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스 볼핀치의 그리스 로그신화<script async src="https://pagead2.googlesyndication.com/pagead/js/adsbygoogle.js"></script> <!-- 가로 배너3 큰 모바일 배너 320X100 --> <ins class="adsbygoogle" style="display:inline-block;width:320px;height:100px" data-ad-client="ca-pub-5075237022023531" data-ad-slot="1591600305"></ins> <script>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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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책

도마스 볼핀치의 그리스 로그신화

1.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 -20
그리스의 신들 , 21
로마의 신들 , 28
2. 불의 탄생과 인간의 희망 -건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 31
3, 아폴론과 다프비 피라모스와 티스비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42
아폴론과 다프네 , 42
피라모스와 티스베 , 47
케괄로스와 프로크리스 , 50
4, 헤라와 그녀의 연적言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레토와 농부들 -53
혜라와 이오 , 53
칼리스토 , 57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 58
레토와 농부들 , 61
5.파에톤의 서글픈 운명 64
파에톤 , 철
6.당나귀 귀가 된 미다스 왕. 선량한 노부부의 소원 -73
미다스 왕 , 73
바우키스와 필레몬 , n

7, 죽음의 세계로 끌려간 페르세포네. 바위로 변해 버린 스킬라 -81
페르세포네 , 81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 88
8, 피그말리온의 조각상. 아네모네와 히아킨토스 이야기 -92
피그말리온 -92
드리오페 , 94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95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98
9.케익스와 알키오네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100
케익스와 알키오네 -1料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07
에로스와 프시케 112
10.뱀이 되어 버린 카드모스 왕. 케팔로스의 군대 125
카드모스 왕 , 125
미르미돈 , 128
11, 새가 된 스킬라, 에코와 나르키소스 해바라기가 된 클리티에의 비애 -133
니소스와 스킬라 133
에코와 나르키소스 -136
플리티에 , 140
혜로와 레안드로스 -141
12.신과 겨룬 아라크네와 니오베 -142
아테나와 아라크네 , 142
레토와 니오베 , 146
13.페르세우스의 모험-메두사, 바다의 외물과의 싸움. 안드로메다와의 결혼 -151

그라이아이와 고르고들 , 151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 151
페르세우스와 아틀라스 , 153
바다의 괴물 154
결혼 축하연회 , 157
14. 괴물들-스핑크스 키마이라, 켄타우로스 피그마이오스 그립스 . 1렐
괴물들 , 1③
스핑크스-페가소스와 키마이라-켄타우로스-피그마이오스-그립스
15. 황금 양가죽, 메디아와 아이손 , 168
황금 양가죽 , 1①
메디아와 아이손 , 172
16,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히포메네스의 황금 사파 . 177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 In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 181
17, 헤라클레스의 얼두 가지 노역 , 185
혜라플레스 , 185
혜베와 가니메데스 , 192
18, 테세우스의 이O띤, 히폴리테 다이달로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 193
테세우스 , 193
을릭픽 경기 , 198
다이달로스 , 199
카스토르와 폴리데우궤스 . M1

아리아드네 , 209
20.전원의 신들, 물의 신들, 바람의 신들 211
전원의 신들 211
에리식톤 , 212
로이코스 , 216
물의 신들 ,216
포세이돈-암피트리테-네레우스와 도리스-트리톤과 프로테우스-테티스-
레우코테아와 팔라이은-괴메나이
바람의 신들 219
21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안티고네. 페넬로폐 -2U)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 220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 223
안티고네 , 225
페넬로페 , 227
22, 오르폐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229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229
아리스타이오스 , 232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 235
암피온-리노스-타미리스-마르시아스-멜람푸스-무사이오스
23, 역사상의 시인-아리온. 이비코스 시모니데스 사포 져9
아리온 , 239
이비코스 , 244
시모니데스 , -
사 포,249

24. 신의 사랑을 받은 인간들 -250
엔디미온 , W)
오리온 , W)
에오스와 티토노스 , 252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 254
25.트로이의 목마 -257
트로이 전쟁 , 257
-일리아드-, 2히
트로이의 함락 , 276
메텔라오스와 헬레네 , 281
아가멤논과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 , 282
26. 오디세우스의 모험 -285
오디세우스와 키클로프스 , 285
라이스트리곤 , 291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293
칼립소 , 295
파이아케스인 296
구흔자들의 최후 , 304
27.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네이아스 -309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 309
디 도,314
팔리누루스 316
지 옥,319
엘리시은 328

 

시빌레 ,328
이탈리아에서의 아이네이아스 3U)
야누스의 문 , 332
카밀라 , 333
에반드로스 , 334
초창기의 로마 336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 338
메젠티우스 , 342
괄라스 , 카밀라 , 투르누스 . 344
28.사모스의 현인 피타고라스 이집트의 신들, 신들의 목소리 . 346
피타고라스 , 346
시바리스와 크로톤 349
이집트의 신들 , 349
오시리스와 이시스
신탁소 , 353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소-아스클레피오스의 신탁소-아피스의 신탁소
29.신화의 기원 ,357
신들의 조각상 , 359
을림포스의 제우스 상-파르테논의 아테나 상-메디치 가의 아프로디테 상-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암사슴과 함애 있는 아르테미스 상
신화속의 시인들 362
호메로스-베르길리우스-오비디우스
30. 근대의 괴물들-피닉스 유니죈 바실리스쿠스 살라만드라 . 366
근대의 괴물들 , 366

피닉스-볼사조-괴물 뱀 바실리스쿠스-유니콘-일각수-살라만드라-를뱀)

세계의 신화들

1, 동양의 신화 377
페르시아의 신화 , 3n
인도의 신화 , 379
비슈누-시바-쟈가나타-카스트-부다-달라이 라마
프레스터 존 386
2. 북유럽 신화 , 388
발할라 궁전의 환락 391
발키리오르 , 391
소르와 그 밖의 신들 , 392
로키와 그의 자손들 , 393
소르가 산의 거인에게 품삯을 지불한 이야기 394
망치를 되찾음 , 396
소르의 요툰하임 방문 , 397
발두르의 죽음 , 405
발두르의 장례 , 409
요 정,410
라그나로크, 즉 신들의 황혼 , 411
룬 문자,412
스칼드 413



 

L

드루이 -섞5
아이오너 , -
3.슬라브 신화 -423
신들의 탄생, 원시적 이원론-二元論) , 423
자연 숭배, 전원(④~)의 신들, 하늘과 그 자식들 , -
축축한 어머니 대지 (大地) 429
전원의 작은 신들 ,431
인가에 사는 다른 정령들 ,433
tll-1 437
폴레비크 , 439
물의 요정, 보디아노이 , 440
루살괴 , 443
도시와 전쟁의 신들 445
환회의 신들 ,451
크리스트교 시대에 있어서의 슬라브의 이교 신화 457

신화론-그리스 신화 , -

이 책을 인는 분에게

이 책은 토머스 불핀치의 Q:신화의 시대 (n?e Age Off泳-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역서는 내용을 감안하여 제명을 -그리스 -로마 신화-
로 고쳤다. 이 작품은 1855년에 보스턴에서 출판된 것인데 같은 해에
출판된 휘트먼의 -풀잎-과 더불어 그 무렵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후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불핀치의 신화' 라고
부르며 애독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이 작품은 보스턴이 아니라 런던에서 쐬어졌다고 전
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 여부를 가리기 전에, 이 작품이 본래 미
국의 독자를 대상으로 씌어진 것만은 틀림없다. 그리고 또 영국 문라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서 쐬어진 것이라는 것도 그의 (머리말)에 의해서
명백해졌다. 불괸치는 신화를 매개체로 하여 자기 나라인 미국 독자들
로 하여금 조국 영국의 고전문학에 친숙하게 하고, 그와 동시에 미국인
의 교양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불핀치의 목적은 단지 독자를 영국 문학에 친숙하게 하고 교
양을 높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독자를 그리스 -로마와 스칸
디나비아 혹은 동양 등에 전해지는 고대 고전문학의 세계로 인도함으로
-이미 물질문명에 물들기 시작한 19세기의 시민에게 정신문화의 중
요성과 그 위기를 인식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불핀치는 미국 산업혁명의 초기에서 완성기에 이르기까지의 전 기간
에 걸쳐 살았다. 그리고 그의 -신화의 시대-가 출판된 1855년은 바야흐
로 혁명의 완성기에 속해 있었다, 이미 방직 기계 ,증기 기관차 등이
발명되었고 전신기 , 윤전기 등이 실용화되었으며, 그 전해에는 시카고

12

에 철도가 놓여 동부 해안과 연결된 상태였다. 영국에서는 E. 프랭클랜
드가 1952년에 원자가(原子價)의 이론을 제출했으며, 독일에서는 유물론
논쟁이 청년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고 있었다. 세상은 문자 그대로
'기술의 시대'요 '과학의 시대'였다. 이러한 시대를 불핀치는 '실리적
인 시대' 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야말로 우리의 높은 정신이나
풍요한 인간성을 고대 신화 속에서, 전설의 시대 속에서 구해야 한다고
외쳤던 것이다.
불핀치에게 있어서 과학은, "자신의 아름다운 상상력을 찢어 발기고
천재가 만들어 내는 우아한 꽃을 시들게 하며 공상의 날개에서 반짝반
짝 이슬을 털어 내고시인의 마음을 쪼는 독수리"였다.
따라서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의 밑바탕에는 이러한 과학의 발달에
따라 점차 고갈되어 가는 우리의 시적 상상력을 다소 소생시켜 보려는
작자의 의도가 스며 있다. 이러한 의도 아래 작자는 시적 상상력의 원
천이라 할 수 있는 신화의 세계로 우리를 끌어들이려고 했다.
불핀치의 이러한 의도는 우주시대에 들어선 우리에게는 많은 공감을
주며 환영할 만한 것으로, 이 점에서 그의 g신화의 시대-는 앞으로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지리라고 생각된다,
토머스 불핀치의 생애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기록이 별로 없다.
그는 17%년 7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근교인 뉴턴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뛰어난 의사였고, 토머스와 동명 (同名)이었다. 아
버지는 유명한 건축가 찰스 불핀치(1762-1844),어머니의 이름은 해나
앱소프, 토머스는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열한 명의 자식 중 하나다. 보
스턴과 라틴 스쿨,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와 같은 이른바 명문교를 거
쳐서, 1814년에 W.L.프레스컷(후일 역사가가 됨)과 함께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 그 해 모교인 라틴 스쿨에서 교편을 잡다가 이듬해에는 형의
가게 일을 도왔다. 1818년, 국회의사당의 설계를 맡은 아버지를 따라
모든 식구가 워싱턴으로 이주하자, 실업가가 될 꿈을 핀다.
18쪼년, 보스턴으로 돌아가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

이 책을읽는분에게 13

패했다. 1837년, 보스턴 머천트 뱅크에 들어가 평생 이 직장에 머울렀
다. 그 동안 보스턴 박물학협회의 회장직을 6년간 맡았고, 정치에는 별
로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노예제도 폐지운동 때에는 빈L.개리슨을 지
지하고 나섰다. 또 청소년 문제에 깊은 관싱을 쏟아 가난한 어린이들의
보호자가 되었다. 성격은 온유한 괸이었고 논쟁을 싫어했다. 평생 독신
으로 지냈고, 1867년 5월 27일 보스턴에서 71세로 생애를 마쳤다. 무덤
은 마운트 오번 세메트리 (롱펠로, 로웰, 흠스 등 많은 명사의 묘소로 유명하
다)에 있다. 그는 일궉이 그가 그의 가족묘지에 매장해 준 그의 애제자
요, 피보호자였던 가난한 청년 매튜 에드워드(1837~1859)의 곁에 묻혔
다. 전기다운 것은 하나도 없으며 단지 롱펠로에게 띄운 편지 한 통이
있을 뿐이다.
이상이 토머스 불핀치의 생애에 대해서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의 전부다.
불핀치의 작품으로는 다음 여텁 편이 있다.
1. HebrewLyricalHisrory, 1853
2. TheAge OfFable; or, TheBeauties次런jlrhology, 1855
3. The Age of Chivalry; or, Legencts of King Arthur a~ 1~~ Knights of t~
Round Table, 1858
4. li~Boylnvenror; or, Memoir次Mattav Emuards, 1860
5. 性理社必긴또小magne; or, Romance롤料料社料也es, 1862
6. Po~try次rheAge小Fable, 1863
7. ShakespeareAda;料料小rReading Classes, 1865
8. OregonandEldorado; or, Romance次the Rivers, 1866
1은 구약성서의 (시편)을 번역과 해석을 통해 연구한 것. 2는 본서. 3
은 2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며, 근대 유럼 제국의 여명기를 다
룬 것으로, 그 이야기는 이탈리아의 단테 , 아리오스토, 영국의 쇼팬
서,스쿳,테니슨, 미국의 롱펠포,로웰촉 쑨은 시인들이 즌--"--
신적 계계(題材-의 보고料-'-

14

전설을 미국 국민의 마음에 소생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4는 불핀치의
보호하에 경위의 (經緯儀, 천체나 다른 물체의 방위각이나 암각을 재는 기구)
를 발명한 매튜 에드워드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여 쓴 것. S는 이
상의 2및 3과 전적으로 동일한 구상 아래 쐬어진 작품으로 불핀치의
-신화-부작의 완결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6은 이 작품에 인용되
어 있는 시를 모두 발췌하고 그것을 증보하여 엮은 것. 7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은데, 아마도 찰스 램의 -세익스피어 이야기-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8은 콜롬비아 강, 아마존 강을 탐험한 탐험대의 기
록을 토대로, 그것을 이야기식으로 다시 고쳐 쓴 것이다.
이상이 불핀치 저작의 전부인데, 불핀치는 죽음을 앞두고 -그리스
로마의 영웅과 현자(資者)>>라는 작품을 집필중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옮긴이

그리스 -로마 신화

머리말

만일 우리들의 재산을 늘리거나 사회적 지위를 높여 주는 지식만을
유익한 것이라고 본다면, 신화에서는 결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그러
나 우리를 좀더 행복하게 그리고 보다 낫게 해주는 것을 유익하다고 본
다면 신화는 유용한 양식 (良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신
화는 문학의 시녀이며, 문학은 가장 두드러진 덕의 동맹자이며, 또 행
복의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화에 대한 지식 없이는 우리들의 언어로 쐬어진 기품 있는
문학을 이해하거나 감상할 수가 없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로마를
"여러 나라의 어머니인 니오베"라고 부르거나, 혹은 베니스를 "대양(大
洋)에서 갓 나온 바다의 키벨레처럼"이라고 읖었을 때, 신화에 능통한
독자라면, 그의 머리에는 백만의 낱말보다 더 생생하고 인상적인 모습
이 그려지겠지만, 신화를 모르는 독자에게는 그것이 도무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밀턴의 시에도 이와 유사한 인유(i; rr~)가 많이 있다. 그
의 (코머스)라는 가면극은 짧은 시지만, 그 속에는 서른 개 이상이나
들어 있고 (그리스도의 강탄(降證)에 부치는 찬가)라는 송시 (頌時) 속에
도 그 절반 정도가 들어 있다, 그리고 -실낙원-속에서도 곳곳에서 찾
아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밀턴의 작품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는 말
을 흔히 교양 있는 사람에게서 들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
이, 일반인보다도 두드러진 자기의 학식에다 이 작은 우리들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간단한 신화의 지식을 가한다면, 이제까지 '어렵고 접근
키 어려운' 것처럼 생각되어 온 밀턴의 많은 시가 '아폴론의 수금-理學)
글---" -'

18

그런데 신화를 공부한다 할지라도 그리스어나 라틴어의 도움을 빌리
지 않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 어떠한 방법을 취해야 좋을
까? 도무지 믿기 어려운 야룻한 사건, 게다가 벌써 퇴폐한 신앙, 이러
한 것에 주로 관계하는 이 독특한 학문에 몰두케 한다는 것은 현대와
같은 '실리적인 시대'에 사는 일반 독자에게는 기대할 것이 못 된다.
더구나 어린 독자들에게조차도 일찍부터, 실로 다방면에 걸쳐 사물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갓 공상에 불과한 이
학문에 대해서 옛 사람이 쓴 책을 열심히 읽을 여유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주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고대의 시인들
이 쓴 작품의 번역물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는 없을까? 대답은 다음과
같다, 즉 그 분야는 너무나도 넓어 초심자에게는 무리다. 게다가 이 번
역은 신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비 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거
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이네이스料의 첫 페이지를 읽어 보라.
신화에 대한 지식 없이 '유노의 원한', '파르카의 섭리' , '파리스의 심
판' , '가니메데스의 영예' 등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것은 주(註)를 보면 알 수 있다든지, 혹은 고전문학 사전을
찾아보면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난 다음
과 같이 대답하겠다. 주를 본다거나 사전을 찾아본다 할지라도, 그러한
절차 때문에 독서가 중단된다는 것은 왜 귀찮은 일이다. 그러므로 대개
의 독자는 그런 번거로움을 겪기보다는 차라리 그곳을 건너뛰고 그냥
읽어 나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게다가 주나 사전은 다만 무미건조한
사실만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이야기 본래의 재미는 조금도 맛볼 수 없
다. 그리고 시적인 신화에서 시를 빼내 버리면 대체 나중엔 무엇이 남
을 것인가?
우리의 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신화 속의 이야기

1)베르길리우스가 쓴 라틴 문학 최대의 서사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네이아
스가 이탈리아에서 로마의 기초를 이를 때까지의 고투를 을었다. (전12권)

머리말 19

를 즐거움의 원천이 되는 방법으로 얘기를 풀어 가고자 한다. 우리는
독자 여러분이 어디서 그러한 이야기를 대할지라도, '바로 그것이로구
나?라고 알 수 있도록 고대의 가장 믿을 만한 책을 가지고 이 이야기
를 정확하게 전하려고 애썼다. 이와 같이 우리는 신화를 딱딱한 학문으
로서가 아니라 유연한 학문으로서 제시하려고 생각한다. 즉 우리들의
책에 옛날이야기 책의 재미를 곁들여서 교육의 중요한 일부분인 지식을
여 러분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이 책 속의 그리스 . 로마 신화는 대부분 오비디우스(B.C. 43 -A.D. 17)와
베르길리우스(B.C. 70 - 19)의 작품에서 뽑았다. 그렇다고 그것들을 다만
자구대로 옮긴 것은 아니다. 시란, 그것을 그대로 산문으로 옮길 경우
정말 재미없는 읽을거리가 되어 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문으로 옮겨도 역시 마찬가지다. 선율과 운율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어려운 제약하에서 원문으로 충실히 옮겨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
각하기 때문이며, 그 밖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
리의 이야기는 일단 산문으로 얘기하고, 말 그 자체를 바꾸더라도 원문
에 내재한 시적인 것은 가능한 한 그대로 살리려고 애썼다. 그리고 형
태를 바꾼 이야기 가운데 적당하지 않은 부분은 생략했다.
북구의 신화는 말레(1730~1~,스위스의 역사가 , 북구 문화 연구가) 의
-북구 문명 유적 (遺跡)料에서 발췌하여 실었다. 이 장들은 동양과 이집
트의 신화의 장과 더불어 우리의 주제를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데 필요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그리스 -로마의 신화와 같은
책 속에 넣은 것은 아마 이 책이 최초의 시도일는지도 모른다.

1) 17낀년 및 1847년에 영역본이 발행되었다,

20

그리스와 로마의 산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종교는 소멸되었다. 이른바 올림포스의 신들을
믿는 사람은 현대인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이 신들은 지금은 신학
의 부문에 속하지 않고 문학과 취미의 부문에 속한다. 이 부문에 있어
서는 그들은 아직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고금의 시와 회화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라
고 알려져 있는 작품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부터 이러한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이 이야
기는 고대인으로부터 우리에게 구전되고, 현대의 시인 ,비평가, 강연자
들이 널리 인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독자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읽음으
로써 이제까지의 상상에 의한 창작물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자기 시대의 기품 있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려
고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필요하고도 중요한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우선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계 구조를 어텅
게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알아야 한다-왜냐하면 로마인은 이 그리스
인으로부터, 그 밖의 국민은 로마인으로부터 그들의 과학과 종교를 이
어받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신들

그리스인들은 지구는 등글고 평평한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리고 자
기들의 나라는 그 중앙에 있고 그 중심점을 이루는 것이 신들의 주거지
인 올림포스 산, 혹은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의 성지라고 믿고 있었
다. 이 원반과 같은 세계는 동서로 길다란 바다에 의해서 두 개로 나뉘
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그 바다를 지중해, 그것으로부터 이어지
는 바다를 에욱세이노스(흑해)라 불렀다. 그리스인들이 알고 있는 바다
는 이 두 개뿐이었다.
지구의 주위에는 '대양하(大洋河-가 흐르고 있었는데, 그 흐르는 방
향은 지구의 서편에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동편에서는 그 반대로 흐
르고 있었다. 흐름은 변함없이 항시 한결같았고, 어떠한 폭풍우가 몰아
쳐도 범람하는 일이 없었다. 바다와 지구상의 모든 강은 그곳으로부터
물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구의 북쪽 일부에는 히페르보레오스라 부르는 행복한 민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민족은 높은 산맥 너머에서 영원한
기쁨과 봄을 누리면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산에 있는 커다란 동굴
로부터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폭풍이 몰려와서, 헬라스(그리스)의 사람
들을 추위에 얼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나라는 육로나 해로 그
어느 것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 나라 사람들은 질병
이나 노쇠 또는 노고나 전쟁을 모르고 살았다.
지구의 남쪽에는 대양하 가까이에 히페르보레오스와 비슷한 정도로 행
복하고 유덕 (有感 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에티오피아인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신들은 그 민족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었기 때문에 때때
로 올림포스의 거처를 떠나서 그들과 향연을 함께 하는 일이 있었다.
지구의 서쫄 꼰에늘 낀앗하 7F次이에 '엘킬시온의 들' 이킨 부힌늘 본

22

죽음의 괴로움을 맛보지 않고 가는 곳으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
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이 행복한 토지를 '행운의 들' 또는 '축복된 사
람들의 섬' 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고대 그리스인은 자기 나라의 동방과 남방의
민족, 혹은 지중해 연안 근처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민족도 존재하는 줄
을 거의 몰랐다, 그래서 그리스인의 상상력은 지중해의 서쪽 땅에 거
인 -괴물-마녀들이 사는 것으로, 그리 넓은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겠
지만, 원반과 같은 세계의 주변에 신들의 특별한 총애를 받은 민족이
행복과 장수를 누리며 사는 것으로 생각했다.
여명과 해, 그리고 달은 대양하에서 떠올라 신들과 인간들에게 빛을
주면서 공중을 달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북두칠성, 즉 큰곰자리
및 그 근처에 있는 다른 별들을 제외한 모든 별들도 대양하에서 떠오르
고 또 그 속으로 지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곳에서 태양신은 날개가
달린 배를 탄다. 그러면 지구의 북쪽을 돌아 다시 동방, 즉 떠오른 곳
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신들의 거처는 테살리아에 있는 올림포스 산꼭대기에 있었다, 그곳에
는 '계절' 이라고 불리는 여신들이 지키는 구름문이 하나 있었는데, 이
문은 천상의 신들이 지상에 내려갈 때나 다시 천상으로 돌아갈 때 열렸
다. 신들은 각기 자기 궁전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신(主神) 제우스의 소
집이 있으면 모두 제우스의 델포이 신전에 모였다. 지상이나 수중 또는
지하에 살고 있는 신들까지도 모여들었다. 이 올림포스의 주신이 사는
궁전의 큰 홀에서는 또한 많은 신들이 그들의 음식과 음료인 암브로시
아와 넥타르를 먹고 마시며 매일 향연을 베풀고 있었다. 그리고 아름다
운 여신 헤베가 넥타르잔을 날랐다, 이 연회석상에서 신들은 천상과 지
상의 여러 가지 사건들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넥타르를 마시
고 있을 때면 음악의 신 아폴론이 리라"를 타면서 그들을 즐겁게 해주

1)고대 그리스의 일곱 줄로 된 악기,

그리스의 신들 23

었고, 뮤즈 여신들은 이것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해가 지면 신들은
각자 자기 거처로 돌아가 잠을 잤다.
여신들이 입은 성의 (핼衣)와 그 밖의 옷은 아테나(미네르바)와 미 (美)
의 세 여신들이 짰는데, 좀 단단한 것들은 여러 가지 금속으로 만들어
졌다. 헤파이스토스는 건축기사에다 대장장이, 갑옷 제조자, 이륜전차
제조자, 그 밖에도 올림포스에서는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명공(名工)
이었다. 그는 놋쇠로 신들의 집을 지어 주었다. 그리고 황금으로 신들
의 구두를 만들어 주었다. 신들은 그 구두를 신고 공중이나 물위를 걷
고, 바람과 같은 빠른 속도로 혹은 또 마음 내키는 대로 이곳 저곳으로
이동했다. 헤파이스토스는 또 천마의 다리에 편자를 박았다. 그러자 그
말은 신들의 이륜전차를 끌고 공중과 해상을 질주했다. 그는 자기가 만
든 물건에 스스로 움직이는 힘을 부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만든
삼각가(三料꼿, 의자와 테이블을 겸한 물건)는 궁전의 흘을 자유자재로 출
입할 수 있었다. 그는 황금으로 만든 시녀들에게 지력 (知力)을 부여하여
부리기까지 했다.
제우스는 신들과 인간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었는데, 제우스 자신에
게도 양친은 있었다. 크로노스(사투르누스) 가 그 아버지요, 레아(옵스) 가
어머니였다. 크로노스와 레아는 티탄 신족에 속해 있었다, 그리고 이
신족의 양친은 하늘과 땅으로부터 태어났고, 하늘과 땅은 또 카오스(혼
돈)로부터 태어났다. 이 카오스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설
명하겠다.
또 하나의 다른 '코스모고니', 즉 우주창조설이 있었는데, 이 설에
의하면 최초에 가이아(대지의 신)와 우라노스(천공의 신)의 사랑이 있었
다. 카오스 위에 떠 있던 닉스(밤)의 알에서 에로스(사랑)가 태어났으
며, 이 에로스가 가지고 있던 화살과 횃불로 모든 사물을 찌르거나 사
물에 생기를 주어 생명파 환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
크로노스와 레아만이 유일한 티탄족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신족에는

24

같은 남신들과 테이아, 포이베, 테티스, 테미스, 므네모시네와 같은 여
신들이 있었다. 이 신들은 연로한 신들이라 일컬어져서, 그들의 지배권
은 그 후에 다른 신들예게 넘어갔다. 크로노스는 제우스에게, 오케아노
스는 포세이돈체게, 히페리온은 아폴론(아폴로) 에게 각각 지배권을 럼겨
주었다. 히페리온은 태양과 달과 여명의 아버지였다. 그러므로 그는 최
초의 태양신인 셈이다. 그리고 그는 광휘와 미의 상징으로 그려져 있는
데, 그것도 후에는 아폴론에게 주게 된다.
크로노스에 대해서는 책에 따라 그 묘사가 아주 다르다. 어떤 책에는
그의 치세(性理)는 결백과 순결의 황금시대였다고 묘사되어 있는 반면
에, 다른 책에는 자기의 아들을 마구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씌어져 있
다. 후자의 책에 따르면, 제우스가 아버지에게 먹히는 운명을 간신히
면하고 성장하여, 메티스(세심)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녀가 시
o`t버지인 크로노스에게 어떤 약을 마시게 하여 먹은 아이들을 다 토하
게 했다고 한다. 그 후 제우스는 그의 형제 자매와 더불어 그들의 아버
지인 크로노스와 그의 형제인 티탄 신족들에 대해 폭동을 일으켰다. 그
래서 그들을 정복하자 그 중의 어떤 자는 타타로스(지옥)에 가두고 또
다른 자들에게는 다른 형벌을 가했다. 그리고 아틀라스라는 신은 어깨
로 하늘을 떠메고 있으라는 선고를 받았다. 크로노스를 폐위시귄 제우
스는 그의 등생뜰띤 포세이돈(넵투누스)과 하이데스(플루톤) 와 더불어
크로노스의 영토를 분할하였다.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그리고 하이데스는 죽은 사람들의 나라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지구와
올링포스는 세 사람의 공유 재산으로 하였다. 이리하여 제우스는 신과
인간들의 왕이 되었다.
천등이 그의 주된 무기였고 아이기스라는 방패도 가지고 있었다. 헤
파이스토스가 그를 위하여 만든 것이다. 제우스가 총애한 새는 독수리
였는데, 이 새가 제우스의 번개를 지니고 있었다.

1)호메로스의 작품에는 '동생' 으로 되어 있다.

그리스의 신들 25

헤라(유노)는 제우스의 아내였고, 신들의 여왕이었다. 또 무지개의 여
신 이리스는 헤라의 시녀이며 사자(使者)였다. 그리고 여왕이 총애하는
새는 공작이었다.
천상의 명공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
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그 추한
꼴을 매우 싫어하여 그를 천상에서 내쫓았다. 일설에 의하면I)제우스와
헤라가 부부싸움을 했을 때, 헤파이스토스가 그의 어머니 편을 들었으
므로 화가 난 제우스가 그를 차버렸고, 이에 천상에서 떨어져 절름발이
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하루 종일 추락하다가 마침내 렘노스 섬에 떨
어졌고, 그 후 이 섬은 헤파이스토스 성지가 되었다.
전쟁의 신 아레스(마르스)도 제우스와 혜라의 아들이었다.
궁술(弓術)과 예언과 음악의 신 아폴론(포이보스)은 제우스와 레토(라
토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그리고 그는 아르테미스(디아나)의 오빠
이기도 했다. 그의 여동생 아르테미스가 달의 여신인 것처럼 아폴론은
태양의 신이었다.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베누스)는 제우스와 디오네 사이에 태어
난 딸이다. 일설에 의하면 아프로디테는 바다의 거품에서 나왔다고도
한다, 그녀가 서풍에 테밀려 물결을 따라 키프로스 섬에 도착하자 계절
의 여신들은 그녀를 영접하고, 이윽고 고운 옷을 입혀 신들이 모인 궁
전으로 인도했다,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신들은 모두 그녀
를 아내로 삼기를 원했다.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번개를 잘 단련한
데 대한 답례로써 그녀를 그에게 주었다. 그래서 여신 중에서 가장 아
름다운 여신이 남신(男神) 중에서 가장 못생긴 신의 아내가 된 셈이다.
아프로디테는 케스토스라고 하는 자수를 놓은 띠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띠는 사랑을 일으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총애한 새
는 백조와 비둘기였고, 그녀에게 바쳐진 식물은 장미와 도금양(料金鐘)

1)호메로스, (일리아드) 재1권.

사랑의 신인 에로스-큐피드)는 아프로디테의 아들이었고, 그는 어머니
라 항상 붙어 다녔다. 그리고 그는 활파 화살을 가지고 있어서. 신과
인간의 가슴속에 사랑의 화살을 쏘아 넣었다. 또 안테로스라 부르는 신
도 있었는데, 이 신은 때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의 복수자로도 표현
되고, 때로는 상호간의 사랑의 상징으로도 표현되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아프로디테가 정의(正義)의 신인 테미스를 붙잡고 늘 어런애 상태에
머물러 자라지 않는 에로스에 대해 걱정을 하였더니, 테미스가 그것은
에로스가 독자이기 때문이라며 동생이 생기면 바로 자라게 되리라고 말
했다. 그 후 얼마 안 가서 안테로스가 탄생하자, 그 즉시 에로스는 날
로 커졌고 힘도 세어졌다고 한다.
지혜의 여신으로서 팔라스라고 불리는 아테나는 제우스의 딸이었다.
그러나 이 여신에겐 어머니가 없다.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히 무장한
딧습으로 태어났던 것이다. 그녀가 총애한 새는 올빼미였고, 그녀에게
바쳐진 식물은 올리브였다.
헤르메스(메르쿠리우스)는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
고, 그가 주재(主宰)한 부문은 상업, 레슬링(격투) 및 그 밖의 경기, 나
아가서는 도둑질에까지 미쳤으며, 요컨대 숙련파 기민을 요하는 일체의
것에 미쳤다. 그는 아버지 제우스의 사자(使者)로서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날개 달린 구두를 신고 있었다. 또 두 마리의 뱅이 몽을 감고 있
는 케리케이온(카두케우스) 이라는 지팡이를 손에 지니고 다녔다.
또한 헤르메스는 리라를 발명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그는
한 마리의 거북을 발견하고서 그 갑골의 양끝에 구멍을 뚫고 리텐 실을
구멍에 꿰어 이 악기를 완성했다. 현(弦)의 수는 아흠 명의 뮤즈 여신에
게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아흡 개였다. 헤르메스는 이 리라를 아폴론에
게 주고 그 답례로 제리케이온 지팡이를 받았다.
데메테르-꿰레스)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이었다. 그녀에게는 페르세

그리스의 신들 27

포네 (프로세르피네)라는 딸이 있었는데, 이 딸은 후에 하이데스의 아내가
되어 사자-들 나라의 여왕이 되었다. 데메테르는 농업을 주재했다,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바쿠스)는 제우스와 세멜레 사이에 태어난 아들
이었다. 그는 술에 취하게 하는 힘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술의 사회적
인 좋은 영향력도 상징하고 있으므로, 문명의 촉진자 , 입법자, 또 평화
의 애호자로 생각되고 있다.
뮤즈의 여신들은 제우스와 므네모시네 (기억의 여신) 사이에 태어난 딸
들이었다. 이 딸들은 노래를 주재하고 기억을 촉진시켰다. 이들 뮤즈의
여신은 모두 아홉 명이었는데, 각기 문학,예술,과학 등의 부문을 분
담하여 주재했다. 즉 칼리오페는 서사시를 주재했고, 클레이오는 역사
를, 에우테르페는 서정시를, 멜포메네는 비극을, 테르프시코레는 합창
단의 춤과 노래를, 에라토는 연애시를, 폴리힘니아는 찬가를, 우라니아
는 천문학을, 탈레이아는 희극을 각기 주재했다.
미의 여신들이 주재하는 것들은 향연과 무용, 게다가 모든 사교적인
환락과 기품 있는 예술이었다. 이 여신은 세 명이었는데, 그 이름은 에
우프로시네, 아글라이아, 탈레이아였다.
운명의 여신도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 등 세 명이었다. 그들
의 임무는 인간 운명의 실을 짜는 것이었다. 또 그들은 큰 가위를 가지
고 있어서 어느 때고 마음만 내키면 가위로 실을 끊기도 하였다. 이 여
신들은 테미스의 딸로, 모친은 제우스 옥좌 곁에 앉아서 그의 상담역을
맡고 있었다.
복수의 여신들(에리니에스 혹은 푸리아)은 정의의 재판을 피하거나 경
멸하는 자들의 범죄를 눈에 보이지 않게 벌하는 세 명의 여신이었다.
이 복수의 여신들의 머리카락은 뱀으로 되어 있고, 전신이 무섭고 소름
끼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알렉토, 티시포네, 메가에
라였다. 그녀들은 또한 에우메니테스(착한 마음의 여신) 라고도 불렀다.
네메시스도 복수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신들의 의분(表情-특히 거만
;1~1 nl럴!곯-든oil대하 부-릎 삿짓하고 있다.

?9

판은 가축과 목자의 신이었다. 그가 즐겨 사는 곳은 아르카디아의 들
이었다.
사티로스는 숲과 들의 신들이었다. 그들은 온몸에 딱딱한 털이 있었
고 머리에는 짧은 뿔이 돋아 있었으며, 다리는 산양과 비슷하다고 여겨
졌다.
모모스는 웃뜸비 신이었고, 플루토스는 부(富)를 주재하는 신이었다.

로마의 신들

이제까지 이야기해 온 신들은 로마인들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모두
그리스의 신들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신들은 로마 신화의
고유한 신들이다.
사투르누스는 고대 이탈리아인의 신이었다. 이 신은 그리스의 신 크
로노스와 동일시되고, 전설에 의하면 아들 유피테르(제우스)에 의하여
폐위되자 이탈리아로 도망하여 세칭 황금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에 그곳
에서 재위하였다고 한다. 그의 선정을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겨울에 사
투르날리아라는 제전이 거행되었는데, 그때에는 모든 공무가 정지되고
선전 포고나 형벌의 집행도 연기되었으며 친구들은 서로 선물을 교환하
였고 노예들에게도 자유가 최대한으로 허용되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위하여 잔치가 벌어지고 그 석상에서는 주인이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그것은 사투르누스의 치세에 있어서는 인간이 본래 평등하다는 것과 만
물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속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사투르누스의 손자인 파우누스"는 들과 목자의 신으로서 숭배되었고,
예언의 신으로서도 숭배를 받았다. 그의 이름의 복수형 (複數形)인 파우

1)비난과 비꼬는 운음.
2)파우나, 즉 보나데아(좋은 여신의 뜻)라 부르는 여신도 있다.

로마의 신들 29

니는 그리스의 사티로스(半身半부)와 같이 익살스런 신들의 한 무리를
의미했다,
키리누스는 전쟁의 신이었는데, 이 신은 로마의 창건자였고, 사후-
後)에 신의 지위에 오르게 된 로물루스 자신이었다.
벨로나는 전쟁의 여신이다.
테르미누스는 토지 경계의 신이다. 그의 상(像)은 거친 돌이나 기등으
로써 들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하여 지상에 세워져 있었다,
팔레스는 가축과 목장을 주재하는 여신이다.
포모나는 과수-果樹)를 주재했다.
플로라는 꽃을 주재하는 여신이다.
루키나는 출산의 여신이다.
베스타(그리스의 헤스티아)는 국가의 솥과 가정의 솥을 주재하는 여신
이었다. 베스타의 신전에선 베스탈이라고 하는 여섯 명의 처녀 제사(料
司)가 수호하고 있는 성화가 타오르고 있었다. 로마인 신앙에 의하면
국가의 안녕은 이 성화의 보존과 관계가 있으므로 처녀 제사의 태만 때
문에 그것이 꺼지는 일이 있을 때에는 그녀들은 엄벌을 받았고, 꺼진
불은 태양광선에 의하여 다시 점화되었다.
리베르는 바쿠스(디오니소스)의 라틴 이름이며, 물키베르는 불괴누스
의 라틴 이름이다.
야누스는 하늘의 문지기로서 새해를 열기 때문에 1년의 최초의 달(야
누아리우스, January를 가리킴)은 그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그는 문의
수호신이요 모든 문은 두 방향으로 나 있으므로, 그는 보통 두 개의 머
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로마에는 야누스의 신전이 무수
히 많았다. 전쟁 때에는 주요한 신전의 문은 언제나 열렸고, 평화로을
때에는 닫혀 있었다. 그러나 누마와 아우구스투스의 치세 동안에는 문
이 오직 한 번 닫혔을 뿐이었다.
페나테스는 가족의 행복과 번영을 지켜 주는 신들로 생각되었다 1

30

다. 그리고 찬장이 이 신들의 성소-聖灰)로 되써 있었다. 그러므로 한
가정의 주인은 모두 자기 집의 페나테스의 제사였다.
라레스. 즉 라르들도 또한 가정을 지키는 신들이었다. 그러나 페나테
스와 달리 이들은 죽은 자의 영혼이 신이 되었다고 생각되었으며, 가정
의 라레스는 자손들을 감독하고 보호하는 영혼으로 생각되었다. 레무레
스와 라르바아라는 말은 영어의 고스트(유령) 라는 말과 거의 같다.
로마인들이 믿은 바에 의하면 남자는 누구든지 자기의 수호신 게니우
스를, 여자는 자기의 수호신인 유노를 가지고 있었다. 즉 그 신이 자기
들에게 삶을 주었다고 생각했고, 평생 자기들의 보호자가 되어 주리라
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자기들의 생일에는 남자는 자기의 수호
신인 게니우스에게 선물을 바쳤고, 여자는 자기의 수호신인 유노에게
선물을 바쳤다.

프로메더우스와 관도라

불치 탄생과 인간의 희망

세계 창조는 바로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의 흥미를 더없이 자극하
는 문제다. 고대의 이교도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성서에서 얻는
바와 같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나름대로 세계 창조
이야기를 전해 왔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땅과 바다와 하늘이 창조되기 전에는 만물은 다 같은 모양이었는데,
우리는 이것을 카오스라고 부른다. 이 카오스는 형태 없는 흔돈의 덩어
리요 하나의 죽어 있는 거대한 덩어리에 불과하였으나, 그 속에는 여러
사물들의 씨가 잠자고 있었다. 즉 땅과 바다와 공기가 한데 흔합되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땅은 고체가 아니었으며, 바다는 액체가 아니었
고, 공기는 투명하지 않았다, 마침내 신과 자연이 개입하여 땅을 바다
와 분리하고 하늘을 양자와 분리하여 이 혼돈을 끝나게 하였다. 그때
타오르던 부분이 가장 가벼웠기 때문에 날아올라 가 하늘이 되었다. 공
기는 무게와 장소에 있어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땅은 이들보다는 무거
웠기 때문에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물이 제일 낮은 곳으로 내려가
육지를 뜨게 했다.
이때어떤신이-그것이어면AJ 0111 ~-nl- -

32

장소를 지정하고, 산을 일으키고 골짜기를 파고, 숲과 샘과 비옥한 논
밭과 돌이 많은 벌판을 여기저기에다 배치했다. 공기가 청명하게 되자
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고기는 바다를, 새는 공중을, 네발짐승은 육
지를 각기 자기 것으로 삼았다.
그러다가 고등동물이 필요하여 인간이 만들어졌다. 창조의 신이 인간
을 만들 때 신적 (神的) 인 재료를 사용하였는지, 아니면 하늘로부터 방금
분리된 흙 속에 어떤 하늘의 종자가 아직 잠재하고 있었을 무렵 그 흙
을 사용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프로메테우스는 이 대지에서
혼을 조금 떼어 내어 물로 반죽하여 인간을 신의 형상과 같이 만들었
다. I)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직립자세를 주었으므로 다른 동물은 다
얼굴을 밑으로 향하고 지상을 바라보는데 인간만은 얼굴을 하늘로 향해
별을 바라보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이 창조되기 전에 지상에 거주하고 있던 거신족
(巨神族)인 티탄 신족의 한 신이었다. 이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들거나 인간과 그 밖의 다른 동물들에게 그
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주거나 하는 일을 위임받고 있었다.
에피메테우스가 이 일에 착수하였고, 프로메테우스는 이 일이 다 되면
그것을 감독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에피메테우스는 각각의 동물들에게
용기 -힘 ,속도,지혜 등 여러 가지 선물을 주기 시작하였다. 어떤 동
물에게는 날개를 주고 어떤 동물에게는 손톱이나 발톱을 주고 또 몸을
덮는 패각(敗殼) 따위를 주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 될 인간의 차례
가 오자 에피메테우스는 이제까지 그의 자원을 몽땅 탕진하였으므로 인
간에게는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당황한 그는 형인 프로메테우스에
게 달려가 도웅을 청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 하늘

1)구약성서 (창세기) 제1장 n절 및 제2장 7절 참조.
2)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
3)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3

로 을라가서 그의 횃불에다 태양의 이륜차(三輪事)에서 불을 붙여, 그
불을 인간에게로 가지고 내려왔다. 이 선물 덕택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
보다 월등한 존재가 되었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 불을 사용하여 무기를
만들어 다른 동물을 정복할 수가 있었고, 도구를 사용하여 토지를 경작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거처를 따뜻하게 하여 기후가 다소
추운 곳에서도 살 수 있었고, 나아가서는 여러 가지 예술을 창조했으
며, 상거래의 수단이 되는 화폐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제우스가 여자
를 만들어서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그것은
두 형제에 대해서는 하늘로부터 불을 훔친 외람된 짓을 벌하기 위해서
요, 인간에 대해서는 그 선물을 받은 죄를 벌하기 위해서였다. 최초로
만들어진 여자는 판도라(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라는 뜻) 라고 불렸다. 그
녀는 하늘에서 만들어겼는데, 그녀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신들이 약간
씩 기여하였다. 아프로디테는 미를

주었고 헤르메스는 설득력을, 아폴
론은 음악,,,,,,등을 주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판도라는 지상으로
옮겨져 에피메테우스에게 주어졌
다. 그는 형인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제우스와 그의 선물을 경계하라는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를 기꺼이 아내로 맞아들였다. 에
피메테우스는 그의 집에 한 개의
상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속에는
해로운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그
는 인간에게 새로운 삶의 터를 만

國亂鑑觀-크圖難

34

있었다. 판도라는 이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
서 어느 날 그녀는 상자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곧 불운하
게도 인간을 괴롭히는 무수한 재액(災厄)이 그 속으로부터 빠져 나와
-육체를 괴롭히는 것으로는 통풍(標術 , 류머티즘,복통 등이고, 정
신을 괴롭히는 것으로는 질투, 원한,복수 등-멀리 사방팔방으로 날
아가 버렸다. 판도라는 놀라 재빨리 뚜껑을 덮으려고 하였으나,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것은 이미 다 날아가고 오직 하나만이 맨 밑에 남아 있
었는데, 그것은 '회망' 이먼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어떤 재난에
처해도 회망을 잃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회망을 가지
고 있는 한 어떠한 재난도 우리를 절망할 정도로 불행하게 하지는 못하
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판도라는 제우스의 호의로 인간을 축복하기
위하여 보내졌다고 한다. 판도라는 그녀의 결혼을 축복하기 위하여 여
러 신이 선사한 물건이 들어 있는 상자를 받았다. 그녀가 무심코 그 상
자를 열었더니 선물이 다 달아나 버리고, 오직 희망만이 남았다는 것이
다. 이 이야기가 앞서의 이야기보다 더 진실성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
면 '회망' 이란 매우 값비싼 보석과 같은 것이므로, 그것이 앞서의 이야
기처럼 모든 재난으로 가득 찬 상자 속에 들어 있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세계에 주민이 살게 되었는데, 그 최초의 시대는 죄악이
없는 행복한 시대로서, '황금시대' 라고 불렸다. 법률이라는 강제에 의
하지 않고도 진리와 정의가 행해졌고, 위협을 가하거나 벌을 주는 관리
도 없었다. 그 무렵에는 아직 배를 만들기 위하여 산림이 벌채되는 일
도 없었고, 마을의 주변에 성곽을 쌓는 일도 없었다. 칼이나 창이나 투
구 같은 것들도 없었다. 대지는 인간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노동하
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생산하였다, 항상 봄의 계절만
이 있을 뿐이었고, 씨를 뿌리지 않아도 꽃은 피었고, 시내에는 우유와
술이 흐르고, 노란 꿀이 상수리나무에서 떨어졌다.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5

다음에는 '은의 시대' 가 왔다, 이 시대는 '황금시대' 만은 못했지만,
다음에 오는 '청동시대' 보다는 나았다.
제우스는 봄을 단축하고 1년을 네 계절로 나누었다. 그때부터 인간은
추위와 더위를 참고 견뎌야 했고, 비로소 가옥이 필요하게 되었다. 최
초의 주거지는 동굴이었고, 숲 속의 나뭇잎으로 덮였던 은신처는 이제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오두막집으로 바뀌었다, 농작물도 이제는 재배하
지 않으면 자라지 않았다.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소
가 쟁기를 끌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음에는 '청동시대' 가 왔는데, 이 시대는 사람의 기질이 전시대보다
훨씬 거칠었고, 걸핏하면 무기를 들고 싸우려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극심하리만큼 사악하지는 않았다. 가장 무섭고 나쁜
시대는 '철의 시대' 였다. 죄악은 흥수처럼 넘쳐흘렀고, 겸양과 진실과
명예도 헌신짝처럼 사라졌다. 그 대신 사기와 간사한 지혜와 폭력과 사
악한 이욕(利恐) 이 나타났다. 뱃사람은 바람에 돛을 달고, 수목은 산에
서 벌채되어 배의 용골(龍骨)이 되었고, 대양을 성가시게 했다. 이제까
지는 공동으로 경작되던 땅이 분할되어 사유재산이 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땅의 표면에서 산출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내부까지 파
서 광물을 긴집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리하여 유해한 절'과 더욱 유해한 '금' 이 산출되었고 철과 금을
무기 (황금의 무기란 '뇌물' 을 말한다)로 전쟁이 일어났다. 손님은 그의 친
구 집에 있어도 안전하지 못하였다. 사위와 장인, 형제와 자매, 남편과
아내는 서로 믿지 못하였다. 자식들은 재산을 상속받기 위하여 부친이
준기를 바랐다, 가족의 사랑도 땅에 떨어졌다. 대지는 살육의 피로 물
출었고 신들은 하나하나 대지를 저버렸는데, 아스트라이아"만이 남아

1)아스트라이아는 죄 없고 청순한 여신이다. 그녀는 지상을 떠난 뒤 하늘의 별
사이에 자리잡고 별자리 비르고 -처녀좌(處늦요 -가 되었다. 테미스(정의의
신)는 이 아스트라이아의 어머니였다. 그래서 아스트라이아는 천칭 (天理)을 들

-

있다가 마침내 이 여신마저도 떠나 버렸다.
제우스는 이런 상태를 보고 크게 노하여 회의를 열고자 신들을 소집
하였다. 신들은 주신의 소집에 응하여 하늘의 궁전을 향해 떠났다. 청
명한 밤에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길이 공중을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이것을 은하라고 불렀다, 이 길가에는 유명한 신들의 궁전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공중의 일반 서민들은 길 양쪽에서 훨씬 떨어져서 살고
있었다. 제우스는 신들이 모이자 그들을 향하여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
는 지상의 무서운 상태를 설명하고 나서, 자기는 그 주민들을 다 멸망
케 하고 그들과는 다른, 더 살 가치가 있고 신을 더 숭배하는 새로운
종족들을 만들 작정이라는 선언을 하고서 회의는 끝을 맺었다. 그러고
나서 제우스는 번개를 손에 쥐고서는 그것을 던져 이 세계를 불태워 버
리려고 했다.
그러나 불이 일어나면 하늘도 화재를 면하지 못하리라 생각한 제우스
는 그의 계획을 바꾸어 세계를 물바다로 만들려고 하였다. 그는 비구름
이 불어 흐트러지는 북풍을 사슬로 붙들어 매고 남풍을 보냈다. 그러자

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서로 상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이
천칭으로 재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신들이 언젠가 다시 지상에 돌아와 저 '황
금시대' 를 재현해 주리라는 생각은 옛 시인들이 즐겨 사용한 주제다, 알렉산
더 포프(1688-1744,영국의 시인)의 (구세주)는 크리스트교의 찬송가지만, 그 속
에서까지도 이 쳐각이 다음과 같이 나타나 있다.

모든 죄와 옛날의 기만은 사라지고
정의의 여신이 돌아와 천칭을 높이 들고
평화의 여신이 세계 속에 을리브 가지를 뻗으며,
횐웃 입은 여신 아스트라이아가 하늘에서 내려오리라.

또 밀턴의 (그리스도의 강탄에 부치는 찬가)의 제14절과 제15절에도 이 이야기
가 그려져 있다.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7

제우스가 데우칼리온과 피라 이외의 모든 사람을 멸하기 위해 일으킨 홍수

순식간에 하늘 전체가 암혹으로 뒤덮였다,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와 굉
장한 소리를 내며 서로 부딪쳤다. 비는 폭포처럼 쏟아졌다. 곡식은 쓰
러지고 한 해 동안의 농부들의 노력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제우
스는 자기의 물만 가지고는 만족하지 않고 동생인 포세이돈을 불러 그
의 물도 도와 주기를 청했다. 포세이돈은 강을 범람케 하여 그 물로 대
지를 덮었다. 동시에 그는 지진을 일으켜 대지를 뒤흔들었고 해일을 일
으켜 해안을 횝쓸게 하였다. 가축과 인간, 그리고 가옥이 유실되고 신
성한 담으로 둘러싸였던 지상의 신전들까지도 더럽혀졌다, 유실되지 않
은 큰 건물들은 모조리 물 속에 잠겼고, 그 높은 탑까지도 물 속에 침
몰되었다.



38

이제 모든 것은 바다가 되었다. 해변이 없는 바다가 되었다. 여기저
기 돌출한 산정에는 간흑 사람이 남아 있었고 최근까지 쟁기질을 하던
土수의 사람들만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었다.
물고기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헤엄을 치고, 닻은 정원 안에 던져졌
다. 온순한 양이 좀전까지 놀고 있던 곳에는 사나운 물개가 뛰놀았다.
늑대는 양 사이에서 헤엄치고 누런 사자와 범은 물 속에서 몸부링쳤다.
물 속에서는 멧돼지의 힘도 사슴의 재빠름도 土용이 없었다. 새들은 날
다가 지쳤지만 앉아 쉴 곳이 없기 때문에 물 속으로 떨어졌다. 물난리
를 면한 생물들도 마침내는 굻어 죽었다.
모든 산 중에서 오직 파르나소스 산만이 물위에 솟아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프로메테우스의 일족인 데우칼리온(프로메테우스의 아들)과 그
의 아내 피라(에퍼메테우스의 딸)가 피난 와 있었다. 남편은 정직한 사람
이었고 아내도 신들의 충실한 숭배자였다. 제우스는 이 부부 이외에 살
아 남아 있는 자가 한 사람도 없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흠잡을
데 없는 생애와 경건한 태도를 돌이뤄 보고는 북풍에 명령하여 구름을
쫓고, 공중을 지상에, 지상을 공중에 나타나게 하였다. 포세이돈도 아
들 트리톤에게 土라고등을 불어 물에게 퇴각을 명하게 하였다. 물은 복
종하였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내는 하상(河床)으로 돌아갔다. 그
때 데우칼리온은 피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 아내여! 생존하고 있는 유일한 여인이여-우리는 처음에는 혈연
(두 사람의 아버지는 형제)과 결흔의 인연으로 맺어졌고, 지금은 공동의
재난에 의하여 맺어졌소. 우리가 조상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힘을 가져,
그가 처음에 새로운 종족을 만든 것처럼 그것을 갱생시킬 수 있다면 얼
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 일은 우리에겐 힘겨운 일이므로 저기 있는 신
전에 가서 신들에게 장차 우리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물어 보기로 합시
다. "
그들은 신전으로 들어갔다. 그 신전은 더러운 이끼들로 더럽혀져 있
었다. 두 사람이 제단에 접근해 보니 거기에는 성화도 타고 있지 않았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9

다. 그들은 땅에 엎드려서 테미스 여신에게, 어떻게 하면 멸망한 인류
를 전과 같이 만들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십사고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신탁이 이렇게 대답했다.
"머리에 베일을 쓰고 옷을 벗고 이 신전을 떠나라. 그리고 너회 어머
니의 뼈를 너희 뒤에 던져라."
그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피라가 먼저 침묵을 깨고 말했다.
"복종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감히 부모의 유골을 더럽힐 수 없습
니다. "
그들은 나뭇잎이 우거진 그늘 밑으로 가서 신탁에 대하여 곰곰이 생
각해 보았다. 마침내 데우칼리온이 입을 열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신탁의 명령에 복종하여도 불효가 되지
않으리라고 믿어. 대지는 만물의 위대한 어머니이고 돌은 그 뼈야. 그
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뒤에 던지기만 하면 돼. 내 생각으로는 이것이
신탁의 의도인 것 같아. 어쨌든 그렇게 해봐도 나쁠 것은 없어."
그들은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옷을 벗고 돌을 주워 뒤로 던졌다. 그
러자 돌은(이상한 얘기지만) 말랑말랑해지며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돌들은 마치 조각가의 손에 반쯤 조각된 돌덩어리와 같이 점점 인간의
형태에 가까운 모양을 취하게 되었다. 돌의 주변에 있던 습기 찬 진흙
이 살이 되고 돌부분은 뼈가 되었다. 즉 돌의 결(vei~~이 그대로 혈관
(veinS)이 되었다. 호칭은 변하지 않았으나 그 용도가 변한 셈이다, 그
리고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되었고, 피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종족은 튼튼해서 노동에도 알맞았다. 오
늘날의 우리들이 그러한 것인즉, 이것을 보더라도 우리들이 어떤 조상
으로부터 태어났는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시인들은 예로부터 프로메테우스를 시제 (時題)로 즐겨 삼아 왔다. 그
는 인류의 벗으로서, 제우스가 인류에 대하여 노하였을 때 인류를 위하
여 중간에 개입하였고, 인류에게 문명과 기술을 가르친 것으로 표현되

40

픈즈틀 B;

-
--'x:
理灰 i* ~

-11*5-칠變調修理料S.

프로메테우스와 판도計 41

인간들의 통치자인 제우스의 분노를 샀다, 그래서 제우스는 그를 카프
카스 산 위에 있는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았다. 그러자 독수리가 와
서 그의 간장을 파먹었는데, 파먹으면 바로 또 생기는 것이었다. 프로
메테우스가 박해자인 제우스의 의지에 복종하려고만 하였더라면 이와
같이 고통스러운 형벌은 어느 때라도 끝낼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제우스가 왕위를 안전하게 계속 보전할 수 있는 비밀을 알고 있었고,
만약 이 비밀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더라면 바로 그의 총애를 받았을 것
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와 같은 짓을 경멸하였다. 따라서 그
는 부당한 수난에 대한 영웅적인 인내와, 압제에 반항하는 의지력의 상
징이 되었다.

42


아폴론과 다프네 , 피라모스와 티스베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홍수 때문에 지상은 진흙투성이가 되었으나, 그 덕택으로 대지는 아
주비옥한토지가되었다. 그러자혼속에서 좋은것 나쁜것 할것 없
이 가지각색의 많은 산물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피톤(파이돈)이라
부르는 큰 뱀이 나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는데, 파르나소스 산
의 동굴 속에 잠입했다. 아폴론(포이보스)은 자기의 화살(아폴론은 화살
의 신이기도 하다)로 이 큰 뱀을 사살하였다. 이 화살은 전에는 그가 토
끼나 산양과 같은 약한 동물을 수렵하는 데에만 사용하던 무기였다. 아
폴론은 이 혁혁한 전과를 기념하기 위하여 피톤 경기를 창설하였다. 이
경기 때 역기(力技) 걷기 내기나, 혹은 이륜차 경주에서 우승한 자에게
는 너도밤나무 잎으로 만든 관을 씌워 주었다. 왜냐하면 아폴론이 그때
까지는 아직 월계수를 자기 나무로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벨베데레라고 부르는 유명한 아폴론의 상(像)이 있는데, 그것은 피톤
을 퇴치한 후 이 신을 표현한 것이다.

아폴론팍 다프내

다프네는 아폴론의 최초의 연인이었다.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폴론과 다프네 43

아니라, 에로스의 원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어느 날, 아폴론
은 그 소년이 활과 화살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폴론은 마
침 피톤을 퇴치하고 득의양양해 있었던 때였으므로, 에로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야, 이 장난꾸러기야. 넌 전쟁 때나 쓰는 그런 무기를 가지고 윌 하
려는 거냐? 그것을 필요한 사람에게나 줘라. 나는 이 무기로 저 큰 뱀
을 퇴치했어. 독을 품은 몸뚱이를 넓은 들에 펼치고 있던 저 큰 뱀을
말이다-너 따위는 횃불로 만족하기만 하면 돼, 이 꼬마야. 그리고 하
고 싶으면 사랑의 불장난이나 하면 돼. 그러나 건방지게 내 무기에 손
을 대진 말아라."
이 말을 들은 아프로디테의 아들이 대답했다,
"아폴론 어른, 당신의 화살은 다른 모든 것을 맞힐는지 모르나, 내
화살은 당신을 맞힐 거요."
이렇게 말하며 에로스는 파르나소스 산의 바위 위에 서서, 화살통에
서 서로 다른 공인(工人)이 만든 두 개의 화살을 끄집어냈는데, 하나는
사랑을 일으키는 화살이었고, 하나는 그것을 거부하는 화살이었다. 전
자는 금으로 되고 끝이 뽀족하였고, 후자는 무디고 끝이 납으로 되어
있었다. 에로스는 이 납화살로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라는 님
프(요정) 를 쏘고 다시 금화살로는 아폴론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그러자 곧 아폴론은 이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다프네는 연애라는
생각마저 하기 싫어하게 되었다.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은 숲 속을 싸돌
아다니며 사냥하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구애를 하는 남성이 많았으나,
그녀는 여전히 숲 속을 찾아다니며 연애니 결흔이니 하는 것은 염두에
도 두지 않고 그들을 모두 거절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종종 그녀에게
말했다.
"얘야, 이젠 사위도 보고 손자도 보게 해줘야지."
다프네는 결흔을 생각하는 것을 죄악을 범하는 것만큼이나 싫어하였
으므로 아름다운 얼굴을 붉히면서 아버지의 목에 팔을 감고 말챈다

44

"아버지, 제발 저도 아르테미스처럼 결혼하지 않고 언제나 처녀로 있
도록 해주세요. "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승낙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링게 말했다.
"하지만 너의 그 아름다운 얼굴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
아폴론은 다프네가 죽도록 좋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손에 넣고
자 하였다. 전세계에 신탁을 주는 그도 자기 자신의 운명을 예측하지는
못하였다. 그는 다프네의 두 어깨에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늘어진 것
을 보고 말했다.
"빗질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아름다우니 곱게 빗으면 얼마나 아름다
울까?
그는 그녀의 눈이 별처럼 빛나는 것을 보았다. 또 아름다운 입술도.
그러나 그는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손과
어깨까지 노출된 팔을 보고 감탄하였다. 그리고 노출되지 않은 부분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상상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다프네의 뒤를 쫓알
다, 다프네는 바람보다 빨리 달아나며, 그가 아무리 간청해도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잠간만 기다려 주오. 페네이오스의 따넘이여. 나는 원수가 아니오.
당신은 양이 늑대를 피하고 비둘기가 매를 피하듯 나를 피하고 있으나,
제발 그러지 말아 주오. 내가 당신을 쫓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오. 니
때문에 그령게 달아나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서 다치게 될까 근심스럽
소. 제발 좀 천천히 가시오. 나도 천천히 따를 것이니. 나는 시골뜨기
도 아니고 무식한 농사꾼도 아니오. 제우스가 나의 아버지고, 나는 델
포이와 테네도스의 군주요. 그리고 현재의 일도 미래의 일도 다 알고
있소. 나는 노래와 리라의 신이오. 나의 화살이 꼭꼭 표적을 맞히오.
그러나 아! ,,,,,나의 화살보다도 더 치명적인 화살이 나의 가슴을 뚫었
土. 나는 의술의 신이고, 모든 약초의 효능을 알고 있소. 그러나 앓, 나

아폴론과 다프네 45

는 지금 어떠한 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있다오?
하지만 다프네는 계속 달아났다. 그리고 그의 말도 절반밖에 듣지 못
했다. 달아나는 모습까지도 그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 모습은 바
람에 돛이 나부끼는 듯했고, 뒤로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흐르는 물과 같
았다. 아폴론은 그의 구애가 거절당하자 더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연정을 품고 속력을 내어 그녀를 바싹 뒤좇았다, 그것은 마치 사
냥개가 토끼를 추격할 때와 흡사했다, 입을 벌려 당장이라도 물려고 하
면 이 약한 동물은 급히 또 내달려가 가까스로 그 이빨을 피하는 것이
었다. 이리하여 신자 처녀는 계속 달렸다-아폴론은 사랑의 날개를
타고, 다프네는 공포의 날개를 타고서. 그러나 추격하는 아폴론이 더
빨랐기 때문에 점점 다프네에게 다가가게 되었고, 헐떡이는 숨결이 그
녀의 머리카락에 닿았다. 다프네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쓰러지게 되자, 그녀는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호소했다.
"아버지, 살려 주세요. 땅을 열어 저를 숨겨 주세요. 아니면 제 모습을
바꾸어 주세요. 이 모습 때문에 제가 이런 무서운 일을 당하고 있으
니,,,,,,."
다프네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사지는 굳어지고 가슴은 부드러운
나무껍질로 싸이고, 또 머리카락은 나뭇잎이 되고, 팔은 가지가 되었
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는 뿌리가 되어 땅속에 뿌리내렸다. 얼굴은 가
지 끝이 되어 모양은 달라졌으나 아름다움만은 여전하였다.
아폴론이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풔 섰다. 줄기를 만져 보니 새로운
나무껍질 밑에서 그녀의 몸이 떨고 있었다. 그는 가지를 끌어안고 힘껏
입맞춤하려 했다. 그러나 상대는 그의 입술을 핀했다. 아폴론은 말했다.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므로 나의 나무가 되게 하지.
나는 나의 왕관을 위해 그대를 쓰려고 한다. 나는 그대를 가지고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리라. 그리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카퍼톨리
움 언덕으로 개선 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
은 화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또 영뭔한 청춘이야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

-꼰

46

퍼라모스와 티스베 47

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를 것이며 그 잎이 시들지 않도록 해주리라."
이미 월계수로 모습이 변해 버린 그녀는 가지 끝을 숙여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괴라모스와 티스베

세미라미스 여왕이 통치하는 바빌로니아 안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청년은 피라모스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처녀는 티스베였다.
두 사람의 양친은 이웃하여 살고 있었기 때문에 두 젊은이는 자주 내왕
했다. 그리하여 이들의 친구관계는 마침내 연애로 발전하였다. 두 남녀
는 서로 결흔하고 싶어했으나 부모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부모들도 금
할 수 없었던 것이 두 남녀의 가슴에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이었다.
두 사람은 몸짓이나 눈짓으로 서로 속삭였고, 남몰래 속삭이는 사랑
인만큼 그 불꽃은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두 집 사이의 벽에는 틈이 나
있었다. 벽을 만들 때 실수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이제까지 아무도 그
것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 연인들은 그 틈을 발견했다. 사랑이 무엇
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이 틈이 두 사람의 말의 통로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이 이 틈을 서로 오갔다. 괴라모스는 벽
이쪽에, 그리고 티스베가 벽 저쪽에 섰을 해, 두 사람의 입김은 뒤섞였
다, 그들은 말했다.
"무정한 벽이여, 왜 그대는 우리 두 사람을 떼어놓는가. 그러나 우리
는 결코 그대의 은혜를 잊지 않으리. 우리가 이렇게 사랑의 속삭임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다 그대의 덕이니까."
이와 같은 말을 그들은 벽 양쪽에서 속삭였다. 그리고 밤이 되어 이
별하지 않으면 안 될 때에는, 더 가까이 갈 수가 없었으므로, 남자는
남자 쪽 벽에다, 여자는 여자 쪽 벽에다 대고 입맞춤을 했다.

國R"鑑

48

고 태양이 풀 위에 내린 이슬을 녹일 때, 두 사람은 괌은 장소에서 만
났다. 두 사람은 자기들의 무정한 운명을 한탄하던 끝에 마침내 한 계
책을 꾸몄다. 다음날 밤 모든 가족들이 잠들었을 때 감시의 눈을 피해
집을 나와서 들판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마을의 경계선 너머에 있
는 니노스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영묘(靈感)가 있는 곳에서 만나
기로 하고, 먼저 간 사람이 나중 오는 사람을 나무 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 나무는 횐 뽕나무였고 시뭔한 샘 곁에 있었다. 모든 것을 합
의한 후, 그들은 태양이 물 밑으로 내려가고 밤이 그 위에서 떠오르기
를 고대하였다. 마칭내 티스베는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 가족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 나와 약속한 나무 밑에 앉아 있었
다. 저녁의 어둠 속에 외로이 앉아 있으려니까 한 마리의 사자가 나타
났다. 사자는 방금 무엇을 잡아먹었는지 입에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물을 마시려고 샘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을 보자 티스베는 달아나
바위 틈에 몸을 숨겼다. 그런데 달아날 때 그녀가 쓰고 있던 베일이 떨
어지고 말았다. 사자는 샘에서 물을 마신 후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가려
고 몸을 일으키다 땅 위에 떨어져 있는 베일을 보자, 피묻은 입으로 그
것을 회둘러 찢어 버렸다.
피라모스는 늦게서야 약속한 장소로 다가갔다. 그리고 모래 땅에서
사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잠시 후
그는 갈기갈기 찢어진 퍼투성이 베일을 발견하였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가엾은 티스베여. 그대가 죽은 것은 다 나 때문이다-나보다도
더 살 가치가 있는 그대가 먼저 가다니, 나도 그대의 뒤를 따르겠다.
그대를 이런 무서운 장소에 오도록 해놓고 홀로 버려 둔 내가 잘못이
다. 오라, 사자들아! 바위 속에서 기어 나오거라. 그리고 이 죄 많은 놈
을 너회들의 이빨로 물어뜯어라."
피라모스는 베일을 손에 들고 약속한 장소로 가서 무수한 입맞춤과
눈물로써 나무를 적셨다.
"나의 피로 너의 몸을 물들이리라."

피라모스와 티스베 49

그는 칼을 빼어 자기의 가슴을 찔렀다. 상처로부터 피가 샘솟듯 흘러
내려 뽕나무의 하얀 열매를 붉게 물들였다, 피는 땅 위에 흘러 뿌리에
미치고 그 붉은 빛깔은 줄기를 타고 열매에까지 올라갔던 것이다.
그때까지 티스베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연인을 실망시켜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조심조심 걸어 나왔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젊은이를 찾았다. 위험에서 벗어난 무서운 얘기를 빨리 알려 주고 싶었
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약속한 장소로 왔을 때, 뽕나무의 열매 색깔이
빨갛게 변한 것을 보고는 그곳이 약속한 장소일까 하고 의심했다. 잠시
주저하던 그녀는 빈사 상태에 있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티스
베는 깜짝 놀라 물러섰다. 전율이 그녀의 몸을 스쳤다. 그것은 마치 잔
잔한 수면 위에 한바탕 바람이 지나갈 때 일어나는 물결과 흡사했다.
마침내 그 사람이 자기 연인임을 알자, 티스베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자기 가슴을 마구 쳤다. 그리고 숨이 거의 넘어간 그를 얼싸안고 상처
에 눈물을 쏟으며 싸늘한 입술에 수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는 부르
짖었다,
"오, 피라모스! 이것이 어찌 된 일입니까, 말 좀 하세요. 피라모스,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티스베예요. 오, 제발 그 늘어진 머리
를 들어 줘요?
피라모스는 티스베라는 말을 듣고 눈을 떴으나, 이내 감아 버렸다.
티스베는 피에 묻은 자기 베일과 칼이 없는 칼집을 발견했다.
"자결하셨군요. 모든 것이 제 탓이에요. 이번만은 나도 용기가 있어
요. 그리고 나의 사랑도 당신의 사랑 못지않습니다. 나도 당신의 뒤를
따르렵니다. 모든 게 다 나 때문이니까요. 죽음이 당신과 나 사이를 갈
라놓았으나, 그 죽음도 결코 내가 당신 곁으로 가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행한 우리들의 부모님이시여, 우리 두 사람의 바람
을 저버리지 마소서. 사랑과 죽음이 저회들을 결합시켰으니, 한 무덤에
묻어 주시윰소서. 그리고 뽕나무야, 너는 우리들의 죽음을 기념해다오.

50

이렇게 말하면서 티스베는 칼로 자기 가슴을 찔렀다. 티스베의 양친
도 딸의 소원을 받아들였고, 신들도 또한 그것을 옳다고 여겼다. 두 사
람의 유해는 한 무덤에 묻혔다. 그 이후로 뽕나무는 오늘날까지 새빨간
열매를 맺게 되었다.

캐괄로스와 프로크리스

케팔로스는 아름다운 젊은이로 사내다운 스포츠를 좋아했다. 그는 해
도 뜨기 전부터 일어나서 짐승을 추격하기가 일쑤였다. 새벽의 여신 에
오스가 처음으로 지상에 얼굴을 내밀었을 때, 이 죕은이를 보는 순간
못 견디도록 그가 좋아져 마침내 그를 납치해 버렸다.
그러나 케팔로스에게는 최근 결혼한, 아름답고 열렬하게 사랑하는 아
내가 있었다. 아내의 이름은 프로크리스였다. 그녀는 수렵의 여신 아르
테미스의 총애를 받았고 여신은 그녀에게 어떤 개보다도 빨리 달리는
개 한 마리와, 표적을 어김없이 맞히는 투창(投槍)을 주었다. 그리고 프
로크리스는 이 두 선물을 남편에게 주었다. 궤팔로스는 그 아내에게서
만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에오스의 간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
침내 에오스는 노하여 "가거라, 이 배은망덕한 놈아, 여편네나 소중히
해라. 반드시 그년한테 돌아간 것을 후회할 때가 올 것이다"고 하면서
그를 놓아주었다.
케팔로스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전과 같이 그의 아내와 더불어
사냥을 즐기며 행복한 생활을 누렸다,
케팔로스는 아침 일찍이 집을 나와 아무도 동반하지 않고 숲과 언덕
을 헤맸다. 왜냐하면 그의 창은 어떠한 경우에도 빗나가는 일이 없는
확실한 무기였기 때문이었다. 사냥에 지치거나 해가 중천에 오른 때에
는 냇가에 있는 서늘한 나무 그늘을 찾아 웃옷을 벗고 풀 위에 누워 서
늘한 바람을 즐겼다.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51

때로는 소리 높이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와서 내 가슴에 부채질을
해다오. 오라, 나를 불태우는 열을 식혀다오" 하고 외치기도 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케팔로스가 이와 같이 미풍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어리석게도 어떤 처녀와 이야기하는 줄 알고, 이
비밀을 케팔로스의 아내 프로크리스에게 가서 전했다. 사랑이란 속기
쉬운 것, 프로크리스는 뜻하지 않은 얘기를 듣고 기절해 버렸다. 한참
만에 깨어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럴 리 없어.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않겠다,"
그리하여 프로크리스는 가슴을 조이며 다음날 아침을 기다렸다. 아침
이 되자, 케팔로스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사냥하러 나갔다. 그녀는 몰
래 그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밀고자가 알려 준 장소에 가서 몸을 숨기
고 있었다. 케팔로스는 사냥에 지치자 늘 하는 버룻대로 냇가에 달려가
풀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 와서 나에게 부채질을 하여다오. 내가 얼마
나 너를 사랑하는지는 너도 잘 알지. 네가 있기 때문에 숲도, 나의 외
로운 산보도 즐겁단다. "
이와 같이 중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숲 속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어
렴풋이 들려 왔다. 순간 야수가 아닌가 생각하고 소리나는 곳을 향해서
창을 힘껏 던졌다. 사랑하는 프로크리스의 외마디 소리가 들려 오자,
던진 창이 표적을 정확히 맞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케팔로스가 그
장소로 달려가 보니 프로크리스는 피를 흘리면서 자기가 케팔로스에게
선물로 준 창을 있는 힘을 다하여 상처에서 빼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
다. 케팔로스는 그녀를 안아 일으키고 출혈을 막으려고 했다. 그리고
"정신 차려요. 나를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당신이 없는 나는 가엾
은 신세가 되지 않겠소. 나를 책하더라도 죽진 말아 주오" 하고 외쳤
다. 그러자 그녀는 살그머니 눈을 뜨고 가까스로 다음과 같은 말을 입
에 올렸다.
"c~ tl탈시ol린르 시란귀--r~l~ olol ld7~ d~lol ~l~~o H1.

52

을 만한 가치가 있다면 제발 이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세요. 그 얄미운
미풍하고는 결혼하지 말아 주세요."
이 말로 모든 비밀은 밝혀졌다. 그러나 지금 그것을 밝힌들 무슨 소
용이 있으랴. 프로크리스는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조용한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낭편이 그 일의 진상을 설명할 때, 그
녀는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을 용서하듯이 물끄러미 웅시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프로크리스를 우연히 창으로 쩔러 죽인 케팔로스

53

허라와 이오

4
헤라와 그녀의 연적들,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 러또와 농부들

헤라는 어느 날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이것은 필시 남
편인 제우스가 세상에 알려지기를 꺼리는 소행을 저지르고서 그것을 감
추려고 구름을 일으킨 까닭이라고 생각하였다. 헤라가 구름을 혜치고
보니 남편은 거울같이 잔잔한 강기슭에 있었고, 그 곁에 한 마리의 아
름다운 송아지가 서 있었다. 헤라는 이 암송아지 속에는 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님프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사
실이었다. 왜냐하면 암송아지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였기 때문
이다. 제우스는 이 딸과 회롱하다가 아내 헤라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
고, 이오를 암송아지로 변신시켰던 것이다.
헤라는 남편 곁에 와서 암송아지를 보자,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누구의 것이며 무슨 혈통이냐고 물었다. 제우스는 더 이상 캐묻
지 못하도록 하려는 생각에서 그것은 지상에서 태어난 새로운 품종이라
고 답변했다. 그러자 헤라는 그러면 자기에게 선물하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어멓게 하면 좋을까 망설였다. 자기의 여인을 아내에게 주
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그것을 못 준다고 하럴 의신은 딸즈 --

54

金Pii

송아지를 아르고스에게 인도하여 엄중히 감시하게 했다.
아르고스는 머리에 백 개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잘 때에는
언제나 동시에 두 개 이상 눈을 감지 않았으므로 이오를 부단히 감시할
수 있었다. 낮에는 마음대로 먹도록 내버려 두고 밤이 되면 보기 흥한
끈으로 목덜미를 결박하였다.
이오는 팔을 내밀고 아르고스에게 결박을 풀어 달라고 애원하려고 했
으나, 내밀 팔이 없었고, 목소리는 자기 자신도 놀랄 만큼 소의 울음소
리를 닳아 있었다. 아버지와 자매들을 보고 그 곁으로 가면, 등을 쓰다
듬으며 아름다운 소라고 감탄할 뿐이었다 아버지가 손을 내밀고 한 다
발의 풀을 주자, 이오는 그의 손을 할았다. 이오는 자기가 누구인가를
아버지에게 알리고 싶었다. 자기의 소원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을
할 수가 언었다. 마침내 이오는 글씨를 쓸 생각을 하고, 제 이름을-
그것은 짧은 이름이었다-발굽으로 모래 위에 썼다. 아버지 이나코스
는 그것을 알아보았다. 오랫동안 그 행방을 수색하였으나 찾지 못하던
딸이 이같이 변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으
므로 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오, 내 딸아-오히려 너를 아주 잃는 편이 덜 애통할 것 같구나."
이나코스가 이같이 탄식하고 있는 것을 본 아르고스는 가까이 와서
이나코스를 좇고 모든 곳을 다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언덕 위에 자리
를 잡고 앉았다.
제우스는 자기 애인의 이러한 고통을 보고 괴로워하였다. 그리고 헤
르메스를 불러 아르고스를 퇴치하도륵 명령하였다. 헤르메스는 서둘러
채비하고 날개 달린 신을 신고 머리에는 모자를 쓰고 잠이 오게 하는
지팡이를 짚고 천상의 탑으로부터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지상에 내리
자, 날개를 떼어 내고 지팡이만을 손에 들고 양 떼를 몰고 있는 양치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양을 몰면서 퍼리를 불었
다. 그것은 시링크스, 또는 판이라고 하는 피리였다, 아르고스는 이제
까지 그와 같은 악기를 본 적이 없었으므로 즐겨 들었다. 그리고 아르

헤라와 이오 阮

고스는 말했다.
"젊은이, 이리 와서 내 곁에 있는 이 바위 위에 앉게. 이 부근은 양이
풀을 뜯기에는 제일 좋은 곳일세. 게다가 이곳엔 자네 같은 양치는 사
람들이 즐기는 좋은 그늘도 있네."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곁에 앉아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면서 날이
어둡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자, 그 피리로 은은한 곡을
불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아르고스의 감시하는 눈을 잠들게 하려고 애썼
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허사였다. 왜냐하면 아르고스는 그 대부분의
눈을 감았으나, 그 중 몇 개는 여전히 크게 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르메스는 자기가 불고 있는 악기가 어떻게 발명되었는지를 아르고스
에게 얘기했다.
"옛날 시링크스라는 이름의 님프가 있었는데, 숲 속에 사는 사티로스
와 요정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시링크스는 누구의
사랑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아르테미스 여신만을 마음속으로 숭배하
면서 사냥만 하고 있었습니다. 사냥옷을 몸에 걸친 시링크스의 모습은
아르테미스 자신과 맞먹을 정도로 아름다웠지요. 다만 다른 점은 시링
크스의 활은 뿔로 되어 있었으나, 아르테미스의 활은 은으로 되어 있었
다는 점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시링크스가 사냥에서 돌아오다가 판을
만났는데, 판은 그녀를 온갖 말로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링크스는
그의 찬사에 귀도 기울이지 않고 달아났습니다. 그는 시냇가에서 제방
까지 시링크스의 뒤를 쫓아 그곳에서 그녀를 붙잡았습니다. 시링크스는
다급하여 친구인 물의 님프들에게 구원을 청할 도리밖에 없었습니다,
님프들은 그녀가 외치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승낙해 줬습니다. 판의 팔
이 시링크스의 목을 끌어안자, 놀랍게도 그것은 한 묶음의 갈대로 바뀌
어져 있었습니다. 그가 탄식을 하자, 그 탄식은 갈대 속에서 울리면서
구슬픈 멜로디를 발했습니다. 판은 그 음악의 신기함과 감미로움에 취
해서 말했습니다. '이렇게 된 바에야 어떻게든 너를 내 것으로 만들겠

56

합헉 피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그 님프의 이름을 따서 시링
크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헤르메스는 이 이야기를 다 끝내기도 전에 아르고스의 눈이 전부 감
긴 것을 보았다. 그의 머리가 가슴 위에서 끄덕이고 있을 때, 헤르메스
가 한 칼로 그의 목을 베자 머리가 바위 위로 굴러 떨어졌다. "오, 불쌍
한 아르고스여! 그대의 백 개의 눈빛이 일시에 꺼져 버렸구나." 헤라는
이 눈들을 빼어 자기 공작의 꼬리에 장식으로 달았다, 그퍼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눈들은 공작의 꼬리에 달려 있게 되었다.
그러나 헤라의 복수심은 더욱더 불타 올랐다. 그녀는 이오를 괴롭히
기 위하여 한 마리의 등에를 보냈다. 등에는 이오를 추적하며 온 세계
를 날아다녔다. 이오는 이오니아 해를 헤엄쳐 도망쳤다. 이 바다의 이
름은 이오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그리고 일리리아의 들을 방황하
고, 하이모스의 산에 오르고, 트라기아 해협을 횡단하고-그 때문에
이 해협은 보스포로스(소가 건넜다는 뜻) 라고 부르게 췄지만-다시 스
키타이를 지나 킴메르인이 사는 나라를 배회하다가, 마침내 네일로스
(나일) 강 기슭에 다다랐다. 이때 제우스가 개인하여 앞으로는 이오와
관계를 끊겠다고 약속하였으므로 헤라도 이오를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
시키는 데 동의하였다. 이오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참으
로 기묘했다. 거친 털이 몸에서 점점 빠지고 뿔이 사라지고 눈이 점점
가늘어지고 입도 점점 작아졌다, 손과 손가락이 발굽 대신에 앞발로 나
타났다. 마침내 암송아지의 모든 모양이 사라지고 인간의 아름다움만이
남았다. 처음에는 소의 소리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말하기를 꺼
렸으나, 점점 자신을 갖고 아버지와 자매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되
었다.

칼리스토 57

칼리스토

칼리스토 또한 헤라의 질투를 산 미녀 가운데 한 사람이다. 헤라는
이 처녀를 곰으로 변하게 했다, 헤라가 "나의 남편을 매혹제 한 너의
아름다움을 뻬앗아 버리겠다"고 말하자, 칼리스토는 무릎을 땅에 대고
애원하려고 팔을 폈다, 그러나 괄에는 이미 검은 털이 나기 시작했다.
등글게 된 손은 구부러진 손톱으로 무장되어 발의 구실을 하게 되었다.
제우스가 아름답다고 늘 칭찬하던 입은 무시무시한 입이 되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애련의 정을 불러일으키던 목소리는 으르렁대
는 소리가 되어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 더 적합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만은 전과 다름없었고, 용서를 빌기 위하여 앞다리를 올리면서 될
수 있는 한 꼿꼿이 섰다, 그리고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제우스를 무정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칼리스토는 밤새도록 흘로 숲 속에 있자니
무서워서 전에 잘 다니던 곳을 방황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
까지도 사냥을 하던 그녀가, 개에게 놀라고 사냥꾼들이 두려워 도망친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때로는 자기가 지금은 한 마리의 짐승이라는 것
을 잊고 다른 짐승들을 피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곰인데
도 다른 곰을 두려워하였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사냥을 하다가 그녀를 발견했다. 칼리스토는 그
젊은이를 보자, 그가 이제는 젊은이로 장성한 자기 아들임을 알았다.
칼리스토는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 자기 아들을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까이 가려고 하자, 젊은이는 놀라 창을 들
고 칼리스토를 찌르려고 하였다. 그때 마침 제우스가 이 광경을 보고는
불행찬 죄악이 발생되는 것을 막고, 둘을 하늘로 끌어올려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에 앉혔다.
헤라는 자기의 연적이 이와 같은 명예로운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몹
시 노하였다. 그리고 급히 늙은 대양의 신인 테리스와 오케아노스(이 신

--

폭刃

58

들이 헤라를 양육했다)에게 갔다, 그리고 그들이 온 까닭을 묻자,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당신들은 신들의 여왕인 내가 왜 천상을 떠나 이 바닷속으로 찾아왔
느냐고 묻는 것이지요? 나를 천상에서 밀어내고 대신 내 자리에 앉게
된 자가 있단 말이에요. 내 말이 믿어지지 않으면 밤이 세상을 어둡게
할 때 하늘을 쳐다보세요. 그러면 북극 하늘, 제일 작은 별자리가 있는
곳에 내가 원한을 품어도 마땅한 두 연놈이 하늘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볼 거예요. 나를 노하게 한 자가 도리어 이와 같은 보답을 받게 된다
면, 앞으로 나의 노여움을 두려워할 자가 누가 있겠어요. 자, 그렇다면
내가 한 일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 보세요. 나는 그년이 인간의 모
습을 갗는 것을 금했어요. 그런데 그년은 지금은 별이 되었어요. 내가
벌을 준 결과가 이렇게 된 거예요. 이것이 내 힘의 한계예요. 그럴 바
에야 차라리 이오처럼 원래의 모습을 되돌려주었던 편이 나을 뻔했어
요. 필시 제우스는 그년과 결혼하고 나를 쫓아낼 거예요. 그러나 나의
양친과 다름없는 당신들이 나를 동정하신다면. 또한 내가 이런 냉대를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기신다면, 그 증거로 그 연놈들이 당신들의 바
닷속으로 내려오는 것을 금지해 주세요."
대양의 신은 이 소원을 들어 주었다. 그 결과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
두 별자리는 하늘에서 돌고 돌 뿐, 다른 별들처럼 대양 밑으로 가라앉
는 일이 없다.

아르턱미스와 악타이온

이상의 두 예로 보더라도 헤라가 연적에 대해 얼마나 가혹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럼 이번에는 처녀 신 아르테미스(디아나)가 자기의 자존
심을 건드린 자를 어떻게 처벌했는가를 살펴보자.
해가 중천에 떠 있던 대낮의 일었다. 카드모스 왕의 아들(실은 손자.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59

불린치의 착오)인 젊은 악타이온이 그와 함께 산에서 사슴 사냥을 하고
있던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우리의 그물과 무기는 수렵물의 피로 물들었다. 하루의 사
냥거리로는 이만하면 충분하다. 내일 또 나머지를 계속하면 되지 않겠
니. 자, 태양의 신 아폴론이 대지를 내리쬐고 있는 동안, 사냥하던 도
구를 놓고 잠시 쉬기로 하자."
그 산에는 삼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골짜기가 있었고, 그 골짜기는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쳐져 있었다. 골짜기의 제일 깊은 곳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다. 인공으로 꾸민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이 그 구조에
다 기교를 가한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자연 그 자체인 등근 천장의
바위가 마치 인간의 손으로 새겨진 것처럼 아름다운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샘물이 솟아나고, 넓은 웅덩이 주위에는
풀이 우거져 있었다. 숲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수렵에 지치면 으레 이곳
에 와서, 이 반짝이는 물에다 그 청순한 처녀의 몸을 씻곤 했다.
어느 날, 아르테미스는 님프들과 그 샘에 갔었는데, 한 님프에게 가
지고 있던 창과 화살통과 활을 맡기고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다른 한 님
프에게 맡겼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 세번째의 님프는 이 여신의 발에서
신을 벗기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솜씨가 좋은 크로칼레는 여신의
머리를 빗겨 주었고, 네펠레와 히알레 및 그 밖의 님프들은 큰 항아리
에다 물을 긷고 있었다. 이와 같이 여신이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악타
이온이 친구들 사이에서 벗어나 별다른 목적 없이 거닐다가 운명에 이
끌려 이곳에 왔다. 그가 동굴 입구에 모습을 나타내자, 님프들은 사내
를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여신 쪽으로 달려가서 자기들의 몸으로 여신
의 나체를 가렸다. 그러나 여신은 님프보다 괴가 컸기 때문에 머리가
밖으로 나왔다. 해가 질 무렵이나 뜰 무렵에 구름을 물들이는 저 빨간
색이 돌연 아르테미스의 얼굴에 번졌다. 여신은 님프들에게 둘러싸인
채 절반쯤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엇을 생각했음인지 갑자기 자기의 화

60

얹으면서 말했다.
"가서 아르테미스의 나체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말해 보아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가시가 돋친 사슴뿔이 악타이온의 머리에서 나
왔다. 그리고 목이 길어지고 귀가 뽀족하게 되고 손은 발이 되고 팔은
긴 다리가 되고, 몸엔 털이 나고 반점이 있는 모피로 덮였다. 그때까지
대담했던 마음이 공포로 가득 찼고, 그래서 그는 달아났다. 악타이온은
자기의 걸음이 그렇게 빠른 것에 스스로 놀라을 정도였다.
그러나 수면에 비친 자기의 뿔을 보았을 때, "아, 이 처참한 꼴이란?
하고 외치려고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신음했다. 사슴의 얼굴로 변한 그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의식만은 남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7궁전으로 돌아갈
라, 어쩔까? 숲 속에 있자니 무섭고, 집으로 돌아가자니 부끄러웠다.
그가 주저하고 있는 동안에 사냥개들이 그를 발견했다, 제일 처음에 스
파르타의 개 멜람프스가 짖으며 신호를 하니, 팜파고스, 도르케우스,
렐라프스, 테론, 나페, 티그리스를 비롯하여 그 밖의 맹견들이 바람보
다 날쌔게 악타이온의 뒤를 쫓아왔다. 바위와 절벽을 넘고 길도 없는
골짜기를 지나서 그는 도망치고 개들은 추격하였다. 그가 전에 종종 사
슴을 추격하고 자신의 개를 독려했던 산 속에 이번에는 동료 사냥꾼들
의 독려를 받으면서 그 사냥개들이 자신을 추격하였다.
그는, "나는 악타이온이다! 너의 주인을 모르느냐?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공중은 개짖는 소리로 요란하였다. 이윽고 한 마리가 그의 등에 달려
들었고, 또 한 마리는 그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이리하여 두 마리의 개
가 자기 주인을 물어뜯는 동안에 다른 개들도 달려와서 이빨로 그의 살
을 물어뜯었다. 그는 신음하였다. -그것은 인간의 소리가 아니었으
나, 그렇다고 사슴의 소리도 화실히 아니었다-그는 무릎을 꿇고 눈
을 들었다. 만약 그가 팔을 가졌다면 애원하기 위하여 팔을 들었을 것
이다, 그의 친구들이나 동료 사냥꾼들이 개들을 독려하였다. 그리고 함

레토와 농부들 61

께 사냥하자며 악타이온을 찾아 사방에 외쳐 댔다.
악타이온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자, 머리를 돌렸다. 들리는 소리
는 그가 없어서 섭섭하다는 것이었다. 그도 현장에 있었더라면-그렇
다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개들의 공훈을 보고 대단히 기뻐했을 것
이다. 그러나 자신이 그 공훈의 대상이 되다니, 그것은 못 견딜 일이었
다. 개들은 그를 둘러싸고 찢고 뜯곤 하였다. 악타이온이 갈기갈기 찢
겨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아르테미스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러토와 농부들

어떤 사람들은 악타이온의 이야기에서, 여신이 취한 태도는 공정하지
못한 너무 가흑한 행위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처녀의
존엄성에 비췄을 때 적절한 행위라 하여 동조하였다. 새로운 사건은 옛
사건을 상기시키는 법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옛날 리키아의 농부들이 여신 레토를 모욕한 일이 있었는데, 물론
그자들은 무사하지는 못했다. 내가 젊었을 때, 나의 부친은 힘든 일을
하기에는 너무 연로하였으므로, 나에게 리키아로 가서 좋은 소를 몇 마
리 몰고 오라고 시켰다. 그래서 그 지방을 지나던 나는, 지금 이야기하
려고 하는 이상한 사건이 일어난 연못과 늪을 보았다. 그 근처에는 오
래 된 제단이 있었는데, 회생물을 태운 연기로 까맣게 되어 갈대 속에
거의 매몰되어 있었다. 나는 이 제단이 어떤 신-파우누스(숲의 신)
의, 나이아스(샘이나 강의 님프)의, 아니면 이 근처 산에 살고 있는 신
-의 제단인가 물어 보았다. 그곳 사람이 대답하였다. '이 제단은 산
신(山神)의 것도 아니고 하신(河神)의 것도 아닌, 한 여인의 것입를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니라, 여왕 헤라의 질투로 말미암아 두 쌍등이 (아폴론
과 아르테미스)를 데리고 양육할 거처도 없이 이곳 저곳으로 쫓겨다녔던

62

여신 레토입니다. 레토는 팔에 두 어린 신을 안고서 이 고장에 이르렀
는데, 어린 것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몸은 지칠 대로 지쳤으며 목도 말
랐습리다. 여신은 우연히 골짜기의 밑바닥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오는
이 못을 발견하였습니다. 때마침 그곳에서는 그 고장 사람들이 버들가
지를 꺾고 있었습니다. 여신은 가까이 가서 못가에 무릎을 꿇고 찬물에
목을 축이려고 하였습니다. 여신은 말하였습니다. '왜 물을 먹지 못하
게 합니까7물은 누구나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연은 그
누구에게도 일광이나 공기나 물을 자기의 사유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허용치 않습니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을 나도 누리려고
할 따름입니다. 나는 이 피로한 팔다리를 씻으려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목을 축이려는 것입니다, 나의 입은 말을 못 할 정도로 타고 있습리다,
물 한 모금이 나에게는 넥타르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나를 소생시킬
것이고, 나는 당신들을 생명의 은인으로 알겠습니다, 이 어린 것들을
보아서 좀 부탁합니다. 이들도 작은 팔을 내밀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어린 것들은 팔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레토의 이같이 온화한
말에 누가 감동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이 농부들은 완고하게 거절
하였습니다. 그들은 조롱도 하고 이곳에서 당장 물러가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위협까지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못
속에 들어가서 발로 휘저어 흙탕물을 일으켜서 먹지 못하게 하였습니
다. 레토는 크게 노하여 목마른 것도 잊었습니다. 이제는 이 건방진 자
들에게 애원하지 않고, 양손을 하늘로 향해 높이 들고 부르짖었습니다.
진컨대 저들이 이 못을 떠나지 못하고, 한평생 이곳에서만 살도록 해
주십시오-그러자 바로 소원은 사실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지
금도 물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몽땅 물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
고, 때로는 수면에 손을 내밀어 헤엄을 치기도 합니다. 종종 못가에 나
오기도 하지만, 곧바로 다시 물 속으로 뛰어들어갑니다, 그들은 지금도
상스러운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퍼붓고 있습니다. 물을 다 차지하고 있
으면서도 아직도 부족함이 있는지. 부끄러움도 없이 그 손에서 킨굴7U

레토와 농부들 ①

굴 울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거칠고, 목구멍은 부풀어 있으며,
입은 항상 욕지거리를 하기 때문에 넓게 째지고, 목은 오므라들어 없어
지고, 머리와 몸뚱이가 한데 붙어 버렸습니다. 등은 녹색이고 어울리지
않게 큰 배는 횐색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들은 개구리가 된 것이
며, 진흙투성이인 못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레토가 헤라로부터 받은 박해라는 것은 전설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장차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어머니가 될 레토는
헤라의 분노를 피하여 아이가이온(에게) 해에 있는 섬을 두루 돌아다니
며 은신처를 제공해 주기를 탄원하였다. 그러나 상대가 세력 있는 하늘
의 여왕인지라, 모두들 그의 연적을 도와 주는 데 대단히 겁을 집어먹
고 주저하고 있었다. 오직 델로스 섬만이 장차 탄생할 신들의 탄생지가
되기를 승인하였다. 당시 이 섬은 물에 떠 있는 섬이었으나, 레토가 그
곳에 도착하였을 때, 제우스는 그 섬을 견고한 쇠사슬로 해저에 붙들어
매어 사랑하는 레토를 위해 그곳을 안전한 휴식처가 되게 하였다.

64

락얼톤

5
-톤의 -글픈 理

락에톤은 아폴론과 님프인 클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파에톤에게 네가 무슨 신의 아들이냐고 비웃었다. 파에
톤은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에게 그 이
야기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만일 제가 정말 신의 아들이라면 그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그리고 저의 명예스러운 신분을 보장해 주십시오."
클리메네는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말했다,
"내가 네게 한 말이라는 것에 대한 증인으로서, 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태양신을 내세우겠다. 만약 내 말이 거짓이라면 당장 죽어도 한이
없다. 그리고 너 자신이 가서 물어 보는 데 별로 큰 힘이 들지 않을게
다. 태양이 떠오르는 나라는 우리 나라와 인접해 있다. 가서 태양신에
게 너를 자기의 아들로 인정하느냐고 물어 보아라."
파에톤은 이 말을 듣자 기뻤다. 그러곤 곧바로 해뜨는 지방에 해당하
는 인도를 향해 길을 떠났다. 그리고 회망과 자신에 넘쳐서 자기 아버
지의 여로의 출발점인 목적지에 접근하였다.
태양신의 궁전은 등그런 기등 위에 높이 솟아 황금과 보석으로 빛나
고 있었다. 천장은 잘 닦아서 윤이 나는 상아로 되어 있었고 문은 은O

파에톤 65

로 되어 있었다. "재료들보다도 그것들을 가공한 솜씨가 더 훌릉하였
다.1( I)헤파이스토스가 대지와 바다와 공중과 그 주민들을 벽에 그려 놓
았던 것이다. 바다에는 님프들이 있어 물결 속에서 장난도 치고 혹은
고기의 등에 타기도 하고, 혹은 바위 위에 앉아 바닷물과 같은 푸른 머
리를 말리고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은 다 같다고도 할 수 없고 같지
않다고도 할 수 없었다.-말하자면 동년배의 친구들과 같은 모습이었
다. 대지에는 마을과 숲 그리고 내와 전원의 신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
모든 것 위에는 영광스러운 천계(天資)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또 은
으로 된 문에는 양쪽에 여섯 개씩, 12궁(출)의 성좌가 조각되어 있었다.
클리메네의 아들은 험한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논쟁거리가 된 그의 아
버지의 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광선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발을 멈추었다. 아폴론은 자줏
빛 옷을 입고, 금강석을 박은 듯 반짝이는 왕좌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좌우에는 날(a)의 신과 달表1의 신과 해(年)의 신이 서 있었고, 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때(時)의 신들이 서 있었다. 봄의 여신은 머리에 화
관(花冠)을 쓰고 있었고, 여름의 신은 옷을 벗은 채 익은 곡식줄기로 된
관을 쓰고 있었으며, 가을의 신은 발이 포도즙으로 더럽혀져 있었고:
얼음이 언 겨울의 신은 횐 서리로 머리카락이 굳어져 있었다.
이러한 시종들에게 둘러싸인 태양신 아폴론은 삼라만상을 내려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 진기하고 장려한 광경에
눈을 굴리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대체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젊은이는 대답했다.
"오-끝없는 세계의 빛, 빛나는 태양의 신, 나의 아버지시여! -이
렇게 불러도 좋다면-제발 제가 당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1)오비디우스, -메타모르포세스-제2권 5행.
2)위의 책, 제2권 13행.
3)통에 포도를 넣고 맨발로 발아 포도주를 만들기 때문에.

66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파에톤은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아폴론은 머리에 쓰고 있던 빛나
는 관을 벗어 옆에 놓고, 젊은이에게 좀더 가까이 오라고 명령했다. 그
리고 그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너는 내 아들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너의 어머니가 너에게 말한 바
를 확증한다. 너의 의심을 풀기 위하여 무엇이든지 네가 원하는 선물을
줄 테니 말해 보아라. 나는 아직 본 일이 없다마는, 우리 신들이 가장
엄숙한 약속을 할 때 내세우는 저 무서운 갓(저숭을 흐르는 스틱스 강)을
증인으로 부를 수도 일다."
파에톤은 즉석에서 태양의 이륜차를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부리게 해
달라고 하였다. 부친은 약속한 것을 후회했다. 몇 번이나 머리를 혼들
어 거절하면서 말했다.
"너는 너무 경솔한 말을 하는구나. 그 부탁만은 내 거부하고 싶구나.
너도 철회하기를 바란다. 그런 청을 들어 준다는 건 도리어 너에게 해
가 될지도 모를 뿐더러 너의 연령과 힘에도 벅차단다. 너는 인간인데도
인간의 힘에 겨운 것을 원하고 있다. 네가 아직 뭘 모르기 때문에 신들
까지도 감히 생각지 못하는 일을 해보려 하는구나. 나 외에는 저 타오
르는 태양의 차를 부릴 자는 없단다. 무서운 오른팔로 번개를 던지는
제우스까지도 이것만은 불가능하다. 그 차가 가는 길은 처음엔 험해서
말들이 아침에도 오르기 어렵고, 중간의 길은 높은 하늘에 있기 때문에
나 자신도 밑에 가로놓여 있는 지구와 바다를 정신이 아젤해서 내려다
보기가 온란할 정도다. 그리고 최후의 길은 경사가 심해서 차를 부리는
데 가장 주의를 요한다. 나를 접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바다의 여
신 테티스는 내가 거꾸로 럼어지지나 않을까 근심하여 조마조마하는 일
이 종종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하늘은 늘 회전하면서 여러 별들을
가져온다. 나는 모든 것을 쉽쓸어 가는 그 회전운동에 쉽쓸리지 않도록
부단히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내가 너에게 그 이륜차를 빌려
준다면, 너는 어떻게 할 작정이냐? 천구(天球)가 밑에서 회전하고 있는

파에톤 67

데, 진로를 똑바로 유지할 수 있겠니? 아마 너는 도중에 신들이 사는
숲과 마을도 있고 궁전과 신전도 있으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
데 사실은 그렇지 않고, 길은 무서운 괴물들 사이를 통과한단다. 사수
궁(射手宮) 앞에 있는 황소(金牛출)의 뿔 곁을 지나고, 활을 든 반인반마
(半入半島)의 괴물 앞을 지나고, 사자궁 턱 가까이 가기도 하고, 한편에
서는 전갈(天理宮)이 팔을 뻗치고 다른 편에서는 게(天營출)가 팔을 밖
으로 구부리고 있는 곳도 통과해야 한단다. 또한 이륜차를 끌고 가는
말을 몰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말들의 가슴은 입과 콧구멍으
로부터 내뿜는 불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말들이 말을 듣
지 않고 고삐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그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
잘 생각해 보아라. 만약 너에게 이륜차를 빌려 준다면 너의 생명이 위
태롭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너의 청을 취소하거라. 네
가 나의 혈육이라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한다면, 내가 너를 위해 걱정
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날 봐라. 네가 나의 가슴속을 들여다볼 수
만 있다면 넌 한 아비로서의 걱정을볼수 있을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자, 세계를 돌아보고, 바다의 것이든 지상의 것이든 네가 가지고 싶
어하는 가장 귀중한 것을 골라 그것을 청하여라. 네 마음대로 해줄 것
이니, 오직 이륜차만은 조르지 말아라. 그것은 명예가 아니고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내 목을 껴안고 조를 참이니? 네가 그
렇게 고집을 부린다면 이륜차를 주마. -서약을 한 이상 지키지 않으
면 안 되니까-그러나 좀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폴론은 말을 맺었다. 그러나 파에톤은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고
처음 소원을 굽히지 않았다. 아폴론이 거듭 설득하였으나 듣지 않으므
로, 하는 수 없이 천계의 이륜차가 놓여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 이륜차는 헤파이스토스가 선사한 것으로 금으로 만든 것이었다.
차축도 금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채쩍과 바퀴도 금으로 되어 있었으며,
바퀴의 살만 은으로 되어 있었다. 좌석의 측면에는 감람석과 금강석을

68

박은 줄이 여컨 나 있었는데, 그것이 태양의 광선을 사방으로 반사하였
다. 대담한 젊은이 파에톤이 감탄하면서 들여다보고 있을 때. 새벽의
여신이 동쪽의 자줏빛 문을 열어젖히고 장미꽃을 여기저기 뿌린 길이
나타났다. 별들은 금성의 지휘하에 물러나고, 마침내는 긍성도 퇴각하
였다. 아버지 아폴론은 지구가 붉게 빛나기 시작하고 달의 여신도 퇴각
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시간의 신들에게 명령하여 말들에게 마구를 지우
게 하였다. 그들은 명령에 복종하여 높은 마구간으로부터 암브로시아(신
들이 먹는 식물로 불로불사의 효력이 있다고 한다)로 배가 부른 말을 몇 필
끌어내어 고삐를 맸다. 아버지는 아들의 얼굴에다 영약을 발라 주어 화
염에 견딜 수 있도록 하였다. 아버지는 전에 벗어 놓았던 빛의 관을 머
리에 다시 쓰고 불길한 일을 예감한 듯이 탄식하였다,
"내 아들아, 적어도 한 가지만은 명심하여 아비의 말을 들어야 한다,
다름이 아니라 채찍질은 삼가고 고삐를 꼭 쥐고 있어야 한다. 말들이
멋대로 질주하므로 제어하기가 어렵다. 다섯 개의 궤도를 곧장 달리지
말고 왼편으로 비켜 가야 한다. 중간지대만을 가고 북극지대나 남극지
대는 피해야 한다. 가다 보면 수레바퀴 자국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길의 방향을 가르쳐 주리라. 공중파 지구가 다 적당한 열을 받게 하기
위해꼭는 진로를 너무 높이 잡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천싱
에 있는 신들의 집을 태워 버릴 것이다, 또 너무 낮게 잡으면 지상에
불을 지르게 될 것이다. '중간 진로가 제일 안전하고 좋다.' 이만큼 말
했으니, 이제 나는 너를 운명에 맡긴다. 행운을 빌겠다. 사람의 힘보다
도 운명에 달린 것이니까. 밤이 서쪽 문 밖으로 나가고 있으니, 더 이
상 지체할 수 없다. 어서 고뻐를 잡아라. 만일 자신을 잃을 때에는 내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럴 때에는 어디든지 안전한 곳에서
말을 멈추어라. 그리고 지구를 비추고 따뜻하게 하는 일은 나에게 맡겨
라. "
이 민활한 젊은이는 이륜차에 뛰어오르자 가슴을 활짝 펴고 기쁨에
넘쳐 고삐를 잡았다.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는

파에톤 69

말을 되풀이하면서.
그 동안에 말들은 콧바람을 불고 불을 뿜는 숨을 내쉬며 성급하게 발
을 구르고 있었다. 고삐를 풀어 주니, 우주의 무한한 대평원이 그들 앞
에 전개되었다. 그들은 앞으로 돌진하여 안전을 가로막고 있는 구름을
헤치고, 같은 동쪽 지점에서 출발한 미풍보다도 앞서 나아갔다. 말들은
짐무게가 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짐을 싣지 않은 배가 해
상에서 이리저리 동요하는 것과 같이 이륜차도 전과 같은 무거운 짐이
없기 때문에 빈차처럼 덜컹거렸다. 말들이 함부로 돌진하였기 때문에
평소의 궤도를 벗어나게 되었다. 파에톤은 깜짝 놀라 어떻게 말을 몰아
야 할지를 몰랐다.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힘이 부족하였다. 맨 처음에
큰곰별자리와 작은곰별자리가 불에 그을었다. 그들은 가능하면 바닷속
으로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북극에서 몸을 사리고 움직이지
않은 채,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누워 있던 뱀자리는 온기를 느끼게
되자 다시 광포한 성질이 솟아나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견우성은 쟁기를 끌고 날쌔게 움직이는 데 익숙하지는 않았으나
어느새 달아났다는 것이다.
불운한 파에톤은 그의 다리 밑으로 한없이 전개된 지상을 내려다보자
공포로 안색이 창백해지고 무릎이 떨렸다. 사방이 취황찬란한데도 불구
하고 그의 눈은 흐릿해졌다. '아버지의 말에 왜 손을 댔던고. 아버지가
내 소원을 끝까지 거절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후회했다.
그는 폭풍우에 흔들리는 조각배처럼 떠내려갈 따름이었다. 그럴 때에
는 유능한 뱃사공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기도만 올릴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7먼 길을 지나왔으나, 앞으로 남은 길은 더 멀기만
하다. 점점 불안해진 그는 이리저리 눈을 들려 휘둘러보았다. 출발점을
돌아보기도 하고 도착할 것 같지도 않은 해지는 나라를 쳐다보기도 하
였다. 그는 자제력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삐를 죄어야 할 것
인가, 늦춰야 할 것인가, 말들의 이름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는 천
상의 도처에 산재해 있는 여러 괴물들의 형태를 보고 공포에 떨고 있었

70

다. 특히 전갈은 커다란 두 팔을 벌리고 꼬리와 굽은 발톱을 12궁 중
두 궁에 뻗치고 있었다. 파에톤은 독기를 풍기고 송곳니로 위협을 하는
이 전갈을 보는 순간 정신을 잃고 고삐를 놓쳐 버렸다.
등에서 고삐가 풀린 것을 느끼자, 말들은 줄달음질을 치고 공중의 미
지의 영역으로 별들 사이를 멋대로 돌진하여, 이륜차는 길도 없는 곳에
내던져지고 때로는 높은 하늘 위로 오르고 때로는 거의 지구 가까이까
지 내려갔다. 달의 여신은 오라비의 이륜차가 자기의 차 밑을 달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구름은 연기를 내기 시작하고, 산꼭대기에서는
불이 났다, 들은 열 때문에 마르고 식물은 시들고 잎이 무성한 수목은
타고 추수한 곡식은 화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것도 아
니었다. 큰 도시들이 순식간에 그 성곽과 탑과 더불어 소실되었다. 모
든 국민이 재가 되었다. 아토스, 타우로스, 트물로스, 오이테 등 삼림
이 우거진 산들도 탔다. 샘으로 유명하던 이다 산도 다 말라 버렸고,
뮤즈 여신들이 사는 헬리콘 산도 또 하이모스도 타버렸다. 아이토나(에
트나 화산)는 안팎으로 불이 붙고, 파르나소스 산의 두 봉우리도 다름이
없었고, 로도피 산은 눈으로 된 관을 벗지 않으면 안 되었다. 북극의
추위도 스키타이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카프카스 산도 타
고, 오사 산도, 핀도스 산도, 또 이 두 산보다 큰 올림포스 산도 탔다.
공중에 높이 솟은 알프스 산이나 구름의 관을 쓴 아펜니노 산도 모두
타버 렸다.
파에톤은 온 세계가 불바다가 된 것을 보았고 자신도 그 열기로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가 호홉하는 공기는 커다란 용광로에서 뿜어내는 열
기처럼 뜨거웠고, 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정처 없이 달아났다. 이
때부터 에티오피아인들은 열 때문에 갑자기 체내의 검은 피가 표면에
몰려 피부색이 검어졌으며 리비아 사막도 열 때문에 모두 증발되어 오
늘날의 상태가 되었다고 믿고 있다. 샘의 요정들은 머리를 풀고 말라
가는 물을 슬퍼하였는데, 둑 아래를 흐르는 강 또한 무사하지는 않았
린 딘-가~ ~~nl=r ~ 7~r----」-- - ----

파에톤 71

모두 증발해 버렸다. 바빌론의 에우프라테스 강도, 갠지스 강도, 사금
이 나오는 타고스 강도, 백조가 머물고 있는 카이스트로스 강도 모두
말라 버렸다. 나일 강은 달아나 사막 속에 그 머리를 숨겼기 때문에 지
금도 거기에 숨겨져 있다. 옛날에는 이 강도 일곱 개의 입에서 물을 바
다로 배출하고 있었는데, 지금 그곳에는 일곱 개의 마른 강둑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대지는 크게 갈라지고, 그 틈으로 광선이 명계 (冥界)인 타
르타로스까지 비춰 명부의 왕과 여왕을 놀라게 했다. 바다는 오그라들
었다. 전에 바닷물이 있던 곳은 건조한 평원이 되고 물결 밑에 파묻혔
던 산은 머리를 들고 섬이 되었다. 물고기들은 가장 깊은 곳을 찾아가
고 돌고래는 전과 같이 해상에서 놀 용기를 잃었다. 바다의 신 네레우
스와 그의 아내 도리스까지도 네레이스라 부르는 딸들을 데리고 제일
깊은 바닷속 동굴로 달아나 버렸다. 포세이돈은 세 번이나 물위에 머리
를 내밀었다가, 너무 뜨거워서 물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대지의 여신
은 물로 둘러싸여 있었으나, 머리와 어깨는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손
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늘을 향하여 쉰 목소리로 제우스를 불러 댔다,
"오, 신들의 지배자여! 만일 내가 이러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고 불에
타 죽는 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왜 당신은 번개를 내리지 않으십니까?
기왕 죽이시려거든 직접 손을 써서 죽여 주십시오. 이것이 나의 다산
(多産)과 충실한 봉사에 대한 대가입니까? 나는 가축에겐 풀을, 인간에
겐 과실을 주었고, 당신의 제단에는 유향을 바쳤는데, 그 보수가 이것
입니까? 설령 나를 도외시한다 하더라도, 내 동생 오케아노스(대양 신)
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런 운명을 려어야 합니까? 또 우리 둘이
다 당신의 동정을 받을 수 없다면, 원컨대 당신 자신의 하늘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궁전 지주가 연기를 뿜고 있는 것을 보십시
오. 그것이 타버리면 궁전은 허물어질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아틀라
스 신까지도 쇠약해지고, 그의 짐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늘이
바다와 지구를 사멸시킨다면 우리는 옛날과 같은 카오스로 떨어질 것입
니다.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도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화염으로부터 구

I'L

출해 주십시오. 이 무서운 순간에 우리의 구제책을 강구해 주십시오."
이와 같은 대지의 여신의 호소도 뜨겁고 목이 말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었다. 전능한 제우스는 이 광경을 보이려고 모든 신들(그 가운데는
파에톤에게 이륜차를 빌려 준 아폴론도 있었다)을 土집하여, 긴급 구제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멸망하리라는 것을 설명하고 높은 탑으로
올라갔는데, 이 탑은 항상 제우스가 그 위에서 구름을 지상에 퍼뜨리고
갈라진 모양의 번갯불을 던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지상을 가릴
구름이 한 점도 없었고, 빗방울도 한 방을 남아 있지 않았다. 제우스는
우렛소리를 내고, 번쩍이는 전광을 오른손에 쥐고 흔들다가 이륜차를
몰고 있는 파에톤을 향해 던졌다. 그러자 파에톤은 그의 좌석에서 떨어
지면서 절명하고 말았다. 파에톤은 머리털에 불이 붙어, 공중에 빛나는
줄을 그으면서 추락하는 유성과 같이 거꾸로 떨어졌다. 강의 신인 에리
다노스는 그를 받아들여, 불이 붙은 그의 시체를 식혀 주었다. 이탈리
아의 나이아스들(샘이나 강의 님프)은 그의 분묘를 세우고, 다음과 같은
비문을 묘석에 새겼다.

아폴론의 이륜차를 몰던 파에톤
제우스의 번갯불에 맞아 이 돌 밑에 잠들다.
그의 아버지의 화차를
뜻대로 부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뜻만은 고매하였다. I)

파에톤의 남매들은 오빠의 운명을 탄식하고 있는 동안에 강가의 포플
러나무로 변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흐르는 그녀들의 눈물은 강에 떨어
져 등그런 구슬이 되었다.

1)오비디우스. -메타모르포세스-제2권 3n행.

73

미다스왕 

6
당나귀 길가 된 미다스 왕,
선량한 노부부의 소련

어느 날, 디오니소스는 그의 어릴 때 스승이며 양부인 실레노스가 어
느새 행방불명이 된 것을 발견했다. 그 노인이 술에 취해 방황하고 있
는 것을 농부들이 발견하고 그들의 왕인 미다스에게 데리고 갔던 것이
다. 미다스는 이 노인이 실레노스임을 알자 따뜻이 맞아들여 열흘에 걸
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잔치를 베풀어 노인을 환대했다. 열하루
만에 미다스는 실레노스를 무사히 그의 제자에게 돌려보냈다. 디오니소
스는 그에 대한 답례로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미다스에게
말했다. 미다스는 그렇다면 무엇이든 자기의 손이 닿는 것을 '금' 으로
변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디오니소스는 미다스가 더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면서도 승낙하였다. 미다스는 이 새로
운 힘을 얻은 것을 크게 기뻐하여, 돌아가자 바로 그 효력을 시험해 보
았다. 참나무 가지를 꺾는 순간 그것이 손 한가운데서 황금 가지로 변
한 것을 보고 그는 자기의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돌을 주워
들었다. 그러자 그것도 금으로 변하였다. 잔디를 만지자 그것도 마찬지
였다.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보았다. 그러자 그것은 마치 혜스페리데
스의 화원'쎄서 훔쳐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미다스의 기쁨

74

은 한이 없었다.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하인들에게 훌릉한 음식을 장
만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가 빵을 만져도 그것이 손
안에서 단단해지고 또 음식을 입술에 가져가도 곧 굳어 이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포도주를 마셨다. 그러나 그것 역시 마치 녹은 황
금처럼 목구멍을 내려갔다.
이러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재난에 간담이 서늘해진 미다스는 마력
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그토록 원했던 선물을 증
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증오해도, 무엇을 하려 해도 허사였
다. 그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미다스는 금으로 빛나는 양
팔을 들고 이 황금의 멸망으로부터 구원해 주십사고 디오니소스에게 애
원하였다. 디오니소스는 자비심이 많은 신이었으므로 미다스의 소원을
듣고 그것을 들어 주기로 하고 이렇게 말했다.
"팍타로스 강이 시작되는 곳까지 거슬러을라가, 그곳에 머리와 몸을
담가라. 그리고 네가 범한 과오와 그에 대한 죄를 껏어라."
미다스는 디오니소스가 일러 준 대로 하였다. 그리고 강물에 손을 대
자, 금을 창조하는 힘은 물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모래가 황금으로
변했는데, 그 금모래는 현재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 후로 미다스는 부와 영화를 싫어했고 시골에 살면서 들의 신인 판
의 숭배자가 되었다.
어느 날, 판은 무모하게도 수금(理學)의 신인 아폴론과 리라 경연을
하려고 도전하였다. 아폴론은 이 도전에 응했고, 산신인 트몰로스가 심
판자로 선정되었다. 이 노인은 심판석에 앉아 잘 듣기 위해서 귀에 익
은 수목을 제거했다. 신호가 나자 먼저 판이 피리를 불었다. 그러자 그
꾸밈없는 멜로디는 그 자신과, 마침 그곳에 앉아 있던 그의 충실한 신
자 미다스를 크게 만족시켰다.

1)이 화원에는 헤라가 제우스와 결혼했을 때 기념으로 보낸 황금 사과가 열리는
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혜스페리데스들이 이것을 지키고 있었다.

미다스왕 75

큰 뱀 라돈과 함께 황금사과를 지키는 헤스페리데스

76

 

다음 트몰로스가 머리를 태양의 신 아폴론에게 돌리니, 모든 수목들
도 그를 따랐다, 아폴론은 일어섰다. 이마에는 파르나소스 산의 윌계수
로 만든 관을 쓰고, 티로스 지방에서 나는 자줏빛 염료로 물들인 지면
을 스치는 옷을 걸치고, 왼손엔 리라를 들고 오른손으로 그 현을 탔다,
리라 소리에 정신을 뜹은 트몰로스는 즉석에서 수금의 신에게 승리를
선언하자, 미다스 이외엔 다 이 판정에 만족했다. 미다스는 이의를 말
하고 심판의 정당성을 의심했다. 아폴론은 이런 무식한 귀를 더 이상
인간의 귀의 형태로 해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 귀를 크게 늘
이고, 안팎으로 털이 나고 귓볼쪽이 움직이게 하여 당나귀의 귀와 똑같
이 만들었다.
미다스 왕은 이 재난으로 말미암아 기분이 상했으나, 그것을 숨길 수
있다고 쟁각하고 스스로를 달랬다. 즉 머리에 넓은 수건을 써서 귀를
감추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발사는 이 비밀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받았고 복종하지 않으면
엄벌에 처한다는 협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비밀을 말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초원으로 나가서 땅에 구멍을 파고, 그 위에
몸을 구부려 비밀을 속삭이고 다시 흙으로 덮었다. 그 후 얼마 가지 않
아 초원의 일부에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나자 비밀을 속삭이기 시작하더
니, 그 후 오늘날까지도 미풍

이 그 위에 스치고 지나갈 때
마다 그 일을 속삭이고 있다.
이 미다스 왕의 이야기는 이
외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이야
기되고 있다. 드라이든(1③1-1703,
영국의 시인 , 극작가)은 -바드의
여인 이야기>>속에서 미다스
왕의 비밀을 누설한 것은 왕의
아낄라고 그리고 있다.

당나귀 귀가 된 미다스 왕

바우귀스와 펄레몬 77

미다스는 프리기아의 왕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고르디우스라는 가난
한 농부였는데, 사람들의 추대로 왕이 되었다. 사람들은 신탁의 명령에
따라 그를 선출했는데, 신탁에는 미래의 왕은 짐마차를 타고 올 것이라
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신탁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을 때,
고르디우스가 아내와 아들을 티리고 마을의 광장으로 짐마차를 타고 오
게 되었다.
고르디우스는 왕으로 선출되자, 그의 짐마차를 신탁을 내린 신에게
바치고 견고한 매듭으로 적당한 장소에 매두었다. 이것이 유명한 '고르
디우스의 매듭' 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하여 후세에 그것을 푸는 자는
전 아시아의 왕이 되리라는 말이 전해졌다. 그것을 풀어 보려고 한 사
람이 많았으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더니, 마침내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 (遠征) 도중에 프리기아에 들렀다.
대왕도 그 매듭을 풀어 보려고 애쌨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
래서 참다못해 칼을 뽑아 그 매듭을 끊어 버렸다. 그가 후에 성공하여
전 아시아를 그의 지배하에 두었을 때, 사람들은 대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신탁의 말에 부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우키스와 귈꼭몬

프리기아의 어느 언덕 위에 낮은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보리수와 참
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다.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늪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전에는 좋은 주택지였으나, 지금은 웅덩이가 곳곳에 있
고 늪새와 가마우지들이 잘 모여들었다. 언젠가 제우스가 인간의 모습
으로 이 땅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의 아들인 헤르메스도-그 지팡
이만은 가지고 있었으나-날개를 테어놓고 동행했다. 그들은 피로한
나그네처럼 이집 저집의 문전에 서서 하루 저녁 쉴 곳을 찾았으나, 문
이 모두 닫혀 있었다. 왜냐하면 이미 밤이 늦었으며, 주민들은 몰인정

띤小--
닌닉心--띤씨개------

78

하여 일어나 문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
침내 한 보잘것없는 오막살이집에서 그들을 맞아 주었다. 그 집에는 경
건한 노파 바우키스와 그의 남편 필레몬이 젊었을 때 결흔하여 늘그막
까지 같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가난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고 과욕(寡
慾)과 친절한 마음으로 그 가난을 견디어 왔다. 그래서 그 집에서는 주
인과 하인을 구별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 두 사람이 가족의 전부였고,
주인인 동시에 하인이었다.
천상에서 방문한 두 사람의 나그네가 초라한 집에 들어와 머리를 숙
이고 얕은 대문을 들어섰을 때, 그 노인은 자리를 만들었고, 노파는 무
엇을 찾는 듯이 서성거리더니 자리 위에 헝겊을 갖다 펴고 그들에게 앉
기를 권하였다.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불기를 찾아내어 마른 나뭇잎과
나무껍질을 모아 놓고 입으로 불어 불을 피됐다. 노파는 방 한구석으로
장작과 마른 나뭇가지를 가지고 와서 잘게 쪼개어 작은 가마 밑에 넣었
다. 노인이 정원에서 채소를 뜯어 오니 노파는 잎을 줄기에서 따 잘게
썰어 냄비에 넣었다, 노인은 갈라진 막대로 굴뚝에 걸써 놓았던 베이컨
덩어리를 끄집어 내렸다. 그리고 그것을 한 조각 베어 채소와 함께 끓
이기 위해 냄비 속에 넣고 나머지는 다음에 쓰기 위해서 남겨 놓았다,
너도밤나무로 만든 그룻에는 손님들을 위해 데운 세숫물을 떠놓았다.
노인 내외는 이런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건네며 손님들을 지루하지 않게 했다.
손님들을 위해 준비된 의자에는 해초를 속에 넣어 만든 쿠션이 깔려
있었는데, 그 위에 덮개도 덮여 있었다. 이 덮개는 낡고 초라한 것이었
지만, 큰일을 치를 때만 특별히 내놓는 것이었다. 앞치마 차림의 노파
는 떨리는 손으로 식탁을 날라왔다. 그 식탁의 다리 하나가 다른 것보
다 會社기 때문에 얇은 나뭇조각으로 고여 뒤뚱거리지 않게 했다. 그렇
게 한 후, 노파는 좋은 향취가 나는 풀로 식탁을 훔쳤다. 그리고 그 위
에 순결한 처녀 아르테미스의 성목(聖木)인 올리브나무 열매와 식초에
절인 산딸기를 놓았다. 그 밖에 무와 치즈 그리고 잿속에 넣어 약간 익

바우키스와 필레몬 79

힌 달걀을 곁들였다. 접시는 다 토기였고, 그 옆에는 흙으로 만든 주전
자와 나무 컵이 놓여 있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을 때 김이 무럭무럭
나는 스튜가 식탁에 올려졌다.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니지만, 포도주도
곁들여 나왔다. 후식은 사과와 꿀이었다. 그 밖에 이러한 모든 것보다
도 더 좋은 것은 호의적인 얼굴과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환대였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노인들이 놀란 것은 술을 따르자마자 저절로
새 술이 술병 속에 차는 것이었다. 두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바
우키스와 필레몬은 이 손님들이 천상에서 온 신임을 알았다. 그들은 무
릎을 꿇고 두 손을 깍지 끼고, 대접이 소흘하였음을 용서해 주십사고
빌었다, 이 집에는 한 마리의 거위가 있었는데, 늙은 부부는 그것을 집
을 지키는 신처럼 기르고 있었다. 그런데 늙은 부부는 그것을 잡아서
손님을 대접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거위는 발과 날개로 달아나면서
노인들에게는 잡히지 않았다. 마침내 거위는 신들 사이로 가서 몸을 피
했다. 신들은 거위를 죽이지 말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은 하늘의 신이다, 이런 야박한 마을은 그 불경스러움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너회들만은 그 징벌을 면하게 하리라. 이 집
을 떠나 우리와 더불어 저 산정으로 가자."
늙은 부부는 이 신들의 말에 따라 지팡이를 손에 들고 험준한 언덕길
을 올라갔다. 그리고 꼭대기 근처에 다다랐을 때 눈을 돌려 밑을 내려
다보니 그들의 집만 빼놓고는 마을이 홍수 속에 잠겨 있었다. 그들이
이 광경을 보고 놀라면서 이웃 사람들의 운명을 탄식하고 있을 때, 문
득 그들 자신의 고가(古家)가 신전으로 변했다. 네모진 기등 대신에 등
근 기등이 서고, 지붕을 인 짚은 금빛으로 번쩍이면서 황금 지붕으로
둔갑했다. 마루는 대리석으로, 문은 조각과 황금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
며져 있었다. 이윽고 제우스는 인자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훌릉한 노인이여, 그리고 그 남편에 못지않은 노파여, 당신들의 소
원을 말하시오. 당신들에게 어떤 은총을 베풀었으면 좋겠소?
필레몬은 바우키스와 잠시 상의한 뒤에 신들에게 두 사람의 소원을

理料-뜬

"우리는 사제가 되어 당신의 이 신전을 지켰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
리는 사랑파 화목 속에서 생애를 보냈으므로 이 세상을 떠날 때도 함께
떠나서, 나 혼자 살아 남아 마누라의 무덤을 보거나 마누라의 손으로
내 무덤을 파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두 사람의 소원은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신전을 지켰
다. 그들이 아주 늙은 어느 날 신전의 계단 위에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바우괴스는 필레몰의 몸에서 나뭇잎이 나오는 것을 보았
고 늙은 필레몬은 바우키스의 몸에서 똑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
았다. 말할 수 있는 능력이 계속되는 한 서로 작별 인사를 교환하고 있
을 때, 나뭇잎으로 된 관이 그들 머리 위에 쐬워졌다.
"잘 있어요, 여보."
그들은 말했다. 그러자 순간 동시에 나무껍질이 그들의 입을 덮어 버
렸다. 튀니아 지방의 양치기는, 지금도 우리들을 이 선량한 노부부가
변신하여 가지런히 서 있는 그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준다.

81

폐르세포내

죽음의 서렌로 끌려간 페르세포내
바위로 변해 -틴 스킬라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이 티탄 신족을 추방하여 그들을 명부로 추방해
버리자, 또 새로운 적이 신들에게 반항하며 일어났다. 그들은 티폰, 브
리아레오스, 엔켈라도스 등의 거인족이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자는 백
개의 팔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자는 불을 내뿜었다. 그들은 마침내 정
복되고 에트나 산 밑에 생매장되었는데, 그들은 아직도 때때로 그곳에
서 도망치려고 몸부림을 쳐서 섬 전체에 지진을 일으키곤 한다, 그들의
숨결은 산을 뚫고 상숭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세칭 화산의 분화라고 불
리는 것이다.
이들 괴물이 추락할 때 지구를 진동시켜 명부의 왕인 하이데스를 놀
라게 하였다. 그는 자기의 왕국이 백일하에 폭로되지나 않을까 근심하
였다. 이런 근심을 하면서 그는 검은 말이 끄는 이륜전차를 타고 피해
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시찰의 길을 떠났다. 그가 시찰을 하고 있
는 동안에 아프로디테는 에릭스 산 위에 앉아서 아들 에로스와 놀고 있
었는데, 하이데스를 발견하자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들아, 제우스까지도 정복할 수 있는 너의 화살로 저기 가는 저 명
부의 왕의 가슴을 향하여 쏘아라. 왜 그자만을 놓아둘 필요가 있겠느

82

냐? 너와 나의 영토를 넓힐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천상에 있어서까지
도 우리의 세력을 멸시하는 자가 있는 것을 너는 아느냐. 지혜의 여신
인 아테나와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우리를 멸시하고 있다. 그리고
또 케레스의 딸(새벽의 여신)도 그들의 흥내를 내려고 하는구나. 만약
네가 너 자신의 이해나 혹은 나의 이해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면, 이 두
가지를 똑같이 보아라. 너의 이해가 나의 이해요, 나의 이해가 곧 너의
이해니까. "
에로스는 화살통을 풀어 가장
예리하고 잘 맞힐 만한 화살을 골
랐다. 그리고 무릎에 대고 활을
구부려 활시위를 메겼다, 잘 겨눈
뒤에 비늘 돋친 화살을 하이데스
의 가슴에 정통으로 쏘았다.
엔나의 골짜기 숲 속에는 나뭇
잎으로 가려진 호수가 하나 있었
다, 숲은 태양의 강렬한 광선이
내리쬐는 것을 막고 습기 찬 지면
은 꽃으로 덮여 있어서 그곳은 언
제나 봄이었다. 이곳에서 페르세
포네는 백합꽃과 오랑캐꽃을 바구
니와 앞치마에 하나 가득 따놓고
동무들과 놀고 있었다, 이때 하이
데스가 그녀를 보고는 연정을 느
껴 납치하였다. 그녀는 살려 달라
고 어머니와 동무들에게 외쳤다.
그리고 놀란 나머지 앞치맛자락을
놓쳐서 꽃을 모두 땃에 떤-

페르세포네 83

이 꽃을 잃은 것이 또 하나의 새로운 슬픔처럼 느껴졌다. 약탈자 하이
데스는 마차를 끄는 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대며, 머리와 목 위의
쇠고삐를 마구 당기며 말을 몰았다. 키아네 강에 도착하여 강이 앞길을
막자 하이데스는 삼지창으로 강가를 쳤다. 순간 대지가 갈라지며 명부
에 이르는 통로가 열렸다.
케레스는 빼앗긴 딸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맸다. 금발의 에오스가 아침
일찍 일어났을 때도, 헤스페로스(금성-가 저녁에 별들을 대동하고 나타
났을 때도, 케레스는 딸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
사였다. 마침내 피곤하고 슬퍼서 케레스는 돌 위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햇빛과 달빛 아래서, 혹은 비를 맞아 가면서 노천에서 꼬박 아흐레 동안
앉아 있었다. 그곳은 지금 엘레우시스(아테네 북서 해안에 있다) 라는 마을
이 있는 곳으로, 그 당시는 켈레오스라는 노인의 집이 있던 곳이었다.
노인은 그때 들에 나가 도토리와 딸기를 줍고 땔감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어린 딸은 두 마리의 염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소녀는 늙은 부인으로 변신한 여신의 곁을 지나면서 "어머니, 왜 바
위 위에 흘로 앉아 계십니까? 하고 말을 걸었다. 이 '어머니' 라는 말이
케레스에게는 얼마나 감미로운 말이었던가.
돌아오던 노인도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을 멈추고
누추하나마 하룻밤 쉬어 가라고 청했다.
케레스는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이 여러 번 권하자 "제발 내버
려 두세요. 그리고 따님을 가지신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십시오. 나는
내 딸을 잃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와 같이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눈물이, 아니 눈물과 같은 것이 -
왜냐하면 신들은 우는 일이 없으니까-양 볼에 흘러내려 가슴을 적셨
다. 인정 많은 노인과 그 딸은 노파와 함께 목놓아 울었다. 노인은 말
됐rl

84

"그럼 안내해 주십시오. 그만큼 말씀하시는데 거역할 수도 없으니"
하고 케레스는 돌 위에서 일어서서 그들을 따라갔다,
노인은 걸어가면서 자기의 어린 외아들이 중병으로 열이 올라 잠을
못 이루며 앓고 있다고 말했다. 케레스는 허리를 구부리고 양귀비를 땄
다. 일행이 집에 들어가 보니, 어린애가 회복할 가망이 없을 것 같아
온 집안이 수심에 잠겨 있었다. 어린애의 어머니인 메타네이라도 노파
를 따뜻이 맞았다. 노파는 허리를 구부리고 앓는 애에게 입맞춤을 했
다. 그러자 즉시 창백한 얼굴에 화기가 돌며 원기를 되찾았다. 온 가족
이 기뻐했다-가족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부모와 어린 딸이 전부였다.
이 집안에는 하인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식사준비를
하였다. 식탁 위에는 요구르트와 크림과 사과와 벌집에 든 꿀이 놓여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케레스는 소년의 우유에다 양귀비의 즙을 섞었
다. 방이 와서 온 집안이 모두 잠들었을 때, 노파는 일어나서 잠자고
있는 소년을 안고서 손으로 그의 사지를 주물렀다, 그리고 소년을 내려
다보며 세 번 엄숙히 주문을 외고, 걸어가서 그를 재 속에 뉘었다. 이
제까지 손님이 하는 행동을 보고 있던 어머니는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
와 소년을 불 속에서 끄집어냈다. 그러자 케레스는 여신의 본체를 드러
냈다. 천상의 광채가 온 누리를 비추자, 그들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
랐다. 이때 여신이 말했다.
"아들에 대한 그대의 애정이 너무 지나쳤어요. 나는 조금 전에 그대
의 아들을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당신 때문에 모든 일을 망쳐 버
렸소. 그러나 그는 훌릉하고 유익한 인물이 될 것이오. 그는 백성들에
게 쟁기 사용법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오."
이렇게 말하면서 여신은 구름에 몸을 감추고 이륜마차를 타고 떠나
버렸다.
케레스는 딸을 찾아 끊임없이 이 땅에서 저 땅으로, 또 바다와 강을
건너 혜매다가, 마침내 그녀가 출발한 시켈리아 섬으로 돌아왔다. 그녀

페르세포네 85

자기의 영토로 달아나는 길을 연 곳이었다. 그 강의 님프는 여신에게
자기가 목격한 사실을 들려주고 싶었으나 하이데스를 두려워한 나머지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오직 페르세포네가 도망칠 때 떨어뜨린 허리띠를 들고서 그것을 바람
에 나부끼게 하여 어머니의 발 밑으로 가게 했다. 케레스는 그것을 보
고 이제는 그려의 딸이 죽었다고 확신했으나, 아직 그 이유를 몰랐으므
로 죄도 없는 대지에게 누명을 씌웠다. 그녀는 말했다.
"배은망덕한 땅아, 나는 너를 비옥하게 하고 풀과 자양분이 많은 곡
식으로 덮어 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러한 은촐을 받지 못할 것이
다. "
그러자 가축은 죽어 버렸고, 쟁기는 밭고랑에서 파손되고, 종자는 싹
이 트지 않았다. 가뭄이 아니면 장마가 들었다. 새는 종자를 쪼았으며
자라는 것은 엉겅퀴와 가시덤불뿐이었다. 이 광경을 본 샘의 님프 아레
투사가 땅을 위해 조정자로 나서며 말했다.
"여신이여, 땅을 비난하지 마십시오. 마지못해서 따님에게 통로를 열
어 주었을 뿐입니다. 나는 따님을 본 일이 있으므로, 그녀의 운명에 대
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고향이 아닙니다. 나
는 엘레스 지방에서 왔습니다. 나는 원래 숲의 님프로서 사냥을 즐겼습
니다. 모두 나의 아름다움을 찬양하였으나, 나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
지 않고 오직 수렵에 능한 것만을 뽐냈습니다. 어느 날, 나는 숲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뛰어다녔기 때문에 몹시 더웠습니다. 그때 어
느 강가에 이르렀는데 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바닥의 자갈을 셀 수 있
을 만큼 맑았습니다. 버들가지가 늘어져 그늘지고 풀이 무성한 강 언덕
은 물가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나는 가까이 가서 발을
물에 넣었습니다, 나는 물 깊이가 무릎까지 닿는 곳까지 들어갔으나 그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버들가지에 옷을 벗어 걸고 더 들어갔습니다,
그리하여 물 속에서 놀고 있으려니까 강바닥에서 가냘픈 소리가 들려

86

니다, 그러자 다시 가냘픈 소리가 말했습니다. '아레투사야, 왜 달아나
느냐? 나는 이 강의 신 알페이오스다.' 내가 달아나자, 그는 쫓아왔습
니다. 그의 걸음이 나보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나의 힘이 거의 다해 가
자 나를 바짝 따라왔습니다, 나는 몹시 지쳐서 아르테미스에게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여신님, 나를 살려 주십시오. 당신의 열렬한 숭배자인
나를 살려주십시오.' 여신은 이 소리를 듣고 나를 갑자기 검은 구름으
로 쌌습니다. 강의 신은 이곳 저곳 휘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이
나 내 곁까지 왔었지만 나를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레투사! 아레
투사? 하고 그는 부르짖었습니다. 아-나는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요. 우리 밖에서 으르렁거리는 늑대의 소리를 들은 어린 양과도 같이
식은땀이 몸에 배고. 머리카락은 흐르는 물이 되어 흘러내렸습니다. 내
가 서 있는 곳에는 물이 괴었습니다. 요컨대 순식간에 나는 하나의 샘
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변신했어도 알페이오스는 나를 알아보고서 자
기의 물을 나의 물과 섞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아르테미스가 지면
을 갈랐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내부를 돌아서, 이 시켈리아 섬에 나오
게 된 것입니다. 지구의 밑바닥을 통과할 때, 나는 따님 페르세포네를
보았습니다. 따님은 슬픈 안색이었으나 놀란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
다. 따님은 여왕이 된 것같이 보였습니다. 에레보스(암흑)의 여왕, 사자
-의 나라를 지배하는 왕의 왕후가 된 것같이 보였습니다."
케레스는 이 말을 들었을 때 한동안 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더니, 이륜마차를 하늘로 돌리고 제우스의 옥좌 앞에 나아가려고 길
을 재촉하였다. 케레스는 자기의 불행한 처지를 말하고 딸을 도로 찾아
오는 데 협력해 달라고 제우스에게 애원하였다, 제우스는 페르세포네가
명부에 머무르는 동안에 식사를 한 번도 한 일이 없다면 그렇게 하겠노
라며 승낙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운명의 여신들이 그녀의 구출을 금한다는 것이
었다. 헤르메스가 사긴指目긁--- -1~-1' -' -

페르세포네 87

하였다. 그러나 애통하게도 페르세포네는 이미 하이데스가 준 석류를
받고, 그 씨에 붙은 맛있는 과육(果肉)을 먹었던 것이다. 이로써 완전한
구출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 타협책으로 반 년은 어머니와 지
내고 반 년은 남편과 지내기로 합의했다,
케레스는 이 타협에 응하고, 땅에 이전과 같은 은총을 베풀었다. 이
때 케레스는 켈레오스와 그 가족 및 어린 아들 트립톨레모스에게 한 약
속을 상기하였다. 케레스는 소년이 성장하였을 때 쟁기의 사용법과 씨
뿌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녀는 또 날개 돋친 용이 끄는 자기의 이
륜차에 그를 태워서 지상의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인류에게 유용한
곡식과 농업의 지식을 전수하였다.
이 여행에서 돌아오자 트립톨레모스는 케레스를 위해서 엘레우시스
지방에 굉장한 신전을 건립하고 쎌레우시스의 신비한 의식' 이라는 이
름의, 여신 케레스의 숭배의식을 창시하였다. 이 의식은 그리스인의 다
른 모든 종교적 의식을 능가할 만큼 훌릉하고 장엄한 신전에서 거행되
었다.
이 케레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우화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
다. 페르세포네란 곡물의 종자를 뜻한다. 종자는 땅속에 묻으면 그곳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지하의 신에게 납치되어 있다-가 거기서
다시 모습을 나타낸다. 즉 페르세포네는 그 어머니에게 돌아가는 것이
다. 봄의 여신이 그녀를 일광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알페이오스 강은 흐르는 도중에 지하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
이 사실이다, 그것은 지하의 수로를 통과하기 때문인데, 이를 통과하면
다시 또 지상이 나타난다. 시켈리아 섬에 있는 아레투사라는 샘은 해저
를 통과한 후에 다시 시켈리아에 나타난 알페이오스 강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88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글라우코스는 어부였다. 어느 날 해변에서 그물을 끌어을렸더니 여러
종류의 고기가 많이 걸려 있었다. 그는 그물을 털고 풀 위에 앉아서 고
기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가 서 있던 곳은 강 한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는데, 그곳은 외딴 곳으로 인가는 물론 목장으로도 사용되지 않
았고 글라우코스 외에는 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풀 위에
놓아둔 고기들이 살아나서 마치 물 속에 노니는 것처럼 지느러미를 움
직이기 시작하였다. 그가 놀라서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고기들은 물 속
으로 달아나 버렸다. 그는 이것이 어떤 신의 소행인지, 아니면 풀 속에
있는 어떤 신비로운 힘의 소치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풀이 이런 힘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이렇게 말하며 풀을 조금 뜯어 씹어 보았다. 그런데 그 풀의 즙
이 입에 탕자마자 그는 몹시도 물을 가까이하고 싶어졌다. 견딜 수가
없게 된 그는 육지를 떠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강의 신들이
그를 따뜻이 맞아 주었고 자기들의 동료로서 대접해 주었다. 그들은 바
다의 지배자인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오케아노스의 아내)의 동의를 얻어
그가 가지고 있던 인간적인 요소를 다 씻어 버렸다. 그러자 그가 이제
까지 지니고 있던 감각은 물론 의식까지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얼마
후 정신이 든 글라우코스는 자신의 모습은 물론 마음까지 변한 것을 발
견했다. 머리카락은 바닷빛으로 물 위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어깨는
넓어졌으며, 가랑이와 다리는 고기 꼬리처럼 되어 있었다. 바다의 신들
도 그가 이렇게 변한 모습을 보고 찬탄을 보냈다. 글라우코스 자신도
더 멋있어지기나 한 듯이 우쭐했다.
어느 날 글라우코스는 스킬라라는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을 발견하였
다. 그녀는 이 날도 물의 님프들이 졸-"---'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89

그고 손발을 씻기 시작하였다. 글라우코스는 그녀를 첫눈에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물위에 모습을 나타내고 그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리
고 그녀를 잡아 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얘기를 이것저것 늘어놓았
다. 왜냐하면 스킬라는 그의 모습을 보자 바로 몸을 돌려 달아났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절벽 위까지 도망쳤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절벽 위에 서서 상대가 신인지 아니면 바다 짐승인지를 확인하기 위하
여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랐다.
글라우코스는 신체의 일부를 물위에 드러내고, 바위에 기댄 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가씨. 나는 괴물도 바다 짐승도 아니오. 나는 신이오. 프로테우스
나 트리톤도 나보다는 높지 않소. 이전에는 나도 인간이었소. 그러나
생계를 위하여 바다에 나갔다가 지금은 완전히 바다에 속하게 되었소."
그리고 자기가 변신한 전말과 어떻게 하여 현재의 지위에 오르게 되
었는지를 이야기하였다. 그는 다시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이런 이야기가 무슨 소용
이 있겠소."
그는 이런 식으로 말을 계속했으나, 스킬라는 돌아서서 달아나 버렸
다. 글라우코스는 실망한 나머지 문득 키르케라는 마법사 여신과 상의
해 볼까 생각했다. 그는 서둘러 키르케가 사는 섬으로 갔다-이곳은
뒤에 오디세우스(율리시스)가 상륙한 섬으로, 이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
세히 다루겠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에 그는 말했다.
"여신이여, 제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내 이 고통을 제거할 수 있
는 분은 당신뿐입니다. 나의 모습이 변한 것도 그 약초 때문이기에 나
는 누구보다도 그 효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스킬라를 사랑합니
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습니다만, 나는 그녀에게 별별 말을 다하여 구애
하고 맹세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비웃을 따름이었습니다.
제발 요술을 쓰시든지 하여 나의 연정을 없애 주십사 하는 것이 아니라
oU1小굿--글1 o+orl7l~o_ 入=긴고--71 Ilrrll틴군-

연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키르궤는 낄답했다-그녀는 바닷빛 신의 매력에 냉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을 따르는 애인을 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당신은 구애를 받
을 만한 가치가 있어요. 당신 스스로 헛되이 구애를 할 필요는 없지 않
습니까? 자신을 가지십시오. 당신 자신의 가치를 아십시오. 나는 여신
이고, 또 식물파 주문의 효력에도 통달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나일지라
도 당신으로부터 구애를 받으면 거절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당
신을 비웃는다면 당신도 그녀를 비웃고 당신의 사랑을 기꺼이 받아들이
는 이를 사랑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스킬라나 그 사람에 대해서 온당
한 보답이 될 것입니다."
이 말에 글라우코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바닷속에 나무가 자라고 산꼭대기에 물이 찰 때가 올지라도 스킬라
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오."
여신 괴르케는 분개하였으나, 글라우코스를 벌할 수 없었고 또 벌하
기를 원치도 않았다. 왜냐하면 그러기에는 여신도 그를 너무 좋아하였
기 때문이다. 여신은 자신의 모든 분노를 연적인 가엾은 스킬라에게 돌
렸다. 여신은 독이 있는 약초를 몇 개 뜯어 주문을 외면서 섞었다. II
리고 자기 요술에 회생이 되어 뛰노는 많은 짐승들 사이를 지나서 스킬
라가 살고 있는 시켈리아 해안으로 갔다. 그 해안에는 스킬라가 더운
날이면 바닷바람을 쐬거나 목욕을 하기 위해서 자주 들르는 조그만 만
(理)이 있었다. 이 바닷물에다 여신은 그 유독한 흔합물을 풀고 강력한
마력을 가진 주문을 외었다.
스킬라는 전과 같이 이곳에서 물 속에 믐을 담그고 있었다. 이때 그
녀는 한 례의 뱀과 소리높이 짖어대는 괴물을 보았다. 순간 그녀는 얼
마나 공포를 느꼈는지! 처음에 스킬라는 그들이 자기 자신의 일부인 줄
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그들로부터 달아나려고 했다. 그러자 그들도
한데 붙어왔다, 그녀는 자기의 손을 대어 보았다 그----

글라우코스와 스킬計 91

의 사지가 아니고 괴물들의 커다란 턱이었다. 스킬라는 뿌리박힌 듯이
그곳에서 꼼짝하지 않고 남아 있게 되었다. 성질도 외모와 다름이 없이
추악하게 되어 불운한 뱃사공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것을 즐겼다.
이와 같이 하여 스킬라는 여섯 명의 오디세우스의 동료들을 멸망시켰고
아이네이아스의 배를 난파시키려고도 했다. 마침내 스킬라는 하나의 바
위로 변했는데, 지금도 역시 배를 난파시키는 암초로서 선원들의 공포
의 대상이 되고 있다.

經理圖鑑

92

픽그말리온

g
피그말리온의 조각상 ,
아네모네와 히6次토스 이O린

피그말리온은 여자의 결점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마침내 여
성을 혐오하게 되어 한평생 독신으로 지내기로 결심하였다. 피그말리온
은 조각가였다. 그래서 훌릉한 솜씨로 상아로 입상을 조각하고 있었는
데, 그 작품의 아름다움은 살아 있는 여자 따위는 접근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의 겉모양은 완전한 처녀의 모습으로, 정말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기술이 완벽했기 때문에 그 작픔은 사람의 손으로
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창조물처럼 보였다. 피그말리온은 자기 자신의
작품에 감탄한 나머지 자연의 창조물같이 보이는 이 작품과 사랑에 빠
졌다. 그는 그것이 살아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종
종 손을 조각 위에 대보았다. 손을 대보기는 했지만, 그것이 단순한 상
아에 불과하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소녀가 좋아할 만한 것들 -반짝이는 조개껍데기라든지 반들반들한 돌
또는 조그만 새, 갖가지 꽃이라든지 구슬과 호박 등을 선물로 주었다.
그는 입상에 옷을 입히고, 손가락에 보석을 끼우고, 목에는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귀엔 귀걸이를 달아 주고, 가슴에는 진주를 펜 끈을 달아
주었다. 옷은 잘 어울렸으며, 옷을 입은 맵시는 입지 않았을 때나 다름

피그말리온 93

없이 매력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티로스 지방에서 나는 염료로 물들인
천을 깐 소파 위에 뉘고, 그녀를 자기의 아내라고 불렀다. 그러고는 그
녀의 머리를 가장 보들보들한 깃털을 넣어 만든 베개 위에 뉘었다. 깃
털의 보드라움을 그녀가 마음껏 즐길 수 있기라도 한 듯이.
아프로디테의 제전이 가까워졌다. 이 제전은 키프로스 섬에서 굉장히
호화롭게 거행되었다. 희생의 연기가 오르고 향기가 공중에 가득했다.
피그말리온은 이 제전에서 자기의 임무를 끝내고 난 뒤에, 제단 앞에
서서 머뭇거리며 말했다.
'신들이여, 원컨대 나에게 나의 조각품인 상아 처녀와 같은 여인-
7.는 나의 상아 처녀라는 말은 감히 하지 못했다-을 아내로 점지하
여 주십시오."
제전에 참석했던 아프로디테는 그의 말을 듣고 그가 말하려고 한 참
뜻을 알았다, 그리고 그의 소원을 들어 주겠다는 표시로 제단에서 타오
르고 있는 불꽃을 세 번 공중으로 세차게 오르게 했다, 집으로 돌아온
피그말리온은 그의 조각을 보러 갔다. 그는 소파에 기대어 조각을 살펴
보았다. 그러자 그 입술에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그는 다시 조각의
입술에 키스하고 그 팔다리에 자기의 손을 대어 보았다. 그러자 그 상
아는 그의 손에 부드럽게 느껴졌다. 손가락으로 눌러 보니 히메토스 산
밀초처럼 들어갔다. 피그말리온은 기뻐하며 한편으로는 어떤 착각이 아
닐까 근심하면서 사랑의 열정을 가지고 여러 번 그의 희망의 퍼상에 손
을 댔다.
그런데 정말 살아 있는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혈관이 들어가
나, 손을 메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때 비로소 아프로디테의 숭
배자인 피그말리온은 여신에게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자기의 입술처럼
살아 있는 처녀의 입술에 입술을 갖다 댔다. 처녀는 입맞춤을 하자 얼
굴을 붉혔다. 그리고 수줍은 듯 눈을 뜨고 애인을 응시했다. 아프로디
테는 자기가 맺어 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 주었다. 이 결합으로부
터 아들 파포스가 탄생했는데, 아프로디테에게 바쳐진 파포스라는 마을

94

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드리오릅

드리오페와 이올레는 자매 사이였다. 드리오페는 안드라이몬의 아내
였다. 그녀는 첫 아이를 낳고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
었다. 어느 날, 자매는 시냇가 둑을 거닐고 있었다. 이 둑은 물 가까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는데, 둑 위에는 도금양이 우거져 있었다.
그들은 님프들의 제단에 올릴 화관을 만들기 위해서 꽃을 따러 나온 참
이었다. 드리오페는 귀중한 아들을 가슴에 안고 걸어가며 젖을 먹이고
있었다. 물가에는 진홍색 연꽃이 만발해 있었다. 드리오페는 그 꽃을
몇 개 따서 아기에게 주었다. 이올레도 꽃을 따려고 손을 뻗자 언니가
열꽃을 딴 곳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연꽃은 다름
이 아니라, 보기 싫은 추적자를 피해 달아나다가 변신한 님프 로티스였
다. 그들은 이 사실을 나중에 마을 사람들한테 들어 알았다. 그러나 이
미 때는 늦었다.
드리오페는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를 깨닫자 공포를 느끼고 그 장
소에서 속히 달아나려고 했다. 그러나 발에 뿌리라도 난 듯 땅에 붙어
서 꼼짝할 수 없었다. 발을 빼려고 애를 썼으나 위쪽만 조금 움직일 뿐
드리오페의 몸은 점점 나무로 변해 갔다, 괴로운 나머지 머리를 쥐어뜯
으려고 했으나 손 안에는 잎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아기는 어머니의 가
슴이 굳어지며 젖이 나오지 않는 것을 느꼈다. 이을레는 언니의 슬픈
운명을 바라볼 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올레는 언니의 몸이
식물로 바뀌는 것을 제지하려는 듯 줄기를 껴안았다. 이를 막지 못할
바에는 자기도 같은 나무껍질에 싸이기를 바랐다. 이때 드리오페의 남
편인 안드라이몬이 장인과 함께 달려왔다. 그들이 드킬 Q짇느 -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95

아 있는 나무 줄기를 포옹하며 그 앞에다 수없이 입맞춤을 해댔다.
드리오페의 몸은 완전히 변하고, 얼굴만이 남아 있었다. 눈물이 흘러
잎 위에 떨어졌다. 그때까지는 아직 말을 할 수 있었던 드리오페는 다
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죄가 없어요. 이런 운명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 누구에게
도 해를 끼친 일이 없어요. 제 말이 거짓이라면 제 잎이 말라 버리고
줄기가 잘려서 불 속에 들어가도 좋아요. 이 아기를 데리고 가서 유모
에게 맡기세요. 아기를 종종 데리고 와서 제 가지 밑에서 젖을 먹이고,
제 그늘 속에서 놀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기가 자라서 말을 할 수 있게
되거든 저를 어머니라고 부르도록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나의 어머니
는 이 나무 속에 숨어 있다'는 말을 슬퍼하면서 말하도록 해주세요. 강
변을 둘러보고, 관목덤불을 보거든 여신이 변신한 것이나 아닌가 경계
하여 꽃을 꺾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일러 주세요. 자, 그러면 사랑하는
여보, 이올레, 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아직도 저를 사랑해 주신다면
도끼가 제 몸을 다치게 하거나 새나 짐승들이 제 가지를 물어뜯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저는 이제는 몸을 구부릴 수가 없으니, 당신들이 이
곳으로 올라와서 제게 입맞춤해 주세요. 그리고 제 입술이 감각을 지니
고 있는 동안에는 입맞춤을 하게끔 아기를 쳐들어 주세요. 이제는 더
말할 수 없게 되었어요. 이미 껍질이 목까지 올라와 곧 전신을 싸고 있
으니까요. 저의 눈을 감겨 주실 필요는 없어요. 저절로 눈이 감겨질 테
니 까요. "
말을 마치자, 이윽고 입술은 움직이지 않고 생명은 끊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가지에는 얼마 동안 체온이 남아 있었다.

아프로디딕와 아도니스

어느 날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와 놀다가 아들이 가지고 있던 화

96

살에 상처를 입었다. 순간 그녀는 재빨리 아들을 밀어냈으나, 상처는 생
각보다 깊었다. 상처를 입은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보자 단번에 매혹
되었다. 그녀는 이제까지 잘 다니던 파포스 마을도, 크니도스 섬도, 게
다가 광물이 풍부한 아마토스에도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천상에 오를 수도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천상보다도 아도니스
쪽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도니스의 뒤를 따라다녔다. 이제까지
자기의 용모를 아름답게 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늘 밑에서 휴식을
즐기던 아프로디테였으나, 이제는 수렵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와 같은 옷
차림을 하고 숲 속을 公다니거나 산을 넘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
리고 자기의 개를 불러 토끼나 사슴이나 기타 위험성이 없는 동물만을
사냥하고, 사냥꾼에게 덤벼드는 늑대나 곰은 피했다. 아프로디테는 아도
니스에게도 자신처럼 사나운 동물들을 경계하도록 일렀다.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에게 이러한 주의를 주고선, 이윽고 백조가 끄
는 이륜차를 타고 천공을 날아갔다. 그러나 아도니스는 이와 같은 충고
를 지키기에는 너무도 고귀했다. 개들이 산돼지를 굴에서 몰아내자, 젊
은이는 손에 창을 들고 야수의 옆구리를 겔렀다. 그러자 산돼지는 그
창을 빼내기가 바쁘게 아도니스에게 달려들었다. 아도니스는 재빨리 도
망쳤다. 그러나 산돼지는 그를 추격하여 옆구리를 물어뜯었다. 아도니
스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들판에 쓰러졌다.
아프로디테는 백조가 끄는 이륜차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었으나 아직
키프로스 섬에는 닿지 않았다. 그때 사랑하는 사람이 신음하는 土리가
공기를 타고 들려 왔다. 그녀는 다시 백조를 지상으로 향하게 했다. 이
윽고 공중에서 피투성이가 된 아도니스의 시체를 발견하자 급히 지상에
내려 시체 위에 엎드려 가슴을 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녀는 운명의
여신을 원망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냐, 나는 무엇이든 운명의 여신의 승리로 돌리지 않겠다. 나의 슬
픔만이 언제까지나 남을 것이다. 나의 아도니스여, 나는 당신의 죽음과
나의 애통의 광경이 매년 새로워지도록 노력하겠어요. 닷신ol호--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97

-
-초즈로 묘사된 아프로디테 여신

98

는 꽃으로 변하게 하리다. 아무도 이를 말릴 수 없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그 피 위에 신주-를 뿌렸다. 피와 신주
가 섞이자 마치 연못 위에 빗물이 떨어졌을 때같이 거품이 일었다. 그
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석류꽃 같은 핏빛 꽃 한 송이가 피었다. 그러
나 그것은 탄명하였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바람이 불어서 꽃을 피게
하고, 다시 또 불어서 꽃을 지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아네모
네, 즉 '바람꽃' 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그 꽃이 피고 지는 원인이 다 바
람이기 때문이다.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아폴론은 히아킨토스라는 소년을 몹시 귀여워했다. 그래서 그는 여러
가지 경기에 소년을 데리고 갔고, 고기를 잡으러 갈 때도 그를 위해 그
물을 들어 주었고, 사냥을 갈 때도 개를 끌어 주었으며, 소풍을 갈 때
에도 시중을 들어 주었다. 이와 같이 소년에게 열중한 나머지 아폴론은
자기의 소중한 리라나 화살을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원반던지기
를 하고 있었다. 아폴론은 재주와 힘을 겸비하고 있었으므로 원반을 높
이 던졌다. 히아킨토스는 그것이 날아가는 것을 쳐다보았다. 경기에 열
중한 나머지 자기도 어서 던지고 싶어서 원반을 잡으려고 달려갔다. 그
때 원반이 땅에서 튀는 바람에 히아킨토스의 이마에 맞았다. 그는 기절
하고 쓰러졌다. 창백해진 아폴론은 그를 안아 일으켜서 상처의 출혈을
막고, 꺼져 가는 생명을 붙잡으려고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모두 허사
였다. 부상은 약으로는 고칠 수가 없었다. 뜰 안에 있는 백합꽃의 줄기
를 꺾으면 머리가 수그러지고 꽃이 땅을 향하는 것과 같이, 죽어 가는
히아킨토스의 머리는 목에 붙어 있는 것이 무거운 듯 어깨 위로 축 늘
어졌다. 아폴론은 비통하게 말했다.
"너는 나 때문에 청춘을 빼앗기고 죽어 가는구나. 네가 얻은 것은 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99

통이요, 내가 얻은 것은 죄로다. 맘대로 할 수만 있다면 너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으므로 너를 기억하면서 노래 속
에서 나와 함께 살게 하리라. 나의 리라는 너를 칭송할 것이며, 나의
노래는 너의 운명을 노래할 것이다. 그리고 너를 나의 애통한 마음을
아로새긴 꽃이 되게 할 것이다,"
아폴론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 이상하게도 이제까지 땅에 흘러
풀을 물들이고 있던 피가 변하여, 티로스 산 염료보다도 더 아름다운
빛깔의 꽃이 되었다. 그 꽃은 백합과 같았는데, 백합은 은백색인 반면
에 그것은 진홍색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여 더
큰 명예를 수여하기 위해 아폴론은 그 꽃잎 위에 '아! 아r(Ah! ah!)' "라
는 글자의 모양을 아로새겨 그의 슬픔을 표시했는데, 지금도 우리는 그
모양을 볼 수 있다.
이 꽃은 히아킨토스라고 부르게 되었고, 매년 봄이 되면 퍼어나 히아
킨토스의 운명의 기억을 새롭게 하고 있다.2)

1)그리스 문자로 소소라고 쓴다.
2)여기에 서슬되어 있는 꽃이 오늘날의 히아신스와는 다르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것은 아마도 참붓릊의 일종이든지, 아니면 참제비고깔, 로까제비꽃의 일종
일 것이다.

九J-

100

캐익스와 알키오네

9
궤익스와 알페오네 ,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에로스와 프시케의 A탕

케익스는 테살리아의 왕이었다. 그는 그 나라를 폭력이나 부정에 의
하지 않고 평화로운 가운데 통치하고 있었다. 그는 금성 헤스페로스의
아들이었는데, 그의 빛나는 아름다움은 그 부친이 누구인가를 짐작케
하였다. 그의 아내는 아이올로스의 딸 알키오네였는데, 그를 끔찍이 사
랑했다. 그런데 케익스는 그의 형을 잃고 고뇌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형의 죽음에 뒤따라 일어난 여러 가지 무섭고 괴상한 일들은 그로 하여
금 신들이 자기에게 적의를 품고 있지나 않은가 의심케 했다.
그는 이오니아 지방에 있는 클라로스로 건너가서 아폴론의 신탁을 받
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그 얘기를 아내 알키오네에게 고백했다,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당신의 애정이 제게서 떠나게 되었나
요? 그렇게도 열렬했던 저에 대한 당신의 사랑은 어디로 갔나요-저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태연할 수 있을 만한 수양을 하셨나요? 저와 이
별하시려는 거죠?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남편의 여행을 막기 위하여 자기가 부친의
집에 있을 때 -그녀의 부친 아이올로스는 바람의 신이었으므로, 바람

케익스와 알키오네 101

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몸소 체험한
무서운 바람의 위력을 이야기하였다.
"바람은 굉장한 위력을 갖고 있어서 서로 부딪칠 때에는 불꽃을 튀길
정도랍니다. 당신이 정히 가시겠다면,,,,,," 하고 그녀는 덧붙였다, "제
발 저를 데리고 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실제로 당하실 재난뿐
만 아니라 제가 상상하는 재난까지도 당할 것입니다."
이러한 말들은 케익스 왕의 마음을 강하게 압박하였다. 그는 아내와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그러나 아내가 바다의 위험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허락지 않았다.
그는 아내를 달랜 끝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나의 아버지 금성을 두고 약속하겠소. 운명이 허용한다면 달이
궤도를 두 번 돌기 전에 돌아오리다."
이렇게 말하고 왕은 창고에서 배를 꺼내어 노와 돛을 달도록 명령했
다. 알키오네는 이와 같은 모든 준비가 진행된 것을 보고서 재난을 예
감이나 한 듯이 몸을 떨었다. 그녀는 흐느끼며 이별을 고하고는 정신을
잃고 땅 위에 쓰러졌다.
케익스는 배에 오르기는 했지만 출발을 늦추려 했다. 그러나 젊은이
들은 이미 노를 손에 잡고 서서히 질서정연하게 저으며 힘차게 물을 헤
치고 나아갔다. 알키오네는 남편이 갑판 위에 서서 자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보았다. 그녀도 남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배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자 그녀는 돛대가 반짝이는 것이나마 보려고
눈을 크게 떴으나, 마침내 그것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한편, 배가 미12러지듯 항구를 빠져 나가자, 미풍이 돛폭 사이에서
노닐었다. 선원들은 노를 치우고 돛을 올렸다. 그런데 목적지까지 반
정도 왔을 때였다. 밤이 가까워짐에 따라 바다에는 파도가 일기 시작하
여 동풍이 점차 강하게 불어왔다. 선장이 돛을 내리도록 명령했으나 폭

102

풍 때문에 그것조차 내릴 수 없었으며, 바람과 파도 소리가 요란해서
명령도 들리지 않았다. 선원들은 저마다 노를 단단히 쥐고 배를 보강하
고 돛을 줄이기에 바빴다. 그 동안에 폭풍은 점점 심해졌다. 배는 마치
사냥꾼들의 찰 끝에 찔려 돌진하는 야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선
원들은 공포로 인해 정신을 잃었다.
저마다의 가슴에는 집에 남겨 두고 온 가족들이 떠올랐다. 케익스는
알키오네를 생각했다. 그녀의 이름을 입술에 을리며 그녀를 그리워하면
서도, 그녀가 이곳에 없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돛
대는 벼락을 맞아 산산조각이 났고 키도 부서졌다. 그리고 의기양양한
파도가 소용돌이치면서 난파선을 내려다보며 덮쳐 배를 산산조각내 버
렸다. 어떤 선원들은 이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그대로 가라앉아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또 어떤 선원은 부서진 뱃조각에 매달렸다. 케익스는
홀을 잡았던 손으로 배의 널빤지를 꼭 쥐고 아버지와 장인을 향해-
괜한 짓이지만-구원을 청했다. 그러나 그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는
것은 알키오네의 이름이었다,
그의 생각은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자기 시체가 그녀가 있는 곳
으로 떠내려가서 그녀의 손에 의해 묻혀지기를 기원했다. 마침내 파도
가 그를 삼켜 버리자 그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금성도 그 밤에는
흐릿하게 보였다. 그 별은 하늘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슬픈 얼굴
을 구름으로 가리고 있었다.
한편 알키오네는 이러한 무서운 사건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날을 헤아
리며 남편이 돌아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때에는 그가 돌
아와서 입을 옷을 준비하고, 어느 때에는 자기가 입을 옷을 준비하고 있
었다. 그녀는 모든 신들에게 자주 분향을 했다. 특히 헤라(이 여신은 부
부애의 수호신이기도 했다)에 대해 그러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남편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다. 남편이 무사히 귀가하도록, 객지에
서 자기 이외의 여인을 보는 일이 없기를 기원했다. 혜라는 마침내
이미 죽은 사람을 위한 모든 기원 중에서 최후의 것만을 허용했다.

케익스와 알키오네 103

헤라는 이미 죽은 사람을 위한 탄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으며, 장
례를 거행해야 할 손이 자기의 제단에 대고 간절히 기원하는 것을 견
딜 수 없었다. 그래서 이리스(무지개의 여신)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
했다.
"나의 충실한 사자 이리스야, 히프노스가 있는 잠의 집으로 가서 알
키오네에게 꿈을 보내어 그 꿈속에 케익스가 나타나 사건의 전말을 그
녀에게 알리도록 해라."
이리스는 일곱 색깔 무의의 옷을 몸에 걸치고는 공중을 무지개로 물
들이면서 잠의 신 히프노스가 있는 궁전을 찾아갔다. 키메리오스인이
사는 나라 근방의 산에 동굴이 있었는데, 그곳에 태만한 히프노스의 거
처가 있었다. 해의 신 아폴론은 일출시에도 대낮에도 일몰시에도, 이곳
에는 오려 하지 않았다. 구름과 그림자가 지면으로부터 발산되고 희미
한 광선이 어렴풋이 빛날 뿐이었다. 그곳에서는 머리에 볏이 달린 새벽
의 새(닭)나 에오스(아침의 여신)도 소리 높여 울부짖는 일이 없었고, 또
한 경계심이 많은 개나 그보다 더 영리한 거위도 적막을 깨뜨리는 일이
없었으며, 가축이나 짐승이 한 마리도 없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가
지 하나 없었고, 사람의 말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오직 침묵만이 그
곳을 지배하고 있었다. 오로지 바위 밑에서, 그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
면 저절로 잠이 오는 레테(망각와 강)만이 흐르고 있었다. 동굴 입구에
는 양귀비와 약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런 약초의 즙에서 밤
의 여신은 수면을 모아 어두워진 지상에 뿌리는 것이었다. 히프노스의
거처에는 문이 없었다, 돌쩌귀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선 안 되기 때
문이다. 문지기도 없었다. 오직 짐 가운데 흑단으로 만든 긴 의자가 하
나 있었고, 검은 깃털이불이 펼쳐져 있었으며, 검은 장막이 드리워져
있을 뿐이었다. 그 위에 잠의 신은 몸을 누이고 사지를 편 채 잠들어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형형색색의 꿈들이 가로놓여 있었다. 그 수는
추수할 때 거둬들인 곡식의 줄기만큼, 또는 숲 속의 나뭇잎만큼, 또는
바닷가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았다.

104

이리스가 들어가 자기 주위에 배회하고 있는 꿈들을 쓸어 버리자. 곧
바로 그녀의 광회가 동굴 전체에 빛났다. 잠의 신은 겨우 눈을 뜨고서
도 턱수염을 가슴 위로 늘어뜨리고 때때로 졸고 있더니,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팔에 몸을 기대며 그녀가 왜 왔는지를 물었다. 그는 그녀가 누
구인지를 알고 있었다. 이리스는 대답했다,
"신들 중에서도 가장 점잖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뇌에 지친 가
슴을 위로해 주는 히프노스여, 헤라께서 당신에게 트라킨 마을에 있는
알키오네에게 꿈을 보내어, 그녀의 죽은 남편과 난파선의 모든 사정을
알리라는 분부십니다, "
그러자 히프노스는 그의 많은 아들 중에 한 사람-모르페우스(꿈의
신으로 조형자를 뜻한다) -을 불렀다. 모르페우스는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형태,걸음걸이 용모,말솜씨뿐만 아니라 옷맵시 ,태도 등을
똑같이 흥내내는 데 가장 능숙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흥내만 냈고,
새나 짐승이나 뱀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른 형제에게 맡겼다. 이 역할
을 담당한 자를 이켈로스(베틀이라고도 하며 위협자라는 뜻이 있다) 라고 불
렀다. 판타소스가 세번째였는데, 그는 바위 ,물,나무, 기타 무생물로
변신하는 역을 맡았다. 이들은 왕이나 귀족이 잠자고 있는 동안 그 베
갯머리에서 시중을 들었으며, 다른 자들은 보통 인간들 사이에서 움직
였다. 히프노스는 모든 형제들 중에서 모르페우스를 선택하여 이리스가
전한 헤라의 명령을 이행하도록 했다. 그리고 베개를 베고 즐거운 휴식
에 들어갔다.
모르페우스는 土리없이 날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이모니아 마
을(테살리아의 옛이름)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그는 날개를 떼어놓고, 케
익스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그 모습으로, 그러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하였고 몸은 발가벗은 채, 그는 가켠한 아내의 침대 앞에
섰다. 그의 수염은 물에 젖은 것같이 보였고, 물에 빠진 그의 머리카락
에서 물방울이 뚝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침대에 몸을 기대고 눈물을 흩

케익스와 알키오네 105

"가엾은 아내여, 그대는 이 케익스를 알아보겠는가, 아니면 죽었기
때문에 나의 모양이 너무도 변하였는가? 나를 보라. 그리고 나를-이
것은 그대의 남편이 아니라, 그림자다-알아보라. 알키오네여 ! 그대
의 기도는 아무 소용도 없소. 나는 죽었소. 내가 돌아오리라는 헛된 희
망을 버리시오. 에게 해에서 폭풍이 일어나 배는 침몰되고 그대의 이름
을 소리 높이 부르고 있을 때 파도가 나의 입을 막아 버렸소. 이 말을
그대의 귀에 전하는 것은 믿지 못할 사자도 아니고 막연한 풍문도 아니
오. 난파당한 나 자신이 그대에게 나의 운명을 전하러 온 것이오. 일어
나서 나에게 눈물을 흘려 주오. 아무도 슬퍼해 주는 사람 없이 지옥으
로 가게 하지 말아 주오."
모르페우스는 그녀의 남편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로 말했으며, 진정
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고, 손짓 또한 케익스 그대로였다,
알키오네는 꿈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신음했다. 그녀는 팔을 내밀어
남편의 몸을 포옹하려고 했으나 잡히는 것은 허공뿐이었다. 그녀는 정
신 없이 울부짖었다.
"기다려 줘요-당신은 어디로 날아가려고 하십니까? 저하고 함께 가
요. "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 잡이 깨어 일어나자마자 남편을 찾으려
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냐하면 하인들이 그녀의 울부짖음에 놀라, 달
려왔기 때문이었다. 남편을 발견하지 못하자 그녀는 가슴을 마구 두드
리며 옷을 찢었다. 머리가 풀어져도 개의치 않고 마구 쥐어뜯었다. 유
모가 왜 이렇게 슬퍼하느냐고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알키오네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그녀는 남편 케익스와
함께 사라져 버렸어요. 아무런 위로의 말도 하지 말아요. 그는 배가 난
파하여 죽었어요. 나는 그를 보았어요. 나는 그를 붙잡으려고 손을 내
밀었지요. 그러자 그의 망령은 사라졌어요. 그것은 내 남편의 망령이었
어요. 그러나 그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어요. 발가벗고는 창
백한 엎굴에 바닷물이 머킬에서 줄줄 궁2누 븐낀과 -小o~llF~~h]

106

요. 바로 이곳에 비탄에 찬 그의 환영이 서 있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알키오네는 그의 발자취를 찾아보며 말을 계속했다.
"제가 당신께 뱃길을 떠나지 말라고 간청했을 때, 저는 이런 일을 예
감했던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듣지 않고 떠나셨지요. 차라리 저를 데
리고 가시는 편이 제게도 좋았을 거예요. 그러면 당신과 이별하고 홀로
여생을 보내는 일도 없었을 테고, 또 저 흘로 죽는 일도 없었을 거예
요. 이제 모든 것을 체념하고 살아나갈 수 있다 하더라로, 그것은 제
자신에 대해 잔인한 짓일 거예요. 바다가 저에 대해 잔인했던 것보다
더 잔인한 짓일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한 남편이시여, 저는 체념하려고
노력하지는 않겠어요. 당신과 떨어지지 않겠어요. 이번만은 당신의 뒤
를 따르렵니다. 두 몸이 한 무덤에 들어가지는 못할지라도 묘비에는 우
리 두 사람이 같이 기록될 것입니다. 저의 유골과 당신의 유골이 같은
곳에 묻히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저의 이름만은 당신의 이름과 떨어
지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너무나 슬퍼서 더 이상 더 말을 잇지 못했으며, 이제까지 한
말도 눈물과 흐느낌으로 사이사이 중단되곤 했다.
이윽고 아침이 되었다.
알키오네는 바닷가로 나가서 마지막으로 남편을 전송한 장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그이는 주저하였고. 손에 든 밧줄을 던지고, 나에게 최후
의 입맞춤을 했지."
알키오네는 하염없이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그때 일어났던 모든 일을
하나하나 기억해 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이때 그녀의 눈에 멀리 물
위에 무엇인지 분명치 않지만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으나, 물결을 따라 점점 가까이 오자 사람의 시체라는 것을 알았
다. 누구의 시체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난파당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으므
로, 알키오네는 깊은 감상에 젖어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 불행한 당신이여. 당신에게 아내가 있다면 당신의 아내도 불행
한 사람이군요. "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07

시체는 물결에 밀려 점점 가까이 왔다. 물체가 가까이 올수록, 알키
오네는 점점 세차게 몸을 떨었다, 마침내 그것이 해안에 접근했다. 이
제 누군지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알키오네
는 떨리는 손을 그 시체에 내밀고 울부짖었다.
'勺닌 사랑하는 당신이여,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돌아오시나요?
바닷물의 거센 침습을 막기 위해 해안에는 방파제가 구축되어 있었
다. 알키오네는 그 제방 위로 뛰어올랐다. 그녀가 그러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순식간에 생긴 날개로 허공을 헤
치며 새가 되어 바다 위로 날아갔다. 새는 날아가면서 슬픔에 찬 소리
를 냈는데, 그 소리는 꼭 슬퍼하는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그녀는 말 없고 핏기 없는 시체에 접근하여 사랑하는 이의 손발을 새
로 생긴 자기의 날개로 감쌌다. 그리고 뿔과 같이 딱딱해진 부리로 입
맞추려고 애썼다. 그러자 케익스가 그것을 느꼈는지, 혹은 물결의 작용
이었는지 모르지만-그 광경을 본 사람은 의심했을 것이다-어쨌든
시체는 머리를 드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시체는 입맞춤을 느꼈으며, 그들을 불쌍히 여긴 신들에 의해
서 그들은 둘 다 새로 변했다. 그들은 다시 부부가 되어 새끼도 낳았
다. 겨울철 날씨가 좋을 때면 이레 동안 알키오네는 바다 위에 뜬 보금
자리에서 알을 품는다. 그 동안은 선원들이 무사히 항해할 수가 있다,
아이을로스가 바람을 눌러서 바다를 교란시키지 못하게 하는 동안, 바
다는 그의 자손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족르툼누스와 로모나

하마드리아데스는 숲의 님프들이었다. 포모나는 이 님프들 가운데 하
나로서 정원을 사랑하고 과실을 가꾸는 데 있어서 그녀를 따를 자가 없
었다.

108

그녀는 숲이나 시내에는 흥미가 없었고 오로지 토지와 맛있는 과일이
열리는 과수만을 좋아했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투창 대신에 가지를 자
르는 칼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이 칼로 지나치게 자란 나무를 자르고, 보기 싫게 뺀은 가지
를 잘랐으며, 가지를 쪼개 그 사이에 접붙일 가지를 삽입하는 등 분주
하게 지냈다, 또 애지중지하는 나무들이 가뭄을 탈까봐 물을 주어서 목
마른 뿌리가 그것을 마실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러한 일은 그려의 바람이며, 그녀의 정열이었다. 그녀는 아프로디
테가 빠져 있는 연애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 사람
들을 경계하여 자기 과수원에 언제나 자물쇠를 채우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많은 파우누스나 사티로스들도 포모나를 수중에 넣기 위
해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
나이에 비해서 젊어 보이는 실바누스 노인이나 솔잎관을 쓴 판도 그랬
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베르툼누스(계절의 신)가 누구보다도 그녀를 사
랑했지만, 그도 다른 신과 마찬가지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추수하는 농부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포로나에게 곡식을 담은 바구니를
갖다준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 그의 로습은 영락없는 농부
였다. 건초 띠를 두른 모습은 방금까지 풀을 뒤적이다 온 사람으로밖에
는 보이지 않았다. 때로는 소를 모는 막대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
은 마치 피곤한 소의 멍에를 방금 벗기고 온 사람같이 보였다. 때로는
전지 가위를 가지고 다니며 포도밭지기의 흥내를 내기도 했다. 또 때로
사닥다리를 어깨에 메고 있으면 마치 사과를 따러 가는 사람 같았다.
또는 제대병처럼 걸어가는가 하면 때로는 고기를 잡으러 가는 것처럼
낚싯대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여러 번 포모나에게
접근했으며, 그녀를 바라보면서 정열을 불태웠다.
어느 날 그는 한 노파로 변장하여 나타났는데, 회색머리에는 모자를
쓰고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노파는 과수원에 들어가서, "참,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09

그 입맞춤은 늙은이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노파는 둑 위에 앉아 머리 위에 과실이 주렁주렁 달린 가지를 쳐다보았
다. 맞은편에는 느릅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터질 듯한 포도송이가 달린
포도덩굴이 엉켜 있었다. 노파는 느릅나무와 그 위에 엉킨 포도나무를
쳐다보며 칭찬했다.
"그러나 느릅나무 혼자 서 있고, 그 위에 저같이 포도나무가 엉켜 있
지 않다면 느릅나무는 아무런 매력도 없으며 쓸데없는 잎밖에는 우리에
게 제공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포도덩굴도 느릅나무가 없
다면 땅 위에 혼자 엎드려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 느릅나무와 포도
나무로부터 교훈을 얻지 않겠습니까? 배필을 얻을 생각은 없으십니까?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겠는데요. 헬레네에게도, 영리한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에게도 당신처럼 많은 구혼자는 없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차버리더라도 그들은 당신을 사모한답니다. 전원의 신들도 그령고, 저
산에 자주 나타나는 여러 신들이 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신중을 기해
좋은 배필을 구하시려거든, 그리고 저와 같은 노파-저는 당신이 상
상도 못 할 만큼 당신을 생각한답니다-의 말을 들으신다면, 다른 자
들은 다 물리치고 제 말만 믿고 베르툼누스를 받아들이십시오. 나도 그
사람을 잘 알고 그 사람도 나를 잘 압니다. 그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
는 신이 아니고, 저 산에 살고 있습니다. 또 그는 요즘 사람들같이 아
무나 닥치는 대로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답
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젊고 미남인데다 어떤 사태든 원하는 대로 취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므로, 당신이 명령하는 대로 자신을 만
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당신이 사랑하는 것과 같은 것을 사랑하
고 원예를 좋아하며 당신의 사과나무를 놀랄 정도로 잘 손질할 줄 안답
니다. 그러나 현재는 과실이나 꽃 등 아무런 것도 염두에 없고, 오직
당신을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를 불쌍히 여기십시오. 그리고 그가 지금
나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고 상상하십시오. 신들은 잔인을 벌하고 아
프로디테는 무정을 미워하므로, 조만간에 그런 자에게는 벌이 내릴 려

k數理--

110

니다. 그 증거로 키프로스 섬에서 실제로 일어난 유명한 이야기를 할
테니 들어 보십시오. 원컨대 그 이야기를 듣고 좀더 인정을 베푸시기
바랍니다.
이피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젊은이였는데, 테우크로스라는 유
서 깊은 집안의 아낙사레테라는 귀부인을 보고 반해 버렸습니다. 젊은
이는 자기의 열정을 오랫동안 억제하려고 했으나, 체념할 수 없는 자신
을 깨닫고 부인의 저택에 나타나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조
롱하고 비웃었으며, 무정한 대우에 섭섭한 말까지 덧붙였고, 조금도 회
망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피스는 회망 없는 사랑의 괴로움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서 그녀의 방문 앞에 서서 최후의 말을 했습니다, '아낙
사레테여! 당신이 이겼습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을 귀찮게 구는 일
은 없을 겁니다. 당신의 승리를 기뻐하십시오-기쁨의 노래를 부르십시
오. 그리고 이마에 월계수를 감으십시오. 당신이 이겼으니까요. 나는
죽습니다. 돌처럼 비정한 여심이여 -기뻐하십시오. 당신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적어도 그것만은 할 수 있습니다. 죽기라도 하면 나를 칭찬하시
지 않을 수 없겠지요.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당신을 사랑하였다는 것을
풍문으로 들으시게 하지는 않으렵니다. 제가 직접 와서 당신의 눈앓에
서 죽으렵니다. 그리하여 그 광경을 보시는 당신의 눈을 즐겁게 하렵니
다. 그러나 인간의 비애를 내려다보시는 신들이여, 저의 운명을 지켜
봐 주십시오. 저의 유일한 소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후세에라도 저에
대한 기억이 남게 해주십시오. 명대로 살지 못하고 죽는 몸이오니, 죽
은 후에 이름이라도 길이 남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같이 말한 이피스
는 창백한 얼굴과 눈물어린 눈으로 부인의 저택을 바라보며, 종종 화환
을 걸었던 문기등에다 끈을 맸습니다. 그러고는 그 끈에다 목을 매고
중얼거렸습니다. '적어도 이 화환만은 당신의 마음에 들 것이오. 무정
한 여인이여? 그리고 발판에서 발을 떼자, 목뼈가 부러지면서 젊은이
는 죽었습니다. 그가 쓰러질 때 문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마치 신음 소리와 같았습니다. 하인들은 문을 열고 그가 죽은 것을 발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11

견했습니다. 그리고 불쌍하다는 동정을 느끼며 그의 몸을 일으켜 어머
니가 있는 집으로 운반하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죽고 없었습니다. 어
머니는 아들의 차디찬 시체를 가슴에 꼭 껴안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함에 절규했습니다, 슬픈 장례식의 행렬은 거리를 지나 창백한 유
해를 화장터로 운반하였습니다. 아낙사레테의 집은 장례행렬이 지나가
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복수의 신이 예정한 벌을 주려고 그녀의 귀에
문상객들의 탄성이 들려 왔습니다. 그녀는 탑 위로 올라가 열린 창을
통해 장례행렬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녀의 시선이 상여 위에 가로놓인
이피스의 유해에 멈춘 순간, 그녀의 눈은 굳어졌고 체내에 흐르는 따뜻
한 피가 식기 시작했습니다,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발을 움직일 수 없
었으며, 얼굴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
리고 점점 온몸은 그녀의 마음과 다름없이 돌처럼 굳어 갔습니다. 이야
기가 믿어지지 않거든, 살라미스에 있는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아낙사레
테 부인의 석상이 아직도 생전의 모습대로 서 있으니 가보십시오. 이런
옛일을 생각하시어 사랑을 비웃고 주저하는 마음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
람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당신의 선 열매를 봄서리에 떨어
지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사나운 바람이 당신의 꽃을 떨어뜨리는
일도 없을 겁니다."
베르툼누스는 이렇게 말하며 노파의 변장을 벗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
아가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으로 포모나 앞에 섰다. 그 자태는 구름을
뚫고 나온 빛나는 태양처럼 보였다. 그는 다시 한 번 애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의 이야기와 그 아름다운 본래 모습이
그녀를 금세 사로잡았기 때문이었다. 이 님프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
으며, 그녀의 가슴에도 드디어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다.

112

얼로스와 프시케

옛날 어느 나라의 왕과 왕비 사이에 세 딸이 있었다. 두 언니도 보통
이상으로 아름다웠으나, 특히 막내등이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외국에까지 소문이 퍼져 이웃 나
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려고 떼를 지어 몰려들 정도였다. 그들
은 그녀를 보고 경탄한 나머지 이제까지 아프로디테에게만 바치던 경의
를 그녀에게 바쳤다. 사실 사람들의 정성이 이 젊은 처녀에게 쏠렸기
때문에 아프로디테의 제단을 돌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처녀가 지
나가면 사람들은 그녀를 칭송하는 노래를 불렀고 길 위에 화관이나 꽃
을 뿌렸다.
이와 같이 불사-不死)의 신들에게만 표해야 하는 경의가 죽을 수 있는
인간을 찬양하는 데 남용되는 것을 보고 아프로디테는 몹시 노했다. 아
프로디테는 노한 나머지 향기로운 머리타래를 흔들면서 부르짖었다.
"나의 명예를 인간의 딸에게 넘겨야 한단 말인가. 제우스까지도 그의
판정을 신임하는 왕의 목양자-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가리킨다)가, 나의
유명한 경쟁자인 아테나와 헤라보다도 내가 더 아름답다고 한 그 영예
도 이제는 土용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내 명예를 그렇게 쉽사
리 박탈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녀는 자기의 그토록 넘치는 아름다움을
후회할 때가 오고야 말 것이다."
그녀는 날개 달린 아들 에로스를 불러들였다. 에로스는 천성적으로
장난을 좋아했는데, 어머니의 불평을 듣자 감정이 격발했다, 그녀는 아
들에게 프시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저 교만한 미녀를 골려다오. 그녀가 받는 벌
이 심하면 심할수록 나에게는 좋은 복수가 된단다. 저 교만한 아가씨의
가슴속에 어떤 미천한 자에 대한 연정을 불어넣어라. 그렇게 되면 그녀
의 현재의 활회와 승리감이 큰 만큼 장차 받게 될 굴욕 또찬 -"

에로스와 프시케 113

에로스는 어머니의 명령에 따라 준비를 했다. 아프로디테의 정원에는
샘이 두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물맛이 달고 하나는 썼다. 에로스
는 두 개의 호박(찼전)병에다 두 샘물을 각각 담고서, 그것을 화살통 끝
에 매달고 급히 프시케의 방으로 갔다, 프시제는 자고 있었다. 에로스
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측은한 생각이 들었지만, 쓴 샘물을 두어 방을
그녀의 입술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고 나서 그녀의 옆구리에 화살 끝을
댔다. 그러자 그녀는 잠을 깨고 에로스를 바라보았다(물론 에로스는 보이
지 않았지만). 에로스는 몹시 놀란 나머지 당황하여 자신이 들고 있던
화살로 부상을 입었다. 부상을 조금도 개의치 않고 그는 자기가 저지른
장난을 취소하기에 열중하여, 그녀의 비단 같은 고수머리 위에 기쁨의
향기로운 물방울을 뿌렸다.
아프로디테의 미움을 받은 프시케는 그 후부터는 아무리 아름답다 하
더라도 그 미에서 아무런 이득을 얻을 수 없었다. 사실 모든 사람의 시
선이 그녀에게 집중되고 모두가 그녀를 칭찬하였으나, 왕도 귀족의 젊
은이도 또 평민도 누구 하나 그녀에게 청흔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통 정도의 미를 가지고 있었던 그녀의 두 언니들은 이미 오래 전에
왕자들과 결흔했다. 그러나 프시케는 독수공방 고독한 신세를 한탄하
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으나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자기의 미에 싫증을 느꼈다.
그녀의 부모는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신들의 노여움을 사지나 않았
나 두려워한 나머지 아폴론의 신탁에 문의했다. 그러자 다음과 같은 답
변을 얻었다.
"그 처녀는 인간에게 시집을 갈 팔자가 아니다. 그녀의 장래의 남편
이 산꼭대기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괴물로서, 신이나 인간도
그에게는 반항할 수 없다."
이 무서운 신탁에 모두들 놀랐다. 그녀의 부모가 슬픔에 잠긴 것을
보고 프시제가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왜 이제 와서 저의 신세를 슬퍼하세요? 도리어 사



114

람들이 저에게 부당한 명예를 들씌워 한결같이 저를 아프로디테라고 불
렀을 때 슬퍼하셨어야 했을 거예요. 그런 칭호를 들은 벌이 이제 제게
내린 것임을 이제 알겠어요. 저는 운명에 순종하겠어요. 저의 불행한
운명이 지시한 저 바위로 저를 데려다 주세요."
이리하여 모든 준비를 끝내자 왕려를 보내는 행렬이 출발했다. 그러
나 그것은 흔례행렬이라기보다 장례행렬에 가까운 것이었다. 프시케는
사람들의 비탄 가운데 부모와 더불어 산으로 올라갔다. 산꼭대기에 이
르자 사람들은 그녀만 흔자 남겨 놓고 슬픈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프시케는 공포에 떨며 눈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이때 친절한 제피로
스-서풍)가 그녀를 꽃이 함빡 피어 있는 골짜기로 실어다 주었다,
그러는 동안 마음도 진정되었다. 그녀는 풀이 무성한 둑에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상쾌한 마음으로 눈을 뜨자, 주위에는 커다란 나무가
우뚝 솟은 아름다운 숲이 있었다. 프시케는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
는 숲 한가운데서 샘을 발견하였는데, 그 샘에서는 수정과 같이 맑은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샘 곁에는 굉장히 큰 궁전이 있었는데,
그 장엄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궁전이 사람의 손에 의하여 이루
어진 것이 아니라 어떤 신의 행복한 은신처라는 느낌을 주었다.
감탄과 경이감에 이끌린 프시케는 그 건물에 접근하여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갔다. 보이는 물건마다 그녀에게 즐거움과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황금기등이 반원형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다. 벽은 수렵의 대상
이 되는 짐승이나 전원 풍경을 그린 조각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보는 사
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더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의식용 큰방 외에
여러 가지 보물과 자연과 예술이 빛은 아름답고 값비싼 제품이 가득 찬
방이 여러 개 있었다,
그녀가 이러한 것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
는데 어디서 한 목소리가 그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져왕이시여, 당신이 지금 보고 계신 것은 모두 당신 것입니다. 당신

에로스와 프시케 115

이 듣고 계신 이 목소리는 당신의 하인인 우리들의 목소리랍니다. 우리
들은 당신의 모든 분부에 전력을 다해 복종하겠습니다. 당신의 방으로
가셔서 털 침대 위에서 편히 쉬십시오. 또한 목욕을 하시려거든 하십시
오. 저녁 진지는 옆에 있는 정자에서 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프시케는 소리만 나는 그 시종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포근한
털 침대 위에서 푹 쉬고 목욕을 하고는 정자로 들어가 앉았다. 그곳에
서는 급사나 하인들이 일하는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식탁이 마련되고
그 위에는 맛좋은 음식과 감미로운 술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연주자의 음악이 그녀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 중 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한 사람은 류트를 탔는데,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프시케는 아직 남편 될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는 밤이 어두워야만
왔고, 날이 밝기 전에 집을 나갔다. 그러나 그의 음성은 사랑에 충만하
였고, 그녀의 마음에도 같은 애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떠나지 말고
얼굴을 보여 달라고 종종 간청하였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도리어 그
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으니, 자기를 볼 생각은
아예 말라고 부탁했다.
"왜 나를 보고 싶어하오? 나의 사랑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을 가
지고 있소-무슨 불만이 있소? 그대가 나를 본다면 두려워할지도 모르
고 숭배할지도 모르나, 중요한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것만을
나는 그대에게 원하오. 나는 그대가 나를 신으로서 숭배하는 것보다 같
은 인간으로서 사랑하기를 바라오. "
이러한 말을 들으면 프시케는 잠시 마음이 안정되고, 아직 신기한 기
분이 계속될 동안에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자기의
운명도 모르고 계실 부모님 생각, 자기의 지위에 대한 기쁨을 같이 나
눌 수 없는 언니들 생각이 프시케의 마음을 괴롭혔고, 궁전은 오직 흘
릉한 감옥에 불과한 것으로 느끼게 되었다. 어느 날 밤 남편이 왔을
때, 프시케는 그에게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리하여 마칭재 언니
들을 만나 보아도 좋다는 승낙을 겨우 얻어냈다.

116

그녀는 곧바로 제피로스를 불러 남편의 명령을 전달했다. 제피로스는
명령에 복종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들을 산을 럼어 프시케가 있는
골짜기로 데리고 왔다. 프시케는 언니들과 서로 팔어안고 반가움을 나
눈 후, 이렇게 말했다.
"이리 오셔서 저의 집으로 들어가요. 시장하실 텐데 뭘 좀 드셔야
죠. "
그녀는 언니들의 손을 잡고 금으로 만든 자기의 궁전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목소리만 들리는 수많은 시종들로 하여금 언니들의 시중을 들게
하여 목욕도 시키고 음식도 대접했으며, 여러 가지 보물도 자랑하였다.
동생이 자기들보다 월등하게 훌릉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자, 언
니들의 가슴에는 질투심이 일어났다. 그녀들은 프시케에게 많은 질문을
하였는데, 특히 그녀의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다, 프시케는 그가
아름다운 청년이요, 낮에는 보통 산에 사냥을 나간다고 답변했다, 언니
들은 답변에 만족하지 않고, 프시케로 하여금 자기는 아직껏 한 번도
남편을 본 일이 없음을 고백하게 하였다. 그러자 그녀들은 그녀의 가슴
에 의심이 가득 차도록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 피타아의 신탁(아폴론의 신탁)이 네가 무서운 괴물과 결혼할 팔자
라고 한 것을 잊지 말아라. 이 골짜기에 사는 주민들 말에 의하면, 너
의 남편은 무섭고 괴상한 뱀으로서 한동안 너를 맛있는 음식을 먹여 기
른 뒤에 삼켜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 말대로 하여라. 등잔과 예리한 칼
을 준비하여라. 남편에게 들키지 않도록 그것을 숨겨 놓았다가 그가 깊
이 잠들거든 침대에 빠져 나와 등잔불을 켜고 이곳 주민들이 말하는 것
이 사실인가 네 눈으로 보아라. 사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괴물의 머리
를 베어 너의 자유를 되찾아라."
프시케는 이런 말을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그것이 그녀의 마음에 영
향을 미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언니들이 떠나자, 그들의 말과
그녀 자신의 호기심이 그녀를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충동질했다. 프시
케는 등불과 예리한 칼을 준비하여 남편이 보지 못하도록 덮개를 감풔

에로스와 프시케 117

두었다. 그가 첫잠이 들었을 때 프시케는 살짝 일어나서 등잔불의 덮개
를 벗기고 보니 눈앞에 보이는 것은 무서운 괴물이 아니고 신들 중에서
도 가장 아름답고 매력 있는 신이었다. 그의 금빛 고수머리는 눈빛같이
횐 목과 진홍색 볼 위에서 물결치고, 어깨에는 이슬에 젖은 두 날개가
눈보다도 희었으며, 그 털은 보들보들한 봄꽃과 같이 빛나고 있었다.
남편의 얼굴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서 등불을 기울였을 때, 불붙은 기
름 한 방울이 그의 어깨에 떨어졌다, 그는 깜짝 놀라 눈을 뜨고, 프시
케를 응시하였다. 그러고 나서 말 한마디 없이 횐 날개를 펴고 창 밖으
로 날아갔다. 프시케는 그를 따라가려고 노력했으나, 창틀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에로스는 프시케가 땅바닥에 엎어져 있는 것을 보고 잠간 멈
추고는 말했다.
"오-어리석은 프시케여. 이것이 나의 사랑에 보답하는 짓이란 말인
가? 나는 어머니의 명령에도 복종하지 않고 너를 아내로 맞았는데, 너
는 나를 괴물로 여기고 나의 머리를 베려고 생각하였단 말이냐-가거
라, 언니들한테로 돌아가거라. 나의 말보다 그들의 말을 들었으니까.
나는 너에게 다른 벌을 가하지 않s;K다. 오직 영원히 너와 이별할 따름
이다. 사랑은 의심과 동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울부짖으며 땅에 엎드려 있는 가여운 프시케를 버
리고 가버렸다. 그녀는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주위를 둘러보
았다, 궁전도 정원도 없어지고, 자기가 언니들이 살고 있는 도시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벌판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 프시케는 언니들이 있
는 곳으로 가서 자기가 당한 재난을 다 이야기했다. 심술궂은 언니들은
내심으론 기뻐하면서도 슬퍼하는 척했다. 그들은 겉으로 나타내지는 않
았으나, 이번에는 그 신이 자기 둘 중에 하나를 택할 것이라 생각하고
서 아침 일젝 일어나 산에 올랐다. 그리고 산정에 이르자 제피로스를
불러 자기를 받아들이고, 그의 주인에게 데려다 달라고 청하였다, 그러
고는 뛰어내렸으나 제피로스가 받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몸은 절벽에서
떨어져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버렸다. 그 동안 프시케는 남편을 찾아 식

118

吸으 로즈

C2上略生

띤래

灰料빼

-으



心 料 料 --理 --卜 卜

리---

-뚜-보 토

프 린 -



NIO

에로스와 프시케 119

음을 전폐하며 밤낮없이 방황하였다. 높은 산꼭대기에 훌릉한 신전이
있는 곳을 보고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나의 사랑, 나의 주인은 아마 저곳에 살고 계실 거야."
그녀는 그곳으로 발을 옮겼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밀낟가리가 눈에
들어왔는데, 묶은 것도 있고 묶지 않은 것도 있었으며, 간혹 보리 이삭
이 섞여 있기도 했다. 낫과 갈퀴 및 그 밖의 추수할 때 쓰는 여러 기구
가, 무더위에 지쳐 버린 농부가 함부로 던진 것같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경건한 프시케는 이들을 모두 가려서 적당한 장소에 종류별로 갈라서
깨끗이 정돈해 놓았다. 그것은 어떤 신이라도 소흘히 해서는 안 되고
모든 신을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여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
에서였다. 그곳은 여신 케레스(데메테르)의 신전이었는데, 여신은 프시
케가 신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 가엾은 프시케야. 비록 나는 너를 아프로디테의 혐오로부터 수
호할 수는 없으나, 그녀의 기분을 완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가
르쳐 줄 수는 있다. 너의 여왕 아프로디테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겸손
과 순종으로써 용서를 빌어라. 그러면 아마 네게 은총을 베풀어 너의
남편을 다시 찾도록 해줄 것이다."
프시케는 케레스의 말을 따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프로디테의 신
전으로 갔다, 무슨 말을 해야 노한 여신의 마음을 풀 수 있을까 하고
곰곰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결과는 좋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프로티데는 프시케를 노한 안색으로 대했다.
"하인들 중에서도 가장 불성실한 여인이여, 너는 주인을 섬기는 몸이
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느냐? 아니면 네가 이곳에 온 것은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받은 상처 때문에 아직도 병석에 누워 있는 너의 남편을 보
기 위해서냐? 너는 밉고 비위에 거슬린다. 그러므로 네가 남편을 섬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지런히 일하는 것밖에 없다. 나는 너의 가정부
로서의 솜씨를 시험해 보련다."

120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프로디테는 프시케를 자기의 신전의 창고로 인
도하도록 명령했다. 그곳에는 아프로디테가 총애하는 비둘기의 모이로
많은 밀 ,보리 ,기장,완두,불콩이 쌓여 있었다.
"저녁이 되기 전까지 이 곡식들을 같은 종류별로 모두 가려 놓도록
하여 라. "
이렇게 말하고는 아프로디테는 떠났다. 흘로 남은 프시케는 일거리가
너무 많은 데 놀라서 멍하니 곡식더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프시케가 어
찌할 바를 모르고 앉아 있는 동안, 에로스는 들판의 주민인 조그만 개
미를 선동하여 프시케에게 동정심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개미 무리의
지도자는 여섯 개의 다리가 달린 모든 졸개들을 거느리고 곡식더미에
접근하여 전력을 다하여 부지런히 곡식을 한알 한알 날라다가 종류별로
가려내어 구분해 주었다. 그 일이 끝나자 개미들은 순식간에 그곳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프로디테는 황흔이 가까워지자 머리에는 장미 화관을 쓰고 향기로
운 냄새를 풍기며 신들의 향연에서 돌아왔다.
그녀는 프시궤에게 명령한 일이 다 끝난 것을 보고 부르짖었다.
"못된 계집 같으니, 이것은 네가 한 것이 아니고 남편을 죄어서 시킨
것이지? 어디 두고 보아라. 너도 네 남편도 뒤가 좋지 못할 것이니."
이렇게 말하면서 프시케에게 저녁식사로 검은 빵 한 조각을 던져 주
고 가버렸다.
이튿날 아침, 아프로디테는 하인에게 명하여 프시케를 불러오게 하
여,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봐라, 저쪽 물가에 나무들이 늘어서 있지. 그곳에 가면 양들이 양치
기도 없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데, 모두 금빛 모피를 몸에 걸치고 있다,
그곳에 가서 양이 걸치고 있는 모피에서 값진 양모의 견본을 모아 가지
고 오너라."
프시케는 이 명령을 최선을 다해서 이행하리라 마음먹고 냇가로 갔
다. 그러나 강의 신은 갈대로 하여금 노래부르듯 속삭이게 하였다.

에로스와 프시케 121

"가혹한 시련을 받고 있는 아가씨야, 위험한 냇물을 건너려고 하지도
말고 건너편에 있는 무서운 숫양 속에 들어가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해
가 떠오를 무렵에는 그 영향을 받아 양들은 그 날카로운 뿔과 사나운
이빨을 가지고 사람을 죽이려는 잔인한 분노에 불타기 때문이다, 그러
나 대낮이 되어 양떼들이 그늘을 찾아가고 냇물의 청명한 정기(精氣)가
그들을 달래서 재을 때에는 내를 건너도 안전하며, 건너가면 덤불이나
나무줄기에 붙어 있는 금빛 양모를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인자한 강의 신은 프시케에게 여러 가지 그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가 일러준 대로 하여 프시케는 얼마나 지나지
않아 아프로디테가 있는 곳으로 금빛 양모를 한아름 가득 안고 돌아왔
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집념이 강한 여주인으로서 만족을 얻지 못했
고, 여주인은 도리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에도 네가 이 일에 성공한 것이 너 자신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네가 일을 잘 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 다
른 일을 시키-다. 이곳에 있는 상자를 가지고 에레보스(명부의 세계)로
가서 페르세포네에게 전달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여라. '나의 여주인 아
프로디테가 당신의 미 (화장품)를 조금 나누어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병
석에 있는 아들을 간호하시느라고 자신의 미를 약간 잃었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갔다오는 데 너무 지체해서는 안 된다. 나는 오늘 저녁에
얻어온 미를 몸에 바르고 신들과 여신들의 파티에 참석해야 하니까."
프시케는 이제야말로 죽음이 가까이 왔다고 믿었다. 제 발로 직접 에
레보스에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까.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을
지체없이 하려고 프시케는 몸을 거꾸로 떨어뜨려 명부로 내려가는 가장
가까운 길을 택하기 위하여 높은 탑 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때 탑 속에
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가엾고 불행한 여인아, 왜 그렇게 무서운 방법으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느냐. 이제까지도 여러 번 위험한 경우에는 신령의 가호를 받았거늘
왜 최후의 위험에 처하여 겁을 내고 풀이 죽는가?

料業評-

122

그러고 나서 그 소리는 어떤 동굴을 지나면 하이데스의 나라에 도착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도중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가, 머리가 세
개 달린 개 케르베로스(명부의 입구에 있는 보초 개-의 곁을 지날 때에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 혹하(業河)를 건너가고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어
떻게 하면 뱃사공을 설복시킬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다음
과 같이 부언했다.
"페르세포네가 그녀의 미로 가득 찬 상자를 주거든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은 그것을 한 번이라도 열거나 그 속을 들여다보지 말 것이며, 또
호기심으로 여신들의 미의 비보(秘賣)를 탐색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프시케는 이 조언에 힘을 얻어, 모든 것을 일러 주는 대로 했다. 그
리고 도중에 일일이 조심하면서 무사히 명부에 도착했다. 프시케는 페
르세포네 궁전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의자와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었으나 모두 사양하고, 거친 빵으로 만족하며 식사를 한 뒤에 바
로 아프로디테로부터의 전언을 전달했다, 이윽고 값진 물건으로 확 찬
뚜껑이 닫힌 상자가 프시케에게 들려졌다. 그래서 프시케는 온 길을 다
시 돌아왔으며, 다시 햇빛을 보게 된 것을 한없이 기뻐하였다.
그러나 위험한 임무를 이와 같이 무사히 달성하자,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녀는 흔잣말로 중얼거렸다.
'떠째서 신의 미를 나르는 내가 이것을 좀 가져서는 안 된단 말인가?
나도 얼굴에 발라 사랑하는 남편의 눈에 좀더 예쁘게 보이고 싶`C긴"
그러고는 그녀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미는 하나도 없고 명부의 진짜 지옥의 수면만이 있었다. 그것은 감옥에
갇혔다가 해방되자 프시케에게 덤벼들었다. 그녀는 길 한가운데 쓰러져
잠자는 시체가 되었고, 지각도 움직임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한편 에로스는 이미 상처도 치유되고 사랑하는 프시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마침 자기 방 창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 틈으로
빠져 나와 프시케가 누워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

에로스와 프시케 123

잠을 끌어 모아 다시 상자 안에 가두고, 그의 화살로 가볍게 그녀를 젤
러 깨웠다. 그는 말했다.
'너는 또 전과 같은 호기심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구나. 자, 너
는 이제 어머니가 분부하신 임무를 완수하거라, 그 밖의 일은 내가 하
겠다. "
에로스는 높은 하늘을 단번에 꿰뚫는 번갯불과 같이 재빨리 제우스
앞에 나아가 애원했다. 제우스는 호의를 가지고 들어 주었다. 그리고
두 연인을 위해서 간곡히 아프로디테를 설득시켰기 때문에 마침내 그녀
도 승낙하였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보내 프시케를 천사의 회의에 참
석케 하였다.
그녀가 도착하자 제우스는 불로불사의 음식이라고 하는 암브로시아를
손수 한잔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프시케야, 이걸 마시고 불사의 신이 되어라. 에로스는 이 맺어진 인
연을 끊지 못할 것이며, 이 결혼은 영원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리하여 프시케는 마침내 에로스와 결합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 사
이에서 딸이 하나 탄생했는데, 그 아이는 '쾌락' 이라고 불렀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전설은 보통 우화로 생각되고 있다, 그리스어의
'프시케' 는 '나비' 라는 의미와 '영혼'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혼
불멸의 예시 -示)로서 나비만큼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 나비
는 느릿느릿 배로 기어다니는 모충(毛勳의 생활을 끝마친 뒤, 자기가
지금까지 누워 있던 무덤 속에서 아름다운 날개를 파닥거리며 뛰쳐나오
면 밝은 대낮에 훨훨 날아다니며 더없이 향기롭고 감미로운 봄의 생산
물을 먹는다. 그러므고 프시케는 갖은 고난에 의해서 정화된 후에 진정
하고 순수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인간의 영혼인 것이다.
예술 작품 속에서의 프시케는 나비의 날개를 단 처녀로 묘사되어 있
다. 그 곁에는 에로스가 있으며, 두 사람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의 (高
意)를 나타내고 있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는 작가 아풀레이우스(123?~1⑦?,라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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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을 대표하는
"1읽고

작가-의

있는인 책

작품에 비로소
속의 대부분의

나타나 있다.
키야기보다 훨

그러므로
친 새로운

지금 여러분
셈이다.

125

카드모스 왕

10
뱀ol되어 버린 뤼드모스 왕,
궤팔로스의 군대

어느 날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하여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의 딸인
에우로페를 납치해 갔다, 아게노르는 아들 카드모스에게 그의 누이를
찾아오도록 명령하고, 만약 찾지 못하면 들이지 않겠다고 부언하였다.
카드모스는 사방으로 오랫동안 그의 누이를 찾아보았으나 발견할 수 없
었다.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어디로 가면 좋
을지 아폴론의 신탁에 상의했다. 신탁은 그에게 "들에서 암소를 한 마
리 발견하거든 어디든지 그 소가 가는 곳으로 따라가라. 그리고 소가
발을 멈춘 곳에 마을을 세워 테베라 명명하라"고 일러 주었다. 카드모
스가 신탁을 받은 카스탈리아의 동굴에서 나오자, 자기 앞을 천천히 걸
어가는 어린 암소가 눈에 들어왔다, 카드모스는 그 뒤를 바짝 따라갔
다. 그리고 동시에 아폴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암소는 계속 전
진하여 궤피소스의 얕은 수로를 지나 파노페 평야로 나왔다. 그곳에서
암소는 발을 멈추고는 공중을 향하여 넓은 이마를 들고 크게 울었다.
카드모스는 암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몸을 굽히고는 낮선 대지 위에
입맞춤했다. 그리고 눈을 들어 주위의 산에 인사하고는 제우스에게 제
물을 올리려고 부하들을 시켜 제주(祭酒)로 사용할 깨끗한 물을 구해 오

126

도록 하였다. 그 근처에는 오래 된 숲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직 한 번
도 도끼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신성한 곳이었다. 그 가운데는 무성한
판목에 두텁게 뒤덮인 동굴이 하나 있었다. 그 동굴의 지붕은 아치형을
이루었고, 그 밑에서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 나오고 있었다. 동굴 속에
는 무서운 뱀 한 마리가 있었는데, 볏이 돋친 머리와 금빛으로 빛나는
비늘을 지니고 있었다. 눈은 불처럼 빛나고, 몸은 독액으로 부풀고, 세
개의 혀를 끊임없이 날름거리며 세 줄로 된 이빨을 보였다. 때마침 물
을 길러온 사람들이 샘에 물병을 담가 병 속으로 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나자, 온몸에 광채가 찬란한 뱀은 동굴 속에서 내밀고 무서운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손에서 물병을 떨어뜨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사지를
벌벌 떨었다. 뱀은 비늘 돋친 몸뚱이를 도사리고는 가장 키가 큰 나무
보다도 높이 머리를 쳐들었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싸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달아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뱀은 느닷없이 어떤 자는 그의 독
이빨로 물어뜯어 죽이고, 어떤 자는 몸으로 감아 죽이고 어떤 자는 독
을 품은 숨을 내뿜어 죽여 버렸다. 괴드모스는 정오까지 부하들을 기다
렸으나 돌아오지 않자 그들을 찾아 나섰다. 그가 입은 겉옷은 사자가죽
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손에는 투창 외에 또 하나의 긴 창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가슴속에는 창보다 더 좋은 무기인 대담한 심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숲 속으로 들어가니 부하들의 시체가 즐비하고 뱀은 턱에
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충실한 나의 부하들! 나는 너희들의 원수를 갚든지, 나 자신도
너희들의 뒤를 따라 죽든지 하겠다."
카드모스는 큰 돌을 들어 뱀을 향해서 힘껏 던졌다. 요새의 성벽을
진동시킬 만큼 큰 돌을 던졌으나 뱀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카드모스는 투창을 던졌다. 이번에는 먼젓번보다 효과를 나타냈다, 창
이 뱀의 비늘을 뚫고 내장까지 관통하였기 때문이었다. 뱀은 아픔에 못
겄틸어 낚띄며틴 사칠르 -- 」-rl- --' '

카드모스 왕 127

노여움에 목이 부풀고 피거품이 턱을 덮고 콧구멍에서 내뿜는 독기가
공중에 흩어졌다. 때로는 몸을 원형으로 비틀기도 하고 때로는 자빠진
나무등치같이 지면에 펴기도 했다. 뱀이 카드모스에게 다가오자, 그는
그 앞에 서서 뒷걸음질을 치며 뱀의 크게 벌린 턱을 향하여 창을 겨누
었다. 뱀은 창을 향하여 달려들어 그 창끝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카드
모스는 기회를 보아, 뱀이 머리를 뒤에 있는 나무등치로 젖히는 순간
창을 던지니 뱀의 몸뚱이는 창에 꿰여 나무에 매달렸다. 뱀이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 날뛰면서 그 둔중한 몸무게로 나무를 휘어뜨렸다.
카드모스가 그의 원수를 정복하고, 그 곁에서 굉장히 큰 몽뚱이를 바
라보고 있을 때 한 소리가 들려 왔는데 -어디서 들려오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는 확실하게 그 소리를 들었다-그 소리는 뱀의 이빨을
빼서 대지에다 뿌리라고 했다. 그는 그 말대로 했다. 땅에다 고랑을 파
고, 이빨을 뿌렸다, 이빨을 다 뿌리자마자 흙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창 끝이 여러 개 지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음엔 깃털을 71덕거리면
서 투구가 나타났다. 그 다음에는 사람의 어깨와 가슴과 무기를 든 사
지가 나타나고, 마침내 무장을 한 무사들이 나타났다. 카드모스는 깜짝
놀라 새로운 적에 대비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 중 한 사람이, "우리들
의 내란에 간섭하지 마십시오" 하고 말하면서, 그 무사는 땅에서 태어
난 그의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을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는 그 자신도
또 다른 무사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 다른 무사도 네번째 무사의 손에
의해 죽었다. 이같이 온 무리가 서로 싸워 부상을 입고 쓰러져 남은 것
은 다섯 명뿐이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무기를 내던지며 말했다.
"형제들아,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살자꾸나."
이들 다섯 명은 카드모스와 협력하여 마을을 세우고 그 이름을 테베
라고 명명했다.
카드모스는 아프로디테의 딸 하르모니아(조화)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신들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올림포스를 떠나 결흔식에 참석했다. 헤
파이스토스는 자기가 만든 아름다운 목걸이를 신부에게 선사했다. 그러

128

나 불행한 운명이 카드모스 일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모스가 죽인
뱀은 실은 아레스에게 바쳐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딸 세멜레와 이노
및 손자 악타이온과 펜테우스는 다 불행한 죽음을 당하였다. 카드모스
와 하르모니아는 테베가 싫어져 그곳을 떠나 엔켈리아인의 나라로 이주
하였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그들을 환대하고 카드모스를 그들의 왕으
로 삼았다. 그러나 자손들의 불행은 아직도 그들의 마음을 침울하게 하
였다. 어느 날 카드모스는 부르짖었다.
"뱀의 생명이 그렇게도 신들에게 귀중한 것이라면, 나도 뱀이었더라
면 좋았을걸. "
이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하르모니아는 그
젓을 보고 자기도 남편과 같은 운명이 되게 해달라고 신들에게 기도하였
다. 그러자 둘이 다 뱀이 되었다. 그들은 숲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자기들의 전신을 생각하고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해치지도 않았다.
전설에 의하면 카드모스는 페니키아인이 발명한 알파벳 문자를 처음
으로 그리스에 수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미르미돈

미르미돈은 트로이 전쟁 때, 아킬레우스가 이끌고 간 군대였다. 이
종족의 이릉을 따서 오늘날에도 정치상의 수령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열
광하는 자를 모두 미르미돈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 종족의 기원을
보면 맹렬하고 잔인한 종족이라는 인상보다 근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종족이라는 인상을 준다.
아테네의 왕 케괄로스는 그의 옛 친구요 동맹자이기도 한 아이아코스
왕의 조력을 얻고자 아이기나 섬을 찾아왔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전
쟁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케팔로스는 환대를 받고 원군의 청탁도 쉽
사리 승낙받았다. 아이아코스는 말했다.

미르미돈 129

"나는 많은 백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 국토를 방위하는 데 충분할
뿐만 아니라, 당신이 필요로 하는 인원을 나누어 드릴 여력을 가지고
있소. "
케팔로스는 대답했다.
"대단히 기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의 같은 연배의 청
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전에 제가
본 일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어찌 된 일입니까?"
아이아코스는 긴 한숨을 내쉬며, 슬픔이 어린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 말씀을 드리려고 하던 차입니다. 곧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이야
기를 들으시면 처음에는 가장 슬펐던 일도 때로는 행복한 결과가 나온
다는 사실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당신이 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은 지
금 티끌과 재가 되었습니다. 노한 헤라가 내린 역병이 이 나라를 폐허
로 만들었습니다. 헤라가 이 나라를 미워한 것은 그 이름이 자기 남편
의 여러 애인 중의 한 사람의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병이 자
연의 원인에 의하여 일어난 것으로 생각되었을 때에는 우리는 전력을
다하여 자연의 약으로써 이에 저항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우리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병이라는 것이 명백해져서 우리는
모든 노력을 포기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하늘이 지상에 내려앉는 것 같
았고, 두꺼운 구름이 뜨거운 공기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4개월 동안
남쪽에서 불어오는 지독한 바람이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질병이 우물과
샘까지 감염시켰습니다. 수천 마리의 뱀이 지상을 기어다녔고, 샘에다
독을 뿜었습니다. 질병은 처음에는 하등동물,개 ,소,양,새들에게 위
세를 부렸습니다. 어떤 불행한 농부는 소가 일하는 도중에 쓰러지고 밭
고랑을 갈다가 죽어 넘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매애' 하고 울부짖는 양들은 털이 빠지고 몸은 날로 여위어 갔습니
다. 전에는 경주에서 제일가던 말도 이제는 승리를 타투지 않고 외양간
에서 신음하였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산돼지는 그의 광포
한 성질을 잃었고, 사슴도 그의 민활성을 잃었으며, 곰도 이제는 소 떼

130

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생기를 잃었습니다. 길에도 들에도 숲에도 시체가 가득 널
려 있었습니다. 공기는 시체의 독기로 충만하였습니다. 믿어지지 않을
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개도, 새도, 굶주린 이리도 시체에는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시체가 부패하니 질병은 더욱더 만연되었습니
다. 다음으로 병은 시골사람들을 엄습하고 점차 도시의 주민들에게도
만연하였습니다. 이 병에 걸리면 처음에는 양 볼이 붉어지고 호흡이 곤
란해집니다. 혀도 거칠어져서 붓고, 건조한 입은 혈관이 확대되어 벌어
지고, 공기를 갈망하게 됩니다. 환자들은 그들의 옷이나 침대의 열을
견딜 수 없어 땅바닥에 누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면은 그들을 식혀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이 누워 있는 곳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의사
들도 속수무책이었숩니다. 질병이 의사들까지도 횝쓸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접근하면 바로 감염되었기 때문에 충실한 의사일수록
빨리 회생되었습니다. 마침내 모든 구제의 희망은 사라지고, 질병의 유
일한 해방자는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성한
사물에 대한 모든 존경의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시체는 묻지 않은 채로
방치되었고, 화장하는 데 사용되는 나무도 부족하여 쟁탈전이 벌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울어 줄 사람조차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들과 남
편, 늙은이와 젊은이가 다같이 애도하는 사람도 없이 죽어 갔습니다.
나는 제단 앞에서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었습니다. '제우스여! 당신이
정녕 저의 아버지시거든, 그리고 저와 같은 아들을 어여삐 여기신다면
저의 백성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아니면 제 목숨도 앗아 가십시오?
이런 말을 하자 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나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저건 무슨 징조로구나. 제발 신이 나를 버리지 않으시겠다는 좋은
징조이기를?
마침내 내가 서 있던 곳 근처에 가지가 크게 벌어진 참나무가 서 있
었는데, 그것은 제우스에게 바쳐진 것이었습니다. 그때 언뜻 보니 한
메의 개미들이 분주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조그만 곡식읖 인

미르미돈 131

에 물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일렬로 나무에 기어올라가고 있
었습니다, 나는 그 많은 수에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오-아버지시여. 저에게 이와 같이 많은 국민을 주셔서 텅 빈 도시
를 다시 채우도록 해주십시오.'
그러자 그 나무는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도 가지를 흔들면서 살랑살랑
소리를 냈습니다. 나는 사지가 떨렸으나 땅과 나무에 입맞춤을 하였습
니다. 확실히 자각하지는 못했으나, 나는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었습니
다. 이윽고 밤이 왔고, 나는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도 참나무가 나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무
수한 가지는 다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로 덮여 있었습니다. 나무는 가지
를 흔들며, 부지런하게 곡식을 모으는 개미 떼들을 지상으로 던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지상에 떨어진 개미들은 점점 커져서 얼마 가지 않아
똑바로 서기 시작했고, 쓸모 없는 여분의 두 다리와 검은 빛깔의 껌질
을 벗어 버리고 마침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때 비로소 나
는 잠을 깼습니다. 그리고 나의 최초의 충동은 나에게서 아름다운 꿈을
빼앗고 그 대신 실제로 아무것도 주는 바가 없는 신들을 원망하고자 하
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신전 안에 조용히 앉아 있으려니까, 밖
에서 많은 사람들의 음성이 들리고, 그 소리는 내 주의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음성은 최근에 들어 본 적이 없던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아들 텔라몬이 신전의
문을 열어젖뜨리면서 부르짖었습니다.
'아버지, 여기 오셔서 보십시오. 아버지의 희망 이상의 것을 보십시오.'
나는 나갔습니다. 꿈에서 본 바와 같이 무수한 인간이 같은 모양으로
행렬을 지어 지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가 놀람과 기쁜 마음으
로 바라보고 있자니, 그들은 가까이 와서 무릎을 꿇고 나를 그들의 왕
이라 부르며 맞아들였습니다. 나는 제우스에게 서약을 하고 빈 도시를
이 새로이 탄생한 종족에게 배당하며, 논과 밭을 분배하는 일에 착수하
였습니다.

132

나는 그들이 개미 (미르메크스)에서 나왔기 때문에 미르미돈이라고 불
렀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들을 보셨지요. 그들의 성질은 그 전신인 개
미의 성질과 같습니다. 그들은 부지런한 종족으로서 모으기에 열중하
고, 일단 모은 것은 헛되이 쓰지 않습니다.
그들 가운데서 당신이 필요로 하는 병력을 보충하십시오. 그들은 당
신을 따라 기꺼이 전쟁터에 나갈 것입니다. 그들은 나이도 젊고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

133

니소스와 스릴라

fl
시란 된 스킬라. 어또와 나르귀소스,
해바라기가 된 클리티에의 tl밴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메가라와 전쟁을 하였다, 니소스는 메가라의
왕이었고 스킬라는 그의 딸이었다. 포위전이 6개월이나 계속되었으나
아직도 메가라는 유지되고 있었다. 왜냐하면 니소스 왕의 머리카락 속
에서 빛나고 있는 어떤 자줏빛 털이 그의 머리 위에 남아 있는 동안에
는 절대로 메가라가 점령되지 않도록 운명의 신이 정해 놓았기 때문이
었다.
그 도시의 성벽에는 탑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미노스와 그의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평야가 내려다보였다. 스킬라는 탑 위에 자주
올라가서 적군의 진영을 내려다보았다. 포위전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으
므로 스킬라는 지회관급 사람들의 인물을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미노스는 그녀를 감탄시켰다, 투구를 쓰고 방패를 든 그의 매력적인 풍
채에 그녀는 감탄하였다. 그가 투창을 던지는 것을 보면 재능과 힘을
겸비한 것 같았다. 활을 쏠 때의 우아한 자태는 아폴론 이상이었다. 더
구나 그가 투구를 벗고, 자줏빛 옷을 입고, 화려하게 장식한 백마를 타
고, 고삐를 쥐고서 말의 거품나는 입을 제어하고 있을 때면, 스킬라는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그녀는 미노스에게 반한 나머지 미칠 지경이 되

134

었다. 그녀는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무기와 고삐가 부러웠다. 그녀는 가
능하다면 적진 속의 그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탑 위에서 그
의 진영 가운데로 몸을 던지거나 그에게 문을 열어 주거나, 그 외에 그
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탑 안
에 앉아 있을 때 그녀는 흘로 생각했다.
'나는 이 전쟁을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미노
스가 우리의 적인 것을 슬퍼한다. 그러나 어쨌든 그이를 보게 된 것이
기쁘다. 아마 그이는 우리가 평화를 청한다면 들어 주겠지, 그리고 나
를 인질로 받아들이겠지. 가능하다면 나는 훨훨 날아서 그이의 진영에
내려앉아 '항복하겠으니 처분을 바랍니다' 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그리
하면 아버지를 배반하는 것이 된다. 아니다, 차라리 미노스를 다시 안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절복자가 인자하고 관대할 경우에는 정
복당하는 것도 때로는 한 도시를 위하여 더욱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정
의는 확실히 미노스 편에 있다,I)나는 우리가 정복당하리라고 생각한
다. 그리고 전쟁의 결과가 어차피 그렇게 될 바엔 전쟁에 의해서 성문
이 열리도록 방치하는 대신에 사랑으로써 그에게 성문을 열어 주어서
안 될 건 없잖은가. 될 수만 있다면 전쟁을 오래 끌지 않게 하고 살육
을 적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누가 미노스에게 부상을 입히거
나 죽인다면 어찌할까. 누구도 그럴 용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이
인 줄 모르고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나는 내 나라를 지참금으로 하여
나 자신을 그이에게 맡겨 전쟁을 끝내고 싫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
을까? 문에는 문지기가 있고 열쇠는 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다. 나의 길
을 막는 것은 아버지뿐이다. 신들이 아버지를 처치해 주었으면. 그러나
신들에게 원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다른 여자라면, 그리고 나처럼 사
랑에 불탄다면 자기 자신의 손으로 자기의 사랑을 막는 것은 무엇이든
제거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용감히 감행할 자신이 있

I)이 싸움은 자식을 위한 미노스의 복수가 목적이었다.

니소스와 스킬라 135

다, 나는 나의 목적들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이나 촌로 상대할 자신이
있다. 그러나 이것에는 불이나 칼도 필요 없다. 나는 오직 아버지의 자
줏빛 머리털이 필요할 뿐이다. 그것은 나에게는 금보다 더 귀중한 것이
며,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나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밤이 되었다. 이윽고 성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잠이 들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침실로 몰래 들어가
운명의 머리털을 베었다. 그리고 몰래 빠져 나와 적진에 들어갔다. 그
녀는 왕 앞에 안내되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니소스의 딸인 스킬라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이 나라와 아버지
의 집을 바칩니다. 그 대가로서 당신 이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
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일을 했습니다. 이 자줏빛 머리
털을 보십시오-이 머리털과 함께 나는 아버지와 그 왕국을 당신에게
드립니 다. "
그녀는 운명의 약탈품을 내밀었다, 미노스는 뒤로 물러서서 손대기를
거부하면서 부르짖었다.
"고약한 계집 같으니, 천벌을 받으리라. 우리 시대의 치욕이다! 대지
도 바다도 너에게 안식처를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제우스의 요람지
인 나의 크레타가 너와 같은 괴물로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
그는 정복된 도시에도 공정한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부하들에게 명하
고, 함대를 섬으로부터 곧바로 출범하도록 명령했다,
스킬라는 미쳐서 슬피 부르짖었다.
"이 배은망덕한 자여! 그대가 이렇게 나를 버리고 갈 수 있단 말인
가? 승리를 얻게 한 바로 나를. 당신을 위해 어버이도 나라도 희생한
나를 버린단 말인가-내가 죽을 죄를 진 것은 사실이다. 마땅히 죽어야
하지. 하지만 네 손에 죽고 싶지는 않다."
함대가 해안을 떠나려고 하자 그녀는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미노스를 태운 배의 키를 잡고서 반갑지 않은 동반자로서 배를 따라갔
다. 하늘 높이 솟은 물수리 한 마리가-그것은 새의 모습으로 변신한

136

그녀의 부친이었다-그녀를 발견하자 덤벼들어 부리와 발톱으로 쪼았
다. 무서운 나머지 그녀는 배를 놓치고 물에 빠질 뻔하였다. 이때 어떤
인자한 신이 그녀를 새 (백로)로 변하게 하였다.
물수리는 아직도 옛날의 원한을 품고 있다, 그래서 높이 날면서도 그
새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언제나 옛날 원한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하여
부리와 발톱을 세우고 덤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얼코와 나르키소스

에코는 아름다운 님프였고 숲 속과 언덕을 즐기며 사냥 따위를 하며
숲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르테미스의 충애를 받고 사냥하는
데 따라다녔다. 그런데 이 에코에게는 하나의 결점이 있었다. 그것은
말하기를 좋아하여 잡담을 할 때나 논의를 할 때나 최후까지 지껄이는
것이었다.
어느 날, 헤라가 제우스를 찾고 있었는데 그가 혹시 님프들과 회롱하
고 있지나 않나 하고 의심하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에코
는 님프들이 달아날 때까지 여신을 붙들어 놓으려고 계속 지껄였다. 이
계략을 알아차린 헤라는 에코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나를 속인 네 혀의 사용을, 네가 그다지도 즐기는 말 중에서 답변하
기 위한 말 외에는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남이 말한 뒤에 말할 수는
있으나, 남보다 먼저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벌을 받은 에코는 어느 날 나르키소스라는 아름다운 청년을
보았다. 그가 산중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 때였다. 에코는 이 청년을 사
랑하게 되어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저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 주기를, 또는 말을 걸어 그와 이야기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그
러나 그럴 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먼저 말을 걸어 주기를 초
조한 마음으로 기다렸고, 답변도 준비하고 있었다.

에코와 나르키소스 137

떠a비50끼퍼--읖 태리러公州了 끼-터츤灰

138

어느 날, 그 청년이 사냥하던 동료와 떨어지게 되자, "누가 이 근처
에 있느냐?고 土리 높이 외펐다.
에코는 '겨기에 있어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였으
므로, "나오라?고 다시 크게 외쳤다.
에코는 "이제 가企'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으므로 나르키소스는, "왜 너는 나를 피하느
냐?고 다시 소리쳤다.
에코도 같은 질문을 하였다. "우리 같이 가자"고 청년이 말하니, 그
녀도 사랑에 찬 마음으로 같은 말을 하고 그 장소로 급히 달려가서 그
를 껴안으려 하자, 그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면서, "놓아라! 네가 나
를 붙잡는다면 차라리 나는 죽겠다"고 부르짖었다.
"나를 안아 줘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아무 보람도 없었다.
그는 그녀의 곁을 떠나 버렸고,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부끄러워 붉어
진 얼굴을 숲 속으로 감추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동굴 속이나 깊은 산 속 절벽 가운데서 살게 되었
다. 그녀의 형체는 슬픔 때문에 여위고, 마침내 모든 살이 없어졌다.
그녀의 뼈는 바위로 변하고, 그녀의 몸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목소리밖
에 없게 되었다. 이 목소리 (메아리)는 지금도 그녀를 부르는 어떤 사람
에게도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끝까지 말하는 옛 습관을 간직하고
있다.
나르키소스의 잔인성을 볼 수 있는 예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싫
어한 것은 가엾은 에코만이 아니었고, 다른 모든 님프에 대해서도 마찬
가지였다. 어느 날, 한 처녀가 그의 마음을 끌려고 노력하였으나 아무
런 효과도 보지 못하였으므로, 그도 어느 때인가 사랑이 무엇인지 또
정의 보답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십사고 기
도를 올렸다.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 이 기도를 듣고 승낙하였다.
어떤 곳에 맑은 샘이 있었는데, 그 물은 은처럼 빛나고 있었다. 양치

에코와 나르키소스 139

기들도 그곳으로는 양 떼를 몰지 않았고, 산양이나 다른 숲 속에 사는
짐승들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 나뭇잎이나 가지가 떨어져 수면이 더럽
혀지는 일도 없었고, 신선한 풀만이 나고 바위는 햇빛을 가려 주었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는 사냥과 더위와 갈증으로 지쳐 이 샘에 왔다.
그는 몸을 굽히고 물을 마시려 했을 때, 물 속에 자기 그림자가 비친
것을 보았다. 그는 그것이 이 샘에 살고 있는 어떤 아름다운 물의 요정
인 줄 알았다. 그는 빛나는 두 눈, 디오니소스나 아폴론의 머리카락같
이 곱슬곱슬한 머리타래, 등그스름한 두 볼, 상아 같은 목, 갈라진 입
술,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빛나는 건강하고 단련된 모습을 정신 없이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는 그 모습이 못 견디게 좋아졌다. 입맞춤을 하
려고 입술을 대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포옹하려고 괄을 물 속으
로 집어넣었다. 그러자마자 상대는 곧바로 달아나 사라졌고, 잠시 후
다시 돌아와 그 매력을 더했다. 그는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는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고 언제까지나 샘 곁에서 서성거리며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물의 요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기
의 그림자에게 말을 걸었다.
"아름다운 자여, 그대는 왜 나를 피하는가? 나의 얼굴이 그대가 싫어
할 정도로 못생기지는 않았을 텐데. 님프들은 나를 사랑하고, 그대도
나에 대하여 무관심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내가 팔을 내밀면 그대도
내밀고 나에게 미소를 짓고, 내가 손짓을 하면 그대도 손짓을 하지 않
는가?
그의 눈물이 물 속에 떨어져서 그림자를 흔들었다. 그는 물 속의 상
대가 떠나는 것을 보고 외쳤다.
"제발 부탁이니 기다려다오. 손을 대서 안 된다면 바라보게만이라도
해다오. "
그의 가슴에서 타는 불꽃은 그의 몸을 태워 안색은 날로 초췌해지고
힘도 점점 쇠약해지면서 전에 그다지도 님프 에코를 매혹케 했던 아름
다움은 사라졌다. 그러나 에코는 아직 그의 곁에 서 있어 그가 "아,

140

아? 하고 외치면 그녀도 같은 말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는 혼자 가
슴을 태우다가 죽었다. 그리고 그의 망령이 지옥의 내를 건널 때 그는
배 위에서 몸을 굽혀 물 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찾으려 했다.
님프들은 그의 모습을 슬퍼했다. 특히 물의 님프들이 그러하였다. 그
리고 그들이 가슴을 두드리며 슬퍼하니, 에코도 자기의 가슴을 두드렸
다. 그들은 나뭇더미를 준비하고 화장하려고 했으나, 시체를 발견할 수
가 없었다. 그 대신 한 송이 꽃을 발견했는데, 속은 자줏빛이고 횐 잎
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오늘날까지 사람들은 그것을 나르키소스(수선화
를 말한다)라 부르며 그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다.

클리티얼

클리티에는 물의 님프였다. 그녀는 아폴론을 사랑하였으나 아폴론은
조금도 응해 주지 않았다. 그녀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어깨 위에 늘어
뜨리고 온종일 찬 땅 위에 앉아서 날로 파리해져 갔다. 6일 동안이나
그대로 앉아서,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다. 그녀 자신의 눈물과
찬 이슬이 유일한 음식물이었다. 그녀는 해가 떠서 하루의 행로를 마치
고 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언제나 해에게만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의 다리는 땅속에서 뿌리가
되고 얼굴은 꽃(해바라기)이 되었다, 이 꽃은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임에 따라 얼굴을 움직여 늘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왜냐하면 그
꽃은 지금도 여전히 아폴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바라기는 지금도 변치 않는 마음의 표징 (定點으로서 혼히 사용된다.

헤로와 레안드로스 141

허로와 럭안드로스

레안드로스는 아도스의 청년이었다. 아비도스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
에 있는 해협 (헬레스폰토스. 현재의 다다넬즈)의 아시아 쪽에 있는 도시
다. 반대편 해안에 있는 세스토스라는 도시에는 아프로디테의 여사제인
헤로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다. 레안드로스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밤
마다 이 해협을 헤엉쳐 건너서 애인과 만나고 있얼다. 그럴 때면 그녀
는 그를 위해 탑에다 횃불을 밝혀 인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폭풍
우가 일어 바다가 거칠어졌다.
해협을 건너던 레안드로스는 힘이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 파도가 그
의 시체를 유럽 쪽 해안으로 운반했기 때문에 헤로는 그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절망한 나머지 그녀도 바다에 몸을 던져 죽어 버렸다.
레안드로스가 헬레스폰토스 해협을 혜엄쳐 건너간 이야기는 모두가 만
든 이야기로 그런 아슬아슬한 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과하는 사람도 있었
는데, 바이런은 그것을 직접 해보임으로써 그 가능성을 실증했다.I)
그 거리는 해협의 가장 쥼은 곳에서도 약 1마일이나 된다. 게다가 끊
임없는 조수의 흐름이 마르마라 해에서 다도해 (에게 해)로 흐르고 있다.
바이런 이래 몇몇 사람이 이곳을 헤엄쳐 건넜으나 수영술과 숙련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영원한 명성을 획득할 떠지는 지금도 충분하므로 독자
들 중에서 누군가가 시도해 보고 그 명성을 획득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
각된다.

1)바이런은 1시간 찐분에 혜엄쳐 건넜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게다가 그는 어릴
때부터 절름발이였다.

142

아터나와 아라크내

12
산라 겨룬 아라크네와 니오베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제우스의 딸이었다. 그녀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그것도 완전히 무장한 모습으로 뛰어나왔다고 전해지
고 있다. 그녀는 실용적인 기술이나 장식적인 기술을 관장하였다. 즉
남자의 기술로는 농업과 항해술 등을, 여자의 기술로는 제사(製絲) , 방
직 , 재봉 등을 관장했다. 아테나는 또 전쟁의 신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지원하는 것은 방위적인 전쟁에 한했고, 폭력이나 유혈을 좋아
하는 아레스의 야만적인 방식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아테네는 그녀가 선정한 땅으로, 그녀 자신의 도시였다. 그것은 그녀
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를 원하고 있던 포세이돈과 경쟁한 끝에 숭리를
거둠으로써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이때의 얘기는 이렇게 전해지고
있다. 즉 아테네 최초의 왕 케크로프스가 다스릴 때 아테나와 포세이돈
두 신이 그 도시를 각기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싸웠다. 그러자 다른 신
들은 두 신 가운데 인간들에게 가장 유익한 선물을 준 자에게 그 도시
가 돌아가도록 결정했다, 포세이돈은 인간에게 말(일설에 의하면 샘)을
주었고, 아테나는 올리브나무를 주었다. 신들은 올리브나무가 좀더 유
익하다고 판정하고 이 도시를 아테나에게 주었다. 그래서 그 도시는 그
녀의 이름을 따라서 아테네 (아테나이)라고 불리어졌다.

아테나와 아라크네 143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무장하여 태어난 아테나
또 다른 경쟁도 있었는데, 그것은 용감한 인간과의 경쟁이었다. 그
인간은 아라크네라는 처녀였다. 그녀는 길쌈과 자수의 명수여서 님프들
까지도 그들이 살고 있는 숲 속이나 샘에서 벗어 나와 그녀의 솜씨를
보러 오는 것이었다. 완성된 옷이나 자수가 아름다을 뿐만 아니라, 일
을 하고 있는 모습 역시 아름다웠다. 그녀가 헝클어진 털실을 손에 들
고 타래를 만들거나, 손가락으로 가르면서 구름과 같이 가볍고 부드럽
게 보일 때까지 빗질을 하거나, 북을 재치 있게 돌리거나, 직물을 짜거
나, 짠 뒤에 자수를 놓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테나 자신이 그녀를 가르
쳤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부정하였다, 그리고
스승이 설령 여신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제자로 간주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아테나와 나의 솜씨를 경쟁시켜 보세요. 만약 내가 지면 벌을 받겠
어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아테나는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생각하였다. 아테나는 노파로 변장

144

하고 아라크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다음과 같이 친절한 충고를 하였다.
"나는 많은 경험을 했어요. 당신이 나의 충고를 경멸하지 않기를 바
랍니다, 같은 인간끼리라면 얼마든지 경쟁을 해도 좋아요. 하지만 여신
과는 경쟁하지 마십시오. 도리어 당신이 말한 것에 대하여 여신에게 용
서를 빌기를 충고합니다. 여신은 인자하신 분이므로 당신을 용서할 것
입니다. "
아라크네는 베를 짜던 손을 멈추고 성난 얼굴로 노파를 노려보며 말
했다.
"그런 충고라면 당신의 딸이나 하녀에게 하세요. 나는 내가 한 말을
알고 있고, 취소하지 않겠어요. 나는 여신도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럴
의사가 있으면 나하고 솜씨를 견주어 보라지요."
아테나는 변장을 벗어 버리고 여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닢프들은 고
개를 숙이고 경의를 표했으며, 옆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경의를 표했
다. 오직 아라크네만이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양 볼이 갑자기 붉
어졌다가는 창백해졌다. 그러나 아라크네는 결심을 바꾸지 않은 채 어
리석게도 자신의 기술을 자부하면서 자기의 운명을 향해 돌진했다. -
테나도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그리고 더는 충고하지 않았다.
둘은 경쟁을 시작했다. 각자 그 자리에 앉-날을 말코에다 걸었다.
가느다란 북이 실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가느다란 이를 가진 바다는 날
실을 치고, 퍼륙의 짜임을 촘촘하게 하였다. 두 사람이 다 빨리 일을
했다. 그들은 익숙한 손을 재빨리 움직였고 경쟁의 흥분이 이 힘든 일
을 경괘하게 만들었다. 티로스에서 나오는 염료로 물들인 자줏빛 실이
다른 여러 빛깔의 실과 대조되었는데, 각 빛깔이 점점 변해 교묘한 다
른 빛깔로 나타나 두 빛깔의 경계가 어딘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것은 土나기에서 반사되는 광선에 의해 형성되어 긴 활 모양으로
하늘을 물들이는 무지개와 같았다. 무지개의 각 빛깔은 서로 접하는 곳
에선 하나로 보이고, 접한 곳에서 조금 떨어져서 보면 전혀 다른 빛깔
들로 보인다.

아테나와 아라크네 145

아테나는 자기의 직물에다 포세이돈과 경쟁했을 때의 광경을 짜 넣었
다. 천상의 열두 명의 신이 그려졌고, 제우스가 위엄을 과시하며 그 중
앙에 자리잡고 있었다. 바다의 지배자인 포세이돈은 그의 삼지창을 손
에 들고 있었는데, 방금 땅을 치고 온 모양이었고, 땅으로부터는 한 마
리의 말이 뛰어나왔다.
아테나 자신은 머리에 투구를 쓰고 가승은 방패로 가려진 모양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러한 로양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고, 네 가장자리
에는 신들에게 대항하여 감히 경쟁하려고 대드는 외람된 인간들에 대한
신들의 노여움을 그링으로 예시하는 사건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더 늦기 전에 아라크네로 하여금 경쟁을 포기하라고 경고한 암시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라크네의 직물은 신들의 실패와 과오를 나타내기 위하여 고
의로 선택된 소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떤 장면에는 제우스의 변신인
백조를 포옹하고 있는 레다가 그려져 있었고, 다른 장면에는 그의 부친
에 의하여 놋쇠로 만든 탐 속에 갇힌 다나에가 그려져 있었는데, 제우
스는 그 탑 속에 금빛 소나기로 변장하여 들어가고 있었다. 또 다른 장
면에는 황소로 변장한 제우스에게 속은 에우로페가 그려져 있었다. 그
소가 순한 데 용기를 얻어 에우로페는 그 등에 올라타니, 제우스는 바
닷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등에 업은 채 크레타 섬으로 혜엄쳐 갔다. 그
장면을 본 사람은 누구나 그것을 진짜 황소로 생각했을 것이며 -그만
큼 그것은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었다-황소가 혜엄치고 있는 바다도
그러하였다. 에우로페는 동경하는 시선으로 떠나온 해안을 돌아보고 친
구에게 구원을 호소하는 것같이 보였다. 그녀는 물결치는 파도를 보고
공포에 떨며, 발이 물에 닿지 않도록 오므리는 것같이 보였다.
아라크네는 그녀의 직물을 이와 비슷한 소재들로 채웠는데, 그것은
놀랄 만큼 잘되긴 했으나, 그녀의 오만스럽고 툴경스런 마음을 잘 나타
내고 있었다.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으나 모
욕을 느끼고 분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북으로 에우로페의

146

직물을 쳐서 ◎어 버렸다. 그러고는 아라크네의 이마에 손을 얹고 그녀
로 하여금 자기의 죄와 치욕을 느끼게 하였다. 아라크네는 참을 수 없
어 나가서 목을 맸다. 아테나는 그녀가 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불
쌍히 여기며 이렇게 말했다.
"죄 많은 여인아, 살아나거라. 그리하여 이 교훈을 기억하고 잊지 말
아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의 자손은 계속하여 목을 매고 있거라."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몸에 아코니틴 (바곳의 뿌리나 잎에서 쁩아낸 진통
제)즙을 뿌렸다. 그러자 바로 아라크네의 모발도, 코도, 귀도 빠져 버렸
다. 그녀의 몸은 오그라들고 머리는 더욱 작아졌다. 손가락은 옆구리에
붙어 버려 다리의 역할을 했다. 그 외에는 다 몸뚱이가 되었고, 그 몸
뚱이로부터 실을 뽑아 이따금 실에 몸을 걸고 있었다. 이것이 아테나가
그녀에게 손을 대어 거미로 만들었을 때의 자세다.

러토와 니오버

아라크네의 운명은 널리 방방곡곡에 구전되었다. 그리고 모든 불손한
인간들에게 신들과 겨루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되었다,
그러나 테베의 여왕인 니오베는 겸손의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 그녀
는 쁨낼 만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득의양양하게
한 것은 남편의 명성도 아니었고, 그녀 자신의 아름다움도 아니었으며,
그들의 가계 (家系)도 아니었고, 그들 나라의 세력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사실 니오베는 어머니들 중에서 가장 행복
한 어머니였을 것이다. 적어도 그녀가 다음과 같이 주장하지만 딸았더
라면 말이다.
매년 개최되는 레토와 그녀의 아들과 딸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기
념하는 축제 때였다. 그 축제 때면 테베의 사람들은 이마에 월계관을
쓰고, 제단에 유향을 바치고 기원을 했다. 그때 니오베가 군중 속에 나

레토와 니오베 147

타났다. 그녀의 의상은 금과 보석으로 찬란하였다. 그리고 그 얼굴은
노기에 차 있었으나 실은 아름답게 보였다. 그녀는 발을 멈추고 거만한
태도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말했다.
'저리석은 백성들아, 눈앞에 보이는 사람을 무시하고 본 일도 없는
자를 택하다니, 어째서 레토를 숭배하면서도 나는 숭배하지 않는단 말
인가. 나의 아버지는 탄탈로스로서 신들의 식탁에 초청을 받을 정도였
고, 어머니는 여신이었다. 나의 낭편은 이 테베 시를 건설하였고, 이
나라의 왕이 되었다. 그리고 프리기아 시는 내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
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디로 눈을 돌리거나 나의 영토가 보인다. 또 나
의 모습이나 풍채도 여신답지 않은가-이 밖에도 나에게는 아들이 일
곱, 딸이 일곱 있어 우리와 혼인해도 좋을 만한 명문가에서 며느리와
사위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만하면 자랑할 만하지 않은가? 그래도
너희들은 티탄의 딸이고 자식이 둘밖에 없는 레토를 나보다 더 흘릉하
게 여긴단 말이냐? 내게는 그 일곱 배의 자녀가 있다. 나는 행복한 여
인이요, 장래에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누가 부정할 것인가7하
도 복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 중 한둘을 잃는다 하더라도 영려 없다.
운명의 여신도 나를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행운에서 많은 것을
빼앗는다 하여도 아직 남아 있는 것이 많을 테니까. 아이들은 두서넛
잃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단지 자식이라고는 둘밖에 없는 레토 같은
빈약한 처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축제는 집어치우고 이마에 쓴
월계관도 벗어 버리고, 레토에 대한 숭배도 그만두어라."
백성들은 이 니오베의 명령에 복종하여 제전을 중도에서 중지하여 버
렸다. 레토는 분개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킨토스 산 꼭대기
에서, 자기의 아들과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너회 둘을 자랑으로 삼고. 혜라 이외에는 어느 여신한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내가 지금은 여신인지 아닌지도 의심받게 되
었다. 너회들이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숭배도 받지 못할 것이다."
같은 어조로 계속 말하려 하자 아폴론이 막았다.

認C--

148

"더 말씀하지 마십시오. 말을 길게
하시면 형벌이 지연될 뿐이니까요."
딸 아르테미스도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두 신들은 공중을 화살처럼
날아가 구름의 베일을 쓰고 테베 시
의 탑 위에 내렸다. 성문 앞에는 넓
은 들이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서는
테베 시의 젊은이들이 전쟁놀이를 하
고 있었다. 그 중에는 니오베의 아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사살당하는 들도 섞여 있었다. 어떤 아들은 아름
니오베의 자식들
답게 성장(盛裝)한 준마를 타고 있었
고, 어떤 아들은 화려찬 이륜전차를 몰고 있었다. 장남 이스메노스가
거품을 품고 있는 말을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천상에서 날아오는 화살
을 맞고 "악? 하고 부르짖으며, 고삐를 놓치고는 땅 위에 떨어져 절명
했다. 다른 아들은 활 소리를 듣자, 마치 폭풍우가 닥쳐오는 것을 보고
선원이 돛을 활짝 펴고 항구를 향하여 돌진하는 것과 같이 말의 고삐를
풀어 주고 도망치려고 했다. 퍼할 수 없는 화살은 도망치는 그들을 뒤
따라 잡았다. 그보다 어린 두 아들은 방금 공부를 마치고 씨름을 하러
운동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슴을 서로 맞대고 있었을 때 한 개의 화
살이 두 사람을 판통하였다. 두 사람은 작별을 고하는 듯 주위를 돌아
보고 다같이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그들의 형인 알페노르는 동생들이
쓰러진 것을 보고, 구원하려고 그 장소로 달려갔으나 그 자신도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이제 일리오네우스 하나만이 남게 되었다. 그는 기도를 올리면 효험
이 있지 않을까 하고 하늘을 향하여 팔을 올렸다.
"신들이여, 나를 도와주옵소서" 하고 모든 신들에게 애원했다. 모든
신을 부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폴론은 그를 살려
주고 싶었다. 그러나 때는 늦어 화살은 이미 활시위를 떠난 후였다.

레토와 니오베 149

민중들의 공포와 시종들의 비판하는 소리를 듣고 니오베는 어떤 사건
이 일어났는가를 바로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거의 생각할 수 없었다. 신들이 그런 일을 감행찬 데 대해서 분노하였
고, 그들이 그런 일을 할 능력이 있는 데 대하여 놀랐다. 그녀의 남편
인 암피온은 충격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였다, 아, 최근까지만 해도 민
중을 제전에서 추방하고 위풍당당하게 시중(市中)을 활보하고, 친구들에
게 선망(素望)의 적이었던 니오베와 지금 적에게도 동정의 대상이 된 니
오베와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그녀는 아들들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
고 죽은 아들 하나하나에게 입맞춤했다. 그리고 창백한 두 팔을 하늘을
향하여 들어올리고 말했다.
"잔인한 레토여, 당신의 노여움을 나의 고통으로써 실컷 만족시키십
시오. 나도 나의 아들들을 따라 묘지로 갈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에 당
신의 승리가 있습니까? 이렇게 아들과 남편을 잃었으나 아직도 나는 승
리자인 당신보다 부유합니다."
니오베가 말을 끝내자 활시위 소리가 났고, 니오베 외의 모든 사람들
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니오베는 너무 슬됐기 때문에 도리어 용감해졌
다. 딸들은 상복을 입고 죽은 오빠들의 관 앞에 서 있었다,
딸 하나가 화살에 맞아 그녀가 곡하고 있던 앞의 시체 위에 쓰러졌
다. 둘째 딸은 어머니를 위로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말을 그치고 죽어서
땅 위에 쓰러졌다. 셋째 딸은 도망치려 하고 넷째 딸은 숨으려 했으나
다른 딸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벌벌 떨며 서 있었다. 드디어 여섯이
죽고 딸 하나만이 남았다. 어머니는 이 딸을 두 팔로 끌어안고 온몸으
로 호위하는 것 같았다.
"하나만, 그것도 제일 어린 딸 하나만 살려 주십시오. 많은 자식 중
에서 오직 하나만 살려 주십시오."
니오베는 부르짖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 그 마지막 딸마저
죽어 쓰러졌다. 니오베는 죽은 아들, 딸들과 남편 가운데 흘로 쓸쓸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슬픔 때문에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150

미풍에도 그녀의 머리카락은 흩날리지 않았으며, 그녀는 한 곳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살아 있는 기색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혀는 입천장에
붙어 버렸고, 혈관은 생명의 흐름을 멈추었다. 목은 굽혀지지 않았고,
팔 또한 아무런 거동도 하지 않았으며, 발 한 발자국도 움직여지지 않
았다.
니오베의 마음과 몸이 모두 돌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눈물은
계속하여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회오리바람에 실려 고향 산에 운반되
었다, 지금도 하나의 바윗덩어리로 남아 있는데, 그 바위로부터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그것은 니오베의 끊임없는 슬픔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151

II-
페르세우스의 모험 -메두사 , 바-티 괴물과의 M各
안드로메다와의 결혼

그라이아이와 고르고들

그라이아이는 세 사람의 자매인데,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백발이었
다. 그라이아이라는 이름도 이에서 유래한 것이다, 고르고들은 산돼지
의 이빨 같은 억센 큰 이빨과 놋쇠처럼 강한 손을 가졌으며, 뱀 괌은
머리털을 가진 흡사 괴물 같은 여인들이었다. 이 피물 중에서 신화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메두사뿐이다. 그래서 고르고라면 보통 메두사를
지칭하게 되었는데,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현대의 저작가들에 의하면 다음에 내가 설명하려는 고르고들과 그라
1아이는 바다의 공포를 의인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전자는 넓은 바다의 '거센 파도' 를 의미하고, 후자는 해안의 바위
에 부딪히는 '죈 물결' 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어로 고르고는 '굳
세다' 는 뜻이고, 그라이아이는 피다' 는 뜻이다.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의 조부

152
-'
;a
고르고!
아크리시오스는 외손 때문에 죽게 되리라는 신탁을 받고 놀라 다나에와
그 아들을 궤짝에 넣어 바다에 띄워 버렸다. 궤짝이 세리포스 섬에까지
떠내려갔을 때, 한 어부가 발견하고 두 모자를 그 나라의 왕 폴리덱테
슨에게 바쳤다. 왕은 그들을 친절히 대하였다. 페르세우스가 장성하자
폴리덱테스는 메두사를 정복하기 위하여 그를 파견하였다. 메두사란 그
나라를 황폐하게 한 무서운 괴물이었다. 메두사는 전에는 아름다운 처
녀로, 특히 그녀의 머리털은 그녀의 가장 중요한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페르세우스와 아틀라스 153

감히 아테나와 그 미를 다투려 했기 때문에 여신은 그녀의 미를 박탈하
고 아릉다운 머리카락을 '슈웃! 슈웃? 소리내는 여러 마리의 뱀 모양
으로 변하게 하였다, 메두사는 무서운 모습을 한 잔인한 괴물로 변했
다. 또한 그녀를 한번 본 사람은 누구나 돌로 변했다. 그녀가 살고 있
는 동굴의 주위에는 그녀를 보았기 때문에 돌로 변한 많은 사람이나 동
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아테나와 헤르메스의 총애를 받아 전자가 빌려 준 방패
와 후자가 빌려 준 날개 듣친 구두를 몸에 지니고 메두사가 잠들어 있
을 때 접근하였다. 그리고 그녀를 직접 바라보지 않도록 그가 가지고
간 휘황찬란한 방괘 속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달려들어 머리
를 베어 버렸다. 그 머리를 아테나에게 주었더니 아테나는 그것을 자기
의 아이기스(방패) 한가운데에 둘였다.

즙르셀우스와 아틀라스

메두사를 퇴치한 후에 페르세우스는 그 머리를 들고서 멀리 육지와
바다를 건너 날아갔다. 그리고 밤이 가까워질 무렵에 해가 지는 서쪽
끝에 도달했다, 그는 그곳에서 아침까지 휴식을 취하려고 하였다. 그곳
은 거인으로 이름난 아틀라스 왕의 나라였다. 아틀라스의 나라에는
양.소.돼지 테가 많았으며, 서로 영토를 다툴 인접 국가나, 적국도
없었다. 그리고 아틀란티스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랑거리는 황금 사과
가 열리는 나무였다. 그 나무의 가지는 금으로 되어 있었고, 그 가지에
는 역시 금으로 된 잎에 반은 가려진 황금의 사과가 늘어져 있었다. -
르세우스는 왕에게 말했다.
"나는 손님으로 여기에 왔노라. 당신도 명문 출신이지만 나도 당신에
못지않은 명문 출신으로서 제우스는 나의 아버지이다. 당신이 위업을
달성하였다면 나도 메두사를 정복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나는 휴식과

154

음식을 필요로 한다. "
그러나 아틀라스는 제우스의 아들이 어느 날 자기의 황금 사과를 탈
취해 가리라고 했던 옛날의 어떤 예언을 기억하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주시오. 당신의 그 거짓 위엄이나 가문에 쉽사리 움직일 내가 아
니오. "
그리고 아틀라스는 페르세우스를 추방하려고 했다, 페르세우스는 아틀
라스가 직접 상대하기엔 너무도 굳센 거인임을 깨닫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나의 우정을 너무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선물을 하나 주려
고 한다."
그러고는 자기의 얼굴은 옆으로 돌리면서 메두사의 머리를 내밀었다.
그렇게 큰 몸집을 가졌던 아틀라스가 곧바로 돌로 변했다. 그의 수염과
머리털은 숲이 되었고, 팔과 어깨는 절벽이 되었고, 머리는 산봉우리가
되었고, 뼈는 바위가 되었다. 각 부분은 부피가 점점 커져서 마침내 거
대한 산이 되었다. 그리고 신들도 이것을 좋아했는데, 하늘은 모든 별
들과 더불어 그의 어깨에 의지하고 있다.

바다의 괴물

페르세우스는 비행을 계속하여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나라에 도착하였
는데, 그 나라의 왕은 케페우스였다. 왕후 카시오페이아는 자기의 아름
다움을 자만하여 자신을 바다의 님프들에 비교하였다. 이 사실이 님프
들을 대단히 노엽게 하여 그들은 거대한 바다의 괴물을 파견하여 그 나
라의 해안을 황폐꿰 하였다. 궤페우스는 신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
는 그의 딸 안드로메다를 그 괴물에게 제물로 제공해야 한다는 신탁의
지시를 받았다, 페르세우스가 공중에서 내려다보니 안드로메다가 바위
에 쇠사슬로 몸을 결박당한 채 뱀 형상을 한 바다 괴물이 접근하는 것
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너무도 창백했으며, 몸은 꼼짝도

바다의 괴물 155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흐르는 눈물과 미풍에 움직이는 머리카락이 없었
다면 페르세우스는 그녀를 대리석상(像)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이
광경을 보고 놀란 나머지 날개를 흔드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그는 그
녀의 위를 날며 말했다.
"오! 처녀여. 사랑하는 애인들을 결합시키는 사슬에 묶여 있어야 할
그대가 이런 쇠사슬에 묶여 있다니! 원컨대 나에게 그대의 이름과 그대
가 사는 나라 이름과 그리고 왜 그대가 이와 같이 결박되어 있는가를
가르쳐 주시오. "
처음에 그녀는 수줍어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었다
면, 얼굴을 손으로 가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질문을 되풀이했을 때,
잠자코 있으면 무슨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의심받을까봐
자기 이름과 나라 이름을 밝혔다. 그리고 자기의 어머니가 그 아름다움
을 자랑한 일을 이야기했다.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다 저쪽에서
소리가 나더니, 바다 괴물이 나타나 머리를 수면 위에 내놓고, 넓은 가
슴으로 파도를 헤치며 다가왔다. 처녀는 비명을 질렀고, 막 이곳에 도
착하여 이 광경을 목격한 부모는 비통해 했다. 특히 어머니는 비통함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부모는 아무런 대책도 취할 수 없었다. 다만 탄식
하면서 제물이 될 딸을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페르세우스가 말
했다.
"눈물이라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흘릴 수 있을 것 아니오. 지금은
한시바삐 따님을 구해야 합니다. 제우스의 아들로서의 신분과 고르고의
정복자로서의 나의 명성은 구흔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리다. 그러나 나
는 신들이 허용한다면 다시 훈공을 쌓아 따님을 얻고자 합니다. 만약
나의 무용에 의해 따님이 구출될 경우에는 그 대가로 따님을 저에게 주
십시오. "
--얄친은 즉시 승낙하였다內찌 승낙을 주저할 수 있었으랴), 그리고 딸과
더불어 그 왕국을 지참금으로 줄 것을 약속했다,
이제 바다의 괴물은, 투석(投石)의 명인(名人)이라면, 그 던진 돌이

156

닿을 곳까지 접근해 왔다. 그때 젊은이는 갑자기 대지를 박차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높이 날다가 햇볕을 쬐고 있는 뱁을 본 독수리가 뱀에
게 덤벼들어 그 목을 잡아 머리를 돌려 그 독이빨의 사용을 막는 것처
럼, 젊은이는 괴물의 등에 돌진하여 칼로 그의 어깨를 옐렀다. 부상을
입고 노한 괴물은 공중으로 몸을 일으켰다가 바닷쏙으로 들어갔다. 그
리고 짖어 대는 한 무리의 개에게 둘러싸인 산돼지와 같이 재빠르게 좌
우로 몸을 날리며 돌진해 왔다. 그러나 젊은이 쪽은 날개로 괴물의 공
격을 피했다. 그리고 비늘 사이에 칼이 들어갈 곳만 발견하면 옆구리로
부터 꼬리로 내려가면서 이곳 저옷을 찔러 상처를 탰다. 괴물은 콧구멍
으로부터 피가 섞인 바닷물을 내뿜었다, 페르세우스의 날개는 그 핏물
에 젖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날개에 의지하지 않았다. 물결 위에
솟아 있는 바위 위에 내려와서 돌출한 바위에 몸을 의지하고 괴물이 가
까이 떠왔을 때 최후

의 일격을 가했다.
해안에 모여 있던 군
중의 환성으로 산이 을
렸다. 부모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구 그들
의 장래 사위를 포옹하
면서 구세주라고 불렸
다. 그리고 이 투쟁의
원인이자 대가인 처녀
는 바위로부터 내려왔
다.
쾨시오페이아는 에
티오피아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그 자랑스러
운 아름다움에도 불구

안드로메다를 구출한 페르세우스

결혼 축하연회 157

하고 그녀는 흑인이었다. 적어도 밀턴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
다.
여기서 카시오페이아가 '별로 변한 에티오피아의 여왕' 이라 불리는
것은 그녀가 죽은 뒤에 별 사이에 놓여져 이 이름의 별자리가 된 때문
이다. 그녀는 이러한 명예를 얻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옛 적(iii쓸인 바다
의 님프들은 여전히 우세를 보여 그녀를 북극에 가까운 하늘의 지금 위
치에 놓고 거기서 매일 밤, 그 절반은 그녀에게 머리를 숙이고 겸손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멤논은 에티오피아의 왕자였는데 그에 대해서는 또 뒷장에서 이야기
하도록 하자,

결혼 축하연회

기쁨에 넘치는 부모는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를 데리고 궁전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는 잔치가 열리고 모두 축제의 기쁨으로 충만했다.
그런데 갑자기 떠들썩한 소리가 나더니 안드로메다의 약흔자였던 피네
우스가 그 부하 일당과 더불어 뛰어들어와서 처녀는 자기 것이라며 자
기에게 줄 것을 요구했다.
케페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내 딸이 괴물의 제물로서 바위에 결박되었을 때 요구했어야
했다. 내 딸이 이와 같은 운명을 받도록 신들이 선언하였을 때 모든 약
속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죽음에 의하여 모든 약속이 사라진 바와 같
-
피네우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갑자기 페르세우스에게 창을 던졌
다. 그러나 창은 빗나가 땅에 떨어졌다. 페르세우스도 자기의 창을 던
지려 했다. 그러나 비겁한 공격자는 급히 도망쳐서 제단 뒤에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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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을 가하기 시작하였고 손님들은 각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들
었다. 마침내 대난투가 벌어진 것이다. 늙은 왕은 말렸으나 효과가 없
자, 현장으로부터 물러나와 이렇게 된 것은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굽어
살퍼시라고 신들에게 호소하였다.
페르세우스와 그 일당들은 얼마 동안 불리한 싸움을 계속했다. 적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패망이 불가피한 것같이 보였다. 그때 돌연 페르
세우스의 뇌리에 한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형세를 역전케 하리라.'
그래서 큰소리로 "이 중에 나의 적이 아닌 자는 얼굴을 돌려라「 하
고 외치면서 고르고의 머리를 높이 들었다.
''그런 표술뜰 가지고 누구를 위협하려 하느냐?고 외치면서 테스켈로
스는 창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그 자세 그대로 돌로 변해 버렸다. 암픽스는 엎드린 적의 몸
을 칼로 찌르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의 팔은 굳어 버려 앞으로 더 내밀
수도 없고 들이밀 수도 없었다, 또 한 사람은 큰소리를 지르며 달려드
는 순간 걸음을 멈추고 입을 연 채 소리는 한마디도 내지 못하고 돌이
되었고, 페르세우스의 한 친구 아콘테우스도 고르고를 바라보는 순간
다른 사람과 다름없이 굳어 버렸다. 아스티아게스는 페르세우스를 칼로
쳤으나, 칼은 쨍하고 소리를 내며 튀어올랐다.
피네우스는 그의 부당한 시비가 낳은 이 무서운 결과를 보고 당황했
다. 그는 친구들을 소리 높이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그들에게 손을 대보았다. 모두 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얼굴을 돌린 채 무릎을 꿇고 페르세우스에게 용서를 빌었다.
"모든 것을 다 빼앗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나의 생명만은 남겨 주십시
.e.
페르세우스는 말했다.
"비겁한 자여, 나는 너를 무기로써 죽이지는 않겠다. 뿐만 아니라 너
는 이 사건의 기녕으로 나의 집에 보관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고르고의 머리를 피네우스가 바라보고 있는 쪽

으로 돌렸다.
채로 움직이지

그러자 피네우스는 무릎을 찰고
않는 커다란 돌덩어리가 되었다.

결혼 축하연회 159
손을 뻗치고 얼굴을 돌린

160

괴물들 

14
괴물들-스핑 크스 , 키마이라,
켄타운로스, 피그마이오스, 그립스

괴물이란 신화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부자연한 체구 및 부분을 가진
생물을 말하며, 보통 굉장한 힘과 잔인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으로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그들 중의 어떤 것은 상이한 몇 가지
동물들의 신체 부분을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상상되었다. 예를 들면 스
핑크스와 키마이라가 그러하였다. 이들은 야수의 무서운 성질과 인간의
지혜와 재능을 겸비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다른 괴물들은 주로 몸의 크
기가 인간과 다를 뿐으로써, 기간테스(거인) 가 그러했다.
그러나 몸의 크기에 따라서 그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인간적
인 기간테스-그런 말을 쓸 수 있다면 -예컨대, 키클로프스라든지,
안타이오스라든지, 오리온이라든지, 기타의 기간테스는 전혀 인간과 상
이향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과는 사랑과
투쟁의 관계를 맺고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들과 전쟁을 치른 초
인간적인 기간테스는 굉장한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
면 티티오스가 몸을 초원에 펴면 9에이커(3만 6423項방미터)를 덮고, 엔
켈라도스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전 이집트나 산을 그 위에 올려 놓지 않
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괴물들 161

우리는 기간테스가 신들을 상대로 한 전쟁이나 그 결과에 대해서 이
미 이야기하였다. 이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기간테스는 만만찮은 적이
었음이 판명되었다. 그들 중 브리아레오스 같은 자는 백 개의 팔을 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티폰처럼 불을 내뿜는 자도 있었다.
이렇듯 기간테스를 두려워한 신들이 이집트로 도망하여 여러 가지 형
태로 변신하여 몸을 감춘 일도 있었다.
제우스는 숫양의 형태로 모습을 바꾸었다, 그래서 그 후 이집트에서
는 그를 구부러진 딸을 가진 암몬신으로서 숭배하였다, 아폴론은 까마
귀가 되었고 디오니소스는 산양이 되었으며, 아르테미스는 고양이가 되
었고, 혜라는 암소가 되었고, 아프로디테는 물고기가 되었고, 헤르메스
는 새가 되었다.
또 어떤 때에는 기간테스가 하늘로 올라가려고 '오사 산을 들어 펠레
은 산 위에 포개 올린 일도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번개에 의하여 진
압되었는데, 이 번개는 아테나가 발명한 것으로 여신은 제우스를 위하
여 그것을 헤파이스토스와 그의 키클로프스들에게 가르쳐 만들게 한 것
ol었다.

스펑크스
테베의 왕 라이오스는 새로 탄생한 그의 아들이 그대로 성장하면 그
띄 왕위와 생명에 위협이 되리라는 신탁의 경고를 받았다, 그래서 왕은
아들을 어느 양치기에게 맡겨서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양치기는
가여워서 죽일 수 없었고, 그렇다고 전혀 명령을 어길 수도 없고 하여,
어린애의 발을 묶어 나뭇가지에 매달아 두었다, 그런데 어떤 농부가 이
런 상태에 놓인 어린애를 발견하고는 주인 부부에게 갖다 주었다. 그들
은 아이를 받아들여 오이디푸스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그것은 -부
푼 발' 이라는 뜻이다.

1)베르길리우스, -농경시-제1권 281행.

162

몇 년이 지난 뒤에 라이오스는 시종 하나만을 대동하고 델포이로 가
는 도중, 길에서 이륜마차를 몰고 있는 한 청년을 만났다, 청년이 명령
대로 길을 물러서기를 거부하자, 왕의 시종은 청년의 말 한 마리를 죽
였다. 청년은 크게 노하여 라이오스와 그의 시종을 죽여 버렸다. 이 청
년이 바로 오이디푸스였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친아버지의 살
해자가 된 것이다.
이 사건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테베 시의 사람들은 대로를 횡
단하는 한 괴물 때문에 괴로움을 당해야 했다. 그것은 스핑크스라고 하
는 괴물로서, 사자의 몸뚱이에 상반신은 여자였다, 그것은 바위 위에
웅크리고 앉아 길 가는 사람을 막아 세우고 그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주
며 그것을 푸는 자는 무사히 통과할 수 있으나 풀지 못하는 자는 생명
을 잃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푼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없었으므로 모든 통행인이 피살되었다. 오이디푸스는 이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듣고도 조금도 겁내지 않고 대담하게 시험해 보려고 나
아갔다. 스핑크스는 그에게 물었다.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로 걷고, 저녁에는 세 발로 걷
는 동물은 무엇인가7"
오이디푸스는 대답했다.
"그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어릴 때에는 손파 무릊으로 기어다니고,
커서는 두 발로 서고, 늙으면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때문이다,"
스핑크스는 자기가 낸 수수께끼가 풀린 데 대하여 굴욕을 느끼고 바
위 밑으로 몸을 던져 죽어 버렸다.
테베 시 사랑들은 오이디푸스에 의하여 구출된 것을 대단히 감사히
여겨 그를 그들의 앙으로 모시고 여왕인 이오카스테와 결흔하게 했다.
오이디푸스는 이미 자기의 아버지인지도 모르는 채 아버지를 살해하였
고, 이번에는 여왕과 결혼함으로써 자기 어머니의 남편이 된 것이다.
이런 무서운 일이 밝혀지지 않은 채 세월이 흘렀다. 마침내 테베에
기근과 역병(疫病)의 재낙ol인d~llll-'-'" - -

괴물들 163

디푸스의 이중(二重)의 범행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오카스테는 자살하
고 오이디푸스는 미쳐서 자기의 눈을 후벼 빼고 테베를 뒤로 하여 방랑
의 길을 떠났다. 그는 모든 사람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 버림을 받았으
나 그의 딸만은 그를 충실히 보살폈다. 마침내 비참한 방랑생활을 지리
하게 계속한 후에 그의 불행한 생애는 종말을 고했다.

패가소스와 키마이라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베었을 때, 그 피가 땅속에 스며들어 날
개 돋친 말, 페가소스가 탄생하였다. 아테나는 그 말을 잡아 길들인 후
에 뮤즈의 여신들에게 선사했다. 그 여신들이 거주하는 헬리론 산 위에
있는 히포크레네라는 샘은 페가소스의 발굽에 채어서 생겨난 것이다.
키마이라는 불을 뿜는 무서운 괴물이었다. 그 몸의 앞부분은 사자와
염소의 결합물이었고, 뒷부분은 용이었다. 그리고 이 괴물이 리키아의
마을에서 크게 설치고 있었기 때문에 왕 이오바테스는 괴물을 퇴치할
용사를 찾고 있었다. 때마침 그의 궁정에 벨레로폰이라는 한 용감한 젊
은 무사가 도착했다. 젊은이는 이오바테스의 사위인 프로이토스의 편지
를 가지고 왔다.
그 편지에서 프로이토스는 벨레로폰을 진심으로 추천하였고, 용감무
쌍한 영웅이라고까지 써놨는데 놀랍게도 편지 끝에는 그를 죽여 달라는
부탁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것은 벨레로폰에 대한 질투로, 그것은 그의
아내 안티아가 그 젊은 무사를 지나치게 감탄어린 눈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의 사형 집행 영장을 가지고 온
벨레로폰의 이 고사(故事)에서 '벨레로폰의 편지' 란 말이 유래하였는데,
어떠한 종류의 편지이든 그 자신을 지참인으로 하고, 그것이 그 사람에
게 있어서는 불리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가리키게 되었다.
이오바테스는 이 편지를 읽고서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 손님을
환대하지 않을 수도 없고 사위의 청을 들어 주지 안은 수-싫01 71 rrll

164

괴물들 165

어 키마이라를 퇴치시키는 일이었다. 벨레로폰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
다, 그가 키마이라를 퇴치하러 가기 전에 예언자 폴리이도스에게 상의
하니, 될 수만 있으면 페가소스를 얻어 가지고 가는 것이 좋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테나의 신전에서 밤을 지내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그가 그 지시에 따라 자고 있으려니까, 아테나가 꿈에 나타나 그에게
황금 고삐를 주었다. 그가 잠을 깨었을 때, 고삐는 아직 그의 손에 남
아 있었다. 아테나는 또, 페가소스는 페이레네 샘에서 물을 마시고 있
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날개 돋친 페가소스는 고삐를 보자 자진해서
잡혔다. 벨레로폰은 그 말을 타고 공중으로 올라가 바로 키마이라를 발
견하고 쉽게 그 괴물을 퇴치했다.
벨레로폰은 키마이라를 퇴치한 후에도 적의를 품은 그의 주인에 의해
많은 시련과 어려운 일을 강요당했으나, 페가소스 덕분에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마침내 이오바테스는 벨레로폰이 신들의 특별한 총애를 받는
줄 알고, 그의 딸과 결혼시켰다. 그리고 왕위의 계승자로 정했다. 그러
나 후에 벨레로폰은 자부와 오만이 지나쳐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
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는 그의 날개 돋친 말을 타고 하늘에까지 을
라가려 하였다. 그러나 제우스는 한 마리의 등에를 보내어 페가소스를
찌르게 하고, 페가소스로 하여금 기수를 떨어뜨리게 했다. 그래서 벨레
로폰은 절름발이가 되고 눈이 멀었다. 그 후 벨레로폰은 사람의 눈을
피하여 알레이안 들을 외로이 방황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
페가소스는 뮤즈의 여신들의 말이었으므로 언제나 시인들에게 봉사해
왔다. 실러는 페가소스가 어떤 가난한 시인에 의해 팔려, 짐마차와 쟁
기를 끄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말은 그러한 봉사에 적당
치 않았으므로, 무지한 주인은 그 말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젊은이가 앞으로 나서며 그 말을 타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
다. 그리고 그가 말등에 앉자마자, 처음에는 다루기가 어려웠으나 나중
에 기력이 꺾인 것처럼 보인 이 말이 당당히 정령-變數처럼, 신처럼 일

어서서 빛나는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켄타우로스
이 괴물은 머리에서 허리까지는 인간이고, 나머지는 말의 몸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었다. 고대인들은 말을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에, 말
과 인간의 결합체를 과히 천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켄타우로스는 고대의 공상적인 괴물 중 가장 훌릉한 특성을
부여받은 유일한 괴물이었다. 이 켄타우로스는 인간과의 교제가 허용돼
있었기 때문에 페리토스와 히포다메이아가 결혼할 때도 다른 손님과 함
께 초대되었다. 그 잔치 때 켄타우로스족의 한 사람인 에우리티온이 술
에 만취되어 신부에게 폭행을 가하려 했다. 그러자 다른 켄타우로스들
도 그의 행동을 뒤따라 폭행을 하려 했다. 그 결과 무서운 싸움이 일어
났고 그들 중의 몇 사람이 피살되었다. 이것이 저 유명한 '라피타이족
과 켄타우로스족의 싸움' 으로. 고대의 조각가와 시인들이 즐겨 다룬 제
재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켄타우로스는 페리토스의 난폭한 손님 같지는 않았다.
케이론이라는 젠타우로스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교육을 받았고,
수렵 -의술 음악-예언술에 능하기로 유명했다. 그리스의 옛날 이야기
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영웅들(아킬레우스, 아스클레피오스, 이아손, 디오
스쿠로이 등)은 모두 그의 제자였다.
특히 아스클레피오스는 어릴 적에 그의 부친 아폴론에 의해서 그의
감독을 받도록 위촉되었다. 케이론이 어린애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딸 오키로이가 마중을 나와 어린애를 보고 갑자기 예언자의 어조로(왜냐
하면 그녀는 예언자였기 때문에) 이 아이가 장차 성취할 영광을 예언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성장하자, 유명한 의사가 되었고, 한번은 죽은 사람
을 소생시킨 일까지도 있었다, 그러나 플루톤(하이데스)은 이것을 불쾌

괴물들 167

해주었다.
궤이론은 모든 켄타우로스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공정한 자였으
므로 제우?_는 그가 죽은 후에 인마궁(人爲출) 이라는 별자리 가운데에다
그를 올려 를한다.

픽그마이오스
피그마이오스란 난쟁이 종족인데, 큐빗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
지의 길이) 즉 약 33센티미터를 의미하는 그리스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것이 이 종족의 키 크기라고 전해지고 있었다. 그들은 네일로스 강의
수원 (水源) 근처 (혹은 다른 설에 의하면 인도)에 살고 있었다. 호메로스에
의하면 두루미는 매년 겨울이 되면 이 피그마이오스의 나라로 옮겨 오
는데, 그들의 출현은 퍼그마이오스 주민에게 있어서는 유혈투쟁을 알리
는 신호라는 것이다. 난쟁이들은 무기를 들고 그들의 옥수수밭을 두루
미라는 외래 약탈자로부터 지키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피
그마이오스와 그들의 적인 두루미는 여러 예술작품의 제재가 되었다.

그립스
그립스는 사자의 몸뚱이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지고 등은 깃털
로 덮여 있는 괴물이었다. 이 괴물은 새처럼 보금자리를 지었으나 그
속에 알 대신 마노-理)를 낳는다. 그리고 그것은 긴 발톱을 가지고 있
어 그 나라 사람들은 그것으로 술잔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이 그립스의 고향은 인도라고 한다. 그들은 산에서 금을 발견하고 금
으로 보금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수렵가들이 탐을 내므로, 자지 않고 그
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금이 매장되어 있는
곳을 알았고, 약탈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 전력을 다했다. 그 당시
이 그립스들과 함께 반영하고 있던 아리마스포이인들은 스키타이의 외
눈족이었다.

168

뿅금 양가죽

15
황금 양가죽, 머찍아와 아61손

아주 오랜 옛날 테살리아에 아타마스라는 왕과 네펠레라는 왕비가 살
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사내아이 하나와 계집애 하나가 있었다. 얼마
후 아타마스는 아내에게 냉담해져서, 그녀와 이혼하고 딴 여자를 얻었
다. 네펠레는 자기의 아들 딸이 계모에게 구박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하
여 그들을 계모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보낼 방도를 강구했다. 헤르
메스는 그녀를 동정하여 그녀에게 '황금의 가죽' 을 가진 숫양 한 마리
를 주었다. 그녀는 이 양이 그 자녀를 안전한 장소로 데려다 줄 것을
기대하면서 그들을 양에 태웠다, 그러자 양은 아이들을 등에 업고 공중
으로 뛰어올라 동쪽을 향하여 갔다. 이윽고 유럽과 아시아를 격리하는
해협에 다다랐다. 그때 헬레라 부르는 계집애가 양의 등에서 바닷속으
로 떨어졌다. 그래서 이 바다는 헬레스폰토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것
은 오늘날 다다넬즈 해협이다.
양은 계속 하늘을 달려 이윽고 혹해의 동해안에 있는 콜키스라는 왕
국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양은 무사히 사내아이인 프릭소스를 내려놓
았다. 그 아이는 그 나라의 왕인 아이에테스의 뜨거운 영접을 받았다.
프릭소스는 그 양을 제우스에게 제물로 바치고 '홧금 앗7F죽' 을 olol dl

황금 양가죽 169

용에게 지키도록 했다.
테살리아에는 아타마스 왕국 근처에 또 하나의 왕국이 있었는데, 그
의 친척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 왕국의 왕 아이손은 정치를 돌보는 일
이 싫어 아들 이아손이 성인이 될 동안만이라는 조건으로 왕위를 아우
펠리아스에게 넘겨주었다. 이아손이 성장하여 그의 숙부에게 왕위의 반
환을 요구하게 되자, 펠리아스는 겉으로는 기꺼이 넘겨주려고 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했으나, 동시에 황금 가죽을 찾기 위한 영광스러운 모험
을 해보라고 암암리에 권유했다. 이미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그 양가죽은
콜키스의 왕국에 있었고 펠리아스가 주장한 바와 같이 그들 일족의 정
당한 소유물이었다. 이아손은 이 제안을 쾌히 받아들여 바로 원정할 준
비를 했다.
그 당시 그리스인에게 알려져 있던 유일한 항해 도구는 통나무를 파
내어 만든 작은 보트나 혹은 카누가 고작이었다. 그러므로 이아손이 아
르고스(앞에 나온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과는 다른 사람)에 명하여 50項을
태을 수 있는 배를 만들게 하였을 때는 정말 굉장한 일로 생각되었다.
이렇게 하여 배가 완성되자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아르고 호라고
명령했다. 이아손은 모험을 좋아하는 그리스의 모든 청년들을 모집했
다.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용감한 청년들의 대장이 되었는데, 그들 대부
분은 후에 그리스의 영웅 , 신인(神人)들과 더불어 명성을 떨쳤다. 혜라
클레스, 테세우스, 오르페우스, 네스토르 같은 영웅들도 그 중에 끼여
있었는데, 그들을 그 배의 이름을 따서 아르고나우테스(아르고나의 승무
원이 라는 뜻) 라고 부른다,
이러한 영웅들을 터우고서 아르고 호는 테살리아 해안을 떠나서 렘노
스 섬에 기항했다가 미시아를 지나 트라키아까지 항해했다. 이곳에서
그들 일행은 철인 퍼네우스(장님 예언자의 국왕)를 만나게 되어 그로부터
앞으로의 항로에 대해 교시를 받았다. 에욱세이노스 해 (혹해)의 입구는
두 개의 암석으로 된 섬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 섬은 수면 위에 등등
떠 있어서 서로 부딪치곤 하였기 때문에 그 사이에 끼이는 것은 무엇이

170

나 부서뜨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섬을 심플레가데스, 즉
충돌하는 섬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피네우스는 아르고나우테스들에게 이 위험한 해협을 통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그 섬에 도착했을 때, 한 마리의 비둘기를 놓아
주었다. 비둘기가 바위 사이를 날아가자 두 바위섬이 움직여 서로 부딪
쳤다. 그러나 비둘기는 꼬리털이 조금 바위 사이에 끼여 빠졌을 뿐 무
사히 빠져 나갔다. 이아손과 그 일행은 섬이 부딪쳤다가 떨어지는 기회
를 포착하여 힘껏 노를 저었다, 그들 뒤에서 두 섬이 마주쳐 배의 고물
을 스치기는 했으나 그들은 무사히 통과했다, 그 후 그들은 해안을 따
라 무사히 배를 저어서 마침내 바다의 동쪽 끝에 있는 콜키스 왕국에
상륙했다,
이아손이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에게 자기의 사명을 전하자, 왕은
이아손이 놋쇠발을 가지고 불을 뿜는 두 마리의 황소를 쟁기에 매어 주
고, 카드모스 왕이 퇴치한 용의 이빨을 뿌려 준다면 황금 양가죽을 양
도하겠노라고 동의했다. 이 용의 이빨을 뿌리면 그로부터 일군의 무사
가 나와 그것을 뿌린 자에게 무기를 들고 돌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이아손은 그 조건을 승낙했다. 그리고 결행할 시일까지 결
정되었다. 그러나 그 전에 이아손은 왕녀인 메디아(메데이아)에게 사정
을 납득시킬 기회를 얻어서 그녀에게 결흔을 약속했다. 그리고 헤카테
여신의 제단 앞에 서서 여신을 불러 자기 서약의 보증인으로 하였다.
메디아는 승낙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도웅으로-그녀는 유능한 마술
사였다-마력을 가지고 있는 부적을 얻을 수 있었다.
예정된 날이 오자, 사람들은 아레스(싸움의 신)에게 바쳐진 숲에 모였
다. 왕은 왕좌에 앉아 있었고 백성들이 산허리를 메웠다. 놋쇠발을 가
진 황소가 콧구멍으로 불을 뿜으며 뛰어들어오자, 그 불이 길가에 있는
풀들을 태워 버렸다. 용광로에서 쇳물이 끓는 것 같은 土리가 나고 생
석회에 물을 끼얹을 때와 같은 연기가 났다. 이아손은 황소를 향하여
B7F~111or. n =I,-」---' -

황금 양가죽 171

이나 그리스 전역에서 선발된 영웅들은 전율을 느꼈다.
그는 불을 뿜는 콧김에도 아랑곳없이 말을 걸어 황소의 분노를 가라
앉히고, 대담하게 손으로 그 목을 어루만지다가 재치 있게 슬쩍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끌도록 했다. 콜키스 사람들은 아연실색했고 그리스 사람
들은 환성을 올렸다.
이아손은 다음에 용의 이빨을 뿌리고 그 위에 흙을 덮었다. 그러자
바로 일군의 무사들이 뛰어나왔다, 그리고 땅 위에 나타나자마자 무기
를 휘두르며, 이아손을 향하여 돌진해 왔다.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영웅
인 이아손의 신상을 걱정하여 떨었고, 그에게 부적을 주어 그 사용법을
가르쳐 준 메디아까지도 공포로 인해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아손은 잠
시 동안 칼과 방패로 공격자들을 막았으나, 그들의 수효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고 메디아가 가르쳐 준 마법을 사용하여 돌을 손에 들고
그것을 적 한가운데 던졌다. 그러자마자 그들은 서로 무기를 자기편에
게 돌려 마침내 용의 이빨에서 나온 무사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죽어버
렸다.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영웅을 포옹하였다. 메디아도 용기만 있었
다면 그를 포옹했을 것이다.
남은 일은 황금 양가죽을 지키고 있는 용을 어떻게 해서든지 잠 재우
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일도 메리아가 준 마법의 약을 용에게 두서너
방을 떨어뜨림으로써 손쉽게 이루어졌다. 약 냄새를 맡자 용은 븐노를
가라앉히고 잠시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더니, 전에는 한 번도 감
은 일이 없던 크고 등근 눈을 감고서 옆으로 쓰러져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아손은 양가죽을 손에 넣은 후, 친구들과 메디아를 거느
리고 국왕 아이에테스에게 그들의 출발을 저지할 여유를 주지 않으려고
빨리 배를 타고 테살리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일동이 무사히 도착하자,
이아손은 양가죽을 펠리아스에게 넘겨주고 아르고 호를 포세이돈에게
바쳤다.
그 후 그 양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 그것도 다른
황금의 보물처럼, 결국 그것을 압수하는 데 쏟은 노고에 비하면 그다지

172

가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되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최근의 어떤 작가가 말했듯이, 비록 많은 허구로 뒤덮여
있다 하더라도 그 근저에는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에게 믿게 하
는 이유를 가진 그러한 신화적인 이야기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아르
고 호의 항해는 아마도 최초의 중요한 바다 원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역사에서 배워 알고 있듯이, 모든 나라에 있어서 이러한 종류
의 최초의 시도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아마 반은 해적들이 벌인 것처럼
약탈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그 결과로써
풍부한 약탈품이 되돌아왔다면 황금의 양가죽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그가 사랑하고 있던 아름다을 소년 힐라스를 위해 미시
아에서 이 원정대와 헤어지고 말았다. 소년이 물을 구하러 갔을 때 그
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래앗긴 샘의 님프들이 土년을 잡고 놓아 주지 않
았던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이 소년을 찾으러 나섰다. 그러자 아르고
호는 그를 남겨두고 출범하고 말았다.

며디아와 아이손

황금 양가죽을 되찾은 축하석상에서 이아손을 우울하게 하는 일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부친인 아이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이손은 노쇠해서 그들과 자리를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아손은
메디아에게 말했다.
"아내여! 나는 그대의 마력에 많은 도움을 입었는데, 그 마법을 다시
한 번 나를 위해 제공해 주지 않겠소? 나의 수명에서 몇 년을 빼내 아
버지의 수명에 보태 주시오."
그러자 메디아가 대답했다.
"그와 같은 회생은 하시지 않아도 좋아요. 마법이 성공만 하면 당신

메디아와 아이손 173

의 수명을 단축시키지 않더라도 아버님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
그리고 그녀는 다음 만월이 된 밤, 모든 생물이 잠들었을 때 홀로 살
그머니 밖으로 빠져 나왔다. 나뭇잎을 움직이는 바람 한 점 없었고, 만
물이 조용하기만 했다. 메디아는 우선 별을 향해 주문을 외었다. 그리
고 그 다음에는 달에게 그리고 또 지옥의 여신 헤카테를 향하여, 또 대
지의 여신 텔루스를 향해서도 주문을 외었다. 그것은 이러한 여신들의
힘에 의해서 마법의 효과가 있는 식물이 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숲이
나 동굴, 산과 골짜기, 호수와 강, 바람과 안개의 신들에게도 힘을 빌
렸다. 그녀가 이렇게 빌고 있을 때 별들은 광휘를 더했고, 얼마 안 있
어 날아다니는 뱀들에 이끌리어 이륜차가 공중으로부터 내려왔다. 메디
아는 그 이륜차를 타고 하늘 높이 을라 먼 지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는 효험 있는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고 메디아는 그 중에서 자기 목적에
적합한 것을 선택할 줄 알았다. 그녀는 9일 동안을 꼬박 약초를 찾아
헤매며 그 동안에는 궁전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어떤 인가에도 들어가
지 않았으며, 인간과의 교제도 퍼했다.
다음에 그녀는 제단을 두 개 만들었다. 하나는 헤카테의 것이고, 또
하나는 청춘의 여신 헤베의 제단이었다. 그리고 한 마리의 검은 양을
제물로 바치고 우유와 포도주를 부었다. 그녀는 하이데스와 그가 약탈
해 간 신부(페르세포네)에게 늙은 부왕의 생명을 빨리 랫지 말도록 간청
한 다음, 시아버지인 아이손을 데리고 오게 하여, 주문을 외어 깊이 잠
들게 한 후, 죽은 사람과 같이 약초로 만든 침대 위에 뉘었다. 비법이
세속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아손 및 그 밖의 모든 사람들
을 그곳에 드나들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머리를 풀고서 제단 주
위를 세 번 돌고, 불타는 작은 나뭇가지를 피에 적신 후에 제단 위에
놓고 태웠다. 그 동안에 가마솥 안에 있는 것이 끓었다. 그러자 그녀는
그 속에다 약초를 넣IZ등시에 쓴 즙이 나오는 씨와 꽃, 먼 동방에서
가지고 온, 공물을 둘러쌀 례 사용하는 대양의 해안에서 수집해 온 모

174

래를 넣었다. 그리고 달밤에 수집한 하얀 서리와 올빼미의 머리와 날
개, 이리의 내장을 넣었다. 그리고 또 거북의 껍데기 조각파 수사슴의
간장과-왜냐하면 이 동물들은 생명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인간의
아흡 세대를 넘어서까지 산 까마귀의 머리와 부리를 넣었다. 그리고 메
디아는 그녀가 의도한 바를 위하여 그 밖의 '이름도 모르는' 많은 물건
을 같이 끓였다. 그리고 마른 을리브 가지로 잘 뒤섞었다. 그 가지를
끄집어내자 이상하게도 그것은 바로 녹색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싱
싱한 잎과 많은 올리브로 덮이게 되었다.
그리고 용액이 부글부글 끓어 때로 넘치는 일이 있을 경우에는, 그
물방울이 떨어진 풀은 봄의 그것처럼 초록빛이 되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된 것을 보고 메디아는 노인의 목구멍을 배어 그의
모든 피를 끄집어내고 입과 상처 속에 끓인 용액을 부어 넣었다. 노인
이 그 용액을 다 들이마시자 그의 머리털과 수염은 횐빛을 버리고 청년
락 같이 검은 빛을 띠었다. 그의 창백하고 여윈 얼굴은 사라지고 혈관
은 피로 층만되고 사지에 힘이 넘쳤다. 아이손은 자기 자신에 놀랐고
지금과 같은 그의 상태는 자기 기억으론 40년 전 그의 젊은 시절과 같
다고 생각했다.
메디아는 이곳에서는 그녀의 마법을 선량한 목적을 위해 사용했으나,
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복수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독자도 기억
할 것이다. 펠리아스는 이아손의 왕위를 찬탈한 그의 숙부였으며, 그를
그 나라로부터 추방하였다. 그런 자에게도 좋은 점이 있는 듯, 그의 딸
들은 그를 사랑하였다. 그리고 메디아가 이아손을 위하여 한 일을 보고
그들은 그들의 부친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해주기를 메디아에게 간청했
다. 메디아는 승낙하는 척하고서 전과 같이 솥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한 마리의 양을 가져오게 하여 솥 속에 넣었다. 얼마 안 가서 "매앰?
하고 우는 소리가 솥 속에서 들려 왔고, 두껑을 열어 보니 한 마리의
양새끼가 뛰어나와 목장으로 달아났다. 펠리아스의 딸들은 그 실험을
보고 기뻐하면서, 그들의 부친이 같은 수술을 받을 시간을 정했다. 그

메디아와 아이손 175

러나 메디아는 그를 위한 솥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준비하였다. 솥 속
에는 물과 보잘것없는 풀을 약간 넣었을 뿐이었다. 밤이 되자 메디아는
왕녀들과 더불어 늙은 왕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 동안 왕과 그의 호위
자는 그녀가 쓴 마법에 걸려 깊은 잠이 들었다. 왕녀들은 단검을 빼들
고서 침대 곁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를 베기를 주저했기 때문에 메디
아는 그들의 결단성 없음을 꾸짖었다. 그러자 그들은 얼굴을 돌리면서
부친을 단검으로 내리 찔렀다. 왕은 잠을 깨어 부르짖었다.
"딸들아, 너희들이 이게 무슨 짓이냐? 이 아비를 죽이겠다는 거냐?
딸들은 용기를 잃고 단검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메디아는 왕에게 치
명적 타격을 가하여 말 한 마디 못하게 했다,
그들은 왕을 솥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메디아는 뱀이 끄는 이륜차
를 타고 그의 배신행위가 발각되기 전에 그곳을 떠났다. 그렇지 않았러
라면 그들의 복수가 대단했을 것이다. 그녀는 무사히 도망쳤다. 그러나
이아손을 위하여 이와 같이 범죄까지 범해 가면서 많은 일을 했으나,
그에 대한 대가는 거의 받지 못했다. 이아손은 크레우사라는 코린토스
의 왕녀와 결혼하고자 메디아를 버렸다. 메디아는 그의 배은망덕함에
분노하여 신들에게 복수를 기원하고, 독을 넣은 옷을 선물로 크레우사
에게 보냈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고 궁전에 불을 지르
고, 뱀이 끄는 이륜차를 타고 아테네로 도망쳐서 그곳에서 테세우스의
부친인 아하게우스 왕과 결흔했다. 우리는 후에 테세우스의 모헝담을
이야기할 때, 다시 메디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메디아에 관해서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고금의 시인들
사이에, 어떤 종류의 잔학 행위도 모두 이러한 마녀의 탓이라고 보는
관습이 있다 하더라도, 이것을 그 마녀의 짓으로 기록하기에는 너무나
도 몸서리쳐지는 무서운 이야기다. 메디아가 콜키스에게 도망칠 때 동
생 압시르토스도 데리고 갔다, 그리고 뒤를 쫓아온 아이에테스의 배가
아르고 호의 일행에 육박해 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이 청년을 죽여 그
수족을 바다에 뿌펄-- ~1

I

176
작식읫 척참란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가 흩어진 유체를 모아 파까
운 항구에서 경건하게 매장하고 있는 동안에 아르고 호의 일행은 달아
났다.

177

멜러아그로스와 아탈란틱

16
멜레아그로스와 O資料꿰 ,
히포메네스의 황급 A料

아르고 호의 원정에 참가했던 영웅 중에 멜레아그로스라는 사람이 있
었다. 그는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와 그의 아내 알타이아 사이에서 태
어난 아들이었다. 알타이아는 그가 탄생했을 때, 세 명의 모이라이 (운명
의 여신)를 보았다. 운명의 실을 짜는 이 여신들은 이 어린아이는 지금
난로 속에서 타고 있는 장작이 다 탔을 때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알
타이아는 그 장작을 꺼내어 불을 1L고 다년간 조심스럽게 보존했는데,
그 동안에 멜레아그로스는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었다.
그 당시 오이네우스가 신들에게 회생물을 바친 일이 있었는데, 여신 아
르테미스에게는 바치지 않았다.
여신은 무시당한 데 격분하여 굉장히 큰 산돼지 한 마리를 보내어 칼
리돈의 들을 황패케 했다. 산돼지의 눈은 피와 불로 빛나고 그 털은 사
람을 찌르려고 하는 창과 같이 빳빳이 서 있었고 송곳니는 인도산 코끼
리의 상아와 흡사했다. 곡식은 짓밟히고 포도와 올리브나무도 황폐해졌
다. 양이나 소 같은 가축 메는 닥치는 대로 학살되어 커다란 혼란에 빠
졌다.
보통 수단을 가지고는 이를 막을 도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멜

178

레아그로스는 그리스의 영웅들을 초청하여 이 아귀와 같은 괴물을 퇴치
하기 위한 대담한 수렵에 참가하도록 호소하였다. 테세우스와 그의 친
구인 페리토스, 이아손, 나중에 아킬레우스의 아버지가 되는 펠레우오
스, 아이아스의 아버지인 텔라몬 그리고 당시에는 아직 젊었으나 노인
이 뢴 후에도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 등과 함께 무기를 들고 트로이 전
쟁에 참가하게 되는 저 네스토르 등 영웅들과 그 밖의 많은 영웅들이
이 산돼지 사냥에 참가했다. 아르카디아의 왕 이아소스의 딸 아탈란테
도 이 사냥에 참가했다. 윤이 나게 닦은 금으로 된 조임쇠로 옷을 죄고
왼쪽 어깨에는 상아로 만든 화살통을 메고, 왼손에는 활을 들고 있었
다. 그녀의 얼굴은 여성의 미와 용감한 청년의 매력을 겸비하고 있었
다. 멜레아그로스는 그녀를 보자 바로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이미 일행은 괴물이 사는 굴 가까이까지 와 있었다. 그들은
튼튼한 그물을 나무 사이에 쳤다. 그러고는 개들을 붙들어 매어 두었던
끈을 푸니, 개들은 풀 속에 있는 짐숭의 발자국을 발견하려고 노력하였
다. 숲으로부터 늪이 많은 곳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있었다. 산돼지는
바로 이곳의 갈대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추격자인 개 소리를 듣
자 갑자기 개들을 행해 돌진해 왔다.
순식간에 한두 마리의 개가 송곳니에 찢겨 나가 떨어졌다. 이아손은
아르테미스에게 성공을 빌면서 들고 있던 창을 던졌다, 그러나 아르테
미스는 산돼지를 좋아했으므로 창이 날아가는 사이에 강철로 된 창끝을
제거하여 산돼지를 맞히기는 했으나 상처는 내지 못하게 했다.
네스토르는 산돼지의 습격을 받자 나무를 찾아 그 위로 올라가 몸을
피했다. 텔라몬은 돌진하다가 땅 위에 불쑥 나온 나무뿌리에 걸려 앞으
로 고꾸라졌다. 그러나 아탈란테가 쏜 화살이 마침내 최초로 괴물의 피
를 sF럭앓탈 기거으 7F딘으 사귈여rl ?~~11. d1l11h1-I=IL~-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179

적인 부상을 입혀서 쓰러지게 했다, 테세우스가 창을 던졌으나 돌출한
나뭇가지에 걸려 옆으로 텟나갔다. 또 이아손이 던진 창도 목표물에 명
중하지 않고 오히려 사량개를 한 마리 죽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멜레아
그로스는 한 번 실패한 뒤에 그의 창을 괴물의 옆구리에 박았다. 그리
고 돌진하여 재삼 타격을 주어 산돼지를 절명케 했다.
그러자 주위에 환성이 일어났다. 그들은 승자인 멜레아그로스를 축하
하고, 그의 손을 잡으려고 모여들었다. 그는 피살된 산돼지의 머리를
밟으며 아탈란테를 돌아보고 그의 전리품인 짐승의 머리와 거칠거칠한
수피를 그녀에게 증여했다. 그러나 이것을 본 다른 사람들은 질투심을
일으켜 싸움을 걸었다.
누구보다도 멜레아그로스의 외숙 플랙시포스와 톡세우스가 그 증여에
반대하여 아탈란테로부터 그녀가 받은 전리품을 강탈했다. 멜레아그로
스는 자기에 대한 그들의 무례한 행위에도 분격했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탈란테에 대한 모욕에 더욱 분격하여, 친족간의 예의도 잊
고 그의 칼로 무례한 자들의 심장을 젤렀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알타이아가 아들의 승리에 대한 감사의 선물을
여러 신전에 가지고 갔을 때, 피살된 형제들의 시체가 그녀의 눈에 띄
었다. 그녀는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면서 환회의 의복을 비탄의 의복으
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형제들을 죽인 자가 알려지자 슬픔은 변하여 아
들에 대한 단호한 복수심이 되었다. 그녀가 전에 껐던 타다 남은 운명
의 나무, 즉 운명의 여신들이 멜레아그로스의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
도록 한 그 나무를 가지고 와서 불을 준비하도록 명령했다.
그러고는 그 타다 남은 나무를 네 번이나 불타는 나뭇더미 위에 갖다
놓으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을 잃게 되리라는 생각에 전율을 느끼며,
네 번 중지했다. 어머니의 정인가, 동기간의 정인가가 그녀의 가슴을
요동치며 괴롭혔다. 한순간 자기가 지금 무슨 행동을 하고 있나 생각하
자 안색이 창백해지기도 했고, 그러다가도 아들이 범한 짓이 떠오르면
긋-

180

바람이 불면 한쪽으로 몰리다가 조수가 오면 반대목으로 몰리는 배와
같이 알타이아의 마음은 불안정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동기간의 정이 어
머니의 정을 압도하여 운명의 나무를 손에 꼭 쥐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복수의 여신들이여, 몽을 돌려 제가 가지고 온 회생물을 바라보십시
오. 죄는 죄로써 보상해야 합니다, 남편 오이네우스도 처가가 단절되는
데 아들의 숭리를 기뻐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아! 나는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가! 형제여, 어미된 마음의 약함을 용서하라! 손이 말을 듣
지 않는구나. 멜레아그로스는 죽어 마땅하지만, 그를 내 손으로 죽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나의 형제들이 원수를 알지 못하며 저승에
서 헤매야 하는데 멜레아그로스는 살아 승리하고 칼리돈을 지배해야 옳
단 말인가? 아니다! 너는 내 덕에 이제까지 살아왔다. 이제는 네 자신
의 죄 때문에 죽어야 한다. 내가 두 번 너에게 준 생명, 처음에는 탄생
할 때, 두번째는 이 타다 남은 나무를 화염 속에서 II집어냈을 때 너에
게 준 생명을 이제 돌려받으리라! 오! 차라리 그때 네가 죽었더라면-
아! 승리는 불행이다. 그러나 형제여, 그대들은 승리하였노라."
그리고 무서을 신음 土리를 냈다. 아니 낸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러자
멜레아그로스는 무슨 까닭인지 알지도 못했으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도 갑작스레 고통을 느꼈다, 그의 몸이 불타기 시작하였다. 오직 용감한
자존심에 의지하여 그를 파멸시키는 고통을 감내했다. 다만 피도 흘리지
않고 불명예스럽게 죽는 것을 한탄했을 따름이다. 그리고 최후의 숨을
거두면서 그는 늙은 부친과 다정한 형제 자매, 그리고 사랑하는 아탈란
테와 그의 운명의 숨은 원인인 어머니의 이름을 불렀다.
불꽃은 더해 가고 그와 더불어 멜레아그로스의 고통도 더해만 갔다.
마침내 불꽃도 고통도 가라앉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완전히 사라졌다,
타다 남은 나무는 재가 되고 멜레아그로스의 생명은 바람에 날아갔다.
일이 끝나자 알타이아는 자살했다. 멜레아그로스의 자매들은 동생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렇게 되자 아르테미스는 전에 자기의 분노를 야기
시켰던 집알의 불렌을 분----'''-' ''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181

아탈란틱와 히포머네스

이토록 많은 슬픔의 죄 없는 원인은 아탈란테라는 처녀였는데, 그녀
의 얼굴은 여자로 보기에는 남자답고 남자로 보기에는 너무 여자다웠
다. 그녀는 전에 다음과 같은 운명을 예언받은 일이 있었다.
"아탈란테여 ! 결흔하지 마라. 결혼하면 멸망하리라."
신탁에 겁이 난 아탈란테는 남자와의 교제를 피하고 사냥에만 열중했
다. 모든 구혼자(그녀에게는 많은 구흔자가 있었다)에게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그들의 성가신 요구를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경주를 하여 나에게 이기는 사람에게 상으로 내 몸을 맡기리
라. 그러나 지는 자는 벌로 죽음을 당하리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어려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해보자고 덤비는 자
가 있었다. 히포메네스가 경주의 심판자가 되어 있었다.
"한 여자 때문에 그러한 모험을 할 만큼 경솔한 자가 있을까? 하고
그 심판자는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경주하려고 겉옷을 벗은 모습을 보
고서, 그는 생각을 바러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들이여, 용서하라. 나는 그대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품의 가치
를 몰랐다, "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는 그들이 다 패배하기를 원했으나, 혹
시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자에 대해서는 질투에 불탔다.
그가 이런 심경으로 있을 때 처녀는 질주했다. 그녀가 달리고 있는 모
습은 일찍이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미풍은 그녀의 발에 날
개를 달아 준 것같이 보였으며,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흐르고 옷의 화려
한 술은 뒤쪽으로 나부꼈다. 불그스름찬 빛깔이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
를 물들였는데, 그것은 마치 진홍색 커튼이 대리석 벽을 물들인 것과 같
았다. 이윽고 모든 경쟁자들이 패배하여 무자비하게 사형에 처해졌다.
히포메네스는 이 결과를 보고도 전혀 겁내지 않고 처녀를 응시하면서

"이런 느림보를 패배시켰다고 해서 뽐낼 것은 없소. 내 한 번 경주해
보리다. "
아탈란테는 측은히 여기는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겨야
좋을지 져야 좋을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어떤 신히 이처럼 젊고 아름다운 청년을 유혹하여 그 목숨을 버리게
하는가. 내가 불쌍히 여기는 것은 그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고(그러나
그는 아름다웠다-젊음 때문이다. 나는 그가 경주할 생각을 버리기를 바
란다. 혹은 머리가 돌아 내내 그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나를 이겨 주
기를 바란다. '
그녀가 이런 생각을 되풀이하면서 주저하고 있을 때, 구경꾼들은 경
주가 시작되기를 고대했고, 그녀의 아버지는 어서 준비하라고 그녀에게
재촉했다. 그리고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에게 기도를 올렸다.
"아프로디테여, 도와 주십시오. 나를 유도한 것은 당신이니까."
아프로디테는 이 말을 받아들여 자비를 베풀었다.
아프로디테가 소유하고 있는 귀프로스 섬 신전 정원에는 누런 잎과
가지, 그리고 금빛 열매를 가진 나무가 하나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이
나무에서 금빛 사과를 세 개 따서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게 히포메네스
에게 주며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신호가 떨어지자 두 사람은 출
발하여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이 지나갔다. 그들의 걸음걸이는 어찌도
가볍던지 물위나 물결치는 곡식 위에서도 가라앉지 않고 달릴 듯이 보
였다. 관중들은 큰소리로 히포메네스를 응원했다.
"힘껏 달려-빨리, 더 빨리! 앞질러! 기운을 잃지 말고 좀더 힘을 내
라?
이러한 성원을 듣고서 청년이 더 기뻐하였는지, 처녀가 더 기뻐했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히포메네스는 숨이 가빠 오고 목이 말랐다.
하지만 결승점은 아직도 멀었다. 그때 그는 금빛 사과를 한 개 던졌다.
처녀는 깜짝 놀랐다. 그것을 주우려고 발을 멈추었다, 히포메네스가 앞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183

184

섰다. 사방에서 환성이 일어났다. 그러나 아탈란테는 다시금 힘을 내어
얼마 지나지 않아 따라 붙었다. 그러자 히포메네스는 또다시 사과를 던
졌다. 그녀는 또 발을 멈추었다. 그러나 또 따라 붙었다. 결승점은 가
까워졌다. 기회는 한 번 남았을 뿐이다.
그는 '떠신이여, 이제야말로 당신의 선물이 성공하기를「 하며 최후
의 사과를 한쪽으로 던졌다.
그녀는 그것을 바라보며 잠시 주저했다. 그때 아프로디테가 그녀의
마음을 돌려 그것을 줍도록 했다. 그렇게 하여 그녀는 경주에 졌으며,
청년은 상품으로 그녀를 데리고 돌아갔다.
그러나 이 두 연인은 너무도 자기들의 행복에 취해 아프로디테에게
사의를 표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여신은 그들의 배은망덕함에
노하여 그들로 하여금 키벨레를 노하게 하는 일을 저지르게 했다. 이
무서운 여신을 모욕하면 후환을 면할 수 없었다. 여신은 그들로부터 인
간의 모습을 박탈하고 그들의 성격과 홉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야수
로 변하게 했다. 수렵가인 여주인공은 구흔자들의 유혈 가운데서 숭리
를 얻었으므로 암사자로 변하게 하고, 남편은 수사자로 변하게 했다.
그리고 그들을 자기의 수레에다 맸다. 그래서 지금도 조각이나 회화 등
여신 키벨레의 상에는 두 마리의 사자가 반드시 그 곁에 시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키벨레는 그리스인들에 의하여 레아, 혹은 옵스라고 불리는 여신의
라틴 이름이다. 그녀는 크로노스의 아내며 제우스의 어머니다. 그래서
미술 작품 중에서는 헤라나 케레스와는 달리 소위 여성답게 위엄 있는
자태를 취하고 있다. 때로는 베일을 쓰고 곁에 두 마리의 사자를 거느
리고 옥좌 위에 앉아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사자가 끄는 이륜차를 타
고 있을 때도 있다. 그녀는 벽 모양의 금관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테
두리가 탑과 흥벽 모양으로 조각된 관이다. 그녀에게 봉사하는 사제는
코리반테스라고 불렸다.

185

헬라클레스

17
헤라클레스의 딸두 가지 노역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헤라는
인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남편의 자녀에 대하여 늘 적의를 품고 있었
으므로 헤라클레스가 태어나자(생후 8개월 혹은 9개월 만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 두 마리의 독사를 보내어 그가 아직 요람 속에 있는 동안
에 죽여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조숙한 어린애-는 오히려 자신의 손으로

그 뱀의 목을 눌러죽였다.
그러나 그는 헤라의 간계에 걸려
들어 에우리스테우스의 부하가 되었
으며, 그의 명령이면 무엇이든지 따
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에우리스
테우스는 그에게 성공할 가망도 없
는 모험을 연달아 명령했다. '혜라클
레스의 열두 가지 노역 (勞役-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었다.
첫번째 노역은 네메아의 사자와의
싸움이었다. 네메아 계곡에는 한 마
리 무서운 사자가 출몰하고 있었다.

뱀을 손으로 눌극죽이는 헤라클레스

186

그래서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이 괴물의 모퍼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헤라클레스는 몽등이와 활을 가지고 사자에게 대항했으나 아
무 효과가 없음을 알고 자기 손으로 이 괴물을 목졸라 죽이고 죽은 사
자를 어깨에 메고 돌아왔다. 그 광경을 보고 헤라클레스의 굉장한 힘에
놀란 에우리스테우스는 앞으로는 모험을 보고할 때에는 동구 밖에서 하
도록 명 령했다.
헤라클레스에게 주어진 두번째의 노역은 히드라를 퇴치하는 것이었
다. 이 괴물 물뱀은 아르고스 지방을 횝쓸며 아미모네 샘 근처의 늪지
에 살고 있었다. 이 샘은 그 지방이 가뭄으로 피해를 입고 있을 때 아
미모네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그리고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녀를 사랑
한 포세이돈이 그의 삼지창으로 바위를 찌르기를 그녀에게 허용하였는
데, 세 개의 출구를 가진 샘이 솟아나왔다는 것이다. 이곳에 히드라가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퇴치하도록 헤라클레스가 파견되었다.
히드라는 아흡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한가운데 있는 머
리는 불사의 머리였다. 헤라클레스는 곤봉으로 그 머리를 하나씩 쳐서
떨어뜨렸으나, 그때마다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머리가 두 개씩 나왔다.
마침내 그는 이올라오스라는 그의 충실한 몸종의 도움을 받아 히드라의
머리를 모두 불태워 버리고 아흉번째 불사의 머리만은 커다란 바위 밑
에 파묻었다.
세번째 노역은 아우게이아스의 마구간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아우게
이아스는 엘리스의 왕이었는데, 소를 3字 마리나 가지고 있었다. 그 마
구간은 30년 동안이나 청소를 하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는 알페이오스와
페네이오스 두 강물을 그곳에 끌여들여 하루 동안에 청소를 완전히 해
치웠다.
네번째 노역은 더 까다로운 것이었다. 에우리스테우스의 딸 아드메테
는 아마존족 여왕의 허리띠를 탐냈다, 그래서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
레스에게 그것을 얻어 오라고 명령했다. 아마존족은 여자만의 종족이언
다. 그들은 낄-'-"'

헤라클레스 187

다. 여자아이만을 기르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었다. 남자아이는 이웃 나
라에 보내거나 아니면 죽였다. 헤라클레스는 많은 지원병을 거느리고
여러 가지 모험을 한 뒤에 마침내 아마존족의 나라에 도착했다. 려왕
히폴리테는 그를 따뜻이 맞아 자기의 허리띠를 주는 것을 승낙했다. 그
러나 헤라가 아마존족의 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곳곳에 돌아다니
며 외국인이 여왕을 납치해 가려고 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말을
믿은 아마존족의 여인들은 바로 무장을 하고 헤라클레스 배 쪽으로 몰
려왔다. 헤라클레스는 히폴리테가 배반을 한 줄로 알고 그녀를 죽이고
서, 그 허리띠를 가지고 뱃머리를 고국으로 돌려서 돌아왔다.
헤라클레스에게 부과된 또 하나의 노역은 에우리스테우스에게 게리온
의 소를 갖다 주는 일이었다. 이 게리온이란 세 개의 몸뚱이를 갖고 있
는 괴물로서, 에리테이아라는 붉은 섬에 살고 있었다. 그 섬은 서방에
위치하여, 지는 햇빛 밑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되었다. 이는 아
마 지금의 스페인을 지칭한 것 같았고, 게리온은 그곳의 왕이었다. 여
러 나라를 지난 뒤에 헤라클레스는 마침내 리비아와 유럽의 국경에까지
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여행 기념비로서 칼페와 아빌라라는 두 개
의 산을 세웠다. 혹은 다른 설에 의하면 한 개의 산을 둘로 쪼개서 양
편에 반씩 나누어서 지브롤터 해협을 이루게 했는데, 그 산은 헤라클레
스의 기등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그 게리온의 소는 거인 에우리티
온과 그가 데리고 있는 두 개의 머리를 지닌 번견(番大)이 지키고 있었
는데, 헤라클레스는 거인과 개를 죽이고서 무사히 그 소를 에우리스테
우스에게 갖다 주었다.
헤라클레스에게 부과된 가장 어려운 일은 혜스페리스들이 지키고 있
는 황금 사과를 가지고 오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헤라클레스는 그것이
어디 있는지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 사과는 히라가 대지의 여신으로
부터 결흔선물로 받은 것으로, 그녀는 그것을 헤스페리스의 딸들에게
지키게 하고 거기에 잠자지 않는 용을 붙여 두었다.
많은 모험을 한 끝에 헤라클레스는 아프리카에 있는 아틀라스 산에

켄 ----
--品I_--"iI?I;

188

두 어룬로 천공을 지탱하는 아틀라스

도착했다. 아틀라스는 신들에게 반
항하여 싸운 티탄족의 한 사람이었
는데, 그들이 싸움에 패했을 때,
그는 양 어깨에 무거운 창공을 짊
어지고 있으라는 벌을 받았다. 아
틀라스는 혜스페리스들의 삼촌이었
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사과를
발견하여 자기에게 갖다 줄 수 있
는 사람은, 이 아틀라스 외에는 없
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아틀라스로 하여금 지금의 장
소를 떠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그가 없는 동안
에 천공을 짊어질 수 있을 것인가?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그 짐을 짊어
지고 사과를 찾으라고 아틀라스를
보냈다. 그는 사과를 가지고 돌아
와서 마지못해 다시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헤라클레스로 하여금

사과를 가지고 에우리스테우스에게 돌아가게 했다.
시인들은 해가 질 때 서쪽 하늘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는, 유추해서
서쪽을 광명과 영광의 나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축복받은 사람
들의 섬이라든지 게리온의 빛나는 소가 사육되고 있는 붉은 섬 에리테
이아라든지, 헤스페리스 섬 등이 모두 서쪽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과도 당시의 그리스인이 전해 듣고 있던 스페인의 오렌지
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헤라클레스가 이룬 유명한 공적의 하나는 안타이오스와 싸워서 승리
를 거둔 일이다. 안타이오스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텔루스)의 아들이

헤라클레스 189

었는데, 힘이 센 거인이었으며, 게다가 레슬링의 명수였다. 그 힘은 그
가 어머니인 대지와 접촉하고 있는 한 어느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나라에 오는 모든 외래객들에게 강요하며, 그와 레슬링
을 하여 지면(사실 그들은 다 졌다) 피살된다는 조건 아래 레슬링을 하게
하였다.
혜라클레스는 그에게 대항했다, 그를 내던져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자-그는 넘어져도 다시금 힘을 얻어 일어났으므로-그를 번쩍
쳐들고서는 공중에서 목졸라 죽여 버렸다.
카쿠스는 아벤티누스 산에 있는 동굴에 사는 거인으로 주위에 있는
나라들을 쉽쓸고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게리온의 소들을 몰고 돌아가는
도중카쿠스는그중몇 마리를 이 영웅이 잠든틈에 훔쳐 냈다. 그리
고 소의 발자국을 따라 추적해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소꼬리를 잡
고 뒤로 끌고 갔으므로 소의 발자국은 소가 반대 방향으로 간 것처럼
보였다.
헤라클레스는 이 계략에 속아 넘어갔다. 따라서 그는 소를 발견할 수
없었을 텐데, 다행히도 남은 소들을 몰고 도난당한 소가 은닉되어 있는
동굴 옆을 지나갈 때, 그 안에 있던 소가 울어 이를 발견했다. 이리하
여 카쿠스는 혜라클레스에 의해서 살해되었다,
우리가 말하려고 하는 최후의 공적은 케르베로스(명부의 세계를 지키는
개)를 지하세계에서 데리고 오는 일이었다. 혜라클레스는 혜르메스와
아테나의 안내로 하이데스의 나라로 내렸다. 그리고 하이데스에게 만일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케르베로스를 데리고 갈 수 있다면 지상에 데
리고 가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 괴물이 저항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꼭 붙잡고 에우리스테우스에게 갖다 주고, 후에 다시
지하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지하세계로 갔을 때 그는 그를 존경하고 그의 흥내를 낸 테세우스를
자유의 몸이 되게 해주었다. 이때 테세우스는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려다
가 실패하여 그곳에 죄수로 억류되어 있었다.

190

헤라클레스는 언젠가 발광하여 그의 친구인 이피토스를 죽여 버린 적
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 죄 때문에 3년 동안을 여왕 옴팔레의 노예
가 되는 선고를 받았다. 이 부역중에 헤라클레스의 성격이 변한 것같이
보였다. 그는 매일매일을 나약하게 보냈으며, 때로는 여자옷을 입기도
하고, 옴팔레의 시녀들과 더불어 실을 잣기도 했다, 반면에 여왕은 헤
라클레스가 입고 있던 모피를 입고 있었다.
이 복역이 끝나자, 그는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하여 3년 동안 평화롭게
살았다. 한번은 그가 처와 더불어 여행을 하다가 어떤 강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켄타우로스족의 네上士는 죽으면서 데이아네이라에게 남편의
사랑을 유지할 주문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니 자기의 피를 얼마간 간
직해 두라고 일러 주었다.
데이아네이라는 그대로 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녀가 그것을
사용할 때가 왔다고 판단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헤라클레스는 그의
정복 행각 중에 이올레라고 하는 아름다운 처녀를 포로로 삼았는데, 데
이아네이라의 생각에는 그가 그녀를 온당치 않을 정도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 혜라클레스는 그의 승리를 감사하여 신들에게 회생물을 바치려
고 했을 때, 의식에서 입을 횐 겉옷을 가지고 오도록 아내에게 사람을
보냈다. 데이아네이라는 사랑의 주문을 시험해 볼 절호의 기회라 생각
하고 그 옷을 네소스의 괴에 적셨다. 그녀는 물론 주의하여 그 퍼의 혼
적을 남김없이 썬어 버렸지만, 마력만은 남아 있었으므로 그 옷이 헤라
클레스의 몸에 닿아 따뜻하게 되자마자, 독이 그의 전신에 스며들어 격
심한 고통을 주었다.
마음의 평정을 잃은 헤라클레스는 이 무서운 겉옷을 가져온 리카스를
붙잡아서 바닷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는 그 옷을 벗으려고 했으나, 옷
은 그의 몸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전신의 살과
더불어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그는 처참한 모습으로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데이아네이라는 뜻하지 않은 자기 과실의 결과를 보
고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헤라클레스는 죽을 각오를 하고서

헤라클레스 191

오이테 산에 올라 화장할 나뭇더미를 쌓고, 필룩테테스에게 자기 활과
화살을 주고, 곤봉을 베고, 사자의 모피를 몸에 걸치고 나뭇더미 위에
누웠다.
그리고 마치 축전의 신탁에 임한 것처럼 침착한 얼굴로 필룩테테스에
게 횃불을 나무에 붙이라고 명령했다. 불길은 삽시간에 퍼져서 모든 나
뭇더미를 덮었다. 신들 자신도 지상의 전사가 이와 같은 최후를 맞이하
는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였다. 그러나 제우스만은 명랑한 얼굴로 그에
게 말했다.
"나는 그대들이 그에게 깊은 관심을 쏟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
리고 나 자신 그대들과 같이 충성스런 부하들의 지배자요, 나의 아들이
그대들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을 보니 만족스럽다. 비록 그에 대한 그
대들의 관심이 그의 위업에 연유한 것이라 하더라도 내가 기쁘게 생각
하는 것은 변화가 없다. 그러나 걱정 마라. 다른 모든 것을 정복한 그
가 오이테 산상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꽃에 정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
멸하는 것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부분(육체를 말한다)뿐이고, 아버지인
내게서 받은 것은 불멸이다. 나는 지상의 생명을 잃은 그를 천국에 데
려오려고 하니 그대들도 다 그를 따뜻이 맞아들이기 바란다, 비록 그가
이러한 영광을 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가 있을지라도 아무도
그가 그만한 것을 받을 만한 공적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ol다. "
신들은 다 찬성했다. 헤라만은 마지막 부분이 자기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아 다소 불쾌감을 느꼈으나 남편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할 정
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불꽃이 헤라클레스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부분을
태워 버리자, 그의 신성한 부분은 손상당하지 않은 채, 도리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밖으로 나와 더 고상한 풍채와 위엄을 구비하게 되었다,
제우스는 그를 구름으로 싸고,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태워 하늘
에 오르게 하여 별들 사이에서 살게 했다. 그가 하늘에 도착했을 때 아
틀라스는 짐이 더 무거워진 것같이 느꼈다.

192

헤라는 헤라클레스와 화해하여 딸 헤베를 그에게 시집보냈다,

힐버와 가니메데스

헤라의 딸이요, 청춘의 여신인 헤베는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일을 맡
고 있었다. 보통 전설에 따르면 그녀가 혜라클레스의 아내가 되자 그
역을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내용의 전설도 있다. 그에 따
르면 어느 날 신들에게 술잔을 돌리다가 실수하여 면직되었다는 것이
다. 어쨌든 그 뒤를 이은 것은 트로이 태생의 소년 가니메데스였다, 이
소년이 이데 산에서 동무들과 놀고 있을 때,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가
하늘로 납치하여 헤베의 후임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B'r理

193

데셀우스

t8
테세우스의 이이태
히폴리테 , 다이달로스, 귀스토르와 폴리데우궤스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와 트로이젠의 왕 피테우스의 딸
아이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트로이젠에서 양육되어 성인
이 되었을 때, 아테네로 가서 아버지와 대면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이
게우스는 아들이 태어나기 전 아이트라와 작별할 때, 그의 칼과 구두를
큰 돌 밑에 넣고 그녀에게 이르기를, 아들이 커서 그 돌을 움직여서 밑
에 깔린 물건들을 꺼낼 정도가 되거든 아들을 자기에게로 보내라고 말
했다. 그때가 왔다고 생각되었을 때, 어머니는 테세우스를 돌 있는 곳
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쉽게 돌을 움직여 칼과 구두를 어냈다,
그 무렵 육로에는 도둑들이 횡행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외할아버지는
그에게 더 가깝고 안전한 길-그것은 해로였다-을 택해 아버지의
나라로 가도록 간청했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젊은 마음에 영웅심이 타
올라 자기도 그 당시 전 그리스에 명성이 높았던 헤라클레스와 같이 나
라를 괴롭히고 있던 나쁜 놈들과 괴물들을 퇴치하여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 모험적인 육로를 택했다,
여행 첫날에 그는 에피다우로스까지 갔다. 이곳은 헤파이스토스와 아
들인 페리페테스라는 자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이 사내는 광포한 야만

194

인으로. 항시 쇠망치를 지니고 다녔으므로 모든 여행자들은 그에게 폭행
을 당할까봐 겁을 먹고 있었다. 테세우스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그
는 돌격해 왔으나 곧 젊은 영웅의 일격을 받고 쓰러졌다. 테세우스는 그
의 쇠망치를 빼앗아 최초의 승리의 기념으로 그 후 항상 가지고 다녔다.
그 후에도 그 지방의 폭군이나 약탈자들과 이와 비슷한 승부를 여러
번 겨뤘는데, 모두 테세우스가 숭리했다. 그 중의 하나로 프로크루스테
스라고 불리는 자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늘이는 자' 라는 의미다. 그
는 쇠침대를 가지고 있어 그의 수중에 들어온 모든 여행자들을 그 위에
결박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장이 침대보다 짧은 경우에는 몸을 늘여
서 침대에 맞도록 하고, 반대로 신장이 침대보다 길 경우에는 남는 부
분을 잘라 버렸다. 테세우스는 이자도 다른 자와 마찬가지로 처치했다.
도중의 모든 위험을 정복한 테세우스는 마침내 아테네에 도착했는데,
이곳에도 새로운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즉 마술사 메디아가 이아손
과 이별한 뒤에 코린토스에서 도망해 온 테세우스의 아버지 아이게우스
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메디아는 마법에 의해 젊은이가 누구인가를 알고, 만약 그가 남편의
아들로 인정되면 남편에 대한 자기의 세력이 상실될까 염려하여 아이게
우스의 심중에 젊은 사람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어, 손님에게 독배를 대
접궤 하도록 권유했다. 테세우스가 그것을 받으려고 앞으로 나아갔을
때, 그가 차고 있던 칼을 보고서 아이게우스는 그가 누구인지를 알고
독배를 물리쳤다.
메디아는 간계가 발각되자 벌을 면하려고 다시 도망쳐 아시아 지방으
로 갔다. 이 지방은 후에 메디아라고 불렸는데, 그 이름은 그녀의 이름
에서 유래한 것이다. 테세우스는 그의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후계자로
결정되었다.
그 무렵, 아테네 사람들은 크레타 왕 미노스에게 바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조공 때문에 큰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그 조공이라는 것이 일
곱 명의 土년과 소녀들로서, 이들은 소의 몸뚱이와 인간의 머리를 가진

테세우스 ~95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의 밥이 되기 위해 매년 보내지는 것이었다. 괴
물은 대단히 억세고 사나운 짐승으로서, 다이달로스라는 사람이 만든
미궁 속에 갇혀 있었는데, 그 구조가 대단히 교묘하여 그 속에 갖힌 자
는 누구나 혼자 힘으론 탈출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미노타우로스는
그 속에서 돌아다니며, 제물로 바쳐진 사람을 먹으며 사육되고 있었다.
테세우스는 죽을 각오를 하고 이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구하려고 결
심했다. 그래서 조공을 할 시기가 다가와서, 회생될 소년과 소녀들이
관례에 따라 추첨에 의하여 결정될 때, 테세우스는 아버지가 말렸음에
도 불구하고 자진하여 희생될 한 사람으로 나섰다, 배는 전과 같이 검
은 돛을 달고 떠났는데 테세우스는 아버지에게 자기가 승리하고 돌아
올 때에는 횐 돛을 달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소년과 소녀들은 크레타
에 도착하자, 미노스 왕 앞으로 나갔다. 왕녀 아리아드네도 그 자리에
창석하고 있었는데, 테세우스의 모습을 보자 그를 열애하게 되었다,
그러자 테세우스도 그녀의 사랑에 기꺼이 보답했다. 그녀는 그에게 괴
물을 찌를 칼과 실 한 타래를 주었는데, 이 실마리만 가지면 미궁으로
부터 빠져 나을 수 있었다. 그는 성공하여 괴물을 참살하고 미궁으로
부터 탈출하여 아리아드네"를 동반하고, 회생될 뻔했던 사람들과 아테
네를 향해 출범했다. 도중에 일행은 낙소스 섬에 머물렀는데, 테세우
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그곳에 버리고 떠났다. 그가 은인에게 이와
같은 배은망덕한 짓을 한 것은 꿈에 아테나가 나타나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티카의 해안에 접근했을 때, 테세우스는 그의 아버지와 약
속한 신호를 깜박 잊고 된 돛을 달지 않았다, 이에 노왕은 아들이 죽은
줄 알고 자결하였다. 이리하여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1)이탈리아 조각품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바티칸에 (옆으로 누운
아리아드네)가 있는데, 이것은 그때의 일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그 모조품
이 보스턴의 아테니엄 미술관에도 土장되어 있다.

196

테세우스의 모험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존족을 원정한 것이다.
그는 그들이 헤라클레스에게서 받은 타격으로부터 회복되기도 전에 엄
습하여 여왕 안티오페를 납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마존족들이 아테
네에 침입하여 시중까지 쳐들어왔다. 테세우스가 그들을 정복한 최후의
전투도 다름아닌 이 아테네 시 가운데서 행해졌다, 이 전투는 고대의
조각가들이 즐겨 선택하는 제재의 하나로, 현존하는 몇 가지 예술 작품
중에 그 모습이 남아 있다.
테세우스와 페리토스의 우정은 가장 친밀한 것이었는데, 그것은 전쟁
중에 시작된 것이었다. 페리토스가 마라톤 평야에 침입하여 아테네 왕
이 소유하고 있는 소 떼를 약탈해 가려고 했다. 테세우스는 약탈자를
격퇴하러 갔다, 페리토스는 그를 본 순간 감동했다. 그는 화평의 표시
로 손을 내밀고 외쳤다.
'퍼분대로 하시오. 무슨 배상을 원하시오?
"그대와의 우정을? 하고 테세우스는 대답했다. 그래서 그들은 변함
없는 우정을 서약했다. 그 후 그들의 행동은 이 서약에 충실했고, 진정
한 전우로서 우정을 언제까지나 계속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제우스
의 딸과 결혼하기를 원했다. 테세우스는 그때는 아직 어렸던 헬레네를
선택했고, 후에 그것이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페리토스의 도
움을 받아 그녀를 납치했다. 페리토스는 지하세계의 여왕을 원했다. Ell
세우스는 위험한 일인 줄 알면서도 대망을 품은 그 벗과 더불어 지하세
계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들은 지하세계의 왕 하이데스에게 잡혀서 궁
전의 문 옆에 있는 마법을 가진 바위 위에 방치되었다. 그들은 그곳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마침내 헤라클레스가 와서 테세우스를 자유의 몸으
로 만들어 주었지만, 페리토스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안티오페가 죽은 뒤 테세우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딸 파이드라와
결흔했다. 테세우스에게는 히폴리토스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와
같은 매력과 미덕을 겸비하고 또 나이도 파이드라와 비슷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으나 히폴리토스는 그녀의 구애를 물리쳤으므로 그녀의 사

테세우스 197

랑은 증오로 변했다. 그녀는 자기에게 마음을 빼앗긴 남편을 교사하여
아들을 질투하게 했다. 테세우스는 포세이돈에게 아들에 대한 복수를
기원했다. 어느 날 히폴리토스가 해안가에서 이륜차를 몰고 있을 때,
바다의 괴물이 해상에 나타나 말을 놀라게 했다. 말은 그대로 달아났으
나 괴물은 이륜차를 산산히 부숴 버렸다. 히폴리토스는 이렇게 해서 죽
었는데, 아르테미스의 조력에 의하여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그의
생명을 회복시켰다. 아르테미스는 온전한 정신이 아닌 아버지와 부실한
계모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이탈리아에 히폴리토스를 데려다 놓고, 에
게리아라는 님프로 하여금 보호하게 했다.
테세우스는 마침내 국민의 지지를 상실했으며, 스키로스의 왕 리코메
데스의 궁전으로 은퇴했다. 리코메데스는 처음에는 그를 따뜻이 맞았으
나 뒤에 그를 배반하여 죽였다.
후에 아테네의 키몬 장군이 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을 발견하
고는 그것을 아테네로 옮겼는데, 유해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서 테세이
온이라 불리는 신전에 안치되었다.

테세우스가 아내로 삼은 아마존족의 여왕은 일설에는 히폴리테였다고
도 전해지고 있다. 세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속에서 이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제는 테세우스와 히폴리테의 결혼
식에 따르는 흥겨운 잔치다.
테세우스는 반(半)역사적인 인물이다. 그에 대한 기록에 의하면 그는
그 당시 아티카 지방을 점유하고 있던 여러 종족을 한 나라로 통합했는
데, 그 수도가 아테네였다는 것이다. 이 대사업의 기념으로 그는 아테
네의 수호신인 아테나를 위해서 판아테네라는 축전을 창시했다. 이 축
전은 그리스의 다른 축전과 주로 두 가지 점에서 달랐다, 그것은 아테
네 사람들에게만 한정된 축전으로서 그 중요 행사는 엄숙한 행렬을 지
어 페플론, 즉 아테나의 성의를 파르테논에 가지고 가서 여신의 상 앞
에 걸어 놓는 일이었다. 페플론에는 전면에 수를 놓았는데. 그것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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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 최고 명문의 처녀를 선발하여, 그들로 하여금 만들게 한 것이었
다. 행렬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 참가했다. 노인들은 손에 을
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젊은 남자들은 무기를 들고 행진했다. 젊은 여
자들은 신성하게 만들어진 그릇과 과자 등 기타 제물을 올리는 데 필요
한 모든 것이 든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행진했는데, 행렬은 파르테논
신전의 외부를 장식한 부조의 주제가 되었다, 이 조각의 상당한 부분이
지금 영국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데 '엘긴 대리석''띠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조각 중의 일부가 되어 있다.

올림괵 경기

이곳에서 그리스의 다른 유명한 국민경기에 대해서 말해도 이상하지
는 않을 것 같다. 최초에 시작되었고 또한 가장 유명한 것은 올림퍼아
경기로서, 제우스 자신이 창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기는 엘리스 지방에 있는 올림피아 평원에서 행해졌다, 많은 관
람객들이 그리스에서 그리고 아시아,아프리카, 시켈리아(시칠리아 섬)
에서 모여들었다. 경기는 5년에 한 번(지금은 4년마다 열린다) 한여름에
열려 닷새 동안 계속되었다. 이 경기를 기준으로 하여 '올림피아 해' 라
는 연대 구분의 관습이 생겼다. 제1회 올림피아 해는 보통 기뭔전 n6
년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피티아(피톤) 경기는 델포이 부근에서
행해졌고, 이스트미아 경기는 코린토스 지협에서, 네메아 경기는 아르
고스 지방에 있는 네메아에서 행해졌다,
이 경기의 운동종목은 모두 다섯 가지였다. 경주,도약-레슬링 -원
반 던지기 , 창 던지기, 흑은 권투가 그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