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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作 시時, 문학, 비평

한강, 돌, 사라짐, 내려놓음, 자리, 채움 미완

몇 번을 생각으로 상상하여 재연하여
드디어 됐다는 느낌을 부여잡아 결심하고

왼주머니에 담아 가져온 주먹돌을 왼손으로 잡고 꺼내어서 양손으로 잡고 노려본다.
담겨라. 담아가라. 옮겨가라. 간다. 빠져나간다. 새어나간다. 끌려나간다. 담겨나간다. 담기어졌다. 요동침이 느껴진다.
내가 주먹돌에 담은 것은 그간 나의 삶을 나태하게 했던 삶의 기억과 감정들. 포기와 낙담 실패와 절망으로 인한 자기 비하. 외롭고 고독하게 한 원흉의 기억, 회피와 외면으로 살아야 했던 근원의 기억, 절제되지 않은 분노와 욕구.그외의 온갖은 악념까지
모조리 쓸어모아 밀어내 주먹돌에 담아낸다. 더 이상 나에게 돌아오지 못하도록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그리고

서서히 놓으려고 하나 둘 손가락을 놓을 때

 
나에게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그것에 나는 매몰차고 가열차게한껏 통렬한 비웃음을 터트린다.
정신을 최대한 집중하며 속으로 인사한다.

'안 됐지만 영원한 작별이다. 잘가라 어둠의 그림자야'

그리곤 놓.았.다.

중력에 의해 아래로 직하강 하는 돌에 담겨 그 의식은 점점 나에게 떨어져 황혼빛 아래서 사라져만 간다

평온하다. 돌과 함께 바람을 맞으며 조금 휘어지게 한강물색 물에 떨어져 중앙의 작은 물방울과 원의 파동을 그리며

나에게 돌아오길 절규하며 돌과 함께 유수에 가라앉자 이리저리 뒹굴며 굴러다닐 돌.

그것을 잠시 떠올려보고 통쾌함에 웃는다.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의 미소 뒤에 다급함이 나를 조급하게 재촉한다.

돌에 담겨 떠 내려보낸 나의 악의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를 시급하게 무.엇.인.가를 채우지 않는다면

 그 돌아올 수 없는 한강에 빠진 돌은 다시 나에게 돌아오리. 어쩌면 돌아온 돌에 의해 돌 머리가 될 수도 있으리.

어서 다리를 채근한다. 머리는 생각한다. 다리를 다시 채근한다. 머리는 다시 생각한다.  끊임 없이 반복하며 나를 부지런하게 만든다. 나는 이제 지운 과거 위에 새로움을 새겨넣을 것이다.

그 나태와 괴로움 증오와 분노로 점철된 자리에 행복과 평화 조화와 밝음으로
채워나갈 것이다.

이제 나태의 공간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그 나태의 공간에서 나는 어제와 다른 삶과 생을 살게 될 것이다. 한시 바삐 내가 돌에 묶여 물속으로 떠내려보낸 것들이 돌아오기 전에 그 광경을 뇌리 깊이 새겨놓고 절대 잊지 않고 있다면 나는 움직이리 끊임없이 그 기억의 원동력으로 움직이리. 자기전에 부지런함과 일어나기전에 알람을 맞추고 꿈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낯의 일을 재현하기 위해 그리고 떠나보내기 위해 기필고 꿈을 꿀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싸울 것이다. 나태와 게으름을 나에게 분리해 도려내 잘라버리겠다. 돌에 묶어 떠오르지 못하게 영영 버려두겠다.  부지런함 복잡함 인내가 새로운 나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이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을 만들어 나의 자리를 빠짐이 없게 한다.꿈까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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