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 로마 신화
토머스 불핀치 지음
차래
이 책을 읽는 분에게 -11
머리말 -17
1.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 -20
그리스의 신들 , 21
로마의 신들 , 28
2. 불의 탄생과 인간의 희망 -건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 31
3, 아폴론과 다프비 피라모스와 티스비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42
아폴론과 다프네 , 42
피라모스와 티스베 , 47
케괄로스와 프로크리스 , 50
4, 헤라와 그녀의 연적言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레토와 농부들 -53
혜라와 이오 , 53
칼리스토 , 57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 58
레토와 농부들 , 61
5.파에톤의 서글픈 운명 64
파에톤 , 철
6.당나귀 귀가 된 미다스 왕. 선량한 노부부의 소원 -73
미다스 왕 , 73
바우키스와 필레몬 , n
7, 죽음의 세계로 끌려간 페르세포네. 바위로 변해 버린 스킬라 -81
페르세포네 , 81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 88
8, 피그말리온의 조각상. 아네모네와 히아킨토스 이야기 -92
피그말리온 -92
드리오페 , 94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95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98
9.케익스와 알키오네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100
케익스와 알키오네 -1料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07
에로스와 프시케 112
10.뱀이 되어 버린 카드모스 왕. 케팔로스의 군대 125
카드모스 왕 , 125
미르미돈 , 128
11, 새가 된 스킬라, 에코와 나르키소스 해바라기가 된 클리티에의 비애 -133
니소스와 스킬라 133
에코와 나르키소스 -136
플리티에 , 140
혜로와 레안드로스 -141
12.신과 겨룬 아라크네와 니오베 -142
아테나와 아라크네 , 142
레토와 니오베 , 146
13.페르세우스의 모험-메두사, 바다의 외물과의 싸움. 안드로메다와의 결혼 -151
그라이아이와 고르고들 , 151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 151
페르세우스와 아틀라스 , 153
바다의 괴물 154
결혼 축하연회 , 157
14. 괴물들-스핑크스 키마이라, 켄타우로스 피그마이오스 그립스 . 1렐
괴물들 , 1③
스핑크스-페가소스와 키마이라-켄타우로스-피그마이오스-그립스
15. 황금 양가죽, 메디아와 아이손 , 168
황금 양가죽 , 1①
메디아와 아이손 , 172
16,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히포메네스의 황금 사파 . 177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 In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 181
17, 헤라클레스의 얼두 가지 노역 , 185
혜라플레스 , 185
혜베와 가니메데스 , 192
18, 테세우스의 이O띤, 히폴리테 다이달로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 193
테세우스 , 193
을릭픽 경기 , 198
다이달로스 , 199
카스토르와 폴리데우궤스 . M1
아리아드네 , 209
20.전원의 신들, 물의 신들, 바람의 신들 211
전원의 신들 211
에리식톤 , 212
로이코스 , 216
물의 신들 ,216
포세이돈-암피트리테-네레우스와 도리스-트리톤과 프로테우스-테티스-
레우코테아와 팔라이은-괴메나이
바람의 신들 219
21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안티고네. 페넬로폐 -2U)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 220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 223
안티고네 , 225
페넬로페 , 227
22, 오르폐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229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229
아리스타이오스 , 232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 235
암피온-리노스-타미리스-마르시아스-멜람푸스-무사이오스
23, 역사상의 시인-아리온. 이비코스 시모니데스 사포 져9
아리온 , 239
이비코스 , 244
시모니데스 , -
사 포,249
24. 신의 사랑을 받은 인간들 -250
엔디미온 , W)
오리온 , W)
에오스와 티토노스 , 252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 254
25.트로이의 목마 -257
트로이 전쟁 , 257
-일리아드-, 2히
트로이의 함락 , 276
메텔라오스와 헬레네 , 281
아가멤논과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 , 282
26. 오디세우스의 모험 -285
오디세우스와 키클로프스 , 285
라이스트리곤 , 291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293
칼립소 , 295
파이아케스인 296
구흔자들의 최후 , 304
27.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네이아스 -309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 309
디 도,314
팔리누루스 316
지 옥,319
엘리시은 328
시빌레 ,328
이탈리아에서의 아이네이아스 3U)
야누스의 문 , 332
카밀라 , 333
에반드로스 , 334
초창기의 로마 336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 338
메젠티우스 , 342
괄라스 , 카밀라 , 투르누스 . 344
28.사모스의 현인 피타고라스 이집트의 신들, 신들의 목소리 . 346
피타고라스 , 346
시바리스와 크로톤 349
이집트의 신들 , 349
오시리스와 이시스
신탁소 , 353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소-아스클레피오스의 신탁소-아피스의 신탁소
29.신화의 기원 ,357
신들의 조각상 , 359
을림포스의 제우스 상-파르테논의 아테나 상-메디치 가의 아프로디테 상-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암사슴과 함애 있는 아르테미스 상
신화속의 시인들 362
호메로스-베르길리우스-오비디우스
30. 근대의 괴물들-피닉스 유니죈 바실리스쿠스 살라만드라 . 366
근대의 괴물들 , 366
피닉스-볼사조-괴물 뱀 바실리스쿠스-유니콘-일각수-살라만드라-를뱀)
세계의 신화들
1, 동양의 신화 377
페르시아의 신화 , 3n
인도의 신화 , 379
비슈누-시바-쟈가나타-카스트-부다-달라이 라마
프레스터 존 386
2. 북유럽 신화 , 388
발할라 궁전의 환락 391
발키리오르 , 391
소르와 그 밖의 신들 , 392
로키와 그의 자손들 , 393
소르가 산의 거인에게 품삯을 지불한 이야기 394
망치를 되찾음 , 396
소르의 요툰하임 방문 , 397
발두르의 죽음 , 405
발두르의 장례 , 409
요 정,410
라그나로크, 즉 신들의 황혼 , 411
룬 문자,412
스칼드 413
料
L
드루이 -섞5
아이오너 , -
3.슬라브 신화 -423
신들의 탄생, 원시적 이원론-二元論) , 423
자연 숭배, 전원(④~)의 신들, 하늘과 그 자식들 , -
축축한 어머니 대지 (大地) 429
전원의 작은 신들 ,431
인가에 사는 다른 정령들 ,433
tll-1 437
폴레비크 , 439
물의 요정, 보디아노이 , 440
루살괴 , 443
도시와 전쟁의 신들 445
환회의 신들 ,451
크리스트교 시대에 있어서의 슬라브의 이교 신화 457
신화론-그리스 신화 , -
이 책을 인는 분에게
이 책은 토머스 불핀치의 Q:신화의 시대 (n?e Age Off泳-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역서는 내용을 감안하여 제명을 -그리스 -로마 신화-
로 고쳤다. 이 작품은 1855년에 보스턴에서 출판된 것인데 같은 해에
출판된 휘트먼의 -풀잎-과 더불어 그 무렵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 후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불핀치의 신화' 라고
부르며 애독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이 작품은 보스턴이 아니라 런던에서 쐬어졌다고 전
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 여부를 가리기 전에, 이 작품이 본래 미
국의 독자를 대상으로 씌어진 것만은 틀림없다. 그리고 또 영국 문라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서 쐬어진 것이라는 것도 그의 (머리말)에 의해서
명백해졌다. 불괸치는 신화를 매개체로 하여 자기 나라인 미국 독자들
로 하여금 조국 영국의 고전문학에 친숙하게 하고, 그와 동시에 미국인
의 교양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불핀치의 목적은 단지 독자를 영국 문학에 친숙하게 하고 교
양을 높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독자를 그리스 -로마와 스칸
디나비아 혹은 동양 등에 전해지는 고대 고전문학의 세계로 인도함으로
-이미 물질문명에 물들기 시작한 19세기의 시민에게 정신문화의 중
요성과 그 위기를 인식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불핀치는 미국 산업혁명의 초기에서 완성기에 이르기까지의 전 기간
에 걸쳐 살았다. 그리고 그의 -신화의 시대-가 출판된 1855년은 바야흐
로 혁명의 완성기에 속해 있었다, 이미 방직 기계 ,증기 기관차 등이
발명되었고 전신기 , 윤전기 등이 실용화되었으며, 그 전해에는 시카고
12
에 철도가 놓여 동부 해안과 연결된 상태였다. 영국에서는 E. 프랭클랜
드가 1952년에 원자가(原子價)의 이론을 제출했으며, 독일에서는 유물론
논쟁이 청년들의 피를 끓어오르게 하고 있었다. 세상은 문자 그대로
'기술의 시대'요 '과학의 시대'였다. 이러한 시대를 불핀치는 '실리적
인 시대' 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야말로 우리의 높은 정신이나
풍요한 인간성을 고대 신화 속에서, 전설의 시대 속에서 구해야 한다고
외쳤던 것이다.
불핀치에게 있어서 과학은, "자신의 아름다운 상상력을 찢어 발기고
천재가 만들어 내는 우아한 꽃을 시들게 하며 공상의 날개에서 반짝반
짝 이슬을 털어 내고시인의 마음을 쪼는 독수리"였다.
따라서 불핀치의 -신화의 시대-의 밑바탕에는 이러한 과학의 발달에
따라 점차 고갈되어 가는 우리의 시적 상상력을 다소 소생시켜 보려는
작자의 의도가 스며 있다. 이러한 의도 아래 작자는 시적 상상력의 원
천이라 할 수 있는 신화의 세계로 우리를 끌어들이려고 했다.
불핀치의 이러한 의도는 우주시대에 들어선 우리에게는 많은 공감을
주며 환영할 만한 것으로, 이 점에서 그의 g신화의 시대-는 앞으로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지리라고 생각된다,
토머스 불핀치의 생애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기록이 별로 없다.
그는 17%년 7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근교인 뉴턴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뛰어난 의사였고, 토머스와 동명 (同名)이었다. 아
버지는 유명한 건축가 찰스 불핀치(1762-1844),어머니의 이름은 해나
앱소프, 토머스는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열한 명의 자식 중 하나다. 보
스턴과 라틴 스쿨,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와 같은 이른바 명문교를 거
쳐서, 1814년에 W.L.프레스컷(후일 역사가가 됨)과 함께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 그 해 모교인 라틴 스쿨에서 교편을 잡다가 이듬해에는 형의
가게 일을 도왔다. 1818년, 국회의사당의 설계를 맡은 아버지를 따라
모든 식구가 워싱턴으로 이주하자, 실업가가 될 꿈을 핀다.
18쪼년, 보스턴으로 돌아가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
이 책을읽는분에게 13
패했다. 1837년, 보스턴 머천트 뱅크에 들어가 평생 이 직장에 머울렀
다. 그 동안 보스턴 박물학협회의 회장직을 6년간 맡았고, 정치에는 별
로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노예제도 폐지운동 때에는 빈L.개리슨을 지
지하고 나섰다. 또 청소년 문제에 깊은 관싱을 쏟아 가난한 어린이들의
보호자가 되었다. 성격은 온유한 괸이었고 논쟁을 싫어했다. 평생 독신
으로 지냈고, 1867년 5월 27일 보스턴에서 71세로 생애를 마쳤다. 무덤
은 마운트 오번 세메트리 (롱펠로, 로웰, 흠스 등 많은 명사의 묘소로 유명하
다)에 있다. 그는 일궉이 그가 그의 가족묘지에 매장해 준 그의 애제자
요, 피보호자였던 가난한 청년 매튜 에드워드(1837~1859)의 곁에 묻혔
다. 전기다운 것은 하나도 없으며 단지 롱펠로에게 띄운 편지 한 통이
있을 뿐이다.
이상이 토머스 불핀치의 생애에 대해서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의 전부다.
불핀치의 작품으로는 다음 여텁 편이 있다.
1. HebrewLyricalHisrory, 1853
2. TheAge OfFable; or, TheBeauties次런jlrhology, 1855
3. The Age of Chivalry; or, Legencts of King Arthur a~ 1~~ Knights of t~
Round Table, 1858
4. li~Boylnvenror; or, Memoir次Mattav Emuards, 1860
5. 性理社必긴또小magne; or, Romance롤料料社料也es, 1862
6. Po~try次rheAge小Fable, 1863
7. ShakespeareAda;料料小rReading Classes, 1865
8. OregonandEldorado; or, Romance次the Rivers, 1866
1은 구약성서의 (시편)을 번역과 해석을 통해 연구한 것. 2는 본서. 3
은 2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며, 근대 유럼 제국의 여명기를 다
룬 것으로, 그 이야기는 이탈리아의 단테 , 아리오스토, 영국의 쇼팬
서,스쿳,테니슨, 미국의 롱펠포,로웰촉 쑨은 시인들이 즌--"--
신적 계계(題材-의 보고料-'-
14
전설을 미국 국민의 마음에 소생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4는 불핀치의
보호하에 경위의 (經緯儀, 천체나 다른 물체의 방위각이나 암각을 재는 기구)
를 발명한 매튜 에드워드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여 쓴 것. S는 이
상의 2및 3과 전적으로 동일한 구상 아래 쐬어진 작품으로 불핀치의
-신화-부작의 완결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6은 이 작품에 인용되
어 있는 시를 모두 발췌하고 그것을 증보하여 엮은 것. 7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은데, 아마도 찰스 램의 -세익스피어 이야기-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8은 콜롬비아 강, 아마존 강을 탐험한 탐험대의 기
록을 토대로, 그것을 이야기식으로 다시 고쳐 쓴 것이다.
이상이 불핀치 저작의 전부인데, 불핀치는 죽음을 앞두고 -그리스
로마의 영웅과 현자(資者)>>라는 작품을 집필중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옮긴이
그리스 -로마 신화
머리말
만일 우리들의 재산을 늘리거나 사회적 지위를 높여 주는 지식만을
유익한 것이라고 본다면, 신화에서는 결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그러
나 우리를 좀더 행복하게 그리고 보다 낫게 해주는 것을 유익하다고 본
다면 신화는 유용한 양식 (良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신
화는 문학의 시녀이며, 문학은 가장 두드러진 덕의 동맹자이며, 또 행
복의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화에 대한 지식 없이는 우리들의 언어로 쐬어진 기품 있는
문학을 이해하거나 감상할 수가 없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이 로마를
"여러 나라의 어머니인 니오베"라고 부르거나, 혹은 베니스를 "대양(大
洋)에서 갓 나온 바다의 키벨레처럼"이라고 읖었을 때, 신화에 능통한
독자라면, 그의 머리에는 백만의 낱말보다 더 생생하고 인상적인 모습
이 그려지겠지만, 신화를 모르는 독자에게는 그것이 도무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밀턴의 시에도 이와 유사한 인유(i; rr~)가 많이 있다. 그
의 (코머스)라는 가면극은 짧은 시지만, 그 속에는 서른 개 이상이나
들어 있고 (그리스도의 강탄(降證)에 부치는 찬가)라는 송시 (頌時) 속에
도 그 절반 정도가 들어 있다, 그리고 -실낙원-속에서도 곳곳에서 찾
아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밀턴의 작품은 도무지 재미가 없다는 말
을 흔히 교양 있는 사람에게서 들을 때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
이, 일반인보다도 두드러진 자기의 학식에다 이 작은 우리들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간단한 신화의 지식을 가한다면, 이제까지 '어렵고 접근
키 어려운' 것처럼 생각되어 온 밀턴의 많은 시가 '아폴론의 수금-理學)
글---" -'
18
그런데 신화를 공부한다 할지라도 그리스어나 라틴어의 도움을 빌리
지 않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 어떠한 방법을 취해야 좋을
까? 도무지 믿기 어려운 야룻한 사건, 게다가 벌써 퇴폐한 신앙, 이러
한 것에 주로 관계하는 이 독특한 학문에 몰두케 한다는 것은 현대와
같은 '실리적인 시대'에 사는 일반 독자에게는 기대할 것이 못 된다.
더구나 어린 독자들에게조차도 일찍부터, 실로 다방면에 걸쳐 사물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갓 공상에 불과한 이
학문에 대해서 옛 사람이 쓴 책을 열심히 읽을 여유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주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고대의 시인들
이 쓴 작품의 번역물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는 없을까? 대답은 다음과
같다, 즉 그 분야는 너무나도 넓어 초심자에게는 무리다. 게다가 이 번
역은 신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비 지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거
짓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이네이스料의 첫 페이지를 읽어 보라.
신화에 대한 지식 없이 '유노의 원한', '파르카의 섭리' , '파리스의 심
판' , '가니메데스의 영예' 등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것은 주(註)를 보면 알 수 있다든지, 혹은 고전문학 사전을
찾아보면 나온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난 다음
과 같이 대답하겠다. 주를 본다거나 사전을 찾아본다 할지라도, 그러한
절차 때문에 독서가 중단된다는 것은 왜 귀찮은 일이다. 그러므로 대개
의 독자는 그런 번거로움을 겪기보다는 차라리 그곳을 건너뛰고 그냥
읽어 나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게다가 주나 사전은 다만 무미건조한
사실만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이야기 본래의 재미는 조금도 맛볼 수 없
다. 그리고 시적인 신화에서 시를 빼내 버리면 대체 나중엔 무엇이 남
을 것인가?
우리의 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신화 속의 이야기
1)베르길리우스가 쓴 라틴 문학 최대의 서사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네이아
스가 이탈리아에서 로마의 기초를 이를 때까지의 고투를 을었다. (전12권)
머리말 19
를 즐거움의 원천이 되는 방법으로 얘기를 풀어 가고자 한다. 우리는
독자 여러분이 어디서 그러한 이야기를 대할지라도, '바로 그것이로구
나?라고 알 수 있도록 고대의 가장 믿을 만한 책을 가지고 이 이야기
를 정확하게 전하려고 애썼다. 이와 같이 우리는 신화를 딱딱한 학문으
로서가 아니라 유연한 학문으로서 제시하려고 생각한다. 즉 우리들의
책에 옛날이야기 책의 재미를 곁들여서 교육의 중요한 일부분인 지식을
여 러분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이 책 속의 그리스 . 로마 신화는 대부분 오비디우스(B.C. 43 -A.D. 17)와
베르길리우스(B.C. 70 - 19)의 작품에서 뽑았다. 그렇다고 그것들을 다만
자구대로 옮긴 것은 아니다. 시란, 그것을 그대로 산문으로 옮길 경우
정말 재미없는 읽을거리가 되어 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문으로 옮겨도 역시 마찬가지다. 선율과 운율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어려운 제약하에서 원문으로 충실히 옮겨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
각하기 때문이며, 그 밖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
리의 이야기는 일단 산문으로 얘기하고, 말 그 자체를 바꾸더라도 원문
에 내재한 시적인 것은 가능한 한 그대로 살리려고 애썼다. 그리고 형
태를 바꾼 이야기 가운데 적당하지 않은 부분은 생략했다.
북구의 신화는 말레(1730~1~,스위스의 역사가 , 북구 문화 연구가) 의
-북구 문명 유적 (遺跡)料에서 발췌하여 실었다. 이 장들은 동양과 이집
트의 신화의 장과 더불어 우리의 주제를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데 필요
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을 그리스 -로마의 신화와 같은
책 속에 넣은 것은 아마 이 책이 최초의 시도일는지도 모른다.
1) 17낀년 및 1847년에 영역본이 발행되었다,
20
그리스와 로마의 산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종교는 소멸되었다. 이른바 올림포스의 신들을
믿는 사람은 현대인 중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이 신들은 지금은 신학
의 부문에 속하지 않고 문학과 취미의 부문에 속한다. 이 부문에 있어
서는 그들은 아직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고금의 시와 회화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이라
고 알려져 있는 작품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잊으려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부터 이러한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이 이야
기는 고대인으로부터 우리에게 구전되고, 현대의 시인 ,비평가, 강연자
들이 널리 인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독자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읽음으
로써 이제까지의 상상에 의한 창작물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자기 시대의 기품 있는 문학 작품을 이해하려
고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필요하고도 중요한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우선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계 구조를 어텅
게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알아야 한다-왜냐하면 로마인은 이 그리스
인으로부터, 그 밖의 국민은 로마인으로부터 그들의 과학과 종교를 이
어받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신들
그리스인들은 지구는 등글고 평평한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리고 자
기들의 나라는 그 중앙에 있고 그 중심점을 이루는 것이 신들의 주거지
인 올림포스 산, 혹은 신탁으로 유명한 델포이의 성지라고 믿고 있었
다. 이 원반과 같은 세계는 동서로 길다란 바다에 의해서 두 개로 나뉘
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그 바다를 지중해, 그것으로부터 이어지
는 바다를 에욱세이노스(흑해)라 불렀다. 그리스인들이 알고 있는 바다
는 이 두 개뿐이었다.
지구의 주위에는 '대양하(大洋河-가 흐르고 있었는데, 그 흐르는 방
향은 지구의 서편에서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동편에서는 그 반대로 흐
르고 있었다. 흐름은 변함없이 항시 한결같았고, 어떠한 폭풍우가 몰아
쳐도 범람하는 일이 없었다. 바다와 지구상의 모든 강은 그곳으로부터
물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구의 북쪽 일부에는 히페르보레오스라 부르는 행복한 민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민족은 높은 산맥 너머에서 영원한
기쁨과 봄을 누리면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 산에 있는 커다란 동굴
로부터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폭풍이 몰려와서, 헬라스(그리스)의 사람
들을 추위에 얼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나라는 육로나 해로 그
어느 것을 통해서도 접근할 수 없었다. 더구나 그 나라 사람들은 질병
이나 노쇠 또는 노고나 전쟁을 모르고 살았다.
지구의 남쪽에는 대양하 가까이에 히페르보레오스와 비슷한 정도로 행
복하고 유덕 (有感 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에티오피아인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신들은 그 민족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었기 때문에 때때
로 올림포스의 거처를 떠나서 그들과 향연을 함께 하는 일이 있었다.
지구의 서쫄 꼰에늘 낀앗하 7F次이에 '엘킬시온의 들' 이킨 부힌늘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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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괴로움을 맛보지 않고 가는 곳으로,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
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이 행복한 토지를 '행운의 들' 또는 '축복된 사
람들의 섬' 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듯이, 고대 그리스인은 자기 나라의 동방과 남방의
민족, 혹은 지중해 연안 근처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민족도 존재하는 줄
을 거의 몰랐다, 그래서 그리스인의 상상력은 지중해의 서쪽 땅에 거
인 -괴물-마녀들이 사는 것으로, 그리 넓은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겠
지만, 원반과 같은 세계의 주변에 신들의 특별한 총애를 받은 민족이
행복과 장수를 누리며 사는 것으로 생각했다.
여명과 해, 그리고 달은 대양하에서 떠올라 신들과 인간들에게 빛을
주면서 공중을 달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북두칠성, 즉 큰곰자리
및 그 근처에 있는 다른 별들을 제외한 모든 별들도 대양하에서 떠오르
고 또 그 속으로 지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곳에서 태양신은 날개가
달린 배를 탄다. 그러면 지구의 북쪽을 돌아 다시 동방, 즉 떠오른 곳
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신들의 거처는 테살리아에 있는 올림포스 산꼭대기에 있었다, 그곳에
는 '계절' 이라고 불리는 여신들이 지키는 구름문이 하나 있었는데, 이
문은 천상의 신들이 지상에 내려갈 때나 다시 천상으로 돌아갈 때 열렸
다. 신들은 각기 자기 궁전을 가지고 있었는데, 주신(主神) 제우스의 소
집이 있으면 모두 제우스의 델포이 신전에 모였다. 지상이나 수중 또는
지하에 살고 있는 신들까지도 모여들었다. 이 올림포스의 주신이 사는
궁전의 큰 홀에서는 또한 많은 신들이 그들의 음식과 음료인 암브로시
아와 넥타르를 먹고 마시며 매일 향연을 베풀고 있었다. 그리고 아름다
운 여신 헤베가 넥타르잔을 날랐다, 이 연회석상에서 신들은 천상과 지
상의 여러 가지 사건들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넥타르를 마시
고 있을 때면 음악의 신 아폴론이 리라"를 타면서 그들을 즐겁게 해주
1)고대 그리스의 일곱 줄로 된 악기,
그리스의 신들 23
었고, 뮤즈 여신들은 이것에 맞추어 노래를 불렀다. 해가 지면 신들은
각자 자기 거처로 돌아가 잠을 잤다.
여신들이 입은 성의 (핼衣)와 그 밖의 옷은 아테나(미네르바)와 미 (美)
의 세 여신들이 짰는데, 좀 단단한 것들은 여러 가지 금속으로 만들어
졌다. 헤파이스토스는 건축기사에다 대장장이, 갑옷 제조자, 이륜전차
제조자, 그 밖에도 올림포스에서는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명공(名工)
이었다. 그는 놋쇠로 신들의 집을 지어 주었다. 그리고 황금으로 신들
의 구두를 만들어 주었다. 신들은 그 구두를 신고 공중이나 물위를 걷
고, 바람과 같은 빠른 속도로 혹은 또 마음 내키는 대로 이곳 저곳으로
이동했다. 헤파이스토스는 또 천마의 다리에 편자를 박았다. 그러자 그
말은 신들의 이륜전차를 끌고 공중과 해상을 질주했다. 그는 자기가 만
든 물건에 스스로 움직이는 힘을 부여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만든
삼각가(三料꼿, 의자와 테이블을 겸한 물건)는 궁전의 흘을 자유자재로 출
입할 수 있었다. 그는 황금으로 만든 시녀들에게 지력 (知力)을 부여하여
부리기까지 했다.
제우스는 신들과 인간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었는데, 제우스 자신에
게도 양친은 있었다. 크로노스(사투르누스) 가 그 아버지요, 레아(옵스) 가
어머니였다. 크로노스와 레아는 티탄 신족에 속해 있었다, 그리고 이
신족의 양친은 하늘과 땅으로부터 태어났고, 하늘과 땅은 또 카오스(혼
돈)로부터 태어났다. 이 카오스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설
명하겠다.
또 하나의 다른 '코스모고니', 즉 우주창조설이 있었는데, 이 설에
의하면 최초에 가이아(대지의 신)와 우라노스(천공의 신)의 사랑이 있었
다. 카오스 위에 떠 있던 닉스(밤)의 알에서 에로스(사랑)가 태어났으
며, 이 에로스가 가지고 있던 화살과 횃불로 모든 사물을 찌르거나 사
물에 생기를 주어 생명파 환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
크로노스와 레아만이 유일한 티탄족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신족에는
24
같은 남신들과 테이아, 포이베, 테티스, 테미스, 므네모시네와 같은 여
신들이 있었다. 이 신들은 연로한 신들이라 일컬어져서, 그들의 지배권
은 그 후에 다른 신들예게 넘어갔다. 크로노스는 제우스에게, 오케아노
스는 포세이돈체게, 히페리온은 아폴론(아폴로) 에게 각각 지배권을 럼겨
주었다. 히페리온은 태양과 달과 여명의 아버지였다. 그러므로 그는 최
초의 태양신인 셈이다. 그리고 그는 광휘와 미의 상징으로 그려져 있는
데, 그것도 후에는 아폴론에게 주게 된다.
크로노스에 대해서는 책에 따라 그 묘사가 아주 다르다. 어떤 책에는
그의 치세(性理)는 결백과 순결의 황금시대였다고 묘사되어 있는 반면
에, 다른 책에는 자기의 아들을 마구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씌어져 있
다. 후자의 책에 따르면, 제우스가 아버지에게 먹히는 운명을 간신히
면하고 성장하여, 메티스(세심)를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녀가 시
o`t버지인 크로노스에게 어떤 약을 마시게 하여 먹은 아이들을 다 토하
게 했다고 한다. 그 후 제우스는 그의 형제 자매와 더불어 그들의 아버
지인 크로노스와 그의 형제인 티탄 신족들에 대해 폭동을 일으켰다. 그
래서 그들을 정복하자 그 중의 어떤 자는 타타로스(지옥)에 가두고 또
다른 자들에게는 다른 형벌을 가했다. 그리고 아틀라스라는 신은 어깨
로 하늘을 떠메고 있으라는 선고를 받았다. 크로노스를 폐위시귄 제우
스는 그의 등생뜰띤 포세이돈(넵투누스)과 하이데스(플루톤) 와 더불어
크로노스의 영토를 분할하였다.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그리고 하이데스는 죽은 사람들의 나라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지구와
올링포스는 세 사람의 공유 재산으로 하였다. 이리하여 제우스는 신과
인간들의 왕이 되었다.
천등이 그의 주된 무기였고 아이기스라는 방패도 가지고 있었다. 헤
파이스토스가 그를 위하여 만든 것이다. 제우스가 총애한 새는 독수리
였는데, 이 새가 제우스의 번개를 지니고 있었다.
1)호메로스의 작품에는 '동생' 으로 되어 있다.
그리스의 신들 25
헤라(유노)는 제우스의 아내였고, 신들의 여왕이었다. 또 무지개의 여
신 이리스는 헤라의 시녀이며 사자(使者)였다. 그리고 여왕이 총애하는
새는 공작이었다.
천상의 명공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와 헤라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
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그의 어머니는 그 추한
꼴을 매우 싫어하여 그를 천상에서 내쫓았다. 일설에 의하면I)제우스와
헤라가 부부싸움을 했을 때, 헤파이스토스가 그의 어머니 편을 들었으
므로 화가 난 제우스가 그를 차버렸고, 이에 천상에서 떨어져 절름발이
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하루 종일 추락하다가 마침내 렘노스 섬에 떨
어졌고, 그 후 이 섬은 헤파이스토스 성지가 되었다.
전쟁의 신 아레스(마르스)도 제우스와 혜라의 아들이었다.
궁술(弓術)과 예언과 음악의 신 아폴론(포이보스)은 제우스와 레토(라
토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그리고 그는 아르테미스(디아나)의 오빠
이기도 했다. 그의 여동생 아르테미스가 달의 여신인 것처럼 아폴론은
태양의 신이었다.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베누스)는 제우스와 디오네 사이에 태어
난 딸이다. 일설에 의하면 아프로디테는 바다의 거품에서 나왔다고도
한다, 그녀가 서풍에 테밀려 물결을 따라 키프로스 섬에 도착하자 계절
의 여신들은 그녀를 영접하고, 이윽고 고운 옷을 입혀 신들이 모인 궁
전으로 인도했다,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신들은 모두 그녀
를 아내로 삼기를 원했다.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번개를 잘 단련한
데 대한 답례로써 그녀를 그에게 주었다. 그래서 여신 중에서 가장 아
름다운 여신이 남신(男神) 중에서 가장 못생긴 신의 아내가 된 셈이다.
아프로디테는 케스토스라고 하는 자수를 놓은 띠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띠는 사랑을 일으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총애한 새
는 백조와 비둘기였고, 그녀에게 바쳐진 식물은 장미와 도금양(料金鐘)
1)호메로스, (일리아드) 재1권.
사랑의 신인 에로스-큐피드)는 아프로디테의 아들이었고, 그는 어머니
라 항상 붙어 다녔다. 그리고 그는 활파 화살을 가지고 있어서. 신과
인간의 가슴속에 사랑의 화살을 쏘아 넣었다. 또 안테로스라 부르는 신
도 있었는데, 이 신은 때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의 복수자로도 표현
되고, 때로는 상호간의 사랑의 상징으로도 표현되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아프로디테가 정의(正義)의 신인 테미스를 붙잡고 늘 어런애 상태에
머물러 자라지 않는 에로스에 대해 걱정을 하였더니, 테미스가 그것은
에로스가 독자이기 때문이라며 동생이 생기면 바로 자라게 되리라고 말
했다. 그 후 얼마 안 가서 안테로스가 탄생하자, 그 즉시 에로스는 날
로 커졌고 힘도 세어졌다고 한다.
지혜의 여신으로서 팔라스라고 불리는 아테나는 제우스의 딸이었다.
그러나 이 여신에겐 어머니가 없다.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히 무장한
딧습으로 태어났던 것이다. 그녀가 총애한 새는 올빼미였고, 그녀에게
바쳐진 식물은 올리브였다.
헤르메스(메르쿠리우스)는 제우스와 마이아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
고, 그가 주재(主宰)한 부문은 상업, 레슬링(격투) 및 그 밖의 경기, 나
아가서는 도둑질에까지 미쳤으며, 요컨대 숙련파 기민을 요하는 일체의
것에 미쳤다. 그는 아버지 제우스의 사자(使者)로서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날개 달린 구두를 신고 있었다. 또 두 마리의 뱅이 몽을 감고 있
는 케리케이온(카두케우스) 이라는 지팡이를 손에 지니고 다녔다.
또한 헤르메스는 리라를 발명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어느 날 그는
한 마리의 거북을 발견하고서 그 갑골의 양끝에 구멍을 뚫고 리텐 실을
구멍에 꿰어 이 악기를 완성했다. 현(弦)의 수는 아흠 명의 뮤즈 여신에
게 경의를 표하는 뜻에서 아흡 개였다. 헤르메스는 이 리라를 아폴론에
게 주고 그 답례로 제리케이온 지팡이를 받았다.
데메테르-꿰레스)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이었다. 그녀에게는 페르세
그리스의 신들 27
포네 (프로세르피네)라는 딸이 있었는데, 이 딸은 후에 하이데스의 아내가
되어 사자-들 나라의 여왕이 되었다. 데메테르는 농업을 주재했다,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바쿠스)는 제우스와 세멜레 사이에 태어난 아들
이었다. 그는 술에 취하게 하는 힘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술의 사회적
인 좋은 영향력도 상징하고 있으므로, 문명의 촉진자 , 입법자, 또 평화
의 애호자로 생각되고 있다.
뮤즈의 여신들은 제우스와 므네모시네 (기억의 여신) 사이에 태어난 딸
들이었다. 이 딸들은 노래를 주재하고 기억을 촉진시켰다. 이들 뮤즈의
여신은 모두 아홉 명이었는데, 각기 문학,예술,과학 등의 부문을 분
담하여 주재했다. 즉 칼리오페는 서사시를 주재했고, 클레이오는 역사
를, 에우테르페는 서정시를, 멜포메네는 비극을, 테르프시코레는 합창
단의 춤과 노래를, 에라토는 연애시를, 폴리힘니아는 찬가를, 우라니아
는 천문학을, 탈레이아는 희극을 각기 주재했다.
미의 여신들이 주재하는 것들은 향연과 무용, 게다가 모든 사교적인
환락과 기품 있는 예술이었다. 이 여신은 세 명이었는데, 그 이름은 에
우프로시네, 아글라이아, 탈레이아였다.
운명의 여신도 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 등 세 명이었다. 그들
의 임무는 인간 운명의 실을 짜는 것이었다. 또 그들은 큰 가위를 가지
고 있어서 어느 때고 마음만 내키면 가위로 실을 끊기도 하였다. 이 여
신들은 테미스의 딸로, 모친은 제우스 옥좌 곁에 앉아서 그의 상담역을
맡고 있었다.
복수의 여신들(에리니에스 혹은 푸리아)은 정의의 재판을 피하거나 경
멸하는 자들의 범죄를 눈에 보이지 않게 벌하는 세 명의 여신이었다.
이 복수의 여신들의 머리카락은 뱀으로 되어 있고, 전신이 무섭고 소름
끼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알렉토, 티시포네, 메가에
라였다. 그녀들은 또한 에우메니테스(착한 마음의 여신) 라고도 불렀다.
네메시스도 복수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신들의 의분(表情-특히 거만
;1~1 nl럴!곯-든oil대하 부-릎 삿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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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은 가축과 목자의 신이었다. 그가 즐겨 사는 곳은 아르카디아의 들
이었다.
사티로스는 숲과 들의 신들이었다. 그들은 온몸에 딱딱한 털이 있었
고 머리에는 짧은 뿔이 돋아 있었으며, 다리는 산양과 비슷하다고 여겨
졌다.
모모스는 웃뜸비 신이었고, 플루토스는 부(富)를 주재하는 신이었다.
로마의 신들
이제까지 이야기해 온 신들은 로마인들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모두
그리스의 신들이다. 그러나 이제부터 이야기하는 신들은 로마 신화의
고유한 신들이다.
사투르누스는 고대 이탈리아인의 신이었다. 이 신은 그리스의 신 크
로노스와 동일시되고, 전설에 의하면 아들 유피테르(제우스)에 의하여
폐위되자 이탈리아로 도망하여 세칭 황금시대라고 불리는 시기에 그곳
에서 재위하였다고 한다. 그의 선정을 기념하기 위하여 매년 겨울에 사
투르날리아라는 제전이 거행되었는데, 그때에는 모든 공무가 정지되고
선전 포고나 형벌의 집행도 연기되었으며 친구들은 서로 선물을 교환하
였고 노예들에게도 자유가 최대한으로 허용되었을 뿐 아니라, 그들을
위하여 잔치가 벌어지고 그 석상에서는 주인이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그것은 사투르누스의 치세에 있어서는 인간이 본래 평등하다는 것과 만
물이 만인에게 평등하게 속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사투르누스의 손자인 파우누스"는 들과 목자의 신으로서 숭배되었고,
예언의 신으로서도 숭배를 받았다. 그의 이름의 복수형 (複數形)인 파우
1)비난과 비꼬는 운음.
2)파우나, 즉 보나데아(좋은 여신의 뜻)라 부르는 여신도 있다.
로마의 신들 29
니는 그리스의 사티로스(半身半부)와 같이 익살스런 신들의 한 무리를
의미했다,
키리누스는 전쟁의 신이었는데, 이 신은 로마의 창건자였고, 사후-
後)에 신의 지위에 오르게 된 로물루스 자신이었다.
벨로나는 전쟁의 여신이다.
테르미누스는 토지 경계의 신이다. 그의 상(像)은 거친 돌이나 기등으
로써 들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하여 지상에 세워져 있었다,
팔레스는 가축과 목장을 주재하는 여신이다.
포모나는 과수-果樹)를 주재했다.
플로라는 꽃을 주재하는 여신이다.
루키나는 출산의 여신이다.
베스타(그리스의 헤스티아)는 국가의 솥과 가정의 솥을 주재하는 여신
이었다. 베스타의 신전에선 베스탈이라고 하는 여섯 명의 처녀 제사(料
司)가 수호하고 있는 성화가 타오르고 있었다. 로마인 신앙에 의하면
국가의 안녕은 이 성화의 보존과 관계가 있으므로 처녀 제사의 태만 때
문에 그것이 꺼지는 일이 있을 때에는 그녀들은 엄벌을 받았고, 꺼진
불은 태양광선에 의하여 다시 점화되었다.
리베르는 바쿠스(디오니소스)의 라틴 이름이며, 물키베르는 불괴누스
의 라틴 이름이다.
야누스는 하늘의 문지기로서 새해를 열기 때문에 1년의 최초의 달(야
누아리우스, January를 가리킴)은 그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그는 문의
수호신이요 모든 문은 두 방향으로 나 있으므로, 그는 보통 두 개의 머
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었다. 로마에는 야누스의 신전이 무수
히 많았다. 전쟁 때에는 주요한 신전의 문은 언제나 열렸고, 평화로을
때에는 닫혀 있었다. 그러나 누마와 아우구스투스의 치세 동안에는 문
이 오직 한 번 닫혔을 뿐이었다.
페나테스는 가족의 행복과 번영을 지켜 주는 신들로 생각되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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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리고 찬장이 이 신들의 성소-聖灰)로 되써 있었다. 그러므로 한
가정의 주인은 모두 자기 집의 페나테스의 제사였다.
라레스. 즉 라르들도 또한 가정을 지키는 신들이었다. 그러나 페나테
스와 달리 이들은 죽은 자의 영혼이 신이 되었다고 생각되었으며, 가정
의 라레스는 자손들을 감독하고 보호하는 영혼으로 생각되었다. 레무레
스와 라르바아라는 말은 영어의 고스트(유령) 라는 말과 거의 같다.
로마인들이 믿은 바에 의하면 남자는 누구든지 자기의 수호신 게니우
스를, 여자는 자기의 수호신인 유노를 가지고 있었다. 즉 그 신이 자기
들에게 삶을 주었다고 생각했고, 평생 자기들의 보호자가 되어 주리라
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자기들의 생일에는 남자는 자기의 수호
신인 게니우스에게 선물을 바쳤고, 여자는 자기의 수호신인 유노에게
선물을 바쳤다.
프로메더우스와 관도라
불치 탄생과 인간의 희망
세계 창조는 바로 이 세계에 살고 있는 인간의 흥미를 더없이 자극하
는 문제다. 고대의 이교도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성서에서 얻는
바와 같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나름대로 세계 창조
이야기를 전해 왔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땅과 바다와 하늘이 창조되기 전에는 만물은 다 같은 모양이었는데,
우리는 이것을 카오스라고 부른다. 이 카오스는 형태 없는 흔돈의 덩어
리요 하나의 죽어 있는 거대한 덩어리에 불과하였으나, 그 속에는 여러
사물들의 씨가 잠자고 있었다. 즉 땅과 바다와 공기가 한데 흔합되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땅은 고체가 아니었으며, 바다는 액체가 아니었
고, 공기는 투명하지 않았다, 마침내 신과 자연이 개입하여 땅을 바다
와 분리하고 하늘을 양자와 분리하여 이 혼돈을 끝나게 하였다. 그때
타오르던 부분이 가장 가벼웠기 때문에 날아올라 가 하늘이 되었다. 공
기는 무게와 장소에 있어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땅은 이들보다는 무거
웠기 때문에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물이 제일 낮은 곳으로 내려가
육지를 뜨게 했다.
이때어떤신이-그것이어면AJ 0111 ~-n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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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를 지정하고, 산을 일으키고 골짜기를 파고, 숲과 샘과 비옥한 논
밭과 돌이 많은 벌판을 여기저기에다 배치했다. 공기가 청명하게 되자
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고기는 바다를, 새는 공중을, 네발짐승은 육
지를 각기 자기 것으로 삼았다.
그러다가 고등동물이 필요하여 인간이 만들어졌다. 창조의 신이 인간
을 만들 때 신적 (神的) 인 재료를 사용하였는지, 아니면 하늘로부터 방금
분리된 흙 속에 어떤 하늘의 종자가 아직 잠재하고 있었을 무렵 그 흙
을 사용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프로메테우스는 이 대지에서
혼을 조금 떼어 내어 물로 반죽하여 인간을 신의 형상과 같이 만들었
다. I)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직립자세를 주었으므로 다른 동물은 다
얼굴을 밑으로 향하고 지상을 바라보는데 인간만은 얼굴을 하늘로 향해
별을 바라보았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이 창조되기 전에 지상에 거주하고 있던 거신족
(巨神族)인 티탄 신족의 한 신이었다. 이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들거나 인간과 그 밖의 다른 동물들에게 그
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주거나 하는 일을 위임받고 있었다.
에피메테우스가 이 일에 착수하였고, 프로메테우스는 이 일이 다 되면
그것을 감독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에피메테우스는 각각의 동물들에게
용기 -힘 ,속도,지혜 등 여러 가지 선물을 주기 시작하였다. 어떤 동
물에게는 날개를 주고 어떤 동물에게는 손톱이나 발톱을 주고 또 몸을
덮는 패각(敗殼) 따위를 주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 될 인간의 차례
가 오자 에피메테우스는 이제까지 그의 자원을 몽땅 탕진하였으므로 인
간에게는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당황한 그는 형인 프로메테우스에
게 달려가 도웅을 청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 하늘
1)구약성서 (창세기) 제1장 n절 및 제2장 7절 참조.
2)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
3)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3
로 을라가서 그의 횃불에다 태양의 이륜차(三輪事)에서 불을 붙여, 그
불을 인간에게로 가지고 내려왔다. 이 선물 덕택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
보다 월등한 존재가 되었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 불을 사용하여 무기를
만들어 다른 동물을 정복할 수가 있었고, 도구를 사용하여 토지를 경작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거처를 따뜻하게 하여 기후가 다소
추운 곳에서도 살 수 있었고, 나아가서는 여러 가지 예술을 창조했으
며, 상거래의 수단이 되는 화폐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제우스가 여자
를 만들어서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그것은
두 형제에 대해서는 하늘로부터 불을 훔친 외람된 짓을 벌하기 위해서
요, 인간에 대해서는 그 선물을 받은 죄를 벌하기 위해서였다. 최초로
만들어진 여자는 판도라(모든 선물을 받은 여인이라는 뜻) 라고 불렸다. 그
녀는 하늘에서 만들어겼는데, 그녀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신들이 약간
씩 기여하였다. 아프로디테는 미를
주었고 헤르메스는 설득력을, 아폴
론은 음악,,,,,,등을 주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판도라는 지상으로
옮겨져 에피메테우스에게 주어졌
다. 그는 형인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제우스와 그의 선물을 경계하라는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
를 기꺼이 아내로 맞아들였다. 에
피메테우스는 그의 집에 한 개의
상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속에는
해로운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그
는 인간에게 새로운 삶의 터를 만
國亂鑑觀-크圖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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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판도라는 이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
서 어느 날 그녀는 상자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곧 불운하
게도 인간을 괴롭히는 무수한 재액(災厄)이 그 속으로부터 빠져 나와
-육체를 괴롭히는 것으로는 통풍(標術 , 류머티즘,복통 등이고, 정
신을 괴롭히는 것으로는 질투, 원한,복수 등-멀리 사방팔방으로 날
아가 버렸다. 판도라는 놀라 재빨리 뚜껑을 덮으려고 하였으나,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것은 이미 다 날아가고 오직 하나만이 맨 밑에 남아 있
었는데, 그것은 '회망' 이먼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어떤 재난에
처해도 회망을 잃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회망을 가지
고 있는 한 어떠한 재난도 우리를 절망할 정도로 불행하게 하지는 못하
는 것이다.
또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판도라는 제우스의 호의로 인간을 축복하기
위하여 보내졌다고 한다. 판도라는 그녀의 결혼을 축복하기 위하여 여
러 신이 선사한 물건이 들어 있는 상자를 받았다. 그녀가 무심코 그 상
자를 열었더니 선물이 다 달아나 버리고, 오직 희망만이 남았다는 것이
다. 이 이야기가 앞서의 이야기보다 더 진실성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
면 '회망' 이란 매우 값비싼 보석과 같은 것이므로, 그것이 앞서의 이야
기처럼 모든 재난으로 가득 찬 상자 속에 들어 있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세계에 주민이 살게 되었는데, 그 최초의 시대는 죄악이
없는 행복한 시대로서, '황금시대' 라고 불렸다. 법률이라는 강제에 의
하지 않고도 진리와 정의가 행해졌고, 위협을 가하거나 벌을 주는 관리
도 없었다. 그 무렵에는 아직 배를 만들기 위하여 산림이 벌채되는 일
도 없었고, 마을의 주변에 성곽을 쌓는 일도 없었다. 칼이나 창이나 투
구 같은 것들도 없었다. 대지는 인간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노동하
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생산하였다, 항상 봄의 계절만
이 있을 뿐이었고, 씨를 뿌리지 않아도 꽃은 피었고, 시내에는 우유와
술이 흐르고, 노란 꿀이 상수리나무에서 떨어졌다.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5
다음에는 '은의 시대' 가 왔다, 이 시대는 '황금시대' 만은 못했지만,
다음에 오는 '청동시대' 보다는 나았다.
제우스는 봄을 단축하고 1년을 네 계절로 나누었다. 그때부터 인간은
추위와 더위를 참고 견뎌야 했고, 비로소 가옥이 필요하게 되었다. 최
초의 주거지는 동굴이었고, 숲 속의 나뭇잎으로 덮였던 은신처는 이제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오두막집으로 바뀌었다, 농작물도 이제는 재배하
지 않으면 자라지 않았다.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소
가 쟁기를 끌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음에는 '청동시대' 가 왔는데, 이 시대는 사람의 기질이 전시대보다
훨씬 거칠었고, 걸핏하면 무기를 들고 싸우려 했다.
그러나 아직도 극심하리만큼 사악하지는 않았다. 가장 무섭고 나쁜
시대는 '철의 시대' 였다. 죄악은 흥수처럼 넘쳐흘렀고, 겸양과 진실과
명예도 헌신짝처럼 사라졌다. 그 대신 사기와 간사한 지혜와 폭력과 사
악한 이욕(利恐) 이 나타났다. 뱃사람은 바람에 돛을 달고, 수목은 산에
서 벌채되어 배의 용골(龍骨)이 되었고, 대양을 성가시게 했다. 이제까
지는 공동으로 경작되던 땅이 분할되어 사유재산이 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땅의 표면에서 산출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내부까지 파
서 광물을 긴집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리하여 유해한 절'과 더욱 유해한 '금' 이 산출되었고 철과 금을
무기 (황금의 무기란 '뇌물' 을 말한다)로 전쟁이 일어났다. 손님은 그의 친
구 집에 있어도 안전하지 못하였다. 사위와 장인, 형제와 자매, 남편과
아내는 서로 믿지 못하였다. 자식들은 재산을 상속받기 위하여 부친이
준기를 바랐다, 가족의 사랑도 땅에 떨어졌다. 대지는 살육의 피로 물
출었고 신들은 하나하나 대지를 저버렸는데, 아스트라이아"만이 남아
1)아스트라이아는 죄 없고 청순한 여신이다. 그녀는 지상을 떠난 뒤 하늘의 별
사이에 자리잡고 별자리 비르고 -처녀좌(處늦요 -가 되었다. 테미스(정의의
신)는 이 아스트라이아의 어머니였다. 그래서 아스트라이아는 천칭 (天理)을 들
-
있다가 마침내 이 여신마저도 떠나 버렸다.
제우스는 이런 상태를 보고 크게 노하여 회의를 열고자 신들을 소집
하였다. 신들은 주신의 소집에 응하여 하늘의 궁전을 향해 떠났다. 청
명한 밤에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길이 공중을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이것을 은하라고 불렀다, 이 길가에는 유명한 신들의 궁전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공중의 일반 서민들은 길 양쪽에서 훨씬 떨어져서 살고
있었다. 제우스는 신들이 모이자 그들을 향하여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
는 지상의 무서운 상태를 설명하고 나서, 자기는 그 주민들을 다 멸망
케 하고 그들과는 다른, 더 살 가치가 있고 신을 더 숭배하는 새로운
종족들을 만들 작정이라는 선언을 하고서 회의는 끝을 맺었다. 그러고
나서 제우스는 번개를 손에 쥐고서는 그것을 던져 이 세계를 불태워 버
리려고 했다.
그러나 불이 일어나면 하늘도 화재를 면하지 못하리라 생각한 제우스
는 그의 계획을 바꾸어 세계를 물바다로 만들려고 하였다. 그는 비구름
이 불어 흐트러지는 북풍을 사슬로 붙들어 매고 남풍을 보냈다. 그러자
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서로 상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이
천칭으로 재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신들이 언젠가 다시 지상에 돌아와 저 '황
금시대' 를 재현해 주리라는 생각은 옛 시인들이 즐겨 사용한 주제다, 알렉산
더 포프(1688-1744,영국의 시인)의 (구세주)는 크리스트교의 찬송가지만, 그 속
에서까지도 이 쳐각이 다음과 같이 나타나 있다.
모든 죄와 옛날의 기만은 사라지고
정의의 여신이 돌아와 천칭을 높이 들고
평화의 여신이 세계 속에 을리브 가지를 뻗으며,
횐웃 입은 여신 아스트라이아가 하늘에서 내려오리라.
또 밀턴의 (그리스도의 강탄에 부치는 찬가)의 제14절과 제15절에도 이 이야기
가 그려져 있다.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7
제우스가 데우칼리온과 피라 이외의 모든 사람을 멸하기 위해 일으킨 홍수
순식간에 하늘 전체가 암혹으로 뒤덮였다,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와 굉
장한 소리를 내며 서로 부딪쳤다. 비는 폭포처럼 쏟아졌다. 곡식은 쓰
러지고 한 해 동안의 농부들의 노력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제우
스는 자기의 물만 가지고는 만족하지 않고 동생인 포세이돈을 불러 그
의 물도 도와 주기를 청했다. 포세이돈은 강을 범람케 하여 그 물로 대
지를 덮었다. 동시에 그는 지진을 일으켜 대지를 뒤흔들었고 해일을 일
으켜 해안을 횝쓸게 하였다. 가축과 인간, 그리고 가옥이 유실되고 신
성한 담으로 둘러싸였던 지상의 신전들까지도 더럽혀졌다, 유실되지 않
은 큰 건물들은 모조리 물 속에 잠겼고, 그 높은 탑까지도 물 속에 침
몰되었다.
料
38
이제 모든 것은 바다가 되었다. 해변이 없는 바다가 되었다. 여기저
기 돌출한 산정에는 간흑 사람이 남아 있었고 최근까지 쟁기질을 하던
土수의 사람들만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었다.
물고기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헤엄을 치고, 닻은 정원 안에 던져졌
다. 온순한 양이 좀전까지 놀고 있던 곳에는 사나운 물개가 뛰놀았다.
늑대는 양 사이에서 헤엄치고 누런 사자와 범은 물 속에서 몸부링쳤다.
물 속에서는 멧돼지의 힘도 사슴의 재빠름도 土용이 없었다. 새들은 날
다가 지쳤지만 앉아 쉴 곳이 없기 때문에 물 속으로 떨어졌다. 물난리
를 면한 생물들도 마침내는 굻어 죽었다.
모든 산 중에서 오직 파르나소스 산만이 물위에 솟아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프로메테우스의 일족인 데우칼리온(프로메테우스의 아들)과 그
의 아내 피라(에퍼메테우스의 딸)가 피난 와 있었다. 남편은 정직한 사람
이었고 아내도 신들의 충실한 숭배자였다. 제우스는 이 부부 이외에 살
아 남아 있는 자가 한 사람도 없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흠잡을
데 없는 생애와 경건한 태도를 돌이뤄 보고는 북풍에 명령하여 구름을
쫓고, 공중을 지상에, 지상을 공중에 나타나게 하였다. 포세이돈도 아
들 트리톤에게 土라고등을 불어 물에게 퇴각을 명하게 하였다. 물은 복
종하였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내는 하상(河床)으로 돌아갔다. 그
때 데우칼리온은 피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 아내여! 생존하고 있는 유일한 여인이여-우리는 처음에는 혈연
(두 사람의 아버지는 형제)과 결흔의 인연으로 맺어졌고, 지금은 공동의
재난에 의하여 맺어졌소. 우리가 조상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힘을 가져,
그가 처음에 새로운 종족을 만든 것처럼 그것을 갱생시킬 수 있다면 얼
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 일은 우리에겐 힘겨운 일이므로 저기 있는 신
전에 가서 신들에게 장차 우리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물어 보기로 합시
다. "
그들은 신전으로 들어갔다. 그 신전은 더러운 이끼들로 더럽혀져 있
었다. 두 사람이 제단에 접근해 보니 거기에는 성화도 타고 있지 않았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39
다. 그들은 땅에 엎드려서 테미스 여신에게, 어떻게 하면 멸망한 인류
를 전과 같이 만들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십사고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신탁이 이렇게 대답했다.
"머리에 베일을 쓰고 옷을 벗고 이 신전을 떠나라. 그리고 너회 어머
니의 뼈를 너희 뒤에 던져라."
그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피라가 먼저 침묵을 깨고 말했다.
"복종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감히 부모의 유골을 더럽힐 수 없습
니다. "
그들은 나뭇잎이 우거진 그늘 밑으로 가서 신탁에 대하여 곰곰이 생
각해 보았다. 마침내 데우칼리온이 입을 열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신탁의 명령에 복종하여도 불효가 되지
않으리라고 믿어. 대지는 만물의 위대한 어머니이고 돌은 그 뼈야. 그
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뒤에 던지기만 하면 돼. 내 생각으로는 이것이
신탁의 의도인 것 같아. 어쨌든 그렇게 해봐도 나쁠 것은 없어."
그들은 베일로 얼굴을 가리고 옷을 벗고 돌을 주워 뒤로 던졌다. 그
러자 돌은(이상한 얘기지만) 말랑말랑해지며 형태를 취하기 시작하였다.
돌들은 마치 조각가의 손에 반쯤 조각된 돌덩어리와 같이 점점 인간의
형태에 가까운 모양을 취하게 되었다. 돌의 주변에 있던 습기 찬 진흙
이 살이 되고 돌부분은 뼈가 되었다. 즉 돌의 결(vei~~이 그대로 혈관
(veinS)이 되었다. 호칭은 변하지 않았으나 그 용도가 변한 셈이다, 그
리고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되었고, 피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종족은 튼튼해서 노동에도 알맞았다. 오
늘날의 우리들이 그러한 것인즉, 이것을 보더라도 우리들이 어떤 조상
으로부터 태어났는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시인들은 예로부터 프로메테우스를 시제 (時題)로 즐겨 삼아 왔다. 그
는 인류의 벗으로서, 제우스가 인류에 대하여 노하였을 때 인류를 위하
여 중간에 개입하였고, 인류에게 문명과 기술을 가르친 것으로 표현되
40
픈즈틀 B;
-
--'x:
理灰 i* ~
-11*5-칠變調修理料S.
프로메테우스와 판도計 41
인간들의 통치자인 제우스의 분노를 샀다, 그래서 제우스는 그를 카프
카스 산 위에 있는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았다. 그러자 독수리가 와
서 그의 간장을 파먹었는데, 파먹으면 바로 또 생기는 것이었다. 프로
메테우스가 박해자인 제우스의 의지에 복종하려고만 하였더라면 이와
같이 고통스러운 형벌은 어느 때라도 끝낼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제우스가 왕위를 안전하게 계속 보전할 수 있는 비밀을 알고 있었고,
만약 이 비밀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더라면 바로 그의 총애를 받았을 것
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와 같은 짓을 경멸하였다. 따라서 그
는 부당한 수난에 대한 영웅적인 인내와, 압제에 반항하는 의지력의 상
징이 되었다.
42
定
아폴론과 다프네 , 피라모스와 티스베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홍수 때문에 지상은 진흙투성이가 되었으나, 그 덕택으로 대지는 아
주비옥한토지가되었다. 그러자혼속에서 좋은것 나쁜것 할것 없
이 가지각색의 많은 산물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서도 피톤(파이돈)이라
부르는 큰 뱀이 나와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는데, 파르나소스 산
의 동굴 속에 잠입했다. 아폴론(포이보스)은 자기의 화살(아폴론은 화살
의 신이기도 하다)로 이 큰 뱀을 사살하였다. 이 화살은 전에는 그가 토
끼나 산양과 같은 약한 동물을 수렵하는 데에만 사용하던 무기였다. 아
폴론은 이 혁혁한 전과를 기념하기 위하여 피톤 경기를 창설하였다. 이
경기 때 역기(力技) 걷기 내기나, 혹은 이륜차 경주에서 우승한 자에게
는 너도밤나무 잎으로 만든 관을 씌워 주었다. 왜냐하면 아폴론이 그때
까지는 아직 월계수를 자기 나무로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벨베데레라고 부르는 유명한 아폴론의 상(像)이 있는데, 그것은 피톤
을 퇴치한 후 이 신을 표현한 것이다.
아폴론팍 다프내
다프네는 아폴론의 최초의 연인이었다.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폴론과 다프네 43
아니라, 에로스의 원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어느 날, 아폴론
은 그 소년이 활과 화살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폴론은 마
침 피톤을 퇴치하고 득의양양해 있었던 때였으므로, 에로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야, 이 장난꾸러기야. 넌 전쟁 때나 쓰는 그런 무기를 가지고 윌 하
려는 거냐? 그것을 필요한 사람에게나 줘라. 나는 이 무기로 저 큰 뱀
을 퇴치했어. 독을 품은 몸뚱이를 넓은 들에 펼치고 있던 저 큰 뱀을
말이다-너 따위는 횃불로 만족하기만 하면 돼, 이 꼬마야. 그리고 하
고 싶으면 사랑의 불장난이나 하면 돼. 그러나 건방지게 내 무기에 손
을 대진 말아라."
이 말을 들은 아프로디테의 아들이 대답했다,
"아폴론 어른, 당신의 화살은 다른 모든 것을 맞힐는지 모르나, 내
화살은 당신을 맞힐 거요."
이렇게 말하며 에로스는 파르나소스 산의 바위 위에 서서, 화살통에
서 서로 다른 공인(工人)이 만든 두 개의 화살을 끄집어냈는데, 하나는
사랑을 일으키는 화살이었고, 하나는 그것을 거부하는 화살이었다. 전
자는 금으로 되고 끝이 뽀족하였고, 후자는 무디고 끝이 납으로 되어
있었다. 에로스는 이 납화살로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라는 님
프(요정) 를 쏘고 다시 금화살로는 아폴론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그러자 곧 아폴론은 이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고. 다프네는 연애라는
생각마저 하기 싫어하게 되었다.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은 숲 속을 싸돌
아다니며 사냥하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구애를 하는 남성이 많았으나,
그녀는 여전히 숲 속을 찾아다니며 연애니 결흔이니 하는 것은 염두에
도 두지 않고 그들을 모두 거절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종종 그녀에게
말했다.
"얘야, 이젠 사위도 보고 손자도 보게 해줘야지."
다프네는 결흔을 생각하는 것을 죄악을 범하는 것만큼이나 싫어하였
으므로 아름다운 얼굴을 붉히면서 아버지의 목에 팔을 감고 말챈다
44
"아버지, 제발 저도 아르테미스처럼 결혼하지 않고 언제나 처녀로 있
도록 해주세요. "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승낙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링게 말했다.
"하지만 너의 그 아름다운 얼굴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
아폴론은 다프네가 죽도록 좋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손에 넣고
자 하였다. 전세계에 신탁을 주는 그도 자기 자신의 운명을 예측하지는
못하였다. 그는 다프네의 두 어깨에 머리카락이 아무렇게나 늘어진 것
을 보고 말했다.
"빗질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아름다우니 곱게 빗으면 얼마나 아름다
울까?
그는 그녀의 눈이 별처럼 빛나는 것을 보았다. 또 아름다운 입술도.
그러나 그는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손과
어깨까지 노출된 팔을 보고 감탄하였다. 그리고 노출되지 않은 부분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상상하였다. 그는 계속해서 다프네의 뒤를 쫓알
다, 다프네는 바람보다 빨리 달아나며, 그가 아무리 간청해도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잠간만 기다려 주오. 페네이오스의 따넘이여. 나는 원수가 아니오.
당신은 양이 늑대를 피하고 비둘기가 매를 피하듯 나를 피하고 있으나,
제발 그러지 말아 주오. 내가 당신을 쫓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오. 니
때문에 그령게 달아나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서 다치게 될까 근심스럽
소. 제발 좀 천천히 가시오. 나도 천천히 따를 것이니. 나는 시골뜨기
도 아니고 무식한 농사꾼도 아니오. 제우스가 나의 아버지고, 나는 델
포이와 테네도스의 군주요. 그리고 현재의 일도 미래의 일도 다 알고
있소. 나는 노래와 리라의 신이오. 나의 화살이 꼭꼭 표적을 맞히오.
그러나 아! ,,,,,나의 화살보다도 더 치명적인 화살이 나의 가슴을 뚫었
土. 나는 의술의 신이고, 모든 약초의 효능을 알고 있소. 그러나 앓, 나
아폴론과 다프네 45
는 지금 어떠한 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있다오?
하지만 다프네는 계속 달아났다. 그리고 그의 말도 절반밖에 듣지 못
했다. 달아나는 모습까지도 그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 모습은 바
람에 돛이 나부끼는 듯했고, 뒤로 늘어뜨린 머리카락은 흐르는 물과 같
았다. 아폴론은 그의 구애가 거절당하자 더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연정을 품고 속력을 내어 그녀를 바싹 뒤좇았다, 그것은 마치 사
냥개가 토끼를 추격할 때와 흡사했다, 입을 벌려 당장이라도 물려고 하
면 이 약한 동물은 급히 또 내달려가 가까스로 그 이빨을 피하는 것이
었다. 이리하여 신자 처녀는 계속 달렸다-아폴론은 사랑의 날개를
타고, 다프네는 공포의 날개를 타고서. 그러나 추격하는 아폴론이 더
빨랐기 때문에 점점 다프네에게 다가가게 되었고, 헐떡이는 숨결이 그
녀의 머리카락에 닿았다. 다프네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쓰러지게 되자, 그녀는 아버지인 강의 신에게 호소했다.
"아버지, 살려 주세요. 땅을 열어 저를 숨겨 주세요. 아니면 제 모습을
바꾸어 주세요. 이 모습 때문에 제가 이런 무서운 일을 당하고 있으
니,,,,,,."
다프네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사지는 굳어지고 가슴은 부드러운
나무껍질로 싸이고, 또 머리카락은 나뭇잎이 되고, 팔은 가지가 되었
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는 뿌리가 되어 땅속에 뿌리내렸다. 얼굴은 가
지 끝이 되어 모양은 달라졌으나 아름다움만은 여전하였다.
아폴론이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풔 섰다. 줄기를 만져 보니 새로운
나무껍질 밑에서 그녀의 몸이 떨고 있었다. 그는 가지를 끌어안고 힘껏
입맞춤하려 했다. 그러나 상대는 그의 입술을 핀했다. 아폴론은 말했다.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므로 나의 나무가 되게 하지.
나는 나의 왕관을 위해 그대를 쓰려고 한다. 나는 그대를 가지고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리라. 그리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카퍼톨리
움 언덕으로 개선 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으로 엮
은 화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또 영뭔한 청춘이야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
-꼰
46
퍼라모스와 티스베 47
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를 것이며 그 잎이 시들지 않도록 해주리라."
이미 월계수로 모습이 변해 버린 그녀는 가지 끝을 숙여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괴라모스와 티스베
세미라미스 여왕이 통치하는 바빌로니아 안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청년은 피라모스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처녀는 티스베였다.
두 사람의 양친은 이웃하여 살고 있었기 때문에 두 젊은이는 자주 내왕
했다. 그리하여 이들의 친구관계는 마침내 연애로 발전하였다. 두 남녀
는 서로 결흔하고 싶어했으나 부모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부모들도 금
할 수 없었던 것이 두 남녀의 가슴에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이었다.
두 사람은 몸짓이나 눈짓으로 서로 속삭였고, 남몰래 속삭이는 사랑
인만큼 그 불꽃은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두 집 사이의 벽에는 틈이 나
있었다. 벽을 만들 때 실수로 인해 생긴 것이었다. 이제까지 아무도 그
것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 연인들은 그 틈을 발견했다. 사랑이 무엇
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이 틈이 두 사람의 말의 통로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이 이 틈을 서로 오갔다. 괴라모스는 벽
이쪽에, 그리고 티스베가 벽 저쪽에 섰을 해, 두 사람의 입김은 뒤섞였
다, 그들은 말했다.
"무정한 벽이여, 왜 그대는 우리 두 사람을 떼어놓는가. 그러나 우리
는 결코 그대의 은혜를 잊지 않으리. 우리가 이렇게 사랑의 속삭임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다 그대의 덕이니까."
이와 같은 말을 그들은 벽 양쪽에서 속삭였다. 그리고 밤이 되어 이
별하지 않으면 안 될 때에는, 더 가까이 갈 수가 없었으므로, 남자는
남자 쪽 벽에다, 여자는 여자 쪽 벽에다 대고 입맞춤을 했다.
國R"鑑
48
고 태양이 풀 위에 내린 이슬을 녹일 때, 두 사람은 괌은 장소에서 만
났다. 두 사람은 자기들의 무정한 운명을 한탄하던 끝에 마침내 한 계
책을 꾸몄다. 다음날 밤 모든 가족들이 잠들었을 때 감시의 눈을 피해
집을 나와서 들판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마을의 경계선 너머에 있
는 니노스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영묘(靈感)가 있는 곳에서 만나
기로 하고, 먼저 간 사람이 나중 오는 사람을 나무 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 나무는 횐 뽕나무였고 시뭔한 샘 곁에 있었다. 모든 것을 합
의한 후, 그들은 태양이 물 밑으로 내려가고 밤이 그 위에서 떠오르기
를 고대하였다. 마칭내 티스베는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 가족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 나와 약속한 나무 밑에 앉아 있었
다. 저녁의 어둠 속에 외로이 앉아 있으려니까 한 마리의 사자가 나타
났다. 사자는 방금 무엇을 잡아먹었는지 입에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물을 마시려고 샘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을 보자 티스베는 달아나
바위 틈에 몸을 숨겼다. 그런데 달아날 때 그녀가 쓰고 있던 베일이 떨
어지고 말았다. 사자는 샘에서 물을 마신 후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가려
고 몸을 일으키다 땅 위에 떨어져 있는 베일을 보자, 피묻은 입으로 그
것을 회둘러 찢어 버렸다.
피라모스는 늦게서야 약속한 장소로 다가갔다. 그리고 모래 땅에서
사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잠시 후
그는 갈기갈기 찢어진 퍼투성이 베일을 발견하였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가엾은 티스베여. 그대가 죽은 것은 다 나 때문이다-나보다도
더 살 가치가 있는 그대가 먼저 가다니, 나도 그대의 뒤를 따르겠다.
그대를 이런 무서운 장소에 오도록 해놓고 홀로 버려 둔 내가 잘못이
다. 오라, 사자들아! 바위 속에서 기어 나오거라. 그리고 이 죄 많은 놈
을 너회들의 이빨로 물어뜯어라."
피라모스는 베일을 손에 들고 약속한 장소로 가서 무수한 입맞춤과
눈물로써 나무를 적셨다.
"나의 피로 너의 몸을 물들이리라."
피라모스와 티스베 49
그는 칼을 빼어 자기의 가슴을 찔렀다. 상처로부터 피가 샘솟듯 흘러
내려 뽕나무의 하얀 열매를 붉게 물들였다, 피는 땅 위에 흘러 뿌리에
미치고 그 붉은 빛깔은 줄기를 타고 열매에까지 올라갔던 것이다.
그때까지 티스베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연인을 실망시켜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조심조심 걸어 나왔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젊은이를 찾았다. 위험에서 벗어난 무서운 얘기를 빨리 알려 주고 싶었
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약속한 장소로 왔을 때, 뽕나무의 열매 색깔이
빨갛게 변한 것을 보고는 그곳이 약속한 장소일까 하고 의심했다. 잠시
주저하던 그녀는 빈사 상태에 있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티스
베는 깜짝 놀라 물러섰다. 전율이 그녀의 몸을 스쳤다. 그것은 마치 잔
잔한 수면 위에 한바탕 바람이 지나갈 때 일어나는 물결과 흡사했다.
마침내 그 사람이 자기 연인임을 알자, 티스베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자기 가슴을 마구 쳤다. 그리고 숨이 거의 넘어간 그를 얼싸안고 상처
에 눈물을 쏟으며 싸늘한 입술에 수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는 부르
짖었다,
"오, 피라모스! 이것이 어찌 된 일입니까, 말 좀 하세요. 피라모스,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티스베예요. 오, 제발 그 늘어진 머리
를 들어 줘요?
피라모스는 티스베라는 말을 듣고 눈을 떴으나, 이내 감아 버렸다.
티스베는 피에 묻은 자기 베일과 칼이 없는 칼집을 발견했다.
"자결하셨군요. 모든 것이 제 탓이에요. 이번만은 나도 용기가 있어
요. 그리고 나의 사랑도 당신의 사랑 못지않습니다. 나도 당신의 뒤를
따르렵니다. 모든 게 다 나 때문이니까요. 죽음이 당신과 나 사이를 갈
라놓았으나, 그 죽음도 결코 내가 당신 곁으로 가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행한 우리들의 부모님이시여, 우리 두 사람의 바람
을 저버리지 마소서. 사랑과 죽음이 저회들을 결합시켰으니, 한 무덤에
묻어 주시윰소서. 그리고 뽕나무야, 너는 우리들의 죽음을 기념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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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서 티스베는 칼로 자기 가슴을 찔렀다. 티스베의 양친
도 딸의 소원을 받아들였고, 신들도 또한 그것을 옳다고 여겼다. 두 사
람의 유해는 한 무덤에 묻혔다. 그 이후로 뽕나무는 오늘날까지 새빨간
열매를 맺게 되었다.
캐괄로스와 프로크리스
케팔로스는 아름다운 젊은이로 사내다운 스포츠를 좋아했다. 그는 해
도 뜨기 전부터 일어나서 짐승을 추격하기가 일쑤였다. 새벽의 여신 에
오스가 처음으로 지상에 얼굴을 내밀었을 때, 이 죕은이를 보는 순간
못 견디도록 그가 좋아져 마침내 그를 납치해 버렸다.
그러나 케팔로스에게는 최근 결혼한, 아름답고 열렬하게 사랑하는 아
내가 있었다. 아내의 이름은 프로크리스였다. 그녀는 수렵의 여신 아르
테미스의 총애를 받았고 여신은 그녀에게 어떤 개보다도 빨리 달리는
개 한 마리와, 표적을 어김없이 맞히는 투창(投槍)을 주었다. 그리고 프
로크리스는 이 두 선물을 남편에게 주었다. 궤팔로스는 그 아내에게서
만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에오스의 간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
침내 에오스는 노하여 "가거라, 이 배은망덕한 놈아, 여편네나 소중히
해라. 반드시 그년한테 돌아간 것을 후회할 때가 올 것이다"고 하면서
그를 놓아주었다.
케팔로스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전과 같이 그의 아내와 더불어
사냥을 즐기며 행복한 생활을 누렸다,
케팔로스는 아침 일찍이 집을 나와 아무도 동반하지 않고 숲과 언덕
을 헤맸다. 왜냐하면 그의 창은 어떠한 경우에도 빗나가는 일이 없는
확실한 무기였기 때문이었다. 사냥에 지치거나 해가 중천에 오른 때에
는 냇가에 있는 서늘한 나무 그늘을 찾아 웃옷을 벗고 풀 위에 누워 서
늘한 바람을 즐겼다.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51
때로는 소리 높이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와서 내 가슴에 부채질을
해다오. 오라, 나를 불태우는 열을 식혀다오" 하고 외치기도 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케팔로스가 이와 같이 미풍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어리석게도 어떤 처녀와 이야기하는 줄 알고, 이
비밀을 케팔로스의 아내 프로크리스에게 가서 전했다. 사랑이란 속기
쉬운 것, 프로크리스는 뜻하지 않은 얘기를 듣고 기절해 버렸다. 한참
만에 깨어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럴 리 없어.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않겠다,"
그리하여 프로크리스는 가슴을 조이며 다음날 아침을 기다렸다. 아침
이 되자, 케팔로스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사냥하러 나갔다. 그녀는 몰
래 그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밀고자가 알려 준 장소에 가서 몸을 숨기
고 있었다. 케팔로스는 사냥에 지치자 늘 하는 버룻대로 냇가에 달려가
풀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 와서 나에게 부채질을 하여다오. 내가 얼마
나 너를 사랑하는지는 너도 잘 알지. 네가 있기 때문에 숲도, 나의 외
로운 산보도 즐겁단다. "
이와 같이 중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숲 속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어
렴풋이 들려 왔다. 순간 야수가 아닌가 생각하고 소리나는 곳을 향해서
창을 힘껏 던졌다. 사랑하는 프로크리스의 외마디 소리가 들려 오자,
던진 창이 표적을 정확히 맞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케팔로스가 그
장소로 달려가 보니 프로크리스는 피를 흘리면서 자기가 케팔로스에게
선물로 준 창을 있는 힘을 다하여 상처에서 빼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
다. 케팔로스는 그녀를 안아 일으키고 출혈을 막으려고 했다. 그리고
"정신 차려요. 나를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당신이 없는 나는 가엾
은 신세가 되지 않겠소. 나를 책하더라도 죽진 말아 주오" 하고 외쳤
다. 그러자 그녀는 살그머니 눈을 뜨고 가까스로 다음과 같은 말을 입
에 올렸다.
"c~ tl탈시ol린르 시란귀--r~l~ olol ld7~ d~lol ~l~~o H1.
52
을 만한 가치가 있다면 제발 이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세요. 그 얄미운
미풍하고는 결혼하지 말아 주세요."
이 말로 모든 비밀은 밝혀졌다. 그러나 지금 그것을 밝힌들 무슨 소
용이 있으랴. 프로크리스는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조용한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낭편이 그 일의 진상을 설명할 때, 그
녀는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을 용서하듯이 물끄러미 웅시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프로크리스를 우연히 창으로 쩔러 죽인 케팔로스
53
허라와 이오
4
헤라와 그녀의 연적들,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 러또와 농부들
헤라는 어느 날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이것은 필시 남
편인 제우스가 세상에 알려지기를 꺼리는 소행을 저지르고서 그것을 감
추려고 구름을 일으킨 까닭이라고 생각하였다. 헤라가 구름을 혜치고
보니 남편은 거울같이 잔잔한 강기슭에 있었고, 그 곁에 한 마리의 아
름다운 송아지가 서 있었다. 헤라는 이 암송아지 속에는 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님프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사
실이었다. 왜냐하면 암송아지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였기 때문
이다. 제우스는 이 딸과 회롱하다가 아내 헤라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
고, 이오를 암송아지로 변신시켰던 것이다.
헤라는 남편 곁에 와서 암송아지를 보자,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였다.
그리고 누구의 것이며 무슨 혈통이냐고 물었다. 제우스는 더 이상 캐묻
지 못하도록 하려는 생각에서 그것은 지상에서 태어난 새로운 품종이라
고 답변했다. 그러자 헤라는 그러면 자기에게 선물하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어멓게 하면 좋을까 망설였다. 자기의 여인을 아내에게 주
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그것을 못 준다고 하럴 의신은 딸즈 --
54
金Pii
송아지를 아르고스에게 인도하여 엄중히 감시하게 했다.
아르고스는 머리에 백 개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잘 때에는
언제나 동시에 두 개 이상 눈을 감지 않았으므로 이오를 부단히 감시할
수 있었다. 낮에는 마음대로 먹도록 내버려 두고 밤이 되면 보기 흥한
끈으로 목덜미를 결박하였다.
이오는 팔을 내밀고 아르고스에게 결박을 풀어 달라고 애원하려고 했
으나, 내밀 팔이 없었고, 목소리는 자기 자신도 놀랄 만큼 소의 울음소
리를 닳아 있었다. 아버지와 자매들을 보고 그 곁으로 가면, 등을 쓰다
듬으며 아름다운 소라고 감탄할 뿐이었다 아버지가 손을 내밀고 한 다
발의 풀을 주자, 이오는 그의 손을 할았다. 이오는 자기가 누구인가를
아버지에게 알리고 싶었다. 자기의 소원을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을
할 수가 언었다. 마침내 이오는 글씨를 쓸 생각을 하고, 제 이름을-
그것은 짧은 이름이었다-발굽으로 모래 위에 썼다. 아버지 이나코스
는 그것을 알아보았다. 오랫동안 그 행방을 수색하였으나 찾지 못하던
딸이 이같이 변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으
므로 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오, 내 딸아-오히려 너를 아주 잃는 편이 덜 애통할 것 같구나."
이나코스가 이같이 탄식하고 있는 것을 본 아르고스는 가까이 와서
이나코스를 좇고 모든 곳을 다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언덕 위에 자리
를 잡고 앉았다.
제우스는 자기 애인의 이러한 고통을 보고 괴로워하였다. 그리고 헤
르메스를 불러 아르고스를 퇴치하도륵 명령하였다. 헤르메스는 서둘러
채비하고 날개 달린 신을 신고 머리에는 모자를 쓰고 잠이 오게 하는
지팡이를 짚고 천상의 탑으로부터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지상에 내리
자, 날개를 떼어 내고 지팡이만을 손에 들고 양 떼를 몰고 있는 양치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양을 몰면서 퍼리를 불었
다. 그것은 시링크스, 또는 판이라고 하는 피리였다, 아르고스는 이제
까지 그와 같은 악기를 본 적이 없었으므로 즐겨 들었다. 그리고 아르
헤라와 이오 阮
고스는 말했다.
"젊은이, 이리 와서 내 곁에 있는 이 바위 위에 앉게. 이 부근은 양이
풀을 뜯기에는 제일 좋은 곳일세. 게다가 이곳엔 자네 같은 양치는 사
람들이 즐기는 좋은 그늘도 있네."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곁에 앉아서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면서 날이
어둡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자, 그 피리로 은은한 곡을
불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아르고스의 감시하는 눈을 잠들게 하려고 애썼
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허사였다. 왜냐하면 아르고스는 그 대부분의
눈을 감았으나, 그 중 몇 개는 여전히 크게 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르메스는 자기가 불고 있는 악기가 어떻게 발명되었는지를 아르고스
에게 얘기했다.
"옛날 시링크스라는 이름의 님프가 있었는데, 숲 속에 사는 사티로스
와 요정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시링크스는 누구의
사랑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아르테미스 여신만을 마음속으로 숭배하
면서 사냥만 하고 있었습니다. 사냥옷을 몸에 걸친 시링크스의 모습은
아르테미스 자신과 맞먹을 정도로 아름다웠지요. 다만 다른 점은 시링
크스의 활은 뿔로 되어 있었으나, 아르테미스의 활은 은으로 되어 있었
다는 점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시링크스가 사냥에서 돌아오다가 판을
만났는데, 판은 그녀를 온갖 말로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링크스는
그의 찬사에 귀도 기울이지 않고 달아났습니다. 그는 시냇가에서 제방
까지 시링크스의 뒤를 쫓아 그곳에서 그녀를 붙잡았습니다. 시링크스는
다급하여 친구인 물의 님프들에게 구원을 청할 도리밖에 없었습니다,
님프들은 그녀가 외치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승낙해 줬습니다. 판의 팔
이 시링크스의 목을 끌어안자, 놀랍게도 그것은 한 묶음의 갈대로 바뀌
어져 있었습니다. 그가 탄식을 하자, 그 탄식은 갈대 속에서 울리면서
구슬픈 멜로디를 발했습니다. 판은 그 음악의 신기함과 감미로움에 취
해서 말했습니다. '이렇게 된 바에야 어떻게든 너를 내 것으로 만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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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헉 피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그 님프의 이름을 따서 시링
크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헤르메스는 이 이야기를 다 끝내기도 전에 아르고스의 눈이 전부 감
긴 것을 보았다. 그의 머리가 가슴 위에서 끄덕이고 있을 때, 헤르메스
가 한 칼로 그의 목을 베자 머리가 바위 위로 굴러 떨어졌다. "오, 불쌍
한 아르고스여! 그대의 백 개의 눈빛이 일시에 꺼져 버렸구나." 헤라는
이 눈들을 빼어 자기 공작의 꼬리에 장식으로 달았다, 그퍼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눈들은 공작의 꼬리에 달려 있게 되었다.
그러나 헤라의 복수심은 더욱더 불타 올랐다. 그녀는 이오를 괴롭히
기 위하여 한 마리의 등에를 보냈다. 등에는 이오를 추적하며 온 세계
를 날아다녔다. 이오는 이오니아 해를 헤엄쳐 도망쳤다. 이 바다의 이
름은 이오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그리고 일리리아의 들을 방황하
고, 하이모스의 산에 오르고, 트라기아 해협을 횡단하고-그 때문에
이 해협은 보스포로스(소가 건넜다는 뜻) 라고 부르게 췄지만-다시 스
키타이를 지나 킴메르인이 사는 나라를 배회하다가, 마침내 네일로스
(나일) 강 기슭에 다다랐다. 이때 제우스가 개인하여 앞으로는 이오와
관계를 끊겠다고 약속하였으므로 헤라도 이오를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
시키는 데 동의하였다. 이오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참으
로 기묘했다. 거친 털이 몸에서 점점 빠지고 뿔이 사라지고 눈이 점점
가늘어지고 입도 점점 작아졌다, 손과 손가락이 발굽 대신에 앞발로 나
타났다. 마침내 암송아지의 모든 모양이 사라지고 인간의 아름다움만이
남았다. 처음에는 소의 소리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말하기를 꺼
렸으나, 점점 자신을 갖고 아버지와 자매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되
었다.
칼리스토 57
칼리스토
칼리스토 또한 헤라의 질투를 산 미녀 가운데 한 사람이다. 헤라는
이 처녀를 곰으로 변하게 했다, 헤라가 "나의 남편을 매혹제 한 너의
아름다움을 뻬앗아 버리겠다"고 말하자, 칼리스토는 무릎을 땅에 대고
애원하려고 팔을 폈다, 그러나 괄에는 이미 검은 털이 나기 시작했다.
등글게 된 손은 구부러진 손톱으로 무장되어 발의 구실을 하게 되었다.
제우스가 아름답다고 늘 칭찬하던 입은 무시무시한 입이 되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애련의 정을 불러일으키던 목소리는 으르렁대
는 소리가 되어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 더 적합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만은 전과 다름없었고, 용서를 빌기 위하여 앞다리를 올리면서 될
수 있는 한 꼿꼿이 섰다, 그리고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제우스를 무정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칼리스토는 밤새도록 흘로 숲 속에 있자니
무서워서 전에 잘 다니던 곳을 방황한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최근
까지도 사냥을 하던 그녀가, 개에게 놀라고 사냥꾼들이 두려워 도망친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때로는 자기가 지금은 한 마리의 짐승이라는 것
을 잊고 다른 짐승들을 피한 일도 있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곰인데
도 다른 곰을 두려워하였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사냥을 하다가 그녀를 발견했다. 칼리스토는 그
젊은이를 보자, 그가 이제는 젊은이로 장성한 자기 아들임을 알았다.
칼리스토는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 자기 아들을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까이 가려고 하자, 젊은이는 놀라 창을 들
고 칼리스토를 찌르려고 하였다. 그때 마침 제우스가 이 광경을 보고는
불행찬 죄악이 발생되는 것을 막고, 둘을 하늘로 끌어올려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에 앉혔다.
헤라는 자기의 연적이 이와 같은 명예로운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몹
시 노하였다. 그리고 급히 늙은 대양의 신인 테리스와 오케아노스(이 신
--
폭刃
58
들이 헤라를 양육했다)에게 갔다, 그리고 그들이 온 까닭을 묻자,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당신들은 신들의 여왕인 내가 왜 천상을 떠나 이 바닷속으로 찾아왔
느냐고 묻는 것이지요? 나를 천상에서 밀어내고 대신 내 자리에 앉게
된 자가 있단 말이에요. 내 말이 믿어지지 않으면 밤이 세상을 어둡게
할 때 하늘을 쳐다보세요. 그러면 북극 하늘, 제일 작은 별자리가 있는
곳에 내가 원한을 품어도 마땅한 두 연놈이 하늘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볼 거예요. 나를 노하게 한 자가 도리어 이와 같은 보답을 받게 된다
면, 앞으로 나의 노여움을 두려워할 자가 누가 있겠어요. 자, 그렇다면
내가 한 일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가 보세요. 나는 그년이 인간의 모
습을 갗는 것을 금했어요. 그런데 그년은 지금은 별이 되었어요. 내가
벌을 준 결과가 이렇게 된 거예요. 이것이 내 힘의 한계예요. 그럴 바
에야 차라리 이오처럼 원래의 모습을 되돌려주었던 편이 나을 뻔했어
요. 필시 제우스는 그년과 결혼하고 나를 쫓아낼 거예요. 그러나 나의
양친과 다름없는 당신들이 나를 동정하신다면. 또한 내가 이런 냉대를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기신다면, 그 증거로 그 연놈들이 당신들의 바
닷속으로 내려오는 것을 금지해 주세요."
대양의 신은 이 소원을 들어 주었다. 그 결과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
두 별자리는 하늘에서 돌고 돌 뿐, 다른 별들처럼 대양 밑으로 가라앉
는 일이 없다.
아르턱미스와 악타이온
이상의 두 예로 보더라도 헤라가 연적에 대해 얼마나 가혹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럼 이번에는 처녀 신 아르테미스(디아나)가 자기의 자존
심을 건드린 자를 어떻게 처벌했는가를 살펴보자.
해가 중천에 떠 있던 대낮의 일었다. 카드모스 왕의 아들(실은 손자.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59
불린치의 착오)인 젊은 악타이온이 그와 함께 산에서 사슴 사냥을 하고
있던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우리의 그물과 무기는 수렵물의 피로 물들었다. 하루의 사
냥거리로는 이만하면 충분하다. 내일 또 나머지를 계속하면 되지 않겠
니. 자, 태양의 신 아폴론이 대지를 내리쬐고 있는 동안, 사냥하던 도
구를 놓고 잠시 쉬기로 하자."
그 산에는 삼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골짜기가 있었고, 그 골짜기는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바쳐져 있었다. 골짜기의 제일 깊은 곳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다. 인공으로 꾸민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이 그 구조에
다 기교를 가한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자연 그 자체인 등근 천장의
바위가 마치 인간의 손으로 새겨진 것처럼 아름다운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샘물이 솟아나고, 넓은 웅덩이 주위에는
풀이 우거져 있었다. 숲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수렵에 지치면 으레 이곳
에 와서, 이 반짝이는 물에다 그 청순한 처녀의 몸을 씻곤 했다.
어느 날, 아르테미스는 님프들과 그 샘에 갔었는데, 한 님프에게 가
지고 있던 창과 화살통과 활을 맡기고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다른 한 님
프에게 맡겼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 세번째의 님프는 이 여신의 발에서
신을 벗기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솜씨가 좋은 크로칼레는 여신의
머리를 빗겨 주었고, 네펠레와 히알레 및 그 밖의 님프들은 큰 항아리
에다 물을 긷고 있었다. 이와 같이 여신이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악타
이온이 친구들 사이에서 벗어나 별다른 목적 없이 거닐다가 운명에 이
끌려 이곳에 왔다. 그가 동굴 입구에 모습을 나타내자, 님프들은 사내
를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여신 쪽으로 달려가서 자기들의 몸으로 여신
의 나체를 가렸다. 그러나 여신은 님프보다 괴가 컸기 때문에 머리가
밖으로 나왔다. 해가 질 무렵이나 뜰 무렵에 구름을 물들이는 저 빨간
색이 돌연 아르테미스의 얼굴에 번졌다. 여신은 님프들에게 둘러싸인
채 절반쯤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엇을 생각했음인지 갑자기 자기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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얹으면서 말했다.
"가서 아르테미스의 나체를 보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말해 보아라."
이 말이 끝나자마자, 가시가 돋친 사슴뿔이 악타이온의 머리에서 나
왔다. 그리고 목이 길어지고 귀가 뽀족하게 되고 손은 발이 되고 팔은
긴 다리가 되고, 몸엔 털이 나고 반점이 있는 모피로 덮였다. 그때까지
대담했던 마음이 공포로 가득 찼고, 그래서 그는 달아났다. 악타이온은
자기의 걸음이 그렇게 빠른 것에 스스로 놀라을 정도였다.
그러나 수면에 비친 자기의 뿔을 보았을 때, "아, 이 처참한 꼴이란?
하고 외치려고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신음했다. 사슴의 얼굴로 변한 그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의식만은 남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7궁전으로 돌아갈
라, 어쩔까? 숲 속에 있자니 무섭고, 집으로 돌아가자니 부끄러웠다.
그가 주저하고 있는 동안에 사냥개들이 그를 발견했다, 제일 처음에 스
파르타의 개 멜람프스가 짖으며 신호를 하니, 팜파고스, 도르케우스,
렐라프스, 테론, 나페, 티그리스를 비롯하여 그 밖의 맹견들이 바람보
다 날쌔게 악타이온의 뒤를 쫓아왔다. 바위와 절벽을 넘고 길도 없는
골짜기를 지나서 그는 도망치고 개들은 추격하였다. 그가 전에 종종 사
슴을 추격하고 자신의 개를 독려했던 산 속에 이번에는 동료 사냥꾼들
의 독려를 받으면서 그 사냥개들이 자신을 추격하였다.
그는, "나는 악타이온이다! 너의 주인을 모르느냐?고 부르짖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공중은 개짖는 소리로 요란하였다. 이윽고 한 마리가 그의 등에 달려
들었고, 또 한 마리는 그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이리하여 두 마리의 개
가 자기 주인을 물어뜯는 동안에 다른 개들도 달려와서 이빨로 그의 살
을 물어뜯었다. 그는 신음하였다. -그것은 인간의 소리가 아니었으
나, 그렇다고 사슴의 소리도 화실히 아니었다-그는 무릎을 꿇고 눈
을 들었다. 만약 그가 팔을 가졌다면 애원하기 위하여 팔을 들었을 것
이다, 그의 친구들이나 동료 사냥꾼들이 개들을 독려하였다. 그리고 함
레토와 농부들 61
께 사냥하자며 악타이온을 찾아 사방에 외쳐 댔다.
악타이온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자, 머리를 돌렸다. 들리는 소리
는 그가 없어서 섭섭하다는 것이었다. 그도 현장에 있었더라면-그렇
다면 얼마나 좋았을 것인가-개들의 공훈을 보고 대단히 기뻐했을 것
이다. 그러나 자신이 그 공훈의 대상이 되다니, 그것은 못 견딜 일이었
다. 개들은 그를 둘러싸고 찢고 뜯곤 하였다. 악타이온이 갈기갈기 찢
겨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아르테미스의 분노는 풀리지 않았다.
러토와 농부들
어떤 사람들은 악타이온의 이야기에서, 여신이 취한 태도는 공정하지
못한 너무 가흑한 행위라고 생각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처녀의
존엄성에 비췄을 때 적절한 행위라 하여 동조하였다. 새로운 사건은 옛
사건을 상기시키는 법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옛날 리키아의 농부들이 여신 레토를 모욕한 일이 있었는데, 물론
그자들은 무사하지는 못했다. 내가 젊었을 때, 나의 부친은 힘든 일을
하기에는 너무 연로하였으므로, 나에게 리키아로 가서 좋은 소를 몇 마
리 몰고 오라고 시켰다. 그래서 그 지방을 지나던 나는, 지금 이야기하
려고 하는 이상한 사건이 일어난 연못과 늪을 보았다. 그 근처에는 오
래 된 제단이 있었는데, 회생물을 태운 연기로 까맣게 되어 갈대 속에
거의 매몰되어 있었다. 나는 이 제단이 어떤 신-파우누스(숲의 신)
의, 나이아스(샘이나 강의 님프)의, 아니면 이 근처 산에 살고 있는 신
-의 제단인가 물어 보았다. 그곳 사람이 대답하였다. '이 제단은 산
신(山神)의 것도 아니고 하신(河神)의 것도 아닌, 한 여인의 것입를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니라, 여왕 헤라의 질투로 말미암아 두 쌍등이 (아폴론
과 아르테미스)를 데리고 양육할 거처도 없이 이곳 저곳으로 쫓겨다녔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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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레토입니다. 레토는 팔에 두 어린 신을 안고서 이 고장에 이르렀
는데, 어린 것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몸은 지칠 대로 지쳤으며 목도 말
랐습리다. 여신은 우연히 골짜기의 밑바닥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오는
이 못을 발견하였습니다. 때마침 그곳에서는 그 고장 사람들이 버들가
지를 꺾고 있었습니다. 여신은 가까이 가서 못가에 무릎을 꿇고 찬물에
목을 축이려고 하였습니다. 여신은 말하였습니다. '왜 물을 먹지 못하
게 합니까7물은 누구나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자연은 그
누구에게도 일광이나 공기나 물을 자기의 사유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허용치 않습니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연의 혜택을 나도 누리려고
할 따름입니다. 나는 이 피로한 팔다리를 씻으려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목을 축이려는 것입니다, 나의 입은 말을 못 할 정도로 타고 있습리다,
물 한 모금이 나에게는 넥타르와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나를 소생시킬
것이고, 나는 당신들을 생명의 은인으로 알겠습니다, 이 어린 것들을
보아서 좀 부탁합니다. 이들도 작은 팔을 내밀고 있지 않습니까.'
사실, 어린 것들은 팔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레토의 이같이 온화한
말에 누가 감동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이 농부들은 완고하게 거절
하였습니다. 그들은 조롱도 하고 이곳에서 당장 물러가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위협까지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못
속에 들어가서 발로 휘저어 흙탕물을 일으켜서 먹지 못하게 하였습니
다. 레토는 크게 노하여 목마른 것도 잊었습니다. 이제는 이 건방진 자
들에게 애원하지 않고, 양손을 하늘로 향해 높이 들고 부르짖었습니다.
진컨대 저들이 이 못을 떠나지 못하고, 한평생 이곳에서만 살도록 해
주십시오-그러자 바로 소원은 사실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지
금도 물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몽땅 물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
고, 때로는 수면에 손을 내밀어 헤엄을 치기도 합니다. 종종 못가에 나
오기도 하지만, 곧바로 다시 물 속으로 뛰어들어갑니다, 그들은 지금도
상스러운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퍼붓고 있습니다. 물을 다 차지하고 있
으면서도 아직도 부족함이 있는지. 부끄러움도 없이 그 손에서 킨굴7U
레토와 농부들 ①
굴 울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거칠고, 목구멍은 부풀어 있으며,
입은 항상 욕지거리를 하기 때문에 넓게 째지고, 목은 오므라들어 없어
지고, 머리와 몸뚱이가 한데 붙어 버렸습니다. 등은 녹색이고 어울리지
않게 큰 배는 횐색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들은 개구리가 된 것이
며, 진흙투성이인 못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레토가 헤라로부터 받은 박해라는 것은 전설에
의하면 다음과 같다. 장차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어머니가 될 레토는
헤라의 분노를 피하여 아이가이온(에게) 해에 있는 섬을 두루 돌아다니
며 은신처를 제공해 주기를 탄원하였다. 그러나 상대가 세력 있는 하늘
의 여왕인지라, 모두들 그의 연적을 도와 주는 데 대단히 겁을 집어먹
고 주저하고 있었다. 오직 델로스 섬만이 장차 탄생할 신들의 탄생지가
되기를 승인하였다. 당시 이 섬은 물에 떠 있는 섬이었으나, 레토가 그
곳에 도착하였을 때, 제우스는 그 섬을 견고한 쇠사슬로 해저에 붙들어
매어 사랑하는 레토를 위해 그곳을 안전한 휴식처가 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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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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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의 -글픈 理
락에톤은 아폴론과 님프인 클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파에톤에게 네가 무슨 신의 아들이냐고 비웃었다. 파에
톤은 화가 나고 자존심이 상한 나머지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에게 그 이
야기를 하고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만일 제가 정말 신의 아들이라면 그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그리고 저의 명예스러운 신분을 보장해 주십시오."
클리메네는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말했다,
"내가 네게 한 말이라는 것에 대한 증인으로서, 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태양신을 내세우겠다. 만약 내 말이 거짓이라면 당장 죽어도 한이
없다. 그리고 너 자신이 가서 물어 보는 데 별로 큰 힘이 들지 않을게
다. 태양이 떠오르는 나라는 우리 나라와 인접해 있다. 가서 태양신에
게 너를 자기의 아들로 인정하느냐고 물어 보아라."
파에톤은 이 말을 듣자 기뻤다. 그러곤 곧바로 해뜨는 지방에 해당하
는 인도를 향해 길을 떠났다. 그리고 회망과 자신에 넘쳐서 자기 아버
지의 여로의 출발점인 목적지에 접근하였다.
태양신의 궁전은 등그런 기등 위에 높이 솟아 황금과 보석으로 빛나
고 있었다. 천장은 잘 닦아서 윤이 나는 상아로 되어 있었고 문은 은O
파에톤 65
로 되어 있었다. "재료들보다도 그것들을 가공한 솜씨가 더 훌릉하였
다.1( I)헤파이스토스가 대지와 바다와 공중과 그 주민들을 벽에 그려 놓
았던 것이다. 바다에는 님프들이 있어 물결 속에서 장난도 치고 혹은
고기의 등에 타기도 하고, 혹은 바위 위에 앉아 바닷물과 같은 푸른 머
리를 말리고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은 다 같다고도 할 수 없고 같지
않다고도 할 수 없었다.-말하자면 동년배의 친구들과 같은 모습이었
다. 대지에는 마을과 숲 그리고 내와 전원의 신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
모든 것 위에는 영광스러운 천계(天資)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또 은
으로 된 문에는 양쪽에 여섯 개씩, 12궁(출)의 성좌가 조각되어 있었다.
클리메네의 아들은 험한 오르막길을 올라가서 논쟁거리가 된 그의 아
버지의 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갔는데 광선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발을 멈추었다. 아폴론은 자줏
빛 옷을 입고, 금강석을 박은 듯 반짝이는 왕좌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좌우에는 날(a)의 신과 달表1의 신과 해(年)의 신이 서 있었고, 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때(時)의 신들이 서 있었다. 봄의 여신은 머리에 화
관(花冠)을 쓰고 있었고, 여름의 신은 옷을 벗은 채 익은 곡식줄기로 된
관을 쓰고 있었으며, 가을의 신은 발이 포도즙으로 더럽혀져 있었고:
얼음이 언 겨울의 신은 횐 서리로 머리카락이 굳어져 있었다.
이러한 시종들에게 둘러싸인 태양신 아폴론은 삼라만상을 내려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이 진기하고 장려한 광경에
눈을 굴리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대체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젊은이는 대답했다.
"오-끝없는 세계의 빛, 빛나는 태양의 신, 나의 아버지시여! -이
렇게 불러도 좋다면-제발 제가 당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1)오비디우스, -메타모르포세스-제2권 5행.
2)위의 책, 제2권 13행.
3)통에 포도를 넣고 맨발로 발아 포도주를 만들기 때문에.
66
증거를 보여 주십시오."
파에톤은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아폴론은 머리에 쓰고 있던 빛나
는 관을 벗어 옆에 놓고, 젊은이에게 좀더 가까이 오라고 명령했다. 그
리고 그를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너는 내 아들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너의 어머니가 너에게 말한 바
를 확증한다. 너의 의심을 풀기 위하여 무엇이든지 네가 원하는 선물을
줄 테니 말해 보아라. 나는 아직 본 일이 없다마는, 우리 신들이 가장
엄숙한 약속을 할 때 내세우는 저 무서운 갓(저숭을 흐르는 스틱스 강)을
증인으로 부를 수도 일다."
파에톤은 즉석에서 태양의 이륜차를 하루만이라도 좋으니 부리게 해
달라고 하였다. 부친은 약속한 것을 후회했다. 몇 번이나 머리를 혼들
어 거절하면서 말했다.
"너는 너무 경솔한 말을 하는구나. 그 부탁만은 내 거부하고 싶구나.
너도 철회하기를 바란다. 그런 청을 들어 준다는 건 도리어 너에게 해
가 될지도 모를 뿐더러 너의 연령과 힘에도 벅차단다. 너는 인간인데도
인간의 힘에 겨운 것을 원하고 있다. 네가 아직 뭘 모르기 때문에 신들
까지도 감히 생각지 못하는 일을 해보려 하는구나. 나 외에는 저 타오
르는 태양의 차를 부릴 자는 없단다. 무서운 오른팔로 번개를 던지는
제우스까지도 이것만은 불가능하다. 그 차가 가는 길은 처음엔 험해서
말들이 아침에도 오르기 어렵고, 중간의 길은 높은 하늘에 있기 때문에
나 자신도 밑에 가로놓여 있는 지구와 바다를 정신이 아젤해서 내려다
보기가 온란할 정도다. 그리고 최후의 길은 경사가 심해서 차를 부리는
데 가장 주의를 요한다. 나를 접대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바다의 여
신 테티스는 내가 거꾸로 럼어지지나 않을까 근심하여 조마조마하는 일
이 종종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하늘은 늘 회전하면서 여러 별들을
가져온다. 나는 모든 것을 쉽쓸어 가는 그 회전운동에 쉽쓸리지 않도록
부단히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내가 너에게 그 이륜차를 빌려
준다면, 너는 어떻게 할 작정이냐? 천구(天球)가 밑에서 회전하고 있는
파에톤 67
데, 진로를 똑바로 유지할 수 있겠니? 아마 너는 도중에 신들이 사는
숲과 마을도 있고 궁전과 신전도 있으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
데 사실은 그렇지 않고, 길은 무서운 괴물들 사이를 통과한단다. 사수
궁(射手宮) 앞에 있는 황소(金牛출)의 뿔 곁을 지나고, 활을 든 반인반마
(半入半島)의 괴물 앞을 지나고, 사자궁 턱 가까이 가기도 하고, 한편에
서는 전갈(天理宮)이 팔을 뻗치고 다른 편에서는 게(天營출)가 팔을 밖
으로 구부리고 있는 곳도 통과해야 한단다. 또한 이륜차를 끌고 가는
말을 몰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말들의 가슴은 입과 콧구멍으
로부터 내뿜는 불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말들이 말을 듣
지 않고 고삐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에는 그들을 다루기가 쉽지 않다.
잘 생각해 보아라. 만약 너에게 이륜차를 빌려 준다면 너의 생명이 위
태롭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너의 청을 취소하거라. 네
가 나의 혈육이라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한다면, 내가 너를 위해 걱정
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날 봐라. 네가 나의 가슴속을 들여다볼 수
만 있다면 넌 한 아비로서의 걱정을볼수 있을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자, 세계를 돌아보고, 바다의 것이든 지상의 것이든 네가 가지고 싶
어하는 가장 귀중한 것을 골라 그것을 청하여라. 네 마음대로 해줄 것
이니, 오직 이륜차만은 조르지 말아라. 그것은 명예가 아니고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내 목을 껴안고 조를 참이니? 네가 그
렇게 고집을 부린다면 이륜차를 주마. -서약을 한 이상 지키지 않으
면 안 되니까-그러나 좀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폴론은 말을 맺었다. 그러나 파에톤은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고
처음 소원을 굽히지 않았다. 아폴론이 거듭 설득하였으나 듣지 않으므
로, 하는 수 없이 천계의 이륜차가 놓여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 이륜차는 헤파이스토스가 선사한 것으로 금으로 만든 것이었다.
차축도 금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채쩍과 바퀴도 금으로 되어 있었으며,
바퀴의 살만 은으로 되어 있었다. 좌석의 측면에는 감람석과 금강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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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 줄이 여컨 나 있었는데, 그것이 태양의 광선을 사방으로 반사하였
다. 대담한 젊은이 파에톤이 감탄하면서 들여다보고 있을 때. 새벽의
여신이 동쪽의 자줏빛 문을 열어젖히고 장미꽃을 여기저기 뿌린 길이
나타났다. 별들은 금성의 지휘하에 물러나고, 마침내는 긍성도 퇴각하
였다. 아버지 아폴론은 지구가 붉게 빛나기 시작하고 달의 여신도 퇴각
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시간의 신들에게 명령하여 말들에게 마구를 지우
게 하였다. 그들은 명령에 복종하여 높은 마구간으로부터 암브로시아(신
들이 먹는 식물로 불로불사의 효력이 있다고 한다)로 배가 부른 말을 몇 필
끌어내어 고삐를 맸다. 아버지는 아들의 얼굴에다 영약을 발라 주어 화
염에 견딜 수 있도록 하였다. 아버지는 전에 벗어 놓았던 빛의 관을 머
리에 다시 쓰고 불길한 일을 예감한 듯이 탄식하였다,
"내 아들아, 적어도 한 가지만은 명심하여 아비의 말을 들어야 한다,
다름이 아니라 채찍질은 삼가고 고삐를 꼭 쥐고 있어야 한다. 말들이
멋대로 질주하므로 제어하기가 어렵다. 다섯 개의 궤도를 곧장 달리지
말고 왼편으로 비켜 가야 한다. 중간지대만을 가고 북극지대나 남극지
대는 피해야 한다. 가다 보면 수레바퀴 자국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길의 방향을 가르쳐 주리라. 공중파 지구가 다 적당한 열을 받게 하기
위해꼭는 진로를 너무 높이 잡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천싱
에 있는 신들의 집을 태워 버릴 것이다, 또 너무 낮게 잡으면 지상에
불을 지르게 될 것이다. '중간 진로가 제일 안전하고 좋다.' 이만큼 말
했으니, 이제 나는 너를 운명에 맡긴다. 행운을 빌겠다. 사람의 힘보다
도 운명에 달린 것이니까. 밤이 서쪽 문 밖으로 나가고 있으니, 더 이
상 지체할 수 없다. 어서 고뻐를 잡아라. 만일 자신을 잃을 때에는 내
말대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럴 때에는 어디든지 안전한 곳에서
말을 멈추어라. 그리고 지구를 비추고 따뜻하게 하는 일은 나에게 맡겨
라. "
이 민활한 젊은이는 이륜차에 뛰어오르자 가슴을 활짝 펴고 기쁨에
넘쳐 고삐를 잡았다.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는
파에톤 69
말을 되풀이하면서.
그 동안에 말들은 콧바람을 불고 불을 뿜는 숨을 내쉬며 성급하게 발
을 구르고 있었다. 고삐를 풀어 주니, 우주의 무한한 대평원이 그들 앞
에 전개되었다. 그들은 앞으로 돌진하여 안전을 가로막고 있는 구름을
헤치고, 같은 동쪽 지점에서 출발한 미풍보다도 앞서 나아갔다. 말들은
짐무게가 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것을 느꼈다. 짐을 싣지 않은 배가 해
상에서 이리저리 동요하는 것과 같이 이륜차도 전과 같은 무거운 짐이
없기 때문에 빈차처럼 덜컹거렸다. 말들이 함부로 돌진하였기 때문에
평소의 궤도를 벗어나게 되었다. 파에톤은 깜짝 놀라 어떻게 말을 몰아
야 할지를 몰랐다. 설령 알았다 하더라도 힘이 부족하였다. 맨 처음에
큰곰별자리와 작은곰별자리가 불에 그을었다. 그들은 가능하면 바닷속
으로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북극에서 몸을 사리고 움직이지
않은 채,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 누워 있던 뱀자리는 온기를 느끼게
되자 다시 광포한 성질이 솟아나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견우성은 쟁기를 끌고 날쌔게 움직이는 데 익숙하지는 않았으나
어느새 달아났다는 것이다.
불운한 파에톤은 그의 다리 밑으로 한없이 전개된 지상을 내려다보자
공포로 안색이 창백해지고 무릎이 떨렸다. 사방이 취황찬란한데도 불구
하고 그의 눈은 흐릿해졌다. '아버지의 말에 왜 손을 댔던고. 아버지가
내 소원을 끝까지 거절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후회했다.
그는 폭풍우에 흔들리는 조각배처럼 떠내려갈 따름이었다. 그럴 때에
는 유능한 뱃사공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기도만 올릴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7먼 길을 지나왔으나, 앞으로 남은 길은 더 멀기만
하다. 점점 불안해진 그는 이리저리 눈을 들려 휘둘러보았다. 출발점을
돌아보기도 하고 도착할 것 같지도 않은 해지는 나라를 쳐다보기도 하
였다. 그는 자제력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고삐를 죄어야 할 것
인가, 늦춰야 할 것인가, 말들의 이름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는 천
상의 도처에 산재해 있는 여러 괴물들의 형태를 보고 공포에 떨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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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특히 전갈은 커다란 두 팔을 벌리고 꼬리와 굽은 발톱을 12궁 중
두 궁에 뻗치고 있었다. 파에톤은 독기를 풍기고 송곳니로 위협을 하는
이 전갈을 보는 순간 정신을 잃고 고삐를 놓쳐 버렸다.
등에서 고삐가 풀린 것을 느끼자, 말들은 줄달음질을 치고 공중의 미
지의 영역으로 별들 사이를 멋대로 돌진하여, 이륜차는 길도 없는 곳에
내던져지고 때로는 높은 하늘 위로 오르고 때로는 거의 지구 가까이까
지 내려갔다. 달의 여신은 오라비의 이륜차가 자기의 차 밑을 달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구름은 연기를 내기 시작하고, 산꼭대기에서는
불이 났다, 들은 열 때문에 마르고 식물은 시들고 잎이 무성한 수목은
타고 추수한 곡식은 화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것도 아
니었다. 큰 도시들이 순식간에 그 성곽과 탑과 더불어 소실되었다. 모
든 국민이 재가 되었다. 아토스, 타우로스, 트물로스, 오이테 등 삼림
이 우거진 산들도 탔다. 샘으로 유명하던 이다 산도 다 말라 버렸고,
뮤즈 여신들이 사는 헬리콘 산도 또 하이모스도 타버렸다. 아이토나(에
트나 화산)는 안팎으로 불이 붙고, 파르나소스 산의 두 봉우리도 다름이
없었고, 로도피 산은 눈으로 된 관을 벗지 않으면 안 되었다. 북극의
추위도 스키타이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카프카스 산도 타
고, 오사 산도, 핀도스 산도, 또 이 두 산보다 큰 올림포스 산도 탔다.
공중에 높이 솟은 알프스 산이나 구름의 관을 쓴 아펜니노 산도 모두
타버 렸다.
파에톤은 온 세계가 불바다가 된 것을 보았고 자신도 그 열기로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가 호홉하는 공기는 커다란 용광로에서 뿜어내는 열
기처럼 뜨거웠고, 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정처 없이 달아났다. 이
때부터 에티오피아인들은 열 때문에 갑자기 체내의 검은 피가 표면에
몰려 피부색이 검어졌으며 리비아 사막도 열 때문에 모두 증발되어 오
늘날의 상태가 되었다고 믿고 있다. 샘의 요정들은 머리를 풀고 말라
가는 물을 슬퍼하였는데, 둑 아래를 흐르는 강 또한 무사하지는 않았
린 딘-가~ ~~nl=r ~ 7~r----」-- - ----
파에톤 71
모두 증발해 버렸다. 바빌론의 에우프라테스 강도, 갠지스 강도, 사금
이 나오는 타고스 강도, 백조가 머물고 있는 카이스트로스 강도 모두
말라 버렸다. 나일 강은 달아나 사막 속에 그 머리를 숨겼기 때문에 지
금도 거기에 숨겨져 있다. 옛날에는 이 강도 일곱 개의 입에서 물을 바
다로 배출하고 있었는데, 지금 그곳에는 일곱 개의 마른 강둑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대지는 크게 갈라지고, 그 틈으로 광선이 명계 (冥界)인 타
르타로스까지 비춰 명부의 왕과 여왕을 놀라게 했다. 바다는 오그라들
었다. 전에 바닷물이 있던 곳은 건조한 평원이 되고 물결 밑에 파묻혔
던 산은 머리를 들고 섬이 되었다. 물고기들은 가장 깊은 곳을 찾아가
고 돌고래는 전과 같이 해상에서 놀 용기를 잃었다. 바다의 신 네레우
스와 그의 아내 도리스까지도 네레이스라 부르는 딸들을 데리고 제일
깊은 바닷속 동굴로 달아나 버렸다. 포세이돈은 세 번이나 물위에 머리
를 내밀었다가, 너무 뜨거워서 물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대지의 여신
은 물로 둘러싸여 있었으나, 머리와 어깨는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손
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늘을 향하여 쉰 목소리로 제우스를 불러 댔다,
"오, 신들의 지배자여! 만일 내가 이러한 대우를 받아 마땅하고 불에
타 죽는 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왜 당신은 번개를 내리지 않으십니까?
기왕 죽이시려거든 직접 손을 써서 죽여 주십시오. 이것이 나의 다산
(多産)과 충실한 봉사에 대한 대가입니까? 나는 가축에겐 풀을, 인간에
겐 과실을 주었고, 당신의 제단에는 유향을 바쳤는데, 그 보수가 이것
입니까? 설령 나를 도외시한다 하더라도, 내 동생 오케아노스(대양 신)
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런 운명을 려어야 합니까? 또 우리 둘이
다 당신의 동정을 받을 수 없다면, 원컨대 당신 자신의 하늘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궁전 지주가 연기를 뿜고 있는 것을 보십시
오. 그것이 타버리면 궁전은 허물어질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아틀라
스 신까지도 쇠약해지고, 그의 짐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하늘이
바다와 지구를 사멸시킨다면 우리는 옛날과 같은 카오스로 떨어질 것입
니다.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도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화염으로부터 구
I'L
출해 주십시오. 이 무서운 순간에 우리의 구제책을 강구해 주십시오."
이와 같은 대지의 여신의 호소도 뜨겁고 목이 말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었다. 전능한 제우스는 이 광경을 보이려고 모든 신들(그 가운데는
파에톤에게 이륜차를 빌려 준 아폴론도 있었다)을 土집하여, 긴급 구제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멸망하리라는 것을 설명하고 높은 탑으로
올라갔는데, 이 탑은 항상 제우스가 그 위에서 구름을 지상에 퍼뜨리고
갈라진 모양의 번갯불을 던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지상을 가릴
구름이 한 점도 없었고, 빗방울도 한 방을 남아 있지 않았다. 제우스는
우렛소리를 내고, 번쩍이는 전광을 오른손에 쥐고 흔들다가 이륜차를
몰고 있는 파에톤을 향해 던졌다. 그러자 파에톤은 그의 좌석에서 떨어
지면서 절명하고 말았다. 파에톤은 머리털에 불이 붙어, 공중에 빛나는
줄을 그으면서 추락하는 유성과 같이 거꾸로 떨어졌다. 강의 신인 에리
다노스는 그를 받아들여, 불이 붙은 그의 시체를 식혀 주었다. 이탈리
아의 나이아스들(샘이나 강의 님프)은 그의 분묘를 세우고, 다음과 같은
비문을 묘석에 새겼다.
아폴론의 이륜차를 몰던 파에톤
제우스의 번갯불에 맞아 이 돌 밑에 잠들다.
그의 아버지의 화차를
뜻대로 부리지는 못했지만
그의 뜻만은 고매하였다. I)
파에톤의 남매들은 오빠의 운명을 탄식하고 있는 동안에 강가의 포플
러나무로 변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흐르는 그녀들의 눈물은 강에 떨어
져 등그런 구슬이 되었다.
1)오비디우스. -메타모르포세스-제2권 3n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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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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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길가 된 미다스 왕,
선량한 노부부의 소련
어느 날, 디오니소스는 그의 어릴 때 스승이며 양부인 실레노스가 어
느새 행방불명이 된 것을 발견했다. 그 노인이 술에 취해 방황하고 있
는 것을 농부들이 발견하고 그들의 왕인 미다스에게 데리고 갔던 것이
다. 미다스는 이 노인이 실레노스임을 알자 따뜻이 맞아들여 열흘에 걸
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 잔치를 베풀어 노인을 환대했다. 열하루
만에 미다스는 실레노스를 무사히 그의 제자에게 돌려보냈다. 디오니소
스는 그에 대한 답례로서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미다스에게
말했다. 미다스는 그렇다면 무엇이든 자기의 손이 닿는 것을 '금' 으로
변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디오니소스는 미다스가 더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을 유감으로 생각하면서도 승낙하였다. 미다스는 이 새로
운 힘을 얻은 것을 크게 기뻐하여, 돌아가자 바로 그 효력을 시험해 보
았다. 참나무 가지를 꺾는 순간 그것이 손 한가운데서 황금 가지로 변
한 것을 보고 그는 자기의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돌을 주워
들었다. 그러자 그것도 금으로 변하였다. 잔디를 만지자 그것도 마찬지
였다.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보았다. 그러자 그것은 마치 혜스페리데
스의 화원'쎄서 훔쳐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미다스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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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한이 없었다. 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하인들에게 훌릉한 음식을 장
만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가 빵을 만져도 그것이 손
안에서 단단해지고 또 음식을 입술에 가져가도 곧 굳어 이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포도주를 마셨다. 그러나 그것 역시 마치 녹은 황
금처럼 목구멍을 내려갔다.
이러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재난에 간담이 서늘해진 미다스는 마력
에서 벗어나려고 애썼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그토록 원했던 선물을 증
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증오해도, 무엇을 하려 해도 허사였
다. 그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미다스는 금으로 빛나는 양
팔을 들고 이 황금의 멸망으로부터 구원해 주십사고 디오니소스에게 애
원하였다. 디오니소스는 자비심이 많은 신이었으므로 미다스의 소원을
듣고 그것을 들어 주기로 하고 이렇게 말했다.
"팍타로스 강이 시작되는 곳까지 거슬러을라가, 그곳에 머리와 몸을
담가라. 그리고 네가 범한 과오와 그에 대한 죄를 껏어라."
미다스는 디오니소스가 일러 준 대로 하였다. 그리고 강물에 손을 대
자, 금을 창조하는 힘은 물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모래가 황금으로
변했는데, 그 금모래는 현재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 후로 미다스는 부와 영화를 싫어했고 시골에 살면서 들의 신인 판
의 숭배자가 되었다.
어느 날, 판은 무모하게도 수금(理學)의 신인 아폴론과 리라 경연을
하려고 도전하였다. 아폴론은 이 도전에 응했고, 산신인 트몰로스가 심
판자로 선정되었다. 이 노인은 심판석에 앉아 잘 듣기 위해서 귀에 익
은 수목을 제거했다. 신호가 나자 먼저 판이 피리를 불었다. 그러자 그
꾸밈없는 멜로디는 그 자신과, 마침 그곳에 앉아 있던 그의 충실한 신
자 미다스를 크게 만족시켰다.
1)이 화원에는 헤라가 제우스와 결혼했을 때 기념으로 보낸 황금 사과가 열리는
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혜스페리데스들이 이것을 지키고 있었다.
미다스왕 75
큰 뱀 라돈과 함께 황금사과를 지키는 헤스페리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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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트몰로스가 머리를 태양의 신 아폴론에게 돌리니, 모든 수목들
도 그를 따랐다, 아폴론은 일어섰다. 이마에는 파르나소스 산의 윌계수
로 만든 관을 쓰고, 티로스 지방에서 나는 자줏빛 염료로 물들인 지면
을 스치는 옷을 걸치고, 왼손엔 리라를 들고 오른손으로 그 현을 탔다,
리라 소리에 정신을 뜹은 트몰로스는 즉석에서 수금의 신에게 승리를
선언하자, 미다스 이외엔 다 이 판정에 만족했다. 미다스는 이의를 말
하고 심판의 정당성을 의심했다. 아폴론은 이런 무식한 귀를 더 이상
인간의 귀의 형태로 해두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 귀를 크게 늘
이고, 안팎으로 털이 나고 귓볼쪽이 움직이게 하여 당나귀의 귀와 똑같
이 만들었다.
미다스 왕은 이 재난으로 말미암아 기분이 상했으나, 그것을 숨길 수
있다고 쟁각하고 스스로를 달랬다. 즉 머리에 넓은 수건을 써서 귀를
감추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이발사는 이 비밀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런 말을 입 밖에 내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받았고 복종하지 않으면
엄벌에 처한다는 협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비밀을 말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초원으로 나가서 땅에 구멍을 파고, 그 위에
몸을 구부려 비밀을 속삭이고 다시 흙으로 덮었다. 그 후 얼마 가지 않
아 초원의 일부에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나자 비밀을 속삭이기 시작하더
니, 그 후 오늘날까지도 미풍
이 그 위에 스치고 지나갈 때
마다 그 일을 속삭이고 있다.
이 미다스 왕의 이야기는 이
외 여러 가지 다른 형태로 이야
기되고 있다. 드라이든(1③1-1703,
영국의 시인 , 극작가)은 -바드의
여인 이야기>>속에서 미다스
왕의 비밀을 누설한 것은 왕의
아낄라고 그리고 있다.
당나귀 귀가 된 미다스 왕
바우귀스와 펄레몬 77
미다스는 프리기아의 왕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고르디우스라는 가난
한 농부였는데, 사람들의 추대로 왕이 되었다. 사람들은 신탁의 명령에
따라 그를 선출했는데, 신탁에는 미래의 왕은 짐마차를 타고 올 것이라
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신탁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을 때,
고르디우스가 아내와 아들을 티리고 마을의 광장으로 짐마차를 타고 오
게 되었다.
고르디우스는 왕으로 선출되자, 그의 짐마차를 신탁을 내린 신에게
바치고 견고한 매듭으로 적당한 장소에 매두었다. 이것이 유명한 '고르
디우스의 매듭' 이라는 것인데. 이에 대하여 후세에 그것을 푸는 자는
전 아시아의 왕이 되리라는 말이 전해졌다. 그것을 풀어 보려고 한 사
람이 많았으나 아무도 성공하지 못하더니, 마침내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 (遠征) 도중에 프리기아에 들렀다.
대왕도 그 매듭을 풀어 보려고 애쌨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
래서 참다못해 칼을 뽑아 그 매듭을 끊어 버렸다. 그가 후에 성공하여
전 아시아를 그의 지배하에 두었을 때, 사람들은 대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신탁의 말에 부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바우키스와 귈꼭몬
프리기아의 어느 언덕 위에 낮은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보리수와 참
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다.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늪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전에는 좋은 주택지였으나, 지금은 웅덩이가 곳곳에 있
고 늪새와 가마우지들이 잘 모여들었다. 언젠가 제우스가 인간의 모습
으로 이 땅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의 아들인 헤르메스도-그 지팡
이만은 가지고 있었으나-날개를 테어놓고 동행했다. 그들은 피로한
나그네처럼 이집 저집의 문전에 서서 하루 저녁 쉴 곳을 찾았으나, 문
이 모두 닫혀 있었다. 왜냐하면 이미 밤이 늦었으며, 주민들은 몰인정
띤小--
닌닉心--띤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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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일어나 문을 열고 그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
침내 한 보잘것없는 오막살이집에서 그들을 맞아 주었다. 그 집에는 경
건한 노파 바우키스와 그의 남편 필레몬이 젊었을 때 결흔하여 늘그막
까지 같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가난을 부끄러이 여기지 않고 과욕(寡
慾)과 친절한 마음으로 그 가난을 견디어 왔다. 그래서 그 집에서는 주
인과 하인을 구별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 두 사람이 가족의 전부였고,
주인인 동시에 하인이었다.
천상에서 방문한 두 사람의 나그네가 초라한 집에 들어와 머리를 숙
이고 얕은 대문을 들어섰을 때, 그 노인은 자리를 만들었고, 노파는 무
엇을 찾는 듯이 서성거리더니 자리 위에 헝겊을 갖다 펴고 그들에게 앉
기를 권하였다.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불기를 찾아내어 마른 나뭇잎과
나무껍질을 모아 놓고 입으로 불어 불을 피됐다. 노파는 방 한구석으로
장작과 마른 나뭇가지를 가지고 와서 잘게 쪼개어 작은 가마 밑에 넣었
다. 노인이 정원에서 채소를 뜯어 오니 노파는 잎을 줄기에서 따 잘게
썰어 냄비에 넣었다, 노인은 갈라진 막대로 굴뚝에 걸써 놓았던 베이컨
덩어리를 끄집어 내렸다. 그리고 그것을 한 조각 베어 채소와 함께 끓
이기 위해 냄비 속에 넣고 나머지는 다음에 쓰기 위해서 남겨 놓았다,
너도밤나무로 만든 그룻에는 손님들을 위해 데운 세숫물을 떠놓았다.
노인 내외는 이런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서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건네며 손님들을 지루하지 않게 했다.
손님들을 위해 준비된 의자에는 해초를 속에 넣어 만든 쿠션이 깔려
있었는데, 그 위에 덮개도 덮여 있었다. 이 덮개는 낡고 초라한 것이었
지만, 큰일을 치를 때만 특별히 내놓는 것이었다. 앞치마 차림의 노파
는 떨리는 손으로 식탁을 날라왔다. 그 식탁의 다리 하나가 다른 것보
다 會社기 때문에 얇은 나뭇조각으로 고여 뒤뚱거리지 않게 했다. 그렇
게 한 후, 노파는 좋은 향취가 나는 풀로 식탁을 훔쳤다. 그리고 그 위
에 순결한 처녀 아르테미스의 성목(聖木)인 올리브나무 열매와 식초에
절인 산딸기를 놓았다. 그 밖에 무와 치즈 그리고 잿속에 넣어 약간 익
바우키스와 필레몬 79
힌 달걀을 곁들였다. 접시는 다 토기였고, 그 옆에는 흙으로 만든 주전
자와 나무 컵이 놓여 있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되었을 때 김이 무럭무럭
나는 스튜가 식탁에 올려졌다.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니지만, 포도주도
곁들여 나왔다. 후식은 사과와 꿀이었다. 그 밖에 이러한 모든 것보다
도 더 좋은 것은 호의적인 얼굴과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환대였다,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노인들이 놀란 것은 술을 따르자마자 저절로
새 술이 술병 속에 차는 것이었다. 두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바
우키스와 필레몬은 이 손님들이 천상에서 온 신임을 알았다. 그들은 무
릎을 꿇고 두 손을 깍지 끼고, 대접이 소흘하였음을 용서해 주십사고
빌었다, 이 집에는 한 마리의 거위가 있었는데, 늙은 부부는 그것을 집
을 지키는 신처럼 기르고 있었다. 그런데 늙은 부부는 그것을 잡아서
손님을 대접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거위는 발과 날개로 달아나면서
노인들에게는 잡히지 않았다. 마침내 거위는 신들 사이로 가서 몸을 피
했다. 신들은 거위를 죽이지 말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은 하늘의 신이다, 이런 야박한 마을은 그 불경스러움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너회들만은 그 징벌을 면하게 하리라. 이 집
을 떠나 우리와 더불어 저 산정으로 가자."
늙은 부부는 이 신들의 말에 따라 지팡이를 손에 들고 험준한 언덕길
을 올라갔다. 그리고 꼭대기 근처에 다다랐을 때 눈을 돌려 밑을 내려
다보니 그들의 집만 빼놓고는 마을이 홍수 속에 잠겨 있었다. 그들이
이 광경을 보고 놀라면서 이웃 사람들의 운명을 탄식하고 있을 때, 문
득 그들 자신의 고가(古家)가 신전으로 변했다. 네모진 기등 대신에 등
근 기등이 서고, 지붕을 인 짚은 금빛으로 번쩍이면서 황금 지붕으로
둔갑했다. 마루는 대리석으로, 문은 조각과 황금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
며져 있었다. 이윽고 제우스는 인자한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훌릉한 노인이여, 그리고 그 남편에 못지않은 노파여, 당신들의 소
원을 말하시오. 당신들에게 어떤 은총을 베풀었으면 좋겠소?
필레몬은 바우키스와 잠시 상의한 뒤에 신들에게 두 사람의 소원을
理料-뜬
"우리는 사제가 되어 당신의 이 신전을 지켰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
리는 사랑파 화목 속에서 생애를 보냈으므로 이 세상을 떠날 때도 함께
떠나서, 나 혼자 살아 남아 마누라의 무덤을 보거나 마누라의 손으로
내 무덤을 파는 일이 없도록 하여 주십시오."
두 사람의 소원은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신전을 지켰
다. 그들이 아주 늙은 어느 날 신전의 계단 위에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바우괴스는 필레몰의 몸에서 나뭇잎이 나오는 것을 보았
고 늙은 필레몬은 바우키스의 몸에서 똑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
았다. 말할 수 있는 능력이 계속되는 한 서로 작별 인사를 교환하고 있
을 때, 나뭇잎으로 된 관이 그들 머리 위에 쐬워졌다.
"잘 있어요, 여보."
그들은 말했다. 그러자 순간 동시에 나무껍질이 그들의 입을 덮어 버
렸다. 튀니아 지방의 양치기는, 지금도 우리들을 이 선량한 노부부가
변신하여 가지런히 서 있는 그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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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르세포내
죽음의 서렌로 끌려간 페르세포내
바위로 변해 -틴 스킬라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이 티탄 신족을 추방하여 그들을 명부로 추방해
버리자, 또 새로운 적이 신들에게 반항하며 일어났다. 그들은 티폰, 브
리아레오스, 엔켈라도스 등의 거인족이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자는 백
개의 팔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자는 불을 내뿜었다. 그들은 마침내 정
복되고 에트나 산 밑에 생매장되었는데, 그들은 아직도 때때로 그곳에
서 도망치려고 몸부림을 쳐서 섬 전체에 지진을 일으키곤 한다, 그들의
숨결은 산을 뚫고 상숭하기도 하는데, 이것이 세칭 화산의 분화라고 불
리는 것이다.
이들 괴물이 추락할 때 지구를 진동시켜 명부의 왕인 하이데스를 놀
라게 하였다. 그는 자기의 왕국이 백일하에 폭로되지나 않을까 근심하
였다. 이런 근심을 하면서 그는 검은 말이 끄는 이륜전차를 타고 피해
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시찰의 길을 떠났다. 그가 시찰을 하고 있
는 동안에 아프로디테는 에릭스 산 위에 앉아서 아들 에로스와 놀고 있
었는데, 하이데스를 발견하자 아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들아, 제우스까지도 정복할 수 있는 너의 화살로 저기 가는 저 명
부의 왕의 가슴을 향하여 쏘아라. 왜 그자만을 놓아둘 필요가 있겠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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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 너와 나의 영토를 넓힐 기회를 놓치지 말아라. 천상에 있어서까지
도 우리의 세력을 멸시하는 자가 있는 것을 너는 아느냐. 지혜의 여신
인 아테나와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우리를 멸시하고 있다. 그리고
또 케레스의 딸(새벽의 여신)도 그들의 흥내를 내려고 하는구나. 만약
네가 너 자신의 이해나 혹은 나의 이해에 대하여 관심이 있다면, 이 두
가지를 똑같이 보아라. 너의 이해가 나의 이해요, 나의 이해가 곧 너의
이해니까. "
에로스는 화살통을 풀어 가장
예리하고 잘 맞힐 만한 화살을 골
랐다. 그리고 무릎에 대고 활을
구부려 활시위를 메겼다, 잘 겨눈
뒤에 비늘 돋친 화살을 하이데스
의 가슴에 정통으로 쏘았다.
엔나의 골짜기 숲 속에는 나뭇
잎으로 가려진 호수가 하나 있었
다, 숲은 태양의 강렬한 광선이
내리쬐는 것을 막고 습기 찬 지면
은 꽃으로 덮여 있어서 그곳은 언
제나 봄이었다. 이곳에서 페르세
포네는 백합꽃과 오랑캐꽃을 바구
니와 앞치마에 하나 가득 따놓고
동무들과 놀고 있었다, 이때 하이
데스가 그녀를 보고는 연정을 느
껴 납치하였다. 그녀는 살려 달라
고 어머니와 동무들에게 외쳤다.
그리고 놀란 나머지 앞치맛자락을
놓쳐서 꽃을 모두 땃에 떤-
페르세포네 83
이 꽃을 잃은 것이 또 하나의 새로운 슬픔처럼 느껴졌다. 약탈자 하이
데스는 마차를 끄는 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대며, 머리와 목 위의
쇠고삐를 마구 당기며 말을 몰았다. 키아네 강에 도착하여 강이 앞길을
막자 하이데스는 삼지창으로 강가를 쳤다. 순간 대지가 갈라지며 명부
에 이르는 통로가 열렸다.
케레스는 빼앗긴 딸을 찾아 온 세상을 헤맸다. 금발의 에오스가 아침
일찍 일어났을 때도, 헤스페로스(금성-가 저녁에 별들을 대동하고 나타
났을 때도, 케레스는 딸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허
사였다. 마침내 피곤하고 슬퍼서 케레스는 돌 위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햇빛과 달빛 아래서, 혹은 비를 맞아 가면서 노천에서 꼬박 아흐레 동안
앉아 있었다. 그곳은 지금 엘레우시스(아테네 북서 해안에 있다) 라는 마을
이 있는 곳으로, 그 당시는 켈레오스라는 노인의 집이 있던 곳이었다.
노인은 그때 들에 나가 도토리와 딸기를 줍고 땔감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의 어린 딸은 두 마리의 염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소녀는 늙은 부인으로 변신한 여신의 곁을 지나면서 "어머니, 왜 바
위 위에 흘로 앉아 계십니까? 하고 말을 걸었다. 이 '어머니' 라는 말이
케레스에게는 얼마나 감미로운 말이었던가.
돌아오던 노인도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을 멈추고
누추하나마 하룻밤 쉬어 가라고 청했다.
케레스는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인이 여러 번 권하자 "제발 내버
려 두세요. 그리고 따님을 가지신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십시오. 나는
내 딸을 잃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와 같이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눈물이, 아니 눈물과 같은 것이 -
왜냐하면 신들은 우는 일이 없으니까-양 볼에 흘러내려 가슴을 적셨
다. 인정 많은 노인과 그 딸은 노파와 함께 목놓아 울었다. 노인은 말
됐rl
84
"그럼 안내해 주십시오. 그만큼 말씀하시는데 거역할 수도 없으니"
하고 케레스는 돌 위에서 일어서서 그들을 따라갔다,
노인은 걸어가면서 자기의 어린 외아들이 중병으로 열이 올라 잠을
못 이루며 앓고 있다고 말했다. 케레스는 허리를 구부리고 양귀비를 땄
다. 일행이 집에 들어가 보니, 어린애가 회복할 가망이 없을 것 같아
온 집안이 수심에 잠겨 있었다. 어린애의 어머니인 메타네이라도 노파
를 따뜻이 맞았다. 노파는 허리를 구부리고 앓는 애에게 입맞춤을 했
다. 그러자 즉시 창백한 얼굴에 화기가 돌며 원기를 되찾았다. 온 가족
이 기뻐했다-가족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부모와 어린 딸이 전부였다.
이 집안에는 하인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식사준비를
하였다. 식탁 위에는 요구르트와 크림과 사과와 벌집에 든 꿀이 놓여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케레스는 소년의 우유에다 양귀비의 즙을 섞었
다. 방이 와서 온 집안이 모두 잠들었을 때, 노파는 일어나서 잠자고
있는 소년을 안고서 손으로 그의 사지를 주물렀다, 그리고 소년을 내려
다보며 세 번 엄숙히 주문을 외고, 걸어가서 그를 재 속에 뉘었다. 이
제까지 손님이 하는 행동을 보고 있던 어머니는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
와 소년을 불 속에서 끄집어냈다. 그러자 케레스는 여신의 본체를 드러
냈다. 천상의 광채가 온 누리를 비추자, 그들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
랐다. 이때 여신이 말했다.
"아들에 대한 그대의 애정이 너무 지나쳤어요. 나는 조금 전에 그대
의 아들을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당신 때문에 모든 일을 망쳐 버
렸소. 그러나 그는 훌릉하고 유익한 인물이 될 것이오. 그는 백성들에
게 쟁기 사용법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오."
이렇게 말하면서 여신은 구름에 몸을 감추고 이륜마차를 타고 떠나
버렸다.
케레스는 딸을 찾아 끊임없이 이 땅에서 저 땅으로, 또 바다와 강을
건너 혜매다가, 마침내 그녀가 출발한 시켈리아 섬으로 돌아왔다. 그녀
페르세포네 85
자기의 영토로 달아나는 길을 연 곳이었다. 그 강의 님프는 여신에게
자기가 목격한 사실을 들려주고 싶었으나 하이데스를 두려워한 나머지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오직 페르세포네가 도망칠 때 떨어뜨린 허리띠를 들고서 그것을 바람
에 나부끼게 하여 어머니의 발 밑으로 가게 했다. 케레스는 그것을 보
고 이제는 그려의 딸이 죽었다고 확신했으나, 아직 그 이유를 몰랐으므
로 죄도 없는 대지에게 누명을 씌웠다. 그녀는 말했다.
"배은망덕한 땅아, 나는 너를 비옥하게 하고 풀과 자양분이 많은 곡
식으로 덮어 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러한 은촐을 받지 못할 것이
다. "
그러자 가축은 죽어 버렸고, 쟁기는 밭고랑에서 파손되고, 종자는 싹
이 트지 않았다. 가뭄이 아니면 장마가 들었다. 새는 종자를 쪼았으며
자라는 것은 엉겅퀴와 가시덤불뿐이었다. 이 광경을 본 샘의 님프 아레
투사가 땅을 위해 조정자로 나서며 말했다.
"여신이여, 땅을 비난하지 마십시오. 마지못해서 따님에게 통로를 열
어 주었을 뿐입니다. 나는 따님을 본 일이 있으므로, 그녀의 운명에 대
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곳은 내가 태어난 고향이 아닙니다. 나
는 엘레스 지방에서 왔습니다. 나는 원래 숲의 님프로서 사냥을 즐겼습
니다. 모두 나의 아름다움을 찬양하였으나, 나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
지 않고 오직 수렵에 능한 것만을 뽐냈습니다. 어느 날, 나는 숲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뛰어다녔기 때문에 몹시 더웠습니다. 그때 어
느 강가에 이르렀는데 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바닥의 자갈을 셀 수 있
을 만큼 맑았습니다. 버들가지가 늘어져 그늘지고 풀이 무성한 강 언덕
은 물가까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나는 가까이 가서 발을
물에 넣었습니다, 나는 물 깊이가 무릎까지 닿는 곳까지 들어갔으나 그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버들가지에 옷을 벗어 걸고 더 들어갔습니다,
그리하여 물 속에서 놀고 있으려니까 강바닥에서 가냘픈 소리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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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그러자 다시 가냘픈 소리가 말했습니다. '아레투사야, 왜 달아나
느냐? 나는 이 강의 신 알페이오스다.' 내가 달아나자, 그는 쫓아왔습
니다. 그의 걸음이 나보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나의 힘이 거의 다해 가
자 나를 바짝 따라왔습니다, 나는 몹시 지쳐서 아르테미스에게 구원을
요청했습니다, '여신님, 나를 살려 주십시오. 당신의 열렬한 숭배자인
나를 살려주십시오.' 여신은 이 소리를 듣고 나를 갑자기 검은 구름으
로 쌌습니다. 강의 신은 이곳 저곳 휘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두 번이
나 내 곁까지 왔었지만 나를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레투사! 아레
투사? 하고 그는 부르짖었습니다. 아-나는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요. 우리 밖에서 으르렁거리는 늑대의 소리를 들은 어린 양과도 같이
식은땀이 몸에 배고. 머리카락은 흐르는 물이 되어 흘러내렸습니다. 내
가 서 있는 곳에는 물이 괴었습니다. 요컨대 순식간에 나는 하나의 샘
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변신했어도 알페이오스는 나를 알아보고서 자
기의 물을 나의 물과 섞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아르테미스가 지면
을 갈랐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내부를 돌아서, 이 시켈리아 섬에 나오
게 된 것입니다. 지구의 밑바닥을 통과할 때, 나는 따님 페르세포네를
보았습니다. 따님은 슬픈 안색이었으나 놀란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
다. 따님은 여왕이 된 것같이 보였습니다. 에레보스(암흑)의 여왕, 사자
-의 나라를 지배하는 왕의 왕후가 된 것같이 보였습니다."
케레스는 이 말을 들었을 때 한동안 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더니, 이륜마차를 하늘로 돌리고 제우스의 옥좌 앞에 나아가려고 길
을 재촉하였다. 케레스는 자기의 불행한 처지를 말하고 딸을 도로 찾아
오는 데 협력해 달라고 제우스에게 애원하였다, 제우스는 페르세포네가
명부에 머무르는 동안에 식사를 한 번도 한 일이 없다면 그렇게 하겠노
라며 승낙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운명의 여신들이 그녀의 구출을 금한다는 것이
었다. 헤르메스가 사긴指目긁--- -1~-1' -' -
페르세포네 87
하였다. 그러나 애통하게도 페르세포네는 이미 하이데스가 준 석류를
받고, 그 씨에 붙은 맛있는 과육(果肉)을 먹었던 것이다. 이로써 완전한
구출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한 타협책으로 반 년은 어머니와 지
내고 반 년은 남편과 지내기로 합의했다,
케레스는 이 타협에 응하고, 땅에 이전과 같은 은총을 베풀었다. 이
때 케레스는 켈레오스와 그 가족 및 어린 아들 트립톨레모스에게 한 약
속을 상기하였다. 케레스는 소년이 성장하였을 때 쟁기의 사용법과 씨
뿌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녀는 또 날개 돋친 용이 끄는 자기의 이
륜차에 그를 태워서 지상의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인류에게 유용한
곡식과 농업의 지식을 전수하였다.
이 여행에서 돌아오자 트립톨레모스는 케레스를 위해서 엘레우시스
지방에 굉장한 신전을 건립하고 쎌레우시스의 신비한 의식' 이라는 이
름의, 여신 케레스의 숭배의식을 창시하였다. 이 의식은 그리스인의 다
른 모든 종교적 의식을 능가할 만큼 훌릉하고 장엄한 신전에서 거행되
었다.
이 케레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우화인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
다. 페르세포네란 곡물의 종자를 뜻한다. 종자는 땅속에 묻으면 그곳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지하의 신에게 납치되어 있다-가 거기서
다시 모습을 나타낸다. 즉 페르세포네는 그 어머니에게 돌아가는 것이
다. 봄의 여신이 그녀를 일광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알페이오스 강은 흐르는 도중에 지하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
이 사실이다, 그것은 지하의 수로를 통과하기 때문인데, 이를 통과하면
다시 또 지상이 나타난다. 시켈리아 섬에 있는 아레투사라는 샘은 해저
를 통과한 후에 다시 시켈리아에 나타난 알페이오스 강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88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글라우코스는 어부였다. 어느 날 해변에서 그물을 끌어을렸더니 여러
종류의 고기가 많이 걸려 있었다. 그는 그물을 털고 풀 위에 앉아서 고
기를 가리기 시작했다, 그가 서 있던 곳은 강 한가운데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는데, 그곳은 외딴 곳으로 인가는 물론 목장으로도 사용되지 않
았고 글라우코스 외에는 오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풀 위에
놓아둔 고기들이 살아나서 마치 물 속에 노니는 것처럼 지느러미를 움
직이기 시작하였다. 그가 놀라서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고기들은 물 속
으로 달아나 버렸다. 그는 이것이 어떤 신의 소행인지, 아니면 풀 속에
있는 어떤 신비로운 힘의 소치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풀이 이런 힘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이렇게 말하며 풀을 조금 뜯어 씹어 보았다. 그런데 그 풀의 즙
이 입에 탕자마자 그는 몹시도 물을 가까이하고 싶어졌다. 견딜 수가
없게 된 그는 육지를 떠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강의 신들이
그를 따뜻이 맞아 주었고 자기들의 동료로서 대접해 주었다. 그들은 바
다의 지배자인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오케아노스의 아내)의 동의를 얻어
그가 가지고 있던 인간적인 요소를 다 씻어 버렸다. 그러자 그가 이제
까지 지니고 있던 감각은 물론 의식까지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얼마
후 정신이 든 글라우코스는 자신의 모습은 물론 마음까지 변한 것을 발
견했다. 머리카락은 바닷빛으로 물 위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어깨는
넓어졌으며, 가랑이와 다리는 고기 꼬리처럼 되어 있었다. 바다의 신들
도 그가 이렇게 변한 모습을 보고 찬탄을 보냈다. 글라우코스 자신도
더 멋있어지기나 한 듯이 우쭐했다.
어느 날 글라우코스는 스킬라라는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을 발견하였
다. 그녀는 이 날도 물의 님프들이 졸-"---'
글라우코스와 스킬라 89
그고 손발을 씻기 시작하였다. 글라우코스는 그녀를 첫눈에 사랑하게
되었다. 그는 물위에 모습을 나타내고 그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리
고 그녀를 잡아 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얘기를 이것저것 늘어놓았
다. 왜냐하면 스킬라는 그의 모습을 보자 바로 몸을 돌려 달아났으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절벽 위까지 도망쳤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절벽 위에 서서 상대가 신인지 아니면 바다 짐승인지를 확인하기 위하
여 뒤를 돌아다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순간 그녀는 깜짝 놀랐다.
글라우코스는 신체의 일부를 물위에 드러내고, 바위에 기댄 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가씨. 나는 괴물도 바다 짐승도 아니오. 나는 신이오. 프로테우스
나 트리톤도 나보다는 높지 않소. 이전에는 나도 인간이었소. 그러나
생계를 위하여 바다에 나갔다가 지금은 완전히 바다에 속하게 되었소."
그리고 자기가 변신한 전말과 어떻게 하여 현재의 지위에 오르게 되
었는지를 이야기하였다. 그는 다시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이런 이야기가 무슨 소용
이 있겠소."
그는 이런 식으로 말을 계속했으나, 스킬라는 돌아서서 달아나 버렸
다. 글라우코스는 실망한 나머지 문득 키르케라는 마법사 여신과 상의
해 볼까 생각했다. 그는 서둘러 키르케가 사는 섬으로 갔다-이곳은
뒤에 오디세우스(율리시스)가 상륙한 섬으로, 이에 대해서는 이후에 자
세히 다루겠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에 그는 말했다.
"여신이여, 제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내 이 고통을 제거할 수 있
는 분은 당신뿐입니다. 나의 모습이 변한 것도 그 약초 때문이기에 나
는 누구보다도 그 효력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스킬라를 사랑합니
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습니다만, 나는 그녀에게 별별 말을 다하여 구애
하고 맹세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비웃을 따름이었습니다.
제발 요술을 쓰시든지 하여 나의 연정을 없애 주십사 하는 것이 아니라
oU1小굿--글1 o+orl7l~o_ 入=긴고--71 Ilrrll틴군-
연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키르궤는 낄답했다-그녀는 바닷빛 신의 매력에 냉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을 따르는 애인을 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당신은 구애를 받
을 만한 가치가 있어요. 당신 스스로 헛되이 구애를 할 필요는 없지 않
습니까? 자신을 가지십시오. 당신 자신의 가치를 아십시오. 나는 여신
이고, 또 식물파 주문의 효력에도 통달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나일지라
도 당신으로부터 구애를 받으면 거절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녀가 당
신을 비웃는다면 당신도 그녀를 비웃고 당신의 사랑을 기꺼이 받아들이
는 이를 사랑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스킬라나 그 사람에 대해서 온당
한 보답이 될 것입니다."
이 말에 글라우코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바닷속에 나무가 자라고 산꼭대기에 물이 찰 때가 올지라도 스킬라
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오."
여신 괴르케는 분개하였으나, 글라우코스를 벌할 수 없었고 또 벌하
기를 원치도 않았다. 왜냐하면 그러기에는 여신도 그를 너무 좋아하였
기 때문이다. 여신은 자신의 모든 분노를 연적인 가엾은 스킬라에게 돌
렸다. 여신은 독이 있는 약초를 몇 개 뜯어 주문을 외면서 섞었다. II
리고 자기 요술에 회생이 되어 뛰노는 많은 짐승들 사이를 지나서 스킬
라가 살고 있는 시켈리아 해안으로 갔다. 그 해안에는 스킬라가 더운
날이면 바닷바람을 쐬거나 목욕을 하기 위해서 자주 들르는 조그만 만
(理)이 있었다. 이 바닷물에다 여신은 그 유독한 흔합물을 풀고 강력한
마력을 가진 주문을 외었다.
스킬라는 전과 같이 이곳에서 물 속에 믐을 담그고 있었다. 이때 그
녀는 한 례의 뱀과 소리높이 짖어대는 괴물을 보았다. 순간 그녀는 얼
마나 공포를 느꼈는지! 처음에 스킬라는 그들이 자기 자신의 일부인 줄
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그들로부터 달아나려고 했다. 그러자 그들도
한데 붙어왔다, 그녀는 자기의 손을 대어 보았다 그----
글라우코스와 스킬計 91
의 사지가 아니고 괴물들의 커다란 턱이었다. 스킬라는 뿌리박힌 듯이
그곳에서 꼼짝하지 않고 남아 있게 되었다. 성질도 외모와 다름이 없이
추악하게 되어 불운한 뱃사공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것을 즐겼다.
이와 같이 하여 스킬라는 여섯 명의 오디세우스의 동료들을 멸망시켰고
아이네이아스의 배를 난파시키려고도 했다. 마침내 스킬라는 하나의 바
위로 변했는데, 지금도 역시 배를 난파시키는 암초로서 선원들의 공포
의 대상이 되고 있다.
經理圖鑑
92
픽그말리온
g
피그말리온의 조각상 ,
아네모네와 히6次토스 이O린
피그말리온은 여자의 결점을 너무나도 많이 보았기 때문에 마침내 여
성을 혐오하게 되어 한평생 독신으로 지내기로 결심하였다. 피그말리온
은 조각가였다. 그래서 훌릉한 솜씨로 상아로 입상을 조각하고 있었는
데, 그 작품의 아름다움은 살아 있는 여자 따위는 접근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의 겉모양은 완전한 처녀의 모습으로, 정말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기술이 완벽했기 때문에 그 작픔은 사람의 손으로
된 것이 아니라, 자연의 창조물처럼 보였다. 피그말리온은 자기 자신의
작품에 감탄한 나머지 자연의 창조물같이 보이는 이 작품과 사랑에 빠
졌다. 그는 그것이 살아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종
종 손을 조각 위에 대보았다. 손을 대보기는 했지만, 그것이 단순한 상
아에 불과하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소녀가 좋아할 만한 것들 -반짝이는 조개껍데기라든지 반들반들한 돌
또는 조그만 새, 갖가지 꽃이라든지 구슬과 호박 등을 선물로 주었다.
그는 입상에 옷을 입히고, 손가락에 보석을 끼우고, 목에는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귀엔 귀걸이를 달아 주고, 가슴에는 진주를 펜 끈을 달아
주었다. 옷은 잘 어울렸으며, 옷을 입은 맵시는 입지 않았을 때나 다름
피그말리온 93
없이 매력적이었다. 그는 그녀를 티로스 지방에서 나는 염료로 물들인
천을 깐 소파 위에 뉘고, 그녀를 자기의 아내라고 불렀다. 그러고는 그
녀의 머리를 가장 보들보들한 깃털을 넣어 만든 베개 위에 뉘었다. 깃
털의 보드라움을 그녀가 마음껏 즐길 수 있기라도 한 듯이.
아프로디테의 제전이 가까워졌다. 이 제전은 키프로스 섬에서 굉장히
호화롭게 거행되었다. 희생의 연기가 오르고 향기가 공중에 가득했다.
피그말리온은 이 제전에서 자기의 임무를 끝내고 난 뒤에, 제단 앞에
서서 머뭇거리며 말했다.
'신들이여, 원컨대 나에게 나의 조각품인 상아 처녀와 같은 여인-
7.는 나의 상아 처녀라는 말은 감히 하지 못했다-을 아내로 점지하
여 주십시오."
제전에 참석했던 아프로디테는 그의 말을 듣고 그가 말하려고 한 참
뜻을 알았다, 그리고 그의 소원을 들어 주겠다는 표시로 제단에서 타오
르고 있는 불꽃을 세 번 공중으로 세차게 오르게 했다, 집으로 돌아온
피그말리온은 그의 조각을 보러 갔다. 그는 소파에 기대어 조각을 살펴
보았다. 그러자 그 입술에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그는 다시 조각의
입술에 키스하고 그 팔다리에 자기의 손을 대어 보았다. 그러자 그 상
아는 그의 손에 부드럽게 느껴졌다. 손가락으로 눌러 보니 히메토스 산
밀초처럼 들어갔다. 피그말리온은 기뻐하며 한편으로는 어떤 착각이 아
닐까 근심하면서 사랑의 열정을 가지고 여러 번 그의 희망의 퍼상에 손
을 댔다.
그런데 정말 살아 있는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혈관이 들어가
나, 손을 메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때 비로소 아프로디테의 숭
배자인 피그말리온은 여신에게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자기의 입술처럼
살아 있는 처녀의 입술에 입술을 갖다 댔다. 처녀는 입맞춤을 하자 얼
굴을 붉혔다. 그리고 수줍은 듯 눈을 뜨고 애인을 응시했다. 아프로디
테는 자기가 맺어 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 주었다. 이 결합으로부
터 아들 파포스가 탄생했는데, 아프로디테에게 바쳐진 파포스라는 마을
94
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드리오릅
드리오페와 이올레는 자매 사이였다. 드리오페는 안드라이몬의 아내
였다. 그녀는 첫 아이를 낳고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
었다. 어느 날, 자매는 시냇가 둑을 거닐고 있었다. 이 둑은 물 가까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었는데, 둑 위에는 도금양이 우거져 있었다.
그들은 님프들의 제단에 올릴 화관을 만들기 위해서 꽃을 따러 나온 참
이었다. 드리오페는 귀중한 아들을 가슴에 안고 걸어가며 젖을 먹이고
있었다. 물가에는 진홍색 연꽃이 만발해 있었다. 드리오페는 그 꽃을
몇 개 따서 아기에게 주었다. 이올레도 꽃을 따려고 손을 뻗자 언니가
열꽃을 딴 곳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연꽃은 다름
이 아니라, 보기 싫은 추적자를 피해 달아나다가 변신한 님프 로티스였
다. 그들은 이 사실을 나중에 마을 사람들한테 들어 알았다. 그러나 이
미 때는 늦었다.
드리오페는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를 깨닫자 공포를 느끼고 그 장
소에서 속히 달아나려고 했다. 그러나 발에 뿌리라도 난 듯 땅에 붙어
서 꼼짝할 수 없었다. 발을 빼려고 애를 썼으나 위쪽만 조금 움직일 뿐
드리오페의 몸은 점점 나무로 변해 갔다, 괴로운 나머지 머리를 쥐어뜯
으려고 했으나 손 안에는 잎이 가득 들어 있었다. 아기는 어머니의 가
슴이 굳어지며 젖이 나오지 않는 것을 느꼈다. 이을레는 언니의 슬픈
운명을 바라볼 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이올레는 언니의 몸이
식물로 바뀌는 것을 제지하려는 듯 줄기를 껴안았다. 이를 막지 못할
바에는 자기도 같은 나무껍질에 싸이기를 바랐다. 이때 드리오페의 남
편인 안드라이몬이 장인과 함께 달려왔다. 그들이 드킬 Q짇느 -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95
아 있는 나무 줄기를 포옹하며 그 앞에다 수없이 입맞춤을 해댔다.
드리오페의 몸은 완전히 변하고, 얼굴만이 남아 있었다. 눈물이 흘러
잎 위에 떨어졌다. 그때까지는 아직 말을 할 수 있었던 드리오페는 다
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죄가 없어요. 이런 운명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 누구에게
도 해를 끼친 일이 없어요. 제 말이 거짓이라면 제 잎이 말라 버리고
줄기가 잘려서 불 속에 들어가도 좋아요. 이 아기를 데리고 가서 유모
에게 맡기세요. 아기를 종종 데리고 와서 제 가지 밑에서 젖을 먹이고,
제 그늘 속에서 놀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기가 자라서 말을 할 수 있게
되거든 저를 어머니라고 부르도록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나의 어머니
는 이 나무 속에 숨어 있다'는 말을 슬퍼하면서 말하도록 해주세요. 강
변을 둘러보고, 관목덤불을 보거든 여신이 변신한 것이나 아닌가 경계
하여 꽃을 꺾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일러 주세요. 자, 그러면 사랑하는
여보, 이올레, 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아직도 저를 사랑해 주신다면
도끼가 제 몸을 다치게 하거나 새나 짐승들이 제 가지를 물어뜯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저는 이제는 몸을 구부릴 수가 없으니, 당신들이 이
곳으로 올라와서 제게 입맞춤해 주세요. 그리고 제 입술이 감각을 지니
고 있는 동안에는 입맞춤을 하게끔 아기를 쳐들어 주세요. 이제는 더
말할 수 없게 되었어요. 이미 껍질이 목까지 올라와 곧 전신을 싸고 있
으니까요. 저의 눈을 감겨 주실 필요는 없어요. 저절로 눈이 감겨질 테
니 까요. "
말을 마치자, 이윽고 입술은 움직이지 않고 생명은 끊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가지에는 얼마 동안 체온이 남아 있었다.
아프로디딕와 아도니스
어느 날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와 놀다가 아들이 가지고 있던 화
96
살에 상처를 입었다. 순간 그녀는 재빨리 아들을 밀어냈으나, 상처는 생
각보다 깊었다. 상처를 입은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보자 단번에 매혹
되었다. 그녀는 이제까지 잘 다니던 파포스 마을도, 크니도스 섬도, 게
다가 광물이 풍부한 아마토스에도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천상에 오를 수도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천상보다도 아도니스
쪽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도니스의 뒤를 따라다녔다. 이제까지
자기의 용모를 아름답게 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늘 밑에서 휴식을
즐기던 아프로디테였으나, 이제는 수렵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와 같은 옷
차림을 하고 숲 속을 公다니거나 산을 넘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
리고 자기의 개를 불러 토끼나 사슴이나 기타 위험성이 없는 동물만을
사냥하고, 사냥꾼에게 덤벼드는 늑대나 곰은 피했다. 아프로디테는 아도
니스에게도 자신처럼 사나운 동물들을 경계하도록 일렀다.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에게 이러한 주의를 주고선, 이윽고 백조가 끄
는 이륜차를 타고 천공을 날아갔다. 그러나 아도니스는 이와 같은 충고
를 지키기에는 너무도 고귀했다. 개들이 산돼지를 굴에서 몰아내자, 젊
은이는 손에 창을 들고 야수의 옆구리를 겔렀다. 그러자 산돼지는 그
창을 빼내기가 바쁘게 아도니스에게 달려들었다. 아도니스는 재빨리 도
망쳤다. 그러나 산돼지는 그를 추격하여 옆구리를 물어뜯었다. 아도니
스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들판에 쓰러졌다.
아프로디테는 백조가 끄는 이륜차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었으나 아직
키프로스 섬에는 닿지 않았다. 그때 사랑하는 사람이 신음하는 土리가
공기를 타고 들려 왔다. 그녀는 다시 백조를 지상으로 향하게 했다. 이
윽고 공중에서 피투성이가 된 아도니스의 시체를 발견하자 급히 지상에
내려 시체 위에 엎드려 가슴을 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녀는 운명의
여신을 원망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냐, 나는 무엇이든 운명의 여신의 승리로 돌리지 않겠다. 나의 슬
픔만이 언제까지나 남을 것이다. 나의 아도니스여, 나는 당신의 죽음과
나의 애통의 광경이 매년 새로워지도록 노력하겠어요. 닷신ol호--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 97
-
-초즈로 묘사된 아프로디테 여신
98
는 꽃으로 변하게 하리다. 아무도 이를 말릴 수 없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그 피 위에 신주-를 뿌렸다. 피와 신주
가 섞이자 마치 연못 위에 빗물이 떨어졌을 때같이 거품이 일었다. 그
리고 한 시간쯤 지나자, 석류꽃 같은 핏빛 꽃 한 송이가 피었다. 그러
나 그것은 탄명하였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바람이 불어서 꽃을 피게
하고, 다시 또 불어서 꽃을 지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아네모
네, 즉 '바람꽃' 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그 꽃이 피고 지는 원인이 다 바
람이기 때문이다.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아폴론은 히아킨토스라는 소년을 몹시 귀여워했다. 그래서 그는 여러
가지 경기에 소년을 데리고 갔고, 고기를 잡으러 갈 때도 그를 위해 그
물을 들어 주었고, 사냥을 갈 때도 개를 끌어 주었으며, 소풍을 갈 때
에도 시중을 들어 주었다. 이와 같이 소년에게 열중한 나머지 아폴론은
자기의 소중한 리라나 화살을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원반던지기
를 하고 있었다. 아폴론은 재주와 힘을 겸비하고 있었으므로 원반을 높
이 던졌다. 히아킨토스는 그것이 날아가는 것을 쳐다보았다. 경기에 열
중한 나머지 자기도 어서 던지고 싶어서 원반을 잡으려고 달려갔다. 그
때 원반이 땅에서 튀는 바람에 히아킨토스의 이마에 맞았다. 그는 기절
하고 쓰러졌다. 창백해진 아폴론은 그를 안아 일으켜서 상처의 출혈을
막고, 꺼져 가는 생명을 붙잡으려고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모두 허사
였다. 부상은 약으로는 고칠 수가 없었다. 뜰 안에 있는 백합꽃의 줄기
를 꺾으면 머리가 수그러지고 꽃이 땅을 향하는 것과 같이, 죽어 가는
히아킨토스의 머리는 목에 붙어 있는 것이 무거운 듯 어깨 위로 축 늘
어졌다. 아폴론은 비통하게 말했다.
"너는 나 때문에 청춘을 빼앗기고 죽어 가는구나. 네가 얻은 것은 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99
통이요, 내가 얻은 것은 죄로다. 맘대로 할 수만 있다면 너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으므로 너를 기억하면서 노래 속
에서 나와 함께 살게 하리라. 나의 리라는 너를 칭송할 것이며, 나의
노래는 너의 운명을 노래할 것이다. 그리고 너를 나의 애통한 마음을
아로새긴 꽃이 되게 할 것이다,"
아폴론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 이상하게도 이제까지 땅에 흘러
풀을 물들이고 있던 피가 변하여, 티로스 산 염료보다도 더 아름다운
빛깔의 꽃이 되었다. 그 꽃은 백합과 같았는데, 백합은 은백색인 반면
에 그것은 진홍색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여 더
큰 명예를 수여하기 위해 아폴론은 그 꽃잎 위에 '아! 아r(Ah! ah!)' "라
는 글자의 모양을 아로새겨 그의 슬픔을 표시했는데, 지금도 우리는 그
모양을 볼 수 있다.
이 꽃은 히아킨토스라고 부르게 되었고, 매년 봄이 되면 퍼어나 히아
킨토스의 운명의 기억을 새롭게 하고 있다.2)
1)그리스 문자로 소소라고 쓴다.
2)여기에 서슬되어 있는 꽃이 오늘날의 히아신스와는 다르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것은 아마도 참붓릊의 일종이든지, 아니면 참제비고깔, 로까제비꽃의 일종
일 것이다.
九J-
100
캐익스와 알키오네
9
궤익스와 알페오네 ,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에로스와 프시케의 A탕
케익스는 테살리아의 왕이었다. 그는 그 나라를 폭력이나 부정에 의
하지 않고 평화로운 가운데 통치하고 있었다. 그는 금성 헤스페로스의
아들이었는데, 그의 빛나는 아름다움은 그 부친이 누구인가를 짐작케
하였다. 그의 아내는 아이올로스의 딸 알키오네였는데, 그를 끔찍이 사
랑했다. 그런데 케익스는 그의 형을 잃고 고뇌에 잠겨 있었다. 그리고
형의 죽음에 뒤따라 일어난 여러 가지 무섭고 괴상한 일들은 그로 하여
금 신들이 자기에게 적의를 품고 있지나 않은가 의심케 했다.
그는 이오니아 지방에 있는 클라로스로 건너가서 아폴론의 신탁을 받
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그 얘기를 아내 알키오네에게 고백했다,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당신의 애정이 제게서 떠나게 되었나
요? 그렇게도 열렬했던 저에 대한 당신의 사랑은 어디로 갔나요-저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태연할 수 있을 만한 수양을 하셨나요? 저와 이
별하시려는 거죠?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남편의 여행을 막기 위하여 자기가 부친의
집에 있을 때 -그녀의 부친 아이올로스는 바람의 신이었으므로, 바람
케익스와 알키오네 101
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몸소 체험한
무서운 바람의 위력을 이야기하였다.
"바람은 굉장한 위력을 갖고 있어서 서로 부딪칠 때에는 불꽃을 튀길
정도랍니다. 당신이 정히 가시겠다면,,,,,," 하고 그녀는 덧붙였다, "제
발 저를 데리고 가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실제로 당하실 재난뿐
만 아니라 제가 상상하는 재난까지도 당할 것입니다."
이러한 말들은 케익스 왕의 마음을 강하게 압박하였다. 그는 아내와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그러나 아내가 바다의 위험을 당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허락지 않았다.
그는 아내를 달랜 끝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나의 아버지 금성을 두고 약속하겠소. 운명이 허용한다면 달이
궤도를 두 번 돌기 전에 돌아오리다."
이렇게 말하고 왕은 창고에서 배를 꺼내어 노와 돛을 달도록 명령했
다. 알키오네는 이와 같은 모든 준비가 진행된 것을 보고서 재난을 예
감이나 한 듯이 몸을 떨었다. 그녀는 흐느끼며 이별을 고하고는 정신을
잃고 땅 위에 쓰러졌다.
케익스는 배에 오르기는 했지만 출발을 늦추려 했다. 그러나 젊은이
들은 이미 노를 손에 잡고 서서히 질서정연하게 저으며 힘차게 물을 헤
치고 나아갔다. 알키오네는 남편이 갑판 위에 서서 자기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보았다. 그녀도 남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배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자 그녀는 돛대가 반짝이는 것이나마 보려고
눈을 크게 떴으나, 마침내 그것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한편, 배가 미12러지듯 항구를 빠져 나가자, 미풍이 돛폭 사이에서
노닐었다. 선원들은 노를 치우고 돛을 올렸다. 그런데 목적지까지 반
정도 왔을 때였다. 밤이 가까워짐에 따라 바다에는 파도가 일기 시작하
여 동풍이 점차 강하게 불어왔다. 선장이 돛을 내리도록 명령했으나 폭
102
풍 때문에 그것조차 내릴 수 없었으며, 바람과 파도 소리가 요란해서
명령도 들리지 않았다. 선원들은 저마다 노를 단단히 쥐고 배를 보강하
고 돛을 줄이기에 바빴다. 그 동안에 폭풍은 점점 심해졌다. 배는 마치
사냥꾼들의 찰 끝에 찔려 돌진하는 야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선
원들은 공포로 인해 정신을 잃었다.
저마다의 가슴에는 집에 남겨 두고 온 가족들이 떠올랐다. 케익스는
알키오네를 생각했다. 그녀의 이름을 입술에 을리며 그녀를 그리워하면
서도, 그녀가 이곳에 없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돛
대는 벼락을 맞아 산산조각이 났고 키도 부서졌다. 그리고 의기양양한
파도가 소용돌이치면서 난파선을 내려다보며 덮쳐 배를 산산조각내 버
렸다. 어떤 선원들은 이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그대로 가라앉아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또 어떤 선원은 부서진 뱃조각에 매달렸다. 케익스는
홀을 잡았던 손으로 배의 널빤지를 꼭 쥐고 아버지와 장인을 향해-
괜한 짓이지만-구원을 청했다. 그러나 그의 입에 가장 자주 오르는
것은 알키오네의 이름이었다,
그의 생각은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자기 시체가 그녀가 있는 곳
으로 떠내려가서 그녀의 손에 의해 묻혀지기를 기원했다. 마침내 파도
가 그를 삼켜 버리자 그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금성도 그 밤에는
흐릿하게 보였다. 그 별은 하늘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슬픈 얼굴
을 구름으로 가리고 있었다.
한편 알키오네는 이러한 무서운 사건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날을 헤아
리며 남편이 돌아을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때에는 그가 돌
아와서 입을 옷을 준비하고, 어느 때에는 자기가 입을 옷을 준비하고 있
었다. 그녀는 모든 신들에게 자주 분향을 했다. 특히 헤라(이 여신은 부
부애의 수호신이기도 했다)에 대해 그러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남편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다. 남편이 무사히 귀가하도록, 객지에
서 자기 이외의 여인을 보는 일이 없기를 기원했다. 혜라는 마침내
이미 죽은 사람을 위한 모든 기원 중에서 최후의 것만을 허용했다.
케익스와 알키오네 103
헤라는 이미 죽은 사람을 위한 탄원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으며, 장
례를 거행해야 할 손이 자기의 제단에 대고 간절히 기원하는 것을 견
딜 수 없었다. 그래서 이리스(무지개의 여신)를 불러 다음과 같이 말
했다.
"나의 충실한 사자 이리스야, 히프노스가 있는 잠의 집으로 가서 알
키오네에게 꿈을 보내어 그 꿈속에 케익스가 나타나 사건의 전말을 그
녀에게 알리도록 해라."
이리스는 일곱 색깔 무의의 옷을 몸에 걸치고는 공중을 무지개로 물
들이면서 잠의 신 히프노스가 있는 궁전을 찾아갔다. 키메리오스인이
사는 나라 근방의 산에 동굴이 있었는데, 그곳에 태만한 히프노스의 거
처가 있었다. 해의 신 아폴론은 일출시에도 대낮에도 일몰시에도, 이곳
에는 오려 하지 않았다. 구름과 그림자가 지면으로부터 발산되고 희미
한 광선이 어렴풋이 빛날 뿐이었다. 그곳에서는 머리에 볏이 달린 새벽
의 새(닭)나 에오스(아침의 여신)도 소리 높여 울부짖는 일이 없었고, 또
한 경계심이 많은 개나 그보다 더 영리한 거위도 적막을 깨뜨리는 일이
없었으며, 가축이나 짐승이 한 마리도 없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가
지 하나 없었고, 사람의 말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오직 침묵만이 그
곳을 지배하고 있었다. 오로지 바위 밑에서, 그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
면 저절로 잠이 오는 레테(망각와 강)만이 흐르고 있었다. 동굴 입구에
는 양귀비와 약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런 약초의 즙에서 밤
의 여신은 수면을 모아 어두워진 지상에 뿌리는 것이었다. 히프노스의
거처에는 문이 없었다, 돌쩌귀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선 안 되기 때
문이다. 문지기도 없었다. 오직 짐 가운데 흑단으로 만든 긴 의자가 하
나 있었고, 검은 깃털이불이 펼쳐져 있었으며, 검은 장막이 드리워져
있을 뿐이었다. 그 위에 잠의 신은 몸을 누이고 사지를 편 채 잠들어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형형색색의 꿈들이 가로놓여 있었다. 그 수는
추수할 때 거둬들인 곡식의 줄기만큼, 또는 숲 속의 나뭇잎만큼, 또는
바닷가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았다.
104
이리스가 들어가 자기 주위에 배회하고 있는 꿈들을 쓸어 버리자. 곧
바로 그녀의 광회가 동굴 전체에 빛났다. 잠의 신은 겨우 눈을 뜨고서
도 턱수염을 가슴 위로 늘어뜨리고 때때로 졸고 있더니,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팔에 몸을 기대며 그녀가 왜 왔는지를 물었다. 그는 그녀가 누
구인지를 알고 있었다. 이리스는 대답했다,
"신들 중에서도 가장 점잖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뇌에 지친 가
슴을 위로해 주는 히프노스여, 헤라께서 당신에게 트라킨 마을에 있는
알키오네에게 꿈을 보내어, 그녀의 죽은 남편과 난파선의 모든 사정을
알리라는 분부십니다, "
그러자 히프노스는 그의 많은 아들 중에 한 사람-모르페우스(꿈의
신으로 조형자를 뜻한다) -을 불렀다. 모르페우스는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형태,걸음걸이 용모,말솜씨뿐만 아니라 옷맵시 ,태도 등을
똑같이 흥내내는 데 가장 능숙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흥내만 냈고,
새나 짐승이나 뱀의 역할을 하는 것은 다른 형제에게 맡겼다. 이 역할
을 담당한 자를 이켈로스(베틀이라고도 하며 위협자라는 뜻이 있다) 라고 불
렀다. 판타소스가 세번째였는데, 그는 바위 ,물,나무, 기타 무생물로
변신하는 역을 맡았다. 이들은 왕이나 귀족이 잠자고 있는 동안 그 베
갯머리에서 시중을 들었으며, 다른 자들은 보통 인간들 사이에서 움직
였다. 히프노스는 모든 형제들 중에서 모르페우스를 선택하여 이리스가
전한 헤라의 명령을 이행하도록 했다. 그리고 베개를 베고 즐거운 휴식
에 들어갔다.
모르페우스는 土리없이 날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이모니아 마
을(테살리아의 옛이름)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그는 날개를 떼어놓고, 케
익스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그 모습으로, 그러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창백하였고 몸은 발가벗은 채, 그는 가켠한 아내의 침대 앞에
섰다. 그의 수염은 물에 젖은 것같이 보였고, 물에 빠진 그의 머리카락
에서 물방울이 뚝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침대에 몸을 기대고 눈물을 흩
케익스와 알키오네 105
"가엾은 아내여, 그대는 이 케익스를 알아보겠는가, 아니면 죽었기
때문에 나의 모양이 너무도 변하였는가? 나를 보라. 그리고 나를-이
것은 그대의 남편이 아니라, 그림자다-알아보라. 알키오네여 ! 그대
의 기도는 아무 소용도 없소. 나는 죽었소. 내가 돌아오리라는 헛된 희
망을 버리시오. 에게 해에서 폭풍이 일어나 배는 침몰되고 그대의 이름
을 소리 높이 부르고 있을 때 파도가 나의 입을 막아 버렸소. 이 말을
그대의 귀에 전하는 것은 믿지 못할 사자도 아니고 막연한 풍문도 아니
오. 난파당한 나 자신이 그대에게 나의 운명을 전하러 온 것이오. 일어
나서 나에게 눈물을 흘려 주오. 아무도 슬퍼해 주는 사람 없이 지옥으
로 가게 하지 말아 주오."
모르페우스는 그녀의 남편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로 말했으며, 진정
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았고, 손짓 또한 케익스 그대로였다,
알키오네는 꿈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신음했다. 그녀는 팔을 내밀어
남편의 몸을 포옹하려고 했으나 잡히는 것은 허공뿐이었다. 그녀는 정
신 없이 울부짖었다.
"기다려 줘요-당신은 어디로 날아가려고 하십니까? 저하고 함께 가
요. "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에 놀라 잡이 깨어 일어나자마자 남편을 찾으려
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냐하면 하인들이 그녀의 울부짖음에 놀라, 달
려왔기 때문이었다. 남편을 발견하지 못하자 그녀는 가슴을 마구 두드
리며 옷을 찢었다. 머리가 풀어져도 개의치 않고 마구 쥐어뜯었다. 유
모가 왜 이렇게 슬퍼하느냐고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알키오네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그녀는 남편 케익스와
함께 사라져 버렸어요. 아무런 위로의 말도 하지 말아요. 그는 배가 난
파하여 죽었어요. 나는 그를 보았어요. 나는 그를 붙잡으려고 손을 내
밀었지요. 그러자 그의 망령은 사라졌어요. 그것은 내 남편의 망령이었
어요. 그러나 그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어요. 발가벗고는 창
백한 엎굴에 바닷물이 머킬에서 줄줄 궁2누 븐낀과 -小o~llF~~h]
106
요. 바로 이곳에 비탄에 찬 그의 환영이 서 있었어요."
이렇게 말하면서 알키오네는 그의 발자취를 찾아보며 말을 계속했다.
"제가 당신께 뱃길을 떠나지 말라고 간청했을 때, 저는 이런 일을 예
감했던 거예요. 그래도 당신은 듣지 않고 떠나셨지요. 차라리 저를 데
리고 가시는 편이 제게도 좋았을 거예요. 그러면 당신과 이별하고 홀로
여생을 보내는 일도 없었을 테고, 또 저 흘로 죽는 일도 없었을 거예
요. 이제 모든 것을 체념하고 살아나갈 수 있다 하더라로, 그것은 제
자신에 대해 잔인한 짓일 거예요. 바다가 저에 대해 잔인했던 것보다
더 잔인한 짓일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한 남편이시여, 저는 체념하려고
노력하지는 않겠어요. 당신과 떨어지지 않겠어요. 이번만은 당신의 뒤
를 따르렵니다. 두 몸이 한 무덤에 들어가지는 못할지라도 묘비에는 우
리 두 사람이 같이 기록될 것입니다. 저의 유골과 당신의 유골이 같은
곳에 묻히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저의 이름만은 당신의 이름과 떨어
지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너무나 슬퍼서 더 이상 더 말을 잇지 못했으며, 이제까지 한
말도 눈물과 흐느낌으로 사이사이 중단되곤 했다.
이윽고 아침이 되었다.
알키오네는 바닷가로 나가서 마지막으로 남편을 전송한 장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그이는 주저하였고. 손에 든 밧줄을 던지고, 나에게 최후
의 입맞춤을 했지."
알키오네는 하염없이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그때 일어났던 모든 일을
하나하나 기억해 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이때 그녀의 눈에 멀리 물
위에 무엇인지 분명치 않지만 떠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몰랐으나, 물결을 따라 점점 가까이 오자 사람의 시체라는 것을 알았
다. 누구의 시체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난파당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으므
로, 알키오네는 깊은 감상에 젖어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 불행한 당신이여. 당신에게 아내가 있다면 당신의 아내도 불행
한 사람이군요. "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07
시체는 물결에 밀려 점점 가까이 왔다. 물체가 가까이 올수록, 알키
오네는 점점 세차게 몸을 떨었다, 마침내 그것이 해안에 접근했다. 이
제 누군지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알키오네
는 떨리는 손을 그 시체에 내밀고 울부짖었다.
'勺닌 사랑하는 당신이여,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돌아오시나요?
바닷물의 거센 침습을 막기 위해 해안에는 방파제가 구축되어 있었
다. 알키오네는 그 제방 위로 뛰어올랐다. 그녀가 그러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순식간에 생긴 날개로 허공을 헤
치며 새가 되어 바다 위로 날아갔다. 새는 날아가면서 슬픔에 찬 소리
를 냈는데, 그 소리는 꼭 슬퍼하는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그녀는 말 없고 핏기 없는 시체에 접근하여 사랑하는 이의 손발을 새
로 생긴 자기의 날개로 감쌌다. 그리고 뿔과 같이 딱딱해진 부리로 입
맞추려고 애썼다. 그러자 케익스가 그것을 느꼈는지, 혹은 물결의 작용
이었는지 모르지만-그 광경을 본 사람은 의심했을 것이다-어쨌든
시체는 머리를 드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시체는 입맞춤을 느꼈으며, 그들을 불쌍히 여긴 신들에 의해
서 그들은 둘 다 새로 변했다. 그들은 다시 부부가 되어 새끼도 낳았
다. 겨울철 날씨가 좋을 때면 이레 동안 알키오네는 바다 위에 뜬 보금
자리에서 알을 품는다. 그 동안은 선원들이 무사히 항해할 수가 있다,
아이을로스가 바람을 눌러서 바다를 교란시키지 못하게 하는 동안, 바
다는 그의 자손들의 놀이터가 되는 것이다.
족르툼누스와 로모나
하마드리아데스는 숲의 님프들이었다. 포모나는 이 님프들 가운데 하
나로서 정원을 사랑하고 과실을 가꾸는 데 있어서 그녀를 따를 자가 없
었다.
108
그녀는 숲이나 시내에는 흥미가 없었고 오로지 토지와 맛있는 과일이
열리는 과수만을 좋아했다. 그녀의 오른손에는 투창 대신에 가지를 자
르는 칼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이 칼로 지나치게 자란 나무를 자르고, 보기 싫게 뺀은 가지
를 잘랐으며, 가지를 쪼개 그 사이에 접붙일 가지를 삽입하는 등 분주
하게 지냈다, 또 애지중지하는 나무들이 가뭄을 탈까봐 물을 주어서 목
마른 뿌리가 그것을 마실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러한 일은 그려의 바람이며, 그녀의 정열이었다. 그녀는 아프로디
테가 빠져 있는 연애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 사람
들을 경계하여 자기 과수원에 언제나 자물쇠를 채우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많은 파우누스나 사티로스들도 포모나를 수중에 넣기 위
해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
나이에 비해서 젊어 보이는 실바누스 노인이나 솔잎관을 쓴 판도 그랬
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베르툼누스(계절의 신)가 누구보다도 그녀를 사
랑했지만, 그도 다른 신과 마찬가지로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추수하는 농부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포로나에게 곡식을 담은 바구니를
갖다준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 그의 로습은 영락없는 농부
였다. 건초 띠를 두른 모습은 방금까지 풀을 뒤적이다 온 사람으로밖에
는 보이지 않았다. 때로는 소를 모는 막대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것
은 마치 피곤한 소의 멍에를 방금 벗기고 온 사람같이 보였다. 때로는
전지 가위를 가지고 다니며 포도밭지기의 흥내를 내기도 했다. 또 때로
사닥다리를 어깨에 메고 있으면 마치 사과를 따러 가는 사람 같았다.
또는 제대병처럼 걸어가는가 하면 때로는 고기를 잡으러 가는 것처럼
낚싯대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이런 방법으로 여러 번 포모나에게
접근했으며, 그녀를 바라보면서 정열을 불태웠다.
어느 날 그는 한 노파로 변장하여 나타났는데, 회색머리에는 모자를
쓰고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노파는 과수원에 들어가서, "참,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09
그 입맞춤은 늙은이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노파는 둑 위에 앉아 머리 위에 과실이 주렁주렁 달린 가지를 쳐다보았
다. 맞은편에는 느릅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터질 듯한 포도송이가 달린
포도덩굴이 엉켜 있었다. 노파는 느릅나무와 그 위에 엉킨 포도나무를
쳐다보며 칭찬했다.
"그러나 느릅나무 혼자 서 있고, 그 위에 저같이 포도나무가 엉켜 있
지 않다면 느릅나무는 아무런 매력도 없으며 쓸데없는 잎밖에는 우리에
게 제공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포도덩굴도 느릅나무가 없
다면 땅 위에 혼자 엎드려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이 느릅나무와 포도
나무로부터 교훈을 얻지 않겠습니까? 배필을 얻을 생각은 없으십니까?
그렇게 하시는 것이 좋겠는데요. 헬레네에게도, 영리한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에게도 당신처럼 많은 구혼자는 없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차버리더라도 그들은 당신을 사모한답니다. 전원의 신들도 그령고, 저
산에 자주 나타나는 여러 신들이 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신중을 기해
좋은 배필을 구하시려거든, 그리고 저와 같은 노파-저는 당신이 상
상도 못 할 만큼 당신을 생각한답니다-의 말을 들으신다면, 다른 자
들은 다 물리치고 제 말만 믿고 베르툼누스를 받아들이십시오. 나도 그
사람을 잘 알고 그 사람도 나를 잘 압니다. 그는 여기저기 떠돌아다니
는 신이 아니고, 저 산에 살고 있습니다. 또 그는 요즘 사람들같이 아
무나 닥치는 대로 사랑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답
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젊고 미남인데다 어떤 사태든 원하는 대로 취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므로, 당신이 명령하는 대로 자신을 만
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당신이 사랑하는 것과 같은 것을 사랑하
고 원예를 좋아하며 당신의 사과나무를 놀랄 정도로 잘 손질할 줄 안답
니다. 그러나 현재는 과실이나 꽃 등 아무런 것도 염두에 없고, 오직
당신을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를 불쌍히 여기십시오. 그리고 그가 지금
나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고 상상하십시오. 신들은 잔인을 벌하고 아
프로디테는 무정을 미워하므로, 조만간에 그런 자에게는 벌이 내릴 려
k數理--
110
니다. 그 증거로 키프로스 섬에서 실제로 일어난 유명한 이야기를 할
테니 들어 보십시오. 원컨대 그 이야기를 듣고 좀더 인정을 베푸시기
바랍니다.
이피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젊은이였는데, 테우크로스라는 유
서 깊은 집안의 아낙사레테라는 귀부인을 보고 반해 버렸습니다. 젊은
이는 자기의 열정을 오랫동안 억제하려고 했으나, 체념할 수 없는 자신
을 깨닫고 부인의 저택에 나타나 애원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조
롱하고 비웃었으며, 무정한 대우에 섭섭한 말까지 덧붙였고, 조금도 회
망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피스는 회망 없는 사랑의 괴로움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어서 그녀의 방문 앞에 서서 최후의 말을 했습니다, '아낙
사레테여! 당신이 이겼습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을 귀찮게 구는 일
은 없을 겁니다. 당신의 승리를 기뻐하십시오-기쁨의 노래를 부르십시
오. 그리고 이마에 월계수를 감으십시오. 당신이 이겼으니까요. 나는
죽습니다. 돌처럼 비정한 여심이여 -기뻐하십시오. 당신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적어도 그것만은 할 수 있습니다. 죽기라도 하면 나를 칭찬하시
지 않을 수 없겠지요.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당신을 사랑하였다는 것을
풍문으로 들으시게 하지는 않으렵니다. 제가 직접 와서 당신의 눈앓에
서 죽으렵니다. 그리하여 그 광경을 보시는 당신의 눈을 즐겁게 하렵니
다. 그러나 인간의 비애를 내려다보시는 신들이여, 저의 운명을 지켜
봐 주십시오. 저의 유일한 소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후세에라도 저에
대한 기억이 남게 해주십시오. 명대로 살지 못하고 죽는 몸이오니, 죽
은 후에 이름이라도 길이 남도록 하여 주십시오.' 이같이 말한 이피스
는 창백한 얼굴과 눈물어린 눈으로 부인의 저택을 바라보며, 종종 화환
을 걸었던 문기등에다 끈을 맸습니다. 그러고는 그 끈에다 목을 매고
중얼거렸습니다. '적어도 이 화환만은 당신의 마음에 들 것이오. 무정
한 여인이여? 그리고 발판에서 발을 떼자, 목뼈가 부러지면서 젊은이
는 죽었습니다. 그가 쓰러질 때 문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는데, 그것은
마치 신음 소리와 같았습니다. 하인들은 문을 열고 그가 죽은 것을 발
베르툼누스와 포모나 111
견했습니다. 그리고 불쌍하다는 동정을 느끼며 그의 몸을 일으켜 어머
니가 있는 집으로 운반하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죽고 없었습니다. 어
머니는 아들의 차디찬 시체를 가슴에 꼭 껴안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함에 절규했습니다, 슬픈 장례식의 행렬은 거리를 지나 창백한 유
해를 화장터로 운반하였습니다. 아낙사레테의 집은 장례행렬이 지나가
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복수의 신이 예정한 벌을 주려고 그녀의 귀에
문상객들의 탄성이 들려 왔습니다. 그녀는 탑 위로 올라가 열린 창을
통해 장례행렬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녀의 시선이 상여 위에 가로놓인
이피스의 유해에 멈춘 순간, 그녀의 눈은 굳어졌고 체내에 흐르는 따뜻
한 피가 식기 시작했습니다, 뒤로 물러서려 했으나 발을 움직일 수 없
었으며, 얼굴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
리고 점점 온몸은 그녀의 마음과 다름없이 돌처럼 굳어 갔습니다. 이야
기가 믿어지지 않거든, 살라미스에 있는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아낙사레
테 부인의 석상이 아직도 생전의 모습대로 서 있으니 가보십시오. 이런
옛일을 생각하시어 사랑을 비웃고 주저하는 마음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
람을 받아들이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당신의 선 열매를 봄서리에 떨어
지게 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사나운 바람이 당신의 꽃을 떨어뜨리는
일도 없을 겁니다."
베르툼누스는 이렇게 말하며 노파의 변장을 벗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
아가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으로 포모나 앞에 섰다. 그 자태는 구름을
뚫고 나온 빛나는 태양처럼 보였다. 그는 다시 한 번 애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의 이야기와 그 아름다운 본래 모습이
그녀를 금세 사로잡았기 때문이었다. 이 님프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
으며, 그녀의 가슴에도 드디어 사랑의 불길이 타올랐다.
112
얼로스와 프시케
옛날 어느 나라의 왕과 왕비 사이에 세 딸이 있었다. 두 언니도 보통
이상으로 아름다웠으나, 특히 막내등이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외국에까지 소문이 퍼져 이웃 나
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보려고 떼를 지어 몰려들 정도였다. 그들
은 그녀를 보고 경탄한 나머지 이제까지 아프로디테에게만 바치던 경의
를 그녀에게 바쳤다. 사실 사람들의 정성이 이 젊은 처녀에게 쏠렸기
때문에 아프로디테의 제단을 돌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처녀가 지
나가면 사람들은 그녀를 칭송하는 노래를 불렀고 길 위에 화관이나 꽃
을 뿌렸다.
이와 같이 불사-不死)의 신들에게만 표해야 하는 경의가 죽을 수 있는
인간을 찬양하는 데 남용되는 것을 보고 아프로디테는 몹시 노했다. 아
프로디테는 노한 나머지 향기로운 머리타래를 흔들면서 부르짖었다.
"나의 명예를 인간의 딸에게 넘겨야 한단 말인가. 제우스까지도 그의
판정을 신임하는 왕의 목양자-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를 가리킨다)가, 나의
유명한 경쟁자인 아테나와 헤라보다도 내가 더 아름답다고 한 그 영예
도 이제는 土용이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가 내 명예를 그렇게 쉽사
리 박탈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녀는 자기의 그토록 넘치는 아름다움을
후회할 때가 오고야 말 것이다."
그녀는 날개 달린 아들 에로스를 불러들였다. 에로스는 천성적으로
장난을 좋아했는데, 어머니의 불평을 듣자 감정이 격발했다, 그녀는 아
들에게 프시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아, 저 교만한 미녀를 골려다오. 그녀가 받는 벌
이 심하면 심할수록 나에게는 좋은 복수가 된단다. 저 교만한 아가씨의
가슴속에 어떤 미천한 자에 대한 연정을 불어넣어라. 그렇게 되면 그녀
의 현재의 활회와 승리감이 큰 만큼 장차 받게 될 굴욕 또찬 -"
에로스와 프시케 113
에로스는 어머니의 명령에 따라 준비를 했다. 아프로디테의 정원에는
샘이 두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물맛이 달고 하나는 썼다. 에로스
는 두 개의 호박(찼전)병에다 두 샘물을 각각 담고서, 그것을 화살통 끝
에 매달고 급히 프시케의 방으로 갔다, 프시제는 자고 있었다. 에로스
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측은한 생각이 들었지만, 쓴 샘물을 두어 방을
그녀의 입술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고 나서 그녀의 옆구리에 화살 끝을
댔다. 그러자 그녀는 잠을 깨고 에로스를 바라보았다(물론 에로스는 보이
지 않았지만). 에로스는 몹시 놀란 나머지 당황하여 자신이 들고 있던
화살로 부상을 입었다. 부상을 조금도 개의치 않고 그는 자기가 저지른
장난을 취소하기에 열중하여, 그녀의 비단 같은 고수머리 위에 기쁨의
향기로운 물방울을 뿌렸다.
아프로디테의 미움을 받은 프시케는 그 후부터는 아무리 아름답다 하
더라도 그 미에서 아무런 이득을 얻을 수 없었다. 사실 모든 사람의 시
선이 그녀에게 집중되고 모두가 그녀를 칭찬하였으나, 왕도 귀족의 젊
은이도 또 평민도 누구 하나 그녀에게 청흔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통 정도의 미를 가지고 있었던 그녀의 두 언니들은 이미 오래 전에
왕자들과 결흔했다. 그러나 프시케는 독수공방 고독한 신세를 한탄하
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으나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자기의 미에 싫증을 느꼈다.
그녀의 부모는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신들의 노여움을 사지나 않았
나 두려워한 나머지 아폴론의 신탁에 문의했다. 그러자 다음과 같은 답
변을 얻었다.
"그 처녀는 인간에게 시집을 갈 팔자가 아니다. 그녀의 장래의 남편
이 산꼭대기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괴물로서, 신이나 인간도
그에게는 반항할 수 없다."
이 무서운 신탁에 모두들 놀랐다. 그녀의 부모가 슬픔에 잠긴 것을
보고 프시제가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왜 이제 와서 저의 신세를 슬퍼하세요? 도리어 사
尸
114
람들이 저에게 부당한 명예를 들씌워 한결같이 저를 아프로디테라고 불
렀을 때 슬퍼하셨어야 했을 거예요. 그런 칭호를 들은 벌이 이제 제게
내린 것임을 이제 알겠어요. 저는 운명에 순종하겠어요. 저의 불행한
운명이 지시한 저 바위로 저를 데려다 주세요."
이리하여 모든 준비를 끝내자 왕려를 보내는 행렬이 출발했다. 그러
나 그것은 흔례행렬이라기보다 장례행렬에 가까운 것이었다. 프시케는
사람들의 비탄 가운데 부모와 더불어 산으로 올라갔다. 산꼭대기에 이
르자 사람들은 그녀만 흔자 남겨 놓고 슬픈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프시케는 공포에 떨며 눈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이때 친절한 제피로
스-서풍)가 그녀를 꽃이 함빡 피어 있는 골짜기로 실어다 주었다,
그러는 동안 마음도 진정되었다. 그녀는 풀이 무성한 둑에 드러누워
잠이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상쾌한 마음으로 눈을 뜨자, 주위에는 커다란 나무가
우뚝 솟은 아름다운 숲이 있었다. 프시케는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
는 숲 한가운데서 샘을 발견하였는데, 그 샘에서는 수정과 같이 맑은
물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샘 곁에는 굉장히 큰 궁전이 있었는데,
그 장엄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궁전이 사람의 손에 의하여 이루
어진 것이 아니라 어떤 신의 행복한 은신처라는 느낌을 주었다.
감탄과 경이감에 이끌린 프시케는 그 건물에 접근하여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갔다. 보이는 물건마다 그녀에게 즐거움과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황금기등이 반원형 지붕을 떠받치고 있었다. 벽은 수렵의 대상
이 되는 짐승이나 전원 풍경을 그린 조각과 그림으로 장식되어 보는 사
람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더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의식용 큰방 외에
여러 가지 보물과 자연과 예술이 빛은 아름답고 값비싼 제품이 가득 찬
방이 여러 개 있었다,
그녀가 이러한 것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
는데 어디서 한 목소리가 그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져왕이시여, 당신이 지금 보고 계신 것은 모두 당신 것입니다. 당신
에로스와 프시케 115
이 듣고 계신 이 목소리는 당신의 하인인 우리들의 목소리랍니다. 우리
들은 당신의 모든 분부에 전력을 다해 복종하겠습니다. 당신의 방으로
가셔서 털 침대 위에서 편히 쉬십시오. 또한 목욕을 하시려거든 하십시
오. 저녁 진지는 옆에 있는 정자에서 드시는 것이 어떨까요?
프시케는 소리만 나는 그 시종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포근한
털 침대 위에서 푹 쉬고 목욕을 하고는 정자로 들어가 앉았다. 그곳에
서는 급사나 하인들이 일하는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식탁이 마련되고
그 위에는 맛좋은 음식과 감미로운 술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연주자의 음악이 그녀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 중 한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한 사람은 류트를 탔는데,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프시케는 아직 남편 될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는 밤이 어두워야만
왔고, 날이 밝기 전에 집을 나갔다. 그러나 그의 음성은 사랑에 충만하
였고, 그녀의 마음에도 같은 애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떠나지 말고
얼굴을 보여 달라고 종종 간청하였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도리어 그
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으니, 자기를 볼 생각은
아예 말라고 부탁했다.
"왜 나를 보고 싶어하오? 나의 사랑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의심을 가
지고 있소-무슨 불만이 있소? 그대가 나를 본다면 두려워할지도 모르
고 숭배할지도 모르나, 중요한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것만을
나는 그대에게 원하오. 나는 그대가 나를 신으로서 숭배하는 것보다 같
은 인간으로서 사랑하기를 바라오. "
이러한 말을 들으면 프시케는 잠시 마음이 안정되고, 아직 신기한 기
분이 계속될 동안에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자기의
운명도 모르고 계실 부모님 생각, 자기의 지위에 대한 기쁨을 같이 나
눌 수 없는 언니들 생각이 프시케의 마음을 괴롭혔고, 궁전은 오직 흘
릉한 감옥에 불과한 것으로 느끼게 되었다. 어느 날 밤 남편이 왔을
때, 프시케는 그에게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리하여 마칭재 언니
들을 만나 보아도 좋다는 승낙을 겨우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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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곧바로 제피로스를 불러 남편의 명령을 전달했다. 제피로스는
명령에 복종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들을 산을 럼어 프시케가 있는
골짜기로 데리고 왔다. 프시케는 언니들과 서로 팔어안고 반가움을 나
눈 후, 이렇게 말했다.
"이리 오셔서 저의 집으로 들어가요. 시장하실 텐데 뭘 좀 드셔야
죠. "
그녀는 언니들의 손을 잡고 금으로 만든 자기의 궁전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목소리만 들리는 수많은 시종들로 하여금 언니들의 시중을 들게
하여 목욕도 시키고 음식도 대접했으며, 여러 가지 보물도 자랑하였다.
동생이 자기들보다 월등하게 훌릉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자, 언
니들의 가슴에는 질투심이 일어났다. 그녀들은 프시케에게 많은 질문을
하였는데, 특히 그녀의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를 물었다, 프시케는 그가
아름다운 청년이요, 낮에는 보통 산에 사냥을 나간다고 답변했다, 언니
들은 답변에 만족하지 않고, 프시케로 하여금 자기는 아직껏 한 번도
남편을 본 일이 없음을 고백하게 하였다. 그러자 그녀들은 그녀의 가슴
에 의심이 가득 차도록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 피타아의 신탁(아폴론의 신탁)이 네가 무서운 괴물과 결혼할 팔자
라고 한 것을 잊지 말아라. 이 골짜기에 사는 주민들 말에 의하면, 너
의 남편은 무섭고 괴상한 뱀으로서 한동안 너를 맛있는 음식을 먹여 기
른 뒤에 삼켜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 말대로 하여라. 등잔과 예리한 칼
을 준비하여라. 남편에게 들키지 않도록 그것을 숨겨 놓았다가 그가 깊
이 잠들거든 침대에 빠져 나와 등잔불을 켜고 이곳 주민들이 말하는 것
이 사실인가 네 눈으로 보아라. 사실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괴물의 머리
를 베어 너의 자유를 되찾아라."
프시케는 이런 말을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그것이 그녀의 마음에 영
향을 미치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언니들이 떠나자, 그들의 말과
그녀 자신의 호기심이 그녀를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충동질했다. 프시
케는 등불과 예리한 칼을 준비하여 남편이 보지 못하도록 덮개를 감풔
에로스와 프시케 117
두었다. 그가 첫잠이 들었을 때 프시케는 살짝 일어나서 등잔불의 덮개
를 벗기고 보니 눈앞에 보이는 것은 무서운 괴물이 아니고 신들 중에서
도 가장 아름답고 매력 있는 신이었다. 그의 금빛 고수머리는 눈빛같이
횐 목과 진홍색 볼 위에서 물결치고, 어깨에는 이슬에 젖은 두 날개가
눈보다도 희었으며, 그 털은 보들보들한 봄꽃과 같이 빛나고 있었다.
남편의 얼굴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서 등불을 기울였을 때, 불붙은 기
름 한 방울이 그의 어깨에 떨어졌다, 그는 깜짝 놀라 눈을 뜨고, 프시
케를 응시하였다. 그러고 나서 말 한마디 없이 횐 날개를 펴고 창 밖으
로 날아갔다. 프시케는 그를 따라가려고 노력했으나, 창틀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에로스는 프시케가 땅바닥에 엎어져 있는 것을 보고 잠간 멈
추고는 말했다.
"오-어리석은 프시케여. 이것이 나의 사랑에 보답하는 짓이란 말인
가? 나는 어머니의 명령에도 복종하지 않고 너를 아내로 맞았는데, 너
는 나를 괴물로 여기고 나의 머리를 베려고 생각하였단 말이냐-가거
라, 언니들한테로 돌아가거라. 나의 말보다 그들의 말을 들었으니까.
나는 너에게 다른 벌을 가하지 않s;K다. 오직 영원히 너와 이별할 따름
이다. 사랑은 의심과 동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울부짖으며 땅에 엎드려 있는 가여운 프시케를 버
리고 가버렸다. 그녀는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되찾고 주위를 둘러보
았다, 궁전도 정원도 없어지고, 자기가 언니들이 살고 있는 도시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벌판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 프시케는 언니들이 있
는 곳으로 가서 자기가 당한 재난을 다 이야기했다. 심술궂은 언니들은
내심으론 기뻐하면서도 슬퍼하는 척했다. 그들은 겉으로 나타내지는 않
았으나, 이번에는 그 신이 자기 둘 중에 하나를 택할 것이라 생각하고
서 아침 일젝 일어나 산에 올랐다. 그리고 산정에 이르자 제피로스를
불러 자기를 받아들이고, 그의 주인에게 데려다 달라고 청하였다, 그러
고는 뛰어내렸으나 제피로스가 받쳐 주지 않았기 때문에 몸은 절벽에서
떨어져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버렸다. 그 동안 프시케는 남편을 찾아 식
118
吸으 로즈
C2上略生
띤래
灰料빼
-으
心 料 料 --理 --卜 卜
리---
-뚜-보 토
프 린 -
오
NIO
에로스와 프시케 119
음을 전폐하며 밤낮없이 방황하였다. 높은 산꼭대기에 훌릉한 신전이
있는 곳을 보고 그녀는 혼자 중얼거렸다.
"나의 사랑, 나의 주인은 아마 저곳에 살고 계실 거야."
그녀는 그곳으로 발을 옮겼다. 그곳에 들어가자마자 밀낟가리가 눈에
들어왔는데, 묶은 것도 있고 묶지 않은 것도 있었으며, 간혹 보리 이삭
이 섞여 있기도 했다. 낫과 갈퀴 및 그 밖의 추수할 때 쓰는 여러 기구
가, 무더위에 지쳐 버린 농부가 함부로 던진 것같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경건한 프시케는 이들을 모두 가려서 적당한 장소에 종류별로 갈라서
깨끗이 정돈해 놓았다. 그것은 어떤 신이라도 소흘히 해서는 안 되고
모든 신을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여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
에서였다. 그곳은 여신 케레스(데메테르)의 신전이었는데, 여신은 프시
케가 신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 가엾은 프시케야. 비록 나는 너를 아프로디테의 혐오로부터 수
호할 수는 없으나, 그녀의 기분을 완화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가
르쳐 줄 수는 있다. 너의 여왕 아프로디테에게 가서 무릎을 꿇고, 겸손
과 순종으로써 용서를 빌어라. 그러면 아마 네게 은총을 베풀어 너의
남편을 다시 찾도록 해줄 것이다."
프시케는 케레스의 말을 따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아프로디테의 신
전으로 갔다, 무슨 말을 해야 노한 여신의 마음을 풀 수 있을까 하고
곰곰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결과는 좋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아프로티데는 프시케를 노한 안색으로 대했다.
"하인들 중에서도 가장 불성실한 여인이여, 너는 주인을 섬기는 몸이
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느냐? 아니면 네가 이곳에 온 것은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받은 상처 때문에 아직도 병석에 누워 있는 너의 남편을 보
기 위해서냐? 너는 밉고 비위에 거슬린다. 그러므로 네가 남편을 섬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지런히 일하는 것밖에 없다. 나는 너의 가정부
로서의 솜씨를 시험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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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프로디테는 프시케를 자기의 신전의 창고로 인
도하도록 명령했다. 그곳에는 아프로디테가 총애하는 비둘기의 모이로
많은 밀 ,보리 ,기장,완두,불콩이 쌓여 있었다.
"저녁이 되기 전까지 이 곡식들을 같은 종류별로 모두 가려 놓도록
하여 라. "
이렇게 말하고는 아프로디테는 떠났다. 흘로 남은 프시케는 일거리가
너무 많은 데 놀라서 멍하니 곡식더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프시케가 어
찌할 바를 모르고 앉아 있는 동안, 에로스는 들판의 주민인 조그만 개
미를 선동하여 프시케에게 동정심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개미 무리의
지도자는 여섯 개의 다리가 달린 모든 졸개들을 거느리고 곡식더미에
접근하여 전력을 다하여 부지런히 곡식을 한알 한알 날라다가 종류별로
가려내어 구분해 주었다. 그 일이 끝나자 개미들은 순식간에 그곳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프로디테는 황흔이 가까워지자 머리에는 장미 화관을 쓰고 향기로
운 냄새를 풍기며 신들의 향연에서 돌아왔다.
그녀는 프시궤에게 명령한 일이 다 끝난 것을 보고 부르짖었다.
"못된 계집 같으니, 이것은 네가 한 것이 아니고 남편을 죄어서 시킨
것이지? 어디 두고 보아라. 너도 네 남편도 뒤가 좋지 못할 것이니."
이렇게 말하면서 프시케에게 저녁식사로 검은 빵 한 조각을 던져 주
고 가버렸다.
이튿날 아침, 아프로디테는 하인에게 명하여 프시케를 불러오게 하
여,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봐라, 저쪽 물가에 나무들이 늘어서 있지. 그곳에 가면 양들이 양치
기도 없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데, 모두 금빛 모피를 몸에 걸치고 있다,
그곳에 가서 양이 걸치고 있는 모피에서 값진 양모의 견본을 모아 가지
고 오너라."
프시케는 이 명령을 최선을 다해서 이행하리라 마음먹고 냇가로 갔
다. 그러나 강의 신은 갈대로 하여금 노래부르듯 속삭이게 하였다.
에로스와 프시케 121
"가혹한 시련을 받고 있는 아가씨야, 위험한 냇물을 건너려고 하지도
말고 건너편에 있는 무서운 숫양 속에 들어가지도 말아라. 왜냐하면 해
가 떠오를 무렵에는 그 영향을 받아 양들은 그 날카로운 뿔과 사나운
이빨을 가지고 사람을 죽이려는 잔인한 분노에 불타기 때문이다, 그러
나 대낮이 되어 양떼들이 그늘을 찾아가고 냇물의 청명한 정기(精氣)가
그들을 달래서 재을 때에는 내를 건너도 안전하며, 건너가면 덤불이나
나무줄기에 붙어 있는 금빛 양모를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인자한 강의 신은 프시케에게 여러 가지 그 임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가 일러준 대로 하여 프시케는 얼마나 지나지
않아 아프로디테가 있는 곳으로 금빛 양모를 한아름 가득 안고 돌아왔
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집념이 강한 여주인으로서 만족을 얻지 못했
고, 여주인은 도리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에도 네가 이 일에 성공한 것이 너 자신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네가 일을 잘 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 다
른 일을 시키-다. 이곳에 있는 상자를 가지고 에레보스(명부의 세계)로
가서 페르세포네에게 전달하고 다음과 같이 말하여라. '나의 여주인 아
프로디테가 당신의 미 (화장품)를 조금 나누어 주시기를 원하십니다. 병
석에 있는 아들을 간호하시느라고 자신의 미를 약간 잃었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갔다오는 데 너무 지체해서는 안 된다. 나는 오늘 저녁에
얻어온 미를 몸에 바르고 신들과 여신들의 파티에 참석해야 하니까."
프시케는 이제야말로 죽음이 가까이 왔다고 믿었다. 제 발로 직접 에
레보스에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까.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을
지체없이 하려고 프시케는 몸을 거꾸로 떨어뜨려 명부로 내려가는 가장
가까운 길을 택하기 위하여 높은 탑 꼭대기로 올라갔다, 그때 탑 속에
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가엾고 불행한 여인아, 왜 그렇게 무서운 방법으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느냐. 이제까지도 여러 번 위험한 경우에는 신령의 가호를 받았거늘
왜 최후의 위험에 처하여 겁을 내고 풀이 죽는가?
料業評-
122
그러고 나서 그 소리는 어떤 동굴을 지나면 하이데스의 나라에 도착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도중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가, 머리가 세
개 달린 개 케르베로스(명부의 입구에 있는 보초 개-의 곁을 지날 때에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 혹하(業河)를 건너가고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어
떻게 하면 뱃사공을 설복시킬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다음
과 같이 부언했다.
"페르세포네가 그녀의 미로 가득 찬 상자를 주거든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은 그것을 한 번이라도 열거나 그 속을 들여다보지 말 것이며, 또
호기심으로 여신들의 미의 비보(秘賣)를 탐색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프시케는 이 조언에 힘을 얻어, 모든 것을 일러 주는 대로 했다. 그
리고 도중에 일일이 조심하면서 무사히 명부에 도착했다. 프시케는 페
르세포네 궁전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의자와 맛있는 음식이
제공되었으나 모두 사양하고, 거친 빵으로 만족하며 식사를 한 뒤에 바
로 아프로디테로부터의 전언을 전달했다, 이윽고 값진 물건으로 확 찬
뚜껑이 닫힌 상자가 프시케에게 들려졌다. 그래서 프시케는 온 길을 다
시 돌아왔으며, 다시 햇빛을 보게 된 것을 한없이 기뻐하였다.
그러나 위험한 임무를 이와 같이 무사히 달성하자,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녀는 흔잣말로 중얼거렸다.
'떠째서 신의 미를 나르는 내가 이것을 좀 가져서는 안 된단 말인가?
나도 얼굴에 발라 사랑하는 남편의 눈에 좀더 예쁘게 보이고 싶`C긴"
그러고는 그녀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미는 하나도 없고 명부의 진짜 지옥의 수면만이 있었다. 그것은 감옥에
갇혔다가 해방되자 프시케에게 덤벼들었다. 그녀는 길 한가운데 쓰러져
잠자는 시체가 되었고, 지각도 움직임도 없는 존재가 되었다.
한편 에로스는 이미 상처도 치유되고 사랑하는 프시케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마침 자기 방 창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 틈으로
빠져 나와 프시케가 누워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
에로스와 프시케 123
잠을 끌어 모아 다시 상자 안에 가두고, 그의 화살로 가볍게 그녀를 젤
러 깨웠다. 그는 말했다.
'너는 또 전과 같은 호기심 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구나. 자, 너
는 이제 어머니가 분부하신 임무를 완수하거라, 그 밖의 일은 내가 하
겠다. "
에로스는 높은 하늘을 단번에 꿰뚫는 번갯불과 같이 재빨리 제우스
앞에 나아가 애원했다. 제우스는 호의를 가지고 들어 주었다. 그리고
두 연인을 위해서 간곡히 아프로디테를 설득시켰기 때문에 마침내 그녀
도 승낙하였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보내 프시케를 천사의 회의에 참
석케 하였다.
그녀가 도착하자 제우스는 불로불사의 음식이라고 하는 암브로시아를
손수 한잔 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프시케야, 이걸 마시고 불사의 신이 되어라. 에로스는 이 맺어진 인
연을 끊지 못할 것이며, 이 결혼은 영원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리하여 프시케는 마침내 에로스와 결합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 사
이에서 딸이 하나 탄생했는데, 그 아이는 '쾌락' 이라고 불렀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전설은 보통 우화로 생각되고 있다, 그리스어의
'프시케' 는 '나비' 라는 의미와 '영혼'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혼
불멸의 예시 -示)로서 나비만큼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 나비
는 느릿느릿 배로 기어다니는 모충(毛勳의 생활을 끝마친 뒤, 자기가
지금까지 누워 있던 무덤 속에서 아름다운 날개를 파닥거리며 뛰쳐나오
면 밝은 대낮에 훨훨 날아다니며 더없이 향기롭고 감미로운 봄의 생산
물을 먹는다. 그러므고 프시케는 갖은 고난에 의해서 정화된 후에 진정
하고 순수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인간의 영혼인 것이다.
예술 작품 속에서의 프시케는 나비의 날개를 단 처녀로 묘사되어 있
다. 그 곁에는 에로스가 있으며, 두 사람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우의 (高
意)를 나타내고 있다.
에로스와 프시케의 이야기는 작가 아풀레이우스(123?~1⑦?,라틴 문학
-----
124
을 대표하는
"1읽고
작가-의
있는인 책
작품에 비로소
속의 대부분의
나타나 있다.
키야기보다 훨
그러므로
친 새로운
지금 여러분
셈이다.
125
카드모스 왕
10
뱀ol되어 버린 뤼드모스 왕,
궤팔로스의 군대
어느 날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하여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의 딸인
에우로페를 납치해 갔다, 아게노르는 아들 카드모스에게 그의 누이를
찾아오도록 명령하고, 만약 찾지 못하면 들이지 않겠다고 부언하였다.
카드모스는 사방으로 오랫동안 그의 누이를 찾아보았으나 발견할 수 없
었다.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고 돌아갈 수도 없고 해서 어디로 가면 좋
을지 아폴론의 신탁에 상의했다. 신탁은 그에게 "들에서 암소를 한 마
리 발견하거든 어디든지 그 소가 가는 곳으로 따라가라. 그리고 소가
발을 멈춘 곳에 마을을 세워 테베라 명명하라"고 일러 주었다. 카드모
스가 신탁을 받은 카스탈리아의 동굴에서 나오자, 자기 앞을 천천히 걸
어가는 어린 암소가 눈에 들어왔다, 카드모스는 그 뒤를 바짝 따라갔
다. 그리고 동시에 아폴론에게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암소는 계속 전
진하여 궤피소스의 얕은 수로를 지나 파노페 평야로 나왔다. 그곳에서
암소는 발을 멈추고는 공중을 향하여 넓은 이마를 들고 크게 울었다.
카드모스는 암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몸을 굽히고는 낮선 대지 위에
입맞춤했다. 그리고 눈을 들어 주위의 산에 인사하고는 제우스에게 제
물을 올리려고 부하들을 시켜 제주(祭酒)로 사용할 깨끗한 물을 구해 오
126
도록 하였다. 그 근처에는 오래 된 숲이 있었는데, 그것은 아직 한 번
도 도끼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신성한 곳이었다. 그 가운데는 무성한
판목에 두텁게 뒤덮인 동굴이 하나 있었다. 그 동굴의 지붕은 아치형을
이루었고, 그 밑에서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 나오고 있었다. 동굴 속에
는 무서운 뱀 한 마리가 있었는데, 볏이 돋친 머리와 금빛으로 빛나는
비늘을 지니고 있었다. 눈은 불처럼 빛나고, 몸은 독액으로 부풀고, 세
개의 혀를 끊임없이 날름거리며 세 줄로 된 이빨을 보였다. 때마침 물
을 길러온 사람들이 샘에 물병을 담가 병 속으로 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나자, 온몸에 광채가 찬란한 뱀은 동굴 속에서 내밀고 무서운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손에서 물병을 떨어뜨리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사지를
벌벌 떨었다. 뱀은 비늘 돋친 몸뚱이를 도사리고는 가장 키가 큰 나무
보다도 높이 머리를 쳐들었다.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싸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달아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뱀은 느닷없이 어떤 자는 그의 독
이빨로 물어뜯어 죽이고, 어떤 자는 몸으로 감아 죽이고 어떤 자는 독
을 품은 숨을 내뿜어 죽여 버렸다. 괴드모스는 정오까지 부하들을 기다
렸으나 돌아오지 않자 그들을 찾아 나섰다. 그가 입은 겉옷은 사자가죽
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손에는 투창 외에 또 하나의 긴 창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가슴속에는 창보다 더 좋은 무기인 대담한 심장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숲 속으로 들어가니 부하들의 시체가 즐비하고 뱀은 턱에
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충실한 나의 부하들! 나는 너희들의 원수를 갚든지, 나 자신도
너희들의 뒤를 따라 죽든지 하겠다."
카드모스는 큰 돌을 들어 뱀을 향해서 힘껏 던졌다. 요새의 성벽을
진동시킬 만큼 큰 돌을 던졌으나 뱀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카드모스는 투창을 던졌다. 이번에는 먼젓번보다 효과를 나타냈다, 창
이 뱀의 비늘을 뚫고 내장까지 관통하였기 때문이었다. 뱀은 아픔에 못
겄틸어 낚띄며틴 사칠르 -- 」-rl- --' '
카드모스 왕 127
노여움에 목이 부풀고 피거품이 턱을 덮고 콧구멍에서 내뿜는 독기가
공중에 흩어졌다. 때로는 몸을 원형으로 비틀기도 하고 때로는 자빠진
나무등치같이 지면에 펴기도 했다. 뱀이 카드모스에게 다가오자, 그는
그 앞에 서서 뒷걸음질을 치며 뱀의 크게 벌린 턱을 향하여 창을 겨누
었다. 뱀은 창을 향하여 달려들어 그 창끝을 물어뜯으려고 했다. 카드
모스는 기회를 보아, 뱀이 머리를 뒤에 있는 나무등치로 젖히는 순간
창을 던지니 뱀의 몸뚱이는 창에 꿰여 나무에 매달렸다. 뱀이 단말마의
고통 속에서 날뛰면서 그 둔중한 몸무게로 나무를 휘어뜨렸다.
카드모스가 그의 원수를 정복하고, 그 곁에서 굉장히 큰 몽뚱이를 바
라보고 있을 때 한 소리가 들려 왔는데 -어디서 들려오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는 확실하게 그 소리를 들었다-그 소리는 뱀의 이빨을
빼서 대지에다 뿌리라고 했다. 그는 그 말대로 했다. 땅에다 고랑을 파
고, 이빨을 뿌렸다, 이빨을 다 뿌리자마자 흙덩이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창 끝이 여러 개 지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음엔 깃털을 71덕거리면
서 투구가 나타났다. 그 다음에는 사람의 어깨와 가슴과 무기를 든 사
지가 나타나고, 마침내 무장을 한 무사들이 나타났다. 카드모스는 깜짝
놀라 새로운 적에 대비하려고 했다. 그러자 그 중 한 사람이, "우리들
의 내란에 간섭하지 마십시오" 하고 말하면서, 그 무사는 땅에서 태어
난 그의 형제 가운데 한 사람을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는 그 자신도
또 다른 무사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 다른 무사도 네번째 무사의 손에
의해 죽었다. 이같이 온 무리가 서로 싸워 부상을 입고 쓰러져 남은 것
은 다섯 명뿐이었다. 이들 중 한 사람이 무기를 내던지며 말했다.
"형제들아,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살자꾸나."
이들 다섯 명은 카드모스와 협력하여 마을을 세우고 그 이름을 테베
라고 명명했다.
카드모스는 아프로디테의 딸 하르모니아(조화)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신들이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올림포스를 떠나 결흔식에 참석했다. 헤
파이스토스는 자기가 만든 아름다운 목걸이를 신부에게 선사했다. 그러
128
나 불행한 운명이 카드모스 일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모스가 죽인
뱀은 실은 아레스에게 바쳐진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딸 세멜레와 이노
및 손자 악타이온과 펜테우스는 다 불행한 죽음을 당하였다. 카드모스
와 하르모니아는 테베가 싫어져 그곳을 떠나 엔켈리아인의 나라로 이주
하였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그들을 환대하고 카드모스를 그들의 왕으
로 삼았다. 그러나 자손들의 불행은 아직도 그들의 마음을 침울하게 하
였다. 어느 날 카드모스는 부르짖었다.
"뱀의 생명이 그렇게도 신들에게 귀중한 것이라면, 나도 뱀이었더라
면 좋았을걸. "
이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하르모니아는 그
젓을 보고 자기도 남편과 같은 운명이 되게 해달라고 신들에게 기도하였
다. 그러자 둘이 다 뱀이 되었다. 그들은 숲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자기들의 전신을 생각하고서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해치지도 않았다.
전설에 의하면 카드모스는 페니키아인이 발명한 알파벳 문자를 처음
으로 그리스에 수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미르미돈
미르미돈은 트로이 전쟁 때, 아킬레우스가 이끌고 간 군대였다. 이
종족의 이릉을 따서 오늘날에도 정치상의 수령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열
광하는 자를 모두 미르미돈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 종족의 기원을
보면 맹렬하고 잔인한 종족이라는 인상보다 근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종족이라는 인상을 준다.
아테네의 왕 케괄로스는 그의 옛 친구요 동맹자이기도 한 아이아코스
왕의 조력을 얻고자 아이기나 섬을 찾아왔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와 전
쟁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케팔로스는 환대를 받고 원군의 청탁도 쉽
사리 승낙받았다. 아이아코스는 말했다.
미르미돈 129
"나는 많은 백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 국토를 방위하는 데 충분할
뿐만 아니라, 당신이 필요로 하는 인원을 나누어 드릴 여력을 가지고
있소. "
케팔로스는 대답했다.
"대단히 기쁩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거의 같은 연배의 청
년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전에 제가
본 일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으니 어찌 된 일입니까?"
아이아코스는 긴 한숨을 내쉬며, 슬픔이 어린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 말씀을 드리려고 하던 차입니다. 곧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이야
기를 들으시면 처음에는 가장 슬펐던 일도 때로는 행복한 결과가 나온
다는 사실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당신이 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은 지
금 티끌과 재가 되었습니다. 노한 헤라가 내린 역병이 이 나라를 폐허
로 만들었습니다. 헤라가 이 나라를 미워한 것은 그 이름이 자기 남편
의 여러 애인 중의 한 사람의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병이 자
연의 원인에 의하여 일어난 것으로 생각되었을 때에는 우리는 전력을
다하여 자연의 약으로써 이에 저항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우리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병이라는 것이 명백해져서 우리는
모든 노력을 포기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하늘이 지상에 내려앉는 것 같
았고, 두꺼운 구름이 뜨거운 공기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4개월 동안
남쪽에서 불어오는 지독한 바람이 그치지를 않았습니다. 질병이 우물과
샘까지 감염시켰습니다. 수천 마리의 뱀이 지상을 기어다녔고, 샘에다
독을 뿜었습니다. 질병은 처음에는 하등동물,개 ,소,양,새들에게 위
세를 부렸습니다. 어떤 불행한 농부는 소가 일하는 도중에 쓰러지고 밭
고랑을 갈다가 죽어 넘어지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매애' 하고 울부짖는 양들은 털이 빠지고 몸은 날로 여위어 갔습니
다. 전에는 경주에서 제일가던 말도 이제는 승리를 타투지 않고 외양간
에서 신음하였고,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산돼지는 그의 광포
한 성질을 잃었고, 사슴도 그의 민활성을 잃었으며, 곰도 이제는 소 떼
130
를 습격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생기를 잃었습니다. 길에도 들에도 숲에도 시체가 가득 널
려 있었습니다. 공기는 시체의 독기로 충만하였습니다. 믿어지지 않을
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개도, 새도, 굶주린 이리도 시체에는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시체가 부패하니 질병은 더욱더 만연되었습니
다. 다음으로 병은 시골사람들을 엄습하고 점차 도시의 주민들에게도
만연하였습니다. 이 병에 걸리면 처음에는 양 볼이 붉어지고 호흡이 곤
란해집니다. 혀도 거칠어져서 붓고, 건조한 입은 혈관이 확대되어 벌어
지고, 공기를 갈망하게 됩니다. 환자들은 그들의 옷이나 침대의 열을
견딜 수 없어 땅바닥에 누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면은 그들을 식혀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이 누워 있는 곳은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의사
들도 속수무책이었숩니다. 질병이 의사들까지도 횝쓸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접근하면 바로 감염되었기 때문에 충실한 의사일수록
빨리 회생되었습니다. 마침내 모든 구제의 희망은 사라지고, 질병의 유
일한 해방자는 죽음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성한
사물에 대한 모든 존경의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시체는 묻지 않은 채로
방치되었고, 화장하는 데 사용되는 나무도 부족하여 쟁탈전이 벌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울어 줄 사람조차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들과 남
편, 늙은이와 젊은이가 다같이 애도하는 사람도 없이 죽어 갔습니다.
나는 제단 앞에서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었습니다. '제우스여! 당신이
정녕 저의 아버지시거든, 그리고 저와 같은 아들을 어여삐 여기신다면
저의 백성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아니면 제 목숨도 앗아 가십시오?
이런 말을 하자 뇌성이 들려 왔습니다. 나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저건 무슨 징조로구나. 제발 신이 나를 버리지 않으시겠다는 좋은
징조이기를?
마침내 내가 서 있던 곳 근처에 가지가 크게 벌어진 참나무가 서 있
었는데, 그것은 제우스에게 바쳐진 것이었습니다. 그때 언뜻 보니 한
메의 개미들이 분주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조그만 곡식읖 인
미르미돈 131
에 물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일렬로 나무에 기어올라가고 있
었습니다, 나는 그 많은 수에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오-아버지시여. 저에게 이와 같이 많은 국민을 주셔서 텅 빈 도시
를 다시 채우도록 해주십시오.'
그러자 그 나무는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도 가지를 흔들면서 살랑살랑
소리를 냈습니다. 나는 사지가 떨렸으나 땅과 나무에 입맞춤을 하였습
니다. 확실히 자각하지는 못했으나, 나는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었습니
다. 이윽고 밤이 왔고, 나는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도 참나무가 나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무
수한 가지는 다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로 덮여 있었습니다. 나무는 가지
를 흔들며, 부지런하게 곡식을 모으는 개미 떼들을 지상으로 던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지상에 떨어진 개미들은 점점 커져서 얼마 가지 않아
똑바로 서기 시작했고, 쓸모 없는 여분의 두 다리와 검은 빛깔의 껌질
을 벗어 버리고 마침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때 비로소 나
는 잠을 깼습니다. 그리고 나의 최초의 충동은 나에게서 아름다운 꿈을
빼앗고 그 대신 실제로 아무것도 주는 바가 없는 신들을 원망하고자 하
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신전 안에 조용히 앉아 있으려니까, 밖
에서 많은 사람들의 음성이 들리고, 그 소리는 내 주의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음성은 최근에 들어 본 적이 없던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는데, 아들 텔라몬이 신전의
문을 열어젖뜨리면서 부르짖었습니다.
'아버지, 여기 오셔서 보십시오. 아버지의 희망 이상의 것을 보십시오.'
나는 나갔습니다. 꿈에서 본 바와 같이 무수한 인간이 같은 모양으로
행렬을 지어 지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내가 놀람과 기쁜 마음으
로 바라보고 있자니, 그들은 가까이 와서 무릎을 꿇고 나를 그들의 왕
이라 부르며 맞아들였습니다. 나는 제우스에게 서약을 하고 빈 도시를
이 새로이 탄생한 종족에게 배당하며, 논과 밭을 분배하는 일에 착수하
였습니다.
132
나는 그들이 개미 (미르메크스)에서 나왔기 때문에 미르미돈이라고 불
렀습니다. 당신은 그 사람들을 보셨지요. 그들의 성질은 그 전신인 개
미의 성질과 같습니다. 그들은 부지런한 종족으로서 모으기에 열중하
고, 일단 모은 것은 헛되이 쓰지 않습니다.
그들 가운데서 당신이 필요로 하는 병력을 보충하십시오. 그들은 당
신을 따라 기꺼이 전쟁터에 나갈 것입니다. 그들은 나이도 젊고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
133
니소스와 스릴라
fl
시란 된 스킬라. 어또와 나르귀소스,
해바라기가 된 클리티에의 tl밴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메가라와 전쟁을 하였다, 니소스는 메가라의
왕이었고 스킬라는 그의 딸이었다. 포위전이 6개월이나 계속되었으나
아직도 메가라는 유지되고 있었다. 왜냐하면 니소스 왕의 머리카락 속
에서 빛나고 있는 어떤 자줏빛 털이 그의 머리 위에 남아 있는 동안에
는 절대로 메가라가 점령되지 않도록 운명의 신이 정해 놓았기 때문이
었다.
그 도시의 성벽에는 탑이 하나 있었는데, 거기에서는 미노스와 그의
군대가 진을 치고 있는 평야가 내려다보였다. 스킬라는 탑 위에 자주
올라가서 적군의 진영을 내려다보았다. 포위전이 오랫동안 계속되었으
므로 스킬라는 지회관급 사람들의 인물을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미노스는 그녀를 감탄시켰다, 투구를 쓰고 방패를 든 그의 매력적인 풍
채에 그녀는 감탄하였다. 그가 투창을 던지는 것을 보면 재능과 힘을
겸비한 것 같았다. 활을 쏠 때의 우아한 자태는 아폴론 이상이었다. 더
구나 그가 투구를 벗고, 자줏빛 옷을 입고, 화려하게 장식한 백마를 타
고, 고삐를 쥐고서 말의 거품나는 입을 제어하고 있을 때면, 스킬라는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그녀는 미노스에게 반한 나머지 미칠 지경이 되
134
었다. 그녀는 그가 손에 쥐고 있는 무기와 고삐가 부러웠다. 그녀는 가
능하다면 적진 속의 그에게로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탑 위에서 그
의 진영 가운데로 몸을 던지거나 그에게 문을 열어 주거나, 그 외에 그
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탑 안
에 앉아 있을 때 그녀는 흘로 생각했다.
'나는 이 전쟁을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미노
스가 우리의 적인 것을 슬퍼한다. 그러나 어쨌든 그이를 보게 된 것이
기쁘다. 아마 그이는 우리가 평화를 청한다면 들어 주겠지, 그리고 나
를 인질로 받아들이겠지. 가능하다면 나는 훨훨 날아서 그이의 진영에
내려앉아 '항복하겠으니 처분을 바랍니다' 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그리
하면 아버지를 배반하는 것이 된다. 아니다, 차라리 미노스를 다시 안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절복자가 인자하고 관대할 경우에는 정
복당하는 것도 때로는 한 도시를 위하여 더욱 좋은 일일 수도 있다. 정
의는 확실히 미노스 편에 있다,I)나는 우리가 정복당하리라고 생각한
다. 그리고 전쟁의 결과가 어차피 그렇게 될 바엔 전쟁에 의해서 성문
이 열리도록 방치하는 대신에 사랑으로써 그에게 성문을 열어 주어서
안 될 건 없잖은가. 될 수만 있다면 전쟁을 오래 끌지 않게 하고 살육
을 적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누가 미노스에게 부상을 입히거
나 죽인다면 어찌할까. 누구도 그럴 용기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이
인 줄 모르고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나는 내 나라를 지참금으로 하여
나 자신을 그이에게 맡겨 전쟁을 끝내고 싫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
을까? 문에는 문지기가 있고 열쇠는 아버지가 가지고 계시다. 나의 길
을 막는 것은 아버지뿐이다. 신들이 아버지를 처치해 주었으면. 그러나
신들에게 원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다른 여자라면, 그리고 나처럼 사
랑에 불탄다면 자기 자신의 손으로 자기의 사랑을 막는 것은 무엇이든
제거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용감히 감행할 자신이 있
I)이 싸움은 자식을 위한 미노스의 복수가 목적이었다.
니소스와 스킬라 135
다, 나는 나의 목적들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이나 촌로 상대할 자신이
있다. 그러나 이것에는 불이나 칼도 필요 없다. 나는 오직 아버지의 자
줏빛 머리털이 필요할 뿐이다. 그것은 나에게는 금보다 더 귀중한 것이
며,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나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밤이 되었다. 이윽고 성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잠이 들었다. 그녀는 아버지의 침실로 몰래 들어가
운명의 머리털을 베었다. 그리고 몰래 빠져 나와 적진에 들어갔다. 그
녀는 왕 앞에 안내되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니소스의 딸인 스킬라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이 나라와 아버지
의 집을 바칩니다. 그 대가로서 당신 이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
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일을 했습니다. 이 자줏빛 머리
털을 보십시오-이 머리털과 함께 나는 아버지와 그 왕국을 당신에게
드립니 다. "
그녀는 운명의 약탈품을 내밀었다, 미노스는 뒤로 물러서서 손대기를
거부하면서 부르짖었다.
"고약한 계집 같으니, 천벌을 받으리라. 우리 시대의 치욕이다! 대지
도 바다도 너에게 안식처를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제우스의 요람지
인 나의 크레타가 너와 같은 괴물로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
그는 정복된 도시에도 공정한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부하들에게 명하
고, 함대를 섬으로부터 곧바로 출범하도록 명령했다,
스킬라는 미쳐서 슬피 부르짖었다.
"이 배은망덕한 자여! 그대가 이렇게 나를 버리고 갈 수 있단 말인
가? 승리를 얻게 한 바로 나를. 당신을 위해 어버이도 나라도 희생한
나를 버린단 말인가-내가 죽을 죄를 진 것은 사실이다. 마땅히 죽어야
하지. 하지만 네 손에 죽고 싶지는 않다."
함대가 해안을 떠나려고 하자 그녀는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미노스를 태운 배의 키를 잡고서 반갑지 않은 동반자로서 배를 따라갔
다. 하늘 높이 솟은 물수리 한 마리가-그것은 새의 모습으로 변신한
136
그녀의 부친이었다-그녀를 발견하자 덤벼들어 부리와 발톱으로 쪼았
다. 무서운 나머지 그녀는 배를 놓치고 물에 빠질 뻔하였다. 이때 어떤
인자한 신이 그녀를 새 (백로)로 변하게 하였다.
물수리는 아직도 옛날의 원한을 품고 있다, 그래서 높이 날면서도 그
새를 발견하였을 때에는 언제나 옛날 원한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하여
부리와 발톱을 세우고 덤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얼코와 나르키소스
에코는 아름다운 님프였고 숲 속과 언덕을 즐기며 사냥 따위를 하며
숲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르테미스의 충애를 받고 사냥하는
데 따라다녔다. 그런데 이 에코에게는 하나의 결점이 있었다. 그것은
말하기를 좋아하여 잡담을 할 때나 논의를 할 때나 최후까지 지껄이는
것이었다.
어느 날, 헤라가 제우스를 찾고 있었는데 그가 혹시 님프들과 회롱하
고 있지나 않나 하고 의심하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에코
는 님프들이 달아날 때까지 여신을 붙들어 놓으려고 계속 지껄였다. 이
계략을 알아차린 헤라는 에코에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나를 속인 네 혀의 사용을, 네가 그다지도 즐기는 말 중에서 답변하
기 위한 말 외에는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남이 말한 뒤에 말할 수는
있으나, 남보다 먼저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벌을 받은 에코는 어느 날 나르키소스라는 아름다운 청년을
보았다. 그가 산중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 때였다. 에코는 이 청년을 사
랑하게 되어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저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 주기를, 또는 말을 걸어 그와 이야기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그
러나 그럴 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먼저 말을 걸어 주기를 초
조한 마음으로 기다렸고, 답변도 준비하고 있었다.
에코와 나르키소스 137
떠a비50끼퍼--읖 태리러公州了 끼-터츤灰
138
어느 날, 그 청년이 사냥하던 동료와 떨어지게 되자, "누가 이 근처
에 있느냐?고 土리 높이 외펐다.
에코는 '겨기에 있어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였으
므로, "나오라?고 다시 크게 외쳤다.
에코는 "이제 가企'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으므로 나르키소스는, "왜 너는 나를 피하느
냐?고 다시 소리쳤다.
에코도 같은 질문을 하였다. "우리 같이 가자"고 청년이 말하니, 그
녀도 사랑에 찬 마음으로 같은 말을 하고 그 장소로 급히 달려가서 그
를 껴안으려 하자, 그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면서, "놓아라! 네가 나
를 붙잡는다면 차라리 나는 죽겠다"고 부르짖었다.
"나를 안아 줘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아무 보람도 없었다.
그는 그녀의 곁을 떠나 버렸고,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부끄러워 붉어
진 얼굴을 숲 속으로 감추었다.
그때부터 그녀는 동굴 속이나 깊은 산 속 절벽 가운데서 살게 되었
다. 그녀의 형체는 슬픔 때문에 여위고, 마침내 모든 살이 없어졌다.
그녀의 뼈는 바위로 변하고, 그녀의 몸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목소리밖
에 없게 되었다. 이 목소리 (메아리)는 지금도 그녀를 부르는 어떤 사람
에게도 대답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끝까지 말하는 옛 습관을 간직하고
있다.
나르키소스의 잔인성을 볼 수 있는 예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싫
어한 것은 가엾은 에코만이 아니었고, 다른 모든 님프에 대해서도 마찬
가지였다. 어느 날, 한 처녀가 그의 마음을 끌려고 노력하였으나 아무
런 효과도 보지 못하였으므로, 그도 어느 때인가 사랑이 무엇인지 또
정의 보답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십사고 기
도를 올렸다.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 이 기도를 듣고 승낙하였다.
어떤 곳에 맑은 샘이 있었는데, 그 물은 은처럼 빛나고 있었다. 양치
에코와 나르키소스 139
기들도 그곳으로는 양 떼를 몰지 않았고, 산양이나 다른 숲 속에 사는
짐승들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 나뭇잎이나 가지가 떨어져 수면이 더럽
혀지는 일도 없었고, 신선한 풀만이 나고 바위는 햇빛을 가려 주었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는 사냥과 더위와 갈증으로 지쳐 이 샘에 왔다.
그는 몸을 굽히고 물을 마시려 했을 때, 물 속에 자기 그림자가 비친
것을 보았다. 그는 그것이 이 샘에 살고 있는 어떤 아름다운 물의 요정
인 줄 알았다. 그는 빛나는 두 눈, 디오니소스나 아폴론의 머리카락같
이 곱슬곱슬한 머리타래, 등그스름한 두 볼, 상아 같은 목, 갈라진 입
술,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빛나는 건강하고 단련된 모습을 정신 없이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는 그 모습이 못 견디게 좋아졌다. 입맞춤을 하
려고 입술을 대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포옹하려고 괄을 물 속으
로 집어넣었다. 그러자마자 상대는 곧바로 달아나 사라졌고, 잠시 후
다시 돌아와 그 매력을 더했다. 그는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는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고 언제까지나 샘 곁에서 서성거리며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물의 요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자기
의 그림자에게 말을 걸었다.
"아름다운 자여, 그대는 왜 나를 피하는가? 나의 얼굴이 그대가 싫어
할 정도로 못생기지는 않았을 텐데. 님프들은 나를 사랑하고, 그대도
나에 대하여 무관심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내가 팔을 내밀면 그대도
내밀고 나에게 미소를 짓고, 내가 손짓을 하면 그대도 손짓을 하지 않
는가?
그의 눈물이 물 속에 떨어져서 그림자를 흔들었다. 그는 물 속의 상
대가 떠나는 것을 보고 외쳤다.
"제발 부탁이니 기다려다오. 손을 대서 안 된다면 바라보게만이라도
해다오. "
그의 가슴에서 타는 불꽃은 그의 몸을 태워 안색은 날로 초췌해지고
힘도 점점 쇠약해지면서 전에 그다지도 님프 에코를 매혹케 했던 아름
다움은 사라졌다. 그러나 에코는 아직 그의 곁에 서 있어 그가 "아,
140
아? 하고 외치면 그녀도 같은 말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는 혼자 가
슴을 태우다가 죽었다. 그리고 그의 망령이 지옥의 내를 건널 때 그는
배 위에서 몸을 굽혀 물 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찾으려 했다.
님프들은 그의 모습을 슬퍼했다. 특히 물의 님프들이 그러하였다. 그
리고 그들이 가슴을 두드리며 슬퍼하니, 에코도 자기의 가슴을 두드렸
다. 그들은 나뭇더미를 준비하고 화장하려고 했으나, 시체를 발견할 수
가 없었다. 그 대신 한 송이 꽃을 발견했는데, 속은 자줏빛이고 횐 잎
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오늘날까지 사람들은 그것을 나르키소스(수선화
를 말한다)라 부르며 그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있다.
클리티얼
클리티에는 물의 님프였다. 그녀는 아폴론을 사랑하였으나 아폴론은
조금도 응해 주지 않았다. 그녀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어깨 위에 늘어
뜨리고 온종일 찬 땅 위에 앉아서 날로 파리해져 갔다. 6일 동안이나
그대로 앉아서,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다. 그녀 자신의 눈물과
찬 이슬이 유일한 음식물이었다. 그녀는 해가 떠서 하루의 행로를 마치
고 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언제나 해에게만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그녀의 다리는 땅속에서 뿌리가
되고 얼굴은 꽃(해바라기)이 되었다, 이 꽃은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임에 따라 얼굴을 움직여 늘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왜냐하면 그
꽃은 지금도 여전히 아폴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바라기는 지금도 변치 않는 마음의 표징 (定點으로서 혼히 사용된다.
헤로와 레안드로스 141
허로와 럭안드로스
레안드로스는 아도스의 청년이었다. 아비도스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
에 있는 해협 (헬레스폰토스. 현재의 다다넬즈)의 아시아 쪽에 있는 도시
다. 반대편 해안에 있는 세스토스라는 도시에는 아프로디테의 여사제인
헤로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다. 레안드로스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밤
마다 이 해협을 헤엉쳐 건너서 애인과 만나고 있얼다. 그럴 때면 그녀
는 그를 위해 탑에다 횃불을 밝혀 인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폭풍
우가 일어 바다가 거칠어졌다.
해협을 건너던 레안드로스는 힘이 빠져 익사하고 말았다. 파도가 그
의 시체를 유럽 쪽 해안으로 운반했기 때문에 헤로는 그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절망한 나머지 그녀도 바다에 몸을 던져 죽어 버렸다.
레안드로스가 헬레스폰토스 해협을 혜엄쳐 건너간 이야기는 모두가 만
든 이야기로 그런 아슬아슬한 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과하는 사람도 있었
는데, 바이런은 그것을 직접 해보임으로써 그 가능성을 실증했다.I)
그 거리는 해협의 가장 쥼은 곳에서도 약 1마일이나 된다. 게다가 끊
임없는 조수의 흐름이 마르마라 해에서 다도해 (에게 해)로 흐르고 있다.
바이런 이래 몇몇 사람이 이곳을 헤엄쳐 건넜으나 수영술과 숙련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영원한 명성을 획득할 떠지는 지금도 충분하므로 독자
들 중에서 누군가가 시도해 보고 그 명성을 획득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
각된다.
1)바이런은 1시간 찐분에 혜엄쳐 건넜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게다가 그는 어릴
때부터 절름발이였다.
142
아터나와 아라크내
12
산라 겨룬 아라크네와 니오베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제우스의 딸이었다. 그녀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그것도 완전히 무장한 모습으로 뛰어나왔다고 전해지
고 있다. 그녀는 실용적인 기술이나 장식적인 기술을 관장하였다. 즉
남자의 기술로는 농업과 항해술 등을, 여자의 기술로는 제사(製絲) , 방
직 , 재봉 등을 관장했다. 아테나는 또 전쟁의 신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가 지원하는 것은 방위적인 전쟁에 한했고, 폭력이나 유혈을 좋아
하는 아레스의 야만적인 방식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아테네는 그녀가 선정한 땅으로, 그녀 자신의 도시였다. 그것은 그녀
와 마찬가지로 이 도시를 원하고 있던 포세이돈과 경쟁한 끝에 숭리를
거둠으로써 그녀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이때의 얘기는 이렇게 전해지고
있다. 즉 아테네 최초의 왕 케크로프스가 다스릴 때 아테나와 포세이돈
두 신이 그 도시를 각기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싸웠다. 그러자 다른 신
들은 두 신 가운데 인간들에게 가장 유익한 선물을 준 자에게 그 도시
가 돌아가도록 결정했다, 포세이돈은 인간에게 말(일설에 의하면 샘)을
주었고, 아테나는 올리브나무를 주었다. 신들은 올리브나무가 좀더 유
익하다고 판정하고 이 도시를 아테나에게 주었다. 그래서 그 도시는 그
녀의 이름을 따라서 아테네 (아테나이)라고 불리어졌다.
아테나와 아라크네 143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무장하여 태어난 아테나
또 다른 경쟁도 있었는데, 그것은 용감한 인간과의 경쟁이었다. 그
인간은 아라크네라는 처녀였다. 그녀는 길쌈과 자수의 명수여서 님프들
까지도 그들이 살고 있는 숲 속이나 샘에서 벗어 나와 그녀의 솜씨를
보러 오는 것이었다. 완성된 옷이나 자수가 아름다을 뿐만 아니라, 일
을 하고 있는 모습 역시 아름다웠다. 그녀가 헝클어진 털실을 손에 들
고 타래를 만들거나, 손가락으로 가르면서 구름과 같이 가볍고 부드럽
게 보일 때까지 빗질을 하거나, 북을 재치 있게 돌리거나, 직물을 짜거
나, 짠 뒤에 자수를 놓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테나 자신이 그녀를 가르
쳤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부정하였다, 그리고
스승이 설령 여신일지라도 다른 사람의 제자로 간주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아테나와 나의 솜씨를 경쟁시켜 보세요. 만약 내가 지면 벌을 받겠
어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아테나는 이 말을 듣고 불쾌하게 생각하였다. 아테나는 노파로 변장
144
하고 아라크네가 있는 곳으로 가서 다음과 같이 친절한 충고를 하였다.
"나는 많은 경험을 했어요. 당신이 나의 충고를 경멸하지 않기를 바
랍니다, 같은 인간끼리라면 얼마든지 경쟁을 해도 좋아요. 하지만 여신
과는 경쟁하지 마십시오. 도리어 당신이 말한 것에 대하여 여신에게 용
서를 빌기를 충고합니다. 여신은 인자하신 분이므로 당신을 용서할 것
입니다. "
아라크네는 베를 짜던 손을 멈추고 성난 얼굴로 노파를 노려보며 말
했다.
"그런 충고라면 당신의 딸이나 하녀에게 하세요. 나는 내가 한 말을
알고 있고, 취소하지 않겠어요. 나는 여신도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럴
의사가 있으면 나하고 솜씨를 견주어 보라지요."
아테나는 변장을 벗어 버리고 여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닢프들은 고
개를 숙이고 경의를 표했으며, 옆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경의를 표했
다. 오직 아라크네만이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양 볼이 갑자기 붉
어졌다가는 창백해졌다. 그러나 아라크네는 결심을 바꾸지 않은 채 어
리석게도 자신의 기술을 자부하면서 자기의 운명을 향해 돌진했다. -
테나도 더 이상 참지 않았다. 그리고 더는 충고하지 않았다.
둘은 경쟁을 시작했다. 각자 그 자리에 앉-날을 말코에다 걸었다.
가느다란 북이 실 사이를 왔다갔다했다. 가느다란 이를 가진 바다는 날
실을 치고, 퍼륙의 짜임을 촘촘하게 하였다. 두 사람이 다 빨리 일을
했다. 그들은 익숙한 손을 재빨리 움직였고 경쟁의 흥분이 이 힘든 일
을 경괘하게 만들었다. 티로스에서 나오는 염료로 물들인 자줏빛 실이
다른 여러 빛깔의 실과 대조되었는데, 각 빛깔이 점점 변해 교묘한 다
른 빛깔로 나타나 두 빛깔의 경계가 어딘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것은 土나기에서 반사되는 광선에 의해 형성되어 긴 활 모양으로
하늘을 물들이는 무지개와 같았다. 무지개의 각 빛깔은 서로 접하는 곳
에선 하나로 보이고, 접한 곳에서 조금 떨어져서 보면 전혀 다른 빛깔
들로 보인다.
아테나와 아라크네 145
아테나는 자기의 직물에다 포세이돈과 경쟁했을 때의 광경을 짜 넣었
다. 천상의 열두 명의 신이 그려졌고, 제우스가 위엄을 과시하며 그 중
앙에 자리잡고 있었다. 바다의 지배자인 포세이돈은 그의 삼지창을 손
에 들고 있었는데, 방금 땅을 치고 온 모양이었고, 땅으로부터는 한 마
리의 말이 뛰어나왔다.
아테나 자신은 머리에 투구를 쓰고 가승은 방패로 가려진 모양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러한 로양이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고, 네 가장자리
에는 신들에게 대항하여 감히 경쟁하려고 대드는 외람된 인간들에 대한
신들의 노여움을 그링으로 예시하는 사건들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더 늦기 전에 아라크네로 하여금 경쟁을 포기하라고 경고한 암시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라크네의 직물은 신들의 실패와 과오를 나타내기 위하여 고
의로 선택된 소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떤 장면에는 제우스의 변신인
백조를 포옹하고 있는 레다가 그려져 있었고, 다른 장면에는 그의 부친
에 의하여 놋쇠로 만든 탐 속에 갇힌 다나에가 그려져 있었는데, 제우
스는 그 탑 속에 금빛 소나기로 변장하여 들어가고 있었다. 또 다른 장
면에는 황소로 변장한 제우스에게 속은 에우로페가 그려져 있었다. 그
소가 순한 데 용기를 얻어 에우로페는 그 등에 올라타니, 제우스는 바
닷속으로 들어가 그녀를 등에 업은 채 크레타 섬으로 혜엄쳐 갔다. 그
장면을 본 사람은 누구나 그것을 진짜 황소로 생각했을 것이며 -그만
큼 그것은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었다-황소가 혜엄치고 있는 바다도
그러하였다. 에우로페는 동경하는 시선으로 떠나온 해안을 돌아보고 친
구에게 구원을 호소하는 것같이 보였다. 그녀는 물결치는 파도를 보고
공포에 떨며, 발이 물에 닿지 않도록 오므리는 것같이 보였다.
아라크네는 그녀의 직물을 이와 비슷한 소재들로 채웠는데, 그것은
놀랄 만큼 잘되긴 했으나, 그녀의 오만스럽고 툴경스런 마음을 잘 나타
내고 있었다.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솜씨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으나 모
욕을 느끼고 분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북으로 에우로페의
146
직물을 쳐서 ◎어 버렸다. 그러고는 아라크네의 이마에 손을 얹고 그녀
로 하여금 자기의 죄와 치욕을 느끼게 하였다. 아라크네는 참을 수 없
어 나가서 목을 맸다. 아테나는 그녀가 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불
쌍히 여기며 이렇게 말했다.
"죄 많은 여인아, 살아나거라. 그리하여 이 교훈을 기억하고 잊지 말
아라. 앞으로도 영원히 너의 자손은 계속하여 목을 매고 있거라."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몸에 아코니틴 (바곳의 뿌리나 잎에서 쁩아낸 진통
제)즙을 뿌렸다. 그러자 바로 아라크네의 모발도, 코도, 귀도 빠져 버렸
다. 그녀의 몸은 오그라들고 머리는 더욱 작아졌다. 손가락은 옆구리에
붙어 버려 다리의 역할을 했다. 그 외에는 다 몸뚱이가 되었고, 그 몸
뚱이로부터 실을 뽑아 이따금 실에 몸을 걸고 있었다. 이것이 아테나가
그녀에게 손을 대어 거미로 만들었을 때의 자세다.
러토와 니오버
아라크네의 운명은 널리 방방곡곡에 구전되었다. 그리고 모든 불손한
인간들에게 신들과 겨루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 되었다,
그러나 테베의 여왕인 니오베는 겸손의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 그녀
는 쁨낼 만한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를 득의양양하게
한 것은 남편의 명성도 아니었고, 그녀 자신의 아름다움도 아니었으며,
그들의 가계 (家系)도 아니었고, 그들 나라의 세력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사실 니오베는 어머니들 중에서 가장 행복
한 어머니였을 것이다. 적어도 그녀가 다음과 같이 주장하지만 딸았더
라면 말이다.
매년 개최되는 레토와 그녀의 아들과 딸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기
념하는 축제 때였다. 그 축제 때면 테베의 사람들은 이마에 월계관을
쓰고, 제단에 유향을 바치고 기원을 했다. 그때 니오베가 군중 속에 나
레토와 니오베 147
타났다. 그녀의 의상은 금과 보석으로 찬란하였다. 그리고 그 얼굴은
노기에 차 있었으나 실은 아름답게 보였다. 그녀는 발을 멈추고 거만한
태도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말했다.
'저리석은 백성들아, 눈앞에 보이는 사람을 무시하고 본 일도 없는
자를 택하다니, 어째서 레토를 숭배하면서도 나는 숭배하지 않는단 말
인가. 나의 아버지는 탄탈로스로서 신들의 식탁에 초청을 받을 정도였
고, 어머니는 여신이었다. 나의 낭편은 이 테베 시를 건설하였고, 이
나라의 왕이 되었다. 그리고 프리기아 시는 내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
은 것이다. 그러므로 어디로 눈을 돌리거나 나의 영토가 보인다. 또 나
의 모습이나 풍채도 여신답지 않은가-이 밖에도 나에게는 아들이 일
곱, 딸이 일곱 있어 우리와 혼인해도 좋을 만한 명문가에서 며느리와
사위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만하면 자랑할 만하지 않은가? 그래도
너희들은 티탄의 딸이고 자식이 둘밖에 없는 레토를 나보다 더 흘릉하
게 여긴단 말이냐? 내게는 그 일곱 배의 자녀가 있다. 나는 행복한 여
인이요, 장래에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누가 부정할 것인가7하
도 복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 중 한둘을 잃는다 하더라도 영려 없다.
운명의 여신도 나를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행운에서 많은 것을
빼앗는다 하여도 아직 남아 있는 것이 많을 테니까. 아이들은 두서넛
잃는 일이 있다 할지라도, 단지 자식이라고는 둘밖에 없는 레토 같은
빈약한 처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축제는 집어치우고 이마에 쓴
월계관도 벗어 버리고, 레토에 대한 숭배도 그만두어라."
백성들은 이 니오베의 명령에 복종하여 제전을 중도에서 중지하여 버
렸다. 레토는 분개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살고 있는 킨토스 산 꼭대기
에서, 자기의 아들과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너회 둘을 자랑으로 삼고. 혜라 이외에는 어느 여신한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내가 지금은 여신인지 아닌지도 의심받게 되
었다. 너회들이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숭배도 받지 못할 것이다."
같은 어조로 계속 말하려 하자 아폴론이 막았다.
認C--
148
"더 말씀하지 마십시오. 말을 길게
하시면 형벌이 지연될 뿐이니까요."
딸 아르테미스도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두 신들은 공중을 화살처럼
날아가 구름의 베일을 쓰고 테베 시
의 탑 위에 내렸다. 성문 앞에는 넓
은 들이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서는
테베 시의 젊은이들이 전쟁놀이를 하
고 있었다. 그 중에는 니오베의 아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사살당하는 들도 섞여 있었다. 어떤 아들은 아름
니오베의 자식들
답게 성장(盛裝)한 준마를 타고 있었
고, 어떤 아들은 화려찬 이륜전차를 몰고 있었다. 장남 이스메노스가
거품을 품고 있는 말을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천상에서 날아오는 화살
을 맞고 "악? 하고 부르짖으며, 고삐를 놓치고는 땅 위에 떨어져 절명
했다. 다른 아들은 활 소리를 듣자, 마치 폭풍우가 닥쳐오는 것을 보고
선원이 돛을 활짝 펴고 항구를 향하여 돌진하는 것과 같이 말의 고삐를
풀어 주고 도망치려고 했다. 퍼할 수 없는 화살은 도망치는 그들을 뒤
따라 잡았다. 그보다 어린 두 아들은 방금 공부를 마치고 씨름을 하러
운동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슴을 서로 맞대고 있었을 때 한 개의 화
살이 두 사람을 판통하였다. 두 사람은 작별을 고하는 듯 주위를 돌아
보고 다같이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그들의 형인 알페노르는 동생들이
쓰러진 것을 보고, 구원하려고 그 장소로 달려갔으나 그 자신도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이제 일리오네우스 하나만이 남게 되었다. 그는 기도를 올리면 효험
이 있지 않을까 하고 하늘을 향하여 팔을 올렸다.
"신들이여, 나를 도와주옵소서" 하고 모든 신들에게 애원했다. 모든
신을 부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폴론은 그를 살려
주고 싶었다. 그러나 때는 늦어 화살은 이미 활시위를 떠난 후였다.
레토와 니오베 149
민중들의 공포와 시종들의 비판하는 소리를 듣고 니오베는 어떤 사건
이 일어났는가를 바로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거의 생각할 수 없었다. 신들이 그런 일을 감행찬 데 대해서 분노하였
고, 그들이 그런 일을 할 능력이 있는 데 대하여 놀랐다. 그녀의 남편
인 암피온은 충격을 이기지 못해 자살하였다, 아, 최근까지만 해도 민
중을 제전에서 추방하고 위풍당당하게 시중(市中)을 활보하고, 친구들에
게 선망(素望)의 적이었던 니오베와 지금 적에게도 동정의 대상이 된 니
오베와는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그녀는 아들들의 시체 앞에 무릎을 꿇
고 죽은 아들 하나하나에게 입맞춤했다. 그리고 창백한 두 팔을 하늘을
향하여 들어올리고 말했다.
"잔인한 레토여, 당신의 노여움을 나의 고통으로써 실컷 만족시키십
시오. 나도 나의 아들들을 따라 묘지로 갈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에 당
신의 승리가 있습니까? 이렇게 아들과 남편을 잃었으나 아직도 나는 승
리자인 당신보다 부유합니다."
니오베가 말을 끝내자 활시위 소리가 났고, 니오베 외의 모든 사람들
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니오베는 너무 슬됐기 때문에 도리어 용감해졌
다. 딸들은 상복을 입고 죽은 오빠들의 관 앞에 서 있었다,
딸 하나가 화살에 맞아 그녀가 곡하고 있던 앞의 시체 위에 쓰러졌
다. 둘째 딸은 어머니를 위로하려고 하다가 갑자기 말을 그치고 죽어서
땅 위에 쓰러졌다. 셋째 딸은 도망치려 하고 넷째 딸은 숨으려 했으나
다른 딸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벌벌 떨며 서 있었다. 드디어 여섯이
죽고 딸 하나만이 남았다. 어머니는 이 딸을 두 팔로 끌어안고 온몸으
로 호위하는 것 같았다.
"하나만, 그것도 제일 어린 딸 하나만 살려 주십시오. 많은 자식 중
에서 오직 하나만 살려 주십시오."
니오베는 부르짖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 그 마지막 딸마저
죽어 쓰러졌다. 니오베는 죽은 아들, 딸들과 남편 가운데 흘로 쓸쓸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슬픔 때문에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150
미풍에도 그녀의 머리카락은 흩날리지 않았으며, 그녀는 한 곳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살아 있는 기색이라곤 조금도 없었다. 혀는 입천장에
붙어 버렸고, 혈관은 생명의 흐름을 멈추었다. 목은 굽혀지지 않았고,
팔 또한 아무런 거동도 하지 않았으며, 발 한 발자국도 움직여지지 않
았다.
니오베의 마음과 몸이 모두 돌로 변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눈물은
계속하여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회오리바람에 실려 고향 산에 운반되
었다, 지금도 하나의 바윗덩어리로 남아 있는데, 그 바위로부터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그것은 니오베의 끊임없는 슬픔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151
II-
페르세우스의 모험 -메두사 , 바-티 괴물과의 M各
안드로메다와의 결혼
그라이아이와 고르고들
그라이아이는 세 사람의 자매인데,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백발이었
다. 그라이아이라는 이름도 이에서 유래한 것이다, 고르고들은 산돼지
의 이빨 같은 억센 큰 이빨과 놋쇠처럼 강한 손을 가졌으며, 뱀 괌은
머리털을 가진 흡사 괴물 같은 여인들이었다. 이 피물 중에서 신화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메두사뿐이다. 그래서 고르고라면 보통 메두사를
지칭하게 되었는데, 이제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현대의 저작가들에 의하면 다음에 내가 설명하려는 고르고들과 그라
1아이는 바다의 공포를 의인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전자는 넓은 바다의 '거센 파도' 를 의미하고, 후자는 해안의 바위
에 부딪히는 '죈 물결' 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리스어로 고르고는 '굳
세다' 는 뜻이고, 그라이아이는 피다' 는 뜻이다.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다나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의 조부
152
-'
;a
고르고!
아크리시오스는 외손 때문에 죽게 되리라는 신탁을 받고 놀라 다나에와
그 아들을 궤짝에 넣어 바다에 띄워 버렸다. 궤짝이 세리포스 섬에까지
떠내려갔을 때, 한 어부가 발견하고 두 모자를 그 나라의 왕 폴리덱테
슨에게 바쳤다. 왕은 그들을 친절히 대하였다. 페르세우스가 장성하자
폴리덱테스는 메두사를 정복하기 위하여 그를 파견하였다. 메두사란 그
나라를 황폐하게 한 무서운 괴물이었다. 메두사는 전에는 아름다운 처
녀로, 특히 그녀의 머리털은 그녀의 가장 중요한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페르세우스와 아틀라스 153
감히 아테나와 그 미를 다투려 했기 때문에 여신은 그녀의 미를 박탈하
고 아릉다운 머리카락을 '슈웃! 슈웃? 소리내는 여러 마리의 뱀 모양
으로 변하게 하였다, 메두사는 무서운 모습을 한 잔인한 괴물로 변했
다. 또한 그녀를 한번 본 사람은 누구나 돌로 변했다. 그녀가 살고 있
는 동굴의 주위에는 그녀를 보았기 때문에 돌로 변한 많은 사람이나 동
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페르세우스는 아테나와 헤르메스의 총애를 받아 전자가 빌려 준 방패
와 후자가 빌려 준 날개 듣친 구두를 몸에 지니고 메두사가 잠들어 있
을 때 접근하였다. 그리고 그녀를 직접 바라보지 않도록 그가 가지고
간 휘황찬란한 방괘 속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달려들어 머리
를 베어 버렸다. 그 머리를 아테나에게 주었더니 아테나는 그것을 자기
의 아이기스(방패) 한가운데에 둘였다.
즙르셀우스와 아틀라스
메두사를 퇴치한 후에 페르세우스는 그 머리를 들고서 멀리 육지와
바다를 건너 날아갔다. 그리고 밤이 가까워질 무렵에 해가 지는 서쪽
끝에 도달했다, 그는 그곳에서 아침까지 휴식을 취하려고 하였다. 그곳
은 거인으로 이름난 아틀라스 왕의 나라였다. 아틀라스의 나라에는
양.소.돼지 테가 많았으며, 서로 영토를 다툴 인접 국가나, 적국도
없었다. 그리고 아틀란티스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랑거리는 황금 사과
가 열리는 나무였다. 그 나무의 가지는 금으로 되어 있었고, 그 가지에
는 역시 금으로 된 잎에 반은 가려진 황금의 사과가 늘어져 있었다. -
르세우스는 왕에게 말했다.
"나는 손님으로 여기에 왔노라. 당신도 명문 출신이지만 나도 당신에
못지않은 명문 출신으로서 제우스는 나의 아버지이다. 당신이 위업을
달성하였다면 나도 메두사를 정복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나는 휴식과
154
음식을 필요로 한다. "
그러나 아틀라스는 제우스의 아들이 어느 날 자기의 황금 사과를 탈
취해 가리라고 했던 옛날의 어떤 예언을 기억하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가주시오. 당신의 그 거짓 위엄이나 가문에 쉽사리 움직일 내가 아
니오. "
그리고 아틀라스는 페르세우스를 추방하려고 했다, 페르세우스는 아틀
라스가 직접 상대하기엔 너무도 굳센 거인임을 깨닫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나의 우정을 너무도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선물을 하나 주려
고 한다."
그러고는 자기의 얼굴은 옆으로 돌리면서 메두사의 머리를 내밀었다.
그렇게 큰 몸집을 가졌던 아틀라스가 곧바로 돌로 변했다. 그의 수염과
머리털은 숲이 되었고, 팔과 어깨는 절벽이 되었고, 머리는 산봉우리가
되었고, 뼈는 바위가 되었다. 각 부분은 부피가 점점 커져서 마침내 거
대한 산이 되었다. 그리고 신들도 이것을 좋아했는데, 하늘은 모든 별
들과 더불어 그의 어깨에 의지하고 있다.
바다의 괴물
페르세우스는 비행을 계속하여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나라에 도착하였
는데, 그 나라의 왕은 케페우스였다. 왕후 카시오페이아는 자기의 아름
다움을 자만하여 자신을 바다의 님프들에 비교하였다. 이 사실이 님프
들을 대단히 노엽게 하여 그들은 거대한 바다의 괴물을 파견하여 그 나
라의 해안을 황폐꿰 하였다. 궤페우스는 신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
는 그의 딸 안드로메다를 그 괴물에게 제물로 제공해야 한다는 신탁의
지시를 받았다, 페르세우스가 공중에서 내려다보니 안드로메다가 바위
에 쇠사슬로 몸을 결박당한 채 뱀 형상을 한 바다 괴물이 접근하는 것
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너무도 창백했으며, 몸은 꼼짝도
바다의 괴물 155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흐르는 눈물과 미풍에 움직이는 머리카락이 없었
다면 페르세우스는 그녀를 대리석상(像)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이
광경을 보고 놀란 나머지 날개를 흔드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그는 그
녀의 위를 날며 말했다.
"오! 처녀여. 사랑하는 애인들을 결합시키는 사슬에 묶여 있어야 할
그대가 이런 쇠사슬에 묶여 있다니! 원컨대 나에게 그대의 이름과 그대
가 사는 나라 이름과 그리고 왜 그대가 이와 같이 결박되어 있는가를
가르쳐 주시오. "
처음에 그녀는 수줍어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리고 할 수만 있었다
면, 얼굴을 손으로 가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질문을 되풀이했을 때,
잠자코 있으면 무슨 죄를 지었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의심받을까봐
자기 이름과 나라 이름을 밝혔다. 그리고 자기의 어머니가 그 아름다움
을 자랑한 일을 이야기했다.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바다 저쪽에서
소리가 나더니, 바다 괴물이 나타나 머리를 수면 위에 내놓고, 넓은 가
슴으로 파도를 헤치며 다가왔다. 처녀는 비명을 질렀고, 막 이곳에 도
착하여 이 광경을 목격한 부모는 비통해 했다. 특히 어머니는 비통함에
몸부림쳤다. 그러나 부모는 아무런 대책도 취할 수 없었다. 다만 탄식
하면서 제물이 될 딸을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페르세우스가 말
했다.
"눈물이라면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흘릴 수 있을 것 아니오. 지금은
한시바삐 따님을 구해야 합니다. 제우스의 아들로서의 신분과 고르고의
정복자로서의 나의 명성은 구흔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리다. 그러나 나
는 신들이 허용한다면 다시 훈공을 쌓아 따님을 얻고자 합니다. 만약
나의 무용에 의해 따님이 구출될 경우에는 그 대가로 따님을 저에게 주
십시오. "
--얄친은 즉시 승낙하였다內찌 승낙을 주저할 수 있었으랴), 그리고 딸과
더불어 그 왕국을 지참금으로 줄 것을 약속했다,
이제 바다의 괴물은, 투석(投石)의 명인(名人)이라면, 그 던진 돌이
156
닿을 곳까지 접근해 왔다. 그때 젊은이는 갑자기 대지를 박차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높이 날다가 햇볕을 쬐고 있는 뱁을 본 독수리가 뱀에
게 덤벼들어 그 목을 잡아 머리를 돌려 그 독이빨의 사용을 막는 것처
럼, 젊은이는 괴물의 등에 돌진하여 칼로 그의 어깨를 옐렀다. 부상을
입고 노한 괴물은 공중으로 몸을 일으켰다가 바닷쏙으로 들어갔다. 그
리고 짖어 대는 한 무리의 개에게 둘러싸인 산돼지와 같이 재빠르게 좌
우로 몸을 날리며 돌진해 왔다. 그러나 젊은이 쪽은 날개로 괴물의 공
격을 피했다. 그리고 비늘 사이에 칼이 들어갈 곳만 발견하면 옆구리로
부터 꼬리로 내려가면서 이곳 저옷을 찔러 상처를 탰다. 괴물은 콧구멍
으로부터 피가 섞인 바닷물을 내뿜었다, 페르세우스의 날개는 그 핏물
에 젖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날개에 의지하지 않았다. 물결 위에
솟아 있는 바위 위에 내려와서 돌출한 바위에 몸을 의지하고 괴물이 가
까이 떠왔을 때 최후
의 일격을 가했다.
해안에 모여 있던 군
중의 환성으로 산이 을
렸다. 부모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구 그들
의 장래 사위를 포옹하
면서 구세주라고 불렸
다. 그리고 이 투쟁의
원인이자 대가인 처녀
는 바위로부터 내려왔
다.
쾨시오페이아는 에
티오피아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그 자랑스러
운 아름다움에도 불구
안드로메다를 구출한 페르세우스
결혼 축하연회 157
하고 그녀는 흑인이었다. 적어도 밀턴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
다.
여기서 카시오페이아가 '별로 변한 에티오피아의 여왕' 이라 불리는
것은 그녀가 죽은 뒤에 별 사이에 놓여져 이 이름의 별자리가 된 때문
이다. 그녀는 이러한 명예를 얻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옛 적(iii쓸인 바다
의 님프들은 여전히 우세를 보여 그녀를 북극에 가까운 하늘의 지금 위
치에 놓고 거기서 매일 밤, 그 절반은 그녀에게 머리를 숙이고 겸손을
배우도록 하고 있다.
멤논은 에티오피아의 왕자였는데 그에 대해서는 또 뒷장에서 이야기
하도록 하자,
결혼 축하연회
기쁨에 넘치는 부모는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를 데리고 궁전으로
돌아왔다. 그곳에서는 잔치가 열리고 모두 축제의 기쁨으로 충만했다.
그런데 갑자기 떠들썩한 소리가 나더니 안드로메다의 약흔자였던 피네
우스가 그 부하 일당과 더불어 뛰어들어와서 처녀는 자기 것이라며 자
기에게 줄 것을 요구했다.
케페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내 딸이 괴물의 제물로서 바위에 결박되었을 때 요구했어야
했다. 내 딸이 이와 같은 운명을 받도록 신들이 선언하였을 때 모든 약
속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죽음에 의하여 모든 약속이 사라진 바와 같
-
피네우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갑자기 페르세우스에게 창을 던졌
다. 그러나 창은 빗나가 땅에 떨어졌다. 페르세우스도 자기의 창을 던
지려 했다. 그러나 비겁한 공격자는 급히 도망쳐서 제단 뒤에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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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을 가하기 시작하였고 손님들은 각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들
었다. 마침내 대난투가 벌어진 것이다. 늙은 왕은 말렸으나 효과가 없
자, 현장으로부터 물러나와 이렇게 된 것은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굽어
살퍼시라고 신들에게 호소하였다.
페르세우스와 그 일당들은 얼마 동안 불리한 싸움을 계속했다. 적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패망이 불가피한 것같이 보였다. 그때 돌연 페르
세우스의 뇌리에 한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형세를 역전케 하리라.'
그래서 큰소리로 "이 중에 나의 적이 아닌 자는 얼굴을 돌려라「 하
고 외치면서 고르고의 머리를 높이 들었다.
''그런 표술뜰 가지고 누구를 위협하려 하느냐?고 외치면서 테스켈로
스는 창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그 자세 그대로 돌로 변해 버렸다. 암픽스는 엎드린 적의 몸
을 칼로 찌르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의 팔은 굳어 버려 앞으로 더 내밀
수도 없고 들이밀 수도 없었다, 또 한 사람은 큰소리를 지르며 달려드
는 순간 걸음을 멈추고 입을 연 채 소리는 한마디도 내지 못하고 돌이
되었고, 페르세우스의 한 친구 아콘테우스도 고르고를 바라보는 순간
다른 사람과 다름없이 굳어 버렸다. 아스티아게스는 페르세우스를 칼로
쳤으나, 칼은 쨍하고 소리를 내며 튀어올랐다.
피네우스는 그의 부당한 시비가 낳은 이 무서운 결과를 보고 당황했
다. 그는 친구들을 소리 높이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그들에게 손을 대보았다. 모두 돌이 되어 있었다. 그는
얼굴을 돌린 채 무릎을 꿇고 페르세우스에게 용서를 빌었다.
"모든 것을 다 빼앗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나의 생명만은 남겨 주십시
.e.
페르세우스는 말했다.
"비겁한 자여, 나는 너를 무기로써 죽이지는 않겠다. 뿐만 아니라 너
는 이 사건의 기녕으로 나의 집에 보관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고르고의 머리를 피네우스가 바라보고 있는 쪽
으로 돌렸다.
채로 움직이지
그러자 피네우스는 무릎을 찰고
않는 커다란 돌덩어리가 되었다.
결혼 축하연회 159
손을 뻗치고 얼굴을 돌린
160
괴물들
14
괴물들-스핑 크스 , 키마이라,
켄타운로스, 피그마이오스, 그립스
괴물이란 신화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부자연한 체구 및 부분을 가진
생물을 말하며, 보통 굉장한 힘과 잔인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으로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그들 중의 어떤 것은 상이한 몇 가지
동물들의 신체 부분을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상상되었다. 예를 들면 스
핑크스와 키마이라가 그러하였다. 이들은 야수의 무서운 성질과 인간의
지혜와 재능을 겸비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다른 괴물들은 주로 몸의 크
기가 인간과 다를 뿐으로써, 기간테스(거인) 가 그러했다.
그러나 몸의 크기에 따라서 그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인간적
인 기간테스-그런 말을 쓸 수 있다면 -예컨대, 키클로프스라든지,
안타이오스라든지, 오리온이라든지, 기타의 기간테스는 전혀 인간과 상
이향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간과는 사랑과
투쟁의 관계를 맺고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들과 전쟁을 치른 초
인간적인 기간테스는 굉장한 체구를 지니고 있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
면 티티오스가 몸을 초원에 펴면 9에이커(3만 6423項방미터)를 덮고, 엔
켈라도스를 억누르기 위해서는 전 이집트나 산을 그 위에 올려 놓지 않
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괴물들 161
우리는 기간테스가 신들을 상대로 한 전쟁이나 그 결과에 대해서 이
미 이야기하였다. 이 전투가 계속되는 동안 기간테스는 만만찮은 적이
었음이 판명되었다. 그들 중 브리아레오스 같은 자는 백 개의 팔을 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티폰처럼 불을 내뿜는 자도 있었다.
이렇듯 기간테스를 두려워한 신들이 이집트로 도망하여 여러 가지 형
태로 변신하여 몸을 감춘 일도 있었다.
제우스는 숫양의 형태로 모습을 바꾸었다, 그래서 그 후 이집트에서
는 그를 구부러진 딸을 가진 암몬신으로서 숭배하였다, 아폴론은 까마
귀가 되었고 디오니소스는 산양이 되었으며, 아르테미스는 고양이가 되
었고, 혜라는 암소가 되었고, 아프로디테는 물고기가 되었고, 헤르메스
는 새가 되었다.
또 어떤 때에는 기간테스가 하늘로 올라가려고 '오사 산을 들어 펠레
은 산 위에 포개 올린 일도 있었다.'" 그들은 마침내 번개에 의하여 진
압되었는데, 이 번개는 아테나가 발명한 것으로 여신은 제우스를 위하
여 그것을 헤파이스토스와 그의 키클로프스들에게 가르쳐 만들게 한 것
ol었다.
스펑크스
테베의 왕 라이오스는 새로 탄생한 그의 아들이 그대로 성장하면 그
띄 왕위와 생명에 위협이 되리라는 신탁의 경고를 받았다, 그래서 왕은
아들을 어느 양치기에게 맡겨서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양치기는
가여워서 죽일 수 없었고, 그렇다고 전혀 명령을 어길 수도 없고 하여,
어린애의 발을 묶어 나뭇가지에 매달아 두었다, 그런데 어떤 농부가 이
런 상태에 놓인 어린애를 발견하고는 주인 부부에게 갖다 주었다. 그들
은 아이를 받아들여 오이디푸스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 그것은 -부
푼 발' 이라는 뜻이다.
1)베르길리우스, -농경시-제1권 281행.
162
몇 년이 지난 뒤에 라이오스는 시종 하나만을 대동하고 델포이로 가
는 도중, 길에서 이륜마차를 몰고 있는 한 청년을 만났다, 청년이 명령
대로 길을 물러서기를 거부하자, 왕의 시종은 청년의 말 한 마리를 죽
였다. 청년은 크게 노하여 라이오스와 그의 시종을 죽여 버렸다. 이 청
년이 바로 오이디푸스였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친아버지의 살
해자가 된 것이다.
이 사건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테베 시의 사람들은 대로를 횡
단하는 한 괴물 때문에 괴로움을 당해야 했다. 그것은 스핑크스라고 하
는 괴물로서, 사자의 몸뚱이에 상반신은 여자였다, 그것은 바위 위에
웅크리고 앉아 길 가는 사람을 막아 세우고 그들에게 수수께끼를 내주
며 그것을 푸는 자는 무사히 통과할 수 있으나 풀지 못하는 자는 생명
을 잃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푼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없었으므로 모든 통행인이 피살되었다. 오이디푸스는 이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듣고도 조금도 겁내지 않고 대담하게 시험해 보려고 나
아갔다. 스핑크스는 그에게 물었다.
"아침에는 네 발로 걷고, 낮에는 두 발로 걷고, 저녁에는 세 발로 걷
는 동물은 무엇인가7"
오이디푸스는 대답했다.
"그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어릴 때에는 손파 무릊으로 기어다니고,
커서는 두 발로 서고, 늙으면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때문이다,"
스핑크스는 자기가 낸 수수께끼가 풀린 데 대하여 굴욕을 느끼고 바
위 밑으로 몸을 던져 죽어 버렸다.
테베 시 사랑들은 오이디푸스에 의하여 구출된 것을 대단히 감사히
여겨 그를 그들의 앙으로 모시고 여왕인 이오카스테와 결흔하게 했다.
오이디푸스는 이미 자기의 아버지인지도 모르는 채 아버지를 살해하였
고, 이번에는 여왕과 결혼함으로써 자기 어머니의 남편이 된 것이다.
이런 무서운 일이 밝혀지지 않은 채 세월이 흘렀다. 마침내 테베에
기근과 역병(疫病)의 재낙ol인d~llll-'-'" - -
괴물들 163
디푸스의 이중(二重)의 범행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이오카스테는 자살하
고 오이디푸스는 미쳐서 자기의 눈을 후벼 빼고 테베를 뒤로 하여 방랑
의 길을 떠났다. 그는 모든 사람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 버림을 받았으
나 그의 딸만은 그를 충실히 보살폈다. 마침내 비참한 방랑생활을 지리
하게 계속한 후에 그의 불행한 생애는 종말을 고했다.
패가소스와 키마이라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베었을 때, 그 피가 땅속에 스며들어 날
개 돋친 말, 페가소스가 탄생하였다. 아테나는 그 말을 잡아 길들인 후
에 뮤즈의 여신들에게 선사했다. 그 여신들이 거주하는 헬리론 산 위에
있는 히포크레네라는 샘은 페가소스의 발굽에 채어서 생겨난 것이다.
키마이라는 불을 뿜는 무서운 괴물이었다. 그 몸의 앞부분은 사자와
염소의 결합물이었고, 뒷부분은 용이었다. 그리고 이 괴물이 리키아의
마을에서 크게 설치고 있었기 때문에 왕 이오바테스는 괴물을 퇴치할
용사를 찾고 있었다. 때마침 그의 궁정에 벨레로폰이라는 한 용감한 젊
은 무사가 도착했다. 젊은이는 이오바테스의 사위인 프로이토스의 편지
를 가지고 왔다.
그 편지에서 프로이토스는 벨레로폰을 진심으로 추천하였고, 용감무
쌍한 영웅이라고까지 써놨는데 놀랍게도 편지 끝에는 그를 죽여 달라는
부탁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것은 벨레로폰에 대한 질투로, 그것은 그의
아내 안티아가 그 젊은 무사를 지나치게 감탄어린 눈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의 사형 집행 영장을 가지고 온
벨레로폰의 이 고사(故事)에서 '벨레로폰의 편지' 란 말이 유래하였는데,
어떠한 종류의 편지이든 그 자신을 지참인으로 하고, 그것이 그 사람에
게 있어서는 불리한 내용을 담은 편지를 가리키게 되었다.
이오바테스는 이 편지를 읽고서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다. 손님을
환대하지 않을 수도 없고 사위의 청을 들어 주지 안은 수-싫01 71 rrll
164
괴물들 165
어 키마이라를 퇴치시키는 일이었다. 벨레로폰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
다, 그가 키마이라를 퇴치하러 가기 전에 예언자 폴리이도스에게 상의
하니, 될 수만 있으면 페가소스를 얻어 가지고 가는 것이 좋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테나의 신전에서 밤을 지내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그가 그 지시에 따라 자고 있으려니까, 아테나가 꿈에 나타나 그에게
황금 고삐를 주었다. 그가 잠을 깨었을 때, 고삐는 아직 그의 손에 남
아 있었다. 아테나는 또, 페가소스는 페이레네 샘에서 물을 마시고 있
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다. 날개 돋친 페가소스는 고삐를 보자 자진해서
잡혔다. 벨레로폰은 그 말을 타고 공중으로 올라가 바로 키마이라를 발
견하고 쉽게 그 괴물을 퇴치했다.
벨레로폰은 키마이라를 퇴치한 후에도 적의를 품은 그의 주인에 의해
많은 시련과 어려운 일을 강요당했으나, 페가소스 덕분에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마침내 이오바테스는 벨레로폰이 신들의 특별한 총애를 받는
줄 알고, 그의 딸과 결혼시켰다. 그리고 왕위의 계승자로 정했다. 그러
나 후에 벨레로폰은 자부와 오만이 지나쳐 신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
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는 그의 날개 돋친 말을 타고 하늘에까지 을
라가려 하였다. 그러나 제우스는 한 마리의 등에를 보내어 페가소스를
찌르게 하고, 페가소스로 하여금 기수를 떨어뜨리게 했다. 그래서 벨레
로폰은 절름발이가 되고 눈이 멀었다. 그 후 벨레로폰은 사람의 눈을
피하여 알레이안 들을 외로이 방황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
페가소스는 뮤즈의 여신들의 말이었으므로 언제나 시인들에게 봉사해
왔다. 실러는 페가소스가 어떤 가난한 시인에 의해 팔려, 짐마차와 쟁
기를 끄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말은 그러한 봉사에 적당
치 않았으므로, 무지한 주인은 그 말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젊은이가 앞으로 나서며 그 말을 타도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
다. 그리고 그가 말등에 앉자마자, 처음에는 다루기가 어려웠으나 나중
에 기력이 꺾인 것처럼 보인 이 말이 당당히 정령-變數처럼, 신처럼 일
어서서 빛나는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켄타우로스
이 괴물은 머리에서 허리까지는 인간이고, 나머지는 말의 몸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었다. 고대인들은 말을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에, 말
과 인간의 결합체를 과히 천한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켄타우로스는 고대의 공상적인 괴물 중 가장 훌릉한 특성을
부여받은 유일한 괴물이었다. 이 켄타우로스는 인간과의 교제가 허용돼
있었기 때문에 페리토스와 히포다메이아가 결혼할 때도 다른 손님과 함
께 초대되었다. 그 잔치 때 켄타우로스족의 한 사람인 에우리티온이 술
에 만취되어 신부에게 폭행을 가하려 했다. 그러자 다른 켄타우로스들
도 그의 행동을 뒤따라 폭행을 하려 했다. 그 결과 무서운 싸움이 일어
났고 그들 중의 몇 사람이 피살되었다. 이것이 저 유명한 '라피타이족
과 켄타우로스족의 싸움' 으로. 고대의 조각가와 시인들이 즐겨 다룬 제
재가 되었다.
그러나 모든 켄타우로스는 페리토스의 난폭한 손님 같지는 않았다.
케이론이라는 젠타우로스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교육을 받았고,
수렵 -의술 음악-예언술에 능하기로 유명했다. 그리스의 옛날 이야기
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영웅들(아킬레우스, 아스클레피오스, 이아손, 디오
스쿠로이 등)은 모두 그의 제자였다.
특히 아스클레피오스는 어릴 적에 그의 부친 아폴론에 의해서 그의
감독을 받도록 위촉되었다. 케이론이 어린애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딸 오키로이가 마중을 나와 어린애를 보고 갑자기 예언자의 어조로(왜냐
하면 그녀는 예언자였기 때문에) 이 아이가 장차 성취할 영광을 예언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성장하자, 유명한 의사가 되었고, 한번은 죽은 사람
을 소생시킨 일까지도 있었다, 그러나 플루톤(하이데스)은 이것을 불쾌
괴물들 167
해주었다.
궤이론은 모든 켄타우로스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공정한 자였으
므로 제우?_는 그가 죽은 후에 인마궁(人爲출) 이라는 별자리 가운데에다
그를 올려 를한다.
픽그마이오스
피그마이오스란 난쟁이 종족인데, 큐빗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
지의 길이) 즉 약 33센티미터를 의미하는 그리스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것이 이 종족의 키 크기라고 전해지고 있었다. 그들은 네일로스 강의
수원 (水源) 근처 (혹은 다른 설에 의하면 인도)에 살고 있었다. 호메로스에
의하면 두루미는 매년 겨울이 되면 이 피그마이오스의 나라로 옮겨 오
는데, 그들의 출현은 퍼그마이오스 주민에게 있어서는 유혈투쟁을 알리
는 신호라는 것이다. 난쟁이들은 무기를 들고 그들의 옥수수밭을 두루
미라는 외래 약탈자로부터 지키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피
그마이오스와 그들의 적인 두루미는 여러 예술작품의 제재가 되었다.
그립스
그립스는 사자의 몸뚱이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지고 등은 깃털
로 덮여 있는 괴물이었다. 이 괴물은 새처럼 보금자리를 지었으나 그
속에 알 대신 마노-理)를 낳는다. 그리고 그것은 긴 발톱을 가지고 있
어 그 나라 사람들은 그것으로 술잔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이 그립스의 고향은 인도라고 한다. 그들은 산에서 금을 발견하고 금
으로 보금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수렵가들이 탐을 내므로, 자지 않고 그
것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금이 매장되어 있는
곳을 알았고, 약탈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 전력을 다했다. 그 당시
이 그립스들과 함께 반영하고 있던 아리마스포이인들은 스키타이의 외
눈족이었다.
168
뿅금 양가죽
15
황금 양가죽, 머찍아와 아61손
아주 오랜 옛날 테살리아에 아타마스라는 왕과 네펠레라는 왕비가 살
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사내아이 하나와 계집애 하나가 있었다. 얼마
후 아타마스는 아내에게 냉담해져서, 그녀와 이혼하고 딴 여자를 얻었
다. 네펠레는 자기의 아들 딸이 계모에게 구박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하
여 그들을 계모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보낼 방도를 강구했다. 헤르
메스는 그녀를 동정하여 그녀에게 '황금의 가죽' 을 가진 숫양 한 마리
를 주었다. 그녀는 이 양이 그 자녀를 안전한 장소로 데려다 줄 것을
기대하면서 그들을 양에 태웠다, 그러자 양은 아이들을 등에 업고 공중
으로 뛰어올라 동쪽을 향하여 갔다. 이윽고 유럽과 아시아를 격리하는
해협에 다다랐다. 그때 헬레라 부르는 계집애가 양의 등에서 바닷속으
로 떨어졌다. 그래서 이 바다는 헬레스폰토스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것
은 오늘날 다다넬즈 해협이다.
양은 계속 하늘을 달려 이윽고 혹해의 동해안에 있는 콜키스라는 왕
국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양은 무사히 사내아이인 프릭소스를 내려놓
았다. 그 아이는 그 나라의 왕인 아이에테스의 뜨거운 영접을 받았다.
프릭소스는 그 양을 제우스에게 제물로 바치고 '홧금 앗7F죽' 을 olol dl
황금 양가죽 169
용에게 지키도록 했다.
테살리아에는 아타마스 왕국 근처에 또 하나의 왕국이 있었는데, 그
의 친척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 왕국의 왕 아이손은 정치를 돌보는 일
이 싫어 아들 이아손이 성인이 될 동안만이라는 조건으로 왕위를 아우
펠리아스에게 넘겨주었다. 이아손이 성장하여 그의 숙부에게 왕위의 반
환을 요구하게 되자, 펠리아스는 겉으로는 기꺼이 넘겨주려고 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했으나, 동시에 황금 가죽을 찾기 위한 영광스러운 모험
을 해보라고 암암리에 권유했다. 이미 이야기한 바와 같이 그 양가죽은
콜키스의 왕국에 있었고 펠리아스가 주장한 바와 같이 그들 일족의 정
당한 소유물이었다. 이아손은 이 제안을 쾌히 받아들여 바로 원정할 준
비를 했다.
그 당시 그리스인에게 알려져 있던 유일한 항해 도구는 통나무를 파
내어 만든 작은 보트나 혹은 카누가 고작이었다. 그러므로 이아손이 아
르고스(앞에 나온 백 개의 눈을 가진 거인과는 다른 사람)에 명하여 50項을
태을 수 있는 배를 만들게 하였을 때는 정말 굉장한 일로 생각되었다.
이렇게 하여 배가 완성되자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따서 아르고 호라고
명령했다. 이아손은 모험을 좋아하는 그리스의 모든 청년들을 모집했
다.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용감한 청년들의 대장이 되었는데, 그들 대부
분은 후에 그리스의 영웅 , 신인(神人)들과 더불어 명성을 떨쳤다. 혜라
클레스, 테세우스, 오르페우스, 네스토르 같은 영웅들도 그 중에 끼여
있었는데, 그들을 그 배의 이름을 따서 아르고나우테스(아르고나의 승무
원이 라는 뜻) 라고 부른다,
이러한 영웅들을 터우고서 아르고 호는 테살리아 해안을 떠나서 렘노
스 섬에 기항했다가 미시아를 지나 트라키아까지 항해했다. 이곳에서
그들 일행은 철인 퍼네우스(장님 예언자의 국왕)를 만나게 되어 그로부터
앞으로의 항로에 대해 교시를 받았다. 에욱세이노스 해 (혹해)의 입구는
두 개의 암석으로 된 섬이 가로막고 있었다. 이 섬은 수면 위에 등등
떠 있어서 서로 부딪치곤 하였기 때문에 그 사이에 끼이는 것은 무엇이
170
나 부서뜨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섬을 심플레가데스, 즉
충돌하는 섬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피네우스는 아르고나우테스들에게 이 위험한 해협을 통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그 섬에 도착했을 때, 한 마리의 비둘기를 놓아
주었다. 비둘기가 바위 사이를 날아가자 두 바위섬이 움직여 서로 부딪
쳤다. 그러나 비둘기는 꼬리털이 조금 바위 사이에 끼여 빠졌을 뿐 무
사히 빠져 나갔다. 이아손과 그 일행은 섬이 부딪쳤다가 떨어지는 기회
를 포착하여 힘껏 노를 저었다, 그들 뒤에서 두 섬이 마주쳐 배의 고물
을 스치기는 했으나 그들은 무사히 통과했다, 그 후 그들은 해안을 따
라 무사히 배를 저어서 마침내 바다의 동쪽 끝에 있는 콜키스 왕국에
상륙했다,
이아손이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에게 자기의 사명을 전하자, 왕은
이아손이 놋쇠발을 가지고 불을 뿜는 두 마리의 황소를 쟁기에 매어 주
고, 카드모스 왕이 퇴치한 용의 이빨을 뿌려 준다면 황금 양가죽을 양
도하겠노라고 동의했다. 이 용의 이빨을 뿌리면 그로부터 일군의 무사
가 나와 그것을 뿌린 자에게 무기를 들고 돌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이아손은 그 조건을 승낙했다. 그리고 결행할 시일까지 결
정되었다. 그러나 그 전에 이아손은 왕녀인 메디아(메데이아)에게 사정
을 납득시킬 기회를 얻어서 그녀에게 결흔을 약속했다. 그리고 헤카테
여신의 제단 앞에 서서 여신을 불러 자기 서약의 보증인으로 하였다.
메디아는 승낙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도웅으로-그녀는 유능한 마술
사였다-마력을 가지고 있는 부적을 얻을 수 있었다.
예정된 날이 오자, 사람들은 아레스(싸움의 신)에게 바쳐진 숲에 모였
다. 왕은 왕좌에 앉아 있었고 백성들이 산허리를 메웠다. 놋쇠발을 가
진 황소가 콧구멍으로 불을 뿜으며 뛰어들어오자, 그 불이 길가에 있는
풀들을 태워 버렸다. 용광로에서 쇳물이 끓는 것 같은 土리가 나고 생
석회에 물을 끼얹을 때와 같은 연기가 났다. 이아손은 황소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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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양가죽 171
이나 그리스 전역에서 선발된 영웅들은 전율을 느꼈다.
그는 불을 뿜는 콧김에도 아랑곳없이 말을 걸어 황소의 분노를 가라
앉히고, 대담하게 손으로 그 목을 어루만지다가 재치 있게 슬쩍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끌도록 했다. 콜키스 사람들은 아연실색했고 그리스 사람
들은 환성을 올렸다.
이아손은 다음에 용의 이빨을 뿌리고 그 위에 흙을 덮었다. 그러자
바로 일군의 무사들이 뛰어나왔다, 그리고 땅 위에 나타나자마자 무기
를 휘두르며, 이아손을 향하여 돌진해 왔다.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영웅
인 이아손의 신상을 걱정하여 떨었고, 그에게 부적을 주어 그 사용법을
가르쳐 준 메디아까지도 공포로 인해 안색이 창백해졌다. 이아손은 잠
시 동안 칼과 방패로 공격자들을 막았으나, 그들의 수효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고 메디아가 가르쳐 준 마법을 사용하여 돌을 손에 들고
그것을 적 한가운데 던졌다. 그러자마자 그들은 서로 무기를 자기편에
게 돌려 마침내 용의 이빨에서 나온 무사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죽어버
렸다.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영웅을 포옹하였다. 메디아도 용기만 있었
다면 그를 포옹했을 것이다.
남은 일은 황금 양가죽을 지키고 있는 용을 어떻게 해서든지 잠 재우
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일도 메리아가 준 마법의 약을 용에게 두서너
방을 떨어뜨림으로써 손쉽게 이루어졌다. 약 냄새를 맡자 용은 븐노를
가라앉히고 잠시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더니, 전에는 한 번도 감
은 일이 없던 크고 등근 눈을 감고서 옆으로 쓰러져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아손은 양가죽을 손에 넣은 후, 친구들과 메디아를 거느
리고 국왕 아이에테스에게 그들의 출발을 저지할 여유를 주지 않으려고
빨리 배를 타고 테살리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일동이 무사히 도착하자,
이아손은 양가죽을 펠리아스에게 넘겨주고 아르고 호를 포세이돈에게
바쳤다.
그 후 그 양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 그것도 다른
황금의 보물처럼, 결국 그것을 압수하는 데 쏟은 노고에 비하면 그다지
172
가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되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최근의 어떤 작가가 말했듯이, 비록 많은 허구로 뒤덮여
있다 하더라도 그 근저에는 진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에게 믿게 하
는 이유를 가진 그러한 신화적인 이야기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아르
고 호의 항해는 아마도 최초의 중요한 바다 원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이 역사에서 배워 알고 있듯이, 모든 나라에 있어서 이러한 종류
의 최초의 시도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아마 반은 해적들이 벌인 것처럼
약탈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그 결과로써
풍부한 약탈품이 되돌아왔다면 황금의 양가죽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그가 사랑하고 있던 아름다을 소년 힐라스를 위해 미시
아에서 이 원정대와 헤어지고 말았다. 소년이 물을 구하러 갔을 때 그
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래앗긴 샘의 님프들이 土년을 잡고 놓아 주지 않
았던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이 소년을 찾으러 나섰다. 그러자 아르고
호는 그를 남겨두고 출범하고 말았다.
며디아와 아이손
황금 양가죽을 되찾은 축하석상에서 이아손을 우울하게 하는 일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부친인 아이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이손은 노쇠해서 그들과 자리를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아손은
메디아에게 말했다.
"아내여! 나는 그대의 마력에 많은 도움을 입었는데, 그 마법을 다시
한 번 나를 위해 제공해 주지 않겠소? 나의 수명에서 몇 년을 빼내 아
버지의 수명에 보태 주시오."
그러자 메디아가 대답했다.
"그와 같은 회생은 하시지 않아도 좋아요. 마법이 성공만 하면 당신
메디아와 아이손 173
의 수명을 단축시키지 않더라도 아버님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
그리고 그녀는 다음 만월이 된 밤, 모든 생물이 잠들었을 때 홀로 살
그머니 밖으로 빠져 나왔다. 나뭇잎을 움직이는 바람 한 점 없었고, 만
물이 조용하기만 했다. 메디아는 우선 별을 향해 주문을 외었다. 그리
고 그 다음에는 달에게 그리고 또 지옥의 여신 헤카테를 향하여, 또 대
지의 여신 텔루스를 향해서도 주문을 외었다. 그것은 이러한 여신들의
힘에 의해서 마법의 효과가 있는 식물이 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숲이
나 동굴, 산과 골짜기, 호수와 강, 바람과 안개의 신들에게도 힘을 빌
렸다. 그녀가 이렇게 빌고 있을 때 별들은 광휘를 더했고, 얼마 안 있
어 날아다니는 뱀들에 이끌리어 이륜차가 공중으로부터 내려왔다. 메디
아는 그 이륜차를 타고 하늘 높이 을라 먼 지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는 효험 있는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고 메디아는 그 중에서 자기 목적에
적합한 것을 선택할 줄 알았다. 그녀는 9일 동안을 꼬박 약초를 찾아
헤매며 그 동안에는 궁전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어떤 인가에도 들어가
지 않았으며, 인간과의 교제도 퍼했다.
다음에 그녀는 제단을 두 개 만들었다. 하나는 헤카테의 것이고, 또
하나는 청춘의 여신 헤베의 제단이었다. 그리고 한 마리의 검은 양을
제물로 바치고 우유와 포도주를 부었다. 그녀는 하이데스와 그가 약탈
해 간 신부(페르세포네)에게 늙은 부왕의 생명을 빨리 랫지 말도록 간청
한 다음, 시아버지인 아이손을 데리고 오게 하여, 주문을 외어 깊이 잠
들게 한 후, 죽은 사람과 같이 약초로 만든 침대 위에 뉘었다. 비법이
세속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아손 및 그 밖의 모든 사람들
을 그곳에 드나들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머리를 풀고서 제단 주
위를 세 번 돌고, 불타는 작은 나뭇가지를 피에 적신 후에 제단 위에
놓고 태웠다. 그 동안에 가마솥 안에 있는 것이 끓었다. 그러자 그녀는
그 속에다 약초를 넣IZ등시에 쓴 즙이 나오는 씨와 꽃, 먼 동방에서
가지고 온, 공물을 둘러쌀 례 사용하는 대양의 해안에서 수집해 온 모
174
래를 넣었다. 그리고 달밤에 수집한 하얀 서리와 올빼미의 머리와 날
개, 이리의 내장을 넣었다. 그리고 또 거북의 껍데기 조각파 수사슴의
간장과-왜냐하면 이 동물들은 생명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인간의
아흡 세대를 넘어서까지 산 까마귀의 머리와 부리를 넣었다. 그리고 메
디아는 그녀가 의도한 바를 위하여 그 밖의 '이름도 모르는' 많은 물건
을 같이 끓였다. 그리고 마른 을리브 가지로 잘 뒤섞었다. 그 가지를
끄집어내자 이상하게도 그것은 바로 녹색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싱
싱한 잎과 많은 올리브로 덮이게 되었다.
그리고 용액이 부글부글 끓어 때로 넘치는 일이 있을 경우에는, 그
물방울이 떨어진 풀은 봄의 그것처럼 초록빛이 되었다.
모든 준비가 다 된 것을 보고 메디아는 노인의 목구멍을 배어 그의
모든 피를 끄집어내고 입과 상처 속에 끓인 용액을 부어 넣었다. 노인
이 그 용액을 다 들이마시자 그의 머리털과 수염은 횐빛을 버리고 청년
락 같이 검은 빛을 띠었다. 그의 창백하고 여윈 얼굴은 사라지고 혈관
은 피로 층만되고 사지에 힘이 넘쳤다. 아이손은 자기 자신에 놀랐고
지금과 같은 그의 상태는 자기 기억으론 40년 전 그의 젊은 시절과 같
다고 생각했다.
메디아는 이곳에서는 그녀의 마법을 선량한 목적을 위해 사용했으나,
다른 곳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복수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독자도 기억
할 것이다. 펠리아스는 이아손의 왕위를 찬탈한 그의 숙부였으며, 그를
그 나라로부터 추방하였다. 그런 자에게도 좋은 점이 있는 듯, 그의 딸
들은 그를 사랑하였다. 그리고 메디아가 이아손을 위하여 한 일을 보고
그들은 그들의 부친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해주기를 메디아에게 간청했
다. 메디아는 승낙하는 척하고서 전과 같이 솥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한 마리의 양을 가져오게 하여 솥 속에 넣었다. 얼마 안 가서 "매앰?
하고 우는 소리가 솥 속에서 들려 왔고, 두껑을 열어 보니 한 마리의
양새끼가 뛰어나와 목장으로 달아났다. 펠리아스의 딸들은 그 실험을
보고 기뻐하면서, 그들의 부친이 같은 수술을 받을 시간을 정했다. 그
메디아와 아이손 175
러나 메디아는 그를 위한 솥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준비하였다. 솥 속
에는 물과 보잘것없는 풀을 약간 넣었을 뿐이었다. 밤이 되자 메디아는
왕녀들과 더불어 늙은 왕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 동안 왕과 그의 호위
자는 그녀가 쓴 마법에 걸려 깊은 잠이 들었다. 왕녀들은 단검을 빼들
고서 침대 곁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를 베기를 주저했기 때문에 메디
아는 그들의 결단성 없음을 꾸짖었다. 그러자 그들은 얼굴을 돌리면서
부친을 단검으로 내리 찔렀다. 왕은 잠을 깨어 부르짖었다.
"딸들아, 너희들이 이게 무슨 짓이냐? 이 아비를 죽이겠다는 거냐?
딸들은 용기를 잃고 단검을 떨어뜨렸다. 그러나 메디아는 왕에게 치
명적 타격을 가하여 말 한 마디 못하게 했다,
그들은 왕을 솥 속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메디아는 뱀이 끄는 이륜차
를 타고 그의 배신행위가 발각되기 전에 그곳을 떠났다. 그렇지 않았러
라면 그들의 복수가 대단했을 것이다. 그녀는 무사히 도망쳤다. 그러나
이아손을 위하여 이와 같이 범죄까지 범해 가면서 많은 일을 했으나,
그에 대한 대가는 거의 받지 못했다. 이아손은 크레우사라는 코린토스
의 왕녀와 결혼하고자 메디아를 버렸다. 메디아는 그의 배은망덕함에
분노하여 신들에게 복수를 기원하고, 독을 넣은 옷을 선물로 크레우사
에게 보냈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의 아이들을 죽이고 궁전에 불을 지르
고, 뱀이 끄는 이륜차를 타고 아테네로 도망쳐서 그곳에서 테세우스의
부친인 아하게우스 왕과 결흔했다. 우리는 후에 테세우스의 모헝담을
이야기할 때, 다시 메디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메디아에 관해서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고금의 시인들
사이에, 어떤 종류의 잔학 행위도 모두 이러한 마녀의 탓이라고 보는
관습이 있다 하더라도, 이것을 그 마녀의 짓으로 기록하기에는 너무나
도 몸서리쳐지는 무서운 이야기다. 메디아가 콜키스에게 도망칠 때 동
생 압시르토스도 데리고 갔다, 그리고 뒤를 쫓아온 아이에테스의 배가
아르고 호의 일행에 육박해 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이 청년을 죽여 그
수족을 바다에 뿌펄-- ~1
I
176
작식읫 척참란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가 흩어진 유체를 모아 파까
운 항구에서 경건하게 매장하고 있는 동안에 아르고 호의 일행은 달아
났다.
177
멜러아그로스와 아탈란틱
16
멜레아그로스와 O資料꿰 ,
히포메네스의 황급 A料
아르고 호의 원정에 참가했던 영웅 중에 멜레아그로스라는 사람이 있
었다. 그는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와 그의 아내 알타이아 사이에서 태
어난 아들이었다. 알타이아는 그가 탄생했을 때, 세 명의 모이라이 (운명
의 여신)를 보았다. 운명의 실을 짜는 이 여신들은 이 어린아이는 지금
난로 속에서 타고 있는 장작이 다 탔을 때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알
타이아는 그 장작을 꺼내어 불을 1L고 다년간 조심스럽게 보존했는데,
그 동안에 멜레아그로스는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었다.
그 당시 오이네우스가 신들에게 회생물을 바친 일이 있었는데, 여신 아
르테미스에게는 바치지 않았다.
여신은 무시당한 데 격분하여 굉장히 큰 산돼지 한 마리를 보내어 칼
리돈의 들을 황패케 했다. 산돼지의 눈은 피와 불로 빛나고 그 털은 사
람을 찌르려고 하는 창과 같이 빳빳이 서 있었고 송곳니는 인도산 코끼
리의 상아와 흡사했다. 곡식은 짓밟히고 포도와 올리브나무도 황폐해졌
다. 양이나 소 같은 가축 메는 닥치는 대로 학살되어 커다란 혼란에 빠
졌다.
보통 수단을 가지고는 이를 막을 도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멜
178
레아그로스는 그리스의 영웅들을 초청하여 이 아귀와 같은 괴물을 퇴치
하기 위한 대담한 수렵에 참가하도록 호소하였다. 테세우스와 그의 친
구인 페리토스, 이아손, 나중에 아킬레우스의 아버지가 되는 펠레우오
스, 아이아스의 아버지인 텔라몬 그리고 당시에는 아직 젊었으나 노인
이 뢴 후에도 아킬레우스와 아이아스 등과 함께 무기를 들고 트로이 전
쟁에 참가하게 되는 저 네스토르 등 영웅들과 그 밖의 많은 영웅들이
이 산돼지 사냥에 참가했다. 아르카디아의 왕 이아소스의 딸 아탈란테
도 이 사냥에 참가했다. 윤이 나게 닦은 금으로 된 조임쇠로 옷을 죄고
왼쪽 어깨에는 상아로 만든 화살통을 메고, 왼손에는 활을 들고 있었
다. 그녀의 얼굴은 여성의 미와 용감한 청년의 매력을 겸비하고 있었
다. 멜레아그로스는 그녀를 보자 바로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이미 일행은 괴물이 사는 굴 가까이까지 와 있었다. 그들은
튼튼한 그물을 나무 사이에 쳤다. 그러고는 개들을 붙들어 매어 두었던
끈을 푸니, 개들은 풀 속에 있는 짐숭의 발자국을 발견하려고 노력하였
다. 숲으로부터 늪이 많은 곳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있었다. 산돼지는
바로 이곳의 갈대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추격자인 개 소리를 듣
자 갑자기 개들을 행해 돌진해 왔다.
순식간에 한두 마리의 개가 송곳니에 찢겨 나가 떨어졌다. 이아손은
아르테미스에게 성공을 빌면서 들고 있던 창을 던졌다, 그러나 아르테
미스는 산돼지를 좋아했으므로 창이 날아가는 사이에 강철로 된 창끝을
제거하여 산돼지를 맞히기는 했으나 상처는 내지 못하게 했다.
네스토르는 산돼지의 습격을 받자 나무를 찾아 그 위로 올라가 몸을
피했다. 텔라몬은 돌진하다가 땅 위에 불쑥 나온 나무뿌리에 걸려 앞으
로 고꾸라졌다. 그러나 아탈란테가 쏜 화살이 마침내 최초로 괴물의 피
를 sF럭앓탈 기거으 7F딘으 사귈여rl ?~~11. d1l11h1-I=IL~-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179
적인 부상을 입혀서 쓰러지게 했다, 테세우스가 창을 던졌으나 돌출한
나뭇가지에 걸려 옆으로 텟나갔다. 또 이아손이 던진 창도 목표물에 명
중하지 않고 오히려 사량개를 한 마리 죽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멜레아
그로스는 한 번 실패한 뒤에 그의 창을 괴물의 옆구리에 박았다. 그리
고 돌진하여 재삼 타격을 주어 산돼지를 절명케 했다.
그러자 주위에 환성이 일어났다. 그들은 승자인 멜레아그로스를 축하
하고, 그의 손을 잡으려고 모여들었다. 그는 피살된 산돼지의 머리를
밟으며 아탈란테를 돌아보고 그의 전리품인 짐승의 머리와 거칠거칠한
수피를 그녀에게 증여했다. 그러나 이것을 본 다른 사람들은 질투심을
일으켜 싸움을 걸었다.
누구보다도 멜레아그로스의 외숙 플랙시포스와 톡세우스가 그 증여에
반대하여 아탈란테로부터 그녀가 받은 전리품을 강탈했다. 멜레아그로
스는 자기에 대한 그들의 무례한 행위에도 분격했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탈란테에 대한 모욕에 더욱 분격하여, 친족간의 예의도 잊
고 그의 칼로 무례한 자들의 심장을 젤렀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알타이아가 아들의 승리에 대한 감사의 선물을
여러 신전에 가지고 갔을 때, 피살된 형제들의 시체가 그녀의 눈에 띄
었다. 그녀는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면서 환회의 의복을 비탄의 의복으
로 갈아입었다. 그러나 형제들을 죽인 자가 알려지자 슬픔은 변하여 아
들에 대한 단호한 복수심이 되었다. 그녀가 전에 껐던 타다 남은 운명
의 나무, 즉 운명의 여신들이 멜레아그로스의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
도록 한 그 나무를 가지고 와서 불을 준비하도록 명령했다.
그러고는 그 타다 남은 나무를 네 번이나 불타는 나뭇더미 위에 갖다
놓으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을 잃게 되리라는 생각에 전율을 느끼며,
네 번 중지했다. 어머니의 정인가, 동기간의 정인가가 그녀의 가슴을
요동치며 괴롭혔다. 한순간 자기가 지금 무슨 행동을 하고 있나 생각하
자 안색이 창백해지기도 했고, 그러다가도 아들이 범한 짓이 떠오르면
긋-
180
바람이 불면 한쪽으로 몰리다가 조수가 오면 반대목으로 몰리는 배와
같이 알타이아의 마음은 불안정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동기간의 정이 어
머니의 정을 압도하여 운명의 나무를 손에 꼭 쥐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복수의 여신들이여, 몽을 돌려 제가 가지고 온 회생물을 바라보십시
오. 죄는 죄로써 보상해야 합니다, 남편 오이네우스도 처가가 단절되는
데 아들의 숭리를 기뻐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아! 나는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가! 형제여, 어미된 마음의 약함을 용서하라! 손이 말을 듣
지 않는구나. 멜레아그로스는 죽어 마땅하지만, 그를 내 손으로 죽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나의 형제들이 원수를 알지 못하며 저승에
서 헤매야 하는데 멜레아그로스는 살아 승리하고 칼리돈을 지배해야 옳
단 말인가? 아니다! 너는 내 덕에 이제까지 살아왔다. 이제는 네 자신
의 죄 때문에 죽어야 한다. 내가 두 번 너에게 준 생명, 처음에는 탄생
할 때, 두번째는 이 타다 남은 나무를 화염 속에서 II집어냈을 때 너에
게 준 생명을 이제 돌려받으리라! 오! 차라리 그때 네가 죽었더라면-
아! 승리는 불행이다. 그러나 형제여, 그대들은 승리하였노라."
그리고 무서을 신음 土리를 냈다. 아니 낸 것처럼 생각되었다. 그러자
멜레아그로스는 무슨 까닭인지 알지도 못했으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도 갑작스레 고통을 느꼈다, 그의 몸이 불타기 시작하였다. 오직 용감한
자존심에 의지하여 그를 파멸시키는 고통을 감내했다. 다만 피도 흘리지
않고 불명예스럽게 죽는 것을 한탄했을 따름이다. 그리고 최후의 숨을
거두면서 그는 늙은 부친과 다정한 형제 자매, 그리고 사랑하는 아탈란
테와 그의 운명의 숨은 원인인 어머니의 이름을 불렀다.
불꽃은 더해 가고 그와 더불어 멜레아그로스의 고통도 더해만 갔다.
마침내 불꽃도 고통도 가라앉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완전히 사라졌다,
타다 남은 나무는 재가 되고 멜레아그로스의 생명은 바람에 날아갔다.
일이 끝나자 알타이아는 자살했다. 멜레아그로스의 자매들은 동생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렇게 되자 아르테미스는 전에 자기의 분노를 야기
시켰던 집알의 불렌을 분----'''-' ''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181
아탈란틱와 히포머네스
이토록 많은 슬픔의 죄 없는 원인은 아탈란테라는 처녀였는데, 그녀
의 얼굴은 여자로 보기에는 남자답고 남자로 보기에는 너무 여자다웠
다. 그녀는 전에 다음과 같은 운명을 예언받은 일이 있었다.
"아탈란테여 ! 결흔하지 마라. 결혼하면 멸망하리라."
신탁에 겁이 난 아탈란테는 남자와의 교제를 피하고 사냥에만 열중했
다. 모든 구혼자(그녀에게는 많은 구흔자가 있었다)에게 한 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그들의 성가신 요구를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경주를 하여 나에게 이기는 사람에게 상으로 내 몸을 맡기리
라. 그러나 지는 자는 벌로 죽음을 당하리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어려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경주를 해보자고 덤비는 자
가 있었다. 히포메네스가 경주의 심판자가 되어 있었다.
"한 여자 때문에 그러한 모험을 할 만큼 경솔한 자가 있을까? 하고
그 심판자는 말했다. 그러나 그녀가 경주하려고 겉옷을 벗은 모습을 보
고서, 그는 생각을 바러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들이여, 용서하라. 나는 그대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품의 가치
를 몰랐다, "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는 그들이 다 패배하기를 원했으나, 혹
시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자에 대해서는 질투에 불탔다.
그가 이런 심경으로 있을 때 처녀는 질주했다. 그녀가 달리고 있는 모
습은 일찍이 볼 수 없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미풍은 그녀의 발에 날
개를 달아 준 것같이 보였으며,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흐르고 옷의 화려
한 술은 뒤쪽으로 나부꼈다. 불그스름찬 빛깔이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
를 물들였는데, 그것은 마치 진홍색 커튼이 대리석 벽을 물들인 것과 같
았다. 이윽고 모든 경쟁자들이 패배하여 무자비하게 사형에 처해졌다.
히포메네스는 이 결과를 보고도 전혀 겁내지 않고 처녀를 응시하면서
"이런 느림보를 패배시켰다고 해서 뽐낼 것은 없소. 내 한 번 경주해
보리다. "
아탈란테는 측은히 여기는 것 같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겨야
좋을지 져야 좋을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어떤 신히 이처럼 젊고 아름다운 청년을 유혹하여 그 목숨을 버리게
하는가. 내가 불쌍히 여기는 것은 그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고(그러나
그는 아름다웠다-젊음 때문이다. 나는 그가 경주할 생각을 버리기를 바
란다. 혹은 머리가 돌아 내내 그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나를 이겨 주
기를 바란다. '
그녀가 이런 생각을 되풀이하면서 주저하고 있을 때, 구경꾼들은 경
주가 시작되기를 고대했고, 그녀의 아버지는 어서 준비하라고 그녀에게
재촉했다. 그리고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에게 기도를 올렸다.
"아프로디테여, 도와 주십시오. 나를 유도한 것은 당신이니까."
아프로디테는 이 말을 받아들여 자비를 베풀었다.
아프로디테가 소유하고 있는 귀프로스 섬 신전 정원에는 누런 잎과
가지, 그리고 금빛 열매를 가진 나무가 하나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이
나무에서 금빛 사과를 세 개 따서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게 히포메네스
에게 주며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신호가 떨어지자 두 사람은 출
발하여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이 지나갔다. 그들의 걸음걸이는 어찌도
가볍던지 물위나 물결치는 곡식 위에서도 가라앉지 않고 달릴 듯이 보
였다. 관중들은 큰소리로 히포메네스를 응원했다.
"힘껏 달려-빨리, 더 빨리! 앞질러! 기운을 잃지 말고 좀더 힘을 내
라?
이러한 성원을 듣고서 청년이 더 기뻐하였는지, 처녀가 더 기뻐했는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히포메네스는 숨이 가빠 오고 목이 말랐다.
하지만 결승점은 아직도 멀었다. 그때 그는 금빛 사과를 한 개 던졌다.
처녀는 깜짝 놀랐다. 그것을 주우려고 발을 멈추었다, 히포메네스가 앞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 183
184
섰다. 사방에서 환성이 일어났다. 그러나 아탈란테는 다시금 힘을 내어
얼마 지나지 않아 따라 붙었다. 그러자 히포메네스는 또다시 사과를 던
졌다. 그녀는 또 발을 멈추었다. 그러나 또 따라 붙었다. 결승점은 가
까워졌다. 기회는 한 번 남았을 뿐이다.
그는 '떠신이여, 이제야말로 당신의 선물이 성공하기를「 하며 최후
의 사과를 한쪽으로 던졌다.
그녀는 그것을 바라보며 잠시 주저했다. 그때 아프로디테가 그녀의
마음을 돌려 그것을 줍도록 했다. 그렇게 하여 그녀는 경주에 졌으며,
청년은 상품으로 그녀를 데리고 돌아갔다.
그러나 이 두 연인은 너무도 자기들의 행복에 취해 아프로디테에게
사의를 표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여신은 그들의 배은망덕함에
노하여 그들로 하여금 키벨레를 노하게 하는 일을 저지르게 했다. 이
무서운 여신을 모욕하면 후환을 면할 수 없었다. 여신은 그들로부터 인
간의 모습을 박탈하고 그들의 성격과 홉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야수
로 변하게 했다. 수렵가인 여주인공은 구흔자들의 유혈 가운데서 숭리
를 얻었으므로 암사자로 변하게 하고, 남편은 수사자로 변하게 했다.
그리고 그들을 자기의 수레에다 맸다. 그래서 지금도 조각이나 회화 등
여신 키벨레의 상에는 두 마리의 사자가 반드시 그 곁에 시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키벨레는 그리스인들에 의하여 레아, 혹은 옵스라고 불리는 여신의
라틴 이름이다. 그녀는 크로노스의 아내며 제우스의 어머니다. 그래서
미술 작품 중에서는 헤라나 케레스와는 달리 소위 여성답게 위엄 있는
자태를 취하고 있다. 때로는 베일을 쓰고 곁에 두 마리의 사자를 거느
리고 옥좌 위에 앉아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사자가 끄는 이륜차를 타
고 있을 때도 있다. 그녀는 벽 모양의 금관을 쓰고 있는데, 그것은 테
두리가 탑과 흥벽 모양으로 조각된 관이다. 그녀에게 봉사하는 사제는
코리반테스라고 불렸다.
185
헬라클레스
17
헤라클레스의 딸두 가지 노역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알크메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헤라는
인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남편의 자녀에 대하여 늘 적의를 품고 있었
으므로 헤라클레스가 태어나자(생후 8개월 혹은 9개월 만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리고 두 마리의 독사를 보내어 그가 아직 요람 속에 있는 동안
에 죽여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조숙한 어린애-는 오히려 자신의 손으로
그 뱀의 목을 눌러죽였다.
그러나 그는 헤라의 간계에 걸려
들어 에우리스테우스의 부하가 되었
으며, 그의 명령이면 무엇이든지 따
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에우리스
테우스는 그에게 성공할 가망도 없
는 모험을 연달아 명령했다. '혜라클
레스의 열두 가지 노역 (勞役-이라
부르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었다.
첫번째 노역은 네메아의 사자와의
싸움이었다. 네메아 계곡에는 한 마
리 무서운 사자가 출몰하고 있었다.
뱀을 손으로 눌극죽이는 헤라클레스
186
그래서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이 괴물의 모퍼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헤라클레스는 몽등이와 활을 가지고 사자에게 대항했으나 아
무 효과가 없음을 알고 자기 손으로 이 괴물을 목졸라 죽이고 죽은 사
자를 어깨에 메고 돌아왔다. 그 광경을 보고 헤라클레스의 굉장한 힘에
놀란 에우리스테우스는 앞으로는 모험을 보고할 때에는 동구 밖에서 하
도록 명 령했다.
헤라클레스에게 주어진 두번째의 노역은 히드라를 퇴치하는 것이었
다. 이 괴물 물뱀은 아르고스 지방을 횝쓸며 아미모네 샘 근처의 늪지
에 살고 있었다. 이 샘은 그 지방이 가뭄으로 피해를 입고 있을 때 아
미모네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그리고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녀를 사랑
한 포세이돈이 그의 삼지창으로 바위를 찌르기를 그녀에게 허용하였는
데, 세 개의 출구를 가진 샘이 솟아나왔다는 것이다. 이곳에 히드라가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퇴치하도록 헤라클레스가 파견되었다.
히드라는 아흡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한가운데 있는 머
리는 불사의 머리였다. 헤라클레스는 곤봉으로 그 머리를 하나씩 쳐서
떨어뜨렸으나, 그때마다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머리가 두 개씩 나왔다.
마침내 그는 이올라오스라는 그의 충실한 몸종의 도움을 받아 히드라의
머리를 모두 불태워 버리고 아흉번째 불사의 머리만은 커다란 바위 밑
에 파묻었다.
세번째 노역은 아우게이아스의 마구간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아우게
이아스는 엘리스의 왕이었는데, 소를 3字 마리나 가지고 있었다. 그 마
구간은 30년 동안이나 청소를 하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는 알페이오스와
페네이오스 두 강물을 그곳에 끌여들여 하루 동안에 청소를 완전히 해
치웠다.
네번째 노역은 더 까다로운 것이었다. 에우리스테우스의 딸 아드메테
는 아마존족 여왕의 허리띠를 탐냈다, 그래서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
레스에게 그것을 얻어 오라고 명령했다. 아마존족은 여자만의 종족이언
다. 그들은 낄-'-"'
헤라클레스 187
다. 여자아이만을 기르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었다. 남자아이는 이웃 나
라에 보내거나 아니면 죽였다. 헤라클레스는 많은 지원병을 거느리고
여러 가지 모험을 한 뒤에 마침내 아마존족의 나라에 도착했다. 려왕
히폴리테는 그를 따뜻이 맞아 자기의 허리띠를 주는 것을 승낙했다. 그
러나 헤라가 아마존족의 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곳곳에 돌아다니
며 외국인이 여왕을 납치해 가려고 한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이 말을
믿은 아마존족의 여인들은 바로 무장을 하고 헤라클레스 배 쪽으로 몰
려왔다. 헤라클레스는 히폴리테가 배반을 한 줄로 알고 그녀를 죽이고
서, 그 허리띠를 가지고 뱃머리를 고국으로 돌려서 돌아왔다.
헤라클레스에게 부과된 또 하나의 노역은 에우리스테우스에게 게리온
의 소를 갖다 주는 일이었다. 이 게리온이란 세 개의 몸뚱이를 갖고 있
는 괴물로서, 에리테이아라는 붉은 섬에 살고 있었다. 그 섬은 서방에
위치하여, 지는 햇빛 밑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되었다. 이는 아
마 지금의 스페인을 지칭한 것 같았고, 게리온은 그곳의 왕이었다. 여
러 나라를 지난 뒤에 헤라클레스는 마침내 리비아와 유럽의 국경에까지
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여행 기념비로서 칼페와 아빌라라는 두 개
의 산을 세웠다. 혹은 다른 설에 의하면 한 개의 산을 둘로 쪼개서 양
편에 반씩 나누어서 지브롤터 해협을 이루게 했는데, 그 산은 헤라클레
스의 기등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그 게리온의 소는 거인 에우리티
온과 그가 데리고 있는 두 개의 머리를 지닌 번견(番大)이 지키고 있었
는데, 헤라클레스는 거인과 개를 죽이고서 무사히 그 소를 에우리스테
우스에게 갖다 주었다.
헤라클레스에게 부과된 가장 어려운 일은 혜스페리스들이 지키고 있
는 황금 사과를 가지고 오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헤라클레스는 그것이
어디 있는지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 사과는 히라가 대지의 여신으로
부터 결흔선물로 받은 것으로, 그녀는 그것을 헤스페리스의 딸들에게
지키게 하고 거기에 잠자지 않는 용을 붙여 두었다.
많은 모험을 한 끝에 헤라클레스는 아프리카에 있는 아틀라스 산에
켄 ----
--品I_--"iI?I;
188
두 어룬로 천공을 지탱하는 아틀라스
도착했다. 아틀라스는 신들에게 반
항하여 싸운 티탄족의 한 사람이었
는데, 그들이 싸움에 패했을 때,
그는 양 어깨에 무거운 창공을 짊
어지고 있으라는 벌을 받았다. 아
틀라스는 혜스페리스들의 삼촌이었
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사과를
발견하여 자기에게 갖다 줄 수 있
는 사람은, 이 아틀라스 외에는 없
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아틀라스로 하여금 지금의 장
소를 떠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어떻게 하면 그가 없는 동안
에 천공을 짊어질 수 있을 것인가?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그 짐을 짊어
지고 사과를 찾으라고 아틀라스를
보냈다. 그는 사과를 가지고 돌아
와서 마지못해 다시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헤라클레스로 하여금
사과를 가지고 에우리스테우스에게 돌아가게 했다.
시인들은 해가 질 때 서쪽 하늘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는, 유추해서
서쪽을 광명과 영광의 나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축복받은 사람
들의 섬이라든지 게리온의 빛나는 소가 사육되고 있는 붉은 섬 에리테
이아라든지, 헤스페리스 섬 등이 모두 서쪽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 사과도 당시의 그리스인이 전해 듣고 있던 스페인의 오렌지
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헤라클레스가 이룬 유명한 공적의 하나는 안타이오스와 싸워서 승리
를 거둔 일이다. 안타이오스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텔루스)의 아들이
헤라클레스 189
었는데, 힘이 센 거인이었으며, 게다가 레슬링의 명수였다. 그 힘은 그
가 어머니인 대지와 접촉하고 있는 한 어느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나라에 오는 모든 외래객들에게 강요하며, 그와 레슬링
을 하여 지면(사실 그들은 다 졌다) 피살된다는 조건 아래 레슬링을 하게
하였다.
혜라클레스는 그에게 대항했다, 그를 내던져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자-그는 넘어져도 다시금 힘을 얻어 일어났으므로-그를 번쩍
쳐들고서는 공중에서 목졸라 죽여 버렸다.
카쿠스는 아벤티누스 산에 있는 동굴에 사는 거인으로 주위에 있는
나라들을 쉽쓸고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게리온의 소들을 몰고 돌아가는
도중카쿠스는그중몇 마리를 이 영웅이 잠든틈에 훔쳐 냈다. 그리
고 소의 발자국을 따라 추적해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소꼬리를 잡
고 뒤로 끌고 갔으므로 소의 발자국은 소가 반대 방향으로 간 것처럼
보였다.
헤라클레스는 이 계략에 속아 넘어갔다. 따라서 그는 소를 발견할 수
없었을 텐데, 다행히도 남은 소들을 몰고 도난당한 소가 은닉되어 있는
동굴 옆을 지나갈 때, 그 안에 있던 소가 울어 이를 발견했다. 이리하
여 카쿠스는 혜라클레스에 의해서 살해되었다,
우리가 말하려고 하는 최후의 공적은 케르베로스(명부의 세계를 지키는
개)를 지하세계에서 데리고 오는 일이었다. 혜라클레스는 혜르메스와
아테나의 안내로 하이데스의 나라로 내렸다. 그리고 하이데스에게 만일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케르베로스를 데리고 갈 수 있다면 지상에 데
리고 가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 괴물이 저항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꼭 붙잡고 에우리스테우스에게 갖다 주고, 후에 다시
지하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지하세계로 갔을 때 그는 그를 존경하고 그의 흥내를 낸 테세우스를
자유의 몸이 되게 해주었다. 이때 테세우스는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려다
가 실패하여 그곳에 죄수로 억류되어 있었다.
190
헤라클레스는 언젠가 발광하여 그의 친구인 이피토스를 죽여 버린 적
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이 죄 때문에 3년 동안을 여왕 옴팔레의 노예
가 되는 선고를 받았다. 이 부역중에 헤라클레스의 성격이 변한 것같이
보였다. 그는 매일매일을 나약하게 보냈으며, 때로는 여자옷을 입기도
하고, 옴팔레의 시녀들과 더불어 실을 잣기도 했다, 반면에 여왕은 헤
라클레스가 입고 있던 모피를 입고 있었다.
이 복역이 끝나자, 그는 데이아네이라와 결혼하여 3년 동안 평화롭게
살았다. 한번은 그가 처와 더불어 여행을 하다가 어떤 강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켄타우로스족의 네上士는 죽으면서 데이아네이라에게 남편의
사랑을 유지할 주문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니 자기의 피를 얼마간 간
직해 두라고 일러 주었다.
데이아네이라는 그대로 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그녀가 그것을
사용할 때가 왔다고 판단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헤라클레스는 그의
정복 행각 중에 이올레라고 하는 아름다운 처녀를 포로로 삼았는데, 데
이아네이라의 생각에는 그가 그녀를 온당치 않을 정도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 혜라클레스는 그의 승리를 감사하여 신들에게 회생물을 바치려
고 했을 때, 의식에서 입을 횐 겉옷을 가지고 오도록 아내에게 사람을
보냈다. 데이아네이라는 사랑의 주문을 시험해 볼 절호의 기회라 생각
하고 그 옷을 네소스의 괴에 적셨다. 그녀는 물론 주의하여 그 퍼의 혼
적을 남김없이 썬어 버렸지만, 마력만은 남아 있었으므로 그 옷이 헤라
클레스의 몸에 닿아 따뜻하게 되자마자, 독이 그의 전신에 스며들어 격
심한 고통을 주었다.
마음의 평정을 잃은 헤라클레스는 이 무서운 겉옷을 가져온 리카스를
붙잡아서 바닷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는 그 옷을 벗으려고 했으나, 옷
은 그의 몸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전신의 살과
더불어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그는 처참한 모습으로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데이아네이라는 뜻하지 않은 자기 과실의 결과를 보
고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헤라클레스는 죽을 각오를 하고서
헤라클레스 191
오이테 산에 올라 화장할 나뭇더미를 쌓고, 필룩테테스에게 자기 활과
화살을 주고, 곤봉을 베고, 사자의 모피를 몸에 걸치고 나뭇더미 위에
누웠다.
그리고 마치 축전의 신탁에 임한 것처럼 침착한 얼굴로 필룩테테스에
게 횃불을 나무에 붙이라고 명령했다. 불길은 삽시간에 퍼져서 모든 나
뭇더미를 덮었다. 신들 자신도 지상의 전사가 이와 같은 최후를 맞이하
는 것을 보고 마음 아파하였다. 그러나 제우스만은 명랑한 얼굴로 그에
게 말했다.
"나는 그대들이 그에게 깊은 관심을 쏟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
리고 나 자신 그대들과 같이 충성스런 부하들의 지배자요, 나의 아들이
그대들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을 보니 만족스럽다. 비록 그에 대한 그
대들의 관심이 그의 위업에 연유한 것이라 하더라도 내가 기쁘게 생각
하는 것은 변화가 없다. 그러나 걱정 마라. 다른 모든 것을 정복한 그
가 오이테 산상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꽃에 정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
멸하는 것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부분(육체를 말한다)뿐이고, 아버지인
내게서 받은 것은 불멸이다. 나는 지상의 생명을 잃은 그를 천국에 데
려오려고 하니 그대들도 다 그를 따뜻이 맞아들이기 바란다, 비록 그가
이러한 영광을 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가 있을지라도 아무도
그가 그만한 것을 받을 만한 공적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ol다. "
신들은 다 찬성했다. 헤라만은 마지막 부분이 자기를 두고 한 말인
것 같아 다소 불쾌감을 느꼈으나 남편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할 정
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불꽃이 헤라클레스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부분을
태워 버리자, 그의 신성한 부분은 손상당하지 않은 채, 도리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밖으로 나와 더 고상한 풍채와 위엄을 구비하게 되었다,
제우스는 그를 구름으로 싸고,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태워 하늘
에 오르게 하여 별들 사이에서 살게 했다. 그가 하늘에 도착했을 때 아
틀라스는 짐이 더 무거워진 것같이 느꼈다.
192
헤라는 헤라클레스와 화해하여 딸 헤베를 그에게 시집보냈다,
힐버와 가니메데스
헤라의 딸이요, 청춘의 여신인 헤베는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일을 맡
고 있었다. 보통 전설에 따르면 그녀가 혜라클레스의 아내가 되자 그
역을 그만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내용의 전설도 있다. 그에 따
르면 어느 날 신들에게 술잔을 돌리다가 실수하여 면직되었다는 것이
다. 어쨌든 그 뒤를 이은 것은 트로이 태생의 소년 가니메데스였다, 이
소년이 이데 산에서 동무들과 놀고 있을 때, 독수리로 변신한 제우스가
하늘로 납치하여 헤베의 후임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B'r理
193
데셀우스
t8
테세우스의 이이태
히폴리테 , 다이달로스, 귀스토르와 폴리데우궤스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와 트로이젠의 왕 피테우스의 딸
아이트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그는 트로이젠에서 양육되어 성인
이 되었을 때, 아테네로 가서 아버지와 대면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이
게우스는 아들이 태어나기 전 아이트라와 작별할 때, 그의 칼과 구두를
큰 돌 밑에 넣고 그녀에게 이르기를, 아들이 커서 그 돌을 움직여서 밑
에 깔린 물건들을 꺼낼 정도가 되거든 아들을 자기에게로 보내라고 말
했다. 그때가 왔다고 생각되었을 때, 어머니는 테세우스를 돌 있는 곳
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쉽게 돌을 움직여 칼과 구두를 어냈다,
그 무렵 육로에는 도둑들이 횡행하고 있었으므로, 그의 외할아버지는
그에게 더 가깝고 안전한 길-그것은 해로였다-을 택해 아버지의
나라로 가도록 간청했다. 그러나 테세우스는 젊은 마음에 영웅심이 타
올라 자기도 그 당시 전 그리스에 명성이 높았던 헤라클레스와 같이 나
라를 괴롭히고 있던 나쁜 놈들과 괴물들을 퇴치하여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 모험적인 육로를 택했다,
여행 첫날에 그는 에피다우로스까지 갔다. 이곳은 헤파이스토스와 아
들인 페리페테스라는 자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이 사내는 광포한 야만
194
인으로. 항시 쇠망치를 지니고 다녔으므로 모든 여행자들은 그에게 폭행
을 당할까봐 겁을 먹고 있었다. 테세우스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그
는 돌격해 왔으나 곧 젊은 영웅의 일격을 받고 쓰러졌다. 테세우스는 그
의 쇠망치를 빼앗아 최초의 승리의 기념으로 그 후 항상 가지고 다녔다.
그 후에도 그 지방의 폭군이나 약탈자들과 이와 비슷한 승부를 여러
번 겨뤘는데, 모두 테세우스가 숭리했다. 그 중의 하나로 프로크루스테
스라고 불리는 자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늘이는 자' 라는 의미다. 그
는 쇠침대를 가지고 있어 그의 수중에 들어온 모든 여행자들을 그 위에
결박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장이 침대보다 짧은 경우에는 몸을 늘여
서 침대에 맞도록 하고, 반대로 신장이 침대보다 길 경우에는 남는 부
분을 잘라 버렸다. 테세우스는 이자도 다른 자와 마찬가지로 처치했다.
도중의 모든 위험을 정복한 테세우스는 마침내 아테네에 도착했는데,
이곳에도 새로운 위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즉 마술사 메디아가 이아손
과 이별한 뒤에 코린토스에서 도망해 온 테세우스의 아버지 아이게우스
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메디아는 마법에 의해 젊은이가 누구인가를 알고, 만약 그가 남편의
아들로 인정되면 남편에 대한 자기의 세력이 상실될까 염려하여 아이게
우스의 심중에 젊은 사람에 대해 의심하게 만들어, 손님에게 독배를 대
접궤 하도록 권유했다. 테세우스가 그것을 받으려고 앞으로 나아갔을
때, 그가 차고 있던 칼을 보고서 아이게우스는 그가 누구인지를 알고
독배를 물리쳤다.
메디아는 간계가 발각되자 벌을 면하려고 다시 도망쳐 아시아 지방으
로 갔다. 이 지방은 후에 메디아라고 불렸는데, 그 이름은 그녀의 이름
에서 유래한 것이다. 테세우스는 그의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후계자로
결정되었다.
그 무렵, 아테네 사람들은 크레타 왕 미노스에게 바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조공 때문에 큰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그 조공이라는 것이 일
곱 명의 土년과 소녀들로서, 이들은 소의 몸뚱이와 인간의 머리를 가진
테세우스 ~95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의 밥이 되기 위해 매년 보내지는 것이었다. 괴
물은 대단히 억세고 사나운 짐승으로서, 다이달로스라는 사람이 만든
미궁 속에 갇혀 있었는데, 그 구조가 대단히 교묘하여 그 속에 갖힌 자
는 누구나 혼자 힘으론 탈출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미노타우로스는
그 속에서 돌아다니며, 제물로 바쳐진 사람을 먹으며 사육되고 있었다.
테세우스는 죽을 각오를 하고 이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구하려고 결
심했다. 그래서 조공을 할 시기가 다가와서, 회생될 소년과 소녀들이
관례에 따라 추첨에 의하여 결정될 때, 테세우스는 아버지가 말렸음에
도 불구하고 자진하여 희생될 한 사람으로 나섰다, 배는 전과 같이 검
은 돛을 달고 떠났는데 테세우스는 아버지에게 자기가 승리하고 돌아
올 때에는 횐 돛을 달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소년과 소녀들은 크레타
에 도착하자, 미노스 왕 앞으로 나갔다. 왕녀 아리아드네도 그 자리에
창석하고 있었는데, 테세우스의 모습을 보자 그를 열애하게 되었다,
그러자 테세우스도 그녀의 사랑에 기꺼이 보답했다. 그녀는 그에게 괴
물을 찌를 칼과 실 한 타래를 주었는데, 이 실마리만 가지면 미궁으로
부터 빠져 나을 수 있었다. 그는 성공하여 괴물을 참살하고 미궁으로
부터 탈출하여 아리아드네"를 동반하고, 회생될 뻔했던 사람들과 아테
네를 향해 출범했다. 도중에 일행은 낙소스 섬에 머물렀는데, 테세우
스는 잠든 아리아드네를 그곳에 버리고 떠났다. 그가 은인에게 이와
같은 배은망덕한 짓을 한 것은 꿈에 아테나가 나타나 그렇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티카의 해안에 접근했을 때, 테세우스는 그의 아버지와 약
속한 신호를 깜박 잊고 된 돛을 달지 않았다, 이에 노왕은 아들이 죽은
줄 알고 자결하였다. 이리하여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이 되었다.
1)이탈리아 조각품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바티칸에 (옆으로 누운
아리아드네)가 있는데, 이것은 그때의 일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그 모조품
이 보스턴의 아테니엄 미술관에도 土장되어 있다.
196
테세우스의 모험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존족을 원정한 것이다.
그는 그들이 헤라클레스에게서 받은 타격으로부터 회복되기도 전에 엄
습하여 여왕 안티오페를 납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마존족들이 아테
네에 침입하여 시중까지 쳐들어왔다. 테세우스가 그들을 정복한 최후의
전투도 다름아닌 이 아테네 시 가운데서 행해졌다, 이 전투는 고대의
조각가들이 즐겨 선택하는 제재의 하나로, 현존하는 몇 가지 예술 작품
중에 그 모습이 남아 있다.
테세우스와 페리토스의 우정은 가장 친밀한 것이었는데, 그것은 전쟁
중에 시작된 것이었다. 페리토스가 마라톤 평야에 침입하여 아테네 왕
이 소유하고 있는 소 떼를 약탈해 가려고 했다. 테세우스는 약탈자를
격퇴하러 갔다, 페리토스는 그를 본 순간 감동했다. 그는 화평의 표시
로 손을 내밀고 외쳤다.
'퍼분대로 하시오. 무슨 배상을 원하시오?
"그대와의 우정을? 하고 테세우스는 대답했다. 그래서 그들은 변함
없는 우정을 서약했다. 그 후 그들의 행동은 이 서약에 충실했고, 진정
한 전우로서 우정을 언제까지나 계속했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 제우스
의 딸과 결혼하기를 원했다. 테세우스는 그때는 아직 어렸던 헬레네를
선택했고, 후에 그것이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페리토스의 도
움을 받아 그녀를 납치했다. 페리토스는 지하세계의 여왕을 원했다. Ell
세우스는 위험한 일인 줄 알면서도 대망을 품은 그 벗과 더불어 지하세
계로 내려갔다. 그러나 그들은 지하세계의 왕 하이데스에게 잡혀서 궁
전의 문 옆에 있는 마법을 가진 바위 위에 방치되었다. 그들은 그곳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마침내 헤라클레스가 와서 테세우스를 자유의 몸으
로 만들어 주었지만, 페리토스는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안티오페가 죽은 뒤 테세우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딸 파이드라와
결흔했다. 테세우스에게는 히폴리토스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버지와
같은 매력과 미덕을 겸비하고 또 나이도 파이드라와 비슷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으나 히폴리토스는 그녀의 구애를 물리쳤으므로 그녀의 사
테세우스 197
랑은 증오로 변했다. 그녀는 자기에게 마음을 빼앗긴 남편을 교사하여
아들을 질투하게 했다. 테세우스는 포세이돈에게 아들에 대한 복수를
기원했다. 어느 날 히폴리토스가 해안가에서 이륜차를 몰고 있을 때,
바다의 괴물이 해상에 나타나 말을 놀라게 했다. 말은 그대로 달아났으
나 괴물은 이륜차를 산산히 부숴 버렸다. 히폴리토스는 이렇게 해서 죽
었는데, 아르테미스의 조력에 의하여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는 그의
생명을 회복시켰다. 아르테미스는 온전한 정신이 아닌 아버지와 부실한
계모의 세력이 미치지 않는 이탈리아에 히폴리토스를 데려다 놓고, 에
게리아라는 님프로 하여금 보호하게 했다.
테세우스는 마침내 국민의 지지를 상실했으며, 스키로스의 왕 리코메
데스의 궁전으로 은퇴했다. 리코메데스는 처음에는 그를 따뜻이 맞았으
나 뒤에 그를 배반하여 죽였다.
후에 아테네의 키몬 장군이 그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을 발견하
고는 그것을 아테네로 옮겼는데, 유해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서 테세이
온이라 불리는 신전에 안치되었다.
테세우스가 아내로 삼은 아마존족의 여왕은 일설에는 히폴리테였다고
도 전해지고 있다. 세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속에서 이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주제는 테세우스와 히폴리테의 결혼
식에 따르는 흥겨운 잔치다.
테세우스는 반(半)역사적인 인물이다. 그에 대한 기록에 의하면 그는
그 당시 아티카 지방을 점유하고 있던 여러 종족을 한 나라로 통합했는
데, 그 수도가 아테네였다는 것이다. 이 대사업의 기념으로 그는 아테
네의 수호신인 아테나를 위해서 판아테네라는 축전을 창시했다. 이 축
전은 그리스의 다른 축전과 주로 두 가지 점에서 달랐다, 그것은 아테
네 사람들에게만 한정된 축전으로서 그 중요 행사는 엄숙한 행렬을 지
어 페플론, 즉 아테나의 성의를 파르테논에 가지고 가서 여신의 상 앞
에 걸어 놓는 일이었다. 페플론에는 전면에 수를 놓았는데. 그것은 아
-
198
테네 최고 명문의 처녀를 선발하여, 그들로 하여금 만들게 한 것이었
다. 행렬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 참가했다. 노인들은 손에 을
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젊은 남자들은 무기를 들고 행진했다. 젊은 여
자들은 신성하게 만들어진 그릇과 과자 등 기타 제물을 올리는 데 필요
한 모든 것이 든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행진했는데, 행렬은 파르테논
신전의 외부를 장식한 부조의 주제가 되었다, 이 조각의 상당한 부분이
지금 영국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데 '엘긴 대리석''띠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조각 중의 일부가 되어 있다.
올림괵 경기
이곳에서 그리스의 다른 유명한 국민경기에 대해서 말해도 이상하지
는 않을 것 같다. 최초에 시작되었고 또한 가장 유명한 것은 올림퍼아
경기로서, 제우스 자신이 창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기는 엘리스 지방에 있는 올림피아 평원에서 행해졌다, 많은 관
람객들이 그리스에서 그리고 아시아,아프리카, 시켈리아(시칠리아 섬)
에서 모여들었다. 경기는 5년에 한 번(지금은 4년마다 열린다) 한여름에
열려 닷새 동안 계속되었다. 이 경기를 기준으로 하여 '올림피아 해' 라
는 연대 구분의 관습이 생겼다. 제1회 올림피아 해는 보통 기뭔전 n6
년에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피티아(피톤) 경기는 델포이 부근에서
행해졌고, 이스트미아 경기는 코린토스 지협에서, 네메아 경기는 아르
고스 지방에 있는 네메아에서 행해졌다,
이 경기의 운동종목은 모두 다섯 가지였다. 경주,도약-레슬링 -원
반 던지기 , 창 던지기, 흑은 권투가 그것이었다.
1) 19세기 초기에 엘긴 백작이 사서 영국으로 운반해 온 고대 그리스의 대리석
다이달로스 199
이처럼 육체적인 힘이나 민첩성을 다투는 경기 이외에 음악 시 웅
변 대회도 열렸다. 이러한
품을 대중 앞에 보일 가장
은 세상에 널리 퍼졌다.
다이달로스
경기는 시인 -음악가,작가들에게 그들의 작
좋은 기회였으며, 그 결과 승리자들의 명성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의 실을 가지고 탈출한 미궁은 다이달로스라는
아주 솜씨 좋은 장인이 만든 것이었다, 그것은 수없이 꾸불꾸불한 복도
와 굴곡을 가진 건물로서 그것들은 서로 통해서 시작되는 곳이나 끝나
는 곳도 없는 것 같았다. 그것은
마치 마이안드로스 강이 바다로 가는
도중에 굴곡하여, 때로는 앞으로 흐르다가 때로는 뒤로 역류하는 것과
같았다.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을 위해 이 미궁을 만들었는데, 후에 왕의 총
애를 잃어 탑 속에 갇히게 되었다. 그는 감옥으로부터 도망칠 궁리를
했으나, 해로로는 탈출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왕은 모든 배에 명하
여 엄중한 감시를 통해 세밀한 검열을 거치지 않고서는 하나도 출범하
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이었다.
"미노스는 육지와 바다를 지배할 수가 있으나 공중을 지배할 수는 없
을 것이다. 나는 이 길을 택해 보겠다"고 다이달로스는 다짐했다. 그래
서 그는 자신과 어린 아들 이카로스를 위하여 날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조그마한 깃털을 합치고, 점점 큰 것을 덧붙여서 날개의 표면이
차츰
괴져 갔다. 큰 털은 실로 잡아매고 작은 털은 밀초로 붙였다. 그
리고 전체를 새의 날개처럼 가볍게 구부렸다. 아들 이카로스는 곁에 서
서 바라보면서, 때로는 바람에 흩어진 털을 주워 모으기 위해 쫓아다니
기도 하고, 때로는 밀초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그의 아버지의 일
을 방해하기도 했다. 마침내 작품이 완성되어 날개를 흔드니까 몸이 공
200
중으로 떠오르고, 공기를 쳐서 균형을 잡으니까 몸이 공중에 머물렀다.
그는 아들에게도 날개를 달아 주고 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마치 새가 자기 어린 새끼를 높은 보금자리로부터 공중으로 날도록 유
인하는 광경과 같았다. 모든 준비가 되었을 때 그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카로스야, 나는 네가 적당한 높이를 유지하기를 부탁한다. 왜냐하
면 너무 낮게 날면 습기로 날개가 무거워질 것이고, 너무 높이 날면 태
양의 열이 날개를 녹여 버릴 테니까. 내 곁으로만 따라오면 안전할 것
ol다. "
이런 다짐을 하면서 아들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 주고 있을 동안에 아
버지의 얼굴은 눈물에 젖고 손은 떨렸다. 그는 이것이 마지막인 것 같
은 생각이 들어서 아들에게 괴스를 했다. 그러고는 날개를 치며 공중으
로 날아올라 갔다. 그는 아들에게 뒤를 따르도록 격려하고 뒤를 돌아보
며 아들이 날개를 조종하는 모습을 살폈다.
농부들은 일을 멈추고 그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양치기는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 광경을 보고 놀랐고, 이
와 같이 공중을 날 수 있는 것은 신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왼편으로는 사모스와 델로스의 섬을, 오른편으로는 레빈토스
섬을 통과했다. 그때 소년은 기쁨에 겨워 아버지의 곁을 떠나서 하늘에
닿을 정도로 높이 올라갔다, 그러자 불타는 태양에 날개를 붙여 놓았던
밀초가 녹아 내려 날개가 떨어졌다. 이카로스는 팔을 흔들었으나 공중
에 몸을 뜨게 할 날개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아버지를 향하여 부르짖
었으나 그의 몸은 바다의 푸른 물 속에 가라앉고 말았다. 그 후부터 이
바다는 이카로스 해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이카로스야, 이카로스야! 어디 있느냐?고 울부짖었다.
마침내 그는 아들의 날개가 물위에 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기술을 한탄하면서 아들의 시체를 묻었으며, 아들을 기념하여 그 땅을
이카리아라고 불렀다. 다이달로스는 무사히 시켈리아에 도착하여, 그곳
에다 아폴론을 위하여 신전을 건립하고 그의 날개를 신에게 바치는 헌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2런
납물로 그곳에 걸어 놓았다.
다이달로스는 자기의 업적에 의기양양하여 자기에게 필적할 자는 세
상에 하나도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의 누이는 아들 페르딕스를 그에
게 맡겨 기술을 배우게 했다. 페르딕스는 재주 있는 젊은이로서 놀랄
만한 재간을 나타냈다. 해안을 거닐면서 그는 물고기의 척추뼈를 주웠
다. 그것을 모방하여 철판을 손에 잡고 가장자리에 금을 내어 톱을 발
명했다. 그는 또 두 개의 철편의 한 끝을 못으로 연결시키고 다른 끝을
뽀족하게 하여 컴퍼스를 만들었다.
다이달로스는 조카의 업적을 시기하여 어느 날 둘이 높은 탐 위에 있
을 때 기회를 보아 조카를 떠밀어 추락시켰다. 그러나 재능을 사랑하는
아테나는 그가 추락하는 것을 보고 새로 변하게 하여 -이 새는 그의
이름을 따서 페르딕스(메추라기과의 새) 라 불렀다-죽응을 면하게 하
였다.
이 새는 보금자리를 수목 속에 짓지 않고, 높이 날지도 않으며, 울타
리 속에 깃들이며, 추락할까 염려하여 높은 곳을 피한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커스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레다와 백조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
다. 그리고 그 백조는 실은 제우스가 둔갑한 것이었다. 레다는 알을 하
나 낳았는데 이 알로부터 쌍등이가 태어났다. 후에 트로이 전쟁의 원인
이 되어 유명해진 헬레네는 그들의 누이였다.
테세우스와 그의 친구 페리토스가 헬레네를 스파르타로부터 납치했을
때 젊은 영웅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부하들을 거느리고 누이를 구
원하기 위해 아티카로 달려갔다. 테세우스는 그때 마침 아티카에 있지
않았으므로. 두 혓제늘 --든싫 느nl a----'
202
레다와백조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203
투를 잘하기로 유명했다. 두 형제는 대단히 사이가 좋아서 무엇을 하든
지 같이했다. 그들은 아르고의 원정에도 참가했다.
항해중에 폭풍우가 일어났다 오르페우스는 사모트라키아 섬의 신들
에게 기도를 을리고 하프를 탔다. 그러자 폭풍우가 가라앉으며 별들이
두 형제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후에 항해자들의
수호신으로 생각되었고, 배의 돛과 돛대의 주위에 번쩍이는 온화한 불
꽃을 보이는 대기의 상태를 그들의 이름을 따서 부르게 되었다.
아르고들의 원정 후에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는 이다스와 리케우스
를 상대로 하여 다투었다. 카스토르는 퍼살되었다. 폴리데우케스는 이
를 슬퍼한 나머지 제우스에게 자기를 카스토르 대신 죽게 해달라고 탄
원했다. 제우스는 두 형제가 교대로 생명을 누리기를 허용하여 하루를
지하에서 보내고 다음날은 하늘의 처소에서 보내도륵 했다. 다른 설에
의하면 제우스는 두 형제의 우애에 보답하여, 그들을 쌍등이 별자리로
서 별 사이에 놓았다고 한다.
그들은 디오스쿠로이 (제우스의 아들들)라는 이름으로 신으로서 존경을
받았다. 그들은 후대에 때때로 격전지에 나타나 어느 편인가에 가담했
다고 전해지며, 그러한 때에는 훌릉한 백마를 타고 있었다고도 한다.
로마의 역사에 의하면 그들은 레길루스 호수의 전투에서 로마군을 도왔
다고 한다. 그리고 전승 후에.그들이 나타난 곳에 그들을 기념하기 위
해서신전이건립되었다. ,
204
디오니소스
19
디오니소스 , 그리고 아리아드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릴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혜라는
세멜레에 대한 원한을 풀기 위하여 그녀를 죽일 음모를 꾸몄다. 헤라는
세멜레의 늙은 유모 베로에의 모습으로 변신하고는, 그녀의 애인이 정말
제우스 신인지 어떤지 의심을 품도록 하기 위해 탄식을 하면서 말했다.
"나는 사실이 폭로되기를 바랍니다만, 그러나 두려움을 금할 수 없습
니다. 원래 사람들은 스스로 말하는 바와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답니다.
그가 정말 제우스라면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하십시오. 하늘에서 하는 바
와 같이 휘황찬란한 차림을 하고 오도록 요구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사
실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세멜레는 그렇게 해볼 생각이 들었다. 먼저 그녀는 무
엇인지 밝히지는 않은 채 하나의 청을 들어 주십사고 제우스에게 청했
다. 제우스는 들어 주마고 약속하고, 신들도 두려워하는 스틱스 강의
신을 증인으로 내세우고 어길 수 없는 서약을 했다. 그제야 세멜레는
그녀의 청을 밝혔다.
제우스는 그녀가 말할 때 제지하려고 했으나 그럴 사이가 없었다. 말
은 입 밖으로 나와 그는 약속도 그녀의 청도 취소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는 깊은 고뇌에 잠긴 채 그녀와 이별하고 하늘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디오니소스 205
그는 휘황찬란한 몸차림을 했다, 그러나 거인족들을 멸망시킬 때와 같
이 중무장을 하지 않고 오직 신들 사이에서 그의 경무장으로 알려져 있
는 차림을 했다. 이렇게 차리고서 그는 세멜레의 방에 들어섰다. 하지
만 인간인 그녀의 육체는 신의 광휘를 감내할 수 없었으므로 곧장 재로
소멸되어 버렸다,
제우스는 젖먹이 디오니소스를 데리고 와서 뉘사 산의 님프들에게 맡
겼다. 이 님프들은 그를 소년이 될 때까지 양육하고, 그 보수로 제우스
에 의해 히아데스 성좌로서 별 사이에 놓이게 되었다.
디오니소스는 성장하자, 포도 재배법과 그 귀중한 과즙을 짜내는 법
을 발견했다. 그러나 헤라가 그를 미치게 하여 추방하였으므로, 그는
지상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방랑객이 되었다. 프리기아에 이르렀을
때, 여신 레아가 그의 광기를 치료해 주고, 그녀의 종교상의 의식을 가
르쳐 주었다. 그는 아시아로 편력의 길을 떠나, 그 주민들에게 포도 재
배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의 편력 중 가장 유명한 일은 인도 원정이었
는데, 이 여행은 수년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의기양양하게 돌아오자,
그는 그리스에다 자기의 신앙을 펴려고 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군주들
에 의해서 저지되었다. 그들은 그 종교가 수반한 무질서한 광증 때문에
그 포교를 두려워했던 것이었다.
그가 고향인 테베 시 가까이 오자, 국왕 펜테우스는 이 새로운 신앙
을 조금도 존중하지 않았으므로, 그 의식의 집행을 금지했다. 그러나
디오니소스가 온다는 것이 알려지자 남자나 여자나, 특히 여자들이 노
소의 구별 없이 그를 만나고 그의 개선행렬에 참가하고자 구름같이 모
여들었다.
는
펜테우스가 아무리 충고하고 명령하고 위협해도 허사였다. 그러자 그
그의 시종들에게 말했다.
"가서 소란을 피우는 군중을 지도하고 있는 방랑자를 찾아오너라. 그
가 하늘 태생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자백케
하고 그의 가짜 신앙을 버리도록 하겠노라. "
206
친구들과 현명한 고문관들이 신에게 반항하지 말도록 간언하고 탄원
했으나 펜테우스는 듣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간언은 왕의 노여움을
점점 부채질하는 결과가 되었다. 디오니소스를 잡아오라고 왕이 파견했
던 부하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디오니소스의 신자들에 의해서 쫓겨왔으
나 그 중 한 사람을 포로로 잡아 뒤로 결박시켜 왕 앞에 데리고 왔다.
펜테우스는 그를 분노에 찬 안색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놈아-다른 자에게 경계를 삼고자 너를 당장에 처형할 것이다. 지
체없이 너를 처형하고 싶으나, 이에 앞서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며, 너회들이 거행한다고 하는 새로운 의식이란 어
떤 것인지 말하라."
포로는 두려움 없이 대답했다.
"저의 이름은 아케테스고 고향은 마이오니아입니다. 저의 양친은 가
난하여 유산이라고는 땅 한 뙈기, 양 한 마리 남기지 않았고, 남긴 것
이라고는 낚싯대와 그물과 고기잡이라는 가업뿐이었습니다. 저는 이 가
업에 수년 동안 종사해 왔습니다. 언제나 한 장소에 머무르고 있는 것
에 싫증이 나서 수로(水路) 안내인의 기술을 익혀, 별을 보고 항로를 안
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델로스를 향하여 항해하고 있을 때, 디아 섬
에 기항하게 되어 상륙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음료수를 구하러 선원들
을 보낸 후에 저는 바람의 방향을 관찰하려고 자그마한 언덕에 을라갔
습니다. 그때 선원들이 아릉다운 모습의 소년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들
은 이를 뜻하지 않은 볼거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그 소년이 고귀
한 신분으로서 왕자일지도 모르며 몸값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
니다. 저는 쓰의 옷차림과 걸음걸이와 얼굴을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인
간 이상의 어떤 점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나는 선원들에게 말했다. 저
떤 신이 그 모습 속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아니, 정말 신이 숨어 있융
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관대하신 신이여! 저회들이 당신에게 가한 폭
행을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저회들이 하는 일이 성공하도록 하여 주십
시오.' 돛대에 오르기와 줄을 타고 내려오는 데 명수인 딕티스와 키잡
디오니소스 207
이 멜란토스와 선원들이 구호를 부를 때 지휘하는 에포페우스 등은 이
구동성으로 '제발 기도는 그만두시오' 라고 소리쳤습니다. 탐욕이 그들
의 눈을 어둡게 했던 것입니다. 그들이 소년을 배에 태우려고 할 때 저
는, '이 배를 이와 같이 불경스럽게 더럽혀서는 안 된다, 누구보다도
이 배에 대해서는 나에게 권리가 있다' 고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난폭자
인 리카바스는 저의 멱살을 잡고 배 밖으로 내던지려고 했습니다. 저는
줄에 매달려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만, 다른 자들은 이러한 그의 행위
를 저지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디오니소스(그 소년이 사실 디오
니소스였습니다)는 졸음을 뿌리치는 것처럼 부르짖었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어떻게 하려는 거요?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소? 누가 나를 이곳에
데리고 왔소? 장차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려고 하는 거요? 그들 중의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걱정할 것 없다. 네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하라.
우리들이 너를 그곳에 데려다 주마.' 디오니소스는 말했습니다. '우리
집은 낙소스요. 그곳으로 데려다 주오. 후하게 사례하겠소.' 그들은 그
렇게 하마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배를 낙소스로 안내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낙소스는 오른편에 있었습니다. 그러자 어떤 자는 눈짓
으로, 다른 자는 귓속말로 저 애를 이집트로 데리고 가서 노예로 팔 작
정이니 배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라고 했습니다. 저는 당황하여 '나는
배 안내를 못 하겠으니, 다른 사람을 시키시오' 하면서 그들의 음모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욕설을 퍼붓고 그 중의 한 사람이
'우리의 생명이 모두 네게 달려 있는 줄 아느냐7'고 소리치고는 저 대
신 안내역을 맡아 배를 낙소스 쪽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돌렸습니다,
그때서야 디오니소스는 그들의 배반을 알아차린 것처럼 바다즐 바라다
보며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이곳은 당신들이 나를 데려다 준다
고 약속한 해안이 아니오. 저 섬은 우리 집이 있는 곳이 아니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짓을 하는 거요? 가여운 아이를 속였다고 명
예로을 것이 무엇이오? 저는 이 말을 듣고 울었습니다. 그러나 선원들
은 우리들을 비웃고 배의 속도를 올렸습니다. 한데 갑자기 -이상한
208
일이지만 사실이었습니다-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좌초한 것처럼 움직
이지 않았습니다. 선원들은 놀라 노를 잡아당기기도 하고 돛을 더 펴기
도 하며 배를 움직이려고 애쌨으나 허사였습니다. 무거운 열매가 연 담
쟁이가 노에 감겨서 그 운동을 방해하고 돛 위에 달라붙었습니다. 열매
가 줄줄이 달린 포도덩굴이 돛대 위에 뻗어 오르고 뱃전에 엉켰습니다.
피리 土리가 들리고 향기로운 술냄새가 사방에 풍겼습니다. 디오니소스
자신은 포도잎사귀로 된 관을 쓰고 손에 담쟁이가 엉킨 창을 들고 있었
습니다. 별들이 그의 발 밑에 웅크리고 형형색색의 스라소니와 얼룩무
의가 있는 표범이 그의 주위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선원들은 공포에 사
로잡히기도 하고 미치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물 속으로 뛰어들어
갔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 뒤를 따르려고 하다가 먼저 들어간 동료들
의 모습이 변하여 몸은 평평하게 되고 끝에는 구부러진 꼬리가 난 것을
보았습니다. 한 사람이 부르짖었습니다. '이 무슨 기적인가? 그가 말
하는 순간 그의 입은 넓어지고 롯구멍은 확대되고 온몸이 비늘로 덮였
습니다. 다른 사람도 노를 저으려고 하니 손이 오그라들고 얼마 가지
않아 손이 아니라 지느러미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괄을 들어
줄을 잡으려 하자, 팔이 없어졌음을 발견하고 불구의 몸을 구부려서 바
닷속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이제까지 그의 다리였던 것은 초승달 모양
을 한 꼬리의 두 끝이 되었습니다. 모든 선원들은 돌고래가 되어 배의
주위를 헤엄쳐 다녔습니다. 수면에 뜨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하고 물보
라를 사방에 뿌리기도 하고, 넓은 롯구멍으로 물을 뿜기도 했습니다,
열두 명 중에서 저 혼자만 남았습니다. 공포에 떨고 있자니, 디오니소
스가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걱정 마시오. 배를 낙소스로 돌리시
오.' 저는 복종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하였을 때, 저는 제단에
불을 밝히고 디오니소스 제전을 거행하였습니다."
꿴테우스는 부르짖었다.
"어리석은 이야기를 듣노라고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저놈을 데리고
가서 속히 처형하라."
아리아드네 209
아케테스는 펜테우스의 부하들에 끌려서 옥 속에 갇혔다. 그러나 그
들이 처형에 쓰는 도구를 마련하고 있는 동안에 옥문이 저절로 열리며
그의 사지로부터 쇠사슬이 풀렸다. 후에 그들이 그를 찾아보았으나, 그
는 아무 데도 없었다. 펜테우스는 그래도 반성하는 빛이 없었고, 다른
사람을 보내지 않고 자신이 제전의 광경을 보러 가기로 결심했다. 키타
이론 산은 신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바카이들의 부르짖음이 사
방에 울려 퍼졌다. 그러한 소동은 펜테우스의 노기를 불러일으켰다. 그
건 마치 나팔 소리가 군마를 흥분시키는 것과도 같았다. 그는 숲 속으
로 들어가서 제전의 중심부가 있는 넓은 곳에 도달했다. 동시에 부인들
이 그를 보았다. 그 중 최초의 부인은 디오니소스에 의하여 눈이 멀게
된 펜테우스의 어머니 아가우에였는데 그녀는 소리쳤다,
"저기 산돼지가 있소. 이 숲속을쉽쓸고다니는 게 저 커다란괴물
이오-여러분, 이리로 오십시오! 내가 제일 먼저 저 산돼지를 잡으렵니
다. "
군중은 그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겸손하게 빌
기도 하고 변명하기도 하고 그의 죄를 자백하기도 하고 용서를 빌기도
했으나 그들은 그에게 접근하여 부상을 입혔다. 그는 그의 아주머니들을
불러 어머니의 손으로부터 보호해 주기를 호소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그의 두 아주머니 아우토노에와 이노는 그의 양팔을 하나씩 잡았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그의 몸뚱이는 토막토막 잘렸다. 그러자 그의 어
머니가 외쳤다.
"숭리다, 승리! 우리가 승리한 것이다. 그 영광은 우리의 것이다,"
이리하여 디오니소스의 신앙은 그리스에 확립되었다,
아리아드너
우리는 전에 테세우스의 이야기를 할 때,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
210
가 테세우스를 도와 미궁으로부터 탈출케 한 후, 테세우스와 같이 낙소
스 섬에 왔으나 배은망덕한 테세우스는 그녀가 장든 사이에 그대로 그
녀를 남겨 두고 흔자만 귀국길에 오른 이야기를 했다. 아리아드네는 잠
을 깨어 버림받은 줄 알자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그녀를
불쌍히 여겨 그녀가 상실한 인간의 애인 대신에 신을 애인으로 내려 줄
것을 약속했다.
아리아드네가 버림받은 곳은 디오니上士가 좋아하는 섬으로, 티르레
니아 선원들이 배반하여 그를 포박하였을 때 데려다 달라고 애원했던
곳도 다름아닌 이 섬이었다. 아리아드네가 운명을 한탄하고 있을 때 디
오니소스는 그녀를 발견하고 위로하여 자기의 처로 삼았다. 그는 결혼
선물로 그녀에게 보석으로 장식된 금관을 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죽였
을 때, 그는 금관을 손에 쥐고 공중으로 던졌다. 금관이 위로 올라감에
따라 보석은 더욱 광휘를 발하여 별로 변했다. 그리고 아리아드네의 금
관은 그 원형을 유지하면서 무릇을 꿇은 헤라클레스와 뱀을 쥐고 있는
그 부하 사이에 있는 별자리가 되어 하늘에 박혔다.
211
전원외 신들
料料
전원의 산들, 물치 산들, 바람의 신들
판은 삼림과 들의 신이기도 하고 또 양 테나 양치기의 신으로서, 작
은 동굴 속에 살며 산이나 계곡을 배회하면서 수렵을 하거나 님프들의
무용을 지도하는 일을 즐기고 있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전에도 말
한 바와 같이 시링크스라는 양치기의 풀피리를 발명했으며, 그 자신도
그것을 잘 불었다.
숲 속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은 그를 두려워했다. 왜냐하면
그런 장소의 어둠과 적막은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미신적인 공포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아무런 명백한 원인 없는 갑작스런 공
포는 그 원인이 판이라 하여 '판의 공포' 라고 부른다.
이 신의 이름인 판은 '모든' 이라는 뜻이 있으므로 판은 우주의 상징,
자연의 화신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더 후세에 가서는 모든 신과 이교
(異敎) 자체의 대표로 생각하였다,
실바누스와 파우누스는 로마의 신이었는데, 그들의 성격은 판의 그것
과 흡사했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동일 신의 서로 다른 이름이라고 보아
도 무관할 것이다.
숲에 사는 님프들은 판의 춤 상대자였는데, 이것은 님프들 중의 일부
에 불과했다, 그 밖에 시내와 샘을 지배하는 나이아스라는 님프들과,
212
산과 동굴의 님프인 오레이아스와, 바다의 님프인 네레이스가 있었다,
이 세 종류의 님프들은 영원히 죽지 않았으나, 드리아스니 혹은 하마드
리아스라고 부르는 숲의 님프들은 그녀들의 거주처가 되고 또 그녀들과
동시에 출생한 수목이 죽으면 따라서 죽는다고 믿었다, 따라서 수목을
함부로 베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행위에 속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엄벌을 받았다, 우리가 다음에 이야기하려고 하는 에리식톤의 경우가
바로 그 한 예다.
자연의 모든 사건을 신의 행위로 보는 것이 고대 이교의 재미있는 특
징이었다, 그리스인의 상상력은 육지와 바다의 모든 지역에 신들을 거
주케 하였으며, 오늘날의 철학이 자연법칙의 작용이라고 생각하는 로든
현상을 신들의 작용이라고 생각했다, 때로 시적 기분에 잠겨 있을 때에
우리는 이렇게 변화한 것을 유감으로 여기고, 이 변화에 의해 우리의
이성이 얻은 것만큼 마음을 상실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얼리식톤
에리식톤은 불경한 자로서 신들을 경멸하였다. 어느 뻔가 그는 대담
하게도 케레스에게 바쳐진 숲을 도끼로 마구 베어 버렸다. 이 숲 속에
는 참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는데, 어찌나 큰지 그 한 그루가 숲처럼
보일 정도였다. 오래 된 그 줄기는 높이 솟아 위에는 봉헌된 꽃다발이
종종 걸려 있었고, 또 그 나무의 님프에 대한 기원자들의 감사의 표시
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숲의 님프 하마드리아스들은 손에 손을 잡고 그 주위에서 종종 춤을
추었다. 그 나무의 둘레는 15큐빗이나 되었고 관목 위에 솟아 있는 다
른 나무보다 위에 솟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식톤은 꼭 그
나무만을 베어서는 안 될 아무런 이유도 없다 하여, 하인들에게 베도록
명령했다. 그들이 주저하는 것을 보자, 그는 그들 중 한 사람의 손으로
에리식톤 213
부터 도끼를 빼앗으며 불경스럽게 소리쳤다. '떠신이 총애하던 나무든
아니든 상관없다. 설령 여신이라 할지라도 내 길을 막는다면 베어 버리
겠다. "
그는 도끼를 들었다. 참나무는 몸을 떨고 신음 소리를 내는 것 같았
다. 최초의 일격이 나무줄기에 가해지니 상처로부터 괴가 흘러내렸다.
보고 있던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위험
한 도끼질을 중지할 것을 간언했다.
에리식톤은 경멸하는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며, "너의 그 믿음의 대가
를 받아라"고 말하며, 나무를 찍으려던 도끼를 돌려 그의 몸에 많은 상
처를 내고, 그의 머리를 베어 버렸다.
그때 참나무 속에서 土리가 들려 왔다.
"이 속에 살고 있는 나는 케레스의 총애를 받고 있는 님프다. 지금
네 손에 걸려 죽지만 꼭 복수를 할 테니 그리 알아라."
그래도 그는 도끼질을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나무는 여러 번 도끼에
찍히고 줄로 당겨져 요란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숲의 대부분이 그
밑에 깔려 같이 쓰러졌다.
하마드리아스들은 육친이 살해되고 숲의 긍지이기도 한 거목이 베어
진 것을 보고는 놀라, 다같이 상복을 입고 케레스에게 몰려가서 에리식
톤에게 벌을 내려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여신이 승낙의 표시로 머리를
끄덕거렸을 때, 들판에 익은 곡식들도 머리를 움직였다-케레스는 곡물의
여신). 여신은 그와 같은 죄인도 동정을 받을 수 있다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정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무서운 형벌을 에리식톤
에게 내리려고 계획했다. 즉 그 형벌이란 다름이 아니라, 기아의 여신
에게 그를 인도하는 것이었다. 케레스 자신은 기아의 여신에게 접근할
수 없었으므로-운명의 신이 그들의 접근을 금했기 때문에 -산의
님프 오레이아스를 불러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눈이 덮인 스키타이에서 멀리 떨어진 한 지방이 있는데, 그곳은 수
목 조차 없는 적막한 불모의 땅이다. 그곳에는 한기, 공포, 전율, 기아
214
가 살고 있다. 가서 '기아' 에게 에리식톤의 창자를 점령하라고 일러라.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말고 꿋꿋이 '기아' 의 지조를 지키라고 일러
라. 멀다고 놀라지 마라-리모스(기아)는 아주 먼 곳에 살고 있었다
-나의 이륜차를 타고 가거라. 그것을 끄는 용들은 빨리 달리고 고삐
가 움직이는 대로 잘 따르므로, 공중을 날아 잠시 후면 목적지에 도착
할 것이다."
케레스는 고삐를 오레이아스에게 주었다, 오레이아스는 이륜차를 몰
아서 바로 스키타이에 도착하였다. 카프카스 산에 도착하자, 용을 멈
추었다. 그리고 '기아' 가 이빨과 발톱으로 돌이 많은 들판에서 얼마
남지 않은 풀을 뜯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거칠
고, 눈은 들어가고, 얼굴과 입술은 창백하고 턱은 먼지에 덮여 있고,
몸은 수척하여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오레이아스는 멀리서 그녀를 바
라보면서 감히 가까이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케레스의 명령
을전했다, 아주잠시 동안이꼬또될 수있는대로멀리 떨어져 있었
는데도, 오레이아스는 기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용의 머리를 돌
려 테살리아로 돌아왔다.
리모스는 궤레스의 말에 따랐다. 그리고 공중을 달려서 에리식톤의
집에 도착하자, 그 죄인의 침실로 몰래 들어가서 그가 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신을 그를 자기의 날개로 싸고 자신을 그의 몸 속에 불어
넣고 그의 혈관 속에 독을 넣었다. 임무를 마친 뒤에 그녀는 풍요의 나
라를 떠나서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에리식톤은 그때까지도 잠
을 자고 있었는데 꿈속에서도 먹을 것을 구하고 무엇을 먹고 있는 것처
럼 턱을 움직이고 있었다. 잠을 깨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배가 고팠
다. 맘대로 할 수 있다면 1분도 지체없이 지상에서 나는 것이든, 바다
에서 나는 것이든, 공중에서 나는 것이든 간에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
는 것은 식탁에 갖다 놓고 싶었다. 그리고 먹으면서도 배고픔을 한탄했
다. 한 도시나 국민이 다 먹어도 족할 만큼을 먹었는데도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었다. 그의 기아는 모든 냇물을
에리식톤 215
받아 삼켜도 차지 않는 바다와 같았다, 혹은 앞에 쌓여 있는 모든 연료
를 다 태워 버리고도 더 탐내는 불과도 같았다.
그의 재산은 끊임없는 식욕 때문에 급작스레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의
기아는 조금도 감소되지 않았다. 마침내 모든 재산을 다 탕진하고 딸 하
나만이 남았는데, 그녀의 딸은 에리식톤의 딸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
큼 훌릉했다. 그러나 그는 그 딸마저 팔아 버렸다. 그녀는 노예로 팔리
게 된 자기의 운명에 순종하지 않고 해변에 서서 손을 들고 포세이돈에
게 기도를 올렸다. 포세이돈은 그녀의 기도를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새
주인이 가까이서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데도 그녀의 모습을 바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어부의 모습이 되게 하였다. 그녀의 주인은 그녀를 찾다
가 모양이 변한 그녀를 보고서 말을 걸었다.
"여보시오, 어부. 방금까지 이곳에 있었던 처녀는 어디로 갔소-머리
카락은 헝클어지고 허술한 옷을 입고, 당신이 서 있는 근처에 서 있었
는데-바른 대로 알려주시오. 그래야 운수가 좋고 고기도 잘 잡히리
다. "
처녀는 자기의 기원이 받아들여진 것을 알았고, 그리고 자기에게 자
기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을 듣고 내심 기뻐했다. 처녀는 대답했다.
"미안합니다. 나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
습니다. 그러나 이 얼마 동안은 나 외에는 여자고 남자고 간에 아무도
이곳에 없었음을 맹세합니다. 내 말이 거짓이라면 고기 한 마리 잡히지
않아도 좋습니다. "
주인은 이 말을 곧이 듣고 그의 노예가 도망간 줄 알고 떠나갔다. 그
리고 그녀는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오레이아스는 딸은 그대로 있
고, 딸을 판 돈을 얻은 것을 기뻐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또 딸을 팔았
다. 그리고 그녀는 괄릴 때마다 포세이돈의 호의에 의해서 변형되었다.
말이 되기도 했고, 새가 되기도 했으며 소가 되기도 했고, 사슴이 되기
도 하여 자신을 산 사람으로부터 달아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와 같은
비열한 방법으로 굶주린 아비는 먹을 것을 얻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216
허기를 면할 수 없어 마침내는 자기의 사지를 먹지 않을 수 없게 되었
으며, 자기의 몸을 먹음으로써 자기의 몸을 부양하려고 하였다. 케레스
의 복수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갈 때까지 그 고통은 계속되었다.
로이코스
하마드리아스들은 자기들에게 해를 끼친 자를 벌하는 동시에 은혜에
보답할 줄 알았다. 로이코스의 얘기가 이를 입증한다. 로이코스는 우연
히 참나무가 넘어지려고 하는 것을 보고서 하인들을 시켜 버팀목으로
버티게 했다. 나무가 럼어져 죽을 뻔하게 췄던 님프가 와서 목숨을 건
져 준 데 대해서 그에게 사의를 표하고, 무엇이든 소원이 있으면 말하
라고 했다. 로이코스가 대담하게 사랑을 요구하였더니 님프는 승낙했
다. 동시에 그녀는 그에게 변함없기를 부탁하며 벌이 사자(使者)가 되
-만나도 좋을 때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때 로이코스가 장
기를 두고 있을 때 벌이 왔는데, 그는 그것을 쫓아버렸다. 님프는 분격
하여 로이코스를 장님으로 만들었다
물의 신들
오케아노스와 테티스는 티탄족으로서 물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이 티탄족을 정복하고 그들의 권력을 탈취했을
때,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가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에 대신하여 물의 통
치권을 인계받았다.
물의 신들 217
는데, 그는 이것을 가지고 암석을 분쇄하기도 했고, 폭풍우를 불러내거
나 진압하기도 했고, 해안을 흔들어 움직이기도 했다. 그는 말을 창조
했고 경마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그 자신의 말들은 놋쇠 말굽과 금빛
갈기를 가졌다. 말들은 그의 눈앞에서 평탄하게 되고 괴물들은 그가 지
나가는 주위에서 날뛰며 놀았다.
암피트리테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의 아내였다. 그녀는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
이었고, 트리톤의 어머니였다. 포세이돈은 암피트리테에게 구혼하기 위
하여 돌고래를 타고 갔다. 그녀를 얻은 뒤에 그는 돌고래를 별자리들
사이에 있게 하여 은혜에 보답했다.
네레우스와 도리스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부모는 네레이드라고 일컫는 바다의 님프들이었
다. 네레이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암피트리테와 아킬레우스의 어
머니인 테티스와, 외눈박이 거인족의 한 사람인 폴리페모스에게 사랑을
받았던 갈라테아였다. 네레우스는 지식이 있고 진리와 정의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가 장로라고 불린 것도 이 때문이다. 또 그에게는
예언의 힘도 부여되었다.
트리톤과 프로테우스
트리톤은 포세이돈과 암피트리테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시인들은 그
를 그의 아버지의 나팔수로 묘사하였다. 프로테우스도 포세이돈의 아들
이었다. 또 네레우스와 같이 지혜가 있었으며 미래에 벌어질 일을 알았
기에 바다의 장로라고 불렸다. 또한 그는 자기 모습을 마음대로 변형시
킬 수 있는 특유의 능력을 갖고 있었다,
218
테티스
테티스는 테레우스와 도리스의 딸이었는데, 대단히 아름다워 제우스
가 구흔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제우스는 거인족의 한 사람인 프로메테
우스로부터 테티小가 아버지보다도 위대한 아들을 낳으리라는 말을 듣
고 千흔을 중지하고 테티스를 인간의 아내가 되도록 정했다. 그래서 테
살리아의 왕 펠레우스가 첸타우로스의 한 사람인 키론의 도움을 받아
테티스를 신부로 맞는 데 성공했다. 그들의 아들이 유명한 아킬레우스
였다. 후에 트로이 전쟁을 얘기할 때 우리는 테티스가 충실한 어머니로
서 아들을 모든 곤란에서 돕고 시종일관 아들을 위해 진력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레우코테아와 팔라이몬
이노는 카드모스의 딸이고 아타마스의 아내였는데, 남편이 미치자 어
린 아들 멜리케르테스를 팔에 안고 도망쳐 절벽으로부터 바닷속으로 뛰
어들었다. 신들은 이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바다의 여신으로 만들어 레
우코테아(하얀 여신-라는 이름을 부여했으며, 아들은 괄라이몬이라는 신
이 되게 했다. 두 사람 모두 난파선을 구하는 힘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
어 선원들의 기원의 대상이 되었다.
팔라이몬은 보통 돌고래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이스트미
아 경기는 그의 명예를 위해서 거행되었다. 로마 사람들은 그를 포르투
누스라고 불렀고, 항구와 해안을 지배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카메나이
로마 사람들은 뮤즈 여신들을 카메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들은
이 밖에 다른 신들, 주로 샘의 님프들을 카메나이에 포함시됐다, 에게
리아는 그 님프들 가운데 하나로서 그녀의 샘과 동굴은 아직도 남아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로마의 두번째 왕인 누마는 이 님프의 사랑
을 받고 종종 밀회를 하였는데, 그때 그녀늘 그에----
바람의 신들 219
쳐 주었으며, 그는 이것을 그의 신흥국가의 여러 제도에 구현했다고
한다. 누마가 죽은 후에 그 님프는 날로 파리해져서 샘으로 변해 버렸
다고 한다.
바람뇌 신들
대단치 않은 작용을 하는 것들도 이렇게 많이 인격화되었으므로, 바
람도 그러하였으리라는 것뜬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보레아스니 혹은 아
킬로니 하는 것은 북풍이요, 제피로스니 혹은 파보니우스니 하는 것은
서풍이다. 노트스니 혹은 아우스테르니 하는 것은 남풍이고, 에우로스
는 동풍이다.
시인들이 읖은 것은 주로 앞의 것 둘로서, 그 중 전자는 난폭의 전형
으로, 후자는 온화의 전형으로 읖어졌다. 보레아스는 님프 오리티이아
를 사랑하고 애인 노룻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조용히 숨을 쉰다는
것이 그에게는 곤란한 일이었고, 더구나 탄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없는 데 지친 그는 마침내 본성을 드러내어
처녀를 강탈하여 납치했다. 그들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날개 돋친
무사로 알려진 제태스와 칼라이스였다. 이들은 아르고의 원정에 참가하
여 하르피이아이라고 불리는 여인의 얼굴을 한 새들과 싸워 큰 공을 세
웠다.
제퍼로스는 플로라(꽃의 여신)의 연인이었다.
220
ZI
-뗄로스와 헤라클레스 , 아드메토스와 알궤스티스 ,
안티고네 , 페넬로페
아캘로스와 허라클러스
강의 신 아켈로스는 테세우스와 그의 친구들에게 에리식톤의 이야기
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여행중에 아켈로스가 지배하고 있는 울이 범람
하여 지체하고 있을 동안에 그의 환대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이야기를
끝내면서 아꿸로스는 다음과 같이 부언했다.
"나 자신이 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의 변신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때로는 뱀이 되고. 때로는
머리에 두 개의 뿔이 돋친 황소가 됩니다. 아니, 과거에는 그랬다고 하
는 것이 을겠지요. 지금은 뿔을 하나는 잃고 하나만 가지고 있으니까
요. "
이렇게 말하고 그는 괴로워하면서 아무 말이 없었다. 테세우스는 왜
그렇게 슬퍼하며 어떻게 해서 뿔 하나를 잃게 되었으냐고 물었다. 이
물음에 강의 신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누가 자기의 패배 경험을 말하기를 좋아하겠습니까-그러나 나는 나
의 패배를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승리자가 위대했기 때문이라
는 생각으로 자위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는 헤라클레스였으니까요.
아마 당신도 미인으로 이름난 처녀 데이아네이라의 명성을 들었을 겁니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 221
다. 그녀에게는 구혼자가 운집하여 서로 경쟁했는데, 헤라클레스와 나
자신도 그 가운데 끼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우리 두 사람에게
양보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자기가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점과 계모 헤
라가 부과한 어려운 일들을 완수한 고생담을 그녀에게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이에 대하여 처녀의 아버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신의
국토를 관통하며 흐르고 있는 강의 왕인 나를 보시오. 나는 이방인도
아니고 당신의 영토 안의 사람이오. 여왕 헤라가 나에겐 적의를 품지
않고 어려운 일을 시켜 벌하지 않는다 하여 그것이 내 단점이라고는 생
각하지 마시오. 이 사람은 자기가 제우스의 아들이라는 것을 뽐내지만,
그것은 잘못된 주장입니다. 혹은 만일 그것이 정말이라면 이 사내에게
있어서는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 어머니의 행실
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이니까요.'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헤라클레스는 나를 노려보고, 분노를 참느라고 애쓰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내 손이 입술보다 더 잘 대답할 거다. 말로는 너
한테 진다만, 힘에 호소하여 결판을 내자.'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내게
로 다가왔습니다. 그에게 욕설을 한 이상 물러서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
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녹색 옷을 벗고 싸을 채비를 차렸습니다. 그
는 나를 내던지려 했고 때로는 나의 머리에 공격을 가했으며 때로는 몸
뚱이에다 손을 댔습니다. 그러나 나는 몸집이 큰 덕으로 그가 아무리
공격을 가해 와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잠시 동안 쉬었다가는 다
시 또 싸웠습니다. 우리는 서로 버티며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나는 그의 몸 위에 덮쳐 그의 손을 꽉 잡고 나의 이마로 그
의 이마를 받으려고 하였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세 번이나 나를 밀쳐 내
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네번째에 성공하여 나를 땅 위에 넘어뜨리고 내
등 위에 올라탔습니다. 마치 산이 내리 덮친 것 같았습니다. 나는 헐떡
거리며 땀을 흘리면서 팔을 빼내려고 애썼습니다. 그는 나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고 목을 눌렀습니다. 나의 무릎은 땅 위에 닿고 입은 흙
속에 묻혔습니다, 나는 힘으로는 도저히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함을 깨닫
亂ItE--
222
고 뱀으로 변신하여 빠져 나왔습니다. 나는 몸을 뚤뚤 말고 갈라진 혀
로 그를 향하여 슈웃-하고 소리를 냈습니다. 그는 이것을 보고 비웃으
며 말했습니다. '뱀 퇴치 따위는 어릴 적에 해치운 일이다.' 이렇게 말
하면서 그는 손으로 내 목을 꼭 잡았습니다. 나는 거의 질식할 것 같아
나의 목을 그의 손아귀에서 빼내려고 몸부림쳤습니다. 뱀의 형태로도
진 나는 이제 남아 있는 유일한 수단을 써서 황소로 변신했습니다. 그
는 나의 목을 팔로 감고 나의 머리를 땅바닥에 질질 끌다가 모래톱 위
에 내던졌습니다. 히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그의 무자비한 손은 나
의 뿔을 하나 뽑았습니다. 님프 나이아스들은 그것을 손에 쥐고 성화
(聖化)시켜 그 속을 향기로운 꽃으로 채웠습니다. '풍요' 의 여신이 나의
뿔을 받아 자기의 것으로 하고, '코르누 코피아이 (풍요의 뿔-라고 불렀
습니다. "
옛날 사람들은 그들의 신화 속에서 숨은 뜻을 발견하기를 즐겼다. 그
들은 아켈로스와 헤라클레스의 이 싸움을, 아켈로스는 우기에 제방을
넘어 범람한 강이라고 말함으로써 설명한다. 아켈로스가 데이아네이라
를 사랑하고 구흔했다는 이야기는, 그 강이 데이아네이라의 왕국을 굴
곡을 이루면서 관통하여 흘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뱀의 형태가
된다는 것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흐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범람했을
때는 다른 수로를 만들었다. 머리에 뿔이 달렸다는 것은 이를 의미한
다. 헤라즐레스는 제방을 쌓고 운하를 파서 이 주기적인 범람을 막았
다. 그가 강의 신을 정복하고 그의 뿔을 하나 베어 버렸다는 이야기는
이를 뜻한다. 끝으로 전에는 홍수에 묻렸던 토지가 복구되어 대단히 비
옥하게 되었다. '풍요의 뿔' 이란 이를 의미한다,
'코르누 코피아이'의 기원에 대해선 이와는 다른 설명도 있다. 제우
스는 탄생하자 그의 어머니 레아에 의하여 크레타 왕 멜레세우스의 딸
들의 양육을 받도록 위탁되었다, 그녀들은 어린 신을 염소 아말테이아
의 젖으로 양육했다. 제우스는 그 염소의 뿔을 하나 져어서 그의 양육
아드메토스와 알케스티스 223
자들에게 주고, 무엇이든 그 소유자가 소망하는 물건으로 충만되는 불
가사의한 힘을 그 뿔에 부여했다.
또한 어떤 작가들은 디오니소스의 어머니에게도 아말테이아라는 이름
을 붙이고 있다.
아드메토스와 알볼스티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의 아들이었는데, 아버지로부터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교묘한 의술을 부여받았다. 이를 보고 명부의 왕 하이데
스는 놀라서 제우스를 설복하여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벼락을 던지도륵
했다. 아폴론은 아들의 죽음에 분격하여 벼락을 만든 죄 없는 직공들에
게 복수를 했다.
이 직공들은 키클로프스들로서, 그들의 공장이 에트나 산 밑에 있었
으므로, 그 산으로부터는 끊임없이 용괌로의 연기와 불꽃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아폴론은 화살을 키클로프스들에게 쏘았다. 이에 제우스는 몹
시 노하여 아폴론에게 벌을 내려 2년 동안 인간의 하인이 되게 하였다.
그래서 아폴론은 테살리아의 왕인 아드메토스의 하인이 되어 암프리소
스 강가 초록의 제방 위에서 그의 양 떼를 돌보고 있었다.
아드메토스는 다른 구혼자에 섞여, 꿸리아스의 딸 알궤스티스를 아내
로 맞이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버지인 펠리아스는 사자와 산돼지가
끄는 이륜전차를 타고 딸을 데리러 오는 자에게 딸을 주마고 약속했다.
아드메토스는 자기의 양 메를 돌보고 있는 아폴론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이 난제를 해결하고 알케스티스를 손에 넣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
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드메토스가 병에 걸려 빈사상태가 되자, 아폴
론은 운명의 신을 설득하여 딴 사람이 대신 죽기를 승낙할 것이니 아드
메토스를 살려 달라고 간청했다. 아드메토스는 죽음의 유예를 받아서
기쁜 나머지 자기 대신 죽어 줄 사람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앉았
8
224
다. 그는 자기에게 아첨하는 자들이나 신하들이 항상 그를 위해서는 충
성을 다하겠다는 말을 한 것을 기억해 내고 자기를 대신하여 죽을 사람
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의 군주를 위해서는 기꺼이 목숨을 바칠 용의가 있었던 용
감한 병사들도 병석에 누운 군주 대신 죽는 것은 싫어했다. 어려서부터
아드메토스와 그 일가의 은혜를 받은 늙은 신하들도,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보은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만은 내놓기를 꺼렸다.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왜 그의 부모 중 한 분이 대신 죽지 않을까7그들은 수명도 얼마 남
지 않았을 텐데, 또 그들이야말로 아들의 요절을 구할 의무를 느낄 것
이 아닌가?
그러나 부모도 아들을 쓸는 것은 슬퍼했으나, 그 의무를 수행하기는
꺼렸다. 마침내 알케스티스가 고매한 회생의 정신을 가지고 자기가 대
신 죽겠다고 자청했다. 아드메토스는 아무리 살고 싶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희생을 치러 가면서까지 자기의 생을 연장시키려고는 하지 않았
다. 그러나 다른 방도가 없었다. 운명의 신이 과한 조건은 응낙되었고,
이렇게 하여 결정된 것은 취소할 수가 없었다. 아드메토스가 회생됨에
따라 알케스티스는 병이 중하여져 급속도로 묘지를 향한 죽음의 길로
가고 있었다.
바로 이때 헤라클레스가 아드메토스의 궁전에 도착하여, 모든 궁중
사람들이 헌신적인 아내와 사랑하는 여왕을 미구에 잃을 큰 슬픔에 잠
겨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자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극복한 헤라클레
스는 여왕을 구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죽어 가는 여왕의 방문 옆에
가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죽음의 신이 그의 제물을 잡아 가려고
왔을 때, 헤라클레스는 그를 붙잡고 그의 제물을 단념하기를 강요했다.
그리하여 알케스티스는 회복되어 남편에게 보내졌다.
안티고네 225
안티고네
전설시대의 그리스의 흥미 있는 인물이나 고상한 행위의 주인공은 대
부분 여성이었다. 알케스티스가 부부애의 표본인 것과 같이 안티고네는
효성과 우애의 뛰어난 표본이었다. 그녀는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의
딸이었는데, 이 일가는 가혹한 운명의 회생물이 되어 멸망했다. 오이디
푸스는 발광하여 자기의 눈을 잡아 빼고, 천벌의 대상자로서 모든 사람
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 버림을 받아 그가 왕으로 있었던 테베로부터 추
방당했다. 그의 딸인 안티고네만이 그의 방랑의 수행자가 되어 그가 죽
을 때까지 그의 곁에 있다가 테베로 돌아왔다.
안티고네의 오빠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려 1년씩 교대해서 왕이 되자고 합의를 했다. 첫해는 에테오클레스
가 다스리게 되었는데, 그는 기한이 다 되어도 나라를 아우에게 넘겨주
기를 거부했다.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의 왕 아드라스토스에게로 도
망했다. 왕은 그를 자기의 딸과 결혼시키고, 군대를 주어 왕위를 뻬앗
도록 했다. 이것이 그리스의 서사시인과 비극시인에게 많은 소재를 제
공한 '테베 공략의 일곱 용사'의 유명한 원정의 발단이 된 것이다.
아드라스토스의 매제인 암피아라오스는 이 계획에 반대했다, 왜냐하
면 그는 예언자로서 그의 점술에 의하여 아드라스토스 이외의 다른 지
휘자들은 하나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암피아라오스는 일찍이 왕의 누이인 에리필레와 결흔할 때 두
사람이 만일 의견을 달리한 경우에는 에리필레의 결단에 따르기로 합의
했다. 폴리네이케스가 이것을 알고는 에리필레에게 '하르모니아의 목걸
이' 를 선사하여 그녀를 자기편으로 만들었다, 이 목걸이는 하르모니아
가 카드모스와 결혼할 때 헤파이스토스가 선사한 것으로써 폴리네이케
스가 테베로부터 망명할 때 같이 가지고 온 것이었다. 에리필레는 이와
같은 유혹적인 뇌물에 항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결단에 따라
226
전쟁을 하기로 결심하고 암피아라오스는 숙명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전투에 임해서 자기의 책무를 용감하게 완수하였으나 예정된 운명을 피
할 수는 없었다. 적에게 추격당하여 냇가로 도망치고 일을 때, 제우스
가 던진 벼락이 땅을 갈라 놓았기 때문에 그와 그의 이륜전차 그리고
말물이까지도 그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여기에서 그 전투에 있어서의 모든 영웅적인, 혹은 잔혹한 행등을 자
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에리필레의 약한 성
격에 대조되는 것으로서, 에우아드네의 정절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다,
에우아드네의 남편인 카파네우스는 전투에 열중한 나머지, 테베 시는
다름아닌 제우스신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쳐들어가겠다
고 언명했다. 그는 성벽에 사닥다리를 걸고 올라갔다. 그러나 그의 경
건하지 못한 언사에 분노한 제우스는 그를 벼락으로 내리쳐 죽여 버렸
다, 그의 장례식이 거행될 때 에우아드네는 그의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
몸을 던져 함께 죽었다. 전쟁 초기에 에테오클레스는 예언자 테이레시
아스에게 결과가 어찌 될 것인지 문의했다. 테이레시아스는 젊었을 때
우연히 아테나가 목윽하고 있는 것을 본 일이 있었는데, 아테나는 이에
노하여 그의 시력을 박탈했었다. 그러나 후에는 가엾이 여겨 그에게 보
상으로 앞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다, 에테오클레스의 문의를 받
자, 그는 만약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가 자진하여 회생물이 된다
면 테베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 영웅적인 청년은 이 예언을
듣자 최초의 접전에서 그의 생명을 내던졌다.
포위전은 장기간 계속되었으나 승패가 결정되지 않았다. 마침내 양군
은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두 사람 사이의 싸움으로 승패를 결정
하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싸워서 둘 다 상대방의 손에 의해서 쓰러졌
다. 군사들은 다시 전투를 시작했다. 마침내 침입자들이 패배하여 전사
자를 묻지도 않고 도망하였다. 전사한 두 왕자의 외삼촌이자 이제는 왕
인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를 정중히 매장케 하였으나,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그가 전사한 곳에 그대로 내버려 두게 하고 그 매장을 금하며.
페넬로페 227
위반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포고했다.
폴리네이케스의 누이 안티고네는, 오빠의 시체를 개나 독수리의 밥이
되게 하고 죽은 자의 안식에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는 장례도 거행치 못
하게 한 몰인정한 포고를 듣고 분개하였다. 안티고네는 인정은 많지만
겁이 많은 동생의 만류도 듣지 않고, 거들어 주는 사람 한 명 구하지
못한 채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서 시체를 매장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그래서 크레온은 국가의 엄숙한 포고를
고의로 위반하였다 하여 안티고네를 생매장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녀
의 애인이요 크레은의 아들인 하이몬은 그녀의 운명을 막을 길도 없었
고, 그렇다고 자기 혼자 살아 남는 것도 원치 않아 자결했다.
폐넬로폐
페넬로페도 그 미가 용모의 미라기보다도 성격과 행위의 미인 전설상
의 여주인공의 하나다. 그녀는 스파르타의 왕 이카리오스의 딸이었다.
그런데 이타케의 왕 오디세우스가 그녀에게 구혼하여 모든 경쟁 상대를
물리치고 그녀를 획득했다. 신부가 친정을 떠날 때가 되었을 때, 아버
지 이카리오스는 딸과의 이별을 견디지 못하여, 자기와 같이 머물고 남
편을 따라 이타케에 가지 말도록 설득하기에 노력했다. 오디세우스는
친정에 있든지 자기와 같이 가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페넬로페에게 일렀
다. 페넬로페는 아무런 대답도 않고 베일로 얼굴을 가렸다. 이카리오스
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고, 그녀가 떠났을 때, 그들이 이별한 지점에
'정절' 의 여신상을 세웠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가 결혼생활을 한 지 1년 남짓했을 때, 오디세
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케 되어 결흔생활은 중단되었다. 그가 집을
비운 지도 오래 되고, 또 아직도 살아 있는지조차 모르며 돌아을 가능
성이 아주 희박했으므로 많은 구흔자들이 페넬로페를 성가시게 굴었다.
228
그들의 성화를 면하려면 그들 중 한 사람을 남편으로 고르는 수밖에 도
리가 없었다. 그러나 페넬로페는 아직도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기대하면
서 모든 방법을 동뭔해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연기하는 수단 중의 하나
는 시아버지인 라에르테스의 수의를 짜는 일이었다. 이 수의를 다 짜면
구혼자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것을 약속했다. 그녀는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이 되면 낮에 짠 것을 다시 풀었다. 이것이 유명한 '페넬로페의
직물'이란 속담의 기원이 된 것인데, 이 말은 일 하나를 끊임얼이 끝마
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페넬로페 이야기의 나머지는 그 남편의
모험담을 土개할 때 말하고자 한다.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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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궤의 -탕 ,
신화 속외 시인과 음악가
오르퍼우스와 얼우리디케
오르페우스는 아폴론과 뮤즈인 칼리오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리라를 선물받고, 그것을 타는 법을 배웠는데, 어찌
나 잘 탔는지 그의 음악을 듣고 매료되지 않는 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인간뿐만 아니라 야수도 그의 곡을 듣고 유순해져서, 사나운 성질을
버리고 그의 주위에 모여들어 그의 음악에 넋을 잃곤 했다. 뿐만 아니
라 수목이나 암석까지도 그 매력에 감응했다. 야수는 그의 주위에 모여
들고, 암석도 그의 곡조에 의해서 부드러워지며 그 견고함을 약간 늦추
었다,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와 결흔했을 때, 이를 축하해 주도록 히메나
이오스(혼인의 남자신)도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히메나이오스는 참석은
했으나 아무런 길조(吉兆)도 가져오지 않았다. 그의 횃불까지도 연기만
나서, 그들의 눈에 눈물만 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전조에 의해서인지
에우리디케는 결흔 후 얼마 되지 않아 그녀와 동무인 님프들과 거닐고
있을 때 아리스타이오스라는 양치기의 눈에 띄었다, 그는 그녀의 미애
감동되어 사랑을 얻고자 추근거렸다. 그녀는 도망쳤다. 도망치다가 풀
속에 있는 뱀에게 발을 물려 죽었다. 오르페우스는 그의 슬픔을 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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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을 가리지 않고, 아니 이 지상의 공기를 호흡하는 모든 것에
호소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자 이번에는 죽은
자의 나라로 가서 아내를 찾아오기로 결심했다. 그는 타이나로스 섬의
측면에 있는 동굴을 거쳐 지하세계인 명부에 도착했다. 그는 유령의 무
리들을 헤치고 하이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옥좌 앞에 나아갔다. 그리고
리라로 반주를 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노래를 불렀다,
"지하세계의 신들이여-당신들이 있는 이곳으로 우리들 생명 있는
자는 다 오게 마련입니다. 나의 말을 들어 주십시오. 그것은 진실입니
다. 제가 이곳에 온 것은 타르타로스의 비밀을 탐지하기 위한 것도 아
니고, 뱀과 같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머리가 세 개인 문지기 개
와 힘을 겨루려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꽃다운 청춘에 독사에 물려 뜻
하지 않은 죽음을 당한 제 아내를 찾으러 온 것입니다. 사랑이 저를
이곳으로 인도한 것입니다. 사랑은 지상에 거주하는 우리들을 지배하
는 전지전능한 신일 뿐 아니라, 옛말이 옳다면 이곳에서도 역시 그럴
것입니다. 저는 이 공포로 가득 찬 곳, 침묵과 유령의 나라에 맹세하
여 당신들에게 간청합니다, 에우리디케의 생명의 줄을 이어 주십시오.
우리들은 당신들이 있는 이곳으로 오게 마련이나 오직 일찍 오느냐,
늦게 오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따름입니다. 저의 아내도 수명을 다한
후에는 당연히 당신들의 수중에 들어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원컨대 그녀를 저에게 돌려주십시오. 만약 거절하신다면 저는 흘로 돌
아갈 수 없습니다. 저도 죽겠습니다. 두 사람의 죽음을 눈앞에 놓고
승리의 노래를 부르십시오."
그가 이런 애달픈 노래를 부르자, 망령들까지도 눈물을 흘렸다. 탄탈
로스는 목이 마른데도 잠깐 동안 물을 마시려고 하지도 않았고, 익시온
의 차륜도 정지했다. 독수리는 거인의 간을 찢기를 중지하였고, 다나오
스의 딸들은 체로 물 푸는 일을 중지했다. 그리고 시시포스도 바위 위
에 앉아서 노래를 들었다. 복수의 여신들의 양 볼이 눈물에 젖은 것도
그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페르세포네도 거부할 수 없었고 하이데스 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231
신도 양보했다. 에우리디케가 호출되었다. 그녀는 새로 들어온 망령들
사이에서 부상당한 발을 절뚝거리며 나타났다,
오르페우스는 그녀를 데리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으나 조건이 하
나 붙어 있었다, 그것은 지상에 도착하기까지는 그가 그녀를 돌아보아
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약속을 지키고 오르페우스는 앞서고 에우
리리케는 뒤따르면서 어둡고 험한 길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걸어갔다.
마침내 즐거운 지상 세계로 나가는 출구에 거의 도착했을 때, 오르페우
스는 순간 약속을 잊고 에우리디케가 잘 따라오나 확인하기 위해서 뒤
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지하세계로 되끌려갔다. 그들은
서로 포옹하려고 팔을 내밀었으나, 허공을 감았을 뿐 두 번째로 죽어가
면서도 에우리디케는 남편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자기가 보고 싶어 못
견뎌서 저지른 일을 어떻게 탓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 최후의 이별입니다, 안녕히1"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어찌
나 빨리 끌려갔던지, 그 말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았다,
오르페우스는 그녀의 뒤를 따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
녀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 지하세계로 내려가게 해줄 것을 탄원했다. 그
러나 사정을 모르는 사공은 그를 떠밀고 건네 주기를 거절했다. 그는 7
일 동안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면서 강가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암
혹세계의 신들의 무자비함을 통렬히 비난하면서, 자기 생각을 노래에
담아 바위와 산에다 호소했다. 그러자 호랑이도 감동하고, 참나무도 감
동하여 그 큰 줄기를 흔들었다. 그는 그 후 여자를 멀리하고 그의 슬픈
불행의 추억을 끊임없이 되씹으며 살았다. 트라키아의 처녀들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그는 그들의 구흔을 물리
쳤다. 처녀들은 될 수 있는 한 참았다.
그러나 그가 어느 날 디오니소스의 제전에 참석하여 흥분되어 정신을
잃은 것을 한 처녀가 발견하고, '거기 우리를 모욕한 사내가 있다I"고
土리치며 그를 향해 창을 던졌다,
그러나 창은 그 리라 소리가 들릴 만한 거리에 도달하자, 힘을 잃고
232
그대로 그의 발 밑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들이 던진 돌도 마찬가지였
다. 그러나 그녀들은 소리를 질러 리라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한 후에 무
기를 던졌다. 그랬더니 결국 온몸에 피를 적시며 쓰러졌다, 광분한 처
녀들은 그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고 그의 머리와 리라를 헤브로스 강에
다 던져버렸다. 그러자 그것들은 슬픈 노래를 속삭이는 듯 노래를 불렀
다. 뮤즈의 여신들은 갈기갈기 찢어진 그의 몸을 모아 레이베트라에 묻
었다. 이 레이베트라에서는 지금도 밤죄꼬리가 그의 묘에서 그리스와
다른 지방 그 어디에서보다도 아름다운 소리로 운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의 리라는 제우스에 의해서 별자리 사이에 놓였다. 망령이 된 그는
또다시 타르타로스에 내려가 거기서 에우리디케를 찾아내고 열렬히 그
녀를 끌어안았다. 그들은 같이 행복에 취해 들판을 거닐었다, 때로는
그가 앞서기도 하고 때로는 그녀가 앞서기도 하면서 오르페우스는 이제
는 부주의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고 하여 벌을 받을 염려도 없이 마음
껏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리스타이오스
인간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하등동물의 본능을 이용하는 일이 있
다. 양봉도 그런 것의 하나다. 꿀은 처음에는 야생의 산물로 알려졌을
것이며, 벌은 그 집을 속이 텅 빈 나무나 바위틈, 혹은 이와 비슷한 움
푹 파인 곳을 우연히 발견하여 거기에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죽은 짐승의 시체 속에도 집을 지었을 것이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
에 벌은 짐승의 섹은 살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미신도 생겨나게 되었을
것이다, 다음 이야기"도 이런 미신을 기초로 한 것이다,
제일 처음으로 양봉법을 가르친 아리스타이오스는 물의 님프 키레네
1)베르길리우-놀겆시-겟4떨 -첸
아리스타이오스 233
의 아들이었다, 어느 날 그는 그의 벌이 죽자, 구원을 청하러 어머니에
게로 갔다. 그는 강가에 서서 다음과 같이 어머니에게 말했다.
"오-어머니. 저는 생활의 자랑거리를 박탈당했습니다. 저는 저의 귀
중한 벌을 잃었습니다. 저의 주의와 기술도 소용이 없었으며, 어머니도
재난의 타격으로부터 저를 막아 주시지 못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강 밑에 있는 궁전에서 시종 님프들에 둘러싸여 있었
다. 님프들은 실을 감거나 옷감을 짜는 등, 여자들이 하는 일에 종사하
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의 한 님프는 다른 님프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
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리스타이오스의 슬픈 소리가
들려 오자, 모두 일손을 놓고 그 중의 한 님프가 물위로 얼굴을 내밀었
다. 그리고 아리스타이오스의 모습을 보자 다시 돌아와 그의 어머니에
게 보고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그를 자기 앞에 데리고 오도록 명령했
다, 강물은 이 명령을 받아 몸을 벌리고 그를 통과시켰는데, 그때 강물
은 양쪽으로 산과 같이 몸을 웅크리고 서 있었다. 그는 큰 강물들의 원
천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그는 거대한 저수지를 보았고, 지면을 향
하여 여러 방향에서 쏜살같이 흐르는 물을 쳐다보았을 때, 그 울소리로
귀가 먹을 지경이었다. 어머니가 거처하는 방에 도착하였을 때, 어머니
와 님프들은 산해진미의 성찬으로 그를 환대했다. 그들은 우선 포세이
돈에게 제주를 올린 후 향연을 즐겼다. 식사를 마친 다음 어머니는 아
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레테우스라는 바닷속에 살고 있는 늙은 예언자가 있는데, 그는 포
세이돈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사람으로서 그의 물개들을 지괴고 있
다. 우리들 님프는 그를 대단히 존경했다. 왜냐하면 그는 학자로서 과
거사나 현재사나 미해사를 다 알기 때문이다. 그는 너에게 벌이 죽는
원인과 그에 대한 치료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렇지만 네가 아무리
간청해도 자진해서 가르쳐 주지는 않을 것이니 완력으로 강요해야 한
다. 네가 그를 체포하여 쇠사슬로 잡아매면 그는 플려 나기 위해서 너
의 질문에 대답할 것이다, 왜냐하면 네가 쇠사슬을 꼭 쥐고 있으면 그
234
는 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니. 그가 정오에 낮잠을
자러 동굴로 돌아을 때 내가 너를 그곳에 데려다 주겠다. 그러면 그를
쉽게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체포된 것을 알면 그는 갖
가지 모양으로 변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힘에 호소할
것이다. 그는 멧돼지도 될 것이고 사나운 범도 될 것이며, 비닐로 몸이
덮인 용도 될 것이고, 누런 갈기를 지닌 사자도 될 것이다. 혹은 불꽃
이 튀는 소리나 물이 돌진하는 것 같은 소리를 내서, 네가 쇠사슬을 놓
도록 유혹하다가 그사이에 도망칠 것이다. 그러니 그를 꼭 결박만 하고
있거라. 마침내 모든 재주를 부려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으면, 그는 원
상태로 돌아가서 네 명령에 복종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아들의 몸에다 향기로운 신주를 끼얹었다.
그러자 바로 비상한 힘이 그의 전신에 충만하고, 그의 심장에 용기가
가득 차서 향기로운 냄새가 그 주위에서 풍겼다.
키레네는 아리스타이오스를 데리고 예언자의 동굴로 갔다, 그리고 그
를 바위틈에 숨기고, 자신은 구름 뒤에 숨었다. 이윽고 정오가 되어 인
간과 짐승이 모두 눈부신 태양을 피해 조용한 낮잠을 즐길 시간이 오
자, 프로테우스는 그의 물개들을 거느리고 물 속으로부터 나왔다. 물개
들은 해안에서 뒹굴었다. 그는 바위 위에 앉아서 물개들을 세다가 동굴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가 잠이 들자마자 아리스타이오스는 그의 다리를 쇠사슬로 묶고는
큰소리로 외쳤다. 프로테우스는 잠이 깨어 자기가 사로잡힌 것을 알자,
곧 재주를 부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될로 변했다가 다음에는 강이
되고, 그 다음에는 무서운 야수가 되는 등 계속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재빠르게 변했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효과가 없음을 알고는 결국 자기
의 본형태로 돌아가서, 성난 어조로 아리스타이오스에게 말했다.
"나의 거처에 침입한 젊은이여-그대는 누구며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
가?
아리스타이오스는 대답했다.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235
"프로테우스여,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오. 아무도 당신을 속일
수 없으니까요. 당신도 내 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버리시오. 나는
나의 재난의 원인과 그 치료법을 당신에게 들으려고 신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오게 된 것이오."
이 말을 듣자, 예언자는 아리스타이오스를 회색 눈으로 뚫어지게 바
라보면서 말했다.
"그대는 에우리디케를 죽게 한 그대의 행위에 대한 당연한 벌을 받은
것이오. 왜냐하면 에우리디케는 그대를 피하려다 뱀을 밟고, 그 뱀에
물려 죽은 것이니까. 그녀가 죽은 원수를 갚기 위하여 그녀의 님프들이
그대의 벌을 없애 버린 것이오. 그대는 그녀의 분노를 풀어 주어야 하
오. 그러려면 이렇게 하시오. 몸뚱이가 이쁘고 잘 생긴 황소 네 마리와
암소 네 마리를 마련하고 님프들을 위한 제단을 네 개 세워, 먼저 마련
한 소를 희생물로 바치고 소의 시체를 나뭇잎이 우거진 숲 속에 내버려
두시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에 대해서는 원한을 풀 정도로 정중히
제물을 올리시오. 9일 뒤에 돌아가서 살육된 소의 시체를 조사하면 무
엇인가 일어난 것을 발견할 것이오."
아리스타이오스는 이 지시에 충실히 따랐다. 소를 희생물로 바치고,
그 시체를 숲 속에 버리고,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망령에 제물을
바쳤다. 그런 뒤 9일째 되는 날에 돌아가서 소의 시체를 검사했더니,
이상하게도 벌 떼가 시체를 가득 채우고 벌통 안에서 하는 것과 같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신화 속외 시인과 음악가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은 신화에 전해 내려오는 그 밖의 유명한 시인
과 음악가들인데, 그 중에는 오르페우스에 못지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236
암릭온
암피온은 제우스와 테베 여왕 안티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그의 쌍등이 형제인 제토스와 같이 태어나 바로 키타이론 산에 버
려졌다. 그곳에서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양치기들 사이에서 성장했
다. 헤르메스는 이 암피온에게 리라를 주고, 타는 법까지 가르쳐 주었
다. 아우는 수렵이나 양을 지키는 일에 종사했다. 그 동안에 그들의 어
머니인 안티오페는 테베 왕위를 노리고 있는 리코스와 그의 아내 디르
케에게 심한 학대를 받았으므로, 방책을 강구하여 아들들에게 그들의
권리를 알리고, 소환하여 자기를 돕도록 했다. 그들은 동료 양치기들과
더불어 리코스를 공격하여 그를 살해하고, 디르케의 머리카락을 황소에
다 잡아매어 황소로 하여금 그녀가 죽을 때까지 끌도록 했다.L)암피온
은 테베 왕이 된 후, 성벽을 쌓아 수비를 강화했다. 그가 리라를 타면
돌들이 저절로 성벽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리노스
리노스는 헤라클레스의 음악 선생이었는데, 어느 날 그의 제자를 너
무 심하게 꾸짖었으므로, 헤라클레스는 노하여 리라로 리노스를 때려
죽였다,
타미리스
타미리스는 옛날 악기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트라키아의 시인이었는
데, 외람되게도 뮤즈의 여신들에게 누가 잘하나 경쟁을 해보자고 도전
했다. 그러나 패배하여 여신들에 의해 장님이 되었다. 밀턴은 Q;실낙원-
의 제3권 35행에서 자신의 눈이 먼 것에 대해서 노래하고 있는데, 이
타미리스와 그 밖의 장님이 악기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시인에 대해서
1)디르케에 대한 이러한 징벌에 관한 이야기는 오늘날 나폴리 국립 미술관에 소
장되어 있는 유명한 조각군상의 주제를 이루고 있다.
신화 속의 시인과 음악가 237
도 언급하고 있다.
마르시아스
아테나는 피리를 발명하고, 피리를 불어 하늘에 있는 모든 청중을 즐
겁게 하였다. 그러나 장난꾸러기인 에로스는 여신이 피리를 부는 기묘
한 얼굴을 바라보고서 무례하게도 웃었으므로 아테나는 노하여 피리를
내던졌다. 그러자 피리는 땅으로 떨어졌고 마르시아스가 그것을 줍게
되었다. 그가 그 피리를 부니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듯한 참으로 아름
다운 土리가 났다. 하지만 그도 자만한 나머지 아볼론과 음악 경쟁을
했다, 물론 결과는 아폴론의 승리였다. 그리고 마르시아스는 아폴론에
게 도전한 벌로써 신으로부터 산 채로 껍질이 벗겨지는 벌을 받았다.
멜람푸스
멜람푸스는 예언력을 부여받은 최초의 인간이었다. 그의 집 앞에는
참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고, 그 속에는 뱀의 보금자리가 있었다. 늙은
뱀들은 하인들이 죽였으나, 새끼 뱀들은 멜람푸스가 불쌍히 여겨 아주
소중히 길러 주었다. 어느 날 그가 참나무 밑에서 자고 있을 때 뱀들이
그의 귀를 혀로 한았다. 잠이 깨자 그는 자신이 새나 기어다니는 동물
들의 말을 해득하게 되었음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 능력 때문에 그는
앞일을 예언할 수 있게 되었고 유명한 예언자가 되었다. 어느 날 그의
적들이 그를 사로잡아 엄중히 감금하였다. 멜람푸스는 고요한 밤중에
재목 속에 있는 벌레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듣고, 재목이 거
의 다 파먹혀 지붕이 얼마 가지 않아 내려앉으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
다. 그는 자기를 감금하고 있는 자들에게 그 사정을 말하고는 석방해
주기를 요구하면서 그들에게도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그의 주의
를 받아들여 죽음을 면하자 그에게 감사했다.
23~
무사이오스
무사이오스는 반(半)신화적인 인물로, 어떤
스의 아들이라고 한다. 또 종교적인 시집이나
지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오르페우
신화집을 썼다고도 전해
239
2牙
역사상의 시~1-아리온, 이비코스, 시모니데스, 사포
인 장엔서 그 헝적을 olo~기하려는 시인들은 실재했던 인물들인데,
그들의 저작 중에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그 저작 자
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후대의 시인들에게 미친 그들의 영향이다. 이
제부터 익야기한련는 것은 익런한 신인들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 사건으
로서, 독자가 이제 읽고 있는 이 책 속의 다른 이야기와 같은 내력에
의한 것이다. 즉 그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전한 시인들에 의한 것이
다. 여기에서 최초의 두 개는 독일어로 번역된 것이며, 아리온의 이야
기는 실레겔'떼게서, 그리고 이비코스의 이야기는 실러"에게서 취했다.
아리온
아리온은 유명한 음악가로서. 그를 대단히 총애하고 있던 코린토스의
왕 페리안드로스의 궁정에서 살고 있었다. 시켈리아에서 음악 경연이
거행되었을 때, 아리온은 상을 타려는 목적에서 참가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가 자신의 희망을 페리안드로스에게 말하자, 페리안드로스는
1)실레겔(1767~1~~)의 민요시 (아리온).
2)실러 (1759-lsos)의 민요시 (이비코스의 미학).
240
형제와 같은 사랑으로 그런 생각을 포기하도록 간청했다.
"제발 내 곁에 있어 주오. 나와 같이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딴 생긱
은 마시오. 승리를 얻으려고만 하는 자는 승리를 잃는 법이오."
이에 대하여 아리온은 대답했다.
"방랑 생활이야말로 시인의 자유로운 마음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입
니다. 나는 신에게서 부여받은 재능을 다른 사람에게도 즐거움의 원천
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일 내가 상을 타게 된다면, 그 기쁨
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나의 명성이 널리 퍼지게 될 테니까요."
그러고는 가서 상을 타고 많은 상품을 코린토스의 배에 싣고 귀로에
올랐다. 출범한 다음날 아침에는 바람이 온화하게 불었다. 그는 부르짖
었다.
"오-페리안드로스여, 이제 걱정할 것 없습니다. 머지않아 당신과 포
옹하는 순간 걱정은 껏은 듯이 잊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제물을
아낌없이 신들에게 바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축하연의 식탁은 얼마
나 즐겁겠습니까, "
바람과 바다는 여전히 평온했으며,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바
다는 과신하지 않았으나 인간은 너무나 과신했다. 그는 수부들이 무엇
인가 서로 수군거리고 있는 것을 엿들었고, 여럿이서 자기의 재물을 약
탈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곧 土리를 지르며
불손한 태도로 그를 둘러싸고 말했다.
"아리온, 너는 죽어야 한다. 육지에 묘를 가지고 싶으면 얌전히 이
자리에서 죽고, 그렇지 않다면 바다에 몸을 던져라."
"꼭 나의 생명을 뻬앗아야 하겠는가? 나의 재물이 탐이 난다면, 좋
다. 가져라. 나는 기꺼이 그 돈으로 내 목숨을 사겠다=
"아니, 안 된다. 우리는 너를 살려 둘 수 없다. 너의 생명은 우리에게
너무도 위험스럽다. 우리가 강도질을 한 것을 페리안드로스가 알기라도
하다럴 우킨구 --른 긷귀여 실-灰 tI린과 스-근」~1 rl
아리은 241
을 것이다."
"그러면 마지막 土원을 들어다오. 이제 무어라 해도 내 생명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제발 나를 이제까지 살아온 것처럼 방랑시인답
게 죽게나 해다오. 내가 임종의 노래를 다 부르고, 내 리라 줄의 진동이
그쳤을 때, 나는 이 세상에 이별을 고하고 순순히 운명에 따르겠다."
이 청원도 다른 청원과 마찬가지로 들어 줄 것 같지 않았다-왜냐하
면 그들은 오직 약탈품만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명한
음악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이 그들의 거친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고 제발 의복을 갈아입을 동안 잠시 기다려다오. 아폴론은 내가
방랑시인의 옷차림을 하고 있지 않으면 힘을 빌려 주시지 않으니까"라
고 그가 덧불여 말했다.
그는 균형이 잘 잡힌 몸에 눈이 부실 듯한 아름다운 금빛과 자줏빛
옷을 입었다. 그의 운옷은 우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주름을 이루면서 그
의 몸을 감싸고, 보석은 그의 팔을 장식하고, 금빛 화관은 그의 이마를
덮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머리카락이 목과 어깨로 흘러내렸다. 그
는 왼손에 리라를 잡고 오른손에는 리라 줄을 타는 상아 막대기를 가지
고 있었다. 그는 영감을 받은 사람과도 같이 아침 공기를 호흡하면서
아침 햇살 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수부들은 감탄하여 그를 응시했다.
그는 뱃전으로 뛰어나가 깊고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리라를 켜며 노
래를 불렀다.
"나의 목소리, 나의 친구여! 나와 더불어 황천으로 오라. 케르베로스
가 으르렁거린다 하더라도 노래의 힘은 능히 그의 노기를 가라앉히리
라. 어두컴컴한 강을 건너 행복한 섬에 사는 영웅들이여, 행복한 영웅
들이여! 얼마 가지 않아 나는 그대들의 대열에 참가하리라. 그러나 그
대들은 나의 슬픔을 가라앉힐 수 있겠는가? 아, 나는 나의 친구-안
드로스를 말한다)를 이 세상에 남겨 놓고 가야 한단 말인가. 오르페우스
여, 그대는 에우리디케를 발견했으나, 발견하자마자 또 잃지 않았던가.
그녀가 꿈같이 사라졌을 때 즐거운 햇빛도 그대에게는 얼마나 얄미운
242
것이었던가. 나는 가야 한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신들이 하
늘에서 우리를 보살펴 주기 때문이다. 죄도 없는 나를 죽이는 자들이
여, 내가 죽고 없을 때 그대들이 몸을 떨 때가 올 것이다. 바다의 여신
네레이스들이여, 그대들의 처분에 몸을 맡기는 사람을 받아들이라."
이렇게 노래부르면서 그는 깊은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물결은 그를
덮고 수부들은 항해를 계속하면서 이제 자기들의 범행이 발각될 우려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리온의 노래는 그의 주위에 바다의 주민들을 이끌어 경청케
했으며, 돌고래들은 마술에 걸린 것처럼 배의 뒤를 따랐다. 아리온이
물결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을 때, 돌고래 한 마리가 그를 등 위에 태우
고 무사히 해안으로 운반했다. 그 후 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하여 바위
가 많은 해안, 그가 상륙한 지점에 놋쇠 기념비가 세워졌다.
아리온과 돌고래가 작별하고 각기 자기의 거처로 향할 때 아리온은
다음과 같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충성스럽고 친절한 고래여! 자, 그러면 잘 가거라. 나는 그대의 은
혜를 갚고 싶다. 그러나 그대는 나와 같이 갈 수 없고 나 또한 그대와
같이 갈 수 없다. 우리는 친구간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다의 여왕
갈라테이아가 그대에게 은충을 내려 주시기를! 그리고 그대는 여왕이
탄 이륜차를 의기양양하게 끌며 광활한 바다 위를 달리기를1"
아리온은 해안에서 걸음을 빨리하여 걸어갔다. 얼마 가지 않아 눈앞
에 코린토스의 여러 탑을 보았다.
그는 계속 여행을 했다. 손에는 리라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걸어갔
다. 사랑과 행복에 충만하여 재화를 잃은 것도 잊고 남아 있는 것, 즉
친구와 리라만을 생각했다. 그가 후대를 받던 저택으로 들어가자마자,
페리안드로스는 그를 포옹했다. 아리온은 말했다.
"친구여, 나는 그대에게로 다시 돌아왔소. 신이 나에게 부여한 재능
은 천만 사람에게 기쁨을 주었지만 악한들이 내가 번 재화를 약탈하였
소. 그러나 널리 명성을 얼었으니 그-의과느 -"
아리온 243
그는 페리안드로스에게 자기가 당한 놀라운 사건을 모두 이야기했다,
페리안드로스는 이를 듣고 놀라며 말했다.
"그와 같은 불법이 숭리하다니 될 말인가-나의 수중에 권력이 있는
한 그런 불법을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소. 범인을 발견할 때까지 그대
는 이곳에 숨어 있으시오. 그러면 그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접근할 것
이오. "
배가 항구에 도착하자 그는 수부들을 불러들였다.
"너회들은 아리온의 소식을 들은 일이 있느냐? 나는 그의 귀환을 걱
정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가 이렇게 묻자 그들은 대답했다.
"저희들은 타렌툼에서 그와 작별했는데 잘 있습니다."
그들이 이 말을 하자 아리온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균형잡힌
몸에, 보기에도 아름다운 금資과 자줏빛 옷을 입고 있었으며, 웃옷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주름을 이루어 몸을 감싸고, 팔은 보석으로 치장하
고, 이마에는 금빛 화관을 쓰고 목과 어깨 위로 향기로운 머리카락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왼손에는 리라를 들고 오른손에는 리라 줄을 타는
상아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벼락이나 맞은 것처럼 그의
발 밑에 엎드렸다.
"우리는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는 신이 되었다오. 대지여, 열리어
우-를 받아 달라. "
그러자 페리안드로스가 말했다.
"노래의 대가인 그는 살아 있다. 친절한 하늘이 시인의 생명을 보호
했다. 나는 복수의 신을 불러내지 않겠다. 아리온은 너회들의 피를 원
하지 않는다. 탐욕의 노예들아, 없어지거라. 야만인의 나라로 가거라.
그리고 아름다운 어떤 것도 너회들의 정신을 즐겁게 하지 말기를 빌어
주-라?
變輸릴--
244
이비코스
이제부터 얘기할 이비코스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기
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고대의 극장은 1만 내지 3만 명의 관객을 수
용할 수 있는 큰 건물이었다는 것, 그리고 극장은 제전 때만 사용되고,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개 만원이었다는 것, 그리고
지붕이 없는 노천극장으로서 주간에 흥행했고, 복수의 여신들의 무서운
이야기가 과장되면 상연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가 한때 료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하여금 복
수의 여신의 역할을 연출케 했는데: 판객들이 공포에 떤 나머지 기절
하고 경련을 일으킨 사람이 많아 당국에서 이와 같은 상연을 금지했다
는 기록이 남아 있다.
경건한 시인이었던 이비코스는 그리스인의 인기를 집중한 코린토스의
이스트모스에서 거행되는 이륜차 경주와 음악 경연대회에 참석하기 위
해 가는 도중이었다. 아폴론이 그에게 노래의 재능과 시인의 꿀과 같은
입술을 부여했기 때문에 그는 걸음걸이도 가볍게 아폴론을 생각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벌써 하늘 높이 솟은 코린토스의 탑들이 시야에 들어
왔다. 그는 두렵고 경건한 마음으로 포세이돈의 성스러운 숲 속에 들어
갔다. 생물은 하나도 눈에 띄지 않고 오직 한 테의 두루미가 남쪽으로
이주하기 위해서 그가 가는 방향과 같은 방향을 향하여 머리 위에서 날
고 있었다. 그는 부르짖었다.
"바다를 건널 때부터 나의 길동무였던 정다운 무리들아, 너회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너회들과 같이 오면서부터 우리는 친절한 접대를 기대
하고 왔다. 너회들이나 나나 외지에서 올 손님들을 보호해 주는 친절한
접대를 받게 되었으면1"
1, (오레스테스)3부작 가운데 (자비로운 여신들)을 말한다,
이비코스 245
그는 활발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바로 숲 한가운데에 도달했다.
그러자 돌연 좁은 길에서 두 놈의 강도가 튀어나와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항복하든지 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리라에는 익숙했으나 무기
를 가지고 싸우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그의 손은 힘없이 처졌다. 그
는 인간과 신들에게 구원을 청했다. 그러나 그의 부르짖음을 들어 도와
주는 자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드디어 이곳에서 죽는구나. 이역에서 악한의 손에 죽는구나. 슬퍼해
주는 사람도 없고 원수를 갚아 주는 사람도 없이 ?
심한 부상을 입고 그가 땅 위에 쓰러지자, 공중에서 두루미들이 목쉰
소리로 부르짖고 있었다. 그는 말했다.
"두루미들아, 나의 원수를 갚아다오. 너회들 소리 외에는 나의 부르
짖음에 답하는 소리가 없구나. "
그는 이렇게 말하며 죽어 갔다.
그의 시체는 처참한 형태로 발견되었다. 비록 부상을 입어 형편없이
되었으나, 그를 손님으로서 기다리고 있던 코린토스의 친구는 그것이
이비코스라는 것을 알아보았다. 그리하여 그는 부르짖었다.
"이런 모양으로 그대를 대할 줄이야! 나는 그대가 노래 경연대회의
숭리의 화관으로 그대의 이마를 장식하기를 바랐는데 ?
제전에 모여든 손님들은 이 소식을 듣고 놀랐다, 전 그리스가 피해를
입고 손실을 입었다고 한탄했다, 그들은 법정 주위에 모여 살인자에게
복수를 하고 그들의 피로써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성대한 제전
을 보러 모여든 많은 군중 속에서 무엇을 증거로 살인자를 식별할 수
있을까? 그는 강도의 손에 찔려 죽은 것일까, 아니면 사적 원한을 가진
적의 손에 會려 죽은 것일까?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내려다
보는 태양의 신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밖의 다른 누구도 그것을 본 사
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헛되이 복수를 바라고 있는 이 순간에도
살인자는 군중 속을 걸어다니고 있을 것이며, 범죄의 성공을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아마 신전 내에 있는 원형극장에 모여들고 있는 군
246
중 사이에 섞여서 신들을 멸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제 군중들은 열을 지어 좌석을 꽉 메워 건물이 터질 것 같았다. 원
형으로 된 층층대의 좌석은 하늘에 닿을 것같이 위로 치솟아 올라가고,
러로 올라갈수록 원은 넓어지고, 관객들의 떠드는 소리는 바다의 포효
처럼 들렸다.
이윽고 많은 군중들은 복수의 여신의 역할을 하는 합창대의 무서운
土리를 듣고 있었다. 합창대는 장엄한 의상을 걸치고 보조를 맞추며 무
대 주위를 돌고 있었다. 이처럼 무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 무리의
합창대는 과연 이 세상 여자들로 구성된 것이었을까? 그리고 이처럼 숙
연해진 대군중은 과연 살아 있는 인간들이었을까?
합창대원들은 검은 옷을 입고 여윈 손에는 시뻘겋게 타오르는 횃불을
들고 있었다, 그들의 볼에는 핏기가 없고, 이마 주위에는 머리카락 대
신에 성난 밸이 휘감고 있었다. 이런 무서운 사람들이 원을 그리면서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죄 있는 자들의 심장을 찢고, 그들의
모든 능력을 마비시켰다. '노랫소리는 위로 퍼져 올라가 악기 소리를
압도하고, 심장과 피가 멎는 듯한 감동으로 이성을 잃게 만들었다.'
"마음이 정결하고 죄 없는 자는 행복할지어다-우리들 복수자는 그들
에게 손을 대지 않으리니, 그러나 남몰래 살인을 한 자는 불행할지어
다. 우리들 '밤' 의 무서운 동족들은 그의 몸을 노리고 있다. 그런 자가
우리를 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를 추격하여 더 빨리 날리라. 우리
의 뱀들을 그의 발에 감기고 그를 땅 위에 넘어뜨리리라. 그리고 우리
는 끈기 있게 그를 추격하리라. 아무런 동정심도 우리가 가는 길을 막
지 못하리라. 죽을 때까지 추격 또 추격하여, 그에게 안정도 휴식도 주
지 않으리라. "
복수의 여신들은 이같이 노래를 부르며 장엄한 운율로 춤을 추었다.
그러자 인간 이상의 것을 대하고 있는 것처럼 죽음과 적막이 온 극장
안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그들은 장엄한 걸음걸이로 무대를 한 바퀴
돌고는 그대로 뒤쪽으로 사라졌다.
시모니데스 247
사람들의 심장은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동쳤으며, 모든 가슴은 혀
언할 수 없는 공포로 두근거렸고, 비밀스런 범죄를 감시하고 운명의 실
타래를 감고 있는 보이지 않는 무서운 힘 앞에서 몸을 떨었다. 그 순가
제일 위쪽에 있는 좌석으로부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보라-보라! 친구야, 저기 이비코스의 두루미들이 있다.-
그러자 갑자기 공중을 가로질러 검은 물체가 나타났는데, 그것은 언
뜻 보아도 극장의 바로 위를 날고 있는 두루미 떼임이 분명했다,
"무어라고? 이비코스라고?
이 사랑스러운 이름은 모든 이의 가슴속에 슬픔을 土생시켰다. 바다
위에 물결이 연달아 일어나듯이 입으로부터 -이비코스! 우리가 다 슬퍼
하고 있는 그 사람, 어떤 살인자의 손에 죽은 그 사람, 두루미와 그 사
람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하는 말이 들려 왔다.
는
말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전광석화처럼 모든 사람들의 심중에 떠오르
생각이 있었다.
"복수의 신와 힘이다. 저
는 자신을 스스로 고발했다.
대자를 잡아라?
시모러대스
시모니데스는 그리스의 초기
경건한 시인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 살인자
처음에 부르짖은 자와 그자가 말을 건 상
범인은 할 수만 있었다면 자기의 말을 취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
나 때는 이미 늦었다. 살인자들의 얼굴은 공포로 창백해져서 그들의 죄
를 폭로하였다.
사람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있을 뿐이다. 그가 쓴 것으로 찬가(讚歌),송가(頌歌),비가(悲歌)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그는 특히 비가에 있어서 우수했다. 그는 감동적인
시인들 중에서 가장 시를 많이 발표한
작품 중에서 몇 개의 단편만이 전해지고
248
시를 짓는 데 능했으며, 인간의 심금을 울리는 데 그보다 더 진실한 효
과를 거둔 사람은 없었다. (다나에의 비탄)은 현존하는 그의 단편시 중
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그것은 다나에와 그의 젖먹이 아기가 부친
아크리시오의 명령에 의하여 상자 속에 갇혀 바다에 띄워졌다는 전설에
서 소재를 잡은 것이었다. 상자는 세리포스 섬에 표류하여 그곳에서 어
부 틱티스가 두 사람의 생명을 구하여 그 나라의 왕 폴리덱테스에게 데
리고 갔는데, 왕은 그들을 받아들여 보호해 주었다. 아들 페르세우스는
성장하자 유명한 영웅이 되었는데, 그의 모험담은 앞 장(제13장)에 기록
된 바와 같다,
시모니데스는 그의 생애의 대부분을 왕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의 궁
정에서 보냈다. 종종 송가와 축가를 부탁받아 지었는데, 그들의 공적을
그의 시로 을은 왕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로부터 후한 사례를 받았다.
이와 같이 부탁을 받아 시를 짓고 그 보수를 받는다는 것은 그리 불명
예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옛날 시인들, 예컨대 호메로스가 기록하고 있
는 데모도코스라든지, 또 전설에 의하면 호메로스 자신까지도 이와 비
슷한 일을 했던 것이다,
한번은 시모니데스가 테살리아의 왕 스코파스의 궁정에 머물고 있을
때, 왕은 그에게 주연 석상에서 낭독시키기 위하여 자기의 공적을 찬미
한 시를 지어 달라고 부탁했다. 경건한 시인으로 널리 할려져 있던 시
모니데스는 시의 제재를 다채롭게 하기 위하여 그의 시에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의 공훈을 인용했다. 이와 같은 수법은 다른 시인들이 같
은 시를 지을 경우에는 별로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보통사람
같으면 자기가 레다의 아들(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과 같이 찬사를 받
은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허영심은 한이 없는 것으
로 스코파스는 신하들과 아부하는 자들 가운데서 향연의 식탁에 앉아
있을 때 자기 자신을 찬미하지 않은 시를 다 불만스럽게 생각했다, 시
모니데스가 약속한 보수를 받으려고 앞으로 나왔을 때 스코파스는 다음
과 같이 말하면서 그 반 밖에는 주지 않았다.
사포249
"너의 노래에 대하여 내 몫만 지불하겠다. 나머지는 카스토르와 폴리
데우케스가 지불할 것이다."
당황한 시인은 왕의 조롱에 뒤이은 웃음이 울려 퍼지는 속에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잠시 후에 그는 말을 탄 두 젊은이가 밖에서 그를 만
나고자 기다리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다. 시모니데스는 문밖으로 나가보
았으나 자기를 찾는 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연회장을 떠나
자마자 지붕이 큰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려 스코파스와 모든 하객들이
그 밑에 매몰되었다. 그를 부르게 한 젊은이들은 대체 누구였을까라고
생각한 시모니데스는 바로 그것이 다름아닌 카스토르와 폴리데우케스
두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사로
사포는 그리스 문학의 가장 초기에 활약했던 여류 시인이다. 그녀의
저작 중에서 현존하는 것은 몇 개의 단편밖에 없는데, 그것만으로도 그
녀가 우수한 천재시인이었음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사포라고 하면 보
통 생각나는 이야기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그녀는 파온이라는 아름
다운 청년을 열렬히 사랑했으나, 그의 사랑을 받지 못하자 비관하여 레
우카디아(레우카스) 바위 위에서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것은 저 '사랑
의 투신'을 하는 자는 죽지만 않으면 그 사랑이 치유된다는 미신에 연
유한 것이었다, I)
1)오비디우스, (혜로이디스-제15절 참조.
250
앤디미온
24
신의 -ti져을 받은 인간들
엔디미온은 라트모스 산 위에서 양을 기르고 있던 아름다운 청년이
었다. 어느 조용하고 청명한 밤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하계를 내려
다보니 이 젊은이가 잠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처녀신의 차가운
심장은 그의 뛰어난 아름다움에 의해 따뜻해졌다. 여신은 그에게로 내
려와 그에게 키스하고 잠자는 동안 그를 지켜 주었다.
또 다른 전설에 의하면 제우스가 그에게 영원한 청춘과 영원한 잠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은 극히 적다. 아르
테미스는 그의 재산이 그가 잠자고 있는 동안에 손상되지 않도록 돌보
아 주었다고 한다. 즉 그의 양 떼가 순조롭게 번식할 수 있도록 야수로
부터 지켜 주었다는 것이다. -아르테미스는 수렵의 여신이기도 했다)
오리온
오리온은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다. 그는 아릉다운 거인이었고, 또 힘
센 사냥꾼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바닷속을 걸어가는 힘을 주었
다. 또 다른 설에 의하면 바다 위를 걸어가는 힘을 주었다고도 한다.
오리온 251
오리온은 키오스 섬의 왕 오이노피온(이 이름은 포도주를 마신다는 뜻)
의 딸 메로페를 사랑하여 그녀에게 구혼했다. 그는 섬에 있는 야수를
사냥하고 그 노획물을 선물로 애인에게 가져갔다. 그러나 오이노피온이
언제나 승낙을 연기하였으므로 오리온은 처녀를 완력으로 자기의 것으
로 만들려고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 행위에 분격하여 오리온을 술에
취하게 한 후 그의 두 눈을 뽑아 내어 그를 해변에 버렸다. 장님이 된
이 영웅은 외눈박이 거인족인 키클로프스의 망치 소리를 따라 길을 더
듬어 렘노스 섬에 도착하자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으로 갔다. 헤파이스
토스는 그를 불쌍히 여겨 케달리온이라는 직공으로 하여금 그를 아폴론
의 거처로 안내하도록 했다. 오리온은 케달리온의 어깨에 매달린 채 동
쪽을 향하여 나아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양의 신을 만나 그의 광선
으로 시력을 되찾았다. (아폴론은 의술의 신이기도 하다)
그 후에 그는 사냥꾼으로서 아르테미스와 함께 살았다. 그는 이 여신
을 아주 좋아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장차 그와 결혼하리라는 풍문
까지 나돌게 되었다. 여신의 오빠(아폴론)는 이를 대단히 좋지 않게 생
각하며 그녀를 종종 꾸짖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아폴론
은 오리온이 머리를 수면 위에 가까스로 내놓고 바다를 건너는 것을 보
고 누이에게 그것을 가리키며, 네 솜씨로는 저 바다 위에 보이는 검은
것을 맞힐 수 없을 것이라고 부추겼다. 그러자 활의 명수인 여신은 운
명의 목적물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파도는 오리온의 시체를 해안으로
몰고 왔다. 아르테미스는 자기의 운명적인 실책을 눈물로써 통곡하고
오리온을 별 가운데에 올려다 놓았다.
그는 그곳에서 허리띠를 두르고, 칼을 차고, 사자의 모괴를 몸에 두
르고, 곤봉을 손에 쥔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사냥개인
세이리오스가 뒤를 따르고 플레이아데스가 그의 앞에서 날듯이 달아나
고 있다.
플레이아데스란 아틀라스의 딸들을 가리키며, 아르테미스의 시녀인
님프들이었다. 어느 날 오리온은 그녀들을 보고서 매혹되어 뒤쫄아간
252
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녀들은 변신시켜 주십사고 신들에게 기도했
다. 그러자 제우스는 불쌍히 여겨 그녀들을 비둘기로 변하게 하여 하늘
의 별자리가 되게 하였다. 그녀들의 수는 일곱이었으나 별로 보이는 것
은 여섯 개뿐이었다. 그것은 그녀들 가운데 하나인 엘렉트라가 트로이
함락을 보지 않으려고 그곳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트로
이는 그녀의 아들인 다르다노스가 세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자
매들은 함락된 광경을 보고 속이 상한 나머지 그 후로는 늘 안색이 창
백하였다.
얼오스와 티토노스
새벽의 여신 에오스는 그 언니인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처럼 인간에
대한 연정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었다. 그녀가 가장 총애한 것은 트
로이의 왕 라오메돈의 아들 티토노스였다. 그녀는 티토노스를 납치해
와서는 제우스를 설복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도록 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영원한 젊음을 청하는 것을 잊었기 때문에 그가 얼마 후
에는 점점 늙어 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대단히 마음 아파했다. 그가 백
발이 되었을 때, 그녀는 그와의 교제를 끊었다.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그녀의 궁전 일대를 소유하고는 신의 음식을 먹으며 하늘의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침내 그가 수족을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그녀는 그를 방안에
유폐했는데, 점점 힘이 없어져 가는 소리가 들려 왔다. 마침내 그녀는
그를 메뚜기가 되게 했다.
멤논은 에오스와 티토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는 에티오
피아 왕으로서 동쪽 끝에 있는 오케아노스 해안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 때에는 그의 아버지의 친족을 도우려고 군대를 이끌고 왔
다. 프리아모스 왕은 그를 정중히 맞아들였고, 그가 오케아노스 해안의
경이스러운 일들을 이야기하자 프리아모스는 감탄하면서 경청했다.
에오스와 티토노스 253
트로이에 도착한 다음날 멤논은 쉬고 있기가 싫어 바로 그의 군대를
이끌고 싸움터로 나갔다. 네스토르의 용감한 아들 안틸로코스는 그의
손에 피살되었고 그리스인들은 패주했는데, 아킬레우스가 나타나 전세
를 만회시켰다. 이로부터 이 아킬레우스와 에오스의 아들 사이에 오랜
격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는 아킬레우스에게 돌아갔고 멤
논이 전사한 후 트로이군은 패주했다.
공중의 거처에서 아들의 위험을 걱정하면서 바라보고 있던 에오스는
그가 넘어지는 것을 보자, 그의 형제인 바람의 신들에게 명하여 그의
시체를 파플라고니아의 아이세포스 강가로 운반토록 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에오스는 시간의 여신들과 플레이아데스들을 데
리고 와서 죽은 아들을 보고 통곡했다. 밤의 여신도 그녀의 슬픔에 동
정하여 구름으로 하늘을 덮었다. 천지만물은 다 새벽의 여신의 아들을
애도했다. 에티오피아인들은 님프들의 숲 속을 흐르는 강가에 그의 묘
를 세웠다. 그리고 제우스는 그의 시체를 화장하는 나뭇더미의 불똥과
재를 새로 변하게 했는데, 화장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 놓은 나뭇더미
위에 서로 싸워 마침내 불꽃으로 떨어졌다. 매년 그가 죽은 날이 오면
새들은 다시 돌아와서 같은 방법으로 그의 장례를 거행한다. 에오스는
아들을 잃은 것을 언제까지나 체념할 수 없어서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우리는 매일 아침 풀 위에 내린 이슬의 형태로 그녀의 눈물을
볼 수 있다.
이 멤논의 이야기에는 고대 신화 속의 많은 이상한 이야기들과는 달
리, 그 기념할 만한 것이 오늘날에도 약간 남아 있다. 이집트의 나일
강변에는 두 개의 거대한 조각상이 서 있는데, 그 하나가 멤논의 상이
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그리고 고대 작가들의 기록에 의하면, 아침 해
의 최초의 빛이 이 상에 닿으면 상에서 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는 마치
하프의 현을 타는 소리와 흡사하다고 쐬어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그
상이 이러한 고대의 작가들이 전하는 상과 과연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
254
서는 다소 의문이 있다(이것은 아메노피스 3세의 상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또 그 이상한 소리에 대해서는 더욱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소리를 지금도 들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현대적인 증명이 없는 것이
아니다. 즉이 큰바위로된 상속에 들어 있는공기가그틈새라든가
구멍 사이를 뚫고 새나갈 때 나는 소리가 이러한 이야기의 근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그것이다.
아키스와 갈라더이아
스킬라는 옛날 시켈리아에 살고 있던 아름다운 처녀로서 님프들의 총
애를 받고 있었다. 구혼자가 많았으나, 그녀는 그들을 물리치고 바다의
님프 갈라테이아의 동굴로 가서 그들 때문에 성가셔 못 살겠다는 이야
기를 했다, 어느 날 여신은 스킬라가 자기의 머리를 빗겨 주고 있을
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대답했다.
"그러나 너를 성가시게 구는 자들은 인간이니까 대단찮아, 싫으면 물
리칠 수도 있지. 나는 네레우스의 딸이니까, 여러 자매들의 수호를 받
고 있으면서도 바닷속 깊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폴리페모스(외눈박이 거
인)의 연모를 피할 수 없단다."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물이 흘러 더 말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동정심이 많은 스킬라는 손가락으로 세심하게 눈물을 닦아 주며, 여신
을 위로하고는, "원컨대 당신의 슬픔의 원인을 말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갈라테이아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키스는 파우누스와 님프 나이아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를 몹시 사랑했으나 그들의 사랑도 나의 사
랑에 필적할 수는 없었다. 그때 그는 방년 23세로, 털이 양 볼에 가뭇
가뭇하게 나기 시작했지. 내가 그와의 교제를 원하는 만큼이나 키클로
아키스와 갈라테이아 255
프스도 나와의 교제를 원했다. 아키스를 사랑하는 마음과 키클로프스를
싫어하는 마음 가운데 어느 편이 더 강했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대답
할 수 없지. 같은 정도였으니까. 오, 아프로디테여, 당신의 힘의 위대
함이여! 이 무서운 거인, 숲의 공포, 어떤 나그네에게나 모두 피해를
입혔던 자, 그런 자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 대
한 사랑에 사로잡히자, 그의 양 떼와 곡식이 가득 찬 동굴도 잊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외모를 돌보기 시작했고, 남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
게 되었단다. 그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었고, 수염은 낫으로
베고 거친 용모를 물 속에 비춰 보면서 얼굴을 가다듬었다. 살육을 좋
아하는 사나운 성질도, 피를 갈망하는 성질도 가라앉았고, 그의 섬에
들르는 선박도 무사히 통과시켰다. 그는 큰 발자국을 남기며 해안을 이
리저리 걸어다녔고, 피곤하면 동굴 속에서 조용히 쉬곤 했단다, 그곳에
는 바다에 돌출한 절벽이 있었는데, 그 양쪽 해안에는 물결이 출렁거렸
다. 어느 날 키클로프스는 그곳에 올라앉아 있었지. 그의 양 떼는 주위
에서 놀고 있었고, 배의 돛대로도 쓸 수 있을 만큼 큰 지팡이를 옆에
놓고, 여러 개의 피리로 만든 악기를 손에 들고서는 산과 바다에 메아
리칠 정도로 노래를 불렀다. 나는 그때 사랑하는 아키스와 바위 밑에
숨어서 멀리서 들려 오는 거인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 그
노래는 나의 아름다움을 한없이 찬미하는 동시에 나의 무정함과 잔인함
을 맹렬히 비난하는 것이었단다.
노래를 끝내자 그는 일어섰다. 그리고 가만히 서 있을 수 없는 성난
황소처럼 숲 속으로 걸어왔다. 아키스와 나는 벌써 그의 생각을 잊었는
데, 돌연 그는 우리가 앉아 있는 앞으로 왔다, 그는 부르짖었다. '나는
너회들을 보았다. 이것이 너회들의 최후의 밀회가 되도록 하겠다.' 그
의 목소리는 성난 키클로프스만이 발할 수 있는 포효였다. 에트나 산은
그 소리에 떨고 나는 두려움에 못 이겨 바닷속으로 들어갔지. 아키스는
'날 살려줘요. 갈라테이아. 날 살려 주세요, 아버지, 어머니' 라고 부르
짖으며 몸을 돌려 도망쳤다. 키클로프스는 그를 추적했지. 그리고 산
256
쪽에서 바위를 떼어 내어 그를 향해 던졌다. 한 조각의 바위가 그를 스
쳤을 뿐이었는데도 그것으로 그가 박살날다.
나는 힘이 미치는 한까지 그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나는 강의 신
인 그의 조부의 여러 영예를 그에게도 부여했다. 자줏빛 피가 바위 밑
으로부터 흘러나왔으나, 점점 창백해지며 비에 흐린 시냇물같이 보이더
니, 나중에는 맑아졌다. 바위가 갈라져 열리더니, 그 사이로부터 물이
솟아 나오면서 즐겁게 속삭였지."
이리하여 아키스는 강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그 강을 아키스라고 부
르게 되었다.
257
트로이 전쟁
-
트로이의 목마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었는데, 어떤 때는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경우
도 있었다. 한때 그녀는 헤라 및 아프로디테와 자신의 아릉다움을 경쟁
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해서 일어났다.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흔식 때 불화의 여신 에리스를 제외한 모든
신들이 초대를 받았다, 자기만을 제외한 데 분격한 에리스는 손님들이
앉아 있는 연회석 가운데에다가 황금 사과를 하나 던졌는데, 그 사과에
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쐬어져 있었다, 그래서 헤라와 아프
로터테와 아테나는 제각기 그 사과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우스
는 이러한 미묘한 문제에 판결을 내리기를 원치 않아서 여신들을 이데
산으로 보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양치기 파리스가 제우스의 양 례를 돌보고 있었는
데, 파리스에게 그 심판이 맡겨졌다. 여신들은 저마다 파리스 앞에 나
타났다. 각기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게 하기 위하여, 헤라는
파리스에게 권력과 부를, 아테나는 전쟁에서의 영광과 공명을, 아프로
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얻어 주마고 약속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편을 들어 그녀에게 황금 사과를 주었다. 이
리하여 다른 두 여신은 그의 적이 되었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보호
아래 그리스로 항해하여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환대를 받았다. 그
런데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서 아프
로디테가 파리스의 아내로 예정한 여인이었다, 그녀에게는 구혼자가 많
았다. 그리고 그녀의 결단이 알려지기까지 그들은 모두가 구혼자 중의
한 사람인 오디세우스의 권유에 따르기로 하여, 그녀를 모든 박해로부
터 지켜 주고, 필요한 경우에는 그녀를 위하여 복수를 해주겠다고 서약
했다.
그녀가 메넬라오스를 선택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을 때, 파리스가 손
님으로 온 것이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설득하
여 트로이로 데리고 갔다. 이로부터 유명한 트로이 전쟁 -호메로스나
베르길리우스가 노래한 저 고대의 가장 위대한 시'리 주제가 된 전쟁
-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메넬라오스는 그리스의 족장들에게 공약을 이행하여 자기의 처를 탈
환하는 데 협력해 주도록 요구했다. 그들은 대부분 이에 응해서 출정했
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페넬로페와 결흔하여 처자와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므로, 이와 같이 귀찮은 일에 손을 댈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
는 주저했으므로 팔라메데스가 이타케에 도착하자, 오디세우스는 미친
것처럼 꾸미고 있었다. 그는 나귀와 황소를 쟁기에 매고 종자 대신 소
금을 뿌리기 시작했다.
괄라메데스는 그를 시험하기 위하여 그의 어린 아들 텔레마코스를 쟁
기 앞에다 놓으니, 그는 쟁기를 옆으로 비켰다. 이로써 그가 광인이 아
니라는 것이 증명되었으며, 따라서 일젝이 맹세했던 약속을 거절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자기 자신이 그 일에 참가하게 되었으므로, 오디
세우스는 참가하기 싫어하는 다른 족장들, 특히 아킬레우스를 참가시키
는 데 조력했다. 아킬레우스는 에리스가 분쟁의 황금 사과를 연회석에
던져 넣었던 바로 그 결흔식의 주인공이었던 테티스의 아들이었다. Ell
-일리아드-오디세이아-및 -아이네이스-.
트로이 전쟁 259
티스 자신은 바다의 님프로서 신의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자기 아들이
원정에 참가하면 트로이 전선에서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는 아들의
참전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를 리코메데스 왕의 궁정으로 보
내어, 여자로 변장하고 왕의 딸들 사이에 몸을 숨기도록 했다. 오디세
우스는 아킬레우스가 그곳에 있다는 말을 듣고, 상인으로 변장하여 궁
정으로 갔다. 그리고 여자의 장식품을 팔려고 내놓았는데, 그 속에는
약간의 무기도 섞여 있었다. 그러자 왕의 딸들은 다른 물건에 열중했는
데 아킬레우스는 무기를 만졌다. 그래서 예민한 오디세우스에게 정체가
발각되었다. 오디세우스는 그를 설득하여 그의 어머니의 신중한 권고를
무시하고 다른 동포와 같이 전쟁에 참가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프리아모스트는 트로이의 왕이었고, 양치기이면서 헬레네를 유혹했던
파리스의 아버지였다. 프리아모스트는 파리스를 남몰래 양육하였다. 왜
냐하면 그가 장차 국가의 화근이 되리라는 불길한 징조가 유년시절부터
그에게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징조는 마침내 실현될 것같이
보였다. 왜냐하면 그리스군이 전에 없었던 대규모의 군비를 갖추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미케네의 왕이요, 피해를 입은 메넬라오스의 형 아가
멩논이 총지휘자로 선출뤘다.
아킬레우스는 그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무장이었다. 그 다음은 아이
아스였는데, 그는 몸집이 크고 대단히 용감했으나, 머리가 둔했다. 또
한 디오데스는 영웅다운 자질에 있어서 아킬레우스 다음가는 무장이었
다. 오디세우스는 지혜로 유명했으며, 네스토르는 그리스군의 지휘자
가운데 최연장자로서 고문격으로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트로이도 만만
한 상대는 아니었다. 국왕 프리아모스는 이제는 늙었으나 젊었을 때에
는 현명한 군주로서 국내에서는 선정을 베풀고 국외로는 이웃 여러 나
라들과 동맹을 체결하여 국력을 증강하였다, 그리고 그가 왕위를 유지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주였던 아들 헥토르는 고대 이교도 중에서 가장
고귀한 인물 중의 하나였다. 그는 처음부터 조국의 멸망을 예감했지만,
영웅적인 저항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조국의 운명을 이와 같이 위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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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게 한 부정행위를 정당시하지는 알았다. 그는 안드로마케와 결흔했다.
그리고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그의 성격은 무장으로서의 성격에 못지
않을 정도로 훌릉했다. 헥토르 이외에 트로이군의 중요 지휘자로는 아
이네이아스, 데이포보스, 글라우코스, 사르페돈 등이 있었다.
2년간 전비를 갖춘 다음, 그리고 함대와 군대는 보이오티아의 아울리
스 항에 집결했다. 이곳에서 아가멤논은 수렵을 하다가 아르테미스에게
봉헌된 수사슴을 죽였다. 그러자 여신은 그 복수로 군대 안에 악질을
퍼뜨리고, 배를 항구로부터 떠나지 못하게끔 바람을 잠들게 했다. 이때
예언자 칼라스는 처녀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처녀를 그 제
단에 회생물로 제공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고, 그 처녀는 범죄자의
딸 이외에는 용납되지 않으리라고 선언했다. 아가멤논은 아무리 싫더라
도 승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딸 이피게네이아를 아킬레우스와
결혼시킨다는 구실 아래 불러왔다. 그녀가 회생되려는 순간 여신은 노
여움을 풀고, 그녀가 있던 자리에 암사슴을 한 마리 남겨 놓고, 그녀를
납치하여 구름으로 몸을 가리고 타우리스로 데리고 가서는 자기 신전의
사제로 삼았다.
이윽고 순풍이 불어서 함대는 출범하여 무사히 군대를 트로이 해안에
옮겨 놓았다. 트로이군은 그리스군의 상륙을 저지하려고 진격하였다,
최초의 공격에서 프로테실라오스는 헥토르의 손에 걸려 전사했다. 프로
테실라오스는 그를 가장 사랑하는 아내 라오다메이아를 집에 남겨 놓았
다. 남편이 전사했다는 통지에 접하자, 그녀는 오직 세 시간 동안만 남
편과 말하게 해주십사고 신들에게 탄원했다, 그리고 이 탄원은 허용되
었다.
헤르메스가 프로테실라오스를 이 세상으로 다시 데리고 왔다. 그가
두 번째로 죽을 때 라오다메이아도 그와 더불어 죽었다. 전설에 의하
면, 님프들이 그의 분묘 주위에 느릅나무를 여러 그루 심었는데, 이 나
무들은 트로이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이 자란 후에 말라 죽고는
다시 뿌리로부터 새로운 가지가 나왔다고 한다.
g일리아드~ 2sl
-일리아드-
전쟁은 결정적인 승패 없이 9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던 차에 그리
스군에게 치명적이라고도 할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아킬레우스
와 아가멤논 사이의 불화였다. 호메로스의 위대한 서사시 -일리아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리스군은 트로이에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였으
나, 그 이웃에 있는 동맹국들을 공략하였다. 그리고 전리품을 나눌 때,
크리세이스라는 여자 포로는 아가멤논의 차지가 되었다. 포로 크리세이
스는 아폴론의 사제 크리세스의 딸이었다. 그래서 크리세스는 사제의
표지를 몸에 지니고 와서 딸을 방면해 주기를 간청했다. 하지만 아가멤
논이 거절했으므로 크리세스는 자기 딸을 내놓을 때까지 그리스군을 괴
롭혀 달라고 아폴론에게 탄원했다.
아폴론은 자신의 사제의 소원을 들어 주어, 매우 악한 사자를 그리스
군 진영에 보냈다. 이리하여 신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역병을 피할 방
책을 강구하기 위한 회의가 소집되었다.
아킬레우스는 대담하게 그들의 재난이 크리세이스를 억류한 데 기인
한 것이라 하여, 그 책임을 아가멤논에게 전가시켰다. 아가멤논은 노하
여 그의 포로를 석방하는 데 동의했으나 그 대신 전리품을 나눌 때 아
킬레우스의 차지가 된 여자 포로를 자기에게 넘겨 달라고 아킬레우스에
게 요구하였다. 아킬레우스는 이에 복종하였으나, 이후 자기는 전쟁에
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그의 군대를 본진 (布陣)에서 퇴각시키
고, 바로 그리스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남녀 신들도 이 유명한 전쟁에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졌
다. 신들은 그리스군이 지구전을 하면서 그들 스스로 전쟁을 포기하지
만 않는다면 결국엔 트로이가 패배할 운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양군에 각각 가담한 신들의 회망과 근심을 자극할 우연의 여지
는 아직 남아 있었다.
262
헤라와 아테나는 파리스에게 자기들의 미를 멸시당했으므로, 트로이
군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다. 아프로디테는 그와 상반된 이유로 트로이
군 편을 들었다. 아프로디테는 자기를 숭배하고 있는 아레스를 트로이
편에 가담케 했으나 포세이돈은 그리스 편을 들었다. 아폴론은 중립을
지켰으나, 때론 트로이 편을, 때론 그리스 편을 들었다. 제우스 자신은
유명한 군주 프리아모스를 사랑했으나 어느 정도 공평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예외의 경우도 있었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자기의 아들에게 가해진 로욕에 몹시
분노했다. 그래서 곧바로 제우스의 궁전으로 달려가서 트로이군이 승리
하게 함으로써 그리스군으로 하여금 아킬레우스에게 가한 옳지 못한 행
동을 후회하도록 해주십사고 탄원했다. 그러자 제우스는 승낙했다. 그
다음 행해진 전투에서는 트로이군이 크게 승리했다. 그리스군은 싸움터
에서 좇겨 배 안으로까지 퇴각했다.
그래서 아가멤논은 회의를 열어 가장 현명하고 용감한 무장(武裝)들로
부터 의견을 들었다. 네스토르는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내 싸움터로
귀환하도록 설득할 것과 아가멤논이 그의 비행을 보상하기 위하여 분쟁
의 원인인 여인에게 선물을 많이 주어서 아킬레우스에게 돌려보내야 한
다고 충고했다. 아가멤논은 이 의견을 승낙하여, 오디세우스와 아이아
스와 포이닉스를 아킬레우스에게 사죄의 사절로 파견했다. 그들은 임무
를 수행했다. 하지만 아킬레우스는 그들의 간청을 듣지 않았다. 그는
전장으로 되돌아갈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지체없이 그리스로 배를 돌릴
것을 주장했다.
그리스군은 배 주위에 방벽을 구축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는 트
로이를 공격하는 대신 그 방벽 안에서 오히려 자기들 자신을 공격하는
형세가 되었다.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파견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다음
날, 새로운 전투가 벌어졌다. 트로이군은 제우스의 구원으로 승리를 거
두었고, 그리스군의 방벽 일부를 뚫고서는 배에다 불을 지르려고 했다.
이때 그리스군의 위기를 바라보던 포세이돈이 구원하러 나섰다. 그는
-일리아드~ 2s3
예언자인 칼카스의 몽으로 변장하고 나타나서는 큰소리로 장병들을 격
려하고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호소하며 뛰어다녔다. 그 때문에 그
리스군의 사기도 크게 충천해 트로이군을 퇴각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
었다. 아이아스는 여러 가지 용감한 행위를 했으며, 마침내 헥토르와
맞붙게 되었다, 아이아스가 소리내어 도전하자 헥토르는 이에 응답하며
거대한 무장인 아이아스에게 창을 던졌다. 그것은 잘 겨냥되어 아이아
스의 가슴의, 칼을 맨 띠와 방패를 맨 띠가 십자형으로 교차되는 부위
를 적중시켰다. 그러나 칼과 방패가 창이 관통하는 것을 막았기 때문에
아무런 부상도 입히지 못하고 창은 땅에 떨어졌다. 이제 아이아스가 큰
돌-이것은 배를 묶어 두는 돌이었다-을 집어 들고 헥토르를 향해
던졌다. 돌은 헥토르의 목을 맞혀 그를 땅에 넘어뜨렸다. 그의 부하들
은 곧 그가 부상당하여 기절한 것을 알고서 물러갔다.
이같이 포세이돈이 그리스군을 원조하여 트로이군을 물리치고 있을
동안에 제우스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왜냐
하면 헤라의 간계에 빠져 싸움에 대하여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헤라는 갖은 수단을 써서 매력적으로 몸을 꾸몄는데, 특히 케스토스라
는 허리띠를 아프로디테로부터 빌린 것은 특기할 만하다. 왜냐하면 이
허리띠는 그것을 띠고 있는 자의 매력을 더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이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헤라는 이렇게 몸을 꾸미고서 남편 곁
으로 갔다, 그가 바라본 그녀의 매력은 대단하였으므로, 지난날의 불타
는 사랑이 다시 되살아났다. 그리고 그는 전쟁이나 그 밖의 다른 국사
도 잊어버리고 그녀만을 생각하고, 전쟁은 되는 대로 방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태는 오래 계속되지 않았다. 눈을 지상으로 돌려 헥
토르가 부상을 입고 고통을 당하고 거의 생명이 끊어질 지경임을 보고
서 제우스는 크게 노하여, 헤라를 물러가게 하고 이리스(무지개의 여신)
와 아폴론을 불러오라고 분부했다. 그러고는 불려온 이리스를 포세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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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단히 빨리 이행되어 아직 전투가 한창 계속되고 있는 동안에 헥토르는
싸움터로 되돌아갔고, 포세이돈은 자기의 영지로 물러갔다.
파리스가 쏜 화살이 아이클레피오스(의술의 신)의 아들 마카온을 부상
시켰다. 그는 아버지의 의술을 계승하였으므로, 용감한 무장으로서뿐만
아니라 군의 (軍營)로서 그리스군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네스
토르는 마카온을 그의 이륜전차에 태우고서 싸움터로부터 이송했다. 그
들이 아귈레우스의 함대 곁을 지날 때 아킬레우스는 늙은 네스토르를
알아보았지만, 부상당한 장군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는 자기의
막료요, 가장 친한 친구인 파트로클로스를 불러 네스토르의 진영으로
파견하여 물어 보았다.
파트로클로스는 네스토르의 진영에 도착하여 마카온이 부상당한 것을
보았다. 그러고는 자기가 방문한 이유를 말하고 곧장 돌아가려고 하였
는데, 네스토르가 그를 붙잡고 그리스군의 비참한 상황을 모두 이야기
했다. 네스토르의 얘기를 듣고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와 자기가 트
로이를 향하여 출발할 때 각자의 아버지로부터 서로 다른 충고를 받았
던 것 -아킬레우스는 최대의 공명을 올리도록, 파트로클로스는 연장
자로서 그의 친구를 감독하여 그 미숙함을 지도해 주도록 충고를 받았
다-을 상기했다. 네스토르는 계속 말했다.
"지금이야말로 그대들 아버지들의 충고를 이행할 시기요. 신들이 허
용한다면 그대는 아킬레우스를 다시 싸움터로 나오도록 할 수 있을 것
이오. 그렇잖으면 그의 병정이라도 싸움터로 보내도록 해주시오. 그리
고 그대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나오시오. 그러면
그 광경만 보아도 트로이군은 달아날 것이오."
파트로클로스는 네스토르의 말을 듣고 대단히 감동했다. 그리고 그가
본 것과 들은 것을 모두 되풀이하여 생각하면서 아질레우스가 있는 곳
으로 속히 돌아갔다. 그는 최근까지 자기들의 막료였던 무장들의 진영
에서 본 비참한 상황을 아킬레우스에게 말했다. 디오메데스, 오디세우
스, 아가멤논, 마카온 등과 같은 장군들이 다 부상을 입었으며. 방벽은
-일리아드~ 2ss
파괴되고 함선 속에 침입한 적들은 그것을 불살라서 그리스군이 고국으
로 돌아갈 모든 수단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함선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아킬
레우스는 이 광경에 마음이 풀려 파트로클로스에게 그의 소원대로 미르
미도네스(아킬레우스의 병사들은 이렇게 불렸다)를 싸움터로 인솔해 갈 것
을 허락하고 갑읏도 빌려 주었다. 그것은 파트로클로스가 이 갑옷을 입
음으로써 트로이군들의 마음속에 공포를 불러일으키려는 생각에서였다.
곧 병사들이 정렬되었고, 파트로클로스는 찬란한 갑옷을 입은 후 아킬
레우스의 이륜전차에 올라타고서는 병사들의 선두에 나섰다.
그러나 떠나기 전에 아킬레우스는 적을 물리칠 정도에 그치라고 엄격
히 당부했다. 그리고 "나 없이 트로이군을 추격하지는 마라. 그것은 오
히려 내 명예를 손상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고
병사들에게 훈시하고서 의기충천해 있는 그들을 싸움터로 내보냈다.
파트로클로스와 그의 군대는 곧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뛰어들었다. 이 광경을 보고서 기쁨에 넘친 그리스군은 소리를 질렀고
환호성은 함선에 메아리쳤다. 트로이군은 유명한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보자, 공포에 떨며 달아날 곳을 찾기에 바빴다. 배를 점령하고 불을 지
른 자들이 제일 먼저 달아났으므로, 그리스군은 배를 탈환하여 불을 전
다. 그러자 나머지 트로이군도 당황하여 서둘러 도망쳤다. 아이아스와
메넬라오스, 네스토르의 두 아들은 가장 용감하게 싸웠다. 이 때문에
적장 헥토르는 부득이 말머리를 돌려 포위망을 뚫고서 퇴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의 부하들은 도망치려고 구렁 속에서 허덕거렸다. 파트로
클로스는 눈앞에 있는 적병을 쏜고 많은 자를 무젤렀는데 감히 그에게
저항하는 자가 없었다.
드디어 제우스의 아들인 사르페돈이 파트로클로스와 맞붙게 되었다.
제우스는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닥쳐을 운명으로부터 그를
구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헤라는 만약 제우스가 그런 짓을 하면 하늘에
있는 다른 신들도 그의 선례를 따라서 자기들의 자손이 위태롭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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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하게 되리라고 암시했다. 당연한 말이므로 제우스는 이 말에 따랐
다. 사르페돈이 창을 던졌으나 파트로클로스를 맞히지 못했다. 그러나
파트로클로스가 던진 창은 사르페돈의 가슴을 꿰뚫어 사르페돈은 쓰러
졌다. 그리고 자기의 시체를 적의 손에 넘기지 말라고 친구들에게 호소
하면서 절명했다, 그러자 그의 시체를 점유하려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
졌고 결국 그리스군이 승리하여 그의 캄옷을 벗겼다.
제우스는 아들의 시체가 수모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그의
명령을 받은 아폴론이 병사들 속에서 사르페돈의 시체를 탈취하여 쌍등
이 형제인 '죽음'과 '잠' 에서 보살피도록 맡겼다. 그들에 의하여 시체
는 사르페돈의 고향인 리키아로 이송되어 정중한 장례가 거행되었다.
이 정도까지는 파트로클로스도 생각대로 성공을 거두고 트로이군을 물
리치거나, 자기편의 힘을 되살리고 있었다. 그러나 곧 운명의 변화가
닥쳐왔다. 헥토르가 이륜차를 타고 그에게 대항해 왔던 것이다. 파트로
클로스는 헥토르를 향하여 커다란 돌을 던졌다. 하지만 돌은 빗나가 Dt
부인 케부리오네스를 맞혔고, 그는 이륜차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헥토르는 이 전우를 도우려고 전차에서 뛰어내렸다. 그러자 파트로클로
스도 뛰어내려 자기의 승리를 완결지으려 했다. 이와 같이 하여 두 영
웅은 대치하였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시인 호메로스는, 헥토르에게
승리의 영예를 주기 싫어한 듯, 아폴론이 그의 편을 들어서 파트로클로
스를 무찔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폴론이 파트로클로스를 쳐서 머리에
서 투구를 벗기고 손에서 창을 떨어뜨리게 하였다는 것이다. 동시에 무
명의 한 트로이 병사가 그의 등에 상처를 입히자, 헥토르가 돌진하여
창으로 찔렀는데, 이때 파트로클로스는 치명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러자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랫으려고 무서운 격전이 일어났다. 결
국 그의 갑옷만 헥토르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헥토르는 조금 물러서서
자기의 갑옷을 벗어 아킬레우스의 갑옷으로 갈아입고서 전투를 다시 시
작하였다. 아이아스와 메넬라오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보호하였
고, 헥토르와 그의 가장 용감한 병사들은 그것을 잴취하컨;7 31~93rl
-일리아드~ 267
승부를 끝내지 못한 채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는 속에 제우스는 하늘의
전면을 검은 구름으로 뒤덮었다. 번갯불이 번쩍이고 뇌성 벽력이 일었
다. 아이아스는 주위를 돌아보면서 아킬레우스에게 친구의 죽음과 그
유해가 적의 수중에 들어갈 위험성이 절박하다는 것을 고하기 위해서
적당한 사자를 구하려 했으나 발견할 수가 없었다.
이때 그가 외쳤던 탄식은 유명한 구절로 흔히 인용되고 있다.
하늘파 땅의 아버지여 !
제발 이 검은 구름 밑에서
아카이아의 대군(그리스군) 을 구출해 주십시오.
하늘을 맑게 해주십시오.
낮을 부여해 주십시오.
또 당신의 뜻이라면 우리들의 몸을 산산이 부서지게 하십시오.
그러나 오-낮만은 부여해 주십시오.
-쿠퍼 옮김
또 포프(1688h1744,영국의 시인)의 번역에 의하면
땅과 하늘의 주인이시여 !
오, 왕이여! 오, 아버지여!
저의 천박한 기도를 들어 주십시오!
이 구름을 몰아 버리고,
다시 하늘의 빛을 내려 주십시오.
무엇을 볼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이 아이아스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리스군이 멸망할 운명이라면
우리들도 그 뜻에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제발 우리를
대낮의 햇빛 속에서 죽게 해주십시오!
變體b"---EA-b--
2t18
드디어 제우스는 구름을 거둬들였다. 그제야 아이아스는 안틸로코스
를 아킬레우스에게 파견하여 파트로클로스의 죽음과 그의 유해를 둘러
싸고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게 했다. 그리스군
은 마침내 유해를 배 있는 곳으로 운반했는데, 뒤에서는 헥토르와 아이
네이아스와 그 밖의 트로이군이 육박하여 추격했다.
아킬레우스가 친구의 부음을 듣고 어찌나 슬퍼하였는지, 안틸로코스
는 그가 자살이나 하지 않을까 한때 걱정할 정도였다. 아킬레우스의 신
음 소리는 바닷속 깊이 살고 있는 어머니 테티스의 귀에까지 들려, 테
티스는 그 원인을 묻기 위해 그에게로 직행했다. 가보니 그는 자기가
너무나 원한을 풍었기 때문에 친구를 죽게 하였다는 자책에 안절부절못
하고 있었다.
그의 유일한 위안은 복수하는 길이었다. 그는 헥토르를 찾아서 바로
날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지금 갑옷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내일 아침까지만 기다린다면
전번 것보다 더 훌릉한 갑옷을 한 벌 헤파이스토스에게서 얻어다 주마
고 약속했다. 그가 어머니의 말에 따르자, 테티스는 바로 헤파이스토스
의 궁전으로 갔다. 가보니 그는 자기의 대장간에서 자신이 사용할 삼각
가를 만드는 데 분주했다. 이 대는 실로 교묘하게 만들어져서 필요할
때에는 자동적으로 나왔고 불필요할 때에는 역시 자동적으로 물러갔다.
헤파이스토스는 테티스의 土청을 듣고는 하던 일을 즉시 중단하고 그
녀의 土망에 응해 서둘러 제작에 들어갔다. 그는 아킬레우스를 위해서
훌릉한 무구를 한 벌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곰곰이 궁리를 하여
장식한 방패를 만들고, 다음에는 꼭대기에 금을 단 투구를, 또 그 다음
에는 칼이나 창이 들어갈 수 없는, 갑옷의 가슴받이와 정강이받이를 만
들었는데, 그것은 모두가 아킬레우스의 몸에 잘 맞고 정교하게 만들어
졌다. 이것들은 모두 하룻밤에 완성되었다. 테티스는 그것을 받아 가지
고 지상으로 내려가서 새벽녘에 아킬레우스의 발 밑에 갖다놓았다.
파트로클로스가 죽은 이래 아킬레우스가 느긴 최초의 기쁨은 이 흘릉
d:일리아드~269
아킬레우스의 방패를 만드는 헤파이스토스와 키클로프스들
한 갑옷을 대했을 때였다. 새로운 갑옷을 입은 그는 진영으로 나아가 모
든 무장들을 회의에 소집하였다. 그들은 빠짐없이 다 모였다. 그는 그들
에게 아가멤논으로부터 연유한 여러 불행한 일을 통탄하면서 속히 싸움
터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미 아가멤논에 대한 감정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아가멤논이 모든 책임을 불화의 여신 에리스에게 돌려 적
절한 대답을 했으므로, 두 영웅 사이에 완전한 화해가 이루어졌다.
아킬레우스는 분노와 복수심에 룰타서 출전하였으므로, 그에 대항할
자가 없을 정도였다. 가장 용감한 무장들도 그 앞에서는 도망치거나 그
의 창에 맞아 쓰러졌다. 헥토르는 아폴론의 경고를 받아들여 접근을 피
했다. 아폴론은 프리아모스의 아들 가운데 하나인 리카온의 모습으로
분장하여 아이네이아스를 고무하여 아킬레우스에게 대항케 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자기가 아킬레우스만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전투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는 혜과이스토스가 만든 방패를 향해 온
힘을 다하여 창을 던졌다. 그 방패는 다섯 개의 금속판으로 돼 있었다.
두 개는 놋쇠로, 다른 두 개는 주석으로, 나머지 한 개는 금으로 되어
270
있었다. 창은 두 개의 판을 관통하고 세번째 판에서 정지했다. 다음에
아킬레우스가 던진 창은 멋지게 명중했다. 그것은 아이네이아스의 방패
를 관통하였으나 그의 어깨 부근에서 빗나가서 상처를 내지는 못하였
다. 그러자 아이네이아스는 지금 사람 같으면 두 사람의 힘으로도 들
수 있을까 말까 한 큰 돌을 들고서 던지려고 하였고, 아킬레우스는 칼
을 빼들고서 아이네이아스에게 돌진하려고 했다. 그 순간에 포세이돈은
전투 상황을 보고 빨리 구하지 않으면 필시 아이네이아스가 피살되리라
생각하고, 그를 불쌍히 여겨 구름을 두 사람 사이에 퍼뜨렸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를 땅에서 들어올려 무장들과 군마의 머리 위를 넘어 후방
으로 운반했다.
아킬레우스는 구름이 걷힌 뒤에 그의 적수를 찾아보았으나 없어졌으
므로, 괴상한 일이라 생각하고 다른 적에게 무기를 돌렸다. 그러나 아
무도 그에게 대항하는 자가 없었다. 한편 프리아모스가 성벽 위에서 내
려다보니, 트로이의 전 군대가 성안을 향해서 전력을 다하여 도주하고
있었다. 그는 곧 도망치는 병사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문을 활짝 열도
록 명령했다. 그러나 아킬레우스가 곧바로 육박해 왔으므로 성문을 닫
을 겨를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아폴론은 프리아모스의 아들 아게노
르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잠시 동안 아킬레우스에게 대항하고서는 몸을
돌이켜 이 도시에서 탈출하였다.
아킬레우스가 적을 추격하여 성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이윽고 아폴론이 정체를 드러냈다. 아킬레우스는 속은 것을 깨닫고
추격을 단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성안으로 도퍼했지만 헥토르는 일전을 불사할 각
오로 성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늙은 아버지는 성벽에서 그를 부
르며 퇴각하여 적과의 충돌을 피하라고 애원했으며, 어머니 헤카베도
똑같은 말로 간청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헥토르는 흔자 중얼거렸다,
"나 자신이 명령하여 오늘의 회전을 하게 된 것이고, 많은 부하들이
전사했는데, 내 어찌 한 사람의 적을 두려워하여 피한단 말인가. 그러
-일리아드~271
나 내가 그에게 헬레네와 그녀의 모든 재물과 그 위에 우리들 자신의
풍부한 재물까지도 다 양도한다고 제안하면 어떨까? 그래서는 안 되지.
너무 늦어-그는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말하는 동안에 나를 죽일 거
야?
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 아킬레우스는 군신 아레스처럼
무서운 형상으로 접근하여 왔는데, 그의 갑옷은 그가 움직일 때마다 번
갯불같이 번쩍거렸다. 이 광경을 보자 헥토르는 원기를 잃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킬레우스는 재빨리 추격하였다. 그들은 성벽을 끼고 달렸
으며, 그 주위를 세 바퀴나 돌았다. 헥토르가 성에 접근하자, 아킬레우
스는 그를 가로막아 더 넓은 곳으로 나가 돌게 했다. 그러나 아폴론이
헥토르의 힘을 지지하여 피로로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했다.
그러자 여신 아테나는 헥토르의 가장 용감한 동기간인 데이포보스의
모습으로 분장하여 돌연 헥토르의 곁에 나타났다. 헥토르는 그를 보자,
기뻐하고 용기를 얻어 도망을 중지하고 아킬레우스에게 대항하고자 몸
을 돌렸다. 헥토르는 그에게 창을 던졌다. 창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맞고 튕겨 나갔다.
이에 헥토르가 데이포보스의 손에서 다시 던질 창을 받으려고 뒤를
돌아보았을 때, 데이포보스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헥토르는 자기의
운명을 깨닫고 말했다.
"아! 이제 나의 죽음이 다가왔나 보다! 나는 데이포보스가 곁에 있는
줄 알았는데 아테나가 나를 속이다니! 데이포보스는 아직 트로이 성안
에 있다. 그러나 부끄러운 죽음은 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허리에서 칼을 빼어 들고 돌진해 갔다. 아킬레
우스는 방패로 몸을 방어하면서 헥토르가 접근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
다.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의 창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자, 아킬레우스
는 갑옷에 가려지지 않은, 따라서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목 부분을 겨냥
해 창을 던졌다, 헥토르는 치명상을 입고 그 자리에 곧바로 쓰러지면서
힘없이 말했다.
272
-産業理
르-
(일리아드~ 273
"나의 시체만은 돌려주시오! 나의 부모에게 몸값을 받고 돌려주시오.
그리고 트로이의 아들 딸들로부터 장례를 받도록 해주시오. "
이 말에 아킬레우스는 대답했다.
"나쁜 놈 같으니. 몸값이니 동정이니, 그따위 말은 듣기도 싫다. 네
가 얼마나 나에게 괴로움을 끼쳤는가를 생각해 보라. 안 된다. 어떻게
든 너의 시체가 개밥이 되는 것을 면하게는 않겠노라. 아무리 몸값을
많이 가져오고 너의 몸무게쓱 비등한 금을 가지고 온다 하더라도 다 거
절하겠다. "
이렇게 말하면서 아킬레우스는 시체에서 갑옷을 벗기고 노끈으로 발
을 결박한 후 이륜전차 뒤에 매달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륜전차에
올라 말에 채찍질을 하여 트로이 성 앞에서 시체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
다. 이와 같은 광경을 본 프리아모스 왕과 왕후 혜카베의 비통한 마음
은 무엇으로도 다 형용할 수 없었다. 신하들은 뛰어나가려는 왕을 겨우
제지했다. 그는 땅에 몸을 던지고 신하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빨리 놓아
주도록 애원했다, 혜카베의 슬픔도 왕에 못지않게 치밀어올랐다.
시민들은 울면서 그들의 주위에 서 있었다,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
가 일을 하고 있는 시녀들 사이에 앉아 있던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
의 귀에도 들려 왔다. 그녀는 불길함을 예감하면서 성벽 쪽으로 나갔
다, 그곳에 벌어진 광경을 보았을 때, 그녀는 하마터면 성 위에서 거꾸
로 떨어질 뻔했으나, 기절하여 다행히 시녀들의 팔 속에 쓰러졌다. 정
신이 돌아오자 그녀는 조국은 멸망하고 자신은 포로가 되고 아들은 이
방인들의 동정을 구하며 걸식하는 광경을 눈에 그리면서 자신의 운명을
한탄했다.
아킬레우스와 그리스군은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자에 대해 원수를 갚
은 후에,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나뭇더미가
세워지고 시체는 엄숙히 화장되었다. 다옴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기가
거행되었다, 그것은 이륜전차 경주,레슬링 ,권투-궁술 등이었다. 그
리고 무장들은 장례의 향련에 삼석한 뒤 돌아가서 쉬었다, 그러나 아킬
274
理法現業情理理-理
레우스는 향연에도 참석하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았다. 친구를 잃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전투와 위험한 바다에서 그리고 얼
마나 어려운 곤경과 위험한 경지에서 고생을 같이하였던가!
날이 새기도 전에 그는 막사를 나와 이륜마차에 준마를 매고서, 헥토
르의 시체를 끌기 위해 뒤에 달았다. 그러고는 파트로클로스의 무덤 주
위를 두 바퀴 돈 뒤에 시체를 땅에 그대로 방치하였다. 그러나 아폴론
은 이러한 학대를 받으면서도 시체가 찢기거나 손상당하지 않게 하였
고, 모든 더러움과 모독으로부터 방어했다.
아킬레우스가 이와 같이 용감한 헥토르를 모독함으로써 분노를 풀고
있는 동안에 헥토르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가 테티스를 불렀다. 그러고
는 아들한테로 가서 헥토르의 시체를 트로이군에게 반환토록 설득하라
고 분부했다. 그리고 제우스는 무지개의 여신을 프리아모스 왕에게 파
견하여, 용기를 내어 아킬레우스한테 가서 아들의 시체를 반환해 줄 것
을 요청하라고 일렀다. 무지개의 여신이 말을 전하자, 프리아모스는 이
에 복종하여 준비를 갖추었다.
그는 먼저 보물 창고를 열고 풍부한 의복과 직물과 금 10탈란톤과 두
개의 훌릉한 삼각가와 정묘하게 만든 금잔을 꺼냈다. 그리고 아들을 불
러 자기의 가마를 내와 그 속에 아킬레우스에게 몸값으로 지불할 예정
인 여러 물건들을 싣게 하였다. 준비가 다 되자, 늙은 왕은 자기와 같
은 연배인 마부 이다이오스 한 사람만을 데리고 성문에서 나와 황후 헤
카베 및 모든 친지들과 작별했는데, 그들은 왕이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하여 비탄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제우스는 이 늙은 왕의 모습을 보고 불쌍히 여겨, 헤르메스를
그의 안내자 겸 보호자로 파견했다. 헤르메스는 젊은 무장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두 늙은이 앞에 나타났다. 헤르메스를 본 그들이 도망을 칠
까, 항복을 할까 주저하고 있는데, 그는 다가가서 프리아모스의 손을
잡고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그들을 안내해 주마고 제안하였다. 프리아모
스가 이 제안을 쾌히 받아들이자, 혜르메스는 마차에 올랐고 고삐를 잡
-일리아드~275
고 얼마 안 가서 그들을 아킬레우스의 막사로 데리고 갔다. 헤르메스는
그의 지팡이의 마력으로 모든 수비병들을 잠들게 하여 아무런 제지도
당하지 않고, 두 무장들을 대동하고 막사에 앉아 있던 아킬레우스에게
로 프리아모스를 안내했다. 늙은 왕은 아킬레우스의 발 밑에 몸을 던지
고 그의 아들들을 많이 죽인 그 무서운 손에 입맞추며 말했다.
"오! 아킬레우스여. 당신의 아버지가 나와 같이 늙고 인생의 황혼기
에 처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이라도 이웃 나라의 어떤 장수가
아버지를 억압하고 있는데, 곁에는 아버지의 재난을 구해 줄 사람이 아
무도 없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때에도 아버지는 아들 아킬레우스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아들과 대면할 수 있으리라
는 희망을 가지고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최근까지 트로이의 꽃
이었던 아들들을 다 잃었기 때문에 아무 위안도 없습니다. 단지 마지막
하나가 남아 있습니다. 어떤 아들보다도 노년의 나에게 힘이 되었던 아
들이었습니다만, 그도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당신의 손에 걸려 죽었
습니다. 나는 그의 몸값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보물을 가지고 왔습
니다. 아킬레우스여, 신들을 두려워하십시오! 당신의 아버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생각을 해서라도 나를 불쌍히 여기십시오1"
이런 말은 아킬레우스를 감동시켰다, 그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버지
와 죽은 친구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프리아모스의 백발을 보고 아
킬레우스는 연민의 정을 금할 수 없어 그를 일으켜 세우면서 말했다.
"프리아모스여, 나는 당신이 어떤 신에 인도되어 이곳에 온 줄 압니
다. 왜냐하면 신의 원조 없이 인간의 몸으로는 혈기왕성한 청년일지라
도 감히 이곳에 오려고 하지 못했으니까요. 당신의 청을 들어 주겠습니
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제우스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임에 틀림없으니까
9.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일어서서 두 친구와 더불어 밖으로 나가 마차
에서 다른 짐은 모두 내려놓고 시체를 덮을 두 벌의 외투와 한 벌의 옷
만을 남겨 놓았다, 그리고 시체를 마차에 올려 놓고 외투와 옷으로 시
27~
체를 덮었다. 그것은 시체를 트로이로 운반하는 동안에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아킬레우스는 장례를 위하여 12일간의 휴전을
허용하기로 약속한 후에 노왕과 그의 시종을 물러가게 하였다.
마차가 성내에 가까워지자, 멀리 성에서 이를 바라보던 군중은 영웅
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보려고 물려나왔다. 헥토르의 어머니와 아내가
제일 먼저 달려와서 시체에 다가가자, 새로운 비탄의 눈물이 흘러 넘쳤
다. 군중들도 그들과 함께 울었고, 해가 질 때까지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이윽고 날이 새자, 장례 준비가 시작되었다. 9일 동안 사람들은 나무
를 가지고 와서 화장할 단을 쌓았다. 그리고 열흘 만에 그 위에 시체를
놓고 불을 댕겼다. 트로이 군중들은 몰려나와서 화장단을 둘러쌌다. 나
무가 다 타버리자 그들은 남은 불덩이에 물을 뿌려서 끄고는 유골을 모
아 황금 항아리 속에 넣은 후, 땅속에 묻고 그 위에 돌로 봉분을 쌓아
올렸다.
이러한 명예를 일리온은 그 영웅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위대한 헥토르의 영혼도
평화로이 잠들었다.
트로이외 함락
포프I)옮김
-일리아드-의 이야기는 헥토르의 죽음으로 끝났다. 그러므로 우리들
이 그 밖의 영웅들의 운명에 대해서 알려면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그
1)포프가 영어로 옮긴 (일리아드)는 제 -권 1015-1016행의 구절로 끝나 있다.
트로이의 함락 277
이후의 작품을 살펴보아야 한다, 헥토르가 죽은 뒤에도 트로이는 곧바
로 함락되지 않고 새로운 동맹자로부터 뭔조를 얻어 저항을 계속했다.
이들 동맹자 중의 한 사람은 에티오피아의 왕 멤논이었는데, 그에 관
한 이야기는 이미 한 바 있다. 또 한사람은아마존의 여왕펜테실레이
아였는데, 그녀는 여자만으로 구성된 군대를 이끌고 왔다, 그녀들의 용
기와 전투할 때의 무서운 함성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문헌들에 일치
하여 나타나고 있다, 펜테실레이아는 그리스군의 가장 용감한 무장들을
많이 무찔렀으나, 자신도 마침내 아킬레우스의 손에 피살되었다. 그러
나 아킬레우스는 자기가 쓰러뜨린 적장 위에 몸을 구부리고, 그 아름다
움과 젊음과 용기를 생각했을 때, 자기의 승리를 뼈저리게 후회하였다.
데스시테스라고 하는 싸움 잘하고 군중을 선동하는 무례한 자가 이를
조소하다가 아킬레우스에 의해 피살되었다.
아킬레우스는 우연한 기회에 프리아모스 왕의 딸 폴릭세네를 본 일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 트로이군에게 헥토르의 매장을 위해서 허용된 휴
전 때였을 것이다, 그는 그녀의 매력에 반하여 결혼하기를 원했다. 그
래서 그리스군을 설득하여 트로이군과의 전쟁을 종식시키기에 진력하겠
다고 약속했다. 그가 아폴론의 신전에서 결혼 협정을 하고 있을 때, 파
리스가 그를 향하여 독약을 바른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아폴론의 인도
를 받아 아킬레우스의 몸 가운데 상처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인 발뒤
꿈치에 맞았다. 그의 어머니 테티스는 그가 갓난아이였을 때, 그를 스
틱스 강물에 잠기게 하여 그녀가 손을 대고 있던 발뒤꿈치를 제외한 그
의 신체의 모든 부분을 상하게 할 수 없도록 하였다.I)
이렇게 배반당하여 피살된 아킬레우스의 시체는 아이아스와 오디세우
1)아킬레우스가 불사신이었다는 이야기는 호메로스의 작품 속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또 그가 전하는 바와는 모순된다. 왜냐하면 아킬레우스가 불사신이었
다면, 저 헤파이스토스의 갑옷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278
스에 의해서 구출되었다. 테티스는 아들의 갑옷을 모든 생존자 중에서
그것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 영웅에게 주라고 그리스군에게
명령을 내렸다. 아이아스와 오디세우스 두 사람만이 후보자로 나섰다.
무장들 중에서 심사위원이 선정되었다. 심사 결과 갑옷은 오디세우스에
게 수여되었는데, 그것은 지혜를 용기보다 더 높이 평가하였기 때문이
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아이아스는 자살하였다. 그의 피가 땅속으로 스며
들어간 곳에서 히아신스 꽃이 한 송이 피어났는데, 그 잎에는 아이아스
이름의 처음 두 글자, 아이(Ail가 새겨져 있었다. 이 '아이' 라는 말은
'비애' 를 뜻하는 그리스 말이다.
헤라클레스의 화살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트로이를 함락시킬 수 없음
이 알려졌다, 그 화살은 헤라클레스의 친구로서 최후까지 그와 같이 있
었고, 그의 시체를 화장할 때 불을 붙인 필로크테테스가 가지고 있었
다. 이 필로크테테스는 그리스군에 참가하여, 우연히 독을 바른 화살에
발을 상했는데 일설에 의하면 독사에 물렸다고도 한다. 그의 상처로부
터 대단한 악취가 났으므로 그의 동료들은 그를 렘노스 섬에 데려다 놓
았다.
디오메데스가 그에게 다시 군대에 참가하도록 권유하기 위해서 파견
되었고 권유에 성공했다, 그리고 마카온이 필로크테테스의 상처를 치료
하였다. 그 후 이 운명적인 화살에 최초로 회생된 사람은 다름아닌 파
리스였다. 파리스는 죽음을 앞둔 고통 속에서 자기가 영화를 누리고 있
는 동안에 잊고 있었던 한 사람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그가 젊었을 때
결혼했으나, 문제의 미인 헬레네 때문에 버린 오이노네"라는 님프였다.
파리스의 소행을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던 오이노네가 상처 치료를 거절
했기 때문에 파리스는 트로이로 돌아가서 죽었다. 한편 오이노네는 곧
후회하여 약을 가지고 급히 파리스의 뒤를 따라갔으나 때는 이미 늦었
1)그녀는 약초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트로이의 함락 279
다. 그녀는 너무나 슬픈 나머지 목을 매어 죽었다.I)
트로이에는 팔라디온이라 부르는 아테나의 유명한 조각상이 있었다.
그것은 하늘에서 떨어졌다고 전해지며, 이 조각상이 트로이 성안에 일
는 한, 트로이는 함락되지 않는다는 신념이 유포되어 있었다. 오디세우
스와 디오메데스가 변장하고 성안으로 들어가 팔라디온을 탈취하는 데
성공하여, 그것을 그리스군의 진영으로 가지고 갔다.
그러나 트로이는 여전히 버터 내었다. 그래서 그리스군은 무력으로는
트로이를 정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오디세우스의 조언에 따라 계
략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리스군은 성에 대한 공격을 포기할 준비를 하
는 것처럼 꾸미고 함선의 일부를 퇴각시켜 인접한 성 뒤에 숨긴 다음,
거대한 목마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아테나의 비위를 맞추
기 위해 선물로 제공할 것이라는 거짓 선전을 퍼뜨렸다. 그러나 사실은
그 속을 무장한 군대로 채웠다. 그 밖의 그리스군은 함선으로 돌아가
정말 떠나는 것같이 출범했다.
트로이군은 그리스군 진영이 철수하고 함대가 떠나는 것을 보고서 적
이 공격을 포기한 것으로 여겼다. 성문을 활짝 열고, 성내의 모든 주민
들이 최근까지 그리스군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을 자유로이 다널 수 있게
되고, 오랫동안 억눌렸던 자유를 되찾은 것을 기뻐하며 몰려나왔다. 큰
목마가 호기심의 주된 대상이었다. 무엇에 쓰는 것일까 하고 모두 이상
히 여겼다. 어떤 자들은 그것을 전리품으로 성안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고, 두려워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이 주저하고 있을 때, 라오콘이라는 포세이돈 신관이 외쳤다.
"시민들이여, 이 무슨 짓인가? 그리스군은 간계에 능하기 때문에 경
계해야 한다는 것은 그대들도 다 아는 바가 아닌가-나 같으면 그들이
1)테니슨은 (오이노네)라는 제목의 괄은 시를 썼지만, 이야기의 가장 시적인
부분인 상처 입은 파리스의 귀환 그리고 오이노네의 거절자 그에 따른 후회
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있다.
틸킬-
I~씰
-
280
선물을 제공하더라도 두려워하겠다. "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목마의 옆구리에 창을 던졌다. 속이 텅 빈 듯
한 소리가 신음 소리와 함께 들렸다. 그러자 트로이군들은 이 충고를
받아들여 문제의 목마와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을 파괴하려고 했다. 그
런데 바로 그 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리스인같이 보이는 포로를 한
명 끌고 나왔다. 그는 두려웅에 정신을 잃은 채, 무장들 앞에 끌려왔
다. 무장들은 묻는 말에 거짓 없이 대답만 하면 생명은 구해 주마고 약
속하면서 그가 힘을 추스리게 했다.
그는 대답하기를, 자기는 시논이라는 이름의 그리스 사람인데 오디세
우스가 자기에 대하여 악감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군들이 퇴각
할 때 자기만이 남겨졌다는 것이었다. 목마는 아테나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헌납품이요, 그렇게 거대하게 만든 것은 성안으로 운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예언자 칼카스가 그들에게 말한
바에 의하면, 목마가 트로이군 수중에 들어가면 트로이군이 틀림없이
승리한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자, 트로이군의 심겅은 일변하여 괴상한 말 그리고 그에
결부된 길조를 확보할 방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이때 돌연 괴이한 일
이 일어나 더욱더 의심할 여지가 없게 되었다. 두 마리의 커다란 뱀이
바다 위에 나타났다. 그리고 뱀이 육지를 향해 기어왔기 때문에 군중들
은 사방으로 도망쳤다. 뱀은 라오콘이 두 아들을 데리고 서 있는 곳으
로 곧장 와서는 우선 아이들을 공격하여 그 몸을 칭칭 감고 얼굴에 독
기를 내뿜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을 구출하려고 노력했으나 도리어 그
자신이 뱀에 붙잡혀 감기고 말았다. 그는 뱀을 뿌리치려고 했으나 뱀의
힘이 더 강하여 그와 그의 아이들을 독기에 찬 몸으로 칭칭 휘감아 목
을 졸랐다. 이 사건은 라오콘이 목마에 대해 무례한 짓을 했기 때문에
신들이 노한 징조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는 주저 엄이 목마
를 성스러운 물건으로 여기고 적당한 의식을 갖추어 성안으로 끌어들일
준비를 했다. 의식은 노래와 승리의 환호 속에서 행해졌으며 온종일 잔
메넬라오스와 헬레네 281
치가 계속되었다. 밤이 되자 목마의 뱃속에 들어 있던 무장한 무장들이
시논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와서는 야음을 이용하여 대기하고 있던
우군에게 성문을 열어 주었다. 곧이어 성안에서는 불이 일어나고 잔치
에 지쳐서 잠이 든 백성들은 참살되었다. 이리하여 트로이는 완전히 정
복되었다.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군상 조각 중에, 큰 뱀에 말린 라오콘과 자식
들의 조각이 있다. 보스턴의 아테니엄(현재의 보스턴 미술관)에는 그 복
제품이 있는데, 원작은 로마의 바티칸 궁전에 있다.
프리아모스 왕은 그의 왕국이 멸망할 때까지 살았으나, 성이 그리스
군에게 점령당하던 날 밤에 피살되었다. 피살되기 전에 그는 무장을 하
고 용사들과 같이 싸우려고 했으나 늙은 왕후 헤카베의 설득에 따라 그
녀 및 딸들과 더불어 제우스의 제단으로 피난하여 탄원했다. 그 동안에
그의 막내아들 폴리테스가 아킬레우스의 아들 피로스에게 추격당하여
부상을 입은 채 그곳까지 쫀겨와 아버지의 발 밑에서 절명했다. 프리아
모스는 격분하여 피로스를 향하여 창을 던졌으나 창은 힘없이 날아갔고
오히려 자신이 피살되었다.
헤카베와 딸 카산드라는 포로가 되어 그리스로 끌려갔다. 일찍이 카
산드라는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그로부터 예언 능력을 부여받았다. 그
러나 아폴론은 그녀에 대하여 기분을 상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예언을 적중하지 않게 만들었다. 아킬레우스가 생전에 사랑한 적이 있
었던 다른 한 딸 폴릭세네는 그의 사후 망령의 요구에 따라 그리스군에
의하여 그의 묘 앞에 회생물로 바쳐졌다.
멀넬라오스와 쳔꼭터
독자 여러분은 이제 이처럼 많은 살육의 원인이 된, 아름다우나 죄
282
스는 그의 아내를 다시 소유하게 되었다. 그녀는 아프로디테의 힘에 정
복되어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로 간 일이 있었으나 전과 다름없
이 남편을 사랑했다. 파리스가 죽은 뒤, 그녀는 때때로 비밀리에 그리
스군을 원조했는데, 특히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가 팔라디온을 탈취
하기 위하여 변장을 하고 성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러했다. 그녀는 오디
세우스를 보고 그 정체를 간파했으나 비밀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팔라디
온을 입수하는 일도 도왔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와 남편의 화해는 성립
되었고 두 사람은 선발대에 끼여 트로이 해안을 떠나 고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들은 신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일이 있어, 폭풍우를 만나
지중해 연안을 이리저리 표류하며 키프로스, 페니키아, 이집트 등지에
들렀다. 이집트에서는 환대를 받고 또 많은 선물을 받았는데, 그 중 헬
레네가 차지한 것은 금으로 만든 방추물레의 북과 바퀴가 달린 바구니
였다. 그 바구니는 양모와 실패를 넣기 위한 것이었다.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마침내 무사히 스파르타에 도착하여 다시 왕위
에 오르고 영화를 누렸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그의 아버지
를 찾으러 스파르타에 도착했을 때 메넬라오스와 헬레네는 딸 헤르미오
네와 아킬레우스의 아들 네오프톨레모스의 결혼식을 거행하고 있었다.
아가맴논과 오러스터스와 얼력트라
그리스군의 총지휘자였던 아가멤논은 메넬라오스의 형이다, 그는 동
생을 위해 복수전에 참가했으나 그의 최후는 동생처럼 행복하지 못했
다, 그가 집을 비운 새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는 그가 귀환한 날짜가 가까워지자 정부 아이기토스와 공모하여 남편을
없애 버릴 음모를 꾸몄다. 그리하여 그의 귀환을 축하하는 연회석상에
서 그를 죽였다.
공모자들은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도 죽일 작정이었다. 아직은
아가멤논과 오레스테스와 엘렉트計 283
어려서 걱정할 것이 없었으나 그가 성장한 뒤의 후환이 두려웠기 때문
이었다. 그러나 오레스테스의 누이 엘렉트라는 그를 비밀리에 포키스의
왕인 숙부 스트로피오스에게로 보내어 그의 생명을 구했다,
오레스테스는 스트로피오스의 궁전에서 왕자 필라데스와 함께 성장했
는데, 그들 사이의 열렬한 우정은 오늘날에도 속담으로 남아 있다.L)엘
렉트라는 종종 사자를 보내 동생에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라고 몇 번
이고 상기시켰다. 오레스테스는 성장하여 델포이의 신탁에 문의했다.
그러자 신탁은 그의 복수의 결심을 공고히 하도록 했다.
그래서 그는 변장을 하고 아르고스로 가서 스트로피오스의 사자라 칭
하고, 오레스테스의 사망을 알리러 왔으며 고인의 유골을 함에 넣어가
지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성묘하고 당시의 관습에 따라서
제물을 바친 뒤에 누이 엘렉트라에게 자기의 정체를 밝혔다. 그리고 곧
바로 아이기스토스와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참살했다.
자식이 그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이 패륜행위는 비록 그것이 피살된
자의 죄악과 신들의 명령에 연유한 것이었으므로 수긍할 점이 전혀 없
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옛 사람의 마음에도 오늘날의 우리들
이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은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
다. 복수의 여신 에우메니데스들은 오레스테스를 붙잡아 미치게 하여
각처를 유랑케 하였다. 필라데스가 그와 함께 유랑하며 뒤를 돌보아 주
었다. 마침내 재차 신탁에 문의한 결과, 스키타이의 타우리스에 가서
하늘로부터 추락하였다고 전해지는 아르테미스 상을 가지고 오라는 것
이었다. 신탁에 따라 오레스테스와 필라데스는 타우리스로 갔는데, 그
곳에서는 야만스런 주민들이 그들 수중에 떨어진 모든 이방인을 아르테
미스에게 회생물로 제공하는 관습이 있었다. 두 친구는 붙잡혀 몸을 결
박당하고서 희생물로서 신전으로 운반되었다. 그런데 이 신전의 사제는
다름아닌 이피게네이아였다. 그녀는 오레스테스의 누이로서 독자도 기
1)이 우정은 '다몬과 피시아스' , 다욋과 요나단' 의 우정과 더불어 유명하다
284
억할 것이지만, 제물로 회생되려고 할 순간에 아르테미스에 의하여 납
치되었던 여인이다. 끌려온 제물들의 신분을 확인한 이피게네이아는 자
기의 신분도 그들에게 밝히고, 세 사람은 여신상을 가지고 미궤네로 돌
아왔다.
그러나 오레스테스는 아직도 복수의 신들 수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침내 그는 아테네에 있는 아테나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여신은 그를
보호해 주었고, 아레오파고스 법정에서 그의 운명을 재판하게 했다. 에
우메니테스들이 그를 기소하였다. 그러자 오레스테스는 델포이 신탁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마침내 다시 판결이 내려졌는데, 찬반
의 수가 같았으므로 오레스테스는 아테나의 명령에 의하여 방면되었다.
그리고 고전극 중에서 가장 비장한 장면의 하나는 소포클레스가 그린
오레스테스와 엘렉트라가 만나는 장면이다. 그것은 오레스테스가 포키
스에서 막 돌아온 때를 그리고 있다. 그때 오레스테스는 엘렉트라를 하
녀로 잘못 알고 또 자기의 귀환을 복수의 기회가 올 때까지 비밀로 해
두기로 하고, 자기의 유물이 들어 있는 병을 내놓았다. 엘렉트라는 그
가 죽은 줄만 알고 그 병을 가슴에 끌어안으며 슬픔을 토로한다.
독자 여러분은 트로이 시의 그 영웅들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이야기
를 들은 뒤에 이 유명한 도시의 정확한 위치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놀랄 것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와 고대 지리학자
들이 기술한 내용에 가장 잘 들어맞는 평원에는 오늘날 분묘의 혼적은
남아 있으나, 큰 도시가 있었으리라고 징작되는 흔적은 없다.
285
오디계우스와 키클로프스
씰-
오디세우스의 모헌
이제부터는 -오디세이아-라는 서사시가 우리의 주의를 끌게 된다. 이
시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부터 이타카로 귀환하는 도중에 겪게 되는
모험을 읖은 것이다.
트로이를 출범한 일행은 처음에 이스마로스라는 키콘족이 살고 있는
항구도시에 상륙하였다. 그곳에서 주민들과 충돌이 일어나, 오디세우스
는 한 배에서 여섯 명씩의 부하를 잃었다. 그곳에서 출범한 후 그들은
폭풍우를 만나 9일 동안 해상을 표류한 끝에 로토파고스라는 나라에 도
착했다. 이곳에서 식수를 보급한 후 오디세우스는 세 명의 부하를 보내
어 어떤 인종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 조사하게 하였다. 세 사람이 로토
파고스에 도착하니, 그굿 사람들은 세 사람을 친절하게 맞아 주며, 자
기네들의 식량인 연으로 만든 음식을 내놓았다. 이 음식은 먹으면 고향
생각을 잊고 언제까지나 그곳에 있고 싶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세 사람을 강제로 끌고 와서 배의 벤치 밑에 묶어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일행은 그 다음에 키클로프스의 나라에 도착했다. 이 키클로프스족은
거인으로서 거인들만 사는 섬에 살고 있었다. 키클로프스킨늘 말의 뀨
286
눈을 하나밖에 갖지 않았고, 또 그것이 이마의 중앙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동굴 속에서 살았고, 섬에서 나는 야생식물과 양의
젖을 마시며 살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양치기였기 때문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주력부대를 정박한 배에다 남겨 놓고, 자신은 배를 타
고서 식량을 구하러 키클로프스 섬으로 갔다. 그는 그들에게 선물할 술
을 한 병 가지고 부하들을 거느리고 상륙했다.
그리하여 동굴 속으로 들어가 보았으나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고, 무
엇이 들어 있나 살펴보았다.
한참 살펴보니 동굴 속에는 살이 포동포동 진 양 떼와 많은 치즈와
젖을 넣는 통과 주발과 우리 속에 갇혀 있는 새끼양과 새끼염소 등이
질서정연하게 가득 차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의 주인 폴리페모
스가 큰 나뭇짐을 지고 돌아와 그것을 동굴 입구에 내려놓았다. 그는
젖을 짜기 위해서 양과 염소를 동굴 안으로 몰아넣고, 그 안으로 들어
와서는 스무 마리의 황소의 힘으로도 끌 수 없는 큰 바위로 동굴 입구
를 막아 놓고는 앉아서 양젖을 짰다. 그리고 젖의 일부분은 치즈를 만
들기 위하여 저장하고 나머지는 식사 때 먹기 위하여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등근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다 낮선 사람들이 눈에 띄자 큰소
리로, 그들에게 정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오디세우스는 아주 공손한
태도로 자기들은 그리스인들인데, 최근 트로이를 정복하여 빛나는 공을
세우고 대원정으로부터 귀국하는 도중이라며 기쁘게 맞아 줄 것을 간청
했다. 폴리페모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한쪽 손을 내밀어서 오디세
우스의 부하 두 사람을 붙잡아 동굴의 벽을 향하여 내던져 머리를 박살
나게 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들을 배불리 먹고 나서 동굴 바닥에 누워
잠이 들었다.
오디세우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가 잠자고 있는 동안에 칼로
찌를까도 생각했으나 그렇게 하면 그들 전부를 멸망시키는 결과가 되리
라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거인이 동굴 입구를 막아 놓은 바위를 그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고, 따라서 그들이 영원히 동굴 속에
오디세우스와 키클로프스 287
갇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아침에도 거인은 두 사람의 그리스인을 붙잡고서 전날 그들
동료들에게 한 것처럼 죽여서는 한 점의 살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치
웠다. 그러고 나서 입구에 있는 바위를 열고서 전날과 같이 양 떼를 몰
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는 다시 바위를 움직여 입구를 막았다,
그가 나가자 오디세우스는 피살된 부하들의 원수를 갚고 남은 부하들
과 도망칠 방도를 강구하였다. 그는 부하들로 하여금 큰 나무막대기를
준비하게 하였다. 그들은 키클로프스가 지팡이를 만들기 위하여 베어
온 막대기를 동굴 속에서 발견하였다. 그들은 그 끝을 뽀족하게 깎아서
불에다 바짝 말린 다음 동굴 바닥에 있는 짚 밑에다 감추어 두었다. 그
리고 가장 용감한 사람 네 명을 선발하고 오디세우스는 다섯번째로 그
들에게 가담했다.
저녁 때가 되자 키클로프스가 돌아와서 전과 같이 바위를 굴려 동굴
입구를 열고, 양 떼를 안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전과 같이 젖을 짜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한 후에 다시 오디세우스의 부하 중 두 사람을 붙잡
고서 머리를 박살내어 그것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그가 식사를 마치자,
오디세우스는 그에게 접근하여 술을 한 사발 따라 주면서 말했다.
"키클로프스여, 이것은 술입니다. 사람 고기를 먹은 뒤에 마시면 맛
도 있고 하니 드시오."
그는 정중하게 대해 주었다.
그는 그것을 받아 마셨다. 그리고 대단히 좋아하며 더 청했다. 오디
세우스가 더 따라 주었더니 거인은 아주 기뻐하며 은총을 베풀어 그를
제일 나중에 잡아먹-다고 하며 그의 이름을 물었다.
"내 이름은 우티스(그리스 말로 '아무도 아니다' 라는 뜻)."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녁식사가 끝나자 거인은 자리에 누워 잠이 들었다. 오디세우스는
선발된 네 사람의 부하와 더불어 막대기 끝을 불 속에 집어넣어 벌겋게
달군 뒤에 그것으로 거인의 애꾸눈을 바로 겨누어 눈 속에 깊이 박고는
2⑦
브래料料I>-一 쁘트띤 빼트츠灰I>뜨 띠삐 보料티 -르츠小I)
오디세우스와 키를로프스 289
목수가 나사 송곳을 돌리듯이 빙빙 돌렸다. 거인은 동굴이 떠나갈 듯한
비명을 질렀다. 오디세우스는 그의 부하들과 함께 재빨리 몸을 피해 동
굴의 한쪽 구석에 숨었다.
거인은 울부짖으며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동굴에 살고 있는 괴클로프
스들을 소리 높여 불렀다. 그들은 그의 부르짖음을 듣고 그의 동굴 주
위에 모여 무슨 고통 때문에 이와 같이 떠들어 잠도 못 자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울부짖으며 대답했다.
"오, 친구들이여, 나는 지금 죽을 지경이네! 우티스가 나를 괴롭힌다
-"
그러자 그들은 대답했다.
"아무도 그대를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우스의 짓이므로 그대는
참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신음하는 그를 남겨 놓고 물러갔다.
다음날 아침, 키클로프스는 양 테를 목장으로 내보내기 위하여 바위
를 굴리고는 양이 나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동굴의 입구에 서 있었
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양 떼에 섞여 도망칠 수가 없
었다. 오디세우스는 부하들로 하여금 동굴 바닥에 있었던 버들가지로
마구를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세 마리의 양을 한 조(꼴로 하여, 이에
그 마구를 채워 나란히 걸어가게 하였다. 세 마리 가운데 중간 것에 그
리스인들이 한 사람씩 매달리고 양편에 있는 양들은 이를 비호하였다.
양이 지나갈 때마다 거인은 그 등과 옆구리를 만져 보았으나, 배를
만져 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리하여 부하들이 모두 무사히 통과했
고, 마지막으로 오디세우스가 통과했다. 동굴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거
리에 왔을 때,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양에서 몸을 풀고 많은 양
떼를 몰고 해안으로 내려와 배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급히 서
둘러서 양을 배에다 싣고 해안에서 떠나 버렸다. 안전한 거리에 왔을
때 오더세우스가 외쳤다. "키클로프스야, 신들이 네 잔악한 행위에 대
해서 보복할 것이다. 네가 수치스러운 맹인이 된 것은 오디세우h小 h
290
행인 줄 알아라."
이 말을 듣자 키클로프스는 산등성이에 돌출한 바위를 잡더니, 그것
을 뿌리째 뽑아 내어 공중으로 높이 들어을려서 온 힘을 다하여 소리나
는 곳을 향해 던졌다. 그 거대한 바위는 밑으로 떨어져 아슬아슬하게
고물을 스치고 지나갔다. 큰 바위가 바닷속으로 갑자기 떨어지는 바람
에, 배가 육지 쪽으로 쏠리면서 자칫하면 침몰할 뻔하였다. 그들이 배
를 가까스로 해안으로부터 끌어내어 출범하자, 오디세우스는 또다시 큰
소리로 거인을 부르려고 했으나 부하들이 이를 만류하였다.
그러나 그는 거인에게 던진 바위를 자신들이 무사히 피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못 견딜 지경이었다. 그는 전보다 더 안전한 거리에 도달
하자 이 사실을 알렸다. 거인은 저주로써 이에 대답했다.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힘껏 노를 저어 얼마 후 우군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오디세우스는 다음에는 아이올로스 섬에 도착하였다. 제우스는 이 섬
의 왕에게 모든 바람의 지배권을 위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왕은 바람을
내보내거나 멈추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왕은 오디세우스를 친
절히 접대하고 떠날 때는 해롭고 위험한 바람은 모두 가죽자루에다 담
아 은사슬로 매어 그들에게 주고 순풍에 명령하여 배를 그들의 고국으
로 인도해 주도록 하였다.
그로부터 9일 동안, 그들은 평온한 바다에서 순풍에 돛을 달고 질주
했다. 그리고 그 동안 오디세우스는 자지 않고 키 옆에 있었는데, 마침
내 지쳐서 잠이 들었다. 그가 자고 있을 때 선원들은 그 신비스런 자루
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그 자루 속에는 친절한 아이올로
스 왕이 자기들의 함장에게 선사한 보물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자기들도 다소 나누어 가지려는 욕심에 끈을 풀었다. 그러자마
자 바로 바람이 튀어나왔다. 배는 항로를 멀리 벗어나 그들이 방금 출
범한 섬으로 다시 되돌아왔다. 아이올로스는 그들의 어리석은 짓에 노
하여 더 이상 도와 주지 않겠노라고 외면하였다. 그 때문에 그들은 같
은 항로를 다시 한 번 그것도 고생을 하면서 노를 저어 가지 않으면 안
라이스트리곤 291
되 었小,
라이스트리곤
그들의 다음 모험은 라이스트리곤이라는 야만족을 상대로 한 것이었
다. 배는 모두 그들의 항구로 들어갔다. 완전히 육지로 둘러싸인 만으
로 안전하게 보일 만했기 때문이었다. 오직 오디세우스만이 그의 배를
항구 밖에 정착시켰다, 라이스트리곤들은 그 선박들이 완전히 자기네의
수중에 있다는 것을 알자, 공격을 개시하여 큰 돌을 던져 배를 부수고
전복시켰다. 그리고 물 속에서 버등거리는 선원들을 창으로 찔러 죽였
다, 항구 밖에 남아 있던 오디세우스의 배를 제외한 모든 배들이 선원
들과 더불어 물 속으로 사라져 갔다.
사태가 험악해지자 오디세우스는 도망치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
다고 판단하고, 부하들을 격려하여 힘껏 노를 저어 도망쳤다. 그리하여
그들은 가까스로 달아날 수 있었다.
피살된 동료들에 대한 슬픔과 자신들이 무사히 도망친 것에 대한 기
쁨이 뒤섞인 가운데 그들은 항해를 계속하여 마침내 태양의 딸 키르케
가 살고 있는 아이아이에라는 섬에 도착하였다, 이곳에 상륙하자 오디
세우스는 한 작은 언덕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았다. 다른 곳에서는 사
람이 살고 있는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으나, 오직 섬의 중심부 한 곳에
수목으로 둘러싸인 궁전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에우릴로코스(오디세우
스의 매부)의 인솔 아래 선원의 반을 파견하여, 어떠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지를 탐사케 했다. 그러나 궁전에 접근하였을 때, 그들은 사자 -
범 늑대 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하지만 이들 짐승은 사납지 않았고, 키르케의 마술에 길들여진 것이
얹다. 키르케는 유능한 마술사였다. 이 동물들은 전에는 모두 인간이었
으나, 키르케의 마술에 걸려 짐승으로 변한 것이었다. 부드러운 음악
292
소리와 여자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안에서 들려 왔다.
에우릴로코스가 큰소리로 부르니, 여신이 나와 그들을 맞아들였다.
그들은 모두 기꺼이 안으로 들어갔으나, 에우릴로코스만은 흑시 위험하
지 않을까 염려하여 들어가지 않았다. 여신은 손님들을 별실로 안내하
여 술과 여러 가지 진미를 대접했다. 그들이 실컷 먹고 마시고 있을
때. 키르케는 마법의 지팡이를 그들 하나하나에게 살짝 댔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바로 돼지로 변해 버렸다. 머리와 몸뚱이와 목소리와 털은
돼지로 변했으나, 정신은 전과 같았다. 키르케는 그들을 돼지 우리 속
에 가두고 도토리 및 기타 돼지가 좋아하는 다른 먹이를 주었다.
에우릴로코스는 급히 배 있는 곳으로 돌아가 사정을 이야기했다. 이
에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가서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동료들을 구출해 보
리라 결심했다. 그가 흔자 걸어가고 있을 때 한 젊은이가 그의 여러 가
지 모험을 아는 양 친절히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젊은이는 헤르메스라
는 사람으로, 오디세우스에게 키르케의 마술에 관하여 알려 주고, 그녀
에게 접근하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를 단념시킬 수는
없었으무로 헤르메스는 마술에 대항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약초
를 그에게 주고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오디세우스가 궁전에 도착
하자 키르케는 그를 친절히 맞아들이며, 그의 동료들에게 한 것과 같이
후대했다. 그가 식사를 끝내자, 그녀는 지팡이를 그의 몸에 대면서 말
했다.
"자, 돼지 우리를 찾아가서 네 동료들과 뒹굴고 있거라."
그러나 그는 복종하지 않고 얼굴에 노기를 띠면서 칼을 빼어 그녀에
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그는 그녀에게 자
기의 동료들을 풀어 주고 다시는 자기나 동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
다는 서약을 하라고 명령했다. 그녀는 서약을 되풀이하면서 그들을 친
절히 대접한 후에 무사히 방면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녀는 약속을 이행
하였다. 돼지로 변했던 사람들이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오고 해안에 남
아 있던 다른 선원들도 초대를 받아 여러 날 동안 굉장한 환대를 받았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293
다. 오디세우스는 고국도 잊고 안일찬 생활에 빠져 수치스러운 줄도 모
르고 그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그의 동료들이 그에게 본디 가졌던 고상함을 깨우쳐 주었고,
그는 그들의 충고를 감사히 받아들였다. 키르제는 그들의 출발을 돕고,
세이렌들이 있는 해변을 무사히 통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세이
렌들은 바다의 님프인데, 그들은 노래를 불러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힘
을 가지고 있었다. 이리하여 선원들은 불행하게도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가려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망치는 것이었다. 키르케는 오디세
우스에게 선원들의 귀를 밀초로 막아 노랫소리를 듣지 못하게 하라고
일렀다. 그리고 오디세우스 자신은 선원들로 하여금 자기의 몸을 돛대
에 묶게 하여 세이렌의 섬을 통과하기까지는 그가 무슨 소리를 하거나
무슨 짓을 하든지 간에 그의 몸을 결코 풀어 주어서는 안 된다고 일렀
다. 오리세우스는 키르케의 말을 따랐다. 그는 부하들의 귀를 밀초로
막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줄로 단단히 돛대에 붙잡아 매도록 했다,
그들이 세이렌 섬에 접근하자 평온한 바다 위에서 매혹적인 노랫소리가
들려 왔다. 그러자 오디세우스는 결박을 풀려고 마구 몸부림을 치며 부
하들에게 말과 몸짓으로 몸을 풀어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를 더욱 단단히 결박하였다. 그들은 항해를 계속하였다. 그러자 노랫소
리가 점점 약해지더니 마침내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때 비로소 오디세
우스는 기뻐하며 선원들에게 귀에서 밀초를 빼라고 신호를 하였고. 그
들은 오디세우스의 결박을 풀었다.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오디세우스는 또 키르케에게서 스킬라와 카리브디스라는 두 괴물을
경계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우리는 이미 글라우코스의 이야기를 하였을
때, 스킬라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녀가 전에는 아름다운 처녀였는데,
294
키르케에 의하여 뱀 모양의 괴물로 변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녀는 높은 절벽 위에 있는 동굴 속에서 살며, 그곳으로부터 긴 목을
내밀고, 그 목이 닿는 거리를 통과하는 배가 있으면 그 배의 선원 중에
서 한 사람씩 잡아먹었다.
또 하나 무서운 괴물은 카리브디스라는 해변 가까이 살고 있는 소용
돌이였다 매일 세 번씩 무서운 바위틈으로 물이 들어오고, 또 세 번씩
역류하는 것이었다. 이 소용돌이 근처를 통과하는 조수가 들어을 때에
는 어쩔 수 없이 이에 상켜졌다. 포세이돈일지라도 그곳을 빠져 나갈
수는 없었다.
이 무서운 괴물들이 출몰하는 장소에 점근하자, 오디세우스는 그들을
발견하려고 엄중히 감시하고 있었다. 카리브디스에 조수가 들어을 때에
는 큰 물소리가 나므로 멀리서도 경계할 수 있으나 스킬라는 어디에 있
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이 불안스러운 눈으로 그 무
서운 소용돌이를 감시하고 있을 동안 스킬라의 공격에 대한 주의가 부
족하였으므로, 이 괴물은 뱀 모양을 한 여섯 개의 머리를 내밀어 여섯
사람을 붙잡아 째지는 듯한 소리로 울부짖는 그들을 동굴 안으로 납치
해 갔다. 그것은 오디세우스가 그때까지 본 광경 가운데 가장 슬픈 것
이었다. 동료들이 이같이 희생되는 것을 보고 또 그들의 비명을 들으면
서도 그와 부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키르케는 또 다른 위험을 오디세우스에게 경고하였다, 스킬라와 카리
브디스를 통과한 후에 다음 상륙할 곳은 트리나키아라는 섬이었는데,
그곳에서는 태양신 히페리온의 가축이 그의 두 딸 람페티아와 파에투사
의 손에 의해 사육되고 있었다. 항해자들에게 아무리 필요하더라도 이
가축 떼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경고였다. 이를 위반하면 위반자
에게 파멸을 내린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었다.
오디세우스는 이 태양신의 섬에 들르지 않고 통과하려 했으나, 배를
정박시키고 해안에서 하루 저녁만 자도 피로를 회복할 수 있다는 부하
들의 성화에 못 이겨 양보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에게 키르케가 배에
칼립소 295
실어 준 식량의 나머지만 가지고 만족해야 하며, 신성한 양이나 기타
가축에게는 하나도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고 서약을 받았다. 식
량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부하들도 서약을 지켰다. 그러나 역풍으로 말
미암아 한 달 동안이나 섬에 억류되어 남은 식량을 모두 소비한 후에
는, 새나 물고기를 잡아먹지 않으면 안 되었다. 기아가 그들을 괴롭혔
다. 마침내 오디세우스가 없는 어느 날, 그들은 가축을 몇 마리를 죽이
고 그 일부분을 신들에게 바쳐 자기네들의 범행을 배상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쓸데없는 짓이었다, 오디세우스는 해안에 돌아와 그들의
소행을 알고 공포에 떨었다. 뒤이어 일어난 불길한 징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짐승의 껍질이 땅 위로 기어다니고, 고깃점은 불에 구을 때
꼬챙이에서 우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순풍이 불기 시작하였으므로 그들은 싣으로부터 출범하였다.
얼마 가지 않아 기후가 변하더니 폭풍우가 몰아치고 우렛소리가 진동하
며 번갯불이 번쩍였다. 낙뢰가 돛대를 부수고 돛대가 넘어지는 바람에
키잡이가 깔려 죽었다. 마침내 배까지도 부서져 버렸다. 오디세우스는
나란히 떠내려가는 용골과 돛대로 뗏목을 만들어 몸을 의지하였다. 바
람이 잔잔해지자 울결은 그를 칼립소 섬으로 옮겨 놓았으나 다른 선원
들은 다 사망했다.
오늘날 스킬라와 카리브디스는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는 진퇴양난을
의미하는 속담으로 사용된다.
칼럽소
칼림소는 바다의 님프였다. 이 님프라는 이름은 신분이 낮기는 하지
만 신들의 속성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여신들을 의미하였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따뜻이 맞아들여 굉장히 환대하였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
게 되었고, 그를 영원히 죽지 않게 하여 언제까지나 자기 곁에서 떠나
296
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는 고국의 처자에게로 돌아가려는 결심
을 버리지 않았다. 칼립소는 마침내 그를 돌려보내 주라는 제우스의 명
령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혜르메스가 이 명령을 가지고 그녀에게 왔다.
칼립소는 몹시 싫어하면서도 제우스의 명령에 따랐다. 그녀는 오디세
우스에게 뗏목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식량도 충분히 실어 주었
으며, 순풍도 불게 해주었다. 그는 여러 날 동안 순조로이 항해하여 육
지가 보이는 데까지 왔으나, 갑자기 폭풍우가 일어나 돛대를 부러뜨리
고 뗏목도 망가질 것 같았다. 그가 이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을 어떤
동정심이 많은 바다의 님프가 발견하고, 가마우지 모양으로 변신하여
뗏목 위에 앉아 그에게 띠를 하나 주고, 그것을 가슴 밑에 매라고 일렀
다. 아무래도 물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는 그것이 그의
몸을 뜨게 하여 헤엄쳐서 육지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것이었다.
페늘롱~1651N1715,프랑스의 성직자 소설가)은 그의 -텔레마크의 모험)
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몇몇 모험을 그리고 있다. 부친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는 여러
장소 중에는 칼립소 섬도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여신은 온갗 수단을 다하여 텔레마코스를 잡아 두려고, 자기와 같이 불
사신의 몸으로 해주겠다고 유흑했다. 그러나 여신 아테나가 멘토르의
모습을 빌려 텔레마코스를 따라가 그의 행동 일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때도 칼림소의 유혹을 뿌리치도록 했다. 그리고 두 사람 모
두 달리 도주할 길이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몸을 던져 바다로 뛰어들어 바다 기슭에 머물러 있던 배로 혜
엄쳐 갔다.
팍이아커스인
오더세우스는 다소라도 뗏목에 몸을 의지할 수 있을 동안에는 그것에
파이아케스인 297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마저 불가능하게 되자, 띠를 두르고 헤엄
쳤다. 아테나는 그의 앞에 있는 파도를 가라앉히고 바람을 보내 파도가
해안으로 흘러가게 했다. 밀려오는 파도는 바위에 높이 부딪혀서 쉽사
리 뭍으로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마침 조용히 흐르는 하구에 파도
가 잔잔한 것을 발견하고는 뭍으로 올라갔다.
격심한 운동 때문에 지친 그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말도 못 한 채
마치 죽은 사람처럼 해안가에 드러누워 있다가, 얼마 지난 뒤에 소생하
자 기뻐 날뛰며 대지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나 장차 어멓게 해야 할지
아직도 난감했다. 먼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숲을 발견하고 그리로
갔다, 그곳에서 그는 나뭇가지가 우거져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는 은
신처를 발견하고 나뭇잎을 모아 침상을 만들고 그 위에 누워서 몸 위를
나뭇잎으로 덮은 뒤 잠을 실컷 잤다.
이때 오디세우스가 도착한 곳은 파이아케스인의 나라 스케리아였다.
이 파이아케스인들은 원래 키클로프스족이 살고 있는 근처에 살았으나,
이 야만족의 억눌림을 벗어나 나우시토스라는 왕의 지휘하의 스케리아
섬으로 이주하였던 것이다. 호메로스의 말에 의하면, 그들은 신들과 혈
연관계가 있는 종족으로서 신들은 그들이 제물을 헌납하면 그들 사이에
나타나서 함께 향연을 즐기고, 외로운 나그네를 만나는 일이 있어도 몸
을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I)그들은 풍부한 부를 가지고, 그 기쁨 속에서
전장의 소동에도 동요됨이 없이 지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득
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해안
에는 아무런 적도 가까이 오는 일이 없었고, 따라서 그들은 활을 사용
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의 주된 일은 항해였다. 그들의 배는 새가 날
때와 같은 속도를 늣고 있었고, 두뇌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배 스스
로가 모든 항구를 알고 있어 따로 수로 안내자가 필요하지 않았다. 나
우시토스의 아들 알키노스가 당시 그들의 왕이었는데, 그는 현명하고
298
공정한 군주로서 백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파이아케스인의 섬에 도착하여 나뭇잎 침상에서 자고
있던 그날 밤에, 왕의 딸 나우시괴는 아테나가 보낸 꿈을 꾸었다. 꿈에
이르기를 그녀의 결혼날이 머지않았으며 그 준비로 전 가족의 옷을 세
탁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샘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읏을 그리로 운반하지 않으
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잠이 깨자 공주는 자기 싱중에 있는 말을 하려
고 부모에게로 급히 갔다. 그녀는 결혼날에 대하여는 언급하지 않았으
나, 적당한 이유를 붙여서 가족의 옷을 세탁하자고 말했다. 아버지는
쾌히 승낙하고 하인들로 하여금 마차를 준비하도륵 하였다. 세탁할 옷
들이 마차에 실리고, 어머니는 풍부한 식량과 술을 역시 마차에 실었
다. 공주는 자리에 앉아 채찍질을 하고 시녀들은 걸어서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시냇가에 도착하자 노새들을 풀어 풀을 뜯어먹게 하고. 마차
에서 짐을 내리고 옷을 물가로 운반하여 즐거운 듯이 재빨리 세탁하여
순식간에 일을 마쳤다. 그러고는 세탁한 옷을 말리기 위하여 냇가에 널
고, 자기들도 목욕을 한 후에 앉아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자.
I들은 한마음이 되어 냇가에서 공놀이를 하며 홍겹게 놀았다, 공주는
즐겁게 놀고 있는 그들을 위하여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러나 그들이
말린 옷을 거둬 가지고 시내로 돌아갈 채비를 하려 할 때, 아테나는 공
주가 던진 공이 물 속에 떨어지게 했다. 그 바람에 그녀들이 모두 소리
를 치자 오디세우스는 잠이 깼다.
이때의 오디세우스의 처지를 눈에 그려 보자. 이 난파당한 선원은 바
로 몇 시간 전에 거친 바다로부터 도피하여 모두 벌거숭이가 되어, 자
다가 깨어 보니 수풀 사이로 젊은 처녀들-그것도 태도로 보나 차림
새로 보나 미천한 농부의 딸이 아니라 고귀한 집안의 딸인 것같이 보이
는-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구원을 청할 마음은 간절했으나 감히 어
떻게 벌거숭이로 모습을 나타내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호소할 수 있겠
는가? 이때야말로 그의 수호신 아테나가 조종하고 나설 만한 장면이얼
파이아케스인 299
다. 이 여신은 이제까지 그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버린 적이 한 번
도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잎이 많이 달린 나뭇가지를 꺾어서 몸을 가리
고. 숲에서 걸어 나왔다.
처녀들은 그를 보자 사방으로 도망쳤으나 나우시카만은 예외였다. 왜
냐하면 아테나가 그녀를 도와 용기와 분별력을 부여했기 때문이었다.
오디세우스는 공손한 태도로 멀리 서서 자기의 비참한 사정을 설명하
고, 그 미인 (그녀가 여왕인지 여신인지 오디세우스에게는 구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간청했다. 공주는 바로 마련해 드리겠
다면서, 아버지도 사실을 안시먼 그를 환대할 것이라고 친절히 대답했
다. 그녀는 도주한 시녀를 불러 모아 놓고 침착성이 없다고 마구 꾸짖
고는 파이아케스인은 두려워할 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들에
게 다시 한 번 되새겨 주었다. 그녀는 그들에게 말하기를, 이분은 제우
스의 나라로부터 온 불행한 나그네니 정중히 대접해야 한다고 하고는
그들에게 먹을 것과 옷을 가지고 오라고 명령했다.
마차 속에 남자 형제들의 옷이 있었다. 명령이 이행되어 오디세우스
는 으슥한 곳으로 가 몸에서 바다 소금을 씻어 내고 옷을 입고, 식사를
하여 원기를 회복했다. 지혜의 여신은 그의 몸을 살찌게 하고. 넓은 가
슴과 남자다운 얼굴에 우아한 빛을 퍼뜨렸다.
공주는 그를 보자 감탄하고, 시녀들에게 자기는 신에게 이와 같은 남
편을 보내 달라고 원하였노라고 아무런 주저 없이 말했다. 그녀는 오디
세우스에게 시내로 갈 것을 권하고. 들길을 갈 동안은 자기들 일행을
따라오라고 했다. 그러나 시내에 접근할 때에는 자기들과 떨어져서 와
주기를 원했다. 그 까닭은 무식하고 천한 백성들이 그녀가 전에 보지
못하였던 멋쟁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이러니저러니 떠들 것
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이 없도록 그녀는 그에게 시내에 인
접한 숲 속에서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곳에는 아버지의 과수원
이 있었다, 공주와 그 일행이 시내로 들어갈 동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나중에 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누군든지 만나는 사람에게 부
300
탁하면 왕궁까지 안내해 줄 것이라고 했다.
오디세우스는 이 지시에 따랐다. 그리고 잠시 기다린 뒤 시내를 향하
여 걷기 시작했다, 시내에 접근했을 때 물동이를 들고 물을 길러 오는
젊은 처녀를 만났다. 그것은 변장한 아테나였다. 오디세우스는 그녀에
게 인사를 하고, 알키노스 왕의 궁전으로 안내해 주기를 청했다. 처녀
는 안내해 주마고 공손히 대답했다. 궁전이 그녀 아버지의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이었다. 여신의 안내를 받으면서, 그녀의 힘에 의하여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구름으로 몸을 가리고 오디세우스는 분주히 군중 사이
를 걸어갔다. 그는 그들의 항구, 배, 공회당(영웅들의 집회土)과 성벽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침내 궁전에 이르렀을 때, 여신은 그에
게 그 나라와 장차 만날 왕과 백성들에 대한 예비지식을 전해 주고 그
의 곁을 떠났다.
오디세우스는 궁전 뜰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서서 주위를 살펴보았
다. 그는 그 화려함에 매우 놀랐다. 놋쇠로 된 벽이 입구로부터 집안까
지 연이어 있었고, 문은 모두 황긍으로 되었으며, 문기등과 상인방(上51
料) 돌은 은으로 되어 있었고, 군데군데 황금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문
양편에는 여러 마리의 맹견상(猛犬像)이 금과 은으로 조각되어 있었으
며, 마치 입구를 지키는 것같이 늘어서 있었다. 벽을 따라 쭉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그 위는 파이아케스 처녀들의 손으로 짠 훌릉한 직물로
덮여 있었다. 왕자들이 이 의자에 앉아 향연을 하고 있었고, 금으로 만
든 우아한 청년상들이 손에 횃불을 들고 장내를 밝히고 있었다. 50명이
나 되는 하녀들이 가사에 골몰하고 있었는데, 곡식을 빻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자줏빛 양모를 풀고 있는 사람도 있었으며, 베틀에서 직물을
짜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파이아케스의 여자들은 그 나라의 남자들이 배를 다루는 데 있어서
다른 나라 여인들보다 뛰어난 것과 마찬가지로 가사에 있어서는 다른
어느 나라 여인들보다 뛰어났다. 궁전 밖에는 4에이괴나 되는 넓은 과
수원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석류,배,사과,무화과,올리브나무 듯
파이아케스인 301
많은 나무들이 높이 솟아 있었다. 겨울의 추위나 여름의 한발도 나무
의 성장을 저지하지 못했다. 한 나무가 열매를 맺으면 다른 나무는 싹
이 터 계속하여 번갈아 번성했다. 포도원도 풍작이었다. 한편에는 꽃
이 피고 탕스런 포도송이가 달린 포도나무가 있는가 하면. 다른 곳에
서는 포도를 수확한 사람들이 포도즙을 짜는 기구를 발로 틀고 있었
다. 과수원 주변에는 각종 꽃이 잘 가꾸어져 1년 내내 피어 있었다.
과수원 한가온데에는 두 개의 샘에서 물이 솟아올랐는데, 그 중 한 샘
물은 인공 수로에 의해 과수원 주위를 흐르고 있었고, 다른 샘물은 궁
전의 안마당으로 흘러들어 주민들이 그곳에서 필요한 물을 길어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감탄하면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자신은 그들
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것은 아테나가 그의 주위에 편 구름이 아직 그
를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구경을 한 뒤에 그는 빠른 걸음
걸이로 궁전으로 들어갔다. 궁전에서는 족장과 원로들이 모여서 헤르메
스에게 제주를 따르고 있었다, 헤르메스에 대한 예배가 만찬 후에 행해
졌던 것이다. 바로 그때 아테나는 구름을 벗기어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족장들의 눈앞에 나타나게 했다. 그는 왕비가 앉아 있는 곳으로 나아가
그녀의 발 밑에 무릎을 꿇고 고국에 돌아갈 수 있도록 은총과 원조를
간청했다. 그러고 나서 물러서서 탄원자의 예절에 따라 난롯가에 가서
앉았다.
잠시 동안 아무도 말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 한 연로한 원로
가 왕을 향해 입을 열었다.
"후대를 바라고 있는 손님을 아무도 환영하지 않고 탄원자의 자세로
기다리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그를 우리들 사이에 앉도록 하고
식사와 술을 대접하십시오. "
이 말을 듣자, 왕은 일어서서 오디세우스에게 악수를 청하고, 자기
아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하고 그 자리에 그를 앉도록 안내했다. 이윽
고 식사와 술상이 나오자, 오디세우스는 그것을 먹고 원기를 회복했다.
302
왕은 족장과 원로들을 물러가게 하면서 내일 오디세우스를 위한 대책
을 강구할 회의를 소집하겠노라고 명령했다.
모두들 물러가고 오디세우스가 흘로 왕과 왕비와 같이 남아 있을 때,
왕비는 그에게 그가 누구며, 어디로부터 왔으며 (그가 입고 있는 옷이 자기
의 시녀들과 자신이 만든 것임을 알아채고) 그 옷을 누구에게서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가 칼립소 섬에 살고 있었는데, 그곳으로부터 떠나
왔다는 것, 도중에서 뗏목이 난파하여 헤엄쳐서 도망하였다는 것, 그리
고 공주의 원조를 받았다는 사실 등을 이야기했다. 왕과 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왕은 손님이 귀국할 배를 준비해 주겠다고 약속
했다,
그 이튿날 족장들은 회의를 열고, 왕의 약속을 확인했다. 배가 준비
되고, 노를 저을 건장한 선원들이 선발되어 궁전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잔치가 끝난 뒤 황의 명령으로 젊은 사람들은
손님에게 그들의 운동경기를 보여 주었다. 그들은 경주, 레슬링 및 여
러 가지 경기를 하기 위해 시합장으로 나갔다. 모두 최선을 다한 후에
오디세우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을 보여 달라는 청을 받자, 처음
에는 거절하였으나 한 젊은이가 조롱을 하자, 어떤 파이아케스인도 던
질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쇠고리를 잡고서 그들 어느 누구보다도 멀리
던졌다. 그러자 모두들 놀라서 그들의 손님을 전에 없이 깊이 존경하며
우러 러보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 그들은 궁전으로 돌아갔다. 그때 전령관이 장님인
음유시인 데모도코스를 데리고 들어왔다,
, ,, ,뮤즈의 사랑을 받았으나
뮤즈는 그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함께 주었노라.
이 사내로부터 시력을 박탈하였으나
천상의 노래를 부여하였노라, -
파이아케스인 303
데모도코스는 노래의 제목으로 그리스군이 트로이 성내에 쳐들어갈
때 수단으로 사용했던 목마를 취했다. 아폴론이 시인에게 영감을 주었
다. 거기서 그는 트로이 함락 당시의 저 비참한 일과 무장들의 눈부신
활약상을 실로 감동적으로 노래했다. 그러자 모두들 기뻐했으나, 오디
세우스만은 눈물을 흘렸다. 그것을 보고 알키노스 왕은 노래가 끝났을
때 그에게 왜 트로이 이야기를 듣고 슬퍼하느냐고 물었다. 그곳에서 아
버지를 잃었는가, 형제를 잃었는가 혹은 친구를 잃었는가고 물었다. 이
에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자기의 본명을 밝히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에 응하여 트로이를 출발한 이래 겪은 여러 가지 모
험을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파이아케스인의 오디세우스에 대한
동정과 감탄은 최고도에 달했다. 왕은 모든 족장이 손님에게 선물을 줄
것을 제안하고, 자기가 먼저 모범을 보였다. 그들은 이 제안에 응하여
서로 앞을 다투어 값진 선물을 이 유명한 손님에게 선사하였다.
이튿날 오디세우스는 파이아케스의 배를 타고 출범하여 잠시 후에 자
기의 고국인 이타카 섬에 무사히 도착했다. 배가 해변에 도달했을 때,
그는 잠들어 있었다. 선원들은 그를 깨우지 않은 채 해변에 내려놓고
선물이 든 상자와 함께 그곳에 남기고 떠나 버렸다.
포세이돈은 파이아케스인이 자기의 수중에서 이와 같이 오디세우스를
구출한 짓에 대해 배가 항구로 귀환하려는 순간, 바로 항구 입구에서
바위로 변하게 만들고 말았다.
칼라일 경"은 -터키 그리스 항해 일기>>속에서 코킬라(코르프) 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는 이 섬을 옛날 파이아케스인의
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곳의 유적을 보면 -오디세이아>>의 이야기도 긍정이 간다. 바다 신
의 신전이, 이보다 더 적절한 장소는 없으리라 생각되는 곳에, 항구와
1, (오디세이아-제8권 73-75행
2)조지 W.F하워드(180~1864,영국의 정치가)를 가리킨다.
304
수로와 대양을 내려다보는 바위산 끝에 있는 아주 보드라운 잔디밭 푸
른 대지에 서 있다. 만의 입구에는 아름다운 바위 하나가 작은 수도원
을 태우고 떠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그것은 오디세우스를 태우고 있던
배가 모습을 바꾼 것이다.
섬에는 아마도 하나뿐인 듯한 강이 있는데, 국왕의 도시나 궁전의 유
적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왜 떨어진 곳을 흐르고 있다. 그래서 저 나우
시카 공주는 시녀들을 데리고 가족의 옷을 빨래하러 갈 때, 마차를 타
고 점심을 가지고 갔던 것이다."
구흔자들외 최후
오디세우스는 料년간이나 이타카를 떠나 있었으므루 잠을 깼을 때 곧
장 자기의 고국을 알아보지 못했다. 아테나가 젊은 양치기의 모습으로
그에게 나타나, 그곳이 어디며 그가 엄는 동안 그의 궁전에서 일어난 일
들을 들려주었다. 이타카와 인근 여러 섬의 100項 이상이나 되는 귀족들
이 오디세우스가 죽은 줄 알고. 그의 아내인 페넬로패에게 오랫동안 구
흔하고 그의 궁전과 국민에 대하여 마치 자기들이 그 소유자나 되는 것
처럼 위세를 부리고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그들에 대하여 복수하려면.
그의 정체가 발각되지 않아야만 했다, 그래서 아테나는 그를 추한 거지
의 모습으로 변하게 하였다, 그래서 그는 한 거지로서 그의 집의 충복이
요, 돼지를 기르는 에우마이오스에게 친절한 접대를 받았다.
그의 아들 텔레마코스는 부친을 찾으러 집을 나가고 없었다. 그는 트
로이 원정으로부터 귀환한 여러 왕들의 궁전을 하나씩 방문했는데, 도
중 아테나로부터 귀가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귀가해서 구흔자들 앞에
나타나기 전에 그 동안의 궁전 사정을 알기 위해서 에우마이오스를 찾
아갔다. 그는 낯선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서는 비륵 거지차림을 했으
나, 친절히 대접하고 도와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탤레마코스는
구혼자들의 칙후 305
어머니 페넬로페에게 자신의 귀환을 세밀히 보고하기 위해서 에우마이
오스를 파견하였다. 그는 구혼자들을 조심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들
은, 텔레마코스도 알고 있는 일이었지만, 그를 암암리에 가로채어 아무
도 모르는 새에 없애 버리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에우마이오스가 떠나자, 아테나가 나타나서 아들에게 정체를 알리라
고 오디세우스에게 지시했다, 동시에 그의 몸에 손을 대어 늙고 가난한
모습을 제거하고, 본래의 웅장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텔레마코스는 그
를 보고 깜짝 놀라 처음에는 그가 인간 이상의 존재임이 틀림없으리라
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자기가 아버지라고 밝힌 후 겉모양
이 달라진 것은 아테나의 작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텔레마코스는 괄로
부친의 목을 껴안고 울었다.
울고 싶은 기분이 두 사람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다정한 말을 나누면서
실컷 울었다,,,,,, I)
두 부자는 구혼자들을 제압하여 그들의 폭행에 복수할 방법을 상의했
다. 그 결과 텔레마코스는 궁전으로 가서 전과 같이 구흔자들 사이에
섞여 있을 것, 오디세우스도 거지의 모습으로 갈 것을 약속하였다. 미
개한 고대에는 거지가 지금과는 다른 특권을 향유하고 있었다. 거지는
길손으로서,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고관들이 거주
하는 궁전에도 입실이 허가되어 손님으로서 대접받는 일이 종종 있었
다. 그러나 때로는 모욕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오디세우스는 아들에게
당부하기를, 자기에게 보통 이상의 관심을 보임으로써 그 정체를 알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지 말도록 하고, 그리고 자기가 모욕을 당하거
1, (오디세이아-제16권 254-- 258행.
커-----닌 卜-티
料--------勳纖
306
나 얻어맞는 일이 생기더라도 모르는 사람을 낄하는 것 이상으로 간섭
해서는 안 된다고 일렀다.
궁전에 들어가 보니 전과 다름없는 음주와 음탕한 광경이 눈에 띄었
다. 구혼자들은 비록 내심으로는 텔레마코스를 없애 버리려는 그들의
음모가 실패한 것을 원통하게 생각했으나, 겉으로는 그가 돌아온 것을
반기는 척했다. 늙은 거지에게도 입실이 허용되고 음식을 제공했다. 오
디세우스가 궁전 뜰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감동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늙
어서 거의 빈사 상태로 드러누워 있던 개가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귀를 세우며 머리를 들었다. 그것은 전에 오디세우스가 사냥할
때 데리고 다니던 아르고스라고 부르는 개였다.
,,,,,,그 개는
오랫동안 보지 못하던 오디세우스기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귀를 위로 세우고
기쁜 듯 꼬리를 흔들었으나
일어서서 전과 같이
주인에게 접근할 기력은 없얼다.
오디세우스는 그를 보고
남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이윽고 아르고스의 운명은
늙어 버린 자신의 생명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살아서 20년 만에 가까스로 주인과 만나자마자. I)
오디세우스가 흘 안의 그의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을 때, 구혼
자들은 그에 대해 오만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조용히 항의하
자,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의자를 들어 그를 때렸다. 텔레마코스는 자기
의 아버지가 자기 궁전의 흘에서 그런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보자 분노를
I, (오디세이아-제17권.
구흔자들의 최후 307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부친의 훈계를 생각해 내고서, 비록 젊었으나
집주인이요, 빈객들의 보호자로서 예의에 어긋나는 말을 하지 않았다.
페넬로페는 구흔자 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이제까지 연기해
왔으나 더 이상 연기할 구실이 없었다. 이제까지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더 이상 희망을 걸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 동안 아들이
자라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들의 의견을 받
아들여 구혼자들의 재능을 시험하여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시험은 활쏘
기였다. 열두 개의 고리가 일렬로 배열되고, 이 열두 개 전부를 화살로
관통한 사람이 왕비와 결혼하기로 갈정되었다. 전에 오디세우스가 친구
로부터 받은 활을 무기고에서 끌어내어, 화살이 가득 찬 화살통과 함께
흘 안에 놓았다. 텔레마코스는 다른 무기는 경기에 열중한 나머지 제정
신을 잃고 마구 이용할 위험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구실로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했다.
시합 준비가 다 된 후, 최초의 일은 시위를 메기기 위하여 활을 구부
리는 일이었다. 텔레마코스가 시험해 보았으나 허사였다. 그래서 그는
자기 분수에 넘친 일을 시도했다고 겸손히 고백하면서 활을 다른 사람
들에게 넘겼다. 그러나 이 사람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동료
들의 웃음과 조롱 속에서 손을 떼었다. 다른 사람, 또 다른 사람이 해
보았다. 그들은 활에 기름도 발라 보았으나 아무 효과가 없었다. 활은
구부러지려고 하지 않았다. 마침내 오디세우스가 입을 열고 자기에게도
한 번 시켜 달라고 겸손히 말했다.
"저는 지금 거집니다만, 전에는 무사였습니다. 저의 사지에는 아직도
힘이 약간 남아 있습니다."
구혼자들은 조소하고 소리치며, 저런 오만무례한 자를 내쫓으라고 명
령했다, 그러나 텔레마코스는 큰소리로 그를 변호하며 오직 늙은이의
마음을 만족시켜 준다는 뜻에서 한 번 해보라고 명령했다. 오디세우스
는 활을 손에 잡고 대가의 솜씨로 조종했다. 그는 수월하게 줄을 오의
에다 맞춘 다음, 화살을 활시위에 메기고. 줄을 당겨 화살을 어김없이
308
고리 속으로 관통시켰다.
그러고는 그들에게 경탄의 소리를 낼 여유도 주지 않고, "이게 또 하
나의 표적이다"라고 외치며 구혼자 중에서 제일 무례한 자를 향해 정면
에서 겨누었다, 화살이 목구멍을 관통하자 그는 곧바로 쓰러졌다. 텔레
마코스와 에우마이오스, 그 밖의 충복들이 단단히 무장을 하고서 오디
세우스의 곁으로 뛰어왔다. 구흔자들은 놀라 주위를 돌아보면서 무기를
찾았으나 하나도 없었고, 에우마이오스가 문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도망칠 수도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자기의 정체를 밝혔다. 그는 자기가 오랫동안
부재중이던 주인이라는 것, 그들이 이제까지 침범한 것은 자기의 집이
요, 그들이 탕진한 재산 역시 자기의 재산이요, 10년 동안 그들이 괴롭
힌 것도 자기의 아내와 아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이에 대해 철저히 복
수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이리하여 모두 다 참살되고, 오디세우스는 다
시 궁전의 주인이 되어 그의 왕국와 아내를 되찾게 되었다.
309
아이내이아스외 모험
n
트로이 전쟁의 망웅
아이네이아스
우리는 이제까지 그리스 영웅 중의 한 사람인 오디세우스 뒤를 쫓아
트로이로부터 고향으로 돌아을 때까지의 갖가지 모험을 보아 왔다. 이
제는 정복당한 사람들 중 생존자들에 대하여 그 운명을 더듬어 보기로
하자, 생존한 트로이 사람들은 고국이 멸망한 후 대장 아이네이아스에
인도되어 신천지를 찾아 떠났다. 목마가 그 뱃속에 있던 무사들을 토
해 내어 트로이가 함락되고 불바다가 되던 운명의 밤에, 아이네이아스
는 붕괴된 곳에서 아버지와 아내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도망쳤다. 그
의 아버지 앙키세스는 늙어서 빨리 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아이네이아
스는 그를 어깨에 떠메고 갔다. 그는 이런 무거운 짐을 지고 아들의
손을 잡고 아내를 이끌고 될 수 있는 한 빨리 그 불타는 도시에서 빠
져 나가려 했으나, 아내는 어느새 그 흔란 가운데 쵭쓸려 마침내 보이
지 않게 되었다.
예정된 장소에 가보니 그곳에는 이미 많은 남녀 피난민들이 모여 있
었는데, 그들은 모두 아이네이아스의 지휘에 몸을 맡겼다. 그들은 수개
월 동안 준비를 한 뒤 마침내 출범했다. 그들은 처음에 인접한 트라키
아 해안에 도착하여 그곳에 도시를 건설할 준비를 했는데. 아이네이따
310
Q,
스의 신상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 일이 중단되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제
물을 바치려고 가까운 숲에서 나뭇가지를 꺾었다. 그런데 놀람게도 꺾
은 자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계속 가지를 꺾자, 땅속에서 어떤 소리
가 들려 왔다,
"살려 주시오, 아이네이아스-나는 당신의 친척인 폴리도로스요, 나
는 여기서 많은 화살을 맞고 피살되었는데, 그때의 화살이 나의 피를
빨고 자라나 이렇게 숲이 되었다오."
이 말을 듣고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의 어린 왕자였던 폴리도로스를
상기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아들을 전쟁의 재난으로부터 멀리 떨어
진 곳에서 성장시키기 위해 이웃 나라인 트라키아에 많은 재보와 함께
보냈다, 그런데 트라키아 왕은 이 아이를 죽이고 그 재보를 빼앗았다.
아이네이아스와 동료들은 그곳이 이와 같은 범죄로 인해 저주받은 땅이
라는 것을 알고서는 급히 떠났다.
다음에 일행은 델로스 섬에 상륙했다. 이 섬은 원래 떠다니던 것이었
는데 제우스가 견고한 쇠사슬로 해저에 묶어 놓았다. 그리하여 아폴론
과 아르테미스가 이곳에서 태어나자, 그 때문이 이 섬은 아폴론에게 봉
헌퇴었다.
이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아폴론의 신탁에 문의했지만, 그의 신탁이
늘 그렇듯이 다음과 같이 애매한 답변만을 얻었다. '너희들의 옛날 어
머니를 찾으라. 그곳에 아이네이아스 종족이 사는데, 다른 모든 국민을
그들의 지배하에 놓을지어다."
트로이인들이 이 말을 듣고 기뻐했다.
그리고 바로 "신탁이 뜻하는 곳은 어딜까? 하고 서로 물었다.
앙키세스는 자기들의 조상이 크레타에서 왔다는 전설이 있는 것을 상
기하고는 그곳으로 떠났다. 그들은 크레타에 도착하여 곧 도시를 건설
하기 시작했다. 이 무렵 갑자기 그들 사이에 병이 발생하고, 애써 지어
놓은 밭에서는 한 알의 곡식도 거둘 수 없었다. 이러한 암담한 사태에
놓여 있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꿈을 꾸었다. 그 꿈에서 이르기를, 그곳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311
을 떠나서 헤스페리아라는 서쪽에 있는 나라로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곳은 트로이 민족의 조상인 다르다노스가 처음으로 이주해 온 곳이었
다. 그들은 오늘날 이탈리아라고 부르는 헤스페리아를 향해 떠나기로
했다,
그들은 그곳에 도달하는 동안 갖가지 모험을 겪었고, 오늘날 같으면
지구를 몇 바퀴나 돌았음직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겨우 그곳에 도
착했다.
그들이 처음 상륙한 곳은 하르푸이아이들이 살고 있는 섬이었다. 하
르푸이아이는 처녀의 머리를 하고 긴 발톱을 가졌으며, 언제나 굻주림
으로 인해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형오스러운 새였다. 이 새들은 옛
날에 제우스가 그 잔인한 소행에 대한 벌로 시력을 박탈한 피네우스"라
는 자를 괴롭히기 위하여 신들이 파견한 것이었다. 피네우스 앞에 식사
가 놓여지면 언제나 공중으로부터 하르푸이아이가 날아와서 가로채 가
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새들이 아르고나우테스 원정대의 영웅들에 의
하여 피네우스 곁에서 추방되어. 이 섬으로 도피하였다가 이제 아이네
이아스에게 발견된 것이다.
배가 항구로 들어섰을 때, 트로이인들은 가축 떼가 들판을 배회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필요찬 만큼의 가축을 잡아 잔치를
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모두 식탁에 앉자마자, 갑자기 무섭고
도 요란한 소리가 공중에서 들려 왔다. 그리고 추악한 하르푸이아이 떼
들이 그들을 향해서 돌진하여 내려와, 발톱으로 접시에 있는 고기를 낚
아채어 그대로 날아가려고 했다. 그래서 아이네이아스와 그의 동료들은
칼을 빼들고 이 괴물들 속에 들어가 휘둘렀으나, 아무리 휘둘러도 효과
가 없었다. 상대는 너무나도 민첩하여 맞힐 수가 없었고, 맞히더라도
날개가 딱딱하여 칼로도 -를 수 없는 갑옷과 같았다 그 중의 한 마리
1)트라키아의 왕으로서, 후처의 사주에 놀아나 전처가 낳은 두 아들의 시력을
박탈하였기 때문에 자신도 신벌을 받아 시력을 박탈당했다.
312
가 가까운 곳에 있는 절벽 위에 앉아 부르짖었다.
"트로이 놈들아, 죄 없는 우리들에게 이런 짓을 하기냐? 처음에는 우
리들의 가축을 도살하더리 우리에게까지 싸움을 걸기냐?
그리고 그 새는 장래 그들의 앞길에 무서운 재난이 있을 것이라고 예
언한 후 마음껏 욕을 퍼붓고는 날아가 버렸다. 트로이인들은 급히 그곳
을 떠나서 다음에는 에페이로스 해안을 따라 항해했다. 그들이 이곳에
상륙했을 때, 놀랍게도 이전에 포로로서 이곳에 끌려왔던 몇 사람의 트
로이인들이 이 지방의 지배자가 되어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헥토르의
미망인 안드로마케는 숭리를 거둔 그리스군의 어느 대장의 아내가 되어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그 대장이 죽자 그녀는 아들의 후견인으로서 이
나라의 셥정이 되어 있었다, 같은 포로 출신인 트로이의 왕족 헬레노스
와 안드로마케는 아이네이아스 일행을 정중하게 환대하고 선물을 주어
보냈다.
이곳으로부터 아이네이아스 일행은 시켈리아 해안을 따라 항해하여,
키클로프스의 나라를 통과하였다. 그때 그들을 부르는 자가 있었는데,
그 모습은 초라했으나 복장으로 보아 그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알았
다. 그는. 자기는 오디세우스 일행이었는데, 오디세우스가 자기도 모르
는 사이에 급히 떠났기 때문에 흘로 남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폴리페모스를 상대로 한 모험담을 들려주었다, 그
리고 이곳에서는 나무열매나 풀뿌리밖에 먹을 것이 없고, 항상 키클로
프스들의 위협을 받고 있으니, 같이 데리고 가달라고 간청했다.
그가 말하고 있는 동안에 폴리페모스가 나타났다, 그는 '흥할 정도
로, 몸집이 크고 하나밖에 없는 눈마저 먼 무서운 괴물이었다. 그는 도
려 낸 눈구멍을 바닷물로 껏으려고 지팡이로 길을 더듬으며 조심스럽게
바닷가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물 속을 걸어왔다. 그는 키가
무척 컸기 때문에 깊은 바닷속에도 들어갈 수 있었다.
트로이인들은 무서워 그를 피하려고 노를 잡았다. 노젓는 소리를 듣
고 폴리페모스는 그들을 향해 부르짖었다. 그 소리는 해안을 쩌렁쩌렁
아이네이아스의 모험 313
하게 울렸다, 그러자 그 소리를 들은 다른 키클로프스들이 동굴과 숲
속에서 뛰어나와 해안에 한 줄로 늘어섰는데, 이것은 마치 키 큰 소나
무들이 늘어선 것 같았다. 트로이인들은 열심히 노를 저어 그들의 시야
에서 벗어났다. I)
아이네이아스는 일찍이 헬레노스로부터 괴물 스킬라와 카리브디스가
지키고 있는 해협을 피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독자도 기억하겠지만, 그
곳에서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이 카리브디스를 피하는 데 은 정신을 집중
하고 있다가 스킬라에 붙잡혀 여섯 명의 부하를 잃었다. 그래서 아이네
이아스는 헬레노스의 충고에 따라 이 위험한 해협을 피하고 시칠리아
섬 해안을 따라 항해했다.
헤라는 트로이인들이 목적지를 향해 순조롭게 그 여로를 재촉하고 있
는 것을 보자, 옛날에 그들에 대해 가졌던 원한이 또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파리스가 자기의 아름다움을 무시하고 그 능금을
다른 여신에게 주어 자기에게 가한 멸시를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신
들의 마음속에도 이와 같은 원한이 깃들다니-그래서 그녀는 급히 바
랑의 지배자인 아이올로스에게로 갔다.
이 아이올로스는 전에 오디세우스에게 순풍을 보내 주고 역풍을 모두
묶어 자루 속에 넣어 주었던 신이다. 아이올로스는 여신의 명령에 따라
자기의 아들 보레아스(북풍)와 티폰(태풍-그 밖의 바람들을 보내어 풍
랑을 일으키게 했다. 드디어 무서운 폭풍우가 일어나고 트로이인의 배
들은 그들의 진로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해안으로 밀려 나갔다. 배들은
난파할 위험에 직면하자 서로 분산되어 아이네이아스는 자기 배 외꼭
다른 배들은 다 없어진 줄 알았다,
이런 위급한 때 포세이돈은 폭풍우가 노호하는 소리를 듣고, 이것이
I, (아이네이스-제3권 -행,
2)(아이네이스-제1권 11행.
314
자기가 명령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는 파도 위로 머리를 내밀어
보았다. 그러자 폭풍우에 밀려서 떠내려가는 아이네이아스의 선단이 보
였다. 그는 동생 헤라가 트로이인에 대해 적의를 품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곧 납득이 갔지만 자기의 영역을 침범당한 데 대한 노여움
은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바람들을 불러 엄격히 꾸짖고서 돌려보냈
다. 그러고는 파도를 가라앉히고, 태양을 가리고 있던 구름을 밀어젖혔
다. 그리고 암초에 올라 움직이지 않게 된 배들 가운데 몇 척을 포세이
돈 자신이 삼지창으로 비틀어서 끌어내리고, 그 동안에 트리톤과 바다
의 님프가 다른 배 밑에 어깨를 밀어 넣어 들어올려 물위에 다시 뜨게
했다. 트로이인들은 바다가 평온하게 되자 제일 가까운 해안을 찾아갔
는데, 그곳은 카르타고 해안이었다, 여기서 아이네이아스는 선단이 몹
시 파슨되긴 했으나, 차례차례 모두 무사히 그곳에 도착한 것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디도
트로이의 유랑민들이 상륙한 카르타고는 시칠리아 반대편인 아프리카
해안에 있는 도시였다. 이곳은 당시 티로스인의 이민이 그들의 여왕 디
도의 지도 아래 새로운 나라의 기초를 쌓으려던 곳으로 후에 로마의 적
이 되는 운명을 지닌 나라였다, 디도는 티로스의 왕 벨로스의 딸이요,
부왕의 왕위를 계숭한 피그말리온의 누이동생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거
대한 재산을 소유한 시카이오스라는 자였는데, 피그말리온은 그 재산에
눈이 어두워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러자 디도는 많은 친구들과
부하들을 모두 이끌고 몇 척의 배를 타고 시괴이오스의 재산을 모두 싣
고 티로스로부터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자기들의 미래의 보금
자리로 선택한 장소에 이르자 원주민에게, 한 마리의 황소가죽으로 둘
러쌀 수 있을 정도의 토지로도 족하니 좀 나누어 달라고 부탁하고, 쾌
디도315
히 승낙을 받자 디도는 황소 가죽을 가늘고 길게 잘라 몇 개로 만들어
그것으로 토지를 둘러싸고, 그 경계 안에 성채를 쌓고, 비르사(짐승의
가죽)라고 불렀다. 얼마 후에 이 성채 주위에 카르타고 시가 일어나 크
게 번영했다.
마침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아이네이아스가 동료들과 함께 이
곳에 도착했다. 디도는 이 유명한 유랑민들을 친절히 환대했다.
"나 자신도 고생을 했기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을 도을 줄 알게 되었
습니다" 하고 그녀는 말했다.
여왕은 그들을 환대하기 위하여 축제를 열고, 힘과 기능을 다투는 경
기를 개최했다. 아이네이아스 일행도 여왕의 신하들과 대등한 조건으로
종려나무잎 (승리를 의미)을 얻으려고 다투었다. "승리자가 트로이인이건
티로스인이건 나에겐 구별이 없다" I,고 여왕이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경
기가 끝난 후 잔치가 벌어지고 그 좌석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여왕의 요
구를 받아들여 트로이에 있었던 여러 사건과 트로이 함락 후의 자기의
모험담을 이야기했다.
디도는 그의 공적에 크게 감격했다, 그녀는 마침내 그를 사랑하게 되
었는데, 아이네이아스도 기꺼이 이 행운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
다. 그도 유랑생활을 행복으로 종결짓고 가정과 왕국과 아내를 동시에
차지할 수 있으므로, 서로가 교제를 즐기는 동안에 수개월이 경과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탈리아의 일도 또 그 해안에 건설할 예정인 왕국에
대해서도 서로 모두 잊은 듯했다. 그러나 이것을 본 제우스는 곧 헤르
메스를 아이네이아스에게 보내어 그에게 숭고한 사명감을 환기키고 항
해를 계속하도록 명 령하였다.
디도는 아이네이아스를 만류하려고 갖은 유혹을 하여 설복하려고 힘
썼으나, 이별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녀의 사랑과 자존심이 입
은 타격은 너무나도 컸다. 그녀는 마침내 그가 가버린 것을 알고는 전
-아이네이스-제1권 ③만 574행,
」
316
아0/곤이쏙스가 가버리자 낙담하여 사기 가슴을 찌르고 장작더미 위에 몸을 던진 디도
부터 쌓아 두었던 화장용 나뭇더미 위에 올라 자신의 몸을 찌르고 나뭇
더미와 함께 불타 버렸다. 도시 상공으로 타오르는 화염이 떠나는 트로
이인들의 눈에도 띄었다. 그 원인은 알 수 없었으나, 그것을 본 아이네
이아스는 불길한 사건의 전조와 같은 것을 느꼈다.
팔리누루스
F이네이아스 일행은 다음에 시칠리아 섬에 기항했는데, 당시 이곳을
팔리누루스 317
지배하고 있던 트로이 왕가의 퍼를 받은 아케스테스에게 환대를 받은
후, 그들은 다시 배를 타고 이탈리아를 향해 항해를 계속했다. 아프로
디테는 포세이돈에게 자기의 아들(아이네이아스)로 하여금 바라는 목적
지에 도달케 하고, 항해의 위험을 끝마치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포세이
돈은 조건을 들어 승낙했는데, 그것은 한 사람의 생명만 희생물로 제공
하면 다른 생명은 살려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회생자는 키잡이 팔리누
루스였다, 그가 손에 키를 잡고 별을 바라보면서 앉아 있을 때, 포세이
돈에 의해 파견된 잠의 신 히프노스가 포르바스(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
의 아들)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그에게 다가서며 이렇게 말했다,
"팔리누루스야, 바람은 순조롭고 해면은 평온하다, 그리하여 배는 순
조롭게 항해하고 있다. 피곤할 것이니 잠깐 누워서 쉬는 것이 좋지 않
겠나? 내가 자네 대신 키를 잡아줄 테니."
"해면이 평온하다느니, 순풍이라느니 그런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마시
오. 나는 그들이 배반하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아 왔소. 이런 변덕스러
운 일기에 항해를 아이네이아스에게 맡길 수 있단 말입니까丁
그리고 팔리누루스는 계속하여 키를 잡고 별을 응시했다. 그러나 히
프노스가 '망각의 강' 인 레테 강가의 이슬에 젖은 나뭇가지를 그의 머
리 위에서 흔들자 그의 눈은 자꾸만 감겼다. 이때 히프노스가 그의 몸
을 밀자 팔리누루스는 넘어지며 바닷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손에 키를
잡은 채로 떨어졌으므로 키도 그와 함께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포세이돈은 약속한 것을 잊지 않고 키도 키잡이도 없는 배를
전진케 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얼마 후에야 팔리누루스가 없어진 것을
알고 이 충실한 키잡이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며 직접 키를 잡았다,
배는 마침내 이탈리아의 해안에 도착했다. 일행은 기뻐 날뛰며 육지
로 뛰어올라 갔다. 부하들이 야영 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에 아이네이아
스는 시빌레 (아폴론의, 때로는 다른 신들의 신탁을 고하는 무녀)의 집을 찾
아갔다. 그곳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봉헌된 신전과 숲에 인접된
동굴 속이었다.
318
아이네이아스가 그곳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 시빌레가 그에게 말을
걸어 왔다. 그녀는 그가 무엇하러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는 것같이 보
였다. 그리고 아폴론의 영감을 받아 갑자기 예언자가 된 듯한 어조로
아이네이아스가 최후의 성공을 거두기까지 려어야 할 허다한 노고와 위
험을 암시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격려의 말로 끝을 맺었는데 그 말
은 그 후 속담이 되었다, "재난에 굴하지 마라. 더 용감히 전진하라." I)
아이네이아스는 무슨 일을 당하더라도 이겨 낼 각오가 되어 있다고 답
변했다.
그에게는 오직 하나의 소원이 있었다. 그는 꿈에서, 죽은 자들이 있
는 곳을 찾아 그의 아버지 앙키세스"와 여러 가지를 협의하여 그로부터
자신의 장래 운명과 자신이 이끄는 민족의 운명에 대한 계시를 받으라
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그녀에게 이 임무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도움
을 청했다. 그러자 시빌레는 대답하였다. "아베르누스까지 내려가는 것
은 용이한 일이오. 플루톤(하이데스)의 문은 밤낮으로 열려 있소. 그러
나 발을 돌려 지상세계로 돌아오는 일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오." 그리
고 그녀는 그에게 숲 속에 가서 황긍의 가지'까 하나 달려 있는 나무를
찾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이 가지를 꺾어 페르세포네에게 선물
로 갖다 주어야 하는데, 운이 좋으면 가지는 꺾는 자의 손에 복종하여
쉽사리 나무로부터 떨어지지만, 운이 나쁘면 어떠한 힘도 그것을 뜯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을 꺾을 수만 있다면, 다응은 만사
가 잘 되어갈 것이오"라고 말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시빌레의 지시대로 했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 아프로
디테는 자기의 비둘기 두 마리를 그의 앞에서 날게 하여 그곳을 가르쳐
I, (아이네이스-제16권 59,1~,143행,
2)그는 항해 도중 시켈리아에게 죽었다. -아이네이스-제3권 710행.
3) T.G.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는 이 나뭇가지에 얽힌 전설을 설명하려고 한
것 이다.
지옥319
주었다, 이 비둘기의 도움으로 그는 그 나무를 발견하고, 가지를 꺾어
시빌레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지옥
이 책의 앞에서 우리는 고대 사람들이 세계 창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
각하고 있었는가를 설명했다, 이제 우리의 이야기도 종말에 가까워졌으
므로, 우리는 죽은 자들이 사는 세계의 이야기를 하기로 하자. 이 이야
기는 고대의 가장 훌릉한 시인 중의 한 사랄인 베르길리우스가 그들의
가장 권위 있는 철학자들의 이론을 토대로 서술한 것이다.
베르길리우스가 죽은 자들이 거주하는 지옥의 입구라고 생각했던 곳
은, 지상에 있는 우리 인간들에게는 무섭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관념
을 환기시키는 데 가장 적당한 곳일 것이다. 그곳은 베수비오 산 부근
의 화산지대로, 그 지대에는 깊이 갈라져 터진 곳이 있어 그곳으로부터
유황 불꽃이 튀어 올라오고, 지면은 속에 갇혀 있는 증기 때문에 뒤흔
들리며, 또 땅속으로부터는 신비스러운 소리가 들려 온다, 아베르누스
호수는 사화산의 분화구에 물이 차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폭이 반
마일쯤 되는 원형의 이 호수는 대단히 깊고 높은 둑으로 둘러싸여 있었
는데, 이 둑은 베르길리우스 시대에는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었다.
유독한 증기가 그 수면에서 올라와 둑 위에는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었고, 새 한 마리 날지 않았다. 베르길리우스에 의하면 바로 이곳에
지옥으로 통하는 동굴이 있었고, 이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페르세포네,
헤카테, 푸리아이 등 지옥의 여신들에게 제물을 바쳤다. 그러자 포효하
는 소리가 들려 오고 언덕 의의 숲이 흔들리고, 개 짖는 소리가 여신들
이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알렸다.
"자, 이제 용기를 내십시오. 이제부터는 용기가 필요하니까요"라고
시빌레는 말하였다.
320
그리고 그녀는 동굴 속으로 내려갔다. 아이네이아스도 그 뒤를 따랐
다. 그들은 지옥의 문에 들어가기 전에 한 무리의 군상들 사이를 통과
했는데, 이는 '비탄'과 복수의 '걱정', 창백한 '병'과 우울한 '노년',
범죄의 동기가 되는 '공生, '기아', 止역', 긴궁', '죽음' 등으로서,
보기에도 무서운 형상들이었다. 푸리아이 (복수의 여신들)와 '불화' 의 여
신들이 그곳에 침상을 펴고 있었는데, 불화의 여신의 모발은 피 묻은
노끈으로 결박된 여러 마리의 독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 그곳에는 백
개의 팔을 가지고 있는 브리아레오스, 슈운 하는 소리를 내는 히드라,
불을 토하는 키마이라와 같은 괴물들이 있었다. 이 광경을 보고 아이네
이아스는 몸서리를 치며, 칼을 빼어 들어 내리치려고 하였다. 그러자
시빌레가 그를 제지했다.
그들은 다시 코키토스(비탄의 강)라는 혹하(資料)에 이르렀는데 그곳
에는 늙고 초췌하기는 하나 굳세고 정력이 왕성한 뱃사공 귀론이 있어,
다양한 선객을 배에 태우고 있었다. 그 중에는 고매한 영웅들과 소년
또는 미혼의 처녀도 있었는데, 그 수는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나
겨울이 가까이 온 것을 알고 남쪽으로 날아가는 새 테와도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들은 다투어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려고 했다. 그러나 엄격한 뱃사
공은 자기가 선택한 자만을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쫓아 버렸다. 아이네
이아스는 이 광경을 보고 이상히 여겨 시빌레에게 물었다.
"왜 이런 차별을 하는 거요?
그녀는 대답했다. "배를 탈 수 있는 것은 정당한 장례를 받은 자의
영혼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이 강을 건널 수 없습니다. 그들은 백 년
동안 강가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방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기
간이 지나야만 그들도 건너갈 수 있습니다."
아이네이아스는 폭풍우를 만나 죽은 자기 동료들을 생각하고 슬퍼했
다. 그 순간 그는 배 밖으로 떨어져 물에 빠져 죽은 키잡이 팔리누루스
를 보았다. 아이네이아스는 그에게 말을 걸고, 왜 그런 재난을 당했느
지옥321
냐고 물었다. 팔리누루스는 키가 떠내려갔으므로 그것을 붙잡고 있다가
물결에 쉽쓸렸다고 대답했다. 그는 자기를 강 건너로 데려다 달라고 아
이네이아스에게 간청했다.
그러나 시빌레는 그런 행동은 플루톤의 법칙에 위반되는 일이라고 그
를 꾸짖었다. 그녀는 그의 시체가 표류하여 도착할 해안에 사는 사람들
에게 갖가지 이상한 일이 일어나게 되고, 이를 두려워하는 그들에 의해
시체는 정중히 매장될 것이며, 그 곶은 팔리누루스 곶이라 불려지리라
-지금도 그렇게 불리고 있다 -는 것을 그에게 알려 주며 위로하였
다, 이러한 말로 팔리누루스를 위로한 후에 그들은 그와 작별하고 배에
접근했다.
카론은 앞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무사를 날카로운 눈초리로 응시하며,
무슨 권리로 살아서 무장한 몸으로 이 강가에 가까이 다가오느냐고 물
었다. 이에 대하여 시빌레는, 자기들은 결코 난폭한 짓을 하려는 것이
아니며, 아이네이아스의 유일한 목적은 그의 아버지를 만나 보는 것이
라고 답변하고, 끝으로 황금가지를 내보였다. 이를 보자, 카론은 곧 노
여움을 풀고, 급히 서둘러서 배를 강가로 돌려 그들을 태웠다. 이 배는
원래 육체를 떠난 가벼운 영흔만을 태우도록 만들어져 (짐승의 가죽을 이
어 만들었다고 한다) 있었으므로 아이네이아스가 타자 무거워서 신음 소
리를 냈다.
그들은 곧 맞은편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머리가 세 개이고, 목에는
뱀이 억센 털처럼 나 있는 케르베로스라는 개를 만났다. 케르베로스는
세 개의 목구멍을 다 열고 짖었다. 시빌레가 약이 섞인 과자를 던져 주
자, 그것을 탐욕스럽게 먹고는 약기운에 취해 곧 굴 속에 몸을 누이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이네이아스와 시빌레는 육지로 뛰어올랐다, 그러자 곧 그들의 귀에
들려 온 소리는 인생의 시작 단계에서 죽은 갓난아이들의 통곡 소리였
고, 또 그들 옆에는 무고한 죄를 입고 죽은 사람들이 있었다. 미노스(크
레타 왕으로서 제우스와 에우로페 사이에서 태어났다. 법률의 제정자로 유명하
322
다)가 재판관으로서 그들을 지배하고, 각자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무리는 인생을 증오하여 죽음을 피난처로 구
하기 위해 자살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오-다시 살아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이제는 빈궁이나 노고,
그 밖의 어떠한 고생도 얼마나 달게 받을 것인가! 다음에 나타난 것은
비탄의 들판이었다. 이곳은 몇 갈래의 호젓한 길로 나뉘어져 있고, 그
길은 도금양(料金孃) 숲 속으로 통해 있었다. 여기에는 짝사랑의 희생이
되어, 죽어서도 고통을 면치 못하는 사람들이 배회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서 아이네이아스는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디도의 모
습을 언뜻 본 듯하였다. 어둠침침하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확실하지 않
았으나 가까이 가자 바로 디도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이네이아스의 눈
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그녀에게 애정이 넘치는 어조로 말을 걸
었다.
"불쌍한 디도여 -그럼 그대가 죽었다는 소문은 사실이었는가? 그리고
아! 내가 그 원인이란 말인가? 신들을 증인으로 내세을 수도 있는 일이
지만, 내가 그대를 떠난 것은 내 본의가 아니었고, 제우스의 명령에 복
종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오. 또 나의 출발이 당신에게 그와 같이
엄청난 희생을 끼칠 줄은 생각지 못했土. 제발 발을 멈추어 주시오. 그
리고 나의 최후의 작별의 말을 거부하지 말아 주오."
디도는 잠시 동안 서 있었으나 얼굴을 돌리고 눈은 아래로 떨어뜨리
고 있었다. 목석과 같이 그의 변명이 들리지 않는 듯 말없이 걸어갔다.
아이네이아스는 얼마 동안 뒤를 따르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시빌레와 같
이 다시 길을 걸었다.
다음으로 그들은 전사한 영웅들이 배회하고 있는 들판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그리스와 트로이 무사들의 망령이 많이 있었다. 트로이의 망
령들은 아이네이아스 주위에 모여들었는데, 그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만족치 않았다. 망령들은 아이네이아스가 이곳에 온 이유를 물었고, 그
밖에도 많은 질문을 퍼부었다. 그러나 그리스의 망령들은 어두운 곳에
지옥323
서 번쩍이는 갑옷을 보고 그것이 아이네이아스라는 것을 알자, 공포에
떨며 발꿈치를 돌려 도망쳤다. 그것은 트로이 전장에서 흔히 그들이 보
였던 모습과 홉사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 트로이 친구들과 좀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시빌레는 길을 떠나기를 재촉했다, 그리고 다음에 그들이 온 곳은, 길
이 두 갈래로 갈라진 지점이었다. 하나는 엘리시온(극락)으로 통하고,
다른 하나는 지옥으로 통하는 길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한편에 굉장한
도시의 성벽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 주위에는 플리게톤(불의 강)이
화염 물결을 굴리고 있었다. 앞에는 그 어떠한 인간도, 심지어는 신까
지도 열 수 없는 금강석 문이 있었다. 문 옆에는 쇠탑이 서 있었고, 그
위에서는 복수의 여신 티시포네가 망을 보고 있었다. 성안에서는 신음
소리와 채찍 소리 그리고 쇠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쇠사슬이 쩔꺽쩔꺽
울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아이네이아스는 공포에 떨며 지금 들려 온
소리는 어떤 범죄를 벌하는 형벌이냐고 그의 알내인에게 물었다. 시빌
레는 대답했다.
"이곳은 라다만티스料우스와 에우로페의 아들-의 법정인데, 생전에 범
한 죄를 밝히는 곳이오. 범죄자는 그것을 아무도 로르게 감추었다고 생
각하나 쓸데없는 생각이오. 티시포네는 쇠사슬 채찍으로 죄인을 때린
후에, 그를 다른 복수의 여신에게 인도하는 것이오."
마침 이때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청동의 문이 열렸다. 아이네이아
스는 문 안에서 히드라가 50개의 머리로 입구를 지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빌레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지옥의 심연은 마치 그들의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이 무한히 높듯이 그 밑바닥이 무한히 깊다고 설명해 주
었다. 이 심연의 바닥에는 옛날에 신들에게 반항했던 거인족(티탄족)이
꿇어 엎드려 있었다, 그리고 살모네우스도 그곳에 있었다. 그는 오만하
게도 제우스와 우열을 다투고자 하여 청동으로 된 다리를 만들어, 그
위를 전차로 달리며, 그 소리가 우렛소리를 닳게 하고 번갯불을 흥내내
어 불타는 나뭇가지를 백성들에게 던졌다, 이런 짓을 했기 때문에 제우
324
스는 마침내 진짜 벼락을 그에게 가하여, 인간의 무기와 신의 무기와의
차이를 가르쳐 주었다. 거인 티티오스도 그곳에 있었다. 그의 몸은 드
러누우면 9에이커의 땅을 차지할 만큼 거대했는데, 독수리가 항상 그의
간장을 파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간장은 파먹자마자 새로운 간장이
솟아나므로, 간장을 파먹히면서 고통을 맛보아야 하는 그의 형벌은 그
칠 날이 없었다.
아이네이아스는 많은 사람이 맛있는 음식이 놓여 있는 식탁을 향하여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곁에는 한 복수의 여신이 서 있어, 그들이 그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그들의 입으로부터 그것을 래앗아 가는 것이었
다. 또 어떤 자들의 머리 위에는 큰 바윗돌이 걸려 있어 곧 떨어질 것
같아, 그들은 부단히 공포 상태 속에 있었다. 이들은 생전에 형제를 미
워한 자, 부모를 때린 자, 그들을 신뢰한 친구를 속인 자, 혹은 부유하
게 된 후에 재물을 사유하여 다른 사람에게 한 푼도 나누어 주지 않은
자 등이었는데, 마지막 부류에 속하는 자가 가장 많았다,
또 이곳에는 결흔의 약속을 배반한 자. 불의의 전쟁을 한 자, 주인에
게 불층실한 자들도 있었다. 이곳에는 또 돈 때문에 조국을 판 자, 법
률을 악용하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기를 일삼았던 자들이 있었다.
익시온도 그곳에 있었는데, 그는 부단히 회전하는 차바퀴에 결박되어
있었다. 또 시시포스도 있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큰 돌을 산꼭대기까
지 굴려 올리는 것이었는데, 등성이를 거의 다 올라갔는가 하면 바위는
어떤 힘에 이끌려 다시 거꾸로 들판을 향해 굴러 내리는 것이었다. 그
는 다시 돌을 위로 올리려고 애를 쓰지만 땀만 그의 전신을 적실 뿐,
아무리 해도 헛수고였다.
탄탈로스는 못 속에 서 있었다. 그의 턱은 수면과 같은 높이에 있었
지만 그래도 그는 목이 말라 갈증을 면할 도리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가 물을 들이마시기 위해 백발의 머리를 숙이면, 물이 달아나서 그가
서 있는 곳은 물 한 방을 없이 말라 버리기 때문이었다. 또 배, 석류,
사과, 맛 좋은 무화과 등 파실이 주렁주렁 달린 수목이 그의 머리 위에
지옥325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지만, 손을 내밀어 잡으려고 하면 바람은 나뭇
가지를 손이 닿지 않게 높은 곳으로 불어 올렸다.
시빌레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이제는 이 음울한 곳에서 벗어나 행복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를 찾아갈 때라고 알려 주었다. 그들은 암흑의
중간 지대를 통과하여, 엘리시온의 들로 나왔다. 그곳이 바로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그들은 안도의 숨을 쉬며 모든 것이 자줏빛
광선에 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지역은 고유의 태양과 별들을 가지
고 있었다. 주민들은 여러 방법으로 즐기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푸른 잔디 위에서 스포츠를 하거나 역기나 기타 여러 가지 경기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오르페
우스는 리라를 연주하며 매혹적인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아이네이아스는 생존했던 시절에 트로이 나라를 건설했던
고결한 영웅들을 보았다. 또한 그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그곳에 조용
히 안치되어 있는 그 당시의 이륜전차나 번쩍이는 무기들을 경탄하면서
바라보았다. 창은 땅에 꽃혀 있었고, 말들은 마구를 벗고서 들판을 노
닐고 있었다. 옛날의 영웅들이 생전에 자기들의 훌릉한 갑옷과 군마에
대하여 지닌 자부심은 이곳에서도 다름이 없었다.
그는 또 다른 무리의 사람들이 연회를 하며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
는 장면을 보았다. 그들은 월계수 숲 속에 있었다. 이곳은 저 위대한
포 강州리다노스)의 원천을 이루며 그것이 도시로 흘러나오는 곳이었
다. 이 숲 속에는 조국을 위하여 싸우다가 부상을 당하고 쓰러진 용사
순결을 지킨 사제들, 아폴론에게 상응한 예언을 노래 부른 시인들, 혹
은 유익한 기술상의 발명으로 인생을 격려하고 장식하는 데 공헌한 사
람들, 그리고 인류에게 봉사한 공로로 은인으로서 기념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눈과 같이 횐 리본을 이마에 달고 있었다.
시빌레는 이들에게 말을 걸고, 어디로 가야 앙키세스를 만날 수 있느냐
고 물었다. 그들이 일러 준 대로 가니 푸른 잎이 무성한 골짜기에서 앙
뤼세스를 곧 찾을 수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자손들의 일과, 그들의 운
.-小
326
명과 그들이 장차 달성할 훌릉한 위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
고 아이네이아스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자, 두 손을 내밀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마침내 네가 왔구나. 오랫동안 너 오기를 기다렸다. 그 수많은 위험
을 무릅쓰고 잘도 찾아와 주었구나. 오, 내 아들아-이제껏 너의 여로
를 바라보며 얼마나 걱정했던가1"
이에 대해서 아이네이아스는 대답했다. "오, 아버지! 아버지의 영상
은 언제나 처의 눈앞에서 저를 지도하고 수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를 자기의 팔로 힘껏 포옹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의 팔은 실체가 없는 환상을 포옹한 것에 불과했다.
아이네이아스의 눈앞에는 넓은 골짜기가 가로놓여 있었는데, 그곳에
서는 바람에 나무가 조용히 나부끼고, 그 사이를 레테 강이 흐르는 고
요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강가에는 여름날 공중에서 볼 수 있는 하
루살이같이 무수한 군중이 방황하고 있었다. 아이네이아스는 놀라서 그
들이 누구냐고 물었다. 그러자 앙키세스가 대답했다.
"그들은 적당한 시기에 육체가 부여될 영혼들이다. 그 동안 그들은
레테 강가에 머물면서 그 물을 마시고, 전쟁의 기억을 없애 버리려고
한단다. "
아이네이아스는 말했다. "오, 아버지! 누가 이런 조용한 곳을 떠나서
지상으로 가고 싶어할 만큼 육체적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겠습니
까?
앙키세스는 천지창조의 계획이 어떻게 실행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으
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물주는 영혼을 구
성하는 재료를불,공기,흙,물의 네 원소로 만들었는데, 이 네 원소
가 결합될 때에는 그 중에서 가장 탁월한 요소, 즉 불의 형태를 취하여
화염을종자와 같이 태양,달,별 등 천체 사이에 뿌렸다. 이 종자로부
터 하위의 신들은 인간이나 다른 모든 동물을 창조했는데, 그때 여러
가지 비례로 흙이 흔합되었으므로, 그 종자의 순수성은 감소되었다. 그
지옥327
래서 흙의 요소가 구성물 속에 많으면 많을수록 그 구성된 개체의 순수
성은 적어진다. 우리도 알 수 있듯이, 육체가 성숙한 남녀는 유년시대
의 순수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육체와 영혼이 결합하고 있는
시간이 오래 경과함에 따라 불순성은 영혼으로 옮겨 간다. 이 불순성은
사후에 불식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영혼에 바람을 쐬어 깨끗하게 하든
지, 아니면 물 속에 잠기게 하든지, 불로 그 여러 불순성을 태워 버리
든지 해야만 이루어진다. 극소수의 사람들 -앙키세스는 자기도 그 가
운데 한 사람임을 암시했다 -은 단번에 엘리시온에 들어가 그곳에서
사는 것이 허용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흙의 요소에서 유래
하는 여러 가지 불순한 점이 불식되고, 레테 강의 물로 전생의 기억이
완전히 세척된 후에야 비로소 새로운 육체를 부여받아 이 세상에 다시
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 중에는 완전히 부패하여 인간의 신체를 받기에 적당치 않
은 자도 있다. 이런 자는 사자-범 ,고양이 ,개 ,원숭이 등과 같은 짐
승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을 고대의 사람들은 메템프시코시스, 즉
영혼의 윤회라 불렀다. 그리고 이것은 아직도 인도의 원주민에 의해 신
봉되고 있는 교리다. 그래서 그들은 극히 미미한 동물의 생명일지라도,
그것이 자기들의 친척의 변형일지도 모른다 생각하여 죽이기를 꺼린다.
앙키세스는 이렇게 설명한 후에 더 나아가서 아이네이아스에게 장래
탄생될 그 민족의 인물들과 그들이 지상에서 달성할 위업에 대해서 이
야기해 주었다, 그 후 그는 다시 화제를 현재로 돌려, 아들에게 그들
무리가 이탈리아에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그가 해야 할 일을 말해 주었
다. 즉 갖가지 크고 작은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 신부를 맞이하게
되는 일 그리고 그 결과로 트로이라는 나라가 건설되고, 그로부터 장차
세계의 패자가 될 로마라는 나라가 건설되리라는 점 등을 이야기했다.
아이네이아스와 시빌레는 앙키세스와 작별하고 시인이 상세히 설명하
지 않은 어떤 지름길을 택하여 지상으로 귀환했다.
328
글리시온
베르길리우스의 시에는 우리가 보아 온 바와 같이 엘리시온을 지하에
두고 축복된 사람들의 영흔이 거주하는 곳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호메
로스의 서사시에서는 엘리시온이 죽은 자의 나라의 일부분을 형성하지
는 않는다. 그는 엘리시온을 지구의 서쪽 끝인 오케아노스 가까이에 위
치한 행복한 나라로 그리고 있다. 그곳은 눈도 추위도 없이 항상 제피
로스(서풍)의 미풍이 산들거리고 있다. 이곳에는 신의 은총을 입은 영웅
들이 죽음을 맛보는 일 없이 보내져서 라다만티스의 지배 아래 행복하
게 살고 있다. 헤시오도스나 핀다로스가 묘사한 엘리시온은 서쪽 끝의
오케아노스 가운데에 있는 축복된 '사람들의 섬' 흑은 '행운의 섬' 안
에 위치하고 있다. 아틀란티스라는 행복한 섬의 전설은 이로부터 유래
한 것이다. 이 행복한 나라는 완전히 가공적인 것이었을 것이나 그런
전설이 생겨난 것은 아마 폭풍우를 만나 어떤 선원이 표류하던 중에 아
메리카 해안을 언뜻 보고 유포시킨 데서 기원한 것 같다.
시빌러
아이네이아스가 시빌레와 더불어 지상으로 돌아오고 있을 때,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이 여신이건 혹은 신들의 은총을 받은 인간이건 간에, 나는 당
신을 언제나 존중하렵니다. 지상에 도착하면 나는 당신을 위하여 신전
을 세우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 스스로 제물을 바치렵니다."
이에 대해 시빌레는 말했다.
"나는 여신이 아니에요. 그러므로 나는 회생물이나 제물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나는 인간이에요. 그러나 만일 내가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들
시빌레 329
일 수 있었다면, 죽지 않는 여신이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내가
그의 것이 되기를 승낙하기만 하면 나의 소원을 성취시켜 준다고 약속
했어요. 그래서 나는 한 줌의 모래를 쥐고 앞으로 내밀며 말했습니다.
'저의 손에 있는 모래알의 수만큼 수명을 내려 주십시오.' 그러나 나는
불행하게도 영원한 젊음을 청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이 土청도, 그는
내가 그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만 있었다면 허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거절에 감정이 상한 그는 나를 늙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나의
젊음과 젊음의 힘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700년을 살
아왔습니다. 모래알의 수와 같아지려면 아직도 300번의 봄과 300번의
가을을 맞이해야 합니다. 나의 몸은 해마다 위축되고 있어요. 머지않아
나의 몸이 보이지 않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음성은 영원
히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후세의 사람들도 필경 나의 말을 존경하여
들어줄 거예요."
시빌레가 말한 내용 가운데 끝부분은 그녀의 예언력을 암시한 것이었
다. 그녀는 동굴 속에서, 모아 온 나뭇잎 위에 사람의 이름과 운명을 적
는 습관이 있었다. 이와 같이 글씨를 쓴 나뭇잎은 동굴 안에 질서 있게
배열되어 신자의 상의에 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만일 문을 열 때 바람
이 들어와서 나뭇잎을 흐트러 뜨리면, 그녀는 다시 그것을 원상태로 해
놀으려 힘쓰지 않고, 신탁은 다시 회복할 수 없게 상실되는 것이었다.
시빌레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전설은 후세에 형성된 것이다. 고대 로
마의 타르키니우스 왕정 때, 왕 앞에 한 부인이 나타났다. 그 부인은
책을 아흡 권 내놓고 사라졌으나 왕은 받아들이기를 거절했다. 그러자
이 부인은 물러가서 세 권을 불태워 버리고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책
을 내놓고 아홉 권의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사라는 것이었다. 왕은 이
를 받아들이기를 또다시 거절했다. 그러자 그 부인이 또다시 세 권의
책을 불사른 후에, 돌아와서 나머지 세 권을 내놓고 아흡 권의 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사라고 청하자 왕은 호기심이 생겨 마침내 그 책을 샀
다. 읽어 보니 거기에는 로마국의 운명이 여러 가지로 기록되어 있었
330
다. 그래서 책은 카피톨리움의 제우스 신전에 있는 돌상자에 넣어 보
관되고, 그 임무를 맡은 특정한 관리에게만 열람이 허용되었다. 그리
고 그들은 중대사가 일어났을 경우에 그 책 속에 적혀 있는 신탁을 해
석하여 국민에게 전하는 것이었다.
보통 시빌레라고 말하지만 시빌레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오비디우스나 베르길리우스가 그린 키메의 시빌레가 가장
유명했다.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그녀의 생명은 천 년 동안이나 계속되
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아마 여러 종류의 시빌레도 실은 동일한 인물이
므로, 같은 인물이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표명하
려 했던 것 같다.I)
이탈리아얼서의 아이내이아스
아이네이아스는 시빌레와 작별하고 그의 함대로 돌아가 이탈리아 해
안을 따라 항해하다가, 티베르 강 하구에 닻을 내렸다. 시인 베르길리
우스는 그의 주인공(아이네이아스)을 그의 방랑의 목적지인 이곳에 도착
케 한 후에, 시의 여신 뮤즈를 불러, 중대한 고비를 맞은 이 나라의 사
정을 그에게 말해 달라고 빈다. 당시 그 나라를 통치하고 있던 자는 사
투르누스로부터 3대째인 라티누스였다. 당시 늙은 그에게 뒤를 이을 아
들이 하나도 없었고, 다만 라비니아라는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인근의 여러 왕이나 고관들로부터 구혼을 받았는데, 그 중에 투
르누스라는 루툴리인의 왕이 라비니아 부모의 의중에 가장 합당했다.
그러나 라티누스는 꿈속에서, 라비니아의 남편 될 사람은 이국에서 을
것이라고,' 그의 부친 파우누스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결합에 의해 전세계를 정복할 운명을 갖게 될 민족이 나오리라는 것이
1)미켈란젤로는 성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에 다섯 명의 시빌레를 그렸다.
이탈리아에서의 아이네이아스 331
었다.
독자 여러분도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아이네이아스 일행이
하르푸이아이의 무리들과 전투를 했을 때, 이 반인반조(平人半島)의 괴
물 가운데 하나가 트로이인에게 무서운 고통이 닥쳐 올 것을 예언하고
위협했었다. 특히 그 하르푸이아이는 그들의 방랑생활이 끝나기 전에
식탁마저도 먹어 버릴 지경의 기아의 괴로움을 받으리라고 예언했다.
이제 예언이 실현되었다. 왜냐하면 일행이 풀 위에 앉아서 얼마 남지
않은 식사를 하려고 무릎 위에 굳은 빵을 올려 놓고, 그 위에 숲에서
겨우 얻을 수 있었던 나무열매 따위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들은 단숨에 그 열매를 다 먹어 버리고 이번에는 굳은 빵마
저도 다 먹고 나서야 겨우 식사를 끝냈다. 그것을 보자 아이네이아스와
아들 율루스가 농담을 했다.
"야-우리는 식탁까지 먹고 있네 "
아이네이아스는 이 말을 듣고 예언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외쳤다.
"만세-이곳이 바로 약속의 땅이다)O
"이곳이 우리 본거지, 우리 나라다?
그리고 그는 여러 가지로 손을 써서 그곳의 원주민이 누구며, 지배자
가 누구인가를 조사했다. 선발된 100명의 사람들이 라티누스 마을로 많
은 선물을 가지고 파견되어 우의와 협력을 청했다,
그곳으로 간 그들은 가서 환대를 받았다. 라티누스는 바로 트로이의
영웅 아이네이아스가 다름아닌 신탁에 의해 자기 사위로 약속된 사람이
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쾌히 협력을 약속하고, 사자들을 자기의 마
구간에 있는 말에 태워 선물과 호의에 넘치는 소식을 전달하고서 돌려
보냈던 것이다.
헤라는 만사가 트로이인에게 순조롭게 잘 되어가는 것을 보고서, 그
녀의 빗날 원한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에레보스(이 세계와
지옥 사이의 암흑세계)로부터 알렉토(복수의 여신의 하나)를 불러 내고 불
화를 야기시키기 위해서 그를 파견했다. 알렉토는 우선 왕후 아마타를
332
손에 넣고,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트로이인과의 동맹을 반대하게 했
다. 다음 알렉토는 투르누스의 나라로 급행하여 늙은 여승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투르누스에게 외래인들의 도착과 그들의 왕이 그의 신부를 탈
취하려고 한다는 土식을 전하였다. 다음에 그녀는 주의를 트로이 진영
으로 돌렸다. 그때 소년 율루스와 그의 친구들이 수렵을 하며 놀고 있
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알렉토는 개들의 후각을 더욱 예리하게
하여 가까운 숲 속으로부터 한 마리의 수사슴을 몰아내도록 하였다. 그
런데 이 사슴은 라티누스 왕의 목자인 티루스의 딸 실비아가 총애하는
사슴이었다. 율루스가 던진 창에 사슴은 상처를 입었다. 사슴은 겨우
집에 돌아갈 기력만이 남아 있었을 뿐, 결국은 실비아의 발 밑에서 죽
고 말았다. 그녀의 울부짖음과 눈물은 그녀의 오빠들과 목자들을 격분
시켰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무기를 잡고서 율루스 일행을 맹렬히 공격
했으나 달려온 친구들이 이들을 막아 주었다. 마침내 일당 중 두 사람
을 잃고는 쫓기어 되돌아갔다.
이러한 사건은 전쟁의 폭풍우를 환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왕후와 투르
누스와 농민들은 나이 많은 왕에게 외래자들을 나라 밖으로 추방할 것
을 강력히 권유했다, 왕은 자신의 힘이 닿는 한 반대했으나, 자기의 반
대가 무익한 줄을 깨닫고 결국 양보하고 은퇴소로 물러갔다.
이누스외 문
이 나라의 관습으로는 전쟁을 시작할 때가 되면, 왕이 예복을 입고
엄숙한 의식을 거행하고, 평화시에는 닫혀 있던 야누스 신전의 문을 열
게 되어 있었다. 국민들은 이제 늙은 왕에게 이 엄숙한 일을 수행하기
를 강요하다시피 권했으나 왕은 거절했다. 이렇게 그들이 말다툼을 하
고 있는 가운데 헤라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 문을
부수고는 열어 버렸다. 나라 안을 즉시 들꾼언탄
카밀라 333
국민들은 사방으로부터 뛰쳐나와 "전쟁이다, 전쟁1"이라고 외쳐 댔
다. 투르누스가 총지휘자로서 추대되었다. 다른 무사들은 동맹자로서
참가했는데, 수령은 메젠티우스였다. 그는 용감하고 유능한 무사였으나
실로 증오할 만한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 때문에 그는 인접한
도시의 수령이었으나 국민들에 의해 추방당했다. 이런 메젠티우스와 힘
께 그의 아들 라우수스도 참가했는데, 그는 부친보다 훨씬 더 훌릉한
수령이 될 만한 고결한 성품을 지닌 청년이었다.
카밀라
카밀라는 아르테미스의 층애를 받는 처녀로서 수렵의 명인인 동시에
훌릉한 무사이기도 했다. 그녀는 아마존족의 관례에 따라 기마대를 대
동하고 와서 투르누스군에 가담했는데, 그 기마대 가운데에는 선발된
여군도 포함되어 있었다. 카밀라는 물레나 베틀에 손을 대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오직 전투연습이나 바람보다도 빨리 달리는 연습만을 했
다, 들판에 서 있는 보리밭 위를 달리면 곡식을 짓밟지 않으리만큼 재
빨리 달릴 것 같았으며, 물위를 달리면서 발을 적시지 않고 달릴 수 있
으리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카밀라의 생애는 처음부터 기구했다. 그녀
의 부친 메타보스는 내란에 의하여 자신이 다스리던 도시로부터 추방되
었는데, 그때 어린 딸을 데리고 도망쳤다.
그는 적의 맹렬한 추적을 받아 숲 가운데를 도망치다가 아마세누스
강가에 도착했는데, 그때 강물은 흥수로 건널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다.
메타보스는 잠시 발을 멈추고 주저하다가 강을 건너 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어린 딸을 나무쩝질로 만든 보자기로 싸서 자기 창에 뭍잡아 매
고, 그 창을 한 손으로 높이 들어올리며,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다음과
같이 기원했다.
"숲의 여신이여! 이 소녀를 당신에게 바칩니다."
334
그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무거운 짐을 붙잡아 맨 창을 건너편 강가로
힘껏 던졌다. 창은 노호하는 강물을 건너 날아갔다. 추격자들은 이미
그에게 육박하고 있었다. 물 속으로 뛰어들어가 혜엄쳐 건너간 그는 강
가에 어린아이를 붙잡아 맨 창이 무사히 날아와 박혀 있음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그는 양치기들과 더불어 살게 되었고 딸에게는 숲 속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쳤다. 그래서 그녀는 어릴 때부터 활쏘기와
창던지기를 익혔다. 그녀는 투석기를 가지고 두루미나 야생 백조를 맞
춰서 떨어뜨릴 수 있었다. 그녀의 옷은 호랑이 가죽이었다, 아들을 가
진 많은 어머니들이 그녀를 며느리로 삼기를 원했으나, 그녀는 계속 아
르테미스에게만 충실했다.
얼반드로스
이같이 무서운 동맹자들이 아이네이아스와 싸움을 벌이려 하고 있었
다. 마침 밤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노천 강둑에서 몸을 펴고 자고 있
었다. 그때 강의 신 티베리누스가 버드나무 그늘에서 얼굴을 내밀고 다
음과 같이 말하는 것 같았다.
"여신의 아들이며, 라틴 나라의 소유자가 될 운명을 가진 자여! 이것
이 약속의 땅, 그대의 본거지가 될 곳이다. 그대가 충실히 인내만 한다
면 이곳 하늘에 있는 신들의 적의도 종말을 고할 것이다. 이곳에서 그
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대의 편이 되어 줄 사람들이 있다. 배를
준비하여 이 강을 저어 올라가라. 내가 아르카디아인의 수령 에반드로
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리라. 그는 오랫동안 투르누스 및 루툴리인
들과 서로 반목하는 사이에 있어, 기꺼이 너의 동맹자가 되어 줄 것이
다. 자, 일어나라! 그리고 헤라에게 맹세를 하고, 그녀의 분노를 일으
키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기원하라. 그리고 그대가 숭리를 거두었을 때
에는 나를 생각해 달라,"
에반드로스 335
아이네이아스는 잠에서 깨어 친절하게 앞날을 얘기해 준 꿈의 지시를
곧장 따랐다. 그는 헤라에게 희생물을 바치고 강의 신과 그의 부하인
우물들에게 원조를 베풀어 주도록 호소했다, 처음으로 무장한 무사들을
가득 실은 배가 티베르 강을 거슬러올라갔다. 강의 신은 물결을 가라앉
히고, 그 흐름에 조용히 흐르도록 명령했다. 노젖는 사람들이 힘차게
노를 저었으므로 배는 급속도로 강을 거슬러올라갔다.
정오경에 그들은 세운 지 얼마 되지 않은 건물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도시에 도착했다. 이 도시에서 후에 그 영광이 하늘에 닿을 만큼의 대
로마 시가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나이 많은 왕 에반드로스는 그날 우
연히 헤라클레스와 모든 신들에게 매년 거행하는 제전을 올리고 335있
었고 그의 아들 팔라스와 소국가의 수령들이 곁에 서 있었다. 그들은
우뚝 솟은 커다란 배가 숲 속을 헤치고 미끄러지듯이 접근하고 있는 것
을 보자, 놀라 식탁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팔라스는 제전을 계속하도록
명령하고 자신은 창을 잡고 창가로 걸어 나갔다. 그는 소리 높여 당신
들은 누구며 무엇 때문에 찾아온 것이냐고 물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을
리브나뭇가지 (평화의 증표)를 내밀며 대답했다.
"우리는 트로이인으로, 당신네들에 대해서는 호의를 가지고 있고 루
툴리인에 대해서는 적의를 가지고 있소. 우리는 에반드로스를 찾아온
것이며, 우리들의 병력과 당신들의 병력을 합치기를 원하고 있소."
팔리스는 이 위대한 민족의 이름을 듣고 놀라서 오히려 그들에게 상
륙해 줄 것을 청했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가 강가에 이르자, 팔라스는
그의 손을 잡고 안내를 하는 동안에도 우정어린 손을 놓지 않았다. 숲
속을 지나서 왕과 충신들의 앞에 나오자 그들은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그들을 위하여 좌석이 마련되고 다시 식사가 계속되었다.
읔
초창기의 로마
제전이 끝나자 모두 시내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이 들어 허리가 굽은
왕은 아들과 아이네이아스 사이에서 두 사람의 팔을 번갈아 잡으면서
걸어갔다. 그리고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꽃을 괴우며 먼 길을 멀다
고 느끼지 않고 걸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즐거운 기분으로 보고 들었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고대의 유명찬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에반드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건에 이 넓은 숲 속에는 파우누스와 님페 그리고 수목 속에서 탄생
한 법률이나 사회적 교양도 없는 야만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소에게 멍에를 지을 줄도 몰랐고,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으며, 장래를
대비하여 현재의 풍족한 물품을 저장할 줄도 몰랐습니다. 그들은 나뭇
가지에서 새싹을 뜯어먹거나 사냥한 노획물을 날것으로 먹었습니다. 그
들이 이런 상태에 있을 때. 사투르누스(크로노스)가 을림포스로부터 그
의 아들에게 쫓기어 그들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는 이 사나운 야
만인들을 한데 모아 사회를 이루게 하고 법률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후 화평하고 풍족한 사회가 이루어졌으므로, 후세 사람들은 사투르누스
의 치세를 촹금시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점점 이와는 전혀
다른 시대가 계속되고 금과 피에 대한 갈망이 지배하게 되었습니다. 계
속하여 폭군들이 국토를 지배했는데, 마침내 내가 고국 아르카디아로부
터 추방되어 저항할 수 없는 온명의 힘에 의하여 이곳으로 오게 된 것
입니다. "
이런 이야기를 한 후 에반드로스는 아이네이아스를 타르페이아의 바
위와 그 당시는 덤불이 우거진 황무지였으나 후에 카피틀리움(유피테르
신전)이 장엄한 자태로 높이 서 있게 되는 곳을 그에게 보여 주고는 허
물어져 가는 성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에 보이는 것이 야누스가 건립한 야니쿨룸(로마의 일곱 개 언덕
초창기의 로마 337
중의 하나)이고, 저쪽에 보이는 것이 사투르누스의 윰인 사투르니아입니
다. "
이러한 말을 하는 가운데, 그들은 검소한 에반드로스의 저택에 이르
렀는데, 그곳에선 가축의 무리가 울며 들판을 배회하고 있는 광경을 될
수 있었다. 일행이 저택으로 들어가니 아이네이아스를 위해 소파가 이
미 마련되어 있었다. 그것은 안에다 폭신하게 나뭇잎을 넣고, 겉은 리
비아의 곰가죽으로 덮은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늙은 에반드로스는 검소한 저택의 처마 밑에서 지저귀
는 새소리에 잠이 깨어 아침 햇살에 눈부셔 하며 일어났다. 웃옷을 입
고 어깨에는 호피를 걸치고, 발에는 덧신을 신고 허리에는 훌릉한 칼을
차고서 나이 많은 왕은 그의 손님을 만나러 나섰다. 두 마리의 맹견이
그의 뒤를 따랐다. 이 개들이 그의 유일한 시종이며 호위병이었다.
아이네이아스는 그의 충실한 아카테스와 같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팔라스도 왔다. 나이 많은 왕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명한 트로이인이여! 그와 같은 위업에 우리가 협조할 수 있는 것
은 정말 적습니다. 우리 국가는 한편은 강이 가로막고 다른 편은 루툴
리인이 가로막고 있는 약소한 나라입니다. 하나 나는 당신을 인구가 많
고 부유한 국민과 동맹시키고자 합니다. 운명이 당신을 적당한 시기에
이곳으로 인도한 것입니다. 강 건너에는 에트루리아인이 살고 있습니
다. 메젠티우스가 왕이었는데, 그는 자기의 복수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대미문의 형벌을 발견한 잔인무도한 자입니다. 그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손과 손, 얼굴과 얼굴을 한데 묶어 불행한 회생자를 무서운 포
옹 속에서 죽게 하기 일쑤인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마침내 국민은 그의
일가를 추방했습니다. 그들은 그의 궁전을 불사르고 그 도당을 창살했
습니다. 그는 투르누스에게로 도망쳤는-그 투르누스가 지금도 이 메
젠티우스를 무력으로 수호하고 있습니다. 에트루리아 국민들은 그를 그
의 죄에 상응한 형벌에 처하기 위하여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최근
에는 무력으로라도 그 요구를 관철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제들
338
이 그들을 제지하였습니다. 사제의 말에 의하면, 이 나라에 태어난 자
로선 국민을 승리로 이끌 수가 없으며, 여러분의 지휘자로 예정된 자는
반드시 바다를 건너을 것이고,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래서 그들은 나에게 왕관을 바치겠다고 하였으나, 나는 그와 같은 큰일
을 맡기에는 너무 늙었고, 나의 아들은 본국 태생이므로 하늘의 뜻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태생으로 보나 연배로 보나, 무공으
로 보나 신들에 의하여 지정된 인물이니, 그들 면전에 나타나기만 하면
바로 그들의 지도자로서 환영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나는 나
의 유일한 희망이요, 위안인 아들 팔라스를 가담시귀겠습니다. 당신 밑
에서 전술도 배우게 하고, 당신의 위대한 무공을 본받도록 하게 할 작
정 입니다.
그리고 트로이의 수령들을 위해 준마"를 준비하도록 명령하였다. 아
이네이아스는 선발된 부하들 한 부대와 팔라스를 동반하고서 말을 타고
에트루리아인의 도시를 향하여 떠났으며, 나머지 대원들은 배 있는 곳
으로 돌려보냈다. 아이네이아스와 그 일행은 에트루리아인의 진영에 무
사히 도착하여 타르콘과 그가 이긴는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니소스와 얼우리알로스
그 동안 투르누스도 군대를 소집하고, 전쟁에 필요한 모든 군비를 갖
추었다. 헤라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를 그에게 파견하여, 아이네이이
스가 없는 틈을 이용하여 트로이인의 진영을 기습하도록 선동했다. 그
-베르길리우스는 이곳에 매우 유명한 시구를 삽입하고 있는데, 그 구절의 울림
은 군마가 달리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될 정도다.
'준마의 말발굽은 사중의 울림으로써 대지를 진동한다.' -아이네이스-제84권
5%행 .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339
리하여 곧 습격이 행해졌으나, 트로이인들은 적의 내습을 경계하고 있
었다. 그리고 아이네이아스로부터 자기가 없는 동안에는 절대로 전쟁을
하지 말라는 엄명을 받았으므로, 진지 속에 잠복하여 루툴리군이 아무
리 유인하려 해도 그 술책에 응하지 않았다. 밤이 되자 투르누스 군대
는 자기네가 우세하다고 생각하여, 기고만장해진 나머지 축연을 베풀고
술을 마시며 질펀하게 논 끝에 들판에 몸을 던져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한편 트로이인 진영은 이와는 사정이 달랐다. 모든 사람이 한잠도 자
지 않고, 적에 대한 경계와 아이네이아스의 귀환을 초조하게 고대하고
있었다.
니소스가 진영의 입구에서 망을 보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전 군대
안에서 온화한 인품과 뛰어난 재질로 유명한 청년 에우리알로스도 서
있었다. 그들은 우정으로 맺어진 전우였다. 니소스는 에우리알로스에게
말했다.
"자네에게도 보이지-저놈들의 방약무인한 태도가. 불빛도 작고 희미
하여 모두 다 술이 취하여 잠이 든 모양이네. 자네도 알겠지만 아군 수
령들은 아이네이아스에게 사람을 보내어 그로부터 지시를 받기를 갈망
하고 있네. 그래서 나는 적진을 뚫고 나가 아이네이아스를 찾아갈 결심
을 했네. 만일 내가 성공하면 그 명예가 나에게 충분한 보상이 될 것이
며, 그 이상의 보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그것은 자네가 받
게나. "
에우리알로스는 모험심에 불타서 대답했다.
"그러면 니소스, 자네는 그 모험에 나를 빼놓겠단 말인가? 내가 자네
를 그와 같은 위험한 곳에 혼자 보낼 것 같은가? 용감한 나의 아버지가
나를 그렇지 가르치지는 않았으며, 나 또한 아이네이아스 군대에 참가
할 때부터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었네. 그때 벌써 명예를 위해서는 생
명을 내놓을 각오를 했었네."
그러자 니소스가 대답했다.
"친구여, 나도 그런 줄 아네. 그러나 자네도 아다시피 이 일은 그 결
과가 어찌 될지 확실치 않으며, 나야 어찌 되든 무관하지만 자네만은
무사하기를 바라는 바일세. 자네는 나이도 나보다 젊고 장래가 더 있
네. 또 나는 만일의 경우, 자네 어머니의 슬픔의 원인이 될 수는 없네.
자네 어머니는 다른 부인들과 함쩨 아케스테스 시에 편안하게 체류하는
것보다는 이 싸움터에서 자네와 같이 있기를 택하지 않았던가, "
에우리알로스는 대답했다.
'더 이상 말하지 말게. 자네가 아무리 나를 단념시키려 해도 쓸데없
네. 나는 자네와 동행하기로 굳게 결심했으니, 자, 서둘러 출발하세."
그들은 수비병을 불러 임무를 맡기고 총사령부의 진영을 찾아갔다.
수령들은 그들의 상황을 아이네이아스에게 알릴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들은 두 친구들의 제언을 기꺼이 수락하였고, 무수한 찬사
를 보탰으며, 성옹할 때에는 더없이 풍성한 보상을 주겠노라고 약속했
다. 특히 율루스는 에우리알로스에게 인사를 하고 영원한 우정을 다짐
했다. 에우리알로스는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오직 한 가지 부탁이 있네. 나의 노모가 나와 같이 진영에 와 계시
네. 나 때문에 어머니는 트로이 땅을 떠났고, 다른 부인들처럼 아케스
테스 시에 남아 계시려 하지 않았네. 나는 어머니에게 작별하지 않고
떠나겠네, 어머니의 눈물을 감내할 수 없겠고, 만류하면 뿌리칠 수 없
겠기 때문일세. 원컨대 나의 어머니의 슬픔을 위로해 주게. 이것만 나
에게 약속해 준다면, 나는 용기백배하여 어떤 위험에 부딪치더라도 용
감히 뛰어들어가겠네. "
율루스와 다른 수령들은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면서 그의 모든 부탁을
들어 주마고 약속했다. 율루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닐세. 그리고 내가 자네에게 약속한 모든
것을 만일 자네가 돌아오지 못할 경우에는 자네 어머니에게 드리도록
하겠네. "
이렇게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는 진영을 떠나서 곧바로 적진 한가운
니소스와 에우리알로스 341
데로 돌입했다, 감시자나 보초도 발견할 수 없었고, 사방에 병정들이
풀 위나 마차 사이에 흩어져 잠들어 있었다. 그 당시 전쟁의 법규는 용
감한 자가 잠자고 있는 적을 죽이는 것을 금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트
로이인은 적진을 통과하며 될 수 있는 한 많은 적들을 아무런 소동도
일으키지 않고 참살하였다.
어떤 진영에서 에우리알로스는 황금과 깃털이 반짝이는 훌릉한 투구
를 노획했다. 그들은 아무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적의 한가운데를 통과
했다. 그러나 그때 갑자기 그들의 면전에 적의 기병대가 나타났다. 그
들은 대장 볼스켄스의 인솔 아래 진영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에우리
알로스가 노획한 반짝이는 투구가 그들의 주의를 끌었다, 볼스켄스는
두 사람을 큰소리로 불러,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대
답하지 않고 숲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기병대가 그들의 도주를 막기 위
하여 사방으로 홑어졌다. 니소스는 추격을 피하여 위험을 벗어났으나,
에우리알로스가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를 찾으러 다시 돌아갔다.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가 인기척이 나는 데까지 갔다. 숲 사이로 들여다보니
한 무리의 적들이 에우리알로스를 둘러싸고 이것저것 떠들썩하게 질문
을 퍼붓는 것이 보였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에우리알로
스를 구해 낼 수 있을까! 그와 함께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니소스는 밤하늘에 밝게 비치는 달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신이여! 저에게 은총을 베푸소서-.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창을 기병대의 한 지휘관을 향해서 던졌다.
창은 그 등을 맞혀 치명상을 입히면서 그를 그 자리에 거꾸러뜨렸다.
그들이 놀라 허등거리고 있는 사이에, 또 하나의 창이 날아와 또 한 놈
을 쓰러뜨렸다, 지휘관 볼스켄스는 어디서 창이 날아오는지 몰라, 칼을
빼어 들고 에우리알로스에게로 돌진했다. 그리고 "두 부하의 원수를 갚
겠다"며 그 칼로 에우리알로스의 가슴을 찌르려고 했다. 그때 니소는
숲 속에서 친구의 위험을 보고 뛰어나와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나다, 내가 그랬다. 루툴리아인이여, 너의 칼을 나에게로 돌려라,
342
창은 내가 던졌다. 그 사람은 친구로서 나를 따라왔을 뿐이다."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볼스켄스는 칼을 내리쳐 에우리알로스의 어여
쁜 가슴을 뚫었다. 그의 머리는 쟁기에 꺾인 꽃과 같이 어깨 위에 떨어
졌다. 니소스는 볼스켄스를 향해 돌진하여 칼로 그의 목을 찔렀다. 그
리고 그 자신도 무수한 칼을 받고 참살당했다.
메잰티우스
아이네이아스는 에트루리아의 동맹군을 데리고 마침 적당한 때에 전
장에 돌아와 적에게 포위된 아군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제 양군은 세력
이 비등해졌으므로 전쟁은 마침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여기서는 자
세한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으므로, 독자들에게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주요 인물들의 운명만을 적는 데 그치려 한다. 폭군 메젠티우스는 싸우
는 상대자가 반란을 일으킨 자기의 백성임을 알고 야수처럼 격노했다.
자기에게 저항해 오는 자는 모조리 참살했고, 그가 나타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많은 자들을 패주시켰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아이네이아스와
마주치게 되었다. 장병들은 조용히 서서 두 사람의 승부를 지켜 보았
다. 메젠티우스는 들고 있던 창을 던졌다. 창이 아이네이아스의 방패를
치고 빗나가서 안토르를 맞혔다, 그는 그리스 태생이었는데, 고향 아르
고스를 떠나 에반드로스를 따라 이탈리아로 왔던 것이다. 시인 베르길
리우스는 이 안토르를 가식 없고 비애에 찬 필치로 노래하고 있는데,
그 구절은 오늘날에도 혼히 속담으로 쓰이고 있다. "이 불행한 자는.
다른 사람을 겨눈 창에 맞아 쓰러져 하늘을 우러러보고 죽어 가면서 고
향을 생각했다. (' I)
1, (아이네이스-제짧컨 781행.
메젠티우스 343
를 뚫고 그의 넓적다리에 꽃혔다. 그의 아들 라우수스는 이 광경에 참
고 견딜 수 없어 갑자기 뛰어나와 아이네이아스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동안에 부하들은 메젠티우스 주위에 모여들어 그를 떠메고 되돌아갔다.
아이네이아스는 칼을 라우수스의 머리 위에 치켜들고 내려칠까 말까 하
고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나 격노한 라우수스가 맹렬히 공격해 왔으므
로 아이네이아스는 하는 수 없이 운명의 일격을 가했다. 라우수스는 쓰
러졌다. 아이네이아스는 가엾게 여겨 그의 위에 몸을 구부리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불우한 젊은이여 -비록 적일지언정 칭찬할 만한 그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겠는가? 그대가 자랑으로 삼는 그 갑옷을 그대로 입
고 있게. 그리고 걱정하지 말게. 그대의 유해는 그대의 친구에게 돌려
줄 것이니 적당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노라."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주저하는 라우수스의 부하들을 불러 그들의 손
에 유해를 건네주었다.
그 동안 메젠티우스는 냇가로 운반되어 상처를 물로 씻고 간호를 받
고 있었다, 얼마 후 그곳에 라우수스가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격노와 절망이 그를 전율케 했다. 그는 말을 타고 전투장인 숲 속으로
들어가 아이네이아스를 찾았다. 메젠티우스는 그를 발견하자, 말을 타
고서 그의 주위를 빙빙 돌며 계속하여 창을 던졌다. 한편 아이네이아스
는 방패를 자유자재로 돌려서 창을 막으면서 대항했다. 마침내 메젠티
우스가 세 바퀴 돌았을 때, 아이네이아스는 그의 창을 곧장 말의 머리
를 향해 던졌다. 창이 말의 관자놀이를 관통해 말이 쓰러지자, 양군에
서는 환성이 일어나고, 그 소리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메젠티우스는
살려 달라고 조금도 애원하지 않고, 오직 그의 유해가 배반한 부하들의
모욕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과, 아들과 같은 무덤에 묻어 달라는
-것만 부탁했다. 그는 각오를 단단히 하고서 운명의 일격을 받자 피를
흘리며 절명했다.
-家 料 갉 트 理 ----
344
롤라스 , 카밀라 , 투르누스
이러한 일이 전장의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안에 다른 곳에서는
투르누스가 젊은 팔라스와 맞붙고 있었다. 이처럼 실력이 차이나는 전
사들 사이의 싸움의 결과란 뻔한 것이다. 팔라스는 용감히 싸웠으나 투
르누스의 창에 맞아 쓰러졌다. 승리자 투르누스는 이 용감한 젊은이가
자기의 발 밑에서 죽어 넘어진 것을 보고 가엾은 생각이 들어 적의 갑
옷을 박탈하는, 승리자의 특권을 행사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오직 금못
과 금조각으로 장식한 띠만을 빼앗아 자기 몸에 두르고 나머지 물건은
죽은 자의 친구에게 물려주었다.
그 전투 후에는 양군 모두 죽은 자를 매장하기 위하여 수일간의 휴전
이 선포되었다. 이 동안을 이용하여 아이네이아스는 사자를 보내 투르
누스에게 이 전쟁을 일 대 일의 단기전으로 숭부를 가리자고 도전을 했
으나, 투르누스는 이 도전을 교묘히 퍼했다. 그래서 다시 전쟁이 시작
되고, 이번 전투에서는 처녀 무사인 카밀라가 특히 이채를 띠었다. 그
녀의 용감한 전투는 가장 용감한 남자 무사들의 전투를 능가했다. 많은
트로이인과 에트루리아인이 그녀의 창에 찔리고, 혹은 도끼에 맞아 쓰
러졌다. 마침내 아룬스라고 하는 에트루리아인이 오랫동안 줄곧 그녀를
지켜 보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마침내 그녀가 도망하는 적병을 추
격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적병의 갑옷이 너무도 흘릉해 그것을 빼앗
으려고 하였다. 그녀는 추격에 열중한 나머지 자기의 위험을 깨닫지 못
했다. 아룬스가 던진 창이 그녀에게 적중하여 치명상을 입혔다. 그녀는
쓰러지고 곁에 있던 처녀 부하들의 팔에 안겨서 최후의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녀의 운명을 본 아르테미스 여신은 그녀를 죽인 자를 그대로
내버터 두지 않았다. 아룬스는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서워 도망치
려 했으나, 그때 아르테미스의 무리에 속하는 한 님프가 쏜 신의 화살
에 맞아 먼지 속에서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외로이 죽어 갔다.
팔라스, 카밀라, 투르투스 345
마침내 최후의 전투가 아이네이아스와 투르누스 사이에 벌어졌다. 투
르누스는 이 전투를 될 수 있는 한 피하려고 하였으나, 마침내 자기편
의 불리한 전세와 부하들의 불평하는 소리에 자극되어 싸을 결심을 하
게 되었다. 승패는 뻔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길 운명에다가 긴급한 사
태가 일어날 때에는 언제나 그의 어머니인 여신이 도와 주었고, 또 그
에게는 그의 어머니의 요구로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뚫을 수 없는
갑옷이 있었다. 이와 반대로 투르누스는 그의 편을 들머 주던 신의 가
호도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왜냐하면 헤라는 더 이상
투르누스를 도와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제우스로부터의 엄명을 받아 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투르누스는 창을 던졌으나, 창은 아이네이아스의
방패에 맞아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하고 다시 튀었을 뿐이었다. 이번
에는 트로이의 영웅이 창을 던졌다. 창은 투르누스의 방패를 뚫고, 그
의 넓적다리에 박혔다. 그러자 투르누스의 드높던 패기도 꺾여 관대한
처분을 애걸했다. 아이네이아스도 그를 측은히 여겨 살려 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팔라스의 띠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투르누스가
팔라스를 죽인 후 래앗은 것이었다. 이것을 보자 아이네이아스는 분노
가 치솟았다.
"팔라스가 이 칼로 너를 죽이노라" 하고 외치며, 들고 있던 칼을 투
르누스의 몸에 꽃았다.
여기서 -아이네이스-시는 끝난다. 우리들은 아이네이아스가 그의 적
을 모두 정복한 후에 라비니아를 신부로서 맞아들였다는 것은 쉽게 상
상할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아이네이아스는 자리 나라를 건설하고 그
것을 신부의 이름을 따서 라비니움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아들인 율루스는 알바롱 가를 건설했는데, 이곳이 바로 저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탄생지, 즉 로마의 요람지인 것이다.
긴6
피타고라스
28
사모스의 현인 꾀타고라스 , 이집트의 신들 ,
신들의 목소리
앙키세스는 아이네이아스에게 인간의 영혼의 성질에 관하여 설명했는
데, 그 가르침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설과 일치한 것이었다. 피타고라
스는 원래 사모스 섬 사람이었으나, 그의 생애 대부분을 이탈리아의 크
로톤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는 오늘날에도 가끔 '사모스의 현인' 이라
불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크로톤의 철학자' 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는
젊었을 때 널리 여행을 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집트를 방문하여
사제들로부터 모든 학문을 배웠고, 후에는 동방으로 여행하여 페르시아
와 칼데아의 마기족(고대 페르시아의 승려 계급)과 인도의 바리문(인도의
승려 계급)을 방문했다고 전해 내려온다.
마침내 그는 크로톤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그의 비범한 재
능은 주위에 많은 제자들을 모았다. 당시의 크로톤 주민들은 사치와 방
탕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피타고라스의 감화력은 그 영향력을 곧바로
나타내기 시작했다. 근검과 절제의 바람이 일어나고 100명의 주민들이
그의 제자가 되었고 공동으로 지식을 추구하기 위하여 단체를 조직하여
그 회원이 되었고,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각자의 재산을 모아 공동 재
산을 만들었다, 그들은 가장 순결하고 검소한 생활양식을 실천했다. 그
피타고라스 347
들이 배운 최초의 교훈은 '침묵' 이었다. 당분간 그들은 오직 듣기만 해
야 했다. 사람들은 '그가 그렇게 말하였다(Ipse dixit)~고만 하면, 아무런
논증이 없어도 충분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질문을 하고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 허용된 것은 수년 동안의 복종을 인내한 상급
제자에게만 가능했다.
피타고라느는 수(틸가 만물의 본질이며 원리라고 생각했으며, 수가
있음으로써 물체는 실제로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견해에 따르면 수는 우주 만물의 구성요소였던 것이다, 그가 이
구성의 과정을 어떻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찾아볼 수
가 없다, 그는 우주의 여러 형태와 현상은 그 기초이며 본질로서의 수
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모나스', 즉 ,1'을 모든 수의 근원이라고
생각했다. '2'라는 수는 불완전하고 증가와 분할의 원인이었다. ,3'은
시초와 중간과 종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수라고 불렀다. '4'
는 정방형을 표시하는 수로서 가장 완전한 수였다. 그리고 -은 이
네 개의 기본적인 수의 합계 (1+2+3-~누to)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모든 음
악적이고 수학적 비율을 포함하며, 따라서 우주의 조직을 표시하고 있
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수가 모나스로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피타고라스는 우주의
모든 만물도 신성 (神性)이라는 순수하고도 단일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라고 여겼다. 신들과 악마의 영웅은 이 최고의 것에서 생겨났다는 것이
다. 그리고 네번째로 생겨난 것이 인간 영흔이다. 이 영혼은 불멸이고
육체의 속박을 벗어나면 죽은 자의 거처로 가서, 다시 또 인간이나 동
물의 신체 속에 거주하기 위해 이 세계로 돌아오기까지 그곳에 머문다.
그리고 완전히 정화되었을 때에는 마침내 최초에 출발한 근원으로 회귀
한다. 이러한 영흔의 윤회에 관한 이 교리는 원래 이집트에서 유래한
것이고 인간의 행위에 대한 상과 벌에 관한 고리와 연관이 있었다. 피
타고라스 학파의 사람들이 절대로 동물을 죽이지 않은 것도 그들이 이
교리를 신봉하고 있었던 것이 그 커다란 이유였다. 오비디우스는 피타
e6!料-.
A',,5.
348
고라스가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영흔은 결코 죽지 않고, 항상 한 거처를 떠나면 곧 다른 거처로 옮
아 간다. 나 자신도 트로이 전쟁 때에는 판토스란 사람의 아들 에우포
르보스였는데, 메넬라오스의 창에 맞아 쓰러진 것을 기억한다. 최근에
아르고스 시에 있는 헤라의 신전에 가본 일이 있는데, 그곳에 당시 내
가 사용하던 방패가 전리품과 함께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변천할 따름이지 무엇 하나 사멸하지는 않는다. 영흔은 이곳
저곳으로 옮아가서 이번에는 이 육체, 다음에는 저 육체에 머무르고 짐
승의 몸에서 인간의 몸으로 옮아갈 수도 있다. 밀초가 어떠한 모양 형
태로 젝혔다가 또다시 녹고 또다시 새로운 모양새로 찍혀도 밀초는 항
상 동일한 밀초인 것처럼 영혼도 항상 동일한 영혼이며, 그것은 때에
따라 여러 가지 상이한 형태를 취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의 가슴에 동족
에 대한 사랑의 불꽃이 꺼지지 않았다면, 제발 그러한 동물들의 생명을
난폭하게 다루지 말아다오. 어쩌면 그것이 너희들 자신의 친척일지도
모를 테니까."
음계 (촐階)의 음부(졸符)와 수의 관계에 의해서 같은 배수의 진동에서
는 조화음(調和흩)이 생기고, 그렇지 않은 것에서는 부조화음이 생기는
데 이러한 관계에서 피타고라스는 눈에 보이는 것에도 '조화' 라는 말을
적용하고 그 각 부분이 서로 적응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게 되었다.
우주의 중심에는(피타고라스의 생각에 의하면) 생명의 원리인 중심 불
(火)이 있었다. 이 중심의 불은 지구와 달과 태양과 다섯 개의 유성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각 천체 사이의 거리는 음계의 비례와 일치하
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천체는 그 속에 거주하는 신들과 더불어 이 중
심 불의 주위를 돌면서 그때 '노래를 부르지 않는 일 없이' 합창과 무
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또 천구(天理)는 수정 흑은 유리와 같은 것으로 되어 있고, 한 벌의
주발을 엎어 놓은 것처럼 서로 겹쳐져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각 천
구의 내부에는 하나 혹은 두서너 개의 천체가 붙어 있어 천구와 함께
시바리스와 크로톤 349
돌게 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각 천구는 투명하므로 우리는 그
천구를 통하여 그것이 붙어 함께 돌고 있는 천체만을 보게 된다. 그러
나 이러한 천구도 그것이 돌 때에는 서로 마찰이 없을 수 없으므로 그
로 인해서 절묘한 조화음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또한 실로 아름다운 조
화를 가진 음으로써 너무나도 아름다워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을 정
도라고 생각하였다.
피타고라스는 또 리라를 발명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시바리스와 크로톤
시바리스는 크로톤에 인접한 도시로 사치와 방탕으로 유명했다, 크로
톤이 그 반대로 유명했던 것과 같이, 시바리스라는 이름 자체가 사치와
방탕의 대명사로 속담에 오를 정도였다.
두 도시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서 시바리스는 정복당하고 파괴되었다.
밀론이라는 유명한 역사(力士)가 크로톤의 군대를 이끌고 왔기 때문이었
다. 이 밀론의 거대한 힘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네 살배기 암소를 어깨에 메고 가서, 나중에 그 소를 하루 동안에 다
먹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그의 죽음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그가 숲 속을 지나가고 있을 때 나무꾼이 일부 쪼갠 나무줄기가 눈에
띄었다. 그것을 더 쪼개려 하다가 손이 나무줄기에 꼭 끼여 그 상태로
늑대의 습격을 받아 그는 마침내 잡아 먹혔다는 것이다.
이집트외 신들
이집트 사람들은 암몬을 최고의 신으로 받들었다. 후에 제우스 혹은
유피테르 암몬이라고 부른 실들이다 알몬을 말이나 의지로 자신읖 낀
350
명하였는데, 그의 의지는 크네프와 아토르라는 남녀 두 신을 창조했다.
이 두 신으로부터 오시리스와 이시스가 탄생했다, 이집트 사람들은 오
시리스를 태양의 신으로, 온기와 생명과 풍요의 원천으로서 숭배했을
뿐만 아니라, 나일 강의 신으로도 생각하여 매년 강을 범람시켜 그의
처 이시스(지구)를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세라피스(일명 혜
르메스)는 오시리스와 동일한 신으로 그려지는 일도 있었으나, 때로는
별개의 신으로서 타르타로스의 지배자요 의술의 신으로 여겨졌다. 아누
비스는 수호신으로서 개의 머리를 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그 머
리는 충실과 경계를 상징하고 있다. 호로스 혹은 하르포크라테스는 오
시리스의 아들이었다. 그는 침묵의 신으로서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연
꽃 위에 앉아 있는 자태로 묘사되었다.
오시리스와 이시스
어느 날, 오시리스와 이시스는 시장으로 내려가서 그 주민들에게 선
물과 축복을 주었다. 이시스는 그들에게 최초로 밀과 보리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고, 오시리스는 농기구를 만들어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
으며, 쟁기를 소에다 메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오시리스는 인
간에게 법률과 결혼의 제도와 사회조직을 부여했으며, 신들을 숭배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이와 같이 나일 강 유역을 행복한 나라로
만든 후에 그의 혜택을 세계의 다른 곳에도 부여하기 위해서 많은 천사
들을 모아 함께 길을 떠났다. 그는 도처에서 주민들을 정복했으나 그것
은 무력으로써가 아니라 음악과 웅변만을 가지고였다.
오시리스의 동생 티폰은 이것을 보고서 질투와 악의에 넘쳐, 그가 자
리를 비운 사이에 왕위를 빼앗으려고 했다. 그러나 정권을 맡고 있던
이시스가 그 계획을 좌절시켰다. 이리하여 더욱 원한에 사무친 티폰은
마침내 형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꾀하였다.
그는 일흔두 사람으로 구성된 음모단을 조직하여, 그들을 데리고 왕의
귀국을 축하하는 축연에 참석했다. 그때 그는 미리 오시리스의 몸에 꼭
이집트의 신들 351
맞게 만들어 둔큰궤를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누구든지 이 궤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자에게 이 고귀한 재목으로 된 궤를 선사하겠노라고 선
언했다. 모든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해보았으나 잘되지 않았다. 오시리
스의 차례가 되어 그가 들어가자, 즉시 티폰과 그의 도당들은 뚜껑을
닫고 궤를 나일 강에 던졌다.
이시스는 이 잔인한 살인 소식을 듣고는 통곡하며 머리를 깎고, 상복
을 입고는 가슴을 치며 남편의 시체를 열심히 찾았다.
그녀는 남편의 시체를 찾는 과정에서 남편 오시리스와 넵티스 사이에
꺼 태어난 아들 아누비스로부터 막대한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의 탐색
은 얼마 동안은 허사였다, 왜냐하면 궤가 파도에 실려 비블로스 해안에
닿아 물가에 자라난 갈대에 얽혔을 때, 오시리스의 신체 속에 머무르고
있던 신력 (神力)이 갈대에 이상한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갈대
는 자라서 거목이 되었고 그 밑줄기 속에 관이 봉쇄되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는 신성한 물건을 보장한 채 벌채되어 페니키아 왕의
궁전을 짓는 데 원주(圓柱)로 사용되었다.
이시스는 마침내 아비누스와 그에게 봉사하는 새들의 조력을 얻어 이
사실을 탐지하고 곧 페니키아로 갔다. 궁전에 닿자 그녀는 왕궁의 하녀
로 지원했다. 허락이 내리자 그녀는 변장을 벗고 우렛소리와 번갯불에
둘러싸여 여신의 자태로 나타났다. 그리고 손에 든 지팡이로 기등을 치
니 기등이 쪼개지며 신성한 관이 나왔다. 그녀는 그 관을 가지고 돌아
와서 깊숙한 곳에 감추어 두었으나, 티폰이 이를 발견하여 시체를 열네
토막으로 잘게 잘라 여기저기 뿌렸다, 이시스는 오랫동안 찾은 끝에 열
세 토막밖에 찾지 못했는데, 나머지 한 토막은 나일 강의 물고기가 먹
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무화과나무로 그 부분을 대신 만들어 유해
를 필라이 섬에 묻었다. 그 후부터 이 섬은 이 나라의 유명한 묘지가
되어 순례자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오시리스를
위해 장려한 신전이 세워지고, 그의 수족이 한 조각이라도 발견된 곳에
는 작은 신전과 분묘를 세워서, 이 사건을 후세에 전했다. 그 후 오시
352
리스는 이집트인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리고 이집트인들은 그의 영혼이
항상 신의 上流랴) 아피스의 몸에 머무르며 그 소가 죽으면 다음 소에
옳아간다고 생각하였다.
'멤피스의 황土' 라고 불렸던 이 아퍼스는 이집트인으로부터 가장 깊
은 존경과 숭배를 받았다. 아피스로 인정되는 소는 어떤 일정한 표지로
분간할 수 있었다. 전신이 새까맣고 이마에는 정방형의 횐색 표시가 있
고 등에는 수리 모양의 표시가 있었으며, 혀 밑에는 갑충(甲成 모양의
혹이 있어야만 했다. 그것을 찾기 위해 특별히 파견된 사람들이 이와
같은 표시를 가진 황소를 발견하면, 그 소는 동쪽으로 면한 건물 안에
안치되어 4개월 동안 우유로 길러졌다. 이 기간이 끝나면 새 달이 뜨는
밤에 사제들은 엄숙하게 의식을 갖추고 土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소를
아피스로서 영접했다, 이 소는 훌릉하게 장식된 배에 태워져 나일 강을
따라 내려가 멤피스로 운반되었다.
그곳에는 두 채의 예배당과 커다란 운동장이 딸린 신전이 소를 위해
준비되어 있었다. 이집트인들은 여러 회생물을 아피스에게 바쳤고, 또
매년 한 번씩 나일 강이 범람할 때가 되면 금잔을 강물 위에 띄워 아피
스의 탄생일을 축하하는 성대한 제전을 거행했다. 사람들이 믿는 바에
의하면 이 제전 기간 동안에는 악어들도 그 사나운 성질을 버리고 해를
끼치는 일이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아피스의 행운에도 한도가 있
었다. 아퍼스는 일정한 기간 이상 생존이 허용되지 않았으므로 25세에
달해도 아직 살아 있으면 사제들은 그 소를 신성한 저수지에 집어넣어
익사시키고 세라피스 신전에 매장했다. 이 소가 죽으면 그것이 자연사
든 비명의 죽음이든 간에 전 국민이 비탄에 잠기게 되었는데, 이 비탄
은 후계 아피스가 발견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신탁소
!탁소 353
오러클이란, 사람이 신에게 앞일에 대해 문의하러 갔을 때, 그 답변
이 신으로부터 주어진다고 생각되었던 곳을 가리키는 데 쓰여진 말이
다. 그리고 이 말은 신으로부터 주어진 그 답변을 말하는 경우에도 쓰
여졌다.
그리스의 가장 오래 된 신탁소는 도도나에 있는 제우스의 신탁소였
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연유로 건립되었다고 한
다. 두 마리의 검은 비둘기가 이집트의 테베로부터 날아왔다. 한 마리
는 에페이로스 산중에 있는 도도나로 날아가서 그곳 참나무 숲에 앉아
그곳 주민들에게 인간의 말로 그곳에 제우스의 신탁소를 건림하라고 명
했다. 또 다른 한 마리의 비둘기는 리비아의 오아시스에 있는 유피테르
암몬의 신전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같은 명령을 전했다고 한다. 다른 기
록에 의하면, 비둘기가 아니라 무녀였다고도 한다. 이집트의 테베로부
터 페니키아인에게 납치되어 간 그녀들이 오아시스와 도도나에 각각 신
탁소를 건립했다는 것이다. 이 신탁소에서의 답변은 참나무로부터 주어
졌다. 바람에 살랑대는 나뭇가지가 고하면 그 소리를 사제가 해석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신탁소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델포이에 있는 아
폴론의 신탁소였다. 델포이는 포키스란 곳에 있는 파르나소스 산중턱에
세워진 도시였다,
아주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일이지만, 이 파르나소스에서 풀을 뜯
어먹고 있는 염소는 산중턱에 있는 길고 깊숙하게 틈이 난 곳에 다가가
면 반드시 갑자기 경련을 일으킨다. 이것은 지하의 동굴에서 발산하는
특수한 증기에 기인한 것이었는데, 한 양치기가 자기가 스스로 시험해
보고자 하였다. 그래서 그 중독성의 증기를 흡입하니, 정신을 잃고 염
소와 마찬가지로 경련을 일으켰다. 이웃 주민들은 사정을 알 수 없었으
므로 그러한 상태에서 지껄인 양치기의 발작적인 헛소리를 신의 영감
354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곧 사방으로 널리 알려져, 그
곳에 신전이 세워졌던 것이다. 처음에는 이 신전의 주인으로 대지의 여
신이나 포세이돈, 테미스, 그 밖의 신들이 등장했으나, 마침내는 아폴
론이라고 하게 되고 이 신만이 예언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
다. 그리고 그곳에 한 무녀가 선정되었는데, 그녀의 임무는 이 신성한
영기를 빨아들이는 것이었고, 푸티아라고 명명되었다.
그녀가 이 임무를 맡기 위해서는 우선 카스탈리아의 샘에서 목욕 재
계한 후 머리에 월계관을 쓰고, 역시 월계수로 장식한 다리 세 개 달린
가마 위에 올라앉았다, 그것은 틈 위에 놓여 있었는데, 그 틈에서 신의
영기가 나왔다. 이렇게 앉아 있는 동안에 그녀는 영감을 얻어 말을 하
는데. 이 말을 사제들이 해석했다.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오
도도나와 델포이에 있는 제우스와 아폴론의 신탁소 외에 보이오티아
에 있는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소도 대단히 존중되고 있었다. 트로포니오
스와 아가메데스는 형제였다. 그들은 저명한 건축가로서 델포이의 아폴
론 신전과 히리에오스 왕의 보물창고 등을 건축했다. 그들은 그 보물창
고의 벽에 돌을 끼워 놓고 언제나 그것을 들어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그러고는 때때로 그 보물을 훔쳐 냈다. 히리에오스는 깜짝 놀랐다. 자
기 손으로 잠근 자물쇠나 봉인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안의 보물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왕은 도둑을 잡기 위해 함정을 설
치했는데, 아가메데스가 이에 걸려들었다. 트로포니오스는 그를 구해
낼 수도 없었고, 또 발각되면 고문을 받아 자기가 공범이라는 사실도
드러날 것이 두려의, 아가메데스의 목을 잘라 버렸다. 그러나 트로포니
오스 자신도 그 후 얼마 가지 않아 땅속으로 삼켜졌다고 전해진다.
트로포니오스 신탁소는 보이오티아의 레바데이아에 있었다. 전설에
의하면 큰 가뭄이 있었을 때, 보이오티아인은 델포이의 아폴론으로부터
레바데이아인의 원조를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신탁소 355
그곳에 가보았으나 신탁소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 중 한 사
람이 우연히 벌 떼를 보고 그 뒤를 따라가 보니, 지면에 틈이 난 곳이
있었다. 알고 보니 이곳이 그들이 찾는 곳이었다.
이 신탁소에 신탁을 받으러 오는 사람은 특별한 의식을 행하지 않으
면 안 되었다. 그리고 그 의식이 끝나면 그는 좁은 길을 지나 동굴 속
으로 내려갔다. 동굴에는 밤중에만 들어갈 수 있었으며, 동굴로부터 돌
아을 때에는 전과 동일한 좁은 길을 뒷걸음질하여 걸어 나왔다, 그때의
모습은 모두 우울하고 낙심한 것같이 보였다. 이로부터 의기소침하고
우울한 사람을 가리켜 "그는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을 문의하고 왔다"고
했으며, 이 말이 속담처럼 되었다.
아스플레피오스의 신탁소
아스클레피오스의 신탁소는 여러 곳에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
명한 것은 에피다우로스에 있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병자들은 신전 안
에서 잠을 잠으로써 신탁의 답변을 구하거나 병을 고치거나 했다. 전하
는 바에 의하면, 이러한 병자들의 치료법은 오늘날의 동물 자기 (動物理
氣-또는 최면술이라고 부르는 것과 흡사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아스
클레피오스에게는 뱀이 봉납되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뱀이 허물을
벗음으로써 그 청춘을 되찾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미신에 기인한 것
이었으리라. 아스클레피오스의 숭배가 로마에 소개된 것은 마침 로마에
심한 대역병이 유행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로마의 사자가 에피다우
로스의 신전으로 파견되어 그 신의 구원을 요청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곧 요청을 들어 주었고, 사자의 배가 돌아갈 때 뱀의 형태로 모습을 바
꾸고 함께 갔다.
그리하여 티베리스 강에 도착하자 뱀은 배에서 빠져 나와 강 가운데
있는 한 섬에 자리를 잡고 살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곳에 신전을 세
우고 아스클레피오스를 모셨다.
356
아픽스의 신탁소
멤피스에서는 저 신성한 황소 아피스가 그에게 신탁을 물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답변을 하고 있었다. 그 방법은 사람들이 이 소에게 바친
공물을 수납하느냐 거부하느냐에 따라 나타났다. 만일 소가 문의하는
사람의 손에서 공물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 불길한 징조고, 받아들이
면 길한 징조라고 생각하였다. 신탁의 답변이 단지 인간이 꾸며낸 것인
지 흑은 악령의 작용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과거에는 후자의 의견이
우세했다. 최면술의 현상이 주목되기 시작한 후부터는 제3의 이론이 나
오게 되었다. 그에 의하면 무녀는 최면술의 흔수상태와 비슷한 상태에
빠져 천리안과 같은 능력이 환기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그리스 , 로마의 신탁이 답변을 주지 않게
된 시기에 관한 문제다. 크리스트교 신자인 고대의 저술가들은 신탁이
침묵하게 된 것은 그리스도의 탄생 때문이며, 그날 이후로는 신탁을 들
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24
신화의 기원
357
신화 기원에 대한 네 가지 학설
이렇게 이야기해 온 그리스 , 로마의 신화도 이제 끝나게 되었는데,
여기서 한 가지의 의문이 나오게 된다. 그것은 "도대체 이런 이야기는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이런 이야기는 실제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혹
은 단순히 상상력으로 지어낸 꿈에 불과한 것일까7"라는 것이다. 철학
자들이 이 문제에 관해 여러 학설을 주장했다,
1. 성서설(쇌書設)-이 설에 의하면 모든 신화적 전설은 사실이 위
장되고 변형되기는 했으나, 모두 성서 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데우칼리온은 노아, 헤라클레스는 삼손, 아리온은 요나의 별명
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월터 랠리 경(lss251618,영국의 탐험가 정치가,
시인)은 그의 저서 -세계사-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유발, 투발. 투발 카인"은 각각 헤르메스, 헤파이스토스, 아폴론을
말하며 목축, 대장일과 음악의 발명자였다. 황금사자를 지키던 용은 이
브를 유혹한 뱀이었다. 님로드 탑2)은 하늘의 신들에게 반항한 거인들의
시 도였다. "
1)구약성서 (창세기) 제4次 12절 이하 참조.
2)바벨탑을 말한다. (창세기) 제10장 8절 이하 참조.
35b
이와 같이 이상하게도 신화의 내용이 성서의 그것과 일치하고 있는
곳이 많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신화의 대부분을 설명하려
고 하면, 무리가 일어난다.
2. 역사설-이 설에 의하면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다 실제 인물
이었고, 그들에 관해 이야기되고 있는 신화나 전설은 모두 후세 사람들
이 덧붙이거나 장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람의 신이
었던 아이올로스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상상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올로스는 티레니아 해에 있는 어떤 섬의 지
배자였는데, 그는 공정하고 경건한 왕으로서 통치하고 원주민들에게 돛
을 사용하여 배를 웅직이게 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대기의 여러 가지
징후로써 천기와 바람의 변화를 예측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또 용
의 이빨을 땅에 뿌리자 그곳에서 한 무리의 무장한 무사들이 태어났다
는 카드모스도 사실은 페니키아에서 이주해 온 자였다, 그는 그리스에
도 알파벳 문자를 들여와 원주민들에게 가르쳤다. 그로부터 이러한 힉
문을 바탕으로 하여 문명이 태어났는데, 이러한 문화를 시인들은 항상
인류 최초의 상태인 순박한 황금시대의 퇴폐물처럼 그리려고 한다.
3. 우화설 (高論說)-이 설은 고대인의 모든 신화는 우화적이고 상징
적이며, 우화의 형식 아래 도덕적 , 종교적 혹은 철학적 사실을 포함하
고 있었는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문자 그대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
이다. 예컨대 자기의 아들을 잡아먹은 사투르누스는 그리스인들이 크로
노스(시간)라고 부른 것과 같은 신이므로, 실제로는 자기가 이 세상에
가져온 것은 무엇이든 멸망케 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또 이오의 이야기도 같은 식으로 해석된다. 이오는 달이고 아르고스는
별이 있는 하늘이다. 이 하늘은 말하자면 자지 않고 달을 지키며, 이오
의 저 한없이 오랜 방랑은 달의 끊임없는 회전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4. 자연현상설-이 설에 의하면 공기 ,불,물과 같은 원소는 원래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었고, 주요한 신들은 모두 이러한 자연의 힘을 의
인화한 것이었다. 이러한 자연요소를 의인화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자연
輸
신들의 조각상 359
계의 여러 가지 것을 통괄하고 지배하는 초자연적 존재자의 관념으로
이행시키는 것은 용이한 일이었다. 그리스인은 상상력이 왕성했으므로
모든 자연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태양과 바다로부터 가장 작은 샘물이나 시냇물에 이르기까
지 모든 세상은 어떤 특별한 신의 지배 아래 있다고 상상하고 있었다.
위 네 학설은 모두 어느 정도씩 진실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한
민족의 신화는 이 가운데 어떤 하나의 원천에서 발생했다기보다는 이
모든 요소들이 결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은 견해일 것이
다. 또 이해할 수 없는 자연현상을 설명하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에 기
인한 신화도 많다는 것을 부언해 둔다. 또 지명이나 인명의 유래를 설
명하고 싶은 생각에서 발생한 신화도 적지 않다.
신들의 조각상
전하고 싶은 사상을 신들의 여러 이름을 빌려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적절하게 나타내는 것은 타고난 최고의 재주와 기술을 활용
해야 하는 과제였다. 그러한 많은 시도 중에서 다음 네 개의 조각상이
가장 유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처음 두 개는 고대인의 기록에 의
해서만 우리에게 알려져 있고, 다른 두 개는 지금도 현존하고 있으며,
그 작가의 솜씨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걸작으로 전해진다.
올림포스의 제우스 상
피디아스가 제작한 올림포스의 제우스 상은 그리스 미술의 조각 부문
에서는 최고와 작품이라고 생각되고 있었다. 그것은 거대한 것으로, 고
대인들이 '크리셀러판티노스' 라고 부른 것, 즉 상아와 금으로 만든 것
이었다, 육체를 표현한 부분은, 안쪽은 나무와 돌로 만들었고 그 위에
360
상아를 입혔으며, 의복이나 다른 장식물은 금으로 되어 있었다, 그 조
각상의 높이는 40피트였고, 12次트 높이의 대좌 위에 위치해 있었다
그것은 제우스가 그의 옥좌 위에 앉아 있는 상이었다. 이마에는 올리브
화관을 쓰고 오른손에는 흘(料)을 쥐고, 왼손에는 '승리의 여신' 상을 들
고 있었다. 옥좌는 삼나무로 만들어졌는데,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이 조각가가 구체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사상은 그리스 민족의 최고신
의 사상이었다. 그는 완전무결한 존엄과 위엄 속에서 정복자로서 왕위
에 올라 눈 아래의 온 세계를 고개를 한 번 끄떡임으로써 지배하는 신
이었다. 피디아스는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제1권에서 표현하고 일는
제우스 상에서 그의 구상을 얻었다고 술회했다.
팍르테논의 아테나 상
이 상도 피디아스의 작품이었다. 이것은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즉
아테나 신전에 서 있었다. 그것은 여신 아테나의 입상이었다. 한 손에
는 창을 들고 다른 손에는 승리의 여신상을 들고 있었다. 그녀의 투구
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투구 위에는 스핑크스가 놓여 있었는데,
입상의 높이는 40피트였고, 제우스 상과 같이 상아와 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눈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는데, 홍채와 동공을 표현하기 위해
서 채색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 상이 서 있었던 파르테논도 피디아스의
지시와 감독 아래 건립되었다. 신전의 외부는 여러 가지 조각품으로 장
식되어 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피디아스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지금 영국 박물관에 있는 '엘긴 대리석' 은 그 조각품의 일부다.
피디아스가 제작한 제우스 상이나 아테나 상은 모두 상실되었으나,
우리는 현존하는 여러 개의 조각상과 홍상으로부터 그가 두 신의 용모
를 어텅게 표현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 상들은 엄숙하고 고
귀한 미와, 미술 용어로 침착(repse)이라고 부르는 일시적인 표정으로
부터의 초탈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신들의 조각상 361
메디치 가의 아프로디테 상
메디치 가의 아프로리테는 로마의 메디치 가가 소유하고 있었던 까닭
에 오늘날에도 그렇게 불리고 있으나, 이 조각상이 최초로 세인의 주목
을 끌게 된 것은 지긍으로부터 약 UX)년 전의 일이었다. 그 대좌(臺座)
에 명각(銘刻)되어 있는 문자는 UX)년경 아테네의 조각가 클레오메네스
의 작품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 문구 내용의 신빙성에는 다소 의문스
러운 점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 조각가는 정부의 위촉을 받아 여성
미의 완전한 토습을 구현한 조각상을 만들게 되었는데, 정부도 그의 일
을 도와 주기 위해 아테네 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매를 한 여성을 몇
사람이나 모델로 제공했다고 한다.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
현재 남아 있는 고대의 조각 중 가장 높이 평가되는 것은 벨베데레라
고 불리는 아폴론의 조각상이다. 벨베데레란 이 조각상이 놓여 있는 로
마 교황이 거처하는 궁전의 방(벨베데레는 원래 전망대라는 뜻)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조각상의 제작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1세기경 로마의 예술작품으로 추측될 뿐이다. 그것은 7피트가 넘는 대
리석 입상으로 전신은 나신이며 옷은 다만 목에 둘러졌을 뿐으로, 그
옷자락이 뻗친 왼팔까지 내려와 걸쳐 있는 모습이다. 그것은 아폴론이
괴물 피톤을 퇴치하려고 화살을 쏜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승
리를 거둔 아폴론은 발을 앞으로 내디디고 있다. 활을 가지고 있었던
듯한 왼팔을 뻗치고 머리도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그 자세와 균
형에 있어서 이보다 더 우아하고 위엄 있는 작품은 찾아볼 수 없다. 그
인상을 더욱 완성된 것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그 조각상의 용모다. 그
얼굴에는 젊음이 넘치는 신적인 미가 완전히 나타나 있는 동시에, 적을
쓰러뜨린 훌릉한 자기의 힘을 의식하는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
362
암사슴과 함께 있는 아르테미스 상
루브르 궁전(현재의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암사슴의 아르테미스 상'
은 '벨베데레의 아폴론 상' 에 필적하는 것으로 자세도 아폴론 상과 비
슷하고 상의 크기와 수법도 유사하다. 아폴론 상과 같은 정도는 아니지
만, 이 조각상 역시 최고의 작품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취하고 있
는 자세는 재빠르고 예리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얼굴은 추격으
로 상기된 여수렵가의 표정을 하고 있다. 왼손은 여신의 옆을 달리고
있는 암사슴의 이마 위로 뻗치고 있으며, 오른팔은 화살통에 있는 화살
을 꺼내기 위해 어깨 위로 내밀고 있다.
신화 속외 시인들
호메로스
우리들은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라는 두 서사시에서 이제까지 보
아 온 트로이 전쟁과 그리스군의 귀환에 관한 이야기의 대부분을 취재
했다. 그 작자 호메로스도 자신의 시 속에서 칭송하고 있는 영웅들과
마찬가지로 신화적인 인물이다. 전설에 의하면 호메로스는 늙은 장님
음유시인으로, 이곳 저곳으로 방랑하면서 때로는 왕과 귀족들의 궁중에
서, 때로는 미천한 농가에서 하프 소리에 맞춰 자신이 지은 시를 읖으
며 청중이 베풀어 주는 희사금으로 생활했다고 한다. 시인 바이런은 이
호메로스를 '암석이 많은 키오스 섬의 눈먼 노인' 이라고 불렀다.I)또 어
떤 유명한 풍자시2)는 호메로스의 탄생지가 회실치 않는 것에 대해 이렇
게 노래하고 있다.
-아비도스의 신부-제2권 2절.
2)토머스 지워드(1708-1790)의 -호메로스에 관해서-.
신화 속의 시인들 363
부유한 일곱 도시가
호메로스는 우리 고장 사람이라고 서로 다툰다,
호메로스는 생전에 그곳에
빵을 구걸하며 돌아다녔다.
이 일곱 도시는 스미르나, 키오스, 로도스, 콜로폰, 살라미스, 아르
고스 그리고 아테네였다.
현대 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시라고 전해지는 것이 과연 한 사람의 작
품인지를 의문시하고 있다. 이러한 의문이 생기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장시'짜 그런 초기 시대에 씌어졌다고 믿기 어렵다는 데서 기인한다,
보통 추정되고 있는 이 작품의 제작 연대는 현존하고 있는 어떠한 비명
(碑銘)이나 화폐보다도 오랜 시대며, 그때에는 아직 이런 긴 작품을 적
어 둘 만한 재료가 알려져 있지 않았을 때였기 때문이다. 한편 리와 같
은 장시가 어떻게 하여 오직 기억에 의해서 시대로부터 시대로 전해 내
려왔는지 의문시된다. 이 의문에 대해서는 당시 음유시인(mapsodists)이
라고 불리는 전문적인 집단이 있어, 그 사람들이 타인의 시를 암송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국가적 , 애국적인 전설을 암기하여 그것을 얘기하고
그 보수를 받아 생활했다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오늘날 학자들 가운데 널리 인정되고 있는 학설은 그 작품의 골격과
대부분의 구성은 호메로스에서 기원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가괼파
삽입도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헤로도토스(B. C.484-425,그리스의 역사가-의 주장에 따르면: 호메로스
가 살아 있었다고 생각되는 시대는 기원전 580년경이다.
베르길리우스
베르길리우스는 그 성 (姓)을 따서 혼히 '마로' 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1, (일리아드-는 1만 5693행, -오디세이아-는 -만 211~행,
2,(역사-제2권 53절.
364
우리의 아이네이아스 이야기는 이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에서 취한 것인데, 그는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치적을 더욱 유명하
게 하여, 그것을 후세 사람들에게 '아우구스투스 시대' 라 부르게 한 위
대한 시인 중의 한 사람이었다. 베르길리우스는 기원전 70년에 만투아
(만토바)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 위대한 작품은 호메로스의 작품에 이어
서사시의 최고 걸작이라고 일컬어진다. 베르길리우스는 독창력이나 발
명력은 호메로스에 미치지 못하나, 표현이 정확하고 우아한 점에 있어
서는 호메로스보다 우수하다.
오비디우스
오비디우스는 시에서 종종 '나소' 라는 성으로 불리고 있는데, 기원전
43년에 태어났다, 그는 국가 관리가 될 교육을 받고 상당한 지위까지
올라갔으나 시가 그의 기쁨이었으므로 일찍부터 시에 헌신할 결심을 했
다. 그래서 그는 당시의 시인들과 교제했고, 호라티우스(B.C. 65-8,로마
의 시인)와도 친하게 지냈으며, 또 베르길리우스와도 만난 일이 있었으
나 베르길리우스는 오비디우스가 아직 젊고 유명해지기 전에 죽었기 때
문에 친근한 사이는 되지 못하였다. 오비디우스는 충분한 수입이 있어
로마에서 안락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만년에 가서는 역경에 빠져 불
행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가 처음에 아우구스투스 황제 집안과 친하게
지내다가, 후에 그 중 한사람에게 어떤 대단히 무례한짓을 했기 때문
이었으리라고 추측된다. 그는 쉰 살이 되던 때 로마로부터 추방되어 혹
해 연안의 토미스(오늘날 루마니아의 콘스탄차) 라는 곳으로 갈 것을 명령
받았다. 사치스런 수도의 모든 쾌락과 가장 유명한 동시대인들과의 교
제를 즐기던 시인은 이곳에서 야만인들과 혹독한 기후 밑에서 그 생애
의 마지막 10년을 비탄과 근심에 싸여서 지냈다. 귀양살이를 하는 가운
데 그의 유일한 위안은 아내와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었는데, 그
의 편지는 모두 시로 되어 있다. 이 시들, 즉 (비탄의 시)와 (혹해로부
터의 편지)는 그의 슬픔 외에 다른 소재를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그의
신화속의 시인들 365
정묘한 취미와 창의력으로 말미암아 지루하다는 비난을 면하고 있다.
이 편지는 오늘날까지도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으며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오비디우스의 2대 걸작은 (메타모르포세스(Mt펀amo~~~ )와 (파스티
(Fasti))다. 그것은 둘 다 신화를 제재로 한 시로, 필자는 이 (메타모르
포세스) 가운데서 그리스 , 로마 신화의 대부분의 이야기를 빌려 이 이
야기를 썼다. 최근 어떤 작가는 이 두 시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얘기하
고 있다.
"그리스의 풍부한 신화가 지금도 시인 ,화가,조각가에게 그 예술의
소재를 제공하는 바와 같이, 오비디우스에게도 그의 예술의 소재를 제
공하였다. 그는 고대의 황당무계한 전설을 정묘한 취미와 단순성과 정
열을 가지고 서술하였고, 그 전설에다 능히 거장의 손만이 부여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듯한 외관을 부여했다. 자연에 대한 그의 묘사는 정말
충실하고 인상적이었다. 그는 적절한 것을 주의 깊게 선택하고 불필요
한 것은 버렸다. 따라서 그가 작품을 완성했을 때, 그 작품에 결여되어
있는 것은 없었다. (메타모르포세스)는 젊은이들이 즐겨 읽고 있으며,
나이가 든 후에도 보다 큰 기쁨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시인은 그가 쓴 시가 자기가 죽은 후에도 오래 남으리라는 것, 로마의
이름이 알려진 곳에서는 어디서나 읽혀지리라는 것을 예언하기를 서슴
지 않았다."
366
근대의 괴물들
-
근대의 괴물들-피 닉 스, 유니콘,
바실리스쿠스, 살2털린즈자
고대의 미신상의 무서운 괴물인 '고르고, 히드라, 키마이라' 의 후계
자로 볼 수 있는 한 무리의 가공적 존재가 있는데, 그것은 그리스나 로
마의 신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크리스트교가 그리스 . 로마
의 종교로 대치된 후에도 민중의 신앙 속에 계속 남아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괴물은 고전 작가들이 언급했던 듯하지만, 널리 유포된 것은 훨
씬 후대인 것 같다.
우리가 그들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고대 시인들의 작
품에서보다 오히려 고대의 박물지 (博物誌)나 여행자들의 기행문에서다,
틱닉스(탈사:진
오비디우스는 피닉스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대개의 생물은 다른 개체로부터 발생한다. 그러나 자체 생식을 하는
생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시리아 사람들이 피닉스라고 부르는 새다.
이 피닉스는 과실이나 꽃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유향이나 다른 향기
로운 나무즙을 먹고 산다. 100년 동안 산 후에 참나무 가지나 종려나무
근대의 괴물들 367
꼭대기에 등지를 만든다. 그리고 이 등지 속에다 계퍼--감송(甘
松) , 몰약(定業) 등을 물어다 쌓아 놓고. 그 위에 누워서 갖가지 향기
속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다. 이렇게 해서 죽은 모체로부터 어린 피닉스
가 나와 역시 어미 새와 마찬가지로 100년이란 오랜 세월을 살아갈 운
명을 가진다. 이 새끼 새가 자라서 충분한 체력을 얻게 되면 그 새는
자기의 요람이자 어미의 무덤인 나무에서 그 보금자리를 뜯어내어, 이
집트의 헬리오폴리스시 (태양의 도시)로 옮겨서 태양신의 신전에 갖다 놓
는다. " L)
이러한 러용은 시인의 보고다.
다음은 철학적 역사가의 설명을 들어 보자. 타키투스(55?-1~~. 로마의
역사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파울루스 파비우스가 집정하던 때 피닉스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
진 기묘한 새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이집트로 다시 찾아왔다. 그것
이 날아을 때 한 떼의 각종 새들이 따라왔는데, 모두 다그 신기함에
마음이 이끌렸고, 그 아름다운 광경을 경탄하면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타키투스는 그 새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오비디우스의
묘사와 별 차이는 없으나, 단지 다소 상세한 점을 덧붙이고 있다,
"이 어린 새가 깃털이 나오고 날개를 믿을 수 있게 되면, 우선 첫째
로 해야 할 일은 그의 아비의 장례를 거행하는 일이다. 그는 이 의무를
소홀히 하려 들지는 않는다. 상당한 양의 몰약을 수집하고, 자기의 힘
을 시험하기 위하여 등에 짐을 지고서 자주 원거리 비행을 한다. 자기
의 힘에 완전한 자신을 갖게 되면, 부친의 시체를 지고 태양신의 제단
으로 날아가 시체를 그곳에 내려놓고 향기로운 화염 속에 태워 버린
다. "
또 다른 저술가들은 여기에다 다른 점을 약간 덧붙이고 있다. 로아
-메타모르포세스-제15권 391행 이하 참조.
-연대기-제6권 28절 참조.
368
온 몰약을 달걀 모양으로 뭉쳐 그 속에 죽은 피닉스의 시체를 넣는다.
그러면 죽은 새의 썩은 육체로부터 한 마리의 벌레가 발생하는데. 이
벌레가 크게 성장하면 새로 변한다는 것이다. 헤로도토스도 이 새에 관
해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나 자신이 그것을 직접 본 일은 없고, 오직 그림에서 보았을 뿐이
다. 그 깃털의 일부분은 금빛이고, 일부분은 진홍색이었다. 그리고 그
모양과 크기가 수리와 비슷하였다. -
이 피닉스의 존재를 최초로 부인한 저자는 토머스 브라운(1③511⑨2,
영국의 의사 저술가) 경으로, 16K)년에 출판한 -미신론>>이란 저서에서
이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몇 년이 지난 후 리에 대하여 알렉산더 로스(1571-1654,영국의 신학자)
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피닉스는 모든 창조물 중에서 폭군인 인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
을 그의 본능으로 알고 있다. 왜냐하면 만약에 잡히기만 하면 부유한
탐식가는 이 세상에 더없이 맛있는 것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이 새를 잡
아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괴물 뱀 바실리스쿠스
이 동물은 뱀의 왕이라고 일컬어졌다. 왕인 증거로서 머리에 벼슬이
있어 왕관을 이루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것은 수탉의 알이 두꺼비 혹
은 뱀에 의해서 부화되어 생성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동물에
는 여러 종류가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 중 어떤 종류는 가까이 있
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린다. 또 어떤 종류는 일종의 돌아다니는 메두
사의 머리처럼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갑자기 공포증에 걸려 바로 죽어
버리는 것이다.
세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 가운데에서 앤(헨리 6세의 황태자 에드워드
1, (역사-제2권 73절 참조.
근대의 괴물들 369
의 아내)은 자기의 눈을 칭찬하는 리처드의 아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
하고 있다.
"이 눈이 바실리스쿠스의 눈이라면 당신을 당장 죽여 버릴 텐데."
이러한 바실리스쿠스가 뱀의 왕이라는 호칭을 듣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다른 뱀들이 타 죽거나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으려고
그들의 왕이 슈웃슈웃 하며 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오기만 하면 아무
리 맛일는 노획물을 탐식하다가도 착한 신하처럼 그것을 왕에게 양보하
고 달아났기 때문이었다.
로마의 동물학자 플리니우스(23-79,군인 . 정치가-는 바실리스쿠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바실리스쿠스는 다른 뱀들과 같이 몸을 꿈틀거리면서 기어다니지 않
고, 항상 의젓하게 똑바로 서서 나아간다, 판목과 같은 것들은 단지 접
촉만 해도 사그라질 뿐만 아니라, 숨을 내쉬면서도 죽일 수 있고 바위
까지도 조갠다. 이와 같이 홍악한 힘이 그에게 내재하고 있다.1' I)
옛날에는 말 탄 사람이 창으로 이 바실리스쿠스를 죽이면, 그 체내의
독기가 창에 전달되어 말 탄 사람을 죽일 뿐만 아니라, 말까지도 죽인
다고 믿었다.
이와 같은 괴물이 성자들의 전설 가운데 나오지 않을 리 없으니 역시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어떤 성자가 사막에서 샘물
이 있는 곳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바실리스쿠스가 나타났
다. 그는 곧 하늘을 바라보며 신에게 경건한 기도를 올려 그 괴물을 자
기 발 밑에 쓰러뜨렸다고 한다.
바실리스쿠스가 이러한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갈레노스
(그리스의 의학자-아비켄나(98(1-1037,아랍의 철학자 . 의학자-스칼리제
르(1484-1558,이탈리아의 고전학자 , 철학자)나 그 밖의 학자들에 의해서
입증되고 있다. 때로는 이 괴물에 관한 이야기의 일부는 인정하지만 일
1, (박물지-제8年 33행 참조.
-셨
370
부는 믿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 박학한 의사 존스톤은 현명하게도 이
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바실리스쿠스를 바라보기만 해도 죽는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
그것을 보고도 죽지 않고 살아서 그 이야기를 전한 사람은 대체 누구인
가7"
그러나 이 존경할 만큼 현명한 사람도 그러한 종류의 바실리스쿠스를
잡으러 갔던 사람들이 거울을 가지고 갔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거
울은 바실리스쿠스의 몸에서 나오는 무서운 그 치명적인 안광을 발사자
자신에게 반사시켜 일종의 인과응보에 의해서 자신의 광선에 자신이 죽
는 무기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무서운, 접근할 수조차 없는 괴물에게도 그를 공격하는 자
가 있었으니 -고어 (古語)에 '모든 것은 그 천적을 가진다' 고 한 말이
있다-즉 바실리스쿠스도 족제비 앞에서는 겁을 내고 떨었다. 바실리
스쿠스가 아무리 무서운 눈으로 노려보아도 족제비는 조금도 개의치 않
고 대담하게 달려들어 싸운다. 그리고 물리면 족제비는 잠깐 운향이라
는 약초-이것은 바실리스쿠스가 말려 죽일 수 없는 유일한 식물이었
다-를 먹기 위하여 물러난다. 원기를 회복한 후, 다시 공격을 개시
하여, 적이 들판에 죽어 넘어질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는다.
이 괴물은 또 자기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태어난 것을 알았는지 수
탉에게 대단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그 괴
물은 수탉이 우는 土리즐 들으면 곧 죽어 버렸기 때문이다. 바실리스쿠
스는 사후에 약간의 용도가 있었다. 이런 얘기를 읽은 일이 있는데, 바
실리스쿠스의 시체는 옛날에 아폴론 신전이나 여염집에서 거미를 방비
하기 위해 걸어 두었다고 한다. 또한 아르테미스 신전에도 걸어 두었는
데. 그 덕분에 제비도 이 신성한 장소로 들어가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유니콘(일각수)
로마의 동물학자 플리니우스의 일각수(모노케로)에 관향 설명은 근세
근대의 괴물들 371
의 거의 모든 일각수를 묘사하는 근원이 되었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일각수는 대단히 사나운 짐승으로서 몸뚱이는 말과 비슷하고, 머리는
사슴, 발은 코끼리, 꼬리는 산돼지, 소리는 황소 같은 울음소리로, 한
개의 검은 뿔을 가지고 있는데, 이 꽐은 길이가 2큐빗으로 이마 한가운
데 나 있다" I,고 한다. 그는 또 "그것은 사로잡을 수 엄다"고 덧붙이고
있다. 아마도 이 동물을 산 채로 원형극장의 투기장에 등장시키지 못한
데 대한 변명으로, 그 당시에 이와 같은 이유가 필요했을 것이다.
수렵가들은 이 일각수를 잡는 방법을 몰라 골치를 앓고 있었던 모양
이다. 어떤 사람은 일과수의 뿔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며, 그것은
작은 칼의 역할을 한다는 기록을 남겨 놓았다. 그래서 검술에 노련한
사냥꾼이 아니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일각수는 모든 힘이 그 똴 속에 있어서 추격을 받다가 어쩔 도리가 없
게 되면 높은 바위 위에서 딸을 밑으로 향한 채 밑으로 떨어져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 태연히 달아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침내 수렵가들도 일각수를 잡는 방법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들은 이 동물이 순결하고 순수한 것을 몹시 사랑한다는 사실을 발견
하고 한 젊은 처녀를 들로 데리고 나가 그녀를 순결의 탐미자인 일각수
가 지나가는 길목에 앉힌다. 일각수는 그녀 옆에 구부리고 앉아 그녀의
무릎 위에 머리를 얹고 잠이 든다. 처녀는 미리 짜놀았던 대로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수렵가들은 달려와서 이 단순한 짐숭을 사로잡는다.
근대의 등물학자들은 이와 같은 전설에 싫증이 난 까탉인지 일반적으
로 일각수의 존재를 부인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머리에 어느 정도 꽐
과 같은 골질이 솟아난 동물들이 있다면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도
남았을 것이다. 코꽐소의 꽐이라고 일컫는 것은 비록 길이는 몇 인치에
불과하고 기록으로 전해 오는 일각수의 딸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와
비슷한 응기인 것은 사실이다, 이마 한가운데 있는 뿔과 가장 비슷한
1, (박물지-제3권 3절 참조.
372
것은 기린의 이마에 있는 고질의 융기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길이가
잔고 끝이 무딜 뿐만 아니라, 그것은 기린의 단 하나뿐인 뿔이 아니고
다른 두 개의 뿔 앞에 있는 세번째 뿔이다, 요컨대 코뿔소 외의 다른
일각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지나친 일일지라도. 말이나 사슴과 같
은 동물의 이마에 길고 견고한 뿔을 심어 놓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
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살라만드라(불뱀)
다음 이야기는 16세기 이탈리아의 조각가 벤베누토 첼리니 (lsoo - 1571)
자신이 쓴 -벤베누토 첼리니의 생애>>에서 인용한 것이다.
"내가 다섯 살쯤 되었을 때의 일이다. 사람들이 세탁을 하고 있는 조
그만 방에 나의 아버지께서 우연히 들어오셨다. 그 방에는 참나무 장작
불이 기분좋게 타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불꽃을 바라보시다가 도마뱀
비슷한 조그만 동물을 보셨다. 이 동물은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 속에서
도 살 수가 있었다. 아버지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고 누이동생
과 나를 불렀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그 동물을 보인 다음 갑자기 아버
지는 나의 따귀를 때렸다. 나는 울기 시작하였다. 아버지는 나를 껴안
고 달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때린 것은 네게 잘못
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 불 속에 있는 조그만 동물이 살라만드라
라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이 동물은 내가 아는 한 이제까지 사
람의 눈에 띈 일이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서 아버지는 나를 포옹하고
돈을 주셨다. 1~ I)
이 이야기는 첼리니 경이 직접 목격한 사실이므로 이를 의심하는 것
은 부당할 것 같다. 그 밖에 많은 권위 있는 철학자들-그 필두는 아
리스토텔레스와 플리니우스다-이 살라만드라의 이 위력을 긍정하고
있다, 그들에 의하면 이 동물은 불에 견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을
-제I권 4항.
근대의 괴물들 373
끌 수도 있다. 그리고 불꽃을 보면 마치 정복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강적처럼 그 불꽃을 향해서 돌격한다고 한다.
불의 작용에 견딜 수 있는 동물의 가죽을 방화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살라만드라(그런 동물이 사실 존
재하고 있으면, 그것은 일종의 도마뱀이다)의 가죽으로 만든 직물은 불에
타지 않을 것이며, 다른 것으로 싸서는 안심할 수 없는 귀중한 물건을
싸는 데 아주 적합할 것이다. 이러한 방화용 직물은 실제로 생산되었고
이는 살라만드라의 가죽으로 만든다는 말이 전해졌으나, 전문가들은 그
재료가 석면임을 간파했다. 석면은 고운 실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부드
러운 직물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광물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살라만드라가 그의 신체의 기공으로부터 우유과 같
은 액체를 분비하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살라만드라는
흥분하면 이 액을 다량으로 분비하므로 잠깐 동안은 자기의 몸을 불로
부터 방어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 살라만드라는 동면하는 동
물로서 겨울이 되면 속이 빈 나무나 혹은 움푹 팬 곳에 들어가 몸을 똘
똘 말고서 봄이 와서 다시 잠을 깰 때까지 동면 상태를 지속한다. 따라
서 그것은 때로는 장작과 더불어 운반되어 불 속으로 들어가는 일도 있
는데, 그가 잠을 깨기까지 방어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진득진득한
액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을 목격했다는 사람
들 말에 의하면 살라만드라는 힘이 닿는 한 전속력으로 불 속으로부터
탈출한다고 한다. 사실, 그것이 너무도 재빠르므로 유일한 기회를 빼놓
곤 붙잡을 수 없다. 그 기회란 살라만드라가 발이나 신체의 다른 부분
에 큰 화상을 입었을 때다.
영 박사는 -밤의 명상>>가운데서 (아흡번째 밤) 점잖다기보다는 우아한
필치로,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면서도 조금도 감동하지 앉고 명
상에 잠길 수 있는 회의론자를 살라만드라에 비유하고 있다.
세계의 A)화理
377
페르시아의 신화
1. 동양외 신화
고대 페르시아인의 종교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주로 그 민족의 성전
(렬典) 인 -젠드아베스타>>에 근거한다, 조로아스터는 그들 종교의 창시자
였다. 아니 그전에 있던 종교의 개혁자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
다. 그의 생존 시기는 불확실하나 그의 가르침이 키로스 왕의 시대
(B.C. 550)로부터 알렉산드全人 대왕에 의괘 페르시아가 겆부-
(B.C. 732)에 이르는 동안에 서아시아의 지배적인 종교가 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의 지배 아래에서 조로아스터
교리는 외국 사상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상당히 쇠퇴된 것 같았으나,
후에 다시 융성하게 되었다.
조로아스터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 우주에는 유일한 최고의 존재가
존재하고, 이 존재가 다른 유력한 두 존재자를 창조하여 그들에게 자기
의 본성 가운데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나누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 두 신 가운데 아후라 마즈다(Ahut-d-Mazda :그리스인은 그것을 오르마즈
드라고 불렀다)는 충실하게 그의 창조자에 남아서 모든 선의 원천으로
간주되었으나, 아리만(앙라 마이뉴)은 반역하여 지상의 모든 악의 근원
이 되었다. 아후라 마즈다는 인간을 창조하고 행복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아리만은 세상에 악을 퍼뜨리고 사나운 짐승과 유
독한 파충류나 식물을 창조함으로써 이 행복을 손삵시컸다 그 져과
37日
지금은 세계 도처에 악과 선이 뒤섞여 있고, 선을 따르는 자와 악을 따
르는 자-아후라 마즈다 도당과 아리만 도당-가 끊임없이 투쟁하
고 있다,
장차 아후라 마즈다 도당이 도처에서 승리를 거두고 아리만과 그 도
당은 영원히 암혹 속에 살 때가 이를 것이다,
고대 페르시아인의 종교의식은 대단히 간소했다. 그들은 신전이나 제
단. 또는 조각상도 없이, 다만 산꼭대기에서 제물을 올릴 뿐이었다. 그
들은 불과 빛, 그리고 태양을 숭배했다. 그것이 모든 빛과 순결의 근원
인 아후라 마즈다의 상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각각 독
림한 신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종교적 의식은 '마기 (Magi) '라고 부르
는 승려들이 관장하였다. 마기의 학문은 점성술I)과 요술에도 관련이 있
고, 그들은 이러한 방면에서 대단히 유명하였으므로, 마기라는 이름은
모든 마법사나 요술사에게도 쓰이게 되었다.
조로아스터교는 크리스트교가 전래된 후에도 번창했으며, 3세기에 이
르러서는 동방의 지배적인 종교가 되었다. 마호메트교의 세력이 대두하
고 7세기에 아라비아인이 페르시아를 정복하자, 그들은 많은 페르시아
인에게 이제까지 지니고 있던 종교를 버리도록 강요했다. 그리하여 조
상의 종교를 포기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은 케르만 사막과 인도로 도망쳤
는데, 아직도 그들은 파르시 교도라고 불리며, 그곳에 살고 있다. 파르
시(Pa~~)라는 명칭은 페르시아의 옛이름 파르스(Pars)에서 유래한 것이
다. 아라비아인은 그들을 귀이버 (cueber)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아라비
아말로 무신앙자라는 뜻이다. 오늘날 파르시 교도는 봄베이에서 대단히
활동적이고 이지적이며, 그리고 부유한 계급으로서, 순결성과 정직과
온순한 태도로 생활에 임하혀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신의 상징
으로 숭배하는 불을 받들기 위해서 많은 신전을 세웠다.
II (마뎁본은-자 -깃 긴-
동양의 신화 379
인도의 신화
힌두교가 -베다料를 기초로 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
므로 그들은 자기들의 성서인 이 성전을 가장 신성한 것으로 보고 있으
며, 이 성전은 브라만(理天) 자신이 만물을 창조할 때, 그것들을 편찬했
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오늘과 같이 편찬된 것은 약 5천 년
전 바이샤에 의해서라고 한다.
-베다>>는 확실히 유일한 최고신에 대한 신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
신의 이름은 브라만이다.
이 브라만의 모든 속성은 '창조자', '보존자', '파괴자'라는 세 개의
의인화죈 신에 의하여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은 각각 '브라흐마(브라
만-, '비슈누', '시바' 라는 명칭으로 트리무르티, 즉 가장 중요한 세
신의 일체상(-術-을 형성하고 있다. 그보다 하위의 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신들이다.
1. 하늘의 신 인드라-우레, 번갯불, 폭풍우의 신이다. 2. 불의 신
아그니. 3. 지옥의 신 야마, 4. 태양의 신 수랴이다.
브라만은 우주의 창조자요, 이 신으로부터 모든 개별적인 여러 신들
이 발생했고, 또 마지막에는 모든 것이 이 신에게로 홉수되는 존재이
다. '마치 우유가 응유(1또꼰로 변하고,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것과 같
이 브라만은 어떤 외부 수단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다양하게 변화한다."
-베다-에 따르면 인간의 영혼은 불꽃이 불의 일부분인 것과 같이 최고
의 지배자인 신의 일부분이다,
비슈누
비슈누는 힌두교도가 믿는 트리무르티 가운데에서 두번째 자리를 차
1~刃dl이仁실 낀긴므刃싫 규보서깃 외늰이 괘즌구 -
公80
지하는 보존의 신을 의인화한 것이다. 그는 세계를 여러 시대의 위험으
로부터 수호하기 위해 여러 형태로 화신하여 지상으로 내려왔는데, 그
강림을 아바타르(권화라는 뜻) 라고 한다. 아바타르는 대단히 수가 많으
나, 그중특히 유명한것이 열 개 있다. 첫번째 아바타르는마쓰야, 즉
물고기로서 나타났는데, 비슈누는 이 형태를 하고서 이 세계를 쉽쓴 대
홍수기에 인류의 조상 마누를 보호했다. 두번째 아바타르는 거북이 형
태로 나타났는데, 이 형태를 비슈누가 취한 것은 '암리타' 라는 불로불
사의 음료를 만들기 위해 신들이 바다를 휘저을 때, 지구를 떠받치기
위해서였다,
그 외의 다른 아바타르는 생략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 정의를 수
호하거나 범죄자를 벌하기 위한 간섭이라는 동일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들을 생략하고 비슈누의 아바타르로 옮아가-다.
이 아바타르는 무적의 무사 크리시나의 형태로 나타나. 그 공적에 의해
지구를 그 압제자인 폭군들의 수중으로부터 구출했다.
바라문교도들의 주장에 따르면, 부다는 비슈누의 화신이지만 특이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써, 여러 신의 적인 악령 아수라(阿修羅)들을 권유하
여 -베다>>의 성전을 버리게 하여, 그 결과로 그들의 힘과 패권을 상실
케 한 기만적인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한다.
열번째 아바타르는 '칼기' 라고 부르는데, 이 아바타르에 있어서 비슈
누는 현세대의 마지막에 모든 악행과 불의를 멸망시키고, 인류를 미덕
과 순결로 회복시키기 위해 나타나리라고 한다.
시바
시바는 힌두교의 트리무르티 가운데서 세번째 신이다. 이 시바는 파
괴의 신을 의인화한 것이다. 이름은 세번째에 놓여 있으나, 그 신앙자
의 수와 그 신앙이 널리 보급된 점에 있어서 그는 다른 두 신의 지위보
다 우월하다. -푸라나-근대 힌두교 성전)에는 파괴자로서의 이 신의 본
래의 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다. 이 힘은 1UX)만 년 후에 우주
동양의 신화 381
의 종말이 올 때까지는 행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하데바(시
바의 별명)는 파괴보다 오히려 재생의 대표자인 셈이다.
비슈누 신자와 시바 신자는 두 파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 파는 자기
들의 신이 우윌함을 주장하고 다른 파의 주장을 부정한다, 창조주인 브
라만이 그의 일을 끝내자 사람들은 이제 이것으로 이 신의 임무는 끝난
것이라고 생각하였는지, 현재 인도에는 그 신전이 하나밖에 없다. 그
반면에 마하데바와 시바 쪽은 많은 신전을 가지고 있다. 비슈누 신자들
은 일반적으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므
로 육식은 절대로 하지 않으며, 그 숭배 방법도 시바 신자들처럼 결코
잔인하지 않다.
쟈카나타
쟈가나타 숭배자들을 비슈누나 시바 신자들과 같은 부류에 넣어야 하
느냐는 것은 학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쟈가나타 신전은 캘커타 서남
방 약 300마일 지점인 해안 가까이에 서 있다. 이 신상은 나무로 된 조
각상인데 검은 칠을 한 무서운 얼굴에 시뻘건 입을 벌리고 있다. 제전
때에 그 신상의 옥좌는 60次트 높이의 탑 위에 안치되고, 이 탑은 수레
바퀴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여섯 개의 긴 줄이 탑에 매어져 있어 사람
들은 이 줄로 탑을 이끄는 것이다. 승려나 그 시종들은 탑 위 옥좌의
주위에 서서 가끔 신자들 쪽을 보고는 노래를 부르거나 몸짓을 한다.
탑이 움직이고 있을 때 열렬한 신자들은 대지에 몸을 던져 차륜에
깔리기를 원한다. 군중은 이 행위를 신상에 대한 훌릉한 희생으로 칭
찬하고 환성을 올린다. 매년, 특히 3월과 7월의 2대 제전 때에는 순례
자들이 떼를 지어 쟈가나타 신전으로 모여든다, 이때에는 7만 내지 8
만의 군중이 이곳에 모여들어, 모든 계급의 사람들이 같이 식사를 한
다고 한다.
382
카스트
인도인이 고정된 직업을 가진 여러 계급으로, 즉 카스트로 구분된 것
은 아주 옛날부터다. 일설에 의하면 이 계급제는 정복에 기인한 것으
로, 상위의 세 계급은 외래종족으로서, 그들은 원주민을 정복하여 가장
하위의 계급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설에 의하면, 이 계급제는
부친으로부터 자식에게로 전해짐으로써 일정한 관직이나 직업을 이으려
는 인간의 욕망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인도의 전설은 이 여러 가지 카스트의 기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설
명을 하고 있다. 브라만은 세계를 창조할 때, 지상에는 자신의 몸에서
직접 나온 자를 살게 하려고 결심했다. 따라서 브라만의 입으로부터 최
초로 브라만(바라문, 제관)이 태어났는데, 그에게 네 권의 -베다-를 맡
겼다. 그의 오른팔에서는 크샤트리아(무사)가, 그리고 왼팔에서는 무사
의 아내가 태어났다. 그의 양 넓적다리에서 남녀 바이샤(농부들과 상인
들)가 나오고, 끝으로 그의 발에서는 수드라內공들과 노동자들) 가 나왔
다고 한다.
이렇게 중대한 의의를 가지고 세상에 나온 브라만의 네 아들들은 인
류의 조상이 되고 각 계급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그들은 네 권의 g베
다-가 그들 신앙의 모든 규칙과 종교의식의 모든 준칙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명령을 받았다. 그들은 또 태어난 순서대로 각각 지
위에 앉도록 명을 받았다. 그래서 브라만은 브라만의 머리에서 나왔으
므로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했다.
이 최초의 세 계급과 수드라 사이에는 엄격한 경계선이 그어졌다. 전
자들에게는 Q베다-의 교육이 허용되었으나, 수드라에게는 금지되었다.
브라만 계급은 -베다-를 가르칠 특권을 소유하였으며, 이전에는 모든
지식을 독점하였다. 이 나라의 주권자는 라쟈푸트라고도 불리는 크샤트
리아 계급에서 선출되었으나, 실권은 브라만 계급이 장악했는데, 그들
은 국왕의 조언자이며 행정관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인격과 재산
동양의 신화 383
라도 국외로 추방되는 것이 최고의 형벌이었다. 그들에겐 국왕들마저도
최대의 경의를 표하면서 다루지 않으면 안 되었다. 왜냐하면 '브라만이
나 그 계급에 속하는 자는 학문이 있거나 무식하거나 간에 유력한 신'
이기 때문이었다.
브라만 계급이 성년이 되면 결혼하는 것만이 의무가 된다.
브라만 계급은 부유한 자의 공물에 의하여 부양되며, 노동이나 생업
에 의하여 생계를 유지할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모든 브라만 계급이
그 사회의 노동계급에 의해서 부양될 수는 없으므로, 그들도 생업에 종
사하는 것을 허용할 필요가 있었다.
두 중간 계급에 대해서는, 그들의 지위와 특권은 여기서 그들의 직업
으로부터 용이하게 유추할 수 있으므로 긴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수드
라, 즉 네번째 계급은 그들보다 상위의 계급, 특히 브라만 계급에게는
노예처럼 시중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들은 기계를 만지는 일이나,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실제적인 기술에 종사할 수도 있었으
며, 또는 상인이나 농부가 될 수도 있었다. 따라서 때로는 그들이 부유
하게 되고 브라만 계급에 속하는 자가 가난하게 될 때도 있었을 것이
다. 그런 경우, 자연히 부유한 수드라가 가난한 브라만 계급 사람을 하
인으로 고용하는 일이 간흑 생겼다.
이 수드라보다 더 낮은 계급이 있는데, 그것은 원래부터 순수한 네
계급 중의 하나가 아니고 야합(野合)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들은 파라이
야르족으로서 가장 비천한 일에 종사하고 가장 흑독한 대우를 받는다,
그들은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하는 불결한 일을 하도록 강요당했다. 그리
고 그들 자신이 불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손이
닿는 모든 것이 불결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은 모든(?)공민권을 박탈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생활양식, 가옥, 가구 등을 단속하는
특별법에 의해 오명의 낙인이 젝혔다. 따라서 그들은 다른 계급 사람들
의 탑이나 사원의 참배를 금지당하고 그들 자신의 사원과 의식을 가지
384
당했다. 만약 부주의나 불가피한 사정에 의하여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에는 그 장소는 종교적 의식에 의하여 정화되어야 했다. 그들은 공설시
장에 나타나서도 안 되며, 우물도 특별한 우물만을 사용하도록 제한을
받았다. 이 우물에는 주위에 동물의 뼈를 세워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도
록 구별해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도시와 마을로부터 멀리 떨
어져 있는 초라한 오두막집에 거주하며, 먹는 것에 관해서는 아무 제한
도 받지 않았다. 이것은 특권이 아니라 오히려 치욕의 표시인 것이다.
그들은 타락할 대로 타락했기 때문에 무엇을 먹더라도 그 이상 그들을
부정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의 세
계급은 모든 육식을 금지당하고, 네번째 계급은 쇠고기 이외에는모든
육식이 허용되고, 최하의 계급은 아무 제한을 받지 않고 무엇을 먹어도
상관이 없다.
부다
부다는 -베다-에 의하면 비슈누의 기만적인 화신이라고 하나, 그 신
자들 말에 의하면 한 인간이요 성인이라는 것이다. 그의 본명은 고타마
라 하고 존칭으로는 사카시나, 사자(鄕子-부다, 성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부다의 탄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그 연대를 비교하여
보면, 그는 그리스도보다도 1000년 전에 생존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왕자였다. 탄생한 지 수일 후에 그 나라의 관습에 따라 갓난아
기를 신의 제단 앞에 갖다 놓았더니, 신상은 그가 장래 위대한 인물이
되라는 전조로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아이는 곧 우수한 재능을 발휘
꾼入, 뿐만 아니라 인격의 비상한 아름다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성
년이 되자 그는 인류의 타락과 고뇌에 관하여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고,
세상에서 벗어나 명상에 잠기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의 부친은 그
의 이 계획에 반대했으나 효과가 없었다.
부다는 호위병의 눈을 속여 왕궁을 도망쳐 나왔다. 그리고 안전한 은
동양의 신화 385
신처를 발견하여, 6년 동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깊은 명상에 잠기
면서 살았다, 그 기간이 끝나자, 그는 한 명의 전도자로서 베나리스에
나타났다. 처음에 그의 설교를 들은 사람은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했다.
그러나 그의 설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신망을 획득했고, 급속도로 유포
되어 그의 생존 중에 전 인도에 퍼졌다. 그는 여든 살에 죽었다.
불교도들은 -베다>>의 가르침이나 그 가운데 규정되어 힌두교도들에
의해 준수되고 있는 종교적 계급을 조금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
들은 또 계급의 차별을 인정치 않으며 모든 유혈 회생을 금하였으며 육
식도 금했다. 그들의 숭려는 모든 계급에서 선출된다. 그 대신 승려들
은 각지를 돌아다니며 걸식생활을 해야 했으며, 특히 다른 사람들이 버
린 폐물을 이용하려고 노력했고. 식물에서 의학적인 효력을 발견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였다. 그러나 실론에서는 세 계급의 승려가 인정되고
있다. 최상급의 승려는 보통 귀족과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써 그들은 주
요한 사원에서 부양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원의 대부분은 이 나라의 옛
군주들로부터 충분한 기부를 받고 있다.
부다가 나타난 후 몇 세기 동안은 이 종파도 브라만으로부터 관대한
취급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불교는 인도 전역에 침투하고 실론과
동부반도에 전파되었으나, 후에는 인도에서 오랫동안 계속하여 박해를
받았다. 그 결과 불교는 그 발생지에서는 자취를 감추었고 인접 여러
나라에 널리 전파되었다. 기원전 65년경에 중국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
되며, 그 후 중국에서 한국, 일본, 자바로 전파되었다.
달라이 라마
신의 영흔에서 태어난 인간의 영혼이 언제까지나 신체 속에 유폐되어
있음은 비참한 상태요, 전세에 범한 과실과 최악의 결과라는 교의는 친
두교나 불교에 공통된 교의다. 그러나 때로는 소수의 인간이 지상의 생
존의 낄여서-
386
불타 자신의 재림이라는 성격을 띠게 되었고, 그러한 전통이 티베트,
중국, 기타 불교가 성행하고 있는 여러 라마 속에서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칭기즈칸과 그 후계자들의 승리의 결과, 티베트에 거주
하는 라마가 그 종파의 교왕(歎王)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특
별한 영토가 그 자신의 영지로서 주어졌고, 그는 영계(業界)의 최고의
지위에 앉았을 뿐만 아니라, 어떤 점에서는 속계 (俗界)의 군주이기도 했
으므로, 달라이 라마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처음으로 티베트에 부임한 크리스트교 선교사들은, 아시아의 이런 오
지에 로마 카톨릭교회와 유사한 주교의 궁정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사원
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여기에는 승려와 여승의 수도원이 있었
고, 화려한 종교적 행렬파 의식이 있었으므로, 여러 선교사들은 이런
유사점 때문에 라마교를 타락한 크리스트교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흑은 크리스트교도들로부터 수입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
다. 이 파의 크리스트교도들은 불교가 티베트로 전해질 때, 타타르(동유
럽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지방)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레스터 존
이것은 아마도 행상인에 의하여 전달된 라마, 즉 타타르족 사이의 정
신적인 수령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서, 그 때문에 북아시아에는 프레
즈비터, 또는 프레스터 존이라는 크리스트교 교주가 살고 있었다는 소
문이 유럽에 퍼졌다.
로마 교황은 그를 찾아내기 위해서 사절단을 파견했고, 수년 후에는
프랑스의 루이 9세도 사절단을 파견했으나, 두 차례 모두 성공하지 못
했다. 그러나 그들은 네스토리우스파라는 크리스트교의 작은 단체를 발
견했는데, 이 사실이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인물이 동양 어느 곳에 존
재한다는 신념을 굳혀 주었다. 마침내 15세기에 이르러 페드로 코빌람
동양의 신화 387
(14Kz-1540년경) 이라는 포르투갈의 탐험가가 홍해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아비시네스의 나라(아비시니아, 에티오피아를 말한다)에 크리스트교를 믿
는 왕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 국왕이야말로 진정한 프레스터 존임에
틀림없다고 단정하고는 그곳을 찾아가. 네구스(에티오피아 국왕의 칭호)
고 부르는 그 국왕의 궁정으로 들어갔다.
388
2. 북유럽 신화
이제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남방의 신화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
대의 신화나 전설에는 또 하나의 지류가 있는데, 이 또한 이것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그 신화와 전설은 미국인들이 영국의 선조를 통하여
옛날로 거슬러올라갈 경우, 우리들 자신의 출신지가 될 수도 있는 나라
의 이야기므로 특히 그렇다. 그것은 오늘날의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
이, 아이슬란드로 알려지고 있는 나라에 살고 있는 스칸디나비아인이라
고 부르는 북방민족의 신화다. 이러한 민족의 신화나 전설은 -에다>>라
고하는두권의 책에수록되어 있다. 이 두권가운데오래된것은시
로 되어 있으며, 저작 연대는 1056년까지 土급되고, 비교적 새로운 산
문으로 된 -에다>>는 1640년에 집필된 것이다.
d:에다>>에 의하면, 예전에는 위에 하늘도 없었고, 밑으로 땅도 없었으
며, 오직 끝없는 대양과 안개와 같은 세계가 있었을 따름이며, 이 안개
의 세계에는 하나의 샘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 샘으로부터 열두 개의
시내가 흘러나왔는데, 이 냇물들은 멀리 흘러가면서 얼음이 되었고. 여
러 층이 겹쳐 대양을 메웠다.
안개의 세계 남쪽에는 빛의 세계가 있었다. 이 세계로부터 따뜻한 바
람이 불어와 얼음을 녹였다, 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었고, 이
구름으로부터 이미르라는 서리의 거인과 그 자손 및 아우둠블라라는 암
소가 태어났는데, 거인은 이 암소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리고 암소는
얼음에서 된 서리와 소금을 할으면서 영양을 취했다. 어느 날 암소가
북유럽 신화 389
소금이 붙어 있는 바위를 할고 있는데, 처음에는 사람의 머리카락이 나
타났다. 다음에는 머리가 나타나고 사흘째에는 아름답고 민첩하고 힘에
넘치는 전신이 나타났다. 이 새로운 생명은 신이었다, 이 신과 그의 아
내가 된 거인족의 딸 사이에서 오딘, 빌리, 베 등의 형제가 태어났다.
그들은 이미르를 죽이고 그의 육체로는 육지를, 혈액으로는 바다를, 뼈
로는 산을, 머리카락으로는 나무를, 두개골로는 하늘을, 그리고 뇌수로
는 우박과 눈이 충만한 구름을 만들었다. 이미르의 눈썹으로는 미드가
르드(중간 세계)를 만들어 장차 인류의 거주지가 되게 했다.
그리고 오딘은 하늘에 태양과 달을 설치하고, 각각 그 진로를 지정하
여 밤과 낮 그리고 계절의 주기를 정하였다. 태양이 그 빛을 대지 위에
비춰 대기 시작하자, 곧 식물의 세계가 싹이 트고 잎이 나기 시작했다.
신들은 세계를 창조한 직후에 그들의 새로운 업적을 기뻐하면서 해변을
거닐었다. 그러나 아직 그들의 업적이 불완전함을 발견했으니, 그것은
인간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신들은 물푸레나무를 가지고 한 남
자를 만들고, 오리나무를 가지고는 한 여자를 만들어, 남자를 '아스케'
라 부르고 여자를 '엠블라' 라고 불렀다. 그런 다음 오딘은 그 두 사람
에게 생명과 영혼을, 빌레에게는 이성과 운동을, 그리고 베에게는 감각
과 표정이 풍부한 용모와 언어를 주었다. 그리고 미드가르드를 그들의
거주지로 부여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인류의 선조가 되었다.
이그드라실이라는 거대한 물푸레나무가 있어 이 나무가 전 우주를 떠
받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 나무는 이미르의 신체에서 나온 것
으로, 세 개의 거대한 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아스가르드
(신들의 거주지)로 뻗치고, 또 하나는 요툰하임 (거인들의 거주지)으로 뻗
치고 세번째 뿌리는 니플레하임 (암흑과 추위의 나라)으로 뻗쳤다. 각 뿌
리의 곁에는 샘이 있어 뿌리는 거기에서 물을 길어 올렸다. 아스가르드
로 뻗친 뿌리는 노른이라는 운명의 세 여신에 의하여 주의 깊게 보호받
고 있었다. 그들은 우르드르(과거) 와 베르단디 (현재) 와 스쿨드(미래) 였
다. 요툰하임 곁에 있는 샘은 이미르의 우물로서, 그 속에는 지혜와 기
390
지가 숨어 있었다. 그러나 니플레하임의 샘에는 니든호게(암혹)라는 독
사가 살고 있어서 이 독사는 끊임없이 뿌리를 파먹고 있었다. 그리고
네 마리의 수사슴이 물푸레나무 가지 사이를 좇아다니면서 새싹을 물어
뜯고 있었다, 그것은 동서남북의 바람을 상징한 것이다. 그 나무 밑에
는 이미르가 누워 있는데, 그가 몸을 흔들어 무거운 짐을 치우려고 하
면 대지에 지진이 일어난다.
아스가르드는 신들의 거주지 이름인데, 그곳으로 가려면 비프로스트
(무지개) 라는 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아스가르드에는 금과 은으로 만든
궁전이 있어 신들은 그 속에 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오딘이 거주하는 발할라라는 궁전이다. 이 궁전의 옥좌에 앉으면 하늘
과 땅을 다 내려다볼 수 있다. 오딘의 양 어깨에는 휴우긴과 무우닌이
라는 두 마리의 갈가마귀가 앉아 있는데, 그것은 매일 전세계를 날고
돌아와서 보고 들은 바를 남김없이 오딘에게 보고한다. 오딘의 발 밑에
는 게리와 프레키라는 두 마리의 늑대가 누워 있는데, 오딘은 자기 앞
에 차려 놓은 고기를 모두 다 그들에게 준다. 왜냐하면 그는 음식물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유일한 음식물은 벌꿀술이다. 오딘은
또 룬 문자를 발명했는데, 이 문자로 금속의 방패 위에 운명의 신비를
새기는 것이 운명의 여신(노른)들의 임무였다. 오딘의 이름은 때로는 워
덴이라고 쓰기도 하며, 이 이름으로부터 웬즈데이라는 1주일의 네번째
날의 이름, 즉 수요일이 나왔다.
오딘은 종종 올파더라고 불리는 일도 있으나, 이 이름은 때로는 다른
의미로도 쓰여지고 있다. 그에 의하면, 스칸디나비아인은 오딘보다도
더욱 흘릉한 신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신은 누구로부터도 창조되지 않
은 영원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북유럽 신화 391
발할라 궁전의 판락
발할라는 오딘이 거주하던 큰 궁전이었는데, 그는 그곳에서 선발된
영웅들과 연회를 열었다. 그들은 모두 전쟁에서 용감히 죽은 사람들로
서 편히 누워서 숨진 사람은 제외된다. 슈립니르라는 수퇘지고기가 풍
부하게 그들의 식탁에 오른다. 왜냐하면 이 수퇘지는 매일 아침 식탁에
오르나 밤이 되면 다시 원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음료로는 하이드
룬이라는 암염소로부터 짠 벌꿀술이 영웅들을 위해 충분히 공급된다,
그리고 연회를 하지 않을 때는 무술시합을 하며 즐긴다. 그들은 매일
뜰이나 들로 말을 타고 나가 서로 상대를 갈기갈기 찢을 때까지 싸운
다. 이것이 그들의 오락이다, 그러나 식사시간이 되면 그 상처도 모두
치유되고, 그들은 다시 발할라의 연회로 돌아간다.
발키리오르
발키리오르는 호전적인 처녀들로서, 말을 타고 투구를 쓰고 방패와
창을 가지고 다녔다. 오딘은 거인족과 최후의 결전을 해야 할 날이 왔
을 처,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많은 영웅들을 발할라로 모으려고 했
다. 발키리오르들은 이 오딘의 사자로 그 이름은 '전사한 자의 선택자'
라는 뜻이다. 그녀들이 말을 타고 심부름을 갈 때, 그녀들의 갑옷은 이
상한 광채를 발하여 이것이 북쪽 하늘을 비춘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오로라 보레알리스' , 즉 '북극광' 이라고 부른다. I)
1)그레이의 -운명의 자매신-이라는 송시는 이 전설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이다.
392
소르와 그 밖의 신들
번개의 신 소르(토르)는 오딘의 큰아들로서 신과 인간들 중에서 가장
강력했는데, 세 개의 대단히 귀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었다, 그 첫째 보
물은 망치로써, 그 망치의 위력에 관해서는 서리의 거인이나 산의 거인
도 그것이 자기들을 향해서 날아오는 것을 가장 두려워할 정도였다. 왜
냐하면 그것이 전에 그들의 조상과 친척의 많은 두개골을 부순 일이 있
만기 때문이었다. 이 망치는 던지면 목표물을 맞히고는 저절로 소르의
수중으로 돌아왔다, 그가 가지고 있는 두번째 진기한 보물은 '힘의 띠'
라고 하는 것이었는데, 그가 이 띠를 허리에 두르면 그의 무서운 힘은
배가 되었다, 세번째 것도 대단히 귀중한 것이었는데, 그것은 쇠장갑으
로서 소르가 그의 망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고 할 때면 언제나 끼는
것이었다. 이 소르라는 이름에서 영어의 목요일이라는 말이 나왔다.
프레이는 신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신으로, 그는 비와 햇빛 그리고
지상의 모든 과실을 지배하고 관리했다. 그의 누이동생 프레야는 여신
들 중에서도 가장 자비심이 많은 여신으로서, 음악과 봄과 꽃을 사랑했
고, 특히 요정들(영국의 엘프)을 사랑했다. 또 이 여신은 사랑의 노래를
무척 즐기므로 모든 연인들은 그녀를 의지했다.
브라기는 시의 신으로서, 그의 노래는 무사들의 공훈을 기록했다. 그
의 아내 이두나는 사과를 넣은 상자를 보호하고 있었는데, 이 사과는
신들이 노년이 가까웠음을 깨닫게 되었을 때 맛보면 다시 젊어질 수 있
는 사과였다.
하임달은 신들을 지키는 경호원으로서 거인들이 비프로스트(무지개)
다리를 건너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하늘의 경계에 배치되어 있었
다. 그는 새보다도 잠을 적게 잤으며, 밤에도 낮과 마찬가지로 백 마일
앞을 내다볼 수 있었다. 청각도 대단히 예민했으므로 어떠한 土리도 다
들을 수 있었다. 하임달은 들의 풀이 자라는 소리나 양의 털이 그 등에
북유럽 신화 393
서 자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로키와 그의 자손들
이 밖에 신들의 중상자(中傷者)요, 모든 사기와 재해의 배후로 알려진
또 하나의 신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로키로서, 그는 미남에다 훌릉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으나, 성질이 몹시 변덕스럽고 극악했다. 그는 원래
거인족이었으나 억지로 신들과 교제하여 간교한 지혜와 술책으로 신들
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고, 위험에서 구해 내기도 하였으며, 이것을
더없는 낙으로 삼고 있었던 듯하다,
로키에게는 세 자녀가 있었다. 첫째 아들은 펜리스라는 '늑대' 였고,
둘째는 미드가르드라는 '독사' 였으며, 셋째는 '헬라(죽음-라는 딸이었
다. 신들은 이 괴물들이 성장해서 언젠가는 신과 인간들에게 큰 해독을
끼치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오딘은 사자를 보내 그들을
데려오는 편이 나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왔을 때 그는 독사를 지구
를 둘러싸고 있는 깊은 바닷속에 던졌다.
그러나 이 괴물은 굉장히 크게 자라서 꼬리를 입에 물고 몸을 동그랗
게 하면 둘레가 자그마치 지구의 둘레 전체와 비등할 정도였다. 다음으
로 오딘은 헬라를 니플레하임 속에 던지고 아홉 개의 세계, 즉 죽음의
나라를 지배할 권력을 그녀에게 부여했다. 그러므로 그녀는 자기에게
보내지는 자들, 즉 병이나 노쇠로 죽은 자들을 모두 이 나라에 배당했
다. 그녀의 전망은 엘비드니라고 불렀다. '기아' 가 그녀의 식탁이었고,
'아사(餓死-가 식탁용 칼, '지체' 가 하인, '지둔(運鈍-이 하녀, '절벽'
이 문지방이었고, 근심이 '침대', 격심한 고민이 각 '방의 장식' 이었다.
그녀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의 육체는 반은 살색이고 반은 푸
른색이며, 무섭고도 몸서리치는 용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늑대 펜리스는 신들을 몹시 괴롭혔으므로, 끝내는 쇠사슬에 묶이고
394
말았다. 그런데 아무리 튼튼한 쇠사슬로 묶어도 마치 거미줄처럼 쉽게
그것을 끊었다. 마침내 신들은 산신령에게 사자를 보내 글레이프니르라
는 쇠사슬을 만들게 했다, 이것은 여섯 가지의 물건으로 만든 것이었
다. 즉 고양이의 발자국 소리, 여인의 턱수염, 돌부리. 물고기 숨, 곰의
신경 (감수성-새의 타액 등이 그것이었다, 완성되니 그것은 명주실같이
매끄럽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신들이 늑대에게, 보기엔 하찮은 이 리본을 매도록 권유했을
때, 늑대는 흑시 그것이 요술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여 그
들의 의도를 의심했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다시 풀어 준다는 보증으로
신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의 손을 자기 입속에 넣는다면 그것을 매도 좋
다고 승낙했다. 이 일을 맡을 용기를 가진 신은 티르(전쟁의 신)밖에 없
었다. 그러나 늑대는 이 쇠사슬을 끊을 수 없었고, 신들도 그를 풀어
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닫자, 티르의 손을 물어뜯고 말았다. 그 이래
전쟁의 신은 외손이 되고 말았다.
소르가 산의 거인에게 품삯을 지블한 이야기
어느 날 신들은 그들이 거주할 건물을 짓고 있었다. 히드가르드와 발
할라가 집짓는 일을 완전히 끝냈을 때, 한 장인이 와서, '서리'의 거인
들이나 산의 거인들의 습격을 받을 염려가 전혀 없는 튼튼한 거처를 지
써 주겠다고 자청했다. 그피고 그 사람은 그 대가로 여신 프레야와 태
양과 달을 요구했다.
신들은 그가 모든 공사를 아무의 힘도 빌리지 않고 한 겨을 동안에
끝낸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만일 여름의 첫날까지 완
료되지 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대가를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런 조건을 제시받자, 장인은 스바딜파리라는 그의 말의 사용을 허용해
주기를 요구하였고, 이 요구는 로키의 충고로 허용되었다. 장인은 겨을
북유럽 신화 395
의 첫날에 공사를 착수하여 날도 새기 전부터 말로 하여금 건축용 석재
를 운반궤 했다. 돌이 굉장히 큰 것을 보고 신들은 놀랐다. 그리고 신
들은 그 힘드는 일의 반 이상은 말이 했다는 것을 명백히 깨달았으나,
이미 계약이 체결되었고, 엄숙한 선서까지 행한 후였다. 왜냐하면 어떤
신이라도 이와 같은 경계를 하지 않고서는 거인들 가운데서 안전을 보
장할 수는 없는 일이었고, 특히 악마 퇴치의 원정으로부터 소르가 귀환
하지 못하기라도 한다면 더욱 그럴 위험이 컸다,
겨울이 끝날 무렵이 되자, 건축공사는 많이 진척되었고 성채는 높게
구축되어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었다. 여름까지 불과 사흘이 남았을 때
완성되지 않은 유일한 부분은 출입하는 통로뿐이었다. 그래서 신들은
그들의 심판석에 앉아 회의를 열고 그들 중에서 누가 장인에게 프레야
를 주느니 태양과 달을 주느니 하는 제안을 했으며, 그렇게 되면 하늘
은 암혹에 빠지지 않겠느냐 하며 서로 따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것은 이제까지 많은 악행을 범한 일이 있는 로키의 소행
임에 틀림없으며, 만약 그가 장인의 맡은 바 일을 완성하여 약속한 보
수를 받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그를 혹독한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의
견이 나오자,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장인이 보수를 받지 못하도
록 힘쓰겠다고 서약했다.
그날 밤에 장인이 스바딜파리와 더불어 돌을 쌓으려고 나갔을 때, 갑
자기 한 마리의 암말이 숲 속에서 뛰어나와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말
은 고삐를 벗어나 암말의 뒤를 쫓아 숲 속으로 달아났으므로 할 수 없
이 장인도 말의 뒤를 쫓아갔다.
그러는 동안에 밤이 지나고 새벽이 되었지만, 일은 보통 때와 같이
진척되지 않았다. 장인은 그의 임무를 완성할 수 없게 되자 본래 거인
의 정체를 드러냈다.
그제서야 신들은 그가 사실은 산의 거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는 서약에 구속될 필요를 느끼지 않자, 그들은 소르의 도움을 청했다.
그는 곧 달려와서는 그의 망치를 높이 들어 장인에게 품삯을 지불했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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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은 태양이나 달로 지불한 것도 아니었고, 그를 거인들의 거
주지인 요툰하임으로 돌려보냄으로써 지불한 것도 아니었다. 소르는 최
초의 일격으로 거인의 두개골을 깨뜨려 리플레하임으로 내던졌다
망치를 되찾음
한번은 소르의 망치가 우연히 거인 트림의 수중에 들어간 일이 있었
다. 트림은 그것을 요툰하임의 바위 밑 여덟 길이나 되는 깊은 곳에 묻
었다. 소르는 로키를 보내어 트림과 협상을 시켰으나, 로키도 상대를
설득할 수가 없었다. 만일 프레야가 그 거인의 아내가 되기를 승낙한다
면 망치를 돌려주겠노라는 약속을 트림으로부터 받았을 따름이었다. 로
키는 돌아와서 협상의 결과를 보고했다 그러나 사랑의 여신 프레야는
서리의 거인들의 왕 따위에게 자기의 아름다움을 바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일이라며 싫어했다. 사태가 긴급했으므로 로괴는 소
르를 설득하여 소르에게 프레야의 의상을 입히고. 요툰하임으로 데리고
갔다. 트림은 베일을 쓴 그의 신부를 정중히 맞아들였다. 그러나 만찬
으로 여덟 마리의 연어와 큰 황소와 그의 음식물을 먹고 더구나 벌꿀술
세 통을 마시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로키는 그녀가 요툰하임의 유
명한 지배자인 신랑을 만나는 기쁨에 여드레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트림은 마침내 호기심에 못 이겨 그의 신부의 베일
밑을 엿보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며, 왜 프레야의 눈동자가 불과 같
이 빛나느냐고 물었다. 로키는 변명을 되풀이하였고 마침내 트림은 그
말을 믿었다. 그는 망치를 가져오게 하여 그것을 신부 무릎에 놓았다.
그러자 소르는 변장을 벗어 버리고 그의 무서운 무기를 잡고는 트림과
그 부하들을 쳐죽이고 말았다.
프레이도이상한무기릎긴-인-- -"-_1-'-' -
북유럽 신화 397
는 칼이었다. 프레이도 그 칼을 잃었는데, 소르보다 불행하여 다시는
그것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프레이는
언젠가 오딘의 옥좌에 올라간 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전 우주를 볼
수 있었다. 프레이가 주위를 돌아보고 있을 때, 멀리 거인왕국에 한 아
름다운 처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녀를 보자 그는 갑자기 비애에
사로잡혀 그 순간부터 잠도 자지 못하고 음식도 끊고 말도 할 수 없게
되 었다.
마침내 스키르니르라는 하인이 그의 비밀을 탐지하고 그의 칼을 대가
로 준다면 그 처녀를 신부로 맞을 수 있도록 데려다 주겠다고 약속했
다. 프레이는 승낙하고, 하인에게 칼을 주었다. 스키르니르는 길을 떠
나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 그녀로부터 아흐레 안으로 어떤 장소에 와서
그곳에서 프레이와 결혼하겠다는 언약을 받았다. 스키르니르가 돌아와
서 심부름 간 일이 성공했다는 말을 전하자, 프레이는 이렇게 외쳤다.
하룻밤은 길다
두 밤처럼 길다,
어떻게 세 밤을 지내리요?
보통 때의 한 달이
이 애타는 시간의 반보다 짧게 느껴진다.
이렇게 하여 프레이는 모든 여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르다를 그
의 아내로 얻었으나, 칼은 영영 잃어버리게 되었던 것이다.
소르의 요툰하임 방문
어느 날, 소르는 하인인 시알피를 데리고 로키와 더불어 거인국으로
길을 떠났다. 시알피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걸음이 빠른 사람이었
398
다. 그는 일행의 식량이 든 土르의 큰 배낭뜰 짊어지고 갔다. 밤이 되
었을 때, 그들은 광대한 숲 속에 있었다. 그들은 하룻밤 지낼 장소를
사방으로 찾다가 마침내 대단히 큰 저택을 발견했는데, 그 저택의 입구
는 건물의 한 편을 다 차지할 정도였다. 이곳에서 그들은 잠을 잤으나
한밤중에 지진이 일어나서 건물 전체를 뒤흔드는 바람에 놀라서 잠을
쟀다. 소르는 일어나서 그의 동행자들에게 자기와 같이 안전한 장소를
찾아보자고 말했다. 그들은 오른편에 인접한 방을 발견하고는 모두 그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소르는 손에 망치를 들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하고 문간에 서 있었다, 밤새도록 무서운 신음 소리가 들려
왔다. 날이 밝자, 소르가 밖으로 나가 보니, 근처에 굉장히 큰 거인이
드러누워 잠을 자고 있었는데, 코 고는 소리가 굉장했다. 밤중에 그들
을 놀라게 한 것도 이 코 고는 소리였던 것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때만은 소르도 망치를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거
인이 바로 잠을 깼을 때, 소르는 그의 이름을 묻는 것에서 그쳤다.
"나의 이름은 스크리미르요, 그러나 나는 당신의 이름을 물을 필요가
없겠죠. 왜냐하면 나는 당신이 소르 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오. 그런데 나의 장갑은 어디로 갔나? 하고 거인은 물었다.
그제서야 소르는 지난밤에 흘로 지샜던 곳이 거인의 장갑이고, 그의
두 동행인이 유숙하였던 방이 그의 엄지손가락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크리미르는 함께 여행을 하자고 제의했다. 소르가 승낙하자 그들은
곧바로 앉아서 조반을 먹었다. 식사가 끝나자 스크리미르는 모든 식량
을 배낭에 집어넣고 어깨 위에 메고 앞장서서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어찌나 그 걸음걸이가 컸던지 그들은 그를 따라가기가 곤란할 지경이었
다. 그들은 하루종일 길을 걸었다. 해질 무렵에 스크리미르는 큰 참나
무 밑에 야숙할 장소를 정했다.
스크리미르는 그들에게 자기는 자겠노라고 말하고 "당신들은 배낭을
열고 마음대로 식사를 하시오" 라고 말했다.
스크리미르는 곧 잠이 들어, 코를 골기 시작했다. 이때 소르가 배낭
북유럽 신화 399
을 열려고 했지만 거인이 너무 꼭 맸기 때문에 매듐을 하나도 풀 수가
없었다. 마침내 소르는 격노하여 두 손으로 망치를 쥐고 거인의 머리를
맹렬히 내리쳤다. 스크리미르는 부시시 눈을 뜨고 나뭇잎이 자기 머리
위에 떨어졌느냐, 그리고 그대들은 저녁을 먹고 자려고 하고 있느냐고
물을 따름이었다. 소르는 자기들도 자려고 한다고 대답하고는 다른 나
무 밑으로 가서 드러누웠다. 그러나 소르는 도저히 잠을 이를 수가 없
었다. 스크리미르가 다시 숲이 울릴 정도로 크게 코를 골았다. 소르는
다시 일어나서 그의 망치를 쥐고 거인의 두개골을 향해서 머리가 움푹
괠 정도로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스크리미르는 잠이 깨어 부르짖었다.
'거찌 된 일인가? 이 나무 위에 새가 앉아 있는가? 이끼 같은 것이 나
무 위에서 떨어져 내 머리에 맞은 것 같은데,,,,,,. 그런데 당신은 아직
도 안 자오, 소르?
그러자 소르는 자기는 방금 잠이 깼으며 아직 한밤중이므로 찬숨 더
잘 시간이 있다고 말하면서 저쪽으로 급히 가버렸다. 그는 만약 세번째
타격을 가할 기회만 있다면 그때에는 완전히 결판을 내리라고 결심했
다, 날이 새기 조금 전에 그는 스크리미르가 다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는 다시 망치를 쥐고 전력을 다하여 내리쳤다, 이번에는 손잡
이 외의 모든 부분이 거인의 두개골 속으로 들어갈 정도였다. 그러나
스크리미르는 일어나 앉아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토리가 한 개 나의 머리 위에 떨어졌소. 여어! 소르, 당신은 잠이
깼소? 일어나서 옷을 입을 시간이 된 것 같소. 우트가르드 시까지는 얼
마 남지 않았고, 나는 당신들이 내가 상당히 큰 사람이라고 서로 속삭
이고 있는 것을 들었소. 그러나 우트가르드에 가면 나보다 훨씬 큰 사
람을 많이 보게 될 것이오. 그래서 당신들에게 충고하겠는데, 그곳에
가거든 지나치게 쁨내지 마시오. 우트가르드 로키의 부하들은 당신들과
같은 소인들이 쁨내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할 테니까. 자, 그곳으로 가려
거든 동쪽으로 뻗어 있는 이 길로 가시오. 나는 북쪽으로 가겠소. 그러
면 이곳에서 헤어지기로 합시다."
~00
이렇게 말하고 거인은 배낭을 메고는 그들과 작별하고 숲 속으로 들
어갔다. 소르는 그를 다시 부르고 싶지도 않았으며 함께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소르와 두 사람은 묵묵히 길을 걸어갔다. 정오 무렵이 되자 평원 한
가운데 서 있는 한 도시를 발견했다, 그 도시는 허단히 논인 솟안 있었
기 맥문에 꼭대기를 바라보려면 목을 뒤로 젖히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들은 놀란 얼굴로 시내로 들어갔다. 한참 걷다 보니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궁전이 보였다. 그들은 궁전으로 들어갔다. 그곳 홀에는 거대한
체구를 가진 사람들이 걸상에 앉아 있었다. 일행은 안으로 깊숙이 들어
가 그 나라의 왕 우트가르드 로키 앞으로 갔다. 일행은 그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했다. 그러자 왕은 경멸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들을 바
라보고 말하였다. "만일 내 눈이 틀림없다면 저기 있는 저 젊은이는 土
르 신이지?
그리고 소르를 향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마 그대는 보기보다는 재능이 있을 것 같소. 그대와 그대의 부하
들이 자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오?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재주를 한
두 가지 가지지 않은 자는 이곳에 머무를 수 없土."
"내가 가지고 있는 재주는" 하고 로키는 말했다. "누구보다도 빨리
먹는 것이오. 이곳에 있는 누구든 원하는 자가 있다면 나와 겨루어 봅
시다. "
"사실이 그렇다면 그것도 재주임에 틀림없소. 곧 시험해 봅시다"라고
우트가르드 로키는 말했다.
왕은 걸상 저쪽 끝에 앉아 있는 로기라는 그의 부하들 가운데 한 사
람에게 이리 나와서 로키와 재주를 겨루어 보라고 명령했다. 고기를 산
처럼 담은 좁다랗고 긴 구유가 흘 마룻바닥에 놓이자, 로괴는 구유 한
끝에 자리 잡고로기는다른끝에 자리잡았다 두A~~o ~~- --
북유럽 신화 401
어 치웠으므로, 결국 로키의 패배라는 판결이 내렸다.
다음에 우트가르드 로키는 소르와 같이 온 젊은이는 어떤 재주를 가
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시알피는 자기와 달음박질 경주를 할 수
있는 자와 경주하기를 원한다고 대답하였다. 왕은 달음박질을 잘한다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나, 그 젊은이가 경주에 이기려면 대단한 민첩성
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은 일어서서 어전에 있던 사람들을
다 데리고, 경주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있는 들판으로 나갔다. 그리고
후기라는 한 젊은 사람을 불러 시알퍼와의 경주를 명하였다. 첫번째 과
정에서 후기는 그의 상대자를 상당히 앞섰기 때문에, 한 바퀴 돌아 출
발점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서 그를 만났을 지경이었다. 계속하여 그들
은 두번 세 번 달렸으나 시알피는 역시 실패했다,
우트가르드 로키는 다음에는 소르에게, 천하에 떨치는 그의 용맹의
증거를 무슨 재주로 보여 주고 싶냐고 물었다. 소르는 누구하고든 마시
는 경쟁을 하기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우트가르드 로키는 물 따르는 자
로 하여금 큰 뿔잔을 가지고 오게 했는데, 그것은 그의 부하들이 향연
의 법규를 조금이라도 위반했을 때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잔이었다.
술 따르는 자가 그것을 소르에게 내밀자 우트가르드 로키가 말했다.
"잘 마시는 자는 단번에 그 뿔잔을 다 비을 것이오. 보통사람은 두
번 만에, 아주 보잘것없는 자도 세 번 만에는 비을 것이오."
소르가 그 뿔잔을 보니 약간 길기는 했으나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그
는 몹시도 목이 말랐기 때문에 잔을 입술에 대고 단숨에 쭉 들이켰다.
그러나 잔을 놓고 안을 들여다보니, 물은 조금도 준 것 같지 않았다.
그러자 숨을 쉬고 나서 소르는 온 힘을 다하여 다시 들이키기 시작했
다. 그러나 잔을 입에서 떼고 보니, 전보다도 오히려 적게 마신 것 같
이 생각되었다. 술은 넘쳐 흐르지는 않았으나, 찰찰 넘치도록 남아 있
었다.
"소르여, 어떻소?라고 우트가르드 로키는 말했다, "수고를 아껴서는
안 되오. 세번째에 다 마셔 버리려면 깊이 들이마셔야만 하오. 미리 말
X-~~~x~ u_. -
것보닷
보신,e.
-단치
그것도
-
--公 乏
~ul O」"
-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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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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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쓴모. 1것-데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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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조
자에게
로키논
금--
들려준져다.
칼례다.
料Iii닌I~理
전력을
알만탁.
'당신을
I)I'
卑技臺 術보라는 거요7'-하고 소르는 물었다.
"하한은 유회가 있는데" 하고 우트가르드 로키는 대답하였다.
퇴하여
그는
낀띤띤
낄틴렬II
솜씨를 발휘하여
"그것
은 이곳에서는 아이들밖에는 그 누구도 하지 않는 유희요. 다름이 아니
라 나의 고양이를 지면에서 들어올리는 일이오. 나는 당신을 전에 생각
했던 것처럼 위대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 눈으로 안 봤다면, 이와
같은 짓을 위대한 소르에게 해보라고 권하지는 않았을 것이오."
그가 말을 끝마쳤을 때, 큰 회색 고양이 한 마리가 흘의 마루 위로
뛰어나왔다. 소르는 손을 고양이의 배 밑에 넣고, 있는 힘을 다하여 고
양이를 마루 위에서 들어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고양이는 등을 구부리
고 소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겨우 한쪽 발을 올렸을 뿐이었다.
결국 소르는 단념했다,
"역시 내가 생각한 바와 같구려"라고 우트가르드 로키는 말했다. "고
양이는 크고, 土르는 우리에 비하면 작으니까."
"작다고 하지만" 하고 소르가 대답했다. "그렇다면 당신들 중에 누구
든 분노에 불타고 있는 내 앞에 나을 자가 있다면 보여 주시오. 나와
퇴름을 해봅시다. "
"이곳에는" 하고 우트가르드 로키는 걸상 위에 앉아 있는 자들을 바
라보며 말했다. "당신하고 씨름하기를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소. 나의 유모 엘리 할멈을 이리로 불러오너라. 그리
북유럽 신화 403
고 소르가 원한다면, 그녀와 씨름을 시키도록 하라, 그녀는 언제인가
소르에 못지않은 남자를 거꾸러뜨린 일이 있다."
곧 이가 다 빠진 노파가 흘 안으로 들어왔다. 우트가르드 로키는 그
녀에게 소르의 몸을 잡으라고 명령했다. 사정은 미리 설명되어 있었다.
그래서 소르는 노파를 세차게 붙잡았다, 그리고 세차게 다뤘지만 노파
는 완강하게 서 있었다. 맹렬하게 달라붙어 용을 쓴 끝에 소르는 발을
헛디디고 비틀거리다가 마침내 한쪽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우트가르드
로키는 그들에게 이제 그만두라고 명령하고, 소르는 이제 흘에 있는 다
른 사람과 씨름을 해볼 필요도 없으며, 날도 저물었다고 덧붙였다. 그
리고 그는 소르와 그의 동료들을 좌석으로 안내했다. 일행은 그날 저녁
푸짐한 대접을 받으며 유쾌하게 보냈다.
이튿날 날이 새자, 곧 소르와 그 일행은 옷을 입고 출발준비를 했다.
우트가르드 로키는 그들을 위하여 식사준비를 명하고 충분한 음식과 음
료를 대접했다. 식사가 끝나자 우트가르드 로키는 그들을 성문까지 전
송하고, 이별할 때 소르에게 이번 여행의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고. 또
그대보다 힘센 사람을 만났느냐고 물었다.
소르는 큰 수치를 당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당신이 나를 변변치 않은 자라고
생각하리라는 것이오"라고 덧붙였다.
"아니오"라고 우트가르드 로키는 말했다, "그대가 이제 시외로 나왔
으므로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살아서 지배하고 있는 한 그대를 다시
이곳으로 들여보내지는 않을 것이오. 맹세하지만, 그대가 그처럼 강대
한 힘을 가졌고, 또 자칫하면 나를 파멸케 할 뻔한 것을 미리 알았더라
면, 나는 이번에 그대가 이곳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
오. 지금에야 이야기하지만, 나는 이제까지 쭉 그대를 마법으로 속였던
것이오. 첫번째로는 저 숲 속에서였소. 그때 나는 배낭을 철사로 매어
그대가 풀 수 없게 했었소. 그때 그대는 나를 망치로 세 번이나 때렸
소. 첫번째 타격은 제일 미약한 것이었으나 사실 그것이 나를 정면으로
404
때렸더라면 나는 죽었을 것이오. 그러나 나는 옆으로 몸을 피하여 그대
의타격은세번다산위에떨어졌던것이오. 그산에가보니세 개의
계곡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는 매우 깊소. 이 움푹 들어간 곳이 다 그
대의 망치에 의하여 생긴 곳이오.
나는 그대들이 나의 부하들과 한 경쟁에 있어서도 그대들을 속였소.
첫번 시합에서 로키는 기아의 화신처럼 그의 앞에 있는 것을 다 먹어치
웠소. 그러나 로기는 사실 '불'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소. 그래서 고
기뿐만 아니라 그것을 담은 구유까지도 먹어 버린 것이오. 시알피와 경
주를 한 후기는 실은 '생각' 이었소. 따라서 시알피가 그것과 보조를 맞
추는 일은 불가능하였소. 그대의 차례가 되자 그대는 뿔잔을 비우려고
했는데 분명히 말하건대, 그대는 하도 경탄할 만한 일을 완수했기 때문
에 나 자신이 그것을 목격하지 않았더라면 믿지 않았을 것이오. 그대는
알아차리지 못했으나 그 뿔의 한 끝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었소. 해안에
가보면 그대가 들이마셨기 때문에 바닷물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을 것
이오. 또 그대가 고양이를 들어 올린 것도 마찬가지로 경탄할 만한 일
이었소. 사실 그 한쪽 발이 마루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는
모두 공포에 떨었소. 왜냐하면 그대가 고양이로 여긴 것은 사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미드가르드 뱀이었기 때문이오. 그런데 그대가 잡아당겼
기 때문에 뱀은 그 머리와 꼬리로 지구를 둘러싸려고 했지만 모자랐소.
또 그대가 엘리와 한 씨름도 놀랄 만큼 공적이었소. 왜냐하면 엘리는
사실은 늙은 산맥이었고, 그녀에게 정복당하지 않은 자는 과거에는 물
론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작별할 즈음하여
다시 그대가 나의 곁에 오지 않는 것이 우리들 서로에게 좋을 것이라고
말해 두겠소. 왜냐하면 그대가 다시 온다면 나는 또 그대를 다른 마법
으로 속여 방어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그대는 헛수고만 하고 나와의
경쟁에서 아무런 명성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오."
이 말을 듣자 소르늘 겨노하여 -入金 란과르 드1르 料金 .11~고
북유럽 신화 405
를 파괴해 버리겠다는 생각으로 되돌아갔지만, 그곳에는 이히 푸른 들
판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발두르의 죽음
선-善)의 신 발두르는 매일 밤 무서운 꿈에 시달리고 있었다. 꿈은 그
의 생명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암시하고 있었다. 발두르는 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꿈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신들은 발두르로 하여금 절박한 위
험을 면하게 해달라고 천지만물에게 간청했다.
오딘의 처 프리카는 불이나 물, 쇠, 그 밖의 모든 금속, 돌, 나무, 여
러 질병, 짐승, 새, 독물, 파충류들에게 강요하여 아들인 발두르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오던은 그것으로 만족하
지 않고, 아들의 운명을 염려하여 앙게르보데라는 여자 예언자를 찾아
가 보기로 했다. 그녀는 거인으로서 펜리스와 헬라와 미드가르드 뱀의
어머니였는데, 이미 죽었기 때문에 오딘은 그녀를 찾으러 헬라의 나라
(지옥)로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다른 신들은 프리카가 한 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는, 발두
르를 표적으로 하여 어떤 신은 창을 던지기도 하고, 어떤 신은 돌을 던
지기도 하고, 어떤 신은 칼이나 도끼로 찍기도 하며 즐겁게 놀았다. 왜
냐하면 그들이 아무리 난폭한 짓을 하더라도 발두르는 조금도 해를 입
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그것은 신들이 즐기는 오락이 되었고,
발두르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생각되었다. 로키는 이 광경을 보자 발두
르가 상해를 입지 않은 데 대해서 기분이 몹시 상하였다. 그는 여인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펜살리르라는 프리카의 저택으로 갔다. 프리카는 이
여인을 보자 신들이 저렇게들 모여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들이 발두르를 향하여 창이나 돌을 던지나 아무도 발
두르를 해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프리카는 말했다.
40~
"그렇다. 돌도 곤봉도 그 밖의 어떠한 것으로도 발두르를 해칠 수 없
다. 나는 그들로부터 다 서약을 받았으니까."
"아아! 모든 것이 발두르를 해치지 않겠다고 서약하였습니까?"하고
여인은 감탄하면서 외쳤다.
"모든 것이지" 하고 프리카는 대답했다.
"오직 발할라 동쪽에서 자라고 있는 한 작은 관목만은 예외지. 그것
은 '겨우살이' 라는 나무인데, 너무 작고 약하기 때문에 서약을 받을 필
요가 없다고 생각했소. "
로키는 이 말을 듣고 물러갔다. 그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그 겨
우살이'를 베어 가지고 신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
호두르(발두르의 형제)가 눈이 멀었기 때문에 이 유회에 참가하지 않고
혼자 서 있는 것을 보고 그의 곁으로 가서 말했다.
'개 당신은 발루르에게 무엇을 던지지 않는 거요?"
"나는 눈이 멀어서 어디에 발두르가 있는지 볼 수 없고, 뿐만 아니라
던질 것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오" 하고 호두르는 대답했다.
"그러면 이리로 오시오." 로키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덧붙였다,
"당신도 다른 사람과 같이 하시오. 그리고 이 나뭇가지를 발두르에게
던져서 그에게 경의를 표하시오. 내가 당신의 팔을 그가 서 있는 곳으
로 향하게 해주리다, "
호두르는 '겨우살이' 를 손에 단단히 쥐고서 로키의 부축을 받으며 발
두르를 향해 힘껏 던졌다. 그러자 발두르는 그 나뭇가지에 몸이 배뚫려
죽고 말았다.
참으로 이런 잔악한 일은 일찍이 신들이나 인간 사이에서는 볼 수 없
었던 일이었다. 발두르가 쓰러졌을 때 신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아무 말
도 못 하고 서로 바라보며, 이런 짓을 한 자를 잡아야 한다고 저마다
다짐했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있는 곳이 신성한 곳(평화의 땅)이었기 때문에 복
수를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너무나 슬퍼 대성통곡했다. 그들
북유럽 신화 407
이 정신을 차렸을 때 프리카는, '여러분 중 나의 모든 사랑과 호의를
획득하기를 원하는 자는 없느냐' 고 물었다.
"나의 사랑과 호의는 저승에 가서 헬라에게 다시 한 번 발두르를 아
스가르드로 돌려보내 준다면 그 몸값을 치르겠다는 말을 전해 주는 사
람에게 주리라"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오딘의 아들로 '민첩한 자' 라는 별명을 가진 헤르모드
가 자기가 가겠다고 자청했다. 그러자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진 바람보다
도 빨리 달리는 오딘의 준마가 끌려나왔다. 헤르모드는 이 말을 타고는
그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마구 달렸다. 아흡 낮 아흡 밤 동안 그는
아무것도 분별할 수 없을 만큼 어둡고 깊은 계곡을 달려, 마침내 교을
이라는 강에 이르러, 그 위에 걸려 있는 금빛 찬란한 다리를 건넜다.
이 다리를 지키고 있던 처녀가 그의 이름과 혈통을 묻고, 전날 다섯 명
의 죽은 사람들이 건널 때보다 그 흔자 건너는 지금, 다리가 더 흔들린
다고 그에게 말했다.
"그런데 당신은 죽은 자의 관상을 띠고 있지도 않은데. 왜 저승으로
달리고 있습니까? 하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발두르를 찾으러 저승으로 가는 길이오, 혹 그가 이곳을 지나
가는 것을 보았습니까?
그녀는 대답했다.
"발두르라면 교을 강의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그가 죽은 자의 나라로
간 길이 저기 보입니다,"
헤르모드는 길을 재촉하여 마침내 저숭의 빗장 지른 문이 있는 곳까
지 왔다. 이곳에서 그는 말에서 내려 안장을 더 꼭 졸라맸다. 그리고
다시 말 위에 올라가 말에 박차를 가했다. 말은 훌릉한 솜씨로 문을 조
금도 건드리지 않고 단숨에 뛰어넘었다.
헤르모드는 말을 달려 궁전에 이르러, 그의 형 발두르가 흘 안 가장
훌릉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밤을 형과 함께 보냈다. 이
튿날 아침 헤르모드는 헬라에게. '제발 형을 자기와 함께 돌아가게 해
408
달라'고 간청하고, '지금 신들 사이에는 비탄의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
는다' 고 말했다. 헬라는 발두르가 사실 그의 말과 같이 모든 사람의 사
랑을 받고 있는지 시험해 보아야겠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만약 세상 만물이 생물이거나 무생물이거나 간에 그를 위해
서 울고 있다면 환생시괴겠소. 그러나 만약 단 한 가지 물건일지라도
그를 좋지 않게 말한다든지 울기를 거부한다면 그는 저승에 계속 가두
어 둘 거요" 하고 그녀는 말했다.
헤르모드는 아스가르드로 돌아가서 그가 듣고 목격한 바를 모두 보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신들은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사자를 파견하여 발두르가
저승으로부터 구출되도록 울어 주기를 만물에게 간청했다. 만물은 쾌히
이 요구를 받아들여 인간이나 그 밖에 다른 동물도, 홀도, 돌도, 나무
도, 금속도 다 울어 주었다.
그 모양은 우리가 혼히 보는 일이지만 마치 이런 물건들을 찬 곳으로
부터 더운 곳으로 옮기면 그것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양과 비슷했다. 죽
은 사람들이 돌아오는 도중에 그들은 타우크트라는 마법사 노파가 동굴
속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에게도 발두르가 저승으로부터 구
제되기 위해서 울어 주기를 간청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타우크트는 마른 눈물로
발두르의 화장하는 불을
통곡할 것이다.
헬라여, 그를 자신처럼 단단히 놓치지 않기를.
이 마법사야말로 항상 신들과 인간 사이에 끊임없이 해악을 끼치는
인물로 등장하는 로키였으리라고 추측된다. 이렇게 하여 발두르는 끝내
아스가르드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북유럽 신화 409
발두르의 장례
신들은 발두르의 시체를 해안으로 운반하였다.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
장 큰 발두르의 배 흐링함이 정박하고 있었다. 발두르의 시체는 이 배
에 쌓아 놓은 화장용 나뭇더미 위에 놓였다. 이 모양을 본 그의 아내
난나는 너무도 슬퍼한 나머지 심장이 터지고 말았다. 그리하여 그녀의
시체도 같은 나뭇더미 위에서 남편의 시체와 함께 불태워졌다. 발두르
의 장례에는 각계 각층의 군중들이 큰 무리를 지어 참가했다. 오딘이
그의 아내 프리카와 발키리오르 그리고 그의 갈가마귀들을 동반하고 누
구보다 먼저 왔다. 다음에는 굴린부르스티라고 하는 산돼지가 이끄는
수레를 타고 프레이가 왔다. 하임달은 굴토프라는 그의 말을 타고 왔
다. 프레야는 고양이가 이끄는 이륜차를 타고 왔다. 그 밖에 많은 '서
리' 의 거인들과 산의 거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두르의 말은 성장을 하
고, 화장용 나뭇더미가 있는 곳으로 끌려와서 그의 주인과 같이 불태워
졌다.
그러나 로키는 그가 당연히 받을 벌을 피하지는 못했다, 신들이 분노
하고 있는 모양을 보고 그는 산 속으로 도망쳐 사방으로 문이 난 오막
살이를 짓고 흘로 살았다. 그렇게 하면 어느 쪽에서 위험이 닥쳐오든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만
들었다. 그러나 오딘은 그의 은신처를 발견하고 신들은 그를 잡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는 이것을 보고 연어로 변신하여 시냇물 속의 돌 사이에
숨었다. 그러자 신들은 로키가 발명한 그물을 끌고 시냇물을 훌었다,
로키는 자기가 잡힌 것을 알고 그물을 뛰어넘으려고 했다. 그러나 소르
1)롱펠로의 시집에 (테그너의 찬가)(테그너는 스웨덴 시인 사이아스 테그넬(1782-1~~
을 말함)라는 제목의 시가 있는데, 이것은 바로 이 발두르의 죽음을 주제로 한
것이다.
410
가 그의 꼬리를 쥐고서 꼭 죄었다, 그 이후 연어는 꼬리가 현저하게 얇
고 가늘게 되었다. 그들은 로키를 쇠사슬로 꽁꽁 묶고 그의 머리 위에
뱀을 매달아 그 독액이 한방을 한방을 그의 얼굴 위에 떨어지게 하였
다. 그의 아내 시구나는 그의 곁에 앉아, 그 독액이 떨어지는 것을 컵
속에 받는다, 그러나 그녀가 그 컵을 비우러 밖으로 들고 나갈 때에는
독액이 로키 위에 떨어져, 그는 공포로 고함을 치고 온 지구가 진동할
정도로 몸을 비튼다, 이것이 인간들이 지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요정
-에다>>가운데에는 신들만은 못하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족속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그것은 요정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백색
(白色)의 요정, 즉 빛의 요정은 특히 아름답고 태양보다도 더 찬란하고
섬세하고 투명한 직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다. 그들은 빛을 사랑하고
인간에게 친절하며 항상 아름답고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으로 나타났
다. 그들의 나라는 알프하임이라고 부르는 태양의 신 프레이르의 영토
였는데, 그들은 이 태양신의 빛 속에서 항상 놀고 있었다.
혹색의, 즉 밤의 요정들은 다른 또 하나의 족속이었다. 그들은 보기
싫고 긴 코를 가진 난쟁이로서, 더러운 갈색 피부를 하고 밤에만 나타
났다. 왜냐하면 그들은 태양 광선이 비치면 바로 돌로 변해 태양을 가
장 무서운 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언어는 한적한 곳의 산
울림이었고, 그들의 거처는 지하의 바위틈이었다. 그들은 이미르의 섹
은 시체에서 생겨난 구더기로부터 탄생한 것으로 추측되며, 후에 신들
에 의해서 인간의 형태와 위대한 지혜가 부여된 것으로 생각되어졌다.
그들은 특히 자연의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지식의 소유자로서, 또 룬
문자를 새기고 설명한 자로서 유명하다. 그들은 모든 피조물 중에서 가
장 솜씨 좋은 장인이었고. 금속이나 목재를 재료로 하여 제작했다. 그
북유럽 신화 411
들이 만든 제작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소르의 망치와 프레이르에
게 준 스키드블라드니르라고 하는 배였다. 이 배는 토든 신과 그들의
전쟁 용구, 그리고 가구를 실을 수 있을 만큼 큰 동시에, 접으면 호주
머니 속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교묘하게 만든 것이었다
라그나로크, 즉 신들의 황흔'
북방민족에게는 다음과 같은 굳은 신앙이 있다. 즉 어느 펀가는 가시
적인 모든 피조물과 발할라와 니플레하임의 신들과 요툰하임, 알프하
임, 미드가르드의 주민들이 그들의 거처와 더불어 파멸할 때가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무서운 파멸의 날이 올 때까지는 여러 가지 전조가 나타날
것이라 했다. 우선 삼중(三重)의 겨울이 올 것이며, 그 동안 하늘의 네
귀퉁이로부터 눈이 내리고 서리는 혹독하고 바람은 찌르는 것 같고 폭
풍우가 계속되어 태양은 아무런 즐거움도 주지 않을 것이다, 단 한 번
의 여름도 없이 겨울만이 3년 동안 계속된다. 그 동안 전쟁과 내란이
온 우주에 퍼질 것이다. 지구까지도 놀라서 몸을 떨 것이며, 바다는 그
해상-海床)을 떠나고, 하늘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무수한 사람이 죽고 공
중의 독수리는 아직 움직이고 있는 그들의 시체를 먹을 것이다. 늑대
펜리스는 그제야 그의 쇠사슬을 끊을 것이며, 미드가르드 뱀은 바닷속
에 있는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나을 것이며, 로키는 그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 신들의 적에 가담할 것이다.
이 전면적인 황폐 속에서 무스펠하임(불꽃의 나라)의 아들들은 수르투
르를 선두로 하여 돌진해 올 것이며, 그들의 전후에는 불꽃과 타오르는
불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말을 달려 무지개 다리 비프로스트를 건널
1)사실은 '황흔' 이 아니고 '멸능이라는 뜻.
412
것이며, 그때 다리는 말발굽 밑에서 파괴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
리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비그리드라는 싸움터로 행진할 것이다. 늑대
펜리스와 미드가르드 뱀과 헬라의 모든 부하들을 대동한 로키와 '서리'
의 거인들도 그곳으로 갈 것이다.
이때 하임달(다리지기)이 일어서서 신들파 영응들을 전쟁에 소집하기
위하여 기알르라는 뿔피리를 불 것이다. 이 선두에 서는 것이 오딘이
다. 그는 늑대 펜리스와 교전하나 이 괴물에 의하여 희생되고 만다. 그
러나 이 펜리스는 오딘의 아들인 비다르에 의하여 참살된다. 土르는 미
드가르드의 뱀을 죽임으로써 큰 명성을 얻지만 비틀비틀 뒷걸음질치며
쓰러지고 만다. 단말마의 괴물이 토한 독기 때문에 질식하게 되는 것이
다. 로키는 하임달과 맞붙어 둘 다 참살된다, 신들과 그들의 적이 전사
한 후에는 프레이를 죽인 수르투르는 전세계에 불과 불꽃을 던져 전 우
주는 불에 타 사그라진다. 태양은 어두컴컴하게 되고, 지구는 바닷속에
가라앉고, 별들은 하늘로부터 떨어지고 시간도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된
다. 이런 일이 있은 후에 알파두르(전능의 신-는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지구가 바다 한가운데서 떠오르게 할 것이다.
그 새로운 대지에는 물자가 풍부하여, 힘써 일하고 가꾸지 않더라도
저절로 농산물이 생산될 것이며, 또한 부정과 비참이 자취를 감추고 신
과 인간은 함께 즐겁게 살게 된다는 것이다.
룬 문자
덴마크나 노르웨이 또는 스웨덴을 잠시 여행하면 언뜻 보아도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와는 전혀 다르게 보이는 룬 문자가 각인된 여러 가지 형
태의 큰 돌들이 눈에 들어을 것이다. 이 문자는 거의 다 직선으로 되어
있고 작은 막대기가 하나 흑은 여러 개 합쳐져 있는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막대기는 고대에 북방민족이 앞으로 닥쳐을 일을
북유럽 신화 413
알기 위하여 사용했던 것이다. 여러 막대기를 뒤혼들어 섞어서 형성되
는 형태로 일종의 점을 펐다.
룬 문자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것은 주로 마술적인 목적에
사용되었다. 유해한 혹은 그들이 말하는 '쓰라린' 문자는 그들의 적에
게 여러 가지 재난을 불러일으키게 하기 위해서 사용되었으며, 유리한
문자는 재난을 막는 데 썼다. 어떤 문자는 의술적인 작용을 했고, 어떤
문자는 사랑을 얻기 위해서 사용되었다. 후대에는 묘지에 새기는 비명
에 사용하는 일이 많았는데, 현재 발견된 비명만 해도 천 개가 넘는다.
그 언어는 스칸디나비아어 (노르웨이어의 고대형)라고 하는 고트어의 한
방언으로, 현재도 아이슬란드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비명은 정확
히 해독할 수 있으나, 역사를 조금이라도 밝혀줄 수 있는 것으로 이제
까지 발견된 것은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그 대부분이 묘석에 새겨진
비문뿐이기 때문이다.
스칼드
스칼드는 북방민족의 음유시인이나 시인을 의미하는데, 문명의 초기
단계 때 모든 사회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 족속이었다, 그
들은 역사적으로 전승해야 할 기록의 보관자였으며, 고금의 영웅들의
고전을 시와 음악으로 능숙하게 음송함으로써 무사들의 살풍경한 향연
에 지적인 기쁨을 가미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였다. 이 시인들의 작품을
-사가-라고 불렀는데, 그 대부분의 것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
다. 또한 이것들은 역사적으로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내용을 포함
하고 있으며, 그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사회상태가 어떠하였나를 충실
히 묘사하고 있다.
414
아이슬란드
-에다-와 -사가>>는 아이슬란드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졌다. 다음에 발
췌한 칼라일(1795-1⑥1,영국의 비평가 , 역사가)의 -영웅과 영웅 숭배>>에
관한 강연의 한 구절1)은 우리가 이제까지 읽어 온 여러 기이한 이야기
가 발생한 나라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독자 여러분과 고전적 신화의 발생지인 그리스와 이 나라를 잠시 비
교해 보자,
"저 기이한 아이슬란드, 지질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불의 작용에 의
하여 해저로부터 폭발하여 솟아올랐다는 섬, 황량한 용암의 나라, 1년
중 대부분은 검은 폭풍우 속에 잠겨 있으나, 여름에는 야성적인 미에
빛나는 나라, 눈에 덮인 요쿨(산들),고함치는 게이시르(끓어오르는 온
천-유황의 못, 황폐하고 흔돈된 '서리' 와 '불' 의 싸움터와 같은 화산
의 균열이 있는 북해에 준엄하게 우뚝 솟아 있는 섬, 모든 지역 가운데
서도 문학이니 문서상의 기록을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회박한 섬에서
이와 같은 사건이 기록된 것이다. 이 황량한 나라의 해변에는 다행히도
풀이 우거진 지역이 있어 가축이 생존할 수 있으며, 인간은 그 가축과
해산물을 양식으로 생활을 영위한다. 그리고 이들은 시정이 풍부하고
또한 깊은 사상을 소유하고 있어서 그 사상을 음악적으로 표현하였던
것 같다. 만약 아이슬란드가 바다 가운데서 폭발해 나오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고대 스칸디나비아인들에 의하여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그 손실
은 실로 막대했을 것이다?
1)제-장 (신으로서의 영웅) 참조.
북유럽 신화 415
드루이
드루이 (드루이드)라는 것은 갈리아, 대영제국, 독일 등의 지역에 거주
하던 고대 켈트 민족 사이에서 믿었던 종교의 사제 흑은 승려를 말한
다. 그들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그리스와 로마의 작가들의 기록과 현존
하는 웨일스와 게일의 언어로 된 시를 비교하여 얻은 것이다.
드루이는 사제, 행정관, 학자 또는 의사의 직무를 겸했다. 그들의 지
위는 인도의 브라만 계급, 페르시아의 마기, 이집트의 사제가 각 민족
에 있어서 차지하는 지위와 매우 유사하였으며, 그들은 그 민족 성원들
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드루이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신은 오직 한 사람이라 가르쳤고, 그 신
을 '베알' 이라 불렀는데, 켈트 민족의 고고학자들의 학설에 의하면 그
것은 '만물의 생명' 혹은 '만물의 원천' 이라는 의미로써, 페니키아의
바알 신과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 유사점은 드루이나 페니키아인이 모두 그들의 최고신을 태
양과 동일시했다는 사실에서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불은 신의 상징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로마 작가들의 주장
에 의하면, 드루이들은 또 무수한 하급 신들을 숭배했다고 한다, 드루
이들은 그들의 숭배의 대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우상도 사용하지 않았
고, 종교상의 의식을 거행하기 위하여 사원이나 기타 건물에 모이는 일
도 없었다. 돌을 원형으로 세운 것(그 돌은 일반적으로 컸다)이 그들의 성
역이었는데, 그 면적의 지름은 20피트 내지 30야드였다. 현재 남아 있
는 것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의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스톤헨지
라는 것이다.
이러한 원형의 성지는 일반적으로 어떤 냇가 부근이나 혹은 작은 숲
이나 가지가 널리 퍼진 참나무 그늘 밑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원의 중
심에는 크롬레크라고 하는 제단이 있었다. 그것은 여러 개의 돌기등 위
416
에 한 장의 크고 편편한 돌을 올려 놓은 것으로 마치 테이블과 같았다.
드루이들은 또 그들의 예배소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높은 언덕
위에 있는 여러 개의 큰 돌 혹은 돌더미였다. 이 돌을 캐어른이라 불렀
는데, 그것은 태양을 상징하는 신을 예배할 때 사용했다.
드루이들도 그들의 신에게 희생물을 제공하였으리라는 것은 의심한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들이 무엇을 제공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그들의 종교적 의식에 관해서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고대 고전(즉 로마) 작가들의 주장에 의하면, 드루이들은 특별한 제전
때, 예컨대 전쟁에 이겼을 때나 위험한 병에서 구제되기를 기원할 경우
에는 인간을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카이사르가 이 행사의 모습을 자세히 보고하고 있다,
"그들에겐 거대한 우상이 있는데, 우상의 사지는 나뭇가지를 꼬아 만
들고, 그 안에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넣는다. 이에 불을 지르면 속에
있는 사람들은 화염에 싸이게 된다."
켈트 계 (운) 작가들은 이 사실에 대해 로마의 역사가들의 증언을 반박
하려고 갖가지 방법을 시도했으나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드루이들은 매년 두 차례의 제전을 거행하였다, 첫번째 제전은 5윌초
에 행했는데, 베알타이네(벨테인-즉 '신화의 불' 이라고 불렀다. 이 제
전 때에는 태양의 영예를 위하여 산꼭대기에 큰 불이 점화되었는데, 이
렇게 하여 그들은 겨울의 침울과 황폐 후에 태양의 혜택이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했다.
이러한 습관은 지금까지도 스코틀랜드의 여러 지방에 그 자취들이 남
아 있는데, 그것은 성령강림제를 '백의 (白次)의 일요일' 이라고 부르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월터 스콧 경은 -호상(湖上)의 미인-가운데
있는 (뱃노래) 속에서" 이 베알타이네라는 말을 쓰고 있다,
1)제2字 19절
북유럽 신화 417
우리는 베알타이네에 피어나서,
겨올이면 시들어 버리는
샘물 곁에 서 있는 어린나무 따위는 아니다.
그 밖의 드루이들의 다른 큰 제전은 '삼인' , 즉 '평화의 불' 이라고 일
컫고, 헬로 이브(11월 1일-쎄 거행되었는데, 스코틀랜드의 고지에서는
아직도 이 이름이 그대로 쓰이고 있다. 이날 드루이들은 그 지방의 가
장 중심이 되는 곳에 함께 모여, 엄숙한 회의를 개최하고 그들의 사법
적 직무를 수행한다. 공과 사의 모든 문제, 인격과 재산을 침해한 모든
범죄가 이 기회에 그들 앞에 제소되고 재판을 받았다,
이러한 사법 행위에는 어떤 미신적인 관습이 결부되어 있었는데, 특
히 성화의 점화를 들 수 있었다. 그 지방에 있는 모든 불을 완전히 다
끈 뒤에, 이 성화로 다시 점화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헬로 이브에 점화
하는 관습은 영국의 모든 섬에 크리스트교가 확립된 후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이 두 개의 큰 연례 제전 외에 드루이들은 보름달, 특히 초승달이 뜨
기 시작한 후 여섯번째 날을 축하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날 그들은 그
들이 사랑하는 참나무 위에 기생한 겨우살이를 찾아다녔다. 그들은 이
겨우살이와 참나무에 특별한 덕과 신성이 깃들여 있다고 생각했다, 그
러므로 이것을 발견하면 모두들 대단히 기뻐하며 엄숙한 예배를 시작했
다. 플리니우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2)"그들은 그것을 그들의 언
어로 '만병통치약' 이라는 뜻의 말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 나무 밑에
서 엄숙하게 잔치를 치르고 제물을 준비한 후에, 우윷빛이 나는 황소
두 마리를 그곳으로 몰고 온다. 그리고 그 뿔을 이때 처음으로 결박한
다음 휜 예복을 입은 사제가 그 참나무 위에 을라가 황금 낫으로 겨우
I)옛날 켈트족의 달력으로는 이날이 1次의 첫날이다.
2, (박물지-제16권 95'장,
418
살이를 벤다. 그들은 그것을 횐 보자기에 싼 다음 신이 선물을 준 자들
에게 그것이 효능이 있게 해주십사고 기원하면서 황소를 참살해 나간
다." 그리고 그들은 겨우살이를 달인 물을 마시는데, 그것을 만병통치
약으로 생각하였다. 겨우살이는 기생식물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참나무
에서만 생긴다고는 할 수 없고, 또 자주 발견되는 것이 아니므로 소중
하게 여겨진다.
드루이들은 종교상의 지도자임과 동시에 도덕상의 지도자이기도 했
다. 그들의 윤리적 교훈의 귀중한 표본이 웨일스의 음창(吟唱)시인들(바
드)의 삼제가(三題歌) 속에 남아 있는데, 그것을 보면 우리는 그들의 도
덕관이 전체적으로 정당하며 그들의 행위가 대단히 고상하고 귀중한 원
리를 많이 지니고 가르쳤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또 그들의 시대와 민
족에 대한 연구가이기도 했고, 과학자이기도 하였다. 그들이 문자를 알
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여러 가지로 논의되어 왔는데,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강하다. 그러나 그들이 그들의 교리나 역사나 시를 문
자로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들의 가르침은 모두 말에
의한 것이었으며, 그들의 문학(이런 경우에 이런 말을 사용해도 좋다면)은
오직 입과 기억을 이용한 전승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그러나 로마의 저
술가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들은 대자연의 질서나 법칙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으며, 천체와 그
운행, 세계와 여러 나라 국토의 크기, 불멸의 신들의 위력파 권력에 대
해 많은 것을 연구하고, 그들이 맡고 있는 청년들에게 가르쳤다,-
드루이의 역사는 조상의 영웅적 업적을 칭송한 전설로 되어 있었다.
운문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그것은 드루이들의 역사인 동시에 시였다,
-오시안의 시>>는 실제로는 드루이시대의 작품이 아닐지라도 그때의 음
창시인들의 노래를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온창시인들은 드루이들 가운데서도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1)카이사르의 -갈리아 펀기-제6권 14절 참조.
북유럽 신화 419
페난트(17-영국의 박물학자 고문연구가)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
다. "음창시인들은 신의 영감과 동등한 힘을 부여받은 것으로 생각되었
다. 그들은 공적인 것이든 사적인 것이든 과거에 일어난 모든 사건을
구술하는 역사가였다. 그들은 또 능란한 계보학자들이기도 했다....... "
페난트는 드루이의 직무가 다른 부문에서는 소멸된 후에도 수세기 동
안 웨일스 지방에서 행하여진 음창시인과 음유시인들의 대회인 아이스
테드포드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대회는 재능 있는 음창시
인이 아니면 자기 작품을 음송하기를 허용하지 않았고, 또 능숙한 음유
시인이 아니면 연주할 수가 없었다. 그들의 능력을 판정할 심판관이 임
명되었고 적당한 등급이 수여되었다. 초기에는 웨일스 왕이 심판관들을
임명할 정도였고, 웨일스가 1284년 에드워드 1세에 의해 정복당한 후에
는, 영국의 왕에 의하여 임명되었다. 그러나 전하는 바에 의하면 에드
워드 1세는 웨일스의 대중들이 음창시인들에게서 감화를 받아 그의 통
치에 반항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에 대한 복수로써 그들을 몹시 잔혹한
방법으로 처형했다고 한다.
드루이의 조직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지휘 아래 로마군이 대거 침입
하였을 때가 전성기였다. 이들 세계 정복자들은 그들의 주요한 적으로서
드루이들을 맹렬하게 박해했다. 드루이들은 본토 도처에서 박해를 받았
다. 이들은 마침내 앵글 시와 아이오너 섬으로 퇴각하여 그곳에서 잠시
동안 피난생활을 하면서 모욕받은 그들의 의식을 계속해 나갔었다.
드루이들은 아이오너와 그 인근 도서 및 본토에서 그들의 세력을 유
지하였으나, 마침내 하일랜드(스코틀랜드 북서부의 고지로서, 옛날 켈트족
이 거주했던 지방)의 선교사인 성 롤룸바가 옴으로써 그들의 지위와 미신
은 전복되었다. 그 지방 주민들은 콜룸바에 의하여 최초로 크리스트교
신앙으로 인도되었던 것이다.
420
아이오너
아이오너는 영국의 여러 섬들 중에서도 가장 작은 섬의 하나다. 울퉁
불퉁한 황량한 해안 부근에 위치하고 위험한 바다에 들러싸여 내부에
아무런 자원도 가지고 있지 않은 섬이지만, 아이오너는 역사상 불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북구의 모든 나라들이 이교의 검은 구름
에 뒤덮여 있었을 때에도 이 섬만이 문명과 종교의 중심지로서 살아 남
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오너 혹은 이졸므킬이라고 부르는 이 섬은
'멀'이라는 섬 말단에 있으며 멀 섬에서 약 반 마일 폭의 해협을 사이
에 둔 지점에 위치하고, 스코틀랜드 본토와의 거리는 36마일이다.
콜룸바는 아일랜드 태생으로 왕족이었다. 아일랜드는 스코틀랜드의
서부와 북부가 아직 이교의 암혹 속에 잠겨 있을 때, 이미 복음의 빛이
비친 나라였다. 563년에 콜룸바는 열두 명의 사도를 데리고 버들가지와
짐승가죽으로 만든 배를 타고 아이오너 섬에 상륙하였다. 그러나 이미
이 섬을 점령하고 있던 드루이들도 콜룸바가 그곳에 정착하는 것을 막
으려 하였고, 인근 해안의 야만족들도 적의를 가지고 그를 괴롭혔으며,
때로는 공격하여 그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 그러나 그는 인내심과 열
성을 가지고 모든 반대를 극복하고 왕으로부터 그 섬을 기증받아 그곳
에 수도원을 세우고 그 원장이 되었다, 그는 불굴의 노력으로 스코틀랜
드의 하일랜드와 여러 섬에 성서의 지식을 펴나갔다. 그에 대한 존경은
대단하여 주교도 아닌 일개 장로 수도사에 불과했으나, 모든 교구 사람
들이 그 주교들과 더불어 그와 그의 제자들에게 순종했다. 그 중에서도
픽트족(스코틀랜드 북동부 지방에 卜-세기경까지 정주했었던 민족)의 왕은
콜룸바의 예지와 그 덕성에 감복한 나머지 그에게 최대의 경의를 표헌
고, 인근의 족장이나 왕들도 롤룸바에게 조언을 바라게 되었고, 그의
판단에 따라 서로의 분쟁을 해결하였다,
콜룸바는 아이오너에 상륙하였을 때, 열두 명의 사도를 동반하였는
북유럽 신화 421
데, 그는 이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하나의 종교단체를 조직하고 그 지도
자가 되었다. 결원이 생길 때마다 다른 사람들이 때때로 이 단체에 가
입했으므로, 최초의 열두 명이라는 인원은 언제나 유지되었다. 그리고
그 건물은 수도원이라 부르고 그 우두머리는 원장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 제도는 후세의 수도원 제도와는 공통점이 거의 없었다. 그
회칙에 복종하는 사람들은 '쿨디' 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는데, 그것은 아
마 라틴어 -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에서 유래했던 것 같다. 그
곳은 복음의 설교, 청년들의 교육, 공동 예배에 의한 신앙심의 유지와
같은 공통적인 일에 상호부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단결한 종교인의 단체
였다. 이 수도회에 들어가려면 몇 가지 서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그 서약도 일반 수도원에서 과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왜냐
하면 독신,빈곤 복종, 이 세 가지 중에서 쿨디는세번째 것만을실천
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빈곤에 구속되지는 않았고, 반대로 그들
자신과 그들에 의존하는 자들에게 안락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부지
런히 일했던 것 같다. 그들의 아내가 수도원에서 그들과 같이 거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정된 가까운 곳에
서 살 수는 있었다. 지금도 아이오너 부근에 '여인의 섬' 이라고 부르는
섬이 있는데, 이곳에서 그들의 남편은 의무상 학교나 수도원에 출석하
지 않으면 안 될 때를 제외하고는 그들과 같이 살았던 것 같다.
이러한 점이나 그 밖의 점에 있어서 쿨디들은 로마 카톨릭 교회의 기
성 교리를 범하였기 때문에 이단시되었다. 그 결과, 카톨릭 교회의 세
력이 커감에 따라 쿨디의 세력은 쇠퇴해 갔다. 그러나 정식으로 쿨디
교파가 탄압을 받아 해산된 것은 13세기에 이르러서였다. 그러나 그들
은 개인적으로 일을 계속했으며, 최선을 다해서 로마 카톨릭 교회의 침
략에 저항했다. 그러는 동안에 종교개혁의 여명이 온 세계에 비추기 시
작했다.
아이오너 섬은 서쪽 바다에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바다를 횡행하
던 노르웨이와 덴마크 해적의 침범을 받기 일쑤였고, 여러 번 약탈을
3p!
422
당하여 가옥은 소실되고 평화스러운 주민들은 그들의 칼에 피살되덖다.
이러한 불리한 사정 때문에 아이오너는 점점 쇠퇴하게 되고, 스코틀랜
드 전역에서 쿨디들이 멸망한 후에는 더욱 그러했다. 로마 카톨릭 교회
가 지배하게 되자 아이오너는 수녀원의 소재지가 되었고. 지금도 그 유
적을 찾아볼 수 있다. 종교개혁 때 수도원은 철거췄으나 수녀들은 남아
서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허용뤘다. (1561년)
아이오너 섬은 지금은 주로 관광객이 찾아드는 곳이 되었다. 이곳에
는 수많은 교회와 묘소를 포함한 유적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에서도 중요한 것은 대성당 혹은 대교회당과 수녀원에 딸린 예배
당이다. 이러한 크리스트 교회의 유적 외에 더 오랜 시대의 다른 유적
이 있는데, 이는 아이오너에 크리스트교의 숭배와 신앙과는 다른 형태
의 신앙이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것은 원형의 석총(石琢)으로서 각
지방에서 발견되는데, 드루이들의 것으로 생각된다.
423
3. 슬라브 신화
신들의 탄생, 원시적 이원론(二元論)
슬라브 신화의 기원에서 우리는 하나의 원시적 이원론을 발견한다.
이것은 생명을 주는 힘으로서의 빛과 파괴력으로서의 어둠의 대립에서
유래한다. 이 양자의 기본적인 대립은 슬라브 세계의 서방 지맥 (文脈)에
해당하늘 여러 민족 사이에서 발견되는 두 신상(神像-을 낳았다. 벨로보
그 (sield,O-와 체르노보그(Tchemobog)가 그것이다.
그 이름의 구성 자체가 그들의 성격을 밝혀 준다, '벨로보그' 는 '희
다'는 의미를 지닌 형용사 '벨리' 와 '신'을 뜻하는 명사 '보그' 로 이루
어진다. 형용사 '초르니'는 '검다'는 뜻이다. 즉 이들은 빛과 낮의 신인
횐 신과, 어둠과 밤의 신인 검은 신으로-그것은 또한 선-書)의 신과
악(惡)의 신이다-서로 대림한다.
얼마간 기록된 증언에 따르면, 이교 시대의 슬라브족의 반제사장 겸
반주술사인 볼흐프들은 이렇게 말했다 한다.
"두 분의 신이 있는데, 한 분은 하늘에, 다른 한 분은 땅에 있다."
우크라이나인들 사이에는 지금도 "너 같은 건 검은 신에게 죽는 게
낫다?라는 표현이 남아 있다.
백러시아에서는 벨룬-벨리'-희다는 뜻-의 파생어) 의 존재를 믿고
있다. 널리 알려진 전설 속에, 이 신은 횐 옷에 횐 수염을 기른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낮에밖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그 행위는 언제나
424
선행에 한정된다. 즉 길을 잃고 헤매는 나그네를 위험에서 구해 내고.
밭에서 일하는 불행한 농부를 돕는다.
벨로보그와 체르노보그의 단순한 대립 관계로 모든 다양한 자연 현상
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신들의 모습이 원시 신화의
'흑=백' 의 배경 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연 숭배, 전원(Ee③)의 신들, 하늘과 그 자식들
이교 시대의 슬라브인이 하늘에 기도를 올리며 "하늘이여, 저를 보아
주세요-아버지여, 제 말을 들어 주세.인" 하고 말할 때, 그것은 그의
입장에서는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었다, 그는 하늘을 하나의 지고(至高)
의 존재, 하나의 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난 뒤에 이교 시대의 슬라브족 원시종교 속에 신을 인격화
해서 보는 여러 경향이 침투하자, '하늘' 은 본래의 성격을 상당히 남긴
채 스바로그(svarog)신의 형태로 의인화되었다. 이 명칭의 어근(스바르
는 빛나다, 밝다는 뜻)은 산스크리트어와 관계가 있다.
'하늘' -스바로그)은 두 명의 자식을 낳았다. 다지보그(I뜰bog)란 이름
의 '태양' 과 스바로그의 자식이라는 뜻의 스바로기치 (svarogitch)라는 이
름의 '불(火-이 그것이다.
비잔틴 제국의 어느 연대기 작가(잔 마랄라-는 이교 시대의 슬라브족
의 우주 창조설적 신화를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요약하고 있다.
'小바로그의 뒤를 이어 '태뜰 이라 불리는, 또 다지보그라고도 불리
는 그의 자식이 지배자의 지위에 올랐다. ,,,,,, '태뚱은 황이고 스바로
그의 자식이며 다지보그란 이름을 지녔다. 그는 강력한 지배자였기 때
문이다. "
스바로그의 다른 또 하나의 자식-'불' (슬라브어로는 오고니, 이것을
산스크리트어의 아그니 (인도 바라몬교의 불의 신)와 관련지을 수 있다)-은
슬라브 신화 425
이교 시대의 슬라브족에 대해 말한, '크리스트의 미지의 숭배자' 라 불
리는 먼 옛 시대의 어느 저술가의 저작 속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되고
있다,
"그들은 또한 불을 스바로기치라 부르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하늘' (스바로그)은 다른 모든 신의 아버지이다.
슬라브의 옛 신화에 따르면, 스바로그는 우주를 지배한 뒤에 만물을
창조하는 지고의 힘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었다,
많은 슬라브 여러 나라에서는 농부들이 지금도 불에 대한 신비스런
숭배심을 지니고 있다. 불은 언제나 신성한 성격을 띠고 있고, 노인들
은 젊은이들에게 집안에서 불을 붙이려 할 때에는 큰소리로 떠들거나
맹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오늘날에도 전설이나 민화 속에 옛 신화의 시적-請約)인 혼적이 보존
되어 있고, 그 중에 입에서 불을 토하는 날개 달린 괴물 '불뱀'의 이야
기가 있다,
스바로그의 또 한 명의 자식인 '태양(다지보그-에 대해서는, 러시아
의 학자 아파나시에프가 그 아버지 및 형제와 비교하면서 이렇게 말하
고 있다.
"하늘이 의인화된 신으로서의 스바로그는 때로는 햇빛에 비치고, 때
로는 구름에 덮인 채 번개로 빛나며 '태똘과 '불'의 아버지로 여겨지
고 있었다, 자욱히 긴 어두운 구름 속에서 스바로그는 번개의 불을 점
화하고, 이리하여 천상의 불의 창조자로 나타난다. 지상의 불은 번개의
형태로 지상에 전해진 신의 선물이었다. 슬라브 민족이 어째서 불을 스
바로그의 자식으로 숭배했는지 이것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
바로그는 번개의 화살로 자욱히 낀 구름을 꿰뚫어 태양이 밝게 빛나게
하고, 고대의 은유적인 언어로 말을 하면서 어둠의 악령들에 의해 꺼져
가는 태양의 횃불에 불을 붙인다. 이러한 시적인 개념은 밤의 장막을
열고 떠오르는 아침 해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일출(日出)에, 그리고
아침마다 태양의 불길이 붉게 타오르는 데 태양의 재생이라는 관념이
ercls
426
결합되었다. 따라서 스바로그는 '태톨 에 생명을 주고 다지보그를 이
세상에 낳은 신이었다."
슬라브 신화나 전설에 따르면 '태양' 은 동방의 풍요롭고 영원한 여름
나라에 산다. 그 땅에 우뚝 솟은 그의 황금의 궁전에서 '태꿀은 아침
마다 불길을 토하는 백마들이 끄는 빛나는 마차를 타고 하늘을 일주하
러 나선다.
폴란드 민화 속에서는 '태좋은 황금 갈기를 지닌 12마리의 백마가
끄는 다이아몬드 이륜마차로 산책을 한다.
또 다른 전설 속에서는 '태양'은 동방의 어떤 황금 궁전에 살며 은말
과 금말과 다이아몬드 말 등 세 마리가 끄는 마차를 타고 그의 코스를
달린다.
세르비아인들 사이에서는 '태양' 은 젊고 아름다운 왕이다. 빛의 왕국
에 살며 황금과 주홍색 천으로 장식된 왕좌에 앉아 있다. 그 곁에는 두
명의 아름다운 처녀 '새벽의 오로라'와 '석양의 오로라', 그리고 일곱
명의 재판관(행성)과, '꼬리 달린 별' 의 모습을 하고 우주를 가로지르며
날아가는 일곱 명의 '사자(혜성-가 있다. 거기에는 또 태양'의 재머
리 백부(伯父-인 '늙은 메시아츠(슬라브어로 달이란 뜻, 슬라브 민족 사이
에서는 이 천체의 이름의 남성이다>'가 있다.
러시아의 민간 전설에서는 '태끙 은 12개의 왕국을 다스리고 있다(12
개월, 또는 황도價料의 12궁). 이 '태틀은 하늘의 태양 안에서 살고, 그
자식들은 각각의 별에서 산다. 자식들은 그들을 목욕시켜 주고 충실히
돌보아 주며 그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주는 '태양의 처녀들'의
시중을 받고 있다.
천구상(天理上)에 있어서의 '태양' 의 하루의 운행은 슬라브의 몇몇 신
화에서는 그 나이의 변화로 표시되고 있다. 즉 '태양'은 아침마다 태어
나 아름다운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한낮에는 성년에 이르며, 해질
녘에는 노인으로 죽는다. '태양' 의 1년간의 운행도 그와 비슷한 방식으
로 설명된다,
슬라브 신화 427
슬라브의 몇몇 신화나 전설은 '태양'과 '달'의 관계를 사람 사이의
관계와 비슷하게 해석하고 있다. 슬라브어의 '달' 의 이름-메시아츠
-이 남성인데도, 많은 전설은 메시아츠를 젊은 아가씨로 표현하며
여름이 시작될 때 '태뜰과 결혼하고 겨울이 되면 이듬해 봄이 돌아을
때까지 '태양' 과 헤어진다고 설명한다,
'태뜰 과 '달', 이 부부는 '별' 들을 낳는다. 이 부부의 기분이 나쁘고
사이가 험악해졌을 때 지진이 일어난다.
다른 신화에서는 그와 반대로 메시아츠가 남편이고 '태양 이 그 아내
이다. 우크라이나의 어느 가요(歌謠)는 '교교히 비치는 메시아츠' 가 주
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대궁전(하늘-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데, 거기에
서는 밝게 빛나는 '태양'은 그의 아내이고, 그들의 자식들이 빛나는
별' 이다.
오늘날에도 슬라브의 액막이 문구 속에는 '아름답고 가련한 달' 을 향
해 병의 치유를 기원하는 것이 다소 있다.
또 우크라이나의 어느 전설 가요의 주인공은 '가련한 태양'을 향해
"신이시여, 저를 도와 주소서, 한 남자를-하고 호소한다.
낮과 빛의 위대한 신격-어둠과 추위와 가난의 정복자인 태양신
(다지보그)은 행복의 동의어가 되어 있다, 인간의 운명은 이 신의 손에
맡겨져 있다. 이 신은 공평하고 정의롭다. 나쁜 자를 벌주고, 착한 사
람에게는 상을 준다.
폴란드 갈리차 지방의 슬라브인은 오늘날에도 누군가에게 불행이 찾
아들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너 같은 건 '태똘에 죽어 버리는 게 나?
하고 말한다. 크로아티아의 농민은 "태끙 이 너에 대한 내 원한을 풀
어 주시길? 하고 말한다.
그런데 앞에서 어떤 슬라브의 전설을 인용하고 그에 따르면 '태뜰
곁에서는 두 명의 '태양의 처녀' 인 '오로라' 들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오로라' -슬라브어로는 조리아(또는 자리아)-도 또한 신격으
로 간주되어 왔다. '새벽의 오로라(조리아 우트렌니아이아, 우트로는 아침
428
이라는 뜻-는 '태양' 이 천공(天空)으로의 여행을 시작할 때 하늘의 궁전
문을 연다. '석양의 오로라(조리아 베체르니아이아, 베체르는 석양이라는
뜻-는 '태양' 이 자기 궁전으로 돌아오면 문을 닫는다.
훗날의 어느 신화는 그 조리아에게 특별한 임무를 부과하고 있다.
"하늘에 세 자매, 세 명의 가련한 처녀 조리아가 있다. '석양의 조리
아' 와 '한밤의 조리아' 와 '새벽의 조리아' 이다. 그녀들은 쇠사슬로 '작
은곰자리'에 매인 개 한 마리를 지키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쇠사슬
이 끊기거나 하면 그때는 세계의 종말이 찾아을 것이다,"
그래서 세 명의 가련한 조리아는 전 우주의 중요한 수호자인 것이다.
슬라브 신화에서는 자매인 두 명의 '조리아(오로라-곁에 때때로 두
명의 자매 '별' 이 붙어 있는 일이 있다. '샛별' 인 즈베즈다덴니차와 '태
백성 (해가 진 후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인 베체르니아이아 즈베즈다이
다. 그녀들은 조리아들과 일을 분담하고 '태양' 의 백마들을 돌본다.
그녀들 중 한 명인 덴니차는 몇몇 전설 속에서는 '태양' 대신 메시아
츠(달)의 아내가 되어 있다. 세르비아의 어느 전설 가요 속에서 메시아
츠가 덴니차를 책망하며 말한다. "당신은 어디 가 있었소, 별의 덴니차
여? 대체 어디 가 있었던 거요? 어디서 당신은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었소? 어디서 세월을, 밝은 나날을 사흘씩이나 헛되이 보내고 있었
소?"
러시아의 어느 오랜 액막이 문구 속에 덴니차는 신 가운데 가장 위대
한 신과 거의 같은 신격을 지닌 신으로 나타난다. 그 액막이 문구는 이
렇게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신과 덴니차께 기도를 올리자?
또 다른 액막이 문구 속에서 사람들은 '샛별' 을 향해 이렇게 기도한다.
"내 어머니이신 베체르니아이아 즈베즈다(샛별)시여. 저는 당신께 호
소합니다. 저 12項의 아가씨들, 12명의 재앙의 아가씨들(열병)의 일을."
이교 시대의 슬라브인들은 또한 바람의 신 또는 신들을 믿고 띤었다.
그 신앙의 흔적이 다음과 같은 기모한 액막이 문구 속에 남아 있다.
"바다 위에, 대양(大洋) 위에, 부얀 섬 위에 세 명의 형제, 세 명의
슬라브 신화 429
'바람'이 살고 있다. 첫째가 '북풍', 둘째가 '동풍', 셋째가 '서풍'이
다. '바람' 이여, 부소서, (어느 모 여인) ,,,,,,에게 견디기 어려운 슬픔을
날려보내 그녀가 단 하루, 단 한 순간이라도 나를 생각지 않고는 보낼
수 없도록?
서풍은 부드럽게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바람으로 도고다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몇몇 전설에 따르면 이 '바람' 은 모두 일곱 종류이다.
슬라브의 몇몇 종족에서 우리는 스트리보그라 불리는 바람신에 대한
숭배를 보게 된다. 또 바르풀리스라는 이름의 바람신에 대해서도 언급
하고 있는데, 이 신은 벨룬 신의 종자 중 하나로 뇌우(賣雨)의 시끄러운
소리를 일으키는 바람신이다. 에리스보르치는 성스런 바람신이었다. 하
지만 방금 말한 이들 신들의 이름의 어미 동음성 (同資性)은 오히려 리투
아니아어 혹은 스칸디나비아계 게르만어에 기원이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축축한 어머니 대지-
이교 시대의 슬라브인들은 '대지' 를 특별한 신격으로서 숭배하고 있
었는데, 그 신격의 모습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숭배에 대해서도 우리
는 많은 상세한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다만 러시아에 있어서
는 그것이 '축축한 어머니 대지' 라는 의미의 마티-시라잽리아라는 말로
불리고 있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슬라브 농민들의 다양한 풍속이나 습관 중에서 이 '축축한 어머니 대
지'에 관한 여러 가지 신앙의 신화적 또는 제식적(資料的)인 기억이 발
견된다,
몇몇 지방에서는 8월이 되면 농부들이 새벽녘에 대마 기름을 가득 채
운 항아리를 들고 들로 나간다. 그들은 동쪽을 향해 말한다.
430
''축축한 어머니 대지여, 모든 악하고 사악한 존재를 다스려 주소서.
그들이 저회들에게 주술을 걸거나 무슨 해코지를 할 수 없도록.-
이런 기도를 올리면서 그들은 기름을 땅에 붓는다. 그리고 서쪽을 향
해 말한다.
''축축한 어머니 대지여, 당신의 용솟음치는 심연 속, 당신의 불타는
불 속에 사악한 힘을 모두 빨아들이소서."
남쪽을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축축한 어머니 대지여,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모든 악천후를 온
화하게 만들어 주소서 ' 유사(流砂) 와 회오리바람을 진정시켜 주소서.
마지막으로 북쪽을 향해 말한다.
"축축한 어머니 대지여, 북풍과 검은 구름을 진정시키고, 추위와 눈
보라를 다스려 주소서 1"
각각의 기도 후에 기름을 붓고, 그리고 그 기름을 넣어 두었던 항아
리를 땅 위에 던진다.
'대지' 는 의식을 지닌 올바른 지고의 존재이다, 만약 사람이 그 신비
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으면, 이 '대지'는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 러시
아의 몇몇 지방에서는 농부는 막대기 혹은 그냥 손가락으로 땅에 구멍
을 파고 거기에 귀를 대고서 '대지'의 말을 듣는다. 그때 만약 그가 눈
위를 미끌어져 가는, 짐을 가득 실은 셀매 소리를 연상시키는 上司를
들었다면 그해는 풍년일 것이다. 만약 반대로 텅 빈 쌜매 土리를 들었
다면 틀림없이 수확이 적을 것이다.
'대지' 는 올바르고, 사람들은 그를 배신해서는 안 된다. 수세기 동안
슬라브 농민들은 토지 소유권에 관한 다툼을 '대지' 에 증언을 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왔다. 만약 누군가가 흙덩어리를 머리 위에 올려 놓고
맹세하면, 그 맹세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옛날의 '대지' 숭배의 혼적이 지금도 러시아에 남아 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어느 기묘한 의식이 있고,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농부들이
마을에 나쁜 전염병(페스트나 콜레라 따위-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슬라브 신화 431
그 의식에 도움을 청한 일이 있었다. 한밤중에 노파들이 마을 안을 뛰
어다니며 남자들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마을 여자들을 불러모았
다. 9명의 처녀와 3명의 과부가 선택되어 마을 밖으로 나갔다. 그녀들
은 그곳에서 함께 온 여자들과 함께 옷을 벗고 속옷 한 장만 걸펐다.
쳐녀들은 머리를 풀고, 과부들은 머리를 횐 숄로 덮었다. 한 과부가 가
래에 몸을 묶고, 다른 한 명의 과부가 가래를 끌었다. 9명의 처녀들은
낫을 준비하고, 다른 여자들은 동물의 두개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무
서운 물건을 몸에 달았다, 병이 싹트는 것을 무력화시키는 '대지' 의 강
력한 정기(精氣)에 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가래로 도랑을 파면서 행렬
은 아우성치며 마을 주위를 돌았다. 불운하게도 행렬을 만난 남자들은
누구나 용서 없이 호되게 당했다 한다.
전원의 작은 신들
크리스트교가, 슬라브의 이교 신화가 완전히 꽃을 피우기 전에 공격
을 가했다. 그리고 그것을 말하자면 거의 부화 상태에서 죽여 버렸다.
크리스트교의 승리로 슬라브의 이교 신화는 주된 신들을 잃었다, 디
이 미노레스. 즉 작은 신들은 이 대학살을 피할 수 있었다. 슬라브인들
은 크리스트 교도가 되었지만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교 신앙을
보존하고 있고, 또 그들의 형이하학적이고 또 정신적인 세계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은 남신(資料)과 여신(文理) 집단으로, 그리고
착한 '정령' 과 나쁜 '정령' 집단으로 채우고 있다.
돔(집이란 뜻)이라는 말에서 나온 '도모보이' 는 집의 신 또는 정령이
다. 슬라브 농민들은 미신에서 이 신을 정식 명칭으로 부르길 피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 신을 '할아버지' 라는 말로 가리키고, 다른 사
람들은 '집주인' 이라고 부른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것' 이라든가 '문
제의 그것' 이라고 말한다.
432
Zk-
'도모보이' 의 외관은 분명치 않다. 많은 경우 그것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털이 자란 생물로 나타난다. 양손의 손바닥에 이르기까지 비단처
럼 보드라운 털로 덮여 있고, 그 양손은 인간의 손을 쏙 빼닮았다. 때
로 똴이 있거나 꼬리가 달려 있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신은 또 때로
는 가축이나 건초 묶음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적도 있다.
이 '도모보이' 의 모습을 보기란 어렵다. 또 위험하기조차 하다.
그렇지만 이 '도모보이'의 목소리는 들을 수 있다. 그 신음 소리와
숨죽인 흐느낌 소리 따위를 종종 들을 수 있다. '도모보이'의 말투는
보통은 상냥하고 귀에 즐겁게 들리지만, 때로는 우울하거나 성급하다.
이 '도모보이'나 다른 약간의 신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
최고신이 지상 세계와 천상 세계를 창조할 때, 그를 둘러싸고 있던
정령 중 일부가 그에 반란을 일으켰다. 최고신은 그 정령들을 하늘에서
쫓아내고 지상으로 내던졌다. 그 중 몇몇이 사람들이 사는 집 지붕이나
뜰에 떨어졌다. 숲 속이나 물 속에 떨어져 사악한 마음을 그대로 계속
지니게 된 정령들과는 반대로, 그들은 인간들과의 교제 속에서 호의를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도모보이' 는 자신이 사는 집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면 떠나고 싶지
않게 된다. 러시아의 농부가 새 '이즈바(통나무집-를 지으면, 그의 아
내는 들어가 살기 전에 빵 한 조각을 테어 난로 밑에 두고 '도모보이'
를 새 집으로 유인한다. '도모보이'는 난로 곁이나 입구 문턱 밑에 살
기를 좋아한다. '도마니아' 나 '도모비하' 로 불리는 그의 아내는 지하실
에 살기를 좋아한다.
'도모보이' 는 집주인들을 덮치려 하고 있는 불행을 예고한다. 가족
중 누군가가 죽기 전에 이 '도모보이' 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또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남편이 때리지 못하도록 막아 주기도 한다.
'도모보이' 는 슬라브인 사이에서 가족이 부족과 구별되고 거기서 독
립하기에 이를 때 비로소 나타났다. 그 이전의 슬라브 신화는 '로드' 나
슬라브 신화 433
'추르' 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부족 정령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었다.
'로드' 나 '추르' 는 아주 번역하기 어려운 말이지만, 조상이나 선조라는
뜻이다.
인가에 사는 다른 정령들
'도모보이' 가까이에는 그와 친척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다른
정령들이 있다. 예를 들어 '드보로보이(뜰이란 뜻을 지닌 主보全에서 생
긴 이름-와 같은 뜰의 정령이라든가, '반니크(욕조란 뜻을 지닌 '바니小
에서 생긴 이름-와 같은 욕조의 정령이라든가, '오빈니크(곡식 창고란 뜻
을 지닌 公빈'에서 생긴 이름>'와 같은 곡식 창고 정령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반니크' 의 거주지는 농부들이 목욕탕으로 쓰는, 이즈바 곁에
지어진 작은 오두막이다.
'도모보이' 보다 인간에게서 약간 멀리 떨어져 있는 이 정령들은, '도
모보이' 만큼 인간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숲이나 물의 정령들만큼 심
술궂지는 않다.
'드보로보이' 는 횐 털을 지닌 모든 동물(개나 고양이나 말)을 몹시 싫
어한다, 회더라도 암탉만은 이 정령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암
탉은 이따금 들판 등에서 발견되는 등근 구멍이 있는 돌로 표현되는 특
수한 신, 즉 암탉의 신이 지켜 주기 때문이다. '드보로보이'를 달래기
위해 가축 우리 안에 약간의 암양의 털과 뭔가 반짝거리는 작은 것, 한
조각의 빵을 놓아둘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것을 바치면서 이렇게 말하
지 않으면 안 된다,
"황제 드보로보이여, 주인이며 친절한 가까운 이웃이여, 저는 감사의
표시로 이 선물을 바칩니다. 부디 가축들을 정답게 받아들여 잘 돌보아
주시고, 잘 길러 주십시오."
'드보로보이' 가 아주 심술궂은 태도를 보일 때에는 뜰의 나무 울타리
434
몸을 씻을 때 쓰는 나무통 외에 앉아 있는 반니크
까치 시체를 무서워한다.
종종 '드보로보이-가 인간
중 하나가 어느 아7
었다.
씨가
수 있다. '드보로보이-도
여자와 사랑에 빠질
F씨한테 마음을 빼
1' 따가씨의 머리칼을 땋고 그것을 풀지 ~~111
^1근나섯
살이
날 처음으로 머리를
보이' 에게 목이 졸려
되었
을때
풀었다, 이
죽어 있는
앗겨 오랫동안 함께 지내
어느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튿날 아침 아가씨가 침대 위
모습이 발견되었다.
-
잔 채찍으로 악마
역시 뜰에 매달린
패가 있다, 이 정령
적이 있
했다. 아가
그 흔례 전
에 '드보로
슬라브 신화 435
'반니크' 는 욕실에서 산다. 세 패의 사람들을 욕실에 들여보낸 뒤에
네번째로 들어가는 것이 이 정령이다. 그는 악마나 숲의 정령들을 욕실
에 초대한다. '반니크'가 한창 몸을 씻고 있을 때 만약 누군가가 방해
하러 들어오거나 하면 방해꾼의 몸에 펄펄 끓는 물을 끼얹거나 때로는
그 목을 조르기까지 한다. 사람들은 욕조에서 나갈 때에는 '반니去 를
위해 조금이라도 물을 남겨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반니크'한테 미래를 물어 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래를
알고자 온 사람은 욕실 문을 열고서 벌거벗은 등을 내밀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반니크' 가 그 손톱으로 등을 찌른다면
불길한 조짐이다. 만약 부드럽게 손바닥을 살짝 댄다면 그에겐 좋은 미
래가 약속되어 있는 것이다.
'오빈니크(곡식 창고의 정령-는 언제나 곡식 창고 한구석에서 살고 있
다. 보통 털을 마구 흩뜨린 커다란 검은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개처럼 짖고, 큰 입을 벌리고 웃을 수 있다, 그 눈은 타오르는 숯불처
럼 빛나고 있다. 몹시 심술궂어 곡식 창고에 불을 지를 수도 있을 정도
이다.
인가에 사는 정령 중에 여성 정령은 단 한 종류뿐이다. 그것은 '키키
모라'로, 몇몇 지방에서는 '도모보이' 의 아내로 통하고 있다. '키키모
라' 와 관련해서는 수없이 많은 신화와 이야기와 전설이 있지만, 그것들
은 이 정령의 정확한 모습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어느 때는 닭을 돌보
는 것만이 그녀의 일이고, 어느 때는 가사(家事) 일체를 도와 주지만 그
것은 단지 그 집안의 주부가 근면할 때뿐이다. 만약 주부가 게으르면
'키키모라' 는 밤에 그녀의 자식들을 부추겨 어머니에게 많은 고통을 안
겨 준다. '키키모라' 와 화해하는 유일한 수단은 숲에서 풀고사리를 뜯
어 와 그것으로 탕약을 만들어 부엌 안의 항아리나 찻잔을 하나도 남김
없이 썬어 내는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뿌리 깊게 살아 있는, 이들 집 정령 전원에 대한 신앙
은, 원시 슬라브 민족이 집을 지키는 무수한 신격들에게 바친 숭배의
436
I~.理'.
"끈公II
F"j
키키모라
슬라브 신화 437
잔촌물에 다름 아니다.
나머지는 단지 이름을 거론하는 데 그치기로 하자. 가축을 수호하는
페세이아스와 크루기스(크루기스는 또한 대장장이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
마구간을 돌보는 라타이니차. 귀가 아주 예민해 아주 낮게 속삭이는 소
리도 들을 수 있고 절규 파위를 참아 낼 수 없는 프리기르스티티스. 도
마뱀 모습을 하고 있다고 믿어지고 우유로 길러진 기보이티스. 여성 신
격으로는 집안 관리를 담당하고 오븐에서 꺼낸 첫 빵을 받는 마테르가
비아, 빵 밀가루 반죽이 색지 않도록 지키는 두그나이. 집의 여신으로
주로 보헤미아에서 숭배되고 있는 크림바. 이 이름들은 다시 리투아니
아어, 스칸디나비아어 그리고 게르만어의 어미 동음성 (語尾間資性)을 보
여 주고 있다,
2(1A-
고대 슬라브인들이 정주하고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지역에는 아
주 삼림이 많았다. 슬라브 개척자들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위험으로
가득 찬 거대한 삼림을 가로지르는 길을 뚫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
다. 그들이 그곳에서 '레시' -레小-숲이란 뜻-에서 나온 이름>,숲
의 정령과 만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슬라브의 민간 전설은 '레시'에게 인간의 또습을 부여죄고 있지만.
그 양 볼은 푸른 기가 돌고 있다. 이것은 그의 피가 푸른 색이기 때문
이다. 종종 툭 튀어나온 녹색 눈과 짙은 눈깹에 긴 녹색 수염을 기르고
있다, 그 머리칼은 그리스 정교 사제의 머리칼과 똑같다. 이따금 민중
의 변덕스러운 상상이 이 정령으로 하여금 색다른 몸차림을 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붉은 허리띠를 두르고 오른발에 왼발 구두를 신거나, '카
프탄' (띠 달린 긴 소매 옷) 단추를 반대 방향으로 채우거나 한다. '레시'
에게는 그림자가 없고 일정한 키도 없다. 숲 한가운데를 걸어다닐 때에
438
는 그의 머리는 숲에서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에까지 닿는다. 숲가를
걸어 작은 관목이나 풀숲 사이를 지나갈 때에는 나뭇잎 밑에 숨을 수
있을 정도로 난쟁이로 몸을 변화시킨다,
'레시' 는 이웃 사람들의 땅을 침범하지는 않지만, 자기 왕국을 아주
조금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나그네가 흔자서 숲을 지나가
거나 농부가 혼자 숲에서 버섯이나 과일을 채취하러 오거나 하면, 혹은
사냥꾼이 숲 언저리에서 깊숙한 데까지 모험을 시도하려고 하면, '레
시'는 으레 그들을 헤매게 만들고 덤불 속을 이리저리 모든 방향으로
걸어다니게 만든 뒤에 언제나 같은 장소로 돌려보내 준다.
하지만 본성이 착한 이 정령은 거의 언제나 마지막으로는 그 포로를
석방해 준다. 특히 그 포로가 된 사람이 그의 마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경우에는. 따라서 길을 잃은 사람은 나무 줄기에 앉
아 옷을 벗고 그것을 뒤집어 입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오른발에 왼발
구두를 신는 것을 잊어서도 안 된다.
'레시'는 몇몇 전설에 따르면 죽어야 할 운명에 놓인 인간 여자와 악
마의 밀통(密通) 에서 태어났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사(不死)
의 정령이다,
하지만 '레시'들은 매년 찌월 초에서 이듬해 새 봄이 올 때까지 모습
을 감추든가 혹은 일시적으로 죽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시기에는 그들
은 화를 내기 쉬워 특히 위험하다. 아마도 가까이 임박한 소멸을 생각해
서 그럴 것이다. 고뇌와 분노로 채워진 그들은 숲속을 뛰어.다니거나 휘
파람을 불거나, 절규, 흥분한 여자의 새된 웃음소리, 인간의 흐느낌 소
리나 맹수나 야수의 표효 같은 것을 흥내내며 여러 가지 소리를 낸다.
몇몇 전설은 '레시'에게 가족 본능을 부여하고, 그 곁에 그의 아내
'레샤치하' 와 자식들인 '레숀키'를 나타내 보인다. 그들은 숲 깊숙한
곳에 살며 공동으로 나쁜 짓을 한다,
슬라브 신화 439
폴레비크
각각의 숲에 하나씩 '레시' 가 살고 있다고 한다면, 어느 들판이든 각기
하나씩 '폴레보이' 또는 '폴레비-폴레는 들이란 뜻)에 지배되고 있다.
'폴레비크'의 겉모습은 지방에 따라 다르다. 어느 때는 그것은 단지
힌옷을 입은' 모습일 뿐인가 하면, 어느 때는 지면(地面)처럼 검은 육
체와 각각 색깔이 다른 두 눈을 지니고 있다. 또 머리칼 대신 머리 위
에 긴 푸른 풀이 자라나 있기도 하다. 종종 '폴레비크'는 말을 하는 기
형적인 난쟁이가 되어 나타난다.
'폴레비크' 는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레시' 와 같은 방식으로 길 저문
나그네를 즐겨 헤매게 만들려 한다. 그는 자기 밭을 다 갈지 않고 그
위에서 잠들어 버린 술주정꾼의 숨통을 끊어 버리는 일이 있다. 이런
행위를 할 때 이 정령은 이따금 자식들의 도움을 빌린다. 자식들은 고
랑 사이를 달려 양친이 먹을 새를 잡는다.
'폴레비主의 호의를 사기 위해 제물로 땅에 판 구멍 속에 달걀 두
개와 이젠 울지 못하는 늙은 수탉 한 마리를 놓아 둘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희생물을 바칠 때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러시아 북부에서는 이 '폴레비크' 의 모습이 때때로 '풀루드니차' (폴루
제니는 한낮이란 뜻)의 모습으로 대치된다. 이 정령은 키가 크고 온몸에
횐옷을 걸친 아름다운 아가씨이다. 여름의 수확하는 시기에 밭 속을 산
책하다가 한낮에 일하는 남녀를 발견하면 그 머리를 잡고 사정없이 고
통을 가한다. 또 어린 아이들을 보리밭 속으로 끌어들여 길을 헤매게
만든다.
다른 전원의 신격들은 크리스트교가 숭리를 거둔 뒤까지 살아 남을
수 없었다. 그들 중 몇 명을 열거해 보기로 하겠다,
폴란드인 사이에서는 들판의 번영은 다탄, 타발스 그리고 특히 경작
을 담당하는 라브카파팀 등의 신과, 과일의 생장(生長)을 돕는 여신 마
440
르잔나가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 모디나, 실린지에츠는 숲의 신이었다.
가축은 발지노, 쿠르바이친, 크레마라, 프리파르치스 등의 보호 아래
놓여져 있었는데, 쿠르바이친은 특히 새끼양을 돌보고, 크레마라는 특
히 돼지에 관심을 보였으며-사람들은 난롯불 속에 맥주를 부어 이
신에게 바쳤다-프리바르치스는 새낀 돼지를 어미 돼지 젖에서 떼어
내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다른 슬라브인들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몇 신격이 숭배되고 있었
다. 즉 들판의 과일의 수호신 크리코, 체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익도
록 도와 주는 키르니슨 작은 가축 동물의 신으로 키예프에 제단이 있
는 모코슈, 꿀벌의 수호신 조심, 숲의 신 주티부르, 모든 형태를 취할
수 있는, 짓궂은 장난을 좋아하는 요정의 일종으로 숲의 정령인 시크사
등이다.
물의 요정, 보디아노이
'보디아노이', 이 정령은 물의 정령이다, 이 이름 그 자체가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이 이름은 물을 의미하는 말 보다에서 유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령은 호수나 연못이나 크고 작은 하천에 사는 심술궂은 위험한
신격이다. 이 정령이 즐겨 사는 곳은 수문(水門)이나 물레방아 근처로,
물레방아의 커다란 날개 뿌리 밑에는 종종 몇 명의 '보디아노이'가 모
여 있다.
이 '보디아노이' 의 모습은 아주 변화가 심하다.
어떤 것은 인간의 얼굴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긴 발가락과
인간의 손 대신 동물의 다리를 갖추고, 긴 뿔과 꼬리, 불타는 석탄불
같은 눈을 지니고 있다. 다른 어떤 것은 아주 키가 큰 인간의 겉모습을
하고 풀과 이끼로 뒤덮여 있다. 거대한 붉은 눈과 어부의 장화와 같은
슬라브 신화 441
I긱 小.
?트교-
물레방아 곁에 있길 좋아하는 물의 요정, 보디아노이
긴 코를 지니고, 온몸이 새까맣게 보일 때도 있다. 또 녹색 머리칼과
수염을 기른 노인의 모습을 하고 나타날 때도 종종 있는데, 그 수염 색
깔이 여러 가지로 변하고 달이 기운 밤에는 희어진다.
'보디아노이'는 또 때때로 벌거벗은 여자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물
속의 나무 뿌리에 앉아 물방을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빗는다.
,-
442
혹은 온몸이 이끼로 뒤덮인 거대한 물고기 모습으로, 또는 작은 날개
를 달고 물위를 스칠 듯 날아가는 나무 줄기 형태로 발견된다.
'보디아노이' 는 불사(不死)의 존재이지만, 달이 차고 기움에 따라 다
시 젊어지거나 늙거나 한다.
'보디아노이'는 인간을 싫어하고, 경솔한 인간의 틈을 노려 그들을
물 속에 끌어들인다. 물에 빠져 이 정령의 깊은 수저(水底) 왕국에 떨어
진 자는 그 예가 되어 버린다. 이 정령은 가라앉은 배에서 가져온 금은
으로 장식되고, 태양보다도 강한 빛을 내는 마법의 돌로 빛나는 수정
궁전에 살고 있다.
낮에는 '보디아노이' 는 궁전의 깊은 곳에 몸을 숨기고 가만히 앉아 있
다. 저녁이 되면 그곳에서 나와 다리로 물을 때리며 논다. 이 소리가 아
주 멀리서도 들린다고 한다. 해가 지고 나서 남자나 여자가 목욕을 하러
오면, '보디아노이' 에게 갑자기 잡혀 도망갈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이 정령은 물레방아의 제방에 다가가면 물에 자유로운 통로를 되돌려
주려고 그 제방을 부수려 애쓴다.
러시아에서는 수십 년 전까지 밀가루를 빻는 사람들이 '보디아노이'
의 호감을 사려고 날이 저문 뒤 혼자 지나가는 사람을 물 속에 밀어 떨
어뜨리기까지 했다.
북북 러시아 올로네츠 지방의 어느 호수에 많은 가족을 거느린 '보디
아노이' 가 살고 있었다,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그는 동물이나 사람의
시체가 필요했지만, 호수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무척,주의력이 깊
어서 그곳으로 물을 길러 오지도 않고 목욕하러 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 '보디아노이' 는 마침내 강을 따라 다른 호수로 가려 했는데, 허등대
다가 그만 발로 작은 섬을 걸어 강 속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지금도 사
람들은 강 속에 떨어진 그 작은 섬이 그렇게 된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고 말한다.
쓸라브 신화 443
루살카
젊은 아가씨가 물에 빠지면-사고로 빠지든 자기 의사에 따라 빠지
든-그녀는 루살카가 된다, 이 신앙은 슬라브 민족 전체를 통해 공통
적이다, 하지만 이 물의 신격(神格)의 모습은 어디에서든 똑같지는 않
다, 그것은 기후와 하늘의 빛깔과 물빛의 변화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푸른 도나우' 지방의 슬라브인 사이에서는 '루살카' 는 '빌라' 라고
불릴 때가 많은데, 젊은 아가씨의 매력적인 특징을 얼마간 갖춘 우아하
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북부 러시아에서는 도나우 강이나 드네프르 강
의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쾌활한 매력적인 루살카들이, 자태에서 사람을
끄는 면이 거의 없고 머리를 빗지 않아 제멋대로 흐트러진 심술궂은 아
가씨로 변한다.
남부 지방의 루살카들의 창백한 얼굴색은 달빛과 비슷하다. 북부에
있는 이 자매들은 물에 빠져 죽은 시체처럼 푸르딩딩하고, 그 두 눈은
사악한 녹색 빛으로 빛나고 있다. 남부의 루살카들은 종종 가벼운 안개
옷을 입고 나타나고, 북부의 루살카들은 언제나 볼품 없는 나체의 모습
이다.
도나우 강이나 드네프르 강의 루살카들은 북부의 호수나 강에 사는
자매들이 모르는 묘한 곡조의 노래를 부른다. 남부 여러 지방의 루살카
들은 그 미모와 상냥한 목소리로 나그네를 유혹한다. 북부의 루살카들
은 밤늦게 강둑을 산책하는 경솔한 남자나 여자를 확 낚아채 물 속으로
떨어뜨려 죽이는 일밖에 생각지 않는다, 태양과 푸른 하늘 나라의 루살
카의 품안에서는 죽음조차 거의 달콤하다. 그것은 일종의 안락사(安業
-이다. 북부 지방의 루살카들은 정반대로 그녀들의 회생물들에게 갖
가지 격렬한 고통을 가한다.
슬라브 전설은 루살카들에게 물 속과 숲 속의 이중 생활을 부여하고
444
나무
에서
쉬고 있는 루살카
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까지-정확히는
들은 물 속의 왕국에서 산다. -루
속으로 옮겨간다. 수면에 늘어진
자작나무를 골라
기어올라 간다. 밤이 되면
'루살카 주일' 까지-그녀
살카의 주일' 동안 물 속에서 떠나 숲
가늘고 긴 가지가 있는 수양버들이나
달빛을 받으며 나뭇가지를
좌우로 흔들면서 논다. 번갈아 소리를 지르며
"I의 빈티에서 춤을 춘다, 남부 지방의 슬라브인들은 루살카들이 춤추
나무에서 내려와 나무 사
슬라브 신화 445
면서 밟은 곳에서 풀이 잘 자라고 보리도 한층 많이 거둘 수 있다고 믿
고 있다.
하지만 이 정령들의 행동은 또한 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 물 속에
서 장난을 치며 놀다가 그녀들이 물레방아의 날개 바퀴에 뛰어올라 그
것을 멈추거나 돌절구를 쪼개거나, 둑을 손상시키거나 어부의 그물을
찢는다. 또 천등을 동반한 강우나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들판으로 보
내거나, 여자들이 자고 있는 틈을 이용해 실이나 천을 훔쳐 가기도 한
다. 다행히도 루살카들이 장난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단지 손안에 '저주받은 풀' , 즉 향쑥 이파리 하나를 지니
고 있기만 하면 된다.
루살카와 관련된 신화는 죽음과 죽은 자에 관한 슬라브인들의 일반적
인 신앙을 반영하고 있다. 그 신앙에 따르면 녹색 나무들은 죽은 사람
들의 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태양이 아직 '여름을 향해 걷기 시작하
지 않을' 때에는 죽은 자의 혼인 루살카들은 어둡고 차가운 물 속에 머
무를 수 있다, 하지만 물이 생명의 천체의 광선에 비쳐져 따뜻해지면,
루살카들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를 수 없다. 그리고 그녀들은 죽은 자
들의 주거지인 나무 위로 돌아간다.
도시와 전쟁의 신들
앞에서 말한 대로 슬라브 민족이 다른 여러 민족, 즉 스칸디나비아나
게르만 여러 민족과 접촉하기 시작한 슬라브 변방 지역에서는, 그들의
신화는 그 소박한 원시적 성격을 잃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 간략화된 약
간 새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현대 러시아의 몇몇 학자들은 이교(異敎) 슬라브에 있어서의 두 개의
신화(그것은 거의 두 개의 종교이다)를 분명히 구별하지 않으려는 의향까
지 내보이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지금까지 그 특색에 대해 말해 온,
446
농부 -사냥꾼 -어부로 이루어지는 민중의 대집단에 공통되는 신화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고차적인 계급, 도시와 방비가 잘 되어 있는 성채(城
승) 주민들의 신화이다.
아무튼 발트 해 연안이나 키예프의 주민들이 단순한 자연력이나 자연
현상을 숭배하는 소박한 신앙을 그 종교적 기반으로 갖는 신화보다 훨
씬 진보된 신화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발트 해 지역의 슬라브인들-엘베 강 하구나 뤼겐 섬에 사는 슬라
브인들-은 스비아토비트라 불리는 신격을 숭배하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는 옛날의 몇몇 연대기 작가가 스비아토비트에 대해 쓴
거의 동시대의 증언이 남아 있다. 게다가 1857년에는 갈리치 지방의 즈
브루치 강변에서 스비아토비트의 조상(彫像) 이 발견되었다. 하긴 이것은
알코나 대사원에 있는 조상의 단순화된 조잡한 복제품에 지나지 않지만.
알코나의 스비아토비트의 조상은 화려하게 장식된 사원 속에 안치된,
키가 큰 상이었다. 각각 상반되는 네 방향을 바라보는 네 개의 머리를
지니고, 오른손에는 술이 가득 든 수소의 뿔을 지니고 있었다. 그 옆에
는 거대한 검과 안장과 마구(局員)가 매달려 있고, 나아가 사원 속에서
는 백마(白馬) 한 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매년 대주교가 엄숙한 의식과 함께 스비아토비트가 손에 들고 있는
수소의 뿔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만약 그 안에 술이 많이 남아 있으면
그것은 좋은 전조(前兆)였다. 그해의 풍작과 행운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다. 하지만 뿔 속의 술의 양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다 해도 사람들은
단지 기근과 재난의 해에 대비하기만 하면 되었다.
사원의 비용으로 사육되며 그 신성한 주(主)로 경배받는 스비아토비
트의 백마도 마찬가지로 미래를 계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성직자
들이 지면에 창을 몇 줄로 꽃아 세우고 스비아토비트의 말로 하여금 그
사이로 지나가게 한다. 말이 어느 창에 발이 걸리지 않고 잘 지나가면
미래의 행운이 예고된다는 것이다.
깃발 하나가-전쟁용 군기 (軍旗)가 사원 안에 보존되어 있었다. 사
슬라브 신화 껄7
제들은 스비아토비트의 숭배자들이 전쟁에 나갈 때 그들에게 그것을 보
였다.
스비아토비트의 사원에는 사제들 외에 XK)명의 무장한 별동대 (別數隊)
가 부속되어 있었다.
옛날 연대기 작가들은 스비아토비트 외에 슬라브 세계의 서방 지맥
-料-의 여러 민족 사이에는 호전적인 성격을 갖춘 몇몇 신격이 있었다
고 말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루기에비트는 8개의 검으로 무장했는데,
그 가운데 7개는 혁대에 매고 나머지 하나는 손에 들고 있었다. 신성한
물건으로 경배받는 커다란 황금 방패를 든 이아로비트는 또한 자기 깃
발을 들고, 그 숭배자들은 전장에 나갈 때는 이 신의 방패와 깃발을 들
고 나갔다. 라디가스트는 손에 양날의 도끼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가
슴 위에는 수소의 머리를 늘어뜨리고, 곱슬머리로 뒤덮인 머리 위에는
날개를 펼친 백마를 올려놓고 있었다. 이 신은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
로 명예와 힘의 신이었다.
이 신들이 스비아토비트와 동일한 신이었는지, 아니면 거꾸로 독자적
인 별개의 신들이었는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아무튼 그 신들은
모두 공통적인 특색을 지니고 있고, 거기에서 그들의 도시와 전쟁의 신
으로서의 성격이 생겨나고 있다.
어느 오래 된 '연대기'의 증언에 따르면, 스비아토비트는 '신들의
신' 으로 간주되고 있고, 다른 어떤 신도 그 앞에서는 반신(半神)에 불과
했다고 한다. 이 신은 또한 스바로그처럼 태양과 불의 아버지였다. 동
시에 그 상징(술을 채운 수소의 뿔)으로 알 수 있듯이 풍요의 신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신은 무엇보다 먼저 전사(戰士)이고, 전리품 중에는
언제나 그의 몫이 있었다.
슬라브 세계의 다른 변방 지역에는 스비아토비트와 비슷한 신격
페룬 신-이-존料하고 있었다. 페룰이라는 이름의 기원은 가장 오래
된 아리아족 시대로-커슬러올라간다. 힌두교도들 사이에서는 인드라 신
은 페룬과 같은 어근을 지닌 파르자냐라는 이명 (賣名)으로 불리고 있었
-
448
다. '페룬' 이라는 말이 많은 슬라브계 언어에서 발견된다. 러시아어에
서는 페룬, 폴란드어에서는 표룬, 체코어에서는 페라운, 슬로바키아어
에서는 페른이다. 리투아니아인들 사이에서는 페르카우나스라는 이름이
종종 발견된다.
-언어모론(言語世論-속에서는 페룬은 주피터의 이름으로 번역되고
있다.
폴란드의 속어 (俗語)로 눈을 돌리면, 거기에서는 단지 페룬이라는 이
름의 의미상의 기원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이 신격의 신화적 성격을
밝혀 주는 설명이 발견된다. 폴란드어로는 '표룬' 은 번개란 뜻이다.
역사도 전승도 페룬의 신으로서의 모습에 대해 자세한 지식을 아무것
도 전해 주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10
세기 말경까지 키예프에서 나무에 새겨진 페룬의 우상이 있었다는 것뿐
이다. 하지만 이 신은 분명히 전쟁의 신이었다. 그것은 단지 번개가 이
교 시대의 슬라브인에게 가장 무서운 신의 무기로 여겨지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뿐만 아니라, 또찬 러시아의 옛 연대기가 전쟁과 페룬 사이에
있었던 직접적인 관계에 대해 명화히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키예프의 최초의 대공(大小)들이 그리스와의 전쟁을 명예로운 평화로 끝
맺을 때, 그들의 군대는 페룬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그들의 무기에 걸고
맹세를 했다.
"올가(키예프의 최초의 여성 군주 중 한 사람)는 전사들을 이끌고 전쟁터
로 향했다"고 옛 연대기는 쓰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의 규칙에 따라
페룬의 가호를 빌면서 무기에 걸고 맹세를 했다."
"이고르(키예프의 대공)는 페룬의 우상이 서 있는 언덕 위에 올라가 그
곳에 자기 무기와 방패와 황금을 놓았다."
6세기의 그리스의 역사가 프로코피우스의 기술 속에서 우리는 슬라브
종교에 관한 흥미진진한 증언을 발견한다. 이 증언은 아마도 페룬과 관
계가 있고, 이 길격을 다른 여러 신격 사이에 위치짓게 할 수 있을 것
이다.
슬라브 신화 449
"그 슬라브인들이 우주의 유일한 지배자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번개
를 만들어 내는 신이다."
여러 가지 이국적인 요소가 융합된-왜냐하면 키예프의 '공국' 이
바리아그, 즉 스칸디나비아의 전사들에 의해 건설된 나라라는 것을 잊
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이 전쟁에 관한 신화는, 그것과는 전혀
기원이 다른 전원(④~)의 신화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영향의 예로서 '가축의 신'인 볼로스(또는 벨레스) 신을 들 수 있
다. 전원의 기원과 성격을 지닌 이 신격이 이 영향의 결과로 뒤에 페룬
의 호전적인 행위와 결합된 것이다. 유명한 연대기의 작가인 수도승 네
스토르는, 여성 군주 올가의 전사들이 "그들의 신 페룬과 동물의 신 볼
로스에게 가호를 빌면서 그들의 무기에 걸고 맹세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스비아토스라프 대공과 그리스인들 사이에 맺어진 조약 속에서,
스비아토스라프 대공과 그 전사들은 "우리가 믿는 신-페룬-과
동물의 신 볼로스 앞에서 약속하는 맹세에 의해 우리가 서로 맺어지기
를" 하고 선언하고 있다.
다른 한 가지 예 또한 앞의 예에 못지않게 흥미로운 것인데, 앞에서
말한 조리아(오로라)의 모습의 변화이다. 조리아가 빛의 신 개양' 옆에
머물러 있는 한, 그녀는 단지 '태뜰의 황금 궁전 문을 지키는 여자 파
수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전쟁의 신 페룬과 만날 때에는
우아한 여신 조리아는 무장하고 싸우는 처녀, 그 긴 베일로 전사들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어 나타났다, 이 여신에게 가호를 빌 때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이 주문은 19세기까지 실제로 사용되고 있었다) .
'정녀시여, 당신의 아버지의 성스런 검을 뽑아들고, 당신 조상의 갑
옷을 입고, 당신 것인 용사의 투구를 머리에 쓰고, 당신의 검은 말을
끌어낸 뒤 드넓게 펼쳐진 들판을 달리소서. 펼쳐진 들판에는 갖가지 무
기를 든 강력한 군대가 있습니다. 성녀시여, 당신의 베일로 저를 덮고
모든 적의 힘으로부터, 총과 화살로부터 부디 저를 지켜 주소서."
마찬가지로 '바람의 신 스트리보그의 자손들' 인 바람들도 전쟁의 신
450
격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바다 쪽에서 화살을 날려 보낸다".
몇몇 지방(라우디츠(동부 독일의 한 지방)라든가 보헤미아라든가 폴란드,
즉 슬라브인들이 게르만 민즉과 서로 접촉하고 있는 지역)의 슬라브인들은
그들의 숲에 '레시' 나 '루살괴' 들이 살게 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
다. 그들은 사냥의 여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준족-말에 올라
타고 한 떼의 사냥개를 거느린 젊고 아름다운 이 여신은, 손에 무기를
들고 엘베 강과 카르파치아 산맥의 숲 속을 신속히 달린다. 그 이름 자
체(라우디츠 지방의 세르비아인 사이에서는 디비카, 체코인 사이에서는 데바
나, 폴란드인 사이에서는 제보나)가, 이 여신이 다이아나(로마 신화의 달의
여신, 또 사냥의 여신)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알코나에서는 스비아토비트는 사원과 성직자를 지니고 있었지만, 다
른 여러 지방의 슬라브인들은 사원이나 성직자 계급을 몰랐다. 이것은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키예프에서는 페룬의 우상은 노천의
언덕 위에 세워지고, 성직자의 직무는 '도시' 의 군사상의 지도자인 '대
공' 에 의해 수행되고 있었다. '대공' 은 (그것이 키예프 대공 블라디미르에
서 비롯되고 있듯이) 그의 관리나 전사들이, 또 도시의 지배자 계충이 모
두 그의 모범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기 위해서는 종교를
바꾸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키예프 대공 블라디미르가 (988년에) 비잔틴
의 그리스 정교로 개종하려고 했을 때, 그는 그의 전사 전원에게 세례
를 받을 것을 명했다. 페룬의 우상은 쓰러뜨려 드네프르 강 속에 집어
던지고, 페룬의 신자들이 그 신을 위해 행했던 투쟁의 모든 흔적도 남
기지 않았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단 한 가지로만 설명될 수 있다. 1
설명이란, 이 신격과 그 신화가 민중 사이에 행해지고 있었던 신앙이
아니라 지배 계층인 전사들의 그것이었다는 것이다. 이 계층이 그들의
신앙을 포기했을 때, 더 이상 그것을 지괴려는 자는 하나는 없었던 것
이다.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전원의 주민들 사이에 이 도시와 전쟁의 신화
가 막연한 기억으로 보존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들의 기호에 따라 신화
슬라브 신화 451
에 수정이 가해지고 있다. 즉 백러시아인들은 페룬에게 그 무기-활)는
남겨 주었지만, 전차 대신 공중을 이동할 때 타는 단순한 돌절구를 그
에게 주었다.
'동물의 신' 볼로스는 의기양양한 크리스트교에 점령된 키예프를 떠
날 때 그 호전적인 역할과 특성을 잃고 다시 전원 주민들에게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트교가 슬라브 농민들의 흔 속에까지 파고들
어갈 때조차 볼로스는 그 농민의 공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19세기의
러시아 농부(農業)들은 그 긍시 아직 '볼로스의 머리를 곱슬거리게 하
는' 풍습을 보존하고 있었다. 수확 때 그녀들은 이삭을 '곱슬거리게
꼰 보리 한 다발을 밭에 남겨 두었던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이교 시
대의 신에 바치는 회생의 흔적이다,
전쟁과 관련된 부속품을 조금씩 빼앗겨 간 볼로스는 단순한 목신(牧
神--가축 떼를 지키는 착한 수호신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페룬도 키예프
공국이 멸망한 뒤에도 슬라브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지만, 그것은
동천(f-에서 이상한 가래로 밭을 가는 힘센 신의 농부의 모습이었다.
환회의 신들
이상 보아 온 많은 신격 외에 슬라브 신화에는 그들과는 다른 아주
홍미진진하고 또 생기발랄한, 환회의 신들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일군
의 신이 포함된다.
그것은 야릴로와 쿠팔라이다.
학자들은 이 야릴로라는 이름을 에릴로라고 고쳐 쓰고 그리스어의 에
로스에서 그 기원을 찾으려 했다. 만약 이 설명을 시인할 수 있다면,
야릴로에 관한 신화학적 연구는 두드러지게 단순화될 것이다. 야릴로는
애욕의 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야릴로는 오히려 열렬한이라든가
열정적이라든가 미쳐 날뛴다라는 뜻을 지닌 형용사 야리에서 생긴 말이
452
다. 다른 한편으로 디마料울)라는 말에서 유래하고 가을 파종되는 밀을
의미하는 아디미와 대립적으로 봉에 파종되는 밀에 대해 사람들이 말할
때 그것은 야로보이라 불린다.
따라서 야릴로라는 말에는 봄의 재생의 관렴과 성의 정열의 관념이
결합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야릴로 숭배는 이교 시대에서 멀리 떨어진 뒷날에도 몇몇 슬라브 민
족 사이에 아주 널리 퍼지고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예컨대 18세
기 말경에 보로네지(러시아 공화국 서부의 주)의 그리스 정교의 주교 티
흔 좌하(座下, 그리스 정교에서의 주교 대주교 부-府)주교에 대한 존칭)가
이 신앙에 빠져 있는 그의 교구민들에게 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그의 설교에서 우리는 이교 시대의 슬라브인들 사이에
'예로부터의 우상' 야릴로가 있고, 이 신을 기려 며칠씩 계속해서 '축
제 土동과 악마적인 유희'를 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러시아의 민간 전설은 야릴로 신의 겉모습에 대해 흥미로운 서술을
전하고 있다. 거기에서는 이 신은 젊고 아름다운 신으로 나타난다. 백
마를 타고 횐 망토를 입고 머리에는 들꽃을 꽃고 있다. 왼손에는 한 줌
의 보리 이삭을 들고 맨발이다.
야릴로에게 회생물을 바치는 이교 시대의 제의 (料料에는, 또한 크리
스트교 시대가 되어서도 이 신을 기리며 행해진 민중의 제례에는 두 가
지 요소가 들어와 있었다.
봄과 풍요의 신인 야릴로의 제례는 슬라브의 몇몇 지역에서는 봄에
맨 처음 씨뿌리는 날을 골라 행해지고 있었다. 19세기의 백러시아에서
는 마을의 젊은 아가씨들이 모여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를 뽑
고, 야릴로의 횐옷을 입히고 머리에 화관을 씌우고 백마에 태운다. 그
리고 이 선택된 아가씨 주위를, 갓 딴 꽃으로 머리를 장식한 젊은 아가
뛰들이 길게 둘러싸고 춤을 춘다. 아가씨들이 춤추며 둘러싸는 원을
'호로보데' (고대 그리스의 코로스(가무단-에서 파생한 기묘한 슬라브어) 라고
했다. 제례는 마을의 남녀 노인들이 보는 앞에서 갓 씨가 뿌려진 밭에
슬라브 신화 453
서 행해졌다. 그리고 '호로보데' 는 신의 위대한 은혜를 71리는 노래를
큰소리로 불렀다.
신께서 밟으신 땅에서
보리가 자란다, 쑥쑥
신께서 시선을 던지신 땅에
보리 이삭이 드리운다, 꽃처럼---
여름이 오면 야릴로의 '장례식' 이 행해졌다. 동부와 서부 슬라브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이 의식은, 수세기 동안 크리스트교 설교사들의
온갖 공격에 계속 저항했다-특히 러시아에서.
이 제례가 게속되는 동안에는 남자나 여자나 젊은 아가씨나 모두 모
여 함께 먹거나 마시며 춤을 춘다. 날이 저물면 제례가 행해진 장소에
짚으로 만들어진 야릴로의 우상이 운반되어 온다. 이것이 신이 죽은 모
습으로, 술과 춤에 취한 여자들이 그 우상에 다가서며 흐느껴 운다.
"오, 신께서 돌아가셨다-신께서 돌아가셨다1"남자들도 달려와 우상을
붙잡고 흔들며 큰소리로 외친다. "그렇다, 여자들의 말은 거짓이 아니
다-여자들은 이 신을 잘 알고 있다. 이 신이 꿀보다 달콤하고 상냥하
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탄과 기도가 오래 계속되고, 그것이 끝나면
우상은 여자들의 시중을 받으며 매장지까지 운반되어 간다. 사람들은
우상이 매장되면 다시 먹고 마시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야릴로와 마찬가지로 쿠팔라도 환희의 신격이었다.
쿠팔라의 이름은 목욕한다는 뜻의 동사 쿠파치와 같은 어근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6월에 행해지고 있던 쿠팔라의 제례 동안, 사람들이 강에
서 목욕을 하교, 그곳에서 쿠팔라의 이슬, 즉 축제날 밤에 모인 이슬로
몸을 닦았다는 사실로 설명된다. 물에 대한 숭배, 그 신비적인 힘에 대
한 신앙이 쿠팔라 신앙을 성립시키는 몇몇 요소 중 하나였다.
이 신앙은 일반적으로 이교 시대의 슬라브인 사이에 아주 광범위하게
454
퍼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민간 전설에는 각각 불가사의한 힘
을 지닌 '죽은 물(고인 물)'과 "살아 있는 물(솟아나는 물-에 관한 이야
기가 종종 나온다. 어느 절설의 주인공이 적의 검에 맞아 비참하게 죽
고. 그 몸이 갈기갈기 찢겨 땅에 흩어졌을 때, 요정이 '죽은 물' 을 그에
게 붓자 갈기갈기 찢긴 손발이 다시 붙고, 이어서 '살아 있는 물'을 붓
자 다시 완전히 살아났다는 것이다.
고대 슬라브인들은 성스런 샘을 숭배하고, 그 곁에는 종종 기도와 회
생을 바치는 장소가 만들어졌다. 몇몇 지방에서는 19세기 말경 아직
'물에 용서를 청하는' 기묘한 풍습이 남아 있었다. 병자가 자기 병을
치료하기 위해 '물에 용서를 청하는' 데, 그 방식은 물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다음과 같은 옛날 주문을 세 번 입으로 외우면서 물 속에 한
조각의 빵을 바치는 것이다.
"저는 당신께 찾아왔습니다. 머리를 조아리고 죄를 참회하며. 경애하
는 어머니인 물이시여, 부디 저를 용서해 주소서. 물의 조부이시며 조
상이신 분들이여, 당신들께서도 부디 저를 용서해 주소서?
이 김에 여기에서 슬라브 여러 지방을 흐르는 큰 강-도나우, 드
네프르, 돈, 볼가-이 러시아의 '빌리니(서사시)'에 의해 반인반신
(平人半神)의 전설적인 영웅의 모습으로 찬미되고 의인화되며 거의 신으
로 숭배되고 있었던 것에 유의하자.
물에 대한 숭배는 쿠괄라 숭배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즉 목욕,
몸껏기, 화관(花冠)의 물 속으로 투입 등은 쿠팔라의 제의의 중요한 일
부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거기에서는 불에 대한 숭배가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위치를 차
지하고 있었다. 쿠팔라의 성야(聖灰)에 밝혀지는 성스런 불은 정화-情
化)의 효력을 지니고 있고, 쿠팔라의 숭배자들은 이 불 주위에서 '호로
보데' 를 만들며 춤을 추거나 그 불 위를 뛰어넘었다.
이교가 공식적으로 사라진 뒷날의 쿠팔라 제례 속에서 우리는 여자
옷을 입고 리본이나 여성 목걸이 등으로 장식된, 짚으로 만들어진 쿠팔
슬라브 신화 455
라 우상을 만난다. 여기저기에서 만나는 이 짚으로 만들어진 우상은 나
무 팔을 지니고, 그 나무 팔에는 화관이나 여러 가지 여성 장식품이 매
달려 있었다,
날이 저물면 우상은 행렬을 따라 강으로 운반되어 그곳에서 물 속에
던져지든가, 혹은 성화가 있는 곳으로 운반되어 그곳에서 불태워지든가
했다.
이교 시대의 세르비아에서는 우상은 물 속에 던져지지 않고 단지 물
에 담그어질 뿐이었다,
쿠팔라 숭배의 기본적인 일부는 나무, 풀, 꽃에 대한 숭배였다,
쿠팔라 우상은 축제가 계속되는 동안 베어진 뒤 다시 땅속에 단단히
고정된 나무 밑에 놓여 있었다. 발트 해 지방의 슬라브인 사이에서는
자작나무가 성목(핼水)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여자들은 말을 짐마차에
매달고 행렬을 지어 숲으로 간 뒤, 그곳에서 자작나무를 골라 베고 그
것을 축제가 행해지는 장소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운반해 왔다. 꼭대기
주위에 일종의 왕관이 생기도록 위쪽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잘
라 냈다, 그러고 나서 마찬가지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나무를 땅속에
고정시키고, 이어서 그 나무에 화관을 매달았다. 이런 작업은 여자들에
의해서만 행해지고, 남자들은 이 성목에 손을 대서는 안 되게 되어 있
었다.
이 성목 앞에서 사람들은 닭을 죽여 회생으로 바쳤다.
하지만 쿠팔라 숭배의 가장 생기발랄하고, 또 가장 신비적인 측면은
분명히 성스런 마법의 풀 찾기였다,
쿠팔라 축제날 아침 새벽녘에 '플라쿤 트라바' , 즉 '눈물의 꽃' (식물
학상으로는 부처꽃)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뿌리에는 죄 많은 악마들
을 길들이고 억제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 풀을 지닌 주술사는 다
음과 같은 액막이 주문을 외우기만 하면 된다.
"눈물의 꽃이여! 눈물의 꽃이여! 너는 오랫동안 많은 눈물을 흘려 왔
지만, 네가 얻은 것은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더 이상 네 눈물이 이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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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진 들에 흐르는 일이 없기를-네가 흐느껴 우는 소리가 푸른 해원(海
原) 위에 울려 퍼지는 일이 없기를-사악한 악마나 악마와 비슷한 놈들
이, 또 늙은 마녀들이 무서워 떨게 하기를-만약 놈들이 네게 복종치
않으면 놈들을 네 눈물 속에 빠뜨려 버려라. 만약 농들이 네 눈을 피하
려 한다면 심연과 소용돌이 속에 가두어 버려라. 내 말이 몇십 세기 동
안 오래도록 아주 확고하길 ?
'라즈리브 트라바' , 즉 '부수는 풀' (식물학상으로는 범의귀)은 낮 동안
에 채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풀에는 철, 금, 은, 동을 단지 대기만
해도 잘게 부수어 버리는 효력이 있다, 낫이 이 풀에 닿으면 낫이 부러
진다. 그럴 때에는 자른 풀을 전부 모아 물 속에 던지지 않으면 안 된
다. 그러면 수면에 떠오르는 것이 이 '부수는 풀' 인 것이다.
다른 '이름 없는 풀'에는 한층 더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 이 풀을 몸에
지니고 있는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아맞힌다.
하지만 쿠팔라의 진짜 성스런 풀은 고사리이다, 왜냐하면 많은 신화
나 민간 전설에 따르면 이 풀은 1년에 한 번 쿠팔라의 밤에밖에 꽃을(보
다 정확히 말하면 꽃 하나를) 피우지 않기 때문이다. 이 꽃에는 무한한 힘
이 있다. 그리고 우연히 이 꽃을 꺾을 수 있는 자에게는 왕이나 가장
권력 있는 전제군주들조차 굴복한다. 그 남자는 악마들도 지배한다. 보
물이 있는 곳을 알고, 가장 귀중한 재보도, 가장 아름다운 여자들도 어
디서든 가까이할 수 있다.
그러나 쿠팔라의 꽃인 고사리의 '불의 꽃'은 악마들에 의해 주의 깊
게 지켜지고 있다. 이 꽃을 꺾기 위해서는 한밤중이 되기 전에, 마법의
꽃이 출현하는 시각 전에 숲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꽃봉오리는 줄
기를 따라 생물처럼 을라온다. 충분히 성숙하면 정확히 한밤중에 큰소
리를 내며 두 개로 쪼개지며 불꽃이 피어난다. 마침내 가만히 보고 있
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섬광을 내쏟으며 밝게 타오르는 불꽃이다,
이 꽃을 따려는 용기 있는 자는 꽃 주위에 마법의 원을 긋고 나서 그곳
에서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에게 공포심을 안겨 주기 위해 악마
슬라브 신화 457
들이 가장한 여러 괴물들 쪽을 보아서는 안 된다. 또한 그에게 호소하
는 여러 가지 목소리에 대답해서도 안 된다. 만약 그러면 그의 모습은
곧 사라지고 만다,
쿠팔라의 밤에는 나무들이 자기가 자라고 있는 땅에서 나와 이동하며
서로 어떤 이상한 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다만 쿠팔라의
꽃, '불의 꽃' 을 손에 넣은 행운의 남자만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크리스트교 시대에 있어서의 슬라브의 이교 신화
이 연구 도중에 나는 슬라브인들 사이에 크리스트교 시대에 들어와서
도 이교가 뿌리 깊게 존속하고, 또 그것이 그들 속에 무의식적인 기억
으로 남아 있었던 것을 확인하는 많은 기회를 만났다,
그 주요한 성채 속에서-도시와 전쟁의 신들이 지배하는 왕국 속에
서-크리스트교에 패배한 이교 신화는 방대한 수의 전원의 주민들 정
신 속에 깊이, 그리고 아주 광범위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거기에서는,
특히 그리스 정교를 받드는 슬라브인들 사이에서는 이교와 크리스트교
의 공존, 양자의 일종의 공생 관계가 맺어졌다. 이 관계는 나아가 농촌
의 성직자들 자신이 이 종교적 공생, 이 '이중 신끙을 묵인하려는 태
도를 보이고 있던 러시아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크리스트교 시대의 슬라브인 사이에 있어서의 이교의 이러한 기묘한
존속 형태를 연구할 때 가장 풍부한 자료가 되는 것은 러시아 민족의
영웅서사시인 저 유명한 빌리니-일찍이 있었던 자'라는 의미를 지닌 말 빌
에서 나온 빌리나의 복수) 이다.
빌리니는 '늙은 보가티리 (용사들-에 관한 '이야기군' 과, '젊은 보가
티리'에 관한 이야기군,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전자의 '이야기군'은
기원이 좀더 오래 되고 신화적인 요소가 풍부하다.
용사 스비아토고르에 관한 빌리나는 이 용사를 자기 자신의 힘을 '무
458
거운 짐' 처럼 지고 있을 정도로 강한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자랑
하는 이야기 속에서 그는 대지의 무게를 전부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장
소가 발견된다면 '대지' 도 들어올려 보이겠노라고 공언한다. 그런 그가
대초원 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발견하고 막대기로 건드려 보지만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 손가락으로 움직이려 해도 구르지도 않는다. 말에서
내리지 않고 손으로 주머니를 잡았지만, 주머니를 들어올릴 수 없다.
오랫동안 나는 세계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이런 불가사의한 일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자그마한 주머니가
움직이지도 구르지도 않고, 들어올릴 수도 없다니 -
스비아토고르는 애마에서 내려 주머니를 두 손으로 잡고 무릎 위까지
들어올린다, 그리고 그 자신이 무릎까지 땅속에 묻힌다. 그때 그의 얼
굴에서 흐르는 것은 눈물이 아니라 피였다. 그는 이제는 자신이 묻힌
곳에서 일어날 수가 없다. 그것이 그의 최후였다.
'축축한 어머니 대지'가 지닌 불가사의한 신의 힘이 이 시를 통해 교
묘하게 묘사되고 있는 것이리라.
다른 빌리나 속에서 우리는 놀라운 기적을 보이는 농부, 용사 미쿨라
를 만난다. 그의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가래'는 한 떼의 용사들이 모두
달려들어도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데, 미쿨라는 이것을 한 손
으로 들어올린다. 미쿨라의 작은 말은 가장 빠른 준마보다 빠르다. 왜냐
하면 "미쿨라는 '축축한 어머니 대지' 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용사 볼흐 또는 볼가에 관한 빌리나는 이 인물을 '빛나는 매'로도,
'잿빛 이리'로도, '황금 뿔을 지닌 된 소'로도, 또 '아주 작은 개미'로
도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신화적인 존재로 그리고 있다. 이 빌리나는 이
주인공의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즉 볼흐
-)는 이교 슬라브에 있어 제사장 겸 주술사를 의미하고 있던 볼흐
슬라브 신화 459
-
u
-대지' 의 무게가 담긴
흐(vo-khv,복수는
주머니를 끌어올리려 하는
Volkhvy-의 변형임에 틀림없다.
이런 인물들은 하나같이 명화히
여기에서는 이교 신화는 크리스트교적
예를 들어 -스비아토고르는 '대지' 의
,신-은 그 오만함 때문에 그에게 벌을
용사 스비아토고르
신화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인 요소도 또한 수반하고 있다,
무게를 똑똑히 알았다. 하지만
내리셨다-고 빌리나가 결론을 내
460
리고 있듯이.
기적의 힘을 지닌 농부 미쿨라는 그 스스로 '재가 땅을 갈고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신' 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낭인(後人, 밤에 이리 모습을 하고 산과 들을 헤매는 마법사)으로서의 모
든 특징을 구비하고 '마법을 쓸' 수 있는 용사 볼흐조차 그의 불가사의
한 재능을 '신'의 교회를 연기로 화하게 하려'는 '인도 황제'의 음험한
기도에서 그리스 정교의 성도 키예프를 지키기 위해 사용한다.
이런 이교적인 요소와 크리스트교적인 요소의 혼합은 젊은 보가투리
에 관한 빌리니에서도 마찬가지로 현저하다.
이 제2의 '이야기군' 속에서 가장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것은 '농
부의 아들' 일리아 무로메츠-일리아는 엘리아(기원 9세기의 이스라엘 예언
자)란 뜻. 무로메츠는 무롬I러시아 공화국 서부의 도시 이름)에서 유래한다)ol
다. 그에 관해 기록한 무수한 빌리니가 뇌신(雷神) 페룬과의 .유사성을
나타내는 몇 가지 특징을 그에게 부여하고 있다.
일리아 무로메츠의 말은 지상을 달리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숲 위
의, 그리고 하늘을 달리는 구름 약간 아래의' 하늘을 난다. 일리아 무
로메츠가 그 기적의 활로 쏘는 화살은 페룬의 신궁(神弓)에서 날아가는
화살과 비슷하게 교회의 등근 지붕을 부수고 단단한 떡갈나무도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일리아의 강한 힘의 유래는 신화적이다. 그는 신체 장애자로 태어나
33년간 '앉은 채' 일어설 수도 없었다. 어느 날 두 명의 나그네(방랑의
시인)가 들러 '꿀 음료'를 그에게 주었다. 그것을 마시자 그는 자기 안
에 '큰 힘' 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용사 일리아는 좋은 크리스트 교도이다. 그는 늙은 양친의 축
복을 받지 않으면 약간의 빛나는 무훈(武勳)도 세을 수 없다. 그는 믿지
않는 무리로부터 크리스트교 신앙을 지키고, 그리고 죽을 때가 다가오
자 키예프에 대성당을 짓는다, 이 최후의 공적을 이루어 낸 뒤에 일리
아는 '죽어서 돌로 화하고' , 그의 육체는 '오늘날까지 원래의 모습 그
슬라브 신화 461
대로 남아 있다' .
용사 포토크 미하일로 이바노비치에 관한 빌리나 속에서 우리는 이교
시대의 장례식의 흔적을 발견한다. 몇 가지 증거에 따르면 이교 시대의
슬라브인들 사이에서는 아내는 남편이 죽으면 자진해서 그 뒤를 따랐다
한다, 용사 포토크 미하일로 이바노비치가 결혼했을 때, 그와 신부는
두 사람 중 어느 한쪽이 먼저 죽으면 살아 남은 쪽도 자진해서 죽음에
몸을 맡기기로 맹세한다. 빌리나는 나아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포토크
의 젊은 아내가 결혼 후 1년 반밖에 되지 않아 죽어 버린다, 포토크는
'깊고 커다란' 묘를 파게 하고 '보조 사제를 동반한 사제들' 을 부르고,
아내를 묻고 나서 그 자신도 갑옷을 입고 말에 타고서 묘 안으로 뛰어
내려간다. "사람들은 사원의 종에 매인 밧줄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만
남기고 묘지 위에 떡갈나무로 만든 천장을 설치하고 누런 모래로 덮었
다." 그러고 나서 그 위에 나무 십자가를 세웠다. 용사 포토크는 그 용
감한 준마와 함께 정오부터 한밤중까지 묘 안에 가만히 있었다, 그는
"용기를 내기 위해 커다란 초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한밤중에 "그의
주위에 온갖 파충류 괴물이 모여들고= 이어서 "불꽃을 일렁이며 타오
르는" "거대한 '뱀' 이 다가왔다". 포토크는 그의 '날카로운 검' 으로
'뱀'을 죽이고 그 머리를 잘라 냈다. 그가 "그 뱀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
를 아내의 몸에 바全'자, 아내가 육체가 곧 되살아났다. 그래서 포토크
는 밧줄을 당겨 사원의 종을 울렸다. 사람들이 그와 그의 아내를 구출
해 냈다, 사제들은 두 사람에게 성수를 뿌리며 "본래대로 살아갈 것을
명했다". 고령에 이르러 포토크가 아내보다 먼저 죽자, 아내는 "그와
함께 축축한 대지 속에 산 채로 묻혔다".
젊은 보가투리에 관한 다른 빌리니 속에서 우리는 슬라브의 큰 강,
즉 도나우, 드네프르, 돈 등의 강이-전설적인 영웅의 모습으로-
의인화되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열거한 빌리니全 키예프의 용사들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다. 노브고로드의 용사들에 관해 기록한 빌리니도 또한 크리스트교
462
사상과 혼합된 많은 이교적인 신화적 여러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예컨
대 '부자 상인' 용사 사드코에 관한 빌리니처럼 사드코는 자기 배로
'푸른 해원 (海原-을 항해하고 있다.
갑자기 사드코의 배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멈춘 채'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사드코는 자신이 12년간 푸른 바다 위를 항해해 왔지만 "'바다의
황제'에게 한 번도 공물을 바친 적이 없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래서
그는 커다란 공기 세 개를 늘어놓고 첫번째 공기는 '불순물이 없는 순
은' 으로, 두번째 공기는 '금과 동의 함금'으로, 세번째 공기는 '회귀한
진주'로 채운다. 그러고는 공기를 작은 판자 위에 올려 놓고 판자째 푸
른 바다 위에 던진다, 하지만 "작은 판자는 가라앉지 않고 떠 있는다".
사드코는 그것을 '바다의 황제'가 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목' 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제비를 뽑은 결과, '바다의
황제' 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은 사드코 자신이었
다. 그는 성 니콜라이의 성화상(聖書像)과 애용하는 '구슬리' (러시아 비
파-를 들고 배에서 내려가 작은 판자 위에 앉는다. 그대로 잠이 들어 눈
을 떴을 때에는 '순백의 돌 궁전' 속에 있었다. 그는 '바다의 황제' 앞
에서 '구슬리'를 연주한다. 그러자 황제가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미
친 듯한 격렬한 춤 때문에 폭풍이 일어 "많은 죄없는 사람들이 폭풍의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춤과 폭풍을 멈추기 위해 사드코는 자기 '구
슬리' 의 현을 자른다.
다행히도 기적적으로 육지로 돌아온 뒤 사드코는 그로부터 12년간 볼
가 강 위를 항행한다. 노브고로드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자, 그는
"빵을 크게 자르고 거기에 소금을 바른 뒤 볼가의 파도 위에 던진다"
볼가는 그의 친절에 감사해 인간의 말로 말을 걸고 자기 대리로 '자신
의 형제인 일리메니 호-에 인사하러 가달라고 말한다, 일리메니 호
늘보단O_필 시仁됐낄릴 굵스이 므 -길rl 11-,틴 -------
슬라브 신화 463
용사들의 최후도 또한 신비적이고 또 신화적이다. 그것은 정스런 루
시(러시아의 옛 이름)에게 어째서 이젠 용사들이 없는가' 라는 제목이 붙
은 빌리니 속에서 이야기된다.
어느 전쟁에서 다행히 이긴 뒤에 용사 한 명이 자랑삼아 이렇게 말했
다. "만약 지금 내 앞에 '저세상의 군대' 가 나타난다 해도 나는 그것을
때려부숴 보이겠다1(1그 순간 두 명의 낯선 전사가 나타나 용사들에게
도전했다, 한 용사가 그들에게 검으로 일격을 가해 각각 두 동강이로
만들어 보였다. 하지만 두 명의 전사 대신 네 명의 새 전사, '모두 괄팔
한' 전사들이 나타날뿐이었다. 그네 명 대신 다시 새 여덟 명의 전사,
'모두 팔괄한' 전사들이 나타나는 식으로 계속 마찬가지로 전사들의 수
가 끝없이 많아졌다. '사흘 3시간 3분 동안' 용사들은 변함없이 계속
늘어나는 '저세상 군대' 와 싸웠다. 그 대단한 힘센 용사들도 무서워졌
다. 그들은 "돌산과 어두운 동굴 속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그곳으로
도망친 용사들은 모두 돌로 변해 있었다.
"그 이후 이 성스런 루시에 더 이상 용사들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뇌신 페룬의 특징 대부분이 용사 일리아 무로메츠에게
전이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 정교를 받드는 슬라브인들 사이에
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예언자 엘리아에게 페룬의 특징이 계숭되고 있
다. 슬라브 농민이 천등 소리를 들으면, 그것은 예언자 앨리아가 불마
차를 타고 하늘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동물의 신 볼로스는 그 역할과 특성이 성 블라스(또는 성 블라시, 즉
성 블레즈(아르메니아 세바토스의 주교, 316년 순교-에게 전해지고 있다.
성 블라스의 날(3윌 11일)에는 햇빛을 쬐며 '암소가 옆구리를 텁히기 시
작한다". 사람들은 성 블라스에게 옛 주문과 기묘하게 닳은 기도문을
바친다. '성 블라스여, 부디 저회에게 행운을 내려 주소서. 저회의 젊
은 암소가 윤기 있는 털을 지니고, 저회의 거세 수소가 잔뜩 살이 찌도
록
러시아에서는 가축 유행병이 돌면, 사람들은 성 블라스의 성화상을
464
손에 넣고 사제에게 수고를 끼칠 것도 없이 스스로 직접 그것을 병든
가축이 있는 곳으로 가져간다. 그리고 암양과 숫양과 수말과 암소를 한
마리씩 꼬리로 하나로 묶고 나서 함께 웅덩이로 데려가 그들을 돌로 때
려 죽인다(이것은 이교의 제의의 흔적이다). 이 '희생'을 바치는 동안 사
람들은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른다.
"너를 돌로 때려 죽이겠다. 너를 땅속에 묻겠다. 너를 땅속에 묻겠
다. 암소들의 사신(死神)이여, 너를 깊은 곳으로 쫓아 버리겠다. 너는
이젠 두 번 다시 우리 마을로 돌아을 수 없으리라?
그러고는 회생으로 바쳐진 짐승들의 시체 위에 짚과 땔나무를 쌓아
올리고 완전히 태워 버런다.
흥미로운 것으로 성 블라스를 모신 교회는 언제나 옛 목장 끝에 있다
는 사실에 주의하자.
많은 이교적 풍습이 크리스트 교도 슬라브인들의 종교적 의식 令인
그 기본적 부분으로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매장이 끝난 뒤에 고인의
친구들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모임에 초대된다. 그들은 묘지에서 그
대로 모임 장소로 가서 실컷 마시고 먹는다. 이것은 이교 시대의 슬라
브인들 사이에서 행해지고 있던 죽음의 정령에게 바치는 향연, 즉 옛날
의 '트리즈나' 의 흔적이다.
부활절 뒤 일주일 동안 많은 슬라브 여러 지방에서는 그리스 정교도
일가가 묘지로 가서 그들의 조상이나 친척들의 묘 위에서 마시고 먹는
다. 남은 음식은 묘지 위에 던진다.
또 종종 교회 내에까지 이교적인 미신이 강하게 남아 있다, 예컨대
쿠팔라의 날에 '눈물의 풀' 을 꺾은 행운의 소유자가 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주문이 교회 내의 성화상 앞에서 소리 높여 읖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같은 예가 무수히 많다.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그 이교적인 요소
대부분과 함께 보존되어 온 쿠팔라의 축제가 크리스트교의 도입 후에
하지 -윌 21일)에서 수세자(理法者) 이오안(세례 요한. 축제일은 6월 -일)
슬라브 신화 465
의 날과 아주 가까운 날로 옮겨진 것이 그 두드러진 예이다.
이오안은 많은 슬라브계 언어에서는 이반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슬라브 여러 지방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교의 신인 쿠팔라의
축제가 이반 , 쿠팔라 축제가 되었다. 이 이교적 신격의 신화적인 이름
(쿠팔라)과 위대한 크리스트교 성자의 이름(이반)의 이상한 결합이, 어
떤 다른 사실보다 훌릉하게 크리스트교 시대에 이교가 살아 남을 때의
그 소박하고 단순화된 존재 방식과, 슬라브 세계의 민중 사이에 있어서
의 두 종교의 공존을 특징짓고 있다 하겠다.
466
신화론
1. 고대 그리스인과 신화
그리스 신화
피에르 그리말(파리 대학 교수)
최혁순(번역문학가) 옮김
원전(原典)과 유물이 가르치는 바에 의하면 그리스 신화란 기원전 -
세기, 즉 호메로스의 시편까지 거슬러올라가, '이교(異敎-세계의 종말
인 그리스도 탈생二추, 즉 기원후 卜4세기에 걸쳐서 그리스어를 사용하
는 여러 지방메 널리 퍼져 있던 갖가지 불가사의한 설화와 전설을 총괄
하여 붙인 명칭이다.
이것은 지극히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명확하게 규명하기는 어렴
지만, 복잡한 기원과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의 젖신사상 중요한 역
할을 해왔고 지금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민족은 발전의 어느 시기에는 불가사의한 전설이나 설화를 갖게
되고, 한동안은 적어도 어느 정도 그것을 사실로 믿었다. 대개의 경우
전설에는 초자연적인 힘, 또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
에 그것은 종교의 영역에 속하게 되어 있다. 이런 경우 그것은 다소를
막론하고 세계를 해석하는 일관된 체계가 되고, 거기에 나오는 주인공
의 사적 (事蹟)은 하나하나가 창조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그 결과 세
계 진체에 떳찬은 -치-릴rJ1小-- 1711" -'
신화론 467
다른 지방에서는 서사시적 요소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다. 물
론 이런 경우에도 전설에는 신들이 나오고 그 힘이 과시되기도 하지만,
그러나 거기서는 세계의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다. 주인공은 커다란 칼을 휘두르기도 하고, 뭔지 기막힌 계략을 생각
해 내기도 하고, 불가사의한 나라에 여행을 할 뿐이므로, 가령 그에게
인간의 수준을 넘는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그는 인간인 것
이 다.
이 형에 속하는 것으로는 웨일스 지방의 설화로 알려져 있는 켈트 족
에 관한 일련의 전설이다. 또 다른 지방에서는 전설이 전하는 이야기가
거의 완전한 초자연적인 성격을 끈어버리고 역사적 사실을 가장하고 있
는 경우가 있다, 특히 로마인은 의심할 여지도 없는 전설적 사적을 가
장 오랜 연대기 속에 넣고 있는 것 같다. 침입자를 맞아 티베르 강의
다리를 들어 방어한 호라티우스 코클레스'리 영웅적인 모습은 실은 외
눈박이 신의 화산에 불과하다. 강가에 서 있었던 그 신상(챘-은 그 옛
날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마침내 로마인과 에트루리아인의 (일부는 역사적
인) 투쟁의 삽화를 만드는 자료가 된다.2)
.公理즈 신화는 모두 위와 같은 성격을 갖추고 있다.
역사적 색채를 띠고 도시나 가문의 고귀한 유래를 나타내는 것도 있
고, 또한 서사시로 발전한 것도 있으며, 종교상의 신앙이나 제사의식을
I)호라티우스 코클레스는 로마 북방에 있었던 대국 에트루리아, 쿨루시옴의 왕
포르센나(B.C.6새기)가 대군을 이끌고 로마에 쳐들어왔을 때, 두 사람의 친구
와 더불어 로마로 통하는 다릿목을 지키고, 다리가 파괴되고 있는 동안 적과
대항해서 싸우다가 두 친구를 먼저 돌려보내고 흔자 남아 싸운 뒤, 최후로 강
을 건너 귀환했다고 한다.
2)티베르 강에 걸려 있던 수블리키우스 다리의 맞은편에 있는 불의 신 불카누스
에게 바컥진 땅 위에 호라티우스 코를레스 상이라고 전해 오는 절름발이에 외
눈인 남자를 나타낸 오래 된 상이 있었으나, 이것은 외눈에 절름발이인 그리
스의 신 혜파이스토스였다고 한다.
468
권위 있게 만들고 그것을 설명하는 것도 있다. 말하자면 다른 여러 나
라에서 전설이 맡고 있는 역할은 하나도 알려져 있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더욱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신화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미토스' 는 사람이 하는 얘기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비극의 소재나 회
극의 줄거리는 물론 아이소포스(이솝 우화)의 주제도 미토스다. 미토스
는 '로고스' 에 대립한다. 그것은 공상과 이성 또는 이야기하는 말과 논
증하는 말의 대림인 것이다. 로고스와 미토스는 말의 양면이며, 양자
다같이 정신생활의 기본적 기능이다, 논증으로서의 로고스는 설득을 목
표로 하며 듣는 자의 판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로고스는 올바르고 논리
에 닿을 경우는 진실이지만 뭔가 속임수가 있을 경우는 허위가 된다.
그러나 미토스는 오로지 미토스 외에 아무 목적도 없다. 믿고 안 믿고
는 사람의 자유지만, 그것이 아름답거나 사실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아
니면 그저 믿고 싶어서 믿는 것이다,
이리하여 미토스는 인간사의 비합리적인 모든 것을 그 주위에 끌어
모으는 것으로, 성질상 모든 창조적 작용에 있어 예술에 가까운 것이
다. 그래서 아마 여기에 그리스 신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있을 것
이다. 신화는 토든 정신분야에 끼여들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조
형미술이건 문학이건 그리스 문화의 어떠한 영역에도 신화는 언제나 끼
여들게 마련이다. 이처럼 그리스인에게 신화는 어떤 특정한 경계가 없
다. 그것은 어디든지 끼여들어 간다.
그리스어로 된 가장 오래 된 서사시는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다.
이것들은 넓은 의미에서의 신화로서, 인간적인 것과 초인간적인 것이
언제나 섞여 있는 것이 이 두 서사시의 특징이다. -일리아드-의 영웅들
의 조상, 때로는 그 양친에게도 한 명 내지 여러 명의 신이 있다. 아킬
레우스"는 바다의 여신 테티스의 아들이며, 또한 그의 운명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신탁에 의해서 결정되어 있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
1, (일리아드-에 나오는 주인공.
신화론 469
던 헬레네는 제우스의 딸이며,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그녀를 찾아 스
파르타에 왔을 때, 그녀로 차여금 남편과 딸을 버리게 한 것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뜻이다.
이처럼 신들이나 여신들은 두 개의 진영으로 나누어져 싸운다. 파리
스의 수호신 아폴론은 자기를 숭배하는 신관이 아카이아인'씨기 때문에
크리세이스를 빼앗긴 원한도 있고 하여 아카이아군 사이에 질병을 발생
케 한다. 포세이돈, 아테나, 아레스도 전투에 참가한다. 그리고 아킬레
우스의 공적은 물론 영웅 자신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또
한 끊임없이 그를 도와 주고 있는 신의 가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디세이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디세우스가 신들의 자손이라고
하는 것은 실로 아킬레우스의 경우처럼 명확하지는 않다. 그는 헤르메
스의 아들 아우톨리코스의 서자라는 설도 있으나 그 밖에 많은 이설이
있다. 그러나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수호신이 되어, 나중에 그가 바다
의 신 포세이돈의 노여움과 미움에서 구원을 받게 되는 것도 이 여신
덕분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 서사시의 본질은 인간의 투쟁을 웅대하게
그려 내고 신화에 의해서 그것을 우주적인 규모로 확대하는 데 있다,
그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만 취한다면 하나의 종교적인 신앙을 나타내고
있다.
제우스와 올림포스의 신들은 구체적으로 인간에 간섭한다. 그러므로
제물을 바쳐 신들을 공경하고 그 노여움을 풀게 하고 모든 수단을 다해
그들과 화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신화가 설명하는 바는 이미
이 협소한 물질세계를 초월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트로이 성벽 아
래서 1대 1의 싸움을 벌이게 되어 있는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운명은,
제우스가 저울에 달아 잴 때 한쪽 저울접시는 천상으로 달하고 또 한쪽
1)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에서는 그리스인의 총칭으로 아직 아카
이아인이 사용되고 있다.
小
470
은 명부의 암혹 속으로 몰락해 버린다.1)이러한 터무니없는 저을 이야
기를 오랜 고대의 그리스인이 진정으로 받아들였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다, 신화는 용어에 신경을 쓰는 일이 없다, 그러므로 신화는 도
저히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실재의 영상을 상징적으로 그려 내는 것이
다, 사실 신들을 그리거나 조각한 벽화나 부조들은 그것을 노래한 시인
에게 있어서도 신비로운 세계를 이해시괴기 위한 표현수단이나 계시의
형식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며,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성질의 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들을 위해서 세워진 신전 전면에는 그곳에 모신 남신
또는 여신에 관한 전설 중의 특징적인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파르테논
신전 동쪽에는 아테나 탄생의 기적이 그려져 있다. 서쪽에는 아티괴'니
영유권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포세이돈과 아테나의 모습이 보인다. 이
것들은 아테나인이 그 도시와 그들 자신에 대해서 품고 있던 감정을 전
체적으로 구상화하고 있는 것이어서 말에 대한 어떠한 분석보다도 그것
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아테나는 어머니가 없고 전능한 아
버지 제우스의 머리에서 튀어나온다. 그것은 아티카 시민이 대지에서
태어난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아테나는 언젠가 제우스와 정을 통한
'사려 (思-의 여신 메티스의 아들이다. 데메테르와 처녀 (페르세포네-
즉 대지와 번식의 여신은 조용히 기적적인 탄생의 고시 (告示)를 기다리
고 있다. 어언간 해조(海潮)에 썬기고 포세이돈이 날라다 준 소금과 해
풍이 스며든 대지 위에 아테나는 수목 중에서도 성장은 느리지만 결실
1)헥토르는 트로이 목의 대장(llu장 참조-일리아드-중에서 아킬레우스와 헥
토르가 1대 I로 싸우려 할 때 제우스는 거대한 거울로 양자의 운명을 쟀다.
-일리아드-제22권 18&247행.
아티카는 아테네를 수도로 하는 중부 그리스에서 에게 해 쪽으로 돌출해 있는
커다란 반도. 개지에서 태어나다(Autachthones) ~란 말은 고대 그리스에서는 외
지에서 이주해 온 것이 아니고. 아득한 옛날부터 같은 땅에서 계속 살고 있던
민족을 가리킨다,
신화론 471
이 풍요한 훌릉한 올리브나무를 자라게 한다. 이처럼 아테나의 신화는
이미 사람들이 그것을 믿지 않게 되어 버린 시대에도. 그리고 몇 세기
가 지난 지금도 아직 소멸되어 버리지 않는 하나의 영감으로서, 깊은
반성을 불러일으킨다.
사상의 보고(賣價)인 신화는 곧 이성과 신앙의 중간에서 고유의 생명
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그리스인의 모든 고찰은, 그리고 또
한 그들의 먼 후계자들의 일체의 고찰은 신화에서 시작되고 있다. 비극
시인은 소재를, 서정시인은 이미지를 신화에서 구하고 있는 것이다. 프
로메테우스, 오이디푸스, 오레스테스 등은 우선 전설의 주인공이었다,
아킬레우스나 오디세우스, 광란의 아이아스'리 모습은 옹기나 단지, 술
잔 등과 같은 갖가지 기물 위에 무한히 되풀이되어 그려져서 신화를 일
상생활 속에 도입하고 누구에게나 친근한 것으로 만들었다. 집에 있거
나 극장에 가거나 간에 어디에서나 신화 속의 인물의 모습이 보이고,
그것이 사람들의 뇌리에 새겨져 상상을 자극하고 도덕적인 관념을 지배
한다. 게다가 철학자도 추론이 그 한계에 부딪혔을 때 알지 못하는 것
을 풀어 내는 방법으로서 신화의 도움을 구하는 수가 있다. 이러한 신
화의 일반화, 그 힘의 해방이야말로 그리스 문화가 인간사에 가져다 준
기본적인 기여, 아마 무엇보다도 더 본질적인 기여의 하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스 신화 덕분에 '신성불가침한 것' 에 대한 공
포감은 없어지고 정신의 로든 영역에 걸친 고찰의 길이 열리고, 시는
예지가 되었던 것이다.
아이아스는 텔라몬의 아들. 그는 살라미스인을 이끌고 트로이 전쟁에 참가하
여 용감무쌍하게 싸웠으나, 아킬레우스가 죽은 후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놓고
오디세우스와 싸워 패하여 노여운 나머지 일시 발광하여 양의 무리를 자기의
원수로 알고 죽이다가 나중에 그것을 부1Z럽게 여겨 자살한다,
472
-. 신화와 그 집성
기존의 전설을 이용하거나 혹은 수집한 고대의 작가 및 학자의 노작
은 그것들이 보여 주는 놀랄 만한 다양성이나 무통일성을 은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핀다로스: 아이스킬로스" 등은
명확한 체계를 형성하는 신화에 근거를 두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며,
거기서는 신들과 영웅들이 뚜렷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서, 일정한 삽화를 포함하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
만 그러한 인상은 가장된 것이다.
이와 같은 그룻된 인상은 주로 위에 열거한 시인들-신통기-의 작가 헤
시오도스는 제외하고)이 거의 예외없이 암시적인 수법을 사용하고, 그들
이 의지하고 있는 신들의 계보나 설화를 교과서식으로 서술하고 있지
1)호메로스는 그리스 최고의 셔사시 -일리아드-와 g오디세이아-의 저자로 전해
내려오는 시인이다. 이 서사시가 씌어진 연대는 늦어도 기원전 8세기 이전으
로 생각되나, 호메로스에 대해서는 전설적인 구전 외에는 아무것도 판명되지
않고 있다.
2)호메로스보다는 역사적으로 약간 뒤에 나온 중부 그리스의 보이오티아의 교훈
적 서사시인이다. 노동의 덕과 길총의 일력을 노래한 g노동의 나날-및 신들의
계보를 천지의 성립에서부터 노래한 -신통기 (神統記-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3, B.C.522(또는 516년)-440년경. 보이오티아 출신의 그리스 최대의 서정시인. 많
은 장엄한 합창용 노래를 만들었으나, 그 중에서 올림피아 등의 경기에서의
승리를 축하하며 노래한 작품을 모은 4권만이 온전히 전해지고 있다. 그는 이
노래 속에서 수많은 신화를 승리자나 그의 가계 또는 그의 고향과의 관계에서
인용하고 있다.
4) B.C. 535-456. 아티카 엘레우시스 출신의 대비극 작가. 많은 작품 중 7편이 전
해지고 있다. 그는 깊은 종교적 입장에서 신화를 제우스의 세계 지배의 정의
실ol丸느 과긴애-껏1~11--- -' '
신화론 473
않은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다소나마 주의 깊게 분석해 본다
면, 동일한 저서에서는 그렇지 않다 할지라도, 많은 저서들을 비교해
보면 곧 상이점이나 모순점을 발견하게 된다. 동일성은 단순히 인위
적 부차적인 것에 의해 도입되는 데 불과하다. 철학이나 신학 또는 과
학의 체계처럼 신화는 하나의 계통이 세워진 전체로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식물처럼 마음대로 싹을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들
의 과와 종 또는 변종 같은 것을 감별하는 것이 신화학자가 할 일이다.
신들 중에서도 가장 위대한 제우스의 출생이라고 하는 극히 근본적인
점에 있어서까지도 다양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설에 의하면 그의 출생지는 크레타 섬의 이데 산으로 되어 있다. 그러
나 크레타 섬 안에서 딕테 산도 같은 명예를 요구하고 있으며, 또한 펠
로폰네소스 남부에서는 아직도 메세네 가까이에 클레프시드라라고 부르
는 섬이 있는데 제우스는 그 섬에서 탄생한 것으로 되어 있다.
신의 출생지가 여러 곳으로 알려짐에 따라 전설도 여러 가지가 있는
데, 그것들 사이의 모순은 크레타 섬에 제우스, 즉 이데의 신, 또는 딕
테의 신과 이토메'리 메세니아의 제우스를 동일시하려 할 때부터 느끼
게 된다. 모순은 신화가 전 그리스적인 것이 될 때 비로소 그 내부에
존재한다. 그런데 이러한 그리스 신화의 구성은 결코 원시적인 것이 아
니라 이미 신화에 대한 고찰의 결과인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보다 더 해결하기 곤란한 일에 부딪힌다. 그것은 전설
이 사회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상이한 여러 시대와 상태에서 발전했기
때문이다, 아트레우스 가의 계보는 미케네'비 영주, 티린스'리 영주, 아
1)메세니아 중심에 있는 바위산. 이 지방 주민의 활동의 중심지였다.
2)펠로폰네소스 동부에 있는 아르골리스 평야에 있는 옛 도시. 신화에서는 트로
이 원정의 총수인 아가멤논-그는 아트레우스 가에 속한다-의 성이며,
B.C. 15-12세기 사이에는 선사 그리스 문화의 중심지였다.
3)미케네 시의 해변 방벽이 된 아르골리스 평원으로 돌기한 작은 고지. 여기에
474
르고스'리 영주 등에 대해서 운운하고 있지만, 때로는 이들 왕국을 구별
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티린스나 미케네의 응성기가 아르고
스의 것과 동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의문은 저절로 풀린다.
나라의 '왕'을 운운하는 미케네의 지방적 전설은 주권이 이미 미궤네
를 떠나서 아르고스에 있던 시대에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된다. 말하
는 자는 필요한 대로 장소를 변경하지만 지방색이 강한 일부 요소는 여
전히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것이 흔란의 근원이 된다, 테살리아-
의 일련의 전설은 펠로폰네소스에도 동형의 전설을 갖고 있는데, 여기
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아폴론의 사랑을 받아 의약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의 어머니가 된 코로니스는 보통 테살리아의 플레기아스
의 딸로 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플레기아스는 사실은 펠로폰네소
스의 에피다로스" 사람이라고도 일컬어져, 에퍼다로스에도 아스클레피
오스의 신앙이 성행했다고 하는 것이 이것으로 증명된다 하겠다. 이와
같은 이설은 실은 동일한 민족이 테살리아에서 에피다로스에 이르는 지
역을 점령하고 있던 시대 -흑은 테살리아에서 펠론폰네소스에 이주했
던 시대라고도 하는데, 어느 쪽 가정에 의해서도 사실은 증명된다-
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후 이 민족은 잇따른침입자에 의해 압
도되써 그들이 동일민족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옛
날의 일체성은 공통의 전설과 공통의 지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되
어 버리고 말았다.-에퍼다로스의 플레기아스와 테살리아의 플레기아스
서도 선사 그리스 시대의 장려한 유적과 성지가 발견되고 있으며, 그리스 신
화 중에서도 유명하파.
1)역사시대의 아르골리스 지방의 수도. 역시 선사시대의 유적이 있다,
2)그리스 최북부의 평원지대. 이 땅의 남동부도 또한 그리스 신화의 중심지로
되어 있다.
3)펠로폰네上士 동북부 반도에 있는 의약의 신 아스플레끽오스의 신전이 있었던
굿이 다.
4) B.C. 15-틴세기경에 그리스에서 미케네 문화라고 칭하는 동일 문화가 펼쳐져
신화론 475
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쪽은 테살리아의 도시 이름이요, 다른 한쪽
은 아르고스의 성산(輸出)의 이름으로서 두 개의 라리사I)라고 하는 지명
이 있다.
이와 같은 신화는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역사적 , 민족적 조건과 더불
어 발달하는 것이어서 때로 신화라고 하는 것이 없었다면 잊혀졌을지도
모를 상황의 뜻하지 않은 증거나 흔적을 보여 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것은 귀중한 연구 수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벌써
100년 내지 200년 전에 단순하게 믿었던 바와 같이 신화를 '모든' 역사
의 왜곡이라는 따위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신화를 연구하여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와 환경을 신화로 하여금 설명하게 하고 있는 것
이다. 근대의 신화학자들은 옛 선인들에 비해 희소하지만 시사에 넘치
는 이 설에 더한층 주의 깊게 눈을 돌리고 지나치게 완전한 형태를 갖
춘 신화를 경계한다. 엄밀한 구성은 바로 후대인의 손질이 첨가되어 있
다는 것을 폭로하기 때문이다.
신화에 대한 연구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시작되어 왔기 때문에 대부분
의 경우 우리가 책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오랜 기간에 걸친 발전의 결과
에 불과한 것이다, 신화의 고전절 자료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대체로 그
러한 것이다. 이미 기원전 6세기 말경에 밀레토스인 헤카타이오스n는 -
있어, 이 무렵엔 테살리아에서 펠로폰네소스까지 동일한 그리스 민족이 점유
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기원전 12세기경부터 북방에서 드리스
인 등 새로운 그리스 민족이 이민족과 함께 남하하여 중부와 남부에 침입했기
때문에 미케네 문라는 파괴되고 그리스는 중세시대에 접어들었다.
1)이 이름은 본래 과리스 선사시대에 살던 민족의 지명으로, 이 두 곳뿐만 아니
라 에게 해역 전체에 걸쳐서 많은 라리사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테살리아의 수도 라리사와 아르고스의 아크로폴리스의 라리사이다.
2)소아시아 지방 이오니아의 수도 밀레토스 시의 역사와 지리지 (地理誌)의 연구
자. B.C. 약 500년 전후의 사람. 신화와 전설 속의 모든 왕가의 계보를 정리하
고 또 세계의 지리지를 쌨다.
476
권의 -계보(系譜-를 썼다. 그것은 단편적인 것밖에는 전해지지 않고 있
지만 그 설은 후계자들의 저작에 계승되어 있다. 그것은 최고의 역사가
인 아르고스의 아쿠실라오스: 아테네의 페리키데스2)등의 이론의 근거
가 되어 있으며 이들 역사가는 여러 가지 전설을 수집하여 이것을 그리
스사의 '제1장' 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의심할 여지도 없이 페리키데스
는 아티카의 기원에 대한 신화를 조사하여 이 지방의 전통적인 왕의 리
스트를 작성한 최초의 사람이다. 이 리스트 속에는 에리크토니오스-또
는 그 별신인 에레크테우스"와 같은 전설에 나오는 대지의 주신과 역사
적으로 존재했다고 생각되는 인물이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자기 나라에 구전되는 전설을 조사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과 아
르고스 지방의 전설을 조화시키려고 부심했던 것 같다. 아르고스 지방
의 전설은 그 무렵 벌써 그리스의 중세를 아는 데에는 불가결한 근본
자료가 되었던 것이다.5)이 점에 있어서 페리키데스는 후일 지극히 중
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 미틸레네의 헬라니코스6)라는 저자의 선구자가
1)혜시오도스의 -신통기-를 산문으로 고치면서 그 계보를 정정한 -계보-를 저술
했으며 페르시아 전쟁(B.C. 약 500次) 이전의 사람이라는 것 외엔 알려져 있지
않다.
2)신화적 계보학상의 대저작인 -역사-의 저자.
3)아티카의 전설적 영웅.
4)아테네의 전설적 왕. 아마도 에리크토니오스와 동일인이었던 것 같으며, 양자
는 흔히 흔돈되고 있다. 에레크테우스도 여신 아테나의 손에서 자라났다.
5)아르고스가 있었던 평원지대는 그리스의 선사시대, 즉 그리스의 영웅 전설시
대의 중심지이며 신화가 집증된 곳이다.
6)헬라니코스는 소아시아에 가까운 레스포스 섬의 수도 미틸레네 출신의 역사
가. 그 생애는 B.C.s세기의 대부분에 걸쳐 있다. 신화, 전설 및 많은 도시에
관한 역사상의 저작이 있으며, 또한 그의 아르고스에 있는 헤라 여신의 대신
전의 여신판 리스트와 그 연대 및 스파르타의 카르네이아계 숭리자 리스트는
연대학상 중요하다.
신화론 477
되었다, 헬라니코스도 또한 아르고스의 연대기의 연구에 몰두한 사람으
로 아르고스의 주신인 여신 헤라의 여신관(文理會)들의 연대 결정에 대
한 그의 저작은 주전되는 중요한 종교적인 전설을 수집한 것이지만 불
행히도 그 대부분은 없어지고 말았다. 로마 시의 이름을 최초로 기록한
명예도 헬라니코스에게 주어져 있지만, 그는 로마를 트로이의 승리자들
이 '귀환' I)한 후 그리스인들의 세력 팽창으로 건설된 그리스 식민시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기원전 8세기에서 5세기 말에 나타난 이들 연구
와 수집의 근본적인 경향은 역사상 및 전설상 사건의 '연대' 를 결정하
려는 요구였다. 역사와 전설이라는 이 두 부문의 구별은 어떤 의미에서
는 순전히 근대적인 구별이 된다. 더구나 전설은 역사의 한 해석에 불
과하다는 설도 있을 수 있어, 쉽게 양자의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기준
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그것은 아주 구별이 애매하지만,
이 구별은 그 당시에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건의 분
류도 주로 가정적인 분류에 그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트로이 함
락이라든지 올림피아 경기의 창시 등과 같이-시대가 판명되어 있는 것
과 가정된 여러 가지 사건과의 시대적 관련을 결정하는 일인 것이다.
'세대' 3)라고 하는 개념의 틀은 가장 널리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서 사람
들은 사건이나 인물을 이 틀 속에 끼워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여러 가지 곤란한 일들이 생기는데, 특히 상한 것은 헤라클레
1)트로이 멸망 후, 그곳을 공격한 그리스의 여러 장군이 본국으로 귀환하는 길
에서의 모험과 귀국 후의 운명에 관해서는 많은 전설이 있었다. (오디세이아-
는 그 중의 하나를 노래한 것이라 하겠다.
2)트로이 함락은 전승에 의하면 B.C. 12세기, 올림피아 경기의 창시는 B.C. n6년
으로 되어 있다.
3)그리스인은 인물의 연대를 그 사람의 가장 한창인 해-대체로 40세-로
나타내고 또한 신화나 전설 속의 영웅들을 세대에 의해 구분하며, 동일 세대
의 사람들이 동일한 전설 속에 나오도록 하고 있다. 그리스의 영웅 전설시대
는 이에 의하면 약 5대 정도밖에는 없다.
478
스'비 모험으로, 그것은 마치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세계에서 행해지는
것이지만(전설에 혜라클레스와 다른 중요한 영웅들과의 해후라는 것은 나오지
않는다) 이 시기 결정은 특히 미묘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 까닭은
전설이 혜라클레스의 아이들의 이름을 듣고 그 아이들이 테세우스fl의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집단적인 대사업에 참가하고 있다든지 하는 사
실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테세우스와 아르골리
스의 위대한 영웅(헤라클레스)은 서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리한 그리스인은 이 대답에 조금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테세우스가 활약한 것은 헤라클레스가 기디아에서 옴
팔레의 노예"로 있었던 무렴의 일이며, 반대로 헤라클레스의 만년에 해
당하는 시대에 테세우스는 명부에서 플루톤에게 잡혀 있었다.
이와 같이 전설적인 '전기' 속에는 필요한 일화가 나오게 마련이다.
이러한 일화는 물론 원시적인 것일 수가 없으며, 그것은 필요한 연대의
일치를 죄하기 위해서 끼워 넣은 것이다, 때로는 인물이 그렇게도 오랫
동안 살아 있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 동형의 인물의 세대 전체를 일화로 보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도
있다. 트로이에서 싸웠던 아카이아인의 한 사람인 네스토르"비 나이가
고령이라고 하는 것은 그가 헤라클레스 전설 속에 단역으로 나온다는
사실에 의해서만 설명할 수 있다. 혜라클레스가 메세니아의 필로스에서
넬레우스" 및 그 아들들과 싸을 때 어린아이였던 네스토르가 아카이아
1)이 책의 제17장 참조.
2)이 책의 제18장 참조.
3)헤라를레스는 살인죄를 범했기 때문에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의 신탁에 의
해 1년간 아시아에 있는 리디아의 여왕 옴팔레의 노예가 되어 여자들이 하는
일을 하고, 여왕은 그의 사자 가죽옷을 입고 몽등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4)네스토르는 트로이 전쟁 때에는 1인이 3대를 산 노왕으로 출정하고 있다.
5)펠로폰네소스의 서남 해안에 있는 필로스의 왕. 혜라클레스가 살인죄를 범한
후 왕에게 그 더러옴을 썬을 것을 첫핸읖 때 깃절닷理71렐므-
신화론 479
인의 트로이 원정 때도 생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하여 그는 3세대
에 걸쳐 생존한 인물로. 현명하고 또한 회의석상에서는 모든 사람의 존
경을 받는 백발의 노인이 되어 전설적인 풍모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
점에서 말하면 연대학은 창조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여기
서 하나의 일화를 포착할 수가 있다.
고전의 시대가 시작될 무렵에 전설의 큼직한 분류는 이미 고정되어
있었고, 그때까지 남아 있던 모순은 그대로 후대에 남게 되었다. 전설
적인 시대의 '역사'는 이미 결정적이어서 사람들은 그저 그걸 좀더 잘
알려고 노력할 따름이다. 기원전 3세기 이래 이른바 '집성' 이 나타나고
때로는 잘못 요약된 것이 원저자의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러한 전설집의 대부븐이 일정한 형의 전설만을 모아
놓고 있다. 가령 -레네의 에라토스테네스I)는 기원전 3세기 후반에 -별
에의 변신-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 책에는 주인공이나 여주인공이 결국
은 별자리가 되었다는 갖가지 설화가 수집되어 있었다.
이러한 노작은 고대를 통해서 계속되었으며 연애담인 -제요(提要-베
르길리우스와 동시대인 니카이아의 파르테니오스'비 것이 전해지고 있다) 라든
지 -변신담(變身認-같은 것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스의 니칸로스는 기원전 2세기에 책을 쓴 사람인데: 이것이 직
제외하고 왕의 모든 아들들을 왕과 함께 죽였다.
1) Be 3세기 중엽--2세기 초엽. 아프리카 키레네 출신의 수학자며 지리학자. 그
밖에도 시를 쓰고 철학 , 역사 문학사 관계의 저작도 있다.
2) BC 1세기경 에레게이아의 시인. 그의 시는 없어졌지만, 산문으로 쐬어진 시
인이나 역사가들의 글을 모은 연애담집이 남아 있다.
3)'변신담(Metnarphoses) '이란 신화, 전설 중에서 어떤 이유로 주인공이 별 , 나
무 , 들 또는 새나 짐승 등과 같은 것으로 변한 얘기를 말한다. 뒤에 나온 오
비디우스의 것은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그리스 신화 전채를 다루고 있다.
4)소아시아의 코로본 시 출신으로 현존하는 작품은 없지만 그의 변신담은 유명
하다.
480
접 교본이 되어 오비디우스"는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변신담>>이라는 제
목으로 긴 시편을 발표했다.
그러나 때로 신화 서지가(書恣時들은 한층 더 야심적인 의도를 품고
어떤 이들은 전통적인 전설의 전체를 포괄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종
류의 시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폴로도로스'리 -비블리오테케
(sibliotheke)~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저작이다. 아폴로도로스는 기
원전 2세기경 아테네의 문법학자요 문헌학자로, 고대 시인들의 주해 -註
解)에 헌신했던 사람이다. 그의 저작으로 전해지고 있는 -비블리오테
케>>는 그 자신의 저작이 아니라 1세기경의 것을 요약한 것으로 생각되
고 있는데, 그 속에는 우주와 신들의 창조로부터 시작하여 세대를 따라
전설의 최후의 시기, 즉 트로이의 함락 이후의 신화를 계통적으로 정리
했다. 이렇게 되면 신화는 향유를 바른 사체, 즉 살아 있는 원천에서
전달된 박식을 위한 단순한 재료에 불과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인위적인
생명 없는 통일성을 가져오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정통적인 집대성
티에 우리는 별개의 자료로 위의 것과는 완전히 대립되는 근대적인 사
고방식으로 기획된 노작을 찾아볼 수가 있다. 우리에게 가장 귀중한 것
은 파우사니아스의 -그리스 안내기-이다. 거기에는 극히 풍부한 지방적
전설이 보존되어 있으나 이것들은 종합적인 저작에서는 배제되어 있는
것으로서, 전기한 이전(異傳-민간전승(民間傳承) 속에 살아 있는 이전
을 이루고 있다. 불행하게도 현존하는 파우사니아스의 저작은 그리스
전역에 걸친 것이 아니므로 약간의 지방에 관해선 분명하지 않은 점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그 점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은 시의 주석
1) B.C 3-AD. 18로마의 시인, 많은 시를 썼지만, 그 중에서도 (변신담-은 유명하
다. 그는 그리스 전설을 담시풍으로 재미있고 우스왐스럽게 노래하고 있다.
2)아폴로도로스(ApollodIs)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비블리오테케-는 그의 말대로
그의 저작은 아니지만 현존하는 고대 신화에 관한 저작으로 가장 완전한 것으
로 평가된다.
신화론 481
자高業者)들이 수집된 고대의 편찬자가 고전 작품에 붙인 주(註-스콜
리아(scholia)>>속에 포함되어 있는 단편적인 지시 덕분이다.
이러한 끈기를 필요로 하는 학구적인 작업은 특히 호메로스의 시에
행해졌으며, 이교 세계가 끝난 뒤에도 계속되었다. 12세기 비잔틴의 학
자 요하네스 및 이삭의 체제스 형제"는 때로 고대로 거슬러올라가는 사
실의 보고를 제공해 주고 있다.
총체적으로 말해서 이러한 것들이 그리스 신화인 것이다. 지극히 복
잡한 기원을 가진 것, 인위적으로 종합되어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여러 단편, 학자나 작가나 시인의 오랜 세윌에 걸친 노작을 멋대로 덧
붙이고 깎아 놓은 것이기는 하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원시적인 민간 사
상이나 민간 신앙에서 생겨난 것 등이 뚜렷이 구분된다. 거기서는 학문
적인 것과 자연 발생적인 것, 살아 있는 것과 인공적인 것이 밀접하게
얽혀 있다. 그 분석을 꾀한 것은 근대 과학의 커다란 명예이며,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닐지라도 그것은 인간 정신의 본질적인 하나의 사고방식
에 진정한 의의와 능력을 부여해 주고 있다.
여기서 '고전적'인 신화, 즉 형성과 발전의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닌,
고정된 정통적인 형태의 그리스 신화를 생각해 보면, 거기에 포함되어
있는 갖가지 신화가 규모나 형태로 볼 때 저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가 있다. 어떤 것은 세계의 형성이나 '신들의 탄생'에 관한 얘기인데,
가장 은밀한 의미에서 신화라는 말은 이런 얘기들에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때에 따라서는 그것들을 '신들의 탄생에 관한 신화'
또는 '우주 생성 신화' 라고 한다. 그 얘기들은 헤시오도스가 수집하긴
했지만, 이것들은 물론 헤시오도스 훨씬 이전의 것들이며, 어떤 것은
1) 12세기 비잔틴의 학자. 방대한 주역, 고증적 연구, 문학사에 관한 저작이 있으
나 아주 부정확하고 무칠미하다. 하지만 그 속에는 그 저작이 없었다면 전해
지지 못했을 귀중한 자료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482
순수한 그리스적인 것이고, 어떤 것은 동양의 종교 또는 선사(先史) 그
리스적인 종교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들을 원시적
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많은 경우, 그것은 극히 발
달한 관념의 소산으로 신관계급에서 형성되어 점차로 철학적인 요소가
주어져서 마침내 분명한 상징적 형태를 띠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이들 신화는 고전시대가 한창 응성할 때도 또한 그 후까지
도 계속 생명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종교적 신앙의
지주가 되었으며, 마침내는 우리도 알고 있듯이 체계적인 종교도 그 신
비스런 궤적 속에 이것들을 따 넣게 되었다.
본래의 의미에 있어서의 신화와 나란히, 신들과 영웅을 주인공으로
하는 '전설권' 이 있다. 이것들은 일련의 일화나 신화들로 되어 있으며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언제나 같은 인물이라는 데서 겨우 통일성
을 유지하고 있다. 본래의 신화와는 달리 이들 설화에는 아무런 우주적
인 의미도 포함되꺼 있지 않다. 헤라클레스가 어깨로 하늘을 떠받친다
고 할 때, 그것은 오직 그의 육체적인 힘을 증명하고 있을 뿐으로. 하
늘도 우주도 그 때문에 뭔가 특별한 낙인을 받는 일은 없다.
이들 얘기의 주인공이 신이건(헤르메스나 아프로디테, 아니 제우스라 할
지라도) 반신적 (半神的) 인간이건 어느 쪽이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신에 관한 어떠한 전설도 오직 주인공이 신이라는 것만으로는 신학적
인 규모를 갖지 못한다. 헤르메스가 소를 훔쳐 가지고는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土꼬리를 끌고 간다. 이것은 널리 알려진 민담일 뿐, 하등
의 특별한 종교적 의의를 제시하지 못한다.
이러한 전설권의 근본적 성격은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토막토막 잘라
져 있다는 것이다. 전설권이 결코 완성된 형태로 생겨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장기간에 걸친 발전의 산물이어서 본래는 독립체였던 여러 가지
일화가 어떻게 가지런히 놓여져 하나로 마무리지어진 것일 뿐이다. 예
를 들면 헤라클레스의 모험담 같은 것이 그런 것이혀, 그 개개의 이야
기는 오랫동안 서로 아무 연관성도 없었다. 그의 이른바 개사업'의 하
신화론 483
나하나는 일정한 장소나 성지와 결부되어 있다. 그 사업을 최초로 성취
한 자가 언제나 헤라클레스였다는 것도 화실하지 않다. 헤라클레스가
자기 이전에 있었던 일화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메가라 왕을 위해 알카토의까 퇴치한 사자는 테스피오스
왕을 위해 헤라클레스가 퇴치한 키타이론의 사자와 이상할 정도로 똑같
다. 헤라클레스 전설 가운데 가장 새로운 서방 세력의 확장에 관해선
그 과정이 명백하다. 그리스 여행자는 물론이고, 로마의 여행자도 이탈
리아, 갈리아, 나아가서는 독일 경계 지방에서까지 헤라클레스와 마주
친 일이 있다지만, 이와 같은 그 나라 신과의 동화현상은, 처음에는 무
관한 것이었던 요소를 전설권 속으로 끌어넣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리
스의 헤라클레스 자신도 셈족의 길가메시(Giilgamesh) ,멜과르트
-등과 같이 오늘날에는 거의 잊혀지고 있는 신들과 비슷한 성
격을 갖고 있다.
전설적인 설화의 제3의 형은 때로는 '민담편' 이라는 명칭으로 표시된
다. 전설권과 같이 그것은 일정한 장소의 것이어서 이것들도 또한 우주
적 . 상징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지 않지만, 전설권이 한 사람의 인물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데 반해서, 민담편은 순전히 문학적으로 통일되어
있고, 줄거리가 단일하다는 점에 의해 규정된다.
따라서 트로이 전쟁은 헬레네를 중심으로 하는 전설권도 아니고, 아
킬레우스를 중심으로 하는 전설권도 아니며, 또한 프리아모스'니 아들
들을 다 중심으로 하는 전설권도 아니다. 그것은 복잡한 삽화나 다양한
인물을 포함하는 장기간에 걸친 사건의 이야기인 것이다.
1)팰로푸스와 히포다메이아의 아들. 키타이론 산에 살며 메가라 왕의 아들을 죽
인 사자를 퇴치하였다.
2)셈족의 영응 전설 가운데 나오는 인물. 길가메시를 중심으로 한 유명한 서사
시가 있다.
3)페니키아의 신. 전쟁에서의 숭리자 , 항해자로서 묘사되어 있다.
4)트로이의 왕. 핵토르와 파리스 등의 아버지.
484
-일리아드)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호메로스의 시는 그 중의 근소
한 일부, 즉 아킬레우스의 노여움을 중심으로 한 부분을 전개하고 있는
데 불과한 것이다. 그 밖의 부분은 10년간에 걸친 포위, 아시아 여러
도시의 약탈, 제1차 원정의 실패, 아시아에의 불운한 상륙, 새로을 원
정, 출범을 방해한 무풍, 처녀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 신들의 마
음을 풀지 않으면 안 되었던 일, 헥토르의 죽음, 아킬레우스의 죽음,
파리스의 죽음, 그 뒤를 이은 트로이의 함락, 예언과 예언자의 싸움 등
등 이것들은 모두 그저 암시되어 있는 데 불과하다. 이것들은 문학의
장르 속에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것들이다. 또 이들 삽화가 따로따
로 개별적인 음창가(吟唱歌)의 대상이 되었는지 어떤지도 명확하게는
알 수 없다. '트로이 전쟁'은 하나의 자유 주제며, 그것에는 모든 임의
로운 연장 또는 속편이 계속 첨가되어 온 것이다. 그것은 전설과 문학
적 창조의 중간에 위치한다. 하지만 전설적인 민담편과 소설가나 시인
이 만들어 낸 이야기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헬레네의 연애
사건은 그것이 실제로 있었던 일로 믿어진 시대가 있었지만, 소설의 주
인공은 결코 신앙의 대상이 된 적은 없다. 그런데 헬레네는 격하된 신,
아마도 펠로폰네소스에 앞서 거주했던 민족의 종교와 결부된 달의 여신
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헬레네의 무덤' 이라는 것도 실제로 존
재하고 있어서 후대에 알렉산드로스는 '아킬레우스의 무덤' 에서 제의
保儀)를 거행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리스인의 눈에는, .시인의 공상
이 아무리 그것을 문학적으로 장식한다 할지라도 이것은 모두 역사로
보였던 것이다.
전설적 민담편의 주인공은 모든 공상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하더라
도, 또한 그것을 소재로 한 작품이 아무리 천재적인 위대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그 주인공은 결코 공상의 산물과 같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더욱 분석을 진행시켜 나가면 다음에 우리가 대하는 것은 완
결된 전설이 아니라 단순히 어떤 사상을 중심으로 하는 설화, 말하자면
연기(쁩꾼 설화적인 일화이다. 즉 다시 말하면 현존에 존재하는 그 무
신화론 485
엇인가의 뜻밖의 사정, 이상한 종교적 제사의식이나 관습, 기괴한 바위
의 형태, 고유명사의 외형 등을 설명하기 위한 일화에 지나지 않는다.
가령 키프로스 섬에 있는 신전에는 몸을 앞으로 구부린 여자의 상이 있
었는데, 이것은 어떤 잊혀진 제사의식을 나타내는 것, 생식에 관계 있
던 어떤 공감적 마법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의 이상한 자세
를 설명할 것 같으면 그것은 젊은 아가씨의 화석이다. 그 아가씨는 호
기심에 못 견며 창에서 바깥을 내다보다가 신들의 습격을 당한 것이라
는 따위의 얘기가 전해지고, 그것을 주제로 연애설화가 만들어지게 되
었다,
이것이 아낙사레테의 전설이다. 그녀는 자신의 무정한 태도로 말미
암아 연인이 죽었는데도,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연인의 장
례행렬이 지나가는 것을 창에서 바라보아 주겠다는 정도로밖에는 생각
하지 않았다고 한다. 독살스러운 마음을 가진 아낙사레테는 마침내 석
상이 되어, 불멸의 몸이 된 그녀의 화석은 아프로디테의 신전에 놓이
게 되었다.
지명에 대해서도 같은 설화가 많은데, 그것은 멋대로 한 어원적 고찰
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민중의 풍부한 상상력은
갖가지 생각을 다 짜내고 있다, 하천의 명칭이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은
지리학자들이 잘 알고 있는 터이지만, 모든 하천은 그 유역의 주인에
따라서 몇 개의 호칭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풍부한 화제를 제공하고
있다. 별자리의 모양, 유성의 궤도 같은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이 경우엔 별로 변신한 인물이 생시에 일어났던 사건에서 유래하는 사
랑과 미움의 주제가 된다.
그러므로 신화는 몇 개의 범주로 분류할 수가 있고 그것에 의해서 분
석도 용이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에 속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아주 한계가 분명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 생성 신화가 전설
또는 민담편으로 격하되는 수가 있으며, 연기설 (緣起設)도 아주 용이하
게 위의 어느 것으로 끼여드는 수가 있다. 대상이 살아 있는 물건일 경
486
우 언제나 그렇듯이, 해부학적인 분석에 사로잡혀 신화의 궁극적인 모
습이 갈기갈기 찢겨진 몸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
를 거듭하고 있는 유기체 속에서만 발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3. 올림포스의 신
제우스가 일으킨 천상의 혁명은 크로노스의 아들들을 권력의 자리에
앉혔는데, 그 새로운 우두머리인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막내아들이었다.
크로노스의 자녀로는 최초에 탄생한 세 명의 여자, 혜스티아, 데메테
르, 헤라와 다음에 탄생한 세 명의 남자인 하이데스, 포세이돈, 제우스
가 있었다.
그들은 시초부터 각자의 운명에 의해 정해진 고유한 속성과 영역을
가지고 있었다. 세 명의 여신 중 헤스티아는 부엌의 신이었다. 인간의
주택에 있어서 부뚜막이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이 여신은 올림포스에서
부동의 자리를 점유하고 제우스로부터 영원한 처녀성이 허용되었다. 그
동생 데메테르는 경작되는 토지를 지배한다. 이것은 가이아와는 다른
여신이다. 가이아는 근원적인 어머니로서 그 가슴속에는 평탄한 토지도
있고, 산이나 사막도 있다. 데메테르도 다산(多産)의 어머勺이기는 하
나, 이 여신은 특히 밀에 관한 신화와 결부되어 있으며, 그 신앙은 주
로 밀이 생육되는 비옥한 평야에서 볼 수 있다. 헤라는 제우스의 정실
(王室)로서 결혼을 관장한다. 매년 이 두 사람의 결흔을 기념하는 축제
가 행해진다. 여신의 상(像)은 꽃다운 신부의 의상으로 장식하여 이를
매고 행렬을 지어 시가를 누비며 첫날밤의 침상이 설치된 신역(神-에
봉납된다. 이와 같이 하여 이 부부 신의 생식력이, 또한 그것을 통하여
모든 자연의 번식력이 새로이 소생하게 된다.
신화론 487
구적인 결정에 의하여 그들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라, 추첨의 결과라고
전해진다. 티탄들에 대한 승리 후에, 세 형제는 그와 같이 세계의 세
영역을 분담하였다는 것이다.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
이데스는 지하와 사자(使者)의 나라를 획득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그 이전에 티탄들과 전쟁을 하고 있을 동안에, 키클로프스로부터 그들
의 미래의 직분과 관계되는 무기를 각각 받았다. 즉 제우스는 천등을,
하이데스는 그것을 쓰면 자태가 보이지 않게 된다는 투구(죽음의 상징)
를, 포세이돈은 삼지창-어부가 생선을 찍는 데 사용하는 것 같은
것으로서, 포세이돈은 그것을 가지고 대지와 바다를 진동시켰다-을
받았던 것이다. 이 전설에는 역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는 야심에 기인
한 서술과 본래의 서술이 결합되어 있고, 후자는 명백히 연대적인 서술
과 모순되지만, 그런 것은 별로 문제시되고 있지 않은데, 예컨대 헤라
클레스가 탄생하기 전에 행해진 거인 전쟁에 이 영웅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크로노스의 자녀인, 이상 여섯 명의, 최초의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다른 새로운 신들이 가입하여 대신小術)의 '의회' 가 구성된다. 새로운
신들의 대부분은 제우스의 아들이나 딸들이다. 그 때문에 제우스는 종
종 신들의 아버지' 라고 불린다. 후대의 전설, 특히 에트루리아인의 영
향을 받은, 로마에서 발전한, 전설에서는 열두 명의 신의 이름이 나오
는데, 열둘은 티탄파 티타니스를 합한 수와 같다, 그 명부는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천하였을 것이다. 제우스로부터 탄생한 신
으로서, 고전 시대의 올림포스의 신들의 '제2세대' 는 아프로디테, 아폴
론, 아르테미스, 헤파이스토스, 아테나, 아레스, .헤르메스 및 디오니소
스이다. 여기에 크로노스의 자녀 여섯을 더하면 전부 14명이 된다. 이
들 중에서 디오니소스는 호메로스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올림포
스의 신참자(新參者)인 것이다. 이쨌든 올림포스의 신을 전부 12項으로
하려면 하이데스와 포세이돈을 럴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영역
은 천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디오니소스가 참가하기 이전에는 아마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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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스만이 올림포스로부터 제외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인 (公認)된 대
신(大神)의 명부에 끼치 않는 신들은 그 밖에도 여럿이 있다, 당연한 일
이지만, 페르세포네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녀는 데메테르와 제우스의
딸인데, 하이데스의 아내로서 남편에 의하여 명계(冥界)에 구류되어 있
기 때문이다. 또 포세이돈의 아내로서 네레우스와 도리스의 딸인 암피
트리테도 들어가지 않고, 다음에 열거하는 제우스의 다른 많은 자녀들
도 물론 제외되고 있다. 신들의 청춘을 상징하는 헤베, 출산의 수호신
에일레이티아, 계절을 지배하는 호라이, 때(시간) , 이해(利害)를 떠난
모든 정신적 활동을 관리하는 무사이, 매년 자연의 부활을 수호하는,
삶의 기쁨을 의인화한 카리테스, 우아의 여신 등이 그것이다. 이들 신
은 모두 대신들의 종자(後者)에 불과하고 시녀처럼 유력한 신들을 받들
고 있는데, 그들과 같은 특권을 향유하고 있지는 않다.
새로운 올림포스의 신들의 성격은 그들의 연장자들의 그것과 같이 명
확히 규정되어 있다. 아폴론은 예언, 병의 치료(또는 반대로 그 만연-
음악 등을 관장한다. 그는 무사이의 합창을 지휘하고 황금의 현금을 탄
다. 그러한 여러 직분의 배후에는 마술적인 '노래'의 힘이 잠재하고 있
기 때문에, 이것이 아폴론의 다양한 개성의 근거가 될 것이다. 그는 종
종 태양신이라고 생각되고 있으나, 이 생각은 물론 그의 속성(屬性)이
나, 그 제식(資式)에 있어서의 약간의 칭호에 어느 정도의 근거를 갖고
있으나. 태양신으로서의 성격은 그에게 있어서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
확실히 그는 그의 어머니 레토에 의하여 직접 '성진적(星原的-성격의
티탄, 코이오스 및 포이베에 연결되어 있기는 하나, 앞에서도 말한 바
와 같이, 태양은 그리스 신화에 있어서는 명확한 존재를 가진 신이다.
이 신은 고유한 전설을 가지고, 최후까지 티탄이라고 불리었다. 그는
히페리온의 아들이라고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티탄이라는 칭
호는 아폴론에게는 절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아폴론은 올림포스의 신들
중의 한 사람이요, 티탄에 비하여 쵤씬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다.
레토가 델로스 섬에서 아폴론을 낳았을 때, 마침 그때는 그 달의 이
신화론 489
레째되는 날이었으므로, 신(神)인 백조(白鳥) 한 떼가 일곱 번 그 섬의
주위를 날아다녔다, 그리고 백조들은 아폴론을 대양 한구석에 있는 그
들의 섬으로, 영원히 맑게 갠 하늘 밑에 사는 북극인'끼 있는 곳으로 데
리고 갔다. 아폴론은 주민의 숭배를 받고, 그곳에 1년 동안 체류한 후
에 성하(盛夏)에 축제와 노래의 영접을 받으면서 그리스로 돌아왔다. 그
후 매년 델포이에서는 이 신의 귀환을 축하하는 축제가 베풀어졌다. 아
폴론이 그리스로 돌아와서 정착한 것은 델포이였다. 그는 우선 피톤
(Python)이라고 하는 용-륵을 화살로 公아 퇴치하기로 하였다. 이 용은
산중에서 살면서 옛 테미스의 신탁소를 지키고 있었는데, 그 지방을 방
약무인격으로 유린하고 있었다.
이 용을 퇴치한 아폴론은 그 기념으로 경기를 창설하고, 이를 피티아
제 (資)라고 명령하였다. 그는 또 테미스의 신탁소를 자기의 소유로 하
고, 델포이의 신역에 신성한 삼각대를 설치하였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아폴론의 회담을 고하는 임무를 띤 여신관(女神官)이 앉아 있던 삼각대
이다.
아폴론의 누이동생인 아르테미스는, 말하자면 아폴론을 여성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오빠처럼 활과 화살을 휴대하고, 그것으로
여성들, 특히 산욕(運轉)에 있는 여성들에게 갑작스런 죽음을 주었다,
아르테미스는 영구히 처녀로 머물렀다. 그녀는 사냥으로 나날을 보내고
개를 데리고 산중을 헤매었다. 아폴론이 태양신의 성격을 구비하고 있
는 것처럼, 아르테미스도 이미 옛날로부터 달의 신과 동일시되어 왔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셀레네의 자태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
다. 그녀는 하나의 천체를 상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야수의 여왕' 이
기도 하며, 숲 속에 있는 짐숭의 번식을 관장하는 신비스런 힘을 구비
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그녀의 일면 중 최초는 확실히 크레타 섬
1)그리스 전설 중 북극에 살면서 평화와 행복 속에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
되는 민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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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여신(大文神-떼 속하고 있던 성격이 인정된다. 처녀인 아르테미스
가 출산 때 기도의 대상이 되고, 위험 상태에 있는 젊은 어머니들의 공
포의 대상인 동시에 구제의 신으로도 생각된 것은 아주 기묘한 일이나,
그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은 이 여신의 복잡한 기원에 의하여 설명된
다. 출산의 수호신으로서의 아르테미스의 힘은 그녀 자신의 출산 때부
터 나타났다고 전하여진다. 그녀의 어머니 레토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
고 잉태하여 머지않아 쌍등이인 남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낳게 되었
을 때, 제우스의 정실인 헤라는 레토를 질투하여, 지상의 모든 토지에
게 레토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장소의 제공을 금하였다. 절
망한 레토는 여러 나라를 방랑하고 모든 나라로부터 추방되었으나, 최
후로 델로스 섬이 그녀를 맞아 주었다. 왜냐하면 원래 이 섬 자체가 해
상의 방랑자일 뿐만 아니라, 매우 빈한한 불모의 토지였으므로 누구한
테서나 아무런 피해를 받을 우려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엾은 레
토는 섬 가운데 오직 하나 자라고 있던 종려나무 밑에서 아이를 낳았
다. 최초로 탄생한 것은 아르테미스였다. 그런데 아르테미스는 탄생하
자 바로 어머니의 출산의 시중을 들어, 다음 탄생할 아폴론을 무사히
이 세상에 나오게 하였다고 한다.
헤파이스토스는 불을 지배한다. 그러나 그는 불 자체의 신이 아니고
야금(合金-대장장이 일을 관장하는 신이다. 흔히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하나, 아테나가 제우스의 머리로부터 출생하는 것을 본 헤라가, 져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며 자기도 남성의 힘을 빌리지 않고 흔자 낳은 것이
혜파이스토스라고도 전해진다. 그는 절름발이였다. -일리아드-는 그 이
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헤라가 헤라클레스에 관한 일로 제우
1)크레타 섬의 그리스 선주-민족이요 소위 미노아 문화의 소유자에게는 숲
속의 야수의 여신이 있었던 사실은, 출토품 중 이 여신을 표현한 것이나, 또
역사 시대의 크레타 섬의 전설 중의 아르테미스와 동일시되고 있는 브리토마
트리스 여신의 이야기 등에 의해서도 명백해진다.
신화론 491
스와 싸움을 했을 때 헤파이토스는 어머니의 편을 들었다. 그래서 제우
스는 헤파이스토스의 다리를 잡고 올림포스의 높은 봉우리에서 하계로
내던졌다. 헤파이스토스는 하루 종일 공중을 낙하해서, 저녁때가 되어
겨우 렘노스 섬에 떨어져 거의 기절하다시피 하면서 넘어졌다. 그는 불
사신이었기 때문에 죽지는 않았지만, 불치의 절름발이가 되었다는 전설
은 헤파이스토스를 신들 중의 직인 (職人)으로 그리고 있다. 그는 대장장
이인 키클로프스들을 상대로 일을 하고 다른 신들의 주문에 응하여 장
신구나 무기를 만든다.
헤파이스토스의 아내 아프로디테의 전설에는 매우 다양한 요소가 결
부되어 있다. 확실히 그녀는 처음에는 우주 전체를 지배하는 무서운 힘
으로 생각되었다. 그녀는 여성의 생식력을 표현하는 무서운 신이며, 그
러므로 또 자연의 번식력을 표현하는 신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점차로
아프로디테와 번식과의 결부, 그 근원적인 힘으로서의 성격은 잊혀지
고, 이 여신에게 관한 전설은 단순한 연애 유회의 이야기가 된다. 그녀
는 이데의 산에서 앙키세스를 사랑하였는데, 그때는 자기가 인간의 몸
이요, 헤르메스에 의하여 산 속으로 납치되어 숲 속에서 버림을 받은
프리기아의 왕녀라고 연인을 속였다. 그녀는 앙키세스에게 아들 아이네
이아스를 낳아 주었는데, 두 사람의 사랑을 영구히 비밀로 해둘 것을
그에게 서약시켰다.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와의 불의의 관계로부터는 두
남아가 탄생하였다. 그들이 바로 에로스(사랑)와 안테로스(서로 사랑하는
것)로,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예술가는 이들을 유아의 자태로 표현하여,
걱대의 저린 천사'의 모델이 된다. 폼페이의 벽화는 이러한 풍속도를
대중화한 것이다, 벌을 받은 에로스, 부상을 한 에로스 등의 그림에서
는 에로스는 모친 아프로디테의 곁에서 장난꾸러기다운 얼굴을 하고 있
거나 성낸 얼굴을 하거나 칭얼거리고 있다. 우주 창조설에서의 에로스
는 완전히 잊혀지고 모자(母子)가 모두 본래의 강력한 본원적인 자태를
상실하고 단순한 침실의 장식물이 되었다.
여신 아테나는 아프로디테와 좋은 대조가 된다. 제우스는 그 지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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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오케아노스의 딸 메티스(이 말은 사려를 뜻함과 동시에 배신도 뜻한
다)를 처로 하여 임신케 하였다. 이때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제우스에게
고하여 만약 메티스가 여아를 분만하는 경우에는 그 다음에는 장래에
세계의 통치자가 될 남아를 낳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운명의 여신
들의 의지였던 것이다. 그래서 제우스는 자기의 권력을 수호하기 위하
여 즉석에서 메티스를 삼켜 버렸다. 달이 차서 애기를 낳을 때가 되자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명령하여 도끼로 자기의 머리를 쪼개도록
낌다 L러자 두개골 속으로부터 완전 무장한 자태로 여아가 뛰어나왔
다. 이것이 아테나이다, 출생지는 리비아의 트리토니스 호-湖-근방이
라고 전해진다.
아테나는 전쟁의 여신으로서 이 여신에 판한 이야기는 허탁한 공적을
말한고 있탁. 그려는 거인 (기가스)들과의 전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거인 팔라스를 죽일.구 그 껍질을 섯격 씀옷을 만들었다.
그녀가 가진 물건은 방패와 창과 아에기스였고, 그 방패의 표면에는 페
르세우스로부터 선사받은, 보는 자로 하여금 돌로 화하게 한다는 메두
사의 머리가 붙어 있었다. 그러나 기묘한 대조이기는 하나 아테나는 또
평화의 여신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기예에 능하여, 길쌈을 하거나 자수
를 하는 여자들의 수호신으로 되어 있고, 일면에서는 전차(戰車)의 발명
이며, 다른 면에서는 아티카에게 올리브나무를 주고, 그 열매로부터 기
름을 짜는 방법을 인간에게 가르쳐 준 것도 그녀였다. 요컨대 그녀는
용기 있는 자의 노력에 완전한 효과를 가지고 오는 정신과 이성 (理性)으
로서 전설 중에 나타나고 있다. 헤라클레스에게 무기를 주고 곤란한 경
우에 처했을 때에 그에게 힘을 주는 것도 아테나인 것이다. -오디세이
아-중에서는 그녀는 부단히 오디세우스를 돕는 일을 하고, 그가 가장
신중하고 현명한 행동을 하도록 지도한다.
헤르메스는 아테나의 남동생으로서, 제우스와 플레이아데스L)중에서
1)오리온에 쫓겨 도망가는 도중 별이 된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의 일곱 명의 딸,
신화론 493
가장 젊은 마이아와의 아들이다. 그는 아르카디아의 킬레네 산중의 어
떤 동굴에서 탄생하였다. 그는 탄생하자마자 그 시대의 갓난애가 다 그
러했듯이, 몸에 띠를 둘둘 감고, 요람 대신 궤 속에 넣어졌었는데, 이
갓난애는 함부로 몸을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 어쩌다가 띠를 풀고, 흔자
테살리아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테살리아에서는 형 아폴론이 아드메토
스의 왕의 가축을 지키고 있었다. 헤르메스는 형이 멍하니 서 있을 때,
보통 크기의 암소 열두 필과, 새끼 암소 백 필, 황소 한 필을 훔쳐 내
어, 동물들의 꼬리에 나뭇가지를 매달아 그 발자국을 지우도록 연구하
여, 가축 메를 메세네의 필로스까지 끌고 왔다. 그리고 새끼 암소 중에
서 두 필을 잡아 12등분하여, 그 하나하나를 열두명의 신들에게 바쳤
다. 그리고 나머지 소를 감춰 놓고, 태연스럽게 동굴로 돌아가 자려고
하였다. 그때 그는 동굴의 입구에서 한 마리의 거북을 발견하고 그것을
붙잡아 몸을 도려 내고, 전에 회생한 소의 내장으로 만든 줄토.-을 귀갑
(龜甲)의 오목한 부분 위에 걸쳤다. 이와 같이 하여 수금(手琴)이 발명
된 것이다.
아레스는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로서, 피와 살육을 좋아하는 전쟁의
신이다, 그는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방괘를 갖고 창과 칼을 휴대하
고 있다. 그 주위에는 그의 종자로서 네 명의 신이 따르고 있다, 데이
모스(걱정)와 포보스(공포),에리스(불화) 및 전쟁의 여신 에니오가 그것
이다. 아레스에 관한 전설은 별로 많지 않다. 그는 테베에서 특히 숭배
되고, 그곳에는 옛날 그의 소유였던 우물이 있어, 그의 아들인 용이 그
것을 지키고 있었다, 시리아로부터 그리스로 온 카드모스"가 제식을 행
하려고 이 우물의 물을 푸려고 하였을 때, 용이 그것을 방해하려고 하
였다. 카드모스는 이 용을 퇴치하였는데, 그 죄를 껏기 위해 7년간 노
1)카드모스가 용을 퇴치하자, 그에게 아테나가 권하여 그 괴물의 이를 땅에 심
도록 했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무장을 한 무사들이 나와 서로 살육하기 시작
하였다. 그 중 다섯 명만이 남아 스파르토이 (뿌려진 자)족의 시조가 되었다.
494
예로서 아레스에게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7년이 경과한 후에 신
들은 카드모스와 아레스의 딸 하르모니아와의 결흔을 축하하였다. 테베
왕가의 기원은 이곳에 있다고 전하여진다.
데메테르(케레스)는 제우스의 누이동생이며,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인
데, 이 여신은 그리스 신화 중에서도 특히 아름답고 감동적인 전설을
지니고 있다. I)
데메테르가 밀의 경작과 관련이 있는 것과 같이 더오니소스는 포도와
포도주의 효험을 의인화한 신이다. 그는 테베의 건설자인 영웅 카드모
스의 딸 세멜레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이 신의 신비적인
호칭(呼稱)의 하나는 '두 번 탄생한 자' 라고 하는데, 이것은 그의 출생
에 관련된 이야기로 설명되고 있다.
이 먼 나라에서, 그 아이는 새끼 산양으로 모습을 바꾸어 님프들의
손으로 키워졌다-새끼 산꽁 도 디오니소스의 제식 때에 사용되던 그의 호칭
의 하나였다). 성인이 되자, 그는 포도와 포도주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헤라는 그를 발광케 하여 세계의 여러 곳을 방황케 하였다. 그가 이집
트와 시리아를 거쳐 프리기아에 이르렀을 때, 여신 키벨레(신들의 모친
인 레아의 한 형태로 생각되었다)가 그를 정화-爭-하여 광증에서 해방시
키고, 자기의 비밀 의식을 전수(傳受)시켰다. 이로부터 디오니소스의 생
애에 있어서의 정복의 시기가 시작된다. 그 이후로 그는 한 무리의 남
성과 여성의 종자(從者) -이를 박코이, 박카이라고 한다-를 거느
리게 되는데, 나귀를 탄 늙은 세일레노스, 반인반양(本人半羊)의 형태를
하고, 대지와 술의 능동적인 정신을 나타내는 사티로스 등도 그 한패에
가담한다. 디오니소스는 표범을 타고, 손에는 솔방을 모양의 손잡이가
달리고, 댕댕이덩굴로 장식된 긴 막대기를 가지고 있다. 프리기아를 출
발하여 트라키아로 온 정복자의 자태는 이와 같았다. 트라키아의 왕 리
쿠르고스는 그를 환영하지 않고 감금하려고 했다. 디오니소스는 바다의
1)이 책 제7장 참조.
신화론 495
여신 테티스에게로 도망쳤다. 리쿠르고스는 그 분풀이로 박카이들을 붙
들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불가사의한 힘에 의하여 해방되고 리쿠르고스
자신이 발광해 버린다. 그는 발광 중에 도끼를 잡고 포도나무를 베어
버리려다가 자기의 아들의 수족에 상처를 입혔다. 제정신으로 돌아와
보니 나라는 불모의 토지로 변해 버렸다. 신탁에게 물으니, 디오니소스
의 분노는 죄를 지은 자의 죽음에 의해서만 진정될 수 있다는 것이었
다. 그래서 리쿠르고스는 시민들에 의해 능지처참을 당했다,
디오니소스는 트라키아를 출발하여 도중의 로든 나라를 그의 마력으
로 정복하면서 인도로 갔다, 고대의 화가나 조각가들은 종종 이 혁혁한
동방으로의 행진을 즐겨 작품의 제재로 삼았는데. 그것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정을 연상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인도로부터 개선하자, 디오니소스는 그의 모친의 고국인 보이오티아
로 갔다. 그러나 테베의 왕 펜테우스는 이 새로운 종교를 우려하였다.
이 종교는 여인들에게 무서운 발작을 일으키게 하고, 그 발작으로 여인
들은 마치 정신을 끊은 것같이 소리지르며, 들판을 뛰어다니는 것이었
다. 왕은 그와 같은 광란을 동반하는 신앙을 금지하였는데, 트라키아의
리쿠르고스와 마찬가지로 펜테우스도 그 불경 행위 (不敬行爲) 때문에 엄
벌을 받았다. 왕이 키타이론 산상에서 박카이들의 소란을 보고 있을 때
왕의 모친 아가우에가 다른 여인들과 합세하여 왕을 능지처참했다. 왕
을 사자(獅子)로 착각했던 것이다. 점차로 디오니소스의 신앙은 인근에
전파되고, 이에 반항하는 자는 모두 왕과 같은 운명에 처해졌다. 아르
고스에 이르러 신은 프로이토스 왕의 딸들을 혼란시켜 그녀들은 자기들
이 소가 된 것으로 생각하여 오랫동안 들판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마침
내는 자기들의 아이를 잡아먹었다. 디오니소스는 그리스 본토를 정복한
후에는 배를 타고 여러 섬으로 건너갔다.
최후로 천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디오니소스에게는 아직도 편력해야
할 영토가 하나 남아 있었다, 그는 명부로 내려가 모친 세멜레를 만나
고, 자기의 영광을 모친과도 나눠 가졌다. 그래서 그는 모친과 더불어
P!
496
불사신의 지위를 획득하였던 것이다.
올림포스의 세대에 속하는 다른 신들에 관하여 확인한 바와는 반대로
이곳에는 하나의 맥락-이 있는 전설을, 디오니소스의 출생으로부터
신격화에 이르는 '전기'로써 알 수 있다. 이 '전기'가 지금까지의 여러
전설과는 상이한 기원을 가진 것이라는 것과 그것이 이미 완성된 형태
로 그리이스인에게 주어진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유년 시절에 관한
전설은 모두가 제식에서 출발하여 전개된 것이다. 세계 정복에 관한 삽
화는 디오니上士 신앙이 트라키아를 거쳐 전래해 온 당시의 추억과 그
신앙이 환기한 저항의 추억을 지니고 있다. 이 '복음'의 배후에는 하나
의 체계적인 종교가 존재함을 알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디오니소스에
서는 그리스의 다른 신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양상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제우스는 올림포스 신들의 '조정자(調停者-와 '수장(官員-으로서 나
타난다. 그 권력은 때로는 음모나, 과거 시대의 어두운 잔재인 괴물의
존재에 의해 조성 (造成)되는 반란 때문에 위협을 받는 일은 있어도 결코
장기간 동요되는 일은 없으며, 그를 둘러싼 하나의 견고한 신화권이 존
재한다. 그의 출생 경위에 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즉 모친에
의해 크레타 섬의 동굴에 은닉된 아이는 이데 산의 님프들의 손에 위탁
되어 젖과 꿀로 양육되고, 주위에는 무장을 한 젊은 전사(戰士),살벌한
무용(業體)의 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쿠레스들이 춤추며, 창을 회두르
고, 칼로 청동의 방패를 두드려 그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어린애의 을
음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하였다고 전해진다. 또 그가 어떻
게 하여 권력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는가는 이미 기술한바, 그것은 명백
히 신화에 있어서의 새로운 단계를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제우스에
관해 우리에게 가장 친근감을 주는 삽화는 물론 그의 여성과 관계된 이
야기이다.
정당한 관계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간에 제우스가 사귄 여성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시대순으로 열거하면, 최초에 메티수 다음에는 의
신화론 497
인화(類人化)된 '법 (法-, 또는 '세계의 항상성 (直賣性-을 표현하는 테
미스-그녀는 우선 세 명의 딸 호라이 -계절, 흑은 때(時)라는 뜻)를 낳
았다. 그들은 평화, 규율, 정의이다. 다음 탄생한 세 딸은 운명의 여신
들로서 아트로포스, 라케시스, 클로토이다. 그들은 명부-冥府)에서 모든
친간의 운명의 실을 잣는 세 명의 실잣는 여자인 것이다.
이 테미스와의 결합은 명백히 철학적인 신화로서 순전히 상징적인 의
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것은 전능한 제우스가 영원한 질서를 체현하는
것이고, 또한 그가 따르는 운명도 그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 아님을
-운명은 결국 그 자신의 발현 (發現)에 지나지 않으므로-나타내고
있다.
제우스는 이어서 티타니스의 디오네와 사귀먼는데, 일설에 의하면 디
오네는 아프로디테를 낳았다고 한다. 그 다음은 므네모시네 (기억)로서,
그 딸들이 아흠 명의 무사인 것이다. 제우스는 오케아노스의 딸 에우리
노메로부터는 '우아' 의 세 여신인 아글라이에, 에우프로시네, 탈레이아
를 얻었다. 이 세 여신은 처음에는 번식과 봄의 여신이었다.
제우스와 그의 누이동생 헤라와의 결혼은 상기한 바와 같은 여신과의
결합의 한 예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관계는 결정적인 결혼이 됨으로
-모든 인간의 결흔의 보증이 되고, 규범(規範)이 되어 그 이후의 제
우스의 연애와 그 후의 인간의 여성과의 연애는 모두가 헤라에 대한 부
정 (不貞)한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데메테르와의 결합과 페르세포네의
출생에 관해서는 이미 말한 바이지만, 제우스와 그의 누이동생 데메테
르와의 결합은 헤라의 질투를 받지 않은 것 같은데, 사실은 이 결합에
관한 전설은 엘레우시스의 두 여신(테메테르와 페르세포네)의 신화권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제우스 본래의 신화권과는 응합되지 않았으며, 그것
은 또 하늘로부터 대지로 내리는 비가 식물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상
징화한 것이다.
인간의 여성과의 연애담은 이와는 성질이 달라, 앓에 말한 바와 같은
단순한 해석만으로는 설몃되지 안누C1 ol~~귀 -rl-" -' ' -
498
보를 정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서, 처음에는 순전히 지방적인 가
치를 가지고 있었음에 불과했다. 코린토스의 조상이 '제우스의 아들' 이
었다는 것과 괌은 코린토스인의 주장은, 그리스의 다른 지방에서는 조
소(패笑)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명한 가문은 다 자기들을 제우스와 결부시켰다.
이는 특히 펠로폰네소스에서 그러했다. 아르골리스에서는, 아트레우스
가(家)의 선조인 탄탈로스는 제우스나 플루톤의 아들로 되어 있다. 아
르괴디아인의 선조 아르카스가 제우스와 님프인 칼리스토의 아들로 되
어 있다. 라케다이몬인 -스파르타)은 자기들이 제우스와 타이게토스 산의
여신 타이게토스와의 자손이라고 칭하였다. 아르고리스에서는 여러 번
제우스와의 연관이 일어났다. 아르고스는 제우스와 니오베와의 아들이
요, '전 (前) 아카이아' 민족 꿸라스고이인의 조상 펠라스고스도 그렇다.
다음 제우스와 다나에와의 결합은 페르세우스를 낳게 했고, 아르골리스
에 있어서의 제우스의 별개의 후예가 여기서 비롯한다. 테베에서는 카
드모스가 에파포스와 이오에 의해 제우스와 맺어지고 있다. 크레타 섬
사람은 에우로페와 그녀가 제우스와 맺어져 얻은 세 아들 미노스, 사르
페돈, 라다만티스의 이름을 들고 있다, 프티아 지방 및 아이기나 섬에
서는 펠레우스와 텔라몬의 혈통은 제우스와 님프인 아이기나와의 아들
아이아코스에서 유래한다. 트로이아인도 그 조상은 제우스와 플레이아
데스 중의 한 사람인 엘렉트라와의 연애로부터 탄생한 다르다노스라고
한다.
이들 계보는 바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그리스의 최고의 종족, 혹은
왕족의 계보로서, 그들은 그것을 근거로 하여 귀족의 칭호와 그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리스인의 각 민족의 조상 이름인 아카이오스, 이
온, 도로스, 아이올로스 등이 제우스를 조상으로 하지 않고, 데우칼리
온과 퍼라와의 직계임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리스 민족 중에서 최후로 도래 (到來)한 도리스인은 특수한
전설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아직 그리스 본토 북방에 거주하고 있을
신화론 499
때, 그들의 왕 아이기미오스는 이웃 나라의 라피테스인과의 전투 때 헤
라클레스의 원조를 받았다. 그 보답으로서 왕은 헤라클레스에게 국토의
3분의 1을 주었는데, 헤라클레스는 이것을 자기의 자손에게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이런 관계로 헤라클레스의 아들 힐로스는 도리스인
의 세 부족 중 한 부족의 조상이 되고, 다른 두 부족은 아이기미오스의
두 아들, 디마스와 팜필로스의 이름으로 불리어졌다. 그래서 도리스인의
적어도 3분의 1은 힐로스를 통해 헤라클레스와 헤라클레스의 자손에게
연결되며, 따라서 헤라클레스의 부친 제우스에게까지 연결되고 있다.
제우스와 인간의 여성과의 사귐은 대개 동물의 자태를 빌려 행하여졌
다. 에우로페의 경우에는 황소가 되고, 레다의 경우에는 백조로 화하였
다. 혹은 제우스의 연인도 같은 변형을 경험하였다. 님프인 칼리스토는
곰이 되고, 이오I)는 암소가 되었다. 아마 이런 연애담에는 제우스의 이
름 아래 보다 오랜 신화(신이 동물의 형태로 나타나 있던 신화, 즉 일반적으
로 말하면 물신 숭배적인 신화)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유폐된 다나에를
임신시킨 제우스의 화신 '황금의 비' 도 마찬가지로 설명된다. 그리스인
이 말하는 것은 더 단순하여 제우스가 그와 같은 믿기 어려운 자태를
취한 것은, 헤라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이고, 또 헤라는 남편의 애인
을 벌하기 위하여 그녀들을 비천(卑-動한 동물의 형태로 변형시켰다는
것이다.
어쨌든 제우스에 관한 전설은 다양한 기원을 가진 요소를 그 가운데
함축시킨 것으로서, 그리스인의 종교의 가장 깊은 곳을 보여 주고 있
다. 크레타 섬의 제우스는 확실히 처음에는 아르카디아, 혹은 프리기아
의 제우스와 같지는 않았다. 이들 각각의 인격에 결부되어 있던 신화는
병존하기에 이르렀지만, 그것이 결코 통일적인 하나의 신화학에 도달된
일은 없었다.
1)이오는 후에 이집트로 가서 아들 에파포스를 얻었으며, 에파포스는 카드모스
의 조상이 되었다,
理,
옮긴이 소개
번역문학가.
고려대학교 철학과 콜업.
독일 윈헨대학에서 수학.
한국번역가협회 회원.
역서로 -소유냐 존재냐-쇼펜하우어 수상록-
-고독이 그림자를 드리을 때-오. 고독이여-
-토인비와의 대화-러셀의 철학노트-
-너회도 신처럼 되리라-土크라테스의 회상-등이 띤음
고리스 , 로마 신화
-
O00~
1980년
1991년
1992년
1994년
1995년
10월
12월
삔
-
1~
5일
20일
15일
1일
지은이
옮긴이
펴낸이
펴낸데
초판
초판
토머스 불핀치
최 윤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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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발행
철-친O글
발행
발행
순 두 과
등 록 1966. 8. 3. ~10-~호
121-130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21-1
대표 717-2121, ~122 /FAX 717-0429
대체계좌번호 012245-31-0510354
次次본은교환해드립니다. 편집,교정」이정가, 박행의
ISBN89-08-07101-6 03840
TSRN ~O-n~-n?Mn-l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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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니 속이-진구를"
-수필 핀전득
2무소유 -
3바다의 침묵(피) 비고計조규절 . oiX~~
斗 살며 생각하며 미똔, 理法卽時
5오, 고독이여 F니져띤헉순
6어린 왕자 八 성 텍줬핀資料림
7톨스토이 인생론 L틀스텐料濟分
8이 조용한 시간에 긴칼
9시지프의 신화 A;?티-
10목마른 계절 -
11죈은이여 인생을,,, 八 모린넨띤
12채근담 틈띤딴떤
13무진기행 김승옥
넋공자의 생애 초현 엮음
15고독한 당신을 위하여 -복록
16김소월 시집 김土臺
17장자 *dnt식41~
18예언자 -떨린告Y料
19윤동주 시집 理-
#)명정 4O년 변영로
21산사에 심은 뜻은 oi~cd
-날개 -1~
23메밀꽃 필 무렵 O토-
24애정은 기도처럼 -
25이브의 천형 갊技
26탈무드 M토커10때쟀진-
n노자도덕경 노지겪뼝극
法理띤의 꿈R吸收띨
29우정론 닐 봐턴理정림
30명상록 M아언빈우公營문수
31젊은 여성을 위한 인생론 -用-
料 B사감과 러브래터 헌떤
33조병화 시집 조-
껌 느티의 일필 노뜩
36직금은 어디서 무엇을 7d~*~
料 박인환 시집 빈밖
37모래톰 이야기 7dXk,,
料 창문 7dEH7~
-방랑 H헤직料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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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손자병법 손꼰션국
41소설 , 알렉산드리아 ol~주
42전락 닐 카끓理띰
43사노라면 잊을 날이 윤형두
44김삿갓 시집 理性理국
45소크라태스의 변명(외-
46서정주 시집 ni~주
47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툴스-삔진욱
48불가능은 없다 R쑬갼닐순
49바다의 선물 八 린드번거씬싱옹
①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C힐띤변호
51딸깍발이 -
52몽타규 수상록 -
①박짜삼 시집 리-
54노인과 바다 E혜밍불띤퇴진
56향연 . 뤼시스 턴릴니텀
③젊은 시인엑게 보바는 편지 R럴럴뜰뽀
n괴천득 시집 -
58아버지의 뒷모습(외-끈經理用Mi윽PI:
⑨현대의 신 N루치키편겐떤승
①털.아지막수업 A묘민指쿠
61인생의 선용 」 러노띠덩-
62브람스를 좋아하세요.,. F h~7d/oJxd~~
①이동주 시집 0)즌
6Q고독한 산보자의 꿈 」 루소검-용
66팍이돈 뜰릴틸쇠현
料 백장미의 수기 -솎똔業
67소년 시절 H헤세넸경호
④어떤 사람이기에 갊긴
料가난한 밤의 산책 C힐뽀껸택
70근對價 7d設
71이방인 A카퀴끼정림
72롱펠로 -띱 H體奇-理-
73명사십리 한응운
74읜손잡이 여인 닐 탄트뿐통겸호
75시민의 반항 H쏘計理수
76민중조선사 ~*~:d
n동운서답 -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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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O년대를 資히어 각준미개 앙시를!
79표본실의 청개구리 製出
①문주반생기 Od쫀
81신조선혁명론 군썼껸
-조선과 여會 -끽 可料叫小쌔*d
①중국혁명론 모택등뿌션론信 -떫
84탈출기 ~hi~H
料바보네 가게 -
料 도왜실기 김뀨엔떤 엮음
87슬픔이여 안녕 F씰띤토씬 ,빙곤
理공산당 선언 K o~~F ~H~~~Y~
料조선문학사 -
90권태 OI*d
91갈망의 노래 한승헌
-노동자강령 F2딴릴서-
料장겐 일가 理學
94백설부 -
料 에꼬小道 -理理理
理가난한 농민에게 바란다 -
97고리키 단편선 M교理料영국
料러시아의 조선침략사 송정찬
料 기재기이 신곧受理헌순
1保 흥경래전 ol~*~
101인간만사 새옹지마 -
1⑦청춘율 불사르고 7d"~~
1①모범경작생(외) 뿐논
104방망이 깎던 노인 윤오영
105찰스 램 수필선 C릴잉-
106구도자 고은
107표해륵 장e뻔쩐병옥
1①월광곡 똔깐
1情 무서록 o(EH~
110 L3"~-(Plj o~~7in~~~871
111해변의 시 김동석
112발자크와 스탕달의 예술논정 -옥
113파한집 이않쏘 小 보
114역사소품 "닌빡낀승일
115체스 , 아내의 불안 S갠삔-오영옥
116복덕방 DIE理
117실천론(외) 定理인승일
tll1I~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길--
1②1~'-'AI전학717-2121 FAX717-0429
118순오지 -종쪘iWI
119직업으로서의 학문 , 정치 M쀼띤진됐뿌
120요재지이 쪼교찐기찬
121한설야 단편선 텐깎
곤로 쇼펜하우어 수상록 보찬무어理理순
123유태인의 성공법 Ivt퇴렌떠찐응기
124레디메이드 인생 낀띤
125인물 삼국지 모210(친지져승일
126한글 명심보감 *d기근 응김
-刃 조선문학사서설 灰小 주렌뜩경
128역옹패설 olui~~~l"d~
129문장강학 叫消
130중용 대학 켄찐
131조선미술사연구 윤희순
1~옥중기 오스카 일닐드情理
133유태인식 돈벌이 루지다 社內會춘
134가난한 날의 항복 -
135세계의 기적 "'
136이퇴계의 활인심방 -
137카네기 처세술 낀 펜낄낀식
138요로원야화기 김승일
138푸슈킨 산문 소설집 푸슈킨링영국
140삼국지의 지혜 황?理
141슬견설 01규보론뎌순
142보리 헌흑구
143에머슨 수상록 -뚠팎
-썬 이사도라 덩컨의 무용애세이 -덩컨최척순
145북학의 7'Y긱낀승일
146두뇌혁명 -
147베이컨 수필선 벡이골리혁순
148동백꽃 김유정
149하루 24시간 어떵개 살 것인가 A a(ll~딸순
1①평민한문학사 -
151정선O-리랑 7d~하 7d~?,'공턴
152독서요법 횡의백 엮음
계속 펴냅니다
1효-에세이 -인집 피천득(al)
2늪텃집 처녀 S라게를뢰프
3황토기(외-갊긴
괏 이집트신화 죄현
5절은 베르테르의 슬픔 JW.괴태
6만해한웅운 앎낀
7러브스토리 E시갈
8무던이 Olo바
9금오신화 화왕계-외) 김시슘 설총-
10열하일기 박지원
11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린 안네의 청춘노트 A프랑크
13슬퐁이여 안녕 , 마음의 막수곤 F.사강
펴 호질 , 앙반전(외) 박지원(pi)
15우리가 잃어버린 겟들 쏟料씩가헙회
1~폼은문 앙드레 지드
17수래바퀴 아괘서 해르만 해세
18어떤미소 F사강
19절은 시인애게 보내는 편지 RM. ~~
20그래도 압륵강은 흐른다 이미륵
21인간의 대지 쇔 떽쥐때리
22사찌남정기 , 서포만필 理信
23그리스 , 로마신화 토마스 불핀치
2깊 탈출기 -흥염 理法
25삼테(상) ~*b~
26삼테(하) 염상섭
27빙점(상) 릭料 아O料
28빙점(하) 미우라 아야코
29속죄잉小외) 루이제 린저
30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31엑소시스트 WP~쎄Y
32젊은 여성을 위한 인싱른 -
33킬리만자로의 눈(외) EM. 혜밍웨이
3깆 덜미안 헤르만 혜세
범우 사르리아문고
선배들도 범우사르비아문고로
교양을 쌓고 지식을 살찌웠습니다.
범우사르비아문고는 하루아침에 기획되고
제작된 것이 아닙니다
15년의 세월 동안 갈고 보완하면서
청소년의 필독도서로 악고히 자리잡은
'청소년도서의 대명사' 입니다
35한국의 명시조 린떨
36귀의성 ol"~?i~
37메밀꽃필무렵 이효석
38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외) 주요섭
39치악산 o)o~~
40독일인의 사랑 막스 윌러
41아름다와라 청춘이여 해르만 헤세
4코 오멘 데이비드 셀처
43벙어리 삼룡이 나도항
44호반 -황태자의 첫사랑 피쯔르 슈토름(nl)
45빈저(외-
46탈무드 마빈 토케이어
47잠못 이루는 밤을 워하여 칼 힐티
48도산 안창호 악料
49나의 土녀시절 강신재 . 천경자(nl)
50토끼전 , 옹고집전(외) 작자 미상
51페이터의 산문 페이터
52낙엽을 태우면서 이효석
53백수선화 루이제 린저
54강자 , 배딱라기(외) 김동인
55날개(외)o딴
56어린왕자 -
57로댕 RM ~~~I
58노인과 바다(외) EM. 해밍~lol
59님의 침묵 한용은
60아큐정전(외) 노신
61이상안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를
62상륵수 -
63잔잔안가슴얘 막문이 일 릭 -
64안너, 너의 짤은 생애는 삐쓴트 슈나벨
65국경의밤 긴간
66갈래기의 꿈 리처드 바크
-동백론 -소나기 김유-
fi8 M1- ~1O1n1`~YP-
-싯다르타 헤르만 料II
70북경애서 온편지 -
71궈여운 여인 체호프
72첫사랑(외-투르Y內定
73외투,코 고골리
74에술가의 명언 연기호
75백치 아다다 깎쭌
76수난이테 똘짰
77고독이 그림자를 드리을 릭 니체
78챌의 누, 은세길 이인직
79원유회 맨스필드
80이방인 , 전락 A.까위
81백범일지 김구
82김소월 시집 김소월
83혜계의 명언 헤르만 헤세
84명상륵 아우렐리우스
85추월색 자유종 , 설증매 천뼈(nl)
86프랭플린 자서전 B프랭클린
87주홍글찌 NE~
88홍길동전 , 전우치전 , 임진록 허균(el)
89난증일기 이순신
90삼국지(상) 小將
91삼국지(증) 小指
92삼국지(하) 니존
93금수회의록 -공진익 똔썬
94마하트마 간디 로망 를랑
95이범선 작품집 이범선
96대지 -
97구운몽 꺾뜬
98춘향전 , 심청전 작자 미상
99운동주 시집 뚠규
100역사에 빛나는 한국의 여성 안춘근
101인간의 역사 M "~~O~(nl)
10次 한국의 명논설 편집부
10조 포 단편선 EA.포
104진주 , 선물 존 스타인벡
105설국 -천우학 가와바다 야스나리
106마지막 잎게(외) o ~21
107야간비행(외) 쌩 떽쥐삐리
108무영탑(상) 현진건
109무영탑(하-
110탁류(상-
111탁류(하-
포낄범무롸
112토마스 만 단편선 토마스 만
113이상학 시집 랑딴
1터 기탄잘리 R約定
115김영랑 시집 김영랑
116채근담 끔떤
117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118철학사상이야기(상) 현叫딴쑨찌
119철학사상이야기(하) 현릴타굴씩
120잔 다르크 A보슈아
121이상재 평전 찐料
122위게한 애술가의 생애 로망 롤랑
123태평천하 전거
124계인 에어 C브론테
125맥베스 리어왕 새익스피어
126로미오와 줄리앳 넋띤스피어
127흥부전 , 조응전 작자 미상
128여자의 일생 뽀딴
129살며 생각하며 미우라 約定
130이육사의 시와 산문 叫긴
131목민심서 전딴
132모팍상 단편선 쪼싻
133삼국유사(상-
134삼국유사(하-
135법구경 입문 마쓰바라 다이도
136단제 신채호 일대기 쿨직
137안네의 일기 안네 프랑크
138운붕길 의사 일테기 임중빈
139하이너 시집 H하이녜
140혜계 시집 헤르만 헤새
141애언자 , 영가 칼릴 지브란
142하르츠 기행 H.하이네
143독서의 지식 料찮
144컹퓨터 이야기 아리사와 마꼬또
145수호전(상) 시내암
146수호전(증) 小딴
147수호전(하) 시내암
148개축일기 , 인현왕후전 작자 미상
149위대한 개츠비 피츠제럴드
150서머셋 모음 단괸선 -꺼셋 모옴
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21-1
전화 717-2121 FAX 717-0429
범우 비멍판 계계문학선이
첵계화 , 고급화를 지향하며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작가별로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완벽하개 보완헤
켠위와 전문성을 높이고,
미러한 장정으로
정상의 자존싱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건니小-드
小公力V理八以-尸卜니V글---
n니--느
건닐글닌V
理기기-牙
尸노디I I틸
건닌건( I틸
컸닌러긴-
토마스 불펀척
1-1그리스 로마신화최理成 8.렀띤
-勺 원탁의 기사 한영-쩐0000~
F, 도스토예프스키
2-1죄와 벌(상) 이철(익대 노어괴 쿄뚜깎 7.000~
計2죄와 벌(하) 이철(외대 노어과 료수)料 7.湖린
2겨 카라마조프의 헝텐 (상) 김탁수틸 고러데 로수)nt 7.뺐뻔
2껴 카라마조프의 헝련 (증) 껸럴(전 고려대 쿄수)成 7.000친
2톨 카라마조프의 형련 (하) 낀굵(전 고려대 교수)料 7.000~
씬.세익스틱어
TI
3-1계익스믹어 깊릭비극 叫料 (는배 표수)nt 9,삔핀
하디
4-1테스 김회진(서을-띠대 영문과 교수)nt s.o리원
호메로스
--느
글I
5-1일리아스 理(연릭대 명예꾜수았 9.삔월
톨스토이
--(귿티 이껄亡익대 노어과 표수)1U 7.000런
7勺 부활(하) 이챈(외데 노어과 료뀨띨 7.W理
7겨 안나카퍽니나(상) 이理(익대 노어과 교수)nt lo.삘린
7겨 안나카퍽니나(하) 이철(Plq(노어괴 표수,1Et 10.WO린
만
8-1마의씬切 理-理 理-편)成 9삔-
일 마의씬헤 앨호(情理 런깍 뀨)nt a삔핀
C. 브론41
V,
11련인어어 배영원(번역문락가)/Et 8.M~~
w. ~ql
12-1와우,스트로상) 뼘떡떠을데 득문과 교수)nt 6.삔삔
12릴 락우스트(하) 박른덕(서을데 독문과 표수)/tt 6.00~핀
오스틴
13-1오.만과 편견 꾀띤(전 연넉데 資料 꾜勺料 9.래림
위고
14-1꼭미펀라랄또 방곤-회디 를문과 교수)nt so메런
14길 펙미련라書證 방곤(경여대 똔料 교수-메훤
14겨 레미련라書證 방곤(경헉대 볼料 핏수-림
14겨 펙미련라블으 방곤(경회4(뚫料 교수)料 8.000~
14小 을미핀라賣國 방킴경헉대 賣約 꾜수)理 8.00땐
임어당
15-1싱활의 발견 -철(증쌔 뺐-수)nt 12.랠뻔
~Dd~lol
E.
18-1누구를 위하여 좋은 을리나 킴변理(존낸 킁므刃料 10.삔린
-
F.
19勺 변신 박판덕(석밴 독운괴 표수)nt 9.0려런
B. 팍스테르나크
23-1닥터 지바고 오지국(전 왹料刃料 꺾뺀련
-그리스 로타신혁 T팔펀치-최혁순
2죄와 벌 F도스토애프스키-이철
코 지와사링 , 싯다르타 H혀겨갛경호
4딕스 T하디-김헉진
5뽐흔 T드라이-전형기
6똥의만가운턱 L린小강두식
7부찰 L틈스토이-이철
8타인의미 S보봐르」전체린
料 어던의 등족 」 스티인벡-이섬호
10등물능장, 1984먼 G오V김헉진
II민인 익어 C브론터-배영원
12띤우스트 」 괴익料떡
13분노의 포도 」 스타인벅-전형기
14앙털복 G그리스삭란덕
15겅찰의 빌견 임어당-김병철
16폭풍의 언먹 E브론E럴안동민
17처녀지 루던 -투르게네프-김학수
18누구를 위하여 릉온 을리나 E해밍왠이-김병철
떠 아라마조프의 링련(2t) F도스토애뜨꼬 卜김헉수
20끼랴마조프의 헝기하)F도스탤을스키낀라수
21여자의 일겡 딘륀선 G모따낄이정림
22판전한 -틈 , 44를라 L린저-름경호
23유리알유희 H혀세-빅련덕
24안나 키륵니나텐려 L를스또널이理
25안나 카퍽니나平行 L를스틸빅이껄
26무기여 잘 잇거라(월)E혀밍럴oy김병설
n원탁의 기사 T랄면벌한영찬
28마의 산(상-민-흥경호
29미의 산(하)T만-춈경호
30심론 실롱작F카프키-박븐떡
31빙정 미우라 아야린최힌
32 (속) 빙점 미우리 아야모-
33력터 카론친트 길르트루트H s(~~
34어당, 너는 어디일 있먼느타씹티 H뵐-흠경호
35신곡(①A단딕-최현
36신-또하) A단터-최현
37닥터 지바고 B락스터르나크-
38기선문 E레마르코-호
39악형(상) F도스토예프스키-이철
40악령(하-F도스토여쁘스긋I/olP1
41전징좌 링학(싱)L릇스토이-빅힝규
42전릉죄 린악쫀딨 L톨스토이-박힝규
43전징죄 링PK~L틀스토이,빡글규
44전"I조종작쓱빈 A깅 털처-쪼규理(외-
45성른 닐 코로닌-공문허
46번신 , 유헝지불서(외)F카프키-박련려
47어릭리카의 비=틴상)T드리이저」김병철
48 otq리키뚜 비극껸친 T드라이저-김병챈
49싫낙원 」 일턴ol~
50입륵강은 흐른다(외) 이미륵/Xd~~
51오만좌린견 」 오스틴/ns~C1
52천사의 분노 S셀던-황보석
53적콰 혹 스탐달定情구
54틈 소여의 모험띤)M트앨인김병理
55서부전선 이싱멉다(외)E레마르크-박판덕
58멋진 신걸길씬링 A헉술리」이성규 혀정애
57비림좌렴릴시레란뚫料M미理法관-,이병규
58바試料 사썬떤하)M미린쓿띤 삔料
59니빌릉련의 노편 혀창운 역
80마응 나쓰메 소세키-서석연
61일리아스 호메로스-유영
62오디릭어어 호메로스-유영
63아버지와아들 , 연기 -투르게낄띈이철
84턱미안, 크눌프 로스할턱 H혜가홈경호
65희망 A밀로 이갔형
68력컥즈 情理루 , 빔의 종말cnl, F모리익-전체린
87흔란, 힌아이 T베른하르트-김연순
68~F카프카-빅쁜덕
88즐스트,어빙인 A카뤘방곤
70턴익스뵉어 4럭 비극 띤 널익스퍽어-이태주
컨 고라 딘 티고틸유영
72그늘진 닉원 E레마르퐈흥경호,빅싱배
M든 찌호클 M세르반켠스 次次料프리-깅인첨
74(속-든 이오력 M릭르반며스 人的벡드리낀힌창
75금걱야차 오자키 고인서석연
76빅칙(싱) F도스토예프스-박혐규
n빅치걱린 F도스토얘프스킨섰-헝규
78초당 강용흘랑문폄
79목 미곁라볼 IV~고빵곤
80컥 미곁理輸 2V일고-방곤
81럭 미련라-3V위고-
82복 미믹라볼 4V일고삥곤
83럭 미력可業 5V일고-텡굔
)#1~~~4c~
200O넌理報 향미이
꾸준이걸 밍勺機 !
業料범우차
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21-1
전화 717-2121 FAX 717~~
cr
20公心년똔를 망이이 꾸준마개 양시를-
현대사회를 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종합진단하여
그 처방을 제시해주는
자유에서의 도피 E프롬」이상두
젊은이여 오늘을 이야기하자 렉스프래스誌」방곤 최혁순
소유냐 존재냐 E프롬-최혁순
불확실성의 시대 」 갈브레이드-박현채 -전철환
마르쿠제의 헹복론 L마르쿠제-황문수
너희도 혜처럼 되리라 E프롬-최혁순
의흑과 행동 E프롬-칠혁순
토인비와의 대화 닌 토인비」최혁순
역사란 무엇인가 E카-김승일
10시지뜨의 신화 A카위-이정림
11프로이트 심리학 입문 CS흘-안귀여루
12근대국갸애 있어서의 팎유 티 리스키-이상두
13비극론 , 인간론(nl) ~야스척스-황문수
14엔트로칙의 법쳔 」 리프킨씰현
15러씰의 철학노트 B체인버그,카스힐스(편-최혁순
16나는 믿는다 B러빌외)써혁순-박삼규
17자유민주주의에 회망은 있는가 C. 맥퍽슨-이상두
18지식인의 양늰 유 토인비(nl)/임켠영
19아웃사이더 C윌슨」이성규
①미학과문화 H마르쿠제-최현 , 이근영
21한일합병사 야마베 겐타로-안병무
22이데올로기의 종언 o gW이상두
n자기로부터의 죌명 뜨 」 크리슈나무르티」권동수
24자기로부E-의 혁명 로 」 크리슈나무르티-권동수
초자기로부터의 혁명 토 」 크리슈나무르티交信수
理法애서 래어나랴 B라즈니시낀연
n역사학 입문 E베른하임-박광순
28범화경 입문 박혜경
②융 심리학 입문 CS흘(nl)써현
30우연과 펄연 」 모노-김진욱
31역사의 교훈 W듀란트(외-천회상
32방관자의 시대 P드러커」이상두, 칠혁순
33건전한 사회 E프롬-김병믹
34미래의 충켠 A토플러定業병
35작은 것미 아름답다 E슈마혀」김진욱
36관심의 불꽃 」 크리슈나무르티긴準구
37종교는 필요한가 B러셀-이재황
38불복종애 관하여 E프폼-문국주
39인물로 본 한국민족주의 장을덩
40수탈된 대지 E갈레아노싹광순
41대장장◎작은 거인 등소理 H. 솔즈배리-정성호
42초월의 길 완성의 킬 마하리시」이병기
43정신분석학 입문 S프로이트-서석연
44철학적 인간 종교척 인간 황필호
45권리를 위한 투쪘(nl) a. 예링-심윤종 -이주항
46텅조와 용기 R메이-안병무
47꿈의 해석 S프로이트-서석연
-의 물켤 A. 토플러-김진욱
49액사의 연구르 D서머탤 려음-박광순
⑦역사의 연구료 D서머밸 앨음」 박광순
51건건록 무쓰 무녜미쓰-김승일
52次빈야기 가외카미 하지띨 서석연
①새로운 세채사 마르코 페로-박광순
54근대 한국과 일본 나카스카 아키라긴-승일
灰 계속 펴냅은다
들料범무차 默認認點9
지세기의 경영전략과생활의 지혜를제시하는
理우생왈선셔
1적극적 사고방식 N. V.피일
2유태인외 성공법 티 토케이어
3카넬기 처섞술 D.카네기
4유테인외 상술 후지다 덴
5코스트다운외 법칙 C. N, 파킨슨
6하버드식 쿄섭술 R, 피셔(nl)
7탈무드적 처계술 M. 토케이어
8카널기 성공철학 D. 카네기
9두뇌혁명 T.R.블랙슬리
10불뿅을타개하는경영전략 G. W. 림러(al)
II일본인과유태인 이사야 벤다산
12유태인식 돈외 철학 후지다 덴
13석유왕폴거티 P. HIEl
14무엇이든하면된다 R. H. 슬Y
15아랍인외 헹동원리 S. 하마디
16유태인외 생뽈철학 M.패터슨
17일본인을말한다 M. 토케이어
, 종합탈무드 M. 토케이어
, 아이아코카 자서전 L. 아이아코카(nl)
, 아이아코카의 경영전략 M.M. 고든
, 한국이 도전해 오고 있다 하세가와 케이타로
, 한국의 비극 고무로 나오키
, 하버드 비치니스의 일본 진단 P. F.드러커 (nl)
, 정신의마력 N. V. 피일
, 달러가휴지되는 날 우노 마사미
, 류하는 경영 亡하는 경영 오귀진
, 21새기얼 남길 유산 시무라 가이젠로
200O년데를 향히어 꾸준히~I잉시를 !
릴린저法理 -긱 r II I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211
리레긴팃
料II틸
티可料灰-日出피 시걸그옥긴이린극
틴특긴긴料市 릴이으料了 친건벼천-不 오2P小認
중국 삼민서국과 문원서국판을 대본으로 원전에
가장 충실하게 우리맣로 을긴 범우사판 -원본 삼국지-
한시 원문-주요 전도-戰圖V-각종 부록 hT록
털了料-긱
사El그긴질1체-림--촤 -사-구-긴시턴-이1설-린--촤
次丁 -교 털-지-며틴 됐-서-됐핀태-질기 릴-갤래싫-낸컨킵래
X丁 -전 길-지-실기 너시여르긴-노-보-
친--노 -춘-리띠 -좌 -도-공T7)O
전10권
각권 5.00O원
중 , 고등학생이 읽는 -삼국지~ 198料 중. 고교생 독서 권장도서썩울시림 남산도서관 선정!
나관중-최현 옮김, 사르비아문고 90, 91, 92/상 252면-중 290면 하 295면-각권 3.000원
초등학생이 보면서 읽는 -소년 삼국지-
나관중-곽하신 엮음」피닉스 문고8, 9/상 241면 , 하 236면」각권 3.000원
tl~ C-IL서을시 마포구 구수동 피기
-AI X~~L 7~~~l~lrnv -~,-
표料
에로티시즘 문학의 총화
을긴이 :김병철
아라비아. 페르시아. 인도. 이란. 이집트 등지의 문화를
솔직담백하게 엮어낸 전승문학(傳承文學)의 총화(業話-
목숨을 연장시키기 위해
밤마다 침실에서 펼쳐놓았던 이야기,
천일-화(千-夜話-
250여 편에 달하는 설화의 보고(賣價)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품격 에로티시즘
천일야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문학박사
제8회 한국번역문학상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
리처드F. 버턴-김병철 몫김
라권 값 8,000원-잔10궉
tJl 1C ~~hl O~q~ ~ 21-1
-LI
10권 1질 선물용 박스에
(책과 인생) 6개월
정기구독권이 있슴니다.
전화 717-2121FAX 717~29
定理쁘쁘
-한 비평의 메스를 가한 장정일의 육성
-
1993. 1-1994. 10
-발 움직ol는 A理盲 곁엔
늘 책-1있습Ll~t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이 세상에 없는 책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내가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톨스토이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그 책을 읽어야 한다. 내가 한 권의 낯선 책을 읽는 행위는
곧 한 권의 새로운 책을 쓰는 일이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머리말 中에서
팍내외 인문과학서적들과 소설 등에 대한 혹평과 호평을 거침
없이 토로한 이 책은 문단에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거론한
저작들만 2백 65권에 이르는데다 생존 직가가 당대 작가들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일기 형식으로 펴낸 첫 사례이기 때문이
다.
- 동아일보)
매달 2O만원어치의 책을 구입하는 독서굉 장정일에게 책읽기
란 '시간때우기욍이거나 학식을 채우기 위한 지식욕의 산물
이 아니다. 장정일에게 책-기란 그 나름대로 이 세상을 살아
가는 방식이다, 그는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있는사람이다. --조선일보)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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