는 금강석 문이 있었다. 문 옆에는 쇠탑이 서 있었고, 그
위에서는 복수의 여신 티시포네가 망을 보고 있었다. 성안에서는 신음
소리와 채찍 소리 그리고 쇠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쇠사슬이 쩔꺽쩔꺽
울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아이네이아스는 공포에 떨며 지금 들려 온
소리는 어떤 범죄를 벌하는 형벌이냐고 그의 알내인에게 물었다. 시빌
레는 대답했다.
"이곳은 라다만티스料우스와 에우로페의 아들-의 법정인데, 생전에 범
한 죄를 밝히는 곳이오. 범죄자는 그것을 아무도 로르게 감추었다고 생
각하나 쓸데없는 생각이오. 티시포네는 쇠사슬 채찍으로 죄인을 때린
후에, 그를 다른 복수의 여신에게 인도하는 것이오."
마침 이때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청동의 문이 열렸다. 아이네이아
스는 문 안에서 히드라가 50개의 머리로 입구를 지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빌레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지옥의 심연은 마치 그들의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이 무한히 높듯이 그 밑바닥이 무한히 깊다고 설명해 주
었다. 이 심연의 바닥에는 옛날에 신들에게 반항했던 거인족(티탄족)이
꿇어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살모네우스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오만하
게도 제우스와 우열을 다투고자 하여 청동으로 된 다리를 만들어, 그
위를 전차로 달리며, 그 소리가 우렛소리를 닳게 하고 번갯불을 흥내내
어 불타는 나뭇가지를 백성들에게 던졌다, 이런 짓을 했기 때문에 제우
324
스는 마침내 진짜 벼락을 그에게 가하여, 인간의 무기와 신의 무기와의
차이를 가르쳐 주었다. 거인 티티오스도 그곳에 있었다. 그의 몸은 드
러누우면 9에이커의 땅을 차지할 만큼 거대했는데, 독수리가 항상 그의
간장을 파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간장은 파먹자마자 새로운 간장이
솟아나므로, 간장을 파먹히면서 고통을 맛보아야 하는 그의 형벌은 그
칠 날이 없었다.
아이네이아스는 많은 사람이 맛있는 음식이 놓여 있는 식탁을 향하여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곁에는 한 복수의 여신이 서 있어, 그들이 그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그들의 입으로부터 그것을 래앗아 가는 것이었
다. 또 어떤 자들의 머리 위에는 큰 바윗돌이 걸려 있어 곧 떨어질 것
같아, 그들은 부단히 공포 상태 속에 있었다. 이들은 생전에 형제를 미
워한 자, 부모를 때린 자, 그들을 신뢰한 친구를 속인 자, 혹은 부유하
게 된 후에 재물을 사유하여 다른 사람에게 한 푼도 나누어 주지 않은
자 등이었는데, 마지막 부류에 속하는 자가 가장 많았다,
또 이곳에는 결흔의 약속을 배반한 자. 불의의 전쟁을 한 자, 주인에
게 불층실한 자들도 있었다. 이곳에는 또 돈 때문에 조국을 판 자, 법
률을 악용하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를 일삼았던 자들이 있었다.
익시온도 그곳에 있었는데, 그는 부단히 회전하는 차바퀴에 결박되어
있었다. 또 시시포스도 있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큰 돌을 산꼭대기까
지 굴려 올리는 것이었는데, 등성이를 거의 다 올라갔는가 하면 바위는
어떤 힘에 이끌려 다시 거꾸로 들판을 향해 굴러 내리는 것이었다. 그
는 다시 돌을 위로 올리려고 애를 쓰지만 땀만 그의 전신을 적실 뿐,
아무리 해도 헛수고였다.
탄탈로스는 못 속에 서 있었다. 그의 턱은 수면과 같은 높이에 있었
지만 그래도 그는 목이 말라 갈증을 면할 도리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가 물을 들이마시기 위해 백발의 머리를 숙이면, 물이 달아나서 그가
서 있는 곳은 물 한 방을 없이 말라 버리기 때문이었다. 또 배, 석류,
사과, 맛 좋은 무화과 등 파실이 주렁주렁 달린 수목이 그의 머리 위에
지옥325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지만, 손을 내밀어 잡으려고 하면 바람은 나뭇
가지를 손이 닿지 않게 높은 곳으로 불어 올렸다.
시빌레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이제는 이 음울한 곳에서 벗어나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를 찾아갈 때라고 알려 주었다. 그들은 암흑의
중간 지대를 통과하여, 엘리시온의 들로 나왔다. 그곳이 바로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그들은 안도의 숨을 쉬며 모든 것이 자줏빛
광선에 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지역은 고유의 태양과 별들을 가지
고 있었다. 주민들은 여러 방법으로 즐기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푸른 잔디 위에서 스포츠를 하거나 역기나 기타 여러 가지 경기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르페
우스는 리라를 연주하며 매혹적인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생존했던 시절에 트로이 나라를 건설했던
고결한 영웅들을 보았다. 또한 그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그곳에 조용
히 안치되어 있는 그 당시의 이륜전차나 번쩍이는 무기들을 경탄하면서
바라보았다. 창은 땅에 꽃혀 있었고, 말들은 마구를 벗고서 들판을 노
닐고 있었다. 옛날의 영웅들이 생전에 자기들의 훌릉한 갑옷과 군마에
대하여 지닌 자부심은 이곳에서도 다름이 없었다.
그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연회를 하며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
는 장면을 보았다. 그들은 월계수 숲 속에 있었다. 이곳은 저 위대한
포 강州리다노스)의 원천을 이루며 그것이 도시로 흘러나오는 곳이었
다. 이 숲 속에는 조국을 위하여 싸우다가 부상을 당하고 쓰러진 용사
순결을 지킨 사제들, 아폴론에게 상응한 예언을 노래 부른 시인들, 혹
은 유익한 기술상의 발명으로 인생을 격려하고 장식하는 데 공헌한 사
람들, 그리고 인류에게 봉사한 공로로 은인으로서 기념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눈과 같이 횐 리본을 이마에 달고 있었다.
시빌레는 이들에게 말을 걸고, 어디로 가야 앙키세스를 만날 수 있느냐
고 물었다. 그들이 일러 준 대로 가니 푸른 잎이 무성한 골짜기에서 앙
뤼세스를 곧 찾을 수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자손들의 일과, 그들의 운
.-小
326
명과 그들이 장차 달성할 훌릉한 위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
고 아이네이아스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두 손을 내밀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마침내 네가 왔구나. 오랫동안 너 오기를 기다렸다. 그 수많은 위험
을 무릅쓰고 잘도 찾아와 주었구나. 오, 내 아들아-이제껏 너의 여로
를 바라보며 얼마나 걱정했던가1"
이에 대해서 아이네이아스는 대답했다. "오, 아버지! 아버지의 영상
은 언제나 처의 눈앞에서 저를 지도하고 수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를 자기의 팔로 힘껏 포옹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의 팔은 실체가 없는 환상을 포옹한 것에 불과했다.
아이네이아스의 눈앞에는 넓은 골짜기가 가로놓여 있었는데, 그곳에
서는 바람에 나무가 조용히 나부끼고, 그 사이를 레테 강이 흐르는 고
요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강가에는 여름날 공중에서 볼 수 있는 하
루살이같이 무수한 군중이 방황하고 있었다. 아이네이아스는 놀라서 그
들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앙키세스가 대답했다.
"그들은 적당한 시기에 육체가 부여될 영혼들이다. 그 동안 그들은
레테 강가에 머물면서 그 물을 마시고, 전쟁의 기억을 없애 버리려고
한단다. "
아이네이아스는 말했다. "오, 아버지! 누가 이런 조용한 곳을 떠나서
지상으로 가고 싶어할 만큼 육체적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겠습니
까?
앙키세스는 천지창조의 계획이 어떻게 실행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으
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물주는 영혼을 구
성하는 재료를불,공기,흙,물의 네 원소로 만들었는데, 이 네 원소
가 결합될 때에는 그 중에서 가장 탁월한 요소, 즉 불의 형태를 취하여
화염을종자와 같이 태양,달,별 등 천체 사이에 뿌렸다. 이 종자로부
터 하위의 신들은 인간이나 다른 모든 동물을 창조했는데, 그때 여러
가지 비례로 흙이 흔합되었으므로, 그 종자의 순수성은 감소되었다. 그
지옥327
래서 흙의 요소가 구성물 속에 많으면 많을수록 그 구성된 개체의 순수
성은 적어진다. 우리도 알 수 있듯이, 육체가 성숙한 남녀는 유년시대
의 순수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육체와 영혼이 결합하고 있는
시간이 오래 경과함에 따라 불순성은 영혼으로 옮겨 간다. 이 불순성은
사후에 불식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영혼에 바람을 쐬어 깨끗하게 하든
지, 아니면 물 속에 잠기게 하든지, 불로 그 여러 불순성을 태워 버리
든지 해야만 이루어진다. 극소수의 사람들 -앙키세스는 자기도 그 가
운데 한 사람임을 암시했다 -은 단번에 엘리시온에 들어가 그곳에서
사는 것이 허용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흙의 요소에서 유래
하는 여러 가지 불순한 점이 불식되고, 레테 강의 물로 전생의 기억이
완전히 세척된 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육체를 부여받아 이 세상에 다시
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 중에는 완전히 부패하여 인간의 신체를 받기에 적당치 않
은 자도 있다. 이런 자는 사자-범 ,고양이 ,개 ,원숭이 등과 같은 짐
승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을 고대의 사람들은 메템프시코시스, 즉
영혼의 윤회라 불렀다. 그리고 이것은 아직도 인도의 원주민에 의해 신
봉되고 있는 교리다. 그래서 그들은 극히 미미한 동물의 생명일지라도,
그것이 자기들의 친척의 변형일지도 모른다 생각하여 죽이기를 꺼린다.
앙키세스는 이렇게 설명한 후에 더 나아가서 아이네이아스에게 장래
탄생될 그 민족의 인물들과 그들이 지상에서 달성할 위업에 대해서 이
야기해 주었다, 그 후 그는 다시 화제를 현재로 돌려, 아들에게 그들
무리가 이탈리아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그가 해야 할 일을 말해 주었
다. 즉 갖가지 크고 작은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 신부를 맞이하게
되는 일 그리고 그 결과로 트로이라는 나라가 건설되고, 그로부터 장차
세계의 패자가 될 로마라는 나라가 건설되리라는 점 등을 이야기했다.
아이네이아스와 시빌레는 앙키세스와 작별하고 시인이 상세히 설명하
지 않은 어떤 지름길을 택하여 지상으로 귀환했다.
328
글리시온
베르길리우스의 시에는 우리가 보아 온 바와 같이 엘리시온을 지하에
두고 축복된 사람들의 영흔이 거주하는 곳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호메
로스의 서사시에서는 엘리시온이 죽은 자의 나라의 일부분을 형성하지
는 않는다. 그는 엘리시온을 지구의 서쪽 끝인 오케아노스 가까이에 위
치한 행복한 나라로 그리고 있다. 그곳은 눈도 추위도 없이 항상 제피
로스(서풍)의 미풍이 산들거리고 있다. 이곳에는 신의 은총을 입은 영웅
들이 죽음을 맛보는 일 없이 보내져서 라다만티스의 지배 아래 행복하
게 살고 있다. 헤시오도스나 핀다로스가 묘사한 엘리시온은 서쪽 끝의
오케아노스 가운데에 있는 축복된 '사람들의 섬' 흑은 '행운의 섬' 안
에 위치하고 있다. 아틀란티스라는 행복한 섬의 전설은 이로부터 유래
한 것이다. 이 행복한 나라는 완전히 가공적인 것이었을 것이나 그런
전설이 생겨난 것은 아마 폭풍우를 만나 어떤 선원이 표류하던 중에 아
메리카 해안을 언뜻 보고 유포시킨 데서 기원한 것 같다.
시빌러
아이네이아스가 시빌레와 더불어 지상으로 돌아오고 있을 때,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여신이건 혹은 신들의 은총을 받은 인간이건 간에, 나는 당
신을 언제나 존중하렵니다. 지상에 도착하면 나는 당신을 위하여 신전
을 세우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 제물을 바치렵니다."
이에 대해 시빌레는 말했다.
"나는 여신이 아니에요. 그러므로 나는 회생물이나 제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나는 인간이에요. 그러나 만일 내가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들
시빌레 329
일 수 있었다면, 죽지 않는 여신이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내가
그의 것이 되기를 승낙하기만 하면 나의 소원을 성취시켜 준다고 약속
했어요. 그래서 나는 한 줌의 모래를 쥐고 앞으로 내밀며 말했습니다.
'저의 손에 있는 모래알의 수만큼 수명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나 나는
불행하게도 영원한 젊음을 청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이 土청도, 그는
내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만 있었다면 허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거절에 감정이 상한 그는 나를 늙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나의
젊음과 젊음의 힘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700년을 살
아왔습니다. 모래알의 수와 같아지려면 아직도 300번의 봄과 300번의
가을을 맞이해야 합니다. 나의 몸은 해마다 위축되고 있어요. 머지않아
나의 몸이 보이지 않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음성은 영원
히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후세의 사람들도 필경 나의 말을 존경하여
들어줄 거예요."
시빌레가 말한 내용 가운데 끝부분은 그녀의 예언력을 암시한 것이었
다. 그녀는 동굴 속에서, 모아 온 나뭇잎 위에 사람의 이름과 운명을 적
는 습관이 있었다. 이와 같이 글씨를 쓴 나뭇잎은 동굴 안에 질서 있게
배열되어 신자의 상의에 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일 문을 열 때 바람
이 들어와서 나뭇잎을 흐트러 뜨리면, 그녀는 다시 그것을 원상태로 해
놀으려 힘쓰지 않고, 신탁은 다시 회복할 수 없게 상실되는 것이었다.
시빌레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전설은 후세에 형성된 것이다. 고대 로
마의 타르키니우스 왕정 때, 왕 앞에 한 부인이 나타났다. 그 부인은
책을 아흡 권 내놓고 사라졌으나 왕은 받아들이기를 거절했다. 그러자
이 부인은 물러가서 세 권을 불태워 버리고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책
을 내놓고 아홉 권의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사라는 것이었다. 왕은 이
를 받아들이기를 또다시 거절했다. 그러자 그 부인이 또다시 세 권의
책을 불사른 후에, 돌아와서 나머지 세 권을 내놓고 아흡 권의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사라고 청하자 왕은 호기심이 생겨 마침내 그 책을 샀
다. 읽어 보니 거기에는 로마국의 운명이 여러 가지로 기록되어 있었
330
다. 그래서 책은 카피톨리움의 제우스 신전에 있는 돌상자에 넣어 보
관되고, 그 임무를 맡은 특정한 관리에게만 열람이 허용되었다. 그리
고 그들은 중대사가 일어났을 경우에 그 책 속에 적혀 있는 신탁을 해
석하여 국민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보통 시빌레라고 말하지만 시빌레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오비디우스나 베르길리우스가 그린 키메의 시빌레가 가장
유명했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그녀의 생명은 천 년 동안이나 계속되
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아마 여러 종류의 시빌레도 실은 동일한 인물이
므로, 같은 인물이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표명하
려 했던 것 같다.I)
이탈리아얼서의 아이내이아스
아이네이아스는 시빌레와 작별하고 그의 함대로 돌아가 이탈리아 해
안을 따라 항해하다가, 티베르 강 하구에 닻을 내렸다. 시인 베르길리
우스는 그의 주인공(아이네이아스)을 그의 방랑의 목적지인 이곳에 도착
케 한 후에, 시의 여신 뮤즈를 불러, 중대한 고비를 맞은 이 나라의 사
정을 그에게 말해 달라고 빈다. 당시 그 나라를 통치하고 있던 자는 사
투르누스로부터 3대째인 라티누스였다. 당시 늙은 그에게 뒤를 이을 아
들이 하나도 없었고, 다만 라비니아라는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인근의 여러 왕이나 고관들로부터 구혼을 받았는데, 그 중에 투
르누스라는 루툴리인의 왕이 라비니아 부모의 의중에 가장 합당했다.
그러나 라티누스는 꿈속에서, 라비니아의 남편 될 사람은 이국에서 을
것이라고,' 그의 부친 파우누스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결합에 의해 전세계를 정복할 운명을 갖게 될 민족이 나오리라는 것이
1)미켈란젤로는 성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다섯 명의 시빌레를 그렸다.
이탈리아에서의 아이네이아스 331
었다.
독자 여러분도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아이네이아스 일행이
하르푸이아이의 무리들과 전투를 했을 때, 이 반인반조(平人半島)의 괴
물 가운데 하나가 트로이인에게 무서운 고통이 닥쳐 올 것을 예언하고
위협했었다. 특히 그 하르푸이아이는 그들의 방랑생활이 끝나기 전에
식탁마저도 먹어 버릴 지경의 기아의 괴로움을 받으리라고 예언했다.
이제 예언이 실현되었다. 왜냐하면 일행이 풀 위에 앉아서 얼마 남지
않은 식사를 하려고 무릎 위에 굳은 빵을 올려 놓고, 그 위에 숲에서
겨우 얻을 수 있었던 나무열매 따위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들은 단숨에 그 열매를 다 먹어 버리고 이번에는 굳은 빵마
저도 다 먹고 나서야 겨우 식사를 끝냈다. 그것을 보자 아이네이아스와
아들 율루스가 농담을 했다.
"야-우리는 식탁까지 먹고 있네 "
아이네이아스는 이 말을 듣고 예언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외쳤다.
"만세-이곳이 바로 약속의 땅이다)O
"이곳이 우리 본거지, 우리 나라다?
그리고 그는 여러 가지로 손을 써서 그곳의 원주민이 누구며, 지배자
가 누구인가를 조사했다. 선발된 100명의 사람들이 라티누스 마을로 많
은 선물을 가지고 파견되어 우의와 협력을 청했다,
그곳으로 간 그들은 가서 환대를 받았다. 라티누스는 바로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이아스가 다름아닌 신탁에 의해 자기 사위로 약속된 사람이
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쾌히 협력을 약속하고, 사자들을 자기의 마
구간에 있는 말에 태워 선물과 호의에 넘치는 소식을 전달하고서 돌려
보냈던 것이다.
헤라는 만사가 트로이인에게 순조롭게 잘 되어가는 것을 보고서, 그
녀의 빗날 원한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에레보스(이 세계와
지옥 사이의 암흑세계)로부터 알렉토(복수의 여신의 하나)를 불러 내고 불
화를 야기시키기 위해서 그를 파견했다. 알렉토는 우선 왕후 아마타를
332
손에 넣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트로이인과의 동맹을 반대하게 했
다. 다음 알렉토는 투르누스의 나라로 급행하여 늙은 여승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투르누스에게 외래인들의 도착과 그들의 왕이 그의 신부를 탈
취하려고 한다는 土식을 전하였다. 다음에 그녀는 주의를 트로이 진영
으로 돌렸다. 그때 소년 율루스와 그의 친구들이 수렵을 하며 놀고 있
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알렉토는 개들의 후각을 더욱 예리하게
하여 가까운 숲 속으로부터 한 마리의 수사슴을 몰아내도록 하였다. 그
런데 이 사슴은 라티누스 왕의 목자인 티루스의 딸 실비아가 총애하는
사슴이었다. 율루스가 던진 창에 사슴은 상처를 입었다. 사슴은 겨우
집에 돌아갈 기력만이 남아 있었을 뿐, 결국은 실비아의 발 밑에서 죽
고 말았다. 그녀의 울부짖음과 눈물은 그녀의 오빠들과 목자들을 격분
시켰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무기를 잡고서 율루스 일행을 맹렬히 공격
했으나 달려온 친구들이 이들을 막아 주었다. 마침내 일당 중 두 사람
을 잃고는 쫓기어 되돌아갔다.
이러한 사건은 전쟁의 폭풍우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왕후와 투르
누스와 농민들은 나이 많은 왕에게 외래자들을 나라 밖으로 추방할 것
을 강력히 권유했다, 왕은 자신의 힘이 닿는 한 반대했으나, 자기의 반
대가 무익한 줄을 깨닫고 결국 양보하고 은퇴소로 물러갔다.
이누스외 문
이 나라의 관습으로는 전쟁을 시작할 때가 되면, 왕이 예복을 입고
엄숙한 의식을 거행하고, 평화시에는 닫혀 있던 야누스 신전의 문을 열
게 되어 있었다. 국민들은 이제 늙은 왕에게 이 엄숙한 일을 수행하기
를 강요하다시피 권했으나 왕은 거절했다. 이렇게 그들이 말다툼을 하
고 있는 가운데 헤라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문을
부수고는 열어 버렸다. 나라 안을 즉시 들꾼언탄
카밀라 333
국민들은 사방으로부터 뛰쳐나와 "전쟁이다, 전쟁1"이라고 외쳐 댔
다. 투르누스가 총지휘자로서 추대되었다. 다른 무사들은 동맹자로서
참가했는데, 수령은 메젠티우스였다. 그는 용감하고 유능한 무사였으나
실로 증오할 만한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 때문에 그는 인접한
도시의 수령이었으나 국민들에 의해 추방당했다. 이런 메젠티우스와 힘
께 그의 아들 라우수스도 참가했는데, 그는 부친보다 훨씬 더 훌릉한
수령이 될 만한 고결한 성품을 지닌 청년이었다.
카밀라
카밀라는 아르테미스의 층애를 받는 처녀로서 수렵의 명인인 동시에
훌릉한 무사이기도 했다. 그녀는 아마존족의 관례에 따라 기마대를 대
동하고 와서 투르누스군에 가담했는데, 그 기마대 가운데에는 선발된
여군도 포함되어 있었다. 카밀라는 물레나 베틀에 손을 대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오직 전투연습이나 바람보다도 빨리 달리는 연습만을 했
다, 들판에 서 있는 보리밭 위를 달리면 곡식을 짓밟지 않으리만큼 재
빨리 달릴 것 같았으며, 물위를 달리면서 발을 적시지 않고 달릴 수 있
으리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카밀라의 생애는 처음부터 기구했다. 그녀
의 부친 메타보스는 내란에 의하여 자신이 다스리던 도시로부터 추방되
었는데, 그때 어린 딸을 데리고 도망쳤다.
그는 적의 맹렬한 추적을 받아 숲 가운데를 도망치다가 아마세누스
강가에 도착했는데, 그때 강물은 흥수로 건널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다.
메타보스는 잠시 발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강을 건너 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어린 딸을 나무쩝질로 만든 보자기로 싸서 자기 창에 뭍잡아 매
고, 그 창을 한 손으로 높이 들어올리며,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다음과
같이 기원했다.
"숲의 여신이여! 이 소녀를 당신에게 바칩니다."
334
그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무거운 짐을 붙잡아 맨 창을 건너편 강가로
힘껏 던졌다. 창은 노호하는 강물을 건너 날아갔다. 추격자들은 이미
그에게 육박하고 있었다. 물 속으로 뛰어들어가 혜엄쳐 건너간 그는 강
가에 어린아이를 붙잡아 맨 창이 무사히 날아와 박혀 있음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그는 양치기들과 더불어 살게 되었고 딸에게는 숲 속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다. 그래서 그녀는 어릴 때부터 활쏘기와
창던지기를 익혔다. 그녀는 투석기를 가지고 두루미나 야생 백조를 맞
춰서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녀의 옷은 호랑이 가죽이었다, 아들을 가
진 많은 어머니들이 그녀를 며느리로 삼기를 원했으나, 그녀는 계속 아
르테미스에게만 충실했다.
얼반드로스
이같이 무서운 동맹자들이 아이네이아스와 싸움을 벌이려 하고 있었
다. 마침 밤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노천 강둑에서 몸을 펴고 자고 있
었다. 그때 강의 신 티베리누스가 버드나무 그늘에서 얼굴을 내밀고 다
음과 같이 말하는 것 같았다.
"여신의 아들이며, 라틴 나라의 소유자가 될 운명을 가진 자여! 이것
이 약속의 땅, 그대의 본거지가 될 곳이다. 그대가 충실히 인내만 한다
면 이곳 하늘에 있는 신들의 적의도 종말을 고할 것이다. 이곳에서 그
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대의 편이 되어 줄 사람들이 있다. 배를
준비하여 이 강을 저어 올라가라. 내가 아르카디아인의 수령 에반드로
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리라. 그는 오랫동안 투르누스 및 루툴리인
들과 서로 반목하는 사이에 있어, 기꺼이 너의 동맹자가 되어 줄 것이
다. 자, 일어나라! 그리고 헤라에게 맹세를 하고, 그녀의 분노를 일으
키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기원하라. 그리고 그대가 숭리를 거두었을 때
에는 나를 생각해 달라,"
에반드로스 335
아이네이아스는 잠에서 깨어 친절하게 앞날을 얘기해 준 꿈의 지시를
곧장 따랐다. 그는 헤라에게 희생물을 바치고 강의 신과 그의 부하인
우물들에게 원조를 베풀어 주도록 호소했다, 처음으로 무장한 무사들을
가득 실은 배가 티베르 강을 거슬러올라갔다. 강의 신은 물결을 가라앉
히고, 그 흐름에 조용히 흐르도록 명령했다. 노젖는 사람들이 힘차게
노를 저었으므로 배는 급속도로 강을 거슬러올라갔다.
정오경에 그들은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도시에 도착했다. 이 도시에서 후에 그 영광이 하늘에 닿을 만큼의 대
로마 시가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나이 많은 왕 에반드로스는 그날 우
연히 헤라클레스와 모든 신들에게 매년 거행하는 제전을 올리고 335있
었고 그의 아들 팔라스와 소국가의 수령들이 곁에 서 있었다. 그들은
우뚝 솟은 커다란 배가 숲 속을 헤치고 미끄러지듯이 접근하고 있는 것
을 보자, 놀라 식탁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팔라스는 제전을 계속하도록
명령하고 자신은 창을 잡고 창가로 걸어 나갔다. 그는 소리 높여 당신
들은 누구며 무엇 때문에 찾아온 것이냐고 물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을
리브나뭇가지 (평화의 증표)를 내밀며 대답했다.
"우리는 트로이인으로, 당신네들에 대해서는 호의를 가지고 있고 루
툴리인에 대해서는 적의를 가지고 있소. 우리는 에반드로스를 찾아온
것이며, 우리들의 병력과 당신들의 병력을 합치기를 원하고 있소."
팔리스는 이 위대한 민족의 이름을 듣고 놀라서 오히려 그들에게 상
륙해 줄 것을 청했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가 강가에 이르자, 팔라스는
그의 손을 잡고 안내를 하는 동안에도 우정어린 손을 놓지 않았다. 숲
속을 지나서 왕과 충신들의 앞에 나오자 그들은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그들을 위하여 좌석이 마련되고 다시 식사가 계속되었다.
읔
초창기의 로마
제전이 끝나자 모두 시내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이 들어 허리가 굽은
왕은 아들과 아이네이아스 사이에서 두 사람의 팔을 번갈아 잡으면서
걸어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꽃을 괴우며 먼 길을 멀다
고 느끼지 않고 걸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즐거운 기분으로 보고 들었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고대의 유명찬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에반드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건에 이 넓은 숲 속에는 파우누스와 님페 그리고 수목 속에서 탄생
한 법률이나 사회적 교양도 없는 야만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소에게 멍에를 지을 줄도 몰랐고,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으며, 장래를
대비하여 현재의 풍족한 물품을 저장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들은 나뭇
가지에서 새싹을 뜯어먹거나 사냥한 노획물을 날것으로 먹었습니다. 그
들이 이런 상태에 있을 때. 사투르누스(크로노스)가 을림포스로부터 그
의 아들에게 쫓기어 그들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는 이 사나운 야
만인들을 한데 모아 사회를 이루게 하고 법률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후 화평하고 풍족한 사회가 이루어졌으므로, 후세 사람들은 사투르누스
의 치세를 촹금시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이와는 전혀
다른 시대가 계속되고 금과 피에 대한 갈망이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계
속하여 폭군들이 국토를 지배했는데, 마침내 내가 고국 아르카디아로부
터 추방되어 저항할 수 없는 온명의 힘에 의하여 이곳으로 오게 된 것
입니다. "
이런 이야기를 한 후 에반드로스는 아이네이아스를 타르페이아의 바
위와 그 당시는 덤불이 우거진 황무지였으나 후에 카피틀리움(유피테르
신전)이 장엄한 자태로 높이 서 있게 되는 곳을 그에게 보여 주고는 허
물어져 가는 성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에 보이는 것이 야누스가 건립한 야니쿨룸(로마의 일곱 개 언덕
초창기의 로마 337
중의 하나)이고, 저쪽에 보이는 것이 사투르누스의 윰인 사투르니아입니
다. "
이러한 말을 하는 가운데, 그들은 검소한 에반드로스의 저택에 이르
렀는데, 그곳에선 가축의 무리가 울며 들판을 배회하고 있는 광경을 될
수 있었다. 일행이 저택으로 들어가니 아이네이아스를 위해 소파가 이
미 마련되어 있었다. 그것은 안에다 폭신하게 나뭇잎을 넣고, 겉은 리
비아의 곰가죽으로 덮은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늙은 에반드로스는 검소한 저택의 처마 밑에서 지저귀
는 새소리에 잠이 깨어 아침 햇살에 눈부셔 하며 일어났다. 웃옷을 입
고 어깨에는 호피를 걸치고, 발에는 덧신을 신고 허리에는 훌릉한 칼을
차고서 나이 많은 왕은 그의 손님을 만나러 나섰다. 두 마리의 맹견이
그의 뒤를 따랐다. 이 개들이 그의 유일한 시종이며 호위병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그의 충실한 아카테스와 같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팔라스도 왔다. 나이 많은 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명한 트로이인이여! 그와 같은 위업에 우리가 협조할 수 있는 것
은 정말 적습니다. 우리 국가는 한편은 강이 가로막고 다른 편은 루툴
리인이 가로막고 있는 약소한 나라입니다. 하나 나는 당신을 인구가 많
고 부유한 국민과 동맹시키고자 합니다. 운명이 당신을 적당한 시기에
이곳으로 인도한 것입니다. 강 건너에는 에트루리아인이 살고 있습니
다. 메젠티우스가 왕이었는데, 그는 자기의 복수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대미문의 형벌을 발견한 잔인무도한 자입니다. 그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손과 손, 얼굴과 얼굴을 한데 묶어 불행한 회생자를 무서운 포
옹 속에서 죽게 하기 일쑤인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마침내 국민은 그의
일가를 추방했습니다. 그들은 그의 궁전을 불사르고 그 도당을 창살했
습니다. 그는 투르누스에게로 도망쳤는-그 투르누스가 지금도 이 메
젠티우스를 무력으로 수호하고 있습니다. 에트루리아 국민들은 그를 그
의 죄에 상응한 형벌에 처하기 위하여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최근
에는 무력으로라도 그 요구를 관철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제들
338
이 그들을 제지하였습니다. 사제의 말에 의하면, 이 나라에 태어난 자
로선 국민을 승리로 이끌 수가 없으며, 여러분의 지휘자로 예정된 자는
반드시 바다를 건너을 것이고,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래서 그들은 나에게 왕관을 바치겠다고 하였으나, 나는 그와 같은 큰일
을 맡기에는 너무 늙었고, 나의 아들은 본국 태생이므로 하늘의 뜻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태생으로 보나 연배로 보나, 무공으
로 보나 신들에 의하여 지정된 인물이니, 그들 면전에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그들의 지도자로서 환영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나는 나
의 유일한 희망이요, 위안인 아들 팔라스를 가담시귀겠습니다. 당신 밑
에서 전술도 배우게 하고, 당신의 위대한 무공을 본받도록 하게 할 작
정 입니다.
그리고 트로이의 수령들을 위해 준마"를 준비하도록 명령하였다. 아
이네이아스는 선발된 부하들 한 부대와 팔라스를 동반하고서 말을 타고
에트루리아인의 도시를 향하여 떠났으며, 나머지 대원들은 배 있는 곳
으로 돌려보냈다. 아이네이아스와 그 일행은 에트루리아인의 진영에 무
사히 도착하여 타르콘과 그가 이긴는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니소스와 얼우리알로스
그 동안 투르누스도 군대를 소집하고, 전쟁에 필요한 모든 군비를 갖
추었다. 헤라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를 그에게 파견하여, 아이네이이
스가 없는 틈을 이용하여 트로이인의 진영을 기습하도록 선동했다. 그
-베르길리우스는 이곳에 매우 유명한 시구를 삽입하고 있는데, 그 구절의 울림
은 군마가 달리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될 정도다.
'준마의 말발굽은 사중의 울림으로써 대지를 진동한다.' -아이네이스-제84권
5%행 .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339
리하여 곧 습격이 행해졌으나, 트로이인들은 적의 내습을 경계하고 있
었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로부터 자기가 없는 동안에는 절대로 전쟁을
하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으므로, 진지 속에 잠복하여 루툴리군이 아무
리 유인하려 해도 그 술책에 응하지 않았다. 밤이 되자 투르누스 군대
는 자기네가 우세하다고 생각하여, 기고만장해진 나머지 축연을 베풀고
술을 마시며 질펀하게 논 끝에 들판에 몸을 던져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한편 트로이인 진영은 이와는 사정이 달랐다. 모든 사람이 한잠도 자
지 않고, 적에 대한 경계와 아이네이아스의 귀환을 초조하게 고대하고
있었다.
니소스가 진영의 입구에서 망을 보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전 군대
안에서 온화한 인품과 뛰어난 재질로 유명한 청년 에우리알로스도 서
있었다. 그들은 우정으로 맺어진 전우였다. 니소스는 에우리알로스에게
말했다.
"자네에게도 보이지-저놈들의 방약무인한 태도가. 불빛도 작고 희미
하여 모두 다 술이 취하여 잠이 든 모양이네. 자네도 알겠지만 아군 수
령들은 아이네이아스에게 사람을 보내어 그로부터 지시를 받기를 갈망
하고 있네. 그래서 나는 적진을 뚫고 나가 아이네이아스를 찾아갈 결심
을 했네. 만일 내가 성공하면 그 명예가 나에게 충분한 보상이 될 것이
며,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그것은 자네가 받
게나. "
에우리알로스는 모험심에 불타서 대답했다.
"그러면 니소스, 자네는 그 모험에 나를 빼놓겠단 말인가? 내가 자네
를 그와 같은 위험한 곳에 혼자 보낼 것 같은가? 용감한 나의 아버지가
나를 그렇지 가르치지는 않았으며, 나 또한 아이네이아스 군대에 참가
할 때부터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네. 그때 벌써 명예를 위해서는 생
명을 내놓을 각오를 했었네."
그러자 니소스가 대답했다.
"친구여, 나도 그런 줄 아네. 그러나 자네도 아다시피 이 일은 그 결
과가 어찌 될지 확실치 않으며, 나야 어찌 되든 무관하지만 자네만은
무사하기를 바라는 바일세. 자네는 나이도 나보다 젊고 장래가 더 있
네. 또 나는 만일의 경우, 자네 어머니의 슬픔의 원인이 될 수는 없네.
자네 어머니는 다른 부인들과 함쩨 아케스테스 시에 편안하게 체류하는
것보다는 이 싸움터에서 자네와 같이 있기를 택하지 않았던가, "
에우리알로스는 대답했다.
'더 이상 말하지 말게. 자네가 아무리 나를 단념시키려 해도 쓸데없
네. 나는 자네와 동행하기로 굳게 결심했으니, 자, 서둘러 출발하세."
그들은 수비병을 불러 임무를 맡기고 총사령부의 진영을 찾아갔다.
수령들은 그들의 상황을 아이네이아스에게 알릴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은 두 친구들의 제언을 기꺼이 수락하였고, 무수한 찬사
를 보탰으며, 성옹할 때에는 더없이 풍성한 보상을 주겠노라고 약속했
다. 특히 율루스는 에우리알로스에게 인사를 하고 영원한 우정을 다짐
했다. 에우리알로스는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오직 한 가지 부탁이 있네. 나의 노모가 나와 같이 진영에 와 계시
네. 나 때문에 어머니는 트로이 땅을 떠났고, 다른 부인들처럼 아케스
테스 시에 남아 계시려 하지 않았네. 나는 어머니에게 작별하지 않고
떠나겠네, 어머니의 눈물을 감내할 수 없겠고, 만류하면 뿌리칠 수 없
겠기 때문일세. 원컨대 나의 어머니의 슬픔을 위로해 주게. 이것만 나
에게 약속해 준다면, 나는 용기백배하여 어떤 위험에 부딪치더라도 용
감히 뛰어들어가겠네. "
율루스와 다른 수령들은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그의 모든 부탁을
들어 주마고 약속했다. 율루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닐세. 그리고 내가 자네에게 약속한 모든
것을 만일 자네가 돌아오지 못할 경우에는 자네 어머니에게 드리도록
하겠네. "
이렇게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는 진영을 떠나서 곧바로 적진 한가운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341
데로 돌입했다, 감시자나 보초도 발견할 수 없었고, 사방에 병정들이
풀 위나 마차 사이에 흩어져 잠들어 있었다. 그 당시 전쟁의 법규는 용
감한 자가 잠자고 있는 적을 죽이는 것을 금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트
로이인은 적진을 통과하며 될 수 있는 한 많은 적들을 아무런 소동도
일으키지 않고 참살하였다.
어떤 진영에서 에우리알로스는 황금과 깃털이 반짝이는 훌릉한 투구
를 노획했다. 그들은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적의 한가운데를 통과
했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그들의 면전에 적의 기병대가 나타났다. 그
들은 대장 볼스켄스의 인솔 아래 진영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에우리
알로스가 노획한 반짝이는 투구가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볼스켄스는
두 사람을 큰소리로 불러,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대
답하지 않고 숲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기병대가 그들의 도주를 막기 위
하여 사방으로 홑어졌다. 니소스는 추격을 피하여 위험을 벗어났으나,
에우리알로스가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를 찾으러 다시 돌아갔다.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가 인기척이 나는 데까지 갔다. 숲 사이로 들여다보니
한 무리의 적들이 에우리알로스를 둘러싸고 이것저것 떠들썩하게 질문
을 퍼붓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에우리알로
스를 구해 낼 수 있을까! 그와 함께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니소스는 밤하늘에 밝게 비치는 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신이여! 저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창을 기병대의 한 지휘관을 향해서 던졌다.
창은 그 등을 맞혀 치명상을 입히면서 그를 그 자리에 거꾸러뜨렸다.
그들이 놀라 허등거리고 있는 사이에, 또 하나의 창이 날아와 또 한 놈
을 쓰러뜨렸다, 지휘관 볼스켄스는 어디서 창이 날아오는지 몰라, 칼을
빼어 들고 에우리알로스에게로 돌진했다. 그리고 "두 부하의 원수를 갚
겠다"며 그 칼로 에우리알로스의 가슴을 찌르려고 했다. 그때 니소는
숲 속에서 친구의 위험을 보고 뛰어나와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나다, 내가 그랬다. 루툴리아인이여, 너의 칼을 나에게로 돌려라,
342
창은 내가 던졌다. 그 사람은 친구로서 나를 따라왔을 뿐이다."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볼스켄스는 칼을 내리쳐 에우리알로스의 어여
쁜 가슴을 뚫었다. 그의 머리는 쟁기에 꺾인 꽃과 같이 어깨 위에 떨어
졌다. 니소스는 볼스켄스를 향해 돌진하여 칼로 그의 목을 찔렀다. 그
리고 그 자신도 무수한 칼을 받고 참살당했다.
메잰티우스
아이네이아스는 에트루리아의 동맹군을 데리고 마침 적당한 때에 전
장에 돌아와 적에게 포위된 아군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제 양군은 세력
이 비등해졌으므로 전쟁은 마침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기서는 자
세한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으므로, 독자들에게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주요 인물들의 운명만을 적는 데 그치려 한다. 폭군 메젠티우스는 싸우
는 상대자가 반란을 일으킨 자기의 백성임을 알고 야수처럼 격노했다.
자기에게 저항해 오는 자는 모조리 참살했고, 그가 나타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많은 자들을 패주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아이네이아스와
마주치게 되었다. 장병들은 조용히 서서 두 사람의 승부를 지켜 보았
다. 메젠티우스는 들고 있던 창을 던졌다. 창이 아이네이아스의 방패를
치고 빗나가서 안토르를 맞혔다, 그는 그리스 태생이었는데, 고향 아르
고스를 떠나 에반드로스를 따라 이탈리아로 왔던 것이다. 시인 베르길
리우스는 이 안토르를 가식 없고 비애에 찬 필치로 노래하고 있는데,
그 구절은 오늘날에도 혼히 속담으로 쓰이고 있다. "이 불행한 자는.
다른 사람을 겨눈 창에 맞아 쓰러져 하늘을 우러러보고 죽어 가면서 고
향을 생각했다. (' I)
1, (아이네이스-제짧컨 781행.
메젠티우스 343
를 뚫고 그의 넓적다리에 꽃혔다. 그의 아들 라우수스는 이 광경에 참
고 견딜 수 없어 갑자기 뛰어나와 아이네이아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동안에 부하들은 메젠티우스 주위에 모여들어 그를 떠메고 되돌아갔다.
아이네이아스는 칼을 라우수스의 머리 위에 치켜들고 내려칠까 말까 하
고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나 격노한 라우수스가 맹렬히 공격해 왔으므
로 아이네이아스는 하는 수 없이 운명의 일격을 가했다. 라우수스는 쓰
러졌다. 아이네이아스는 가엾게 여겨 그의 위에 몸을 구부리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불우한 젊은이여 -비록 적일지언정 칭찬할 만한 그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는가? 그대가 자랑으로 삼는 그 갑옷을 그대로 입
고 있게. 그리고 걱정하지 말게. 그대의 유해는 그대의 친구에게 돌려
줄 것이니 적당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노라."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주저하는 라우수스의 부하들을 불러 그들의 손
에 유해를 건네주었다.
그 동안 메젠티우스는 냇가로 운반되어 상처를 물로 씻고 간호를 받
고 있었다, 얼마 후 그곳에 라우수스가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격노와 절망이 그를 전율케 했다. 그는 말을 타고 전투장인 숲 속으로
들어가 아이네이아스를 찾았다. 메젠티우스는 그를 발견하자, 말을 타
고서 그의 주위를 빙빙 돌며 계속하여 창을 던졌다. 한편 아이네이아스
는 방패를 자유자재로 돌려서 창을 막으면서 대항했다. 마침내 메젠티
우스가 세 바퀴 돌았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그의 창을 곧장 말의 머리
를 향해 던졌다. 창이 말의 관자놀이를 관통해 말이 쓰러지자, 양군에
서는 환성이 일어나고, 그 소리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메젠티우스는
살려 달라고 조금도 애원하지 않고, 오직 그의 유해가 배반한 부하들의
모욕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과, 아들과 같은 무덤에 묻어 달라는
-것만 부탁했다. 그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서 운명의 일격을 받자 피를
흘리며 절명했다.
-家 料 갉 트 理 ----
344
롤라스 , 카밀라 , 투르누스
이러한 일이 전장의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안에 다른 곳에서는
투르누스가 젊은 팔라스와 맞붙고 있었다. 이처럼 실력이 차이나는 전
사들 사이의 싸움의 결과란 뻔한 것이다. 팔라스는 용감히 싸웠으나 투
르누스의 창에 맞아 쓰러졌다. 승리자 투르누스는 이 용감한 젊은이가
자기의 발 밑에서 죽어 넘어진 것을 보고 가엾은 생각이 들어 적의 갑
옷을 박탈하는, 승리자의 특권을 행사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오직 금못
과 금조각으로 장식한 띠만을 빼앗아 자기 몸에 두르고 나머지 물건은
죽은 자의 친구에게 물려주었다.
그 전투 후에는 양군 모두 죽은 자를 매장하기 위하여 수일간의 휴전
이 선포되었다. 이 동안을 이용하여 아이네이아스는 사자를 보내 투르
누스에게 이 전쟁을 일 대 일의 단기전으로 숭부를 가리자고 도전을 했
으나, 투르누스는 이 도전을 교묘히 퍼했다. 그래서 다시 전쟁이 시작
되고, 이번 전투에서는 처녀 무사인 카밀라가 특히 이채를 띠었다. 그
녀의 용감한 전투는 가장 용감한 남자 무사들의 전투를 능가했다. 많은
트로이인과 에트루리아인이 그녀의 창에 찔리고, 혹은 도끼에 맞아 쓰
러졌다. 마침내 아룬스라고 하는 에트루리아인이 오랫동안 줄곧 그녀를
지켜 보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마침내 그녀가 도망하는 적병을 추
격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적병의 갑옷이 너무도 흘릉해 그것을 빼앗
으려고 하였다. 그녀는 추격에 열중한 나머지 자기의 위험을 깨닫지 못
했다. 아룬스가 던진 창이 그녀에게 적중하여 치명상을 입혔다. 그녀는
쓰러지고 곁에 있던 처녀 부하들의 팔에 안겨서 최후의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녀의 운명을 본 아르테미스 여신은 그녀를 죽인 자를 그대로
내버터 두지 않았다. 아룬스는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서워 도망치
려 했으나, 그때 아르테미스의 무리에 속하는 한 님프가 쏜 신의 화살
에 맞아 먼지 속에서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외로이 죽어 갔다.
팔라스, 카밀라, 투르투스 345
마침내 최후의 전투가 아이네이아스와 투르누스 사이에 벌어졌다. 투
르누스는 이 전투를 될 수 있는 한 피하려고 하였으나, 마침내 자기편
의 불리한 전세와 부하들의 불평하는 소리에 자극되어 싸을 결심을 하
게 되었다. 승패는 뻔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길 운명에다가 긴급한 사
태가 일어날 때에는 언제나 그의 어머니인 여신이 도와 주었고, 또 그
에게는 그의 어머니의 요구로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뚫을 수 없는
갑옷이 있었다. 이와 반대로 투르누스는 그의 편을 들머 주던 신의 가
호도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헤라는 더 이상
투르누스를 도와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제우스로부터의 엄명을 받아 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투르누스는 창을 던졌으나, 창은 아이네이아스의
방패에 맞아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하고 다시 튀었을 뿐이었다. 이번
에는 트로이의 영웅이 창을 던졌다. 창은 투르누스의 방패를 뚫고, 그
의 넓적다리에 박혔다. 그러자 투르누스의 드높던 패기도 꺾여 관대한
처분을 애걸했다. 아이네이아스도 그를 측은히 여겨 살려 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팔라스의 띠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투르누스가
팔라스를 죽인 후 래앗은 것이었다. 이것을 보자 아이네이아스는 분노
가 치솟았다.
"팔라스가 이 칼로 너를 죽이노라" 하고 외치며, 들고 있던 칼을 투
르누스의 몸에 꽃았다.
여기서 -아이네이스-시는 끝난다. 우리들은 아이네이아스가 그의 적
을 모두 정복한 후에 라비니아를 신부로서 맞아들였다는 것은 쉽게 상
상할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아이네이아스는 자리 나라를 건설하고 그
것을 신부의 이름을 따서 라비니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인 율루스는 알바롱 가를 건설했는데, 이곳이 바로 저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탄생지, 즉 로마의 요람지인 것이다.
긴6
피타고라스
28
사모스의 현인 꾀타고라스 , 이집트의 신들 ,
신들의 목소리
앙키세스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인간의 영혼의 성질에 관하여 설명했는
데, 그 가르침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설과 일치한 것이었다. 피타고라
스는 원래 사모스 섬 사람이었으나, 그의 생애 대부분을 이탈리아의 크
로톤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는 오늘날에도 가끔 '사모스의 현인' 이라
불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크로톤의 철학자' 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젊었을 때 널리 여행을 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집트를 방문하여
사제들로부터 모든 학문을 배웠고, 후에는 동방으로 여행하여 페르시아
와 칼데아의 마기족(고대 페르시아의 승려 계급)과 인도의 바리문(인도의
승려 계급)을 방문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마침내 그는 크로톤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그의 비범한 재
능은 주위에 많은 제자들을 모았다. 당시의 크로톤 주민들은 사치와 방
탕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피타고라스의 감화력은 그 영향력을 곧바로
나타내기 시작했다. 근검과 절제의 바람이 일어나고 100명의 주민들이
그의 제자가 되었고 공동으로 지식을 추구하기 위하여 단체를 조직하여
그 회원이 되었고,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각자의 재산을 모아 공동 재
산을 만들었다, 그들은 가장 순결하고 검소한 생활양식을 실천했다. 그
피타고라스 347
들이 배운 최초의 교훈은 '침묵' 이었다. 당분간 그들은 오직 듣기만 해
야 했다. 사람들은 '그가 그렇게 말하였다(Ipse dixit)~고만 하면, 아무런
논증이 없어도 충분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질문을 하고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 허용된 것은 수년 동안의 복종을 인내한 상급
제자에게만 가능했다.
피타고라느는 수(틸가 만물의 본질이며 원리라고 생각했으며, 수가
있음으로써 물체는 실제로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견해에 따르면 수는 우주 만물의 구성요소였던 것이다, 그가 이
구성의 과정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찾아볼 수
가 없다, 그는 우주의 여러 형태와 현상은 그 기초이며 본질로서의 수
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모나스', 즉 ,1'을 모든 수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2'라는 수는 불완전하고 증가와 분할의 원인이었다. ,3'은
시초와 중간과 종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수라고 불렀다. '4'
는 정방형을 표시하는 수로서 가장 완전한 수였다. 그리고 -은 이
네 개의 기본적인 수의 합계 (1+2+3-~누to)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모든 음
악적이고 수학적 비율을 포함하며, 따라서 우주의 조직을 표시하고 있
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수가 모나스로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피타고라스는 우주의
모든 만물도 신성 (神性)이라는 순수하고도 단일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라고 여겼다. 신들과 악마의 영웅은 이 최고의 것에서 생겨났다는 것이
다. 그리고 네번째로 생겨난 것이 인간 영흔이다. 이 영혼은 불멸이고
육체의 속박을 벗어나면 죽은 자의 거처로 가서, 다시 또 인간이나 동
물의 신체 속에 거주하기 위해 이 세계로 돌아오기까지 그곳에 머문다.
그리고 완전히 정화되었을 때에는 마침내 최초에 출발한 근원으로 회귀
한다. 이러한 영흔의 윤회에 관한 이 교리는 원래 이집트에서 유래한
것이고 인간의 행위에 대한 상과 벌에 관한 고리와 연관이 있었다. 피
타고라스 학파의 사람들이 절대로 동물을 죽이지 않은 것도 그들이 이
교리를 신봉하고 있었던 것이 그 커다란 이유였다. 오비디우스는 피타
e6!料-.
A',,5.
348
고라스가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흔은 결코 죽지 않고, 항상 한 거처를 떠나면 곧 다른 거처로 옮
아 간다. 나 자신도 트로이 전쟁 때에는 판토스란 사람의 아들 에우포
르보스였는데, 메넬라오스의 창에 맞아 쓰러진 것을 기억한다. 최근에
아르고스 시에 있는 헤라의 신전에 가본 일이 있는데, 그곳에 당시 내
가 사용하던 방패가 전리품과 함께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변천할 따름이지 무엇 하나 사멸하지는 않는다. 영흔은 이곳
저곳으로 옮아가서 이번에는 이 육체, 다음에는 저 육체에 머무르고 짐
승의 몸에서 인간의 몸으로 옮아갈 수도 있다. 밀초가 어떠한 모양 형
태로 젝혔다가 또다시 녹고 또다시 새로운 모양새로 찍혀도 밀초는 항
상 동일한 밀초인 것처럼 영혼도 항상 동일한 영혼이며, 그것은 때에
따라 여러 가지 상이한 형태를 취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의 가슴에 동족
에 대한 사랑의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면, 제발 그러한 동물들의 생명을
난폭하게 다루지 말아다오. 어쩌면 그것이 너희들 자신의 친척일지도
모를 테니까."
음계 (촐階)의 음부(졸符)와 수의 관계에 의해서 같은 배수의 진동에서
는 조화음(調和흩)이 생기고, 그렇지 않은 것에서는 부조화음이 생기는
데 이러한 관계에서 피타고라스는 눈에 보이는 것에도 '조화' 라는 말을
적용하고 그 각 부분이 서로 적응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게 되었다.
우주의 중심에는(피타고라스의 생각에 의하면) 생명의 원리인 중심 불
(火)이 있었다. 이 중심의 불은 지구와 달과 태양과 다섯 개의 유성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각 천체 사이의 거리는 음계의 비례와 일치하
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천체는 그 속에 거주하는 신들과 더불어 이 중
심 불의 주위를 돌면서 그때 '노래를 부르지 않는 일 없이' 합창과 무
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또 천구(天理)는 수정 흑은 유리와 같은 것으로 되어 있고, 한 벌의
주발을 엎어 놓은 것처럼 서로 겹쳐져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각 천
구의 내부에는 하나 혹은 두서너 개의 천체가 붙어 있어 천구와 함께
시바리스와 크로톤 349
돌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각 천구는 투명하므로 우리는 그
천구를 통하여 그것이 붙어 함께 돌고 있는 천체만을 보게 된다. 그러
나 이러한 천구도 그것이 돌 때에는 서로 마찰이 없을 수 없으므로 그
로 인해서 절묘한 조화음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또한 실로 아름다운 조
화를 가진 음으로써 너무나도 아름다워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을 정
도라고 생각하였다.
피타고라스는 또 리라를 발명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시바리스와 크로톤
시바리스는 크로톤에 인접한 도시로 사치와 방탕으로 유명했다, 크로
톤이 그 반대로 유명했던 것과 같이, 시바리스라는 이름 자체가 사치와
방탕의 대명사로 속담에 오를 정도였다.
두 도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서 시바리스는 정복당하고 파괴되었다.
밀론이라는 유명한 역사(力士)가 크로톤의 군대를 이끌고 왔기 때문이었
다. 이 밀론의 거대한 힘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네 살배기 암소를 어깨에 메고 가서, 나중에 그 소를 하루 동안에 다
먹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그의 죽음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그가 숲 속을 지나가고 있을 때 나무꾼이 일부 쪼갠 나무줄기가 눈에
띄었다. 그것을 더 쪼개려 하다가 손이 나무줄기에 꼭 끼여 그 상태로
늑대의 습격을 받아 그는 마침내 잡아 먹혔다는 것이다.
이집트외 신들
이집트 사람들은 암몬을 최고의 신으로 받들었다. 후에 제우스 혹은
유피테르 암몬이라고 부른 실들이다 알몬을 말이나 의지로 자신읖 낀
350
명하였는데, 그의 의지는 크네프와 아토르라는 남녀 두 신을 창조했다.
이 두 신으로부터 오시리스와 이시스가 탄생했다, 이집트 사람들은 오
시리스를 태양의 신으로, 온기와 생명과 풍요의 원천으로서 숭배했을
뿐만 아니라, 나일 강의 신으로도 생각하여 매년 강을 범람시켜 그의
처 이시스(지구)를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세라피스(일명 혜
르메스)는 오시리스와 동일한 신으로 그려지는 일도 있었으나, 때로는
별개의 신으로서 타르타로스의 지배자요 의술의 신으로 여겨졌다. 아누
비스는 수호신으로서 개의 머리를 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 머
리는 충실과 경계를 상징하고 있다. 호로스 혹은 하르포크라테스는 오
시리스의 아들이었다. 그는 침묵의 신으로서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연
꽃 위에 앉아 있는 자태로 묘사되었다.
오시리스와 이시스
어느 날, 오시리스와 이시스는 시장으로 내려가서 그 주민들에게 선
물과 축복을 주었다. 이시스는 그들에게 최초로 밀과 보리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고, 오시리스는 농기구를 만들어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
으며, 쟁기를 소에다 메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오시리스는 인
간에게 법률과 결혼의 제도와 사회조직을 부여했으며, 신들을 숭배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이와 같이 나일 강 유역을 행복한 나라로
만든 후에 그의 혜택을 세계의 다른 곳에도 부여하기 위해서 많은 천사
들을 모아 함께 길을 떠났다. 그는 도처에서 주민들을 정복했으나 그것
은 무력으로써가 아니라 음악과 웅변만을 가지고였다.
오시리스의 동생 티폰은 이것을 보고서 질투와 악의에 넘쳐, 그가 자
리를 비운 사이에 왕위를 빼앗으려고 했다. 그러나 정권을 맡고 있던
이시스가 그 계획을 좌절시켰다. 이리하여 더욱 원한에 사무친 티폰은
마침내 형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꾀하였다.
그는 일흔두 사람으로 구성된 음모단을 조직하여, 그들을 데리고 왕의
귀국을 축하하는 축연에 참석했다. 그때 그는 미리 오시리스의 몸에 꼭
이집트의 신들 351
맞게 만들어 둔큰궤를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누구든지 이 궤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자에게 이 고귀한 재목으로 된 궤를 선사하겠노라고 선
언했다. 모든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해보았으나 잘되지 않았다. 오시리
스의 차례가 되어 그가 들어가자, 즉시 티폰과 그의 도당들은 뚜껑을
닫고 궤를 나일 강에 던졌다.
이시스는 이 잔인한 살인 소식을 듣고는 통곡하며 머리를 깎고, 상복
을 입고는 가슴을 치며 남편의 시체를 열심히 찾았다.
그녀는 남편의 시체를 찾는 과정에서 남편 오시리스와 넵티스 사이에
꺼 태어난 아들 아누비스로부터 막대한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의 탐색
은 얼마 동안은 허사였다, 왜냐하면 궤가 파도에 실려 비블로스 해안에
닿아 물가에 자라난 갈대에 얽혔을 때, 오시리스의 신체 속에 머무르고
있던 신력 (神力)이 갈대에 이상한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갈대
는 자라서 거목이 되었고 그 밑줄기 속에 관이 봉쇄되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는 신성한 물건을 보장한 채 벌채되어 페니키아 왕의
궁전을 짓는 데 원주(圓柱)로 사용되었다.
이시스는 마침내 아비누스와 그에게 봉사하는 새들의 조력을 얻어 이
사실을 탐지하고 곧 페니키아로 갔다. 궁전에 닿자 그녀는 왕궁의 하녀
로 지원했다. 허락이 내리자 그녀는 변장을 벗고 우렛소리와 번갯불에
둘러싸여 여신의 자태로 나타났다. 그리고 손에 든 지팡이로 기등을 치
니 기등이 쪼개지며 신성한 관이 나왔다. 그녀는 그 관을 가지고 돌아
와서 깊숙한 곳에 감추어 두었으나, 티폰이 이를 발견하여 시체를 열네
토막으로 잘게 잘라 여기저기 뿌렸다, 이시스는 오랫동안 찾은 끝에 열
세 토막밖에 찾지 못했는데, 나머지 한 토막은 나일 강의 물고기가 먹
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무화과나무로 그 부분을 대신 만들어 유해
를 필라이 섬에 묻었다. 그 후부터 이 섬은 이 나라의 유명한 묘지가
되어 순례자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오시리스를
위해 장려한 신전이 세워지고, 그의 수족이 한 조각이라도 발견된 곳에
는 작은 신전과 분묘를 세워서, 이 사건을 후세에 전했다. 그 후 오시
352
리스는 이집트인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리고 이집트인들은 그의 영혼이
항상 신의 上流랴) 아피스의 몸에 머무르며 그 소가 죽으면 다음 소에
옳아간다고 생각하였다.
'멤피스의 황土' 라고 불렸던 이 아퍼스는 이집트인으로부터 가장 깊
은 존경과 숭배를 받았다. 아피스로 인정되는 소는 어떤 일정한 표지로
분간할 수 있었다. 전신이 새까맣고 이마에는 정방형의 횐색 표시가 있
고 등에는 수리 모양의 표시가 있었으며, 혀 밑에는 갑충(甲成 모양의
혹이 있어야만 했다. 그것을 찾기 위해 특별히 파견된 사람들이 이와
같은 표시를 가진 황소를 발견하면, 그 소는 동쪽으로 면한 건물 안에
안치되어 4개월 동안 우유로 길러졌다. 이 기간이 끝나면 새 달이 뜨는
밤에 사제들은 엄숙하게 의식을 갖추고 土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소를
아피스로서 영접했다, 이 소는 훌릉하게 장식된 배에 태워져 나일 강을
따라 내려가 멤피스로 운반되었다.
그곳에는 두 채의 예배당과 커다란 운동장이 딸린 신전이 소를 위해
준비되어 있었다. 이집트인들은 여러 회생물을 아피스에게 바쳤고, 또
매년 한 번씩 나일 강이 범람할 때가 되면 금잔을 강물 위에 띄워 아피
스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성대한 제전을 거행했다. 사람들이 믿는 바에
의하면 이 제전 기간 동안에는 악어들도 그 사나운 성질을 버리고 해를
끼치는 일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아피스의 행운에도 한도가 있
었다. 아퍼스는 일정한 기간 이상 생존이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25세에
달해도 아직 살아 있으면 사제들은 그 소를 신성한 저수지에 집어넣어
익사시키고 세라피스 신전에 매장했다. 이 소가 죽으면 그것이 자연사
든 비명의 죽음이든 간에 전 국민이 비탄에 잠기게 되었는데, 이 비탄
은 후계 아피스가 발견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신탁소
!탁소 353
오러클이란, 사람이 신에게 앞일에 대해 문의하러 갔을 때, 그 답변
이 신으로부터 주어진다고 생각되었던 곳을 가리키는 데 쓰여진 말이
다. 그리고 이 말은 신으로부터 주어진 그 답변을 말하는 경우에도 쓰
여졌다.
그리스의 가장 오래 된 신탁소는 도도나에 있는 제우스의 신탁소였
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연유로 건립되었다고 한
다. 두 마리의 검은 비둘기가 이집트의 테베로부터 날아왔다. 한 마리
는 에페이로스 산중에 있는 도도나로 날아가서 그곳 참나무 숲에 앉아
그곳 주민들에게 인간의 말로 그곳에 제우스의 신탁소를 건림하라고 명
했다. 또 다른 한 마리의 비둘기는 리비아의 오아시스에 있는 유피테르
암몬의 신전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같은 명령을 전했다고 한다. 다른 기
록에 의하면, 비둘기가 아니라 무녀였다고도 한다. 이집트의 테베로부
터 페니키아인에게 납치되어 간 그녀들이 오아시스와 도도나에 각각 신
탁소를 건립했다는 것이다. 이 신탁소에서의 답변은 참나무로부터 주어
졌다. 바람에 살랑대는 나뭇가지가 고하면 그 소리를 사제가 해석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신탁소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델포이에 있는 아
폴론의 신탁소였다. 델포이는 포키스란 곳에 있는 파르나소스 산중턱에
세워진 도시였다,
아주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일이지만, 이 파르나소스에서 풀을 뜯
어먹고 있는 염소는 산중턱에 있는 길고 깊숙하게 틈이 난 곳에 다가가
면 반드시 갑자기 경련을 일으킨다. 이것은 지하의 동굴에서 발산하는
특수한 증기에 기인한 것이었는데, 한 양치기가 자기가 스스로 시험해
보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 중독성의 증기를 흡입하니, 정신을 잃고 염
소와 마찬가지로 경련을 일으켰다. 이웃 주민들은 사정을 알 수 없었으
므로 그러한 상태에서 지껄인 양치기의 발작적인 헛소리를 신의 영감
354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곧 사방으로 널리 알려져, 그
곳에 신전이 세워졌던 것이다. 처음에는 이 신전의 주인으로 대지의 여
신이나 포세이돈, 테미스, 그 밖의 신들이 등장했으나, 마침내는 아폴
론이라고 하게 되고 이 신만이 예언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
다. 그리고 그곳에 한 무녀가 선정되었는데, 그녀의 임무는 이 신성한
영기를 빨아들이는 것이었고, 푸티아라고 명명되었다.
그녀가 이 임무를 맡기 위해서는 우선 카스탈리아의 샘에서 목욕 재
계한 후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역시 월계수로 장식한 다리 세 개 달린
가마 위에 올라앉았다, 그것은 틈 위에 놓여 있었는데, 그 틈에서 신의
영기가 나왔다. 이렇게 앉아 있는 동안에 그녀는 영감을 얻어 말을 하
는데. 이 말을 사제들이 해석했다.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오
도도나와 델포이에 있는 제우스와 아폴론의 신탁소 외에 보이오티아
에 있는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소도 대단히 존중되고 있었다. 트로포니오
스와 아가메데스는 형제였다. 그들은 저명한 건축가로서 델포이의 아폴
론 신전과 히리에오스 왕의 보물창고 등을 건축했다. 그들은 그 보물창
고의 벽에 돌을 끼워 놓고 언제나 그것을 들어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러고는 때때로 그 보물을 훔쳐 냈다. 히리에오스는 깜짝 놀랐다. 자
기 손으로 잠근 자물쇠나 봉인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안의 보물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왕은 도둑을 잡기 위해 함정을 설
치했는데, 아가메데스가 이에 걸려들었다. 트로포니오스는 그를 구해
낼 수도 없었고, 또 발각되면 고문을 받아 자기가 공범이라는 사실도
드러날 것이 두려의, 아가메데스의 목을 잘라 버렸다. 그러나 트로포니
오스 자신도 그 후 얼마 가지 않아 땅속으로 삼켜졌다고 전해진다.
트로포니오스 신탁소는 보이오티아의 레바데이아에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큰 가뭄이 있었을 때, 보이오티아인은 델포이의 아폴론으로부터
레바데이아인의 원조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신탁소 355
그곳에 가보았으나 신탁소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 중 한 사
람이 우연히 벌 떼를 보고 그 뒤를 따라가 보니, 지면에 틈이 난 곳이
있었다. 알고 보니 이곳이 그들이 찾는 곳이었다.
이 신탁소에 신탁을 받으러 오는 사람은 특별한 의식을 행하지 않으
면 안 되었다. 그리고 그 의식이 끝나면 그는 좁은 길을 지나 동굴 속
으로 내려갔다. 동굴에는 밤중에만 들어갈 수 있었으며, 동굴로부터 돌
아을 때에는 전과 동일한 좁은 길을 뒷걸음질하여 걸어 나왔다, 그때의
모습은 모두 우울하고 낙심한 것같이 보였다. 이로부터 의기소침하고
우울한 사람을 가리켜 "그는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을 문의하고 왔다"고
했으며, 이 말이 속담처럼 되었다.
아스플레피오스의 신탁소
아스클레피오스의 신탁소는 여러 곳에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
명한 것은 에피다우로스에 있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병자들은 신전 안
에서 잠을 잠으로써 신탁의 답변을 구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했다. 전하
는 바에 의하면, 이러한 병자들의 치료법은 오늘날의 동물 자기 (動物理
氣-또는 최면술이라고 부르는 것과 흡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아스
클레피오스에게는 뱀이 봉납되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뱀이 허물을
벗음으로써 그 청춘을 되찾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미신에 기인한 것
이었으리라. 아스클레피오스의 숭배가 로마에 소개된 것은 마침 로마에
심한 대역병이 유행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로마의 사자가 에피다우
로스의 신전으로 파견되어 그 신의 구원을 요청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곧 요청을 들어 주었고, 사자의 배가 돌아갈 때 뱀의 형태로 모습을 바
꾸고 함께 갔다.
그리하여 티베리스 강에 도착하자 뱀은 배에서 빠져 나와 강 가운데
있는 한 섬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곳에 신전을 세
우고 아스클레피오스를 모셨다.
356
아픽스의 신탁소
멤피스에서는 저 신성한 황소 아피스가 그에게 신탁을 물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답변을 하고 있었다. 그 방법은 사람들이 이 소에게 바친
공물을 수납하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 나타났다. 만일 소가 문의하는
사람의 손에서 공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 불길한 징조고, 받아들이
면 길한 징조라고 생각하였다. 신탁의 답변이 단지 인간이 꾸며낸 것인
지 흑은 악령의 작용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과거에는 후자의 의견이
우세했다. 최면술의 현상이 주목되기 시작한 후부터는 제3의 이론이 나
오게 되었다. 그에 의하면 무녀는 최면술의 흔수상태와 비슷한 상태에
빠져 천리안과 같은 능력이 환기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그리스 , 로마의 신탁이 답변을 주지 않게
된 시기에 관한 문제다. 크리스트교 신자인 고대의 저술가들은 신탁이
침묵하게 된 것은 그리스도의 탄생 때문이며, 그날 이후로는 신탁을 들
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24
신화의 기원
357
신화 기원에 대한 네 가지 학설
이렇게 이야기해 온 그리스 , 로마의 신화도 이제 끝나게 되었는데,
여기서 한 가지의 의문이 나오게 된다. 그것은 "도대체 이런 이야기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이런 이야기는 실제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혹
은 단순히 상상력으로 지어낸 꿈에 불과한 것일까7"라는 것이다. 철학
자들이 이 문제에 관해 여러 학설을 주장했다,
1. 성서설(쇌書設)-이 설에 의하면 모든 신화적 전설은 사실이 위
장되고 변형되기는 했으나, 모두 성서 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데우칼리온은 노아, 헤라클레스는 삼손, 아리온은 요나의 별명
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월터 랠리 경(lss251618,영국의 탐험가 정치가,
시인)은 그의 저서 -세계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유발, 투발. 투발 카인"은 각각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 아폴론을
말하며 목축, 대장일과 음악의 발명자였다. 황금사자를 지키던 용은 이
브를 유혹한 뱀이었다. 님로드 탑2)은 하늘의 신들에게 반항한 거인들의
시 도였다. "
1)구약성서 (창세기) 제4次 12절 이하 참조.
2)바벨탑을 말한다. (창세기) 제10장 8절 이하 참조.
35b
이와 같이 이상하게도 신화의 내용이 성서의 그것과 일치하고 있는
곳이 많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신화의 대부분을 설명하려
고 하면, 무리가 일어난다.
2. 역사설-이 설에 의하면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다 실제 인물
이었고, 그들에 관해 이야기되고 있는 신화나 전설은 모두 후세 사람들
이 덧붙이거나 장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람의 신이
었던 아이올로스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올로스는 티레니아 해에 있는 어떤 섬의 지
배자였는데, 그는 공정하고 경건한 왕으로서 통치하고 원주민들에게 돛
을 사용하여 배를 웅직이게 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대기의 여러 가지
징후로써 천기와 바람의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또 용
의 이빨을 땅에 뿌리자 그곳에서 한 무리의 무장한 무사들이 태어났다
는 카드모스도 사실은 페니키아에서 이주해 온 자였다, 그는 그리스에
도 알파벳 문자를 들여와 원주민들에게 가르쳤다. 그로부터 이러한 힉
문을 바탕으로 하여 문명이 태어났는데, 이러한 문화를 시인들은 항상
인류 최초의 상태인 순박한 황금시대의 퇴폐물처럼 그리려고 한다.
3. 우화설 (高論說)-이 설은 고대인의 모든 신화는 우화적이고 상징
적이며, 우화의 형식 아래 도덕적 , 종교적 혹은 철학적 사실을 포함하
고 있었는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문자 그대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이다. 예컨대 자기의 아들을 잡아먹은 사투르누스는 그리스인들이 크로
노스(시간)라고 부른 것과 같은 신이므로, 실제로는 자기가 이 세상에
가져온 것은 무엇이든 멸망케 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또 이오의 이야기도 같은 식으로 해석된다. 이오는 달이고 아르고스는
별이 있는 하늘이다. 이 하늘은 말하자면 자지 않고 달을 지키며, 이오
의 저 한없이 오랜 방랑은 달의 끊임없는 회전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4. 자연현상설-이 설에 의하면 공기 ,불,물과 같은 원소는 원래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었고, 주요한 신들은 모두 이러한 자연의 힘을 의
인화한 것이었다. 이러한 자연요소를 의인화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자연
輸
신들의 조각상 359
계의 여러 가지 것을 통괄하고 지배하는 초자연적 존재자의 관념으로
이행시키는 것은 용이한 일이었다. 그리스인은 상상력이 왕성했으므로
모든 자연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태양과 바다로부터 가장 작은 샘물이나 시냇물에 이르기까
지 모든 세상은 어떤 특별한 신의 지배 아래 있다고 상상하고 있었다.
위 네 학설은 모두 어느 정도씩 진실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한
민족의 신화는 이 가운데 어떤 하나의 원천에서 발생했다기보다는 이
모든 요소들이 결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은 견해일 것이
다. 또 이해할 수 없는 자연현상을 설명하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에 기
인한 신화도 많다는 것을 부언해 둔다. 또 지명이나 인명의 유래를 설
명하고 싶은 생각에서 발생한 신화도 적지 않다.
신들의 조각상
전하고 싶은 사상을 신들의 여러 이름을 빌려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적절하게 나타내는 것은 타고난 최고의 재주와 기술을 활용
해야 하는 과제였다. 그러한 많은 시도 중에서 다음 네 개의 조각상이
가장 유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음 두 개는 고대인의 기록에 의
해서만 우리에게 알려져 있고, 다른 두 개는 지금도 현존하고 있으며,
그 작가의 솜씨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걸작으로 전해진다.
올림포스의 제우스 상
피디아스가 제작한 올림포스의 제우스 상은 그리스 미술의 조각 부문
에서는 최고와 작품이라고 생각되고 있었다. 그것은 거대한 것으로, 고
대인들이 '크리셀러판티노스' 라고 부른 것, 즉 상아와 금으로 만든 것
이었다, 육체를 표현한 부분은, 안쪽은 나무와 돌로 만들었고 그 위에
360
상아를 입혔으며, 의복이나 다른 장식물은 금으로 되어 있었다, 그 조
각상의 높이는 40피트였고, 12次트 높이의 대좌 위에 위치해 있었다
그것은 제우스가 그의 옥좌 위에 앉아 있는 상이었다. 이마에는 올리브
화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흘(料)을 쥐고, 왼손에는 '승리의 여신' 상을 들
고 있었다. 옥좌는 삼나무로 만들어졌는데,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 조각가가 구체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사상은 그리스 민족의 최고신
의 사상이었다. 그는 완전무결한 존엄과 위엄 속에서 정복자로서 왕위
에 올라 눈 아래의 온 세계를 고개를 한 번 끄떡임으로써 지배하는 신
이었다. 피디아스는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제1권에서 표현하고 일는
제우스 상에서 그의 구상을 얻었다고 술회했다.
팍르테논의 아테나 상
이 상도 피디아스의 작품이었다. 이것은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즉
아테나 신전에 서 있었다. 그것은 여신 아테나의 입상이었다. 한 손에
는 창을 들고 다른 손에는 승리의 여신상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투구
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투구 위에는 스핑크스가 놓여 있었는데,
입상의 높이는 40피트였고, 제우스 상과 같이 상아와 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눈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는데, 홍채와 동공을 표현하기 위해
서 채색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 상이 서 있었던 파르테논도 피디아스의
지시와 감독 아래 건립되었다. 신전의 외부는 여러 가지 조각품으로 장
식되어 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피디아스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지금 영국 박물관에 있는 '엘긴 대리석' 은 그 조각품의 일부다.
피디아스가 제작한 제우스 상이나 아테나 상은 모두 상실되었으나,
우리는 현존하는 여러 개의 조각상과 홍상으로부터 그가 두 신의 용모
를 어텅게 표현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상들은 엄숙하고 고
귀한 미와, 미술 용어로 침착(repse)이라고 부르는 일시적인 표정으로
부터의 초탈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신들의 조각상 361
메디치 가의 아프로디테 상
메디치 가의 아프로리테는 로마의 메디치 가가 소유하고 있었던 까닭
에 오늘날에도 그렇게 불리고 있으나, 이 조각상이 최초로 세인의 주목
을 끌게 된 것은 지긍으로부터 약 UX)년 전의 일이었다. 그 대좌(臺座)
에 명각(銘刻)되어 있는 문자는 UX)년경 아테네의 조각가 클레오메네스
의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 문구 내용의 신빙성에는 다소 의문스
러운 점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조각가는 정부의 위촉을 받아 여성
미의 완전한 토습을 구현한 조각상을 만들게 되었는데, 정부도 그의 일
을 도와 주기 위해 아테네 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매를 한 여성을 몇
사람이나 모델로 제공했다고 한다.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
현재 남아 있는 고대의 조각 중 가장 높이 평가되는 것은 벨베데레라
고 불리는 아폴론의 조각상이다. 벨베데레란 이 조각상이 놓여 있는 로
마 교황이 거처하는 궁전의 방(벨베데레는 원래 전망대라는 뜻)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조각상의 제작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1세기경 로마의 예술작품으로 추측될 뿐이다. 그것은 7피트가 넘는 대
리석 입상으로 전신은 나신이며 옷은 다만 목에 둘러졌을 뿐으로, 그
옷자락이 뻗친 왼팔까지 내려와 걸쳐 있는 모습이다. 그것은 아폴론이
괴물 피톤을 퇴치하려고 화살을 쏜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승
리를 거둔 아폴론은 발을 앞으로 내디디고 있다. 활을 가지고 있었던
듯한 왼팔을 뻗치고 머리도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그 자세와 균
형에 있어서 이보다 더 우아하고 위엄 있는 작품은 찾아볼 수 없다. 그
인상을 더욱 완성된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그 조각상의 용모다. 그
얼굴에는 젊음이 넘치는 신적인 미가 완전히 나타나 있는 동시에, 적을
쓰러뜨린 훌릉한 자기의 힘을 의식하는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362
암사슴과 함께 있는 아르테미스 상
루브르 궁전(현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암사슴의 아르테미스 상'
은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 에 필적하는 것으로 자세도 아폴론 상과 비
슷하고 상의 크기와 수법도 유사하다. 아폴론 상과 같은 정도는 아니지
만, 이 조각상 역시 최고의 작품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취하고 있
는 자세는 재빠르고 예리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얼굴은 추격으
로 상기된 여수렵가의 표정을 하고 있다. 왼손은 여신의 옆을 달리고
있는 암사슴의 이마 위로 뻗치고 있으며, 오른팔은 화살통에 있는 화살
을 꺼내기 위해 어깨 위로 내밀고 있다.
신화 속외 시인들
호메로스
우리들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라는 두 서사시에서 이제까지 보
아 온 트로이 전쟁과 그리스군의 귀환에 관한 이야기의 대부분을 취재
했다. 그 작자 호메로스도 자신의 시 속에서 칭송하고 있는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신화적인 인물이다. 전설에 의하면 호메로스는 늙은 장님
음유시인으로, 이곳 저곳으로 방랑하면서 때로는 왕과 귀족들의 궁중에
서, 때로는 미천한 농가에서 하프 소리에 맞춰 자신이 지은 시를 읖으
며 청중이 베풀어 주는 희사금으로 생활했다고 한다. 시인 바이런은 이
호메로스를 '암석이 많은 키오스 섬의 눈먼 노인' 이라고 불렀다.I)또 어
떤 유명한 풍자시2)는 호메로스의 탄생지가 회실치 않는 것에 대해 이렇
게 노래하고 있다.
-아비도스의 신부-제2권 2절.
2)토머스 지워드(1708-1790)의 -호메로스에 관해서-.
신화 속의 시인들 363
부유한 일곱 도시가
호메로스는 우리 고장 사람이라고 서로 다툰다,
호메로스는 생전에 그곳에
빵을 구걸하며 돌아다녔다.
이 일곱 도시는 스미르나, 키오스, 로도스, 콜로폰, 살라미스, 아르
고스 그리고 아테네였다.
현대 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시라고 전해지는 것이 과연 한 사람의 작
품인지를 의문시하고 있다. 이러한 의문이 생기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장시'짜 그런 초기 시대에 씌어졌다고 믿기 어렵다는 데서 기인한다,
보통 추정되고 있는 이 작품의 제작 연대는 현존하고 있는 어떠한 비명
(碑銘)이나 화폐보다도 오랜 시대며, 그때에는 아직 이런 긴 작품을 적
어 둘 만한 재료가 알려져 있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이다. 한편 리와 같
은 장시가 어떻게 하여 오직 기억에 의해서 시대로부터 시대로 전해 내
려왔는지 의문시된다. 이 의문에 대해서는 당시 음유시인(mapsodists)이
라고 불리는 전문적인 집단이 있어, 그 사람들이 타인의 시를 암송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국가적 , 애국적인 전설을 암기하여 그것을 얘기하고
그 보수를 받아 생활했다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오늘날 학자들 가운데 널리 인정되고 있는 학설은 그 작품의 골격과
대부분의 구성은 호메로스에서 기원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가괼파
삽입도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헤로도토스(B. C.484-425,그리스의 역사가-의 주장에 따르면: 호메로스
가 살아 있었다고 생각되는 시대는 기원전 580년경이다.
베르길리우스
베르길리우스는 그 성 (姓)을 따서 혼히 '마로' 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1, (일리아드-는 1만 5693행, -오디세이아-는 -만 211~행,
2,(역사-제2권 53절.
364
우리의 아이네이아스 이야기는 이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에서 취한 것인데, 그는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치적을 더욱 유명하
게 하여, 그것을 후세 사람들에게 '아우구스투스 시대' 라 부르게 한 위
대한 시인 중의 한 사람이었다.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70년에 만투아
(만토바)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 위대한 작품은 호메로스의 작품에 이어
서사시의 최고 걸작이라고 일컬어진다. 베르길리우스는 독창력이나 발
명력은 호메로스에 미치지 못하나, 표현이 정확하고 우아한 점에 있어
서는 호메로스보다 우수하다.
오비디우스
오비디우스는 시에서 종종 '나소' 라는 성으로 불리고 있는데, 기원전
43년에 태어났다, 그는 국가 관리가 될 교육을 받고 상당한 지위까지
올라갔으나 시가 그의 기쁨이었으므로 일찍부터 시에 헌신할 결심을 했
다. 그래서 그는 당시의 시인들과 교제했고, 호라티우스(B.C. 65-8,로마
의 시인)와도 친하게 지냈으며, 또 베르길리우스와도 만난 일이 있었으
나 베르길리우스는 오비디우스가 아직 젊고 유명해지기 전에 죽었기 때
문에 친근한 사이는 되지 못하였다. 오비디우스는 충분한 수입이 있어
로마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만년에 가서는 역경에 빠져 불
행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가 처음에 아우구스투스 황제 집안과 친하게
지내다가, 후에 그 중 한사람에게 어떤 대단히 무례한짓을 했기 때문
이었으리라고 추측된다. 그는 쉰 살이 되던 때 로마로부터 추방되어 혹
해 연안의 토미스(오늘날 루마니아의 콘스탄차) 라는 곳으로 갈 것을 명령
받았다. 사치스런 수도의 모든 쾌락과 가장 유명한 동시대인들과의 교
제를 즐기던 시인은 이곳에서 야만인들과 혹독한 기후 밑에서 그 생애
의 마지막 10년을 비탄과 근심에 싸여서 지냈다. 귀양살이를 하는 가운
데 그의 유일한 위안은 아내와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었는데, 그
의 편지는 모두 시로 되어 있다. 이 시들, 즉 (비탄의 시)와 (혹해로부
터의 편지)는 그의 슬픔 외에 다른 소재를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신화속의 시인들 365
정묘한 취미와 창의력으로 말미암아 지루하다는 비난을 면하고 있다.
이 편지는 오늘날까지도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으며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오비디우스의 2대 걸작은 (메타모르포세스(Mt펀amo~~~ )와 (파스티
(Fasti))다. 그것은 둘 다 신화를 제재로 한 시로, 필자는 이 (메타모르
포세스) 가운데서 그리스 , 로마 신화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빌려 이 이
야기를 썼다. 최근 어떤 작가는 이 두 시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얘기하
고 있다.
"그리스의 풍부한 신화가 지금도 시인 ,화가,조각가에게 그 예술의
소재를 제공하는 바와 같이, 오비디우스에게도 그의 예술의 소재를 제
공하였다. 그는 고대의 황당무계한 전설을 정묘한 취미와 단순성과 정
열을 가지고 서술하였고, 그 전설에다 능히 거장의 손만이 부여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듯한 외관을 부여했다. 자연에 대한 그의 묘사는 정말
충실하고 인상적이었다. 그는 적절한 것을 주의 깊게 선택하고 불필요
한 것은 버렸다. 따라서 그가 작품을 완성했을 때, 그 작품에 결여되어
있는 것은 없었다. (메타모르포세스)는 젊은이들이 즐겨 읽고 있으며,
나이가 든 후에도 보다 큰 기쁨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시인은 그가 쓴 시가 자기가 죽은 후에도 오래 남으리라는 것, 로마의
이름이 알려진 곳에서는 어디서나 읽혀지리라는 것을 예언하기를 서슴
지 않았다."
366
근대의 괴물들
-
근대의 괴물들-피 닉 스, 유니콘,
바실리스쿠스, 살2털린즈자
고대의 미신상의 무서운 괴물인 '고르고, 히드라, 키마이라' 의 후계
자로 볼 수 있는 한 무리의 가공적 존재가 있는데, 그것은 그리스나 로
마의 신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크리스트교가 그리스 . 로마
의 종교로 대치된 후에도 민중의 신앙 속에 계속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괴물은 고전 작가들이 언급했던 듯하지만, 널리 유포된 것은 훨
씬 후대인 것 같다.
우리가 그들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고대 시인들의 작
품에서보다 오히려 고대의 박물지 (博物誌)나 여행자들의 기행문에서다,
틱닉스(탈사:진
오비디우스는 피닉스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대개의 생물은 다른 개체로부터 발생한다. 그러나 자체 생식을 하는
생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시리아 사람들이 피닉스라고 부르는 새다.
이 피닉스는 과실이나 꽃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유향이나 다른 향기
로운 나무즙을 먹고 산다. 100년 동안 산 후에 참나무 가지나 종려나무
근대의 괴물들 367
꼭대기에 등지를 만든다. 그리고 이 등지 속에다 계퍼--감송(甘
松) , 몰약(定業) 등을 물어다 쌓아 놓고. 그 위에 누워서 갖가지 향기
속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다. 이렇게 해서 죽은 모체로부터 어린 피닉스
가 나와 역시 어미 새와 마찬가지로 100년이란 오랜 세월을 살아갈 운
명을 가진다. 이 새끼 새가 자라서 충분한 체력을 얻게 되면 그 새는
자기의 요람이자 어미의 무덤인 나무에서 그 보금자리를 뜯어내어, 이
집트의 헬리오폴리스시 (태양의 도시)로 옮겨서 태양신의 신전에 갖다 놓
는다. " L)
이러한 러용은 시인의 보고다.
다음은 철학적 역사가의 설명을 들어 보자. 타키투스(55?-1~~. 로마의
역사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파울루스 파비우스가 집정하던 때 피닉스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
진 기묘한 새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이집트로 다시 찾아왔다. 그것
이 날아을 때 한 떼의 각종 새들이 따라왔는데, 모두 다그 신기함에
마음이 이끌렸고, 그 아름다운 광경을 경탄하면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타키투스는 그 새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오비디우스의
묘사와 별 차이는 없으나, 단지 다소 상세한 점을 덧붙이고 있다,
"이 어린 새가 깃털이 나오고 날개를 믿을 수 있게 되면, 우선 첫째
로 해야 할 일은 그의 아비의 장례를 거행하는 일이다. 그는 이 의무를
소홀히 하려 들지는 않는다. 상당한 양의 몰약을 수집하고, 자기의 힘
을 시험하기 위하여 등에 짐을 지고서 자주 원거리 비행을 한다. 자기
의 힘에 완전한 자신을 갖게 되면, 부친의 시체를 지고 태양신의 제단
으로 날아가 시체를 그곳에 내려놓고 향기로운 화염 속에 태워 버린
다. "
또 다른 저술가들은 여기에다 다른 점을 약간 덧붙이고 있다. 로아
-메타모르포세스-제15권 391행 이하 참조.
-연대기-제6권 28절 참조.
368
온 몰약을 달걀 모양으로 뭉쳐 그 속에 죽은 피닉스의 시체를 넣는다.
그러면 죽은 새의 썩은 육체로부터 한 마리의 벌레가 발생하는데. 이
벌레가 크게 성장하면 새로 변한다는 것이다. 헤로도토스도 이 새에 관
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나 자신이 그것을 직접 본 일은 없고, 오직 그림에서 보았을 뿐이
다. 그 깃털의 일부분은 금빛이고, 일부분은 진홍색이었다. 그리고 그
모양과 크기가 수리와 비슷하였다. -
이 피닉스의 존재를 최초로 부인한 저자는 토머스 브라운(1③511⑨2,
영국의 의사 저술가) 경으로, 16K)년에 출판한 -미신론>>이란 저서에서
이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몇 년이 지난 후 리에 대하여 알렉산더 로스(1571-1654,영국의 신학자)
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피닉스는 모든 창조물 중에서 폭군인 인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을 그의 본능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만약에 잡히기만 하면 부유한
탐식가는 이 세상에 더없이 맛있는 것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이 새를 잡
아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괴물 뱀 바실리스쿠스
이 동물은 뱀의 왕이라고 일컬어졌다. 왕인 증거로서 머리에 벼슬이
있어 왕관을 이루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은 수탉의 알이 두꺼비 혹
은 뱀에 의해서 부화되어 생성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동물에
는 여러 종류가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 중 어떤 종류는 가까이 있
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린다. 또 어떤 종류는 일종의 돌아다니는 메두
사의 머리처럼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갑자기 공포증에 걸려 바로 죽어
버리는 것이다.
세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 가운데에서 앤(헨리 6세의 황태자 에드워드
1, (역사-제2권 73절 참조.
근대의 괴물들 369
의 아내)은 자기의 눈을 칭찬하는 리처드의 아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
하고 있다.
"이 눈이 바실리스쿠스의 눈이라면 당신을 당장 죽여 버릴 텐데."
이러한 바실리스쿠스가 뱀의 왕이라는 호칭을 듣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다른 뱀들이 타 죽거나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으려고
그들의 왕이 슈웃슈웃 하며 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오기만 하면 아무
리 맛일는 노획물을 탐식하다가도 착한 신하처럼 그것을 왕에게 양보하
고 달아났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동물학자 플리니우스(23-79,군인 . 정치가-는 바실리스쿠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바실리스쿠스는 다른 뱀들과 같이 몸을 꿈틀거리면서 기어다니지 않
고, 항상 의젓하게 똑바로 서서 나아간다, 판목과 같은 것들은 단지 접
촉만 해도 사그라질 뿐만 아니라, 숨을 내쉬면서도 죽일 수 있고 바위
까지도 조갠다. 이와 같이 홍악한 힘이 그에게 내재하고 있다.1' I)
옛날에는 말 탄 사람이 창으로 이 바실리스쿠스를 죽이면, 그 체내의
독기가 창에 전달되어 말 탄 사람을 죽일 뿐만 아니라, 말까지도 죽인
다고 믿었다.
이와 같은 괴물이 성자들의 전설 가운데 나오지 않을 리 없으니 역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어떤 성자가 사막에서 샘물
이 있는 곳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바실리스쿠스가 나타났
다. 그는 곧 하늘을 바라보며 신에게 경건한 기도를 올려 그 괴물을 자
기 발 밑에 쓰러뜨렸다고 한다.
바실리스쿠스가 이러한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갈레노스
(그리스의 의학자-아비켄나(98(1-1037,아랍의 철학자 . 의학자-스칼리제
르(1484-1558,이탈리아의 고전학자 , 철학자)나 그 밖의 학자들에 의해서
입증되고 있다. 때로는 이 괴물에 관한 이야기의 일부는 인정하지만 일
1, (박물지-제8年 33행 참조.
-셨
370
부는 믿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 박학한 의사 존스톤은 현명하게도 이
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바실리스쿠스를 바라보기만 해도 죽는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
그것을 보고도 죽지 않고 살아서 그 이야기를 전한 사람은 대체 누구인
가7"
그러나 이 존경할 만큼 현명한 사람도 그러한 종류의 바실리스쿠스를
잡으러 갔던 사람들이 거울을 가지고 갔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거
울은 바실리스쿠스의 몸에서 나오는 무서운 그 치명적인 안광을 발사자
자신에게 반사시켜 일종의 인과응보에 의해서 자신의 광선에 자신이 죽
는 무기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무서운, 접근할 수조차 없는 괴물에게도 그를 공격하는 자
가 있었으니 -고어 (古語)에 '모든 것은 그 천적을 가진다' 고 한 말이
있다-즉 바실리스쿠스도 족제비 앞에서는 겁을 내고 떨었다. 바실리
스쿠스가 아무리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아도 족제비는 조금도 개의치 않
고 대담하게 달려들어 싸운다. 그리고 물리면 족제비는 잠깐 운향이라
는 약초-이것은 바실리스쿠스가 말려 죽일 수 없는 유일한 식물이었
다-를 먹기 위하여 물러난다. 원기를 회복한 후, 다시 공격을 개시
하여, 적이 들판에 죽어 넘어질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이 괴물은 또 자기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태어난 것을 알았는지 수
탉에게 대단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그 괴
물은 수탉이 우는 土리즐 들으면 곧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바실리스쿠
스는 사후에 약간의 용도가 있었다. 이런 얘기를 읽은 일이 있는데, 바
실리스쿠스의 시체는 옛날에 아폴론 신전이나 여염집에서 거미를 방비
하기 위해 걸어 두었다고 한다. 또한 아르테미스 신전에도 걸어 두었는
데. 그 덕분에 제비도 이 신성한 장소로 들어가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유니콘(일각수)
로마의 동물학자 플리니우스의 일각수(모노케로)에 관향 설명은 근세
근대의 괴물들 371
의 거의 모든 일각수를 묘사하는 근원이 되었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일각수는 대단히 사나운 짐승으로서 몸뚱이는 말과 비슷하고, 머리는
사슴, 발은 코끼리, 꼬리는 산돼지, 소리는 황소 같은 울음소리로, 한
개의 검은 뿔을 가지고 있는데, 이 꽐은 길이가 2큐빗으로 이마 한가운
데 나 있다" I,고 한다. 그는 또 "그것은 사로잡을 수 엄다"고 덧붙이고
있다. 아마도 이 동물을 산 채로 원형극장의 투기장에 등장시키지 못한
데 대한 변명으로, 그 당시에 이와 같은 이유가 필요했을 것이다.
수렵가들은 이 일각수를 잡는 방법을 몰라 골치를 앓고 있었던 모양
이다. 어떤 사람은 일과수의 뿔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며, 그것은
작은 칼의 역할을 한다는 기록을 남겨 놓았다. 그래서 검술에 노련한
사냥꾼이 아니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일각수는 모든 힘이 그 똴 속에 있어서 추격을 받다가 어쩔 도리가 없
게 되면 높은 바위 위에서 딸을 밑으로 향한 채 밑으로 떨어져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 태연히 달아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수렵가들도 일각수를 잡는 방법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들은 이 동물이 순결하고 순수한 것을 몹시 사랑한다는 사실을 발견
하고 한 젊은 처녀를 들로 데리고 나가 그녀를 순결의 탐미자인 일각수
가 지나가는 길목에 앉힌다. 일각수는 그녀 옆에 구부리고 앉아 그녀의
무릎 위에 머리를 얹고 잠이 든다. 처녀는 미리 짜놀았던 대로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수렵가들은 달려와서 이 단순한 짐숭을 사로잡는다.
근대의 등물학자들은 이와 같은 전설에 싫증이 난 까탉인지 일반적으
로 일각수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머리에 어느 정도 꽐
과 같은 골질이 솟아난 동물들이 있다면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도
남았을 것이다. 코꽐소의 꽐이라고 일컫는 것은 비록 길이는 몇 인치에
불과하고 기록으로 전해 오는 일각수의 딸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와
비슷한 응기인 것은 사실이다, 이마 한가운데 있는 뿔과 가장 비슷한
1, (박물지-제3권 3절 참조.
372
것은 기린의 이마에 있는 고질의 융기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길이가
잔고 끝이 무딜 뿐만 아니라, 그것은 기린의 단 하나뿐인 뿔이 아니고
다른 두 개의 뿔 앞에 있는 세번째 뿔이다, 요컨대 코뿔소 외의 다른
일각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지나친 일일지라도. 말이나 사슴과 같
은 동물의 이마에 길고 견고한 뿔을 심어 놓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
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살라만드라(불뱀)
다음 이야기는 16세기 이탈리아의 조각가 벤베누토 첼리니 (lsoo - 1571)
자신이 쓴 -벤베누토 첼리니의 생애>>에서 인용한 것이다.
"내가 다섯 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사람들이 세탁을 하고 있는 조
그만 방에 나의 아버지께서 우연히 들어오셨다. 그 방에는 참나무 장작
불이 기분좋게 타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불꽃을 바라보시다가 도마뱀
비슷한 조그만 동물을 보셨다. 이 동물은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 속에서
도 살 수가 있었다. 아버지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고 누이동생
과 나를 불렀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그 동물을 보인 다음 갑자기 아버
지는 나의 따귀를 때렸다. 나는 울기 시작하였다. 아버지는 나를 껴안
고 달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때린 것은 네게 잘못
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 불 속에 있는 조그만 동물이 살라만드라
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이 동물은 내가 아는 한 이제까지 사
람의 눈에 띈 일이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서 아버지는 나를 포옹하고
돈을 주셨다. 1~ I)
이 이야기는 첼리니 경이 직접 목격한 사실이므로 이를 의심하는 것
은 부당할 것 같다. 그 밖에 많은 권위 있는 철학자들-그 필두는 아
리스토텔레스와 플리니우스다-이 살라만드라의 이 위력을 긍정하고
있다, 그들에 의하면 이 동물은 불에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을
-제I권 4항.
근대의 괴물들 373
끌 수도 있다. 그리고 불꽃을 보면 마치 정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강적처럼 그 불꽃을 향해서 돌격한다고 한다.
불의 작용에 견딜 수 있는 동물의 가죽을 방화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살라만드라(그런 동물이 사실 존
재하고 있으면, 그것은 일종의 도마뱀이다)의 가죽으로 만든 직물은 불에
타지 않을 것이며, 다른 것으로 싸서는 안심할 수 없는 귀중한 물건을
싸는 데 아주 적합할 것이다. 이러한 방화용 직물은 실제로 생산되었고
이는 살라만드라의 가죽으로 만든다는 말이 전해졌으나, 전문가들은 그
재료가 석면임을 간파했다. 석면은 고운 실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부드
러운 직물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광물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살라만드라가 그의 신체의 기공으로부터 우유과 같
은 액체를 분비하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살라만드라는
흥분하면 이 액을 다량으로 분비하므로 잠깐 동안은 자기의 몸을 불로
부터 방어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 살라만드라는 동면하는 동
물로서 겨울이 되면 속이 빈 나무나 혹은 움푹 팬 곳에 들어가 몸을 똘
똘 말고서 봄이 와서 다시 잠을 깰 때까지 동면 상태를 지속한다. 따라
서 그것은 때로는 장작과 더불어 운반되어 불 속으로 들어가는 일도 있
는데, 그가 잠을 깨기까지 방어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진득진득한
액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목격했다는 사람
들 말에 의하면 살라만드라는 힘이 닿는 한 전속력으로 불 속으로부터
탈출한다고 한다. 사실, 그것이 너무도 재빠르므로 유일한 기회를 빼놓
곤 붙잡을 수 없다. 그 기회란 살라만드라가 발이나 신체의 다른 부분
에 큰 화상을 입었을 때다.
영 박사는 -밤의 명상>>가운데서 (아흡번째 밤) 점잖다기보다는 우아한
필치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도 조금도 감동하지 앉고 명
상에 잠길 수 있는 회의론자를 살라만드라에 비유하고 있다.
세계의 A)화理
377
페르시아의 신화
1. 동양외 신화
고대 페르시아인의 종교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주로 그 민족의 성전
(렬典) 인 -젠드아베스타>>에 근거한다, 조로아스터는 그들 종교의 창시자
였다. 아니 그전에 있던 종교의 개혁자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
다. 그의 생존 시기는 불확실하나 그의 가르침이 키로스 왕의 시대
(B.C. 550)로부터 알렉산드全人 대왕에 의괘 페르시아가 겆부-
(B.C. 732)에 이르는 동안에 서아시아의 지배적인 종교가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의 지배 아래에서 조로아스터
교리는 외국 사상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상당히 쇠퇴된 것 같았으나,
후에 다시 융성하게 되었다.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 우주에는 유일한 최고의 존재가
존재하고, 이 존재가 다른 유력한 두 존재자를 창조하여 그들에게 자기
의 본성 가운데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나누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 두 신 가운데 아후라 마즈다(Ahut-d-Mazda :그리스인은 그것을 오르마즈
드라고 불렀다)는 충실하게 그의 창조자에 남아서 모든 선의 원천으로
간주되었으나, 아리만(앙라 마이뉴)은 반역하여 지상의 모든 악의 근원
이 되었다. 아후라 마즈다는 인간을 창조하고 행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아리만은 세상에 악을 퍼뜨리고 사나운 짐승과 유
독한 파충류나 식물을 창조함으로써 이 행복을 손삵시컸다 그 져과
37日
지금은 세계 도처에 악과 선이 뒤섞여 있고, 선을 따르는 자와 악을 따
르는 자-아후라 마즈다 도당과 아리만 도당-가 끊임없이 투쟁하
고 있다,
장차 아후라 마즈다 도당이 도처에서 승리를 거두고 아리만과 그 도
당은 영원히 암혹 속에 살 때가 이를 것이다,
고대 페르시아인의 종교의식은 대단히 간소했다. 그들은 신전이나 제
단. 또는 조각상도 없이, 다만 산꼭대기에서 제물을 올릴 뿐이었다. 그
들은 불과 빛, 그리고 태양을 숭배했다. 그것이 모든 빛과 순결의 근원
인 아후라 마즈다의 상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각각 독
림한 신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종교적 의식은 '마기 (Magi) '라고 부르
는 승려들이 관장하였다. 마기의 학문은 점성술I)과 요술에도 관련이 있
고, 그들은 이러한 방면에서 대단히 유명하였으므로, 마기라는 이름은
모든 마법사나 요술사에게도 쓰이게 되었다.
조로아스터교는 크리스트교가 전래된 후에도 번창했으며, 3세기에 이
르러서는 동방의 지배적인 종교가 되었다. 마호메트교의 세력이 대두하
고 7세기에 아라비아인이 페르시아를 정복하자, 그들은 많은 페르시아
인에게 이제까지 지니고 있던 종교를 버리도록 강요했다. 그리하여 조
상의 종교를 포기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은 케르만 사막과 인도로 도망쳤
는데, 아직도 그들은 파르시 교도라고 불리며, 그곳에 살고 있다. 파르
시(Pa~~)라는 명칭은 페르시아의 옛이름 파르스(Pars)에서 유래한 것이
다. 아라비아인은 그들을 귀이버 (cueber)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아라비
아말로 무신앙자라는 뜻이다. 오늘날 파르시 교도는 봄베이에서 대단히
활동적이고 이지적이며, 그리고 부유한 계급으로서, 순결성과 정직과
온순한 태도로 생활에 임하혀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신의 상징
으로 숭배하는 불을 받들기 위해서 많은 신전을 세웠다.
II (마뎁본은-자 -깃 긴-
동양의 신화 379
인도의 신화
힌두교가 -베다料를 기초로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
므로 그들은 자기들의 성서인 이 성전을 가장 신성한 것으로 보고 있으
며, 이 성전은 브라만(理天) 자신이 만물을 창조할 때, 그것들을 편찬했
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오늘과 같이 편찬된 것은 약 5천 년
전 바이샤에 의해서라고 한다.
-베다>>는 확실히 유일한 최고신에 대한 신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
신의 이름은 브라만이다.
이 브라만의 모든 속성은 '창조자', '보존자', '파괴자'라는 세 개의
의인화죈 신에 의하여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은 각각 '브라흐마(브라
만-, '비슈누', '시바' 라는 명칭으로 트리무르티, 즉 가장 중요한 세
신의 일체상(-術-을 형성하고 있다. 그보다 하위의 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신들이다.
1. 하늘의 신 인드라-우레, 번갯불, 폭풍우의 신이다. 2. 불의 신
아그니. 3. 지옥의 신 야마, 4. 태양의 신 수랴이다.
브라만은 우주의 창조자요, 이 신으로부터 모든 개별적인 여러 신들
이 발생했고, 또 마지막에는 모든 것이 이 신에게로 홉수되는 존재이
다. '마치 우유가 응유(1또꼰로 변하고,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것과 같
이 브라만은 어떤 외부 수단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한다."
-베다-에 따르면 인간의 영혼은 불꽃이 불의 일부분인 것과 같이 최고
의 지배자인 신의 일부분이다,
비슈누
비슈누는 힌두교도가 믿는 트리무르티 가운데에서 두번째 자리를 차
1~刃dl이仁실 낀긴므刃싫 규보서깃 외늰이 괘즌구 -
公80
지하는 보존의 신을 의인화한 것이다. 그는 세계를 여러 시대의 위험으
로부터 수호하기 위해 여러 형태로 화신하여 지상으로 내려왔는데, 그
강림을 아바타르(권화라는 뜻) 라고 한다. 아바타르는 대단히 수가 많으
나, 그중특히 유명한것이 열 개 있다. 첫번째 아바타르는마쓰야, 즉
물고기로서 나타났는데, 비슈누는 이 형태를 하고서 이 세계를 쉽쓴 대
홍수기에 인류의 조상 마누를 보호했다. 두번째 아바타르는 거북이 형
태로 나타났는데, 이 형태를 비슈누가 취한 것은 '암리타' 라는 불로불
사의 음료를 만들기 위해 신들이 바다를 휘저을 때, 지구를 떠받치기
위해서였다,
그 외의 다른 아바타르는 생략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 정의를 수
호하거나 범죄자를 벌하기 위한 간섭이라는 동일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들을 생략하고 비슈누의 아바타르로 옮아가-다.
이 아바타르는 무적의 무사 크리시나의 형태로 나타나. 그 공적에 의해
지구를 그 압제자인 폭군들의 수중으로부터 구출했다.
바라문교도들의 주장에 따르면, 부다는 비슈누의 화신이지만 특이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써, 여러 신의 적인 악령 아수라(阿修羅)들을 권유하
여 -베다>>의 성전을 버리게 하여, 그 결과로 그들의 힘과 패권을 상실
케 한 기만적인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한다.
열번째 아바타르는 '칼기' 라고 부르는데, 이 아바타르에 있어서 비슈
누는 현세대의 마지막에 모든 악행과 불의를 멸망시키고, 인류를 미덕
과 순결로 회복시키기 위해 나타나리라고 한다.
시바
시바는 힌두교의 트리무르티 가운데서 세번째 신이다. 이 시바는 파
괴의 신을 의인화한 것이다. 이름은 세번째에 놓여 있으나, 그 신앙자
의 수와 그 신앙이 널리 보급된 점에 있어서 그는 다른 두 신의 지위보
다 우월하다. -푸라나-근대 힌두교 성전)에는 파괴자로서의 이 신의 본
래의 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이 힘은 1UX)만 년 후에 우주
동양의 신화 381
의 종말이 올 때까지는 행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하데바(시
바의 별명)는 파괴보다 오히려 재생의 대표자인 셈이다.
비슈누 신자와 시바 신자는 두 파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 파는 자기
들의 신이 우윌함을 주장하고 다른 파의 주장을 부정한다, 창조주인 브
라만이 그의 일을 끝내자 사람들은 이제 이것으로 이 신의 임무는 끝난
것이라고 생각하였는지, 현재 인도에는 그 신전이 하나밖에 없다. 그
반면에 마하데바와 시바 쪽은 많은 신전을 가지고 있다. 비슈누 신자들
은 일반적으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므
로 육식은 절대로 하지 않으며, 그 숭배 방법도 시바 신자들처럼 결코
잔인하지 않다.
쟈카나타
쟈가나타 숭배자들을 비슈누나 시바 신자들과 같은 부류에 넣어야 하
느냐는 것은 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쟈가나타 신전은 캘커타 서남
방 약 300마일 지점인 해안 가까이에 서 있다. 이 신상은 나무로 된 조
각상인데 검은 칠을 한 무서운 얼굴에 시뻘건 입을 벌리고 있다. 제전
때에 그 신상의 옥좌는 60次트 높이의 탑 위에 안치되고, 이 탑은 수레
바퀴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여섯 개의 긴 줄이 탑에 매어져 있어 사람
들은 이 줄로 탑을 이끄는 것이다. 승려나 그 시종들은 탑 위 옥좌의
주위에 서서 가끔 신자들 쪽을 보고는 노래를 부르거나 몸짓을 한다.
탑이 움직이고 있을 때 열렬한 신자들은 대지에 몸을 던져 차륜에
깔리기를 원한다. 군중은 이 행위를 신상에 대한 훌릉한 희생으로 칭
찬하고 환성을 올린다. 매년, 특히 3월과 7월의 2대 제전 때에는 순례
자들이 떼를 지어 쟈가나타 신전으로 모여든다, 이때에는 7만 내지 8
만의 군중이 이곳에 모여들어, 모든 계급의 사람들이 같이 식사를 한
다고 한다.
382
카스트
인도인이 고정된 직업을 가진 여러 계급으로, 즉 카스트로 구분된 것
은 아주 옛날부터다. 일설에 의하면 이 계급제는 정복에 기인한 것으
로, 상위의 세 계급은 외래종족으로서, 그들은 원주민을 정복하여 가장
하위의 계급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설에 의하면, 이 계급제는
부친으로부터 자식에게로 전해짐으로써 일정한 관직이나 직업을 이으려
는 인간의 욕망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인도의 전설은 이 여러 가지 카스트의 기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설
명을 하고 있다. 브라만은 세계를 창조할 때, 지상에는 자신의 몸에서
직접 나온 자를 살게 하려고 결심했다. 따라서 브라만의 입으로부터 최
초로 브라만(바라문, 제관)이 태어났는데, 그에게 네 권의 -베다-를 맡
겼다. 그의 오른팔에서는 크샤트리아(무사)가, 그리고 왼팔에서는 무사
의 아내가 태어났다. 그의 양 넓적다리에서 남녀 바이샤(농부들과 상인
들)가 나오고, 끝으로 그의 발에서는 수드라內공들과 노동자들) 가 나왔
다고 한다.
이렇게 중대한 의의를 가지고 세상에 나온 브라만의 네 아들들은 인
류의 조상이 되고 각 계급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들은 네 권의 g베
다-가 그들 신앙의 모든 규칙과 종교의식의 모든 준칙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그들은 또 태어난 순서대로 각각 지
위에 앉도록 명을 받았다. 그래서 브라만은 브라만의 머리에서 나왔으
므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했다.
이 최초의 세 계급과 수드라 사이에는 엄격한 경계선이 그어졌다. 전
자들에게는 Q베다-의 교육이 허용되었으나, 수드라에게는 금지되었다.
브라만 계급은 -베다-를 가르칠 특권을 소유하였으며, 이전에는 모든
지식을 독점하였다. 이 나라의 주권자는 라쟈푸트라고도 불리는 크샤트
리아 계급에서 선출되었으나, 실권은 브라만 계급이 장악했는데, 그들
은 국왕의 조언자이며 행정관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인격과 재산
동양의 신화 383
라도 국외로 추방되는 것이 최고의 형벌이었다. 그들에겐 국왕들마저도
최대의 경의를 표하면서 다루지 않으면 안 되었다. 왜냐하면 '브라만이
나 그 계급에 속하는 자는 학문이 있거나 무식하거나 간에 유력한 신'
이기 때문이었다.
브라만 계급이 성년이 되면 결혼하는 것만이 의무가 된다.
브라만 계급은 부유한 자의 공물에 의하여 부양되며, 노동이나 생업
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할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모든 브라만 계급이
그 사회의 노동계급에 의해서 부양될 수는 없으므로, 그들도 생업에 종
사하는 것을 허용할 필요가 있었다.
두 중간 계급에 대해서는, 그들의 지위와 특권은 여기서 그들의 직업
으로부터 용이하게 유추할 수 있으므로 긴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수드
라, 즉 네번째 계급은 그들보다 상위의 계급, 특히 브라만 계급에게는
노예처럼 시중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기계를 만지는 일이나,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실제적인 기술에 종사할 수도 있었으
며, 또는 상인이나 농부가 될 수도 있었다. 따라서 때로는 그들이 부유
하게 되고 브라만 계급에 속하는 자가 가난하게 될 때도 있었을 것이
다. 그런 경우, 자연히 부유한 수드라가 가난한 브라만 계급 사람을 하
인으로 고용하는 일이 간흑 생겼다.
이 수드라보다 더 낮은 계급이 있는데, 그것은 원래부터 순수한 네
계급 중의 하나가 아니고 야합(野合)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들은 파라이
야르족으로서 가장 비천한 일에 종사하고 가장 흑독한 대우를 받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하는 불결한 일을 하도록 강요당했다. 그리
고 그들 자신이 불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손이
닿는 모든 것이 불결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은 모든(?)공민권을 박탈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활양식, 가옥, 가구 등을 단속하는
특별법에 의해 오명의 낙인이 젝혔다. 따라서 그들은 다른 계급 사람들
의 탑이나 사원의 참배를 금지당하고 그들 자신의 사원과 의식을 가지
384
당했다. 만약 부주의나 불가피한 사정에 의하여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에는 그 장소는 종교적 의식에 의하여 정화되어야 했다. 그들은 공설시
장에 나타나서도 안 되며, 우물도 특별한 우물만을 사용하도록 제한을
받았다. 이 우물에는 주위에 동물의 뼈를 세워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도
록 구별해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도시와 마을로부터 멀리 떨
어져 있는 초라한 오두막집에 거주하며, 먹는 것에 관해서는 아무 제한
도 받지 않았다. 이것은 특권이 아니라 오히려 치욕의 표시인 것이다.
그들은 타락할 대로 타락했기 때문에 무엇을 먹더라도 그 이상 그들을
부정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의 세
계급은 모든 육식을 금지당하고, 네번째 계급은 쇠고기 이외에는모든
육식이 허용되고, 최하의 계급은 아무 제한을 받지 않고 무엇을 먹어도
상관이 없다.
부다
부다는 -베다-에 의하면 비슈누의 기만적인 화신이라고 하나, 그 신
자들 말에 의하면 한 인간이요 성인이라는 것이다. 그의 본명은 고타마
라 하고 존칭으로는 사카시나, 사자(鄕子-부다, 성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다의 탄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그 연대를 비교하여
보면, 그는 그리스도보다도 1000년 전에 생존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왕자였다. 탄생한 지 수일 후에 그 나라의 관습에 따라 갓난아
기를 신의 제단 앞에 갖다 놓았더니, 신상은 그가 장래 위대한 인물이
되라는 전조로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아이는 곧 우수한 재능을 발휘
꾼入, 뿐만 아니라 인격의 비상한 아름다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성
년이 되자 그는 인류의 타락과 고뇌에 관하여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세상에서 벗어나 명상에 잠기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의 부친은 그
의 이 계획에 반대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부다는 호위병의 눈을 속여 왕궁을 도망쳐 나왔다. 그리고 안전한 은
'34.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마스 볼핀치의 그리스 로마신화 (3) | 2022.06.16 |
---|---|
도마스 볼핀치의 그리스 로그신화 (0) | 2022.06.16 |
율곡이이의 격몽용결 (0) | 2020.03.12 |
헤르만 헤세 데미안 텍본 (0) | 2020.03.12 |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0) | 2020.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